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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양재 사옥에서는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습니다. 이사회 의장인 장재훈 현대차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띤 분위기로 진행됐습니다. 주주를 대상으로 ‘현대차 디자인 헤리티지 및 디자인 방향성’ 설명회에서는 현대디자인센터장 이상엽 부사장이 나서 현대차의 헤리티지를 주주들과 공유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주총장 입구에는 1974년 현대차의 콘셉트카(개발 방향을 담은 시제차)였던 ‘포니 쿠페’의 정신과 디자인을 계승한 수소 하이브리드 기반 롤링랩(움직이는 연구소) ‘N Vision(엔 비전) 74’가 전시돼 주주들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그런데 현대차의 미래를 이야기 하는 자리에 한 명이 안 보입니다. 바로 현대차그룹을 이끄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죠. 현대차의 대표이사로는 장재훈 사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 회장 역시 현대차의 사내이사인데다 그룹의 핵심인 현대차 주주총회인 만큼 정 회장의 등장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었죠. 물론 정 회장은 자신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올라온 22일 현대모비스 주주총회, 등기임원을 맡은 15일 기아 주주총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할아버지인 고(故)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22주기 제사가 열린 20일 서울 종로구 청운동 옛 정 명예회장 자택에는 모습을 비췄습니다. 정 회장은 어디 있을까요. 동아일보의 취재에 따르면, 정 회장은 22일(현지 시간) 멕시코 몬테레이에 도착했습니다. 몬테레이는 기아의 멕시코 생산 공장이 있는 곳이죠. 기아 몬테레이 공장은 2016년 준공된 기아의 4번째 해외 공장입니다. 기아 K3(현지명 포르테), 프라이드 등을 주력으로 생산합니다. 연간 생산 능력은 2022년 기아의 사업보고서 기준 40만 대로 인도 공장(37만3000대)이나 미국 조지아 공장(34만 대), 유럽 슬로바키아 공장(33만 대)보다 많습니다. 그런데 실제 생산량은 26만5000대로 가동률 66.3%를 기록해 기아 전체 평균 가동률인 94.6%보다 낮습니다. 지난해 기아는 매출 86조5590억 원, 영업이익 7조2331억 원으로 연간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했죠. 만약 멕시코 공장 가동률이 조금 더 향상돼 판매량이 늘었으면 이 숫자는 더 커졌을 겁니다. 정 회장이 주주총회까지 건너뛰고 멕시코 출장을 선택한 건 기아 몬테레이 공장의 생산 전략이 향후 기아의 북미와 세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정부가 도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미국, 멕시코,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는 한 대당 최대 7500달러 세금 감면 혜택을 누릴 수 있죠. 이 때문에 최근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몬테레이 서부의 산타 카탈리나에 기가 팩토리를 건설하기로 했습니다. 기아 몬테레이 공장에서 어떤 차량을 얼마나 생산하느냐에 따라 향후 경쟁이 치열한 북미 시장에서의 판매 성과도 좌우될 가능성이 큽니다. 정 회장은 또 멕시코 등의 정부 관계자나 현지 인사를 만나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호소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멕시코 인접 국가나 남미지역을 방문할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정 회장은 올해 초부터 숨 가쁘게 해외를 찾고 있습니다. 올해 1월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UAE(아랍에미리트) 국빈 방문에 맞춰 경제사절단으로 합류했고, 이어 스위스 다보스로 날아가 ‘2023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을 누볐습니다. 1월 말 미국을 찾아 현지 인사들을 만났고, 2월에는 제네시스가 후원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23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대회가 열린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비에라CC를 찾았죠. 2월 말 미국 워싱턴 출장 때는 12개국의 주미 대사들을 만나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3월에는 윤 대통령의 방일에 맞춰 일본 경제인들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을 갖는 등 두 차례에 걸쳐 일본을 다녀왔습니다. 정 회장의 연이은 해외 일정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재계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정 회장은 국내 재계 인사 중 해외 출장 횟수 1위일 것”이라고 합니다. 지난해에도 8월 미국에서 IRA가 발효되자마자 곧장 미국으로 날아가 대응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죠. 어느 조직이든, 특히 그 조직이 클수록 수장의 동선은 그 자체로 메시지입니다. 그만큼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영향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 시장 판매량 3위에 올랐습니다.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3개 브랜드 차량 판매량은 총 684만5000대로 집계됐죠. 이는 1위인 일본 도요타(1048만3000대), 2위 독일 폭스바겐그룹(848만1000대)에 이은 성적입니다. 4위는 프랑스 르노와 일본 닛산·미쓰비시가 합쳐진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615만7000대), 5위는 미국 GM(593만9000대)이었죠. 현대차그룹의 사상 첫 글로벌 빅3 진입은 대단한 성과입니다. 특히 지난해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등이 완성차 업계를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도요타(―0.1%)와 폭스바겐(―1.1%), 르노-닛산-미쓰비시(―14.1%), GM(―5.7%) 등의 판매량은 감소세를 보였죠. 하지만 현대차그룹만큼은 판매량이 2.7% 증가하는 실적을 냈습니다. 문제는 올해도 이 같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현대차는 올해 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9.6% 증가한 432만1000대로 공개했고, 기아는 약 10% 증가한 약 320만 대로 잡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 침체가 우려되는 시점이었고,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자 구매력 약화 등을 고려하면 상당히 공격적이라는 평가가 있었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판매량 80% 이상이 발생하는 해외시장에서의 선전이 반드시 이어져야 합니다. 미국 시장에서는 올해 1월 월간 판매량 10만788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8% 늘었고, 2월에도 12만211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2% 늘어나는 등 호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른 인도에서의 선전도 기대를 모으는 대목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월 인도 시장 점유율 2위(22.6%)로 일본 스즈키와 인도 마루티의 합작 브랜드 마루티(42.2%)를 쫓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해외 시장은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2월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기아 점유율은 8.6%로 1월 점유율 9.4%에 비해 0.8%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지난해 판매가 부진했던 다른 브랜드들의 반격이 본격화됐기 때문이죠. 