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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서 ‘기록은 언젠가 깨지게 마련이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육상에서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10년 이상 묵은 세계기록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가 하면 20년 넘게 깨지지 않고 있는 종목도 많기 때문이다. 육상의 세부종목 47개(남자 24개, 여자 23개) 가운데 10년 이상 된 세계기록은 모두 25개(남 13개, 여자 12개)나 된다. 이 중 여자 종목은 하나같이 20년이 넘은 ‘불멸의 기록’들이다.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연일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지만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종목도 있는 셈이다. 불멸의 기록을 세운 주인공으로는 남자 장대높이뛰기의 ‘원조 인간새’ 세르게이 붑카 국제육상경기연맹 부회장(우크라이나)이 대표적이다. 그는 1985년 최초로 6m를 넘었고 1994년에는 6.14m의 세계기록을 세웠다. 이후 ‘6m 클럽’에 가입한 선수가 16명에 이르지만 그 누구도 붑카를 넘지는 못했다. 대구에서 세계선수권 2연패에 도전하는 스티븐 후커의 기록(호주·6.06m)도 붑카에 8cm나 모자란다.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한국 팬들을 설레게 했던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미국)는 전설로 남았다. 그의 100m(10초49), 200m(21초34) 세계기록은 23년 동안 깨지지 않는 대기록이다. 그리피스 조이너 이후 100m 10초50을 깬 선수는 없다. 10초60대를 뛴 선수도 두 명뿐이다. 200m도 현역 1위 베로니카 캠벨브라운(자메이카·21초74), 2위 앨리슨 펠릭스(미국·21초81)보다 0.4초 이상 앞서 있다. 최고 스타 칼 루이스와 세기의 대결에서 승리한 마이크 파월(미국)의 멀리뛰기 세계기록(8.95m)도 기념비로 남았다. 1991년 도쿄 세계육상선수권에서 파월은 당시 10년 동안 65연승을 행진하던 루이스를 꺾고 불멸의 기록을 세웠다. 이후 20년 동안 8.80m를 넘긴 선수는 없었다. 상체를 세운 숏다리 주법으로 유명한 마이클 존슨(미국)의 남자 400m 기록도 12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 여자 800m의 자밀라 크라토츠빌로바(체코)의 1분53초28은 28년째 깨지지 않는 가장 오래 묵은 세계신기록이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세계신기록이 기대되는 종목은 여자 높이뛰기다. 개인 최고기록이 세계기록(2.09m)에 1cm 모자라는 2.08m인 블란카 블라시치(크로아티아)가 주인공이다. 그는 “대구에서 세계기록을 깨는 건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라고 자신했다. 불멸의 기록 가운데는 도핑(금지약물 검사) 의혹을 받는 경우도 있다. 남자 높이뛰기 세계기록 보유자 하비에르 소토마요르(쿠바)는 도핑 문제로 육상계서그퇴출됐다. 30대 후반에 숨진 단거리 그리피스 조이너의 사망 원인도 약물 남용 후유증으로 알려져 있다. 육상대표팀 김기훈 코치(창던지기)는 “도약과 투척 종목에 10년 이상 된 세계기록이 많은 이유는 스테로이드 오남용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당시 도핑 과학은 지금보다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LIG손해보험이 프로배구 수원·IBK기업은행컵에서 첫 승을 거두고 준결리그 진출에 희망을 걸 수 있게 됐다. 14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B조 2차전에서 LIG손해보험은 대한항공을 3-2(25-23, 25-23, 22-25, 28-30, 15-13)로 물리쳤다. LIG손해보험은 삼성화재가 16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꺾을 경우 조 2위로 준결리그에 진출한다. 반면 대한한공이 이기면 세 팀이 점수 득실까지 따져야 한다. 도로공사는 여자부 B조 경기에서 GS칼텍스를 3-1(25-19, 25-18, 24-26, 25-15)로 꺾고 준결리그 진출을 확정했다.}

최고의 재능, 화려한 외모, 불혹을 넘기지 못한 짧은 생애까지…. 역대 최고의 여자 스프린터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미국·1959∼1998)의 삶은 영화배우 메릴린 먼로(미국·1926∼1962)와 닮았다. 그리피스 조이너의 100m(10초49), 200m(21초34) 세계기록은 먼로가 출연한 수많은 명작처럼 불멸의 기록으로 남아 있다. 긴 손톱과 매니큐어, 곱슬머리를 가리기 위해 썼던 모자 달린 유니폼은 그를 트랙 위의 패션모델로 기억하게 만드는 키워드다. 먼로의 바람에 날리는 원피스처럼 말이다. 신기록 당시 뒤바람 논란, 스테로이드 약물 복용설 등 1998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각종 화제의 중심에서 살았다는 점도 닮았다. 세계 육상 팬들이 그를 불세출의 육상 스타로 기억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에서 그리피스 조이너의 아성을 넘어설 스타가 탄생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현역 여자 100m, 200m 최고 스타들의 기량을 합쳐도 그리피스 조이너의 기록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피스 조이너의 100m 세계기록은 역대 두 번째로 빠른 카멜리타 지터(미국·10초64)보다 0.15초나 빠르다. 그리피스 조이너 이후 10초50을 깬 선수가 없을 뿐 아니라 10초60대를 뛴 선수도 두 명뿐이다. 