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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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부터 사회, 경제, 산업 분야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현재 자동차, 조선, 철강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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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증시 열자마자 사상최대 낙폭… 엔-달러 초강세 ‘대혼란’

    24일 오전 10시 반경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개표에서 영국의 EU 탈퇴가 우세하게 나타나기 시작하자 딜러들의 모니터에 표시된 환율 그래프가 일제히 ‘수직’에 가까운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브렉시트가 불발될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전날 미국과 유럽 증시가 상승했던 터라 충격은 더 컸다. 시장에서도 매수·매도 주문이 하루 종일 쏟아졌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국내 증시에서만 시가총액 47조 원이 증발하는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폭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30원 가까이 급등했다. ○ ‘잔류’ 예측했던 금융시장 패닉 사실 이날 개표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영국이 EU에 잔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영국 국민들의 선택은 브렉시트였다. 아시아 증시는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61.47포인트(3.09%) 하락한 1,925.24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2.36포인트(4.76%) 하락한 647.16으로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이 장중 한때 7% 이상 하락하자 프로그램 매매 거래를 일시 정지시키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장중 8% 이상 폭락한 끝에 전날보다 7.92% 하락한 14,952.02엔으로 마감하며 약 4개월 만에 15,000엔 선을 내줬다. 유럽 주요 증시도 개장과 함께 수직 낙하를 시작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24일 장 초반(현지 시간) 10% 이상 떨어졌으며 영국의 FTSE 250지수 역시 한때 11.4% 급락하며 장중 기준으로 사상 최대 하락 폭 기록을 경신했다. 유럽의 주요 지수는 오후 10시 반 현재 3∼11%의 하락 폭을 보였다. 미국 다우존스산업지수도 개장과 동시에 2% 이상 하락했다. 글로벌 외환시장 역시 대혼란에 빠졌다. 24일 외환시장에서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한때 11%나 폭락해 1.32달러로 곤두박질쳤다. 파운드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1.35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85년 이후 31년 만에 처음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9.7원 급등(원화 가치는 하락)한 1179.9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의 하루 변동 폭은 33.2원으로 2011년 9월(46.0원) 이후 약 5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일본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이날 한때 100엔 선이 무너지며 급락(엔화 가치 급등)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엔화로 글로벌 자금이 쏠린 결과다. 안전자산인 국고채를 찾는 수요도 급증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88%포인트 내린 연 1.249%로 기준금리(1.25%) 밑으로 떨어졌다.○ 충격파 장기화되나 문제는 현재 상황에서 국제 금융시장의 혼란이 얼마나 지속될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브렉시트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글로벌 경제에 실제로 어떻게 작용할지 알 수 없다는 게 문제”라며 “실물경제가 예상보다 크게 흔들릴 경우 금융시장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당장 영국계 투자자금 36조 원이 대거 이탈할 것으로 우려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의 자금 유출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브렉시트 현실화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우려되며, 유럽에 수출하는 기업도 단기적인 타격은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당분간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통신은 “브렉시트 영향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카드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브렉시트에 맞서 각국 중앙은행과 체결한 통화스와프를 통해 달러 유동성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24일(현지 시간) 밝혔다. 정부는 공매도 금지 등 글로벌 금융위기 때 시행한 비상 대책들을 검토 중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25, 26일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국제결제은행(BIS) 연차총회에 참석해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과 브렉시트 후폭풍에 맞설 공조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장윤정 yunjung@donga.com·이건혁·박희창 기자}

    • 201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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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렉시트’ 현실화에 금융시장 패닉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결과가 탈퇴 쪽으로 무게가 쏠리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 이탈과 경기 침체 우려에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폭락했으며, 원-달러 환율은 급등(원화 가치 하락)하고 있다. 24일 오후 1시 20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79.00포인트(3.97%) 하락한 1,907.71로 거래중이다. 브렉시트 개표 현황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타던 코스피는 탈퇴가 우세하다는 보도가 나오자 장중 한때 1,9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도 장중 한 때 6% 이상 폭락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현재 전날보다 40.95포인트(6.02%) 하락한 638.57로 거래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지수가 5% 이상 하락하자 프로그램 매수거래를 중단시키는 ’사이드카‘ 조치를 내렸다. 코스닥시장에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올해 2월 12일 이후 두 번째다. 브렉시트 우려로 미국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서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고 있다. 이날 오후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0원 가까이 오른 1178~1179원선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도 충격에 휩싸였다. 일본 닛케이산업지수가 장중 8% 이상 폭락하며 한 때 1만5000엔 선이 무너졌으며, 중국과 홍콩 증시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 대비 파운드화 가치가 10% 가까이 폭락한 반면, 일본 엔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2016-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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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공항, 새아내 같은 존재는 아니다 국책사업 환상 깨야 지역갈등 풀려”

