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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이대호가 퍼시픽리그 5월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이대호는 5월 한 달간 타율 0.322(87타수 28안타), 8홈런, 19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초반 부진을 떨쳐냈다. 그는 5월 타격 감각이 살아나며 4일 현재 퍼시픽리그 홈런 1위(10개), 타점 4위(32점)다. 한국 선수가 월간 MVP를 수상한 건 2006년 6월 이승엽(삼성·당시 요미우리) 이후 5년 11개월 만이다.}

“나이스 피차(Pitcher·투수)! 나이스 빠따(Batter·타자)!” 북일고와 장충고의 제66회 황금사자기 결승전이 열린 3일 창원 마산구장에선 양 팀 선수들 부모의 열띤 응원전이 펼쳐졌다. 아버지들은 확성기를 들고 꽹과리를 치며 ‘피차’와 ‘빠따’를 연호했다. 어머니들은 정성껏 싸온 음식을 나눠주며 응원을 도왔다. 이들 부모의 헌신엔 자식이 프로에 지명받길 바라는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다. 올해 황금사자기는 최초로 ‘9구단’ NC의 안방 마산구장에서 열렸다. NC는 창단 첫해인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17명을 뽑았다. 덕분에 고교나 대학을 갓 졸업한 94명이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2010년 78명보다 20%나 늘었다. NC는 내년에도 14명 이상 신인을 뽑을 예정이다. 만약 10구단까지 창단한다면 2002년 신인 드래프트(104명) 이후 처음으로 100명이 넘는 신인이 프로 무대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2년 신인 드래프트 이후 2차 지명 정원은 12명에서 9명으로 줄었다. 수요와 공급을 맞추기 위한 조치였다. 한 팀의 정원이 65명인데 너무 많은 신인을 받으면 그만큼 기존 선수가 빠져야 하기 때문이다. 구단의 입장도 일리가 있다. 따라서 많은 유망주가 프로 유니폼을 입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새 구단을 창단하는 것이다. 기존 구단이 10구단 창단을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는 ‘리그의 질적 저하’다. 수준 미달의 선수를 뽑아 쓰면 프로야구 전체의 질이 떨어진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번 황금사자기 우승팀 북일고의 사례를 보면 이는 섣부른 걱정임을 알 수 있다. 이정훈 감독 부임 전인 2008년까지만 해도 북일고는 최약체로 분류됐다. 그러나 이 감독의 피땀 어린 조련으로 올해 고교야구 최강팀으로 거듭났다. 이 감독은 “어린 선수는 어떻게 달라질지 모른다”고 했다. 특급대우를 받고 프로에 입단했지만 맥없이 무너지는 고졸 선수도 적지 않다. 반면 신고 선수로 들어와 팀의 간판이 되기도 한다. ‘야구 몰라요’라는 말처럼 야구 선수의 미래도 알 수 없다. 어린 선수는 기회를 먹고 자라기 때문이다. 이번 황금사자기에 참여한 팀의 학부모들은 9구단의 안방에서 10구단의 희망을 담아 ‘피차’와 ‘빠따’를 외쳤다. 8개 구단은 지난달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 논의를 유보했다. 자식의 미래를 걱정하는 부모의 외침은 언제쯤 그 응답을 들을 수 있을까.조동주 스포츠레저부 djc@donga.com}

“아직도 제 공이 마음에 안 들어요.” 제66회 황금사자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북일고 투수 윤형배는 우승한 뒤에도 만족스럽지 않다고 했다. 오히려 “난 아직 고교생일 뿐이다. 류현진(한화)이나 윤석민(KIA) 선배 정도는 돼야 잘 던졌다고 할 수 있다”며 겸손해했다. 그는 오히려 “이번 대회의 나는 윤형배답지 않았다. 제구가 안 됐다”고 자책하기까지 했다. 윤형배는 북일고의 에이스다. 그는 이번 대회 4경기에서 22와 3분의 1이닝 동안 2실점(1자책)의 위력투를 선보이며 3승을 거뒀다. 평균자책은 0.41에 불과하다. 2일 덕수고와의 4강전에서 공 147개를 던지며 9이닝 2실점(1자책) 완투한 뒤 다음 날 열린 장충고와의 결승전에 구원 등판해 3과 3분의 1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팀 우승을 책임졌다. 그는 “우승을 결정짓는 순간 수많은 사람이 떠올랐다. 같이 뛴 동료에게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형배는 국내 스카우트들로부터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고시속 153km의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갖췄다. 경기 운영 능력까지 탁월하다. 이 때문에 대회 기간 내내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이 마산구장을 직접 찾아 그의 투구를 유심히 지켜봤다. 그동안 국내 잔류에 무게를 뒀던 윤형배는 이날 우승 직후 “미국 프로야구에 진출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지난해보다 올해 투구가 더 나아진 것 같다”며 빅리그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신인 우선지명권을 갖고 있는 제9구단 NC 역시 그의 입단을 절실히 바라고 있어 윤형배를 놓고 치열한 스카우트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창원=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지난달 28일 열린 북일고와 신일고의 황금사자기 8강전. 북일고는 이날 9-0으로 7회 콜드 게임 승을 거뒀지만 이정훈 북일고 감독(사진)은 경기 후 선수에게 호통을 쳤다. 선수들이 경기 초반 크게 앞선 후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야구는 멘털(정신력) 스포츠다. 특히 고교야구는 이기든 지든 경기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기본이다. 기량은 그 다음”이라고 했다. 이 감독은 2일 덕수고와의 4강전에서 9이닝 2실점(1자책)으로 완투승한 윤형배에게도 경기가 끝난 뒤 쓴소리를 했다. 이날 공을 147개나 던졌다는 게 이유였다. 이 감독은 “야구는 오늘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다. 