그의 기록은 한국 남자 100m 최고 기록인 10초23과도 0.25초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리피스 조이너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둔 미국 대표선발전에서 10초70대였던 세계기록을 단숨에 10초40초대까지 끌어내렸다. 당시 초속 2.0m의 뒤바람이 불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200m도 마찬가지다. 그리피스 조이너의 기록은 현역 1위 베로니카 캠벨브라운(자메이카·21초74), 2위 앨리슨 펠릭스(미국·21초81)보다 0.4초 이상 앞서 있다. 그럼에도 이번 대구 대회에서 ‘포스트 그리피스 조이너’ 시대를 열 여자 스프린터들의 경쟁을 지켜봐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먼저 펠릭스의 여자 200m 세계선수권 4연패가 초유의 관심사다. 여자 200m는 세계선수권과 올림픽을 모두 재패한 선수가 없을 정도로 이변이 많은 종목이다. 세계선수권 연속 우승도 멀린 오티(2연패·슬로베니아), 펠릭스(3연패) 등 두 명밖에 하지 못했다. 4연패를 이루기 위해서는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내준 캠벨브라운을 넘어서야 한다. 전문가들은 캠벨브라운이 내리막을 걷고 있어 펠릭스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펠릭스는 남자의 마이클 존슨(미국) 이후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200m와 400m 동시 석권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400m는 ‘단거리의 마라톤’으로 불릴 정도로 단거리 선수들에겐 어려운 종목이다. 펠릭스가 1600m 계주까지 3관왕을 달성한다면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와 함께 대회 최우수선수(MVP)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00m에서 그리피스 조이너에 가장 근접한 선수로 평가받는 지터가 ‘무관의 제왕’에서 벗어날지도 관심이다. 현역 최고 기록 보유자인 지터는 2005년 헬싱키, 2007년 오사카 세계선수권 3위를 제외하면 유독 큰 대회와 인연이 없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대표에서 탈락하며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모리스 그린(미국)의 스승 존 스미스를 만나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2009년 100m 현역 최고 기록을 세웠다. 올해까지 대구 국제육상경기대회 100m 3연패를 하는 등 대구 스타디움과 인연이 깊은 점도 그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든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준준플레이오프다!” 4강 싸움을 벌이고 있는 4위 롯데와 5위 LG. 양 팀이 12일부터 잠실 외나무다리에서 주말 3연전을 펼친다. 팬들은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팀을 가리는 ‘준준플레이오프’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열광하고 있다. 절묘하게 뒤바뀐 두 팀의 행보도 흥미를 더하는 요소다. 시즌 초 부진에 허덕이던 롯데는 3일 4위를 탈환했다. 한때 단독 1위까지 치고 나갔던 5위 LG는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비아냥거림을 털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결전을 앞둔 양 팀의 11일 경기는 희비가 엇갈렸다. 롯데는 넥센에 역전승을 거두며 사기를 끌어올렸다. 반면 LG는 KIA에 재역전패하며 전날 한 이닝 12득점을 폭발시켰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사직에서 롯데는 0-3으로 끌려가던 4회 강민호과 황재균의 연속 홈런으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8회에는 김주찬의 결승 내야안타 때 3루 주자 조성환이 홈을 파고들어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1점을 더 보탠 롯데의 5-3 승. 롯데 마무리 김사율은 6경기 연속 세이브를 기록했다. 광주 원정에 나선 LG는 7과 3분의 1이닝 2실점 호투를 펼친 KIA 선발 양현종에게 눌려 2-3으로 졌다. KIA는 2-2로 맞선 7회 터진 신종길의 역전 적시타에 힘입어 재역전승을 거뒀다. 3-2로 앞선 8회 1사1, 2루에서 등판한 KIA 한기주는 1과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5세이브를 기록했다. 잠실에서 두산은 1538일 만에 선발승을 거둔 김승회의 6과 3분의 2이닝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SK를 3-1로 이겼다. 한화는 대구에서 선두 삼성을 4-2로 잡았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만년 2인자였다. 조국에서 열리는 꿈의 세계육상축제를 TV로 지켜볼 뻔했다.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쓰며 당당히 대구행 티켓을 거머쥔 남자 창던지기 정상진(27·용인시청·사진) 얘기다. 정상진은 주니어 시절 세계 3위까지 올랐던 창던지기 유망주였다. 하지만 걸출한 선배 박재명(30·대구시청)에게 가려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선배가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는 모습을 쓸쓸히 지켜봐야 했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출전도 선배의 몫이 될 뻔했다. 박재명이 지난달 고베 아시아선수권에서 80.19m를 던지며 자신(4위)보다 높은 2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박재명의 기록은 B기준기록(79.50m)은 넘겼지만 A기준기록(82m)에 못 미치는 기록이다. A기준기록 통과자가 없을 때는 국가당 출전자 수는 1명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선배의 기록을 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 정상진은 역전 드라마를 썼다. 