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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인사권 남용 지적과 관련해 19일부터 감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4월부터는 서울을 포함한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의 인사, 조직 비리에 대해서도 감사에 들어간다. 교육과학기술부도 9월 종합감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양건 감사원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1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초적인 검토를 해보니 감사 필요성이 있다. 일부 위법 소지가 있는 부분이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곽 교육감이 파견교사의 근무기간을 연장하고 인원을 확대하며 △비서 등 교원 3명을 공립고에 특별 채용한 것이 인사권 남용이라며 6일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서울시교육청 일반직공무원노동조합도 14일 곽 교육감이 5급 상당의 비서 2명을 추가로 채용한 것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이점희 노조위원장은 “전체 직원 3000여 명 가운데 876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청구 요건을 갖췄는지 심사한 뒤 한국교총 감사 건과 함께 처리할 방침이다. 감사원은 곽 교육감이 교사 15명을 시교육청에 파견한 것은 ‘행정지원 업무에 교사를 파견하지 말라’는 2010년 교과부 지침을 어겼다고 보고 있다. 또 교원 3명을 특채하면서 공고를 내지 않은 것은 절차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감사원은 4월부터 일부 교육청과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회계 부정과 인사·조직 비리 등 지방 교육행정 전반을 감사할 예정이다. 교과부도 9월 서울시교육청의 조직, 인사 등 전반을 감사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대한 감사는 곽 교육감 취임 이후 처음이다. 한편 시교육청은 특채 교원 3명에 대한 교과부의 임용 취소 처분이 부당하다며 이날 대법원에 제소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최근 1년간 학교폭력을 당한 학생이 10명 중 1명 정도(12.3%·17만1637명)로 나타났다. 학교 안에 일진 등 폭력서클이 있다고 답한 학생은 23.6%(32만9589명)였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14일 발표한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 중간결과 내용이다. 정부가 시행한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는 1월 말에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에게 설문지를 보내 학생이 각자 우편으로 부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558만 명 중 25%인 139만 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학교폭력을 유형별로 보면 협박이나 욕설(37.9%) 인터넷, e메일, 휴대전화로 하는 욕설과 비방(13.3%) 집단 따돌림(13.3%)이 많았다. 발생 장소는 교실(25%) 화장실과 복도(9.6%) 온라인 또는 휴대전화(7.7%) 순이었다. 설문 참여자 중에서 “학교 내 폭력서클이 있거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3.6%였다. 특히 중학생의 응답률(33.3%)이 초등학생(23.7%)이나 고등학생(11.6%)보다 높았다. 일진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 수가 100명이 넘는 학교는 643곳으로 집계됐다. 조사 결과 경찰이 즉시 개입해야 할 사례는 3138건으로 파악돼 경찰이 내사 또는 수사를 하는 중이다. 교과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4월에 학교별 조사결과와 대응방안을 교장들에게 전달할 방침이다.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학교폭력과 문제학생에 대한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교사가 학생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믿어주고 기다리기. 서울 은평구 신도고와 도봉구 원묵고는 이런 평범한 원칙으로 학교 분위기를 바꿨다.○ 친근하게 이름 불러주고 대화 “쌤, 쉬 마려운데요?” “수업 얼마 안 남았으니까 조금만 참아.” “에이씨…저 싸요? 지퍼 내립니다.” 신도고에서 1년 전만 해도 흔히 볼 수 있던 모습이다. 지난해 개교했을 때는 “지역 내 문제학생이 모두 왔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신입생 330명 중 26%가 내신 하위 90%에 속했다. ‘불광동 휘발유’로 불리는 중학생들이 신설 학교에서 세력을 잡으려 한다는 얘기도 들렸다. 예상대로 조용할 날이 없었다. 여교사한테 욕을 하거나 대드는 것은 기본. 교내에서 담배를 피우고 침을 뱉고 쓰레기를 날리는 학생도 많았다. 다른 학교에서 학생부장만 10년 정도 했던 강종엽 교사도 혀를 내둘렀다. 이런 애들은 처음이라고, 너무 힘들다고. 김정일 교장(56)은 다그치지 않았다. 믿어주고 대화하면 스스로 바뀐다고 믿었다. 그는 담배를 피우거나 문제를 일으킨 학생들을 저녁에 불렀다. 학교 5층 테라스에서 직접 기른 상추를 내놓고 고기를 구웠다. 식사를 하면서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부르고 얘기를 나눴다. 김 교장은 “문제학생들은 대부분 가정 형편이 어렵고 관심을 받아보지 못했다. 친근하게 다가가니까 무조건 치켜뜨던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존댓말 수업도 도입했다. 처음에는 학생도 교사도 어색해했다. 하지만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교사가 “너 수업 시간에 뭐 하는 거야? 자리에 안 앉아?”라고 소리를 치면 학생들은 “뭔 말이 이렇게 많아. 에이씨…”라고 했다. 교사가 “왜 이러세요. 수업시간에 이러시면 안 되잖아요”라고 하니 더는 불꽃이 튀지 않았다.○ 존중받는다는 생각에 변화 일부 교사는 불만이었다. “교장선생님이 애들을 너무 무질서하게 키운다” “수업을 안 들어가니 모르는 거다. 당해 보라”고 했다. 하지만 김 교장은 “고등학생들은 인지 능력이 있기 때문에 어느 범위를 벗어나면 혼난다는 것을 안다. 믿어주고 기다려주면 된다”고 했다. 1학년 박모 군은 “우리를 존중해 주니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2학년 송모 군은 담배를 피우다 세 번 걸려서 지난해 전학을 갔다가 이번에 돌아왔다. 물론 담배는 끊었다. 그는 “나를 믿어주는 학교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상고 특성화고 일반고에서 9년간 상담교사로 활동한 원묵고 우지향 교사(44·여)도 학생들에 대한 존중과 신뢰를 강조한다. 일진으로 이름을 날리던 A 군이 있었다. 그가 휘두른 주먹에 같은 반 아이가 실신을 하자 퇴학을 당하게 됐다. 우 교사는 징계보다는 상담과 사회봉사가 먼저 필요하다고 학교를 설득했다. A 군은 인간적으로 자신을 대하는 교사에게 머리를 숙였다. 초임 여교사였던 담임과의 관계도 좋아졌다. 담임교사는 자기보다 덩치가 크고 욕과 주먹질을 일삼는 A 군을 피했고, A 군은 담임이 자기를 싫어한다고 생각했다. 우 교사가 중간에서 다리를 놓았다. 솔직하게 속마음을 얘기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었더니 A 군은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따뜻한 심성을 가진 학생으로 변했다. 