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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름 ‘김수빈’이 새겨진 국가대표 유니폼을 꼭 입고 싶어요.” 여성 최초의 특별 귀화선수 탄생이 임박했다. 주인공은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의 혼혈 선수 킴벌리 로벌슨(25)이다. 그는 “미국 대학 시절부터 어머니의 나라 한국에서 국가대표가 되는 상상을 해왔다. 당시에는 불가능한 꿈이라고 여겼지만 이제 현실이 돼 가고 있어 무척 설렌다”고 말했다. 로벌슨은 남자농구 문태종(전자랜드) 문태영(LG)같이 미국시민권을 유지하면서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특별 귀화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해 5월 개정된 국적법은 과학 경제 문화 체육 등 우수 인재에 대한 복수 국적 취득의 길을 열어줬다. 로벌슨의 귀화 절차는 대한체육회 법제상벌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이달 중순경 열리는 법무부 국적심의위원회의 최종 심사만 남은 상태다. 로벌슨은 “복수국적제도가 없었다면 미국시민권을 버리고 귀화했을 것이다. 내게 대한민국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은 미국시민권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로벌슨은 국내 여자프로농구에 적응한 최초의 혼혈 선수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혼혈 선수들은 문화 차이 때문에 한국을 떠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로벌슨은 한국 선수들이 부족한 파워, 저돌적인 돌파력을 갖췄다. 미국 인디애나대 주전 포워드로 활약하며 소속 지구 베스트 수비상을 받았을 정도로 대인 수비력도 일품이다. 한국 무대에 진출한 2009∼2010시즌에는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김정은(신세계) 김단비(신한은행)와 함께 리그 정상급 포워드로 꼽히고 있다. 로벌슨의 특별 귀화가 성사된다면 8월 아시아선수권에서 준우승에 그친 대표팀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팀은 2012년 6월 프레올림픽에서 내년 런던 올림픽 추가 진출권 획득에 도전한다. 여자대표팀 관리를 맡고 있는 대한농구협회 문성은 사무차장은 “로벌슨은 국가대표에 선발되기에 충분한 기량을 갖췄다. 그의 파워 넘치는 플레이는 세대교체를 단행한 대표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벌슨의 국가대표 열망은 한국 여자농구 역사에 대한 그의 지식에서 알 수 있다. 그는 “역대 올림픽 성적만 놓고 봐도 여자농구는 남자보다도 올림픽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내지 않았나. 내가 합류해 첫 금메달 획득에 일조한다면 무척 영광스러운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로벌슨의 귀화는 단순히 대표팀 경기력 향상 차원의 문제만은 아니다. 다문화사회 정착에 일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벌슨은 혼혈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맥(M.A.C.K)재단 회원으로 다문화가정 지원에 참여해 왔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김원길 총재는 “로벌슨은 한국 여자농구에 반드시 필요한 선수다. 한 명의 스포츠 스타가 다문화가정에 주는 힘은 상상 이상”이라고 말했다. 용인=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킴벌리 로벌슨은△생년월일: 1986년 11월 21일 △가족관계: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 2녀 중 장녀 △키: 176cm △포지션: 포워드 △주요 경력: 2005년 미국 인디애나 주 고교 베스트5, 2009년 미국 인디애나대 졸업, 2009년 삼성생명 입단, 2009∼2010시즌 신인상}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장면이 있다. 첫 월급을 받는 순간이다. 프로 스포츠 세계에 입문하는 신인들도 비슷한 경험을 한다. 계약금이란 생애 첫 목돈을 손에 쥐기 때문이다.하지만 계약금이 없는 프로농구 신인들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계약금이 없는 대신에 총연봉 중 일부를 선급금으로 받는다. 연봉 1억 원에 5년 계약을 한 경우 5억 원의 40%인 2억 원까지 먼저 받을 수 있다. 나머지 3억 원만 5년(60개월)에 걸쳐 월급으로 받게 된다. 프로농구 루키들의 알뜰살뜰하고 훈훈한 첫 목돈 사용처를 알아봤다.○엄테크형대세는 부모님께 모든 재테크를 일임하는 이른바 엄테크(엄마와 재테크의 합성어)다. 미국대학체육위원회(NCAA) 1부 리그 메릴랜드대에서 뛰다 전체 3순위로 오리온스에 입단한 최진수는 엄테크족이다. 1억9000만 원가량의 선급금을 받은 그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한 대를 구입하고 나머지는 모두 어머니께 드렸다. 운동에 전념하기 위해 재테크는 결혼할 때까지 어머니께 일임했다”고 말했다.전체 1순위로 인삼공사에 입단한 슈퍼루키 오세근도 아버지와 상의 끝에 2억 원가량의 선급금을 수익성 연금보험에 넣었다. 오세근은 “처음엔 아버지의 어장 관련 사업 자금으로 드리려 했지만 만류하셨다. 아버지의 뜻대로 모두 저축했다”고 말했다.삼성 유성호도 엄테크로 장기저축 통장을 2개나 만들었다. 동부 홍세용은 어머니를 통해 고향 전북 군산시에 작은 아파트를 마련할 예정이다.