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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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있을지도 모를 스포츠의 뒷담화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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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4~202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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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골퍼 변신 윤석민 “잘 부탁드립니다”, 최경주 “정말 대단… 1부투어 도전해 보라”

    “준회원 9074번 윤석민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난 준회원 번호는 기억도 안 나. 정회원 190번 최경주입니다.” 15일 SK텔레콤 채리티 오픈이 열린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 프로야구 KIA 에이스 출신으로 얼마 전 프로 골퍼가 된 윤석민(38)은 한국 남자 골프의 레전드인 최경주(54)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KIA에서 뛰는 동안 77승 86세이브를 거둔 윤석민은 지난달 열린 2024 제1차 한국프로골프(KPGA) 프로 선발전을 ‘6전 7기’ 끝에 통과해 프로 골퍼가 됐다. 최경주는 “다른 종목 선수 출신이 뒤늦게 프로가 됐다니 정말 대단하다. 이왕 이 길로 들어선 김에 1부에서 뛸 수 있는 투어 프로(정회원)까지 도전해 보라”고 덕담을 건넸다. 이날 윤석민은 KPGA투어 3승의 김한별과 한 조를 이뤄 골프 유튜버 심짱-최승진 조와 9홀 이벤트 경기를 했다. 최경주는 개그맨 이경규와 팀을 이뤄 ‘홈런 타자’ 출신 이대호-허인회 조와 대결했다. 윤석민은 프로답게 270m 안팎의 드라이버샷과 깔끔한 아이언샷을 보여줬다. 야구 국가대표팀에서 윤석민과 한솥밥을 먹었던 이대호(42)는 “(윤석민이) 프로가 되더니 샷 자체가 달라졌다”고 했다. 이들은 대회 상금 5000만 원을 최경주재단에 기부했다. 이 돈은 대한지적장애인골프협회와 SK텔레콤이 함께 개최하는 ‘SK텔레콤 어댑티브 오픈’에 쓰인다. 핀크스 골프클럽에선 16일부터 나흘간 KPGA투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3억 원)이 열린다. 최경주가 21번째 컷 통과에 도전하고 김비오는 통산 3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작년 대회 우승자 백석현을 포함해 박상현, 이상희, 함정우 등 역대 챔피언들도 출전한다.서귀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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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셰플러 vs 매킬로이’ PGA챔피언십 누구 품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이 16일부터 나흘간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의 발할라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156명 중 우승에 가장 근접한 선수로는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꼽힌다. 셰플러는 이번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올해 출전한 10개 대회에서 4번이나 우승했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와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포함해 4번의 우승을 모두 총상금 2000만 달러(약 274억 원) 이상의 특급 대회에서 거뒀다. 셰플러는 아내의 출산이 임박하자 지난달 RBC 헤리티지 우승 이후 약 3주간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9일 첫아들 베넷이 태어나면서 기분 좋게 메이저대회 2연승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발할라 골프클럽에 14일 도착한 셰플러는 동료 선수들과 대회 관계자들로부터 많은 축하를 받았다. 셰플러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매킬로이다. 매킬로이는 13일 끝난 특급 대회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PGA투어 통산 26번째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매킬로이가 마지막으로 우승한 메이저대회가 2014년 이곳에서 열린 PGA챔피언십이었다. 매킬로이는 2012년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키아와 아일랜드에서 열린 대회를 포함해 개인 세 번째 PGA챔피언십 우승에 도전한다. PGA투어는 이번 대회 우승 후보를 예측하는 파워랭킹을 발표하면서 매킬로이를 1위, 셰플러를 2위로 꼽았다. 한국 선수 중에는 안병훈의 활약이 기대된다. 안병훈은 직전 대회인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매킬로이, 잰더 쇼플리(미국)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안병훈은 올 시즌 출전한 13번의 대회에서 준우승 한 차례를 포함해 톱5에 네 번 들었다. 이번 대회 파워랭킹은 15위까지 발표됐는데 한국 선수로는 안병훈(11위)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임성재, 김시우, 김주형, 이경훈, 김성현과 2009년 아시아 선수 최초로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양용은도 출전한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마스터스 이후 한 달 만에 대회에 나선다. 우즈는 2000년 PGA챔피언십 우승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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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홈런성 타구 잡으려던 이정후, 어깨 빠져 교체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가 수비 도중 어깨를 다쳐 곧바로 교체됐다. 처음에는 가벼운 부상이라는 소견이 나왔지만 통증이 가시지 않아 정밀 진단을 받기로 했다. 이정후는 13일 신시내티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안방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 1회초 2사 만루 위기 상황에서 상대 6번 타자 제이머 칸델라리오가 날린 홈런성 타구를 잡으려고 점프했던 이정후는 담장에 부딪친 뒤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이 타구는 담장 위에 맞고 그라운드로 떨어졌고 그사이 주자 세 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2분 가까이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던 이정후는 더그아웃에서 달려온 팀 수석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이정후 자리에는 타일러 피츠제럴드가 대수비로 투입됐다. 자기 파울 타구에 발을 맞아 세 경기 연속 결장했다가 이날 복귀한 이정후는 어깨 부상으로 타석에 한 번도 들어서지 못하고 전력에서 다시 이탈하게 됐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이정후의 부상을 처음엔 ‘염좌(sprained)’로 발표했다. 하지만 6-5 승리 후에는 ‘탈구(dislocated)’로 정정했다. 염좌가 단순히 접질린 증상이라면 탈구는 뼈가 어깨 관절에서 빠져나온 상태다. ‘분리(separated)’라는 표현을 쓴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좋지 않아 보인다. 내일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검사를 해봐야겠지만 좋지 않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검진 결과 탈구로 드러난다면 적지 않은 기간 결장이 예상된다. 상황에 따라 수술대에 오를 수도 있다. 이정후는 한국프로야구 넥센(현 키움) 시절에도 같은 부위를 두 차례 다친 적이 있다. 2018년 6월 19일 두산과의 잠실 경기 때는 7회초 공격 때 3루로 슬라이딩을 하다가 왼쪽 어깨를 부여잡았다. 어깨뼈에서 위팔뼈가 빠지지 않게 잡아주는 관절와순이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은 이정후는 한 달 뒤인 7월 19일이 되어서야 복귀했다. 또 그해 10월 20일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9회말 수비 도중 슬라이딩 캐치를 하다가 같은 부위를 다쳐 결국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았다. 이번에 다친 곳도 같은 부위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주전들의 부상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경기 전만 해도 외야수 마이클 콘포토가 허벅지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포수 패트릭 베일리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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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OC 위원 도전 박인비 “세 살 운동 습관 평생 갑니다”[이헌재의 인생홈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하는 ‘골프 여제’ 박인비(36)는 2024 파리 여름올림픽 개막(7월 26일) 열흘 전쯤 프랑스 파리로 출국할 예정이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 가능한 한 많은 선수를 만나 지지를 호소할 생각이다. 1988년생 용띠인 그는 용의 해인 올해 좋은 일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여러모로 조짐이 좋다. 지난달 딸 인서 양의 돌잔치 때도 그랬다. 스윙 코치인 남기협 프로(43)와 결혼 9년 만에 얻은 인서 양은 부부의 바람대로 돌잡이 때 골프공을 집었다. 예전부터 박인비는 “이왕이면 인서가 골프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돌잡이 때도 골프공을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놓을 것”이라고 말해 왔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 박인비의 인생을 바꿔놨다. 그해 116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부활한 골프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그는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올림픽 금메달+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메이저대회 7승을 포함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21승을 거둔 그는 “메이저대회도 여러 번 우승했지만 영혼을 팔아서라도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는 올림픽밖에 없었다”며 “올림픽 기간 내내 ‘반드시 시상대 제일 높은 자리에 서고 싶다’는 마음이 떠나질 않았다. 이래도 되나 싶은 정도로 욕심이 났다”고 했다. 첫 올림픽 이후 그는 IOC 선수위원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파리 올림픽에서 IOC 선수위원 선거에 나서는 그에겐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용띠 친구들이 주축인 ‘V157’ 회원들이다. 박인비를 포함해 신지애, 최나연, 이보미, 김하늘, 이정은, 유소연 등 7명이 2018년 이 모임을 만들 당시 이들이 각각 거둔 우승 횟수를 합한 숫자가 ‘157’이었다. 수시로 만나는 이들은 올 초 설악산 흔들바위에 함께 올라 소원을 빌기도 했다. 박인비가 가장 바라는 그림은 파리 올림픽에서 신지애를 만나는 것이다. 아직 선수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신지애는 파리 올림픽 출전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지애와 꼭 파리에서 만나서 우리가 아직 살아 있다는 걸 보여주자고 다짐했다”며 웃었다. 꾸준한 운동과 충분한 휴식을 통해 큰 부상 없이 선수 생활을 해 온 그는 요즘 바쁜 육아 중에도 건강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전처럼 자주 피트니스센터 등을 다니진 못하지만 틈틈이 유산소 운동, 웨이트트레이닝, 필라테스 등을 한다. 식생활도 육류 위주에서 채식을 가능한 한 많이 하려 애쓰는 중이다. 그는 어릴 때의 운동 습관이 평생의 건강을 좌우할 수 있다고 했다. 박인비 자신도 어릴 때 골프채를 잡기 전 테니스와 수영, 스키, 발레 등 다양한 종목을 접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운동을 하면서 지금까지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진 것 같다”며 “인서에게도 골프뿐 아니라 다양한 종목을 경험하게 해줄 생각이다. IOC 선수위원이 되면 더 많은 아이가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 2024-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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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비-신지애 “우리 파리에서 만나자”…용의 해 1988년 용띠의 다짐[이헌재의 인생홈런]

