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리비아 사태가 보름 넘게 지속되면서 잇단 전투에 지친 반정부군이 국제사회의 무력 개입을 호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정부군은 비록 수도 트리폴리 등 일부 도시를 제외하면 사실상 리비아의 80%가량을 점령한 상태지만 막상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친위대가 지키고 있는 수도로 진격하기에는 힘이 부치는 양상이다. 2일 미국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벵가지에 거점을 둔 반정부군의 핵심 간부들은 트리폴리 공습을 유엔에 정식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들은 외세의 개입을 최소화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영토 내 지상군의 투입보다는 전투기 공습이나 비행금지구역 설정, 무기 원조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정부군의 임시조직인 국가위원회의 압델 하피즈 고가 대변인은 “만약 (미국 등 특정 국가가 아닌) 유엔이 공습을 해준다면 외세의 개입으로 볼 수 없다”며 무력 개입 요청을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반정부군의 이 같은 움직임은 자력으론 카다피 정권을 전복시키는 데 한계가 있음을 체감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정부군은 시위 시작 열흘 만에 벵가지 등 동부 거점 도시들을 빠르게 점령했지만 최근 며칠간 이렇다 할 전과 없이 정부군과의 국지적 교전만 되풀이하고 있다. 민간에서 자원한 시위대와 정부군 이탈 병력만 갖고는 현대식 무기를 등에 업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친위대를 무찌르기에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이집트의 경우 와엘 고님 구글 이사 등 ‘깜짝 영웅’의 등장이 소강상태에 빠졌던 시위대를 자극한 도화선이 됐지만 이미 수천 명의 희생자가 발생해 내전 상태에 빠진 리비아에서는 이런 돌파구도 기대하기 힘든 처지다. CNN은 “현재로선 카다피 정권도, 반정부군도 현 국면을 바꿀 만한 힘을 갖고 있지 않다”며 “리비아는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고 보도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리비아 반정부 시위대 사이에서 외세 개입을 배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카다피 정권의 전복을 외부 간섭 없이 이뤄내겠다는 의지의 표시다. 무스타파 압둘 잘릴 전 리비아 법무장관은 28일 아랍권 언론인 알아라비야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 등 외국과는 (카다피 이후 리비아에 대한) 협상을 하지 않고 있다”며 “어떤 종류의 외세 개입도 우리는 거부한다”고 밝혔다. 시위대가 장악한 리비아 동부도시들을 중심으로 창설된 국가위원회의 압델 하피즈 고흐가 대변인도 “리비아를 해방시키고 카다피 정권의 근위대를 제거하는 것은 국민의 몫”이라고 말했다. 반정부 시위대의 거점인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 시내에는 “외세의 개입을 원치 않는다. 리비아 국민은 스스로 할 수 있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렸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군사 개입이 효과가 빠르고 희생을 덜 치르는 방법이란 점에서 국제사회의 군사적 지원을 지지하는 시위대도 적지 않다. 벵가지의 한 전문직 단체 대변인은 “공습을 몇 번만 해도 카다피의 측근들이 떠나며 정권이 곧 몰락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더 많은 유혈사태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과 결별한 압둘 파타흐 유네스 전 리비아 내무장관(사진)은 카다피 국가원수의 친위대가 계속되는 전투로 지쳐가고 있는 반면 반정부군은 충분한 전투력으로 곧 트리폴리까지 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네스 전 장관은 ‘카다피 정권의 2인자’로 카다피 원수를 40여 년간 보좌해 온 측근 중의 측근으로 반정부 시위대의 세력이 크게 확장한 데에는 지난달 21일 그의 사임이 결정적인 전환점이 됐다. 유네스 전 장관은 1일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카다피는 매우 조심스러운 성격을 갖고 있어 전체 군대를 친위 보안군 위주로 재편했다”며 “이 친위대는 탱크와 장갑차, 미사일 등 온갖 종류의 현대식 무기로 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보안군은 열흘 이상 지속된 전투로 지친 상태”라며 “반면 시위대는 식량과 탄환이 충분하기 때문에 곧 카다피 측이 점령하고 있는 그의 고향 수르트를 거쳐 트리폴리로 탱크를 몰고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카다피는 세계 언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법정에 서거나 심문 당하는 것을 참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카다피는 결국 자살을 하거나 암살당할 것”이라며 “하지만 자살은 이슬람이 죄악시하기 때문에 이보다는 암살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덧붙였다. 이어 유네스 장관은 “카다피 정권에 아직도 남아 있는 측근은 두 부류로 나뉜다”며 “하나는 배신하면 죽음을 당할 것이 무서워 카다피에 붙어 있는 사람이고, 또 하나는 그야말로 그의 파트너로서 국내외에서 함께 범죄를 저지른 자들”이라고 설명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리비아의 시위대 유혈 진압에 미국과 독일 등 세계 주요 선진국들이 일제히 강경 목소리를 내고 있는 반면 중남미 국가를 비롯한 대부분의 중진국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중진국들은 선진국들에 비해 리비아와 경제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눈치 보기’를 하는 것이다. 