○효도형부모님께 화끈한 선물을 안긴 효자도 있다. 부모님께 600만 원 상당의 명품 시계와 핸드백을 선물한 KT 포워드 김현민이다. 그는 아버지의 임플란트 치료비 1000만 원까지 냈다. 김현민은 “첫 월급인데 부모님께 선물하는 것은 당연하다. 선물 사고 남은 비용은 가족의 집 사는 데 보탰다”고 말했다.LG 정창영은 선급금 전액을 배구 국가대표 출신 어머니 김영숙 씨에게 선물로 드렸다. 일본여자프로농구 도요타 정해일 감독의 아들인 정창영은 “일본에서 일하는 아버지와 떨어져 지내는 어머니께 위로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KCC 포워드 김태홍도 선급금을 동생 대학 등록금과 어머니 생활비로 드렸다.○신앙생활형신앙생활에 기꺼이 선급금을 맡긴 루키도 있다. 주희정, 황성인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주전 가드로 도약한 SK 김선형이다. 오세근과 함께 신인 연봉 1위(1억 원)인 김선형은 목사인 아버지가 운영하는 교회 예배당 건립 기금으로 선급금 약 2억 원을 쾌척했다. 그는 “기독교인으로서 당연한 일이다. 하나님께 보험을 들었으니 농구도 더 잘될 것이다”라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I can't but we can(개인은 할 수 없지만 우리라면 할 수 있다).’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의 안방인 용인실내체육관 곳곳에는 이런 문구가 붙어 있다. 스타 선수 한 명에 의존하기보다 끈끈한 조직 농구를 펼치겠다는 뜻이다. 시즌 초 ‘부상’이란 복병을 만난 삼성생명에 꼭 필요한 정신이기도 하다. 6년 만에 정상 복귀를 노리는 삼성생명은 1라운드를 3승 2패로 무난하게 마쳤지만 팀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다. 주전들의 줄 부상 때문이다. 친정으로 복귀한 센터 김계령은 고질적인 무릎 통증이 심각하다. 킴벌리 로벌슨은 손가락 인대가 끊어졌지만 시즌을 치르고 있다. 박정은도 발목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다. 삼성생명은 2일 용인에서 열린 2라운드 첫 경기에서 신세계를 70-65로 꺾고 시즌 4승째(2패)를 거뒀다. 삼성생명은 KDB생명과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삼성생명은 주전 4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하는 등 고른 활약을 펼쳤다. 김계령은 부상 중임에도 18득점 9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선화도 14득점하며 힘을 보탰다. 용인=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국가대표 주전 가드 양동근(모비스)과 차세대 가드 김선형(SK). 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펼쳐진 모비스와 SK의 경기는 두 신구 가드 대결로 뜨거웠다. 양동근은 2000년대 중반부터 대표팀 붙박이 가드로 활약한 터줏대감이다. 김선형은 주희정 황성인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SK의 주전으로 도약한 신예다. 슈퍼 루키 오세근(인삼공사)의 신인왕 레이스를 견제할 강력한 대항마로 평가받는다. 키가 187cm에 불과하지만 지난달 22일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덩크슛 2개를 터뜨리는 등 스타성까지 지녔다. 신구 가드 대결의 결과는 후배의 승리로 끝났다. 김선형(18득점 5어시스트)의 활약 속에 알렉산더 존슨이 36득점 17리바운드를 올린 SK는 모비스에 83-80 역전승을 거뒀다. SK는 시즌 3승째(5패)를 챙기며 이날 패한 모비스, LG 등과 공동 6위에 올랐다. 경기 초반은 선배 양동근이 주도했다. 모비스는 양동근(15득점 5어시스트)의 한 박자 빠른 패스와 끈끈한 수비를 앞세워 1쿼터 한때 20-2까지 SK를 리드했다. 하지만 후반부터 김선형의 추격전이 펼쳐졌다. 전반을 30-41로 마친 SK는 3쿼터 김선형이 과감한 돌파에 이은 레이업슛을 연달아 성공하며 61-59 역전에 성공했다. 전자랜드는 창원 원정에서 LG를 71-62로 꺾고 3연승을 내달렸다. KT, 인삼공사, KCC 등과 함께 공동 2위(5승 3패).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 감독(41·대한육상경기연맹 마라톤 경보기술위원장·사진)이 12월에 백년가약을 맺는다. 그는 예비 신부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지만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30대 초반의 고교 교사라고 소개했다. 황 감독은 “고향(강원 삼척) 선배의 소개로 만났는데 착하고 순수해 같이 살 결심을 했다. 올해를 넘기지 말라는 가족의 권유로 결혼을 서둘렀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말 전지훈련을 떠나기에 앞서 12월 초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황 감독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 ‘몬주익의 영웅’이란 애칭을 얻었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까지 제패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나는 한 것이 전혀 없다. 선배 네 분을 포함한 코치들이 선수들을 잘 지도했다. 그런 코치들이 있어 나는 행복한 감독이다.”‘초보 사령탑’ 삼성 류중일 감독(48)이 행복하게 웃었다. 인생 최고의 날이었다. 정규시즌 우승팀 삼성은 31일 잠실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SK를 1-0으로 누르고 4승 1패로 시리즈를 마쳤다. 