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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할머니들이 살고 있는 ‘나눔의 집’을 돕기 위해 대학생들이 뭉쳤다. 고려대 경영대 사회공헌 동아리인 ‘SIFE’의 회원 배경진 씨(21·여) 등 대학생 6명이 지난해 12월부터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기 위해 친환경 가방을 만들어 팔고 있다. 이들이 팔고 있는 친환경 가방의 이름은 ‘블루밍백(Blooming Bag)’. 역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안고 사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꽃피다’는 영어 단어의 뜻처럼 청춘이 다시 만개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름을 지었다고 했다. 대학생들은 지난해 초에도 나눔의 집 기념품 사업 수익 증대를 위해 ‘수제비누 제작’을 컨설팅한 적이 있다. 블루밍백 판매수익 전액을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을 기록하기 위해 나눔의 집 할머니들이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국제평화인권센터’ 건립 비용에 보탤 예정이다. 배 씨는 “앞으로도 미혼모, 소년소녀가장 등 다른 소외 이웃들을 돕기 위해 블루밍백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백주년기념관 내 북카페와 할리스커피 양재점 등에서도 블루밍 백을 살 수 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12일이면 아이티 지진 대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된다. 지진으로 25만 명이 죽고, 100만 명이 천막생활을 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콜레라가 퍼져 6600명이 숨졌다. 대한적십자사 구호요원 이재승 씨는 지난해 7월부터 아이티 현지에 상주하면서 복구작업을 돕고 있다. 지진과 콜레라로 만신창이가 됐지만 그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며 복구 의지를 다졌다. 신묘년 새해 이 씨로부터 아이티의 희망가를 들어봤다.■ 친이계 새해 첫날 정몽준 집에 몰린 까닭은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가 새해 첫날인 1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자신의 자택을 개방했다. 특히 상당수 친이(친이명박)계 인사가 몰려 문전성시를 이뤘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 대표직을 내놓은 뒤 모처럼 ‘존재감’을 보인 것일까. 정 전 대표의 자택을 다녀왔다.■ 주요국 정상들, 신년사에 무슨 비전 담았나새해를 맞아 세계 정상들이 목표와 희망을 담은 신년사를 내놓았다. 각국의 목표는 서로 달랐지만 결국 주제는 ‘경제 살리기’와 ‘정치 안정’ ‘국제무대에서의 조화로운 공존’으로 요약된다. 정상들의 신년 메시지를 통해 2011년 지구촌의 모습을 그려본다.■ 육상 100m, 9초 벽 깰 수 있다? 인류의 100m 최종 기록은 8초99? 스포츠 의학 전문가 바실 에이시 박사가 “100m 스타트와 구간별 기록을 가장 이상적인 상태로 유지할 경우 우사인 볼트(사진)의 세계 신기록(9초58)을 0.59초 더 단축할 수 있다”고 주장해 화제다. 그의 흥미로운 가설은 현실화될 수 있을까?■ 소설가 신경숙씨가 NYT에 기고한 글엔…컬럼비아대 방문연구원으로 미국에 체류 중인 소설가 신경숙 씨가 뉴욕타임스에 천안함 폭침 사건과 관련한 소회를 밝혔다. 기고에서 신 씨는 “남북이 대립하고, 여당과 야당이 서로를 탓하는 가운데 내게 떠오르는 것은 바다 밑 물살에 떠밀려 떠돌고 있을 젊은 병사들의 얼굴”이라고 적었다.■ 2011 세계금융시장, 인도의 힘 계속될까여전히 경제침체 위험에 노출돼 있는 선진국과 달리 아시아 신흥국은 경제회복세를 바탕으로 글로벌 투자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가 아시아 금융산업 성장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느림보 코끼리에서 힘찬 벵골 호랑이로 거듭난 인도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2011년 1월 1일, 세계 각국 적십자 구호요원 200여 명이 모인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천막촌. 대한적십자사 구호요원인 이재승 씨(39)는 어김없이 오전 5시 30분에 눈을 떴다. 샌드위치로 대충 아침 식사를 한 후 콜레라 환자 치료센터로 향했다. 도로 한복판에 타이어가 쌓여 불타고 있었다. 아이티는 지난해 11월 28일 대통령 선거가 끝났는데도 최종 개표 결과를 발표하지 못할 정도로 정국 불안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10월부터는 콜레라가 돌면서 10만 명 넘는 환자가 생겼다.이 씨는 2일 동아일보와의 국제전화에서 ‘아이티에 희망이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1950년대 부자나라 아이티는 당시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한국을 몇 번이나 지원해준 나라”라며 “우리가 조금만 도와주면 이들에게도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월 12일 지진 발생 이후 2월과 5월 아이티로 건너가 복구를 도왔으며, 지난해 7월부터는 아예 현지에 상주하고 있다. 아이티는 지진 발생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폐허 상태다. 이 씨는 “큰 도로는 어느 정도 복구됐지만 도로 안쪽으로 10m만 들어가도 무너진 건물 잔해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가장 시급한 문제는 주거지 문제. 천막에 사는 이재민이 100만 명에 이르지만 국제단체가 짓는 집은 3000여 채에 불과하다. 이 씨는 “그나마 집을 지으려고 하면 땅주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만 서너 명씩 나타난다”고 어려움을 전했다.콜레라는 아이티를 다시 악몽으로 몰아넣었다. 