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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 국무총리(사진)가 퇴임 후 독일에서 머물며 공직 생활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외교통상부와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김 총리는 최근 퇴임 후 독일로 가고 싶다는 뜻을 밝히고 머물 장소를 물색 중이다. 김 총리는 독일의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로 가기를 희망하고 있으나 주독일 대사관에서는 전직 총리에 대한 예우를 갖출 수 있도록 베를린 체류를 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김 총리가 독일의 어느 도시에 머물면서 어떤 활동을 하게 될지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과거 법관 재직 시 독일 마르부르크에서 연수를 했던 인연으로 평소에도 독일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깊다고 한다. 그는 총리로 재직하면서 진행한 여러 강연에서 독일의 사례를 언급했고 독일에서 유학한 사람들의 모임인 ‘아데코(ADeKo)’ 행사에도 빠지지 않고 나간다고 지인들이 전했다. 박근혜 정부의 국무총리 인선이 난항을 겪을 당시 유임설이 끊이지 않았던 김 총리는 정홍원 후보자의 지명으로 한숨을 돌린 분위기다. 총리실 관계자는 “김 총리는 대법관과 감사원장에 이어 총리까지 40년 가까이 공직자의 신분으로 쉬지 않고 달려왔다”며 “이제는 주위의 관심이나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여유를 찾을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북한의 3차 핵실험 가능성을 둘러싼 한반도 정세의 최대 분수령이 이번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12일)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16일) 등 북한이 핵실험일로 선택할 만한 특정일이 몰려 있다. 북한은 지난달 23일 외무성 성명을 시작으로 잇달아 핵실험 계획을 암시하는 발언을 쏟아내 왔다. 그러나 언제 핵실험 단추를 누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일부 정부 당국자와 전문가들은 북한이 박근혜 정부 출범일(25일)까지 핵실험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언급하기 시작했다. 북한의 핵실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4가지 핵심 요인을 짚어봤다. ①중국의 ‘채찍’과 ‘당근’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을 막기 위해 자국 내 북한의 금융계좌 일부를 동결했거나 에너지와 군 식량 등의 지원을 줄이는 식으로 모종의 조치를 취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부 당국자는 “중국이 북한을 상대로 열심히 움직이고 있는 것은 맞다”며 “외부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이미 행동에 나섰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겉으로는 북한을 연일 강하게 압박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북한을 회유하기 위한 ‘당근’을 제시했을 가능성도 있다. 중국이 오랜 혈맹관계를 유지해 온 북한을 강경책만으로는 바꿀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방중과 이를 통한 ‘김정은 체제’ 공고화 약속, 대북 원조의 확대 등이 당근이 될 수 있다. ②유엔 등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고 한국과 미국은 북한 핵시설의 선제타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북한에 초강경 경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군 당국은 11일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군사분계선(MDL) 인근 북한의 장사정포 진지와 공기부양정 같은 기습침투 기지를 무력화할 때 무인 공격헬기를 이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북한의 추가 도발 시 ‘중대 조치’를 취할 것임을 천명하고 대응조치를 준비 중이다. 이런 고강도의 전방위 대북 제재와 외교적 고립을 북한이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에 따라 향후 북한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③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 북한이 아직까지 핵실험을 미루고 있는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겨냥해 대남 메시지를 던져놓고 대응을 지켜보며 향후 전략을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 당선인이 ‘북핵 불용’ 원칙에 따라 대북강경책을 펼 경우 북한으로서는 앞으로 5년간 또 다른 남북관계 암흑기를 감내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북한이 2월 이후로 핵실험 시기를 넘기면서 장기전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핵실험장 내 계측장비가 습도에 약해 설치 후 2주 내에 실험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정부 고위 당국자는 “그런 (기술적인) 것은 큰 문제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핵실험 실시 여부나 시기는 철저히 정치적 판단에 따라 결정될 것이란 설명이다. ④북한 내부 상황 정부는 북한 내부의 움직임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김정은이 권력 기반이 취약한 상태에서 군부 강경파에 떠밀리듯 핵실험을 한다면 국제사회의 설득과 압박이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핵실험은 북한 군부와 당 관료들의 ‘엘리트 정치’가 작동하는 중요한 결정”이라며 “김정은이 핵실험을 강행하면 군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앞으로 군부에 끌려다니게 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미국이 7일(현지 시간) 북한의 3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모든 대응 방안’은 기존에 실행되고 있는 세 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뛰어넘어 미국과 동맹국들의 제재를 좀더 촘촘히 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유엔 안보리는 지난달 만장일치로 결의안 2087호를 채택하면서 북한이 핵실험 등 추가도발을 하면 ‘중대 조치(significant action)’를 취할 것임을 명시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도 “만약 북한이 도발적인 방향으로 계속 나간다면 유엔 안보리 결의 2087호가 적시한 대로 더 많은 제재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북한이 지난해 1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 성공에 이어 3차 핵실험 강행 의지를 밝히자 국제사회는 이를 저지하기 위한 다양한 제재 방안을 논의해 왔다.