    한국 여자 골프 선수들의 활약이 예전 같지 않다. 한국 선수들은 불과 몇 해 전까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우승을 밥 먹듯 했지만 올 시즌엔 5월 중순이 되도록 아직 1승도 신고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 여자 골프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 ‘골프 여제’ 박인비(36)의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딸 인서 양이 있기 때문이다. 인서 양은 박인비와 남편 남기협 프로(43)가 결혼 9년 만인 지난해 얻은 소중한 딸이다. 남편의 성과 박인비의 ‘인’자를 따와 이름을 지었다. 지난달 열린 돌잔치에서 인서 양은 미래의 한국 대표 골퍼를 향해 성공적인 첫걸음을 내딛었다. 박인비-남기협 부부의 바람대로 돌잡이 때 골프공을 잡은 것이다. 박인비는 예전부터 “이왕이면 인서가 골프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돌잡이 상을 세팅할 때도 골프공을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놓을 것”이라고 말해왔는데 인서 양은 박인비-남기협 부부의 희망대로 골프공을 손에 쥐었다. 박인비는 세계 최고의 여자 골프 선수 중 한 명이다. 2008년 메이저대회 US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LPGA 통산 21승을 거뒀다. 21승 가운데 무려 7번이 메이저대회 우승이었다. 4대 메이저대회 우승을 의미하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도 달성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116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복귀한 골프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그는 남녀 선수를 통틀어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올림픽 금메달+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유일한 선수다. 그해 LPGA투어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남편 남기협 프로는 박인비를 최고의 선수로 만든 코치다. 박인비는 첫 우승 이후 3년간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그런데 2012년부터 남 프로가 코치 겸 매니저로 박인비와 동행하면서 함께 20번의 우승을 합작해냈다. 둘은 2014년 결혼식을 올렸다. 박인비가 인생 최고의 우승으로 꼽는 두 대회 역시 2012년 에비앙 마스터스와 2016년 리우 올림픽이다. 에비앙 마스터스는 남 프로와 함께 한 뒤 처음 맞은 우승이었고, 리우 올림픽 금메달은 드러내 놓고 욕심을 부렸던 우승이었다. 박인비는 “메이저대회도 여러 번 우승했지만 내 영혼을 팔아서라도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는 올림픽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보통 대회를 치를 때는 머리를 싹 비운 상태에서 임한다. 그런데 올림픽에서는 ‘반드시 단상 제일 높은 자리에 서고 싶다’는 마음이 떠나질 않았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욕심이 났다”고 했다. 박인비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을 굳힌 것도 바로 그때였다. 그는 “올림픽이라는 대회가 주는 감동은 다른 어떤 대회와도 비교할 수 없었다. 올림픽에서만큼은 내가 온 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고 느꼈다”며 “올림피언이 된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올림픽과 관련된 일을 한다면 더욱 영광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타이밍도 절묘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IOC 선수위원이 되려면 때가 맞아야 한다. IOC 선수위원에 출마하려면 올림픽이 열리는 해당 연도 또는 직전 올림픽에 출전했어야 한다. 또한 한 나라는 한 명의 선수위원만 보유할 수 있다. 박인비는 그 두 가지 요건이 모두 맞아떨어졌다. 2021년 도쿄 올림픽 때 다시 한 번 올림픽 무대에 나섰고, 2024년 파리 올림픽을 끝으로 유승민 현 IOC 선수위원(대한탁구협회장)의 8년 임기가 끝나기 때문이다. 마음속에 담아온 IOC선수위원의 꿈은 지난해 박인비가 IOC 선수위원 선거에 출마할 한국 대표로 결정되면서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박인비는 김소영(배드민턴), 김연경(배구), 이대훈(태권도), 진종오(사격) 등 쟁쟁한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평가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1위를 차지했다. 체육회 관계자는 “박인비의 뛰어난 외국어 구사 능력이 심사위원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중학교 시절 미국으로 골프 유학을 떠나 고교를 미국에서 나온 박인비는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한다. 미국 TV쇼에 나와 진행자와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다. 박인비의 뒤에는 또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골프계의 대표적인 친목 모임인 ‘V157’ 멤버들이다. 박세리의 활약을 보고 자란 ‘박세리 키즈’들인 박인비, 최나연, 이보미, 김하늘, 이정은5, 신지애, 유소연 등 7명이 2018년 이 모임을 만들었다. 1990년생인 유소연을 제외한 6명은 모두 1988년생 용띠들이다. 모임을 만들 당시 이들이 거둔 우승을 합한 숫자가 ‘157승’이었다. V157 회원들은 일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자주 만나는 사이다. 이들은 올 초에는 함께 설악산 흔들바위에 올라 함께 소원을 빌기도 했다. 박인비는 “친구들이 농담처럼 ‘파리 올림픽 때도 다 같이 가서 선거운동을 돕자’고 하더라”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지만 말만으로도 너무 고마웠다”고 했다. 최나연과 김하늘 등에 이어 최근 유소연이 은퇴를 선언하면서 현재 많은 회원들이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일본 투어를 주 무대로 뛰는 신지애만큼은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며 파리 올림픽 출전을 노리고 있다. 박인비는 “(신)지애에게 꼭 파리에서 만나자고 얘기했다. 지애가 선수로 나오게 된다면 정말 대단할 일”이라며 “꼭 파리에서 만나서 우리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자고 다짐도 했다”며 웃었다. 박인비의 선수위원 선출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선수로서 워낙 출중한 성적을 올린 데다 골프는 타 종목 선수들도 여가를 통해 많이 즐기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또한 박인비는 딸을 키우고 있는 ‘워킹맘’으로서 같은 처지의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줄 수 있다. 만약 박인비가 IOC 선수위원이 된다면 한국에서는 처음 나오는 여성 IOC 선수위원이 된다. 그는 “골프는 전 세계적으로 저변이 넓은 종목이다. 현재 올림픽에서는 남녀 모두 개인 스트로크 플레이로 경기를 치르고 있지만 앞으로는 매치플레이나 혼성 종목 등 영역 확대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인비-남기협 부부는 7월 26일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에 앞서 7월 중순 경 미리 파리로 출국한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박인비는 “유승민 위원이 2016년 리우 대회 선거 운동 기간 450km를 걸어 6kg이 빠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파리에서 500km를 걸어 10kg이 빠지는 걸 목표로 열심히 뛰어다니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창 왕성하게 선수로 뛰던 시절 그는 꾸준한 운동과 충분한 휴식을 통해 큰 부상 없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 왔다. 요즘은 그는 ‘육아’라는 또 다른 도전 속에서 나름대로 건강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전처럼 규칙적으로 피스니스 센터 등을 다니진 못하지만 틈틈이 유산소 운동, 웨이트 트레이닝, 필라테스 등을 한다. 식생활도 육류 위주에서 채식을 최대한 많이 하려 애쓰는 중이다. 그는 “워낙 고기를 좋아했는데 요즘은 지속 가능한 식단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두부 샐러드 등 야채류를 많이 먹으려 한다”고 했다. 그는 어릴 때의 운동 습관이 평생의 건강을 좌우할 수 있다고 했다. 박인비 스스로도 어릴 때 골프채를 잡기 전 테니스와 수영, 스키, 발레 등 다양한 종목을 접했다. 운동과 함께 피아노도 배웠다. 그는 “어려서부터 운동을 하면서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진 것 같다. 스키만 해도 오랜만에 타도 어릴 때의 기억으로 슬로프를 타고 내려올 수 있다”며 “인서에게도 골프 뿐 아니라 다양한 종목을 경험하게 해줄 생각이다. IOC 선수위원이 되면 더 많은 아이들이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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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장님+만원 관중=끝내기승… ‘복덩이’ 페라자 굿바이 홈런, 한화 3연패 탈출[어제의 프로야구]