삼성은 0-0이던 4회 1사에서 강봉규가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강봉규는 경기 뒤 “1점만 뽑으면 우리 팀 마운드가 점수를 지켜줄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류 감독이 부임했을 때만 해도 삼성이 올 시즌 이렇게 화려한 성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고작해야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합격점이라는 평가였다. 류 감독 스스로도 “처음 맡았을 때 4위 정도의 전력으로 봤다”고 말할 정도였다.이런 삼성이 통합 우승을 차지한 비결은 뭘까. 류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경기를 할수록 팀이 강해졌다. 투수 오승환 윤성환 정인욱, 타자 최형우 등 개막 전에 물음표를 달았던 많은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코치들 덕분이다.” 정말 그랬을까. 아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감독의 역할은 크다. 성적이 나쁘다고 걸핏하면 감독을 바꾸는 잘못된 관행이 역설적으로 이를 입증한다. 삼성의 젊은 코치들은 이렇게 말했다. “감독님은 선수들에게 진짜 큰형 같아요. 한두 경기 못했다고 주눅 들게 하지 않고 믿고 기다려 주죠.”류 감독은 1987년 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뒤 25년째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있다. 어느 누구보다 팀을, 선수들을 잘 안다. 그는 “감독이 된 후 사람이 바뀌었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형님 리더십’이라는 말이 마음에 꼭 든다고 했다. ‘형님 리더십’은 초보를 초보답지 않게 만들었다. 그는 “시범경기를 앞두고 전지훈련을 할 때만 해도 한국에 돌아가기 두려웠다”고 했지만 정작 시즌 초반부터 여유가 있어 보였다. 취재진의 질문에도 머뭇거리거나 돌려 얘기하지 않았다. 늘 농담을 할 정도로 자신 있었고 핵심을 꿰뚫고 있었다. 류 감독은 부임 첫해 누구보다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2005년 삼성 선동열 감독(현 KIA 감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데뷔한 해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데뷔 연도 최다승(79승·133경기) 감독이 됐고, 승률(0.612)에서도 2005년의 선 감독(0.607)을 앞섰다. 한편 삼성은 포스트시즌 배당금과 우승 보험금, 그룹의 출연금 등을 합쳐 역대 최고 액수를 격려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우승 배당금에 시즌 전 가입한 한국시리즈 우승 보험(10억 원)과 격려금을 합치면 2005, 2006년에 지급했던 30억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 이건희 회장도 우승 직후 류 감독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축하하며 그룹 차원의 관심을 보여줬다.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 감독(41·대한육상경기연맹 마라톤 경보기술위원장)이 12월에 백년가약을 맺는다. 그는 예비 신부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지만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고 30대 초반의 고교 교사라고 소개했다. 황 감독은 "고향(강원 삼척) 선배의 소개로 만났는데 착하고 순수해 같이 살 결심을 했다. 올해를 넘기지 말라는 가족의 권유로 결혼을 서둘렀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 전지훈련을 떠나기에 앞서 12월 초순에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황 감독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 '몬주익의 영웅'이란 애칭을 얻었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까지 재패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은퇴한 뒤에는 지도자 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며 고려대 체육교육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8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에서는 동아일보 해설위원으로도 활동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안나푸르나(8091m)는 ‘풍요의 여신’이란 뜻과는 다르게 험난하기로 유명하다. 히말라야 8000m급 14개 봉우리 중 최초로 1950년 프랑스의 모리스 에르조그와 루이 라슈날에게 첫 등정을 허락했다. 하지만 이후 가장 적은 160여 명만이 정상에 발자국을 남겼다. 안나푸르나가 앗아간 목숨만도 60여 명에 이른다. 4500여 명의 등정을 허락한 에베레스트(8848m)에서 200여 명이 사망한 것에 비해 사고사 비율은 매우 높다. 안나푸르나는 한국 산악인들의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1994년 경남산악연맹 박정헌 대원을 시작으로 9명이 안나푸르나 정상 등정의 환희를 맛봤다. 하지만 박영석 원정대 사고 전까지만 해도 10여명의 산악인이 숨졌다. 