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환

최창환 기자

동아일보 부산경남취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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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에 관심이 많습니다.

oldbay77@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지방뉴스49%
사고33%
사건·범죄10%
사회일반8%
  • 울산화력 사망자 6명으로 늘어…남은 매몰자 1명 구조 총력

    울산 남구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8일째인 13일 매몰됐던 작업자의 시신이 추가로 수습되면서 사망자는 6명으로 늘었다. 한국동서발전 임원과 직원들은 이날 사고 현장에서 처음으로 대국민 사과를 했다.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1시 18분경 보일러 타워 5호기 잔해에서 김모 씨(30)의 시신을 발견했다. 김 씨는 6일 오후 63m 높이의 5호기에서 사전 취약화 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사고 직후 매몰 위치는 확인됐으나 잔해가 촘촘히 얽혀 있고 추가 붕괴 위험이 커 구조 작업이 장기간 지연돼왔다.당국은 위험 구조물인 4·6호기를 해체하고, 400t 크레인을 이용해 상부 구조물을 고정한 뒤 철골과 흙더미를 단계적으로 제거해 사고 발생 155시간 만에 김 씨를 수습했다. 김 씨는 발파 전문업체 코리아카코 소속으로, 이번 사고 희생자 중 유일한 정규직 근로자이자 최연소 피해자다.소방당국은 마지막 실종자 김모 씨(62)에 대한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당국은 “아직 위치가 특정되지 않았다”며 “320명의 인력을 투입해 남은 매몰자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한국동서발전과 HJ중공업은 사고 발생 8일 만에 공식 사과했다. 권명호 한국동서발전 사장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고 말했다. 법적 책임에 대해서는 “수사 결과에 따라 감당할 부분은 감당하겠다”고 했다. 김완석 HJ중공업 대표이사는 “유가족께 뼈를 깎는 심정으로 사죄드린다”며 “마지막 매몰자 수습까지 모든 역량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늑장 사과’라는 일부 지적에 대해 양사는 “구조 안정화와 사고 상황 파악이 우선이었다”며 “수습 체계가 어느 정도 정리된 시점에 공식 입장을 발표하게 됐다”고 해명했다.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 2025-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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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도 김재민, 종료 6초 전 ‘금 업어치기’

    20개월간의 재활 끝에 돌아온 김재민(한국마사회·사진)은 최근 열린 전국대회에서 우승하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김재민은 1∼6일 전남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25 순천만국가정원컵 전국유도대회 겸 2026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남자 90kg 이하급 결승에서 송민기(용인시청)를 상대로 경기 종료 6초 전 ‘업어치기’ 기술로 유효승을 거두며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울산스포츠과학고와 용인대를 거쳐 한국마사회 소속으로 활동 중인 김재민은 2022년 울산에서 열린 제103회 전국체전 무제한급 금메달리스트다. 그러나 직후 무릎 부상으로 20개월 넘게 매트를 떠나야 했다. 이번 우승은 재기의 상징이자, 1997년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된 이후 울산 출신 남자 유도선수로는 처음으로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한 기록이기도 하다. 김재민은 “다시 매트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다”며 “내년 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 태극기와 울산의 이름을 함께 빛내고 싶다”고 말했다.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 2025-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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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어 키운 동생, 생존 기대했는데… 소방관과 함께 울었다”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12일 오전 울산 남구 중앙병원 장례식장.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로 숨진 김모 씨(63)의 빈소에는 슬픔이 가득했다. 김 씨의 여동생은 “갑작스러운 사고에 영정도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며 오열했다. 김 씨는 사고 발생 다음 날인 7일 오전, 위치가 확인된 매몰자 3명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잔존 구조물의 붕괴 위험으로 수색이 지연됐고, 소방당국이 11일 보일러 타워 양측 2기를 발파한 뒤에야 시신을 수습할 수 있었다. 