    “신공항은 새 아내나 새 남편같이 새롭고 흥분되는 존재가 아니에요. 환상을 빨리 깨길 바랍니다.” 영남권 신공항에 대한 사전타당성 연구 용역을 진행한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장마리 슈발리에 수석엔지니어는 22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신공항이 지역사회에 꼭 이익만 주는 게 아니니 신공항을 유치하지 못했다고 좌절할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을 수행하는 내내 슈발리에 수석엔지니어에게 가장 큰 고민은 용역결과가 가져올 지역갈등이었다. 그는 “모국인 프랑스나 포르투갈 등에서 용역할 때에도 지역갈등을 경험하지만 이 정도로 ‘강한 다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용역을 진행하면서 지역사회와 더 교감하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그만큼 민감한 용역이었기에 ADPi는 그 나름대로 공을 많이 들였다. 슈발리에 수석엔지니어는 “이 프로젝트에만 30명 가까운 전문가가 참여했고 최종 결과는 책임자 3명만 알고 있었다”며 “경제성, 환경, 안전 등 다양한 이슈를 면밀히 점검해야 해 다른 프로젝트보다 많은 인원을 투입했다”고 소개했다. 또 “최종안은 한국 오기 직전에 확정했다”며 “용역 과정은 철저히 독립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용역은 철저한 보안 속에 진행됐다. 그 과정에서 웃지 못할 해프닝도 적잖았다. 그는 “지난 1년간 6차례 공항 후보지들을 방문했는데 지역 주민들과 말 한마디 안 하려 했다”며 “가덕도를 갔을 때는 한 주민이 ‘무슨 일로 왔냐’고 물어서 ‘땅 보러 왔다’고 말해야 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9월 경남 밀양시를 방문했을 때는 한 농민이 경남도청에 “웬 외국인이 우리 동네를 배회하고 다닌다”고 신고하기도 했다. 그에게 ‘82-10’으로 시작하는 한국 휴대전화번호는 경계 대상이었다. 발신자가 한국 기자나 지자체 관계자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내가 전화를 안 받으니 어떤 기자는 스페인 번호로까지 전화를 해왔다”며 “하지만 스페인에 지인이 없어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해공항 확장안의 핵심인 ‘V자형 활주로’는 신의 한 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이에 대해 “과거 김해공항 연구에서는 산을 어떻게 안전하게 피해 운항할 것인가에만 집착해 V자형 활주로를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의 V자형 활주로를 탐방하며 아이디어를 얻게 됐다”고 소개했다.조은아 achim@donga.com·이건혁 기자}

    • 2016-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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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인하 바람 타고… 회사채 시장 “돈 풍년이오”

    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기업의 주요 자금조달 통로로 꼽히는 회사채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채권금리가 떨어지면서 자금 조달 비용이 줄어들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선 데다 증시보다 안정성이 높은 자산으로 평가받는 채권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일반 회사채의 순발행 규모는 1조707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기업들이 회사채를 상환한 금액은 1조2684억 원, 신규 발행된 금액은 2조9755억 원이었다. 회사채 시장은 올해 들어 순발행과 순상환 기조가 반복되며 자금 조달의 안정성이 낮아진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 달 들어 순발행 규모가 커지면서 기업 자금 조달 사정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 회사채에 대한 투자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이번 달 삼성물산이 3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기관 투자자금 4700억 원이 몰렸다. 자동차부품업체 만도가 회사채 3년물 1000억 원어치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한 결과 5100억 원의 자금을 끌어 모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월부터 현재까지 발행된 8조580억 원어치의 회사채 수요예측에 14조8920억 원이 몰려들었다. 이달 들어 회사채 발행에 실패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회사채 시장에 숨통이 트인 것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9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1.25%로 인하하면서 은행 예금금리가 하락하자 투자 대안으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임정민 NH투자증권 크레딧팀장은 “국내 기준금리가 당분간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고, 주식시장의 경우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변수가 크기 때문에 회사채를 비롯한 채권시장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회사채 투자 수요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가 추가로 하락하면 이후 각 회사가 발행하는 회사채의 표면 이율은 현재 수준보다 더 낮아지게 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현재 발행되는 채권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기업들도 회사채 발행 비용이 낮아지자 회사채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화는 당초 예정된 날짜보다 석 달 앞당겨 다음 달 초 회사채 1000억 원어치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자금 소요일보다 3개월 앞당겨 이달 말 후순위채 발행에 나설 계획이다. 남상진 한국투자증권 인수영업부 팀장은 “시장 수요가 있을 때 미리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에서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는 회사가 많다”며 “금리가 추가로 인하되더라도 현 수준의 발행 금리면 충분히 받아들일 만하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주식시장에 언제든 투자 가능한 대기성 자금인 고객예탁금은 사상 최대치로 나타났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일 현재 고객예탁금 잔액은 하루 만에 1조9626억 원이 불어난 26조1809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사상 최대치인 24조7030억 원을 넘어선 것이다. 단기성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도 120조 원을 넘어서며 연중 최고치를 보였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투자성 상품으로 갈아타려는 시중 자금이 늘어나면서 대기성 자금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2016-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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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의 직장’ 예탁원 직원 4명, 차명 주식거래 적발돼 과태료

    321개 공공기관 중 평균 연봉이 가장 높아(1억491만 원)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한국예탁결제원 직원 4명이 차명계좌로 주식거래를 하다 적발됐다. 예탁결제원 소속 직원들은 본인 명의 계좌 1개만 사용해야 하며 거래 명세도 분기별로 신고해야 한다. 19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검사보고서에 따르면 A 부장은 2004년 12월부터 2015년 9월 초까지 차명계좌를 통해 투자원금 9900만 원으로 주식을 굴렸다. B 대리는 2013년 7월부터 2015년 8월까지 2억6000만 원을 이용해 주식 투자를 했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지난달 A 부장과 B 대리에게 2000만 원과 225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의결했다. 6800만 원으로 주식거래를 한 C 차장, 8600만 원을 쓴 D 차장에게는 각각 620만 원, 12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최종 제재 결과는 22일 확정된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2016-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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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경영권 방패’ 600개사중 6곳만 새로 도입