아이티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2일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12월 말 현재 콜레라 사망자가 6600명, 환자만 13만 명에 이른다. 이 씨는 “환자와 사망자가 발표된 수치의 3배 이상 될 것이란 얘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구호요원들은 적십자사의 아이티 성금 유용 의혹이 제기돼 마음고생을 했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국내 일부 언론이 적십자사가 아이티 성금 91억 원 중 66억 원을 정기예금에 묵혀 뒀으며, 구호팀이 아이티 입국 직전 고급 호텔에서 묵었다고 보도해 파문이 일었다. 감사원은 감사 뒤 “예금 예치는 아이티 재건을 위한 중장기 지원계획의 하나로 문제가 없으며, 문제가 된 고급 호텔의 숙박료도 1박에 69달러로 규정(83달러)을 넘지 않는다”고 적십자사에 통보했다. 이 씨는 “오해가 풀려 다행이지만 고생하는 아이티 재건지원단이 비난의 대상이 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적십자사 구호팀은 이재민들과 마찬가지로 천막생활을 하면서 이탈리아 적십자 직원들이 만들어주는 음식으로 세 끼를 때운다. 이 씨는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고 7개월째 천막생활을 하고 있지만 이재민들을 생각하면 힘들다는 얘기조차 사치”라고 했다.앞으로 이 씨는 아이티를 위한 혈액원 건립에 나선다. 환자 진료를 위한 ‘쌀’인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한국과 독일, 스위스 적십자사가 공동으로 혈액원 사업에 나선 것. “희망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하나씩 시작하면 꼬인 실타래를 풀 수 있겠죠.” 그는 아이티에서 ‘희망’을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이기수 고려대 총장의 정년퇴임기념 논문 봉정식이 30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봉정식은 이 총장의 65세 생일을 맞아 제자들이 마련한 행사로, 제자인 유진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왼쪽)가 이 총장에게 논문집을 전달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각계 인사 65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 제공 고려대}

제18대 고려대 총장에 김병철 교무부총장(61·식품공학부 교수·사진)이 선임됐다. 자연계 출신 교수가 고려대 총장으로 선임된 것은 고려대 전신인 보성전문학교를 포함해 105년 만에 처음이다.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이사장 김정배)은 29일 이사회를 열고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김 교수와 염재호 교수(55·행정학과) 등 2명을 차례로 면접한 후 만장일치로 김 교수를 차기 총장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내년 3월부터 4년간이다. 앞서 총장추천위원회는 전체 교수 예비심사투표를 통과한 총 9명의 후보자 가운데 김 교수와 염 교수, 장하성 교수(경영대) 등 평가점수 상위 3명을 최종 후보자로 압축해 21일 법인에 추천했다. 하지만 장 교수는 총장 선임 과정에 불만을 내비치며 23일 법인 사무국에 후보 사퇴서를 제출했다. 서울대 축산학과를 졸업한 김 차기 총장은 고려대 대학원 축산가공학에서 석사학위, 독일 괴팅겐대에서 축산가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 고려대 교수로 출발해 관리처장, 생명과학대학장, 교무부총장 등을 지냈다. 그는 이날 선임 후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총장 취임 이후 구성원들의 화합을 통해 고려대의 모든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화합형 총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24일 오전 경기 의왕시 왕곡동 계요병원의 한 입원실. 알코올 의존증(알코올 중독) 환자인 송윤미(가명·42·여) 씨가 병실에서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송 씨는 올해 8월 이곳에 입원해 4개월째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고 있다.8년 전 사기를 당해 전세 보증금을 몽땅 날렸던 게 화근이었다. 결혼하려고 모아 둔 돈을 날린 뒤 의욕을 잃고 술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지난 8년 동안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깨면 또다시 마시는 일이 되풀이됐다. 그는 “그 기간엔 집에서는 술을 마시고, 깨면 회사로 출근했던 기억뿐”이라고 말했다. 쉬쉬하던 가족들도 송 씨를 병원으로 보냈다.“내가 알코올 중독이라는 걸 마지막까지 인정하지 않았지만, 처음부터 진료를 받았다면 어땠을까 싶어요. 감추고 혼자 마시다 보니 누구도 내 상황을 몰랐죠.”○ ‘키친 알코홀릭’ 늘어난다여성 알코올 중독 환자가 늘고 있다. 특히 여성에게는 보수적인 음주 문화 때문에 집에서 남몰래 혼자 술을 마시는 여성 알코올 중독자인 ‘키친 알코홀릭(kitchen Alcoholic)’이 꾸준히 늘고 있다.26일 알코올질환 전문병원인 다사랑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에 입원한 전체 환자는 2008년 1432명에서 지난해 1332명, 올해는 1305명으로 해마다 줄었다. 반면 여성 환자는 급증하고 있다. 2008년 273명이었던 여성 입원 환자는 지난해 314명, 올해는 327명으로 2년 새 19.8% 늘었다. 여성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올해 25.1%까지 늘어 이 병원에서는 알코올 중독 환자 네 명 중 한 명이 여성이다.이 병원에 입원한 주부 정수민(가명·36·여) 씨는 전형적인 ‘착한 딸’에 ‘모범 주부’였지만 지금은 알코올 중독 입원 환자다. 박사학위까지 받은 대학강사였지만 산후 우울증에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재미 삼아 시작했던 술은 퇴근하는 남편 몰래 주방에 숨겨두고 다시 마시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정 씨는 “주위 사람들이 내가 술을 먹는 것을 안 것은 이미 알코올 의존증이 심각한 단계까지 이른 뒤”라고 말했다.