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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대한항공의 박기원 감독(65)은 경기 전 올 시즌 V리그의 화두로 부상한 포지션 변경에 대해 “한국 배구의 얇은 선수층을 보여주는 현상으로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선수층이 두꺼운 대한항공에는 아직 먼 나라 이야기인 듯하다.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31)와 날개 공격수 김학민(33)에,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1순위로 뽑힌 가스파리니(32)가 합류한 대한항공은 두꺼운 선수층을 무기로 올 시즌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힌다. 반면 OK저축은행 등은 올 시즌 얇은 선수층 탓에 포지션 변경을 실험 중이다. 23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OK저축은행과 대한항공의 경기에서도 양 팀의 다른 처지가 여실히 드러났다. 시즌 전 외국인 선수를 교체한 OK저축은행은 왼쪽에서 주로 뛰던 송희채를 오른쪽 날개 공격수로 투입했다. 포지션 변화가 없는 대한항공은 주전 왼쪽 날개 공격수 김학민 자리에 정지석을 적절히 교체 투입해 가며 숨을 골랐다. 그 결과 대한항공은 1, 2세트를 따낸 뒤 3, 4세트를 내주며 역전패 위기에 몰리고도 막판 김학민과 가스파리니의 공격이 되살아나며 3-2(25-16, 25-21, 21-25, 21-25, 15-11)로 승리했다. 개막 후 3연승으로 남자부 선두에 올랐다. 이날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흥국생명이 도로공사에 3-0(25-18, 25-19, 25-21)으로 승리했다. 흥국생명은 연고지(인천)가 같은 대한항공과 함께 3연승을 달리며 여자부 선두에 섰다. 안산=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해결사는 NC의 교체 포수 용덕한이었다. 용덕한은 21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LG와의 2016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회말 3-2 역전승을 확정하는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며 팀에 첫 승을 안겼다. 9회 1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용덕한은 스퀴즈 번트에 실패한 뒤 3루수 왼쪽으로 빠져나가는 극적인 결승타를 쳤다. 이 안타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용덕한은 경기가 끝난 뒤 “가을에만 잘해서 죄송하다”고 너스레를 떤 뒤 “스퀴즈 번트 사인을 놓쳐 부담이 됐는데 끝내기 안타로 이어져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앞둔 NC 김경문 감독의 고민은 타순 조정이었다. 팀의 간판타자인 외국인 선수 테임즈가 음주운전 징계로 이날 경기에 뛰지 못하면서 타순 재배치가 불가피했던 것. 고심 끝에 김 감독은 박민우를 3번 타자로, 권희동을 4번 타자로 기용하는 깜짝 카드를 꺼내 들었다. 9월 이후 4할대(0.436) 타율을 기록한 박민우와 올 시즌 상무 소속으로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한 권희동에게 중심 타선을 맡긴 것이다. 정규시즌에 3번 타자를 맡았던 나성범은 2번 타순에 배치했고, 허리 통증이 있는 베테랑 이호준은 선발 명단에서 뺐다. 8회말까지 김 감독의 카드는 실패로 돌아가는 듯했다. 테임즈를 대신한 권희동은 기회 때마다 범타로 물러났다. 하지만 9회말 김 감독의 믿음이 빛을 발했다. 9회말 포문은 박민우가 열었다. 선두타자 박민우가 안타로 출루하자 권희동도 첫 안타로 뒤를 받쳤다. 이어진 기회에서 지석훈과 대타 이호준이 연속 적시타를 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팀 동료들이 만들어놓은 역전 기회에 용덕한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반면 LG는 적지에서 다 잡았던 경기를 놓쳤다. 5회까지 노히트노런을 이어갈 정도로 호투하던 상대 선발 투수 해커를 7회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 8회 포수 정상호가 각각 1점 홈런으로 두들겼지만 마지막 9회말 고비를 넘지 못했다. 2014년 준플레이오프,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던 NC는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시리즈 1차전에서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3선승제로 치러진 27차례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구단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것은 81.5%인 22번이다.창원=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황규인 기자 [양팀 감독의 말] ▽김경문 NC 감독 9회까지 점수가 안 났으면 감독이 욕먹는 경기였는데 9회 타점을 내준 고참 선수들에게 고맙다. 역전한 것은 선발 해커가 기대 이상으로 잘 던져준 것이 크다. 9회 권희동 타석 때 대타를 쓸 계획은 없었다. 야구를 올해만 할 것은 아니니까 끝까지 믿었는데 다행히 안타가 나왔다. ▽양상문 LG 감독 히메네스와 정상호가 홈런을 쳤을 때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임정우의 구위가 좋지 않았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잡지 못해 아쉽다. 오늘 패배가 선수들이 더 긴장하고 단결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정우는 구위가 괜찮다면 계속 기용할 것이다.}