    지난해 6월 삼성물산과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한 경영권 방어 장치를 마련한 국내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지배구조가 여전히 취약하고 ‘경영권 방패’도 허약해 엘리엇과 같은 헤지펀드의 공격이 발생하면 ‘제2의 엘리엇 사태’가 재연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는 20대 국회에서 차등의결권 제도나 신주인수선택권(포이즌 필) 등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제도적 장치 도입을 주장하고 있지만, 대기업 특혜 시비로 적지 않은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 1년간 1% 기업만 적대적 M&A 방어 강화 19일 대신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 말까지 주요 연기금 및 기관투자가가 지분 5% 이상 보유한 상장사와 대기업집단 계열사 등 600개 회사 중 적대적 M&A 방어를 위한 조치를 도입한 회사는 6개사(1%)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정관 변경을 안건으로 상정한 회사는 모두 231곳이었다. 현행 제도에서 도입 가능한 적대적 M&A 방어 조치는 기업 인수 비용을 높여 적대적 M&A 시도를 무력화시키는 ‘황금낙하산’ 제도, 이사 자격 요건 강화, 주주총회 의결 기준 강화 등이 있다. 지난 1년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식품업체 풀무원,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경매업체 서울옥션, 반도체장비업체 테크윙, 자동차부품업체 우리산업 등이 이 같은 경영권 방어 장치를 마련했다. 반면 엘리엇과 같은 외국계 헤지펀드의 주요 공격 목표가 되는 대기업 계열사 가운데 경영권 방어를 강화한 회사는 한 곳도 없었다.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전문위원은 “‘엘리엇 사태’ 이후 경영권 방어가 주요 이슈로 떠올랐지만, 외국인 투자자 또는 소액주주들의 반발 때문에 실제 경영권 방어 강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대 주주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방안도 경영권 방어 조치로 꼽힌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지난해 대기업집단 계열 상장사 249개 회사 중 39개사의 최대주주가 자사주를 매입한 것으로 분석됐다. 안 전문위원은 “자사주 매입에 드는 비용이 크기 때문에 보유 현금이 넉넉한 일부 기업만 가능한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 차등의결권 도입 등 진통 예상 재계는 적대적 M&A에 대한 경영권 방어를 위해 줄곧 차등의결권이나 신주인수선택권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차등의결권은 주식 종류별로 의결권 수를 다르게 발행하는 것이며, 신주인수선택권은 기존 주주들이 신주를 싼 가격에 살 수 있도록 해 헤지펀드와 같은 적대적 M&A 세력으로부터 경영권을 보호하는 장치다. 신석훈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배당 외에는 경영권 방어 수단이 없다보니 기업들이 만약을 대비해 보유 현금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며 “차등의결권 같은 제도가 뒷받침되면 투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19대 국회에서 정갑윤 새누리당 의원이 차등의결권과 신주인수선택권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정 의원 측은 20대 국회에서 해당 법안을 다시 발의할 방침이다. 하지만 ‘여소야대’ 국면에서 경영권 방어 장치를 대기업 특혜로 여기는 야당과 시민단체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차등의결권 등의 장치가 대기업 외에는 큰 효과가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중견기업연합회 관계자는 “원론적으로 기업에 도움이 되는 건 맞지만, 중소·중견기업의 상황과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와 재계는 국내 기업들이 경영권 방어 장치가 여전히 취약하다는 사실이 노출된 만큼 언제든지 헤지펀드의 공격이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때문에 경영권 방어를 위한 제도 도입을 위한 논의 외에도 국내 기업들이 투명한 지배구조와 주주 중시 경영을 펼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헤지펀드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며 “1년 전과 같이 대기업 지배구조 문제가 여전하고, 제도도 변한 게 없어 당장 내일 ‘제2의 엘리엇 사태’가 일어나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고 지적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한정연 기자}

    • 2016-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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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권, 예적금 금리 ‘발빠른 인하’

    한국은행이 9일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내리자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회사들이 잇따라 수신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이르면 13일 일부 예적금 상품의 수신 금리를 내릴 방침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현재 금리 인하 폭을 검토하고 있으며 다음 주부터 금리를 낮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농협은행의 금리 인하 방침에 따라 줄줄이 수신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증권은 10일 환매조건부채권(RP)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금리를 연 1.35%에서 1.10%로 0.25%포인트 낮췄다. 한국투자 NH투자 현대 등의 주요 증권사들도 CMA 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렸고, 대신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13일부터 금리를 낮출 예정이다. 금융회사들이 한은의 기준 금리 인하에 따라 곧장 수신 금리를 낮추면서도 대출 금리 인하는 서두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 은행 관계자는 “수신 금리는 각 금융사가 자체적으로 정하지만, 대출 금리는 코픽스(COFIX·은행자금조달비용지수) 등에 연동이 된다”면서 “기준 금리 인하 효과가 반영되는 데 시간이 걸리며 이는 기준 금리를 높일 때에도 똑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책금융 상품인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은 16일부터 금리를 0.2%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한은의 기준 금리 인하에도 코스피는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기준 금리가 낮아지면서 투자 수요가 늘어날 수는 있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외변수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경기가 좋아지거나, 국내 기업 실적이 개선돼야 지수가 올라갈 수 있다”며 “다음 달까지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주열 한은 총재는 10일 한은 창립 66주년 기념식에서 “앞으로 통화정책은 국내 경기를 회복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완화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이나 중국의 금융·경제 불안 가능성 등에 대해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김철중 tnf@donga.com·이건혁 기자}

    • 2016-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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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텔롯데 상장-면세점 재허가 먹구름

    10일 오전 8시경 서울 중구 남대문로 롯데쇼핑센터 빌딩에 검찰 수사관들이 들이닥치자 직원들의 얼굴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롯데그룹 관계자 A 씨는 “호텔롯데 상장, 면세점 허가권 취득 등 굵직한 일들을 앞둔 마당에 회장님 자택까지 압수수색한다니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다른 직원은 “그룹이 그동안 이뤄놓은 것들을 한꺼번에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직원들 사이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일군 그룹이 창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은 날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이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SDJ코퍼레이션 측은 “신 총괄회장이 고열로 9일 서울대병원에 입원했으며 고령 등을 감안해 압수수색에 대해 알리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올해 3월까지만 해도 지난해 7월 시작된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신동빈 회장 중심으로 마무리되며 롯데그룹은 안정을 찾는 듯했다. 하지만 4월 롯데마트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 악재가 잇따라 터져 나온 끝에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이후 어렵게 회복해온 롯데 브랜드의 신뢰를 영영 잃을까 두렵다”라고 말했다. 당장 7월로 예정된 호텔롯데 상장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거래소는 다음 주초 호텔롯데 측과 이번 사태가 상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연다. 거래소 고위 관계자는 “(현 상황 등을 고려해) 아예 취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호텔롯데는 당초 6월 말에 상장될 예정이었지만 신동빈 회장의 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사건에 휘말리면서 7월로 연기됐다. 호텔롯데 상장이 연기되면 롯데정보통신, 코리아세븐, 롯데리아, 롯데건설 등 다른 계열사의 상장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면세 사업권을 다시 따내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11월 면세 사업권 재승인을 받지 못해 올해 6월 말 문을 닫는다. 관세청이 추가로 서울 시내 면세점 허가권을 내주기로 하면서 사업권을 되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검찰 수사가 장기화하면 12월로 예정된 특허 심사 때 불리할 개연성이 있다. 나머지 계열사들의 상황도 좋지 않다. 롯데홈쇼핑은 9월부터 프라임 시간대를 포함해 하루 6시간(오전, 오후 8∼11시)씩 방송을 중지하라는 고강도 징계를 받았다. 가습기 살균제 문제로 대국민 사과를 한 롯데마트는 민형사상으로 책임질 일이 남아 있다. 최근 폴리염화비닐(PVC) 생산업체인 미국 액시올에 인수 제안을 했던 롯데케미칼은 10일 인수합병(M&A)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검찰 수사의 칼끝이 신동빈 회장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고 본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줄소환될 가능성이 있고, 그 경우 경영권 공백이 생길 수도 있다”라고 내다봤다. 재계는 롯데 사태가 가뜩이나 침체된 경제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는 “성역 없이 수사가 이뤄져 경제 비리를 근절해야겠지만 이런 분위기가 재계 전반으로 확산돼 기업들의 경영활동이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백연상 baek@donga.com·이건혁·손가인 기자}