여기에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타개할 수단은 여전히 요원한데다, 공들여 키웠던 러시아 시장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인해 회복 시점조차 계산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정 회장은 연이은 해외 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가 팔릴 새로운 길을 찾아올 수 있을까요. 지난해 자동차는 수출 541억 달러로 집계돼 사상 처음으로 5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수출 효자로 자리 잡았습니다. 현대차·기아의 부진은 한국 경제에도 부담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입니다. 현대차그룹의 선전이 계속될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입니다.이건혁기자 gun@donga.com}

재계가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에 대해 “(노동계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공식 반박하고 나섰다. 반면 ‘MZ(밀레니얼+Z세대)노조’인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측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정부 개편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2일 근로시간 개편을 둘러싼 논란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입법예고안에 대한 팩트체크’ 참고자료를 배포했다. “법안 추진을 재검토하라”는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가 나온 뒤 입장 표명을 자제해온 주요 경제단체 중 처음으로 공식 대응에 나선 것이다. 경총은 우선 ‘주 69시간’이란 용어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했다. 경총은 “주 69시간은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월 단위로 바꾼 상황에서 주 6일을 근무하는 특정 한 주만을 콕 집어 나온 계산”이라고 지적했다. 과로사 논란에 대해서도 경총은 “오히려 주 52시간제로 단축한 후 뇌심혈관 질환 사망 재해가 증가했다”며 “또한 이들이 모두 장시간 근로로 인한 과로사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계는 정부 입법안이 축소 또는 폐지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경총은 23일 근로시간 개편안을 둘러싼 토론회를 주최하고, 대한상공회의소 등 다른 단체도 관련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관은 새로고침 측과 만난 자리에서 “(근로시간제 개편안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근로자 건강권과 휴식권이 충분히 보장돼야 하고 정당한 보상을 하지 않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공짜 야근, 임금 체불, 근로시간 산정 회피 등에 단호히 대처해 실근로시간을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유준환 새로고침 의장은 간담회 후 “(개편안 반대) 입장이 변하지 않았다”며 “물론 60시간 상한이 이전 안(69시간)보다는 낫겠지만 이 상한도 결국은 노동자가 원하지 않는 안에 대한 일종의 대응책일 뿐”이라고 말했다. 유 의장은 “원래 취지였던 근로시간 선택권이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아직 있는 것 같다”며 ‘휴식 보장’에 대한 확실한 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코오롱그룹은 21일(현지 시간) 진행된 국내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가 독자 개발한 시험발사체 ‘한빛-TLV’ 발사 프로젝트에서 주요 부품을 공급했다고 22일 밝혔다. 코오롱그룹 계열사 중 우주항공, 방산, 도심 모빌리티 등 특화된 복합소재 부품과 모듈 제작의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코오롱데크컴퍼지트가 주요 부품 공급을 맡았다. 코오롱그룹은 또 이노스페이스에 2019년과 2020년 각각 10억 원을 투자했다. 2021년에는 모빌리티 소재·부품 계열사 코오롱글로텍이 60억 원, 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28억 원을 투자했다. 코오롱그룹의 지분은 외부 투자자들 중 가장 많은 17.7%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도요타가 한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떨쳐내기 위해 2023년 신차 8종 출시 계획을 세우고 첫 번째로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브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선보였다.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은 승차감과 전기차 못지않은 효율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서 도요타의 존재감을 다시 드러내겠다는 전략이다. 라브4 PHEV(사진)는 도요타의 대표 SUV 라브4 5세대 모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도요타가 지난해 4월 한국 시장에 선보인 뒤 올해 2월 말까지 3082대가 팔린 라브4 하이브리드 모델과 외관은 같다. 전장(앞뒤 길이) 4600mm로 현대차 투싼(4630mm)과 비슷한 크기다. 라브4 PHEV의 강점은 효율성이다. 도요타는 18.1kWh(킬로와트시)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활용한 순수 전기 모드로 63km를 달릴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회생 제동(운동에너지를 전기로 회수하는 시스템)으로 이 거리는 더 늘어날 수 있다. 16일 실제 시승을 통해 kWh당 4.2km인 전비(전력 대비 효율)를 점검해 봤다. 우선 배터리 잔량이 없는 것으로 표기된 차량에 완속 충전기를 물려보니 완충까지 약 3시간이 걸렸다. 요금은 1kW(킬로와트)당 217원 기준 3300원. 계기판상 전기모드 주행가능 거리는 73km가 표기돼 도요타 공식 자료에 있는 63km보다 더 넉넉히 나왔다. 서울부터 경기 김포시까지 왕복 약 52km를 전기로만 주행한 결과 잔여 주행 가능 거리는 30km로 표기됐다. 운전자의 습관이나 에어컨과 히터의 작동 여부, 외부 온도 등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기만으로도 수도권 출퇴근을 할 수 있겠다는 인상을 받았다. 라브4의 장점인 부드러운 승차감, 안정적인 주행 성능은 여전했다. 도로에서 올라오는 소음 차단도 우수했다. 다만 8인치 크기의 중앙 디스플레이 화면은 차량 크기에 비해 작게 느껴졌다. 라브4 PHEV의 가격은 5570만 원이며 연비는 L당 15.6km다. 라브4 하이브리드 이륜구동이 4380만 원부터 시작하는 점, 실용성을 추구하느라 실내 인테리어가 다소 투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이 다소 비싸게 책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재계가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에 대해 “(노동계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공식 반박하고 나섰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2일 근로시간 개편을 둘러싼 논란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입법예고안에 대한 팩트체크’ 참고자료를 배포했다. “법안 추진을 재검토하라”는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가 있은 뒤 입장 표명을 자제해 온 주요 경제단체 중 처음으로 공식 대응에 나선 것이다. 