양상문 LG 감독은 최동원과 더불어 1970년대 부산 고교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 투수였다. 포수 출신인 김경문 NC 감독은 1982년 프로야구 원년 OB 우승을 이끈 안방마님이었다. 왕년의 명투수와 명포수는 이제 각자의 더그아웃에 서서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건 치열한 지략 대결을 펼치게 됐다. 21일 막을 올리는 2016 프로야구 플레이오프의 또 하나의 볼거리다. 20일 경남 마산구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도 양 팀 감독의 특징은 그대로 드러났다. 에이스 허프 대신에 소사를 1차전 선발 투수로 예고한 양 감독은 “(13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등판한) 소사의 다음 등판일이 하루라도 더 늦어지면 컨디션 조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허프를 1차전에 투입하면 나흘 휴식 뒤 등판이라 이르다”며 마운드 운용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 또 준플레이오프 때부터 고수해온 4선발 체제를 이어갈 뜻을 밝혔다. “마산구장에 바람이 많이 분다. 날씨가 승부의 열쇠가 될 것”이라는 김 감독의 말에서는 경기 전체의 큰 그림을 봐야 하는 포수로서의 특징이 그대로 묻어났다. 김 감독은 경험의 중요성을 부각하며 2013년부터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아온 해커를 1차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양 팀 포수들의 자존심 대결도 눈길을 끌었다. LG에서 프로에 데뷔한 NC의 포수 김태군은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에 초대받을 수 있도록 프로에 입단시켜준 LG 관계자에게 감사를 전한다”며 너스레를 떤 뒤 “강남이가 내 얼굴을 보면 집중이 된다며 자극했는데 좋은 안방전쟁을 해 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태군과 LG 포수 유강남은 2011년과 2012년 LG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이에 유강남은 “원래부터 안방경쟁에서 승부를 가를 계획이었다”며 맞받아쳤다. 박민우, 이종욱 등 NC의 빠른 주자에 대해서는 “우리 투수들의 퀵 모션이 좋기 때문에 베이스 위에 공만 얹는다는 생각으로 하면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상대의 도루를 책임지고 막아야 하는 포수답게 김태군과 유강남은 상대팀의 주요 경계 대상으로 상위 타순에 주로 배치되는 LG 김용의와 NC 박민우를 꼽았다. 이날 참석자들은 전부 이번 시리즈가 4차전까지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김경문 감독은 음주운전 징계로 1차전 출전이 불가능한 외국인 타자 테임즈를 2차전부터는 기용할 뜻을 밝혔다. 테임즈는 미디어데이 뒤 사과 기자회견을 했다. 창원=강홍구 windup@donga.com·황규인 기자}

“아직도 떨립니다. V리그에 다시 나왔다는 것만으로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1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OK저축은행과의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실을 찾은 우리카드의 김은섭(27·211cm·사진)은 여전히 긴장해 있었다. 프로배구 최장신 선수인 그에게 이날 경기는 네 시즌 만의 V리그 복귀전이었다. 2012∼2013 신인선수 드래프트 때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대한항공에 입단한 김은섭은 한국 배구의 기대주였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녹록지 않았다. 지난해 상무를 제대한 뒤에는 배구를 포기하려고도 했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고 올해 초 실업팀을 거쳐 8월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었다. “밖에 나가 보니 정말 배구밖에 할 게 없었다”고 말하는 김은섭에 대해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한 번 더 기회를 주면 이 친구가 (팀 전체에) 절실함을 안겨주지 않을까란 생각에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주전 센터 박상하의 발목 통증으로 출전 기회를 얻은 김은섭은 이날 블로킹 4개를 포함해 6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3-0(25-18, 25-22, 30-28) 승리를 도왔다. 경기 내내 코트 안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동료들에게 자극을 불어넣은 김은섭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위축될까 봐 한 행동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팀 분위기는 내가 끌고 가자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김은섭은 “쉬는 동안 생각보다 배구의 템포가 너무 빨라져 숙제가 많아진 것 같다. 올 시즌 이루고 싶은 목표는 그저 이기는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그렇게 김은섭의 배구인생은 한 뼘 더 자라났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블로킹에서 시작된 불똥이 예기치 못한 곳으로 튀었다. OK저축은행의 김세진 감독은 1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우리카드와의 경기 전 승리를 위한 열쇠로 블로킹을 꼽았다. 센터 박원빈(24)의 부상으로 블로킹 벽이 낮아지면서 앞서 현대캐피탈과의 개막전에서도 원하는 대로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해결은 쉽지 않았다. 블로킹에서 생긴 구멍을 강한 서브로 막으려다보니 오히려 범실만 늘어났다. OK저축은행은 1세트에만 13개의 범실을 하며 손쉽게 세트를 내줬다. 서브 범실만 9개였다. 김 감독이 바라던 블로킹 득점은 1세트 막판에야 비로소 나왔다. OK저축은행은 결국 0-3(18-25, 22-25, 28-30)으로 무릎을 꿇었다. OK저축은행은 2세트 중반 선발 출전한 세터 곽명우(25) 대신 주전세터 이민규(24)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역부족이었다. 두 경기 연속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OK저축은행은 이날 총 34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반면 우리카드는 블로킹에서 재미를 보며 기분 좋은 첫 승을 따냈다. 