우 교사는 “교사가 제자에게 진심으로 다가서면 아이들은 반드시 알아차리고 변한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전문성 강화를 이유로 2년 전에 개방형 직위로 바꿨던 공보담당관을 다시 내부에서 고르기 위해 규칙을 바꾸기로 했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앉히려고 인사규정을 편의적으로 고치려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3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 행정기구 설치 조례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이 곧 입법예고된다. 2010년 8월 개방형 직위로 바꾼 공보담당관을 이전처럼 교육감이 내부 인사 중에서도 임명할 수 있게 바꾸는 내용이다.시교육청은 지난주 조신 공보담당관이 계약기간을 8개월 앞두고 사표를 내자 이 규칙을 급하게 바꾸기로 했다. 조 공보담당관은 곽 교육감이 개방형 직위로 바꾸면서 뽑았던 국정홍보처 홍보관리관 출신의 진보성향 인물이다. 조 공보담당관이 물러나자 곽 교육감은 후임으로 내부 인사(지방서기관)를 임명하려 했다. 개방형 직위로 공개 모집하려면 공고와 서류(자기소개서, 직무수행계획서)·면접 심사까지 최소 45일이 걸리기 때문이다.그러나 공보담당관이 개방형 직위로 바뀐 상태라 내부 인사를 임명하더라도 공개 모집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시교육청 내부에서는 “우리 직원을 임명하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느냐” “임명 전까지 (공보담당관의) 업무 공백이 길어진다” 등의 우려가 나왔다. 이에 시교육청은 ‘공보담당관은 개방형 직위로서…’로 시작하던 조항을 ‘공보담당관은 지방서기관으로 보하거나 개방형 직위로서…’라고 바꾸기로 했다.시교육청 관계자는 “내부 인사를 임명할 때도 동일한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을 검토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규칙을 재개정하면 공보담당관을 개방형 직위로 바꾼 취지도 살리면서 교육감이 임명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교육청 일각에서는 교육감이 코드인사를 하는 과정에서 인사규정을 꼼꼼하게 따지지 않고 고친 것이 문제라고 비판한다. 한 관계자는 “진보성향 인사를 앉히려 규칙을 개정하다 보니 내부인사를 발탁할 때의 상황을 생각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감기 몸살로 11일 부인이 근무하는 경기 고양시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이를 위해 곽 교육감은 12, 13일 연차휴가를 냈다. 곽 교육감이 휴가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곽 교육감은 1심에서 벌금형(3000만 원)을 받고 업무에 복귀(1월 20일)한 직후 29일까지 쉬었다. 설 연휴와 주말이 끼어 휴가를 낸 것은 25∼27일이었다. 이때도 곽 교육감은 병원에 입원한 뒤 건강검진을 받으며 몸을 추슬렀다. 또 항소심 첫 공판이 있던 이달 6일에는 반일연가를 냈다. 다음 공판이 진행될 예정인 20일과 26일에도 휴가를 낼 계획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민교협, 민주노총 등 진보성향 시민사회단체가 망라된 ‘교육희망네트워크’와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등으로 구성된 ‘2012 총·대선 승리 교육운동 연석회의’가 최근 구성돼 총선 후보자들에게 교육공약을 제안하고 나섰다. 대부분 현 정부의 정책과는 배치되고 진보교육감들이 추구하는 정책과 비슷해 교육계에 끼칠 영향이 우려된다.이들 단체의 공약에는 초등학생과 중학생 대상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폐지, 자율고로 대표되는 현 정부의 고교다양화정책 폐기가 포함됐다. 또 자립 기반을 갖추지 못한 자율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고, 특목고와 자율고의 신설을 제한하는 내용도 담겼다.사실상 법제화가 무산된 교원평가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되풀이했다. 또 지난해 처음 도입된 교원성과급 제도를 폐지하고 연구수당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했다.이 연석회의를 만든 단체들은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도 이와 유사한 공약으로 진보교육감 6명을 배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이에 대해 학부모단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최미숙 상임대표는 “성취도평가나 교원평가를 없애라는 건 학교가 기본 임무를 다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일부 시민단체의 교육관이 공교육을 파괴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한 교육계 관계자는 “교원의 정치 참여가 합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교육희망네트워크에 전교조 지도부가 다수 포진돼 있고 전교조 참교육실천대회 자료를 기본으로 삼은 점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고3이긴 하지만, 하나뿐인 아버지 건강이 더 중요하잖아요.”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하려고 밥을 굶어가며 체중을 한 달 사이에 20kg 줄인 조훈기 군(18·경북 안동시 풍산고 3학년)의 말이다. 조 군은 아버지 조창철 씨(54)에게 간을 이식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2년 전부터 간경화와 간암을 앓아 계속 약으로 버텼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모는 “고3이니까 천천히, 대학 가서 해도 된다”라고 했다.하지만 1월 아버지의 간경화가 급격히 악화됐다. 조 군이 수술을 마음먹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문제는 몸무게였다. 키 174cm에 몸무게 106kg. 병원에서는 “체중이 너무 많이 나가 간수치가 높아서 수술이 안 될 수 있다”고 했다.설 다음 날인 1월 24일부터 조 군의 눈물겨운 감량 행군이 시작됐다. 야채샐러드만 먹으며 운동을 계속했다. 처음에는 달리기를 하려니 숨이 차서 2, 3시간 정도밖에 못 했다. 이후 걷기로 전략을 바꿔 6시간씩 했다. 학교 기숙사에서는 식이요법이 쉽지 않아 2월부터는 대구의 집에서 본격적으로 운동을 했다. 2주간은 몸무게가 술술 빠졌다. 정체기가 왔을 때에는 마음이 급했다. 조 군은 급기야 식사는 하지 않고 물만 먹으며 운동을 했다. 결국 조 군은 한 달 만에 20kg을 줄였다. 그리고 지난달 21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아버지에게 자기 간의 70%를 이식했다.힘들었지만 아버지 혈색이 바뀐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조 군은 “간이 안 좋은 사람은 얼굴색이 까맣다는데 아버지는 너무 오래전부터라 몰랐다. 하지만 수술 후에 보니 아버지 얼굴색이 확실히 환해지셨다”고 말했다. 고3 아들을 고생시켰다며 미안해하는 아버지에게는 “살이 너무 빠져 맞지 않으니 새 옷을 사 달라”며 웃었다.6주가 넘도록 공부를 하지 못해 걱정이 생긴 건 사실이다. 조 군은 10일 퇴원해 대구의 집으로 돌아가서는 “학교 가서 친구들 따라잡으려면 큰일 났다”고 했다. 안동 풍산고는 자율학교로 전국에서 내신 상위 4% 이내의 학생이 온다. 학기 중은 물론이고 방학 때도 모두 기숙사에서 밤낮없이 열심히 공부한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조 군은 의젓하게 말했다. “수술을 결심하면서 재수할 생각도 했어요. 고3인데 공부를 못 한 게 걱정되긴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아버지를 살릴 수 없었으니까요. 아들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거죠.”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토요일은 격주로 쉬고 한 주는 오후 6시까지 남아 공부하라는데, 이게 주5일제 수업인가요?”(서울 A고 3학년)“평일에만 하던 자율학습을 지난주 처음으로 토요일에도 했어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주말이 없어요.”(인천 B고 3학년)‘주5일제 수업’이 전면 도입된 지 1주일. 일부 학교들이 자율학습 명목으로 토요일에도 학생들을 불러내 논란을 빚고 있다. 