한국 여성 최초로 에베레스트에 올랐던 지현옥 씨도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됐다. 1999년 4월 한국-스페인 합동원정대 소속으로 네 번째 도전 만에 정상을 밟았지만 캠프로 돌아오지 못했다. “정상”이라는 짧은 교신만을 남겼다. 당시 엄홍길 대장은 다섯 번째 도전 만에 안나푸르나 정상에 섰지만 동료를 잃는 아픔을 겪었다. 2009년 안나푸르나의 산군인 히운출리봉(6641m) 신루트 개척에 도전했던 충북 직지원정대 민준영, 박종성 대원도 목숨을 잃었다. 이들은 해발 4200m 지점을 떠나 정상 공격에 나섰지만 해발 5400m 지점에서 마지막 교신 뒤 연락이 두절됐다. 사고사 말고도 안나푸르나에는 한국 산악인들의 슬픈 사연이 많다. 여성 산악인 김영자 씨는 1984년 안나푸르나에 올랐지만 하산 중 셰르파가 정상 모습이 담긴 카메라를 넣은 배낭을 잃어버려 국제적 등정 인정을 받지 못했다. 안나푸르나는 세계 최초로 여성 히말라야 8000m 이상 14좌 완등을 놓고 경쟁을 펼쳤던 오은선과 고 고미영 씨에게도 회한의 산이다. 둘은 2009년 함께 안나푸르나에 올라 경쟁이 아닌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고미영은 그해 7월 낭가파르바트(8126m)에서 유명을 달리해 ‘안나푸르나의 약속’은 더욱 안타까움이 컸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가끔 우리 애들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요.”프로 18년차 베테랑 최동수는 요즘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 야구의 진수를 온몸으로 만끽하고 있다. 지난 시즌 중 LG에서 SK로 트레이드된 그는 올해가 SK 유니폼을 입고 뛰는 첫 포스트시즌이다.KIA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패한 뒤 그는 동료들에게 크게 놀랐다. 힘 한 번 못 쓰고 졌지만 어떤 선수도 흔들리지 않았다. 최동수는 “힘들겠다고 생각한 건 나밖에 없었다. 경험 많은 선수들은 모두 승리를 확신했다”고 했다. SK는 결국 준플레이오프에서 KIA를 넘었고, 플레이오프에서는 롯데까지 제쳤다.한국시리즈에서 SK는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삼성과의 1, 2차전에서 내리 간발의 점수 차로 진 것이다. 3차전을 앞두고 인천 문학구장에서 만난 최동수는 담담하게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선수들은 앞으로 두 번 더 지기 전에 네 번 먼저 이기면 된다고 말한다. 패배 속에도 여유가 있다. 위기에서 더 강해지는 팀이 있다면 그게 바로 SK다”라고 했다. 지난해까지 28번 열린 한국시리즈에서 먼저 2번을 지고 우승한 경우는 딱 한 번 있었다. 2007년의 SK가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시즌 평균자책 1, 2위를 기록한 두 팀의 대결답게 이날도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필승 불펜을 보유한 두 팀이다 보니 선취점을 내는 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 먼저 기회를 잡은 건 삼성이었다.3회 SK 선발 투수 송은범이 흔들리는 틈을 타 1사 만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3번 타자 채태인과 4번 타자 최형우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4회 초 공격에선 2사 2루에서 진갑용의 좌전 안타 때 2루 주자 강봉규가 홈으로 쇄도했으나 좌익수 박재상의 정확한 홈 송구에 걸려 득점에 실패했다. 박재상은 곧 이은 4회 말 공격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삼성 선발 저마노의 한가운데 높은 직구를 좌월 홈런으로 연결시키며 팽팽하던 0의 균형을 깼다. 최동수도 1-0으로 앞선 5회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저마노의 높은 공을 끌어당겨 왼쪽 스탠드에 꽂히는 쐐기 1점 홈런을 쳐냈다. 포스트시즌 역대 최고령(40년1개월17일) 홈런이었다. SK는 6회 이후 이승호(20번) 정대현 정우람 엄정욱으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을 앞세워 2-1로 1점차 승리를 따내며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선발 등판해 5이닝을 4안타 4볼넷 무실점으로 막은 송은범은 3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두 팀의 4차전은 29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인천=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선발 송은범 호투 고마워”▼▽이만수 SK 감독 대행=선수들이 불굴의 투지를 보여줬다. 실투를 놓치지 않고 홈런으로 연결한 것이 승인이다. 송은범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호투했다. 포수 정상호가 4회 블로킹을 못했으면 경기는 넘어갔다. 박재상이 홈 송구를 잘했지만 바운드가 무척 까다로웠다. 정상호는 대한민국 최고다. 허리 무릎 골반 등 안 아픈 곳이 없지만 한 번도 내색하지 않았다.▼“3회 2사 만루 삼진 아쉬워”▼▽류중일 삼성 감독=찬스 때 적시타가 나오지 않아 잔루가 많았다. 3회 2사 만루에서 나온 삼진과 4회 도루 실패가 두고두고 아쉬웠다. 타자들이 정규시즌보다 컨디션이 조금 떨어져 있기 때문에 자신 있게 쳐야 한다. 오늘 테스트한 정인욱 배영수의 구위가 좋아 만족한다. 필승조를 아꼈으니 4차전은 총력전을 펼치겠다.}