    • 2016-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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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보어드바이저, 강점은 안정적 수익”

    올해 상반기(1∼6월) 인공지능(AI)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국내 금융사들이 AI를 활용한 금융 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반영한 금융 상품들은 글로벌 자산 분배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주가 하락 시에도 수익률을 낸다는 점 등을 앞세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사람 대신 금융공학 알고리즘을 이용해 투자 성향을 분석하고 자산관리를 해 주는 서비스. 금융권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상품은 랩어카운트(개인자산관리계좌)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신한금융투자, SK증권 등 10여 개 증권사가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자문사에 자문해 랩어카운트 상품을 판매 중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로보어드바이저가 사람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지 여부다. 전문가들은 올해 2월 현대증권이 랩어카운트 첫 상품을 내놓은 만큼 아직까지 성과를 비교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수익률을 공개한 랩어카운트 상품 가운데 가장 성과가 좋은 상품은 올해 2월 말부터 판매된 ‘현대 able 로보랩 아이로보 알파5(고위험)’로, 설정 이후 5.14%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다른 랩어카운트 상품들은 1% 안팎의 수익률을 내거나, 약간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한국을 비롯해 대부분 국가의 증시가 부진하다 보니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의 수익률도 아직은 눈에 띄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소 수백만 원의 가입 기준이 있는 랩어카운트와는 달리 적은 돈으로도 로보어드바이저 투자 전략을 활용할 수 있는 공모형 펀드 판매는 아직 더디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 중인 로보어드바이저 공모형 펀드는 4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키움 쿼터백 글로벌 로보어드바이저 채권혼합형 펀드’ 1종류뿐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7일까지 21억 원의 자금이 몰렸으며, 설정 후 수익률은 ―0.07%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투자가 아직 낯선 만큼 가입에 조심스러운 투자자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로보어드바이저의 알고리즘으로는 고수익을 낼 수 없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기대감도 옅어진 분위기다. 다만 전문가들은 로보어드바이저가 글로벌 자산 배분에 강점을 갖고 있고, 증시 하락 시에도 냉정한 판단을 바탕으로 수익률 방어에 뛰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승률 한국투자증권 고객자산운용부 차장은 “전 세계 증시가 큰 폭의 변화를 보이지 않는 시기에 은행 금리보다 조금 높은 수익률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로보어드바이저 상품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금융권에서 로보어드바이저 활용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뿐 아니라 시중은행들도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신한은행은 AI를 활용한 펀드 추천 서비스 ‘S로보 플러스’를, 우리은행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가입할 때 이용할 수 있는 ‘로보어드바이저 베타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로보어드바이저의 투자 전략은 소액의 자산을 운영하는 데도 많은 도움을 준다”며 “자산가뿐 아니라 서민을 대상으로 한 로보어드바이저 상품과 서비스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2016-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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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생상품 발행 잔액 사상 최대 103조

    주가연계증권(ELS) 및 파생결합증권(DLS) 등에 투자자금이 몰리면서 파생상품 발행 잔액이 사상 최대치로 증가했다. 7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ELS와 DLS의 발행 잔액은 103조1559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98조4090억 원에서 올 들어서만 약 4조7000억 원 늘어난 것이다. 지수나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ELS의 발행 잔액이 71조2469억 원, 금이나 은, 원자재 등 실물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DLS가 31조9090억 원으로 각각 나타났다. 특히 ELS에는 지난달에만 1조315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 코스피200 등 ELS의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는 지수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투자자가 몰렸다. 반면 DLS는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이 손실을 보면서 2890억 원 감소했다. 금융당국은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되는 파생상품 판매가 다시 증가함에 따라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안정적 투자 성향을 가진 투자자에게 ELS나 DLS를 팔지 못하게 하거나 가입 이전에 사흘의 숙려 기간을 거치도록 하는 방법 등이 논의되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201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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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 물량 없어… 온실가스 배출권시장 개점휴업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가 시행된 지 1년 반이 됐지만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 배출권을 사려는 기업은 많지만 팔려는 기업이 없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는 정부가 기업마다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을 정해주고 이를 초과한 기업은 온실가스 배출권을 구입하도록 한 제도다. 배출권을 구입하지 않고 허용량을 초과해 배출하면 초과한 양만큼 배출권 평균 가격의 3배를 과징금으로 내야 한다. 기업들은 올해 3월 말 환경부에 지난해 배출량을 보고했다. 온실가스를 할당량보다 초과 배출한 기업들은 이달 말까지 시장에서 배출권을 매입하거나, 올해분에서 차입해야 한다. 이 때문에 올해 4∼6월은 배출권 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거래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배출권 거래시장이 문을 연 지난해 1월 12일 이후 올해 6월 3일까지 배출권 누적 거래량은 344만3241t으로 정부가 2017년까지 배출하도록 525개 기업에 사전 할당한 배출권 총량 15억9772만 t의 0.2%에 불과하다. 거래 실적이 저조한 것은 현재 시장에는 배출권이 부족한 기업만 있을 뿐 이를 팔겠다고 내놓은 물량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주도하는 배출권 시장 정책에 대해 기업들의 공감대가 부족한 데다 기업이 배출권을 시장에 내놓을 경우, 마치 부과된 할당량에 여유가 있는 것으로 오해를 받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는 기업 입장에서는 다소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감축 노력을 하고 있지만 자체적으로 2017년까지 목표로 세워 놓은 감축 기준을 현재로서는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배출권을 구하지 못하는 기업들을 위해 보유한 배출권 예비분 90만 t을 긴급히 이달 초 시장에 공급했다. 정부는 “배출권이 시장에 풀리지 않아 물량 부족을 겪는 업체들을 위해 예비분을 공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배출권 가격 수준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이해가 부족한 것이 거래 부진의 원인으로 봤다. 김영 거래소 일반상품시장부장은 “매도, 매수 측 모두 기준으로 삼을 만한 가격이 없다 보니 가격 움직임도 크고, 거래도 부진하다”며 “가격 안정성이 생기고 적정 가격이 형성되면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배출권 거래 활성화를 위해 이달부터 배출권 거래제 총괄 업무를 환경부에서 기획재정부로 이관했다. 백용천 기재부 미래경제전략국장은 “그간 환경부 주도로 업무를 하다 보니 기업이 제도를 환경 규제로 받아들인 측면이 있었다”며 “신산업 혁신과 육성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세종=박민우 minwoo@donga.com /이건혁·정민지 기자}

