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동

유재동 부국장

동아일보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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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현지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모두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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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3-11~2026-04-10
칼럼91%
인공지능3%
경제일반3%
금융3%
  • “알카에다, 9월에 ‘폭탄소포’ 운송실험 했다”

    지난 주말 적발된 예멘발 ‘폭탄 소포’ 테러 기도를 앞두고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사전에 모의실험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ABC와 BBC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올 9월 예멘에서 시카고로 운송되는 한 화물이 알카에다 조직과 연관돼 있음을 간파하고 이 화물을 수색했지만 폭탄은 발견되지 않았다. 미국 조사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때 발송된 화물은 알카에다의 ‘모의실험(dry run)’이었을 확률이 높다”며 “화물을 해외로 운송하면 목적지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화물기가 언제쯤 어느 도시 상공을 지나는지 미리 파악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때부터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AQAP)에 대한 경계 태세를 한층 높이고 시카고행 화물을 집중 감시하기 시작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모의실험’ 외에 서방당국이 이번 테러의 징후를 눈치 챌 수 있었던 이유는 또 있었다. 예멘의 보안당국은 이날 알카에다가 폭탄 소포를 이용해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정보를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 투항한 알카에다 대원인 자비르 알파이피가 발설했다고 밝혔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에게 체포돼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된 알파이피는 석방 후 다시 예멘 알카에다에 합류했지만 최근 사우디에 투항했다. 사우디 당국은 이번 사건의 사전 정보를 최초로 입수해 미국과 영국 등에 긴급 전파함으로써 테러 기도를 저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편 이번에 시카고로 발송된 폭탄 소포에는 상당 분량의 폭발물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 정부의 한 당국자는 소포 2개에서 고성능 폭약인 ‘펜타에리트리톨 테트라니트레이트(PETN)’가 각각 300g과 400g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성탄절 디트로이트발 항공기 테러 기도 당시 발견된 80g보다 4∼5배나 많은 양이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0-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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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멘發 미국行 ‘폭탄 화물’]검문 허술한 화물기 ‘공중폭발’ 노렸나

    이번에 서방 당국에 적발된 테러 수법은 9년 전 희생자 3000여 명을 낸 9·11테러 등 지금까지 국제 테러조직들이 보여준 방법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많은 인명피해를 낼 수 있는 여객기 대신 화물기를 이용했다는 점, 겹겹의 공항 보안검색을 무색하게 할 정도의 정밀한 수법을 썼다는 점, 기내에 테러리스트가 직접 탑승하지 않고 무선으로 폭발물을 조작하려 했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우선 이 사건의 범인이 화물기를 범행 수단으로 이용한 것은 각국의 대테러 보안규정을 피하기 위한 한층 진화된 수법으로 해석된다. 물론 여객기를 납치하는 것보다 직접적인 ‘효과’는 덜하지만 비용이 적게 들고 적발될 가능성이 더 낮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각국 공항들은 9·11테러 이후 여객기 보안검색은 상당 부분 강화했지만 화물기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허술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또 비록 화물기의 탑승자는 조종사 등 승무원으로 한정돼 있지만 인구가 밀집된 도시 상공에서 추락시킬 경우 여객기 폭파와 맞먹는 인명피해를 낼 수 있다는 점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는 이번 공격이 테러의 성공 자체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시험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폭발물이 화물기 보안검색을 과연 통과할지, 사전에 적발된다면 어떤 과정을 통해 드러날지를 미리 알아본 뒤 본 공격을 준비하겠다는 의도다. 이번 사건으로 그동안 미국에 집중됐던 테러 목표국이 영국 프랑스 등 유럽으로 확대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우리는 이 폭발물이 기내에서 터지도록 고안됐다고 믿고 있다”며 “영국 상공이 타깃이 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0-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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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IIGS “재정적자 감량 어렵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의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가 투자자에게 약속하거나 스스로 설정한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지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이는 유럽지역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세수(稅收) 증가폭이 줄고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여전히 많은 돈을 지출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그리스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8.9%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그리스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1500억 달러를 지원받는 대가로 이 비율을 8.1%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이처럼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다시 부각되면서 27일 금융시장에서 이 나라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10.3%로 치솟았다. 그리스는 최근 지난해 재정적자 비율을 당초 13.5%에서 15.5%로 수정함에 따라 투자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올해까지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되는 아일랜드도 현재 32%에 이르는 재정적자 비율을 2014년까지 3%로 줄이기 위해서는 150억 유로의 예산을 추가로 삭감해야 한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 밖에 포르투갈과 스페인도 재정적자 비율을 각각 9%, 6%까지 낮춘다는 목표지만 전망이 밝지 않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들 국가가 재정위기 해소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나라마다 다르다. 아일랜드의 경우 부실은행에 대한 구제금융에 많은 돈이 들어가면서 적자폭이 커졌다. 그리스는 재정지출을 전년 대비 11%까지 줄이는 등 긴축정책을 비교적 견실하게 펴고 있지만 경기침체로 세수가 3%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적자규모 감축이라는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그리스가 만약 재정지출을 줄이기 위해 공공부문을 과도하게 구조조정한다면 전체 유럽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0-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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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印尼 ‘2004년 악몽’에 휩싸이다

    인도네시아에 재앙이 겹치고 있다. 25일 수마트라 섬 연안에서 발생한 지진해일(쓰나미)로 수백 명이 사망 또는 실종된 데 이어 다음 날 인근 자바 섬에선 거대한 화산 폭발로 30명이 추가로 목숨을 잃었다. 하루 시차를 두고 두 차례나 연이어 대형 자연재해가 발생하면서 이 나라 국민은 쓰나미로 17만 명이 사망했던 2004년의 악몽을 떠올리고 있다.당초 113명으로 집계됐던 이번 쓰나미 희생자도 27일엔 272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아직도 생사가 파악되지 않은 실종자가 412명에 이르고 있어 사망자는 앞으로 훨씬 더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쓰나미에 이어 화산 폭발26일 오후 6시경(현지 시간) 수도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400km 떨어진 므라피 화산이 폭발하면서 30명이 죽고 2만9000명이 긴급 대피했다. 또 수십 명이 인근 병원에서 화상과 호흡곤란 등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현지 정부 관계자는 “세 번의 큰 폭발음이 들린 뒤 화산재가 1.5km 상공까지 치솟고 열구름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현재 인근 마을은 온통 회색 화산재로 뒤덮여 있는 상태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25일부터 화산의 이상징후를 파악하고 경보를 보냈다. 하지만 가축과 재산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주민들이 재빨리 대피하지 않아 피해자가 더 불어났다. 한 구조대원은 “많은 사람이 아직도 마을에 남아 있다”며 “화산 폭발로 인한 사망자가 50명까지 불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발 2900m의 므라피 산은 인도네시아 화산 중 가장 활동성이 큰 것으로 1930년과 1994년에도 각각 1300명, 60명의 목숨을 앗아간 바 있다.이날 희생자 중에는 과거 인도네시아 왕실로부터 ‘므라피 화산 지킴이’라는 칭호를 받은 80대 노인 음바 마리잔도 포함돼 있었다. 화산의 영혼을 달래는 주술을 하며 이 마을의 영적인 지도자 역할을 하던 그는 당국의 대피 권고를 끝까지 거부한 채 집에서 기도를 계속하다 마을 주민 10여 명과 함께 화산재에 휩싸였다.○ 대통령 급거 귀국, 미국 호주 등 지원 성명쓰나미가 발생한 지역도 사고 수습과 구호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진앙인 믄타와이 군도는 수마트라 섬에서 10시간 이상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오지인 데다 강풍과 해일마저 일어 헬리콥터 등을 이용한 구호에 차질이 빚어졌다.사고 현장에선 실종자 수색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는 가운데 4000여 가구가 집을 잃고 텐트, 식수 등 구호물자를 기다리고 있다. 피해가 컸던 남(南)파가이 섬의 한 관리는 “200명이 사는 마을에 고작 40명만 생존이 확인됐다”며 “많은 사람이 울부짖고 있다”고 전했다.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 등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 중이던 그는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이날 밤 급거 귀국했다. 한편 인도네시아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인접국 호주의 줄리아 길라드 총리는 희생자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고 지원 의사를 밝혔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0-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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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명의 콤스, 버크셔 ‘투자책임자’로 영입… 버핏 후계구도 ‘안갯속’