센터 김은섭(27)과 왼쪽 날개 공격수 최홍석(28)이 각각 블로킹 4개씩을 기록했고, 팀 블로킹도 12개로 OK저축은행(7개)에 앞섰다. 2012~2013시즌 대한항공에서 데뷔해 군 제대 뒤 실업팀을 거쳐 네 시즌 만에 프로무대로 돌아온 김은섭은 V리그 복귀전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우리카드의 외국인 선수 파다르(20)도 3세트 듀스에서 서브로 연속 득점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올 시즌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역할이 커진 포지션은 센터다. 올 시즌 남자부에서 도입된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제도 때문이다. 자유계약으로 최고의 기량을 가진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수 있었던 지난해와 달리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이 하향 평준화되면서 국내 센터들이 외국인 선수들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막아내는 게 한결 수월해졌다. 한국전력이 첫 승을 거두는 데도 센터 전력 강화가 큰 힘이 됐다. 시즌 전 현대캐피탈에서 영입한 센터 윤봉우(34)는 18일 KB손해보험과의 안방 개막전에서 양 팀에서 가장 많은 블로킹(5개)을 기록하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한국전력은 윤봉우의 합류로 베테랑 센터 방신봉(41)의 기용에도 여유를 얻게 됐다. 센터진이 가장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현대캐피탈은 이달 초 열린 KOVO컵 대회 때 국가대표 센터 신영석(30)을 날개 공격수로 활용하는 실험을 했다. 센터 2명에 신영석까지 날개 공격수로 투입해 블로킹 벽을 더 높이기 위한 작전이었다. 반면 삼성화재는 센터가 가장 큰 불안요소다. 지난 시즌 주전으로 뛰었던 이선규(35·FA 이적), 지태환(30·군 입대)이 팀을 떠났고, 베테랑 고희진도 은퇴했다. 16일 첫 경기에서 날개 공격수로 뛰던 최귀엽(30)을 센터로 투입했지만 만족한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지난해 우승팀 OK저축은행도 센터 박원빈(24)의 부상으로 블로킹 벽에 구멍이 생겼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NC가 한 수 위다. 그러나 승부는 속단할 수 없다. 단기전 승부에서는 작은 변수 하나로도 의외의 결과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21일 막을 올리는 NC와 LG의 플레이오프에서는 팀 분위기가 그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KIA와 넥센을 연파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LG의 선수단 분위기는 최고조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당시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유격수 오지환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완전히 달라지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오지환을 중심으로 채은성, 양석환 등의 신예들이 LG 특유의 ‘신바람 야구’를 되살려내고 있다. 반면 NC는 내우외환에 빠져 있는 모양새다. 팀의 간판 타자 테임즈가 음주 운전에 따른 징계처분으로 플레이오프 1차전에 나오지 못하는 데다 선발투수 이재학까지 승부조작 가담 의혹이 제기되며 팀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김경문 NC 감독은 “시즌 뒤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겠다”며 사퇴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그래도 전문가들은 NC의 근소한 우세를 점치고 있다. 막강한 중심타선은 물론 올 시즌 선두 두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선발승(57승)을 거뒀을 정도로 선발 마운드에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해커, 스튜어트, 이재학에 시즌 중반 선발로 보직을 바꾼 최금강까지 두 자릿수 승수를 따낸 투수만 네 명이다. 하지만 적어도 올 가을야구에서만큼은 LG도 선발투수에서는 크게 밀리지 않는다. 정규시즌 4위 LG가 플레이오프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준 선발투수들의 영향이 컸다. 외국인 투수 허프와 소사가 긴 이닝을 책임지며 불펜 투수들의 어깨에 놓인 짐을 덜어줬다. 양상문 LG 감독의 포스트시즌 4선발 체제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준플레이오프를 4차전에서 끝내 사흘의 휴식기간을 얻은 것도 힘이 되고 있다. 한국시리즈 진출이 절실한 건 양 팀 모두 마찬가지다. NC는 2013년 1군 진입 뒤 첫 한국시리즈를, LG는 14년 만에 한국시리즈를 노린다. 21일 마산에서 열리는 1차전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한국전력이 달라졌다. 2005시즌 V리그 출범 이후 챔피언결정전에 한 번도 올라가지 못했던 한국전력은 이달 초 KOVO컵 대회에서 전승으로 남자부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 5위였던 한국전력은 단숨에 올 시즌 남자 배구 판도를 바꿀 팀으로 꼽히며 모든 팀의 경계 대상 1호가 됐다. 한국전력의 변화 중심에는 국가대표 공격수 출신 에이스 전광인(25)이 있다. 13일 경기 의왕시 한국전력 배구단 체육관에서 만난 전광인은 “어느 팀과 붙어도 ‘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 우승의 가장 큰 수확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내내 무릎 통증 등 부상에 시달려 시즌이 끝난 뒤 재활에만 집중했던 그는 “팀 형들에게 정신적으로 의지하며 재활에만 집중하다 보니 어느 때보다 몸 상태가 좋다”고 말했다. KOVO컵 대회에서 팀 공격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던 전광인은 “어느 팀보다 우승이 간절한, 저마다 사연이 있는 선수가 많은 게 우승의 원동력이었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지난 시즌 중반 대한항공에서 영입한 세터 강민웅과 센터 전진용, 이번 시즌을 앞두고 현대캐피탈에서 옮겨온 센터 윤봉우가 사연이 있는 선수들이다. 