지난달 23일 중고교대회인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에서 번외경기로 출전해 80.38m를 던지며 기사회생했다. 정상진은 “최고 기록(한국신 83.99m)에선 재명이 형에게 뒤졌지만 항상 시즌 기록에서 앞서 있었기에 자신은 있었다”며 “선배 몫까지 죽을힘을 다해 82m 이상을 던져 ‘톱6’ 진입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김기훈 창던지기 코치는 “정상진은 객관적으로 톱10에 가장 근접한 한국 선수다. 안방에서 열리는 만큼 집중해서 자기 기록보다 3m 이상만 더 던지면 메달권도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고대 로마시대의 검투사 글래디에이터를 상상하며 필드에 섰다. 갑옷도 뚫는다는 창의 파괴력을 체감해 보고 싶었다. 경기용 창의 끝은 날카로움이 덜했지만 기자의 비장함은 글래디에이터를 능가했다. 온몸에 기운을 모으고 달려 나가려는 찰나. 기자의 일일체험 코치로 나선 대표팀 김기훈 코치가 불호령을 내린다. “정신 차려요. 창 거꾸로 잡았습니다. 그러다간 기자님이 먼저 죽어요.”》11일 대표팀의 훈련장인 서울 송파구 한국체대 운동장에서 맞닥뜨린 창던지기는 생각처럼 간단치 않았다. 공터에서 막대기 던지듯 자연스럽게 던지면 될 거라는 예상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창던지기는 총 3단계로 나뉜다. 앞으로 뛰며 속도를 높이는 약 20m의 어프로치(Approach), 옆으로 달리며 활시위를 당기듯 창을 뒤로 젖히는 크로스오버 스텝(Crossover step), 던지기 단계인 딜리버리(Delivery). 기자에게 첫 번째 굴욕을 안긴 것은 크로스오버 스텝이다. 옆으로 스텝을 밟다 다리가 엉켜서 고꾸라지기 일쑤였다. 수차례 넘어지기를 거듭하며 스텝에 익숙해지니 이번엔 팔이 말을 듣지 않았다. 두려움 때문이었다. 던질 때 창의 궤적이 머리에서 최대한 가까운 지점을 통과해야 하는데 자칫 잘못하면 창에 머리를 찔리게 된다.익숙지 않은 스텝과 두려움을 떨쳐내고 20여 분이 지나서야 하늘을 나는 창을 처음 볼 수 있었다. 기록은 14.70m. 드디어 던졌다는 안도감도 잠시, 코치는 연방 고개를 저었다. “창이 꼬리부터 땅에 닿았기 때문에 파울입니다. 차라리 가벼운 여자 창으로 해야겠습니다.” 남자는 800g, 여자는 600g의 창을 쓴다.기자 옆에서 몸을 풀던 여자 대표 김경애(23·포항시청)가 피식 웃으며 첫 도전에 나섰다. 몸 풀기 차원에서 던졌는데 기자의 세 곱절가량 나갔다. ‘저 정도 힘이라면 진짜 갑옷도 뚫을 수 있겠구나.’ 첫 도전부터 기록 스트레스가 몰려왔다. 창던지기는 ‘힘 좋은 사람들이 하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다. 출발선에 섰을 때 풍향, 도움닫기 스텝 횟수, 투사각까지 고려해야 하는 과학적 운동이다. 트랙 종목과는 달리 초속 2.0m 이상의 뒤바람이 불어도 기록이 인정되는 것도 이색적이다. 실제로 얀 젤레즈니(체코)가 1996년 수립한 세계기록(98.48m)은 강한 뒤바람 덕택에 작성됐고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창던지기 선수들은 야구의 선발투수처럼 일정한 간격을 두고 단계별로 훈련한다. 투수 못지않게 체력 소모가 많고 근육에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창을 던지는 순간 자기 체중 3배의 무게가 다리에 쏠린다. 김 코치는 “창 10번 던지는 게 선발투수가 공 100개 던지는 것과 비슷할 만큼 힘든 운동이다”라고 말했다.30여 차례 온 힘을 다해 창을 던지고 나니 기자의 체력도 바닥을 드러냈다. 600g밖에 안 되는 여자 선수용 창이 군 시절 들던 K2 소총(약 3.26kg)보다 무겁게 느껴졌다. 마지막 시도를 앞두고 ‘창이 화살이라면 내 몸은 활이 되어야 해’라고 다짐했다. 어둑어둑해진 서쪽 하늘로 떠난 마지막 창은 26.40m 지점에 꽂혔다. 초보 치고는 나쁘지 않은, 금일 최고 기록이 작성되자 김 코치는 기자에게 박수와 함께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미쳐야 신기록이 나와요. 전 아직 통장 비밀번호가 8000입니다. 현역 시절 못 넘긴 80.00m가 한이 돼서…. 오늘 기자님처럼 대구에서 선수들이 미쳐주겠지요. 그래야 국민이 박수를 쳐주실 테니까요.”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대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더운 도시로 통한다. 대구 수성구는 지난해까지 ‘폭염 축제’를 열었을 정도다. 실제로 대구는 기상 관측 이래 최고 기온(1942년 8월 1일 40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가 날씨에 대한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이유다. 대회 기간인 8월 말과 9월 초에는 북태평양고기압과 기압골의 영향으로 무더위와 폭우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8월 21일부터 9월 10일까지 폭염(낮 최고 33도 이상)과 열대야(밤 기온 25도 이상)가 최근 10년 평균보다 많았던 점도 조직위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통상 야외 경기인 육상에서 폭염은 기록의 적으로 인식된다. 체육과학연구원 서태범 연구원(37)은 “고온에선 체열과 심박수가 증가하고 혈액 내 피로 물질인 젖산의 축적 농도가 높아진다. 그뿐만 아니라 에너지를 동원하는 근글리코겐의 사용이 많아진다. 총체적으로 운동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최근 열린 두 차례의 세계육상선수권대회도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3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 속에 열린 2007년 오사카 대회에선 세계신기록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반면 25∼30도 정도의 기온 속에 치러진 2009년 베를린 대회는 기록 풍년이었다. 