○ 여자라고 쉬쉬하는 문화 없애야 전문가들은 여성 알코올 중독 환자가 늘어나는 원인으로 여성의 음주를 좋지 않게 보는 우리나라의 음주 문화에서 찾는다. 이종섭 다사랑병원 원장은 “여성 음주자들은 밖에서 남들과 함께 조절해가며 술을 먹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출근하거나 학교에 간 뒤 집에서 혼자 마시는 경우가 많다”며 “알코올 중독 사실이 알려져도 가족 차원에서 은폐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고 말했다. 계요병원에 입원한 송 씨 역시 “다른 병이라면 동정이라도 받겠지만 여자가 알코올 중독이라면 가족도 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여성 알코올 중독자의 대부분은 두세 번 입·퇴원하다 이혼을 당한다”고 말했다. 김한오 계요병원 알코올센터장은 “여성은 40대에 술을 시작해 단기간인 2, 3년 만에 알코올 중독에 이르는 경향이 높다”며 “남편 등 가족의 깊은 관심과 이해가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임신부 6명 중 1명 음주▲2010년 8월4일 동아뉴스스테이션}

24일 경기 파주시 문산읍 마정리 ‘부일농장’. 입구에는 생석회가 뿌려져 있고 ‘진입 금지’라는 큰 글씨가 쓰인 차단막이 쳐져 있었다. 농장주 유영범 씨(69)의 아들 동일 씨(37)는 “미리 이렇게까지 했는데…. 운이 없으려니 할 수 없네요”라며 한숨을 쉬었다. 비극은 19일 밤 12시 무렵 걸려온 한 통의 전화로 시작됐다. 수화기 너머 사람은 부인 정부임 씨(62)에게 자신을 파주시 축산과 공무원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 “예방 차원의 도살처분을 하셔야 합니다.” 정 씨는 믿을 수 없었다. 난데없이 한밤중에 전화해, 평생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도살처분을 하라니. 날이 밝자 재차 전화가 왔다. “이 집에서 구제역 소가 나오면 다른 축산농가가 모두 피해를 봅니다.” 벌컥 화부터 냈다. 자식처럼 키워온 멀쩡한 소를 죽인다고? 13년 전 부부는 소를 키우기 시작했다. 9마리로 시작해 121마리까지 늘렸다. 유 씨는 부인의 이름에서 ‘부’자를, 큰아들 동일 씨의 이름에서 ‘일’자를 따서 농장 이름을 지었다. 소가 사료 먹는 걸 보면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불렀다. 부부는 13년 동안 매일같이 여름엔 오전 5시, 겨울에는 오전 6시에 축사를 찾았다. 하루 일과는 축사의 톱밥을 갈아주는 것으로 시작했다. “얼마나 좋아하는데…. 새 톱밥 비비면서 뛰어다니는 걸 보면 막 춤추는 것 같았어. 아니다. 진짜로 춤을 췄어.” 유 씨가 주사기로 한 놈 한 놈 인공수정을 시키면 10개월 뒤에 송아지가 태어났다. 그렇게 태어난 소는 모두 정 씨가 직접 받아냈다. 그런 소를 죽여야 한다니…. 싸웠다. 소리도 질렀다. 눈물로 호소도 했다. 이유라도 알려 달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고급사료 줬습니다, 소 울던 농장엔 적막만이…” ▼“12일에 9마리를 출하했어. 근데 그 소를 실으러 왔던 차가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를 들렀었대.” 기가 막혔다. 축협에서 사료 값을 갚으라고 독촉해 어쩔 수 없이 내다 팔았던 건데 그게 화근이 될 줄이야…. 20일 방역요원이라는 사람들이 농장을 찾아왔다. 죽여야 한다는 것도 무서운데 더 무서운 말을 했다. 축사의 시멘트 바닥을 깨고 묻자고. 소가 먹고 자고 했던 곳을 파고 거기에 묻자고…. 절대 못 한다고 했다. 내 새끼 121마리를 묻은 곳에서 살라니. 부부는 대꾸를 하지 않았고, 그들은 돌아갔다. 21일 오후 3시. 갑자기 소들이 울기 시작했다. 하얀 위생복을 입은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이 농장에 들어섰다. 주사기를 들고 온 그들을 보고 소들이 울어댔다. 어미소들은 자기 새끼를 찾아 뛰어다녔다. “그 울음소리를 들으니 창자가 녹는 것 같더라고….” 인터뷰 내내 흔들림 없던 정 씨가 결국 눈물을 훔쳤다. 오후 5시가 되니 덤프트럭과 삽차(포클레인)가 왔다. 실감이 났다. 주저하는 부부에게 방역요원이 무릎을 꿇고 요청했다. “부탁드립니다.” 어머니도, 방역요원도 울었다. 부부는 동의했다. 방역요원들이 집 마당에 주사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신경안정제와 안락사 약물이 담긴 주사기 121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유 씨가 아들 동일 씨를 데리고 축사로 갔다. 가장 좋은 사료를 골랐다. “잘 먹더군요. 마지막 밥인데도 잘 먹는 걸 보니 오히려 마음이 좀 놓이더군요.” 동일 씨가 긴 탄식과 함께 당시를 기억했다. 오후 7시부터 마당에 놓인 주사기의 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가늘고 긴 금속 바늘은 목의 혈관을 뚫고 들어갔다. 주사를 맞은 소는 잠시 돌아다니더니 갑자기 주저앉았다. 큰 놈은 2분, 암소는 1분, 송아지는…. 그 모습을 지켜보던 부부는 방으로 들어갔다. 동일 씨만 말없이 그 모습을 지켜봤다. 30대로 보이는 여자 방역요원은 “아무래도 직업을 잘못 선택한 것 같다”며 울면서 주사를 놨다. 3일째 밤새워 주사기를 잡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중간중간 축사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구토를 했다. 밤 12시, 모든 것이 끝났다. 축사가 죽은 소들로 누렇게 뒤덮였다. 꼭 전쟁터의 시체들 같았다. 삽차가 축사 안에까지 들어와 죽은 소들을 덤프트럭에 옮겼다. 덤프트럭이 빠져나가고, 동원된 인부들의 방역복을 태우고, 남아 있는 소의 사료까지 실어 보내고 나니 오전 4시 30분. 9시간 반 만에, 13년 동안 지켜왔던 것들이 모두 사라졌다. 빚만 남았다. 2억1000만 원. 보상금을 준다지만 빚 갚고 나면 남는 게 없다. 새로 소를 구입하는 자금을 빌려 준다지만, 부부는 다시 소를 들일 생각이 없다. 아니, 자신이 없다. “못 길러. 그것들을 다 죽여 놓고 무슨 염치가 있어서 다시 송아지를 받겠어.” 다시 소를 키울 거냐는 질문에 정 씨가 고개를 흔들었다. 옆에서 말없이 지켜보던 유 씨가 고개를 돌려 시계를 봤다. 오후 6시 반. 밥을 줄 시간이다. 축사가 텅 빈 지 3일째지만 여전히 이 시간만 되면 시계에 눈이 간다. 밥을 먹일 새끼들을 모두 잃은 유 씨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우리야 다른 일을 하든 뭐 먹고살겠지. 