가장 강력한 것은 북한 핵시설에 대한 선제타격 주장이다. 북한이 3차 핵실험에 성공할 경우 이는 미국과 국제사회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행동에 나설 때라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형식의 군사 제재도 중국의 반발을 부를 것이 분명해 미국은 경제적 제재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뉼런드 대변인은 “우리는 유엔 안보리 결의 2087호에 규정된 방안에 집중하고 있고, 이는 북한이 행동을 바꾸지 않는다면 경제적인 압박을 계속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뉼런드 대변인은 “안보리 결의 2087호가 종잇조각이 아니며 국제사회에서 실제로 제재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뺀 2008년 조치를 철회하는 방안은 북한이 매우 싫어하는 상징적인 조치가 될 수 있지만 핵과 미사일 개발은 테러 지원과는 구분되는 행동이어서 명분이 약하다.미국 지도부는 일단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포기하도록 ‘구두 경고’에 힘을 쏟고 있는 분위기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한 강연에서 “북한 핵실험은 세계를 더 위험하게 만드는 결과만 가져올 뿐”이라며 “북한은 잇따라 핵실험에 몰두하기보다 피폐한 주민의 삶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존 브레넌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도 상원 정보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과 이란 정권은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운반 시스템 획득에 여전히 열을 올리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의무를 준수하거나 주민의 기본 욕구를 충족시킬 생각조차 없다”고 비난했다.한편 북한이 다음 주 중반에 핵실험을 할 경우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유엔 안보리 회의를 직접 주재하게 된다. 김 장관은 한국이 이달 유엔 안보리 순회 의장국 활동의 일환으로 12일 유엔 본부에서 ‘무력분쟁 아래의 민간인 보호’를 주제로 개최하는 공개 토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이후 14일까지 미국과 러시아 등 주요 국가의 유엔 주재 대사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면담하고 북한의 핵실험에 대비한 유엔 차원의 대책을 협의할 계획이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김 장관의 뉴욕 체류 기간에 북한이 핵실험을 하게 되면 그가 직접 안보리 회의를 주재하게 된다”며 “이에 대해 안보리 이사국들의 동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고위 당국자는 “김 장관이 유엔 안보리 회의를 직접 주재하는 것은 현지 대사가 하는 것보다 더 격상된 협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2월 의장국인 한국은 새벽에라도 회의를 소집할 권한이 있다.워싱턴=신석호 특파원·이정은 기자 kyle@donga.com}
미국 정부는 7일(현지 시간)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모든 대응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우리 군 당국이 “북한의 핵무기 공격 징후가 포착되면 선제 타격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8일 “진짜 전쟁 맛을 보게 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선제공격을 가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분명히 말하건대 우리는 어떤 것도 검토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는다.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논평에서 “괴뢰 호전광들이 너무도 쉽게 ‘전쟁 감수’나 ‘선제타격’을 올렸지만 그들은 진짜 불 맛, 진짜 전쟁 맛이 어떤지, 우리 군대의 ‘단숨에’ 공격정신이 어떤 것인지 몸서리치게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뉼런드 대변인은 미국 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 “그에 대해서는 밝힐 것이 없다”며 “북한 테러지원국 지정은 테러 행위와 관계되는 것이며 핵관련 행위는 6자회담 틀에서 다뤄진다”고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알렉산드르 루카셰비치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은 유엔 회원국으로서 기존 안보리 결의 1718호, 1874호, 2087호 등에 규정된 요구들을 철저히 이행해야만 한다”며 북한의 핵실험 자제를 촉구했다. 한편 미국 온라인신문 ‘워싱턴 프리 비컨’은 이날 “북한이 핵실험 외에도 KN-08 육상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또는 신형 중거리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이정은 기자 mickey@donga.com}

한파가 몰아친 7일 오후 경기 김포시의 해병대 청룡부대. 개성약과가 가지런히 담긴 박스 1000개를 실어 나르는 탈북여성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이를 받아드는 장병들의 얼굴에는 반가운 미소가 가득했다. 환호와 박수도 쏟아졌다. 설 연휴를 앞두고 군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해 북한전통음식연구원의 이애란 원장과 소속 직원인 탈북여성 10여 명이 직접 만든 약과를 들고 가서 마련한 위문 행사. 국내 탈북여성 1호 박사로도 잘 알려진 이 원장의 평소 지론은 ‘통일은 밥상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 그가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자신의 특기를 살려 만든 개성약과는 사회적 기업인 북한전통음식연구원의 대표 상품이기도 하다. 이날 전달한 개성약과는 모두 1800만 원어치에 이른다. 이 원장은 “곧 설 명절이 다가오는데도 우리 장병들이 북한 핵실험 가능성 때문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면서 “우리가 만든 약과를 먹으면서 이 정도 상황쯤은 ‘약과’라고 여길 힘과 여유가 생기면 좋겠다”며 웃었다. 그는 “통일을 소원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약과를 만들었으니 최전선에서 조국을 잘 지켜 달라”며 장병들을 격려했다. 이에 김시록 청룡부대장은 “설날에 고향에 못 가는 장병들이 약과를 먹으면서 고향과 부모 형제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김포=민경진 인턴기자 부산대 국문학과 4학년}