    회장님의 직관과 만원 관중의 응원 덕분이었을까. 한화가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믿기 힘든 짜릿한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한화는 1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키움과의 안방 경기에서 연장 10회말에 터진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5-4로 승리했다. 한화는 3연패에서 벗어나며 15승 23패(승률 0.395)가 됐다. 전날까지 9위에 머물던 한화는 이날 상대였던 키움과 동률이 되며 공동 8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반면 키움은 최근 7연패의 늪에 빠졌다. 경기 전부터 한화 구단주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계열사 임직원 500여 명과 함께 야구장을 찾으면서 분위기가 달아 올랐다. 김 회장은 올 시즌 홈 개막전이던 3월 29일 KT전에 이어 42일 만에 다시 야구장을 찾았다. 여기에 경기 시작 4분이 지난 오후 6시 34분에 1만 2000명의 만원 관중이 스탠드를 가득 메웠다. 올 시즌 17번째 만원 관중이었다. 한화는 2회말 정은원의 적시타와 상대 폭투, 야수 선택 등으로 3점을 올리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선발로 나선 산체스도 5회까지 무실점으로 역투를 이어갔다. 하지만 3회 2사 1,2루, 4회 2사 1,3루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사이 키움에 추격을 허용했다. 호투하던 산체스는 6회 2사 후 도니 도슨, 김혜성, 이주형에게 3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1점을 내줬다. 7회에는 무사 2,3루에서 김재현의 우익선상 2타점 적시타로 3-3 동점이 됐다. 이 순간 우익수 페라자의 결정적인 수비 실책이 나왔다. 임지열의 라이나성 타구를 잘 따라간 뒤 글러브를 내밀었지만 공이 글러브 안에 들어갔다 나와버린 것. 페라자의 실책 때문에 1사 1루가 되어야 할 상황이 무사 1, 2루로 돌변했다. 한화는 산체스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이민우를 구원 투입했지만 이민우가 대탸 이용규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내주며 3-4 역전을 허용했다. 이민우는 그러나 계속된 위기에서 로니 도슨을 중견수 짧은 뜬공 처리한 뒤 김혜성과 이주형을 연속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다시 한번 경기를 뒤집은 일등공신은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던 페라자였다. 페라자는 8회 김재웅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간 뒤 폭투 때 2루를 밟았다. 이후 문현빈의 우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아 4-4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 10회말 선두타자로 다시 타석에 들어선 페라자는 김동혁의 4구째 한가운데 높은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홈런을 때려내며 극적인 승리를 완성했다. 자신의 KBO리그 첫 끝내기 홈런이었다. 시즌 12번째 홈런을 터뜨린 페라자는 최정 한유섬(SSG) 김도영(KIA) 강백호(KT·이상 11개) 등을 제치고 홈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김승연 회장이 방문했던 3월 29일 경기에서 9회말 임종찬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했던 한화는 이날 다시 한번 극적인 연장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SSG는 광주 방문경기에서 새 외국인 투수 드루 앤더슨의 호투와 박성한의 4안타를 앞세워 선두 KIA에 4-2로 승리했다. 대체 선수로 입단한 앤더슨은 KIA 타선을 상대로 3이닝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을 잡아내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SSG는 6회까지 1-0으로 앞서다 7회말 한준수에게 우월 투런포를 얻어맞아 1-2로 역전을 허용했지만 8회초 공격에서 곧바로 리드를 찾아왔다. 박성한의 적시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이지영의 유격수 쪽 강습 타구 때 두 명의 주자가 홈을 밟았다. KIA 최형우는 KBO리그 최초로 통산 500번째 2루타를 쳤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전날까지 5연승을 달린 팀들끼미 맞붙은 잠실 경기에서는 두산이 KT를 7-3으로 꺾고 6연승을 달렸다. 두산은 선발 투수 김유성이 1과 3분의1이닝 2피안타 3볼넷 2실점으로 조기 강판됐지만 2회부터 가동된 불펜진이 남은 7과 3분의2이닝을 1실점으로 막으면서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타선에서는 김재환이 선제 2점 홈런을 날렸고. 외국인 타자 라모스가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으로 활약했다. 1회 2점 홈런을 때린 김재환은 잠실구장 100홈런을 달성했다. 국내 야구장 중 가장 규모가 큰 잠실구장에서 100홈런을 친 선수는 김동주(전 두산), 김현수(LG)에 이어 3번째다. 디펜딩 챔피언 LG는 롯데를 9-1로 대파하며 3연승을 달렸다. LG 선발 엔스가 6과 3분의1이닝 1실점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전날까지 5연승 중이던 롯데는 연승 행진을 이어가지 못한 채 최하위 자리도 벗어나지 못했다. 롯데 수비진은 이날 5개의 실책을 범하며 자멸했다. NC는 창원 경기에서 7회 김주원의 만루홈런 등에 힘입어 삼성을 10-3으로 크게 이겼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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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홈런-타점-안타 모두 1위…‘천재’ 강백호 4안타에 KT는 5연승 ‘매직’ [어제의 프로야구]

    올 시즌 ‘천재 타자’의 모습으로 돌아온 KT 강백호가 시즌 두 번째 4안타 경기를 했다. 팀은 5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KT는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와의 안방경기에서 선발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의 6이닝 1실점 호투와 4안타를 몰아친 강백호의 활약을 앞세워 6-2로 승리했다. 시즌 초반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KT는 5연승과 함께 승률을 0.447(17승 21패 1무)까지 끌어올리며 중위권 진출을 눈앞에 뒀다. 순위는 여전히 7위이지만 6위 두산에 3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KT는 또 지난달 23일 한화전부터 시작된 안방 경기 연승 기록을 ‘7’로 늘렸다. 이날 2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강백호는 화려한 방망이 쇼를 선보였다. 강백호는 0-1로 뒤진 1회말 무사 1루에서 NC 선발 투수 신민혁을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쳐내며 1루 주자 천성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강백호는 3회에는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려낸 뒤 후속 장성우의 좌중간 적시타 때 홈을 밟아 경기를 뒤집었다. 5회 2루수 앞 땅볼로 주춤했던 강백호와 7회와 8회에는 모두 깨끗한 좌전 안타를 때려내며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지난달 4일 KIA전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 4안타 경기였다. 강백호는 이날 5타수 4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이날 맹타로 강백호는 홈런 뿐 아니라 타점과 최다 안타에서도 1위를 질주했다. 11홈런으로 이 부문 공동 1위인 강백호는 4개의 안타를 더해 58안타로 이 부문 1위로 올라섰다. 타점에서도 37개로 1위이고, 총 루타 수에서도 101개로 1위다. 지난 2년간 몸과 마음의 부상으로 주춤했던 강백호는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자신의 커리어 최고 기록을 다시 세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백호의 역대 최고 타율과 최다 타점은 2021년 기록한 0.347, 102타점이고 최다 홈런은 신인이던 2018년의 29개다. 강백호가 살아나면서 최근 KT도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있다. 지난해에도 시즌 초반 부진하다가 한국시리즈 진출에까지 성공했던 KT는 올해도 시즌 초반 최하위의 수모를 딛고 최근 승리를 쌓아가고 있다. KT는 최근 10경기에서 7승 3패를 기록하며 두산과 함께 최다승 타이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져 있는 토종 에이스 고영표와 셋업맨 이상동, 주전 외야수 배정대 등이 돌아오면 한층 강해질 수 있다. 6위 두산 역시 5연승을 질주했다. 두산은 같은 날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2-2 동점이던 9회초 대거 3점을 뽑아내며 5-2로 승리했다. 두산은 9회초 연속 3안타로 만든 1사 만루 찬스에서 허경민의 2타점 좌전 적시타로 두 점을 달아났다. 후속 강승호 역시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승부를 갈랐다. 8번 타순으로 밀린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가 4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부활의 기미를 보였다. 7회 등판해 1과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최지강이 시즌 첫 승을 신고했고, 9회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홍건희는 4세이브째를 따냈다. 키움은 최근 6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최하위로 처졌던 롯데 역시 파죽의 5연승을 달리며 9위 한화와의 승차를 지웠다. 롯데는 8회 전준우의 만루홈런 등 장단 19개의 안타로 한화 마운드를 폭격하며 18-5, 대승을 거뒀다. 롯데는 선발 나균안이 3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됐지만 김상수-한현희-임준섭-전미르-진해수-최준용-현도훈 등 불펜을 총가동하며 승리를 지켰다. 롯데 타선은 이날 시즌 두 번째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했다. 13승 1무 22패(승률 0.371)를 기록한 롯데는 한화(14승 23패·승률 0.378)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약간 뒤져 있다. LG는 잠실 경기에서 SSG 에이스 김광현을 넘어 3-1로 승리했다. LG는 김광현의 구위에 눌려 6회까지 0-1로 뒤졌지만 7회 찾아온 단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문성주의 볼넷과 김현수의 안타로 만든 무사 1, 3루에서 오스틴의 땅볼 때 3루 주자 문성주가 홈에서 아웃됐지만 김광현의 폭투로 만든 1사 2, 3루에서 김범석의 바운드가 큰 3루수 쪽 땅볼 때(기록상 안타) 동점을 만들었다. LG는 계속된 1사 만루에서 박동원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결승점을 뽑았고, 신민재 역시 바뀐 투수 노경은에게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 점을 더했다. 삼성은 대구 경기에서 2-2 동점이던 8회말 김헌곤의 2루타 등으로 3점을 더해 5-2로 승리하며 최근 3연패에서 벗어났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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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의 5회’에… 믿었던 류현진 2승 4패 부진