수업일수가 모자란다며 수학여행을 없애려는 학교도 속출해 제도 도입의 취지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교육과학기술부는 토요일에 다양한 특기 적성·교과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학교는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서울 C여고 3학년 학생은 “자율이라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선생님들이 토요일 자습에 거의 강제로 나오게 한다”고 말했다. D고 3학년 학생도 “토요일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자습하고 점심 먹고 다시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자습이다”고 했다.학생들은 불만이다. 한 학생은 “토요일에는 자습하고, 주5일 수업을 하기 위해 평일 수업 시간도 늘어났다. 이런 제도를 왜 도입한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북에 사는 한 학부모는 “원래 학교에 나가는 토요일에는 급식이 나왔는데, 주5일제 도입 후에는 안 나와서 따로 도시락을 싸야 한다. 아이들이 안쓰럽다”고 말했다.학교는 학교 나름대로 사정을 토로한다. 서울 E여고 교장은 “고 1, 2학년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했지만, 공부해야 하는 3학년은 자율학습 위주다. 지도교사가 감독하고 교실에서 EBS 강의도 듣게 한다. 기존에 하던 일요일 자습에도 학생 50명 정도가 나온다”고 말했다. C여고 교장은 “고 3이 집에서 놀면 학부모가 불안하게 생각한다. 자습이라도 하게 해야 한다”고 전했다.수학여행을 없애는 학교도 있다. C여고는 올해부터 고 2는 수학여행을 가지 않기로 했다. “수업일수는 기존 205일에서 190일 내외로 줄었는데 수업시수는 그대로라 수학여행을 갈 여유가 없다”는 게 이유다. F고는 1학년 수학여행을 없애기로 했다. 교장은 “주말이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교육당국은 주5일제 수업 취지를 훼손하는 강제 자율학습은 최대한 막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특히 일부 특목고나 자율형사립고가 자율학습에 강제로 참여하게 한다는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 24일까지 현장 점검을 벌여 운영상 문제가 있는 학교는 지도할 방침이다. 하지만 강제로 제재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취임 뒤 개방형 직위로 임용한 조신 공보담당관(사진)이 계약기간(2년)을 약 8개월 앞두고 7일 사표를 냈다.조 담당관은 한국일보 기자와 국정홍보처 홍보관리관 출신으로 서울시교육청이 처음으로 외부 공모를 통해 뽑은 공보담당관이다. 이를 위해 곽 교육감은 2010년 9월 ‘서울시교육청 행정기구 설치 조례 시행규칙’을 고쳤다. 공보담당관은 개방형 직위로 지방서기관 또는 4급 상당 지방계약직 공무원으로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전까지 공보담당관은 지방서기관 중에서만 임용했다.당시 시교육청은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언론정책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서울교육의 주요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교육감의 강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조 담당관은 곽 교육감 측근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지난해 곽 교육감이 후보자 매수 혐의로 구속 기소되는 과정에서 그와 비서실의 관계는 원만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시교육청 관계자는 “곽 교육감이 그나마 자기편이라고 생각했던 진보성향 언론에서조차 비판 기사가 쏟아지는 데 대해 서운함을 토로했다. 그게 조 담당관에 대한 서운함으로도 이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비서실에서 벌어지는 일을 조 담당관이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조 담당관은 지난해 무상급식 주민투표(8월 24일) 이후 사직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가 총선 출마를 준비한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그러나 주민투표 이후 이틀 만에 곽 교육감의 후보자 매수 혐의가 불거지면서 시기를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조 담당관은 이날 “곽 교육감이 힘들 때라 죄송한 마음이 있지만 원래 하고자 했던 게 있어서 나가야 할 것 같다고 2주 전쯤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원래 더 빨리 나갈 계획이었지만 최근 교육감의 특혜인사가 언론에 잇따라 보도되면서 시기가 미뤄졌다는 것. 그는 야권의 정책연구소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은 그의 후임으로 내부 인사를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시교육청 일각에서는 “측근 이탈이 시작되는 게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예측한다. 한 관계자는 “곽 교육감이 임기 끝까지 갈 수 있다면 누가 나가겠는가”라며 “최근 특혜인사에 대해 비서진이 ‘이건 교육감이 짊어지고 가야 한다’고 말하는 등 곽 교육감이 오래 가지 않을 거라고 보는 시각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곽 교육감이 무리해서 비서 승진과 확대를 추진한 건 자기 정책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직위가 끝나기 전에 측근들에게 최대한 스펙을 만들어주려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경찰청이 7일 ‘학교폭력의 예방 및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과 조현오 경찰청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협약식을 갖고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동반자적 관계를 구축하자”고 밝혔다. 협약 내용은 △학교폭력 예방 교육, 정보 공유, 피해학생 보호, 가해학생 선도, 상담·수사에 상호협력 △각자 업무의 고유성과 특수성을 최대한 존중 △단위학교의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에 관할 경찰서 소속 경찰공무원 위촉 △설문조사를 통해 학교폭력 사례 접수 시 교육적 해결 우선시 △교내외 안전망 구축 등 5가지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서울시교육청이 일반직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이 전체 직원에게 보낸 e메일을 삭제 처리해 논란을 빚고 있다. 이에 앞서 시교육청은 지난달 29일 노조위원장의 e메일 발송 기능을 차단해 반발을 산 바 있다. 이점희 시교육청 일반직공무원노조위원장은 5일 “전체 직원(3000여 명)에게 4일 오후 10시경 보낸 e메일이 5일 오전 삭제됐다”고 말했다. 그는 업무관리시스템(내부통신망)을 통해 보낸 e메일에서 “일반직공무원이 단결하면 어떤 부당함에도 맞서 싸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비서실 부당인사 철회 및 노조 탄압 중단 촉구 서명지’와 ‘노조를 탄압하는 송병춘 감사관은 사퇴하라’는 성명서, 노조 가입 및 후원 신청서도 첨부됐다.이 위원장은 5일 오전 8시 50분경 e메일이 삭제됐음을 알게 됐다. 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다 “e메일이 안 왔다”는 말을 다른 직원들에게서 들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나는 새벽에 이 위원장의 e메일을 확인했는데, 오전 9시 이후 업무관리시스템을 열었던 직원에게는 e메일이 오지 않았다”고 전했다.이에 대해 총무과 관계자는 “업무를 위해 써야 할 시스템을 사적으로 쓰면 안 된다고 이미 몇 차례 경고했다. 