윤봉우와 같은 숙소를 쓰는 전광인은 “우승 경험이 있는 봉우 형이 합류하면서 팀 전체에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며 “6개월 장기 레이스를 하면서 어떻게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는지 많은 이야기를 해준다”고 말했다. 또 “재덕이 형, 민웅이 형 등 같은 성균관대 출신 선배들이 많다 보니 팀 전체 분위기가 가족같이 좋은 편”이라며 “KOVO컵 이후 팀 분위기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1∼3라운드에서 1승이라도 더 거두는 게 중요하다”며 초반부터 착실히 승수를 쌓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18일 안방 수원에서 열리는 KB손해보험과의 첫 경기는 그래서 한국전력에 중요하다. 전광인도 “전승 우승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원동력을 얻기 위해선 반드시 첫 경기에서 승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전히 시즌이 시작될 때면 들뜬다”는 전광인은 “그동안 한국전력은 매 시즌 ‘올해는 달라질 거야’라며 기대를 품게 했다가 끝내 실망감을 안겨주는 팀이었다”며 “올 시즌 팀 성적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아닌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광인은 “올 시즌 (우리 팀이 좋은 성적을 내서) 다들 수원에 올 일이 많아질 테니 각오해야 할 것”이라며 웃었다.의왕=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LG와 넥센이 맞붙은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를 관통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유격수 맞대결이었다. 잠실을 안방으로 쓰는 구단의 유격수로는 최초로 20홈런 고지에 오른 LG 오지환과 20-20클럽(20홈런, 20도루)에 가입한 넥센 김하성의 자존심 대결은 양 팀 선발 에이스의 맞대결만큼이나 관심을 모았다.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시즌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팀의 운명을 가른 것은 두 유격수였다. LG 유격수 오지환은 4-4로 맞선 8회말 결승 타점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5-4로 승리한 LG는 3승 1패로 2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올라 NC와 한국시리즈 진출을 다투게 됐다. 8회말 이천웅과 박용택의 연이은 볼넷으로 2사 1,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지환은 넥센 마무리 투수 김세현을 상대로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치며 역전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오지환은 이날 5타수 4안타 2타점을 포함해 준플레이오프에서 12타수 6안타 3타점, 타율 0.500을 기록하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반면 넥센의 김하성은 이날 여러 차례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실책을 2개나 기록한 김하성은 타석에서도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정규시즌 세이브 1위 김세현(36세이브)을 8회에 투입했지만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 가지 못했다. 양상문 감독이 3회 조기 투입한 이동현은 2와 3분의 1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넥센 타선을 묶으며 4차전 MVP로 선정됐다. LG와 NC의 플레이오프 1차전은 21일 마산에서 열린다. 두 팀이 가을야구에서 맞붙는 건 2014년 준플레이오프 이후 2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 2014년 대결에서는 LG가 3승 1패로 플레이오프에 올라갔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임보미 기자 양팀 감독의 말 ▽양상문 LG 감독 류제국이 점수를 주는 과정에서 공에 힘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음 경기를 위해서라도 류제국의 체력을 아껴야겠다고 생각해서 빨리 교체했다. 득점 찬스에서 한 방이 안 나오긴 했지만 이렇게 어렵고 중요한 경기에서 강팀을 상대로 나름대로 잘 풀어 나갔다고 생각한다.▽염경엽 넥센 감독 전체적인 내야 수비가 무너졌다. 찬스에서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은 게 패인이다. 감독의 운용이 부족해 마무리가 좋지 않았던 것 같다. 2014년 한국시리즈 도전이 가장 아쉽다. 실패의 책임은 감독인 제게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부로 감독직을 물러날 생각을 하고 있다.}

프로야구 kt가 14일 김진욱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56·사진)을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kt 2대 감독이 된 김 감독은 계약기간 3년 동안 계약금을 포함해 12억 원을 받는다. 김준교 kt 사장은 “김 감독은 팀 분위기를 쇄신하고 새로운 도약을 이끌 감독”이라며 “지도력뿐만 아니라 선수들과의 소통이 뛰어난 점을 높이 샀다”고 말했다. 천안 북일고와 동아대를 졸업한 김 감독은 1984년 OB(현 두산)에 입단해 1993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2012년부터 2년간 두산 감독을 맡았다. 2013시즌에는 팀을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김 감독은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kt가 명문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가을 야구에서는 ‘미친(?)’ 