    올 시즌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한화는 5강 전력으로 평가됐다. 한화는 지난해까지 최근 5시즌 동안 전체 10개 구단 중 9-10-10-10-9위를 했던 팀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11년간 뛰다가 한화로 복귀한 류현진(37·사진)의 합류가 한화의 예상 성적을 끌어올린 가장 큰 이유였다. 하지만 올 시즌 정규리그 전체 일정의 4분의 1가량을 소화한 8일 현재 한화는 지난 시즌 최종 순위와 같은 9위다. 류현진도 팬들이 기억하는 ‘코리안 몬스터’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류현진은 8일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 5이닝 8피안타 5실점(5자책)을 기록하며 시즌 4패(2승)째를 당했다. 평균자책점은 5.21에서 5.65로 올랐다. 8일까지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25명 중 평균자책점 24위다. 류현진의 문제는 ‘마의 5회’를 제대로 넘지 못한다는 것이다. 4회까지의 류현진과 5회 이후 류현진은 완전히 다른 투수로 보인다. 이날 롯데전에서도 류현진은 4회까지 1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다. 하지만 5회 1사 후 이주찬, 박승욱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고 2사 후엔 고승민(2루타)-레예스(1루타)-전준우(3루타)에게 3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4실점 했다. 지난달 5일 키움전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4회까지 1피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지던 류현진은 4-0으로 앞선 5회 7연속 안타를 맞고 9점(9자책)을 내주며 무너졌다. 류현진의 한 경기 역대 최다 실점이었다. 류현진의 1∼4회 피안타율은 0.231(121타수 28안타)인데 5회 피안타율은 0.500(34타수 17안타)에 이른다. 타자와 상대하는 횟수가 늘수록 피안타율은 올라간다. 첫 번째 상대 시 0.206(68타수 14안타)인 피안타율은 두 번째 0.274(62타수 17안타), 세 번째 0.429(42타수 18안타)까지 높아진다. 류현진은 한국 무대 복귀가 이번 시즌 개막이 임박해 늦게 결정되면서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게 부진의 이유일 수 있다. 류현진의 구위가 예전만 못하다는 걸 안 타자들도 더 이상 그를 칠 수 없는 투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8일 경기에서 류현진을 상대로 2안타를 친 고승민은 “‘이길 수 있다’는 마음을 먹고 타석에 들어갔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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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안타 뽑아낸 이정후, SF 4연패 끊었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데뷔 후 처음으로 한 경기에서 3안타를 쳤다. 이정후는 8일 콜로라도와의 2024시즌 MLB 방문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출전해 5타수 3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전날 필라델피아전 4타수 2안타에 이은 이틀 연속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였다. 이정후는 5경기 연속 안타도 이어갔다. 시즌 타율은 0.252에서 0.264(140타수 37안타)로 올랐다. 이정후는 1회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투수 다코타 허드슨의 싱커를 공략해 우전 안타를 날렸다. 나머지 2개 안타는 빠른 발로 만들어 낸 내야 안타였다. 3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이정후는 1-0으로 앞선 4회 1사 1, 2루에서 3루수 앞으로 굴러가는 빗맞은 타구를 날린 뒤 1루로 전력 질주해 공보다 먼저 베이스에 도착했다. 1루로 뛰어가는 동안 헬멧이 벗겨질 정도로 온 힘을 다해 뛰었다. 이정후의 안타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은 샌프란시스코는 타이로 에스트라다의 내야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2-0으로 앞서 나갔다. 이정후는 후속 타자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의 2타점 적시타로 홈을 밟아 4-0으로 달아나는 득점을 기록했다. 8회초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1루수 앞 땅볼을 친 뒤 1루로 쇄도해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샌프란시스코는 5-0으로 이겨 4연패에서 벗어났다. 이날 샌디에이고의 김하성은 시카고 컵스와의 방문경기에 8번 타자 유격수로 나서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샌디에이고는 2-3으로 패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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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현-안병훈, PGA ‘더 CJ컵’ 나란히 4위

    김성현과 안병훈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에서 나란히 공동 4위에 올랐다. 김성현은 6일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6개, 보기 1개로 7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 합계 20언더파 264타를 기록한 김성현은 이번 시즌 자신의 최고 성적인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지난 시즌 PGA투어에 데뷔한 김성현은 아직 우승한 적이 없다. 투어 최고 성적은 작년 9월 포티넷 챔피언십에서 거둔 준우승이다. 올해 들어선 이번 대회 전까지 출전한 14개 대회에서 컷 탈락만 5번을 했다. 대부분 30∼60위권에 머물렀고 최고 성적은 지난달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서 남긴 공동 14위였는데 이번 대회에서 처음 톱10에 들었다. 김성현은 마지막 18번홀(파5) 세컨드샷을 홀 3.4m에 붙인 뒤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김성현은 이날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107위로 22계단 올랐다. 안병훈도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1개로 6타를 줄이며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시즌 네 번째로 톱10에 들었다. 안병훈은 세계랭킹을 41위에서 32위로 끌어올리며 2024 파리 올림픽 출전에도 한발 더 다가섰다. 올림픽 남자 골프에는 국가당 세계랭킹 상위 2명(6월 24일 발표 기준)이 출전한다. 안병훈은 김주형(23위)에 이어 한국 선수 중 두 번째로 순위가 높다. 초청 선수로 출전한 한국계 아마추어 유망주 크리스 김(17·영국)은 대회 최연소 컷 통과 기록을 남겼고 공동 65위(6언더파 278타)로 대회를 마쳤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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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세대’ 왼손 차명주 “날개뼈 당기기로 오십견 안녕”[이헌재의 인생홈런]

    한국 야구의 대표적인 황금세대인 ‘92학번’에는 걸출한 투수가 많았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필두로 임선동, 고 조성민, 손경수, 염종석 등이 모두 92학번 나이인 1973년생이다. 그중 차명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이사(51)는 황금세대를 대표하는 왼손 투수였다. 그는 현재 야구 개량 종목 중 하나인 베이스볼5의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도 맡고 있다. 5명의 선수가 5이닝 경기를 하는 베이스볼5는 중년 세대가 어릴 적에 많이 했던 주먹야구, 일명 찜뿌와 비슷하다. 고무공 하나만 있으면 어디서든 할 수 있다. 세트당 10∼1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출전 선수 5명 중 최소 2명은 다른 성별 선수가 포함되어야 하는 남녀 혼성 종목이기도 하다. 안전하고, 경제적이고, 경기 진행이 빨라 유럽과 남미, 아프리카 등에서 인기가 많다. 2026 다카르 청소년 올림픽 정식종목으로도 채택됐다. 고무공을 사용하는 이 종목의 사령탑이 프로야구 선수 시절 ‘고무팔’로 불렸던 차 감독이라는 게 흥미롭다. 1996년 롯데 1차 지명선수인 그는 롯데, 두산, 한화 등에서 11년간 613경기에 등판했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는 3년 연속 홀드왕을 차지했고, 세 차례(1999년, 2001년, 2005년)나 최다 등판 기록을 세웠다. 그렇게 많이 등판하고도 그는 어깨나 팔꿈치에 큰 부상을 당한 적이 없다. 비결은 웨이트트레이닝 같은 단축성(短縮性) 운동과 근육을 최대한 길게 펴면서 늘려주는 신장성(伸長性) 운동을 병행했기 때문이다. 선수 시절 그는 비시즌이 되면 항상 일본의 한 스포츠센터를 찾아 관절 가동 범위를 넓히고 유연성을 강화하는 훈련을 했다. 그는 일반인들에게 견갑골(날개뼈)을 뒤로 당겨 주는 운동을 추천했다. 두 팔을 몸에 붙인 채 날개뼈를 빠르게 뒤로 당기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동작이다. 그는 “현대인들의 몸은 대개 앞으로 굽어 있다. 이 때문에 앞 근육보다 뒤 근육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며 “날개뼈에 힘이 떨어지면 어깨 결림이나 오십견이 찾아온다. 틈날 때마다 날개뼈를 뒤로 빼는 동작을 해주면 어깨 통증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체 유연성을 유지하기 위해 고관절 운동도 수시로 한다. 각자의 가동 범위에 맞게 다리를 들어 의자 등을 넘는 동작을 하면 된다. 그는 “양다리를 하루에 10∼15번씩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돌려주는 동작만 해도 허리 통증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을 바탕으로 그는 현재 야구장 안팎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재능기부위원을 맡고 있는 그는 지난해 국민대 바이오메카닉스(생체역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논문을 남겨 두고 있는데, 같은 학교 스포츠산업대학원에서 야구 코칭 강의도 한다. 그는 “내가 평생 했던 야구와 학교에서 배운 생체역학을 접목하고 있다. 후배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으면서 최고의 경기력을 내는 데 도움을 주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 202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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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무팔→주먹야구 전도사 된 차명주…‘국민 놀이’ 찜뿌가 올림픽에?[이헌재의 인생홈런]

