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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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있을지도 모를 스포츠의 뒷담화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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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이 싫어 떠났는데 절이 쫓아와”…‘악마의 2루수’ 정근우의 평생 은인은[이헌재의 인생홈런]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라는 말이 있다. 이 말대로 절이 싫었던 중이 떠났다. 그런데 절이 계속 중을 따라온다면 어떤 기분일까.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라 평생이라면. 선수 시절 ‘악마의 2루수’라 불렸던 정근우(42)와 김성근 감독(82)의 관계가 딱 그렇다. 둘의 인연은 2000년대 후반 SK 와이번스에서 시작됐다. 김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정근우와 최정 등 젊은 선수들을 ‘지옥의 펑고’로 훈련 시켰다. 경기가 있는 날도 예외가 아니었다. 서울 잠실에서 경기가 있을라치면 점심 즈음에 인근 경기고에서 한두 시간 펑고를 받고 오후 6시 반 경기에 투입됐다. 이들의 성장을 바탕으로 최강 전력을 구축한 SK는 세 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며 ‘왕조 시대’를 열어 젖혔다. 김 감독이 2011시즌 도중 감독직에서 물러나고 정근우는 2014년부터 한화 이글스로 이적하면서 둘의 인연은 끝이 나는가 했다. 하지만 누구도 예상치 못하게 김 감독이 2015년 한화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절이 중을 쫓아온 모양새가 됐다. 김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일본에서 지옥훈련을 실시했는데 첫날부터 정근우는 펑고 1000개를 받아야 했다. 정근우는 이미 당대 최고의 2루수였지만 훈련에서는 예외가 아니었다. 그의 유니폼은 순식간에 검은 흙으로 물들었다. 몇 시간에 걸친 훈련 끝에 그가 그라운드 위에 쓰러져 가쁜 숨을 몰아쉬는 장면은 여전히 많은 팬들 뇌리에 강렬하게 남아 있다.2017년으로 마지막으로 한화로 떠난 김 감독은 일본 소프트뱅크로 향했다. 정근우 역시 2022년 LG에서 유니폼을 벗으면서 두 사람이 다시 그라운드에서 만나는 일은 없을 것 같았다. 은퇴한 정근우는 야구 예능프로그램인 ‘최강야구’에 출연하고 있었는데 김 감독은 2022년 말 운명처럼 최강야구의 제2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당시 정근우는 자신이 연재하던 블로그에 다음과 같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절이 싫어 떠났는데 절이 쫓아왔어요.” 최강야구는 야구 예능프로그램이다. 하지만 김 감독 부임 후엔 단순한 예능이 아니다. 수시로 모여서 함께 훈련을 한다. 정근우는 “감독님이 오시고부터 장난이 아니다. 당신의 눈으로 확인해서 검증되지 않으면 경기에 내보내지 않는다. 무조건 열심히 해야 한다”고 했다. 농담처럼 ‘절’과 ‘중’으로 표현했지만 사실 두 사람의 관계는 각별하다. 피로 맺어진 건 아니지만 두 사람은 부자(父子) 같은 관계다. 정근우는 “감독님은 내게 또 한 명의 아버지 같은 분이다. 평범한 선수 ‘정근우’를 좋은 선수로 키워주셨다. 만약 감독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의 정근우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2009년 가을 일본 고치 마무리 훈련 때는 이런 일도 있었다. 둘째 아이가 곧 태어난다는 소식을 들은 정근우는 귀국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저녁 비행기 출발까지 시간이 남아 있자 김 감독은 그 시간마저 정근우에게 ‘지옥의 펑고’ 두 박스를 쳤다. 동시에 김 감독은 정근우 몰래 아내의 출산을 위해 서울에 있는 병원 예약 등 모든 준비를 마쳐 놓았다. 정근우는 “감독님은 선수들에게 항상 강한 분이다. 하지만 선수뿐 아니라 가족들까지도 뒤에서 살뜰하게 챙기신다. 그날 이후 감독님을 평생 모셔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했다. 평생의 가족이 된 두 사람은 올해 설을 앞두고는 한 백화점 광고에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김 감독과의 재회 이후 정근우는 몸과 마음이 한층 건강해졌다. 2022년을 마지막으로 16년간의 프로 생활을 마감한 후 그는 한동안 운동과 담을 쌓았다. 그동안 너무 열심히 운동을 한 것에 대상 보상심리 때문인지 몸을 편하게 두고 싶었다. 그 흔한 스트레칭조차도 하지 않았다. 선수 생활을 하느라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을 만나 술자리도 자주 가졌다. 거의 유일하게 하는 운동은 지인들과의 골프였다. 골프를 마친 뒤엔 또 술을 마셨다. 그러는 사이 몸이 몰라보게 불었다. 평생 없던 이중 턱이 생길 정도였다. 하지만 요즘 그는 예전의 날렵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제 더 이상 예능이 아닌 예능프로그램을 위해 일주일에 두세 번은 선수 때처럼 훈련을 한다. 가볍게 러닝을 뛰고, 폴과 폴 사이를 10회 왔다 갔다 하면서 유산소 운동을 한다. 이후 펑고 등을 받으며 수비 훈련을 하고, 배팅 훈련까지 충실하게 소화한다. 그는 “한 번 운동을 나가면 3시간씩은 한다. 스트레칭부터 유산소, 근력 운동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어 따로 피트니스 센터 등에 가서 운동을 하지 않아도 탄탄한 몸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프로 때처럼 집에 와서도 빈 스윙 훈련을 하기도 한다. 틈이 나면 팔굽혀 펴기도 하고 복근 운동도 한다. 정근우는 “은퇴한 지 4년이 됐지만 아직도 야구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예능프로그램이지만 여전히 정근우가 살아있다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저도 어느덧 40대다. 우리 나이 대에 많은 분들이 힘들게 살아가지 않나. 그분들에게도 뭔가 힘이 되는 메시지를 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 밖에도 여러 경로를 통해 야구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그는 얼마 전 야구 전문 유튜브 채널 ‘정근우의 야구인생’을 새로 오픈했다. 이전에도 유튜브 활동을 했지만 자신의 이름을 걸고 본격적으로 야구 이슈를 다뤄보기로 했다. 첫 회 게스트로는 절친한 친구이자 ‘조선의 4번 타자’로 불린 이대호가 출연했다. 이달 초에는 인천시 교육청 홍보대사도 맡았다. 지난해에는 양상문 감독을 도와 한국 여자 야구 대표팀의 코치로도 활동했다. 최소한의 교통비만 받으며 여자 선수들을 지도했고, 세계 대회에도 출전했다. 시간이 날 때는 이곳저곳 학교를 다니며 야구 재능기부도 한다. 청소년들의 운동과 건강에 관심이 많은 그는 ‘피겨 대디’이기도 하다. 2남 1녀 중 막내인 수빈 양(12)이 피겨스케이트 선수로 뛰고 있다. 수빈 양은 올 초 강원도에서 열린 제105회 전국동계체육대회 피겨 여자 12세 이하 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작년 10월 경남 김해에서 열린 꿈나무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정근우는 “운동이 얼마나 힘든 줄 알기에 처음엔 시키고 싶지 않았다. 특히 피겨란 종목은 무척 힘든 운동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무엇보다 본인이 너무 재미있어한다. 재능보다는 노력을 많이 하는 걸 보고 힘 닿는 데까지 지원하려 한다”고 했다. 평소 눈물이 없는 그도 올해 수빈 양이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따고 눈물을 흘렸을 때 뒤돌아서 눈물 몇 방울을 훔쳤다. 정근우는 “대회를 준비하면서 마음고생이 심했던 딸이 눈물을 흘리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정말 얼마 만에 울어본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피겨 선수가 되는 것도 어렵지만 부모가 피겨 선수를 키우는 것도 쉽지 않다. 전국에 몇 개 되지 않는 빙상장을 찾아 이곳저곳을 다녀야 한다. 아내가 주로 딸을 데리고 다니지만 정근우도 시간이 날 때마다 딸을 태우고 빙상장을 오간다. 수빈 양은 주로 과천 빙상장에서 훈련하는데 점프 운동이나 체력 운동 등을 할 때는 서울 목동, 경기 안양 등으로도 이동해야 한다. 정근우는 “피겨 선수들은 먹는 게 제일 문제다. 몸매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먹고 싶은 걸 마음대로 먹지 못한다. 힘들게 운동하는 모습을 볼 때 너무 부모로서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역대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2루수로 평가받는 그는 편견을 극복한 선수였다. 야구를 잘했던 그는 상대적으로 작은 키(172cm) 때문에 고교 졸업 후 프로 지명도 받지 못했다. 고려대에 입학한 그는 “스스로는 키 작은 거 말고는 단점이 없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결과로 보여주자고 마음 먹었다”며 “대학 입학 후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열심히 하고 스윙 훈련도 많이 했다. 먼저 프로에 간 친구들의 모습을 TV로 보면서 자극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절치부심한 그는 대학 졸업 후 뒤늦게 프로에 입단했지만 단숨에 한국을 대표하는 2루수가 됐다. 넓은 수비 범위와 통산 타율 3할이 넘는 방망이 솜씨로 ‘악마의 2루수’라는 별명도 얻었다. 정근우는 “살아가면서 야구를 통해 받은 게 너무 많다. 그만큼 많이 돌려드리고 베풀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며 “열심히 살았던 사람, 좋은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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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년 꼴찌 한화, 단숨에 5강 전력… 류현진, 판을 흔들다