김 씨의 아내는 실종 기간이 길어지면서 극심한 스트레스와 피로로 쇠약해진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큰누나(75)는 “동생은 7남매 중 여섯째였고,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내가 업어 키웠다”면서 “뉴스를 봤을 때도 내 동생일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며 울먹였다. 용접 기능공이었던 김 씨는 부산 출신으로, 젊은 시절부터 최근까지 울산 지역 각지의 공사 현장에서 생계를 이어왔다. 이번에는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해체를 위한 ‘취약화 작업’에 투입돼 25m 높이에서 작업하던 중 구조물 붕괴로 다른 근로자 6명과 함께 매몰됐다. 김 씨의 큰누나는 “소방관들이 매몰된 동생 신원을 확인해 주며 ‘못 구해드려 죄송하다’고 말했을 때 우리 모두 울었다”며 “위험한 현장에서 끝까지 수색해 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이날 오전 5시 19분경엔 보일러 타워 5호기 잔해 속에서 60대 남성 이모 씨의 시신이 추가로 수습됐다. 구조대는 전날 오후 10시 14분쯤 이 씨의 위치를 파악했고, 밤샘 작업 끝에 시신에 닿을 수 있었다. 시신이 안치된 울산병원 장례식장에는 온종일 침통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사고 발생 일주일째인 이날까지 매몰자 7명 중 공식 사망자는 5명으로 늘었다. 남은 2명에 대한 구조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구조대원 70여 명과 민간 해체 전문가 40여 명 등 110여 명이 투입됐고, 수색견, 매몰탐지기 등 첨단 장비가 동원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2차 붕괴 위험과 잔해물로 작업이 쉽지 않지만, 실종자들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울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 2025-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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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어 키운 동생이 끝내…” 유족도 소방관도 울었다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12일 오전 울산 남구 중앙병원 장례식장.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로 숨진 김모 씨(63)의 빈소에는 슬픔이 가득했다. 김 씨의 여동생은 “갑작스러운 사고에 영정도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며 오열했다. 김 씨는 사고 발생 다음 날인 7일 오전, 위치가 확인된 매몰자 3명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잔존 구조물의 붕괴 위험으로 수색이 지연됐고, 소방당국이 11일 보일러 타워 양측 2기를 발파한 뒤에야 시신을 수습할 수 있었다.김 씨의 아내는 실종 기간이 길어지면서 극심한 스트레스와 피로로 쇠약해진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큰누나(75)는 “동생은 7남매 중 여섯째였고,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내가 업어 키웠다”며 “뉴스를 봤을 때도 내 동생일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고 울먹였다.용접 기능공이었던 김 씨는 부산 출신으로, 젊은 시절부터 최근까지 울산 지역 각지의 공사 현장에서 생계를 이어왔다. 이번에는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해체를 위한 ‘취약화 작업’에 투입돼 25m 높이에서 작업하던 중 구조물 붕괴로 다른 근로자 6명과 함께 매몰됐다. 김 씨의 큰누나는 “소방관들이 매몰된 동생 신원을 확인해 주며 ‘못 구해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을 때 우리 모두 울었다”며 “위험한 현장에서 끝까지 수색해 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이날 오전 5시 19분경엔 보일러 타워 5호기 잔해 속에서 60대 남성 이모 씨의 시신이 추가로 수습됐다. 구조대는 전날 오후 10시 14분쯤 이 씨의 위치를 파악했고, 밤샘 작업 끝에 시신에 닿을 수 있었다. 시신이 안치된 울산병원 장례식장에는 온종일 침통한 분위기가 감돌았다.사고 발생 일주일째인 이날까지 매몰자 7명 중 공식 사망자는 5명으로 늘었다. 남은 2명에 대한 구조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구조대원 70여 명과 민간 해체 전문가 40여 명 등 110여 명이 투입됐고, 수색견, 매몰탐지기 등 첨단 장비가 동원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2차 붕괴 위험과 잔해물로 작업이 쉽지 않지만, 실종자들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울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 20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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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0kg 폭약으로 ‘구조 방해물’ 타워 폭파… 매몰현장에 크레인 투입