그런데 또 비조합원에게까지 e메일을 보내 많은 직원이 보기 전에 삭제 조치했다”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수신자가 e메일을 읽기 전에는 관리자인 총무과에서 삭제할 수 있게 설계됐다.시교육청 내부에서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e메일을 검열해서 불만의 목소리가 퍼지지 않게 하겠다는 것 아니냐. 마치 과거 공안탄압 같다”고 지적했다.일반직공무원노조는 시교육청을 고용노동부에 부당노동행위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위원장은 “지금까지 업무관리시스템은 직원들의 경조사를 알리는 등 사적인 내용이 많았지만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았다. 유독 교육감 비판에 대해서만 강경하게 대응하는 것은 노조 탄압이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곽노현 교육감 퇴진운동도 벌이겠다”고 덧붙였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삼육대 김상래 총장은 이 대학에서 잔뼈가 굵었다. 학력과 이력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1981년 삼육대 신학과를 졸업했다. 또 신학과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삼육대 신학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과정을 마쳤다. 1994년 삼육대 교수가 된 뒤 학생과장, 신학숙 생활관장, 교목실장, 중앙도서관장을 역임했다. 부인과 딸 아들 모두 삼육대 신학과 출신이다. 그래서일까. 김 총장은 5일 취임하면서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가장 잘 안다. 우리 대학이 가야 할 방향과 비전을 오래전부터 생각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인터뷰 내내 김 총장은 “대학의 참교육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 ―취임 소감은…. “삼육대가 올해로 개교 106주년을 맞았다. 오랜 전통을 지켜온 대학의 총장이 된 것은 명예로운 일이다. 하지만 큰 부담도 느낀다. 지금처럼 한국 사립대가 위기를 맞은 때도 없는 것 같다. 정부의 강력한 구조조정과 학령인구 감소, 대학 간 치열한 경쟁이 특히 우리 같은 중소규모 대학에는 존폐를 위협할 수 있는 문제다.” ―임기 4년 동안 꼭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 대학의 참교육인지 알리고 싶다. 국내 대학들은 전문적이지만 이기적인 인간을 키우는 것 같다. 이건 제대로 된 대학교육이 아니다. 이에 도전해서 무엇이 진짜 교육인지를 보여주고 싶다. 우리 대학 구호가 ‘사람을 변화시키는 교육, 세상을 변화시키는 대학’이다. 이 가운데 ‘세상을 변화시키는 대학’을 적극 실천하겠다는 뜻이다. 물론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같긴 하다. 하지만 꼭 도전하고 싶다.” ―역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은 무엇인가. “삼육대가 대학교육의 통념을 바꾸기 위해서는 우리 졸업생부터 달라야 한다. 실력 있는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 실력 있는 학생은 단지 공부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성실하고 진실하고 신실한 사람을 키우겠다. 이를 위해 강력한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한다. 어느 설문조사를 보니 대학 때 가장 후회스러운 일로 공부를 열심히 안한 것이 꼽혔다고 한다. 학교에 예쁜 카페를 만들고 복지시설을 좋게 해주는 건 당장 학생들의 구미를 당기는 일일지는 모른다. 하지만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다. 대학교육을 통해 학생이 인생의 비전을 세우고 평생을 살아갈 역량을 기르는 일, 그 본질로 회귀하자는 뜻이다.” ―취임식에서 ‘비전드림(Vision-Dream)’을 대학경영의 핵심가치로 삼겠다고 했다. “그렇다. 인성과 지성을 갖춘 인재를 키우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또 그렇게 실력 있는 인재를 길러서 졸업 뒤 해외 명문 대학원에 진학시키려 한다. 내년 2월 졸업생부터 4년간 매년 25명에게 2000만 원씩 지원하겠다. 이런 ‘SU 인재양성 100인 프로젝트’를 시행하려면 재원이 필요하다. ‘비전드림 삼육인재 양성 100억 원 모금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이유다. 가을에는 ‘1000명(天命) 참석 마라톤대회’도 개최하겠다. 삼육인 1000명과 함께 마라톤 풀코스(42.195km)를 뛰면서 모금에 성공해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려고 한다.” 취임식이 열린 5일, 삼육대는 발전기금 2억 원을 모았다. 학부모인 시온금속 정용복 대표는 금괴 2kg(1억3000만 원 상당)을 기부했다. 정 대표는 “숨은 인재를 잘 정련하여 금과 같이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등록금 인하 요구가 거세지면서 일부 대학에서는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한다. “올해 삼육대는 등록금을 3% 인하했다. 서울 소재 대학의 평균 인하율보다 약간 높다. 재학생 6000명 정도의 중소규모 대학으로서는 정말 최선을 다한 결과다. 등록금 이슈는 일부 사학재단의 등록금 유용 사실이 드러나면서 극대화됐다. 누구라도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문제 대학이 얼마나 되는지 옥석을 가려야 한다. 무조건 등록금을 인하하라고 압박하는 것은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방해가 된다.” ―등록금 인하와 대학의 인재 육성 정책은 어떤 관계가 있나. “현재 국내에서 좋은 대학의 기준은 뭔가. 교수는 많을수록 좋고, 교수의 강의 시수가 적을수록 좋다. 수강생 수는 적어도 학생의 선택권을 위해 강의는 많이 개설해야 한다. 그런데 등록금은 적어야 한다. 대학이 재정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지원책 없이 등록금 인하 압박만 있다면 중소규모 사립대는 고사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인재 양성이라는 대학교육의 목표를 이룰 수 없다. 등록금을 인하하려면 정부의 재정 지원책도 함께 강구해야 한다.” ―글로벌 인재 양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국제화 교육은 삼육대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1인 1외국어 교육을 지향해 신입생은 누구나 하루 1시간 주4일씩 원어민 교수에게서 영어회화 강의를 들어야 한다. 올해 1학기에 72개 강좌를 진행한다. 지난해 1학년 학생은 토익 점수가 평균 30점 올라갔다. 방학에는 영어 몰입 프로그램이 있다. 재학생과 일반인이 4주간 원어민에게 문법 듣기 독해 수업을 듣는다. 어학연수를 다녀오지 않아도 영어 실력을 짧은 기간에 향상시킬 수 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권에 100여 개 자매대학이 있고 등록금과 항공료를 지원한다.” ―인성교육도 중요시하는데…. “인성은 또 하나의 경쟁력이다. 기업은 스펙만 화려한 사람보다는 바른 인성도 갖춘 인재를 선호한다. 삼육대는 기독교 철학에 따라 정직 봉사 질서 같은 덕목을 강조한다. 특히 사회봉사단을 꾸려 학생이 자기 전공을 활용해 이웃사랑을 실천하게 한다. 여기에 참여하는 학생이 2009년 496명, 2010년 593명, 2011년 1141명 등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 참여한 학생들은 봉사는 남을 위해 하는 일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봉사를 통해 긍정적 마음을 배웠다고 했다. 나도 주말에 봉사활동에 동참하려고 한다.”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학생경력관리제도를 운영한다. 학생이 영어 봉사 인성 리더십 등 취업에 필요한 경력을 스스로 관리하는 프로그램이다. 관련 수업을 이수해 인증을 받으면 마일리지를 지급한다. 일정 수준 이상이면 장학금을 준다. 