지금 몸을 잘 만들어야 대학이나 프로에서도 좋은 선수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이 감독의 질타에는 선수들이 잘되기를 바라는 애정이 녹아 있다. 현역 시절 ‘악바리’로 불렸던 이 감독은 ‘지옥 훈련’으로도 유명하다. 선수들과 똑같이 일찍 일어나 늦게까지 훈련한다. 그는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 선수들의 인생이 걸렸다는 생각으로 나 자신부터 다잡는다. 감독이 열심히 하니 선수들도 잘 따라 온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서 북일고 선수들이 보여준 조직력은 이 같은 지옥 훈련의 결과물이었다. 야수들의 매끄러운 수비와 상대 허를 찌르는 주루 플레이가 그랬다. 이 감독은 3일 장충고를 꺾고 황금사자기 우승을 차지한 뒤에도 칭찬만 하진 않았다. “투수 윤형배가 힘든 와중에 잘 던졌고 포수 신승원이 공수 양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모든 선수가 ‘북일고 야구’를 보여준 건 아니다. 천안으로 돌아가면 우승의 기쁨은 잊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것이다.” 그런 그를 ‘고교야구의 김성근 감독’이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창원=조동주 기자 djc@donga.com}

1977년 창단한 북일고는 지난해까지 전국 대회 우승만 23번 차지한 야구 명문이다. 김태균(한화)과 고원준(롯데), 유원상(LG) 등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했다. 하지만 유독 황금사자기와는 인연이 없었다. 1990년대까지는 결승전 무대도 밟지 못했다. 2002년 창단 후 처음으로 황금사자기를 들어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그 후 3차례(2003, 2007, 2009년)나 준우승에 그쳤다. 2009년부터 지휘봉을 잡은 이정훈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내 손으로 꼭 다시 한 번 황금사자를 품고 싶다. 준비도 충분히 했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 감독은 지난해까지 3년간 전국대회에서 10번 결승전에 진출해 5번 우승했다. 하지만 단일 언론사 주최 고교 야구 대회로는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황금사자기를 차지하지 못한 게 마음의 짐으로 남아 있었다. 이 감독은 부임 첫해 이 대회 결승에서 충암고에 0-3으로 완패한 아픈 기억도 있다. 황금사자에 목말랐던 북일고가 10년 만에 금빛 황금사자의 주인이 됐다. 북일고는 3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제66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전반기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장충고를 4-2로 꺾고 대회 2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전 상대 장충고는 2007년 이 대회 결승에서 북일고에 0-3 완패를 안긴 팀. 북일고는 5년 만에 열린 리턴매치에서 설욕에 성공했다. 이날 양 팀 모두 에이스를 선발로 내세우지 못했다. 북일고 에이스 윤형배는 전날 덕수고와의 경기에서 9이닝을 완투하며 무려 147개의 공을 뿌렸다. 장충고 에이스 조지훈 역시 충암고와의 준결승에서 138개의 공을 던졌다. 이들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양 팀 제2선발 중 누가 더 오래 버티느냐가 승부의 관건이었다. 북일고에서는 이 역할을 선발 투수 정혁진이 해냈다. 왼손 투수인 정혁진은 7명의 왼손 타자가 포진한 장충고 타선을 맞아 5와 3분의 2이닝을 3안타 2볼넷 2실점(1자책)으로 잘 던졌다. 3-1로 앞선 6회 2사 3루에서 마운드를 이어받은 윤형배는 수비 실책으로 1실점(비자책)을 내줬을 뿐 3과 3분의 1이닝 동안 안타나 볼넷을 1개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투구로 승리를 지켰다. 북일고 타선은 1회부터 3회까지 매회 1점씩 뽑아내며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5번 타자 신승원은 3-2로 앞선 9회초 1사 1, 3루에서 귀중한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포수 신승원은 수훈상과 타격상(0.533), 최다타점상(10개)을 휩쓸었다. 4경기에 등판해 3승에 평균자책 0.41을 기록한 윤형배는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창원=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한화 류현진(사진)은 외롭다. 등판하기만 하면 팀 타선이 침묵한다. 뒤를 지켜줘야 할 수비도 불안하다. 그런데도 주변에선 그에게 기대를 건다. 결국 믿을 건 자신밖에 없다. 투수 홀로 아웃을 잡을 수 있는 건 삼진뿐이다. 류현진이 삼진에 집착하는 듯이 보이는 이유다. 류현진은 1일 현재 70이닝을 던져 삼진 93개를 기록 중이다. 이 부문 압도적 1위다. 2위 롯데 유먼(49개)과는 무려 44개 차다. 투수가 삼진을 잡고 싶다고 해도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다. 그런데도 류현진은 이닝당 1.3개의 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류현진의 삼진 비결은 바로 ‘초구 스트라이크’다. 그는 5월 31일 삼성전에서 7이닝 동안 삼진 13개를 잡아냈다. 이날 상대한 29명의 타자 중 17명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졌고 그중 12명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초구 스트라이크의 비결은 다양한 구종이다. 직구와 서클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4개를 섞어 던진다. 삼성전에선 1회 첫 타자 배영섭에겐 2연속 시속 140km대 강속구를 던져 플라이아웃을 기록했다. 하지만 다음 타자인 박한이에겐 110km대 커브를 연이어 꽂더니 체인지업-직구-슬라이더로 첫 삼진을 잡았다. 박한이에게 공 5개를 던지면서 이 4구종을 모두 사용했다. 