근데 살아 있는 소들을 사람 잘못으로 이렇게 파묻지 말아야지. 소가 무슨 죄야….” 아들 동일 씨는 부모님이 땀과 눈물로 기른 소들을 묻어야 했던 심정을 글에 담았다. 그가 인터넷에 올린 ‘눈물의 구제역 살처분 일기’는 누리꾼들의 심금을 울렸다. 동일 씨의 글은 24일 오후까지 9만1500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8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지난달 29일에 처음 발생한 구제역으로 지금까지 전국 1750개의 농장이 부일농장과 똑같은 일을 겪었다.파주=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가 자신의 생활비를 쪼개 내놓은 장학금 총액이 1억 원에 이르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연의 주인공은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는 황금자 할머니(87·사진). 서울 강서구는 황 할머니가 2년 동안 생활비를 쪼개 모은 3000만 원을 구청 장학회로 기부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할머니는 2006년과 2008년에도 각각 4000만 원과 3000만 원을 구 장학사업에 기부해 총 기부금액이 1억 원이 됐다. 1924년생인 황 할머니는 13세 때 함남 흥남의 유리 공장에서 일하다가 3년 뒤인 1940년 속아서 간도로 가 위안부 생활을 했으며 귀국 후에는 평생 홀로 살았다. 세상에 대한 상처 때문에 외부와의 소통을 끊었지만 2003년 등촌3동사무소에서 근무하던 김정환 사회복지사(현 자원봉사팀장)를 만나며 달라졌다. 김 팀장은 매일 동사무소를 찾아 소리를 지르는 할머니의 사연을 진심으로 들어줬고, 할머니는 그를 친아들처럼 여기고 그동안 모은 돈을 강서구 장학회에 기증하게 된 것. 장학금 기탁식은 27일 오후 강서구청에서 열린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억 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40명을 넘어섰다. 공동모금회는 이충희 에트로 대표(56·사진)와 한동호 부산 아름다운치과 원장(56)이 22일 1억 원 이상을 기부해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총 41명으로 늘었다고 23일 밝혔다. 이 대표는 회원 가입식에서 “최근 국내 모금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너소사이어티는 2008년 5월 남한봉 유닉스코리아 대표(72)가 첫 회원으로 가입했으며 올해는 공동모금회 성금횡령 비리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체 회원의 절반이 넘는 26명이 새로 가입했다. 이들의 누적 기부액은 72억2500만 원이다.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20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서 경남(5명) 부산(4명) 인천(4명) 등의 순이다. 직업별로는 기업인이 28명으로 가장 많고, 연령별로는 50대(14명)와 60대(13명)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대도시의 50, 60대 남성 기업인이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의 표본”이라며 “기부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만큼 앞으로 더욱 다양한 회원층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금횡령 여파로 크게 줄었던 공동모금회의 모금액이 23일 현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까지 공동모금회로 들어온 기부액은 992억5000만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968억9000만 원을 넘어섰다. 올해 모금액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은 1일 공동모금회가 ‘희망2011나눔캠페인’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서울시가 연말을 맞아 음주운전 예방 캠페인인 ‘음주운전 그 끝은 같습니다’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도 내년 1월까지 매주 한 차례 전국적인 음주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다. 21일 서울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인근 고가차도 교각에 설치된 연출된 사고차량.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법무법인 바른이 21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발전기금으로 4억5000만 원을 기탁했다. 법무법인 바른과 고려대는 이날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본관에서 발전기금 기부약정식을 열었다. 약정식에는 법무법인 바른의 김동건 강훈 대표변호사, 이기수 고려대 총장, 하경효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장 등이 참석했다.}
해병대 연평부대의 해상 사격훈련이 20일 실시되자 시민들은 “북한의 추가도발이 우려되는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군의 정당한 훈련인 만큼 예정대로 실시된 것은 잘한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접경지역인 경기 전방지역에서도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하루 종일 긴박한 상황이 지속됐다. 이날 많은 시민들은 이번 사격훈련에 대해 “북한의 도발을 응징하겠다는 우리 군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사격 훈련이 한창 진행되던 오후 3시 서울역 맞이방에서 TV를 지켜보던 대학생 최진호 씨(24)는 “천안함 폭침과 달리 지난달 북측의 연평도 포격은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명백한 도발”이라며 “사격 훈련과 같은 우리의 강력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야 연평도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들 2명이 군에 복무하고 있다는 안지환 씨(55)는 “우리가 언제까지 북한의 도발에 참고 살아야 하는가. 