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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진 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64)이 사기도박단에 도박 빚을 진 사람을 협박하고 감금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학준)는 중국에서 사기도박단에 속아 2억9000여만 원의 빚을 진 유흥업소 업주 김모 씨를 감금하고 돈을 갚으라고 위협한 혐의(공동감금 등)로 기소된 송 전 의원에게 올해 4월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송 전 의원은 2008년 9월 6명으로 구성된 사기도박단과 공모해 김 씨를 중국의 한 호텔에 가둬놓고 “돈을 갚지 않으면 절대 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현재 수감 중인 송 전 의원은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현재 이 사건은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성기문)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정부와 해군이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를 반대하는 주민과 시민단체들을 상대로 낸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일부 받아들이면서 공사 재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사법당국도 법원 결정에 따라 강정마을 해안을 점령한 주민들을 해산시키기 위한 공권력 행사를 적극 검토하기 시작해 양측의 충돌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서귀포경찰서는 사업 반대 측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31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강정마을 일대 8곳에서 열겠다고 신고한 옥외 집회를 모두 금지했다. 강정마을 주민들이 24일 송양화 전 서귀포서장을 억류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지른 만큼 이후의 모든 집회를 원천봉쇄하겠다는 것. 경찰은 일단 20∼30명 정도로 추산되는 외부세력의 개입을 차단한 뒤 시위대를 해산시킬 계획이다. 해군 역시 공사 용지를 보호하기 위한 6m 높이의 펜스를 설치해 시위대의 공사현장 접근을 막을 계획이다. 그러나 반대 측 주민들은 29일 법원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고, 다음 달 3일 문화제를 열어 이른바 ‘희망 비행기’와 ‘희망 버스’를 통해 시위대를 모아 공사 재개를 막을 방침이다. 제주해군기지 공사 중단 및 재논의를 위한 제주지역 교수협의회도 30일 오후 제주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극한 대립과 충돌만 불러올 뿐”이라며 “정부가 구속자를 전원 석방하고 공권력 행사를 유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과의 대치 과정에서 굴욕적 대응을 해 물의를 빚은 송양화 전 서귀포서장은 경징계를 받게 됐다. 경찰청 감사관실은 송 전 서장이 24일 강정마을 시위대에 7시간 동안 억류돼 공권력의 권위를 실추시킨 점이 인정된다며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송 전 서장은 징계위 심의 결과에 따라 감봉이나 견책 등의 경징계를 받게 된다. 경찰은 또 강정마을 사태에 대한 지휘 책임을 물어 신용선 제주지방경찰청장도 경고 조치했다. 경고는 징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경찰은 송 전 서장이 시위대와의 협상 과정에서 ‘당일 석방’을 약속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송 전 서장이 당시 담당 검사와 통화 후 ‘당일 석방을 보장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시위대에 의해 와전됐다“고 밝혔다.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 홍순보)는 29일 도로에 쓰러진 오토바이 운전자 현모 씨(30)를 치고 지나가 숨지게 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아이돌 그룹 ‘빅뱅’의 멤버 대성(본명 강대성·22)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현 씨가 대성이 운전하던 차에 치기 전 살아있었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고, 이미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25일 열린 검찰시민위원회에서도 참석 위원 9명이 만장일치로 불기소 의견을 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현 씨 시신을 부검한 결과 사망원인이 오토바이 사고 때문인지, 대성 차량에 부딪혔기 때문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경찰은 “현 씨가 2분 만에 사망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정부와 해군이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마을 주민과 시민운동가 등을 상대로 낸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일부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곧바로 공권력을 행사하겠다고 밝혀온 해군이 반대 주민과 시민단체들이 설치한 공사 방해 시설물을 철거하는 등 직접 행동에 나설지 주목된다. 공사 반대 측 역시 다음 달 초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끝까지 공사를 막겠다는 의견이라 양측의 긴장감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토지 사용-점유 방해해서는 안 돼”제주지법 민사합의3부(부장판사 오현규)는 29일 정부와 해군이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을 비롯한 주민 및 시민운동가 72명과 강정마을회 및 시민단체 5곳을 상대로 낸 공사방해금지 등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재판부는 “강 회장 등과 강정마을회 및 5개 단체는 정부와 해군이 토지와 공유수면을 사용하거나 점유, 항행하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며 “이 명령을 한 번씩 위반할 때마다 1인당 200만 원씩 정부와 해군 측에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강정마을회 등이 공사를 막기 위해 중덕해안에 설치한 비닐하우스와 컨테이너 등을 철거해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사업시행자인 정부와 해군이 직접 대집행의 방법으로 시설물을 철거할 수 있다”며 각하했다. 해군이 이 시설물들을 직접 철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 “공사 재개할 것” vs “법원결정 수용 못해” ▼다만 재판부는 정부와 해군 측의 “건설사업을 방해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지해 달라”는 요청에는 “포괄적으로 반대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대 단체 “법원 결정 용납 못해”이날 법원 결정에 대해 공사 반대 측 주민들은 “재판부에 제출할 소명자료를 준비하던 중에 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반대 측 주민과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전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대검찰청이 개최한 공안대책회의는 국민에 대한 탄압이자 제주도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일”이라며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범도민 서명운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전 11시에는 해군기지사업단 인근 건설현장 입구에서 문정현 신부 등의 집전으로 세 번째 생명평화미사를 여는 등 반대 운동을 계속 이어갔다.반면에 해군은 이날 공사 현장에서 크레인 조립을 완료하는 등 조만간 공사를 재개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이어갔다. 해군 관계자는 “법원이 포괄적 공사 반대 행위를 금지하지 않아 100% 만족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해군기지 건설의 정당성이 인정된 만큼 국가, 제주도의 평화와 이익을 위해 해군기지 건설이 정상적으로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측 긴장감 고조현재 기지 건립에 반대하는 단체들은 강정마을 해안을 점령하고 있다. 강정포구 동쪽인 속칭 ‘중덕’과 ‘구럼비’ 해안에는 반대 단체들이 불법으로 설치한 비닐하우스 천막 5, 6동 등이 들어서 있다. 인근 중덕 삼거리에는 경찰과 반대 단체 회원들이 50여 m의 거리를 두고 대치하고 있으며 반대 단체 회원 30여 명은 2, 3인용 텐트 10여 개를 비롯해 컨테이너 박스, 천막 등을 농로에 설치하고 경찰과 해군, 공사 관계자 등의 진입을 막고 있다.또 이들은 다음 달 3일 문화제 등 대규모 집회도 준비하고 있다. 행사 주최 측은 김포공항에서 강정마을로 가는 ‘평화비행기’를 띄우고 제주도 전역에서 ‘평화버스’를 출발시키는 등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반대시위도 개최할 방침이다.제주해군기지 건립은 서귀포시가 관리하던 해군기지 내 농로와 도랑 5839m²(약 1770평)가 용도 폐지된 후 이달 초 해군으로 소유권이 넘어가면서 중덕 삼거리 등에 공사용 펜스 설치가 임박한 상태다. 해군은 법원 집행관이 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공시하면 계도 기간을 거쳐 해군기지 터 내 시설을 보호하고, 공사를 재개하기 위한 6m 높이의 펜스를 설치해 공사를 재개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서울, 경기지역 경찰병력이 추가 배치되면서 해군기지 공사장 펜스 설치를 위한 공권력 행사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예정대로라면 펜스가 설치되는 즉시 본격적으로 공사를 시작할 수 있지만 반대 측 주민들이 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끝까지 막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정부와 해군이 공권력을 행사할 경우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제주해군기지 추진일지△ 1993년=해군본부 해군기지 건설 제기△ 2005년=최초 후보지인 서귀포시 화순항 지역주민 반대△ 2007년 2월=국방부, 제주도에 해군기지 동의 협조 요청4월=강정마을회 임시총회, 해군기지 유치 결정5월=제주도, 국방부에 해군기지 건설 동의 통보5월=노무현 대통령, 국가안보를 위해 제주해군기지 건설 필요성 언급 8월=강정마을회, 임시총회 유치 결정을 뒤집고 해군기지 건설 반대 입장 표명△ 2010년 2월=강정마을 주민과 시민단체 반발로 해군기지 착공 무기 연기11월=우근민 제주지사, 해군기지 수용의사 공식 발표△ 2011년 4월=해군기지 주변 지역발전계획 수립을 명문화한 ‘제주도특별법’ 개정안 통과8월=검찰, 업무방해 혐의로 4명 구속 기소, 70여 명 수사 중8월=제주지법,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신청 일부 인용 }