경총은 우선 ‘주 69시간’이라는 용어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했다. 경총은 “주 69시간은 연장근로 관리단위를 월 단위로 바꾼 상황에서 주6일을 근무하는 특정 한 주만을 콕 찝어 나온 계산”이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사업장이 주 5일제를 채택하는 상황에서, 필요하면 사용한다는 것일 뿐 매주 69시간 연장근무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총은 노동계의 과로사 증가 주장도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경총은 “오히려 주 52시간제로 단축 후 뇌심혈관질환 사망재해가 증가했다”며 “또한 이들이 모두 장시간 근로로 인한 과로사라도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근로시간 개편을 통해 초과 근로시간을 휴가로 적립하는 근로시간저축계좌제가 현실과 괴리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장기 휴가를 사용하기 어려운 국내 기업 문화의 문제라고 짚었다. 경총은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직장 내 문화, 대체인력 부족, 휴가 대신 임금으로 보상 받길 원하는 의식이 주요 이유”라며 근로시간 개편과 휴가 사용은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재계는 근로시간 개편 논란이 확전 양상을 보이고, 윤 대통령도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는 발언을 내놓으며 사실상 가이드라인을 내놓는 등 정부 입법안이 축소 또는 폐지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경총은 23일 근로시간 개편안을 둘러싼 토론회를 주최하며 입법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아울러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다른 단체도 관련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기아가 중국 시장에서의 부활을 위해 준비한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콘셉트카(개발 방향성을 담은 시제차) ‘콘셉트 EV5’를 공개했다. 기아는 20일(현지 시간) 중국 상하이 이(E)스포츠 문화센터에서 중국 현지 매체를 대상으로 전동화 계획과 경영 전략을 소개하는 ‘기아 EV 데이’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중국 및 글로벌 차종으로 개발할 ‘콘셉트 EV5’ 실물을 최초로 전시했다. 기아는 이르면 올해 말 양산차를 개발해 주요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콘셉트 EV5는 전면부에 별자리에서 영감을 받은 스타맵 시그니처 램프 디자인, 견고함을 강조한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를 적용했다. 측면은 박스형 실루엣, 후면은 스타맵 리어램프와 넓은 이미지의 테일게이트 디자인으로 전면과 통일성을 부여했다. 전반적으로 최근 국내에 공개된 대형 전기 SUV EV9과 비슷한 외관을 갖추고 있다. 내부는 치유, 배려, 재충전을 주제로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공간을 구현했다. 1열 시트와 콘솔을 벤치 시트처럼 연결할 수 있으며 회전할 수 있는 스위블링 시트, 테이블과 덱을 활용할 수 있는 트렁크 공간 등을 통해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17일 한국과 일본 기업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미래 첨단 신산업 분야 협력이 거론되면서 구체적인 협력 방안에 관심이 모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일본 도쿄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디지털 전환,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미래 첨단 신산업 분야에서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삼성전자 등 한국 반도체 기업과 일본 반도체 소재 장비 업체의 관계, 일본 완성차 업체와 한국 배터리 제조사의 합작 등을 예로 들었다. 우선은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가 기대된다. 한국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 특화돼 메모리와 파운드리(위탁 설계)에서 강점을 갖고 있으며, 일본은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소재 및 장비 분야의 세계적 강국이다. 특히 최근 한국 정부와 삼성전자가 발표한 경기 용인시 300조 원 규모의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단지)에서의 협력 가능성이 거론된다. 클러스터 성공을 위해서는 소부장 생태계도 필수적으로 동반돼야 하는데 국내 기술력만으로는 모두 갖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도쿄일렉트론, 캐논(노광장비) 등 일본 소부장 기업들이 앞으로 수출 제한 및 규제 걱정 없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면 클러스터 조성 효과가 커질 수 있다. 전기차용 2차전지도 국내 배터리 기업과 일본 완성차 업체 간 협력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한국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3사가 대규모 투자를 통해 배터리 공급량을 늘리고 있는 반면, 일본은 파나소닉에 의존하고 있다. 일본 완성차 업체가 중국 CATL을 배제한 채 전기차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한국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1월 일본 혼다와 미국에서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4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공장 건설에 나서기도 했다. 미래차의 한 축으로 꼽히는 수소차 분야에서의 협업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대자동차는 넥쏘, 일본 도요타는 미라이를 양산하며 세계 수소차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강남훈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양국이 수소차 분야에서 협력하면 관련 생태계를 선점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등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일본 기업의 협업을 통한 ‘디지털 전환’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일본 현지 도시를 3차원 고정밀 지도로 제작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과학기술 및 디지털 분야에서는 양국이 장차관급 협의체를 만드는 방안이 추진된다. 고령화가 가속화하며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일본과의 바이오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사진)과 브라이언 켐프 미 조지아주 주지사가 한미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상’을 공동 수상했다.