선수가 나오는 팀이 승리한다는 속설이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의 올 시즌 프로야구 가을 야구에서는 LG의 김용의가 속설의 주인공이다. 13일 고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LG 김용의는 4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7-0 승리를 이끌었다. 앞서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9회말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치며 LG를 준플레이오프에 올려놓은 김용의에 대해 염경엽 넥센 감독은 “리그 톱클래스에 속하는 선수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도 가장 경계할 선수로 꼽았다. 1회초 선두타자로 안타를 치고 나가 기분 좋은 첫 득점을 올린 김용의는 5회초 1사 2, 3루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타로 팀에 승기를 안겼다. 김용의는 적시타를 치고, 홈을 밟을 때마다 활기찬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팀 분위기도 끌어왔다. 김용의는 “평소 슈퍼볼 같은 큰 경기를 보며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자연스럽게 세리머니가 나왔다”고 말했다. 올 정규시즌에서도 김용의는 넥센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타율 0.318을 기록한 김용의는 넥센을 상대로는 타율 0.543으로 훨훨 날았다. 김용의는 1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LG의 선발 투수 소사는 이날 최고 시속 157km의 강속구와 변화구를 효율적으로 섞어 던지며 넥센 타선을 틀어막았다. 소사는 6이닝 동안 안타 8개와 볼넷 1개를 허용했지만 탈삼진 4개를 곁들이며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반면 넥센은 1, 4회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적시타가 터지지 않으며 팀 완봉패의 굴욕을 맛봤다. 넥센은 이날 LG(9개)보다 많은 안타 11개를 치고도 무득점에 그쳐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팀 완봉패를 세우는 불명예도 안았다. 원정 1차전에서 승리한 LG는 플레이오프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지난해까지 25번의 준플레이오프(3판 2선승제 포함)에서 1차전 승리 팀이 플레이오프에 오른 건 21번(84%)이다. 2차전은 14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2차전 선발로 넥센은 밴헤켄, LG는 우규민을 예고했다. 강홍구 windup@donga.com·임보미 기자}
12일 예정돼 있던 전국체육대회 럭비 경기가 모두 끝난 뒤 파란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과 빨간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나란히 충남 예산종합운동장에 들어섰다. 빨간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은 일본어를 했다. 24년 만에 한국을 찾은 재일동포 럭비팀이었다. 재일동포 럭비팀은 이날 연세대와 전국체전 특별 친선경기를 가졌다. 2019년 럭비 월드컵과 2020년 도쿄 올림픽 등 일본에서 열리는 큰 국제대회를 앞두고 한국 대표팀에 신선한 자극을 주기 위해 대한럭비협회와 재일본대한체육회가 힘을 합쳐 만든 경기였다. 과거 전국체육대회 일반부 경기에 참가해 왔던 재일동포팀은 단체종목의 경우 재외동포팀들로 꾸려진 리그가 운영돼야 한다는 참가 규정에 따라 1992년 전국체전을 끝으로 발길을 끊었다. 재일동포 출신으로 두 단체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한 최윤 대한럭비협회 부회장(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은 “국내에서 럭비가 비인기에도 못 미치는 ‘비인지’ 스포츠인 것이 현실이다. 럭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오사카조선고교를 전국대회 3위로 이끌었던 오영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재일동포 럭비팀은 도쿄와 오사카 지역의 대학팀, 실업팀에서 뛰는 선수 25명으로 구성됐다. 당초 실업팀에서 뛰는 정예 선수들로만 팀을 구성하려고 했지만 일본 실업리그 시즌이 겹친 데다 전국체전을 두 달여 앞두고 급하게 팀을 꾸리면서 2군급 선수가 주축이 됐다. 이 때문에 재일동포팀은 연세대, 고려대와의 친선경기에서 모두 30∼40점 차로 크게 패했다. 하지만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한국 국가대표를 꿈꾸는 재일동포 선수들에게는 이번 경기가 자신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는 무대가 됐다는 평가가 많다. 또 일본 실업무대 진출을 꿈꾸는 국내 선수들에게도 일본 럭비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재일동포팀의 김순지(26)는 “한국 선수들과 처음으로 맞붙어 보니 생각보다 체격 조건이 좋아서 수비벽을 뚫기가 힘들었다”면서도 “일본에 비해 조직적인 플레이와 세밀함은 조금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럭비협회는 재일동포팀과 정기적으로 친선경기를 가질 계획이다. 예산=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12일 예정돼 있던 전국체육대회 럭비 경기가 모두 끝난 뒤 파란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과 빨간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나란히 충남 예산종합운동장에 들어섰다. 빨간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은 일본어를 했다. 24년 만에 한국을 찾은 재일동포 럭비팀이었다. 재일동포 럭비팀은 이날 연세대와 전국체전 특별 친선경기를 가졌다. 2019년 럭비월드컵과 2020년 도쿄 올림픽 등 일본에서 열리는 큰 국제대회를 앞두고 한국 대표팀에 신선한 자극을 주기 위해 대한럭비협회와 재일본대한체육회가 힘을 합쳐 만든 경기였다. 과거 전국체육대회 일반부 경기에 참가해왔던 재일동포팀은 단체종목의 경우 재외동포팀들로 꾸려진 리그가 운영돼야 한다는 참가규정에 따라 1992년 전국체전을 끝으로 발길을 끊었다. 