양상문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류현진은 수 싸움이 필요 없을 만큼 구종 4개를 완벽하게 익힌 유일한 투수”라고 했다. 류현진의 4구종 중 으뜸은 단연 직구다. 150km가 넘는 강한 공이 원하는 곳에 척척 꽂힌다. 김정준 SBS-ESPN 해설위원은 “류현진의 직구를 보면 굳이 변화구를 안 던져도 된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야구이론도 다 무시할 수 있을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다. 류현진은 공 100개를 넘게 던진 경기 후반에도 150km대 공을 뿌릴 만큼 지구력도 강하다. 투구 폼도 타자를 속이는 데 한몫한다. 하일성 KBSN 해설위원은 “류현진이 공을 놓는 릴리스 포인트를 보면 구종에 상관없이 직구 때와 비슷한 팔 동작이 나온다. 당연히 타자가 구질을 파악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류현진은 평균자책 2.57로 잘 던지면서도 2승 3패에 그치고 있다. ‘삼진왕’이란 타이틀은 그런 류현진에게 조금이나마 위안거리가 아닐까.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제66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컵의 주인공이 이번 주말 가려진다. 2일 열리는 덕수고-북일고, 장충고-충암고 4강전의 승자가 3일 대망의 결승에서 맞붙는다. 북일고는 에이스 윤형배를 내세워 2002년 이후 10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윤형배는 최고 시속 153km의 직구와 날카로운 커브, 슬라이더를 던지는 초고교급 투수다. 미국 프로야구 스카우트들도 관심을 갖고 있다. 이에 맞서는 덕수고는 대전고와의 8강전에서 탈삼진 14개를 곁들이며 완봉승을 거둔 한주성을 내세워 맞불작전을 벌인다. 지난해 우승팀 충암고는 이번 대회 3연속 완투승을 거둔 에이스 왼손투수 이충호를 내세워 서울 라이벌 장충고와 한판 승부를 치른다. 장충고는 앞선 4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6.75득점한 폭발적인 타선으로 2년 만의 결승 진출을 노린다. 대회 주관 방송사인 채널A는 2일 낮 12시 덕수고와 북일고의 4강전을, 3일 오후 2시 결승전을 생중계한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만루홈런 생각하고 쳐라.” LG 김기태 감독은 31일 롯데와의 방문경기 1-1로 맞선 9회 2사 만루에서 대타로 윤요섭을 기용하며 부담감을 ‘팍팍’ 줬다. 올 시즌 대타로 나와 전날까지 4타수 3안타를 쳐냈던 윤요섭에 대한 믿음이 컸기 때문이었다. 이날 패하면 팀이 마지노선으로 삼은 5할 승률이 무너지기에 그의 어깨는 더 무거웠다. 윤요섭은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만루홈런만큼이나 영양가 만점이었다. 롯데 김성배로부터 좌익수 왼쪽을 뚫는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올 시즌 첫 타점이었다. LG는 윤요섭의 결승타에 힘입어 롯데를 3-1로 꺾고 올 시즌 처음으로 5할 승률 밑으로 떨어질 뻔한 위기를 넘겼다. 윤요섭은 ‘귀신 잡는 해병대’ 출신이다. 야구를 하고 싶어 선택한 해병이었다. 윤요섭은 단국대 4학년 때인 2005년 9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하루라도 빨리 병역 의무를 해결하고 다시 프로무대에 도전하기 위해서 입대를 서둘렀다. 당시 가장 빨리 입대할 수 있었던 건 해병대였다. 그는 전방인 강화도에서 복무하며 강한 근성을 길렀다. 2008년 전역 후 SK에 신고선수로 입단한 그는 2010년 LG로 트레이드됐다. 윤요섭은 26세란 늦은 나이에 프로 생활을 시작했지만 팀이 필요할 때마다 한 방을 터뜨려 왔다. 올 시즌 전엔 야구를 잘하고자 하는 염원을 담아 이름을 ‘윤상균’에서 ‘윤요섭’으로 개명하며 각오를 다졌다. 윤요섭은 “감독님이 만루홈런 말씀을 하셔서 비슷한 거라도 꼭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팀에 할 수 있는 건 대타 한 방인데 역할을 해내서 기쁘다”고 말했다. 대전에선 삼성이 한화를 3-2로 힘겹게 꺾고 3연승을 달렸다. 이날 1군 복귀전을 치른 지난해 홈런왕 삼성 최형우는 한화 에이스 류현진으로부터 시즌 첫 솔로홈런을 뽑는 등 3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한화 류현진은 삼성 이승엽에게 삼진 2개를 뽑아낸 것을 포함해 7이닝 동안 무려 삼진 13개를 잡아내며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무기력한 팀 타선 탓에 또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삼성 이승엽(사진)은 지난 어린이날(5일) 가족 앞에서 체면을 구겼다. 아내와 두 아들이 직접 지켜본 한화 박찬호와의 첫 맞대결에서 3타수 무안타로 물러났기 때문이다. 팀은 대구 안방에서 5-0으로 이겼지만 이승엽은 그날 경기 직후 “가족 앞에서 창피하네요”라며 머쓱해했다. ‘아시아홈런왕’ 대 ‘메이저리그 124승 투수’의 1차전은 그렇게 박찬호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그런 둘이 29일 대전에서 다시 맞붙었다. 이승엽은 어린이날의 아픔을 되갚으며 10-2 대승을 이끌었다. 초반은 박찬호가 우세했다. 이승엽은 2회 첫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 3회에는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그러나 3-0으로 앞선 4회 2사 만루에서 박찬호의 5구를 받아쳐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박찬호를 강판시킨 한 방이었다. 이어 9회엔 한화 송신영을 상대로 시즌 9호 솔로홈런을 쏘아 올리며 이 부문 단독 4위에 올라 기쁨이 더했다. 이승엽은 5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2연패를 끊었다. 반면 박찬호는 올 시즌 가장 적은 3과 3분의 2이닝 동안 5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돼 4패째(2승)를 기록했다. 잠실에선 두산이 KIA 에이스 윤석민을 무너뜨리며 4-1로 이겨 3연패에서 탈출했다. 두산 선발 이용찬은 6이닝 동안 5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11일 자신에게 완투패(8이닝 1실점)를 안겼던 윤석민에게 복수했다. 