    • 2016-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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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장까지 간 회계투명성… 한국, 61개국 중 꼴찌

    ‘세계 최하위.’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인 한국의 회계(會計) 부문 순위다. 전문가들은 대우조선해양 부실감사 의혹 등으로 회계법인들의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만큼 회계업계의 환골탈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2016년 국제경쟁력 평가 세부 항목에서 ‘회계 및 감사의 적절성’은 조사 대상 61개국 중 61위였다. 2014년 59위에서 지난해 60위로 내려간 뒤 이번에 또 한 계단 하락한 것이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이고 중국, 몽골, 베네수엘라 등 개발도상국들도 모두 한국보다 순위가 높았다. 금융 당국과 회계업계에서는 “국내 기업인과 주한 외국 기업인들의 설문조사에 기반을 둔 순위라 큰 의미가 없다”고 반박했다. 회계법인에 대한 자국 기업인들의 인식이 좋지 않다는 것일 뿐이지, 순위가 최하위라고 해서 한국이 개도국보다 회계 수준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회계사들의 수준을 낮게 평가하는 것만으로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의 조사에서도 한국은 151개국 중 72위로 하위권이었다”며 “주한 외국 기업인들이 한국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점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회계법인들뿐만 아니라 회계투명성을 경시해 온 한국의 기업문화 자체가 문제라는 비판도 있다. 최근 회계업계는 연이은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대우조선해양을 감사한 안진회계법인이 대규모 부실을 발견하지 못한 원인에 대해 감리를 벌이고 있다. 국내 최대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은 고위급 임원들이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에게 미공개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며 도덕성에 상처를 입었다. 전문가들은 기업 부실을 제때 발견하지 못한 회계법인도 기업 구조조정 지연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종학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감사 투입 인원과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감사 보수를 2∼3배 늘려야 하며, 금융 당국이 기업 외부감사인을 지정하는 감사인 지정 제도를 제대로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실 감사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고, 처벌 수위를 높이면 분식회계를 눈감아 주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2016-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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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차 산업혁명 시대 금융산업 살길은 핀테크”

    “디지털 기술이 기존 산업의 틀을 바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자본시장이 살아날 길은 ‘핀테크(금융기술)에 있다.” 마이크 파월 톰슨로이터 전무는 1일 자본시장발전협의회 주최로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6 한국 자본시장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조연사로 나선 파월 전무는 “금융위기 이후 기존 금융 비즈니스 모델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며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이를 타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주목받는 보안기술인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이 5년 안에 자본시장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크라우드펀딩과 같은 대안 금융, 로보어드바이저 시장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됐다. 이어 발표에 나선 조엘 브러컨스틴 T3콘퍼런스 회장, 크리스 처치 디지털에셋홀딩스 최고사업개발책임자 등도 핀테크를 통한 자산 관리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강조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핀테크 산업이 잘 커갈 수 있도록 금융업계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201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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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객님께 맞는 카드는…” 왓슨, 소비스타일 맞춰 설명 ‘척척’

