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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153 때 백이 돌을 던졌다. 참고도는 흑이 백 대마를 잡는 수순을 보여 준다. 필연적 수순이어서 변화도 없다. 시원한 승리였다. 흑은 쾌도난마처럼 상대를 몰아쳐 항복을 받아냈다. 주저한 적도 없고, 실패한 적도 없었다. 김지석 7단의 스타일대로였다. 확실히 세력 바둑은 운영하기 어렵다. 그래서 큰 모양을 만드는 바둑이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유재호 3단은 초반 의욕적으로 상변에 두터운 세력을 쌓는 작전을 택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이것이 완패의 첫걸음이었다. 백이 26까지 만든 세력은 흑 27의 침입으로 무력화됐다. 세력 바둑은 앞으로의 발전성이 핵심인데 흑 29, 31과 같은 가벼운 행마에 발전성을 더는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오히려 좌변에 흑 세력이 생기면서 백의 부담이 더 커졌다. 백은 호랑이 등에 올라탄 것처럼 계속 상변에서 중앙으로 이어진 세력을 키워 나갔다. 백으로서도 좀 더 버티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흑은 때론 과감하게, 때론 속도조절을 하면서 반상을 누볐다. 흑 65의 과감한 대시, 흑 87의 묘수에 이어 흑 105의 침착한 지킴으로 백의 저항을 무력화했다. 흑 129의 침입이 마무리 펀치로 결국 바둑은 대마 사냥으로 끝났다. 146…143. 소비시간 백 2시간 3분 흑 1시간 32분. 153수 끝 흑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흑 ○는 흑 31로 뚫고 나오는 수가 있어 가능하다. 그렇다고 백이 31로 뚫는 것에 대비하면 흑 ○가 좌하 흑과 연결할 수 있다. 유재호 3단은 백 30으로 버틴다. 참고도 백 1로 붙여도 흑 8까지 수가 난다. 어차피 수가 난다면 참고도 백 1보단 실전 백 30으로 품을 넓히는 것이 낫다. 흑 31, 33으로 드디어 화약고에 불이 붙었다. 유 3단도 호락호락 물러나진 않는다. 유 3단은 백 34로 1선의 묘수를 선보이며 끝까지 항전한다. 38의 자리에 먹여쳐 패를 내는 수와 흑 33을 잡는 수를 동시에 노리는 것. 물론 백 34는 김지석 7단의 머릿속에 이미 잡혀있는 수다. 그는 백 38의 패를 감수하기로 작정하고 있었다. 팻감이 관건인데 백 40의 팻감은 지략을 짜낸 수. 이 팻감을 흑이 받아주면 여러 개의 팻감이 추가로 생긴다. 김 7단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흑 41로 패를 해소한다. 백 42로 때려내면 손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흑의 노림은 딴 데 있었다. 거대한 하변 백말이 미생이라는 것. 흑 49까지 숨 가쁘게 선수 교환을 한 뒤 흑 51로 지킨다. 이 수를 두지 않으면 패가 난다. 흑 53을 본 유 3단은 돌을 던졌다. 백약이 무효. 어떻게 해도 대마를 살릴 수가 없다. 김7단의 얼굴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진다. 흑 ○부터 그가 그린 시나리오대로 진행됐기 때문이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낙지를 먹어야 해, 말아야 해.” 낙지의 중금속 기준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핑퐁식의 논란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는 카드뮴 등 중금속이 다량 들어있는 낙지 머리를 가급적 먹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15일 “낙지 머리에서 카드뮴이 기준치의 15배가 넘게 검출된 만큼 낙지를 요리할 때 머리 속 내장 부분을 떼야 한다”며 “식약청의 검사 기준은 낙지 머리와 내장 섭취가 많은 우리 식문화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식약청의 연체류 카드뮴 안전관리기준은 낙지 1kg에 2mg이지만 머리 부분은 검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그러나 식약청은 서울시가 불필요한 불안감을 주고 있다는 견해다. 