반면 11일 두산전에서 9이닝 무실점 완봉승을 거뒀던 윤석민은 이날 5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KIA의 연승행진은 ‘6’에서 멈췄다. 넥센은 연장 10회 접전 끝에 서건창의 끝내기 안타로 선두 SK를 3-2로 꺾고 4연패를 끊었다. LG는 사직에서 롯데에 5-3으로 이겨 3연패에서 탈출했다. 한편 이날 올 시즌 처음으로 연승하던 팀(SK KIA 롯데 한화)이 모두 지고 연패하던 팀(넥센 두산 LG 삼성)이 모두 이겼다. 절대강자 없이 서로 물고 물리는 ‘롤러코스터 혈전’이 뜨겁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한화의 ‘괴물 투수’ 류현진은 어지간해선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데 올해 넥센에 입단한 메이저리거 출신 김병현과의 선발 맞대결이 성사된 뒤엔 “오랜만에 기대된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올 시즌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그에겐 훌륭한 경험이 될 것이었다.25일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둘의 맞대결은 모든 야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빅 매치였다. 경기 시작 후 얼마 되지 않아 만원 관중(1만2500명)이 구장을 가득 메웠다.명불허전이었다. 둘은 모두 눈부신 피칭을 선보였다. 누구 한 명의 손을 들어주기 힘든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18일 삼성전에 이어 올해 2번째로 선발 등판한 김병현은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최근 몇 년간의 실전 공백 탓에 제구력 난조를 보이는 와중에도 힘 있는 구위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1회초 1사 후 몸에 맞는 볼 2개와 볼넷 1개로 맞은 1사 만루에서 폭투로 한 점을 내준 게 이날의 유일한 실점이었다. 계속된 1사 2, 3루 위기에서는 최진행과 김경언을 연이어 삼진으로 돌려세웠다.6이닝 2안타 4사구 5개, 1실점의 호투. 최고 시속 146km의 빠른 공을 앞세워 삼진은 5개를 잡았다. 김병현은 팀이 2-1로 앞선 7회초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뒤 마운드를 박성훈에게 넘겼으나 불펜진의 난조로 첫 승 달성에 실패했다.류현진도 불운하긴 마찬가지. 7이닝 6안타 2볼넷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수비진의 고질적인 실책성 플레이 때문에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줬다. 또 8회까지 최진행의 역전 2점 홈런 등으로 4-2로 앞섰지만 마무리 투수 바티스타가 9회에 2점을 내주며 그의 승리를 날려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구석구석을 찌르는 최고 시속 151km의 직구와 가장 느린 100km의 커브는 관중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삼진도 10개나 잡았다.한화는 연장 10회에 터진 백승룡의 적시타에 힘입어 5-4로 승리하며 최근 6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한편 롯데는 박종윤의 투런포를 앞세워 두산을 8-4로 꺾었고, 삼성은 1회부터 SK를 몰아치며 7-1로 대승했다. SK는 최근 4연패. KIA는 LG에 5-2로 역전승하며 시즌 첫 4연승을 내달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메이저리그를 뒤흔들었던 넥센 김병현(33)과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한화 류현진(25)이 정면승부를 펼친다. 25일 목동에서 열리는 넥센과 한화의 경기에서 이들은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다. 김병현은 2001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후 고대하던 미국 진출에 도전한다. 과거의 메이저리거와 메이저리그 지망생이 맞붙는 빅카드가 성사됐다. 김병현은 23일 현재 팀 타율(0.279) 1위인 한화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상대한다. 한화 김태균은 국내 유일의 4할 타자(0.445)다. 게다가 한화의 왼손 타자 장성호(0.297)와 강동우(0.317) 등도 타율 3할을 넘나들며 타격감에 물이 올랐다. 하지만 김병현은 강타자일수록 정면 돌파하는 스타일이다. 국내 첫 선발 등판이던 18일 삼성전에서도 공격적인 투구로 4와 3분의 2이닝 동안 3실점하며 삼진 6개를 잡았다. 약점으로 꼽힌 왼손 타자에게 과감하게 몸쪽 강한 직구와 슬라이더를 던져 타자들을 쩔쩔매게 했다. 한화 타선을 맞아서도 비슷하게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08.5개를 던진 류현진과 달리 체력 때문에 한계 투구 수가 95개 언저리를 맴도는 게 김병현의 약점이다. 류현진이 상대할 넥센 역시 경기당 평균 5.3점을 뽑아내는 불방망이 타선을 과시하고 있다. 그래도 국내 최고의 에이스인 류현진이 자기 실력대로만 던진다면 넥센의 공격력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이효봉 XTM 해설위원은 “류현진은 말이 필요 없는 최고의 투수다. 넥센이 아무리 잘 쳐도 류현진이 자기 페이스대로만 던지면 유리할 것”이라고 봤다. 류현진이 타선 지원을 제대로 못 받고 있다는 대목이 한화의 고민이다. 양상문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넥센 타자들이 류현진의 공을 쉽게 못 치겠지만 한화가 류현진 등판 때 득점이 적고 실책이 많다는 게 변수”라고 전망했다. 류현진은 평균자책 2.57로 3위인데도 2승(3패)에 그치고 있다. 괴물다운 면모를 보이다가도 무너질 땐 맥없이 주저앉는 기복도 극복해야 한다. 메이저리그 우승 반지까지 끼었던 김병현과 그 자리를 꿈꾸는 류현진. 두 거물의 팽팽한 맞대결의 승자는 한 명뿐이다. 과연 누가 웃을까.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우∼.” 넥센과 LG의 신(新)서울 라이벌전이 열린 22일 잠실야구장. 