    “우리 팀 개막전 선발투수는 ‘다른 팀에 없는’ 류현진입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한국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친정팀 한화 유니폼을 입고 12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온 류현진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 선발로 나선다. 류현진의 한국프로야구 시즌 개막전 선발 등판은 미국 진출 전해인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류현진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 동안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며 78승 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의 기록을 남겼다. 류현진의 복귀는 올 시즌 프로야구 전체 판도를 흔들 변수로 꼽힌다. 지난 시즌까지 최근 5년간 한화는 전체 10개 팀 중 9, 10, 10, 10, 9위를 했다. 하지만 류현진이 합류한 올해 한화는 대부분의 전문가로부터 ‘5강’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장성호 KBSN 해설위원은 “류현진이 오기 전에도 한화는 젊은 선수들이 꾸준히 성장해 전력이 좋아지고 있었다. 여기에 류현진까지 합류하면서 단숨에 5강 전력이 됐다”고 말했다. 장 위원은 또 “MLB에서 뛰던 김광현이 2022년 SSG로 복귀하자마자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는데, 류현진은 MLB에서 김광현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둔 투수”라고 말했다. 류현진이 제1선발을 맡으면서 한화는 2명의 외국인 투수인 리카르도 산체스, 펠릭스 페냐와 작년 신인왕 문동주까지 막강한 1∼4선발을 보유하게 됐다. 서재응 SPOTV 해설위원은 “한화와의 계약이 늦었지만 류현진이 정말 몸을 잘 만들어 왔다. 올해 최소 10승 이상에 2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위원은 “한화가 5강을 다툴 전력이 된 건 분명하지만 안정적으로 5강에 들기 위해선 공격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밥상을 차리는 테이블 세터의 활약에 따라 순위가 오르내릴 것”이라고 했다. 류현진의 복귀전 상대가 LG인 것도 공교롭다. 류현진은 신인이던 2006년 4월 12일 잠실에서 LG를 상대로 7과 3분의 1이닝 3피안타 무실점 10탈삼진을 기록하는 호투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한 경기 개인 최다인 17개의 삼진을 잡아낸 것도 2010년 5월 11일 LG전이었다. 국내 리그 통산 98승을 기록 중인 류현진은 LG를 상대로 22승(8패)을 따냈다. LG전 평균자책점은 2.36이다. 한화 선수단도 자신감이 올라 있다. 한화 주장 채은성은 미디어데이에서 “우리 목표는 4위다. 올해 5강에 못 들면 고참들이 12월에 태안 앞바다에 입수하기로 했다”고 농담을 섞어 말했다. LG는 새로 영입한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를 한화와의 개막전에 선발로 내세운다.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꼽은 올 시즌 3강은 ‘디펜딩 챔피언’ LG와 지난해 준우승팀 KT, 이범호 감독이 지휘봉을 새로 잡은 KIA다. 세 팀 모두 선수층이 두껍고 마운드가 탄탄하다. 두산과 롯데도 5강을 다툴 만한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두산은 올해 시범경기에서 8승 1무로 역대 세 번째 무패 기록을 세웠다. 김태형 감독이 새 사령탑을 맡은 롯데 역시 좋은 흐름을 타면 상위권을 노려볼 만하다. 서 위원은 “그동안 롯데는 전력에 비해 끈끈함이 부족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김 감독의 강력한 리더십이 선수단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두산 사령탑 시절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이 중 세 번 우승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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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천벌 1800m ‘여왕마 레이스’… 즐거운여정-원더풀슬루 등 각축

    제27회 동아일보배 경주가 24일 경기 과천시 렛츠런파크서울에서 제7경주로 열린다. 동아일보배는 3세 이상 암말들이 출전하는 1800m 장거리 경주로, 최고의 암말을 가리는 ‘퀸즈(Queen’s)투어’ 시리즈의 시즌 개막전이다. 올해 퀸즈투어 레이스는 상·하반기 세 차례씩 모두 6번 열린다. 동아일보배는 일반-특별-대상 경주 중 등급이 가장 높은 대상 경주로 총상금 3억 원, 우승 상금 1억6500만 원이 걸려 있다. 9마리가 출전하는 이번 경주에선 4세마인 즐거운여정과 원더풀슬루가 우승 후보로 꼽힌다. 즐거운여정은 3세였던 지난해 트리플 티아라 시리즈 3개 경주에서 모두 우승한 강자다. 트리플 티아라 시리즈 전승은 2022년 골든파워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기록이었다. 원더풀슬루는 그동안 9번의 레이스를 벌였는데 3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한 번도 없다. 1착 네 번, 2착 세 번, 3착을 두 번 했다. 22일 현재 통산 1902차례 우승으로 이 부문 역대 2위에 올라 있는 문세영 기수가 원더풀슬루 고삐를 잡는다. 5세마 라온더스퍼트도 1착을 다툴 만한 경주마로 평가되고 있다. 라온더스퍼트는 경주마 능력지수인 레이팅이 102로 출전마 9마리 중 가장 높은데 최근 세 번의 대상 경주에선 7위, 7위, 3위로 다소 부진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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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샌디에이고, 다저스에 설욕…1승 1패 사이좋게 미국행

    샌디에이고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고 몸값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를 무너뜨리며 2024시즌 첫 승을 따냈다. 샌디에이고는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MLB 개막 2연전(서울시리즈) 두 번째 경기에서 난타전 끝에 15-11로 승리하며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한국에서 사상 처음 열린 MLB 공식전에서 맞붙은 두 팀은 사이좋게 1승 1패를 나눠 가졌다. 이날 경기는 야마모토의 MLB 정규시즌 첫 선발 등판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작년까지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에서 세 시즌 연속 투수 4관왕에 오른 야마모토는 지난 겨울 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약 4318억 원)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다저스는 최고액으로 데려온 야마모토에게 제1선발 역할을 기대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 타선은 1회초부터 사정없이 야마모토를 몰아쳤다. 선두 타자 산더르 보하르트가 초구를 공략해 중전 안타를 때렸고, 2번 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는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무사 1, 2루에서 3번 타자 제이크 크로넨워스는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3루타로 두 명의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매니 마차도의 볼넷으로 무사 1,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5번 타자 김하성은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시즌 첫 타점을 올렸다. 계속된 2사 2루에서는 루이스 캄푸사노가 적시 2루타, 타일러 웨이드가 우전 적시타를 때렸다. 1이닝 4피안타 1 몸에 맞는 볼, 5실점으로 무너진 야마모토는 2회초 수비 때 마이클 그로브로 교체됐다. 야마모토가 1회부터 ‘KO’를 당한 것은 프로 입단 후 처음이다. 샌디에이고 선발 투수 조 머스그로브도 2와 3분의2이닝 5실점으로 조기 강판되면서 양 팀은 경기 내내 난타전을 이어갔다. 샌디에이고에서는 크로넨워스가 4타수 4안타 4타점을 기록했고, 다저스에서는 무키 베츠가 5타수 4안타 6타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베츠는 5회말 1사 1루에서 마이클 킹으로부터 홈런까지 때려냈다. 올 시즌 MLB 1호 홈런이자 서울시리즈의 첫 홈런을 기록한 베츠는 부상으로 현대차 아이오닉5를 받았다. 다저스 2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오타니 쇼헤이는 5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샌디에이고는 12-11, 한 점 차로 앞선 9회초 4번 타자 마차도가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경기에서 안타를 때리진 못했지만 타점과 도루, 그리고 안정적인 수비로 팀에 기여한 김하성은 “서울시리즈 내내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다. 응원에 감사드린다”며 “은퇴하기 전에 (서울에서) 다시 한번 경기할 기회가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4-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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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시 오타니” 개막전 2안타… 다저스 역사적 ‘서울 첫승’

    박찬호(51)는 1994년 4월 9일 당시 LA 다저스 소속으로 애틀랜타와의 경기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섰다. 그로부터 30년 뒤 박찬호는 다시 한번 역사적인 마운드에 올랐다.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2024시즌 MLB 개막전(서울시리즈)이 그 무대였다. 박찬호의 왼손엔 30년 전 MLB 데뷔전에서 사용한 글러브가 끼워져 있었다. 박찬호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PADRES)와 다저스(Dodgers) 유니폼이 반씩 섞인 ‘PADgers’ 유니폼을 입었다. 다저스는 그의 프로 데뷔 팀이자 전성기를 보낸 곳이다. 2005∼2006년 샌디에이고에서 뛴 그는 현재 샌디에이고의 특별고문을 맡고 있다. 박찬호의 공을 받는 시포자로는 지난 시즌 MLB 골드글러브 수상자인 샌디에이고 유격수 김하성이 나섰다. MLB에서 아시아 선수 최다승 기록(124승)을 갖고 있는 박찬호는 선수 시절 역동적인 폼 그대로 강속구를 던진 뒤 김하성과 포옹했다. 박찬호는 “오늘 경기는 누가 이기는지 중요하지 않다. 한국에서 열리는 역사적인 경기인 만큼 최고의 명승부가 펼쳐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한국에서 처음 열린 MLB 공식전이자 미국 밖에서 열린 9번째 MLB 정규리그 개막전이었다. 경기는 샌디에이고 선발 투수 다르빗슈 유(일본)의 첫 투구로 시작됐다. MLB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와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이상 다저스), 김하성,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매니 마차도, 산더르 보하르츠(이상 샌디에이고) 등이 출전했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MLB 전체 30개 팀 중 각각 관중 수 1, 2위를 기록한 인기 구단이다. 지난해까지 한국프로야구 LG에서 뛰다 올해 샌디에이고에 입단한 투수 고우석은 이날 경기 출전 엔트리 26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MLB를 주름잡았던 김병현, 켄 그리피 주니어, C C 사바시아 등 왕년의 스타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마쓰자카 다이스케, 우에하라 고지 등 MLB에서 뛰었던 일본인 선수 출신도 자국 TV 해설위원으로 고척돔을 찾았다. 이날 경기는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고척돔 일대는 경기 시작 4시간 전부터 붐볐다. 표를 구하지 못했는데도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 외국인도 적지 않았다. 김하성의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온 앨릭스 올리버 씨(미국)는 “재판매 티켓이라도 구해 보려고 일단 한국에 왔는데 표를 못 구했다. 이렇게 멀리서 날아온 팬들이 있다는 걸 김하성이 알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선 다저스가 5-2로 역전승했다. 다저스는 1-2로 뒤진 8회초 무사 만루에서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상대 실책으로 역전에 성공한 뒤 베츠와 오타니의 연속 적시타로 점수 차를 벌렸다. 다저스 입단 후 MLB 정규시즌 첫 경기에 나선 오타니는 2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5타수 2안타 1타점 1도루를 기록했다. 아내 다나카 마미코 씨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관중석에서 남편의 경기를 지켜봤다. 샌디에이고 김하성은 5번 유격수로 나서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4-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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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 시범경기 무패 1위 신바람… “이대로 쭉∼ 가을까지”