식약청은 14일 “서울시가 낙지 머리 검사 결과를 전체 몸통 대비 카드뮴 기준과 직접 비교한 것은 무리”라며 “낙지 머리가 낙지 총 중량의 10%에 불과해 낙지 머리를 포함해 전체를 먹을 경우 중금속이 현행 기준을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서울시가 낙지 문어를 조사한 건수가 모두 13건에 불과해 위해성을 논의하기에는 너무 수가 적다고 지적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낙지 머리만 1년 내내 먹는 것도 아니고, 가끔씩 몸통과 함께 먹는 것을 위해하다고 볼 수 없다”며 “다만 낙지 머리가 검사결과에 반영되지 않는 현행 제도의 적정성에 대해서는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두 기관이 서로 주장을 굽히지 않자 이 기회에 낙지의 중금속 오염 여부를 재검사하고 기준을 재정비해 시민과 업체의 혼란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18, 19기 국수를 지낸 하찬석 9단(사진)이 14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62세. 1948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나 1963년 일본으로 건너간 뒤 기타니(木谷) 도장의 문하생으로 유학했다. 일본기원에서 입단해 5단까지 오르며 유망주로 떠올랐지만 병역 문제로 1970년 귀국해 한국기원에서 4단을 인정받고 국내 무대에서 활약했다. 1973년 윤기현 9단에게 국수를 따낸 뒤 이듬 기에서 방어에 성공하며 2연패했다. 또 왕위전까지 손에 넣으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후 서봉수 9단과 함께 조훈현 9단의 천하통일을 막는 선봉장 역할을 했으나 1978, 79년 국수 왕위 국기 최고위 4개 기전 도전기에서 조 9단과 대결해 모두 패하면서 승부의 일선에서 멀어졌다. 그는 고향에 내려갔고 대구 경북지역에서 바둑 보급에 힘을 쏟아 ‘합천거사’ ‘가야산 도사’라고 불리기도 했다. 1985년 박카스배, 1986년 KBS바둑왕전에서 우승하며 잠시 부활하기도 했다. 준우승은 20기, 23기 국수전을 포함해 통산 14차례를 기록했다. 두텁고 중후한 기풍으로 한번 승기를 타면 상대를 압도하는 바둑이 일품이었다는 평이다. 유족으론 부인 조영경 씨와 아들 정우 씨(오웬스코닝 대리), 딸 정민 씨가 있다. 발인은 16일 오후 7시 대구 영남대의료원, 장지는 경남 합천군 야로면 나대리 선산. 053-620-4241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박지은 9단(27·사진)이 14일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 제1회 충룽산빙성(穹륭,山兵聖)배 세계여자바둑대회에서 호주의 헤이자자(黑嘉嘉) 초단에게 183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20만 위안(약 3500만 원).}

‘자연치유’ ‘대체의학’은 새롭지 않다. 하지만 저자가 의사 출신이라는 점이 색다르다. 그는 부산의대를 졸업하고 부산에서 개원해 10년간 서양의학으로 환자를 치료했다. 그의 회의는 여기에서 시작했다. 화학 약물과 수술과 같이 공격적으로 병을 치료하는 방식은 환자의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병은 고치는데 사람이 상태는 좋아지지 않았다. 2000년 동네 병원을 개원하고 독학으로 대체의학과 자연치유를 공부했다. 아토피나 고혈압 당뇨병에 대한 치료에선 큰 효과를 봤다. 그러나 ‘암’이란 장벽에 막혔다. 그는 산으로 들어갔다. 무엇보다 맑은 공기, 신선한 물, 햇빛이 더 중요한 약이라고 믿은 것이다. 그는 경남 양산시 원동면 내포리에서 자연의원을 열었다. 그는 자연 정신 해독 식이 면역 요법 등 5가지 자연치유법을 제시했다. 암 치료 이전에 암의 원인이 된 생활방식을 바꾸고 암과 싸울 수 있는 힘을 키워주면 인체가 재생하려는 힘, 즉 자연치유력으로 나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방식을 쓴 환자 수십명의 치료기를 소개하고 있다. 