재일동포 출신으로 두 단체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한 최윤 대한럭비협회 부회장(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은 "국내에서 럭비가 비인기에도 못 미치는 비인지 스포츠인 것이 현실이다. 럭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오사카조선고교를 전국대회 3위로 이끌었던 오영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재일동포 럭비팀은 도쿄와 오사카 지역의 대학팀, 실업팀에서 뛰는 선수 25명으로 구성됐다. 당초 실업팀에서 뛰는 정예 선수들로만 팀을 구성하려고 했지만 일본 실업리그 시즌이 겹친 데다 전국체전을 두 달여 앞두고 급하게 팀을 꾸리면서 2군급 선수가 주축이 됐다. 이 때문에 재일동포팀은 연세대, 고려대와의 친선 경기에서 모두 30~40점차로 크게 패했다. 하지만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한국 국가대표를 꿈꾸는 재일동포 선수들에게는 이번 경기가 자신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는 무대가 됐다는 평가다. 또 일본 실업무대 진출을 꿈꾸는 국내 선수들에게도 일본 럭비를 경험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재일동포팀의 김순지(26)는 "한국 선수들과 처음으로 맞붙어보니 생각보다 체격 조건이 좋아서 수비벽을 뚫기가 힘들었다"면서도 "일본에 비해 조직적인 플레이와 세밀함은 조금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럭비협회는 재일동포팀과 정기적으로 친선경기를 가질 계획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공공의 적’은 IBK기업은행이었다. 2016∼2017시즌 개막을 나흘 앞두고 11일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에서 감독들은 우승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팀으로 IBK기업은행을 꼽았다. 이달 초 KOVO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IBK기업은행은 박정아, 김희진 등 기량이 뛰어난 국내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흥국생명의 박미희 감독은 “결승에 간다면 IBK기업은행을 만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인 현대건설의 양철호 감독도 “(옆자리에 앉은 선배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에게) 혼나더라도 우승을 하기 위해선 꼭 IBK기업은행을 이겨야 한다”고 가세했다. 6명의 감독 중 4명이 IBK기업은행을 우승을 위해 넘어야 할 팀으로 꼽았다. 이에 대해 이정철 감독은 “욕을 많이 먹으면 오래 산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많은 감독들이 우리 팀을 이겨야 할 상대로 지목한 만큼 더 강해지겠다”고 말했다. 박정아도 “지난 시즌보다 외국인 선수의 키는 작아졌지만 더 빠르고 재밌는 배구를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 올 시즌 도전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감독은 경계해야 할 팀으로 현대건설을 꼽았다. 지난해 4위를 차지했던 이선구 GS칼텍스 감독은 “앞쪽 테이블에 앉은 지난 시즌 상위 3개 팀을 내년 미디어데이 때는 뒤쪽에 앉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여자부 경기는 15일 경북 김천에서 열리는 도로공사와 IBK기업은행의 경기를 시작으로 6개월의 장정에 들어간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 선수들이 경기 중 부상을 당하거나 병에 걸려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도 연봉이 삭감되지 않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선수계약서를 심사해 4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 조항을 시정 조치했다고 10일 밝혔다. 공정위는 올 6월부터 프로야구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KBO)를 상대로 불공정 계약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왔다. 시정 조치가 있기 전까지 프로야구 선수계약서에는 연봉 2억 원 이상인 선수가 1군에서 제외되면 복귀할 때까지 연봉 300분의 1의 50%씩을 매일 삭감하도록 돼 있었다. 하지만 공정위는 부상이나 질병 등 선수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경우에는 연봉 감액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약관을 고쳤다. 또 연봉 감액 대상 기준도 3억 원으로 올렸다. 계약 기간(매년 2월 1일∼11월 30일) 중 구단이 선수에게 타격이나 투구 폼, 부상에 따른 치료 방법 등을 바꾸도록 요구하면서 발생하는 훈련 비용도 선수가 아닌 구단이 부담하도록 했다. 훈련 태만에 대해 감독이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삭제했다. 또 구단의 동의 없이 선수가 대중매체에 출연할 수 없도록 한 조항을 삭제하고, 계약 기간 외에는 대중매체에 자유롭게 출연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공정위로부터 공식적으로 내용을 전달받으면 검토를 거쳐 내년부터 시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세종=박민우 minwoo@donga.com / 강홍구 기자}