    고무공 하나, 테니스공 하나만 있으면 어디서나 할 수 있던 ‘주먹야구’를 기억하시는지. 동네에 따라 찜뿌, 찜뽕, 짬뽕, 손야구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던 주먹야구는 한때 모든 어린이들이 사랑했던 ‘국민 놀이’이자 운동이었다. 그런데 어쩌면 이 주먹야구가 올림픽 정식종목이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베이스볼5’라는 멋진 이름을 단 이 종목은 한국에서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지만 유럽과 남미, 아프리카 등에서는 이미 큰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야구의 국제화’와 어린 야구팬들을 겨냥해 2018년 베이스볼5의 공식 규칙을 만들었다. 그로부터 채 10년이 지나지 않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세네갈에서 열리는 2026 다카르 청소년 올림픽에서 베이스볼5를 정식종목으로 채택했다. 추억의 주먹야구가 이제는 세계인이 즐기는 종목으로 발전한 것이다. 한국에도 엄연히 베이스볼5 국가대표가 있다. 고무공을 사용하는 이 종목의 감독이 프로야구 선수 시절 수시로 등판해 ‘고무팔’로 불렸던 차명주(51)라는 점도 흥미롭다. 1996년 롯데 1차 지명선수로 계약금으로 5억 원을 받았던 차명주는 11년간 롯데, 두산, 한화 등에서 613경기에 등판했다. 두산 시절이던 2001년부터 2003년까지는 3년 연속 홀드왕을 차지했다. 1999년과 2001년, 그리고 선수 시절 말엽인 2005년 등 3차례에 걸쳐 최다 등판 기록을 세웠다. 팀당 133경기 시절이던 2001년에는 무려 84경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차명주는 “정말 무지막지하게 던졌다. 등판과는 별개로 불펜에서 몸을 풀지 않은 날이 거의 없었다. 10경기 연속 등판한 적도 있다”며 웃었다. 차명주는 은퇴 후 야구선수 전문 트레이닝센터를 운영했다. 그리고 한국야구위원회(KBO) 육성위원으로 어린 선수들을 지도했고, 현재는 재능기부 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동시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이사직도 맡고 있다. 그는 협회 이사 자격으로 베이스볼5을 담당하게 되면서 이 종목의 감독 겸 전도사가 됐다. 티볼과 함께 야구의 개량 종목 중 하나인 베이스볼5는 흥미로운 부분이 많다. 먼저 고무공 외엔 장비가 필요치 않아 경제적이고 안전하다. 한 경기당 5명이 5이닝 경기를 하는데 남녀 혼성 종목으로 최소 2명은 다른 성별이어야 한다. 큰 공간도 필요치 않고 경기 진행도 빠르다. 1세트 5이닝 경기는 10~15분이면 끝난다. 5세트를 해도 한 시간 안팎이다. 홈플레이트에서 펜스까지 거리는 18m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펜스를 넘기면, 즉 홈런을 치면 아웃이다. 펜스를 직접 맞혀도 아웃이다. 인플레이 타구를 수비수가 없는 곳으로 전략적으로 강하게 치고, 빨리 베이스를 달리는 게 중요하다. 차명주는 “아이들의 성장에 정말 좋은 운동이다. 야구는 초등학교 3학년 정도가 되어야 할 수 있지만 이 종목은 6,7세면 할 수 있다”며 “고무공을 사용하니 손 발달에 좋고, 발로 뛰어야 하니 운동도 많이 된다. 티볼과 함께 학교 체육으로 편입하기에 적합한 종목”이라고 말했다.베이스볼5은 차명주의 건강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쉴새 없이 등판하던 선수 시절 그의 몸무게는 80kg 정도였다. 그런데 은퇴 후 사업 등을 하면서 제대로 운동을 하지 못해 몸무게가 90kg 이상으로 부쩍 늘었다. 스스로 몸이 처진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몇 해 전부터 베이스볼5 선수들을 지도하고, 자신도 틈날 때마다 경기에 함께 뛰면서 처져 있던 뱃살이 쏙 들어갔다. 동시에 식이요법도 병행했다. 한때 술자리도 종종 가졌지만 이제는 피할 수 없는 자리가 아니면 술을 입에 대지 않는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는 가능한 한 ‘1일 1식’을 실천하고 있다. 저녁 한 끼를 가족들과 함께 먹는다. 이 같은 노력으로 현재는 80kg대 중반의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협회 일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국제대회나 회의에 참석할 일이 많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부터 건강한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며 “여전히 재능기부를 하고 있기 때문에 종종 공 던지는 시범도 보여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몸 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현역 시절 그렇게 많은 경기에 자주 등판하고도 그는 다른 투수들처럼 어깨나 팔꿈치에 큰 부상을 당한 적이 없다. 비결은 웨이트트레이닝과 같은 단축성(短縮性) 운동과 동시에 근육을 최대한 길게 펴면서 늘려주는 신장성(伸長性) 운동을 꾸준히 했기 때문이다. 두산 선수 시절 그는 최일언 코치의 조언에 따라 일본 돗코리현에 있는 월드윙 센터에서 신장성 수축 운동의 중요성을 배웠다. 관절의 가동 범위를 늘리고, 유연성에 중점을 둔 운동이었다. 그는 선수 시절 다른 선수들보다 2시간 정도 먼저 출근해 이 같은 유연성 운동을 꾸준히 해 왔다. 은퇴 후 그가 세운 야구선수 전문 트레이닝 센터가 성행할 수 있었던 이유도 단순히 근육을 강화시키는 것 외에 유연성 등에 신경을 쓴 프로그램 덕분이었다. 그는 일반인들도 간단히 할 수 있는 운동 몇 가지를 추천했다. 대표적인 게 날개뼈를 뒤로 당겨주는 운동이다. 두 팔을 몸에 붙인 채 날개뼈를 빠르게 뒤로 당기기만 하면 되는 단순한 동작이다. 의자에 앉아서도, 선 상태로도 할 수 있다. 벤치 프레스를 선 상태로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차명주는 “현대인들의 몸은 대개 앞으로 굽어 있다. 이 때문에 앞 근육보다 뒷 근육 운동을 많이 할 필요가 있다”며 “날개뼈에 힘이 떨어지면 어깨 결림이나 오십견이 찾아온다. 틈날 때마다 날개뼈들 뒤로 당기는 동작을 10~20회씩 해주면 어깨 통증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체 유연성 유지를 위해서는 고관절 운동도 수시로 한다. 이 역시 거창한 도구 필요 없이 각자의 가동 범위에 맞게 다리를 들어 의자 등을 넘기는 동작을 하면 된다. 그는 “양쪽 다리를 하루에 10~15번씩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돌려주는 간단한 동작으로도 허리 통증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차명주는 한국 야구의 대표적인 황금세대 중 하나인 ‘92학번’ 중 한 명이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임선동, 고 조성민 등이 동기생이다. 그 중 한양대에 함께 진학한 박찬호와는 더 특별한 관계다. 빙그레 이글스(한화의 전신)의 유혹을 막기 위해 한양대는 박찬호를 부산 송정에 있던 차명주의 집에 머물게 했고, 둘은 한 달 가까이 같이 살았다. 고교 투수 ‘빅3’에는 포함되지 못했지만 그 역시 왼손 투수로는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고, 롯데에 입단할 당시 5억 원이란 큰 계약금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당시부터 프로 진출보다는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한다. 그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까지만 뛰고 야구를 그만두려 했다. 그런데 출국을 위해 비행기를 타러 공항에 간 사이에 아버지가 롯데와 계약을 하면서 갑자기 프로에 입단하게 됐다. 뒤늦게 프로행이 결정되면서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탓에 롯데에서 큰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고 했다. 롯데에서 3년간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그는 1999년 두산으로 트레이드되고, 중간계투로 자리 잡은 후에야 고교 시절의 명성을 되찾았다. 2001년에는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기여했다. 그는 이후 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 지금 만학도의 꿈을 이뤘다. 46세이던 2017년 가을 국민대 대학원에 진학해 지난해 바이오메카닉스(생체역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논문을 남겨두고 있는 상태로 국민대 스포츠산업대학원에서 야구 코칭 전공 강의도 하고 있다. 그는 “내가 평생 했던 야구와 학교에서 배운 생체역학을 접목해 후배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으면서 최고의 경기력을 내는 데 도움을 주는 게 남은 목표”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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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온 야구 천재’ 강백호-김도영 홈런 경쟁