최근 리비아 혁명에 대해 눈에 띄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한국 정부도 비슷한 처지다. 28일 아랍권 언론 알자지라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인 브라질을 비롯해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의 많은 나라들은 경제적, 이데올로기적 이유로 리비아 사태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 알자지라는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이 사태에 대해 거의 공개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며 “브라질은 지금은 그저 조용한 방관자 역할을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은 건설사들이 리비아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건설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최근 수년 동안 아프리카와의 외교관계에 공을 들여오고 있다. 아르헨티나 역시 안보리에 적극적으로 제재 요구를 하지 않는 등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2008년 리비아를 국빈 방문해 투자와 농업, 교육 등 다방면에서 협력한다는 합의를 맺었다.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2008년 리비아를 방문해 우의를 다진 바 있는 볼리비아도 리비아 사태에 침묵하고 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니카라과의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과 함께 리비아로부터 ‘카다피 국제 인권상’도 받았다. 쿠바와 베네수엘라는 경제적 이해관계보다는 반미(反美) 이데올로기를 공유한다는 차원에서 리비아에 우호적이다.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를 적극적으로 감싸고 있으며,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24일 트위터를 통해 “리비아의 독립은 영원하라”며 카다피 원수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리비아 벵가지 인근에는 차베스 대통령의 이름을 딴 축구장이 있을 정도다. 한국도 권해룡 주제네바 차석대사가 25일 유엔 인권이사회 특별회의에서 리비아 인권상황에 우려를 표명하고, 유엔제재 결의안 이행 방침을 밝힌 게 전부다. 리비아에는 한국 기업 40여 개가 진출해 있고 연간 수출액 14억 달러, 건설사 공사금액도 108억 달러에 이른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리비아 반정부 시위 영향으로 중남미 니카라과에서도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와 돈독한 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사진)에 대한 사이버 시위가 벌어졌다. 28일 미 시사주간 타임 인터넷판에 따르면 1만6000여 명의 니카라과 누리꾼들은 지난달 25일 “우리는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의 재선은 없다”며 대통령 비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페이스북 페이지에 시위 포스터와 함께 “영웅들이여, 독재자를 바꾸기 위해 죽자. 무바라크, 카다피, 오르테가를 모두 타도하자”는 글을 올렸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11월 대통령 선거에 나설 여당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의 후보로 최근 지명됐다. 1985∼1990년 대통령을 지내고 2006년 재선된 그는 올해 말 선거에 다시 당선되면 3선이 된다. 그는 대통령의 연임을 금지한 헌법 개정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요구해 2009년 대법원에서 ‘연임 제한 조항은 강제할 수 없다’는 판결까지 받아냈다. 이에 크게 반발하고 있던 니카라과 야권과 시민들이 이번에 리비아 시위가 터지자 그의 ‘리비아 커넥션’을 거론하며 들고일어난 것. 오르테가 대통령은 그동안 카다피 원수로부터 막대한 재정지원을 받았으며 최근에도 카다피 원수에게 전화를 걸어 “조국을 지키기 위해 위대한 전쟁을 하고 있다”며 격려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주요 각료와 고위 외교관, 군인들이 속속 그에게 등을 돌리고 있지만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에겐 끝까지 곁을 지키며 운명을 함께할 ‘순장(殉葬)조’가 버티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4일 이 같은 ‘측근 중의 측근’으로 2명의 전현직 고위관료와 아들 4명을 꼽았다. 순장조로 지목된 관료는 군 정보기관 책임자였던 압둘라 알세누시와 무사 쿠사 현 외교장관이다. 카다피 원수와 동서지간이기도 한 알세누시는 1989년 170명의 사망자를 낸 프랑스 여객기 폭탄 테러를 배후조종한 혐의로 프랑스 정부로부터 결석기소된 바 있다. 쿠사 외교장관은 서방과의 리비아 핵무기 협상을 주도한 인물로 미국과의 관계 복원에 역할을 했지만 2003년 사우디아라비아 압둘라 왕세자의 암살 시도에 개입한 전력이 있다. 따라서 이들은 카다피 원수가 권좌에서 물러날 경우 프랑스와 사우디로 압송돼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카다피 원수의 7남 1녀 중에서는 평소 그에게 후계를 인정받으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아들 4명이 최후까지 버틸 것으로 지목됐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들 4명의 아들은 이제 아버지에게 반란을 일으키기에도 타이밍이 늦었다”고 분석했다. 이 중 차남인 사이프 알이슬람은 최근 TV에 잇따라 출연하며 반정부 시위대와의 전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이프 알이슬람은 본래 친(親)서방, 개혁파 인사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에 사태의 전면에 나서면서 이 같은 이미지가 상당 부분 훼손됐다. 