최근 중국 정부가 북한의 제3차 핵실험 저지를 위한 강도 높은 설득 작업에 들어가면서 중국과 북한 사이에 이상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특히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 중단을 위해 특사를 파견하고자 했으나 북한이 이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 특사를 파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는 상징어로 표현되는 북-중 관계가 무색할 지경이다. 최근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정부 고위 당국자는 6일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이 가지고 올 후과(後果·부정적 결과)에 대해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보이지 않는 중국 나름의 방식으로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못하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이런 설득 작업이 별다른 진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대북 설득 작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중국 관영 언론은 북한의 3차 핵실험 감행 움직임에 대해 전례 없이 강경하게 경고했다. 공산당 기관지 환추(環球)시보는 6일 ‘중국이 중조(중국과 북한) 우호를 소중히 여기듯 조선(북한)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진행하면 중대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신문은 ‘중국의 대북 원조를 축소하자’ ‘중조 관계의 파탄 위험을 너무 겁내지 말자’ 등 과거에 볼 수 없었던 표현으로 북한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쏟아냈다. 신문은 이날 “조선이 중국에 횡포를 부린다면 중국은 강경으로 받아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인 조지 로페즈 미국 노터데임대 교수는 5일 CNN 홈페이지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핵물질 및 기술의 북한 유입을 차단하는 ‘특수 제재’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북한 핵전문가인 시그프리드 해커 박사도 포린폴리시 기고문에서 “북한은 (핵실험을 한다면) 체제 붕괴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일본 외무성은 6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관여한 개인 및 단체를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외무성은 유엔 안보리 결의 2087호에 따라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등 6개 단체와 관련자 4명을 제재 대상에 새롭게 포함했다고 밝혔다.베이징=이헌진 특파원·이정은 기자 mungchii@donga.com}

박근혜 정부의 골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대통령직인수위의 ‘원안 통과’라는 당초 계획이 흔들리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5일 여야협의체를 열고 ‘농림축산부’를 ‘농림축산식품부’로 바꿔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회동에는 인수위 부위원장인 새누리당 진영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해 인수위도 방침을 바꾼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어 농림축산부를 농림축산식품부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로 했다. 5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전체회의에서는 산학협력 업무를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는 것을 두고 교육과학기술부 차관들이 상반된 의견을 내놓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교육을 담당하는 김응권 1차관은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은 교육과정, 진로지도 등을 총체적으로 담고 있는 교육제도 그 자체”라며 “미래부의 소관으로 둔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판단”이라고 반대했다. 반면 과학기술을 담당하는 조율래 2차관은 “대학에서 창출한 지식을 산업화와 일자리로 연계하는 창조경제를 구현하겠다는 것이 새 정부의 국정 방향인 만큼 미래부에서 산학협력을 담당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식경제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외교통상부의 통상 기능을 산업 부처로 이관하는 인수위 안에 동의했다. 위원장인 강창일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도 찬성했다. 통상 기능의 산업 부처 이관에 강하게 반대하면서 현재의 ‘외교통상부’ 형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당론과는 다른 목소리를 낸 것이다.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외교부가 위헌까지 운운하며 반발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은 부처 이기주의가 아니냐는 생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경위 소속 의원들의 행동에 힘입어 지식경제부도 “그간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 이슈에 정무적 판단이 개입돼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라며 환영했다. 한편 외교부는 전날 김성환 장관의 ‘(인수위 안은) 헌법 골간을 흔드는 것’이란 발언의 뒷수습에 부심하고 있다. 외교부 조태영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조직보다는 정부가 우선이다. 조직개편 내용이 확정되면 외교부는 당연히 그에 따라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비공개로 진행된 간부회의에서 “정부조직 개편 자체가 아니라 정부 대표 임명과 관련된 법과 관련해 언급했던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수위 유민봉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정부조직법 개정안 관련 대체 토론에서 “외교부 장관의 표현은 외교적이지 않았다. 아마 참모들이 잘못 조언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비판했다.길진균·이정은 기자 leon@donga.com}