    강백호(KT·25)가 ‘야구 천재’의 모습을 되찾았다. 2022년 데뷔 당시 ‘제2의 이종범’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도영(21·KIA)도 3년 차에 ‘천재 소년’이란 닉네임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두 선수는 4일 나란히 시즌 11호 홈런으로 최정, 한유섬(이상 SSG), 페라자(한화)와 함께 홈런 공동 선두가 됐다. 서울고 재학 시절부터 투수, 포수, 외야수 등 여러 포지션에서 재능을 보인 강백호는 데뷔 시즌이던 2018년 홈런 29개를 때리며 신인왕에 올라 차세대 거포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2021년 16홈런, 102타점을 기록한 뒤로 지난 두 시즌 동안엔 ‘야구 천재’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2022년엔 발가락과 허벅지 부상이 겹치며 6홈런에 그쳤다. 작년엔 심리 불안을 이겨내지 못하고 8홈런에 머물렀다. 강백호가 다시 살아난 건 올해 포수 겸업을 하면서부터다. 강백호는 주전 포수 장성우의 부상으로 3월 31일 한화전 후반에 포수 마스크를 썼다. ‘포수’ 강백호의 실력은 모든 이들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포구는 물론이고 블로킹까지 잘 해냈다. 이후로 이강철 감독은 장성우가 휴식이 필요할 때면 강백호를 선발 포수로 내보내기 시작했다. 수비에서 자기 자리를 찾은 강백호는 타격에서도 자신감을 찾았다. 3월 8경기에서 홈런 1개에 그쳤던 강백호는 4월 25경기에서 홈런 9개를 날리며 세 시즌 만에 두 자릿수 홈런을 채웠다. 강백호는 5일 현재 타율 0.327에 리그에서 가장 많은 35타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부상에 발목을 잡혔던 김도영도 30홈런-30도루를 노리는 ‘호타준족’ 내야수로 거듭났다. 4월 25경기에서 홈런 10개와 도루 14개를 기록했다. 월간 10홈런-10도루는 프로야구 43년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이다. 주로 2번 타자 3루수로 출전하는 김도영은 5일 현재 타율 0.329, 11홈런, 27타점, 33득점, 14도루 등으로 거의 모든 공격 부문에서 상위권에 있다. 득점은 1위, 도루는 2위다.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면 2000년 박재홍(당시 현대·32홈런-30도루)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24년 만에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할 수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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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승 1위-1점대 평균자책점, 사자 에이스 원태인의 포효…삼성 공동 2위 점프[어제의 프로야구]

    삼성 투수 원태인이 에이스 본색을 발휘하며 다승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원태인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까지 19승 1무 13패를 기록 중이던 삼성은 이날 승리로 KIA, NC에 이어 세 번째로 20승 고지에 올라섰다. 삼성은 같은 날 LG에 4-5로 패한 NC와 함께 공동 2위로 올라섰다. 토종 에이스 원태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해 KBO리그에서는 4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에 오른 선수는 7명이나 됐다. 하지만 이날 원태인이 5승째를 거둔 반면 전날까지 함께 4승을 기록 중이던 KIA 제임스 네일이 패전 투수가 되면서 원태인이 다승 단독 1위에 오르게 됐다. 원태인은 1회부터 3회까지 단 35개의 공으로 단 한 명의 두산 타자에게도 1루를 허용하지 않은 완벽한 피칭을 했다. 1-0으로 앞선 4회말에는 정수빈의 빠른 발에 첫 실점을 했다. 무사 1루에서 허경민의 1루수 앞 땅볼 때 정수빈이 3루까지 쇄도했고, 1루 베이스 커버에 들어갔던 원태인이 3루로 악송구를 하면서 동점을 허용했다. 가장 큰 위기는 2-1로 앞선 5회말에 찾아왔다. 1사후 김재환에 볼넷을 허용했고, 헨리 라모스에게 안타를 맞았다. 전민재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으나 조수행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2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다음 타자 정수빈을 1루수 땅볼로 잡아내면서 리드를 지켜냈다. 1루 베이스 커버에 들어가서 직접 아웃을 잡아낸 원태인은 온몸으로 포효하며 기쁨을 표현했다. 원태인은 6회에도 등반해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를 완성했다. 원태인은 이날 최고 시속 150km의 빠른공과 날카롭게 떨어지는 슬라이더 등으로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 시즌 5승으로 이 부문 단독 선두에 오른 원태인은 평균자책점도 1.79까지 떨어뜨리며 네일(1.26)에 이어 2위를 유지했다. 최근 3경기에서 19이닝 연속 비자책 행진을 이어간 원태인은 경기 후 “(5회 만루 위기를 막은 뒤) 포효했던 것은 내게 한 질책이었다. 쉽게 승부해도 되는데 어렵게 가다가 스스로 위기를 맞았다. 많이 아쉬워서 꼭 막고 싶었다”며 “4회 실수로 점수를 내준 뒤 잠자고 있던 본능이 깨어난 것 같았다. 구위가 더 올라왔다”고 말했다. 원태인이 든든히 마운드를 지키는 사이 삼성 타선도 힘을 냈다. 2회 김영웅의 3루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1-1 동점이던 5회 1사 2, 3루에서는 구자욱이 왼쪽 펜스를 직접 맞히는 결승타를 때려냈다. 8회에는 2사 후 강민호, 김영웅, 이재현의 연속 3안타로 1점을 더 달아났다. 삼성은 8회 필승조 김재윤이 1점을 내줬으나 9회 2사 1, 2루에서 류지혁이 천금 같은 적시타를 때려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4-2로 앞선 9회말 등판한 마무리 투수 오승환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9세이브째를 따냈다. KT는 광주에서 선두 KIA를 12-5로 크게 이겼다. KIA로서는 경기 초반 나온 3개의 실책이 뼈아팠다. KIA 선발 네일은 6화 3분의1이닝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지만 6실점이 모두 야수 실책으로 인한 비자책점이었다. KIA 수비진은 이날 무려 5개의 실책을 범하며 자멸했다. SSG는 대전에서 한화를 4-3으로 꺾고 위닝시리즈를 기록했다. SSG는 2-3으로 뒤지던 5회 무사 1, 3루에서 박성한의 2루 땅볼 때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6회 무사 만루에서 대타 추신수가 이충호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SSG 최정은 5회 2사 후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쳐내며 역대 7번째로 400 2루타를 기록했다. LG는 창원에서 NC와 연장 승부 끝에 5-4로 이겼다. LG는 4-4 동점이던 10회초 2사 1, 3루에서 대타 홍창기의 적시타로 한 점을 다시 앞섰다. NC는 10회말 1사 2루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롯데는 홈에서 키움에 6-5 역전승을 거두며 최근 5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났다. 롯데는 힘겹게 9승(11패 1무)째를 거뒀지만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9위 KT와는 2.5경기 차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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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즈 “남은 메이저 대회 3개 모두 출전하고 싶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9·미국·사진)는 지난달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서 대회 역대 최다인 24회 연속 컷 통과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3, 4라운드에서 심한 부진을 보이며 컷을 통과한 60명의 선수 중 최하위로 대회를 마쳤다. 우즈가 기록한 16오버파 304타는 자신의 프로 경력을 통틀어 가장 나쁜 스코어였다. 하지만 우즈는 이에 굴하지 않고 올해 남은 3개 메이저대회에 모두 출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우즈는 2일 미국 NBC 프로그램 ‘투데이’에 출연해 “이번 달을 포함해 석 달 안에 3개의 대회가 남아 있다. 마스터스가 끝난 후 몸이 아프긴 했지만 남은 세 대회에 모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16일부터 PGA챔피언십이 열리고 6월 13일부터는 US오픈, 그리고 7월 18일부터 디 오픈(브리티시 오픈)이 예정돼 있다. 우즈는 메이저대회 우승에 대한 열망도 감추지 않았다. PGA투어 통산 최다 타이인 82승을 거두고 있는 우즈는 메이저대회에서 15번 우승했다. 최근 메이저대회 우승은 2019년 마스터스다. 오랜 스폰서였던 나이키와 결별한 후 자신의 의류 브랜드 ‘선 데이 레드(Sun Day Red)’를 론칭한 우즈는 “(15번의 메이저대회 우승을 의미하는) 15개의 줄무늬를 통해 선 데이 레드의 로고인 호랑이 모양을 만들었다”며 “내 목표는 로고를 망가뜨리는 것이다.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해 로고의 줄무늬를 계속 늘려가고 싶다”고 말했다.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기록은 잭 니클라우스(84·미국)의 18승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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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세 한국계 英 골프 유망주 크리스 김, PGA투어 데뷔