덥수룩한 수염은 그대로지만 트렌치코트에 넥타이까지 한 말끔한 차림이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고개를 숙이며 정중히 인사하는 모습에선 뭔가 부탁할 일이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최근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에서 방출된 뒤 한국시리즈 3차전이 벌어진 문학구장을 깜짝 방문한 박찬호(38) 얘기다.올해 박찬호는 일본 무대에 진출해 1승 5패 평균자책 4.29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국내 복귀를 희망했지만 제도상의 어려움과 야구계의 부정적인 반응에 부닥쳤다. 구본능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일본에서 은퇴하는 게 낫다”는 사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경기 시작 전 문학구장을 방문한 박찬호는 처음엔 “미안하다. 오늘은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이었다. 하지만 요청이 거듭되자 짤막한 답변을 남겼다. 그는 “언젠가 한국 선수들과 뛸 수 있기를 꿈꿔왔다”며 국내 복귀 희망을 피력하는 한편 “어디에서든 좋은 일이 있을 수 있다. 가능하리라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제9구단 NC의 인스트럭터설에 대해서는 “나는 아직 선수다”라고 선을 그었다.박찬호는 SK 이만수 감독대행, 삼성 류중일 감독, 구본능 총재 등 야구 관계자들을 만나 자신의 뜻을 전했다. 대학 선배로 평소 친분이 깊은 이 대행에게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행은 “박찬호가 국내 복귀 절차의 까다로움을 안타까워했다. 외국인 선수도 바로 뛸 수 있는데 국가대표로 국위 선양도 하고 외환위기 때 국민께 힘도 드린 자신이 왜 안 되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박찬호는 “한국에서 뛰면 관중도 많이 오고 팬들도 기뻐할 것이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찬호는 8월 신인 드래프트에 참여하지 않아 박찬호만을 위한 특별법 제정 없이는 내년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다.인천=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가끔 우리 애들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요." 프로 18년차 베테랑 최동수는 요즘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 야구의 진수를 온몸으로 만끽하고 있다. 지난 시즌 중 LG에서 SK로 트레이드된 그는 올해가 SK 유니폼을 입고 뛰는 첫 포스트시즌이다. KIA와의 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패한 뒤 그는 동료들에게 크게 놀랐다. 힘 한 번 못 쓰고 졌지만 어떤 선수도 흔들리지 않았다. 최동수는 "힘들겠다고 생각한 건 나밖에 없었다. 경험 많은 선수들은 모두 승리를 확신했다"고 했다. SK는 결국 준플레이오프에서 KIA를 넘었고, 플레이오프에서는 롯데까지 제쳤다. 한국시리즈에서 SK는 또 다시 위기를 맞았다. 삼성과의 1, 2차전에서 내리 간발의 점수 차로 진 것이다. 3차전을 앞두고 인천 문학구장에서 만난 최동수는 담담하게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선수들은 앞으로 두 번 더 지기 전에 네 번 먼저 이기면 된다고 말한다. 패배 속에도 여유가 있다. 위기에서 더 강해지는 팀이 있다면 그게 바로 SK다"라고 했다. 지난해까지 28번 열린 한국시리즈에서 먼저 2번을 지고 우승한 경우는 딱 한 번 있었다. 2007년의 SK가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시즌 평균자책 1, 2위를 기록한 두 팀의 대결답게 이날도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필승 불펜을 보유한 두 팀이다 보니 선취점을 내는 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 먼저 기회를 잡은 건 삼성이었다. 3회 SK 선발 투수 송은범이 흔들리는 틈을 타 1사 만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3번 타자 채태인과 4번 타자 최형우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4회 초 공격에선 2사 2루에서 진갑용의 좌전 안타 때 2루 주자 강봉규가 홈으로 쇄도했으나 좌익수 박재상의 정확한 홈 송구에 걸려 득점에 실패했다. 박재상은 곧 이은 4회 말 공격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삼성 선발 저마노의 한가운데 높은 직구를 좌월 홈런으로 연결시키며 팽팽하던 0의 균형을 깼다. 최동수도 1-0으로 앞선 5회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저마노의 높은 공을 끌어당겨 왼쪽 스탠드에 꽂히는 쐐기 1점 홈런을 쳐냈다. 포스트시즌 역대 최고령(40개 1개월 17일) 홈런이었다. SK는 6회 이후 이승호(20번) 정대현 정우람 엄정욱으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을 앞세워2-1로 1점차 승리를 따내며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SK는 2007년부터 5번의 한국시리즈에서 3차전을 모두 승리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선발 등판해 5이닝을 4안타 4볼넷 무실점으로 막은 송은범은 3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두 팀의 4차전은 29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인천=이헌재기자 uni@donga.com인천=유근형기자 noel@donga.com}