‘매미의 습격.’ 18일 오후 충남 당진군 당진읍 대덕리 이른바 ‘먹자골목’ 상공에 새까만 물체가 나타났다. 한 덩어리를 이룬 이 물체는 골목 내 식당 안으로 몰려 들어갔다. 이 소동으로 놀란 식당 손님들이 급히 식당 밖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이 괴상한 물체의 정체는 바로 인근 숲 등에 있던 매미 떼. 정확한 수는 알 수 없지만 주민들은 이날 습격한 매미가 1000마리는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매미들은 식당 안으로 들어온 뒤 천장과 형광등 주변, 주방 등에 붙어 일제히 소리를 질러댔다.먹자골목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유공자 씨(40·여)는 “오후 늦게부터 매미가 한두 마리씩 식당 안으로 날아들기 시작하더니 오후 8시경에는 한꺼번에 약 1000마리가 골목 전체를 누비고 다녔다”며 “영업은 물론이고 도저히 식사도 할 수 없어 가게 문을 닫았다. 매미들은 약 4시간 뒤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날 매미 떼의 습격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이준호 서울대 응용생물화학부 교수(55)는 “장기간의 비로 매미 유충들이 우화(羽化·유충이 껍질을 벗고 성충이 되는 과정)를 못하고 땅 속에 있다가 날씨가 좋아지자 한꺼번에 우화해 몰려다녔을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매미는 떼로 다니는 습성이 없어 왜 한꺼번에 나타났는지는 더 조사해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당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북한 미술품을 몰래 들여와 국내에 유통시킨 조선족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북한 미술기관인 ‘만수대창작사’ 소속 화가의 그림 1308점을 밀반입해 이 중 1139점을 판매하고 3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위반)로 조선족 김모 씨(46·여)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김 씨에게서 그림을 사서 판매한 갤러리 운영자 이모 씨(47)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북한 국적인 남편 김모 씨(46)가 북한에서 중국으로 가져온 그림을 가방에 숨기거나 국제우편(EMS)으로 국내로 밀반입한 뒤 점당 3만∼100만 원을 받고 이 씨 등에게 넘겼다. 중국 옌지(延吉) 시에 사는 김 씨의 남편은 북한의 해외교포 단체인 ‘조선 해외동포 원호위원회’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만수대창작사와 매년 8000달러 및 판매대금의 50%를 주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고 평양을 왕래하며 부인에게 그림을 공급했다. 김 씨 부부는 국내 판매 대금 863만 원을 포함해 2000만 원을 북한에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결과 김 씨는 그림이 진품인 것을 증명하기 위해 북한 화가들이 그림 앞에서 직접 찍은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미술계에 따르면 북한 미술품은 모사품이나 가짜가 많고 특히 외화벌이 수단으로 마구잡이로 유통돼 진품을 제외하면 가격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미술 전문가 이종하 씨(57·중국 베이징 거주)에 따르면 현재 중국을 통해 국내로 유통되는 북한 미술품은 대부분 밀수품이고 가짜가 많다는 것. 과거 북한에서 사업을 하던 기업들이 대금 대신에 미술품을 받아오거나, 북한미술 애호가들이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 직접 들여오는 사례도 있었지만 이는 극히 일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 화가들은 보통 정부에 바치는 그림 외에 개인적으로 외화를 벌기 위해 똑같은 그림을 여러 장 그려 몰래 팔기도 하는데 이런 그림들이 국내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국내 미술계에는 “북한 그림은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구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2000년 H재단은 북한의 유명 화가 정창모 씨 전시회를 열려다 당시 국내를 방문한 정 씨가 전시 작품의 진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해 전시회를 무기한 연기했다. 이 씨는 이날 동와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 화가들의 그림을 고작 3만∼100만 원에 팔았다면 가짜가 많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찰도 김 씨가 국내에 유통시킨 북한 그림이 진품인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진품 북한 미술품은 미술계에서 상당한 가격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계에 따르면 북한 정부는 6년제인 평양미술대 졸업자 가운데 실력이 뛰어난 화가들을 선별해 공훈미술가 칭호를 수여한다. 이 가운데 최고 실력의 화가에게는 인민예술가 칭호를 주는데 현재 200여 명의 공훈예술가와 70명 내외의 인민예술가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작품은 유럽과 미국에서도 주목할 정도로 수준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중국 내에서의 북한미술 시장 규모도 지난해 2500만 위안(약 42억 원)까지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 강남 서초 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의 몰표 덕분에 민주당의 한명숙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는 분석이 많았다. 당시 오 시장은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17곳에서 한 후보에게 12만2527표를 뒤지고도 강남 3구에서 이보다 많은 12만6930표를 더 얻어 연임에 성공했다. 물론 나머지 5개 구에서 상대보다 더 얻은 2만2009표도 큰 힘이 됐다. 24일 치러지는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도 ‘강남의 표심’이 다시 한 번 오 시장의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아일보가 13, 14일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강남권 주민들은 ‘투표하겠다’고 답한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오 시장이 주장하는 ‘단계적 무상급식’안에 대한 지지율도 다른 지역을 크게 앞질렀다. 》○ 강남이 또 오 시장 살리나조사 결과에 따르면 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 주민 가운데 투표에 참여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72.7%로 서울시 전체 평균인 66%보다 6.7%포인트 높았다. 강남 4구 응답자 전체의 42.1%는 ‘꼭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마포 서대문 은평구 등 강북서권의 응답자들은 ‘꼭 투표하겠다’는 비율이 36.8%, 강북 노원 광진구 등 강북동권의 비율은 36%, 관악 금천 영등포 등 강남서권은 34.6%로 상대적으로 낮았다.유권자의 3분의 1(약 33.3%) 이상이 투표장으로 나와야 개표가 가능하기 때문에 오 시장 측은 강남권 유권자의 적극적인 참여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오 시장도 최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평일 투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투표율이 25% 안팎에 머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전면적 무상급식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시민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가 절실하다”고 말하기도 했다.또 강남권 주민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서울시의회의 ‘전면적 무상급식’안보다 오 시장의 ‘단계적 무상급식’안을 더 지지했다. 강남 4구 주민 응답자 중 66.8%가 단계적 실시안에 찬성했다. 이는 전체 평균인 58%보다 8.8%포인트 높은 것. 전면적 실시안을 지지한 응답자는 28.2%에 불과했다.다만 강남 응답자의 42.1%는 ‘투표율이 33.3%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해 강남권에서도 주민투표 개표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성향 따라 투표 참여 의사 갈려나이와 정치적 성향에 따라 주민투표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랐다. 꼭 투표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20대 20.9% △30대 24.2% △40대 27.5% △50대 이상 59.7%로 나이가 많을수록 높았다. 또 한나라당 지지층(56.6%)이 민주당 지지층(21.7%)보다 적극 투표하겠다는 비율이 2배 이상으로 높았다.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47.3%는 투표를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번 주민투표가 ‘여야 대리전’의 성격을 띠고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단계적 실시를 주장하는 응답자 중 29.9%는 ‘전면 무상급식안이 부자에게까지 혜택을 준다’를 선택의 이유로 꼽았다. ‘선심성 복지정책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28.4%였고, ‘전면실시를 하면 재정 부담이 커진다’는 20.7%, ‘저소득 계층에 돌아갈 교육복지 혜택이 줄어든다’는 18.8%였다.