    두산이 8승 1무를 기록하며 프로야구 시범경기를 1위로 마쳤다. 시범경기 전승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역대 세 번째 ‘시범경기 무패’ 기록을 남기고 23일 개막하는 정규시즌을 맞는다. 두산은 19일 한화와의 마지막 시범경기에서 7-7로 비겼다. 전날까지 8전 전승을 달리던 두산은 7회초까지 7-4로 앞섰으나 7회말 불펜진이 3점을 내주며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두산은 비로 노게임이 선언된 12일 롯데전을 제외하고 9경기에서 8승 1무를 기록했다. 두산이 시범경기를 1위로 마친 건 2014년(4승 2패 5무·승률 0.667) 이후 10년 만이자 통산 6번째(1984, 1990, 1994, 2000, 2014, 2024년)다. 시범경기 무패 기록은 1995년 롯데(5승 1무), 1999년 한화(5승)에 이어 올해 두산이 세 번째다. ‘시범경기 1위’가 정규시즌에서도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는 보증수표는 아니다. 시범경기는 프로야구 출범 이듬해인 1983년 처음 도입됐는데 그동안 시범경기 1위 팀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건 7번(1987년 해태, 1992년 롯데, 1993년 해태, 1998년 현대, 1999년 한화, 2002년 삼성, 2007년 SK)이다. 작년만 해도 시범경기 1, 2위를 한 한화와 삼성은 정규시즌에선 각각 9위와 8위에 그쳤다. 그래도 두산 선수단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희망에 차 있다. 18일 한화전에서 홈런 2개를 치며 승리를 이끈 주전 포수 양의지는 “시범경기에서 안 좋으면 불안하게 시즌에 들어가고, 성적이 좋으면 개막전을 맞는 자세가 좀 더 편안해질 수 있다. 지금처럼 계속 잘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 역시 19일 시범경기를 모두 마친 뒤 “시범경기여서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경기를 풀어 나가려 했다. 그런데도 구단 최초로 무패 기록을 세운 건 선수단 모두가 준비를 철저히 했기 때문”이라며 “선수단 모두가 지금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정규시즌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두산은 시범경기에서 투타 모두 안정적인 전력을 보여줬다. ‘원투 펀치’ 라울 알칸타라, 브랜든 와델과 곽빈, 최원준, 김동주까지 5인 선발 로테이션을 채웠다. 국가대표 투수로 성장한 곽빈은 18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의 연습경기에도 선발 등판해 최고 시속 155km의 강속구를 뿌리며 2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불펜엔 ‘괴물 신인’ 김택연(19)이 있다.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오른손 투수 김택연은 18일 다저스전에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제임스 아우트먼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구속은 시속 91마일(약 146km) 정도였던 것 같은데 실제로는 시속 96마일(약 154km)의 위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타선에선 중심 타자 김재환이 부활했다. 지난해 타율 0.220, 10홈런으로 부진했던 김재환은 시범경기에서 타율 0.444(18타수 8안타), 1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작년까지 MLB에서 뛴 류현진이 12년 만에 복귀한 한화는 3위(5승 2무 3패)로 시범경기를 마쳤다. 류현진은 시범경기에 두 차례 선발로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며 정규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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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궁 안산, 일본식 주점 두고… “매국노 많다” SNS 표현 논란

    2021년 도쿄 올림픽 양궁 3관왕 안산 선수(23·사진)가 국내에 있는 한 일본식 주점을 두고 ‘매국노’라는 표현을 써 논란을 빚고 있다. 안 선수는 1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광주 광산구의 한 쇼핑몰 안 전광판에 한자로 ‘국제선 출발(일본행)’이라고 적힌 사진을 올리면서 사진 위에 “한국에 매국노 왜 이렇게 많냐”라고 적었다. 안 선수가 올린 글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퍼졌다. 현재 안 선수의 소셜미디어에 이 글은 없다. 전광판은 쇼핑몰에 입점한 한 일본식 주점 근처에 설치된 것이다. 국내 외식 브랜드 체인점인데 주변 가게들 대부분이 ‘일본 여행’을 콘셉트로 운영하고 있다. 해당 업체 대표는 1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파생되는 루머와 억측으로 한순간에 저는 친일파의 후손이자 저의 브랜드는 매국 브랜드가 됐다”며 “팬데믹 여파가 가시지 않은 채 찾아온 불황 속에서도 노고하는 동료들과 점주님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 이상 아프지 않도록 논란이 종식되기를 진심을 담아 부탁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안 선수는 최근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국가대표 3차 선발전에서 탈락해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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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방 돌아온 김하성, 투런포 2방 펑펑

    샌디에이고 김하성이 한국프로야구 키움 시절 안방으로 썼던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홈런 두 방을 날렸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는 18일 LG와의 스페셜매치(연습경기)에서 5-4로 승리했다. 2014년부터 7년간 키움에서 뛰다가 2021년 샌디에이고에 입단한 김하성은 이날 5번 타자 유격수로 출전해 4타수 2안타(2홈런) 4타점으로 활약했다. 0-0이던 2회초 무사 2루에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은 LG 선발 투수 임찬규의 6구째 한가운데 몰린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고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선제 2점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김하성은 2-1로 앞선 6회초 1사 1루에서는 사이드암 투수 정우영의 몸 쪽 깊숙한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또 한 번 왼쪽 담장을 넘겼다. 김하성은 20, 21일 LA 다저스와의 MLB 정규시즌 개막 2연전(서울시리즈)에 앞서 한국 팀과 치른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 8타수 3안타(2홈런) 4타점을 기록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김하성은 서울에 오기 전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MLB 시범경기에서도 26타수 8안타(타율 0.308), 1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2019년 8월 18일 이후 1674일 만에 고척돔에서 2홈런 경기를 펼친 김하성은 “어디서나 홈런을 치는 것은 기쁘다. 오늘 홈런은 운이 좋았다”며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한국 팀 선수들과 경기한다는 것 자체가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오늘 괜찮았던 감이 시즌에도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하성이 LG를 상대로 1경기 2홈런을 기록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올해부터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은 불펜투수 고우석은 팀이 5-2로 앞선 9회말 친정 팀 LG 타자들을 상대했다. 고우석은 대타 이재원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는 등 1이닝 2피안타 2실점하며 쑥스러운 세이브를 기록했다. LG는 선발 임찬규가 5이닝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한 가운데 지난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오지환은 2회말 샌디에이고 에이스급 투수 딜런 시즈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때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4-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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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스타’ 오타니 연타석 삼진… 다저스는 키움에 14-3 대승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1루에서 만나면 일본어로 ‘결혼 축하해, 슈퍼스타’라고 인사하려고 연습했어요.” 프로야구 키움 1루수 최주환은 17일 안방구장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의 스페셜 매치(연습경기)를 앞두고 흥분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만약 오타니가 출루하면 짧게나마 대화할 기회가 생길 터였다. 오타니와의 만남은 모든 선수들이 기대하는 바였다. 하지만 2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오타니가 2차례의 타석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최주환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관중의 박수와 함성 속에 키움 선발투수 후라도를 상대로 1회초 첫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높은 싱커(시속 148km)를 헛치면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오타니는 2회 1사 1, 3루에서 들어선 두 번째 타석에서도 5구째 높은 패스트볼(시속 147km)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오타니는 4회초 공격 때 대타로 교체됐다. 2018, 2019년 텍사스에 몸담았던 후라도는 MLB에서도 오타니를 상대로 22타수 4피안타(피안타율 0.182) 6탈삼진으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오타니의 부진과 별개로 다저스 타선은 불을 뿜었다. 20, 21일 같은 구장에서 샌디에이고와 2024 MLB 개막 2연전(서울시리즈)을 치르는 다저스는 이날 베스트 라인업으로 키움을 상대했다. 3번 타자 프레디 프리먼이 1회 선제 솔로 홈런을 포함해 6타수 3안타 1타점, 8번 타자 제이슨 헤이워드도 5타수 3안타 4타점을 기록하면서 다저스는 키움을 14-3으로 크게 이겼다. 키움은 5회부터 손현기와 주승우, 김윤하, 김연주, 전준표 등 신인급 투수들을 고루 기용하며 경험을 쌓게 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마무리 투수 조상우도 9회 등판해 1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에서는 4번 타자 최주환이 4회말 좌전 적시타를 쳤고, 송성문은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날 1, 3루 응원석에서는 한국프로야구 경기 때와 마찬가지로 치어리더들이 활기찬 율동으로 응원을 유도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후 “치어리더들이 끝까지 응원하더라. 치어리더들이 주도하는 응원은 MLB에 없는 문화라 신선했다”고 말했다. 가장 싼 표가 6만 원이었던 이날 경기엔 1만4671명의 관중이 입장해 매진(1만8000석)을 이루진 못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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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헌재의 인생홈런]김영호 “펜싱 5분에 땀 한 바가지”