“‘페리 프로세스(Perry Process)’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 북한에 대한 채찍(위협)과 당근(인센티브)을 모두 강화하는 새로운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이 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동북아 국제심포지엄에서 “(첫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000년 이후) 13년 동안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특히 핵개발과 미사일의 측면에서 북한이 너무 멀리 와 버렸다”며 이렇게 밝혔다. 미국 정부의 대표적 대북 포용정책인 ‘페리 프로세스’의 종언을 사실상 선언한 것이다. 페리 프로세스는 페리 전 장관이 빌 클린턴 정부에서 대북정책조정관을 맡고 있던 1999년 북한을 방문하고 한국 일본과의 논의를 거쳐 만들어낸 대북정책 제안이다. 비핵화의 대가로 북한에 경제 원조를 제공하고 북-미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는 등 상호 위협을 줄이면서 호혜관계를 구축하는 3단계 접근방식이 그 핵심이다. 그가 이날 강조한 ‘더욱 강화된 채찍과 당근’은 북한이 비핵화의 길을 갈 경우 경제 원조와 북-미관계 정상화 등을 더욱 확실히 보장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더욱 강력하고 직접적인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페리 전 장관은 “최근 수십 년간 역내의 평화와 번영이 이렇게까지 위협받은 적은 없었다”며 “북핵 문제가 최대의 외교적 실패로 끝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과거와 동일한 외교전략을 사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그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미국 정부와 대화창구를 여는 것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우리가 바라고 원하는 북한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북한과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에 대한) 희망에 찬 생각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기업이 부당하게 신청한 연구개발(R&D) 세액공제 금액이 3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5일 발표한 ‘기업 R&D 투자 조세감면 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11년 법인세 신고 시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를 신청한 상위 30개 법인 중 3개 법인이 총 307억여 원의 R&D 투자 조세감면을 부당 신청했다. A사는 연구소에서 근무하지 않은 직원 279명에 대한 인건비 100억여 원과 이 연구소에서 사용하지 않은 재료비 182억여 원을 세액공제 대상 비용에 포함시켜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를 신청했다.}
새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안 중 외교통상부에서 통상을 분리하는 방침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여러 차례 “문제될 것 없다”고 밝혔지만 4일 외교부가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이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외교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성환 외교부 장관은 이날 “통상교섭 권한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행사하도록 할 경우 헌법과 정부조직법의 골간을 흔드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외교부 장관이 행사해 온 조약 체결 및 비준권을 신설되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넘기는 내용을 담은 ‘정부 대표 및 특별사절의 임명과 권한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문제를 제기하며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외교장관이 국가를 대표하고 조약 체결을 관할하는 것은 국제 관행이며 조약법에 관한 빈협약에도 명문화돼 있다”며 “한국이 통상조약에 대해서만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이를 관할하게 하는 것은 국제 관행이나 국제법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37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면서 국익 차원에서 말씀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김 장관의 발언은 하나의 궤변이며 부처 이기주의”라고 비판했다. 진 부위원장은 “외교부 장관이 헌법정신을 왜곡하면서 헌법상 대통령 권한을 침해하고 있다”며 “정부조직법은 헌법에 근거한 법률인 만큼 그 내용을 국회에서 개정해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정부 내 갈등은 민간영역으로 확대되는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날 한국국제경제법학회는 지난달 25∼30일 국제통상 전문가인 회원 3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외교부의 통상 기능 분리에 반대하는 의견이 24명(75%)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밝혔다. 찬성은 4명(12.5%)에 그쳤다. 반면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23개 경제·산업단체는 이날 일간지 광고를 통해 “통상 기능의 산업 부처 이관은 올바른 선택”이라며 인수위의 개편안을 지지했다. 이들은 “통상 관련 모든 기능이 산업 부처로 일원화됨으로써 업계의 불편 해소는 물론이고 통상 이익, 나아가 국익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정은 기자·세종=황진영 기자 lightee@donga.com}