박영석 원정대를 찾기 위한 2차 구조대가 투입됐다. 체력 소모가 극심한 구조 작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김재수 대장을 비롯해 김창호, 진재창, 강성규, 구은서 씨와 셰르파 등 19명이 새로 투입됐다. 이들은 해발 5800m의 실종 추정 지점까지 가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박영석 원정대가 설치한 임시 텐트(5670m)에서 밤을 보내고 새벽부터 수색을 진행했다. 해 뜨기 전은 기온이 낮아 상대적으로 안개, 낙석, 눈사태의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구조대는 안나푸르나 남벽 출발점 부근의 깊이 30~40m의 틈(베르크슈룬트)을 집중 수색해왔다. 한편 대한산악연맹 이인정 회장은 29일 네팔 현장으로 출국한다. 연맹은 "사고대책위원회 위원장인 이 회장이 박영석 원정대 가족들을 위로하고 수색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네팔로 떠난다"고 밝혔다. 박영석 대장과 강기석, 신동민 대원은 18일 오후 6시(현지 시간) 눈사태를 언급하는 위성전화 교신을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겼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일본 프로야구가 29일 포스트시즌에 들어간다. 대지진 여파로 개막조차 불투명했지만 정규시즌 144경기를 마치고 예년보다 2주가량 늦게 가을야구를 시작한다. 한국 팬들의 관심사는 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시리즈에 나서는 야쿠르트(정규시즌 2위) 임창용의 활약 여부다. 일본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철저히 상위팀에 유리한 방식으로 치러진다. 퍼스트 스테이지(리그 2, 3위 결정전)와 파이널 스테이지(저팬시리즈 진출 팀 결정전) 모두 상위팀의 홈에서만 열린다. 특히 파이널 스테이지의 경우 각 리그 1위 팀은 1승을 안고 시작한다. 임창용이 뒷문을 지키는 야쿠르트는 센트럴리그 2위에 오르며 3위 요미우리와 29일부터 퍼스트 스테이지를 치른다. 만년 하위권이었지만 시즌 막판까지 주니치(1위)와 센트럴리그 우승을 다투다 역전을 허용했다. 일본 진출 4년 만에 처음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임창용은 65경기에서 62와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4승 2패 32세이브(리그 5위), 평균자책 2.16, 탈삼진 69개라는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통산 128세이브. 한편 한국 복귀를 선언한 오릭스 이승엽은 타율 0.201에 15홈런 51타점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시즌 중반 이후 줄곧 3위를 유지한 오릭스는 시즌 최종전에서 패해 세이부에 승률 1모(0.0001)차 역전을 허용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여자프로농구 국민은행은 개막 전부터 신한은행의 독주를 견제할 주자로 주목됐다. 국가대표 포워드 변연하가 재활에 성공해 돌아왔고 무엇보다 정선민이 가세했기 때문이다. 개막 전 국민은행 정덕화 감독은 “팀명도 스타즈로 바꾼 만큼 우승할 때가 됐다”고 했다. 변연하(21득점 8어시스트)-정선민(16득점 7리바운드) 콤비가 활약한 국민은행이 24일 청주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KDB생명을 74-70으로 이겼다. 국민은행은 2승 1패가 돼 신한은행 삼성생명과 함께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KDB생명은 2승 2패. 국민은행은 강아정(17득점 6리바운드)의 3점포에 힘입어 1쿼터를 22-15로 리드했다. 하지만 이후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친 KDB생명 신정자(18득점 14리바운드 9어시스트)에게 밀려 추격을 허용해 3쿼터를 52-52 동점으로 마쳤다. 승부의 분수령이 된 4쿼터에서 국민은행은 고비 때마다 터진 변연하, 강아정의 3점슛과 정선민의 연속 득점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종료 20초 전 KDB생명 김진영에게 3점슛을 허용하며 2점 차까지 쫓겼지만 강아정이 자유투를 침착하게 성공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2002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을 지켜봤는데 내 20대 마지막 포스트시즌이 될 줄은 정말 몰랐다. 9년 동안 쫓아다닌 남자친구에게 희망 고문을 당하는 것 같다.”(20년 LG 팬으로 여자 야구 ‘떳다볼’ 2루수 김민희 씨(29)) “두산이 가을 야구를 쉬니 삶의 의욕이 없다. 사생활 문제 때문에 팀 분위기를 망친 일부 선수들이 원망스럽다. 가을 야구는 쳐다보지도 않는다.”(원년 OB 시절부터 베어스 팬이라는 40대 여성)올해 가을 야구가 절정으로 향할수록 씁쓸한 이들이 있다.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LG와 2006년 이후 5년 만에 가을 야구에 초대받지 못한 두산 팬들이다. 이들은 한국시리즈 5차전부터 LG와 두산의 홈인 잠실야구장에서 삼성과 SK가 경기를 한다는 것이 달갑지 않다.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나란히 신임 감독을 맞이한 LG, 두산 팬 200명(각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흉흉한 서울 야구 민심을 읽어봤다. 팬들의 절망감이 깊은 쪽은 LG였다. 