반면 전면적 실시를 주장하는 응답자의 36.3%는 ‘학교 내에서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다’를 가장 중요한 이유로 들었다. ‘의무교육 대상인 초중학생에게 무상급식 제공은 당연하다’는 주장은 31.6%였고, ‘보편적 복지에 찬성하기 때문’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22.7%였다.○ ‘대선 불출마’ 선언 투표 영향 없을 것오 시장이 주민투표를 앞두고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이 투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56.5%로 절반을 넘었다. 특히 20대(63.2%), 40대(61.4%), 화이트칼라(62.1%), 자영업자(60.3%), 대학생(65%)에게서 이런 의견이 많았다. 반면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는 49.4%가 영향이 없을 것으로 봐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았다.‘영향을 주게 된다면 단계적 실시 안에 유리할 것’이라는 의견이 전체의 23.3%였고 ‘전면 실시 안에 유리할 것’이라는 의견은 8.5%였다. 코리아리서치는 오 시장의 선언이 이번 주민투표에 중요한 변수가 되지는 않겠지만 단계적 실시 안에는 약간이나마 유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어떻게 조사했나 ::이번 조사는 임의번호걸기(RDD·Random Digit Dialing)와 부재자 다시걸기(Call Back) 방식으로 진행됐다. RDD는 컴퓨터로 난수를 만들어 전화번호를 생성한 뒤 전화를 걸어 조사하는 것으로 선진국 정치 여론조사에서 사용되는 방식이다. 만 19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이 대상이며 최대 허용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응답률은 25.5%였다.}
신모 씨(57)의 아들(28)은 고교 재학시절 G사를 설립해 2001년 7월 중소기업청에서 국내 최초의 고교생 벤처사업자로 인증을 받았다. 이 덕분에 신 씨는 G사의 대표이사를 맡아 투자금을 끌어 모으는 일을 맡았다. 출발은 ‘대박’이었다. 아들은 공기튜브로 만든 ‘응원 모자’를 내놨고 이 제품은 일본 프로축구 J리그에 수출됐다. 2002년 매출만 60억 원. ‘똑똑한’ 아들은 향기가 나는 속옷과 크레파스 등을 잇달아 개발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회사의 영업실적이 부진해지자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돌려 달라는 요구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향기 나는 크레파스는 아이들이 삼킬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판매가 중단됐다. 결국 2007년 공장 문을 닫았고 사업자등록이 말소됐다. 신 씨는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 아들이 아이디어만 내놓는다면 재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바닥난 자금. 그는 이때부터 ‘위험한 도박’을 시작했다. 중학교 동창 등을 찾아다니며 “코스닥에 상장하려 한다” “외자 유치를 했다”며 거짓말을 하고 11억여 원을 끌어 모았다. 신 씨의 사기행각은 결국 피해자들의 고소로 끝났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한병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신 씨에게 “피해액이 많긴 하지만 변제한 점을 감안했다”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검찰과 국가정보원이 수사 중인 일명 ‘왕재산 사건’에 대해 진보진영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등은 ‘신(新)공안 탄압’이라며 실력행사에 나서고 있지만 무리한 여론몰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노총 조합원 등 100여 명으로 구성된 ‘노동자통일선봉대’와 민주노동당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 앞에서 수사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검찰 등이) 조직명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증거 없는 수사라는 증거”라며 “국정원이 변호인 접견을 제한하고, 변호인 소지품을 뒤지거나 욕설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최창준 민주노동당 자주통일위원장은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는 시점에 공안사건이 터지고 한상대 검찰총장이 종북·좌익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했다”며 “이는 정권 차원의 조작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조계와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이들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사안이면 무조건 ‘정권의 음모’나 ‘공안 탄압’으로 몰아붙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실관계가 점차 확인되고 있는 사건에 대해 아무런 근거도 대지 못하면서 ‘조작’ 또는 ‘정치적 수사’라고 주장하면서 ‘공안탄압’ 분위기를 만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 일각에서는 23일 구속피의자의 기소시한을 앞두고 검찰과 국정원에 불리한 여론을 조성하려고 이번 시위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왕재산은 북한 김일성 주석이 항일무장 투쟁의 국내 확대 전략을 내놓은 함경북도 온성군의 산(山)으로 이번에 적발된 반(反)국가단체의 조직명이다. 지하간첩단이 적발된 것은 조선노동당이 남한에 구축한 ‘구국전위’의 실체가 드러났던 1994년 이후 17년 만이다. 검찰은 이미 혐의가 상당 부분 확인된 관련자 5명을 구속하고 민주노총 조합원과 민주노동당 당직자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북한 노동당 225국에서 직접 지령을 받고 지하당을 조직해 남한 정당 동향 등 각종 정보를 북한에 보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권 침해 논란에 대해서도 국정원은 “(구속피의자들의) 변호인들은 청사 방문객들이 꼭 거쳐야 하는 보안검색대를 무시하거나 참고인들을 데리고 가는 등 오히려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며 “명백한 인적, 물적 증거를 토대로 수사하고 있으며 인권도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원유(原乳) 값 인상을 둘러싸고 낙농업계와 우유업계가 벌여온 협상이 12일 최종 결렬됐다. 하지만 낙농업계가 사흘간 중단했던 원유 공급을 재개해 최악의 ‘우유 대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까지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등에선 우유가 없어 진열대가 비어 있는 모습도 보였다. 원유 공급이 재개돼도 가공 시간을 감안하면 13일 오후는 돼야 우유 공급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L당 704원인 원유 가격을 173원 인상하라고 요구한 낙농업계는 이날 협상에서 L당 145원 인상안까지 물러섰다. 우유업계는 당초 81원 인상을 주장하다가 정부의 중재안(L당 130원 인상 및 체세포2등급 원유의 가격 인상)을 받아들였으나 양측이 최종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인상된 가격을 적용하는 시기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낙농업계는 당장 16일부터 적용할 것을 주장했지만 우유업계는 내년 1월 1일부터 하자고 맞섰다. 이날 낙농업계 대표들은 협상 결렬을 선언한 뒤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앞으로 활동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우유업계 대표들은 “낙농진흥회 이사회에 양측의 안을 상정해 이사회에서 결론을 내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협상이 결렬되면서 정부는 낙농진흥회 이사회를 소집해 원유 값 인상 폭과 적용 시기를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사회의 결정을 양측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한편 낙농가들의 이익단체인 낙농육우협회 이승호 회장은 12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소비자 피해, 낙농가 피해를 막기 위해 우유 납품을 재개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국내 최대 우유업체인 서울우유는 이미 새벽부터 조합원과 자체적으로 합의해 원유 수집을 시작했다. 서울우유는 이달 1일부터 협상타결 때까지 원유 가격을 L당 160원씩 올려서 지급하기로 했다. 원유 공급 재개 소식에 우유업계와 유통업계는 한시름 던 표정이다. 경기 평택시 진위면 가곡리 매일유업 공장은 평소 하루 320t의 원유를 처리했지만 이날은 평소 생산량의 50%만 생산했다. 김진동 매일유업 업무지원팀장은 “원유 공급이 재개되더라도 원유를 가져오고 가공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아무리 빨라도 13일 오후에야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롯데마트 영등포점 지하 1층 우유판매대는 3분의 1가량이 비어 있고 ‘우유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안내와 함께 품절 스티커도 여러 장 붙어 있었다. 마트 관계자는 “평소엔 매일 1L짜리 우유 300개를 주문했지만 오늘은 90개만 주문했다”며 “내일은 60개밖에 주문을 못해 걱정이 많았는데 원유 공급이 재개된다니 다행”이라고 말했다.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평택=김재홍 기자 nov@donga.com }