    1990년대까지만 해도 펜싱은 먼 나라 종목이었다. 서유럽에서나 하는 ‘고급’ 스포츠란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모든 게 달라졌다. 김영호 한국중고교펜싱연맹 회장(53)이 펜싱 남자 플뢰레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김영호의 메달은 한국 펜싱 최초이자 아시아 남자 펜싱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20년 넘게 지난 요즘 한국 펜싱의 위상은 하늘을 찌른다. 저출산 여파로 국내 대부분 종목이 선수난에 시달리고 있지만 펜싱은 예외다. 펜싱부가 있는 중고교는 370곳이 넘는다. 전국적으로 운영 중인 펜싱클럽은 100개를 훌쩍 넘는다. 국제대회에서도 펜싱은 한국의 대표적인 메달밭이 됐다. 한국 펜싱 대표팀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땄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와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각각 금메달 1개를 추가했다. 은퇴 후 6년간 대표팀 코치를 맡았던 그는 2008년 한국에 처음으로 펜싱클럽 문을 열었다. 지금은 펜싱클럽을 직접 운영하지는 않고 한 유학 전문 컨설팅 회사의 문화 스포츠 부문 부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펜싱은 몸과 함께 머리싸움이 중요하다. 내 경험상 공부를 잘하는 애들이 펜싱도 잘하는 것 같더라. 그런 아이들은 상대에게 한 번 당한 기술을 두 번 당하지 않더라”라고 말했다. 그 역시 ‘펜싱 대디’다. 펜싱 국가대표를 지낸 아내 김영아 씨와의 사이에 낳은 딸 김기연(24) 역시 플뢰레 선수로 뛰고 있다. 지난해 전국체전 여자 플뢰레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딴 김기연은 올해 성남시청에 입단했다. 김영호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딸에게 목표는 크게 잡자고 말한다. 기연이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우리나라 최초의 부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될 수 있다. 23년간 국가대표 선수 생활을 한 그는 지금도 건강한 몸을 유지하고 있다. 국가대표 선수 시절 힘들게 했던 불암산 등반 훈련이 건강한 몸의 원천이다. 요즘엔 골프와 테니스를 취미로 한다. 독학으로 배운 골프는 싱글을 친다. 하체가 워낙 탄탄한 덕분에 드라이버 비거리가 260m나 될 정도로 장타자다. 하체를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테니스 역시 그에게 잘 맞는 종목이다. 그가 가장 많이 하는 운동은 여전히 펜싱이다. 딸을 가르치면서 주 3회는 칼을 잡는다. 그는 “장비를 갖추고 5분만 움직이면 온몸이 땀으로 젖는다. 그는 “예전에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노부부가 펜싱클럽에서 함께 땀 흘린 뒤 와인 한 잔을 마시는 모습을 봤는데 너무 인상적이었다”며 “은퇴 후 펜싱클럽을 만들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과 펜싱의 재미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 202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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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부부가 펜싱 뒤 와인 한 잔… 올림픽 첫金 김영호 “펜싱은 낭만”[이헌재의 인생홈런]

    한국의 활의 나라다. 한국 양궁 대표팀은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27개, 은메달 9개, 동메달 7개로 모두 합해 43개의 메달을 땄다. 세계 어떤 나라도 올림픽에서 이만큼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한국은 총의 나라다. 한국 사격 대표팀은 역대 올림픽에서 모두 7개의 금메달을 합작했다. 은메달 9개, 동메달 1개를 합하면 올림픽 메달 개수는 17개나 된다. 대한민국은 또 칼의 나라이기도 하다. 펜싱은 최근 들어 한국 대표팀의 대표적인 메달밭이 됐다. 한국 펜싱 대표팀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따낸 데 이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각각 금메달 1개씩을 추가했다. 최근 세 대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딴 종목은 양궁과 펜싱밖에 없다. 저출산 여파로 국내 대부분 종목들이 선수난에 시달리고 있지만 펜싱은 예외다. 곳곳에서 펜싱클럽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국적으로 운영 중인 펜싱클럽은 100개를 훌쩍 넘는다. 지금도 여러 곳이 문을 열 채비를 하고 있어 수강생들을 가르칠 코치가 부족하다. 펜싱부가 있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370곳이 넘는다. 중고 대회가 열릴라치면 선수와 지도자들을 합쳐 2000여 명이 한곳에 모인다. 여기에 학부모들도 비슷한 숫자가 따라온다. 여기에 펜싱은 내년부터 소년체전 정식 종목이 된다. 이에 따라 펜싱부를 창단하는 학교나 클럽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펜싱은 비인기 종목 중의 비인기 종목이었다. 선수층은 얇았고, 펜싱클럽이라는 건 아예 찾아볼 수도 없었다. 당시 펜싱은 종주국인 프랑스를 비롯한 서유럽에서나 하는 ‘고급’ 스포츠였다. 하지만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모든 게 달라졌다. 김영호 한국중고펜싱연맹 회장(53)이 그 대회 남자 플뢰레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게 결정적이었다. 김영호의 금메달은 대한민국 펜싱 사상 최초의 금메달이자 아시아 남자 펜싱 역사상 최초의 금메달이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 후 이듬해부터 약 6년간 대표팀 코치를 맡았던 김영호는 “예전엔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선수들의 꿈이자 목표였다. 그런데 내가 시드니에서 금메달을 딴 후 후배들의 눈빛이 달라졌다”며 “선수들은 올림픽이라는 더 큰 꿈을 향해 죽기살기로 노력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SK그룹이 2003년부터 펜싱협회 회장사를 맡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도 펜싱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한국 펜싱의 올림픽 첫 금메달은 더 일찍 나올 수 있었다. 김영호 본인이 말하는 전성기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가 아니라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즈음이었기 때문이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1회전에서 탈락한 김영호는 애틀랜타 대회 때 메달을 기대봤다. 8강전에서도 30초를 남겨두고 13-11로 앞서고 있었다. 4강 상대는 김영호가 이전에 한 번도 진 적이 없는 선수였다. 그때 순간적으로 파고든 방심이 역전패의 원인이 됐다. 그는 “경기 중 메달 생각이 머리에 떠오르자 좀 전까지 크게 보이던 상대 선수가 손가락만하게 보이더라. 결국 자만심 때문에 패하고 말았다”고 했다. 스스로에게 크게 실망한 김영호는 은퇴까지 생각했다. 약 2개월간 놓았던 칼을 다시 잡은 김영호에게 반전의 무대가 된 건 1997년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남아공은 멀고 먼 나라였다. 한국 선수단은 2박 3일간 비행기를 5번 갈아타고 겨우 남아공에 도착했다. 딱히 메달을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단은 대회 하루 전 버스를 빌려 희망봉엘 갔다. 다들 “죽기 전에 언제 다시 여기 와 보겠냐”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희망봉에 함께 오른 김영호는 달랐다. 그는 “생애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이번 대회, 나아가 다음 올림픽에서 꼭 좋은 성적을 내게 해 달라”고 하늘에 빌고 또 빌었다. 기도가 효과가 있었던지 그 대회에서 김영호는 깜짝 은메달을 따냈다. 결승에서 1-10으로 뒤지다 14-14 동점을 만든 뒤 마지막 1점을 내주며 14-15로 졌다. 금메달은 놓쳤지만 한국 펜싱 역사상 첫 세계선수권 은메달이었다. 김영호는 “그 메달 이후 펜싱 대표팀에 대한 대우가 달라졌다. 지원이 늘면서 세계대회에 출전할 기회도 많아졌다”며 “시드니 올림픽에 갈 때쯤에는 세계랭킹 1위가 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물론 과정은 쉽지 않았다. 준결승에서 드미트리 체프첸코(러시아)를 15-14 한 점차로 이겼고, 결승에서도 랄프 비스도르프(독일)를 15-14, 한 점 차로 겨우 꺾었다. 김영호는 올림픽 메달에서만 선구자였던 게 아니다. 대표팀 코치를 그만둔 2008년 그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펜싱클럽의 문을 열었다. 2003년 설립된 유학 전문 컨설팅 회사 로러스엔터프라이즈 산하에 로러스 펜싱클럽을 오픈한 것. 10여년간 펜싱클럽을 운영하다가 지금은 이 회사의 문화 스포츠 부문 부사장직만 맡고 있다. 그는 “미국 명문 대학에 입학하려면 공부와 스포츠를 다 잘하는 게 유리하다. 펜싱은 몸을 쓰는 운동인 동시에 두뇌 싸움이기도 하다. 오히려 머리 싸움이 더 중요하다”며 “경험상 공부를 잘하는 애들이 펜싱도 잘하는 것 같다. 머리가 좋은 아이들은 상대에게 한 번 당한 기술을 두 번 당하지 않더라”고 말했다. 그 역시 ‘펜싱 대디’이기도 하다. 역시 펜싱 국가대표를 지낸 아내 김영아 씨 사이에 낳은 딸 김기연(24) 역시 여자 펜싱 플뢰레 선수로 뛰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펜싱을 시작한 김기연은 어릴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다 2021년에 처음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대구대에 재학 중이던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은메달을 딴 김기연은 올해 성남시청에 입단했다. 현재는 청소년 국가대표로 태극마크를 달고 있다. 김영호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하지만 딸에게 목표는 크게 잡자고 말한다. 만약 기연이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우리나라 최초의 부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될 수 있다”며 “당장 올해 열리는 파리 올림픽은 쉽지 않다. 2032년 브리즈번 대회쯤에는 한 번 노려볼 만 하지 않을까 싶다. 나도 호주에서 금메달을 땄는데 기연이도 같은 호주에서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23년간 국가대표 선수 생활을 한 그는 지금도 건강한 몸을 유지하고 있다. 그가 꼽은 건강의 원천 중 하나는 태릉선수촌의 단골 메뉴였던 불암산 훈련이다. 그는 “선수촌을 출발해 불암산 정상을 35분 안에 찍고 돌아와야 외박을 받을 수 있었다. 당시에는 네발로 기어갔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당시에 쌓은 체력이 중년이 된 지금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요즘엔 골프와 테니스를 취미로 한다. 그는 “당시 산을 너무 많이 타서 그런지 요즘에는 등산 빼고 다른 운동을 좋아한다”며 웃었다. 일 관계상 골프를 자주 치는 편이다. 따로 레슨을 받은 적 없이 혼자 독학을 했지만 싱글을 친다. 하체가 워낙 탄탄한 덕분에 드라이버 비거리가 260m나 나갈 정도로 장타자다. 함께 태릉선수촌에서 운동을 했던 다른 종목 출신 선수들과도 종종 라운드를 하는데 다들 장타자들이다 보니 화이트티가 아닌 백티를 사용한다. 하체를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테니스 역시 그에게 잘 맞는 종목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가 가장 많이 하는 운동은 여전히 펜싱이다. 따로 경기 출전을 위해 훈련을 하는 건 아니지만 딸을 개인적으로 가르치면서 주 3회는 칼을 잡는다. 그는 “도복과 자켓, 장갑과 마스크를 쓰고 5분 정도만 움직이면 온 몸이 땀으로 젖는다. 그럴 땐 옛날 생각이 나면서 ‘준비해서 클럽 대회라도 출전해 볼까’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고 했다. 평생 칼과 함께 살아온 그에게 펜싱은 여전히 낭만 가득한 종목이다. 그는 국가대표 코치 시절 프랑스에 갔다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오후 늦은 시간 백발의 노부부가 포도주 한 병을 들고 펜싱장에 나타나 펜싱을 즐기던 모습이었다. 그는 “프랑스에는 성인들을 위한 펜싱클럽도 적지 않다. 노부부들끼리 와서 펜싱으로 땀을 흘린 뒤 와인 한 잔 마시고, 샤워하고, 집에 가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10년쯤 후 완전히 은퇴한 뒤에는 나만의 펜싱클럽을 만들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과 펜싱의 재미와 즐거움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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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타니, 아내 처음 공개하고 함께 입국… 타티스 주니어는 광장시장 호떡 인증샷