    “쾅, 쾅.” 11일 낮 12시 정각, 울산 남구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현장에 지축을 울리는 굉음이 두 차례 울려 퍼졌다. 무전기를 든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관계자가 “5, 4, 3, 2, 1, 발파!” 카운트다운 후 버튼을 누르자, 무너진 보일러 타워 5호기 양옆의 4, 6호기에 설치된 폭약이 연쇄 폭발했다. 63m 높이의 철골 구조물이 불과 3초 만에 바다 반대 방향으로 주저앉았다. 하얀 먼지가 솟아올랐고, 현장에서 300m 떨어진 곳까지 5∼6cm 크기의 파편이 날아갔다. 450m 떨어진 취재 지점에서도 거센 바람이 느껴질 정도였다. 중수본은 6일 무너진 5호기 양측 타워의 추가 붕괴 위험이 커지자 신속하고 안전한 구조를 위해 이날 해체 작업을 진행했다. 발파 직후 매몰자 구조 작업이 재개됐고, 1명의 시신이 추가로 수습됐다.● ‘붕괴 위험’ 4, 6호기 폭파… 구조 재개보일러 타워 2기는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폭파 뒤에는 자욱한 분진이 5분 넘게 현장을 덮었다. 6분 뒤 ‘발파 완료’를 알리는 사이렌이 울렸다. 이날 폭파에는 폭약 140kg과 기폭 장치 120개가 사용됐다. 이번에 해체된 4, 6호기는 붕괴한 5호기에서 각각 30m 떨어져 있다. 세 구조물은 철거를 위해 지난해부터 기둥과 철골을 미리 절단하는 ‘취약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던 중 6일 5호기가 갑작스레 붕괴하며 2명이 다치고 7명이 매몰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수색 작업 중 잔존 구조물의 붕괴 위험이 커지자 이날 폭파 해체가 단행된 것이다. 발파 후 3시간 40분이 지나 구조대는 수색 작업을 재개했고, 오후 10시 14분 5호기 잔해 속에서 60대 남성의 시신을 추가로 수습했다. 구조당국이 매몰 위치를 파악한 2명 중 1명이다. 이로써 이번 사고의 사상자는 부상자 2명, 수습된 사망자 4명으로 늘었다. 무너진 5호기 잔해 아래에는 여전히 3명이 매몰된 상태다.구조 당국은 400t 크레인을 이용해 5호기 상판 끝부분을 고정한 뒤 잔해를 하나씩 절단하며 진입로를 확보할 계획이다. 위치가 확인된 매몰자부터 우선 구조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조 당국은 빔 절단기를 이용해 철근을 제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치가 확인되지 않은 구간은 매몰탐지기와 지지대를 동원해 탐색과 안전 확보를 병행한다. 김승룡 중앙긴급구조통제단장(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소방 수색·구조 전문가 8개 팀 70여 명과 민간 해체 전문가, 첨단 장비를 총동원해 수색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시민들 “기적적으로 살아 나오길” 기원 여전히 남은 매몰자들의 가족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시민들도 생환을 기원했다. 사고 현장을 찾은 김영호 씨(47)는 “사고 후 6일째가 되도록 구조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가족들은 얼마나 애가 타고 억장이 무너지겠느냐”며 “기적적으로 살아 나와서 가족 품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붕괴 현장 인근에는 매몰자 7명을 기리기 위해 누군가 놓고 간 소주 한 병과 종이컵 7개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시민 최현정 씨(38)는 “대형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한다고 발표하지만 후진국형 참사는 잊을 만하면 또 일어난다”며 “이번만큼은 대책을 제대로 수립해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인명 구조가 마무리되는 대로 현장 감식에 착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중장비 투입 과정에서 일부 구조물이 훼손될 수 있는 만큼, 드론 촬영 영상 등 확보 자료와 함께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경찰청 수사전담팀은 사고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과 철거 작업 관련 서류를 확보해 업무상 과실 여부를 조사 중이다.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울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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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발전소 사고 인근 타워도 붕괴위험… 오늘 폭파 해체

    울산 남구 울산화력발전소에서 9명의 사상자를 낸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와 관련해,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가 붕괴한 5호기 바로 옆 4·6호 타워를 11일 낮 12시에 폭파하기로 했다. 5호기 잔해에 매몰된 피해자 4명의 수색 및 수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조치다. 중수본에 따르면 폭파 대상인 4·6호 타워는 붕괴한 5호기와 약 30m 떨어져 있다. 세 구조물은 지난해부터 철거를 위해 기둥과 철골을 미리 절단하는 ‘취약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고, 이 가운데 5호기가 6일 돌연 무너지면서 참사가 발생했다. 중수본은 타워 한쪽 기둥을 폭파해 무너진 5호기와 같은 방향으로 넘어뜨리는 방식으로 철거를 진행할 예정이다. 폭약은 지면에서 1m와 13m 높이에 설치된다. 현재 두 타워 모두 붕괴 위험이 큰 상태다. 중수본은 특히 4호기의 붕괴 위험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 민간 전문업체가 측정한 결과 타워의 기울어짐은 허용 범위 62mm 중 최대 42mm까지 나타났다. 