“아프리카 동부의 가난한 국가들에서 한 달간 어린이 3만 명이 죽었다는 보고를 최근 받았다. 우리도 그들을 돕는 데 앞장서야 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2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아프리카 어린이 돕기 범국민 모금 캠페인’ 출범식에 참석해 “식량과 물 부족으로 죽어가는 아프리카 사람을 살리는 일에 우리 국민의 참여가 꼭 필요하다”며 동참을 호소했다. 이번 캠페인은 대한적십자사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3개월 동안 공동으로 진행한다. ‘Together For Africa(아프리카를 위해 함께)’라는 슬로건과 함께 성금을 모집하며 성금 전액은 국제적십자운동과 유니세프를 통해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위한 구호활동에 쓰인다. 이날 출범식에는 대한적십자사 홍보대사를 맡은 영화배우 김윤진 신현준 씨 외에도 성악가 조수미 씨와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인 소녀시대, 에프엑스, 샤이니 등도 참석해 동참을 호소했다. 반 총장은 이날 서울 외교통상부 기자실도 방문해 “못살고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것은 여유가 없을 때 하는 것이 더 아름답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지난해 아이티 대지진 당시 한국과 일본의 지원금이 계획보다 늘어난 뒷얘기도 소개했다. 한국의 지원금 액수를 듣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다른 나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사실을 이야기했다는 것. 이 대통령은 설명을 듣고 “우리가 좀 적은 것 같네”라며 처음의 10배가 넘는 액수를 지원했다고 한다. 이어 반 총장은 유엔 주재 일본대사를 불러 “한일 간 경제격차를 감안했을 때 일본은 자존심도 없느냐”고 해 일본의 주머니를 열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반 총장은 이날 월간 디플로머시가 개최한 조찬회에서 “천안함 사태 때 한국인이지만 동시에 유엔인으로서 불편부당하고 균형적인 위치를 유지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엔 스태프가 준비한 성명 초안은 북한을 거칠게 비난하는 내용이었는데 내가 완화했다”며 “비판도 있었지만 그에 대한 내 답은 ‘(거친 비난으로) 내 모국인 한국을 혼란스럽게 하지 마라. 이것은 모국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해 논란을 잠재웠다”고 했다. 또 그는 “내 리더십 유형과 관련해 ‘사무총장(Secretary General)은 세크러터리(Secretary·비서)냐, 제너럴(General·장군)이냐’고 묻는다”며 “나는 세크러터리로 인류를 위해 봉사하고 있지만 동시에 제너럴로서 고통스럽지만 단호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비상근무 체제 확립.’‘야영객 대피.’‘재해위험지역 순찰 및 주민 대피 준비.’9일 전북 정읍시 등 남부지방에 집중호우가 내리자 소방방재청은 국가재난관리시스템(NDMS)을 통해 전북도에 하루 새 무려 20여 건의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말 그대로 원론적인 내용일 뿐 구체적인 지시는 전혀 없었다. 정읍군 등 전북지역 공무원이 총동원돼 다행히 7000여 명의 주민을 긴급 대피시켜 인명피해는 크지 않았지만 NDMS만 믿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정부가 자연재해와 재난에 대비해 운영하는 방재관리 시스템이 ‘시늉’에 그치고 있다. 형식적인 지시가 대부분이어서 현장에서 대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① NDMS 정보 더 넣어라NDMS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본부장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와 각 지방자치단체, 소방방재청 등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재난상황 관리를 총괄하는 시스템이다. 총 264억 원을 투입해 2006년 완성한 한국의 대표 방재시스템이다.NDMS의 가장 큰 문제는 ‘재해위험지역 정보’에 주소와 이름 등 간단한 자료만 입력돼 있다는 것이다. 산사태위험지구 등 8개 재난우려지역은 해당 지자체에서 직접 등록해야 하는데 입력 항목이 주소지와 위험성, 관리주 등으로 형식적이었다. 정작 필요한 경사도, 옹벽높이, 주변 나무의 밀도, 석축과의 거리, 주민 수, 대피경로 등은 입력 항목조차 없었다. 구체적인 행동요령을 전달하기 위해 참고할 자료가 부족한 셈이다.이동우 공주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NDMS는 만들어질 때부터 주택, 도로 건설 등으로 변하는 현장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며 “변화되는 상황과 세세한 정보까지 모두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② 방재 지시 구체화하라지난달 26일 오후 8시 10분 강원 춘천시 전역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 15분 뒤 춘천시 산림과장 등 3명에게 산림청에서 보낸 산사태 경고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귀 관할구역은 산사태 위험(주의보) 대상지역입니다’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춘천시 공무원의 대응은 아무것도 없었다. 다음 날 0시 8분.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에서 산사태가 나 펜션을 덮쳤다. 봉사활동을 하던 인하대 학생 10명 등 13명이 목숨을 잃었다.춘천시는 시 면적의 80% 이상이 산사태 위험 1∼3등급인 산림이다. 이정철 춘천시 산림방재담당은 “춘천에 산이 수백 개 있는데 메시지에 구체적 내용이 없어 어디부터 어떻게 손대야 할지 몰라 현장 대응이 어렵다”며 “다른 지자체도 같은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태풍 ‘무이파’가 한반도를 덮친 6일에도 NDMS는 ‘사전 순찰과 주민 강제 대피조치, 피서객 사전 대피, 해일 우려지역 선박 대피, 야외활동 자제’ 등 ‘뻔한 내용’만 내려 보냈다. 한 지자체 공무원은 “지시 내용을 확인했다고 회신만 하면 후속 조치가 없어도 문제가 없기 때문에 대응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③ 방재 컨트롤 타워 만들자방재 업무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학은 한국방재학회장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소방방재청만으로는 지자체 전체를 상대로 재난 업무를 조율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대통령 직속기구인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하는 것처럼 부처를 초월해 방재 업무를 총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④ 전달 체계 업데이트하라 지난달 27일 수도권 집중호우 때 우면산에서 산사태가 나 16명이 숨졌을 당시 산림청이 사전에 경고메시지를 보냈음에도 서울 서초구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못한 것은 무엇보다도 재난정보의 사전 전달시스템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서초구 담당자가 연락처를 제때 업데이트하지 않아 경고 메시지조차 받지 못한 것은 한국의 방재전달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한가를 그대로 보여준다.이원호 광운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해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데는 무엇보다도 담당 공무원의 나태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메시지의 실효성이 없기 때문에 계속 방치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며 “‘양치기 소년’처럼 돼버린 문자메시지에 구체적인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⑤ 인력과 예산 늘려라 인력과 예산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무이파가 강타한 제주시의 재난관리담당 직원은 전체의 0.4%인 6명에 불과하다. 다른 지자체의 사정도 비슷하다. 한 지자체의 방재담당자는 “팀장 1명, 직원 2, 3명이 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힘든 일이 많아 방재 분야는 기피 부서로 꼽힌다”고 말했다. 국립방재연구소의 연구인력도 22명에 불과해 건설기술연구원 417명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김중훈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수는 “한국의 방재 관련 연구개발(R&D) 예산은 전체 R&D 예산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방재 관련 R&D 투자를 늘리고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

동아일보 인사검증팀은 권재진 법무부 장관 후보자(58·사진)가 고위공직자로서 적절한 자격을 갖추었는지 검증하기 위해 20여 일간 취재했다. 특히 권 후보자의 두 아들이 산업기능요원, 상근예비역으로 병역을 마친 과정이 정상적이었는지를 다각도로 검증했다. 그 결과를 ‘인사검증 리포트’로 만들어 소개한다. 권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8일 열린다.}

동아일보 인사검증팀은 권재진 법무부 장관 후보자(58·사진)가 고위공직자로서 적절한 자격을 갖추었는지 검증하기 위해 20여 일간 취재했다. 특히 권 후보자의 두 아들이 산업기능요원, 상근예비역으로 병역을 마친 과정이 정상적이었는지를 다각도로 검증했다. 그 결과를 ‘인사검증 리포트’로 만들어 소개한다. 권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8일 열린다.《 권재진 법무부 장관 후보자(58)의 핵심 검증 대상은 두 아들의 병역 문제다. 장남(30)은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했고 차남(29)은 상근예비역으로 복무했다. 모두 현역 복무를 하지 않은 것. 문제는 이들이 현역 복무를 면제받은 과정이 미심쩍다는 사실이다. 》●의혹1. 장남 공익근무하려고 위장 전입?권 후보자의 장남은 1999년 서울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에 입학한 뒤 2000년 징병검사에서 공익근무요원 소집(4급·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당시 병역법은 한쪽 눈 시력이 ―9 디옵터 이하면 보충역 대상이었고 권 씨의 시력은 ―9.5 디옵터였다.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아파트에 부모와 같이 살던 권 씨는 2002년 2월 8일 당숙이 사는 관악구 봉천동으로 어머니 최모 씨(54)와 함께 주소를 옮겼다. 권 씨는 5월 27일 서울대 공익근무요원(일반행정 보조)으로 근무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편한 근무지'로 선호도가 높은 서울대에서 근무하기 위해 위장전입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 있는 대목이다.