    “레츠 고 쇼헤이, 레츠 고 다저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나타난 순간 기다리던 팬들은 일제히 오타니와 다저스를 응원하는 구호를 연호했다. 편안한 트레이닝복 차림에 야구 모자를 거꾸로 쓴 오타니는 얼굴에 미소를 띤 채 가볍게 고개를 숙여 팬들에게 인사했다. 오타니가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한 아내 다나카 마미코 씨는 한 걸음쯤 뒤에서 오타니를 따랐다. 일본에서 농구 선수로 뛰었던 다나카 씨 역시 환한 미소로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다저스 선수단은 20,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와의 2024 MLB 개막 2연전(서울시리즈)을 위해 이날 방한했다. 서울시리즈는 한국에서 사상 처음 열리는 MLB 정규시즌 경기다. 오타니와 다나카 씨는 약간 떨어져 걸었지만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등은 아내의 손을 잡고 나란히 입국장으로 들어섰다. TV에서 보던 MLB 스타급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팬들의 환호성은 더욱 커졌다. 다저스 선수단은 미리 준비되어 있던 버스에 나눠 타고 서울 여의도에 있는 숙소로 이동했다. 다저스 선수들은 이날 휴식한 뒤 16일부터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한다. 훈련 뒤엔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오타니, 베츠, 프리먼 등이 기자회견에 참석할 예정이다. 다저스는 17일과 18일 각각 키움, 한국 야구대표팀과 연습 경기를 치르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뒤 20일 서울 개막전을 치른다. 샌디에이고 선수단은 15일 오전 1시 반경 입국했다. 샌디에이고의 중심 선수로 성장한 유격수 김하성은 “이제 실감이 나면서 기분이 좋다. 팬들께서 많이 기대하실 텐데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샌디에이고에 입단한 투수 고우석도 “피곤하지만 컨디션은 좋다”고 말했다. 둘을 비롯해 매니 마차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등은 밤늦은 시간에도 자신들을 기다려준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는 등 팬서비스에도 열심이었다. 일찌감치 여장을 푼 샌디에이고 선수들은 이날 서울 곳곳을 방문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타티스 주니어는 서울 광장시장을 찾아 호떡과 만둣국 등을 먹는 모습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샌디에이고 선수단 숙소 인근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마차도와 산더르 보하르츠 등을 만났다는 팬들의 목격담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인천=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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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극기 넣고… 한국 팬에 손하트 날린 오타니

    지난달 중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각 팀이 스프링캠프를 시작했을 때 최고 관심사는 단연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시즌 개막전 출전 여부였다. 오타니는 지난해 9월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지난 시즌 종료 후 10년간 총액 7억 달러(약 9201억 원)에 계약하며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는 스프링캠프 시작일에 “지명타자로 개막전에 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다음 주 서울에서 열리는 MLB 시즌 개막전에 나서는 오타니가 한국 팬들에게 미리 인사를 전했다. 오타니는 13일 웃는 얼굴로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보이는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태극기를 함께 넣었다. 올해 MLB 정규시즌은 20,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개막 2연전(서울시리즈)을 시작으로 30개 팀이 162경기씩 치르는 대장정에 들어간다. 오타니는 18세이던 2012년 9월 서울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일본 국가대표로 참가한 적이 있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선수들은 15일 한국에 도착한다. 오타니는 MLB 시범경기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부상 이슈를 완전히 잠재웠다. 오타니는 13일 샌프란시스코와의 시범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나서 홈런 1개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2타점의 활약을 했다. 1회와 3회 각각 단타로 타격감을 조율한 오타니는 6회초 2점 홈런을 날렸다. 오타니는 시범경기 타율 0.570(19타수 11안타) 2홈런 9타점을 기록 중이다. OPS(출루율+장타율)는 무려 1.705에 이른다. 오타니는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OPS 1.066으로 양대 리그 전체 1위를 했다. 다저스의 오른손 투수 타일러 글래스노도 서울시리즈 개막전 출격 준비를 마쳤다. 이날 샌프란시스코전에 선발로 등판한 글래스노는 5와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삼진 8개를 잡는 동안 안타는 1개도 내주지 않았다. 글래스노는 세 차례 시범경기에서 10이닝을 던지는 동안 1점만 내주는 짠물 피칭으로 평균자책점은 0.90을 기록했다. 이날 글래스노는 샌프란시스코의 톱타자 이정후를 두 차례 상대했는데 1회 내야 땅볼, 4회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시켰다. 이정후는 6회 마지막 타석에서 바뀐 투수 라이언 브레이저에게 삼진을 당해 3타수 무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지난해 탬파베이에서 10승을 거둔 뒤 다저스로 트레이드된 글래스노는 이적 직후 5년간 1억3650만 달러(약 1794억 원)에 계약을 연장했다. 글래스노는 2차전 선발로 나서는 야마모토 요시노부(일본)와 함께 올 시즌 다저스의 원투펀치로 활약할 예정이다. 김하성과 고우석이 소속된 샌디에이고는 일본인 오른손 투수 다루빗슈 유를 서울시리즈 개막전 선발로 예고했다. 다루빗슈는 12일 4이닝 1실점 호투로 시애틀전 승리투수가 되는 등 시범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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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번째 생일 맞은 김재희, KLPGA 91개 대회 만에 첫 우승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4년 차 김재희(23)가 데뷔 후 첫 우승으로 생일을 자축했다. 김재희는 10일 싱가포르 타나메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시즌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잡아내며 6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적어낸 김재희는 방신실(16언더파 272타)을 한 타 차로 제치고 투어에서 처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 상금은 19만8000싱가포르달러(약 1억9600만 원)다.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를 지낸 김재희는 2020년 KLPGA 2부인 드림투어에서 3승을 거두며 상금왕에 올랐다. 많은 기대 속에 이듬해 KLPGA투어에 데뷔했지만 지난해까지 90개 대회에 출전하는 동안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에쓰오일 챔피언십에선 최종 라운드 한때 단독 선두에 오르기도 했지만 폭우로 1∼3라운드 성적만으로 순위를 정하는 바람에 공동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김재희는 이날 우승 후 “당시엔 너무 속이 상했다. 오늘도 날씨가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가 있어 신경이 쓰였다”면서도 “꼭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었고, 우승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전부터 “우승은 시간문제”라며 긍정적인 마음을 가졌던 그는 겨울 전지훈련을 통해 자신감을 더 키웠다. 그는 “작년부터 샷은 문제가 없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퍼트와 쇼트게임이 문제였는데 전지훈련을 통해 해결하고자 했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퍼트 연습만 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토록 기다리던 우승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김재희는 시즌 개막전이자 자신의 KLPGA투어 91번째 출전이던 이번 대회에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오수민(16)에게 세 타 뒤진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김재희는 4번홀부터 6번홀까지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공동 선두에 올랐다. 이후 오수민과 선두 경쟁을 이어가던 김재희는 13번홀(파4)에서 세컨드 샷을 핀 1m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내 단독 선두가 됐다. 곧이어 14번홀(파3)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승기를 굳혔다. 2001년 3월 10일생으로 23번째 생일에 우승한 김재희는 “너무 값진 선물을 받았다. 어제까지는 첫 우승이 목표였다. 오늘 우승했으니 이제 목표를 상금왕과 대상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오수민은 7년 만의 아마추어 선수 우승은 놓쳤지만 단독 3위(15언더파 273타)로 대회를 마치며 베스트 아마추어 트로피를 받았다. 오수민은 동반 플레이를 한 장타자 방신실보다 드라이버샷을 더 멀리 보내기도 하는 등 갤러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마지막 18번홀에선 이글 시도를 위한 세컨드 샷 때 드라이버를 잡기도 했다. 2008년 9월 16일생인 오수민(15년 5개월 23일)이 이날 우승했다면 KLPGA투어 역대 네 번째로 어린 우승자가 될 수 있었다. 작년 5월 교촌1991 레이디스 오픈에서 공동 9위를 한 오수민은 이번 대회에서 개인 최고 성적을 냈다. 오수민은 “챔피언 조에서 언니들과 경기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 어제까지 선두였지만 개인적인 목표는 ‘톱5’에 드는 것이었다. 기회가 되면 올해 다시 프로 대회에 출전해 또 한 번 톱5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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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헌재의 인생홈런]야구 트레이닝계 ‘전설’ 김용일 “근력 운동은 짧게, 자주”