진영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은 4일 오후 예고 없이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을 찾아 오전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외교-통상 분리 반대 발언에 대해 “궤변이자 부처이기주의”라며 강한 어조로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여러 차례 외교통상부 통상 기능의 산업통상자원부 이관 필요성을 설명했는데도 조직 수장인 장관이 헌법 위배까지 거론하며 반발하는데 대해 더이상은 묵과할 수 없다고 여긴 것으로 풀이된다.○ 인수위, 외교부 여당 군기잡기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야당인 민주당보다 오히려 외교부와 일부 여당 의원들이 반대하고 있는 건 조직이기주의적인 측면이 강하다”며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를 앞두고 더이상 부처와 당내에서 혼란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외교부 출신의 새누리당 김종훈, 심윤조 의원과 안홍준 외통위원장 등이 외교부 의견에 동조하고 있다. 진 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 전 박 당선인과 상의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선인 비서실 측도 김 장관의 오전 발언에 부글부글 끓기는 매한가지였다. 당선인 측의 한 관계자는 “김 장관 말대로 통상 이관이 헌법을 흔드는 것이라면 통상교섭본부가 외교통상부 산하로 가기 전까지 우리나라는 계속 헌법을 어겼다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다른 당선인 측 관계자는 최근 미국 기업인 대표들이 통상 기능을 국내 제조업자와 보다 가까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로 옮기는 데 대해 반대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는 미국의 한 언론 기사를 언급하며 “이 기사를 보는 순간 외교부가 미국에서까지 뛰면서 자기 조직 살리기 로비를 하는구나 생각했다”며 “그게 사실이라면 지나친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날 외교부는 당혹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한 당국자는 “교섭 및 조약체결권과 관련된 법률 개정안이 헌법의 근간을 흔든다는 취지였지 통상교섭 업무를 이관하는 것 자체가 그렇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외교부 내에서는 “지도부가 초기에 눈치를 보다가 정작 문제를 제기할 때를 놓쳤다”는 한탄이 쏟아져 나왔다. 한 직원은 “박 당선인이 부처이기주의를 언급하며 원안대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시점에 외교부가 ‘뒷북’을 친 것 아니냐”며 “이제 방침을 되돌리지도 못하면서 새 정부에 미움만 받게 생겼다”고 우려했다.○ 인수위와 외교부 대립 지점 진 부위원장은 이날 “당선인은 의정활동 경험상 외교부보다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하는 게 체결에서도 전문성이 있고, 통상조약 체결 후 수출증진 등 여러 사항을 해결하는데 있어 산업과 함께 있는 게 훨씬 낫다고 판단해 개정안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외교부는 통상교섭에 대한 지휘 감독권은 물론 조약체결·비준권까지 모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넘기는 내용이 포함된 데 대해 국제법과 국제적 관행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세협정은 기획재정부 장관이, 범죄인인도 조약은 법무부 장관이 위임받으면서 결과적으로는 대통령의 외교권이 분할된다는 논리도 펴고 있다.동정민·이정은 기자 ditto@donga.com}
정부가 미국과의 무기거래 방식인 FMS(대외군사판매)의 대금 업무를 부실하게 처리해 300억 원대의 환차손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FMS는 미국 정부가 품질을 보증해 동맹국에 무기를 수출하는 판매 방식이다. 미사일과 탄약, 암호장비 등은 FMS로만 구매할 수 있다.4일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등을 대상으로 ‘FMS 사업 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2009년 3월 미국 정부에 FMS 대금을 송금할 당시 환율에 따라 대금청구액을 나눠서 송금할 수 있는 특별대금청구서 제도를 활용하지 않고 한 번에 1억2034만 달러(약 1307억 원)를 지급했다. 이에 따라 326억 원의 환차손이 발생했다.방위사업청은 또 예산불용 방지를 이유로 14개 사업의 FMS 대금 5466만 달러(약 593억 원)를 납품도 안 된 상태에서 불필요하게 선지급해 국가 재정운용의 효율성을 저해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4일 북한의 핵실험 움직임에 대해 강도 높은 경고를 쏟아냈다. 자신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대북 유화정책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새 정부의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다. 박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 일행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며 “북한이 무모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미국과 국제사회가 힘을 합해 최선을 다해 막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국제사회는 북한이 이런 잘못된 행동에 대해 절대로 얻을 게 없다는 인식을 분명히 하도록 해야 한다”라며 “그 잘못된 행동에 대해 북한이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해 핵이나 미사일 개발이 아닌 민생 문제에 집중하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북한이 얼마든지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데 사태를 악화시켜 제자리로 돌려놓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도 했다. 박 당선인은 이어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김장수 간사와 윤병세 위원으로부터 25분간 북한 핵실험 긴급 현안보고를 받고 “북한은 이것(핵실험 도발 위협)을 당장 중단하기를 촉구한다”라고 경고했다. 인수위 관계자들에게는 “정권이 교체되는 과도기에 한 치의 오차도 있어서는 안 된다”라며 “북한의 도발 위협에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대책을 강구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 “北, 세계에 등돌리고 생존하려해선 미래없다” ▼박 당선인은 앞서 페리 전 장관과의 비공개 접견에선 “세계에 등을 돌리고 생존하려는 건 미래가 없다는 일관되고 확실한 메시지를 북한에 분명하게 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이 전했다. 박 당선인은 “한반도의 비핵화는 단순히 한반도, 동북아 문제를 넘어 핵 없는 세상을 만드는 단초이자 시작”이라며 “우리 모두 단호한 의지를 갖고 지혜롭게 풀어 핵 없는 세상의 시발점을 만들었으면 한다”라고 했다. 