사이프 알이슬람의 이 같은 태도 돌변은 시위대에 의해 정권이 전복될 경우 자신을 포함한 카다피 일가가 처형 등 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4남인 무타심도 사이프 알이슬람과 함께 카다피 원수의 가장 강력한 ‘이너서클’로 꼽힌다. 국가안보보좌관을 맡고 있는 무타심은 이번 시위대의 무력 진압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축구선수 출신으로 현재 리비아축구협회장인 3남 사디, 러시아에서 특수군사훈련을 받은 막내아들 카미스도 아버지에 대한 충성심이 깊다. 영국계 컨설팅 회사인 크로스보더 인터내셔널의 리비아 전문가 존 해밀턴은 “이들에게는 카다피와 운명을 함께하는 것 이외에 달리 돌아설 곳이 없다”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운명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리비아 민주화 시위는 이미 극심한 유혈사태가 빚어졌기 때문에 평화적 점진적 권력이양의 가능성은 물 건너간 상태다. 내전 장기화 또는 어느 한쪽이 완전히 무너지는 극단적 결말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 유혈진압 후 내전 상태에서 연명(延命) 압도적 군사력으로 반정부 시위대를 격퇴하고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정권을 이어가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하지만 이미 군과 권력 기반이 상당 부분 이탈한 상태여서 리비아 전체에 대한 통치권 회복 가능성은 거의 없다. AP통신은 “카다피가 끝까지 싸운다면 지역과 부족으로 쪼개져 통치 불능의 상황이 올 것”이라며 “동부지역이 분리 독립하는 상황도 가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렇게 권좌를 유지한다 해도 동족을 학살한 부담으로 외교는 물론 내치에서도 고립돼 정권의 수명은 모래시계 처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자살 무스타파 압델 잘릴 리비아 전 법무장관은 24일 스웨덴 신문 ‘엑스프레센’과의 인터뷰에서 “카다피의 인생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며 “그는 순순히 물러나기보다는 아돌프 히틀러의 길을 따라 자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극단적 예상이긴 하지만 TV 연설 때 분에 못 이겨 책상을 수차례 내리치고 시위대에 대한 무자비한 진압을 강행하는 등 그의 저돌적 성격을 감안하면 배제할 수 없는 시나리오다. ○ 암살 또는 처형 시위대에 트리폴리가 함락될 경우 시위대에 체포돼 처형당할 수 있다. 1989년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의 전철을 밟는 것이다.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슬라비아 대통령처럼 국제 법정에서 전범 혐의로 기소돼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정권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측근이나 이슬람 과격세력, 정적 등에게 암살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 망명 미국 ABC방송은 24일 영국의 한 리비아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금괴와 현찰로 가득 채운 개인 전용기 편을 통해 그가 짐바브웨로의 망명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30년 이상 짐바브웨를 철권통치 중인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에게 의지해 편안한 여생을 보내려 한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망명 준비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자존심을 완전히 구기는 것이어서 지는 것을 싫어하는 그의 성격을 감안할 때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많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곽래영 전 삼흥산업 대표 부인상·보익 전 대구방송 이사 중철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교수 동훈 쓰리엠 미국본사 부사장 모친상·정렬 외교통상부 주일대사관 2등서기관 석렬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창렬 조선일보 사회정책부 기자 조모상·남봉우 남외과 원장 장모상=19일 대구 영남대병원, 발인 23일 오전 8시 053-620-4243}

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세손(29)과 동갑내기 약혼녀인 케이트 미들턴 씨가 전 세계 1900여 명의 지인에게 엘리자베스 여왕의 직인이 찍힌 청첩장을 보냈다고 20일 BBC 등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윌리엄 왕세손과 미들턴 씨는 4월 2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영국 왕실은 청첩장을 받은 인사 중에는 영국과 영연방 국가 왕실 및 정부 고위 인사가 많이 포함됐지만 신랑신부의 친구 등 친분이 있는 ‘보통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 예비부부가 다니던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대의 친구들과 윌리엄 왕세손이 후원하는 자선단체 인사, 그와 함께 복무했던 공군 수색구조대 동료들도 초청 명단에 포함됐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나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내외 등 해외 유명 정치인 상당수는 초청 대상이 아니다. 