또 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구직 스킬 강화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인사 담당자가 입사지원서 작성과 면접 교육을 일대일로 해준다. 고용노동부 지원으로 대학청년고용센터도 세워 학생들은 언제든 취업상담을 받을 수 있다.” ▼ 모든 신입생 입학전 ‘미션-비전-열정’ 3박 4일 캠프 ▼삼육대는 ‘인성과 지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 양성’을 지향한다. 기독교 철학을 바탕으로 인성교육을 강조한다. 2009년 인성교육관을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모든 신입생은 입학하기 전에 3박 4일의 MVP 캠프에 참가해야 한다. MVP는 미션(Mission) 비전(Vision) 열정(Passion)의 약자. 명상, 독서, 자아 찾기, 총장과의 대화를 통해 삼육대 학생으로서 꿈과 비전을 찾는 시간이다. 입학 후에는 학과별로 주말에 글로벌리더십교육(GLE) 캠프라는 이름의 정규 인성교육을 받는다. 교수 부모 친구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삼육대의 차별화된 인성교육은 대외적으로도 인정받았다. 지난해 한국대학대상 사회봉사교육 부문과 대한민국 참교육대상 인성교육 부문을 수상했다. 학생들이 올바른 인격을 형성하도록 다양한 건강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개교 이후 106주년인 올해까지 모든 교직원이 금연과 금주를 실천하고 있다. 학생들도 ‘담배 연기와 술 냄새 없는 대학 캠퍼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흡연음주예방교육은 이 대학의 교양 필수과목. 삼육대는 대학 부설기관으로는 처음으로 단연(斷煙) 클리닉을 만들었다. 담배를 피우던 학생이 이 클리닉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담배를 완전히 끊으면 ‘건강증진 장학금’을 준다. 식생활 개선을 돕기 위해 ‘뉴스타트 교육’도 마련했다. 재학생은 물론이고 지역 주민을 위해 건강요리법, 건강마사지, 스트레칭법을 가르쳐준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서울시교육청에 파견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 5명이 지난해 곽 교육감의 구속수사 반대 서명운동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번에 파견된 교사 중에는 재판장에게 공개 탄원서를 보낸 인물도 포함돼 있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안양옥 회장은 5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곽 교육감이 파견한 교사 6명이 지난해 구속수사 반대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재판부에 공개탄원서를 냈던 인물이었다”라고 밝혔다. 안 회장은 “곽 교육감은 자신의 구명운동에 앞장섰던 교사들에 대한 보은·특혜 인사를 했다”며 “이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동아일보가 입수한 서울시교육청 파견교사 명단(15명)을 보면 새로 교육청에서 근무하게 된 파견교사 8명 가운데 3명은 지난해 9월 ‘곽 교육감 구속수사 반대와 서울교육개혁의 지속을 바라는 교사’ 서명에 참여했다. 또 1명은 지난해 11월 재판장(김형두 판사)에게 공개 탄원서를 보냈다. 지난해 파견됐다가 근무기간이 연장된 2명도 서명에 참여한 사실이 확인됐다.전교조 서울지부는 지난해 교사 500명이 서명한 성명에서 “곽 교육감이 2억 원을 줬다고 스스로 밝혔으므로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하반기는 내년 시교육청의 사업 방향과 예산을 확정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곽 교육감이) ‘진실을 밝히겠다’고 한 신뢰를 바탕으로 우리는 구속 수사를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시교육청 학교혁신과(3명)와 책임교육과(2명)에 파견된 교사들이 포함됐다.또 이번에 학교혁신과에 파견된 A 교사는 지난해 재판장에게 공개 탄원서를 보내 “곽 교육감은 우리의 희망이다. 그의 교육개혁이 멈춘다면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행복과 보람이 멈추는 것이다. 현명한 판결을 통해 곽 교육감을 복귀시켜 주길 간절히 탄원한다”고 호소했다.시교육청 관계자는 “파견교사들이 서명운동에 참여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것과 상관없이 각 과에서 업무를 위해 필요한 교사들을 추천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한국교총은 6일 곽 교육감이 인사권을 남용했다며 감사원의 감사를 청구할 방침이다. 원칙에 어긋나는 파견교사 근무와 교원 특별채용 지시로 인사 정책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현장 교원들의 사기를 저하했다는 이유다. 이후 형사고발과 곽 교육감에 대한 퇴진운동도 전개할 계획이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신 교사의 파견 기간 연장 지시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는 와중에 오히려 파견 교사를 더 늘려 교육계 안팎의 비판을 받고 있다.이에 앞서 곽 교육감은 “권한 남용의 소지가 있다”는 변호사들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측근을 포함한 전교조 교사 3명을 특별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교조 출신에게 핵심정책 맡길 듯2일 시교육청 관계자들에 따르면 곽 교육감은 최근 교사 8명을 교육청에서 근무하도록 지시했다. 이들은 모두 전교조 소속이다. 이에 따라 교육청에 파견된 교사는 15명(기존 8명 중 1명 복귀)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전교조 교사는 13명이다.교육청에 파견된 교사들은 혁신학교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 등 곽 교육감의 핵심 정책을 다루는 부서에 배치됐다. 구체적으로는 학교혁신과 9명, 체육건강과 1명, 책임교육과 2명,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 3명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평교사의 교육청 파견근무를 자제하라고 지시하는데도 곽 교육감이 파견 교사를 더 늘린 데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시급한 정책 사업을 맡길 게 많아 추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이와 관련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곽 교육감의 인사권 남용에 대해 감사를 청구하고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파견교사 15명 중 13명 전교조… 인권조례 등 공약업무 배치 ▼○ 임용권 남용 지적 무시교과부는 이날 곽 교육감이 공립고에 특채한 교사 3명의 임용을 취소한다고 시교육청에 통보했다. 각각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와 사립학교 재단 비리 제기로 해임됐던 P 씨와 C 씨, 곽 교육감 비서인 Y 씨 등이다.교과부는 “교육감과 특별한 관계인 사람을 내정한 상태에서 채용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임용권을 남용했다”고 밝혔다.곽 교육감은 이런 상황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서도 특채를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본보 취재 결과 시교육청이 특채에 앞서 변호사 3명에게 자문했을 때 2명은 권력 남용과 특혜로 볼 수 있다고 했고 1명은 교육감 재량권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이에 따라 시교육청 교육공무원인사위원회는 P 씨를 제외한 2명의 특채에 대해 “교육감 재량에 맡긴다”는 결론을 내렸다.시교육청 관계자는 “P 씨는 2006년 당시 교육부가 사면복권 대상자라고 밝힌 공문이 있어 괜찮다고 봤지만, 나머지는 변호사들 답변 때문에 교육감 판단에 맡겼다”고 했다. 즉, 곽 교육감은 권한 남용이라는 지적이 나올 가능성을 알면서도 본인 판단과 의지에 따라 특채를 지시한 셈이다.