    2일부터 미국 텍사스주 맥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1)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에는 모두 156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쟁쟁한 프로들 사이에서 영국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는 아마추어 선수가 있다. 한국계 골프 유망주 크리스 김(17)이 주인공이다. 더 CJ컵 바이런 넬슨 메인 스폰서인 CJ는 그의 성장 가능성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후원 계약을 한 뒤 이번 대회에 초청했다. 고등학생인 크리스 김은 지난해 영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주니어 골프대회 R&A 보이스 아마추어 챔피언십을 비롯해 맥그리거 트로피, 유럽 아마추어 챔피언십 등을 석권하며 골프 종주국 영국의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작년 9월 주니어 라이더컵(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에서도 3승 1무를 기록하며 유럽팀 내 최고 선수로 뽑혔다. 크리스 김의 어머니는 한국과 일본, 미국 등에서 프로 골퍼로 뛰었던 서지현 씨(49)다. 199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자이언트 이글 클래식에서 공동 15위에 오르기도 했던 서 씨는 일본 투어에 갔다가 그곳에서 남편을 만나 영국으로 이주했다. 런던 인근 골프 클럽에서 티칭 프로로 일했던 서 씨는 크리스 김이 여덟 살 되던 해부터 골프를 가르쳤다. 크리스 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코치인 엄마로부터 긴장을 관리하는 법, 모든 샷에 집중하는 법, 잘못 친 샷을 잊는 법, 단순하게 플레이하는 법 등 모든 걸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PGA투어에 첫발을 내딛는 그는 “일단 컷을 통과하는 게 목표다. 나도 (156명의) 참가 선수 중 한 명이고, 우승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총상금 950만 달러(약 131억 원), 우승 상금 171만 달러(약 23억6000만 원)가 걸린 이번 대회엔 지난주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대회 2연패를 달성한 임성재를 비롯해 안병훈, 김시우, 김주형, 이경훈, 김성현, 강성훈 등이 출전한다. 이경훈은 이 대회가 AT&T 바이런 넬슨이라는 이름으로 열렸던 2021년과 2022년에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등 강한 면모를 보였다. 지난해까지 더 CJ컵을 단독 개최했던 CJ그룹은 올해부터 PGA투어가 두 해에 걸친 시즌제에서 단년제로 복귀하면서 이 대회 후원사로 나섰다. CJ는 올해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타이틀 스폰서를 맡는다. 1944년 시작된 바이런 넬슨 대회는 더 CJ컵의 전통을 이어받아 올해부터 우승자의 이름이 한글로 새겨진 트로피를 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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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 레슨-대회 중계로 소통 강화

    글로벌 골프 토털 플랫폼 기업 골프존이 골프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유익하고 즐거운 골프 콘텐츠를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약 46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골프존 유튜브는 20대 중반부터 60대 중반까지 넓은 연령층에서 고루 사랑받고 있다. 골프존 유튜브는 최근 3년간 매년 2배 이상의 구독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골프존 유튜브 채널의 흥행에는 골프에 진심인 골프존 직원들의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됐다. 양질의 골프 콘텐츠 기획을 위해 골프 인기 게스트를 섭외해 골프 실력을 겨루는 매치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등 골프에 대한 흥미를 높였다. 유튜브뿐 아니라 24시간 스크린골프 전문 TV 채널 ‘스크린골프존’에도 동시 송출해 시청자들이 무료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스크린골프 투어 GTOUR 대회와 신한투자증권 한중일 스킨스챌린지, 와이드앵글 with 방신실 스크린골프챌린지 등의 이벤트 대회는 동시 접속자 수 1만 명을 돌파했다. 특히 올해로 3회를 맞은 ‘한중일 골프존 스킨스챌린지’는 한국 골프존 서울 미디어 스튜디오와 중국 골프존 베이징 플래그십 스토어, 일본 골프존 도쿄 스튜디오를 실시간으로 연결해 3개국에 동시 생중계했다. 현재 방영 중인 대표 프로그램으로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스크린골프 대결 ‘프로vs아마’ 시즌6 △프로들의 홀인원 대결을 볼 수 있는 ‘홀인원 라이브’ △이정웅 프로의 골프 실력 향상 팁을 얻을 수 있는 ‘응급실’ △스포츠계 국가대표들의 도전기 ‘국대클라쓰3’ △골프 신동들의 골프미션 ‘영재스쿨’이 있다. 골프존 유튜브는 현재 누적 조회 수 2억6000회 돌파 및 50만 구독자 달성을 앞두고 있다. 골프존 미디어사업부 손장순 상무는 “초보부터 프로까지 모든 골퍼에게 유익한 즐거움을 전하는 풍성한 골프 콘텐츠를 통해 많은 분과 소통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인기 프로그램을 시즌 정규 편성하고 특색 있는 신규 콘텐츠를 개발해 골프존의 독보적인 기술력과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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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관장’ 신문선 “아내와 인왕산 걷는 게 행복”[이헌재의 인생홈런]

    축구 선수와 해설가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신문선 씨(66)는 인생 후반전엔 교단에 섰다. 그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지난해 정년퇴임한 그는 요즘 ‘인생 3막’을 살고 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인생 연장전’이다. 연장전에서도 그는 여전히 활력이 넘친다. 어릴 때부터 사랑해 온 그림이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그는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 자신의 이름을 딴 ‘신문선 공간’을 만들었다. 4년 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으로 이사하기 전까지 18년 동안 살았던 지하 1층, 지상 3층의 단독주택을 개인용 미술관으로 꾸몄다. 일본 민예관과 태국의 짐 톰슨 하우스를 모델로 한 문화 예술 공간이다. ‘신문선 공간’에서는 그가 수십 년간 모아온 그림과 조각들이 방문객을 반갑게 맞는다. ‘얼굴’ 작품이 많은 권순철 화백을 비롯해 이상원 화백, 변시지 화백, 서용선 화백 등의 작품이 많다.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으로부터 선물받았다는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 그림도 한쪽에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지금은 개인적인 공간이지만 언젠가는 대중에게 오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생 때부터 그림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는 “그림을 사느라 술, 담배를 전혀 하지 않았다”며 “외부 특강이나 강연이 잡혀 있으면 나중에 들어올 강연료를 계산해 외상으로 그림을 산 적도 있다”며 웃었다. 그는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에 있는 와우갤러리의 명예관장도 맡고 있다. 젊을 때 열심히 일해 번 돈으로 건물을 샀고, 2019년 그 건물에 갤러리를 열었다. 그림과 함께 그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아내 이송우 씨와 함께 인왕산 주변을 걷는 시간이다. 그는 “내게 운동은 밥이나 마찬가지다. 하루에 만 보는 기본으로 걷는다”며 “아내와 함께 걷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자주 다니는 길에는 ‘신문선 코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청운문학도서관을 출발해 이빨바위-가온다리-전망대-해맞이 동산-수성동 계곡-택견 수련터-황학정을 왕복하는 코스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1시간 반가량 걸으면 걸음 수로 1만1000보 정도가 나온다. 뼛속까지 축구인인 그는 지금도 축구를 한다. 지난해 자신의 이름을 딴 ‘신문선축구클럽’을 만들어 한 달에 두세 번 모여 함께 공을 찬다. 그는 “많은 분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아왔다. 앞으로도 한국 축구를 위해 봉사할 기회가 있으면 언제든 축구로 돌아갈 것이다. ‘은퇴 해설’도 해보고 싶다. 평생 모은 그림을 통해서도 많은 분께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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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담배 안하고 OO 샀다…신문선의 ‘인생 연장전’ 밝혀준 이것은[이헌재의 인생홈런]