    ‘세계 최고의 가치투자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사진)이 30대 후반의 무명 헤지펀드매니저를 버크셔의 투자책임자로 영입했다. 이에 따라 올해 80세인 버핏 회장의 후계 구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그는 아직 공식적으로 은퇴 시점을 밝히거나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은 상태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버핏 회장이 코네티컷 주에 본부를 둔 헤지펀드인 캐슬포인트캐피털의 토드 콤스 사장(39)을 영입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버핏 회장은 성명에서 “지난 3년간 버크셔의 자산을 운용해 줄 콤스 사장과 같은 역량을 지닌 인재를 찾고 있었다”며 “그의 합류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콤스 사장의 기용은 미국 금융계에서 이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워낙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인 데다 그가 지금까지 운용해 온 펀드는 총자산이 4억 달러에 불과해 1000억 달러에 이르는 버크셔의 자산 운용을 감당해낼 수 있겠냐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그가 하루 500쪽 이상의 보고서를 읽는 심도 있는 조사로 투자하는 기업의 내부 사정을 잘 읽는다는 점이 버핏 회장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주로 금융사에 투자하는 콤스 사장의 펀드는 지난 5년간 누적 수익률이 34%로 S&P500 등 벤치마크 지수보다 훨씬 우수한 성적을 냈다. 버핏 회장은 “내가 현직에 있는 동안에는 콤스 사장에게 투자의 모든 부분을 맡기진 않을 것”이라며 “우선 자산의 일부분만 운용케 한 뒤 조금씩 규모를 늘려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버크셔에 지금까지 거론되지 않았던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면서 버핏 회장의 후계구도는 더욱 안갯속으로 접어들게 됐다. 버핏 회장은 자신이 겸임하고 있는 버크셔의 회장, 최고경영자(CEO), 최고투자책임자(CIO) 자리를 3, 4명에게 분산해 물려준다는 계획을 밝혀 왔다. 이 가운데 회장직은 버핏 회장의 아들인 하워드 버핏 씨가 기업 문화를 담당하는 비상임으로 맡을 가능성이 크지만 다른 핵심 요직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언론마다 전망이 엇갈리고 있지만 버크셔의 계열사를 이끌 CEO에는 데이비드 소콜 미드아메리칸 에너지 사장이, CIO에는 이번에 지명된 콤스 사장이 각각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톈안먼 시위의 주역이었다가 올해 버핏 회장의 후계자로 급부상한 중국계 펀드매니저 리루(李路) 씨도 CIO로 거론되지만 그는 최근 “현재 위치에 만족한다”며 버핏 회장의 요청을 사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0-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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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적 자선가 멀린다… 경쟁사엔 ‘자비심 NO’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 씨의 부인이자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공동의장인 멀린다 게이츠 씨(사진)가 지난주 한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애플 제품은 어느 것도 안 쓴다”고 말했다. 멀린다 씨는 24일자 뉴욕타임스 일요판 매거진에 실린 이 인터뷰에서 ‘애플의 아이팟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준(마이크로소프트의 MP3)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또 ‘당신 자녀가 아이팟을 사달라고 하면 어떻게 할 거냐’는 물음에는 “준을 쓰면 될 거라고 말하겠다”고 짧게 답변했다. 그는 기자가 “아이패드는 있느냐”고 묻자 “당연히, 없다”고 답한 뒤 ‘남편(빌 게이츠)이 애플 랩톱으로 작업을 한다는 소문이 있다’고 하자 “거짓이다. (애플 제품은) 어느 것도 우리 문지방을 넘어서지 못했다”고 강하게 부정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공존할 방법’에 대한 질문에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애플 매킨토시용 제품을 만들고 있다. 빌에게 물어봐라”고 답했다. 한편 멀린다 씨는 빌 게이츠 씨가 세계 최고 부호의 자리를 멕시코 사업가에게 내준 것에 대해서는 “그걸 놀리는 사람은 여덟 살짜리 딸아이뿐이다. 남편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멀린다 씨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게이츠 재단의 자비심이 경쟁사인 애플에는 미치지 않았다”고 평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0-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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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만명 大지진참사 아이티… 이번엔 ‘100년만의 콜레라’