특채된 교사들이 발령 났던 학교들은 교과부의 임용 취소 통보로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A고 교장은 “어떤 교사가 오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어제야 교육청에서 연락을 받았다. 기간제 교사를 뽑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 B고 교장은 “법적 공방으로 이어지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으니 기간제 교사 계약기간을 얼마로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교과부의 임용 취소 조치에 대해 시교육청은 대법원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임용 취소는 교육감의 인사권을 흔들어 정책 실현을 방해하려는 정치탄압이다. 당장 부당한 처분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일방통행식 정책에 비판 고조이런 가운데 곽 교육감은 정책기획담당관실에서 근무하던 6급 주무관을 2일 비서실에 겸임 발령 냈다.시교육청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 직후 내부 직원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일반 직원을 비서실에 발령하라고 지시했다. 비서실 사람들뿐 아니라 직원들과도 대화하겠다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편법 인사 등 곽 교육감의 일방통행식 행정에 대한 비판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점희 시교육청 일반직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송병춘 감사관이 1인 시위를 하는 노조 사무처장에게 ‘어디 소속의 누구냐. 똑바로 해라. (노조의 성명 내용에 대해) 왜 시교육청이 사조직이냐’며 협박했다”며 “노조위원장의 e메일을 한 때 차단한 것에서 보듯이 직원들의 쓴소리는 듣기 싫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내부망에 교육감 비판 글을 올린 직원은 화면을 캡처해 징계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는 등 너무 독단적이다. 일반직노조가 전국 단위 집회를 열 가능성도 감지된다”고 전했다.‘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은 “교육현장의 혼란만 가중하는 곽 교육감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서울 특성화고의 취업률이 지난해 상승세로 반전한 이후 올해 급등해 10명 중 4명꼴로 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월 서울의 특성화고 취업률은 42.1%로 집계됐다. 졸업생 1만8253명 가운데 7693명이 취업한 것이다. 취업률이 가장 높은 학교는 서울여상으로 65.3%였다. 일신여상이 59.2%, 성동글로벌경영고가 56.8%로 뒤를 이었다. 특성화고 취업률은 2006년 27.0%, 2007년 23.7%, 2008년 23.1%, 2009년 21.0%, 2010년 19.1% 등 계속 하락하다 지난해(23.0%) 상승하기 시작했다. 올해에는 취업률만 올라간 게 아니다. 대기업 취직과 평균연봉 모두 크게 늘어났다. 올해 취업자들의 평균연봉은 1662만 원으로 전년보다 100만 원 올랐다. 은행사 보험사 증권사 등 금융권에 취업한 경우도 324명으로 전년(117명)보다 증가했다. 삼성 LG SK 등 대기업에 취업한 학생은 613명이었다. 이는 최근 3개년 평균 채용인원(293명)보다 320명 많은 수치다. 정부가 최근 ‘선취업 후진학’을 강조하면서 특성화고는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동구마케팅고는 취업희망 회사별로 학생들을 모아 영어면접과 프레젠테이션 등 맞춤형 교육도 실시했다. 서울대병원 원무과에 취업한 김정미 씨는 “학교에서 워드프로세서, 전산회계, 무역영어자격증 등을 취득해 좋은 기업에 취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일신여상은 교사들이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인사담당자를 학교에 초청해 어떤 인재상을 원하는지 알려고 노력했다. 시교육청의 노력도 있었다. 상업(무역 금융 마케팅), 보건, 자동차 등 산업수요에 적합한 학과로 특성화고 체제 개편을 독려하고 산업체의 우수 강사를 학교에 지원했다. 또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와 서울고용센터 등과 연계해 ‘취업매칭’도 했다. 시교육청 강성봉 진로직업교육과장은 “올해는 취업지원센터를 구축해 학생들에게 취업정보를 제공하고 우수한 취업 업체를 발굴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서울시교육청이 지난달 29일 오후 일반직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의 e메일 발송 기능을 차단시켰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해 쓴소리를 한 데 대한 보복조치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점희 노조위원장은 1일 “업무관리시스템(내부통신망)의 e메일 발송 기능이 갑자기 내 것만 차단됐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곽 교육감이 기자간담회를 연 지난달 29일 오후 6시 20분경 업무관리시스템을 통해 시교육청 직원 전부(3000여 명)에게 e메일을 보내려 시도했으나 직전까지 작동하던 e메일 발송 기능이 막혀 에러가 났다는 것. 당시 이 위원장은 ‘곽 교육감의 인사 전횡에 대한 감사 청구를 하기 위해 서명을 받는다’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내려 했다. 총무과에 이유를 문의했지만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위원장은 다른 시교육청 관계자를 통해 송병춘 감사관이 총무과에 “e메일 발송을 차단하는 방법이 있느냐”고 전화 문의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의 송 감사관은 곽 교육감 취임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었다. 한 시교육청 관계자는 “송 감사관이 ‘노조가 곽 교육감을 이렇게 비판해도 되냐’며 화를 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곽 교육감의 오른팔인 송 감사관이 노조의 입을 막았다. 내부 직원들의 쓴소리를 막는 건 군사정권 시대 언론탄압과 다를 게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총무과 관계자는 “송 감사관과 비서실로부터 이 위원장의 행동을 중지시키라는 민원이 들어온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업무를 위해 써야 할 시스템을 사적으로 남발하면 안 되기 때문에 예고 끝에 조치를 취한 것이다. ‘시스템을 개인적 용도로 계속 쓸 경우 제재를 가하겠다’는 공문을 이미 보낸 바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소통을 막는다는 이 노조위원장의 말이 모두 틀린 것은 아니지만 (성명서는) 적어도 조합원에게만 개인 e메일을 통해 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반직공무원노조는 최근 곽 교육감이 부당 인사를 단행할 경우 퇴진운동도 불사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당초 7일까지 직원들로부터 곽 교육감 감사청구를 위한 서명을 받고 그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다. 이 위원장은 “e메일 발송 기능이 차단돼 서명 받는 기간을 조금 연장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1인 시위도 계속하면서 더욱 힘차게 투쟁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도대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정상적인 판단력을 잃은 것 같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특혜 또는 보복성 인사를 연이어 보도하면서 기자는 교육청 관계자들에게 이 같은 말을 많이 들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신 교원 3명에 대한 특별채용 기사를 쓸 때만 해도 단발성 사안으로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비서진 확대와 특진, 전교조 소속 파견교사 근무기간 연장, 공무원 인사를 담당하는 이재하 총무과장에 대한 보복성 인사까지. 