한 선수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LG 측 1루 응원석에서 야유가 터져 나왔다. 2010년부터 2년 동안 LG에서 뛰다 올 시즌 넥센으로 이적한 이택근을 향한 외침이었다. 이택근은 이날도 경기 초반엔 팬들의 기세에 눌린 듯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1회 첫 타석에서 LG 선발 이승우를 상대로 3루 땅볼에 그쳤다.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는 그를 향해 LG 관중은 야유를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프로 10년차 이택근은 곧 평정심을 회복했다. 3회 2사 2루의 기회에서 왼쪽 안타를 날리며 2루 주자 정수성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택근의 회심의 한 방은 결승타가 됐다. 넥센은 6회 한 점을 추가하며 LG를 2-1로 이기고 창단 첫 7연승을 질주했다. 2위 넥센(승률 0.588)은 선두 SK(0.594)에 승차 없이 승률 0.006 차로 추격했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7연승도 좋지만 8개 구단 중 가장 먼저 20승 고지(14패 1무)에 올라 기쁘다. 내일 또 승리하고 싶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넥센 선발 김영민은 6이닝 동안 공 95개로 22타자를 상대하며 3안타 4볼넷 1실점하며 시즌 3승째를 거뒀다. 2-1로 앞선 7회부터 구원 등판한 오재영-손승락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1점 차 살얼음 승부를 마무리했다. KIA는 광주에서 한화에 4-3 역전승을 거두며 4연패에서 탈출했다. KIA는 1-3으로 뒤진 8회말 최희섭의 2타점 2루타와 이용규의 역전 결승타에 힘입어 경기를 뒤집었다. KIA는 라미레즈가 9회초 2사 만루의 역전 위기에 몰렸지만 마무리 유동훈이 한화 오선진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삼성은 대구에서 시즌 첫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이승엽을 앞세워 롯데를 5-1로 꺾었다. 이승엽은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하며 이날 2군으로 강등된 최형우의 빈자리를 메웠다. 두산은 문학에서 SK를 4-2로 꺾고 5연패를 끊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프로야구에서 부러울 게 없는 ‘부자’ 구단 삼성과 기댈 곳 없는 ‘초보’ 구단 넥센이 맞붙은 20일 목동구장. 6위 삼성은 승리가 절실했다. 앞선 넥센과의 두 경기를 모두 패했던 데다 이날은 그룹 최고위층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까지 현장을 찾았기 때문이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지만 이날 경기의 승자는 다윗 넥센이었다. 넥센은 삼성을 5-3으로 꺾고 주말 3연전을 싹쓸이했다. 지난해 최하위 팀 넥센의 돌풍이 거세다. 지난주 넥센은 롯데와 삼성을 연파하며 팀 최다 타이인 6연승을 질주했다. 21일 현재 19승 1무 14패로 선두 SK에 불과 1경기 뒤진 2위다. 그 중심에는 오프 시즌 거액을 주고 영입한 이택근(4년에 50억 원)과 김병현(1년에 16억 원)이 있다.○ 앞에서 끌어주는 이택근 이날 연타석 홈런을 치며 승리의 주역이 된 박병호는 수훈 선수 인터뷰 때 면도크림 세례를 받았다. 김영민도 10일 목동 LG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후 인터뷰 중 물세례를 받았다. 이 같은 넥센의 신바람 분위기를 이끌고 있는 주역은 바로 이택근이다. 그는 고참다운 리더십으로 20대 초·중반의 후배들과 격의 없이 지내고 있다. 올 시즌 이택근이 넥센으로 돌아오면서 ‘이택근-박병호-강정호’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가 완성됐다. 박병호와 강정호는 “택근이 형이 돌아온 뒤 타격 부담을 덜었다”고 입을 모은다. 잘 치고 잘 달리는 이택근 덕분에 박병호와 강정호는 상대적으로 편한 타격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택근은 “내가 오히려 병호와 정호의 도움을 받고 있다. 뒤에서 워낙 잘 쳐줘서 내 야구를 할 수 있다”며 후배에게 공을 돌렸다. ○ 뒤에서 밀어주는 김병현 야수에 이택근이 있다면 투수로는 김병현이 있다. 국내 첫 선발 등판이던 18일 목동 삼성전. 삼성은 언더핸드 투수의 약점을 파고들기 위해 왼손 타자를 1∼5번 타석에 배치했다. 그러나 김병현은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왼손 타자를 상대로 과감하게 몸쪽 직구와 슬라이더를 뿌렸다. ‘칠 테면 쳐보라’는 식이었다. 4회 호수비를 한 중견수 정수성에겐 공수교대 때 달려가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넥센의 살신성인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김병현은 4와 3분의 2이닝 6안타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동료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선배의 격려를 받는 것 자체가 젊은 선수들에겐 동기 부여가 된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젊은 선수들에게 김병현은 ‘꿈’ 같은 존재다. 김병현과 같이 밥 먹고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적으로 힘이 된다”고 했다. 김병현과 이택근이라는 두 바퀴가 넥센을 힘차게 굴리고 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넥센 박병호는 최근 고민이 많았다. 팀의 4번 타자인데도 19일까지 타율이 0.256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8개 팀 선수 중 가장 많은 2루타(14개)를 날렸고 타점 2위(27점), 홈런 5위(6개)였지만 낮은 타율에 제 몫을 못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보던 아내 이지윤 씨(전 KBSN 아나운서)가 따끔하게 한마디 던졌다. “자기가 언제부터 타율 높은 타자였어? 당신은 필요할 때 홈런 쳐주고 타점 올려야 될 타자야.” 박병호는 아내의 조언에 고민을 털고 팀이 필요할 때 제 몫을 해줬다. 