    올해 초 대지진으로 25만 명이 희생된 중미 최빈국 아이티에 콜레라가 창궐해 또다시 200여 명이 목숨을 잃는 비극이 발생했다. 이 나라의 북부지역에서 발생한 콜레라는 1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머물고 있는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천막촌을 덮칠 가능성도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아이티 보건당국과 국제기구들에 따르면 지난주 아이티 중북부 아르티보니트 지역을 중심으로 콜레라가 확산되면서 23일 현재(현지 시간) 220명이 목숨을 잃고 최대 3000명이 감염돼 진료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아르티보니트 지역에서 206명이, 중부 등 나머지 지역에서 14명이 각각 숨졌다.지진 이재민 100만여 명이 밀집돼 있는 포르토프랭스에서도 23일 5명의 콜레라 환자가 확인됐다. 유엔의 한 대변인은 “이 5명은 아르티보니트를 여행한 뒤 수도로 내려왔으며 현재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중부의 한 교도소에서도 재소자 50명 이상이 콜레라에 감염돼 3명이 숨졌다.보건당국은 이번 콜레라의 발원지로 아이티 중부를 가로지르는 아르티보니트 강을 지목하고 있다. 수천 명의 농민이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이 강은 최근 홍수로 범람하면서 콜레라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했다. 아이티에서 콜레라가 창궐한 것은 100년여 만에 처음 있는 일로 국민의 내성이 워낙 떨어져 있는 데다 식수 등 공중위생 문제가 심각해 확산 속도가 걷잡을 수 없는 상태다.이처럼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중부 해안도시 생마르크를 비롯해 콜레라가 주로 퍼진 농촌지역에서는 의료대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아이티 현지에 파견된 비영리 국제구호단체의 한 직원은 “한 환자를 싣고 여러 의료기관을 돌고 돌아 결국 대형병원에 왔지만 치료를 못 받아 조금 전에 숨지고 말았다”며 “들것에 실린 환자들이 입원하기 위해 24시간 이상을 병원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과 국제기구들은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긴급 구호조치에 착수했다. 미국은 국제개발협력처(USAID)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을 중심으로 아이티에 수액제 세트 30만 개를 공급했으며 조만간 긴급 조사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캐나다도 현지 임시병원 설립과 콜레라 확산 방지를 위한 재정지원에 나섰고 국경없는 의사회, 옥스팜, 적십자 등이 구호대열에 동참했다.올해 1월 25만 명이 숨지고 13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대지진 후 아이티는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힘겹게 재건작업을 벌여왔지만 이번 콜레라 발생으로 복구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말 있을 대통령 선거 및 의회선거에도 영향이 불가피하게 됐다.아이티 당국은 우선 콜레라가 지진 이재민들에게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들에 대한 위생교육과 방역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구호단체 월드비전 관계자는 “콜레라가 위생상태가 불결하고 사람들이 몰려 있는 포르토프랭스의 천막촌까지 번진다면 재앙에 가까울 수 있다”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0-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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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성애 소년들아, 따돌림 견디면 좋은날 올거야”

    ‘나도 학교에 다닐 때는 심하게 따돌림을 받았지. 그 시기를 잘 참고 견뎌야 해. 삶은 곧 나아질 거야.’ 사회적 편견에 고통 받는 10대 동성애자에게 희망을 주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한 캠페인이 미국 전역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처음엔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일반인을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시간이 지나자 일부 유명인사도 가담하고 최근엔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도 캠페인에 동참했다. 최근 미국에선 한 동성애자 대학생이 따돌림을 참지 못해 자살하고 동성애자의 미군 복무가 논란이 되는 등 성적 소수자 문제가 주요 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캠페인을 시작한 사람은 시애틀의 성(性)칼럼니스트이자 동성애자인 댄 새비지 씨였다. 그는 지난달 초 15세 동성애 소년이 주변 친구들의 따돌림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신문기사를 접했다. 새비지 씨는 “내가 이 학생과 단 5분 만 대화할 기회가 있었어도 그가 극한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새비지 씨는 자신의 동성애자 남편과 함께 카메라 앞에 서서 자신들이 학창시절 때 겪은 고통의 시간들, 하지만 지금까지 잘 견뎌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차분히 구술했다. 그리고 “지금 이 동영상을 보는 10대 동성애자들도 조금만 견디면 삶이 나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동성애자인 테리 밀러 씨와 결혼했으며 현재는 입양한 12세 아들을 두고 있다. 이 동영상은 삽시간에 인터넷에서 퍼졌다. 새비지 씨처럼 학생 때 따돌림을 당했다는 다른 동성애자들도 비슷한 내용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고 일부 커밍아웃을 한 연예인들도 대열에 합류했다. 현재까지 ‘It gets better’라는 제목으로 캠페인에 참여한 동영상은 1000여 개에 이른다. 급기야 19일 클린턴 장관도 이 캠페인에 동참했다. 클린턴 장관은 동영상을 통해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자살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성적 소수자들은 편견과 증오를 극복하고 이를 견뎌야 한다. 당신의 생명은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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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성애자에 희망주는 캠페인 힐러리도 가세

    '나도 학교에 다닐 때는 심하게 따돌림을 받았지. 그 시기를 잘 참고 견뎌야 해. 삶은 곧 나아질 거야.' 사회적 편견에 고통 받는 10대 동성애자에게 희망을 주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한 캠페인이 미국 전역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처음엔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유투브에서 일반인을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시간이 지나자 일부 유명인사도 속속 가담하고 최근엔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도 캠페인에 동참했다. 최근 미국에선 한 동성애자 대학생이 따돌림을 참지 못해 자살을 하고, '커밍아웃' 동성애자의 미군 복무가 논란이 되는 등 성적 소수자 문제가 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캠페인을 시작한 사람은 시애틀의 성(性) 칼럼니스트이자 동성애자인 댄 새비지 씨였다. 그는 지난 달 초 15세 게이 소년이 주변 친구들의 따돌림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신문기사를 접했다. 새비지 씨는 "내가 이 학생과 단 5분 만 대화할 기회가 있었어도 그가 극한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고 이들을 자살의 수렁에서 건져낼 수 있는 방법을 궁리했다. 그는 당시만 해도 대학에서는 학생들에게 자주 강의할 기회가 있었지만 일선 중·고등학교는 그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강사로 불러주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온라인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이었다. 새비지 씨는 자신의 동성애자 남편과 함께 카메라 앞에 서서 둘이 학창시절 때 겪은 고통의 시간들, 하지만 지금까지 잘 견뎌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차분히 구술했다. 그리고 "지금 이 동영상을 보는 10대 동성애자들도 조금만 견디면 삶이 나아질 것(It gets better)"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동성애자인 테리 밀러와 결혼했으며 현재는 입양한 12세 아들을 두고 있다. 이 동영상은 삽시간에 인터넷에서 퍼졌다. 새비지 씨처럼 학생 때 따돌림을 당했다는 다른 동성애자들도 비슷한 내용의 동영상을 유투브에 올렸고 일부 커밍아웃을 한 연예인들도 대열에 합류했다. 리얼리티 TV프로그램 '프로젝트 런웨이'의 스타 팀 건도 이 캠페인을 통해 "17살 때 자살을 생각했던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급기야는 19일 클린턴 국무장관도 이 캠페인에 동참했다. 클린턴 장관은 동영상을 통해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자살하는 청소년의 이야기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성적 소수자는 편견과 증오를 극복하고 이를 견뎌야 한다. 당신의 생명은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국내외에서 나라를 위해 일하는 많은 성적소수자가 있는데 과거에는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이는 세상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It gets better'라는 제목으로 캠페인에 참여한 동영상은 1000여 개에 이른다. 뉴욕타임스는 "동성애자들이 자신의 커밍아웃 스토리를 공유함으로써 연대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볼 때 이를 인권운동의 형태로 볼 수도 있다"며 "하지만 이 캠페인은 '자신의 삶이 이전보다 행복해졌다'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인권운동보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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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란의 살육’… 멕시코가 운다