페리 전 장관은 “북한은 수주일 내에, 심지어 당선인의 취임 전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특히 박 당선인은 미국을 방문할 예정인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 정책협의단을 만나서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유화정책으로 잘못 알고 있는 분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새 정부의 경제 안보정책 기조와 철학에 대해 정확한 설명을 들을 기회가 없었으니 잘 설명해 달라”라는 말을 하면서였다. 북한 핵실험을 막기 위한 현 정부와 국제사회의 공조도 본격화되고 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3일 존 케리 신임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이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할 경우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단호히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가 4일 밝혔다. 케리 장관은 4일 첫 출근에 앞서 국무부 당국자와 보좌관으로부터 북한 핵실험 동향을 보고받고 핵실험 저지를 위한 중국과의 물밑 협의를 지휘하며 바쁘게 움직였다. 일본 정부도 북한의 핵실험에 대비해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는 한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회동해 북한 핵실험 저지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임 본부장은 고위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 “중국이 마지막 순간까지 북한의 핵실험 저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 달라”라고 당부했다. 중국 측은 현재 지재룡 대사 등 주중 북한대사관 관계자들과 접촉하며 북한의 핵실험을 만류하고 있으나 핵실험에 대비한 주변국과의 대북 제재 논의는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과 미국은 4일 동해상에서 미국의 핵잠수함 ‘샌프란시스코함’(6900t급)과 이지스 순양함 ‘샤일로함’(9800t급) 등이 참여하는 연합 해상훈련에 돌입했다. 6일까지 진행되는 이 훈련은 북한 핵실험 도발 가능성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대북 무력시위 성격이 짙다.윤완준·이정은 기자 zeitung@donga.com}
감사원이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MBC 관리·감독 실태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료 제출 요구를 거절한 김재철 MBC 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감사원은 또 이번 감사로 방문진의 MBC 관리·감독에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며 방문진 측에 제재 방안 마련을 통보했다. 감사원은 국회의 감사 요구에 따라 지난해 10, 11월 감사를 진행해 1일 이런 내용의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김 사장은 “대표이사 법인카드 사용 명세 등을 제출하라”라는 요구를 방문진과 감사원으로부터 3차례씩 받고도 제출을 거부했고, 지난해 2∼10월 방문진의 이사회 출석 요구에도 6차례 모두 응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MBC 대표이사와 감사가 감사원법에 근거한 자료 제출 요구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며 최소한의 협조도 하지 않아 감사 수행에 큰 차질을 초래했기 때문에 김 사장에 대한 고발을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방문진은 MBC 결산보고안의 중요 변동사항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이를 그대로 이사회에 상정했고, 사무처장을 채용하면서 공개모집과 면접 같은 채용 절차 없이 MBC 출신 인사를 잇달아 특별 채용했다. 2010년 3월에는 임기가 2년여 남은 MBC 감사가 이례적으로 지역 MBC 대표이사로 선임됐는데도 그 과정의 법률 위반 여부를 확인하지 않아 약 3개월 동안 직무상 공백이 발생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이날 감사원 발표에 대해 MBC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MBC 관계자는 “아직 회사 측에서는 아무 대응 방침이 없다”라고 밝혔다.이정은·김윤종 기자 lightee@donga.com}

정부가 북한의 3차 핵실험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북한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들어갔다. 특히 2월 1일부터 한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의장국이 되는 만큼 이번 기회에 △북한의 핵실험 위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각심을 확산시키고 △미국 일본 등 주변 우방과는 별도의 추가 제재를 위한 협의 채널을 강화하는 ‘투 트랙’ 전략을 펴겠다는 구상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31일 오전 청와대에서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주재하며 정부의 강력한 대응 태세를 거듭 주문했다. 그동안 비공개로 진행해 온 외교안보장관회의 일정과 장면을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해 북한 핵실험에 대한 정부의 대응 의지를 대내외에 적극 알렸다. 정부는 회의에서 안보리 의장국이 된 점을 십분 활용해 그동안 북한 제재에 상대적으로 미온적이었던 중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중국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도발보다는 핵실험을 굉장히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핵실험으로 유엔 안보리가) 추가 제재 결의안을 추진하면 중국의 적극적인 동참을 우선적으로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핵실험 도발 수위에 따라 지난달 22일(현지 시간)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결의안 2087호의 핵심인 대량 현금거래 감시와 군사적으로 전용될 수 있는 모든 품목의 수출입 통제보다도 강한 추가 조치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전략이다. 