이해하기 힘든 인사가 이어졌다. 곽 교육감이 1월 1심에서 벌금형(3000만 원)을 선고받고 복귀한 지 불과 6주 만의 일이다. 곽 교육감은 대체 왜 이럴까. 기자는 교육청 안팎의 여러 사람에게 물었다. 가장 많은 답변이 있었다. “재판에 대비하기 위해서.” 이 중에서 한 관계자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6일 항소심 첫 재판이 있다. 그 뒤로 재판이 끊임없이 이어질 텐데 재판 대응과 교육감 업무를 동시에 하기는 어렵다. 믿을 만한 사람을 심어두고 싶었을 거다.” 5급 상당의 비서진 2명을 확대하라는 곽 교육감 지시를 가리키는 말이다. 곽 교육감은 복귀 후 처음으로 29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하면서 두 사람을 언급했다. “정광필 전 이우학교 교장을 비서실장으로, 안승문 전 서울시교육위원을 정책총괄보좌관으로 모실 생각이다. 이분들을 영입하게 돼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정 전 교장은 경기도의 대안학교인 이우학교의 초대교장을 지냈다. 안 전 위원은 당선자 태스크포스(TF)와 취임준비위원회에 있었다. 그래서일까. 위에서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의 박상주 비서실장은 (언론인 출신이라) 정책을 잘 모를 수 있다. 하지만 그 두 사람은 믿을 만할 거다”라고 평가했다. 곽 교육감이 재판과 직무를 모두 감안해 믿을 만한 사람을 찾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련의 인사가 시교육청 직원들의 믿음을 얻기에도 충분한지는 모르겠다. 다른 관계자는 “교육청이 곽 교육감 개인 기업도 아닌데, 비상식적 인사로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오죽하면 지방에 발령 난 이재하 과장이 ‘보복성 인사’를 말하는 동료에게 “부당한 지시로 힘들었다. 멀리 가서 차라리 속이 편하다”고 했을까. 기자는 2010년 5월 교육감선거 당시부터 곽 교육감을 알고 지냈다. 후보로서 그가 내걸었던 슬로건은 반부패였다. ‘잊지 말자 공정택 교육비리.’ 이 말을 수없이 외쳤다. 그랬던 곽 교육감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곽 교육감이 복귀하던 1월 20일 시민단체와 학부모들은 “서울교육 수장으로서의 도덕성을 잃었으니 교육감 직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곽 교육감은 당당하게 말했다. “그동안 멈칫했던 것들을 차분하고 꿋꿋하게 진행하겠다.” 이런 자세는 29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교육감으로서 맡은 소임을 최대한 충실하게 해나가겠다. 시한부일지 아닐지 속단할 필요는 없다.” 곽 교육감 스스로 물어보길 권한다. 이번 인사 조치가 과연 교육감의 소임인지, 차분하고 꿋꿋하게 진행할 일인지를 말이다.최예나 교육복지부 yena@donga.com}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자신의 특혜 및 보복성 인사에 대해 교육계 곳곳에서 비판이 잇따르자 29일 기자간담회를 갑자기 열어 “7급 비서진의 6급 승진은 철회하겠지만 다른 계획은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신의 교사 3명에 대한 특별채용 취소지시를 서울시교육청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직권으로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교육청 일반직공무원노동조합은 부당한 인사가 계속되면 교육감 퇴진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교육청 직원들이 서명운동 벌여‘교육청을 사조직화하려는 음모를 중지하라.’ 이점희 시교육청 일반직공무원노조위원장은 이날 오전 8시 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그는 “곽 교육감이 학교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으로 일반직 공무원에게는 과도한 업무부담을 지우면서 자기 사람들은 무더기로 승진시키고 있다. 현장 공무원의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비판했다.특히 인사를 담당하던 이재하 총무과장을 경기 가평의 서울시학생교육원으로 발령낸 데 대해 “총무과장은 일반직 공무원의 수장과도 같은데 이런 식의 보복성 인사는 7000명의 일반직 기능직 공무원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노조는 7일까지 1인 시위를 계속하면서 곽 교육감에 대한 감사를 청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곽 교육감이 부당한 인사를 중단하지 않으면 퇴진운동을 시작할 방침이다.학교 현장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강하다. 특히 전교조 출신인 비서 1명과 해직 교사 2명을 별도의 공고 없이 공립고에 특별 채용한 데 대한 반발이 크다. 서울 송파구의 A고 교사는 “공립고로의 특채를 바라는 사립교원이 얼마나 많고, 임용시험 경쟁률이 20 대 1은 기본으로 넘는 현실을 안다면 이런 인사는 할 수 없을 거다. 자기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른 교원이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郭, 비서진 증원 비난에 “혁신교육 전도사 영입은 큰 행운”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도 “비판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겠다는 뜻이다. 민선 교육감이 특채를 자기 사람 심기의 도구로 활용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은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교총은 시교육청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교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특별 채용된 교사 3명은 교과부가 앞장서 구제해야 할 사람들이었다”며 “곽 교육감 흔들기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인사 시정할 생각은 없어논란이 커지면서 곽 교육감은 이날 업무 복귀 후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곽 교육감은 “취임 당시 승진 적체 문제가 극심해 5급을 줘도 시원찮을 분들을 7급으로 영입했다. 그래서 (승진에 대해) 당위성을 의심하지 않았지만 시점상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을 수용해 이 부분은 철회하겠다”고 입을 열었다.그러나 5급 비서진을 2명 늘리는 문제에 대해서는 “서로 뜻이 맞고 철학이 통하는 몇 분하고 일을 같이해야 하는 게 아니냐”며 강하게 나왔다. “정광필 전 이우학교 교장은 비서실장, 안승문 전 서울시교육위원은 정책총괄보좌관으로 모실 생각이다. 혁신교육의 전도사인 두 분을 영입한 것에 대해 큰 행운이자 자산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전교조 출신 교사 3명의 특별채용도 취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교과부가 특채 취소를 요구하자 “재고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특히 자신의 비서로 일했던 이형빈 전 이화여고 교사를 거론하며 “워낙 훌륭한 선생님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선생님을 담임으로 만나는 학생은 얼마나 행복할까 싶었다”고 변호했다.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공립학교 교사 채용은 국가위임사무에 해당하므로 교과부가 직접 취소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특채된 교사들은 공립학교에서 근무할 수 없다.