    ‘도심에서 차량 폭탄테러가 발생하고, 공무원과 경찰을 상대로 한 피살사건이 끊이지 않는다. 목이 잘린 시체가 잇따라 발견되며 관광지에서 여행객들이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된다.’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얘기가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인 멕시코에서 요즘 벌어지는 일이다. 경찰의 마약조직 소탕과 보복, 갱단 간의 암투 등으로 미국과 국경을 마주하는 멕시코 북부 지역은 지금 준(準)전시상태다. 지난 4년간 마약조직과 관련된 사고로 죽은 사람만 3만 명에 육박한다. 세계 각국이 이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도 최근 멕시코 북부 일부 지역을 여행 자제 또는 여행 유의 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여행 경보를 상향조정했다.○ 마약조직에 협조 않는 공무원, 줄줄이 피살멕시코는 오래전부터 마약문제로 골치를 썩어왔다. 세계 최대 마약소비국인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거점을 확보하기 위한 마약조직 간 세력다툼이 빈번하게 발생했기 때문이다.2006년 말 취임한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은 임기 중 가장 큰 과제로 ‘마약과의 전쟁’을 들고 나왔지만 피해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최근 4년간 멕시코의 마약 관련 범죄 사망자는 무려 2만8000명. 하루 평균 20명꼴이다. 특히 멕시코 북부 도시들은 마약 밀매를 위한 황금 길목이어서 피해가 집중됐다. 중부 접경지대의 시우다드후아레스, 태평양 연안의 티후아나 등이 그 대표적인 도시로 올해만 각각 2200명, 6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최근엔 경찰, 공무원 등 마약 소탕업무를 담당하는 공직자에 대한 표적살인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달 말에는 멕시코 중부 탄시타로의 구스타보 산체스 시장이 머리에 돌을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멕시코에서 현직 시장이 피살당한 것만 올해 벌써 11번째. 멕시코 정부는 모두 자신들과 협조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품은 마약조직원들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탄시타로의 전임 시장도 “마약사범들에게 끊임없이 살해 위협을 받아왔다”며 지난해 말 사임했다.이달 들어서도 11일 북부 시날로아에서 경찰관 8명이 사망했고, 16일 후아레스에선 공무원이 자택에서 피살된 채 발견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직사회에서는 마약 관련 업무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해져 인력 공백마저 우려되고 있다.○ 미국 “국제 테러조직 수준” 경계 최근에는 마약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일반인들의 피해도 커졌다. 이들은 경찰과 마약조직 간의 도심 총격전에 희생되거나 몸값을 노리는 갱단에 납치되는 일이 많다. 지난달 30일에도 휴양지 아카풀코에서 관광객 20명이 무장괴한에게 납치됐다.미국도 지난달 30일 자국인 여행객이 멕시코 접경지대에 있는 호수에서 실종된 이래 멕시코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 사건을 수사하던 멕시코 경찰이 최근 목이 잘린 채 발견되기도 해 양국을 충격에 빠뜨렸다.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멕시코 갱단을 알카에다 등 국제 테러그룹과 비교했다. 그는 “멕시코 마약조직들이 차량폭탄까지 사용하는 등 마치 군대식으로 조직화되고 있다”며 “마약조직 소탕을 위한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멕시코 접경지대를 방문하는 자국민에 대해 반복적으로 여행 경보를 발령하고 있다. 강력 사건이 빈발하면서 관광산업이나 지역경제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동영상=등잔 밑 어둡다고, 콩 밭에서 양귀비 재배}

    • 201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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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칠레 ‘기적의 생환’ 뒷얘기

    매몰된 지 69일 만에 구출된 칠레 산호세 광산의 광원 33명이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에 들어갔다. 광산 인근 코피아포 지역병원에 이송돼 건강진단을 받은 광원 중 3명이 14일 퇴원해 집으로 돌아갔다고 외신이 15일 전했다. 에디손 페냐와 후안 이야네스, 그리고 볼리비아인 카를로스 마마니 씨는 이날 삼엄한 경호를 받으며 정부가 제공한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나머지 광원들도 16일까지는 귀향할 예정이다. 폐렴 증세를 보인 최연장자 마리오 고메스 씨와 마리오 세풀베다 씨는 만성 규폐증으로 진단됐다. 병원 측은 “33명의 건강에 의학상 어떤 심각한 문제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도 “다만 이들의 심리상태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하에서 분열 있었다”8월 5일 매몰돼 생존이 외부에 알려지기까지 17일간의 경험이 어떤 마음의 상처를 남겼는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광원 리차르드 비야로엘 씨(23)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광원이 굶주림과 외로움에 지쳐 결국 숨지리라고 믿었다. 우리는 죽음을 기다렸다”고 증언했다. 굶주림 때문에 인육(人肉)을 먹는 일도 생각해봤느냐는 질문에 그는 “외부와 연락이 닿은 뒤 누군가 농담 삼아 그런 이야기를 한 것 말고는 전혀 없었다”며 “다만 굶주림에 살이 12kg이나 빠진 내 몸을 보며 내가 나를 먹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광원 오마르 레이가다스 씨(56)는 딸이 매몰 직후 상황을 묻자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고 한다. “모든 결정이 민주적으로, 다수결로 이뤄졌다”고 한 루이스 우르수아 씨의 말과는 달리 갱도 내에서 갈등도 있었으며 주먹다짐까지 벌어졌다고 했다. 지상에서 캠코더를 내려보냈을 때 28명만 화면에 나온 것도 그 때문이라는 것. 33명의 광원들은 지상에서 지하의 일을 모두 다 말하지는 않기로 굳게 서약했다고 한다. ○ 영화 TV 출연 인터뷰 제의 잇달아이들은 앞으로 각종 영화, TV 출연, 책 발간, 인터뷰 등으로 얻을 수익을 똑같이 나누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칠레 정부에 이 같은 일을 할 재단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쏟아지는 외부 ‘유혹’에 서약이 지켜질지는 의문이다. 이미 칠레 사업가 레오나르도 파르카스 씨는 33명 모두에게 500만 페소(약 1200만 원)짜리 수표를 지급했다. 각국 취재진도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하며 인터뷰 요청을 하고 있다. 영국 최고 명문 축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스페인 프로축구 명문 레알 마드리드는 33명을 자신의 구장으로 초청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은 전날 병원을 찾아 “앞으로 어떤 산업의 어떤 작업장이든 산호세 광산 같은 비인간적이고 안전하지 못한 곳이 없도록 철저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광원 가족들이 텐트를 치고 69일간 기다린 ‘희망 캠프’ 자리에 기념관을 짓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기념관에는 구조 캡슐 ‘불사조’와 각종 굴착 장비, 그리고 지하의 광원이 ‘우리는 살아있다’고 처음으로 외부에 알린 쪽지 등이 보관될 예정이다.○ 수직갱도 봉인…17일 감사 미사불사조 캡슐이 33명을 구조해냈던 수직 갱도는 14일 철제 뚜껑으로 봉인됐다. ‘희망 캠프’에 있던 수많은 텐트와 컨테이너 박스도 치워졌다. 33명과 가족들은 17일 이 자리에 다시 모여 감사의 미사를 드리기로 했다. 칠레 정부는 25일 수도 산티아고에서 귀환 환영대회를 개최한다. 이날 대통령궁에서는 이들과 구조대원 간의 축구 경기도 열린다.산티아고(칠레)=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브란테스 주한 칠레 대사 “지구 정반대편, 한국인들 성원에 깊은 감사” 13일 칠레 산호세 광산에서 첫 광원이 구조됐을 때 미국 워싱턴의 칠레 대사관은 주미 칠레인들의 환호성으로 가득했다. 서울 충무로의 주한 칠레대사관 앞에선 그런 축제 분위기는 연출되지 않았다. 대신 한국 내 칠레 교민들은 지구 정반대편 조국의 뉴스를 각자 TV 생방송으로 시청하면서 서로 전화를 걸어 자축했다고 한다. 에르난 브란테스 주한 칠레대사(사진)는 15일 대사 집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주한 칠레인은 겨우 50명밖에 되지 않는 데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어 한데 모이기가 쉽지 않다”며 “다만 한국인과 칠레인, 외교관 할 것 없이 내게 전화를 걸어 축하해줬다”고 말했다.―주한 칠레인들의 반응은 어땠나.“모두 자기 일처럼 여기며 국가적인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광원들이 모두 안전하게 구조된 것은 매우 행복한 일이다.”―칠레와 인연이 없는 대다수 한국인들도 이 극적인 드라마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한국인들의 강한 성원과 지지를 느낄 수 있었다. 휴대전화나 e메일로 한국인들의 축하메시지가 정신없이 날아들었다. 한국인들의 이런 높은 관심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양국이 오랫동안 친밀한 관계를 맺어 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다만 그는 “칠레 축구선수협회가 광원 33명에게 한국여행을 제안했다”는 외신보도에 대해서는 “아는 바는 없지만 만약 온다면 그들의 행복한 여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칠레는 올해 2월 대지진, 최근 광원 매몰사태로 위기에 빠졌지만 훌륭하게 대처해 위기를 기회로 역전시켰다는 평가가 많다.“칠레는 인적 자본이 풍부한 나라다. 이번에도 광산 전문가나 엔지니어들이 큰 역할을 했다. 위기극복 에너지의 원천은 칠레의 지형이 만들어내는 국가 정체성과도 관련이 깊다. 칠레는 북쪽은 사막, 서쪽은 바다, 동쪽은 산맥, 남쪽은 극지를 마주해 지형적으로 고립돼 있고 화산폭발 쓰나미 지진 등 자연재해가 많다. 그래서인지 국민들의 단합이 뛰어나다.”브란테스 대사는 ‘이번 사고로 광산업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칠레 경제의 절반을 차지하는 광업을 사고 한 번 났다고 버릴 수는 없는 일”이라고 답했다.브란테스 대사는 한국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지지한다”고 덧붙였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0-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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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칠레 광원 33명 전원 구조]“우린 69일전의 그 칠레가 아니다, 비상하라!”