정상적인 포사격 훈련은 실행하는 것이 맞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윤택 씨(40)도 “이제 더는 한국이 북한 의도대로 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로 사격 훈련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우리 군의 훈련을 빌미로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만난 임재영 씨(60)는 “어릴 적 6·25전쟁을 겪었는데, 전쟁이 터지면 우리가 쌓은 모든 것이 무너진다”며 “참고 넘어가는 게 상책”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시민단체들은 이념 성향에 따라 의견차가 뚜렷하게 엇갈렸다. 전희경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실장은 “이번 우리 군의 포사격 훈련은 예고대로 실시된 통상적인 훈련”이라며 “평화를 위해 훈련을 중지하자는 주장은 국민을 ‘거짓 평화’로 현혹시키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뉴라이트전국연합도 이날 논평에서 “연평도 사격훈련은 우리 영해에서, 우리 필요에 따라 독자적으로 실시한 훈련”이라고 말했다. 반면 진보단체인 참여연대는 성명을 통해 “확전 가능성을 모르지 않으면서도 포사격 훈련을 강행한 것은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 도박 행위”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서해 해상 사격훈련에 앞서 경기 파주시는 오후 1시 30분경 통일촌과 해마루촌, 대성동마을 등 3개 민통선마을 270여 가구, 주민 790여 명을 마을회관 지하 등 지정된 대피장소로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연천군도 이날 오전 10시 군부대의 요청에 따라 연천군 횡산리 마을 33가구, 주민 76명을 10여 km 떨어진 군남면 옥계3리 안전지대로 피신시켰다. 파주=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20일 연평도에서 우리 군이 포 사격훈련을 실시했지만 이에 따른 ‘생필품 사재기’ 현상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에는 인천과 경기 북부 등 북한에 인접한 지역을 중심으로 생필품 매출이 10%가량 늘어난 바 있다. 이날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의 라면 생수 등 생필품 매출은 평소 매출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마트는 이날 오후까지 전국 모든 점포의 라면과 생수 부탄가스 등 12종류의 ‘전시 생필품’ 판매 추이를 조사한 결과 평소 매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라면은 12월 들어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감소했다”며 “인천 등 11월 포격 당시에 매출이 늘어났던 지역에서도 사재기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도 “이날 라면 생수 부탄가스 등 3가지 생필품의 매출 추이를 살펴본 결과 각각 평일 매출의 101%와 98%, 105% 수준”이라며 “통상적인 매출액 증감 수준일 뿐 사재기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국내 대중목욕시설 10곳 중 7곳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고 한 사람이 하루 동안 CCTV에 찍히는 횟수가 평균 83.1회에 이르는 등 사생활 침해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올해 4∼10월 백석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전국 420개 대중목욕시설의 CCTV 설치 운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70%가 넘는 301곳(71.7%)에 CCTV가 설치돼 있었다고 14일 밝혔다. 목욕시설에 설치된 CCTV 중 30.3%는 목욕·샤워실 내부, 탈의실 입구, 화장실 입구, 수면실 등 인권 침해 우려가 높은 곳에 설치돼 있었다. 인권위에 따르면 이용객에게 CCTV가 있다고 고지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알몸을 찍은 경우도 156건에 이르렀다. 직장인, 대학생, 주부 등 6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하루 동안 CCTV에 찍히는 횟수를 조사한 결과 최대 110회에서 최소 59회까지로 CCTV에 하루 평균 83.1회 노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거리에 다닐 경우 평균 9초에 한 번씩 CCTV에 자신의 모습이 찍히는 셈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민간 CCTV가 무분별하게 보급되면서 인권 침해 여지가 높아지고 있지만 관련법 정비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에 대한 인권위 의견 표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앞. 1시간 동안 수백 명의 시민이 역 인근에 설치된 구세군 자선냄비 3곳을 지나쳐 갔지만 ‘빨간색’ 자선냄비에 성금을 넣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구세군본영 김해두 사관(50)은 지난해 같은 시기 광화문역 구내에 설치된 자선냄비 한 곳에는 하루 평균 30만∼40만 원의 성금이 모였지만 올해는 20만 원 수준으로 줄었다고 했다. 》광화문 자선냄비 3곳을 돌아다니면서 트럼펫 공연을 하는 김 사관은 “구세군 전체 모금액이 기업 기부에 힘입어 다소 증가하고 있지만 개인 기부액은 오히려 줄고 있어 걱정”이라며 “모금단체 횡령사건 여파 때문인지 성금을 넣으려는데, 말리는 시민도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 줄어든 기부, 이유는?서울 용산구 동자동 일대에 있는 쪽방촌도 온정의 손길이 얼어붙었다. 