    36년째 야구계에 몸담고 있는 김용일 프로야구 LG 수석 트레이닝 코치(58)는 트레이닝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그는 1989년 LG의 전신 MBC 청룡에 트레이너로 입사해 2003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국내 최초로 트레이닝 ‘코치’가 됐다. 2019년 당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서 뛰던 류현진(한화)의 전담 트레이너로 일했고, 2020년 수석 트레이닝 코치로 친정팀 LG로 돌아왔다. 양궁 선수 출신인 그는 고교 3학년 때 체조 수업 도중 백플립을 하다가 허리를 크게 다쳐 운동을 그만둬야 했다. 그는 이후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선수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트레이너의 길을 택했다. 운동처방사 자격을 땄고, 응급처치와 스포츠마사지도 익혔다. 혹시 쓰일 때가 있을지 몰라 침술까지 배웠다. 그는 LG 야구단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다.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한다. 선수들의 운동을 도우면서 김 코치 자신도 운동을 거르지 않는다. 그는 “내게 운동은 곧 생활이다. 1년에 닷새 빼고 360일은 운동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코치가 지금도 꾸준히 운동을 하는 이유는 선수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다. 야구 선수들은 누운 자세에서 엉덩이 부위를 들어 올리는 브리지 운동을 많이 하는데 수십 kg짜리 덤벨을 선수 몸에 올려주는 건 트레이닝 코치의 몫이다. 김 코치는 “한 팔로 54kg짜리 덤벨을 가볍게 들어 올릴 수 있어야 한다. 두 팔로 낑낑거리면서 덤벨을 들면 선수들 보기에 창피하지 않나. 60kg짜리 덤벨도 사 놨다”며 웃었다. 그가 보기에 야구 선수로 이상적인 몸을 가진 선수는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큰 덩치 때문에 팬들 사이에선 ‘류뚱’이라는 친근한 별명으로 불린다. 하지만 김 코치는 “(류)현진이는 허벅지와 엉덩이, 장딴지 등 하체의 힘과 근육이 누구보다 좋다. 덤벨 프레스를 할 때 한 팔로 35kg을 가볍게 들 정도로 상체도 좋다”고 말했다. LG 선수단 중에선 “타고난 몸은 오지환, 만들어진 몸은 김현수”라고 평했다. 그는 “(오)지환이는 좋은 하체를 타고난 데다 관리까지 잘한다”고 했다. 김현수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트레이닝에 진심이다. 입단 당시 다소 왜소했던 몸이 이제는 메이저리거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우람해졌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일반인들은 짧게, 대신 자주 근력 운동을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주변분들을 보면 피트니스센터에서 너무 오랜 시간을 보낸다”며 “중량 운동은 하루 15∼20분만 해도 충분하다. 대신 거르지 않고 매일 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했다. 그는 또 각자 몸에 맞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코치는 “유튜브 등을 통해서 본 동작을 똑같이 따라 할 필요는 없다. 불편함을 안고 정석적인 자세로 하기보다는 몸이 불편을 느끼지 않을 때까지 하면 된다”고 말했다. 스쾃을 할 때도 완전히 주저앉는 대신 자신이 버틸 수 있는 각도까지 하면 된다는 것. 그는 “몸이 통증을 느끼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중량 운동도 무거운 무게를 들기보다는 가벼운 무게를 드는 횟수를 늘리는 게 더 낫다”고 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 2024-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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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현진이 뚱뚱?…야구 트레이너의 ‘전설’ 김용일 코치의 생각은[이헌재의 인생홈런]

    시작은 트레이너였다. 10여 년이 지난 뒤 트레이닝 코치가 됐다. 다시 10여 년이 흘러 지금은 수석 트레이닝 코치로 불린다. 1989년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전신 MBC 청룡에서 트레이너로 시작해 36년째 야구계에 몸담고 있는 김용일 LG 수석 트레이닝 코치(58)는 야구 트레이닝의 입지전적 인물이다.프로야구 10개 팀들은 각각 10여 명 안팎의 트레이닝(또는 컨디셔닝) 코치들을 고용하고 있다. 프로야구 초창기에는 트레이너 두세 명이 한 팀 선수단 전체를 책임졌지만 트레이닝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면서 트레이닝 파트의 인원도 크게 늘었다. 그중 ‘수석’ 직함을 달고 있는 사람은 김 코치가 유일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매년 ‘베이스볼 다이어리’를 발간하는데 LG 코칭스태프 명단에 김 코치는 염경엽 감독, 김정준 수석코치에 이어 3번째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장 선수단 ‘넘버 3’라는 의미다. 지난해 LG는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정상 등극 후 차명석 LG 단장은 “이번 우승 과정에서 가장 고마운 분은 김용일 코치”라고 말했다. 김 코치가 총괄한 트레이닝 파트가 선수들의 몸 관리를 잘해준 덕분에 전력 누수를 최소화하며 우승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김 코치는 LG 창단 첫해인 1990년과 4년 뒤인 1994년에 이어 지난해 우승까지 LG의 세 차례 우승을 모두 함께 했다. 세 번 모두 LG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현장을 지킨 사람은 김 코치가 유일하다.김 코치는 2000년부터 2008년까지는 현대 유니콘스에서 일했는데 그때도 3차례(2000년, 2003년, 2004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그가 한국 프로야구 제1호 ‘트레이닝 코치’가 된 것도 2003년 현대에서였다. 2019년에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에서 뛰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현 한화)의 개인 트레이너로 1년간 미국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2020년 수석 트레이닝 코치 직함을 달고 친정팀 LG로 돌아왔다. 김 코치는 원래 양궁 선수 출신이다. 양궁 명문교인 예천중에 다닐 때 소년체전에서 우승도 했던 유망주였다. 이후 양궁 특기생으로 경북체고와 안동대에 입학했다. 하지만 고교 3학년 때 체조 수업 도중 백 플립을 하다가 허리를 크게 다쳤다. 결국 부상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대학교 1학년 때 운동을 그만둬야 했다. 부상으로 아쉽게 선수 생활을 끝낸 그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트레이너의 길을 택했다. 운동처방사 자격을 땄고, 응급처치와 스포츠마사지도 익혔다. 혹시 쓸 일이 있을지 몰라 침술까지 배웠다. 1990년 시즌이 끝난 뒤엔 자비를 들여 일본 트레이닝 시설에 연수도 다녀왔다. 지금도 그는 LG 야구단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하나다. 가장 먼저 출근해서, 선수들이 모두 떠난 뒤 가장 늦게 퇴근한다. 지난해 시즌이 끝난 후에도 딱 하루만 쉬고 다시 야구장에 나왔다. 선수들에게 비시즌 맞춤형 프로그램을 짜주기 위해서였다. 일과 시간에는 선수들의 운동을 돕지만 김 코치 자신도 없는 시간을 쪼개 운동을 거르지 않는다. 1년 365일 중 피치 못할 사정이 없는 날을 빼곤 매일 운동을 한다는 그는 “내게 운동은 곧 생활이다. 1년에 닷새 빼고 360일은 운동을 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프로야구는 대개 야간에 열리기 때문에 선수단 대부분은 오후에 출근한다. 하지만 그는 오전 10시경 일찌감치 야구장에 나온다. 트레드밀에서 약 30분간 빠른 걸음으로 몸을 예열한 뒤 이후 약 30분간 본격적인 근력 운동을 한다. 상체 운동은 이두와 삼두 운동, 등 운동, 코어 운동을 돌아가면서 한다. 하체 운동은 맨몸 스쾃을 시작으로 서서히 중량을 높여가며 스쾃과 데드리프트를 주로 한다. 원정 경기를 가서도 운동을 거르지 않는다. 숙소에 있는 피트니스 센터에서 잠깐이라도 운동을 한다. 김 코치가 지금도 꾸준히 운동을 하는 이유는 선수들에게 당당한 모습을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야구 선수들은 누운 자세에서 엉덩이 부위를 들어 올리는 브릿지 운동은 많이 한다. 일반인들은 대개 맨몸으로 하지만 선수들은 수십 kg짜리 덤벨을 배 위에 올려놓고 브릿지 동작을 한다. 무거운 덤벨을 선수 몸에 올려주는 건 트레이닝 코치의 몫이다. 이왕이면 한 번에 번쩍 들어서 가볍게 얹어줘야 한다. 김 코치는 “한 팔로 54kg 짜리 덤벨을 가볍게 들어 올릴 수 있는 몸을 항상 유지해야 한다. 두 팔로 낑낑거리면서 덤벨을 들면 선수들 보기에 창피하지 않나. 지난 겨울에는 60kg짜리 덤벨도 사 놨다”며 웃었다. 일반인들 중에는 야구 선수들은 운동선수 같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뚱뚱한 몸으로 던지고 치는 선수들이 꽤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코치는 “배 나온 선수가 있는 것 맞다. 하지만 야구는 지구력을 요하는 종목이 아니다. 타자가 치고, 투수가 던지는 동작은 대개 1초 안에 순간적인 힘으로 이뤄진다”며 “바로 그 순간 파워를 내기 위해서는 하체와 엉덩이 근력이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 육상 100m를 뛰는 스프린터나 투포환 선수 등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지구력은 없을지 몰라도 근력은 어느 종목 운동 선수 못지않다”고 말했다. 그가 꼽은 야구 선수로서 이상적인 몸을 갖고 있는 선수는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큰 덩치 때문에 팬들 사이에선 ‘류뚱’이라는 친근한 별명으로 불린다. 하지만 김 코치가 보는 류현진은 허벅지와 엉덩이, 장딴지 등 하체의 힘과 근육이 누구보다 뛰어난 선수다. 김 코치는 “상체를 많이 쓰는 타자들과 달리 투수들은 하체가 강한 선수가 많다. 하지만 (류)현진이는 하체 뿐 상체도 좋다. 덤벨 프레스를 할 때 한 팔로 35kg를 가볍게 든다. 야수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했다. 류현진은 2010년대 중반 어깨와 팔꿈치 수술을 받고 국내에 들어왔을 때 김 코치와 함께 훈련했다. 2019년에는 전담 트레이닝 코치를 맡았던 그는 “3년간 옆에서 지켜보면서 느낀 건 (류)현진이는 자기가 필요한 부분을 누구보다 잘 알고, 누구보다 열심히 한다는 것이다. 하루 4시간 트레이닝을 하기로 했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이를 지켰다. 괜히 야구를 잘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LG 선수단 중에서는 “타고난 몸은 오지환, 만들어진 몸은 김현수”라고 평했다. 그는 “(오)지환이의 하체를 보면 정말 선천적으로 좋은 몸을 타고났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관리까지 잘하니 다치지 않고 오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현수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트레이닝에 진심인 선수다. 입단 당시 다소 왜소했던 몸이 이제는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크고 우람해졌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운동 선수가 아닌 일반인들에게는 ‘짧게’ 그리고 ‘자주’ 근력 운동을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주변 분들을 보면 피트니스센터에서 너무 오랜 시간을 보낸다. 운동 효율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일반인을 기준으로 중량 운동은 하루 15~20분만 해도 충분하다. 짧게 하되 자주 운동을 하는 게 훨씬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몸에 맞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코치는 “많은 분들이 유튜브 등을 통해서 본 동작을 똑같이 따라 하려는 경향이 있다. 나이가 있거나 무릎 등이 좋지 않은 분들도 그렇게 한다”며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불편함을 안고 정석으로 하기보다는 몸이 불편을 느끼지 않을 때까지 하면 된다. 예를 들어 스쾃을 할 때도 완전히 주저앉는 대신 자신이 버틸 수 있는 각도까지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플랭크 동작도 마찬가지다. 굳이 바닥에서 정석대로 플랭크 동작을 하는 대신 벤치 등을 이용해 팔꿈치를 대면 몸에 많은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그는 “몸이 통증을 느끼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중량 운동도 무거운 무게를 들기보다는 가벼운 무게를 더 많이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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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승은 시간 문제”…SK 모자 쓴 김재희는 ‘제2의 최나연’이 될수 있을까[이헌재의 B급 골프]