    2010년은 칠레에 매우 특별한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칠레는 독립 200주년을 맞는 데다 독재정권 붕괴 이후 20년 만에 중도우파가 정권을 잡은 해였다. 이 와중에 재난이 끊이지 않았다. 올 초엔 수백 명의 사망자를 낸 대지진이 발생했고 70일간 지하갱도에 갇혀 있던 광원 33명이 극적으로 구조되는 역사적 순간도 경험했다. 광원들의 구출작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된 지금, 칠레의 국가적 역량이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지진 피해도 빠르게 극복하고 있는 데다 최근 경제도 순항을 이어가고 있어 이번 사건으로 국민의 전체적인 사기가 올라가는 것은 물론이고 정치 안정과 외교관계 개선, 관광수입 증가, 국가 홍보효과 등 부수적인 혜택이 무궁무진하다.○ 비상하는 칠레칠레 국민은 산호세 광산의 기적 같은 생환 드라마가 국민을 똘똘 뭉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며 기뻐하고 있다.현장에서 광원 가족들에게 꽃을 만들어 나눠주던 베르나르다 로르카 씨는 “칠레는 빈부 격차가 매우 심한 분열된 나라였다”며 “하지만 이곳에선 모두가 하나가 됐고 우리는 더 단결하게 됐다”고 말했다. 광산에는 가족과 구조대원, 취재진 외에도 매몰 광원과 전혀 관계없는 일반 국민도 많이 찾아 이들의 안전한 귀환을 기도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도 대국민 성명을 통해 “칠레는 이제 69일 전의 그 칠레가 아니다”며 “우리나라는 국민이 일치단결한 강한 나라가 됐으며 세계 속에서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재난 극복으로 칠레인들이 자부심을 얻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2월 발생한 칠레 대지진은 비록 500여 명의 인명을 앗아갔지만 지진의 규모에 비해 그 피해는 훨씬 작았다. 정치경제적으로 다른 개발도상국보다 발전해 국가 전체가 지진 등 대형 재난에 잘 대비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당시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은 임기 말년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성실하고 뛰어난 리더십을 보이며 국민을 안심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4일 ‘칠레는 뭐든 잘한다’는 내용의 국가홍보용 구호를 소개하며 “이 슬로건이 구조 작업의 성공으로 더욱 각광받게 됐다”고 전했다. 피녜라 대통령 역시 이를 계기로 지지율 상승을 노리고 있어 올해 출범한 정권의 안정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경제, 외교에도 긍정적 효과 외신들은 광원 구조라는 기적적인 성공의 밑바탕에는 경제 호황과 이에 따른 민심 안정도 있다고 분석했다. 칠레 경제는 금융위기의 후유증이 남아 있던 지난해 ―1.5%의 성장을 했지만 올해는 6%대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또 최근 주요 부존자원인 구리값이 상승하면서 경제 성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다른 남미국가보다 통화가치가 치솟고 일자리 증가폭도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고 있다. 특히 산호세 광산과 인근 대도시인 코피아포 지역은 이번 구조를 통해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칠레 정부는 막대한 관광수입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이번 산호세 광산에서 펼쳐진 감동의 휴먼 드라마는 한 세기 이상 불편한 관계를 지속해온 볼리비아와의 화해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칠레는 1879년 벌어진 볼리비아와의 전쟁에서 이겨 태평양 연안을 차지했으며 이후에도 영토분쟁이 끊이지 않다가 결국 1960년대에 외교관계가 단절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칠레 정부가 광원 33명 가운데 한 명인 볼리비아인 카를로스 마마니 씨를 일찍 구조하는 성의를 보이고 이 장면을 양국 대통령이 함께 지켜보면서 관계 개선의 계기가 마련됐다는 분석이 많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0-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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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神과 함께 34명이었다”