이날 간담회에는 보복성 인사대상으로 지목된 이재하 총무과장도 참석해 “자리가 거기밖에 없었고 다른 분들 자리에 가면 또 말이 나올 수 있어 (지방근무를) 자원했다”고 말했다.그러나 시교육청 내부에서는 이 과장이 곽 교육감의 인사 관련 지시를 몇 차례 거부하면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인데 간담회 자리에까지 불러 곽 교육감을 변호하게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교육청 관계자는 “총무과장에서 어쩔 수 없이 물러나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지방근무를 자원한 거지, 처음부터 이 과장이 인사를 희망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곽 교육감은 간담회를 마무리하면서 “지난해 8월부터 여러 일이 불거지면서 6개월이 흘러 올해 실질적인 임기 2년차를 시작한다. 지금이 역량을 집결해야 할 때다”라고 의욕을 보였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서울시교육청의 특혜인사 의혹이 언론에 계속 보도되자 곽노현 교육감이 불만을 나타내면서 담당 과장을 갑자기 지방으로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3월 1일자 교육전문직 정기인사(24일) 뒤에 나온 조치여서 보복성 발령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곽 교육감이 공립학교 교사로 특별 채용한 3명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가 시정지시를 내려 인사를 놓고 교육청이 어수선한 분위기다.서울시교육청은 28일 이재하 총무과장을 경기 가평의 서울시학생교육원 총무부장으로 발령했다.시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곽 교육감은 비서진 승진과 인원 확대를 추진한다는 기사가 보도되자 공무원 인사를 담당하는 이 과장에 대한 인사를 지시했다. 곽 교육감은 기사가 나간 경위와 취재원을 색출하라는 지시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인사에 대해 보복성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데는 다른 이유도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곽 교육감이 수감 중일 때, 당시 이대영 교육감 권한대행이 인사를 단행했는데(1월 1일자) 이에 대해 곽 교육감이 불만이 많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했다.교육감 전속 운전사의 계약기간을 연장해 주지 않은 데 대한 서운함이 컸다는 이야기도 있다. 조신 공보담당관이 지난해 12월 말 “운전사의 계약을 연장해 달라”고 했지만 이 과장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곽 교육감은 직무에 복귀한 뒤인 지난달 31일 운전사를 재임용했다.곽 교육감의 잇따른 인사에 시교육청 내부에서는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멀리 보내는 건 사실상 귀양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점희 일반직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곽 교육감이 교육청을 사(私)조직화하고 있다. 자기 식구 챙기기 인사를 강행하는 곽 교육감을 상대로 29일부터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감사청구를 위한 서명운동을 하겠다”고 했다.한편 교과부는 곽 교육감이 비서 1명과 해직교사 2명을 공립고에 특별 채용한 것에 대해 29일까지 임용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김태형 교과부 교원정책과장은 “공개전형을 통하지 않고 특정인을 내정한 상태에서 특채를 진행한 것으로 보여 현장 교원의 혼란과 사기 저하를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교육감의 학칙인가권을 폐지하는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는 소식에 일선 학교와 교육청이 당황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특히 교육감이 진보 성향인 서울 경기 광주교육청은 학교장이 두발·복장 제한, 간접체벌 허용 등 학생인권조례에 배치되는 내용을 학칙으로 정해도 교육감이 제재할 수 없다는 데에 불만스러운 표정이다. 서울과 경기도교육청은 28일 “학생인권조례 시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 개학을 앞둔 일선 학교와 학부모들은 어느 장단에 맞춰야할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 진보 교육감들, “학생인권조례 우선” 교육과학기술부는 개정된 법이 3월 중순부터 발효되게 할 방침이다. 새로운 학교운영위원회가 구성되는 4월에 학교들이 학칙을 제정 또는 개정하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개정안에 따르면 ‘학교장은 법령 범위에서 학칙을 제정 및 개정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 학생인권조례도 법령일 수 있다”며 “학칙인가권이 폐지된다고 해서 학교가 조례에 위반되는 학칙을 기재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학생인권조례를 제일 먼저 제정한 경기도교육청은 좀 더 강경한 태도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칙인가권이 폐지돼도 학교가 조례에 부합되는 학칙을 제정하도록 지도하겠다. 학생인권조례가 학칙의 상위법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 “학생인권조례와 부합하지 않는 학칙을 제정하면 장학지도와 시정명령을 내리고, 불응하면 예산상의 조치를 취하거나 정원을 감축하는 등 행정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1월부터 학생인권조례를 시행한 광주시교육청의 윤흥현 대변인은 “학칙 제정·개정은 학교 자율에 맡기되 최대한 학생인권조례를 반영하도록 지도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응할 경우의 조치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다. 윤 대변인은 “조례를 지키지 않을 경우 시정권고 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어 학칙이 학생인권조례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징계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했다.○ 학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학생을 지도해야 하는 학교들은 교과부와 교육청 사이에서 눈치만 보는 형국이다. 서울 A고 교장은 “학칙으로 두발을 규제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을 모르고 아이들은 자유롭게 학교에 올 텐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경기 B중 교장은 “학생인권조례 시행 이후 학생들을 지도하기 힘들었는데 개정안이 통과돼 환영한다. 하지만 교육청은 여전히 조례가 중요하다고 하니 학교가 나서서 학칙을 개정하기 쉽지 않다. 학생들 반발도 있을 것이다”고 토로했다. 학생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의 한 고교생은 “이번 주가 개학인데, 학교에서 학생들의 두발과 복장을 간섭할 수 없는 게 확실한 거냐. 만약 선생님이 단속을 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 기사를 보니 학생인권조례가 무력화된다는데…”라고 말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최미숙 대표는 “학생들과 가장 가까이 있는 학교에 자율권을 주는 게 맞다. 교육감은 혼란을 조장할 게 아니라 학교가 자율적으로 학칙을 제정·개정할 수 있게 지원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서울지역 학생인권조례 서명운동을 추진했던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회원들은 “학교가 따를 이유가 사라져 사실상 조례는 힘을 잃었다. 헌법소원과 불복종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