올해 가장 먼저 30승 고지에 오르며 9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에 부풀었지만 추락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허탈감은 구단 프런트와 코칭스태프에 대한 분노로 이어졌다. 김기태 신임 감독에 대한 팬들의 지지도는 49.2%에 불과했다. 36%는 ‘내년에도 가을 야구는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MBC 청룡 어린이회원 출신인 30년 LG 골수팬 장규훈 씨(40)는 “김기태 감독이 싫은 게 아니라 구단에 순종적인 코치를 감독으로 올리는 관행이 잘못됐다. 김 감독이 프런트로부터 독립하지 못하면 내년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적이 나빠도 끝까지 열심히 뛰는 넥센으로 응원 팀을 바꾸고 싶은 심정이다”라고 했다. 일부 LG 팬들은 실제로 김성근 전 감독의 영입 운동을 펼치며 프런트 개혁을 주장해 왔다. 두산의 팬심은 실망과 기대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2000년대 들어 세 번을 빼면 가을 야구 단골손님이었던 두산 팬들은 허슬두(Hustle Doo·몸을 아끼지 않는 두산 정신을 의미) 실종을 지적했다. 팬들은 “두산은 지난해까지 지고 있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경기를 했는데 올해는 역전승보다 역전패가 많았다. 지난해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처럼 지더라도 두산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낮은 인지도에도 김진욱 신임 감독에 대한 지지도는 75.8%로 높았다. 88%의 팬이 내년 가을 야구 복귀를 낙관했다. 36%는 정규시즌 우승까지 기대했다. 두산 골수팬 김정기 씨(33)는 “외국인 투수 니퍼트와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정재훈 등을 잡아야 한다. 투수코치였던 김 감독이 유능한 인재를 키운다면 4강은 문제없다. 제2의 김경문의 냄새가 난다”고 기대했다. 두산과 LG 팬들은 신임 감독들에게 불펜 강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오승환(38명) 권혁(16명) 안지만(16명·이상 삼성), 류현진(18명·한화) 박희수(8명·SK) 같은 투수가 필요하다고 했다. 오릭스 이승엽(22명)과 박찬호(10명), 지바 롯데 김태균(8명) 등 일본파 영입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이 23일 춘천에서 우리은행을 65-55로 잡고 2연승했다. 개막전에서 KDB생명에 불의의 일격을 당한 삼성생명은 지난해 우승을 다퉜던 신한은행, KDB생명과 공동 선두(2승 1패)에 올랐다. 삼성생명은 7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온 김계령이 24득점 10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노장 이미선은 13득점 15리바운드, 어시스트 7개, 가로채기 5개를 기록하며 승리를 도왔다. 반면 우리은행은 임영희가 17득점하며 분전했지만 삼성생명의 탄탄한 수비를 뚫는 데 실패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지난해까지 프로농구 KCC는 동부의 천적이었다. 동부의 질식 수비도 하승진을 앞세운 KCC 앞에선 무용지물이 되곤 했다. KCC는 동부를 상대로 정규시즌 5승 1패, 챔피언 결정전 4승 2패를 기록하며 챔피언 반지를 거머쥐었다. 지난해 챔피언전 리턴 매치로 관심을 모은 21일 원주 경기는 설욕을 벼르던 동부의 복수혈전으로 뜨거웠다. 동부는 4쿼터 막판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쓰며 KCC를 73-67로 이겼다. 동부는 KCC를 잡고 개막 후 4연승을 내달렸다. KCC는 2패(2승)째를 당했다. 경기 전반은 KCC가 주도했다. 디숀 심스(24득점 15리바운드)-하승진(11득점) 트윈타워를 앞세워 전반을 38-30으로 앞섰다. 하지만 동부의 복수극은 3쿼터에 시작됐다. 반전 드라마를 쓴 주인공은 양팀 최다인 31점을 넣은 외국인 센터 로드 벤슨이었다. 벤슨은 3쿼터에만 11득점을 집중시키며 50-54까지 따라붙었다. 그는 4쿼터에서도 종료를 2분 정도 남기고 훅 슛을 성공하며 KCC를 1점 차(65-66)까지 추격했다. 동부 윤호영은 4쿼터를 1분 20초 남긴 상황에서 침착하게 2점슛을 성공하며 67-66 역전을 이끌었다. 동부는 이후 벤슨과 진경석이 추가 득점까지 성공하며 승부를 마무리했다. 반면 KCC는 슛을 남발하며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이승준(삼성)-이동준(오리온스) 형제의 시즌 첫 맞대결로 화제가 된 고양 경기는 형의 승리로 끝났다. 삼성은 고양 방문 경기에서 오리온스를 92-76으로 대파했다. 이승준은 더블더블(13득점 10리바운드)을 기록하며 8득점에 그친 동생 이동준을 압도했다. 역대 최장신(222cm) 용병 피터존 라모스도 22득점, 11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승리를 도왔다. 삼성은 2승째(2패)를 거뒀고 오리온스는 개막 후 4연패에 빠졌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화이트아웃 현상이 구조작업을 가로막았다.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남벽에서 실종된 박영석 대장(48·사진)과 신동민(37) 강기석 대원(33)의 수색 작업이 안개와 계속되는 눈사태 때문에 중단됐다. 대한산악연맹은 21일 유학재 카조리 원정대장(휠라스포트) 등 긴급구조대 4명을 현지에 보냈으나 출발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구조대는 오전 11시 15분(한국 시간 오후 2시 30분)경에야 해발 4200m의 베이스캠프에 도착했다. 