평소 도움을 주는 교회에서 쪽방촌 어르신들을 위해 쌀이나 김치 등을 가져다줄 뿐 기업이나 일반 시민들의 기부가 크게 줄어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는 것. 엄병천 동자동사랑방 대표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비리사건 이후 후원이나 기부행위를 색안경 끼고 보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같다”며 “기부가 줄면 없는 사람은 더욱 서러워진다”고 아쉬워했다.올해 말 들어 기부가 급감한 것은 공동모금회의 성금 횡령 비리에 일반 시민들이 크게 실망한 영향이 크다. 이달 1일 시작한 공동모금회의 ‘사랑온도’는 13일 현재 3.4도에 그쳤다. 목표 금액의 3.4%만 모았다는 의미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13.8도였다. 이에 따라 1999년 이후 12년간 연속 달성한 ‘사랑온도 100도’ 기록이 올해는 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회사원 김성원 씨(32)는 “내가 낸 돈이 어떻게 쓰일지 알 수 없으니 당연히 모금함에 돈을 내는 일이 꺼려진다”고 했다.지난해 말 수백억 원씩 기부했던 대기업들도 지갑을 닫았다. 공동모금회 측은 “13일 현재 대기업 중 기부한 곳이 한 곳도 없다”고 밝혔다. 2008년과 2009년 같은 기간에 삼성,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의 기부가 이어졌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강철희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나눔 모금의 속성이 큰 줄기가 트이면 계속 이어지는 것”이라며 “지난해 기부를 주도했던 기업들이 공동모금회 비리 여파로 몸을 사리면서 기부문화 자체가 움츠러들었다”고 분석했다. 연말에 터진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도 일정 부분 기부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 이제는 개인 기부 활성화해야국내 기부문화의 중심을 ‘기업’에서 ‘개인’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공동모금회가 1999년부터 작년까지 모은 총 기부금 1조9118억 원 중 기업 기부는 63%, 1조2035억 원에 달했다. 미국 등 선진국은 개인 기부 비율이 70% 이상에 이른다. 구인회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선진국은 기업 총수나 최고경영자도 자신의 이름으로 개인 기부를 하는 반면 한국은 기부를 ‘세(稅)테크’로 인식하는 경향이 많아 기업 기부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기업은 경기 침체나 사회적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기부금 액수가 꾸준히 증가하기 어렵다. 실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공동모금회가 모금한 기업 후원금은 1768억 원으로 2007년(1805억 원)보다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 후원금은 869억 원에서 935억 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모금단체 비리 영향도 있지만 북한의 연이은 도발 등 각종 사회적 이슈로 기업 기부가 위축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임신혁 어린이재단 대외협력실장은 “기업 기부는 경기침체 등 외부 요인에 쉽게 흔들리는 경향이 있다”며 “개인 기부 비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모든 모금단체의 숙원”이라고 말했다.○ 투명한 기부문화 정착 기회로 이번 사건을 계기로 투명한 기부문화를 정착시키자는 의견도 많다. 국내에서는 ‘아름다운재단’이 모범 사례로 꼽힌다.이 재단은 2000년 출범 때부터 기부 회원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화해 관리하기 시작했다. 1000만 원 이상 고액 기부자에게는 기부금이 어떻게 배분되었는지를 보고하며, 홈페이지를 통해 1년 단위의 감사자료 외에 매달 기부 수익과 지출에 대한 회계자료도 공개한다. 정경훈 아름다운재단 팀장은 “직원들의 월 급여까지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등 ‘투명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강 교수는 “1원짜리 하나라도 내가 낸 돈이 어디에 사용됐는지 알 수 있어야 투명성 시비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무성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세금으로 복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기부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내국인이 입장해 불법 도박을 할 수 있도록 외국 영주권을 위조하는 사례가 잇따라 적발됐다. 경찰청 외사수사국은 12일 해외 영주권을 위조하고 이를 내국인 37명에게 건네 불법 도박을 하게 한 혐의(사문서 위조 등)로 김모 씨(61) 등 카지노 에이전트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가짜 영주권 발급 과정에 전 주한 온두라스대사 U 씨가 연루돼 있다는 정황을 잡고 조사하고 있다. 또 미국으로 달아난 위조총책 이모 씨(51) 등 2명을 수배하고, 미국 이민국에 송환을 요청했다. 이들이 만들어준 위조 영주권으로 카지노 도박을 한 이모 씨(61) 등 고객 37명도 입건됐는데 고객 중 상당수는 의사, 건설사 대표, 운동협회 회장 등 사회 지도층 인사인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에 따르면 외국인 전용 S카지노 에이전트인 김 씨의 의뢰를 받은 이 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8월까지 중남미 국가인 엘살바도르를 수차례 방문해 온두라스, 과테말라, 필리핀, 볼리비아, 에콰도르 등 5개국 영주권카드를 위조했다. 위조 영주권카드를 받은 고객들은 이를 적법한 서류인 것처럼 꾸며 외교통상부에 제출해 거주여권을 발급받았다. 거주여권은 외국 영주권을 가진 해외 거주 교민이 국내에 거주하는 경우 발급하는 여권으로, 이 여권이 있으면 외국인 카지노에 들어갈 수 있다. 