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는 17일 구 회장과 켐프 주지사가 한미 양국 무역과 투자 증진에 기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밴 플리트상은 미8군 사령관으로 한국전쟁에 참여한 뒤 1957년 코리아소사이어티를 창립한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을 기리기 위해 1995년 제정됐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 보완을 지시했다는 내용이 전해지자 재계 안팎에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재계에선 경직된 주 52시간 근로제를 유연화한다는 제도 개편의 취지마저 무색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6일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단체들은 윤 대통령의 근로시간 개편안 보완 지시와 관련해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회원사를 대상으로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한 의견을 추가로 묻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근로시간 개편안이 공개된 지 이제 딱 열흘이 됐을 뿐”이라며 “관련 논의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정부는 노동개혁 1호의 핵심 사안으로 근로시간 개편을 추진했고, 그 결과로 연장 근로시간의 단위 기간을 현재 주 단위에서 월, 분기, 반기, 연간 등으로 다양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재계는 정부 개편안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내며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대통령이 나서 방향 전환을 밝히자 분위기가 반전됐다. 특히 윤 대통령이 언급한 ‘60시간 상한 캡’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주 52시간 제도를 유연화해 추가 근로시간을 확보하자는 입법 취지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60시간 미만으로 근무시간을 제한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마저도 의사결정 과정을 어렵게 할 경우 현행 제도와 별다른 차이가 없어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경제단체들은 특히 업종마다 다른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괄적으로 주 52시간을 적용하는 것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는 시각이다. 그런데 ‘주 69시간’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제도 개편안 전체가 비판받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일단 현 개정안을 운영한 뒤 문제가 생기면 그때 보완하는 게 맞지 않겠냐”는 반응을 보였다. 경총은 이날 미국 헤리티지 재단이 각국의 기업·개인 경제 활동의 자유 수준을 분석해 최근 내놓은 연례 보고서를 인용해 한국이 경제자유지수 종합평가에서 184개국 중 15위로 상위권에 들었으나 근로시간, 채용, 해고 등 노동시장 규제를 평가하는 ‘노동시장’ 항목에서는 94위로 ‘부자유’ 등급을 받았다고 밝혔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 보완을 지시했다는 내용이 전해지자 재계 안팎에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재계에선 경직된 주 52시간 근로제를 유연화한다는 제도 개편의 취지마저 무색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6일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단체들은 윤 대통령의 근로시간 개편안 보완 지시와 관련해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회원사를 대상으로 근로 시간 개편안에 대한 의견을 추가로 묻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근로 시간 개편안이 공개된 지 이제 딱 열흘이 됐을 뿐”이라며 “관련 논의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정부는 노동개혁 1호의 핵심 사안으로 근로 시간 개편을 추진했고, 그 결과로 연장근로시간의 단위 기간을 현재 주 단위에서 월, 분기, 반기, 연간 등으로 다양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재계는 정부 개편안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내며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대통령이 나서 방향 전환을 밝히자 분위기가 반전됐다. 특히 윤 대통령이 언급한 ‘60시간 상한 캡’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주 52시간 제도를 유연화해 추가 근로 시간을 확보하자는 입법 취지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60시간 미만으로 근무 시간을 제한하는 것은 물론, 이마저도 의사결정 과정을 어렵게 할 경우 현행 제도와 별다른 차이가 없어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경제단체들은 특히 업종마다 다른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채 일괄적으로 주 52시간을 적용하는 것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는 시각이다. 그런데 ‘주 69시간’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제도 개편안 전체가 비판 받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일단 현 개정안을 운영한 뒤 문제가 생기면 그 때 보완하는 게 맞지 않겠냐”는 반응을 보였다. 경총은 이날 미국헤리티지 재단이 각국의 기업‧개인 경제활동의 자유수준을 분석해 최근 내놓은 연례 보고서를 인용해 한국이 경제자유지수 종합평가에서 184개국 중 15위로 상위권에 들었으나 근로시간, 채용, 해고 등 노동시장 규제를 평가하는 ‘노동시장’ 항목에서는 94위로 ‘부자유’ 등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자동차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처음으로 1억 원을 돌파했다. 15일 공시된 2022년 현대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1억500만 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 평균 9600만 원에 비해 약 9% 늘어난 것이다. 남성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1억600만 원으로, 여성 근로자(8900만 원)보다 약 19% 높았다. 현대차 직원은 7만2689명으로 2021년(7만1982만 명)보다 707명 늘었다. 등기임원과 미등기임원을 포함한 현대차 임원은 475명으로 1년 전 485명보다 소폭 감소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급여 40억 원에 상여 30억 원, 기타 근로소득 100만 원 등 총 70억1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54억100만 원)보다 16억 원 늘었다. 이에 정 회장이 등기임원으로 있는 현대모비스에서 받은 급여 25억 원과 상여 11억2500만 원을 합치면 106억2600만 원을 수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지난달 17일 서울 성동구의 한 전시장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사전 공개된 기아의 신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더 기아 EV9’의 첫인상은 ‘거대하다’였다. 플래그십(기함) SUV로 디자인됐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커다란 외관이 인상적이었다. 기아 글로벌디자인센터 카림 하비브 부사장 역시 “가장 중요한 디자인 요소는 3열 7석으로 된 차량의 공간감”이라며 “전기차로서 이처럼 큰 공간을 가진 차는 거의 최초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아는 15일 EV9의 내외부 디자인을 공개했다. EV9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다섯 번째 차량이자, 첫 번째 대형 전기 SUV다. 기아는 이달 말 온라인으로 EV9의 상세 정보를 공개한 뒤 31일 개막하는 ‘2023 서울 모빌리티쇼’에 처음으로 양산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날 공개된 EV9의 외관 디자인은 기아 브랜드의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를 반영해 ‘자연과 조화되는 대담함’이라는 형태로 구현됐다. 우선 전면부에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상징인 ‘타이거 노즈’를 재해석한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가 적용됐다. 