이에 대해 법무부 인사청문회 준비팀 관계자는 "학교와 집이 너무 멀었고 서울대에서 공익근무도 하고 싶어 이사한 것"이라며 "실제로 봉천동에서 살았기 때문에 위장전입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권 후보자가 뒤늦게 주소를 옮긴 사실을 알고 장남에게 대치동으로 다시 주소를 옮기라고 했고 입영연기를 통해 공익근무 발령 자체가 취소됐다"고 덧붙였다. 권 씨는 실제로 봉천동으로 주소를 옮긴 석 달여 만인 5월 3일 전에 살던 어머니 최 씨와 함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으로 주소를 다시 옮겼다. 권 씨가 주소를 다시 대치동으로 옮겼음에도 불구하고 서울대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라는 판정이 난 이유는 공익근무요원 신청 당시엔 봉천동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권 씨의 당숙은 지난달 21일 검증팀과의 통화에서 "조카는 우리와 같이 살았고, 형수(권 후보자의 부인)는 일주일에 한두 번 다녀갔다"고 말했다. 권 후보자의 부인은 결국 아들을 위해 위장전입을 한 셈이다.당시 병무청은 권 씨와 어머니 최 씨의 위장전입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공익근무요원 소집규정에 따르면 소집대상인원이 많으면 현지 실태조사를 통해 위장전입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병무청은 "당시 관악구는 소집 대상이 많지 않아 규정에 따라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의혹2. 권 후보자 친구가 특별채용?서울대 공익근무요원 근무를 포기한 권 씨는 2002년 9월 23일부터 2004년 12월 22일까지 경기 포천시 군내면의 국제나이론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했다. 병역특례를 받은 것이다. 당시에는 산업기능요원은 전문연구기관이나 산업체에서 근무하면서 군 복무를 대체하는 제도로 현역은 업무 관련 자격증이 있어야 하지만 보충역은 채용만 되면 자격증 없이도 근무가 가능했다. 산업기능요원은 현역, 보충역과 같은 기간을 근무한다.검증팀은 이 회사가 권 후보자와 경북중고교 동창인 최모 씨(58)가 운영하고 있는 사실을 지난달 19일 확인했다. 고3 때 단짝으로 지낸 권 후보자와 최 씨는 이후에도 교류를 계속하는 등 절친한 사이다. 국제나이론은 양말을 만드는 기계를 생산하는 곳으로 권 씨는 2년 여간 생산라인에 투입돼 납땜, 포장 등의 일을 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 회사는 대부분 공고졸업자나 전문대 휴학생을 채용한 뒤 군에 입대할 때가 되면 산업기능요원으로 전환해 채용해 왔다.검증팀은 권 씨가 아버지 친구 밑에서 제대로 근무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서울대에 다니는 친구의 아들을 불러 생산현장에서 중노동을 시켰을 가능성은 작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일을 시킬 계획이었으면 50㎞가 넘는 포천 공장으로 친구의 아들을 보내라고 권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하다.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가 2003~2005년 자신의 숙부가 운영하는 교육소프트웨어개발업체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일하면서 실제로는 제대로 근무하지 않은 사례와 비슷할 수도 있다고 본 것. 병무청은 뒤늦게 싸이의 근무실태에 대한 조사 끝에 35개월의 복무 기간 중 4개월만 복무한 것으로 인정한 뒤 현역으로 입영해 복무하도록 조치했다.검증팀은 지난달 19일 최 사장을 자택에서 만났다. 그는 "(권 후보자에게) 아들을 사회생활도 미리 경험해보라는 뜻에서 우리 회사에서 일하게 해 보라고 제안했고 (권 후보자도) 이에 동의했다"며 "친구 아들이라고 특혜를 주지는 않았다. 국회에서 증언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사장은 또 "권 씨가 당시 사우회(社友會) 총무도 맡는 등 직원들 사이에서 신망도 두터웠다"고 말했다. K사 관계자도 "무단결근을 하거나 태만하게 근무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검증팀은 권 씨의 출근일지와 휴가사용 내용 등을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국제나이론 측은 "공장 문을 닫으면서 모든 문서를 폐기했다"고 했다.국제나이론은 2000년에는 현역 1명과 보충역 1명, 2001년엔 현역 1명만 산업기능요원으로 선발했지만 권 씨가 입사한 2002년에는 보충역만 4명을 뽑았다. 2003년에는 다시 보충역 1명만 뽑았다. 권 씨가 입사한 2002년에만 보충역 정원을 늘린 것이다. 최 씨는 "보충역은 정부가 정원을 할당하지 않아 마음대로 뽑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씨가 권 후보자와 가깝다는 이유로 장남 권 씨를 채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의혹3. 서울 놔두고 굳이 포천까지?IT업체 등 회사들이 많은 서울 강남구에서도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할 수 있는 회사가 많았지만 권 씨는 왕복 5시간 이상이 걸리는 포천까지 매일 출퇴근했다고 했다. 서울대를 다니던 권 씨가 굳이 포천까지 가서, 그것도 생산직으로 근무했다는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었다.권 씨는 서울 도봉구 쌍문동으로 간 뒤 회사 통근버스를 타고 9시까지 출근했다고 주장했다. 검증팀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빠른 길 찾기' 검색으로 출근거리와 시간을 측정해 봤다. 자동차로는 약 54㎞, 1시간 20분이 걸리는 것으로 나왔고, 대중교통으로는 2시간 30분(약 58㎞)이 걸렸다. 권 씨가 통근버스와 대중교통을 이용했던 점을 감안하면 매일 출퇴근에만 5시간 안팎을 쓴 셈이다.권 후보자 측은 "출퇴근이 너무 힘들어 2003년 9월 경기 의정부시 신곡동에 원룸을 얻어 지냈다"고 밝혔다. 국회 인사청문요청서에도 이 같이 주소를 옮긴 것으로 나타나있다. 그러나 옮긴 곳에서도 포천 공장까지는 왕복 2시간 반 거리다.지난달 21일 검증팀은 권 씨가 살았던 원룸을 찾아가 당시 건물주인 배모 씨와 통화했다. 그는 "(권 씨의) 어머니가 월세, 공과금을 매달 20만 원씩 계좌로 부쳐줬지만 실제로 살았는지는 모른다. 임대계약서는 건물을 팔면서 모두 폐기했다"고 말했다.과연 권 씨는 성실히 근무하며 산업기능 복무를 마친 것일까. 검증팀은 권 씨와 같이 근무했던 직원들을 찾아 나섰다. 직원 수가 100명이 넘던 국제나이론은 2006년 경영난에 부닥쳐 구조조정을 한 뒤 2008년에는 결국 공장을 폐쇄했다. 동료 직원 찾기가 벽에 부닥친 것이었다.병무청은 2000~2004년 국제나이론에서 근무한 산업기능요원 9명의 명단을 민주당 신학용 의원실에 제출했다. 그러나 성씨와 근무 전 다녔던 학교만 공개하고 이름, 나이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국제나이론 측도 직원들의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검증팀의 요구를 거부했다. 결국 병무청이 제출한 명단에 나타난 성씨와 학교를 토대로 추적을 시작했다. 명단에 나온 경민대 졸업생 69명 가운데 상당수를 접촉했지만 권 씨와 함께 근무한 당사자는 아니었다.국제나이론에서 근무한 산업기능요원 중에는 광운전자공고 중퇴생으로 성이 양 씨인 사람도 있었다. 1993~2002년 광운전자공고 중퇴생 가운데 양 씨 성을 가진 사람은 총 10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증팀은 이 가운데 1980년 이후에 출생한 6명 중 5명을 접촉했지만 4명은 산업기능요원이 아닌 공익근무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1명은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한 것을 확인했지만 권 씨와 근무지가 달랐다. 나머지 1명은 소재 파악이 안 돼 만나지 못했다.검증팀은 근무를 태만히 했다고 뒷받침할 결정적인 증언이나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 법무부는 "산업기능요원 동료들로부터 근무를 성실히 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검증팀이 연락처를 요청하자 공개를 거부했다.●의혹4. 장남 김앤장 취업 특혜?권 씨는 올해 1월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수습변리사로 채용됐다. 변리사는 합격 후 1년간 법무·특허법인에서 실무수습을 거쳐야 단독 개업을 할 수 있다. 법인들은 수습기간이 끝난 뒤에도 계속 남아 일할 사람을 위주로 채용하기 때문에 권 씨는 사실상 정식으로 고용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대한변리사회에 따르면 지난해 시험에 최종 합격한 사람은 모두 244명. 이 가운데 김앤장에 채용된 사람은 권 씨를 포함해 모두 4명(서울대 3명, 포항공대 1명)에 불과했다.변리사업계 관계자는 "김앤장은 국내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는 만큼 대학의 특정학과 출신이거나 최상위권 성적자, 외국어 능통자 등 스펙이 뛰어난 사람만 채용한다"며 "변론실력도 중요하지만 집안 배경이 좋은 사람도 높은 점수를 받는다"고 귀띔했다.그러나 권 씨는 김앤장에 들어간 지 두 달도 안돼 돌연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김앤장 관계자는 지난달 20일 검증팀 기자와 만나 "권 씨가 갑자기 어학연수를 가겠다고 했다"며 "법적으로 문제를 따져봐야겠지만 미국에서 돌아오면 다시 실무수습을 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갓 입사한 새내기 변리사가 수습을 중단했는데도 김앤장은 그를 사직처리 하지 않은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사실상 휴직상태로 인정해 언제든 권 씨가 복귀할 수 있도록 배려한 셈이다.●의혹5. 차남 상근예비역 어떻게?권 후보자의 차남도 상근예비역으로 복무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01년 8월 징병검사에서 평발과 근시로 3급 판정을 받았다. 병무청은 같은 해 11월 상근예비역으로 입대하라고 통보했다. 상근예비역이란 현역 가운데 일부를 추첨으로 선발해 지역예비군 동대에서 근무토록 하는 제도다. 옛 '방위'와 비슷해 복무기간에 집에서 출퇴근한다. 권 씨는 대치2동 예비군동대에서 2002년 12월 10일부터 2005년 1월 2일까지 근무했다. 형과 동생이 비슷한 시기에 병역을 이행하면서 형은 54㎞나 떨어진 곳에서, 동생은 집 근처에서 마친 셈이다.병무청 규정에 따르면 △상근예비역 1순위는 수형자나 소년원생 등이고 △2순위는 중졸에 신체등급 3급 △3순위는 고교 중퇴에 3급 △4순위는 고졸에 3급 △5순위는 중졸에 2급이다. 재수생이었던 권 씨는 4순위로 선발됐다. 권 후보자 측은 "대치동에는 1~3순위가 많지 않았고 같은 순위 내에서는 생일이 빠른 지원자를 우선 선발하는데 권 씨는 생일이 4월로 빠른 편이었다"며 "특혜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동생 권 씨는 지난달 24일 검증팀과의 통화에서 "추첨으로 선발됐다. 