14년 만에 가을야구에서 재회하게 된 두 팀은 장외 대결에서도 물러섬이 없었다.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는 4위 LG와 5위 KIA 선수들의 입담 대결이 이어졌다. 두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맞대결을 벌인 것은 2002년 플레이오프가 마지막이다. 포문은 LG의 베테랑 박용택이 열었다. 2002년 플레이오프 당시 맹타를 휘두르며 팀 승리를 이끈 박용택은 “그때 아주 좋은 기억이 있었다. 그냥 우리가 이길 것 같다”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박용택은 1차전 상대팀과의 예상 점수 차를 묻는 질문에 양손을 펼치며 10점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KIA 이범호가 “(준플레이오프 상대 넥센의 안방구장인) 고척에 가기 위해 짐을 다 챙겨 왔다”고 말하자 LG 류제국은 “(KIA의 안방인 광주로) 먼 길 편하게 갈 수 있도록 경기를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응수했다. 신경전에는 팬도 동원됐다. KIA의 양현종은 “KIA 팬들이 (워낙 많이 경기장을 찾기 때문에) 전광판을 넘어 상대팀 응원석까지 가곤 한다. (이번 경기에도) 전광판만 빼면 다 KIA 관중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상대의 속을 긁었다. 양 팀의 운명이 달린 1차전의 선발 투수로 양 팀은 모두 외국인 투수를 내세웠다. LG는 왼손 투수 허프를, KIA는 오른손 투수 헥터를 1차전 선발로 예고했다. 시즌 중반 합류해 KIA를 상대로 한 2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26으로 막강한 모습을 보인 허프가 1차전에서도 같은 활약을 보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양상문 감독은 “허프를 선택한 이유는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라며 “가급적 허프가 끝까지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8일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1군에 등록된 이병규(배번 9번)의 활용 계획을 묻는 질문에 “없다”고 짧게 답했다. 이병규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1승을 안고 싸우는 4위 LG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전력을 최대한 아껴 다음 무대에 대비하겠다는 각오다. 반면 1차전에서 패배하면 바로 탈락하는 KIA는 경기 상황에 따라 선발 투수 요원인 양현종까지 투입할 계획이다. 준플레이오프 남은 한 자리의 주인공을 가리는 1차전은 10일 오후 6시 30분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14년 만에 가을야구에서 재회하게 된 두 팀은 장외 대결에서도 물러섬이 없었다.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는 4위 LG와 5위 KIA 선수들의 입담 대결이 이어졌다. 두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맞대결을 벌인 것은 2002년 플레이오프가 마지막이다. 포문은 LG의 베테랑 박용택이 열었다. 2002년 플레이오프 당시 맹타를 휘두르며 팀 승리를 이끈 박용택은 "그때 아주 좋은 기억이 있었다. 그냥 우리가 이길 것 같다"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박용택은 1차전 상대팀과의 예상 점수 차를 묻는 질문에 양 손을 펼치며 10점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KIA 이범호가 "(준플레이오프 상대 넥센의 안방구장인)고척에 가기 위해 짐을 다 챙겨왔다"고 말하자 LG 류제국은 "(KIA의 안방인 광주로)먼 길 편하게 갈 수 있도록 경기를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응수했다. 신경전에는 팬도 동원됐다. KIA의 양현종은 "KIA 팬들이 (워낙 많이 경기장을 찾기 때문에) 전광판을 넘어 상대팀 응원석까지 가곤 한다. (이번 경기에도) 전광판만 빼면 다 KIA 관중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상대의 속을 긁었다. 양 팀의 운명이 달린 1차전의 선발 투수로 양 팀은 모두 외국인 투수를 내세웠다. LG는 왼손 투수 허프를, KIA는 오른손 투수 헥터를 1차전 선발로 예고했다. 시즌 중반 합류해 KIA를 상대로 한 2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26으로 막강한 모습을 보인 허프가 1차전에서도 같은 활약을 보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양상문 감독은 "허프를 선택한 이유는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라며 "가급적 허프가 끝까지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8일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1군에 등록된 이병규(배번 9번)의 활용계획을 묻는 질문에 "없다"고 짧게 답했다. 이병규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1승을 안고 싸우는 4위 LG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전력을 최대한 아껴 다음 무대에 대비하겠다는 각오다. 반면 1차전에서 패배하면 바로 탈락하는 KIA는 경기 상황에 따라 선발 투수 요원인 양현종까지 투입할 계획이다. 준플레이오프 남은 한 자리의 주인공을 가리는 1차전은 10일 오후 6시 30분 잠실구장에서 열린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 KIA가 5년 만에 가을야구에 참가한다. 5위 KIA는 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4-2로 승리해 6위 SK와의 게임 차를 2.5경기로 벌리며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8회초 1사 2-2 동점 상황에서 나온 KIA 나지완의 적시타가 승부를 갈랐다. 이로써 이번 포스트시즌 참가 팀은 두산, NC, 넥센, LG, KIA로 확정됐다. 남은 건 LG와 KIA의 4위 싸움이다. 70승 70패 2무인 LG가 남은 2경기에서 모두 패하고 70승 71패 1무인 KIA가 2경기에서 1승이라도 거두면 순위는 뒤집어진다. 두 팀의 승패가 같을 경우 상대 전적(8승 7패 1무)에서 앞선 LG가 4위가 된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1승을 안고 싸우는 4위의 안방구장에서 열리기 때문에 최종 순위가 중요하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마지막에 웃은 건 결국 김현수(28·볼티모어)였습니다.안방 개막전에서 팬들의 야유를 받을 정도로 팀 내 입지가 불안했던 김현수는 올 시즌 빅리그에 데뷔한 국내 선수 중 유일하게 가을야구를 맛봤습니다. 