그는 20일 목동에서 열린 삼성과의 안방경기에서 연타석 홈런(7, 8호)을 쏘아 올리며 5-3 승리를 이끌었다. 1회 2사 2루에서 다승 공동선두(5승)인 삼성 탈보트에게 선제 2점 홈런을 날리더니 2-1로 쫓긴 3회에도 탈보트로부터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렸다. 팀이 필요할 때마다 나온 알토란같은 연속 대포였다. 박병호는 4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팀에서 유일하게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기록했고 단숨에 홈런 3위(8개)로 뛰어올랐다. 넥센은 삼성과의 안방 3연전을 싹쓸이하며 팀 최다 타이인 6연승을 달렸다. LG는 잠실에서 연장 11회까지 가는 혈투 끝에 서울 라이벌 두산을 7-5로 이기며 신바람 나는 4연승을 달렸다. 연장 11회 2사 2, 3루에서 LG 이진영이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승부를 갈랐다. SK는 대전에서 홈런 7개를 포함해 장단 25안타를 주고받는 공방전 끝에 한화를 13-10으로 눌렀다. SK 이호준은 6타석 연속 볼넷으로 출루해 종전 1984년 홍문종(당시 롯데·은퇴) 외 7명이 가지고 있던 5연속 볼넷 기록을 경신하며 이 부문 신기록을 세웠다. 롯데는 사직에서 KIA를 6-4로 잡고 4연패 뒤 3연승을 달렸다. 이번 주말 3연전에선 상위 4개 팀이 주말 3연전을 모두 싹쓸이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4개 팀이 동시에 3연승한 건 1999년 5월 19∼21일에 삼성 롯데 두산 현대 이후 13년 만이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김병현을 위해 타순을 심하게 짰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18일 목동 경기를 앞두고 넥센 더그아웃을 방문해 김시진 감독에게 짓궂은 농담을 던졌다. 국내 무대에 처음 선발 등판하는 넥센 김병현의 호된 신고식을 예고한 것이다. 삼성은 1번부터 5번까지 모두 왼손 타자를 배치하며 오른손 언더핸드 투수 김병현에 대비했다. 류 감독의 전략대로 김병현은 경기 초반 왼손 타자들에게 고전했다. 먼저 1회 2사 이승엽과의 첫 대결에서 3루타를 맞았다. 좌익수 장기영이 왼쪽 펜스에 부닥치며 몸을 날렸지만 공이 글러브 안으로 들어갔다 튕겨 나온 아쉬운 타구였다. 최형우는 중견수와 2루수 사이에 떨어지는 빗맞은 안타를 뽑아내며 이승엽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하지만 김병현은 2회부터는 이름값에 걸맞은 피칭을 하며 4회까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3회 2사 만루를 자초했지만 박석민을 땅볼로 처리하며 위기를 벗어나는 등 노련한 위기관리 능력도 선보였다. 김병현은 5회 다시 위기를 맞았다. 정형식의 기습 번트 때 3루수 김민우가 공을 더듬어 출루를 허용한 것이다.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 김병현은 이승엽을 삼진으로, 최형우를 1루 땅볼로 처리했다. 그러나 채태인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하고 4-2로 앞선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아웃 카운트 하나만 더 잡으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는 상황이지만 ‘95개’를 한계투구수로 공언했던 김시진 감독은 직접 마운드에 올라가 과감한 교체를 감행했다. 넥센은 김병현에 이어 등판한 김상수가 연속 안타를 맞고 4-4 동점을 허용했지만 이후 3점을 추가하며 7-6으로 승리했다. 4연승을 달린 넥센은 선두 SK에 1경기 차 2위로 뛰어올랐다. 김병현은 4와 3분의 2이닝 동안 공 96개로 타자 23명을 상대해 6안타 2볼넷 3실점해 승패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 김병현은 “오늘이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보다 더 떨렸다. 5회를 못 채워 아쉽지만 팀이 이겨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프로야구는 역대 최소인 126경기 만에 200만 관중을 돌파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LG 투수 정재복은 더그아웃에 선 채 마운드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17일 문학에서 LG가 SK에 1-0으로 앞선 9회말 2사 1, 2루. 마운드엔 마무리 봉중근이 SK 최정을 상대하고 있었다. 정재복은 최정이 받아친 타구가 중견수 이대형의 글러브 속으로 들어간 뒤에야 환하게 웃었다.정재복은 이날 2009년 5월 9일 대구 삼성전 이후 1104일 만의 감격적인 선발승을 거뒀다. SK 타선을 상대로 6과 3분의 2이닝 동안 노히트 노런으로 막으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공 79개를 던져 삼진 2개를 포함해 볼넷 2개만 허용했다. 직구는 최고 시속 138km에 불과했지만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로 SK 방망이를 무력화시켰다. 그의 뒤를 이은 유원상(7회)-봉중근(9회)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오지환은 3회 솔로 홈런을 날리며 정재복에게 시즌 첫 승을 선사했다.정재복은 지난 시즌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2010년 시즌 직후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해 재활에만 매달렸다. 절치부심 끝에 지난달 15일 잠실 KIA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 후 2경기에 더 등판했지만 모두 5이닝을 넘기지 못한 채 1패만 당했다. 팔꿈치가 아직 완벽하지 않아 많은 공을 던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정재복은 경기 직후 “내 공을 믿고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던졌다. 교체될 때는 솔직히 아쉬웠다. 하지만 불펜을 믿고 내려왔다”며 동료 투수에게 감사를 전했다.삼성은 대구에서 KIA 에이스 윤석민을 난타하며 8-4로 이겼다. 