병역 회피는 말도 안 된다"고 밝혔다. 동생 권 씨는 형의 산업기능요원 복무에 대해서는 "눈이 아주 나빠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은 뒤 의정부 쪽 산업체에서 일한 것은 알고 있지만 자세히는 모른다"고 말했다.●의혹6. 권 후보자 변호사법 위반?권 후보자는 2009년 9월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취임한 뒤 3개월 동안 변호사 휴업 신고를 하지 않아 변호사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 후보자는 2009년 7월 2일 서울고검장에서 물러난 뒤 같은 달 14일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 그는 9월 1일 민정수석비서관이 됐지만 변호사 휴업 신고는 11월 30일에야 했다.변호사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이나 변호사가 휴업을 하지 않는 한 공무원을 겸직할 수 없다. 이 규정을 위반할 경우 제명 또는 3년 이하의 정직 등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변협 관계자는 "형식적으로는 변호사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면서도 "알고서도 방치했는지, 단순 실수였는지 따져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건을 수임해 수임료 등을 받았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단순 실수라면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설명했다.인사청문회 준비팀 관계자는 "변호사회비가 통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휴업신고를 안 한 사실을 알았다. 단순 실수"라며 "민정수석 시절 변호사 영리 활동을 한 것은 전혀 아니다"고 밝혔다.▽사회부 박진우 조숭호 김재홍 유성열 박훈상 김성규 손효주 전지성▽정치부 조수진 황장석▽경제부 황재성}
국회 민주당 당대표실 도청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도청 당사자로 지목된 KBS 장모 기자의 진술 일부가 사실과 다른 점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장 기자는 지난달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한선교 의원이 녹취록을 공개한 날(7월 24일)에는 다른 취재를 하느라 국회에 가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민주당 최고위원회 비공개 회의가 열렸던 지난달 23일에는 장 기자가 국회에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다음 날인 24일에 한 의원에게 녹취록을 건넸을 가능성 때문에 국회에 있었는지를 조사한 것. 그러나 경찰은 장 기자의 휴대전화 위치추적과 국회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장 기자가 24일 국회에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또 경찰은 장 기자가 도청 내용이 담겨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와 노트북에 대해 “택시에 두고 내려 분실했다”고 진술한 것에 대해서도 장 기자를 태웠던 택시운전사를 조사해 “그런 일은 없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경찰은 이 밖에도 지난달 23일 민주당 비공개 회의가 진행되던 시간을 포함한 상당 시간 장 기자가 휴대전화로 통화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했다. 그 시간에 휴대전화로 회의 내용을 녹음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한편 KBS 김인규 사장은 1일 KBS 공채 38기 신입사원 입사식에서 “도청을 지시한 적도 없고, 도청을 했다고 보고받은 적도 없다. KBS 사원의 말을 나는 전적으로 신뢰한다”며 “경찰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적절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사장이 자신과 도청 논란의 연관성만 부인했을 뿐 도청 자체를 부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의 책임을 기자에게 넘기려는 ‘꼬리 자르기’용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결격사유가 없고 능력이 있는 사람을 고위공직자로 임명하는 것은 국정 운영의 초석이다. 그래서 국회와 언론의 인사검증이 중요하다. 선진국일수록 고위공직자에 대한 인사검증은 당사자에게 가혹하리만치 철저하고 빈틈이 없다. 동아일보는 권재진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가 내정된 지난달 14일부터 검증팀을 꾸려 보름 여간 취재를 해왔다. 무차별 폭로를 지양하고 합리적 근거를 갖춘 보도를 하기 위해 상세히 취재하고도 보도하지 않은 부분이 적지 않았다. 심증은 충분히 있지만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의혹 중 일부는 동아일보가 증거 확보를 위해 추적하는 동안 일부 언론에 '의혹 제기' 수준에서 보도되기도 했다. 4일 한 후보자부터 열릴 국회 인사청문회가 의혹만 부추기거나 무조건 옹호하는 '난장판 청문회'가 아니라 확실한 증거와 증언을 토대로 한 '송곳 질문'을 통해 자질과 도덕성을 제대로 검증하는 '진짜 청문회'가 되길 기대하며 취재기를 소개한다. 또 언론이 못다 푼 의혹에 대한 추가 검증은 법적 권한을 가진 국회의 몫임을 밝혀둔다.》● 한상대 후보자 내정 지난달 초 한상대 서울중앙지검장(52·사진)이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될 때부터 정치권에서는 반대 여론이 일었다. 야권은 '코드 인사'라고 반발했지만 야권 뿐 아니라 여권 일각에서도 한 후보자의 병역 면제를 문제 삼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한 지검장을 검찰총장 후보자로 내정했다. 청와대는 한 후보자의 병역 면제 사유에 대해 "대학시절 미식축구를 하다가 허리를 다쳐 수술을 받고 면제받은 것이라 문제가 안 된다"고 언론에 설명했다. 또 "이번 검증 과정에 당시 수술을 집도한 의사까지 추적해 접촉해 정상적인 수술 과정이었음을 모두 확인했다"고 말했다. 논란이 될 수는 있지만 검찰총장 결격사유는 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동아일보는 이날 바로 검증팀을 꾸려 병역 면제 의혹을 중심으로 취재를 시작했다. 취재 과정에서 병역 면제 외에도 새로운 의혹이 잇달아 발견됐고 집중 취재를 통해 새로운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 그랜저 승용차가 500만 원? 지난달 20일 검증팀 회의. 논쟁이 오갔다. "그랜저를 어떻게 500만 원에 살 수 있나. 의혹이 있어 보인다", "중고차라면 그럴 수도 있다", "그랜저는 배기량 2500cc 이상 모델이 대부분이다. 2000cc는 시중에 거의 없는데 이를 중고차로 샀다는 점이 의심스럽다. 축소 신고한 게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검증팀은 한 후보자의 재산목록이 공개된 관보를 확인해 나가다 올해 관보에서 '2005년식 그랜저, 2000cc, 500만 원'이라는 내용이 눈에 띄었다. 그는 '2002년식 SM5를 780만 원에 팔고 500만 원에 그랜저를 취득했다'고 지난해 재산변동 사항을 신고했다. 3년이나 뒤에 나온 비슷한 배기량의 차량을 280만 원 싸게 구입한 과정에 의혹이 있어 보였다.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서에는 '2006년식 그랜저, 2656cc, 가액은 1524만 원'이라고 신고해 관보와 다른 점도 확인했다. 한 후보자는 "재산신고 때 실수로 잘못 적어 인사청문요청서에는 정정했다"고 밝혔지만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검증팀은 4년밖에 안 된 그랜저를 너무 싸게 매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부터 취재해보기로 했다. 일단 그랜저 구입 경로부터 따져봤다. 지난달 20일 그랜저의 자동차등록원부 초본에 따르면 이 승용차는 2006년 2월 9일 SK텔레콤㈜ 법인 차량으로 처음 등록됐다 지난해 5월 7일 박모 씨(50)가 매입한 것으로 돼 있었다. 그러나 한 달여 만인 6월 15일 한 후보자에게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박 씨는 SK그룹의 임원으로 한 후보자의 손위 처남이었다. 그랜저를 사실상 거저 받은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날 검증팀은 수소문 끝에 박 씨와 통화했다. 그는 "회사에서 받은 임원 차량을 660만 원에 매입해 한 후보자에게 되판 것"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은 임원 차량의 주행거리가 12만 ㎞ 이상 되거나 4년이 지나면 새 차로 바꿔주는데 해당 임원에게 우선 매입권을 준다는 설명이었다. "왜 시세보다 싸게 팔았느냐"고 묻자 "가족(친인척) 간에 그 정도 거래는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한 후보자의 해명 내용도 이와 같았다. 그렇다면 누가 언제부터 몰고 다녔을까. 검증팀은 한 후보자 또는 가족 중 누군가가 그랜저를 구입하기 이전부터 그랜저를 몰고 다녔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취재했다. 이 그랜저는 한 후보자가 살고 있는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아파트에 2006년부터 주차차량으로 등록돼 있어 의심도 갔다. 검증팀은 아파트로 직접 가 주변을 탐문했다. 그랜저를 한 후보자의 부인인 박모 씨(48)가 주로 몰고 다닌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한 후보자는 평소 관용차량을 주로 이용하고, 주말에만 가끔씩 SM5를 이용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그러나 박 씨가 언제부터 그랜저를 몰고 다녔는지 확인할 만한 증언은 확보하지 못했다. 한 후보자 측 역시 "처남이 동생(부인 박 씨)이 소유한 아파트에 2006년까지 살다 같은 아파트의 다른 동으로 이사를 갔다"며 "그때 주차차량으로 등록한 것을 지금까지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부인 박 씨는 한 후보자가 소유한 아파트와 같은 단지의 다른 동 아파트를 1997년 취득한 바 있다. 처남 박 씨의 그랜저 매입 당시 주소 역시 한 후보자 측 해명과 같이 이 아파트로 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한 후보자의 해명처럼 박 씨가 이 아파트에 실제로 거주하며 그랜저를 몰고 다녔는지 여부는 확인된 바 없다. 검증팀이 다각도로 취재했지만 당시 상황을 정확히 증언해주는 사람도 찾을 수가 없었다.● 카드사용 '0' 백화점 VIP? 검증팀은 그랜저 취재 과정에서 또 다른 사실을 발견했다. 