시공사인 코리아카코 관계자 역시 9일 중수본 회의에서 “4호기 내부 진입은 어렵다”며 폭약 설치를 위한 인력 투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중수본 공동본부장)은 “모든 과정을 안전하게 진행하고, 위험 요인이 발생하면 즉시 작업을 중단하겠다”고 강조했다. 10일 현장은 최고 초속 12m의 강한 바람 속에서 해체 준비로 구조 작업이 전면 중단돼 한산한 모습이었다. 사고 직후 설치된 상황실과 통합지원본부용 임시 텐트 20개도 철거됐고, 그 자리에 매몰된 4명을 수습하기 위한 400t급 대형 크레인이 새로 설치됐다. 현재까지 사상자는 사망자 3명, 중상자 2명, 매몰자 4명(2명 사망 추정)이다. 매몰자 4명의 수색 및 수습은 타워 해체 작업이 끝난 뒤 본격적으로 재개될 예정이다.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울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 2025-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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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앞에서 사망 판정’ 40대 수습… 소방관들의 ‘슬픈 경례’

    “구조되기만 가슴 졸이며 기다렸는데.” 9일 울산 동강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사망자 김모 씨(44)의 아버지는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김 씨의 시신은 이날 오전 11시 5분경 수습됐다. 사고 직후 매몰된 그는 의식이 있었고 팔이 철재에 낀 채 발견돼 소방 당국이 구조를 시도했다. 하지만 추가 붕괴 위험으로 작업이 지연되던 중 다음 날 오전 4시 53분 숨졌다. 현장 관계자는 “애끊는 가족들을 생각해 시신만이라도 수습하려 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김 씨까지 3명의 시신이 수습됐다. 아직 4명이 더 매몰된 가운데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무너진 5호기 인근 4·6호기의 붕괴 우려로 취약화(철거) 작업을 우선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사고 원인으로 과도한 취약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돈 벌며 대학 다닌 성실한 아들” 빈소엔 어린 두 딸김 씨의 시신은 사고 나흘 만에 수습됐다. 사고 발생 69시간 만이고, 매몰된 채 사망 판정을 받은 지 약 54시간 만이다. 이날 김 씨의 시신을 수습한 소방관들은 구급차에 탄 시신을 향해 단체 묵념을 했다. 병원에서 만난 김 씨의 부친은 “어릴 때 집안 형편이 어려워 스스로 벌어서 대학도 다닌 성실한 아들이었다”며 “사고 날에도 오전 4시 15분쯤 혼자 아침밥을 챙겨 먹고 첫차를 타고 출근했다”고 했다. 이날 빈소엔 김 씨 아내와 어린 두 딸도 있었다. 현장에는 여전히 4명(사망 추정 2명, 실종 2명)이 매몰돼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기적을 기다리고 있지만, 9일 오후 2시 사고 발생 72시간이 지나면서 생존 가능성은 급격히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두껍고 무거운 철판과 철근이 겹겹이 뒤엉켜 대형 장비 없이 수작업으로 구조해야 하는 등 여건이 매우 열악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내부 진입을 일시 중단하고 신속한 수습을 위해 양쪽 타워의 취약화 작업을 우선 진행하기로 했다. 사고가 난 5호기 양옆의 4·6호기는 이미 해체를 위한 사전 취약화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로, 추가 붕괴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김규용 충남대 스마트건축공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상층부 흔들림은 수십 cm 수준이지만, 이번 현장의 4호기 상층부는 2m 가까이 흔들리고 있어 사람의 접근 자체가 위험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사고 원인에 ‘과도한 취약화’ 의혹 사고 원인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일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철거 과정에서 ‘사전 취약화’ 작업이 과도하게 이뤄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시공사 HJ중공업의 전 직원은 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올해 3월 서천화력발전소 철거 실패 이후 이번 현장에서는 계획보다 더 많은 부재를 절단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이전 실패를 의식해 구조 계산서 기준보다 더 많이 자른 부분이 있다”며 “과도한 취약화로 작은 충격에도 구조물이 쉽게 무너질 수 있는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공사가 애초에 정한 철거 공법에서도 문제의 정황이 나타난다고 지적한다. 더불어민주당 김성회 의원실이 확보한 ‘울산기력 4·5·6호기 안전계획서’에는 ‘구조물 발파 취약화 공법’이 적용된 것으로 돼 있다. 최명기 서울디지털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객원교수는 “울산 보일러 타워처럼 철골 구조물이 많은 구조물엔 다른 공법을 써야 한다”며 “처음 잘못된 방식을 계획한 탓에 이후 철거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취약화 작업을 지나치게 많이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문서에 구조물 상부가 아닌 하부를 먼저 약화시키는 ‘하부 우선 취약화’ 정황도 적시돼 있다. 이를 두고도 최 교수는 “취약화 대상과 순서가 구체적으로 기술되지 않아 안전관리의 허점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울산경찰청·울산지검·부산고용노동청은 각각 수사전담팀을 구성해 발주처와 원·하청 간 계약 관계, 공사 지휘 체계, 취약화 및 발파 과정의 적정성 등을 전면 조사할 방침이다.울산=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울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 202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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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붕괴 생존자 “쾅 소리와 함께 기억 끊겨” PTSD 호소