폭염은 장거리 선수들의 경기력에 더 치명적이다. 고온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마라톤의 최적 기온을 10∼15도로 본다. 실제로 2008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가 세계기록(2시간3분59초)을 달성할 당시 기온은 13도였다. 반면 단거리의 경우엔 고온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고온에서 공기 밀도가 낮아지고 공기 저항도 줄기 때문이다.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에서 100m, 200m 세계신기록을 달성할 당시 기온도 25∼30도였다. 투척 종목도 마찬가지다. 고온다습한 환경이 기구와 손 사이의 마찰력을 증가시켜 기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서 연구원은 “고온이 기본적인 운동능력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기록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단거리와 투척 종목의 경우 긍정적인 요소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9일은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담긴 날이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고 손기정 선생이 남자 마라톤을 제패했을 때, 그 56년 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가 다시 남자 마라톤에서 우승했을 때가 모두 8월 9일이었다. ‘한국 마라톤의 날’인 셈이다. 9일은 27일 개막하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18일 앞둔 시점. 한국 마라톤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19년 전의 영웅 황영조 대한육상경기연맹 마라톤 기술위원장(41)에게서 그때의 감회와 마라톤의 필승전략을 들어봤다. 베를린과 바르셀로나, 대구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여름 날씨가 무덥다는 점. 75년 전 베를린은 섭씨 30도. 19년 전 바르셀로나는 섭씨 28도였다. 마라톤을 하기에는 ‘찜통더위’였다. 대구는 여자 마라톤이 열리는 27일과 남자 마라톤이 열리는 9월 4일 섭씨 30도에서 최고 35도로 예상된다. 황 위원장은 “코스와 날씨 탓을 하면 안 된다. 조건은 똑같다. 다만 모든 환경이 익숙하다는 점에서는 한국선수들에게 유리하다. 하지만 체력과 스피드에서 밀리기 때문에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뛰는 정신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바르셀로나 때는 오후 6시에 출발해 더위가 서서히 물러가는 시점이었다. 대구에서는 오전 9시에 출발해 온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레이스를 해야 해 선수들이 훨씬 힘들 것이다. 그래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위원장은 “19년 전 일본의 모리시타 고이치와 대결을 벌이며 막판 몬주익 언덕에 이르렀을 때 ‘여기서 지면 나는 끝장이다. 2등을 하느니 차라리 죽겠다’는 각오로 뛰었다. 모든 승부에서는 죽을 각오로 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회상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손기정 투구 등 우승기념품, 대구서 최초로 한자리 전시 ▼고 손기정 선생이 1936년 제11회 독일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을 제패한 뒤 받은 모든 기념품이 우승일인 9일에 맞춰 최초로 한자리에 전시된다. 손기정기념재단과 국립대구박물관은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특별전 ‘나의 조국 나의 마라톤, 마라톤 영웅 손기정’을 9일부터 2달간 국립대구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연다. 금메달, 우승상장, 올리브관을 비롯해 부상이었던 그리스 투구(보물 제904호) 및 필리피데스 조각상 등을 전시한다. 손 선생의 유품들은 그동안 각지에 흩어져 있었다. 금메달, 우승상장, 올리브관은 육영재단에서 관리하다 2009년부터 손기정기념재단이 소장해 왔다. 우승 기념품인 그리스 투구는 50년 동안 베를린 샤를로텐부르크 박물관이 보관하다 1986년 손 선생에게 전달했다. 1994년 손 선생이 국가에 기증하면서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됐고 이후 서양 유물로는 처음으로 보물로 지정됐다.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서울광장을 뜨겁게 달구던 태양이 저물자 빗방울과 함께 밤바람이 불어왔다. 궂은 날씨에 대비해 설치했던 흰색 덮개가 바람에 날리자 마치 그리스 신전을 연상케 하는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됐다.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한여름 밤의 길거리 농구 축제에 시선을 집중했다. 전국 16개 시도에서 모인 330여 명의 아마추어 농구 고수는 화려한 플레이로 화답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2011 서머 스트리트 바스켓볼 페스티벌 킹 오브 더 3온3’가 5일부터 7일까지 서울광장 특설 코트에서 펼쳐졌다. 덩크 콘테스트, 3점슛 경연, 애크러배틱 농구쇼 등 화려한 볼거리도 제공됐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킹 오브 더 3온3’ 남자 대학·일반부 우승은 서울이 차지했다. 7일 결승에서 서울은 15점을 올린 김세연(30)을 앞세워 전북을 28-20으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여자부 결승에선 아미카가 8점을 터뜨린 린다카이(28·미국)의 활약에 힘입어 슈퍼브를 20-2로 대파했다. 