    “나도 모르게 내 신용카드로 결제가 이뤄진 것 같아요.” “부정 사용으로 확인됐습니다. 카드 사용을 정지하고 새 카드를 발급해 드릴게요.” “당장 카드를 써야 합니다. 영업점에서 새 카드를 받을 수 있을까요.” “그럼요. 가까운 지점 지도를 보내드렸습니다.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신용카드 도용을 의심하는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은행에 연락해 실시간 채팅을 시작한다. 고객의 고민을 듣고 대안을 제시하는 이는 일반적인 은행 상담원이 아니다. 자연어를 이해하는 ‘인지컴퓨팅(cognitive computing)’ 시스템인 미국 IBM의 ‘왓슨’이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응대한 것이다. 3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6 동아국제금융포럼’의 특별강연에서 왓슨을 통한 은행 고객 응대 서비스가 시연됐다. 하기정 한국IBM 전무는 “왓슨은 미리 입력된 답변을 반복하는 게 아니라 고객의 상황과 질문을 파악하고 원하는 서비스를 제시하는 처리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왓슨처럼 스스로 학습하고 생각하는 인공지능(AI) 기술로 금융 산업뿐 아니라 우리 삶 전반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 금융생활 바꿔 놓은 AI 시연 과정에서 왓슨을 탑재한 로봇 ‘나오미’도 등장했다. 동영상에 등장한 ‘은행원’ 나오미는 영업점을 찾은 고객에게 새로 발급된 카드를 어느 창구에서 수령하는지 안내하고 다른 카드상품에 대한 설명도 술술 풀어놨다. 하 전무는 “일본의 미즈호 은행과 미국의 힐턴 호텔 등에서는 왓슨을 탑재한 로봇들이 고객 응대 업무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동영상 속에 등장한 나오미는 이날 포럼의 연사로 나선 토니 메네제스 IBM 아시아태평양지역 인지솔루션 담당 부사장을 영어로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왓슨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통해 프라이빗뱅커(PB) 업무를 돕는 시스템도 소개됐다. 프로그램에 접속해 당일 만나야 할 고객 이름을 클릭하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분석을 통해 도출된 고객의 투자 성향 등이 화면에 떴다. 왓슨은 고객 성향에 알맞은 투자상품을 추천하고 관련 자료도 제시했다. 하 전무는 “왓슨의 도움을 받으면 더 많은 고객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등 핀테크 기술이 발전하면서 금융소비자를 중심으로 은행, 유통, 제조업 등이 융합되는 새로운 형태의 금융업이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가쓰키 후미아키 매킨지 글로벌뱅킹 아시아 프랙티스 리더는 “금융소비자들은 상품 선택, 인증, 결제, 서비스 제안 등을 한꺼번에 제공받기를 원한다”며 “이런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려면 기존 은행보다 디지털 기반의 금융사들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최대 모바일 플랫폼인 알리페이의 한국 서비스를 담당하는 정원식 알리페이 한국지사장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어떤 기술을 융합할 것인지가 우리의 고민이자 사업 모델”이라고 말했다.○ 핀테크 가로막는 규제 개선이 관건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AI를 포함한 핀테크 생태계가 자리 잡으려면 기술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은 “핀테크는 과거의 금융과 달리 발전 속도가 엄청나 이에 대한 규제나 감독 규정도 좀 더 유연해져야 한다”며 “국내 금융 산업이 소비자 친화적으로 바뀌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핀테크 스타트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덩치가 큰 시중은행들이 스스로 ‘조직 유전자(DNA)’를 바꾸기 어렵다”며 “금융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정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학균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AI를 포함한 핀테크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며 “공인인증서 사용의무 폐지 등 관련 규제를 없애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AI 등 새로운 기술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정책적 고민과 대안에 대한 주문도 나왔다. 김 상임위원은 “AI를 통한 투자가 보편화될 경우 자본시장의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AI 시스템의 오류에 따른 책임 문제, AI에 대해 인격을 부여할 것인지 등이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 주요 참석자 명단 (가나다순)△금융그룹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금융계 이광구 우리은행장, 조영제 한국금융연수원장, 조용병 신한은행장,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 홍성국 미래에셋대우 사장 △협회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정·관계 김종석 새누리당 의원, 임종룡 금융위원장,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책은행·공공기관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장병화 한국은행 부총재, 정연대 코스콤 사장, 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연사 및 패널 김소영 서울대 교수, 김학균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이경전 경희대 교수,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 최상목 기획재정부 제1차관김철중 기자 tnf@donga.com·이건혁 기자   }

    • 201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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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조조정 효과’ 해운-조선株 모처럼 웃었다

    현대상선 회생의 중대 고비인 용선료 협상 타결이 임박하고 사채권자 채무조정이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대상선을 비롯한 해운업종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조선업종도 구조조정 성공에 대한 기대감에 투자자가 몰리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상선 주가는 전날보다 13.56% 오른 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용선료 협상 타결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과 함께 이날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 본사에서 사채권자들이 채무재조정안에 동의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뛰었다. 2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30%)까지 올랐던 현대상선 주가는 이날도 장중 한때 30% 가까이 올랐으나, 이후 단기 급등에 따른 매도 물량이 나오며 상승세가 꺾였다.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이 한진해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기대감에 한진해운에도 투자자가 몰렸다. 한진해운 주가는 전날보다 29.38% 오른 26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용선료 협상이 타결 직전까지 오면서 이들 업종의 전망이 개선됐다고 본 개인 투자자들이 몰렸다”고 분석했다. 조선업종도 구조조정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에 상승세를 보였다. 대우조선해양이 13.99% 올랐으며, 삼성중공업(7.55%)과 현대중공업(4.29%) 등 ‘조선사 빅3’의 주가가 모두 올랐다. 대우조선해양은 주채권은행에 제출한 자구안이 시장 기대보다 강력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구조조정이 이제 시작 단계이며, 해운업과 조선업의 이익이 실제 개선되기 전까지는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한 증권사 조선업 담당 애널리스트는 “현대상선 매매 거래의 99%가 개인투자자로 나타나는 등 최근 해운업과 조선업 주가 흐름은 이슈에 휩쓸리는 모습을 보인다”며 “STX중공업이 상한가로 마감한 것도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201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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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조조정’ 속 해운·조선업종 주가 폭등…투자할 때? 주의할 때?

    현대상선 회생의 중대 고비인 용선료 협상 타결이 임박하고 사채권자 채무조정이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대상선을 비롯한 해운업종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조선업종도 구조조정 성공에 대한 기대감에 투자자가 몰리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상선 주가는 전날보다 13.56% 오른 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용선료 협상 타결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과 함께 이날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 본사에서 사채권자들이 채무재조정안에 동의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뛰었다. 2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30%)까지 올랐던 현대상선 주가는 이날도 장중 한 때 30% 가까이 올랐으나, 이후 단기 급등에 따른 매도 물량이 나오며 상승세가 꺾였다.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이 한진해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기대감에 한진해운에도 투자자가 몰렸다. 한진해운 주가는 전날보다 29.38% 오른 26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용선료 협상이 타결 직전까지 오면서 이들 업종의 전망이 개선됐다고 본 개인 투자자들이 몰렸다”고 분석했다. 조선업종도 구조조정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에 상승세를 보였다. 대우조선해양이 13.99% 올랐으며, 삼성중공업(7.55%)과 현대중공업(4.29%) 등 ‘조선사 빅3’의 주가가 모두 올랐다. 대우조선해양은 주채권은행에 제출한 자구안이 시장 기대보다 강력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템플턴 자산운용이 보유 지분을 늘리면서 가치가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구조조정이 이제 시작 단계이며, 해운업과 조선업의 이익이 실제 개선되기 전까지는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한 증권사 조선업 담당 애널리스트는 “현대상선 매매 거래의 99%가 개인투자자로 나타나는 등 최근 해운업과 조선업 주가 흐름은 이슈에 휩쓸리는 모습을 보인다”며 “STX중공업이 상한가로 마감한 것도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이건혁기자 gun@donga.com}