그는 6월 자연치유 마을 상량식을 올렸다. 현재 20∼30%인 치료율을 배로 올리기 위해 3차 프로그램 실시할 곳을 마련한 것. 1차 해독(21일), 2차 항암면역(석달) 프로그램을 거친 뒤 퇴원한 뒤 관리가 안돼 다시 병이 악화되는 사례를 막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책 부제나 보도자료의 문구는 자극적이다. ‘100% 암 치료법’이니 ‘과학이 된 자연치유 앞에 더 이상 암은 없다’ 등 마치 암을 다 고칠 수 있는 것처럼 소개한 것은 ‘자연치유’의 본뜻을 싸구려처럼 만드는 주범이 아닐까.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흑 ○에 백 86은 당연한 수. 이제부터가 문제다. 이 망망대해와 같은 곳에서 어떻게 수를 내느냐. 수순 하나만 틀려도 결과가 180도 달라진다. 흑 87. 과연 김지석 7단답다. 무수한 전투로 다져진 그의 본능은 정확히 수가 되는 곳을 찾아냈다. 첫단추를 잘 끼우면 나머지는 일사천리다. 백은 참고 1도 백 1처럼 둘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흑 8까지 백 두 점이 축으로 잡힌다. 흑 87을 당하자 백이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섣부른 반발은 화를 키울 뿐이다. 그래서 백 88로 화근의 싹을 잘랐고, 흑은 89로 한 번 더 늘어 탄력을 키웠다. 백은 90, 92로 단단하게 수비했지만 흑 93에는 두 손 들 수밖에 없다. 여기서 반발하려면 참고 2도 백 1, 3의 강수가 떠오른다. 그러나 흑이 4, 6으로 자리를 잡으면 백이 피곤한 싸움이다. 김 7단의 전투력으로 볼 때 미래를 더 기약하기 힘든 그림일 가능성이 높다. 유재호 3단은 아깝지만 백 96으로 두 점을 내주고 후일을 도모한다. 백 98은 어땠을까. 이 수로 실전 백 104까지 흑을 깔끔하게 조일 수 있다. 값어치가 크다. 하지만 흑 105를 당하는 순간, 백의 추격은 급속히 힘을 잃었다. 백 98로는 흑 105의 곳을 선수로 해치웠어야 했다. 유3단이 그곳은 언제나 선수할 수 있는 곳이라 믿은 것이 불찰이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개원의사 3000명이 모여 만든 전국의사총연합 회원 30여 명이 9일 오후 한국의 건강보험 제도를 배우러 온 아시아·태평양,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보건의료 관계자들 앞에서 시위를 벌여. 이들은 “한국에서 10% 포도당 혈관주사 비용이 식수보다 더 싸다는 것이 믿어지십니까?” “최고의 치료를 하는 것이 한국 의료제도 안에서는 불법입니다”라고 영어로 쓴 피켓을 들었다. 노환규 대표는 “우리나라 건보제도가 의료진의 희생으로 낮은 진료 수가를 유지하는 한시적인 제도일 뿐”이라고 주장. 전의총의 기습시위에 대해 “외국 손님 앞에서 너무했다”는 반응과 “시원하게 할 소리를 했다”는 반응이 엇갈려. 전의총은 대학교수가 주도하는 대한의사협회가 개원의들의 이익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쌓이면서 1년 전 결성했다. 의사 수가 크게 늘면서 의사들 사이에서도 이해관계가 엇갈려 과거와는 달리 한목소리로 뭉치기 힘들어진 탓이라는 것. 의협 쪽은 ‘한 줌도 안 되는 집단’이라고 치부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의사 수급체계와 의료 환경이 계속된다면 전의총이 만만치 않은 세력으로 등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 대두. 관절전문 힘찬병원, 병상 1000개 돌파 ○…관절전문병원인 힘찬병원이 최근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제6의 병원인 강서힘찬병원을 개원하며 거침없는 확장을 거듭. 강서점은 관절질환 외에 노인의 우울증 등 정신질환까지 보는 노인의학 클리닉을 개설. 힘찬병원은 이번 병원 개원으로 인천 연수, 부평, 서울 목동, 강남, 강북병원을 모두 합쳐 1000 병상 이상을 보유. 2002년 11월 인천 연수동에서 시작한 지 8년 만에 병상 1000개, 의료진 100여 명, 직원 1100여 명인 매머드급 병원으로 탈바꿈한 것. 