그릴 양옆에는 정육면체로 구성된 ‘스몰 큐브 프로젝션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 별자리에서 영감을 받은 ‘스타맵 주간주행등’이 배치됐다. 이를 통해 내연기관에 비해 허전할 수 있는 전기차의 전면부에 역동적인 인상을 더했다. 측면은 직선을 충분히 활용해 단순하면서도 볼륨감을 살리도록 디자인됐다. 후면에는 전면과 비슷한 디자인의 ‘스타맵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배치해 통일성을 부여했다. 후면 창문의 와이퍼를 눈에 띄지 않게 배치해 깔끔한 인상을 줬다. EV9의 최대 장점은 넓다 못해 광활하다는 인상을 줄 수준의 실내 공간이었다. 좌석을 모두 3열로 설치했는데도 소형 해치백 수준의 트렁크 공간이 나올 정도였다. 2열은 좌석이 연결된 형태의 벤치 시트와 각각 분리된 독립형 시트로 선택할 수 있었다. 특히 독립형 시트 중에는 최대 180도 회전되는 ‘스위블 시트’도 선택이 가능해 2열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기아는 EV9의 정확한 크기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지난달 현장에서 EV9을 직접 살펴본 기자들 사이에서는 “기아 모하비보다도 큰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운전석 공간은 개방감과 간결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운전석의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디스플레이, 5인치 공조 디스플레이 등 3개의 화면이 연결된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설치해 차량 상태를 쉽게 살피고 조작도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대형 SUV의 약점으로 꼽히는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요소들도 곳곳에 배치됐다. 하비브 부사장은 “길이가 긴 만큼, 뒤쪽까지 충분히 가속한다는 느낌으로 (지붕) 길이를 늘였다”며 “공학 측면에서 공력을 충분히 고려해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기아는 EV9이 SUV인 만큼 험로주행(오프로드)도 고려해 제작됐지만, 이를 디자인 요소로 강조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 대신 웅장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함으로써 도심 주행에 어울리고, 가족용 차량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정부가 최근 발표한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검토 지시를 내린 가운데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노조’인 송시영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위원장은 “개편안에는 편법과 악용의 소지가 있다. 당장 대통령께서도 주 52시간 넘게 일하시고 있지 않느냐”고 14일 동아일보에 말했다. 반면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상근부회장은 15일 “(노동계가) 제도 개선의 취지를 왜곡하고 있다”며 “개편안은 일자리 창출의 토대를 만드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MZ세대 노조가 주축이 된 새로고침협의회 부의장을 맡고 있는 송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저희가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을 이해 못 한 게 아니다. 주당 최대 69시간까지 근무하고 나면 나머지 주에는 더 적은 시간을 근로한다는 거 아니냐”며 “지금의 ‘주 52시간제’하에서도 장시간 근로, 연장근로 시간 불법·편법이 만연한데 (개편안을) 잘 지키는 사업장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제도에 반대하는 이유를 밝혔다. 정부는 개편안이 MZ세대의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MZ 근로자들의 반발이 제일 거세다. 송 위원장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젊은 세대들은 보통 직장에서 ‘시킨 대로 해야 하는’ 하위 직급이라 이들에게 결정권이 없는데 근로시간이나 휴가를 MZ세대의 욕구에 맞춰 결정할 수 있다고 정부는 말하니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새로고침협의회 관계자들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 비공식 면담을 가졌다. 재계는 노동계의 주장을 반박했다. 15일 경총 주최로 열린 ‘주요 기업 인사노무담당 임원회의’에서는 “노동계가 마치 상시적인 주 69시간 근로가 가능한 것처럼 제도를 왜곡하고 있다”는 지탄이 이어졌다. 한 참석자는 “근로자 대표나 노조 합의가 있어야 연장근로 변경이 가능한데, (노동계가) 마치 기업들이 무조건 강제할 수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상근부회장은 “국회에서는 노조법 제2조, 제3조 개정과 같이 노사관계의 혼란과 노사 간 힘의 불균형을 증폭시킬 것으로 우려되는 법안의 심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경영계의 ‘노동개혁 방안’을 정식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정부가 최근 발표한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검토 지시를 내린 가운데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노조’인 송시영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위원장은 “개편안에는 편법과 악용의 소지가 있다. 당장 대통령께서도 주 52시간 넘게 일하시고 있지 않느냐”고 14일 동아일보에 말했다. 반면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상근부회장은 15일 “(노동계가) 제도 개선의 취지를 왜곡하고 있다”며 “개편안은 일자리 창출의 토대를 만드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MZ세대 노조가 주축이 된 새로고침 협의회 부의장을 맡고 있는 송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저희가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을 이해 못 한 게 아니다. 주당 최대 69시간까지 근무하고 나면 나머지 주에는 더 적은 시간을 근로한다는 거 아니냐”며 “지금의 ‘주 52시간제’하에서도 장시간 근로, 연장근로 시간 불법·편법이 만연한데 (개편안을) 잘 지키는 사업장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제도에 반대하는 이유를 밝혔다. 정부는 개편안이 MZ세대의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MZ 근로자들의 반발이 제일 거세다. 송 위원장은“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젊은 세대들은 보통 직장에서 ‘시킨 대로 해야 하는’ 하위 직급이라 이들에게 결정권이 없는데 근로시간이나 휴가를 MZ세대의 욕구에 맞춰 결정할 수 있다고 정부는 말하니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새로고침 협의회 관계자들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 비공식 면담을 가졌다. 재계는 노동계의 주장을 반박했다. 15일 경총 주최로 열린 ‘주요 기업 인사노무담당 임원회의’에서는 “노동계가 마치 상시적인 주 69시간 근로가 가능한 것처럼 제도를 왜곡하고 있다”는 지탄이 이어졌다. 한 참석자는 “근로자 대표나 노조 합의가 있어야 연장근로 변경이 가능한데, (노동계가) 마치 기업들이 무조건 강제할 수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상근부회장은 “국회에서는 노조법 제2조, 제3조 개정과 같이 노사관계의 혼란과 노사 간 힘의 불균형을 증폭시킬 것으로 우려되는 법안의 심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경영계의 ‘노동개혁 방안’을 정식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지기자 image@donga.com이건혁기자 gun@donga.com}