정부는 안보리 제재 못지않게 미일과의 협의를 통한 대북 양자 제재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의 다른 당국자는 이날 회의 직후 “결국 (미일 등) 각국의 추가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현재까지 나온 제재만으로는 북한이 오판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검토해 온 ‘방코델타아시아(BDA)식’ 금융 제재와 이란을 압박했던 포괄적 금융 제재, 북한을 왕래하는 선박의 타국 입항을 제한하는 해운 제재 외에도 추가적인 양자 제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해외에 차린 ‘유령 회사’를 파악해 제재 리스트에 올리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지원을 받아 포괄적 대북 제재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과정에서도 중국이 협조하지 않으면 실효적인 제재가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정부는 미국 등과 함께 중국 설득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중국이 관영매체를 통해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대북 원조를 주저 없이 줄일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나 북-중 간 화물에 대한 통관 검사를 강화한 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라고 정부 관계자들은 말했다. 청와대와 정부의 이런 대북 강경 기류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은 “사태 전반을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는 원론적 반응만 내놓고 있다. 그러나 임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현 정부가 마지막까지 대북 강공 드라이브에 나선 것에 대해선 마냥 박수만 보낼 수 없는 미묘한 처지이다. 당선인 측 관계자는 “북한이 아직 핵실험을 한 것도 아닌데 자극적인 발언을 계속 내놓을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여러모로 새 정부에는 부담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실험 위협과 이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강경 대응이 물리적 충돌 양상으로 전개될 경우 박 당선인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시작도 제대로 못 해보고 동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이승헌·이정은 기자 ddr@donga.com}
정부와 국제사회가 북한의 3차 핵실험을 막기 위한 고강도 대북제재 논의와 함께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압박 수위도 높여가고 있다. 31일 정통한 외교소식통과 정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할 북한인권보고서에 ‘북한의 인권실태 조사를 위한 유엔 차원의 위원회나 조사단 구성이 필요하다’는 권고를 담을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 보고서에서도 북한인권 조사를 위한 메커니즘 구축의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이번에는 더욱 구체적이고 강도 높게 이를 권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2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작되는 유엔인권이사회에서는 이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북한인권결의안에 포함시킬 가능성이 높다. 회원국들은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Commission of Inquiry) 혹은 그보다 다소 강도가 낮은 진상조사단(FFM·Fact Finding Mission) 구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기구가 꾸려지면 유엔의 예산과 인력을 지원받는 체계적인 북한 인권 문제 조사가 가능해진다. 장기적으로는 북한 인권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ICC)로 가져갈 수 있는 길도 열린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유럽연합(EU)과 일본은 이미 관련 내용이 담긴 북한인권결의안 초안을 작성해 47개 이사국에 회람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도 최근 이 분야 전문가와 교수 100여 명이 유엔 차원의 조사기구 구성을 촉구하며 서명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일부 이사국은 COI보다는 외교적 부담이 작은 FFM 형식을 선호하고 있지만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를 비롯한 국제 인권단체들은 COI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유엔인권이사회의 최종 결정이 주목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 당국자는 “FFM도 사안이 엄중할 경우 수십 명의 유엔 인력을 지원받을 수 있고 내용 측면에서도 COI만큼 강하게 넣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09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피해를 조사했던 FFM은 ‘골드스톤 보고서’라고 불리는 결과 보고서에서 “반인륜 범죄 혐의자들을 ICC에 넘겨라”라고 권고한 사례가 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이민법 개혁 초안이 입법화되면 2011년 1월 현재 23만 명으로 추산되는 재미 한인 불법 체류자도 합법적인 신분 획득 기회를 얻게 된다. 부모가 불법 체류자인 한인 2세가 가장 먼저 구제되고 농업 등 미국인이 기피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더 빨리 영주권과 시민권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범죄 전력과 불법적 재산 형성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등록을 포기하는 한인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미국 내 합법적 이민과 불법 체류가 많은 나라 중 하나. 2011년 한 해 미국 영주권을 얻은 한국인은 2만2824명으로 전 세계 국가 중 여덟 번째로 많다. 불법 체류자 수는 조사 시기와 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20만∼25만 명 수준으로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들과 함께 10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인 불법 체류자의 절반 이상은 방문 비자를 받아 합법적으로 입국한 뒤 비자 기간이 지난 뒤에도 체류하는 ‘오버스테이’ 유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건설 공사장이나 식당 등 미국인이 기피하는 험한 일터를 전전하고 있다.워싱턴=신석호 특파원·이정은 기자 kyle@donga.com}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공부할 학교를 지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외교통상부 간부와 직원들이 7년 전 자신들의 성금과 후원을 바탕으로 설립된 ‘다문화국제학교’의 교육 공간 확보를 위해 다시 팔을 걷어붙였다. 