올해 신설된 남자 대학·일반부 오픈 대회(시도 예선 없이 출전)에선 업템포가 우승했다. 농구인들도 무림 고수들의 향연에 동참했다. 프로농구 삼성의 김상준 감독과 조성원 코치,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 전주원 코치는 경기 해설을 맡았다. 전 코치는 “이벤트적 요소가 배가되는 등 지난해보다 완성도 높은 대회였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회부터는 한국농구연맹(KBL) 심판들이 전 경기 심판을 맡아 대회 공신력도 높아졌다. 연예인 농구단 레인보우스타즈는 대학 일반부 오픈 대회에 참가해 분위기를 띄웠다. 인기 그룹 2AM의 정진운(20)은 16강에서 양 팀 최다인 13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6일 16강에서 쐐기 3점슛을 넣은 뒤 기쁨의 댄스 세리머니를 펼쳤던 그는 “볼거리가 많아 경기 중간의 쉬는 시간조차 즐거운 대회였다. 8강에서 떨어졌지만 내년에 다시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제가 윈드밀(팔을 한 바퀴 돌리며 하는 덩크슛)은 좀 하죠.” 이날 덩크 콘테스트에 출전한 덩크슛 고수 11명의 연기에서 눈을 떼지 못한 이가 있다. 화려한 플레이와 조각 같은 외모로 프로농구 스타 반열에 오른 삼성의 귀화 혼혈선수 이승준(33·사진)이다. 이승준은 국내 프로농구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덩크슛 지존이다. 한국에 오기 전 미국의 묘기 농구단 할렘 글로브트로터스의 유일한 동양인 멤버로 활동했다. 2006∼2007 포르투갈리그 올스타전 덩크 최우수선수(MVP), 국내 프로농구 2009∼2010, 2010∼2011시즌 올스타전 덩크슛 왕을 지냈다. 심사위원이자 시상자로 서울광장 특설 코트를 찾은 이승준은 “한국에 이렇게 멋진 덩크를 구사하는 친구들이 있는 줄 몰랐다”며 “길거리 농구 3온3의 열기가 프로농구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제33회 윌리엄존스컵 국제여자농구대회가 열리고 있는 대만 타이베이 실내체육관에는 특석 아닌 특석이 있다. 경기 시작 몇 시간 전부터 자리 쟁탈전이 치열하다. 바로 대만팀 벤치 바로 뒤쪽 관람석이다. 자국 선수들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 하는 마음 때문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눈여겨보니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자리다툼을 벌인 이들은 지도자로서 첫발을 내디딘 2000년대 대만 여자 농구 스타 청후이윈을 응원하는 팬들이었다. 청후이윈은 이번 대회에서 대만 대학선발팀 코치를 맡고 있다. 팬들은 작전 시간 때마다 카메라 플래시를 연방 터뜨렸고 비디오카메라에 청후이윈의 모습을 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대만 여자 농구엔 유난히 여성 지도자가 많다. 윌리엄존스컵에 출전한 대만 국가대표팀과 대학선발팀 지도자(감독 코치 포함) 8명 중 7명이 여성이다. 대만 실업리그 5팀 중 4팀을 여성 감독이 이끌고 있다. 중국 대륙에서의 문화대혁명 이후 양성평등이 사회 전반에 자리 잡았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놀라운 수치다. 이는 한국 스포츠계에선 낯선 풍경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은 아직 성공한 여성 지도자가 없다. 지난해 조혜정 씨가 국내 프로 스포츠 전 종목을 통틀어 최초로 배구팀 감독이 됐지만 한 시즌 만에 물러났다. ‘여성 감독은 살아남기 힘들다’는 근거 없는 편견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여성 농구인은 “여자 선수들조차 여성 지도자를 우습게 여긴다는 걸 느낄 때 자괴감이 든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청후이윈은 “여성을 잘 아는 여자 감독이 여자 선수를 더 잘 지도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젊은 여성 지도자들이 꾸준히 진출해 스포츠계의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타이베이=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한국 대표로 제33회 윌리엄존스컵 국제여자농구대회에 출전한 삼성생명이 일본에 56-61로 지며 3연패를 당했다. 삼성생명은 3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일본 대표팀과의 경기에서 박정은이 양팀 최다인 24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상대의 적중률 높은 3점슛(성공률 50%)을 막지 못하며 최하위로 처졌다. 일본은 국가대표 2진이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삼성생명은 4일 대만 대표팀과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25년 동안 거의 매일 묶던 농구화 끈이건만 새삼스레 힘이 들어간다. 농구화를 신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운동에 임하는 각오도 남다르다. 불꽃같은 현역 마지막 시즌을 준비하는 한국 여자농구의 대들보 박정은(34·삼성생명) 얘기다. 삼성생명의 프랜차이즈 스타 박정은은 2011∼2012시즌을 끝으로 지도자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소속팀에 전념하기 위해 국가대표 유니폼도 반납했다. 최고참 선수, 플레잉코치, 주무 역할까지 1인 3역을 도맡아 하며 마지막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우승과 명예로운 은퇴지난달 3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한 윌리엄존스컵 국제여자농구대회에 출전 중인 박정은의 눈빛엔 의욕이 가득했다. 그는 “우승보다 좋은 마무리는 없다. 