청첩장을 받은 1900여 명 중 600명은 여왕이 주관하는 오찬 피로연에도 초청받았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미국 CBS방송의 여기자가 이집트 사태 취재 중 군중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CBS가 16일 밝혔다. CBS는 “본사의 라라 로건 기자(39)가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하야 발표 직후인 11일 저녁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을 취재하던 중 시위 군중에게 둘러싸였다”며 “주위에 있던 200여 명의 군중은 광란에 빠졌고 로건 기자는 동료들과 떨어진 후 야만적이고 지속적인 성적 폭력(sexual assault)과 구타를 당했다”고 전했다. CBS는 로건 기자가 당한 성폭력의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로건 기자는 이집트 군인 등에게 구출되었고 다음 날 미국으로 귀국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미 언론들은 로건 기자가 폭행 사실을 공개한 것은 용감한 결정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미국 언론은 성폭력 피해자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로건 기자는 이달 초 이집트 사태를 취재하던 중 스파이로 몰려 하루 동안 구금됐다가 출국 명령을 받고 미국으로 갔으나 “취재 현장을 지키고 싶다”며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사임 직전 다시 이집트를 찾았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미국 CBS방송의 여기자가 이집트 사태 취재 중 군중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CBS가 16일 밝혔다. CBS는 "본사의 라라 로건 기자(39)가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하야 발표 직후인 11일 저녁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을 취재하던 중 시위 군중들에 둘러싸였다"며 "주위에 있던 200여 명의 군중은 광란에 빠졌고 로건 기자는 동료들과 떨어진 후 야만적이고 지속적인 성적 폭력(sexual assault)과 구타를 당했다"고 전했다. CBS는 로건 기자가 당한 성폭력의 구체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로건 기자는 이집트 군인 등에 의해 구출돼 다음날 미국으로 귀국해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미 언론들은 로건 기자가 폭행 사실을 공개한 것은 용감한 결정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미국 언론은 성폭력 피해자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로건 기자는 이달 초 이집트 사태를 취재하던 중 스파이로 몰려 하루 동안 구금됐다가 출국 명령을 받고 미국으로 갔으나 "취재 현장을 지키고 싶다"며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사임 직전 다시 이집트를 찾았다.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시리아 법원이 10대 여고생에게 간첩죄를 적용해 중형을 선고하자 서방 국가 및 인권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시리아 고등안보법원은 14일 2009년 12월부터 구금돼 있던 탈 알말로히 양(19)에게 “외국과 접촉해 국가기밀을 유출했다”며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 알말로히 양은 자신의 블로그에 ‘시리아 장래를 형성하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을 더 지지해 주기 바란다’는 등의 글을 썼고 당국은 그의 컴퓨터와 책을 압수했다. 이에 대해 시리아 언론은 “당국은 알말로히 양이 이집트 주재 미국대사관을 위해 첩보활동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번 혐의 적용은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이집트 최대 야권조직인 무슬림형제단이 정당을 결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무슬림형제단은 15일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수년 전부터 정당을 설립하려 했지만 정당법의 규제에 막혀 좌절됐었다”며 “정당 설립의 자유에 대한 대중의 요구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정치정당을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무슬림형제단은 반정부 시위 이후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이슬람 세력의 집권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자 “차기 선거에서 대통령 후보를 내지도 않고 의회 다수의석을 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한 발 물러선 바 있다. 비록 구체적인 시기를 못 박지는 않았지만 정당 결성 의사를 밝힘에 따라 향후 이집트와 중동 정세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대선까지 국정운영 전권을 쥐고 있는 이집트 최고군사위원회는 이날 퇴직 법관인 타리끄 알비슈리를 수장으로 하는 개헌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 중 한 명인 소브히 살레흐 변호사는 “국민의 열망을 반영하고 (정치활동을 위한) 모든 규제와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해 헌법 개정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 최고위는 앞서 13일 야권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개헌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두 달 안에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과거 청산을 위한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미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정부에서 일했던 고위 관료 등 측근 일부의 재산을 동결해달라고 요청했다.