이승엽은 7-3으로 앞선 6회 솔로포를 쏘아 올리는 등 4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11일 두산전에서 완봉승을 거뒀던 KIA 윤석민은 이날 3이닝 동안 7안타 2볼넷 6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넥센은 사직에서 롯데를 9-1로 완파하며 방문 3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선발 나이트는 6과 3분의 2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5승(1패)째를 거둬 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다. 롯데는 4연패를 당하며 6위까지 추락했다.한화는 잠실에서 박찬호가 7이닝 동안 6안타 1실점으로 호투한 덕분에 두산에 5-1로 이겼다. 이날 잠실구장은 2만7000석 모두 매진돼 박찬호가 올 시즌 선발 등판한 7경기 연속 매진 행진을 이어갔다.박찬호는 이날 최고 시속 149km 직구와 커터 등 변화구를 섞어 던지며 시즌 2승(2패)째를 거뒀다. 4월 12일 청주 두산전 이후 35일 만에 승수를 추가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그는 인터뷰 내내 “행복하다”는 말을 자주 했다. 한국에서 다시 야구를 할 수 있음에 무한한 행복을 느낀단다. 그는 방문경기 숙소의 TV에서 한국말이 나오는 것조차 감사하다고 했다. 9시즌 만에 국내에 복귀한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36·삼성) 얘기다. 15일 대구구장에서 만난 이승엽은 생기를 한 가득 머금은 소년 같아 보였다. “일본에서는 호텔에서 노트북만 잡고 살면서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가족과 동료가 있다. 무엇보다 야구팬의 따뜻한 환호가 있어 더 행복하다.”○ “한국 투수의 힘에 놀랐다” 이승엽은 국내 투수들이 과거에 비해 전반적으로 실력이 한 계단 높아졌다고 했다. 볼 배합과 제구력이 일본 투수 못지않게 좋아졌다는 거였다. 그는 “예전에는 투수가 볼 카운트에서 몰리면 거의 직구 승부였다. 하지만 지금은 3볼에서도 변화구가 들어온다”며 “타자들이 예전만큼 홈런을 못 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승엽이 올 시즌 가장 까다롭게 생각하는 투수는 누구일까. 그는 의외의 인물을 꼽았다. “한화 김혁민의 공을 보고 놀랐다. 직구 구위가 정말 뛰어났다. 윤석민(KIA) 류현진(한화) 등 원래 잘 던지던 투수는 물론이고 김혁민처럼 젊고 강한 투수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 “나 때문에 최형우 부진? 다시 부활한다” 이승엽은 타자 가운데 지난해 홈런왕에 오른 팀 후배 최형우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 “일본으로 떠나기 전인 2003년까지 1군에서 형우를 본 적이 거의 없었다. 그런 그가 혼신의 노력 끝에 팀의 중심타자가 된 것은 강한 정신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요즘 부진하지만 다시 살아날 것으로 확신한다.” 이승엽은 자신 때문에 최형우가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껴 부진하다는 것에 “말도 안 된다”고 했다. “형우를 더 괴롭히기 위해서 일부 언론에서 만들어낸 말”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던 이승엽은 “내가 잘하고 있는 게 맞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예전처럼 홈런을 펑펑 날리고 팀이 1위에 올랐다면 그런 말을 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타격(2위·0.373)만 괜찮을 뿐이다. 형우에게 영향을 줄 여지가 없다”고 했다. 이승엽은 인터뷰를 하던 중 구단 매니저의 한마디에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가 요청한 야구 표를 구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듣고서였다. 그는 “요즘은 야구 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야구팬이 늘어난 덕분이다. 여기에 야구 문화도 차원이 달라졌다”고 했다. 과거에는 안방경기를 할 때도 부진하면 욕설이 난무했는데 이제는 질서정연한 응원으로 선진 야구 문화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 “일본에서의 8년, 희로애락의 연속이었다” 이승엽은 일본에서 산전수전(山戰水戰) 모두를 경험했다. 2006년 요미우리의 4번 타자로 41홈런을 날렸다. 하지만 2008년 이후 부상에 시달리며 1군과 2군을 오르내렸다. 그는 일본에서의 8년을 “부(富)과 독(毒)을 함께 얻은 시간”이라고 했다. “스트라이크처럼 보이는 볼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일본 투수들에게 시달리다 보니 맞히는 능력은 좋아졌다. 하지만 이 때문에 스윙 폼이 작아졌고 과감성이 떨어졌다.” 그는 2003년 당시만 해도 공이 눈에 들어오면 거침없이 스윙했다. 그러나 이제는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만 쳐야 한다는 강박감에 시달린다고 했다. 서른여섯 이승엽에게도 무서운 존재가 있다. 바로 어린이 팬이다. “두 아들이 크면서 그라운드에 나설 때는 유니폼 맵시 하나에도 신경을 쓴다. 선수들이 어린이까지도 신경을 쓰는 야구가 진짜 선진국이다. 기록이나 실력도 중요하지만 ‘모범적인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김병현 오늘 첫 선발… 승엽과 대결 ▼한편 ‘돌아온 핵잠수함’ 김병현(넥센)은 18일 삼성과의 목동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해 이승엽과 맞대결한다. 8일 목동 LG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3안타 1실점한 뒤 10일 만에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다. 국내 무대 1군 첫 선발 무대다. 둘의 맞대결은 모든 야구팬이 기다려온 빅매치다. 김병현은 “피하느니 차라리 (안타를) 맞겠다”며 정면승부를 선언한 상태다. 정민태 투수 코치는 “아직 완전한 컨디션이 아니지만 자기 스타일대로 던지면 이승엽과 멋진 대결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길거리에 나가서 돗자리 깔아도 되겠지요?” 