이수찬 대표원장은 “‘가까운 힘찬병원에서 진료받으세요’라는 광고 문구처럼 지역 곳곳에 분원을 개원해 환자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해. 이 대표원장은 내년까지 서울 은평과 부산에도 병원을 추가해 병원을 8개로 늘릴 계획.“보건소가 알아서 백신폐기” 공문 논란 ○…질병관리본부는 1일부터 19∼49세 일반인을 대상으로 신종인플루엔자 백신을 무료 접종키로 하면서 변질 우려가 있는 백신을 보건소가 자체 폐기토록 공문을 내려 보낸 것에 대해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판이 일어. 한 보건소 공보의는 “일정한 기준을 제시해 백신을 폐기토록 해야지 보건소가 알아서 처리하라고 하는 건 책임 떠넘기기”라며 “유효기간 6개월인 백신을 1년으로 연장한 것에 대해서도 설명하라는데 과연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불만을 토로. 이에 대해 배근량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장은 “원래 인플루엔자 백신은 유효기간이 1년”이라며 “소문처럼 신종 플루 백신이 폐기량이 많다는 비판을 의식해 유효기간을 늘린 것은 아니다”고 해명.}


울릉도에서 칡소가 크고 있다. 시인 정지용의 시 ‘향수’의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이라는 구절에 나오는 얼룩백이(얼룩빼기가 표준어임) 황소가 칡소다. 울릉도는 한때 잊혀졌던 칡소를 복원해 사육하는 사업을 ‘섬의 미래’로 선정했다. 맑은 공기에서 약초를 먹고 자란 칡소를 고급 한우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한국의 새 명품 먹을거리’ 시리즈 첫 회로 울릉도 칡소를 소개한다. ■ 여야 지방행정체제 개편 19대 국회로 넘기기로1000년 이상 유지돼 온 중앙정부-도-시군-읍면동 행정체제를 새롭게 바꾸겠다며 여야 합의로 마련한 지방행정체제 개편 특별법이 또다시 표류할 위기에 놓였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논의만 무성했던 행정체제가 과연 달라지기는 하는 건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 “남의 행복이 싫어…” 묻지마 살인 충격TV를 시청하며 한가로이 주말 오후를 보내던 한 가정의 행복이 순식간에 풍비박산이 났다. 흉기를 들고 난데없이 뛰어든 한 괴한 때문이다. 남편은 숨졌고, 아내도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시민 제보로 경찰이 한 달여간 추적한 끝에 붙잡힌 범인이 밝힌 범행 동기는? ■ 9·11테러 9주년… 갈라진 미국사회이슬람 과격주의자들의 테러에 3000여 명이 목숨을 빼앗긴 9·11테러가 일어난 지 9년이 흘렀다. 테러 현장인 맨해튼 그라운드제로에서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행사가 엄숙하게 진행됐지만 뉴욕을 비롯해 미국 전역에서 그라운드제로 인근에서 추진되고 있는 이슬람 모스크(사원) 건립 찬반 시위가 벌어지면서 미국이 둘로 갈라졌다. ■ 건강검진 받는 20대 는다는데… 필요성 논란20대 젊은이들이 건강검진을 받는 경우가 5년 새 10%포인트나 늘었다. 그만큼 젊은이들도 ‘건강’이 화두인 셈이다. 하지만 초음파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 비싼 검사까지 받을 필요가 있느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검진을 통해 병을 발견하는 비율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백은 우변 전투에서 물러서는 순간 진다. 유일한 보고인 중앙 백 진이 깨지면 백약이 무효다. 백 66의 강력한 젖힘에는 이 같은 백의 절박함이 깃들어 있다. 백 74까지 유재호 3단은 마지노선을 지키는 심정으로 버티고 있다. 백 74는 선수. 참고도 흑 1로 끊으면 백 6까지 흑이 잡힌다. 그래서 흑 75, 77은 정수. 김지석 7단은 우변 싸움에서 손을 빼 흑 79로 잽을 날린다. 이런 수가 은근히 상대를 괴롭힌다. 무시하자니 후속타가 두렵고, 받아주자니 공연히 한 방 먹은 거 같아 억울하다. 그래도 후속타를 맞는 것보단 억울한 게 낫다. 백 80으로 받은 것이 최선. 흑 81, 83은 실리로도 크고 백의 공배를 채우고 있어 백의 행마를 어렵게 한다. 