한 후보자의 그랜저 승용차에 유명 L백화점 MVG(Most Valuable Guest·초우량고객) 스티커가 붙어 있는 것도 확인했다. MVG는 일종의 VIP 고객이란 의미다. 이 백화점은 연 구매액이 1500만 원 이상은 A(에이스)등급, 3000만 원 이상은 C(크라운)등급, 5000만 원 이상이면 P(프레스티지)등급으로 분류한다. 한 후보자 가족 중 누군가가 이 백화점에서 연간 1500만 원 이상을 쓴 것이다. 그러나 인사청문요청서에 따르면 한 후보자 본인의 신용카드 사용액은 2007년 905만 원, 2008년 952만 원, 2009년에는 0원이었다. 지난해에도 504만 원이었다. 부인 박 씨 역시 2007년에는 6273만 원이었지만 2008년 4438만 원, 2009년 2715만 원으로 줄었다가 지난해엔 0원이었다. 현금 세액공제를 받은 내용도 없었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 측은 "가족이 부인 카드를 함께 써 VIP 등급을 받았다"며 "지난해에는 교육비를 공제받아 고위공직자로서 세금을 또 환급받는 게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신용카드 사용액을 신고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검증팀은 신용카드 세부명세 등을 확인하지 못한 점을 고려해 관련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다. 다만 고위공직자가 백화점 VIP 고객이 된 과정이 매끄럽게 소명되지 않아 인사청문회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자 측은 세부명세서를 공개하지 않았다.● 오피스텔 다운계약 의혹 검증팀은 한 후보자가 1990년 700만 원에 매입한 제주시 연동의 오피스텔(33.6㎡·약 10평)을 2007년 11월 1000만 원에 매각한 사실도 확인했다. 한 후보자는 이전 재산등록 때 착오가 있어 빠트렸다며 2006년 재산으로 등록해 공개한 뒤 2007년 매각사실을 신고했다. 시세 차익을 줄여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으려고 계약서상 매매금액을 실제보다 낮추는 이른바 '다운 계약서'를 쓴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었다. 현재 이 오피스텔의 등기부등본상 전세권 설정 금액은 3950만 원. 불과 4년 새 매매가의 4배 가까운 시세로 전세금이 형성돼 있었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 측은 "휴양 목적으로 샀다가 자주 못 가 팔았을 뿐 다운 계약서를 쓴 적은 없다"고 밝혔다. 검증팀은 매매 당사자들을 직접 접촉했다. 한 후보자로부터 오피스텔을 산 김모 씨(31)를 수소문해 당시 매매를 중개했던 부동산 업자인 노모 씨(59)와 지난달 25일 통화가 됐다. 노 씨는 김 씨의 어머니였다. 노 씨는 "당시에는 오피스텔 가격이 저점이어서 800만~950만 원에서 가격이 형성됐다"며 "1000만 원이면 잘 쳐준 가격이었다"고 말했다. 기자가 "당시 매매가격에 비해 현 전세금이 너무 높다"고 묻자 "오피스텔이 너무 낡아 매입 후 1000만 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했다"며 "당시 부동산업자가 오피스텔을 파는 사람이 법조인이라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 가격만을 놓고 다운계약 운운하면 당사자는 억울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사 학위 취득 과정은 논란 없을 듯 논란이 됐던 한 후보자의 석사학위 취득과정은 비교적 상세히 소명돼 큰 쟁점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이춘석 국회의원은 지난달 25일 한 후보자가 석사 논문을 쓰면서 다른 사람의 논문을 베꼈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자가 고려대 대학원 법학과(상법 전공)에 제출해 1986년 통과한 논문 '주식회사 지배론에 관한 연구'가 1984년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손모 씨 논문(회사 지배권 매매에 관한 연구)과 상당부분 일치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이 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해외 학자들의 개념 정의나 미국법 규정을 번역한 내용이란 점에서 무리한 의혹 제기라는 평가가 나왔다. 전문가들 역시 "동일한 원문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생긴 해프닝"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후보자 측도 "관련 법 규정과 개념을 번역한 부분이 비슷할 뿐 논문의 구성과 전개 논리는 완전히 다르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한 후보자가 대학원을 다닐 때는 서울지검 남부지청 검사 신분이어서 편법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있었다. 그러나 지도교수였던 정동윤 변호사(72·고려대 명예교수)는 "사법시험 준비생과 실무에 있던 사람들이 많아 실무에 있던 학생들도 수업에 잘 참석했다"고 기억했다. 후보자와 대학원을 같이 다닌 한 변호사도 "편의를 위해 주로 토요일 또는 평일 저녁에 수업이 진행됐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증언했다. 한 후보자 측 역시 "야간 수업 리포트 제출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이수했다"고 해명했다. 같은 대학원의 한 교수는 "대학원 수업이 주말과 야간에 편중돼 비정규 교육과정처럼 진행된다는 비판에 따라 1995년부터는 아예 실무가들을 위한 특수법무대학원(야간)이 설립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 후보자 측 역시 "야간 수업 리포트 제출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이수했다"고 해명했다. 검증팀은 이 증언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고려대 측에 당시 수업시간표 공개를 요청했지만 대학원 관계자는 "개인 보호를 위해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검증팀은 또 한 후보자가 검사장 등으로 재직하면서 외부 강연 등에 나가 고액 강의료를 받았는지 여부도 확인했지만 그런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들은 "법무실장 등으로 재직했기 때문에 외부강의를 나갈 시간적 여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 면제 사유와 위장전입 검증팀은 한 후보자의 병역면제와 관련해 "미식축구를 하다 다쳤다"는 청와대 해명의 진위도 확인했다. 지난달 15일부터 이틀간 병무청이 공개하는 고위공직자 병역 이행 결과를 샅샅이 훑었다. 서류상으로나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었다. 병역 기록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대학 1학년 때인 1980년 5월 현역입영 판정을 받은 뒤 1981년 7월 사법시험에 합격하자 8월 5일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8일 뒤 디스크 수술을 받았다. 같은 달 26일 퇴원한 한 후보자는 9월 사법연수원에 입소한 뒤 1982년 5월 사법연수원생 신분으로 재검을 통해 병역을 면제받았다. 당시 병역법은 디스크 수술을 받으면 무조건 병역 의무를 면제해줬던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마침 고려대 미식축구부 홈페이지에 '청와대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 올라왔다. 검증팀은 한 후보자와 같이 미식축구를 했던 선후배, 동기들을 직접 접촉했다. 그러자 그의 동기생 두 명은 "한 후보자는 미식축구를 하다 다친 적이 없다. 사법시험을 준비하다 디스크에 걸려 수술을 받은 것이라는 말만 들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증언을 확보한 검증팀은 보도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했다. 한 후보자 본인은 "미식축구를 하다 다쳤다고 해명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본인의 해명을 검증한 청와대가 '운동 중 부상'이라고 면제 사유를 밝혔기 때문에 동기생의 증언과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보도 이후 한 후보자는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해 "미식축구를 하면서 허리가 점차 안 좋아졌고 사법시험을 준비하며 디스크가 심해져 수술을 받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의 해명과 동기생의 주장이 모두 틀리지 않았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그가 현역 판정을 받은 뒤 1년 3개월 만에 디스크 증세가 악화돼 면제 판정을 받은 과정을 명확하게 밝혀주는 근거자료는 한 후보자가 공개한 의료기록 외에 없다. 검증팀이 한 후보자의 허리를 수술했을 가능성이 높은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의료진을 수소문한 결과 심모, 최모, 한모, 조모, 교수 등 4명으로 압축됐다. 그러나 심 교수는 이미 사망했고 조 교수 등은 수술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했다. 한 후보자는 두 딸과 부인의 위장 전입 의혹에 대해서는 시인하며 공식 사과했다. 두 딸이 친구와 같은 학교에 다니고 싶어 해 큰 딸(86년생)의 경우 1998년 5월부터 1999년 7월까지, 작은 딸(90년생)은 2002년 9월부터 11월까지 부인 박 씨와 함께 두 차례 위장전입을 했다고 시인하며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취재 결과 큰딸이 위장전입으로 진학한 이촌동 Y중학교는 당시 서빙고동 H중학교보다 '좋은 학교'로 통해 학부모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 후보자 측은 공식 사과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자세한 해명을 하지 않았다. 또 검증팀 취재 결과 한 후보자의 큰 딸은 Y중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시내 E 외국어고에 입학해 졸업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증팀은 이 과정에서도 위장전입이 있었는지 확인했지만 큰 딸이 입학할 당시 E 외국어고는 주소 제한 없이 별도의 시험으로 입학생을 선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증팀은 외고 입학에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강남권으로 주소를 옮겼을 가능성도 취재하기 위해 인사청문요청서를 다시 검토했지만 큰 딸의 고교 입학 과정에서 다른 위장전입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두 딸이 소유한 임야와 부인의 아파트 한 후보자의 두 딸은 각각 경기 가평군 설악면에 임야를 소유하고 있었다. 