    “‘쾅’ 소리와 함께 눈앞이 캄캄해졌고, 그러고는 기억이 끊겼대요.” 8일 울산 동구 울산대병원에서 만난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 생존자 이모 씨(64)의 아내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이 씨는 사고 당시 보일러 타워 5호기 25m 높이(약 8층 높이)에서 산소절단기로 철 구조물을 자르는 작업을 하던 중 구조물 붕괴와 함께 아래로 추락했다. 갈비뼈 골절 등 중상을 입었지만 매몰되지 않았고 사고 직후 구조됐다. 소방 관계자는 “우리가 생각해도 의아하고 신기한 일”이라며 “바깥쪽에서 작업을 한 덕분에 매몰을 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이 씨는 현재 거동은커녕 말을 잇기도 어려운 상태다. 아내는 “말할 때마다 너무 고통스러워 거의 대화하지 못했다”며 “사고 충격이 커 당시 순간을 거의 떠올리지도 못한다”고 전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폐기흉(폐에 구멍이 나 공기가 흉강으로 새어드는 상태) 진단을 받은 이 씨는 고개만 간신히 움직일 정도로 쇠약한 상태다. 그는 HJ중공업 하청업체인 코리아카코 소속 일용직 근로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생존자 양모 씨(44)는 사고 당시 지상에서 사다리차를 조종하다 구조물 붕괴 직후 차량에서 뛰쳐나와 몸을 피했다. 왼쪽 가슴과 머리에 타박상을 입어 울산 남구 중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세를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민영 국가트라우마센터장은 “이런 대형 재해를 겪으면 일상 전체가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며 “정신적 충격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행정안전부 위탁을 받아 대한적십자사가 운영하는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직업트라우마센터 등이 사고 피해자와 가족, 목격자 등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과 회복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울산=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 202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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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벌며 대학 다닌 성실한 가장” 빈소엔 어린 두딸…소방관 슬픈 묵념

    “구조되기만 가슴 졸이며 기다렸는데.”9일 울산 동강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사망자 김모 씨(44)의 아버지는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김 씨의 시신은 이날 오전 11시 5분경 수습됐다. 사고 직후 매몰된 그는 의식이 있었고 팔이 철재에 낀 채 발견돼 소방 당국이 구조를 시도했다. 하지만 추가 붕괴 위험으로 작업이 지연되던 중 다음 날 오전 4시 53분 숨졌다. 현장 관계자는 “애끊는 가족들을 생각해 시신 만이라도 수습하려 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김 씨까지 3명의 시신이 수습됐다. 아직 4명이 더 매몰된 가운데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무너진 5호기 인근 4·6호기의 붕괴 우려로 취약화(철거) 작업을 우선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사고 원인으로 과도한 취약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돈 벌며 대학 다닌 성실한 아들” 빈소엔 어린 두 딸김 씨의 시신은 사고 나흘 만에 수습됐다. 사고 발생 69시간 만이고, 매몰된 채 사망 판정을 받은 지 약 54시간 만이다. 이날 김 씨의 시신을 수습한 소방관들은 구급차에 탄 시신을 향해 단체 묵념을 했다. 병원에서 만난 김 씨의 부친은 “어릴 때 집안 형편이 어려워 스스로 벌어서 대학도 다닌 성실한 아들이었다”며 “사고 날에도 오전 4시 15분쯤 혼자 아침밥을 챙겨 먹고 첫차를 타고 출근했다”고 했다. 이날 빈소엔 김 씨 아내와 어린 두 딸도 있었다.현장에는 여전히 4명(사망 추정 2명, 실종 2명)이 매몰돼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기적을 기다리고 있지만, 9일 오후 2시 사고 발생 72시간이 지나면서 생존 가능성은 급격히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두껍고 무거운 철판과 철근이 겹겹이 뒤엉켜 대형 장비 없이 수작업으로 구조해야 하는 등 여건이 매우 열악하다”고 설명했다.결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내부 진입을 일시 중단하고 신속한 수습을 위해 양쪽 타워의 취약화 작업을 우선 진행하기로 했다. 