    “골, 골, 골이에요~” 우렁찬 저음과 다양한 명언으로 한국 축구 해설계의 한 획을 그은 축구 해설가 신문선 씨(66). 그는 서울체고 시절 전국대회에서 3차례나 팀을 우승으로 이끈 엘리트 축구선수 출신이다. 연세대에 진학한 후엔 국가대표로 발탁됐고, 1983년 출범한 한국프로축구 유공 코끼리에 입단해 프로 선수 생활도 했다. 그는 K-리그 제1호 어시스트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3년간 프로 선수 생활을 한 뒤 그는 미련 없이 유니폼을 벗었다. 연대 교육대학원에 입학해 학업을 이어가기 위해서였다. 몇 년 후 그는 프로스펙스 운동화를 만들던 국제상사에 입사해 홍보와 마케팅 업무도 맡았다. 축구 해설을 하게 된 건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을 앞두고서였다. 당시만 해도 국내엔 해외 축구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국제대회 해설을 할 인력도 거의 없었다. 축구선수 출신에 대학원까지 다니던 그는 아르바이트 삼아 한 방송국에 월드컵 퀴즈 문제를 내고 있다가 갑자기 중계석에 앉게 됐다. 그는 “당시 한 경기 중계당 4000원짜리 바우처 한 장을 받았다. 바우처가 쌓이면 방송국 경리 창구에 가서 현금으로 바꾸곤 했다. 지금으로선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라며 웃었다. 이후 10여 년 간 그는 세상 누구보다 바쁘게 살았다. 송재익 캐스터와 호흡을 맞춘 축구 해설은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1990년대 후반 그는 축구 해설가로는 사상 처음으로 연봉 1억 원 시대를 열었다. 국제상사에서도 승승장구했다. 사원, 대리, 과장대우, 과장, 차장을 거쳐 홍보와 마케팅 업무를 책임지는 부장이 됐다. 입사 10여년 만에 그가 관리하는 직원만 200명이 넘었다. 그는 없는 시간을 쪼개 모교인 연세대에서 축구 실기와 이론 강의도 했다. 한 스포츠신문과 종합지에는 칼럼도 연재했다. 그는 “하루 세 시간씩 자면서 일을 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중계를 펑크 내거나 칼럼 마감 시간을 어긴 적이 없다. 회사 일도 누구보다 열심히 해 승진이 빨랐다”고 했다. 축구선수와 해설가가 그의 인생 전반전이었다면 인생 후반전엔 어릴 때부터 꿈꾸던 교단에 섰다. 2006년 독일 월드컵 32강 본선 조별리그 한국과 스위스전에서 벌어진 ‘오프사이드 논란’ 이후 그는 해설자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그는 이듬해인 2007년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전공 교수에 임용돼 지난해까지 17년간 교수 생활을 했다. 그 사이 부정기적으로 축구 중계를 맡아 마이크 앞에 섰고, 2014년에는 성남FC 대표이사로 구단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는 “교편을 잡았을 땐 학생들을 나의 고객으로 생각했다”며 “지난해 정년퇴직하면서 가르치던 학생들에게 치약을 4개씩 선물했다. 말이 나오는 입을 항상 깨끗해 해야 한다는 의미였다”고 했다. 그는 요즘 ‘인생 3막’을 살고 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인생 연장전”이다. 축구에서의 연장 승부 못지않게 그의 인생 연장전은 여전히 활력 넘치고 치열하다. 그에겐 어릴 때부터 사랑해온 그림이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그는 예전에 살던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 자신의 이름을 딴 ‘신문선 공간’을 만들었다. 그의 가족이 4년 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으로 이사하기 전까지 18년 동안 살았던 지하 1층, 지상 3층의 단독주택을 개인용 미술관으로 꾸몄다. 일본 민예관(日本民芸館)과 태국의 짐 톰슨 하우스를 모델로 한 문화 예술 공간이다. ‘신문선 공간’에는 방마다, 그리고 복도마다 그가 수십 년간 모아온 그림과 조각들이 방문객을 반갑게 맞는다. ‘얼굴’ 작품이 많은 권순철 화백, 군중(群衆)을 그린 이상원 화백, 제주의 자연을 그린 변시지 화백, 서울대 미대 교수 출신의 서용선 화백 등의 작품이 많다. 고 구본무 LG 회장으로부터 선물 받았다는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 그림도 한켠에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지금은 개인적인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대중에게 오픈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를 ‘그림 환자’라고 칭한다. 한창 축구 해설자로 일하던 시절 외국에 나가면 중계할 때를 빼곤 혼자 현지의 미술관과 박물관을 돌았다. 정말 마음이 드는 작품이 있으면 구매를 하기도 했다. 그는 “해설을 시작한 이후 그림을 사느라고 술, 담배를 전혀 하지 않았다”며 “외부 특강이나 강연이 잡혀 있으면 나중에 들어올 강연료를 계산해 외상으로 그림을 산 적도 있다”며 웃었다. 그렇게 한 점, 두 점 모은 그림들이 지금은 ‘신문선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그는 “내게 그림은 일종의 부적과 같다. 그림들이 좋은 곳에 걸려 있으면 내게 무한히 좋은 에너지를 주는 것 같다”고 했다. 그가 그림의 세계에 빠지게 된 건 대학 입학 직후다. 당시 연세대는 일본 게이오대와 자매결연을 맺어 1년에 한 번씩 교환 방문을 했다. 그는 일본 방문 경기 때 한 일본 친구의 집에 초대를 받았다. 신라시대 석탑과 조선시대 석등으로 정원을 꾸민 이 집에 들어서자마자 그는 큰 충격을 받았다. 거실에 놓인 조선시대 달항아리는 단숨에 그를 사로잡았다. 그날 이후 그는 미술과 문화의 세계에 푹 빠져 버렸다. 그가 난생 처음 구매한 그림은 대학생 때 일민미술관에 들러서 산 박영선 화백의 작품이었다. 젊은 시절 열심히 일한 덕분에 그는 2000년대 초반 마포구 홍익대 앞에 한 건물을 살 수 있었다. 그리고 2019년 그 건물에 ‘와우갤러리’를 오픈했다. 그는 “홍익대는 대한민국 최고의 미술대학 아닌가. 그런데 정작 홍대 앞에서 술집과 커피숍은 많지만 갤러리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며 “그래서 일부러 그곳에 갤러리를 열었다. 이름 있는 작가 뿐 아니라 젊은 작가들도 초대해 전시회를 열곤 한다. 우리 갤러리를 통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거다. 그런 분들이 세계적인 작가로 커 간다면 내게도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라고 말했다. 현재 그는 와우갤러리의 명예관장직을 맡고 있다. 그림을 보는 것과 함께 그가 요즘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아내 이송우 씨와 함께 인왕산 주변을 걷는 시간이다. 4년 전 종로구 청운동으로 이사온 후 그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인왕산 주변을 걷는다. 그는 “내게 운동은 밥이나 마찬가지다. 하루 만보는 기본으로 걷는다”며 “아내와 함께 걷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자주 다니는 길에는 ‘신문선 코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청운문학도서관을 출발해 이빨바위-가온다리-전망대-해맞이 동산-수성동 계곡-택견 수련터-황학정을 왕복하는 코스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어 1시간 40분 가량이 걸린다. 걸음 수로는 1만1000보 정도가 나온다. 경사가 완만해 아내 이 씨와 함께 걷곤 하는 인왕산 둘레길에는 ‘이송우 코스’란 명칭을 붙였다. 걷기를 좋아하는 부부는 제주 한라산의 숲길도 가끔 걷는다. 그는 “제주는 둘레길로 유명하지만 나무가 무성한 숲길이 제주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숲길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도 그리 춥지 않아 사시사철 걷기에 좋다”고 말했다. 뼛속까지 축구인인 그는 지금도 여전히 축구를 한다. 지난해 자신의 이름을 딴 ‘신문선축구클럽’을 만들어 한 달에 2,3번 모여 함께 공을 찬다. 단장 겸 구단주를 맡고 있는 그는 다른 팀과의 경기를 잡고,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린다. 그는 “축구인으로, 교수로, 또 미술과 차와 오디오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왔다. 남은 인생에도 한국 축구를 위해 봉사할 기회가 있으면 언제든 축구로 돌아갈 것”이라며 “당장은 ‘은퇴 해설’을 해보고 싶다. 내 해설을 좋아했던 분들에게 마지막으로 낭랑한 목소리를 들려드리고 싶다. 평생 모아온 그림을 통해서도 더 많은 분들께 즐거움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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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돈 15원에 팔렸던 佛범선, 파리로 성화 운반

    제1회 근대 올림픽이 열린 해인 1896년 프랑스 낭트의 조선소에서 탄생한 범선 ‘벨렘(Belem)’이 그리스 올림피아의 헤라 신전에서 채화된 성화를 싣고 2024 파리 올림픽이 열리는 프랑스로 출발했다. 길이 58m에 3개의 돛을 달고 있는 벨렘은 27일(현지 시간) 그리스 아테네 서남쪽 피레에프스항을 떠나 다음 달 8일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성화는 이후 68일간 프랑스 64개 지역을 돈 뒤 7월 26일 파리 올림픽 개회식장 성화대에 점화된다. 벨렘은 원래 설탕과 코코아, 커피 등을 나르는 화물선이었다. 하지만 증기선 등에 자리를 내줬고 이후 이리저리 팔리면서 이름도 바뀌었다. 이 배를 항해 연습용으로 쓰던 이탈리아 경찰은 단돈 1리라(약 15원)에 이 배를 베네치아의 한 조선소에 팔기도 했다. 벨렘의 운명이 바뀐 것은 1979년 프랑스 국립은행과 프랑스 해군이 이 배를 다시 구매해 수년에 걸쳐 대대적인 수리 작업을 거친 뒤다. 벨렘이라는 이름도 되찾았다. 프랑스 돛단배의 역사적 상징물이 된 벨렘은 연간 수천 명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됐다. 벨렘은 각종 국제 행사에도 프랑스의 얼굴로 참가했다. 1986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자유의 여신상 건립 100주년 기념식과 2012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즉위 60주년 행사가 대표적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도 템스강에 닻을 내렸던 벨렘은 이번엔 1924년 이후 100년 만에 파리에서 열리는 여름 올림픽의 성화 운송이라는 명예로운 임무를 맡았다. 다음 달 8일 마르세유항에서는 약 15만 명의 관중이 벨렘의 입항을 환영할 예정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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