현대자동차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처음으로 1억 원을 돌파했다.15일 공시된 2022년 현대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1억500만 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 평균 9600만 원에 비해 약 9% 늘어난 것이다. 남성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1억600만 원으로, 여성 근로자(8900만 원)보다 약 19% 높았다. 현대차 직원 수는 현대차 직원의 수는 7만2689명으로 2021년(7만1982만 명)보다 707명 늘었다.등기임원과 미등기임원을 포함한 현대차 임원 수는 475명으로 1년 전 485명보다 소폭 감소했다.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급여 40억 원에 상여 30억 원, 기타 근로소득 100만 원 등 총 70억1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54억100만 원)보다 16억 원 늘었다. 이에 정 회장이 등기임원으로 있는 현대모비스에서 받은 급여 25억 원과 상여 11억2500만 원을 합치면 106억2600만 원을 수령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2022년 보수는 임원 급여 테이블 등을 기초로 하는 급여와 사업 실적 달성 정도, 경영진으로서 성과 등이 반영되는 상여 등을 합한 것”이라고 밝혔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해 급여와 상여 등 총 29억32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장 사장의 2021년 급여는 9억7700만 원이었다.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 박정국 사장은 10억8900만 원을 챙겼다.현대차 평균 연봉이 1년 만에 약 1000만 원 오르면서 최근 원서 접수를 마감한 기술직 채용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현대차가 10년 만에 기술직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자 억대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지원자들이 몰려들면서 채용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다. 인터넷 등에서는 ‘킹산직’(킹과 생산직의 합성어)’ ‘갓술직’(신을 뜻하는 갓과 기술직의 합성어)이라는 단어가 유행할 정도였다. 일각에서는 400명 모집에 경쟁률이 400 대 1을 넘어섰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으나, 현대차 측은 공식적으로 지원자 수와 경쟁률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건혁기자 gun@donga.com}

“악몽 같은 밤이었어요. 아파트 창문으로 연기가 들어와 화재 감지기는 계속 울리고 눈앞에서 불길은 계속 번지고…. 재난 영화의 한 장면 그 자체였어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인근에 거주하는 김모 씨(49·여)는 13일 오후 대피소인 대덕문화체육관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전날 오후 11시 반부터 불길이 보이더니 밤 12시 무렵부터 1시간가량 ‘펑펑’ 터지는 소리가 났다. 타이어 공장 옆에 주유소가 2개 있는데 거기까지 불이 번질까 봐 한 숨도 못 잤다”고 하소연했다. 12일 밤 시작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가 13시간 동안 이어지면서 공장이 전소되고 타이어 수십만 개가 불타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연기와 분진이 인근 아파트 단지로 번지며 주민들이 대피했고 학교 3곳도 등교를 중단했다. 인근을 지나는 KTX 열차 운행과 경부고속도로 통행도 일시 중단됐다.● 연기 분진 인근 아파트 덮쳐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는 12일 오후 10시 9분경 대전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대전 제2공장 12동에서 발생했다. 타이어 반제품을 고무 틀에 넣은 뒤 열과 압력을 가해 완제품으로 만드는 작업 중 성형압출 기계에서 화재가 시작된 것이다. 불길이 가연성 높은 타이어에 옮겨붙으며 화재는 순식간에 공장 전체로 확산됐다. 소방청은 13일 오전 2시 10분경 1공장으로 불이 확산되자 인접 지역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는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산림청 헬기 5대를 포함해 헬기 9대와 장비 158대를 투입했다. 또 소방관 등 784명을 투입한 끝에 화재 13시간여 만인 오전 11시경 초진을 완료했다. 화재 발생 직후 직원 400여 명이 신속히 대피해 대형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직원 10명이 연기를 흡입했고, 소방대원 1명이 발목을 다치는 경상을 입었다. 또 불길이 순식간에 아파트 38층 높이까지 치솟으면서 인근 주민들은 밤새 불안에 떨었다. 매캐한 냄새와 연기도 인근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를 덮쳤다. 인근 주민 김모 씨(40·여)는 “아파트 22층에 사는데 새벽 2시경 매캐한 연기가 올라와 숨이 막혔다”고 했다. 화재 반경 1㎞ 내에 있는 3개 중고교는 재량휴업을 하거나 원격수업을 진행했다. 공장과 50m 거리를 지나는 KTX 경부선 운행도 한때 중단됐다가 13일 오전 6시 반경 재개됐다. 이 공장에선 2014년에도 물류창고에 큰불이 났다. 60대 주민 A 씨는 “손자와 함께 대피소에 왔는데 처음도 아니고 화재가 되풀이되니 불안해 살 수가 없다. 조만간 다른 곳으로 이사 갈 것”이라고 했다.● 피해 수천억 원 달할 듯 지난주 조현범 회장이 배임·횡령 혐의로 구속된 한국타이어는 경영공백 와중에 또 다른 악재를 만나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먼저 화재가 난 대전공장 2공장(면적 8만6769㎡)은 전소됐다. 또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2공장 물류 창고 3곳 중 2곳이 불타 보관돼 있던 타이어 완제품 약 21만 개가 불탔다. 나머지 1개 창고에 보관됐던 약 19만 개는 현재 납품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생산 중단으로 인한 피해도 막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재 이후 한국타이어는 1, 2공장을 합쳐 연간 타이어 2300만 개를 생산하는 대전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특히 2공장 재가동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공장에서만 연간 5000억∼6000억 원의 매출이 발생한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 소실로 인한 피해액은 최대 400억 원가량으로 추정되는데 그 외에도 매출 차질로 인한 피해가 수천억 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한편 KB손해보험,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4개사가 공동 인수한 재산종합보험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보상 한도는 최대 3000억 원으로 확인됐다.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대전=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자동차가 인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기 위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생산 설비 인수를 추진한다. 인도는 현대차그룹이 북미와 유럽을 제외한 제3지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시장 중 한 곳이다. 특히 중국에서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데다 전쟁 리스크로 러시아 시장마저 잃은 현대차그룹에는 전략적 요충지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현대차 인도법인은 GM의 마하라슈트라주 탈레가온 공장 인수를 위해 ‘주요 조건 거래서(텀 시트·term sheet)’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텀 시트는 투자를 위한 초기 단계에 작성하는 서류다. 