사고가 난 5호기 양옆의 4·6호기는 이미 해체를 위한 사전 취약화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로, 추가 붕괴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김규용 충남대 스마트건축공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상층부 흔들림은 수십 ㎝ 수준이지만, 이번 현장의 4호기 상층부는 2m 가까이 흔들리고 있어 사람의 접근 자체가 위험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사고 원인에 ‘과도한 취약화’ 의혹사고 원인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일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철거 과정에서 ‘사전 취약화’ 작업이 과도하게 이뤄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시공사 HJ중공업의 전 직원은 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올해 3월 서천화력발전소 철거 실패 이후 이번 현장에서는 계획보다 더 많은 부재를 절단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이전 실패를 의식해 구조 계산서 기준보다 더 많이 자른 부분이 있다”며 “과도한 취약화로 작은 충격에도 구조물이 쉽게 무너질 수 있는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시공사가 애초에 정한 철거 공법에서도 문제의 정황이 나타난다고 지적한다. 더불어민주당 김성회 의원실이 확보한 ‘울산기력 4·5·6호기 안전계획서’에는 ‘구조물 발파 취약화 공법’이 적용된 것으로 돼 있다. 최명기 서울디지털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객원교수는 “울산 보일러 타워처럼 철골 구조물이 많은 구조물엔 다른 공법을 써야 한다”며 “처음 잘못된 방식을 계획한 탓에 이후 철거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취약화 작업을 지나치게 많이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같은 문서에 구조물 상부가 아닌 하부를 먼저 약화시키는 ‘하부 우선 취약화’ 정황도 적시돼 있다. 이를 두고도 최 교수는 “취약화 대상과 순서가 구체적으로 기술되지 않아 안전관리의 허점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울산경찰청·울산지검·부산고용노동청은 각각 수사전담팀을 구성해 발주처와 원·하청 간 계약 관계, 공사 지휘 체계, 취약화 및 발파 과정의 적정성 등을 전면 조사할 방침이다.울산=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울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 2025-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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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쾅’ 소리와 함께 기억 끊겼다” PTSD 호소하는 울산화력 생존자

    “‘쾅’ 소리와 함께 눈앞이 캄캄해졌고, 그리고는 기억이 끊겼대요.”8일 울산 동구 울산대병원에서 만난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 생존자 이모 씨(64)의 아내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이 씨는 사고 당시 보일러 타워 5호기 25m 높이(약 8층 높이)에서 산소절단기로 철 구조물을 자르는 작업을 하던 중 구조물 붕괴와 함께 아래로 추락했다. 갈비뼈 골절 등 중상을 입었지만 매몰되지 않았고 사고 직후 구조됐다. 소방 관계자는 “우리가 생각해도 의아하고 신기한 일”이라며 “바깥쪽에서 작업을 한 덕분에 매몰을 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이 씨는 현재 거동은커녕 말을 잇기도 어려운 상태다. 아내는 “말할 때마다 너무 고통스러워 거의 대화하지 못했다”며 “사고 충격이 커 당시 순간을 거의 떠올리지도 못한다”고 전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폐기흉(폐에 구멍이 나 공기가 흉강으로 새어드는 상태) 진단을 받은 이 씨는 고개만 간신히 움직일 정도로 쇠약한 상태다. 그는 HJ중공업 하청업체인 코리아카코 소속 일용직 근로자인 것으로 알려졌다.또 다른 생존자 양모 씨(44)는 사고 당시 지상에서 사다리차를 조종하다가 구조물 붕괴 직후 차량에서 뛰쳐나와 몸을 피했다. 왼쪽 가슴과 머리에 타박상을 입어 울산 남구 중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세를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민영 국가트라우마센터장은 “이런 대형 재해를 겪으면 일상 전체가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며 “정신적 충격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행정안전부 위탁을 받아 대한적십자사가 운영하는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직업트라우마센터 등이 사고 피해자와 가족, 목격자 등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과 회복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울산=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 2025-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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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발전소 붕괴 사고 사망자 3명으로 늘어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사망자가 7일 3명으로 늘었다. 