이집트 당국은 민생경제를 정상화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아흐메드 알리 아불게이트 외교장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최근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겪은 이집트의 경제를 위해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공부문을 포함한 대부분의 산업에서 파업과 시위가 확산되고 있어 정국 안정을 찾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11일 사임한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과 그의 정부에 몸담았던 주요 인사들에 대한 이집트 사법 당국의 수사가 본격화됐다. 이런 가운데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건강 악화설과 해외 망명설이 잇따르고 있다. 이집트 현지 언론들은 홍해 연안의 휴양지 샤름 엘셰이크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급격한 건강 악화로 최근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14일 보도했다. 또 일부 언론은 “그가 지난주 대국민 연설을 녹화하면서도 두 번이나 정신을 잃고 쓰러졌으며 사임 발표 이후에는 우울증에 걸려 약 복용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1년 전 담낭 제거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독일로 병 치료를 위해 이미 떠났다는 보도도 잇따랐다. 이와 관련해 사메흐 슈크리 미국 주재 이집트 대사는 이날 미 NBC 방송에 출연해 “그의 건강이 좋지 않다”고 확인했다. 독일 총리실은 그의 입국설을 공식 부인했다. 그러나 무바라크 전 대통령 측이 중병설을 일부러 퍼뜨려 ‘신병처리를 명분으로 한 출국’, 즉 사실상의 망명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비록 82세의 고령이지만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멀쩡히 국정을 수행하던 그에게 갑자기 혼수상태설이 나도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30년 집권기간의 부패와 폭정으로 국내에 머물 경우 사법 처리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실제로 이미 스위스 정부가 그의 재산 동결을 선언한 데 이어 유럽연합(EU)과 영국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두바이의 알아라비야 TV 등 아랍권 언론들도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무바라크 전 대통령에게 오만 접경지역인 알아인을 망명지로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무바라크 전 대통령에게서 권력을 넘겨받은 이집트 군부는 야권과의 대화를 늘려가면서 대선 전까지 과도정부의 국정 운영계획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민주화 시위의 영웅으로 떠오른 와엘 고님 구글 이사는 군부 관계자들과 만나 이집트의 민주화 개혁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14일 밝혔다. 고님 이사는 “군부는 이집트의 군사정권을 추구하지 않으며 민간 정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확인했다”며 “군부는 또 개헌 위원회가 앞으로 열흘 내에 헌법 개정안을 마무리하고 이에 대한 국민투표를 두 달 내에 치르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경찰에 이어 은행, 운송 부문 등 공공·기간산업 근로자들이 잇따라 파업과 집단행동에 들어가 사회불안은 여전한 상태다.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은행 직원들이 파업에 들어가자 이집트 중앙은행은 전국의 은행에 14일 하루 동안 휴무할 것을 지시했다. 또 군부가 사회 안정을 위해 노조의 파업을 조만간 금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한편 이집트 검찰은 무바라크 정권에서 내무장관을 지낸 하비브 알아들리를 상대로 돈세탁 혐의를 조사하기로 했다. 그는 이번 사태에서 시위대에 대한 유혈 진압을 지시한 인물이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10일 국민들의 사임 요구를 단호히 거부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마침내 사퇴했다. 갈수록 격화되는 시위와 군부 및 국제사회의 압력에 결국 굴복한 것이다. 그가 사퇴직전 휴양도시로 갔다는 소식이 전해졌을때는 경호가 용이한 곳으로 피신하는 동시에 대통령직은 유지하면서도 현실 정치에선 손을 뗄 것임을 대내외에 천명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그는 시위대에 의한 강제체포 등의 위험이 적은 휴양지에서 사퇴를 발표함으로써 신변안전을 도모하려한 것으로 추정된다. 휴양지까지 그를 따라간 사미 에난 육군참모총장이 막판에 그를 설득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식물 대통령’ 자리 포기사실 그의 희망은 9월 대선까지 명목상 대통령으로만 남고 실질적인 권력을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에게 모두 이양하는 것이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10일 의회 및 내각 해산, 헌법 수정 등 정치개혁을 위해 필요한 권한을 제외하고, 군 통수권을 포함한 대통령으로서의 권력 대부분을 부통령에게 넘기기로 했다.하지만 이런 정도의 유화책으로는 시위대의 분노를 진정시키기 어려웠다. 술레이만 부통령은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최측근으로 분류돼 이미 국민의 신임을 잃었다.결국 그는 상대적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는 군부에 실권을 이양하는 것으로 결론을 지었다. 실제 이날 “무바라크 대통령이 사임 성명 발표 전부터 “군에 모든 실권을 내준다”는 합의가 양자 간에 이뤄졌다는 설이 나돌았다.○ 사실상 군부 과도기 통치 시대 앞으로 9월 대선까지 이어질 군부의 사실상 이집트 통치의 관건은 시위대의 반응에 달려있다. 