    7일부터 싱가포르 타나메라 컨트리클럽(파72)에서는 2024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개막전인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이 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회가 열리기 하루 전인 6일 SK텔레콤은 김재희(23)와 후원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계약에 따라 김재희는 이SK 로고가 박힌 모자를 쓰고 이번 대회에 나서고 있습니다. 김재희는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를 지냈고 2020년엔 KLGPA 드림투어(2부) 상금왕을 차지했습니다. 2021년부터 KLPGA투어에 데뷔한 뒤에도 종종 우승을 노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우승컵에 입을 맞춘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선뜻 그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계약 기간도 파격적으로 올해부터 2027년까지 4년간입니다. SK텔레콤은 “젊고 참신한 이미지에 두꺼운 팬덤까지 갖춘 김재희의 후원으로 기업 이미지에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SK텔레콤의 체계적인 매니지먼트 역량을 발휘하겠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대기업인 SK텔레콤의 후원을 받는다는 것은 골프 선수로서는 엄청난 자부심입니다. 현재 SK텔레콤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맏형’ 최경주를 비롯해 이보미, 김한별, 이승민 등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김재희는 SK텔테콤의 5번째 후원 선수입니다. 예전 SK텔레콤의 후원을 받고 가장 크게 활약한 선수는 ‘얼짱 골퍼’로 불렸던 최나연(37)을 들 수 있습니다. 최나연을 은퇴하기 전까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9차례, KLPGA투어에서는 5차례 우승했습니다. SK텔레콤이 김재희에게 기대하는 것도 비슷한 활약일 것입니다. SK 모자를 쓰고 나선 첫 대회부터 김재희는 맹타를 휘둘렀습니다. 1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타를 줄인 김재희는 2라운드에서도 4언더파를 기록하며 중간 합계 10언더파 134타로 단독 선두로 올라섰습니다. 2위 그룹과는 2타 차입니다. 특히 1라운드 10번홀부터 14번홀까지는 5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기도 했습니다. 김재희는 8일 2라운드를 마친 후 “김재희는 “정규투어를 뛰면서 선두권에 있었던 적은 많은데 선두로 경기를 끝낸 건 처음이다. 마음 속으로 많이 그려왔던 상황”이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습니다. 인터뷰 내내 김재희의 표정에선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그는 “2년 전까지는 안 될 것 같은 불안감이 컸다. 그러나 작년부터 새로운 코치님께 배우면서 샷에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며 “‘첫 우승은 시간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재희의 시즌 첫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싱가포르까지 날아온 SK텔레콤 관계자는 “후원 계약을 할 때부터 ‘올해는 무조건 우승한다’고 하더라.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전했습니다. 사실 지난해까지도 김재희에게 우승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김재희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두 차례 준우승을 했습니다. 특히 11월 S-OIL 챔피언십에서는 최종 4라운드 전반 한 때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지만 갑작스런 폭우로 1~3라운드 성적으로 순위를 매기는 바람에 아쉽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김재희는 “작년에 대회가 더 많았으면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많이 아쉬웠다”며 “전지훈련에서 작년 감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걸 느꼈고, 이대로만 하면 우승 기회는 자주 오겠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고 당차게 말했습니다. 특히 전지훈련 때 집중적으로 가다듬은 퍼트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그는 “1라운드는 핀으로 쏘면 다 붙어서 버디를 많이 잡았다. 2라운드에서는 샷 감이 그리 좋지 않았지만 실수라고 생각한 샷들도 핀에 붙는 운이 따랐다. 한마디로 ‘되는 날’이었다”고 했습니다. 현재 페이스가 이어진다면 김재희는 개막전부터 우승 경쟁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구나 최종 라운드가 열리는 3월 10일은 자신의 생일이기도 합니다. 김재희는 “만약 개막전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다면 올해 목표로 상금왕과 대상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재희의 우승은 본인은 물론 자신을 믿고 후원해준 SK텔레콤도 무척 바라는 일일 것입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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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대 골퍼 오수민-이효송-에스더 권 “내일은 LPGA 스타”