    하얀 안전모를 눌러 쓴 7세 소년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구조 캡슐이 땅 위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엄마와 함께 초조하게 아빠를 기다리던 비론 군은 한걸음에 그에게 달려갔다. 그러고는 69일 만에 만난 그리운 아빠의 두 팔에 안겼다. 주변에서 구조대원들은 칠레를 뜻하는 “치 치 치…레 레 레”라는 구호를 외치며 매몰 광원의 생환에 감격의 응원을 보냈다.비론 군은 아빠와 영영 이별하는 줄 알았다. 8월 5일 칠레 북부 산호세 광산이 붕괴된 지 일주일이 지나자 정부는 “매몰 광원이 돌아올 확률은 거의 없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사고 발생 17일 뒤인 8월 22일 아빠와 동료들이 아직도 전원 살아있다는 기적 같은 소식이 날아왔다. 그 뒤로 비론 군은 광산 주변에서 살다시피하며 “아빠를 무사히 돌려 달라”고 매일같이 기도를 올렸다.아빠는 두 달여를 지하 갱도에 갇혀 있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밝고 건강한 표정이었다.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안전장구를 착용한 채 당당하게 캡슐에서 걸어 나온 그는 입가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플로렌시오 아발로스 씨(31). 그가 매몰 광원 33명 중 처음 지상으로 구조된 것은 정확히 13일 0시 11분(이하 현지 시간·한국 시간 13일 낮 12시 11분)이었다. 아발로스 씨는 건강검진을 위해 간이 병원으로 이송되면서도 승리를 뜻하는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기적의 생환 드라마에 전 세계가 감동했다. 이날 낮 12시 현재 매몰 광원 33명 중 아발로스 씨를 포함해 14명이 건강한 모습으로 그리운 가족의 품에 돌아왔다. 우려했던 돌발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이날 “광부들을 구조하는 시간이 앞당겨지고 있다”면서 “33명 광부들에 대한 구조가 오늘 중(한국시간 14일 정오 이전)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첫 광원의 구조과정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현지 구조대는 당초 12일 오후 8시경 첫 구조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 시점이 오후 10시로 늦춰지고 또 두 시간이 미뤄졌다. 만반의 준비를 위한 과정이었지만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던 가족들은 혹시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불안한 마음에 발만 동동 굴렀다. 12일 오후 11시 반경 마침내 광원들이 있는 지하 622m 갱도로 구조대원이 도착하는 화면이 잡히자 광산은 사람들의 환호성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이후 아발로스 씨가 캡슐에 올라탄 순간부터 지상에 모습을 보이기까지 16분 동안 사람들은 긴장감에 숨을 죽였다.이들은 지하에 가장 오래 갇혀 있다가 생환하는 세계 기록을 세웠다. 현장에 있던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오늘 밤은 칠레 국민과 전 세계가 영원히 잊지 못할 멋진 밤”이라며 “우리는 이들에게서 희망과 동료애가 무엇인지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들이 차려놓은 ‘희망 캠프’는 ‘비바 칠레(Viva Chile·칠레 만세)’의 구호로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 과정을 집과 길거리에서 생중계로 지켜보던 칠레 국민들도 덩달아 눈물을 흘렸고 트위터 등 전 세계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 언론사 홈페이지는 광원과 구조대원들을 축하하고 응원하는 글로 도배됐다.구조된 광원들은 인근 대도시 코피아포의 병원으로 이송돼 정밀검진을 받고 귀가한 뒤 언론 인터뷰 등 사후 활동을 하게 된다.산호세=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 2010-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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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칠레광원 33인, 지하 700m속 ‘빛나는 동료애’

    “어제 광원들에게 구조 순서를 미리 정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하이메 마날리치 칠레 보건부 장관은 10일(현지 시간) 북부 산호세 광산 근처에서 내외신기자들을 불러놓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칠레 정부는 13일부터 이 광산에 두 달 이상 매몰돼 있는 광원 33명을 차례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디오카메라를 통해 이같이 전했더니) 이들이 뭐라고 했는지 아십니까? 한 사람이 대뜸 ‘장관님, 저는 맨 마지막으로 해주세요’ 하더군요. 그러자 또 한 친구는 ‘아니야. 내가 마지막이 될 거야’라고 했죠. 그리고 또 다른 사람이 나서서 ‘내가 끝까지 남아야 돼’라고 했습니다.” 마날리치 장관은 “저마다 자기 욕구를 누르고 동료들에게 먼저 자유를 맛보게 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이들이 진정한 동료애를 발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지하에 갇힌 칠레 광원 33인의 휴먼스토리는 이어지고 있다. 무려 60여 일간 그리운 가족과 따사로운 햇빛을 보지 못한 가운데서도 이들은 서로 나중에 나가겠다고 양보하고 있다. 외신들은 광원들이 그동안 보여줬던 강한 연대의식은 마지막까지도 상대방을 위한 배려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 사람을 끌어올리는 데 약 90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가장 마지막까지 남는 사람은 이틀을 더 지하에서 보내야 한다. 두 달 이상을 버틴 광원들에게 이틀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동료들이 하나둘씩 떠나는 동안 어두운 대피소에 남아야 하는 심리적 압박과 공포감은 어마어마한 무게로 다가올 수 있다. 칠레 정부는 대강의 원칙만 세워 놨을 뿐 아직 확정된 구조 순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그 위험도를 감안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나중에 구조되는 광원들은 체력적,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으로 정하고 중간에 허약한 집단을 배치할 계획이다. 성공적인 구조의 가장 큰 관건인 광원들의 건강 상태는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날리치 장관은 “지금까지 이들의 몸 상태를 파악해 본 결과 사고 발생 직전의 건강한 모습 그대로라 보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구조대 측은 광원들이 빠르게 지상으로 구조되는 과정에서 갑작스러운 혈압 이상이나 혈액응고 현상을 보일 수 있다면서 이들이 아스피린을 복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 지나친 긴장으로 인한 공황 발작을 막기 위해 심리학자의 조언에 따라 이들의 일정을 일부러 빠듯하게 관리하고 있다. 각종 탈출 준비, 지상과의 교신 등으로 광원들에게 두려움에 빠지거나 나쁜 상상을 할 시간 자체를 주지 않겠다는 뜻이다.산티아고(칠레)=신치영 특파원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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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조 드라마 해피엔딩’ 세계가 칠레 응원