이집트 국민들은 1950년대부터 이어진 군사정부에 대해 심한 염증을 느끼고 있어 무바라크 사임의 감격이 사그라들 경우 시위의 공세가 군부를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이날 군부 쿠데타 가능성이 급속히 퍼지자 카이로에 모인 시위대는 “우리는 군사정권이 아닌 민간정권을 원한다”는 구호를 외쳤다.물론 이집트 군은 대부분 징병으로 구성돼 있고 오랜 기간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아왔으며 이번 반정부 시위 사태에서도 시위대에 우호적인 태도를 견지해왔다. 하지만 완전한 민주주의 성취와 인권, 언론자유 쟁취 등을 꿈꾸는 시위대 핵심 청년세력들이 군부 통치의 연장을 순순히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시위대는 특히 30년간 독재를 하면서 폭정과 부패를 저지른 무바라크 대통령을 법의 심판대에 올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국제인권단체들에 따르면 그는 재임 중 수천 명의 국민을 혐의 없이 구금하거나 고문해 왔고 부정축재로 쌓아올린 일가의 재산도 7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군부가 무바라크 대통령의 하야를 설득하면서 신변 안전을 약속했을 가능성이 커 이 대목에서도 시위대와 군부간의 갈등이 예상된다.▼ 무바라크가 간 곳은 ▼겨울관저 있는 샤름 엘셰이크… 경호 쉬워 자주 이용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피신한 것으로 알려진 샤름 엘셰이크는 그의 겨울 관저가 있는 곳이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도피·망명설은 이집트 사태가 처음 발발한 지난달 말부터 여러 차례 나왔지만 집권당 대변인이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시나이 반도 남단에 있는 샤름 엘셰이크는 카이로에서 차로 7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이집트의 대표적인 휴양도시로 유럽 등지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세계 정상들을 초청하는 국제회의도 자주 열려 경호나 안전에서도 세계 최상급 장소로 꼽힌다. 이 때문에 중동 지역 등과 관련한 각종 평화회의가 이곳에서 자주 열려 ‘평화의 도시’라는 별칭을 갖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2005년 7월에는 이곳에서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폭발테러 사건이 일어나 88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그럼에도 그가 첫 번째 도피 장소로 이곳을 택한 것은 그래도 여전히 이집트 내에서는 가장 안전한 지역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무바라크 대통령이 카이로를 떠났다는 보도는 10일부터 아랍권 언론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해 다음 날 서방언론 전체로 확대됐다. 10일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집트를 떠났으며 이날 국영TV로 방송된 대국민 연설도 사전녹화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아랍권 TV채널인 알아라비야는 다음 날인 11일 “무바라크 대통령이 가족들과 함께 카이로 외곽에 있는 공군기지를 출발해 샤름 엘셰이크로 갔으며 이들이 도착한 것도 확인했다”고 전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3주째로 접어든 이집트 사태가 다시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백척간두의 지경으로 내몰렸던 호스니 무바라크 정부는 초강경 대응을 하겠다고 거듭 경고하고 있다. ○ 시위대 오늘 100만인 집회 시위 17일째인 10일 카이로 시내의 버스운전사를 포함해 섬유 의료 업종 등의 노동자 수만 명이 파업에 들어갔다. 또 이집트 북부에 있는 종업원 2만4000명의 직물공장에서 시위대에 동조하는 파업이 발생했고, 카이로 대형병원의 노동자 3000여 명이 병원을 빠져나와 시위대가 있는 타흐리르 광장 인근 국회 앞으로 행진하는 등 파업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의사와 변호사 등 고수익 전문직 종사자도 집단적으로 시위에 참가했다. 타흐리르 광장에서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반정부 집회를 이어갔다. 이집트 기업과 관공서들이 주초부터 업무를 재개하면서 번지기 시작한 노동자들의 파업과 시위는 전기 섬유 철강 음료회사, 심지어 박물관까지 번지고 있다. 농민과 도시 빈민 쪽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이집트 중부 아시우트 지역에서는 9일 대부분이 농민인 8000명의 주민이 카이로로 향하는 도로에서 야자나무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불을 지르며 시위를 벌였다. 지중해 연안 수에즈 운하 인근 도시 포트사이드에서는 수백 명의 도시 빈민이 지방정부청사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시위대는 1일에 이어 두 번째 ‘100만인 집회’를 11일 개최하기로 해 이번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 정부 초강경 대응 아흐메드 아불 가이트 이집트 외교장관은 10일 “‘모험가’들이 개혁 과정을 장악한다면 군대가 헌법과 국가안보를 수호할 수밖에 없다”며 “만약 그럴 경우 매우 위중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군대를 동원한 강경진압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다. 오랫동안 국민의 신뢰를 받아온 군부가 발포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회의론이 많지만 상부의 명령이 떨어질 경우 곳곳에서 큰 유혈충돌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동안 폭력 사용을 자제해온 군이 사실은 비밀리에 시위대 일부를 감금하고 고문해 왔다’는 보도(영국 일간 가디언)도 나오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개혁성 유화 조치도 내놨다. 