통합 5연패한 신한은행을 꺾고 왕좌에 복귀한 뒤 명예롭게 은퇴하고 싶다”며 “이번 존스컵은 그 전초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또 다른 목표는 은퇴 후 삼성생명을 이끌 신예들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 그는 “후배들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그동안 팀에서 받은 사랑을 후배들에게 돌려주는 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도자로서의 첫걸음지난해부터 플레잉코치를 맡은 박정은은 올 시즌에는 코치로서의 역할에 무게중심을 둘 생각이다. 먼저 호칭부터 언니에서 ‘코치’로 바꿨다.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은 “프랜차이즈 스타가 그 팀에서 명예롭게 은퇴하고 지도자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영광이다. (박)정은이는 실패한 여성 지도자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성공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코치로서 박정은의 강점은 만능선수로 통했던 현역 시절의 경험이다. 포워드가 주 포지션이지만 상황에 따라 가드나 센터까지 맡기도 했다. 그는 “센터나 가드를 볼 땐 속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후배들을 가르치다 보니 그때의 경험이 큰 자산이 되더라”고 말했다.현역 시절 여우라는 별명을 얻었던 박정은은 후배들에게 영리한 농구를 전파할 생각이다. 그는 “고교 시절 선생님께서 농구를 잘하려면 사기꾼이 되라고 하셨다. 실제로 농구에서 가장 쾌감을 느끼는 순간이 상대를 속일 때다”며 “다리가 느려도 뚫을 수 있고 점프가 낮아도 슛을 잘 쏘려면 영리한 농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맏언니, 주무 역할도 척척박정은은 본격적인 코치 업무를 시작한 뒤 선수단의 생활을 살피고 살림살이까지 챙기고 있다. 대만 현지 숙소 식당에서 쌀밥을 제공하지 않자 밥통을 준비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선수, 코치 그리고 주무까지. 1인 3역을 척척 해내는 만능 농구인 박정은. 하지만 그도 낙제점을 받고 있는 영역이 있다. 바로 배우 한상진 씨(34)의 아내로서의 역할이다. 박정은은 “은퇴 결정을 나보다 힘들게 받아들였을 정도로 농구 선수 박정은을 사랑해주는 만점 남편이다”며 “지금은 빵점 아내지만 1년만 참아주면 50점 이상 되는 아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대표로 윌리엄존스컵 국제여자농구대회에 출전한 삼성생명은 2일 인도에 59-63으로 져 2패째를 당했다. 삼성생명은 3일 오후 6시 일본과 대회 세 번째 경기를 갖는다. 타이베이=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박정은은::△생년월일: 1977년 1월 14일 △체격: 180cm, 67kg △가족: 남편 배우 한상진 씨 △학력: 부산 괘법초-동주여중-동주여상고-경희대 스포츠지도학 학사 △주요 수상: 여자프로농구(WKBL) 2007∼2008, 2008∼2009, 2009∼2010시즌 3득점상, 베스트5 총 9회, 2005년 WKBL 올스타전 최우수선수}

“마치 다른 별에 온 듯했지요. 당대 최고 스타들이 외계인 같아 보였어요.” 28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또렷하다. 육상 여자 100m 한국 최고기록 보유자였던 모명희 씨(48)의 뇌리에 남아 있는 1983년 제1회 헬싱키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풍경이 그랬다. 모 씨는 전 세계 육상인의 첫 번째 축제를 경험한 한국 대표 3인방 중 한 명이다. 당시 장재근 대한육상경기연맹 이사(49), 김복주 한국체대 교수(51)와 함께 출전해 유일하게 예선을 통과하는 기쁨도 맛봤다. 그는 100m 예선에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200m에선 24초63의 기록으로 예선을 통과했다. 한국 육상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그는 “당시 한국 육상의 시야는 아시아에 머물러 있었다. 그 때문에 세계육상선수권이 그렇게 큰 대회인 줄도 몰랐다. 당시 함께 뛴 스타들이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그대로 출전했는데 무척 신기했다. 세월이 흘러 이렇게 큰 대회를 대구가 개최한다니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모 씨는 당시 국가별 쿼터로 세계선수권에 참가하는 행운을 누렸다. 그는 “초대 대회라 대회 조직위가 육상 약소국을 많이 배려했다. 미국 전지훈련 중 생소한 북유럽 핀란드에 간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흥분됐다”며 “대구 대회에서도 육상 변방에 있는 나라의 선수들이 활약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모 씨는 현재 서울 송파구 세륜중에서 체육교사로 일하고 있다. 1985년 2월 서울대 사범대 체육과 졸업 후 한강여중에 부임해 한때 육상 꿈나무를 가르치기도 했다. 전 국가대표 김혜영, 변영례 등은 그가 키워낸 보물들이다. 모 씨는 육상인 가족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남편은 백형훈 육상연맹 이사(49)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유치전 때는 통합기술위원장으로 활동하며 개최권 획득에 힘을 보탰다. 모 씨는 “현재 육상부가 없는 학교에 있다 보니 육상을 잠시 잊기도 했다. 하지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이 나의 육상 DNA를 다시 끓게 만들어줬다. 남편과 함께 꼭 대구 스타디움에 가서 후배들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24일 열린 중국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괴력의 스퍼트를 보이며 라이벌 쑨양(중국)을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한 ‘마린보이’ 박태환(22·단국대)은 전 종목 결선 진출 좌절이란 아픔을 겪은 2009년 로마 대회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뭐가 달라졌을까. 