    칠레 산호세 광산에 갇혀 있는 광원들의 구조가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지구촌의 이목은 수도 산티아고에서 버스로 12시간이나 떨어진 작은 마을에 쏠리고 있다. 광원의 가족과 칠레 국민은 물론 이곳에 캠프를 차린 취재진도 두 달간의 사투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기를 바라고 있다. ○ 기대와 불안 교차가족들이 광산 주변에 차려놓은 ‘희망의 캠프’는 무사 귀환의 기대감이 넘치는 분위기다. 뉴욕타임스는 “여기저기 나부끼는 칠레 국기와 가족들의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 이들이 널어놓은 빨래가 캠프를 뒤덮고 있다”며 “아내와 애인들은 그토록 기다리던 남편과 남자친구를 맞이하기 위해 머리 모양과 손톱을 손질하는 모습도 보인다”고 전했다. 이곳에는 현재 1500여 명의 보도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아버지의 구출을 기다리고 있는 카롤리나 로보스 씨는 “적어도 5분에 한 번씩은 기자들에게 둘러싸이고 있다”며 세계의 관심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칠레 국민들은 올 2월 500여 명의 사망자를 냈던 대지진 당시보다도 이번 사건이 훨씬 더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구조 시점이 임박하면서 긴장감도 없지 않다. 일부 가족은 구조 시점을 무리하게 당기기보다는 광원들의 안전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매몰된 한 광원의 어머니 넬리 부게노 씨는 “애초에 사고가 발생한 이유도 안전이 미흡했기 때문”이라며 “안전하게 나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갱도 붕괴 방지용 튜브 투입광원들을 안전하게 지상으로 이끌기 위한 노력은 마지막까지 이어지고 있다.지상에선 탈출용 갱도의 보강작업을 마무리했다. 구조대는 11일 구조 도중 갱도가 붕괴하거나 막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별도 제작한 금속 튜브를 밀어 넣는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일부 가족은 이 튜브를 갱도 끝까지 주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그럴 경우 구조가 일주일은 더 늦어진다는 분석에 따라 지하 100m 깊이까지만 설치했다. 튜브 공사가 끝남에 따라 곧 탈출 캡슐을 끌어올릴 도르래가 설치되고 시운전을 거쳐 13일부터 본격 구조가 시작된다. 광원들은 구조 6∼12시간 전부터는 고칼로리 액체만 섭취하는 특별 식이요법에 돌입한다. 미항공우주국(NASA)이 제공한 이 음료는 탈출 캡슐이 지상까지 10∼12차례 회전, 상승하면서 광원들이 겪을 수 있는 구토나 메스꺼움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밤에 구조되는 광원은 바깥의 추위에 대비한 스웨터를, 낮에 구조되는 광원은 햇빛 차단용 선글라스를 각각 착용한 뒤 캡슐에 오를 예정이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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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침내 뚫었다… ‘구원의 날’ D-2

    마침내 길이 열렸다. 이제 한 명씩 끌어올리는 일만 남았다. 칠레 북부 산호세 광산의 현지 구조대는 9일 구조용 갱도를 광원들이 대피한 임시피난처와 연결된 갱도 지하 622m 지점까지 뚫었다고 밝혔다. 8월 5일 이 광산에 33명의 광원이 매몰된 지 65일 만이다. 천장의 드릴 소리는 매몰 광원들에게는 구원의 메시지였다. 지하에서 두 달 넘게 생사고락을 같이해온 이들은 서로를 얼싸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지상에서는 광원의 가족과 구조대원들이 샴페인을 터뜨리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들은 저마다 ‘칠레 만세’를 외쳤고 일부는 인근 언덕에 올라가 광원의 국적에 따라 칠레 국기 32개와 볼리비아 국기 1개를 꽂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 광산 주변에는 극적인 구출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1000여 명의 내외신 취재기자가 몰려들고 있다.○ 가장 건강한 광원부터 구조 라우렌세 골보르네 칠레 광업부 장관은 9일 기자회견을 통해 “갱도 보강 등 일부 작업을 거친 뒤 13일부터 광원들을 지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광원 한 명을 올리는 데 90분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15일까지는 33명이 모두 구조돼 가족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지 구조반은 끌어올리는 순서도 정해놓았다. 33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 가장 건강한 광원부터 구조한다. 20분간 지상으로 올라오는 과정에서 부딪칠 수도 있는 만약의 사태에 대처할 담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상에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지하에 들어가 구조작업을 돕는 역할을 맡는다. 다음 차례는 심신이 가장 쇠약한 그룹, 그 다음 나머지 광원들을 차례로 구조할 예정이다. 구조된 광원들은 바로 임시 야전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뒤 가족들과 짧은 상봉의 시간을 가진다. 그런 다음 인근 도시인 코피아포 시의 병원에 헬기로 이송돼 이틀간 집중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하이메 마날리치 칠레 보건부 장관은 “광원들은 현재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한 상태”라며 “다만 습기 찬 지하에서 장기간 머무르다 보니 대부분 피부질환을 앓고 있고 일부는 항생제를 복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몰 광원들은 구조에 대비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추천한 식단에 따라 음식을 섭취하고 있으며 긴장 완화를 위해 아스피린도 복용하고 있다.○ 칠레 안팎 흥분의 도가니 주요 외신과 국제사회는 영화보다 더 극적인 해피엔딩 스토리가 실제 현실이 될 것이란 기대감에 가득 차 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비극이 축복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 순간 칠레의 모든 교회가 축하의 종소리를 울려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AFP통신도 “이 사건은 그 자체로 리얼리티쇼나 영화 시나리오가 될 만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영국의 BBC, 미국의 HBO 등 주요 방송사도 광원들의 구조에 맞춰 특집 다큐멘터리의 방영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칠레 영화감독 로드리고 오르투사르는 이번 사건을 ‘33인(the 33)’이란 제목의 영화로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아직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골보르네 장관은 “우린 아직 아무도 구조하지 못했다”며 “마지막 한 명이 구출될 때까지 구조활동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0-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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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칠레 광원 빠르면 내주초 구출”

    두 달이 넘도록 칠레 북부의 지하 광산에 갇혀 있는 광원 33인의 구조가 매우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반이 파내려 가고 있는 갱도가 광원들이 있는 지점에 거의 다다르면서 이르면 다음 주초 이들이 지상으로 올라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AFP통신은 6일(현지 시간) 현지 구조반의 소식통을 인용해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져 광원들이 있는 곳에서 불과 100m 떨어진 곳까지 갱도를 파냈다”며 “내주 초면 광원들이 바깥 세상에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들의 구조 시점을 10일 혹은 11일로 예상했다. 8월 말 구조작업이 본격화된 이래 구조반은 매몰 지점에 이르는 길을 전력으로 파고 있다. 이 갱도는 이미 6일 현재 지하 520m까지 굴착이 완료됐다. 갱도가 광원들의 매몰 지점에 도착하면 구조반은 비디오카메라를 내려보내 갱도가 광원들을 끌어올릴 수 있을 정도로 탄탄한지 점검한 뒤 이들을 탈출용 캡슐에 담아 한 명씩 끌어올리게 된다. 다만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총괄하고 있는 안드레 소가레트 씨는 “갱도가 막판에 민감한 부분을 지나고 있어 안전을 위해 작업 속도를 늦추고 있다”며 “아직은 구조시기를 못 박을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매몰 광원들도 두 달여 만에 바깥세상으로 나올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광원들이 비디오 영상화면을 통해 근육의 유연성을 높이는 강습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탈출 캡슐에 타면 약 30분간은 몸을 움직일 수 없어 갑작스러원 경련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구출되는 순간 자신들에게 쏟아질 스포트라이트에 대비해 인터뷰 훈련도 받고 있다. 광원들이 쓸 ‘탈출용 선글라스’도 따로 마련됐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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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진국들, 돈 보따리 더 풀어 부양책 연장