검찰은 이날 전 상무장관을 비롯한 전임 장관 3명과 전 집권당 소속 재벌총수 한 명에 대해 부패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이집트 당국은 미국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내정간섭을 한다”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가이트 장관은 9일 “미국이 아랍권에 자신의 의도를 강요하고 있다”며 “언제나 최고의 관계를 유지해온 위대한 나라 이집트에 미국은 ‘지금, 당장, 즉시’라는 말을 사용하며 주문을 한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은 “내정간섭 의도가 없다”면서도 이집트 정부에 대한 강한 압박을 이어갔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이집트 정부가 야권과 대화에 나섰지만 지금까지 제시된 개혁방안들은 국민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부족함이 많다”며 “이집트의 ‘질서 있는 전환’이 지체 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대변인도 “미국이 이집트 정부를 비판하거나 긴급조치법을 폐지하라고 조언하는 것을 (미국은) 간섭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미국은 2002년 대선에서 한미관계의 재정립을 주창한 노무현 후보가 당선되자 이를 한미 간 안보 분담에서 미국의 이익을 반영할 재조정 기회로 삼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도널드 럼즈펠드 전 미 국방장관(사진)이 8일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린 당시 국방부 공식문서에서 드러났다. 노무현 후보 당선 직후인 2002년 12월 23일 당시 럼즈펠드 장관은 더글러스 페이스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에게 보낸 문서에서 “한국의 대통령 당선자는 한미 관계를 리뷰하길 원한다고 언급해왔다”면서 “이를 반대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좋은 아이디어로 받아들이고 동의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먼저 (한미 관계 재정립을) 제안했다면 한반도의 불안을 야기한다고 비난받았을 테지만, 이것은 그가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럼즈펠드 장관의 태도는 뒷날 노무현 정부가 주창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미 국방부가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으로 환영할 것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또 럼즈펠드 전 장관은 이 문서에서 “미군은 한국에 1950년부터 주둔해 있었다”며 “이제 양국 관계를 재조정해서 한국인들에게 (국방에 관한) 부담을 넘겨야 한다”고 썼다. 그는 “우리는 한국인들의 눈에 거슬리고(irritating) 있다”며 “미국은 한국에 파견된 군대 규모도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목은 한국에 대한 국방비 지출과 한국 내의 반미(反美) 감정을 안 그래도 부담스러워하고 있었던 차에, 한국에서 먼저 이 문제를 검토하자는 분위기가 일자 미 행정부가 이를 반겼음을 보여준다. 한편 럼즈펠드 전 장관은 8일 발간된 회고록 ‘알려진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Known and Unknown)’에서 “중국이 외교적으로 북한의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하기를 바랐지만 중국은 오히려 미국을 견제하는 데 더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간여하는 6자회담이 성공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크리스토퍼 힐 북한 특사는 북한 문제를 국무부 고유의 몫으로 생각했고 국방부 견해에는 전혀 무게를 두지 않았다”며 “라이스와 힐은 북한과 협상을 해서 대량살상무기(WMD)를 종식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았다. 이 지역 문제에 정통한 중앙정보국(CIA) 출신의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아태담당 부차관보는 북한 문제를 토론하는 자리에 끼지도 못했다. 라이스와 힐, 두 사람이 주도하는 북한 문제 접근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고 비판했다.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오마르 술레이만 이집트 부통령이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이후 이집트 권력 구도가 더욱 짙은 안갯속에 빠져들고 있다. 비록 ‘대권 후보’로 술레이만 부통령을 직접 거명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집트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미국이 ‘이집트 권력전환’을 이끌 사람으로 지목했었다는 점에서 술레이만 부통령은 순식간에 차기 지도자로 부상하던 시점이었다.이제 세계의 관심은 술레이만 부통령이 레이스에서 빠질 경우 여권에서 누가 무바라크 대통령의 뒤를 이어 대권에 도전할지에 쏠려 있다. 한편 야권에서는 뚜렷한 선두주자가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정부와의 협상이 진행되면서 분열의 양상도 커지고 있다.○ 정권 향배의 열쇠는 여전히 군부뉴욕타임스는 5일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군부의 지지를 받는 권력 이양을 수용하고 있다”며 “9월 선거 이후 누가 새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군부가 통치의 열쇠를 쥐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록 이집트 국민이 무바라크 정권의 장기집권에 진절머리를 내고 있지만 군부는 미국의 지지를 받는다는 점에서 다시 대권을 이어 받을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는 것이다. 이집트군은 매년 미국에서 13억 달러의 원조를 받고 있어 군부가 정권을 이어가는 한 이집트는 외교상 친미 기조를 유지할 소지가 많다. 