올 5월까지 주한 온두라스대사로 있던 U 씨는 이들이 가져오는 가짜 서류를 합법 서류인 것처럼 확인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주대만 대사로 옮긴 U 씨는 관련 혐의가 포착돼 본국으로 소환된 상태다. 경찰은 손님이 잃은 돈의 10%를 브로커가 가져가는 구조여서 내국인 출입이 금지된 카지노에 위조 여권을 만들어 고객을 유치하는 행위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위조 알선책 가운데 카지노 직원 1명이 포함된 점으로 미뤄 카지노가 포함된 조직적인 범죄일 여지가 있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이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희준)는 지난달 14일 내국인들을 해외이주자로 신분을 세탁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도록 알선한 혐의(도박 개장 등)로 외국인 전용카지노업체 박모 팀장(54) 등 2명을 구속기소했다. 또 외국 영주권 서류를 위조해 수수료를 받아 챙긴 혐의(공문서 위조 등)로 심모 씨 등 카지노 에이전트 2명과 여권 위조 브로커 3명을 구속기소하고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서 도박을 한 내국인 21명을 상습도박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2009. 2. 27] “고맙다, 고환율” 외국인 전용 카지노 불황속 대호황▲2009년 2월27일 동아뉴스스테이션}

10일 서울 용산역 광장을 찾은 시민들이 흰색 아동용 실내화에 보라색 리본을 매달아 광장에 설치된 조형물 선반 위에 올려놓고 있다. 이번 행사는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을 맞아 여성가족부가 개최했다. 지난해 발생한 아동성폭력 피해 건수와 같은 1017켤레의 실내화를 매달며 성폭력을 추방하자는 의미에서 열렸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서울지방경찰청은 8일 회사 앞에서 시위를 벌인 탱크로리 운전사 유모 씨(52)를 폭행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등)로 물류업체 M&M의 전 대표 최철원 씨(41)를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김상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최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 씨는 10월 18일 유 씨를 야구방망이와 주먹으로 폭행한 후 ‘맷값’이라며 2000만 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2008년 11월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빈터에서 성신여대 제2캠퍼스 기공식이 열렸다. 이날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은 “서울 소재 대학으로는 처음 서울에 제2캠퍼스를 갖게 됐다”며 ‘제2의 창학’을 선언했다. 2년여가 지난 지금 심 총장의 꿈은 현실로 무르익어 가고 있다. 1100억 원을 투자한 제2캠퍼스 ‘운정그린캠퍼스’의 완공이 내년 2월로 다가왔다. 이렇게 되면 성신여대는 국내 여자대학 가운데 1인당 평균 가용면적이 가장 넓은 대학으로 확 바뀐다. ○ 운정그린캠퍼스 건립…‘제2창학’ 나설 것 생활과학대, 자연과학대, 간호대, 융합문화예술대 등 4개 단과대가 자리 잡는 운정그린캠퍼스는 내년 3월 신학기부터 학생들을 맞는다. 5만4400m² 터에 지하 3층, 지상 7층 규모의 건물 3개동과 부속건물인 ‘파빌리온’ 1개동이 들어선다. 대학 발전을 위해서는 충분한 교육공간 확보가 필수적인데 성북구 동선동의 현 캠퍼스와 5km밖에 떨어지지 않아 캠퍼스 간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운정그린캠퍼스는 ‘이름’에 걸맞게 자연친화적인 ‘그린 캠퍼스’로 운용할 계획이다. 녹지공간만 전체 면적의 40%에 이른다. 건물 등을 최대한 집적해 녹지공간을 늘렸으며 건물의 냉난방은 지열(地熱) 시스템을 활용한다. 학교 측은 “건물 자재도 모두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명실상부한 ‘그린 캠퍼스’가 될 것”이라며 “북한산의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는 캠퍼스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성신여대는 운정그린캠퍼스를 생활과학대 등 새로 이전하는 4개 단과대 중심으로 특성화하고 성북구 동선동의 수정캠퍼스는 인문사회 및 예능계열 중심의 캠퍼스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입학사정관제 특성화 성신여대는 입학사정관제 운영과 관련해 다른 대학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교육과학기술부의 ‘입학사정관제 운영 지원사업 선도대학’에 선정된 성신여대는 10월 24일 실제 입학사정관 전형 면접 장면을 자신있게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이 학교 입학사정관제의 가장 큰 특징은 입학사정관을 국내 대학 중 유리하게 전원 정규직으로 선발했다는 점이다. 입학사정관의 신분이 안정돼야 학생들에 대한 평가도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학교 측의 판단이다. 지난해 입시에서는 입학사정관이 서류에서부터 최종 면접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 총입학생의 10.6%를 선발했다. 국내 대학에서는 처음 전임교수 2명을 전임 입학사정관에 임용한 데 이어 교육, 언론, 법조, 시민단체 등 분야별 전문가들을 ‘위촉 사정관’에 임명했다. 성신여대의 발전 계획은 ‘특성화’란 단어로 요약된다. 2008년 삼성경제연구소에 의뢰해 대학 발전 컨설팅을 받은 후 대학 역량을 ‘특성화 교육’에 모으기로 방침을 세운 것. 이에 따라 ‘건강복지’와 ‘문화’라는 두 가지 특성화 과제를 설정하고, 전반적인 학과(부) 및 정원 조정과 학사관리 개선, 학사 시스템 재정비 등에 나섰다. 건강복지 분야에서는 단과대별로 분산됐던 관련 학과를 단일 단과대에 통합하기로 했다. 또 고령화 추세에 대비해 가족복지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점에서 건강관리, 스트레스관리 등 관련 분야 전문 인력 창출에 나섰다. 