    뭐가 그리 좋은지 서로 얼굴만 마주쳐도 웃음을 터뜨린다. 프로 대회에 출전한 앳된 얼굴의 소녀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멋진 꿈을 꾸고 있었다. 7일 싱가포르 타나메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2024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개막 대회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 출전한 오수민(16)과 이효송(16), 에스더 권(15)이 그 주인공이다. 오수민과 이효송은 한국 여자 골프 국가대표이고 에스더 권은 재미교포다. 셋 모두 프로에 한발 더 다가선 것 같다며 기분 좋아했다. 언젠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해 세계랭킹 1위가 되겠다는 목표도 같았다. 세 선수는 올해부터 하나금융그룹의 후원을 받는다.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2022년 아마추어 선수의 스폰서 계약을 허용한 뒤 하나금융그룹은 이들을 ‘미래의 스타’로 점찍고 이번 대회에 초청했다. 고교 1학년인 오수민은 중학교 3학년이던 지난해에도 프로 대회에 여러 번 출전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송암배 아마추어선수권 우승자인 오수민은 작년 5월 교촌 레이디스 오픈에서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를 뽐내며 톱10(공동 9위)에 들었다. 같은 해 11월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에서도 공동 14위를 차지하는 등 프로 언니들에게 밀리지 않는 실력을 자랑했다. 173cm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타가 주무기인 오수민은 “(작년 KLPGA투어 장타 부문 2위를 한) 황유민 언니를 너무 좋아한다. 거침없이 치는 게 너무 멋있어서 나도 언니처럼 항상 시원하게 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오수민과 동갑내기인 이효송 역시 한국 아마추어 골프를 대표하는 선수다. 이효송은 중학교 3학년이던 지난해 강민구배 한국 여자 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지난해 KLPGA투어 대회에 네 번 출전해 두 차례 컷을 통과했다. 이효송이 닮고 싶어 하는 선수는 지난해 KLPGA투어 3관왕(대상, 상금왕, 최저타수상) 이예원이다. 이효송은 “개인적으로 샷의 정확도와 퍼팅은 자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기복 없이 잘 치는 (이)예원 언니를 본받고 싶다”며 “올해 프로 대회에서는 톱10에 꼭 한 번 들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 팬들에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에스더 권은 짧은 구력(球歷)에 비해 아주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유망주다. 2020년에 골프를 시작한 그는 4년 만에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투어에서 언제든 우승을 노릴 만한 골퍼로 성장했다. 지난해 AJGA 테일러메이드 프리뷰에서 우승한 에스더 권은 AJGA 랭킹 68위에 올라 있다. 그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부인 콘페리투어에서 뛰었던 아버지에게 골프를 배웠다. 이번 대회가 프로 대회 첫 출전인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골프장 말고는 문을 여는 곳이 거의 없어 골프를 시작했는데 너무 재미있다”며 “당장 목표는 (골프 명문) 스탠퍼드대 입학이다. 대학을 다니다 20대 초반엔 본격적으로 LPGA투어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다. 비거리보다는 정교한 아이언샷과 쇼트 게임이 강점인 그는 한때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던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싱가포르=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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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일러 스위프트도 3시간씩 하는데…”, KLPGA 싱가포르 개막전도 ‘스위프트 효과’[이헌재의 B급 골프]

    싱가포르는 원래 물가가 무척 비싼 나라입니다. 그런데 7일부터 나흘 동안 싱가포르 타나메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리는 2024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을 전후해 싱가포르의 호텔과 비행기 가격이 무지막지하게 올랐습니다. 이유는 바로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싱가포르 공연 때문입니다. 월드투어를 진행 중인 스위프트는 2∼9일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6차례 공연을 합니다. 스위프트의 싱가포르 공연은 주변국과 외교 마찰을 낳을 정도로 화제입니다. 30만 장의 티켓이 일찌감치 매진됐고,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을 겨냥한 암표 판매와 사기 피해까지 속출하고 있습니다. 필리핀과 태국 등 주변 나라들은 “싱가포르 정부가 동남아시아 내 독점 공연을 유치하기 위해 주최사 AEG에 회당 수백만 달러의 보조금을 줬다”고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스위프트의 공연을 통한 경제적 이익을 싱가포르가 독점한다는 것이지요. 이에 싱가포르 측은 “스위프트 측이 교통, 물류, 금융 허브인 싱가포르의 이점을 알고 선택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동아일보 3월 4일자 A18면 참조스위프트는 싱가포르 공연은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하루 전인 6일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화제가 됐습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차세대 스타 패티 타와타나낏(25·태국)의 입을 통해서였습니다. 타와타나낏은 올해 세계여자 골프에서 가장 ‘핫한’ 선수입니다. 지난달 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LET) 아람코 사우디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했고, 곧이어 모국에서 열린 LPGA투어 혼다 타일랜드에서도 정상에 올랐습니다.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열린 LPGA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공동 8위를 했습니다. 하나금융그룹 소속으로 스폰서 대회에 출전하는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힙니다. 타와타나낏이 이번 대회에도 1위를 하면 한 달 새 유럽과 미국, 한국 투어에서 모두 우승하는 진기록을 남기게 됩니다. 관건은 바로 체력입니다. 싱가포르는 현재 낮에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종종 비까지 내리면서 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치 한국의 장마철과 비슷한 무덥고 습한 느낌입니다.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 역시 날씨를 이번 대회 최대 변수로 꼽고 있습니다. 수분 보충과 체력 조절을 잘해야 온전한 컨디션으로 대회를 완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다수의 한국 선수들에게 이번 대회가 시즌 첫 무대인 반면 타와타나낏은 벌써 4주 연속 쉬지 않고 대회를 치르고 있습니다. 타와타나낏은 기자회견장에서도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하지만 테일러 스위프트 얘기를 꺼내며 다시 활기를 찾았습니다. 전날 스위프트의 공연을 관람했다는 그는 “스위프트는 3시간이 넘는 공연 내내 열정적으로 노래를 불렀다. 무척 재미있었고 많은 것을 배웠다”며 “4주 연속 대회 출전이라 몸 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컨디션을 조절해 최대한 잘해내겠다”고 말했습니다. 세계적인 스타들에게도 셀럽인 스위프트가 그에게 큰 자극을 준 것입니다. 타와타나낏은 디펜딩 챔피언 박지영(28), 지난해 KLPGA 투어에서 대상과 상금왕, 최소 타수상 등 3관왕을 휩쓴 이예원(21)과 함께 7일 오후 1시 45분부터 1라운드를 치릅니다. 이예원과 박지영은 타와타나낏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들입니다. 이예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호주 전지훈련을 통해 샷감이나 퍼트감이 많이 올라온 상태다. 저 역시도 기대가 많이 된다. 올 시즌도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습니다. 그는 또 이번 대회 코스에 대해 “티샷보다 세컨드샷 정확도, 그린 위 잔디 결을 잘 파악해야 성공률 높을 것 같다. 쇼트퍼트를 조금 더 집중해서 플레이하고 롱 퍼트 거리감이 잘 나오면 좋은 스코어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초대 대회 챔피언 박지영 역시 “작년에 우승했던 곳에 돌아와 보니 기분이 좋다. 마지막 날까지 지금의 좋은 기분은 유지하면서 플레이하고 싶다. 작년보다 더 안정적인 플레이를 하려고 겨우내 준비한 만큼 올 한해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싱가포르=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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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LPGA 스타트… 이예원, 싱가포르서 타와타나낏과 샷 대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7일부터 나흘 동안 싱가포르 타나메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리는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으로 2024시즌 막을 올린다. 올 시즌 KLPGA투어는 11월까지 9개월간 이어지는데 모두 30개 대회(총상금 320억 원)가 열린다. 이번 개막 대회에서 가장 주목할 선수는 지난해 KLPGA투어 3관왕(대상, 상금왕, 최저타수상)에 오른 이예원(21)이다. 겨우내 호주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땀을 흘린 이예원은 “올해는 4승 이상을 거둬 다승왕을 노려보겠다”고 새 시즌 각오를 밝혔다. 2022년 투어 신인왕을 차지한 이예원은 지난해 3승을 거뒀지만 다승왕은 4승을 챙긴 임진희(26)에게 내줬다. 임진희는 올해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뛴다. 지난해 신인 돌풍을 일으켰던 방신실(20), 황유민(21), 김민별(20) 등 2년 차 ‘삼인방’도 이번 대회에 나선다. 데뷔 시즌 2승을 거둔 방신실과 1승의 황유민은 장타 대결로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에서 방신실이 전체 1위(262야드), 황유민이 2위(257야드)를 했다. 지난해 신인왕 김민별은 올 시즌에 반드시 첫 승을 신고하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29개 대회에 출전한 김민별은 준우승 세 차례를 포함해 톱10에 12번 들며 꾸준한 성적을 냈지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는 못했다. KLPGA투어 통산 18승을 기록 중인 ‘대세’ 박민지(26)도 출전한다. 박민지는 3승을 더 보태면 투어 역대 최다승자로 이름을 올린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활동 중인 신지애(36)와 구옥희(1956∼2013)가 각각 20번 우승했다. 박민지는 2021년과 2022년 등 두 해 연속 6승씩 거두면서 상금왕까지 차지했지만 지난해엔 2승으로 다소 주춤했다. 박민지는 “루키의 자세로 임하겠다”며 이번 시즌을 벼르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박지영(28)은 타이틀 방어와 함께 투어 통산 8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LPGA투어의 강자로 떠오른 패티 타와타나낏(25)과 ‘장타자’ 나타끄리타 웡타위랍(22·이상 태국)도 이번 대회에 참가해 KLPGA투어 선수들과 우승 경쟁을 벌인다. 타와타나낏은 지난달 레이디스유러피안투어(LET) 아람코 사우디 인터내셔널과 LPGA투어 혼다 타일랜드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하나금융그룹 소속으로 스폰서 대회에 출전하는 타와타나낏이 이번에도 1위를 하면 한 달 새 유럽과 미국, 한국 투어에서 모두 우승하는 진기록을 남기게 된다. LPGA투어에서 비거리 1위를 달리고 있는 웡타위랍은 남자 선수 못지않은 드라이버샷(비거리 평균 294야드)이 강점이다. KLPGA와 싱가포르골프협회가 공동 주관하고 레이디스아시안투어(LAT) 시리즈의 하나로 열리는 이번 대회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만,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선수 108명이 참가한다. 하나금융그룹은 4일 태국에서 열린 ‘위민스 아시아 퍼시픽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한 이효송(16), 국가대표 상비군을 거쳐 올 시즌부터 대표팀에 합류한 오수민(16), 재미교포 에스더 권(14) 등 10대 아마추어 선수 3명도 초청했다. 올 시즌 KLPGA투어 국내 개막전은 다음 달 4∼7일 제주 서귀포시에서 열리는 두산건설 위브챔피언십이다. 싱가포르=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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