사망 추정 상태로 매몰된 2명에 대한 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으며 2명은 여전히 매몰 위치조차 파악되지 않았다. 2차 붕괴 위험으로 구조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사고 발생 매몰자 가족들은 기적적인 생환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소방 당국은 사고 이튿날인 이날 오전 9시 6분경 60대 남성이 구조됐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오전 11시 15분경에는 50대 남성이 현장 의료진으로부터 사망 판정을 받은 뒤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전날 붕괴된 구조물과 땅 사이 틈에서 팔 부위가 끼인 채 의식이 있는 채로 발견됐던 40대 남성은 밤샘 구조 작업에도 이날 오전 4시 53분경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작업자 9명 중 2명만 사고 초기에 구조되고 3명은 사망했다. 남은 매몰자 4명 가운데 2명은 사망 추정 상태로 매몰 지점에서 발견돼 구조 중이다. 소방 당국은 현재까지 매몰 위치가 파악되지 않은 2명을 구조 골든타임인 72시간 내에 찾아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선 잔해물 추가 붕괴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로 구조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사고 지점은 철근 등 구조물 잔해와 석면 등이 겹겹이 쌓여 있어 구조대원들이 손으로 잔해를 헤쳐가며 수색에 나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철거 설계 및 시공 과정에서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가 미흡한 점이 붕괴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울산경찰청은 경찰관 70여 명으로 수사전담팀을 꾸리고 철거 설계와 시공 단계에서 문제점은 없었는지 집중 수사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수사한다는 계획이다.‘위에서 아래로 철거’ 안지켜진 듯… 해체 신고 의무도 없어[울산발전소 붕괴 사고] 울산발전소 7명 매몰, 3명 사망2차 붕괴 위험탓에 중장비 못써… 손으로 철근더미 헤쳐가며 수색보일러 타워, 건축물 아닌 ‘공작물’관리사각 지적… 경찰 전담팀 구성“곧 구조할 수 있을 것 같으니 조금만 힘내세요.” 6일 오후 3시 30분경 울산 남구 한국동서발전 내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현장. 구조대원들은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1시간 20분 만에 구조물에 팔이 낀 채 발견된 김모 씨(44)를 구조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붕괴 위험 때문에 5인 1조로 현장에 투입된 구조대는 2차 붕괴 사고를 막기 위해 일일이 손으로 거미줄처럼 얽히고설킨 구조물을 들어올리며 구조를 시도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바닥의 흙과 자갈을 손으로 파내며 김 씨와 계속 대화하면서 의식을 잃지 않게끔 노력했다. 김 씨에게 진통제와 물도 건네가며 13시간 동안 사투를 벌였지면 새벽이 되면서 기온이 낮아지자 김 씨의 의식이 흐려져 갔다. 결국 7일 오전 4시경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의료진은 끝내 53분 뒤 사망 판정을 내려야 했다. 소방 관계자는 “김 씨는 의식을 잃으려고 할 때마다 살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어떻게든 버텨내려 했다”며 “결국 눈앞에서 구조자를 살려내지 못했다”며 황망해했다. ● ‘거미줄’ 철근 더미 손으로 파헤쳐 가며 수색 잘게 부서진 유리섬유가 바람에 날려 노란 가루가 뿌옇게 흩날리는 사고 현장에선 유압 절단기가 금속 구조물을 자르는 소리와 수색을 위해 상공을 날아다니는 드론 소리가 울려 퍼졌다. 2차 붕괴 위험 탓에 대형 중장비 대신 일일이 수작업으로 구조해야 하다 보니 속도가 붙지 않으면서 매몰자를 찾는 데 난항을 겪었다. 여전히 실종자 2명의 위치가 파악되지 않은 이날 시신만 2구 수습됐다. 나머지 1명은 현장 의료진이 사망 판정을 내렸지만 접근이 어려워 아직 수습하지 못했고, 결국 이날까지 사망자만 3명으로 집계됐다. 소방당국은 실종자가 살아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구조 골든타임인 사고 발생 72시간이 경과되는 9일 오후 2시경까지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소방당국은 현장 브리핑에서 “철근, 돌, 다른 물건들을 헤쳐서 매몰자를 구조해야 해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밝혔다. 구조대는 음향과 매몰자 탐지기, 열화상 카메라 등 탐지 장비로 매몰자 위치를 확인한 뒤 철근과 철 구조물을 자르고 땅을 파고 들어가는 방식으로 구조를 시도하고 있다. 붕괴 위험 탓에 구조대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수십 명을 동시에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사고가 난 보일러 타워 5호기 양옆에 있는 4호기와 6호기도 붕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철거 공사 담당인 코리아카코는 지난달 26일 사고가 발생한 화력발전소 인근 부지에서 시험 발파를 진행했다. 