그러나 현지에서 계속 크고 작은 눈사태가 일어나 현장 접근이 어려웠다. 특히 화이트아웃 현상이 작업을 가로막았다.화이트아웃은 ‘시야 상실’ 현상이라고도 한다. 눈이 많이 내린 뒤 눈 표면에 가스 혹은 안개가 낄 때 모든 것이 하얗게 보이는 상황을 말한다. 원근감과 공간감이 없어지고 지척을 분간하지 못하게 된다. 흐린 날 눈 덮인 얼음지대에서 심해진다. 이날 해발 5000m 이상 지역에 화이트아웃 현상이 생겼다. 구조대는 결국 더는 수색헬기를 띄우지 못했고 지상 수색도 못했다. 연맹은 22일 김재봉 전무이사, 정상욱 노스페이스 상무이사, 김형우 씨(동국대 OB) 등 3명의 사고대책반을 새로 파견한다. 셰르파도 7명으로 늘렸다.연맹은 실종 대원들이 5박 6일 치 식량을 가지고 출발한 데다 고산지대에서 단련된 강한 체력을 지녔기에 안전지대에 피신해 있으면 열흘까지도 더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본다.박 대장은 극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한 데다 ‘괴력의 사나이’라는 별명의 신 대원은 한국 산악계에서도 알아주는 강철 체력의 소유자다. 강 대원은 국내 산악계의 대표적인 테크니션이다.연맹은 대원들이 눈 더미에 파묻혔거나 크레바스(얼음 틈)에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원들이 추위를 피해 설동(눈구덩이)을 파고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 설동 속은 보온효과가 있다. 또 절벽의 굴곡진 지역에 대피했을 수도 있다. 이 경우 눈사태로 출구가 가려 있을 수 있다. 이런 지역을 파악하기 위해 구조대는 소리를 내며 반응을 탐지하는 등 음향 효과를 이용해 작업할 예정이다. 22일 현지는 오후 한때 눈이 내리고 기온은 섭씨 영하 12도로 예상된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면접을 봐서 착한 선수들만 뽑은 것 같네요.” 개막 후 2연패를 당한 SK 문경은 감독대행은 20일 경기 시작 전 답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문 감독은 “연습은 정말 독기 있게 하는데 경기 때는 흉내만 내다 끝난다”며 “농구를 여우같이 해야 하는데 마음들이 너무 여리다”고 걱정했다. 이랬던 문경은 감독대행이 각본 없는 드라마를 쓰며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SK는 20일 잠실에서 KT에 87-83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SK는 KT의 조직적인 공격과 수비에 끌려 다니며 경기 초반 이후 4쿼터 막판까지 한 번도 리드를 잡지 못했다. 1쿼터엔 송영진과 찰스 로드(16득점)의 높이에 막혔다. 2쿼터에는 지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박상오(17득점)에게 9득점을 집중 허용하며 36-46으로 리드당했다. 후반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하지만 초보 감독에게 첫 승을 선사하고자 하는 SK 선수들의 투지는 이전 경기와는 달랐다. SK는 54-67로 시작한 4쿼터에 센터 알렉산더 존슨(37득점 13리바운드)의 연속 골밑슛과 김선형(14득점)의 3점포에 힘입어 82-83으로 1점 차까지 추격했다. 18초를 남긴 승부처에서 김선형은 역전 2점슛에 이어 추가 자유투까지 성공시키며 85-83으로 뒤집었다. 이후 KT의 파울 작전으로 얻은 자유투를 변기훈이 모두 넣어 승기를 굳혔다. 김민수는 KT의 마지막 공격 때 블록슛을 성공시키며 첫 승을 자축했다. 경기 내내 소리를 질러 목이 쉰 채로 인터뷰실에 들어온 문 대행은 “통신 라이벌 KT에 데뷔 첫 승을 거둬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1위 KT는 김도수(19득점)와 박상오(17득점)가 제 몫을 했지만 막판 수비 불안을 노출하며 3패(1승)째를 당했다. 인삼공사는 2연승을 달리며 다크호스의 면모를 되찾았다. 인삼공사는 LG와의 안방 경기에서 38득점 9리바운드를 올린 로드니 화이트의 활약에 힘입어 81-71로 승리했다. 특급 신인 오세근이 가세한 인삼공사는 시즌 전 강호들을 위협할 다크호스로 지목됐지만 개막 후 2연패를 당하며 주춤했다. 오세근은 4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12득점)을 올리며 제 몫을 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산악인 박영석 대장(48·골드윈코리아·사진)이 안나푸르나(해발 8091m) 남벽의 코리안 루트 개척에 재도전하고 있다. 안나푸르나 남벽은 에베레스트(8850m) 남서벽, 로체(8516m) 남벽과 더불어 히말라야 3대 남벽으로 꼽힌다. 표고차가 3891m에 이르는 거벽이다. 7000m 부근에서 시작되는 600m 구간은 세계 최고의 암벽 전문가들에게도 성역으로 여겨지고 있다. 안나푸르나의 직벽 구간을 모두 통과해 오르는 것은 세계 최초다. 2009년 에베레스트 남서벽에 코리안 루트를 개척했던 박 대장은 지난해 안나푸르나 남벽에 도전했지만 기상 악화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박 대장은 9월 19일 출국해 히말라야 아일랜드 피크 등지에서 고산훈련을 마쳤다. 네팔 최대 명절인 ‘다사이’ 힌두 축제 기간 때문에 12일에야 전진 베이스캠프(5100m)를 구축했다. 전진캠프를 떠나면 산소통은 물론이고 쉴 수 있는 캠프도 더는 지원되지 않는다. 70도에 이르는 직벽에서 비박을 하며 체력적 한계를 이겨내야 한다. 박 대장, 신동민 강기석 대원은 18일 오전 4시(한국 시간 오전 7시) 첫 남벽 공격을 시작했지만 예상치 못한 안개와 낙석으로 전진 베이스캠프로 철수했다. 날씨 상황을 지켜보며 21일 등정을 목표로 전진할 예정이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