두 딸은 대학원생, 대학생이었다. 소득이 없을 가능성이 큰 두 딸이 임야를 취득하게 된 과정에 대한 취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누군가로부터 증여를 받은 것이라면 증여세 납부여부도 확인해야 했다. 이 부분은 한 후보자 측에 직접 해명을 요청해 봤다. 한 후보자는 자청한 기자회견에서 "아버지가 2007년 사망하기 전 병상에 누워계실 때 예전에 변호사 수임료 대신 받았던 땅을 손녀들에게 물려주겠다고 하셨다"며 "부동산 투기 목적은 전혀 아니고 비싼 땅도 아니다. 증여세도 적법하게 납부했다"고 해명했다. 검증팀은 부인 박 씨가 한 후보자가 소유한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아파트와 같은 아파트를 다른 동에 소유하고 있는 것도 확인했다. 한 후보자는 "장인어른께서 증여한 부동산을 팔아서 아파트를 산 것으로 증여세를 다 냈다"며 "장인어른이 증여한 것이라 아내 명의로 하는 것이 맞았다"고 설명했다.● 의혹 추가 검증은 국회의 몫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 취재 과정에서 검증팀이 세운 제1원칙은 '의혹 제기'가 아닌 '사실 확인'이었다. 병역 문제는 당초 해명과 다른 증언이 확보돼 보도할 수 있었지만 다른 의혹들은 명확한 증거나 증언을 확보하지 못해 보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결국 동아일보 검증팀과 다른 언론이 끝까지 확인하지 못한 의혹은 국회 인사청문회의 몫으로 남게 됐다. 한 후보자 측은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청문회에 나가서 다 설명하겠다. 필요하다면 세부자료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의혹을 부인하는 취재원들은 "필요하다면 국회에 나가서 증언이라도 하겠다"고 했다.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4일, 단 하루만 열린다.▽사회부 박진우 조숭호 김재홍 유성열 박훈상 김성규 손효주 전지성 ▽정치부 조수진 황장석▽경제부 황재성}

“50년 넘게 살았지만 이런 피해는 처음입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수양아들 이인수 박사(80)는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화동 1번지 이화장(梨花莊·사적 497호)에서 본보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화장은 이 전 대통령이 생전에 살던 생가다. 이화장 뒤편 낙산(駱山)은 27일 수도권을 강타한 집중호우를 견디지 못하고 10여 t의 흙더미가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이화장 건물 일부가 파손되며 이 전 대통령이 직접 작성한 회고록 등 유품 450여 점 가운데 150여 점이 흙더미에 파묻혔다. 이날 기자가 직접 둘러본 이화장은 흡사 폭격을 맞은 듯했다. 특히 건물 뒤편의 부엌, 창고 등이 큰 피해를 보았다. 부엌과 창고 벽면에는 가로 2m, 세로 2m 이상 크기의 구멍이 났고, 흙더미와 함께 나무 3그루가 밀려들어와 가구 등이 파손됐다. 전시실로 쓰이는 침실과 서재 등은 다행히 큰 피해를 보지 않았지만 바닥은 진흙으로 가득 찼다. 서울 혜화경찰서 방범순찰대 의경 100여 명과 종로구청 직원들이 이틀간 흙더미를 퍼내고 파묻힌 유품들을 골라냈지만 역부족이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52)가 병역 면제와 관련해 운동을 하다가 다친 적이 없다는 증언이 나왔다. 청와대와 여권은 그간 한 후보자의 병역 면제에 대해 “(대학 때) 미식축구를 하다가 허리를 다쳐 수술을 받았다”고 밝혀 왔다. 또 한 후보자의 부인은 두 딸이 중학교에 입학하는 과정에서 딸과 함께 두 차례나 위장전입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17일 고려대 미식축구부에서 한 후보자와 같이 운동했던 동기 A 씨는 “(한 후보자가) 당시 운동을 굉장히 잘해 1학년 중 유일한 주전이었지만 다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동기 B 씨는 “(한 후보자가) 2학년이 되면서 사법시험을 준비한다며 (미식축구부를) 탈퇴했다”며 “몇 년 뒤 합격했다고 해 축하파티를 열었는데 ‘앉아서 공부를 오래하다 보니 허리가 아프다. 곧 수술을 받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결국 미식축구를 하다 허리를 다친 게 아니라 고시공부를 하다 허리에 탈이 났다는 취지의 말이다.1977년 대학에 입학한 한 후보자는 1980년 5월 ‘1을종’ 등급을 받고 현역병입영대상 통보를 받은 뒤 입영을 연기하고 1981년 7월 2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같은 해 8월 5일에는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고 26일 퇴원한 뒤 사법연수원에 9월 입소했다. 한 후보자는 1982년 5월 사법연수생 신분으로 징병검사를 다시 받아 수핵탈출증(디스크)으로 ‘병종’ 등급을 받고 병역 면제(제2국민역) 처분을 받았다. 이날 한 후보자 측은 동아일보 기자에게 “미식축구 등 과격한 운동으로 허리디스크가 어긋난 상태에서 사법시험 준비로 오래 앉아 있고, 스트레스를 받아 발병한 것”이라며 “잠을 못잘 정도로 허리 통증이 심해져 진단을 받은 결과 심한 허리디스크로 판정돼 수술을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당시에는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환자는 모두 병역면제 처분 대상이었다”며 “사법연수생 신분으로 법무장교로 복무할 수 있는 상황에서 병역의무를 기피할 이유가 없었다”고 해명했다.인사청문회의 ‘단골 의혹’인 위장전입 문제도 드러났다. 한 후보자의 부인 박모 씨(48)는 1998년과 2002년 큰딸과 작은딸이 각각 중학교에 진학할 때 희망하는 중학교로 배정받기 위해 살고 있던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이 아닌 이촌동으로 딸과 함께 주소를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는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딸이 친한 친구와 함께 같은 학교에 다니고 싶다고 해서 주소를 옮겼던 것”이라며 “부동산 투기 등 다른 사유는 전혀 없지만 송구스럽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김재홍 기자 nov@donga.com }

행정안전부가 해킹에 취약한 무선공유기를 사용하고 있는 정부부처에 대한 대대적인 실태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본보 12일자 A1·4면 참조 행안부 정보보호정책과는 12일 “일부 정부부처에서 사용하고 있는 무선공유기가 보안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어 즉시 중앙 행정기관의 무선보안 실태를 전면 조사할 계획”이라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공기관의 무선 보안 규제와 관련해 예산안 수립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행안부 관계자는 “무선공유기가 해킹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은 뒤 법무부와 소방방재청 회의실 등에서 업무 용도로 보안설정을 하지 않은 무선 공유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행안부는 “일부 공무원들이 무선공유기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에 따라 무선공유기에 대한 보안설정을 강화하는 한편 보안설정을 하지 않고 무선공유기를 사용하는 직원들을 제재할 제도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무선공유기와 관련된 제도는 국가정보원의 ‘국가 정보보안 기본지침’에 따라 무선공유기 사용 전에 보안성 검토를 받도록 했지만, 권고사항이라 어겨도 처벌할 근거가 없었다. 행안부는 다만 산업활성화 차원에서 중앙 행정기관의 무선 이용을 전면 금지하기보다는 무선 이용을 허용하되 보안 규정을 준수하게 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마련할 방침이다. 이 같은 내용은 맹형규 행안부 장관에게 직접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대통령소속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는 서울 중구 충무로 중앙우체국 대회의실에서 ‘사이버 보안 거버넌스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제2회 국가정보화 전략포럼을 열어 사이버 보안에 대한 종합적인 국가전략 마련을 촉구했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구호활동도 이제는 임기응변식이 아니라 상시적인 시스템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전국재해구호협회 최학래 회장(68)은 협회 설립 50주년을 맞아 12일 서울 마포구 신수동 협회 사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기상이변이 잦아진 데다 지진, 쓰나미뿐만 아니라 북한의 도발까지 재해는 상시적으로 일어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국재해구호협회는 1959년 태풍 ‘사라’와 1961년 영남지역 폭우로 수십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자 1961년 7월 13일 주요 신문사와 방송사, 사회단체가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설립한 ‘전국수해대책위원회’를 모태로 출범했다. 지난 50년간 총 2840여만 점의 물품과 9454억 원을 모금해 지원했으며 2002년 재해구호법이 개정되면서 전국재해구호협회로 이름이 바뀌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협회는 지난해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 때는 임시거주시설 39동을 설치하기도 했다. 전국재해구호협회는 13일부터 이틀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재난구호, 시민사회, 지구적 연대’를 주제로 국제포럼을 개최한다. 동일본 대지진 등 전 세계적으로 대형 재난이 이어지면서 국제협력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정부가 구호활동을 주도하는 일본 중국과 달리 한국은 민간 구호활동에 있어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며 “각국의 민간구호단체와 재해에 공동 대응하는 상설기구 설립 작업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13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50주년 기념식에는 김황식 국무총리와 김재호 한국신문협회장, 김인규 한국방송협회장, 박연수 소방방재청장 등이 참석한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