    • 2016-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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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속의 이 한줄]‘지적 설계’가 지배하는 미래… 사피엔스, 한발 내딛다

    이제 지적인 설계가 지배하는 우주적인 새 시대가 열리려 하고 있다. ―‘사피엔스’(유발 하라리·김영사·2015년)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간한 ‘자동화에 따른 OECD 국가 간 일자리 위험 비교분석’에서 한국의 일자리 가운데 6%가 로봇 등으로 대체될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 ‘알파고’ 이후 인공지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가운데 하나는 일자리를 빼앗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기술의 폭발적인 성장 속도를 감안할 때 6%가 급격히 커지는 일은 순식간에 일어날 수도 있다. 과학자들이 상상했던 미래에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모습이 있었는지는 불분명하다. 인공지능이 자동차 운전, 진료, 기사 작성, 주식 투자 등 모든 분야에 쓰일 것을 예상하고 그 효과와 부작용을 연구했다고 보기 어렵다. 개발 중인 기술이 가져올 미래 변화를 알지 못한 채 눈앞에 떨어진 프로젝트 처리에 급급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 이스라엘 히브리대 역사학 교수는 이 지점을 우려하고 있다. 저자는 과학혁명을 거치며 수많은 기술의 창조자가 된 인간이 기술을 개발하게 된 본래 목적을 잊어버린 건 아닌지, 목적에 대한 고민을 생략하지는 않았는지 묻는다. 인간은 기술 덕분에 신의 영역에 가깝게 갔지만, 사고의 미숙함으로 지구 환경을 파괴하거나 인간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게 하라리의 평가다. 저자의 관심은 인간이 벌이고 있는 과학혁명이 ‘해피 엔딩’으로 끝날 수 있겠는가에 모아지고 있다. 그는 “인간은 권력을 획득하는 데는 능하지만 권력을 행복으로 전환하는 것에는 능하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사고능력과 상상력을 기반으로 호모사피엔스는 지구 생태계의 최정점에 올라 있지만 여전히 스스로를 불행한 존재로 여기고 있다. 인공지능, 유전공학, 생체공학 등 연일 새로운 기술이 쏟아져 나오는 만큼 인간의 기술에 대한 두려움은 커지고 있다. 무턱대고 기술을 개발하기에 앞서 환경, 인간성, 행복 등에 대해 다양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2016-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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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놓은 정부-채권銀… 눈감은 회계법인… ‘STX 부실’ 키웠다

    “주채권은행이 같았으면 어떻게든 지지고 볶아서 STX조선, 성동조선 두 회사 합쳐봤을 텐데…. 채권은행들이 각자 계산기를 엄청 두드리다 결국 실패한 거죠.”(금융권 고위 관계자) 2014년 하반기 시장에서는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통합·합병 아이디어가 급부상했다. 두 회사를 통합하고 ‘몸집’을 가볍게 해 경기침체기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자는 방안이었다. STX조선의 기술력과 넓은 야드(작업장)를 가진 성동조선의 강점이 더해지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하지만 논의는 진척되지 않다가 결국 백지화됐다. 합병의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STX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과 성동조선해양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이 합병에 따른 손실을 조금이라도 더 적게 부담하겠다고 나서면서 싸운 것이다. 정부도 두 국책은행의 갈등을 말리지 못하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포기했다. 2년이 흐른 지금 두 조선사 중 STX조선해양은 끝내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됐고 성동조선은 여전히 경영 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소 조선사 구조조정이 실패한 데는 조선업황이 부진한 영향도 있지만 위의 사례에서 보듯 정부의 무능과 채권단의 이기주의도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 총선과 대선 등 ‘정치적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정치권의 외풍이 산업계의 순조로운 구조조정을 지연시켰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불구경하는 정부, 갈팡질팡 채권단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실패한 데는 정부의 구조조정 청사진이나 채권단 간 의사소통이 부족했던 영향이 크다. 정부는 ‘시장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내세우며 언제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고 이는 컨트롤타워 부재로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채권단은 부실기업을 ‘살릴지, 말지’를 두고 갈팡질팡하기만 했고 구조조정은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갈지자’ 행보를 보였다. 실제로 자율협약 중이던 SPP조선은 지난해 말 유조선 8척을 수주하고도 채권단 일부에서 환급보증서(RG)의 발급을 거부함에 따라 수주가 취소됐다. 뒤늦게 채권단이 2월 신규 수주 건에 대해 RG를 제공하기로 입장을 바꿨지만 이미 SPP조선은 일감 상당수를 놓친 뒤였다. 채권단 관계자는 “정상화를 위해서는 신규 수주가 필수적인데 리스크가 커질 것을 걱정한 일부 은행이 나서지 않아 애로사항이 많았다”며 “당국도 ‘관치금융’이란 비판을 우려해 개입을 꺼리다 보니 채권은행 간 의견 조율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채권단의 보신주의도 구조조정을 늦추는 주된 원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홍기택 전 산은 회장도 그랬지만 시중은행장들도 법정관리를 결정지었을 때 감당해야 할 수조 원의 부실을 두려워한다”며 “그래서 ‘내 임기만은 피하자’며 해당 기업의 미래를 장밋빛으로 보는 경향이 많다”고 전했다. 성동조선 역시 채권단의 안이함이 구조조정 타이밍을 놓친 케이스다. 2010년 4월 자율협약을 개시한 성동조선에는 지금까지 총 2조5000억 원의 채권단 자금이 수혈됐다. 상당수 민간은행 등이 “성동조선은 이미 망가진 기업”이라며 채권단에서 빠졌지만 수은은 고집스럽게 지원을 계속했고 지난해에는 2019년까지 4200억 원을 독자 지원키로 결정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남창우 연구위원은 “국책은행들이 부실기업의 워크아웃 개시 시점을 지체시키고 지원을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며 “경제성 외에 여러 가지를 고려하다 보니 자산 매각 및 인력 구조조정에도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정치 外風도 구조조정 지연시켜 정치권의 입김도 방해 요인이다. 홍기택 전 산은 회장, 이덕훈 수은 행장 등 대선 캠프 출신이 국책은행 수장이 됐지만 과감한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기에는 역량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4·13총선 등 선거철이 올 때마다 ‘속도 조절’도 이어졌다. 지난해 말 채권단이 STX조선해양에 대해 추가 지원을 결정했던 배경에도 총선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기업이 부실을 숨기지 못하도록 ‘감시견(watchdog)’ 역할을 해야 할 회계법인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통상 회계법인은 구조조정에 직면한 기업의 현재 가치와 미래 가치를 종합 분석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의 경우처럼 수익을 부풀리고 경영 환경을 낙관적으로 예상하는 사례가 많았다. 국내 회계법인 고위 임원은 “용역을 받는 회계법인 입장에서는 기업이 잘못된 판단을 내려도 이의를 제기하기 쉽지 않은 형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회계법인에 큰 역할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회의론도 나온다. 기업이 부실을 숨기기로 작정하고 회계 부정을 저지르면 수사나 조사 기능이 없는 회계법인은 현실적으로 이를 찾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은 기업의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며 “부실 회계에 대한 책임을 강하게 물어야 정확한 회계 정보를 바탕으로 적절한 기업 구조조정 타이밍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이건혁 기자}