부지, 건물, 생산 시설 등 투자 대상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담으며, 거래하는 양측의 의견이 어느 정도 접근한 뒤에 작성된다. 1996년 인도 법인을 설립한 현대차가 인도에서 외국 완성차 공장 인수를 추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1998년 인도 남부 첸나이에 1공장을, 2008년 2공장을 세웠다. 현대차 인도 공장의 생산 능력은 2021년 사업보고서 기준 70만 대이고, 실제 생산량은 63만6000대였다. 이 중 약 15만 대는 인도 외 지역으로 수출하고, 나머지는 인도 시장에서 판매됐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탈레가온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자동차 13만 대, 엔진 16만 개로 알려져 있다. 인수 계약이 마무리될 경우 현대차의 연간 생산 능력은 산술적으로 80만 대 중반으로 높아진다. 현대차 측은 “인수를 위한 초기 논의 단계이며, 가계약 상태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인수를 위해서는 정부의 행정 절차는 물론이고 협약 당사자 간 여러 조건을 맞춰야 한다. 다만 인수를 염두에 두고 협약을 맺은 만큼 첫 단추는 끼운 것으로 풀이된다. 협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연내 계약이 마무리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인도 현지 매체 등에서는 현대차그룹이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해 ‘아이오닉5’ 등 전기차 생산 라인을 가동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가 생산라인 추가 확보에 나선 건 빠르게 성장 중인 인도 시장에서 공급 능력을 확대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인도 내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472만5000대로 중국과 미국에 이은 세계 3위 시장으로 떠올랐다. 중국, 러시아 시장을 내준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인도만큼은 놓칠 수 없다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55만 대 수준이던 현대차그룹의 인도 시장 판매량은 지난해 81만 대로 늘었다.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와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해 1월에는 월간 최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현대차가 5만106대, 기아는 2만8634대로 양사 합산 판매량은 7만8740대였다. 이전 월간 최다 판매 기록은 2020년 10월의 7만7626대다. 현대차그룹의 인도 내 시장점유율(22.6%)은 일본 스즈키와 인도 마루티의 합작 브랜드인 마루티(42.2%)에 이어 2위다. 현대차가 인수를 추진하는 탈레가온 공장은 인도 최대 도시 뭄바이에서 동쪽으로 약 90km 떨어져 있다. GM이 2017년 인도 내수시장에서 철수하면서 2020년 10월 가동이 중단됐다. GM은 지난해까지 중국 완성차 업체 창청자동차(長城汽車·GWM)에 매각을 추진했으나, 최종 무산됐다. 당시 GM과 GWM은 약 3억 달러(약 3930억 원) 규모 거래를 추진했다. 거래 대상에는 공장은 물론 토지와 건물 등이 모두 포함됐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악몽 같은 밤이었어요. 아파트 창문으로 연기가 들어와 화재 감지기는 계속 울리고 눈 앞에서 불길은 계속 번지고···. 재난 영화의 한 장면 그 자체였어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인근에 거주하는 김모(49·여) 씨는 13일 오후 대피소인 대덕문화체육관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전날 오후 11시 반부터 불길이 보이더니 자정 무렵부터 1시간 가량 ‘펑펑’ 터지는 소리가 났다. 타이어 공장 옆에 주유소가 2개 있는데 거기까지 불이 번질까봐 한 숨도 못 잤다”고 하소연했다. 12일 밤 시작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가 13시간 동안 이어지면서 공장이 전소되고 타이어 수십만 개가 불타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연기와 분진이 인근 아파트 단지로 번지며 주민들이 대피했고 학교 3곳도 등교를 중단했다. 인근을 지나는 KTX 운행과 경부고속도로 통행도 일시 중단됐다.● 연기 분진 인근 아파트 덮쳐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는 12일 오후 10시 9분경 대전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대전 제2공장 12동에서 발생했다. 타이어 반제품을 고무 틀에 넣은 뒤 열과 압력을 가해 완제품으로 만드는 작업 중 성형압출 기계에서 화재가 시작된 것이다. 불길이 가연성 높은 타이어에 옮겨 붙으며 화재는 순식간에 공장 전체로 확산됐다. 소방청은 13일 오전 2시 10분경 1공장으로 불이 확산되자 인접 지역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는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산림청 헬기 5대를 포함해 헬기 9대와 장비 158대를 투입했다. 또 소방관 등 784명을 투입한 끝에 화재 13시간여 만인 오전 11시경 초진을 완료했다. 화재 발생 직후 직원 400여 명이 신속히 대피해 대형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직원 10명이 연기를 흡입했고, 소방대원 1명이 발목을 다치는 경상을 입었다. 또 불길이 순식간에 아파트 38층 높이까지 치솟으면서 인근 주민들은 밤새 불안에 떨었다. 매캐한 냄새와 연기도 인근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를 덮쳤다. 인근 주민 김모 씨(40·여)는 “아파트 22층에 사는데 새벽 2시경 매캐한 연기가 올라와 숨이 막혔다”고 했다. 화재 반경 1㎞ 내에 있는 3개 중고교는 재량휴업을 하거나 원격수업을 진행했다. 공장과 50m 거리를 지나는 KTX 경부선 운행도 한때 중단됐다가 13일 오전 6시반경 재개됐다. 이 공장에선 2014년에도 물류창고에 큰 불이 났다. 60대 주민 A 씨는 “손자와 함께 대피소에 왔는데 처음도 아니고 화재가 되풀이되니 불안해 살 수가 없다. 조만간 다른 곳으로 이사갈 것”이라고 했다.● 피해 수천 억 원 달할 듯 지난 주 조현범 회장이 배임·횡령혐의로 구속된 한국타이어는 경영공백 와중에 또 다른 악재를 만나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먼저 화재가 난 대전공장 2공장(면적 8만6769㎡)은 전소됐다. 또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2공장 물류 창고 3곳 중 2곳이 불타 보관돼 있던 타이어 완제품 약 21만 개가 불탔다. 나머지 1개 창고에 보관됐던 약 19만 개는 현재 납품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생산 중단으로 인한 피해도 막대할 전망이다. 화제 이후 한국타이어는 1, 2공장을 합쳐 연간 타이어 2300만 개를 생산하는 대전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특히 2공장 재가동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공장에서만 연간 5000~6000억 원의 매출이 발생한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 소실로 인한 피해액은 최대 400억 원 가량으로 추정되는데 그 외에도 매출 차질로 인한 피해가 수천억 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한편 KB손해보험,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4개사가 공동 인수한 재산종합보험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보상 한도는 최대 3000억 원으로 확인됐다.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대전=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자동차가 인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기 위해 미국 제네럴모터스(GM)의 생산 설비 인수를 추진한다. 