수를 놓을 때 흑이 기분 좋은 경우가 많을 걸 보면 흐름은 확실히 흑 편이다. 백 84. 유 3단은 결단을 내렸다. 중앙 백 진은 뒷맛이 매우 좋지 않다. 여기를 보강하는 것이 정수지만 지금 지키는 정도로는 흐름을 뒤바꿀 수 없다. 그래서 백 84로 틀어막아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한다. 김 7단의 짙은 눈썹이 꿈틀한다. 이렇게 배짱을 부리는 상대에겐 제대로 뜨거운 맛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속기인 김 7단이 5분 가까이 투자해 흑 85를 놓았다. 백 중앙이 무사할 수 없으리라는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뭔가 일이 터질 듯 시끄러운데 아직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되진 않았다. 지금은 서로 거리를 찾고 있는 상태. 흑 47로 뛰자 그동안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좌변에서 흑 세력이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있다. 상변 변화가 흑에게 불리하지 않다고 한 것은 이런 이득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백은 상변에서 이어진 중앙 세력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 좌변에 흑 세가 생겼다고 이를 삭감하러 들어가는 건 집토끼(중앙)도 놓칠 수 있다. 백 48이 엷긴 한데 탄력적이다. 흑이 당장 뚫고 들어가긴 힘들다. 흑도 49, 51, 53으로 흠집만 내놓고 흑 55로 물러선다. 때가 무르익기를 기다리는 것. 김지석 7단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분명 활용할 시간이 온다고 믿고 있다. 백 56 때 흑이 중앙 백을 삭감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김 7단은 흑 57로 귀부터 지킨다. 이러면 상대가 상대의 무례함(?)에 열을 받기 시작하고 더불어 반상도 서서히 달궈진다. 백은 참고도처럼 여유를 부릴 수 없다. 흑 8까지 흑에게 쾌조의 흐름이다. 백은 백 64까지 우하 백 한 점을 버리고 중앙 세를 쌓는다. 이른바 다걸기 작전이다. 흑이 우변을 지키면 서로 집짓기 바둑이 된다. 그러나 반상의 파이터인 김 7단에게 이렇게 밋밋한 진행은 싫다. 흑 65로 강렬하게 붙여 간다. 이제 진짜 싸움 구경할 수 있게 됐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웅장한 상변 백세로 흑이 깊숙이 쳐들어갔다. 백도 이미 예상했던 바. 잡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백은 효율적 공격으로 야금야금 이득을 보려 한다. 그러나 공격의 성과가 없으면 곧바로 불리해지는 것이 이 같은 세력 바둑의 단점이다. 일단 백 28로 근거를 뺏는 것은 절대. 유재호 3단은 참고 1도와 같은 진행을 바라고 있다. 흑 1로 탈출할 때 백2, 4로 씌워 공격하는 것이 강력하다. 백 10까지 중앙에도 백세를 쌓고 좌변도 지킬 수 있다. 김지석 7단은 백의 의도와 달리 흑 29의 날일자로 달린다. 백 30으로 끊겠다고 하면? 흑 31로 가볍게 행마한다. 이 변화의 핵심은 상변에 침투한 흑 한 점을 가볍게 보고 버리는 것. 아마추어들이 이런 진행을 선뜻 택하지 못하는 것은 상변 흑 한 점이 잡히는 것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것. 물론 상변 백 집이 늘었지만 흑은 35까지 중앙을 두텁게 해 상변 백세를 최대한 납작하게 눌렀다. 또 선수를 잡아 흑 37로 달릴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 계산하면 결코 흑이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 백 38은 요처. 흑 39는 응수타진인데 백 40이 역 응수타진. 참고 2도 흑 1로 받으면 백 8까지 백의 실리가 돋보인다. 그래서 김 7단도 흑 41의 강수를 들고 나왔는데 백 44까지 반상이 점점 어지러워지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