삼성 류중일 감독은 15일 KIA와의 대구 안방 경기를 앞두고 기자들에게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개막 전 자신이 밝힌 ‘8강 8약’ 판세가 그대로 들어맞는다는 것을 은근히 자랑했다. 류 감독의 예상대로 올 시즌 프로야구는 14일까지 1위 SK와 7위 KIA가 3.5경기 차인 대혼전 양상이다. 8위 한화도 선두와 6경기 차라서 충분히 추격이 가능한 상황이다. 삼성, KIA 등 우승 후보들이 부진한 가운데 압도적으로 독주하는 팀이 나오지 않은 탓이다. ‘8강 8약’ 전망을 ‘우승 후보 삼성의 엄살’로 여겼던 야구계 안팎의 비난도 바람처럼 사라졌다. 류 감독은 “4월에 부진했던 KIA와 삼성이 5월 들어 재정비를 마친 느낌이다. 더 재밌는 ‘8강 8약’이 6월까지 전개될 것이다”라며 “삼성은 타선만 좀 더 터져주면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삼성 타선은 이날 류 감독의 걱정을 날려버리려는 듯 장단 10안타를 퍼부으며 KIA를 8-3으로 대파했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삼성 사령탑을 지낸 KIA 선동열 감독은 올 시즌 첫 대구 방문 경기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삼성 타선에 불을 붙인 것은 주장 진갑용이었다. 진갑용은 KIA 선발 김진우를 상대로 1회 2타점 적시타와 2회 1타점 2루타를 치는 등 3타수 2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삼성은 1회 3점, 2회 4점을 뽑으며 경기 초반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진갑용은 “감독님이 출전 시간을 조절해주셔서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하루빨리 1위로 치고 나갈 수 있도록 주장 역할을 잘하겠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10승 출신의 삼성 외국인 투수 탈보트는 5와 3분의 2이닝 동안 6안타 2실점 하며 두산 니퍼트와 함께 다승 공동 선두(5승)로 뛰어올랐다. 넥센은 사직에서 홈런 3방을 앞세워 롯데를 9-2로 잡았다. 홈런 선두 강정호(넥센)는 시즌 11호를 기록하며 2위 최정(SK·9개)을 2개 차로 따돌렸다. 두산은 잠실에서 한화를 11-8로 꺾고 단독 선두에 복귀했다. LG는 문학에서 SK를 6-4로 물리쳤다.대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SK 채병용(30)이 돌아왔다.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5-5로 맞선 9회말 KIA 나지완에게 결승 솔로홈런을 맞고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린 지 2년 반 만이다. 그는 2010년 4월 공익근무요원으로 입소해 지난달 10일 병역의 의무를 마쳤다. 6월 복귀를 목표로 땀을 흘리고 있는 채병용을 14일 인천 문학구장 부근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부상 투혼’이 빛바랜 과거 채병용은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이 열린 10월 24일 아침을 잊지 못한다. 눈을 떴을 때 오른 팔꿈치가 펴지지 않았다. 팔꿈치 인대가 찢어졌음에도 진통주사를 맞으며 버텼지만 한계가 온 거였다. 그는 “급하게 뜨거운 물에 팔을 넣었다 빼고 계속 마사지를 했더니 조금 움직여졌다. 그래도 설마 그날 경기에 뛸 줄 모르고 스파이크도 안 신고 갔다”고 회상했다. 5-5로 팽팽하던 8회. 채병용은 김성근 당시 SK 감독과 우연히 눈이 마주쳤다. 감독은 말이 없었지만 채병용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 그는 등판 준비를 서둘렀다. 마무리는 마운드에 오르기 전에 불펜에서 10∼15개의 공을 던지며 몸을 푼다. 하지만 채병용은 공을 2개밖에 던지지 못했다. 팔이 찢어지듯 아팠기 때문이다. 그래도 대안이 없었기에 마운드에 올랐다. 결국 패전투수가 된 그는 고생한 팀 동료에게 미안한 마음에 마운드에서 펑펑 울었다. 채병용은 그해 11월 일본에서 5시간 반에 걸쳐 팔꿈치 수술을 받고 논산훈련소에 입소했다.○ 구멍 난 SK 선발진의 희망 SK는 로페즈가 부상으로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는 등 선발진이 구멍 난 상태. 채병용의 복귀가 그만큼 절실하다. 채병용은 11일 실전처럼 타자를 상대로 공 30개를 던졌고 점차 투구 개수를 늘리고 있다. 그는 “현재 몸 상태가 90% 수준까지 올라왔다. 다음 주 연습경기에 출전해 부족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생각”이라고 했다. 채병용이 마운드 복귀를 서두르는 이유는 또 있다. 남편만 바라보는 아내와 두 딸 때문이다. 그는 “군 보류 선수일 땐 연봉(1억6000만 원)의 약 10%밖에 못 받았다. 한 달에 80만 원을 받은 적도 있다. 지난 2년간 가족에게 미안했다. 이제 멋진 투수로 팀에 도움이 되고 가장의 역할도 잘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채병용은 만약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9회말 동점 상황이 된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그는 서슴없이 “당연히 등판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2009년 당시 나지완에게 홈런 맞았던 몸쪽 높은 직구만큼은 절대 던지지 않겠다”며 웃었다. 2년간 마운드를 떠났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만은 뜨거웠다. 그동안 여름에 유독 강했던 채병용이 올 시즌 화려한 더위사냥에 나선다.인천=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정진화(한국체대)가 14일 로마에서 열린 근대5종 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승마, 펜싱, 수영, 육상, 사격 성적을 합산해 5928점을 얻어 레순 알렉산드르(5964점)와 모르세프 안드레이(5944점·이상 러시아)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 메달을 딴 건 2004년 러시아 모스크바 대회 이춘헌(은메달) 이후 8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