    • 201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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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증권 ‘K뱅크’지분 10% 매각 나서

    KB금융지주를 새 주인으로 맞이하는 현대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 지분을 매각한다.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하지 못한 국내 대형 증권사 등이 지분 인수를 통해 K뱅크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현대증권이 보유한 K뱅크 지분 10%(우선주 포함)를 팔기로 하고 26일까지 매각주간사회사 신청을 받는다. 현재 KPMG삼정 딜로이트안진 EY한영 등 회계법인 4, 5곳이 신청했으며 선정 결과는 이번 주에 발표된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이 카카오뱅크의 주요 주주이기 때문에 이해가 충돌하는 문제를 우려해 현대증권 인수를 마무리하는 대로 현대증권이 보유한 K뱅크의 지분 매각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KB금융 측에서 한때 두 인터넷전문은행 모두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매각 착수시점이 시장의 예상보다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하지 못한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K뱅크 지분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파크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NH투자증권을 비롯해 키움증권, 중견 증권사 컨소시엄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지분 인수 가격은 현대증권이 출자한 250억 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KT, 우리은행 등 기존 주주 전원의 동의가 없으면 K뱅크 주주가 될 수 없다”며 “가격보다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역량이 중시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날 금융위원회는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KB금융이 31일 잔금을 납부하면 현대증권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2016-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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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태제과 흥행에 펄펄… 공모주 시장 ‘폭염주의보’

    11일 상장한 해태제과식품(해태제과)의 주가가 급등하며 공모주 투자 열기에 불씨를 당기고 있다. 해태제과 주가는 최근 3거래일간 하락했지만 여전히 공모가 대비 200% 넘게 올라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여기에다 호텔롯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대어급 기업 등을 포함해 110여 곳의 기업공개(IPO)가 예정돼 올해 사상 최대의 공모주 장이 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올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를 제외하고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종목은 15개이며, 일반 투자자들의 청약 증거금으로만 약 27조 원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27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둔 용평리조트는 17, 18일 이틀간 진행한 일반투자자 청약에서 291 대 1의 경쟁 속에 청약증거금으로만 약 2조7482억 원을 끌어모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상장한 해태제과의 상승세가 투자자들을 공모주 시장으로 끌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공모가 1만5100원으로 상장된 해태제과 주가는 3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30%)까지 오르며 17일 6만 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지며 20일 4만6150원까지 내렸지만, 여전히 공모가보다 3배 이상으로 높은 수준이다. 해태제과를 포함해 올해 상장한 14개 새내기주(株)의 주가는 공모가보다 평균 30.4% 올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국내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1.81%, 코스피는 연초 대비 0.3% 하락했다. 투자상품 대부분의 성과가 좋지 않은 가운데 공모주 투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의 연이은 상장 계획 발표도 공모주 투자에 불을 지피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호텔롯데는 다음 달 29일 상장하기로 했다. 공모 물량은 4785만5000주이며, 희망 공모가는 9만7000∼12만 원이다. 공모가가 12만 원으로 정해지면 공모 금액이 약 5조7426억 원에 이르게 된다. 현재 최대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4조8881억 원)을 뛰어넘게 된다. 시가총액 10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삼성그룹의 바이오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같은 날 한국투자증권과 씨티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 절차에 들어갔다. 소형 건설장비회사 두산밥캣, 게임회사 넷마블게임즈, 바이오회사인 셀트리온 헬스케어와 CJ헬스케어 등도 IPO를 준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모주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대형사들의 IPO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저금리가 지속되고 주가 흐름도 부진한 가운데 개인투자자는 물론이고 기관투자가도 공모주 투자를 통해 수익률 향상을 노리고 있다. 여기에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자본시장을 통해 사업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강화되고 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는 “시중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 자금도 많고, 바이오회사 등 최근 투자 트렌드에 맞는 기업들이 나오고 있어 공모주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거래소는 올해 신규 상장 기업이 사상 최대 수준인 130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앞으로 110여 개의 상장이 대기하고 있다. 유동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과 동시에 하락하는 새내기주도 적지 않다”며 “공모주에 투자하려면 신규 상장 기업의 재무 상태나 전망 등을 충분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2016-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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