기독교인 외교관들의 모임인 외교부 선교회는 29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인근의 한 교회에서 ‘다문화국제학교 건축을 위한 후원의 밤’ 행사를 열었다. 경기 포천시에 위치한 이 학교는 2006년 외교부 간부와 직원들이 주도적으로 설립을 추진했던 비인가 대안학교. 한충희 문화외교국장과 김봉현 다자외교조정관, 추규호 전 주영국대사 등 10여 명이 당시 설립 논의에서부터 후원금 모금 등의 활동에 적극 참여해 왔다. 이주 여성 출신이자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인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도 이날 행사에 참석해 후원을 약속했다. 다문화국제학교는 시민단체와 교회들이 운영 지원에 나서면서 10명 미만이던 학생 수가 30여 명으로 늘어났다. 한충희 국장은 “지금까지는 상가건물을 임차해 사용해 왔는데 학생들이 늘어나 교육 공간 확보 문제가 고민”이라며 “뜻있는 사람들의 작은 도움을 모아 근본적인 문제 해결 노력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박근혜 새 정부가 대선 공약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다른 방향의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호 신뢰 구축의 상대인 북한의 도발에 대비한 ‘플랜B’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28일 평화문제연구소와 한스자이델재단이 서울 세종호텔에서 주최한 ‘새 정부의 대북정책과 한반도 통일외교 비전’이란 주제의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히고 “차기 정부는 새 대북정책 구상을 제시하고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또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정책과 전략 사이의 체계적 조합이 미진하고 이를 달성할 법적, 제도적 장치에 대한 검토가 불충분하다”며 전반적인 재검토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도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대북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장하며 “한국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 편입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미국이 제공하는) 핵우산의 실체가 없어지는 상황에서 북핵과 관련된 논의의 초점은 기존의 핵 억지가 아닌 실질적인 방어 문제로 옮겨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현실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북아 전문가인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도 “대북정책에서 단순한 비확산(non-proliferation)보다 (핵시설에 대한 군사공격까지도 포함하는) 반확산(counter-proliferation)이 중요해졌다”고 주장해왔다. 박 당선인 측은 대북정책과 관련한 이런 보수적 흐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아직 시작도 못 해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북한의 핵 도발 가능성 때문에 수정되거나 동력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 곤혹스럽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회원으로 활동해온 류길재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당장 실행하기는 어렵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의 전략적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북한의 핵실험 위협이 커지면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중국이 북한의 핵 도발을 막기 위해 어떤 영향력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발휘할 것인지가 이번 사태의 해결을 위한 핵심 열쇠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북한의 핵 도박 카드에 맞서 △대북 원조 축소 △각종 북-중 경협 프로젝트 동결 △중국 내 북한 인력의 외화벌이 금지 등의 압박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은 25일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자매지인 환추(環球)시보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대북 원조 규모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에 원조를 해준다는 사실을 밝히기를 꺼려왔고 관련 수치도 공식적으로 내놓은 적이 없는 만큼 이처럼 원조 문제를 명시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다. 중국이 북한의 3차 핵실험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중국 내에는 “더이상 북한에 퍼주기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는 비판적인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27일 “중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까지는 참아도 핵실험에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북한에 대해) 사후 대응이 아닌 사전 예방 차원에서 이미 모종의 조치를 취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대북 원조 축소와 함께 나진-선봉 경제특구 등에서 진행하는 북-중 경협 프로젝트의 동결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중국이 북한의 체제를 위협할 정도까지 밀어붙이지는 않더라도 경제적 측면에서 과거보다 더욱 센 강도로 북한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제적으로 고립된 북한의 대중 경제 의존도는 계속 심화되는 추세를 보인다. 북한의 대중 무역 의존도는 70∼90%인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회사들이 북한의 항구와 고속도로, 발전소 건설 같은 인프라에 직접투자 형식으로 쏟아 붓은 자금만 70억 달러(약 7조5000억 원)에 이른다는 게 삼성경제연구소의 분석이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핵실험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정기적으로 중국 측에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줄 것을 촉구해왔고 중국도 교역과 원조, 에너지 협력 관계 등이 북한의 행동에 달려 있음을 분명히 밝혀왔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