몸과 마음이 다 바뀌었다. 이젠 올림픽 2연패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작년 볼코치 만난 후 훈련벌레로“요즘은 훈련이 조금만 잘 안되면 태환이가 불안해해요.” SK텔레콤 박태환 전담팀 관계자는 2년 전에 비해 달라진 게 뭐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스스로 훈련이 잘 안된다 싶으면 걱정이다. 훈련이 잘되면 자신감이 넘친다. 그래서 ‘훈련 중독’에 걸린 것처럼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이번 대회 자유형 400m에서 1레인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금빛 레이스를 펼쳤던 것도 2월부터 체계적으로 훈련을 잘했기 때문이다.그동안 박태환의 수영 인생은 롤러코스터같이 부침이 심했다. 2007년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 금메달로 화려하게 등장한 박태환은 다소 우쭐한 마음에 훈련을 등한시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코앞인데도 방황했다. 하지만 박태환은 2008년 초 어릴 적 키워줬던 노민상 감독을 다시 만나 훈련에 매진했고 그해 4월 동아수영대회에서 아시아기록 2개를 작성하고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해 국민들을 기쁘게 했다. 어린 나이에 너무 큰 성공을 거둬서일까. 박태환은 금메달에 안주했다. 결국 이듬해 ‘로마 악몽’을 자초했다. 하지만 지난해 초 호주의 마이클 볼 코치를 만나면서 박태환은 완전히 달라졌다. 그동안 겪은 아픔은 ‘땀 없는 결실은 없다’는 약으로 작용했고 자율을 강조하면서도 책임을 부여하는 볼 코치의 지도로 훈련에 매진하는 ‘착실한’ 훈련 벌레로 탈바꿈했다.○ 근육맨 탈바꿈… 근육파워 10% 향상박태환의 몸매는 2년 전에 비해 훨씬 멋있어졌다. 최근 유행인 ‘식스팩 복근’을 포함해 모든 근육이 각이 졌고 근육량도 크게 늘었다. 자유형 1500m를 병행하던 베이징 올림픽이나 로마 때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볼 코치를 만나 ‘수영의 마라톤’ 1500m를 버리고 400m에 집중하며 나타난 현상이다.볼 코치는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 ‘파워존’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파워존은 어깨에서 무릎까지로 이곳이 튼튼해야 폭발적인 파워를 낼 수 있다. 육상 단거리 선수들이 모두 근육질인 이유가 파워존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박태환은 스쿼트(바벨을 지고 앉았다 일어나기)와 벤치 프레스(누워서 바벨 들어 올리기)는 물론이고 밴드를 사용해 수영에 필요한 팔 근육과 복근을 키웠다. 권태현 전담팀 트레이너는 “박태환이 낼 수 있는 최대 근력이 지난해에 비해 약 10% 커졌다”고 말했다. 400m 결선에서 초반부터 150m까지 1위로 치고 나가다 250m까지 잠시 뒤처진 상태에서 다시 무서운 폭발력을 보여준 원동력이다.베이징 올림픽 때 박태환의 금메달을 도왔던 송홍선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는 “요즘은 중장거리도 스피드 시대다. 박태환의 지구력은 세계 최고다. 여기에 100m에서도 우승할 수 있는 스피드를 키워 내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박태환은 25일 열린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분46초63으로 전체 4위로 준결선에 진출한 뒤 준결선에서 1분46초23을 기록해 역시 전체 4위로 결선에 올랐다. 결선은 26일 오후 7시에 열린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박태환은 이번 대회가 끝나면 두둑한 보너스를 챙길 것으로 보인다. 그는 SK스포츠단과 세계선수권 및 2012년 런던 올림픽 포상금으로 금메달을 땄을 때 1억5000만 원, 은메달 8000만 원, 동메달 5000만 원의 인센티브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담팀이 꾸려지기 이전인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포상금(금 1억 원, 은 5000만 원, 동 3000만 원)과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 포상금(금 7000만 원, 은 5000만 원, 동 3000만 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400m 금메달로 1억5000만 원을 확보한 박태환은 200m, 100m 성적에 따라 최대 4억5000만 원의 보너스를 챙길 수 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박태환은 이번 대회가 끝나면 두둑한 보너스를 챙길 것으로 보인다. 그는 SK텔레콤 스포츠단과 세계선수권과 2012년 런던 올림픽 포상금으로 금메달을 땄을 때 1억5000만 원, 은메달 8000만 원, 동메달 5000만 원의 인센티브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담팀이 꾸려지기 이전인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포상금(금 1억 원, 은 5000만 원, 동 3000만 원)과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 포상금(금 7000만 원, 은 5000만 원, 동 3000만 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400m 금메달로 1억5000만 원을 확보한 박태환은 200m, 100m 성적에 따라 최대 4억5000만 원의 보너스를 챙길 수 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기적 같은 반전 드라마였다. 