    경기 침체가 장기화함에 따라 선진국들이 시중에 돈을 풀어 경제를 살리는 내용의 추가 부양책을 서둘러 마련하고 있다. 미국은 새로운 국채 매입 방안을 통해 경기 회복을 꾀하고 있고, 유럽은 기존 부양책을 더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장기 침체에 시달리는 일본은 4년 3개월 만에 제로금리로 복귀했다. 선진경제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잇따른 경기부양책에도 좀처럼 경제 회복이 가시화하지 않는 데 따른 것이다. 또 일반적으로 유동성 공급이 자국 통화가치의 약세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최근 벌어지는 국제 통화전쟁의 또 하나의 흐름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일본은행은 5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0.1%에서 0∼0.1%로 인하했다고 밝혔다. 또 35조 엔어치의 장기국채와 회사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유동성을 확대하기로 했다.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일본은행 총재는 “최근 일본 경기의 개선 움직임이 약해지면서 디플레 탈출을 위해선 이례적인 금융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일본은 국채와 상장투자신탁(ETF), 부동산투자신탁(REIT) 등을 매입하기 위한 자산매입기금을 설립하기로 했다. 금리를 떨어뜨리고 직접 유동성을 확대하는 패키지 정책으로 금융완화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은행의 이번 조치는 엔화 가치의 하락을 유도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 시중에 자금공급을 늘리면 엔화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줄어 엔화 강세가 완화될 것이란 뜻이다. 미국도 조만간 국채 매입 등을 핵심으로 하는 새 유동성 공급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4일 로드아일랜드 주의 한 포럼에서 “지금까지 취한 미국의 자산 매입 조치는 효과가 있었다”며 “추가로 자산 매입을 한다면 금융시장 상황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1조7000억 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해 올해 3월 마무리했지만 실업률이 10%에 육박하는 등 여전히 경기 침체의 골이 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FRB가 이르면 11월 경기 회복을 위한 새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로 인한 국채 매입 규모가 1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유럽도 은행과 기업에 대한 각국 정부의 유동성 지원 기한을 당초 올해 말에서 내년 말까지 1년간 더 연장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호아킨 알무니아 유럽연합(EU) 경쟁정책담당 집행위원은 4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우리는 아직 평시 체제로 전환할 때가 아니며 여전히 공적 자본이 필요한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0-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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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또 노벨평화상 후보 홍역

    이번 주 발표되는 노벨 평화상의 유력한 수상 후보자로 중국의 반체제 인사인 류샤오보(劉曉波·55)가 급부상하면서 이를 두고 중국 안팎에서 마찰음이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그의 평화상 수상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가운데, 중국의 진보적인 지식인들은 거꾸로 그에게 평화상을 줘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때도 그해 평화상이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에게 돌아가자 중국 당국은 노벨위원회와 마찰을 빚은 바 있다. AFP통신은 3일 “올해 평화상 수상자로는 다른 유력후보들을 제치고 류샤오보가 가장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며 “한 도박사이트는 그의 수상 가능성을 6 대 1로 점쳤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대표적 반체제 인권운동가인 류샤오보는 공산당의 일당독재에 반대하고 민주화 개혁을 요구하는 내용의 ‘헌장 08’ 작성에 참여했다가 2008년 말 체포돼 ‘국가권력 전복 선동죄’로 징역 11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류샤오보의 평화상 수상 가능성이 거론되자 중국은 일찌감치 이를 막기 위한 외교전에 착수했다. 중국 외교부는 올해 6월 노벨위원회에 “만약 그에게 평화상을 준다면 이는 노르웨이와 중국의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압력을 가했고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류샤오보는 중국 현행법을 위반한 사람으로 그의 행동은 노벨상의 정신과 정반대”라며 공개적으로 그를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맞서는 중국의 학자 작가 법률가 등 120여 명은 지난달 말 올해 평화상을 류샤오보에게 수여할 것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작성해 인터넷에 올렸다. AFP통신은 “지난해 평화상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지휘하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돌아간 뒤 노벨위원회가 엄청난 비난에 직면했다”며 “만약 류샤오보가 평화상을 받는다면 노벨 평화상의 가치를 다시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노벨위원회는 4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5일 물리학상, 6일 화학상, 8일 평화상을 차례로 발표할 예정이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0-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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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와 닮은 별’ 찾았다

    태양계 밖에서 생명체가 존재하기에 적당한 조건을 갖춘 ‘또 다른 지구’가 발견됐다. 미국 샌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UCSC)와 카네기연구소 연구진은 지난달 29일 미국 워싱턴 미국립과학재단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태양과 같은 중심별로부터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아 생명체가 살기에 꼭 알맞은 이른바 ‘골디락스’ 영역에서 처음으로 행성이 발견됐다”고 공개했다. 이 행성은 지구로부터 20광년(약 193조 km) 떨어져 있는 천칭자리의 적색왜성 글리제(Gliese) 581의 주위를 도는 6개 행성 중 하나인 ‘글리제 581g’. 이 행성에는 액체상태의 물이 존재하기에 매우 적합한 위치에 있음이 확인됐다. 물이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있는 최초의 행성이자 지구와 가장 닮은 외부 행성이다. 연구진은 “11년간 하와이 케크 천문대에서 첨단기술과 재래식 우주망원경을 사용해 관찰한 결과 이런 성과를 얻었다”면서 “관찰 대상 행성 수가 적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이처럼 빨리, 가까운 거리에서 발견했다는 것은 이런 행성이 매우 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이 밝힌 글리제 581g의 공전주기는 37일, 질량은 지구의 3∼4배 정도이고 표면은 고체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평균온도는 섭씨 영하 31도∼영하 12도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중심별을 향하는 쪽은 매우 뜨겁고 반대편은 꽁꽁 얼어 있을 것으로 추정돼 이 행성에서 생명체가 살 만한 곳은 ‘명암경계선’으로 불리는 양지와 음지의 중간지대가 될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또 대기를 붙잡아 두기에 충분한 중력도 존재해 사람이 똑바로 서서 걸을 수도 있다. 연구진은 골디락스 행성이 이처럼 빨리, 가까운 거리에서 발견된 것으로 미뤄 우리은하 안에 이런 행성이 수백억 개는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0-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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