5일 열린 아메리칸리그(AL)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팀이 토론토에 2-5로 역전패하면서 김현수의 가을야구는 하루 만에 끝났지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한때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받던 김현수의 내년 시즌 화려한 날갯짓을 기대하게 하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2006년 신고선수로 두산에 입단했던 김현수는 2년 뒤 타격왕을 차지할 정도로 모두의 예상을 뒤엎으며 성장해 왔습니다. 김현수의 국내 데뷔 시즌 기록은 1경기 1타수 무안타에 불과합니다.그러나 마냥 낙관론을 펴기엔 이릅니다. 김현수 스스로 입증해야 할 부분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습니다. 무엇보다 시급한 건 왼손투수 상대 성적입니다. 김현수는 올 시즌 왼손투수를 상대로 총 18타수 무안타로 물러났습니다. 표본 자체가 적긴 하지만 가뜩이나 플래툰 시스템을 선호하는 벅 쇼월터 감독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기에는 충분한 숫자인지 모릅니다. 리그 정상급 투수 중 왼손투수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 또한 김현수가 유념해야 할 부분입니다. 실제로 같은 AL 동부지구에 속한 보스턴의 데이비드 프라이스, 토론토의 J A 햅 등도 왼손투수입니다. 에이스를 상대하는 경기에서 계속해서 제외된다면 아무리 성적이 좋더라도 큰 신뢰를 받기 어렵습니다.득점권 타율 또한 끌어올려야 할 부분입니다. 김현수는 점수가 가장 나기 쉽다는 주자 1, 3루 상황에서 이번 시즌 타점 없이 6타수 무안타를 기록했습니다. 주자 2, 3루에서도 희생타는 쳤지만 안타(1타수)는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안타 수(92개)에 비해 타점(22점)이 많지 않은 것 또한 이 영향이 큽니다. 프로야구에서 김현수와 같은 타점을 기록한 LG 정주현의 안타는 50개입니다. 볼넷에서도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인 2015시즌 개인 통산 처음으로 세 자릿수 볼넷(101개)을 골라냈던 김현수가 올해는 볼넷 36개를 기록했습니다. 양국 리그의 수준차가 있긴 하지만 빈도도 6.2타석당 1개에서 9.6타석당 1개로 줄었습니다. 2년 차 징크스도 김현수가 경계해야 할 부분 중 하나일 겁니다. 상대 투수의 공이 눈에 익으면 익을수록 상대 또한 김현수의 약점을 간파할 거라는 걸 잊어선 안 됩니다. 수비시프트를 깨는 안타로 올해 재미를 봤던 김현수에 대비해 상대 내야진 또한 새로운 그림을 그릴 겁니다.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친 김현수는 “한 단계 성숙해지는 시즌이었다”며 데뷔 시즌을 자평했습니다. 김현수는 비시즌 동안 또 얼마나 자신을 단련해서 다시 팬들 앞에 서게 될까요. 벌써부터 볼티모어의 내년 안방 개막전이 기다려집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전력이 창단 후 처음으로 KOVO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올 시즌 V리그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3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청주·KOVO컵 남자부 결승에서 한국전력은 KB손해보험에 3-1(25-20, 18-25, 25-19, 25-21)로 승리하며 정상에 섰다. 이번 대회는 사실상 한국전력의 독무대였다. 조별예선에서 지난 시즌 V리그 1, 2위 팀인 OK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에 승리한 데 이어 준결승에서도 대한항공을 3-0으로 격파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결승에서도 외국인 선수 바로티(24득점), 전광인(19득점)을 앞세워 줄곧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한국전력의 이 같은 변화는 절박함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지난해 대한항공에서 교체선수로 주로 뛰던 세터 강민웅, 센터 전진용을 트레이드로 영입한 한국전력은 시즌 뒤 팀 내 포지션 경쟁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던 현대캐피탈의 베테랑 윤봉우를 영입하며 전력 안정화를 꾀했다. 앞서 2013∼2014시즌 OK저축은행(당시 러시앤캐시)에서 뛸 당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바로티 또한 3년 만에 한국 무대로 돌아오며 명예회복을 벼르는 상황. 이번 대회 우승으로 자신감을 갖게 된 한국전력의 남은 과제는 주전과 교체선수 간의 격차를 좁히는 일이다. 지난 시즌 V리그 전체 7팀 중 5위에 그쳤던 한국전력이 약진하면서 코앞으로 다가온 올 시즌의 순위 다툼도 한층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한국전력을 맡은 지가 4년째인데 올해가 선수들 간의 역할 분담이 가장 좋다. 올해에는 더 재밌어질 것”이라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결승전 뒤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전광인은 “팀 전체적으로 독기가 생겼다. 이번 시즌 절대 만만하게 볼 수 없는 팀을 만들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편 기량발전선수(MIP)에는 KB손해보험의 외국인 선수 우드리스가 뽑혔다. 앞서 열린 여자부 결승에서는 IBK기업은행이 인삼공사에 3-0(25-21, 25-19, 25-16)으로 승리하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지난 시즌 V리그 최하위였던 인삼공사는 결승전에 오르는 깜짝 활약을 펼쳤으나 주전 리베로 김해란이 1세트 도중 팔꿈치 부상으로 빠진 게 뼈아팠다. MVP에는 IBK기업은행의 박정아가, MIP에는 인삼공사 한수지가 선정됐다. 이날 결승전으로 12일간의 컵대회를 마친 프로배구는 이달 15일 다시 돌아온다. 2016∼2017시즌 V리그는 안산에서 열리는 OK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약 6개월간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청주=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