문화 분야에서는 모든 재학생을 대상으로 ‘문화인 양성 교육과정’ 이수를 의무화하는 등 교양과정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취업지도-다양한 장학금 성신여대 재학생들은 ‘취업관리’와 ‘다양한 장학금’을 학교의 강점으로 꼽는다. 올 4월부터 취업지원관을 별도로 채용해 1, 2학년 전체가 최소 연 1회 이상 경력개발센터에서 취업상담을 받도록 의무화했다. 경제학과 2학년 안윤영 씨(21)는 “1학년 때부터 학교 경력개발센터로부터 개인상담, 그룹상담, 적성검사 등 다양한 경력관리 상담을 받았다”며 “향후 어떤 분야에서 경력을 쌓는 것이 좋을지 방향 설정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스튜어디스 스쿨’과 ‘저널리즘 스쿨’ 등 업종별로 개설된 스터디 그룹에서는 교수와 부총장이 모의 면접을 주재하기도 한다. 유아교육과 3학년 이주리 씨(21)는 “성신여대는 일정 기준만 넘으면 누구나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등 다른 학교에 비해 장학금 혜택이 많은 것이 장점”이라고 자랑했다. ■ 올해 정시모집 어떻게 성신여대는 2011학년도 정시모집에서 ‘가’군 580명, ‘나’군 352명 등 총 932명의 신입생을 정원내로 선발한다. 각 전형 및 학과별로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와 학생부, 실기 반영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가’군 일반학생전형 일반계 학과(부)는 ‘수능 70%+학생부 30%’, 사범계열은 ‘수능 65%+학생부 30%+교직 인·적성 구술면접 5%’를 각각 반영한다. ‘가’군에는 언어나 수리, 외국어 등 수능 1개 영역의 성적만 100% 반영하는 ‘수능특정영역우수자 전형’도 있다. ‘나’군 일반학생 전형 일반계 학과(부)는 수능 100%, 2011학년도에 신설되는 미디어영상연기학과와 현대실용음악학과, 메이크업디자인학과는 ‘수능 30%+실기 70%’, 무용예술학과는 ‘학생부 20%+실기고사 60%+면접고사 20%’를 각각 반영한다. 수능은 백분위 점수를 활용한다. 인문계열은 언어 40%, 외국어 40%, 수리 또는 탐구(2과목) 20%를, 경제학과 및 자연계열은 수리 40%, 외국어 40%, 언어 또는 탐구(2과목) 20%를 각각 반영한다. 학생부는 교과성적 90%와 출석성적 10%를 전 학년 일괄 합산해 반영하는데 학년별 가중치는 없다. 문과, 이과 관계없이 교차 지원이 가능하다. 성신여대의 또 다른 특징은 수능 기존 성적에만 만족하면 인원에 관계없이 모두 장학금을 지급한다. 2010학년도에는 (4년 장학생 179명을 포함) 325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입학 관련 문의 02-920-2000 ▼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 “융합문화예술대학 신설… 크로스오버 인재 육성할것” ▼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54·사진)은 학생들과의 소통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실제로 그는 “학생들이 언니처럼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총장이 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한다. 심 총장은 2009년 성신여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당시 유행하던 원더걸스의 ‘노바디’ 춤을 신입생들 앞에서 춰 열띤 반응을 이끌어냈다. 올해에도 ‘언니밴드’를 결성해 새내기들의 새 출발을 축하하는 노래를 불렀다. 대학 총장 하면 연상되는 근엄함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파격’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07년 심 총장 취임 이후 성신여대는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국립의료원 간호대학을 인수해 ‘사립대 최초의 국립대학 인수’ 기록을 세웠는가 하면 올해 2월 러시아 모스크바 차이콥스키홀에서 ‘한-러수교 20주년 기념 음악회’를 개최하는 등 국제 교류도 늘고 있다. 내년 2월 제2캠퍼스인 운정그린캠퍼스의 완공은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심 총장은 “제2캠퍼스 완공은 성신여대에 ‘제2의 창학’과 비견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통상 지방에 세워지는 제2캠퍼스와 달리 성신여대 운정그린캠퍼스는 성북구 동선동 성신여대 수정캠퍼스에서 차량으로 15분가량 떨어진 강북구 미아동에 건립됐다. 심 총장은 “제2 캠퍼스가 완공되면 성신여대는 국내 여자대학 중 학생 1인당 평균 가용면적이 가장 넓은 대학이 된다”며 “친환경캠퍼스에서 최상의 교육환경을 제공해 글로벌 여성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성신여대는 올해 ‘융합문화예술대’를 신설했다. 이 대학에는 문화예술경영학과, 미디어영상연기학과, 현대실용음악학과 등 5개 학과가 들어간다. 심 총장은 “예술 및 학제 간 융합을 통해 ‘크로스오버’형 인재를 육성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며 융합문화예술대 신설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꿈’을 꿀 수 있는 사람이 우리 대학에 들어왔으면 한다”며 “꿈을 실현하는 데 도움을 줄 교수와 시설은 얼마든지 제공할 수 있지만 꿈만큼은 학교가 대신 만들어 줄 수 없지 않느냐”고 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성신여대 연혁 ―1936년 4월 리숙종 박사 성신여학교 창립 ―1965년 1월 성신여자사범대학 설립 ―1972년 1월 대학원 설치―1981년 7월 종합대학 성신여자대학교로 승격 ―1981년 10월 학과 신설 개편, 단과대학(인문과학대, 사회과학대, 자연과학대, 사범대, 예술대) 신설 ―1995년 1월 수정관 준공―1999년 2월 대학종합평가 결과 우수대학, 최우수대학원 선정 ―2006년 7월 3년 연속 교육부지원 특성화 사업 우수대학 선정 ―2007년 3월 간호대 설치―2007년 8월 제8대 심화진 총장 취임 ―2009년 6월 간호대 글로벌의과학과 신설―2010년 6월 융합문화예술대 신설―2011년 2월 성신운정그린캠퍼스 준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