1번 레인의 불리한 여건을 괴력과 투지로 뒤집었다. 양쪽 사이드인 1번 레인과 8번 레인은 선수들이 가장 꺼리는 레인이다. 물살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옆 선수에 의해 발생하는 물살은 물론이고 벽에서 부딪쳐 나오는 물살의 영향도 받게 된다. 조금이라도 저항을 줄여야 하는 처지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1번 레인은 페이스를 조절하는 데도 문제가 있다. 보통 선수들은 50m 간격으로 턴을 할 때 좌우를 살피며 경쟁자들의 상황을 파악한다. 하지만 사이드 레인에서는 한 쪽밖에 볼 수 없다. 박태환을 지도했던 노민상 전 수영대표팀 감독은 “내 기억에 1번 레인에서 뛰고 1등으로 들어온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400m 같은 중장거리에선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며 제자의 괴력과 천재성에 다시 한번 놀라움을 표시했다. 박태환의 이번 우승이 높이 평가 받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이번 대회는 전신수영복 규제 후 열린 첫 번째 세계선수권이다. 폴리우레탄 재질의 첨단 전신수영복은 부력을 향상시키고 물의 저항을 줄여 신기록을 양산했다. 전신수영복 도입 이후 2008년 세계신기록은 108개나 나왔다.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에서도 43개가 쏟아졌다. 인간 본연의 신체 기능을 겨루는 스포츠정신과 맞지 않는다는 논란 속에 국제수영연맹(FINA)은 지난해부터 첨단 전신수영복을 규제했다. 이후 약 1년 6개월 동안 올림픽 규격인 롱코스에서 세계신기록은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박태환은 전신수영복의 도움을 받지 않은 몇 안 되는 선수다. 착용감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거부해왔다. 전신수영복 규제는 박태환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평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스타는 마지막 순간에 빛났다.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 사상 첫 연장 승부치기 승부에서 끝내기 안타를 터뜨린 웨스턴리그(KIA LG 한화 넥센) 이병규(LG)가 프로 데뷔 14년 만에 처음으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4-4로 맞선 연장 10회말 2사 1, 3루에서 이병규는 이스턴리그(삼성 SK 롯데 두산) 마무리 투수 오승환(삼성)의 변화구를 밀어 쳐 좌익수와 3루수 사이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로 5-4 승리를 이끌었다. 이병규는 이날 2루타 2개를 포함해 5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기자단 투표에서 유효표 42표 중 34표를 얻어 2위 최형우(삼성·3표)를 압도했다. 2년 만에 승리를 거둔 웨스턴리그는 역대 전적에서 13승 22패를 기록했다. 2이닝을 무실점으로 호투한 장원준(롯데)과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한 최형우는 각각 우수투수와 우수타자에 선정됐다. 홈런 레이스에선 결승에서 7개의 홈런을 쏘아 올린 박정권(SK)이 최형우(4개)를 제치고 홈런 킹에 올랐다. 기대를 모았던 전반기 홈런 선두(20개) 이대호(롯데)는 예선에서 홈런을 치지 못했다. 최정(SK)은 최고 시속 147km의 강속구를 뿌려 타자 스피드 킹에 선정됐다. 박정권은 상금 300만원, 최정은 상금 200만원을 각각 받았다. 이날 올스타전에선 거포 테이블 세터진의 이색 라인업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올스타전에서 이대호를 톱타자로 기용했던 이스턴리그 김성근 감독(SK)은 올해 최형우와 홍성흔(롯데)을 1, 2번 테이블 세터로 내세웠다. 김 감독은 4회 수비 땐 1루수 이대호를 좌익수로 이동시켜 팬들을 즐겁게 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아 매일 훈련장까지 보트를 타고 10분여를 들어간다. 이어 걸어서 오르막을 10분 정도 오르면 작은 연습장이 나타난다. 섭씨 35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에 통풍이 잘 되지 않아 숨이 턱턱 막힌다. 러시아 리듬체조 대표팀의 여름 전지훈련지인 크로아티아 해변 도시 오레비치다. 이곳은 2012년 런던 올림픽 출전 티켓이 걸린 9월 프랑스 몽펠리에 세계선수권을 준비 중인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7·세종고·사진)의 훈련장이기도 하다.손연재는 예브게니야 카나예바(21)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과 함께 올 시즌 대부분을 러시아 노보고르스크 훈련장에서 보냈다. 러시아 체조협회의 배려 덕분에 이번 크로아티아 전지훈련에도 동참하게 됐다.손연재는 “처음 훈련장에 도착했는데 가만히 서 있기도 어려웠다. 몇 분 정도 운동을 하니 더워서 쓰러질 것 같았다. 러시아 선수들이 이런 곳에서 여름을 난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훈련을 총지휘하고 있는 이리나 비네르 러시아 체조협회장은 “세계선수권은 전쟁터다.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더 혹독한 곳에서 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크로아티아 전지훈련은 시즌 후반부 체력 문제를 극복하는 데 특효약이었다. 연재가 세계선수권 15위 안에 들어 러시아 선수들과 함께 올림픽에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손연재는 크로아티아 현지에서 철저한 식단 관리도 병행하고 있다. 손연재의 소속사인 IB스포츠의 문대훈 씨는 “체중 몇 그램 단위까지 관리하는 모습에 놀랐다. 심장 박동수, 체력 증가 지수도 매일 재고 있다”고 전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