인도는 현대차그룹이 북미와 유럽을 제외한 제3지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시장 중 한 곳이다. 특히 중국에서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데다 전쟁 리스크로 러시아 시장마저 잃은 현대차그룹에게는 전략적 요충지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현대차 인도법인은 GM의 마하라슈트라주 탈레가온 공장 인수를 위해 ‘주요 조건 거래서(텀 시트·term sheet)’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텀 시트는 투자를 위한 초기 단계에 작성하는 서류다. 부지, 건물, 생산 시설 등 투자 대상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담으며, 거래하는 양측의 의견이 어느 정도 접근한 뒤에 작성된다. 1996년 인도 법인을 설립한 현대차가 인도에서 외국 완성차 공장 인수를 추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1998년 인도 남부 첸나이에 1공장을, 2008년 2공장을 세웠다. 현대차 인도 공장의 생산 능력은 2021년 사업보고서 기준 70만 대고, 실제 생산량은 63만6000대였다. 이 중 약 15만 대는 인도 외 지역으로 수출하고, 나머지는 인도 시장에서 판매됐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탈레가온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자동차 13만 대, 엔진 16만 개로 알려져 있다. 인수 계약이 마무리될 경우 현대차의 연간 생산 능력은 산술적으로 80만 대 중반으로 높아진다. 현대차 측은 “인수를 위한 초기 논의 단계이며, 가계약 상태도 아니다”고 밝혔다. 인수를 위해서는 정부의 행정 절차는 물론, 협약 당사자 간 여러 조건을 맞춰야 한다. 다만 인수를 염두에 두고 협약을 맺은 만큼, 첫 단추는 끼운 것으로 풀이된다. 협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연내 계약이 마무리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인도 현지 매체 등에서는 현대차그룹이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해 ‘아이오닉5’ 등 전기차 생산 라인을 가동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가 생산라인 추가 확보에 나선 건 빠르게 성장 중인 인도 시장에서 공급 능력을 확대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인도 내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472만5000대로 중국과 미국에 이은 세계 3위 시장으로 떠올랐다. 중국, 러시아 시장을 내준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인도만큼은 놓칠 수 없다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55만 대 수준이던 현대차그룹의 인도 시장 판매량은 지난해 81만 대로 늘었다.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와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해 1월에는 월간 최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현대차가 5만106대, 기아는 2만8634대로, 양사 합산 판매량은 7만8740대였다. 이전 월간 최다 판매 기록은 2020년 10월의 7만7626대다. 현대차그룹의 인도 내 시장점유율(22.6%)은 일본 스즈키와 인도 마루티의 합작 브랜드인 마루티(42.2%)에 이어 2위다. 현대차가 인수를 추진하는 탈레가온 공장은 인도 최대 도시 뭄바이에서 동쪽으로 약 90㎞ 떨어져 있다. GM이 2017년 인도 내수시장에서 철수하면서 2020년 10월 가동을 중단됐다. GM은 지난해까지 중국 완성차 업체 창청자동차(長城汽車·GWM)에 매각을 추진했으나, 최종 무산됐다. 당시 GM과 GWM은 약 3억 달러(약 3930억 원) 규모 거래를 추진했다. 거래 대상에는 공장은 물론 토지와 건물 등이 모두 포함됐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화재로 타이어 40만 개 손실은 물론 향후 생산 차질까지 예상되면서 실적에 비상등이 켜졌다. 오너 부재, 노사 갈등에 생산시설 화재까지 3중 악재가 겹쳤다는 분석이 나온다.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13일 공시를 통해 대전공장 가류공정에서 화재가 났다고 밝혔다. 가류공정은 유연한 고무를 틀에 넣은 뒤 열과 압력을 가해 타이어 형태를 만드는 것이다. 한국타이어대전공장은 1, 2공장으로 나뉘어 있으며, 가류공정 설비는 각 공장에 모두 설치돼 있다.한국타이어는 “사고 경위 및 피해 상황을 확인 중이며, 경영진을 포함한 임직원이 조속한 사고 수습 및 복구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재로 인한 직간접 손실액 역시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타이어는 대전공장 전체를 대상으로 KB손해보험,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4개 보험사에 1조7031억 원 규모 재산종합보험에 가입해 있다.당장 화재가 발생한 2공장에 보관된 타이어 완제품 약 40만 대는 모두 불에 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하루 생산 물량 4만~4만5000개에 이르는 대전공장의 생산이 모두 멈췄고, 향후 복구에도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국내 대전공장과 금산공장을 통해 전체 생산량의 약 40%를 생산하고 있으며, 나머지 60%는 중국, 헝가리, 미국 등 해외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금산공장의 생산량이 하루 평균 4만5000~5만 개로 조금 더 많지만, 큰 차이가 없다는 게 한국타이어 측 설명이다.대전공장 화재로 성장세를 보이던 한국타이어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8조3942억 원, 영업이익 7058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7.5%, 9.9% 증가한 실적을 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값 상승, 물류비 상승 등으로 인한 어려움이 있었으나 하반기(7~12월) 들어서면서 천연고무 등 재료비와 해상운임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특히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회복세를 보였고, 최근 경기 둔화 우려에도 자동차 수요 감소세가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올해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었다.하지만 한국타이어는 최근 오너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구속되면서 경영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조 회장은 계열사 부당 지원 및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으며, 조만간 기소돼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들과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으며, 이들이 게릴라성 파업을 벌이는 등 노사 갈등이 고조된 상황이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는 완성차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의 65%는 해외로 수출되며, 나머지 35%는 국내에 공급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울산공장에서 출고하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 코나 하이브리드, 소형 SUV 베뉴, 준중형 세단 아반떼에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생산 제품을 장착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한국타이어 제품의 재고 상황을 파악하는 등 피해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