군부 인사 중 대권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인물은 무함마드 탄타위 국방장관이다. 중동전과 걸프전 등에 참전한 ‘전쟁영웅’으로 청렴한 이미지까지 갖춰 국민의 신망이 두텁다. 또 사미 에난 육군 참모총장도 미국과 두터운 신뢰관계를 갖고 있어 물망에 오른다. 이들 두 명의 군부 핵심인사는 이집트 사태 발발 이후에도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 마이클 멀린 합참의장 등과 수차례 통화하면서 미국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술레이만 부통령도 비록 대권에 뜻이 없음을 공식화했지만 그의 출마를 가로막는 헌법 조항이 야권과의 협상에 따라 얼마든지 개정될 소지가 있어 대권 도전의 길이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다.○ 주목되는 야권의 분열이번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야권은 구심점 없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세력이 분열되고 있다. 특히 6일 정부와의 개헌 논의 협상이 본격화하면서 협상에 참가한 측과 협상 참여 자체를 반대하는 세력 간의 갈등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현재 야권에서는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외에도 외교장관을 지냈던 암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아흐메드 즈웨일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교수가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시위에 참가한 5개 청년단체 연합의 칼레드 압둘하미드 대표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협상에 참가한 자들 중 누구도 우리를 대표하지 않는다”며 “무바라크의 퇴진 요구가 수용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도 “정부와의 협상에 초대받지 못했다”며 “협상 과정이 불투명하다”고 비난했다. 또 정부와의 협상에 참가했던 무슬림형제단 역시 “우리의 핵심 요구는 무바라크의 즉각 퇴진”이라고 밝히는 등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이에 따라 정부가 무바라크 대통령의 출마 포기→내각 동반 사퇴→집권당 간부 퇴진 등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양보를 통해 야권 내부의 분열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야권이 차기 대선 막판까지 분열할 경우 한국에서 1987년 6·29선언을 통해 노태우 대통령이 집권한 것처럼 여권이 어부지리로 정권을 다시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9월로 예정된 이집트의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대신해 여권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높았던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75)이 6일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군 출신으로 정보국장을 지낸 술레이만 부통령은 미국 등 서방세계가 이집트의 점진적 민주화 과정을 이끌 지도자로 지목해 왔다. 술레이만 부통령은 이날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의향을 묻는 질문에 “나는 어느 정당에도 소속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이집트의 헌법 규정에 따라 차기 대선에 나설 수 없다”고 말했다. 이집트 헌법은 대선 출마를 위해선 주요 정당의 간부직을 최소 1년 이상 유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ABC 기자가 거듭 “만약 (헌법이 개정돼 출마가) 가능하다면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술레이만 부통령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편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날 총선 부정의혹 재조사 및 공무원 봉급 15% 인상을 지시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이집트 민주화시위가 5일로 12일째 계속되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한목소리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또한 오마르 술레이만 신임 이집트 부통령과 군부 지도자 등 내부에서도 대통령 퇴진이 논의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4일 이집트와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휴양지 샤름 엘 셰이크로 가거나 요양을 위해 독일로 떠나는 방식으로 명예롭게 퇴진하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4일 “우리는 지금의 혼란스러운 상황이 기회의 순간으로 전환되길 바란다”며 “이집트의 권력 이양 작업이 지금 바로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권력 이양 과정을 지금 시작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3일 “권력 이양이 필요하다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무바라크 대통령의 하야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올 9월로 예정된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즉각적인 퇴임은 단호히 거부하고 있다. 이집트 현지에서는 2, 3일 이틀간 카이로 도심 타흐리르 광장에 친(親)무바라크 시위대 수천 명이 난입하면서 양측 간 유혈 충돌이 빚어졌고 4일에도 전역에서 수십만 명이 참가한 대형 반정부 시위가 동시다발로 벌어졌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