코리아카코 관계자는 7일 통화에서 “하나당 1kg짜리 6개로 (시험 발파)했다”며 “시험 발파 작업은 해체 계획서대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업체 측은 아직 정확한 붕괴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부 약해진 건물 올라가 상부 작업”이번 사고는 발파 전 취약화 작업을 하던 도중 발생했는데, 전문가들은 사고 원인으로 사전 작업이 부실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취약화 작업은 철거 전 구조물이 쉽게 무너지게끔 지지대 역할을 하는 철근 등을 미리 잘라놓는 공정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안전을 위해선 상부에 먼저 취약화 작업을 진행하고 하부 작업에 들어가지만 이번 현장의 경우 하부 먼저 취약화 작업이 진행됐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명기 서울디지털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객원교수는 “현장 사진을 보면 하부에 취약화 작업을 진행한 흔적이 보인다”며 “작업 순서가 틀려 위험해진 건물에서 공사가 진행됐다면 문제”라고 분석했다. 손기영 울산대 건축공학과 교수도 “아직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지만 구조물 하중을 분산하는 사전 작업 자체가 덜 이뤄진 게 아닌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보일러 타워가 일반 건축물이 아닌 공작물로 분류돼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였던 점도 드러나 이번 사고가 ‘인재’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축물 관리법상 건물을 철거·해체할 땐 지방자치단체에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공작물은 관련 법령이 없어 허가 의무가 없다. 공작물은 땅 위에 세워졌지만 사람이 상시 머물 수 없는 인공 구조물을 의미한다. 사고 지역을 관할하는 울산 남구 관계자는 “해당 건물이 공작물이다 보니 철거 해체 전 허가를 받아야 하는 관련 법령이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 원인 등을 파악하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 울산경찰청은 사고와 관련해 형사기동대장을 팀장으로 과학수사계, 디지털포렌식계 등 전문 인력을 포함해 70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구성했다.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과의 협업도 진행한다. 전담팀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염두에 두고 철거 작업을 맡았던 원·하청 업체 간 계약 관계, 구체적인 작업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다.울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울산=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 2025-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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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 붕괴사고, 철거작업 순서 잘못됐을 가능성

    “곧 구조할 수 있을 것 같으니 조금만 힘내세요.”6일 오후 3시 30분경 울산 남구 한국동서발전 내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현장. 구조대원들은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1시간 20분 만에 구조물에 팔이 낀 채 발견된 김모 씨(44)를 구조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붕괴 위험 때문에 5인 1조로 현장에 투입된 구조대는 2차 붕괴 사고를 막기 위해 일일이 손으로 거미줄 처럼 얼키고 설킨 구조물을 들어올리며 구조를 시도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바닥의 흙과 자갈을 손으로 파내며 김 씨와 계속 대화하며 의식을 잃지 않게끔 노력했다. 김 씨에게 진통제와 물도 건네가며 13시간 동안 사투를 벌였지면 새벽이 되면서 기온이 낮아지자 김 씨의 의식이 흐려져갔다. 결국 7일 오전 4시경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의료진은 끝내 53분 뒤 사망 판정을 내려야했다. 소방 관계자는 “김 씨는 의식을 잃으려고 할때마다 살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어떻게든 버텨내려 했다”며 “결국 눈 앞에서 구조자를 살려내지 못했다”며 황망해했다. ● ‘거미줄’ 철근 더미 손으로 파헤쳐가며 수색잘게 부서진 유리섬유가 바람에 날려 노란 가루가 뿌옇게 흩날리는 사고 현장에선 유압 절단기가 금속 구조물을 자르는 소리와 수색을 위해 상공을 날아다니는 드론 소리가 울려퍼졌다. 2차 붕괴 위험 탓에 대형 중장비 대신 일일이 수작업으로 구조해야 하다보니 속도가 붙지 않으면서 매몰자를 찾는 데 난항을 겪었다. 여전히 실종자 2명의 위치가 파악되지 않은 이날 시신만 2구 수습됐다. 나머지 1명은 현장 의료진이 사망 판정을 내렸지만 접근이 어려워 아직 수습하지 못했고, 결국 이날까지 사망자만 3명으로 집계됐다. 소방당국은 실종자가 살아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구조 골든타임인 사고 발생 72시간이 경과되는 9일 오후 2시경까지 수색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소방당국은 현장 브리핑에서 “철근, 돌, 다른 물건들을 헤쳐서 매몰자를 구조해야 해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밝혔다. 구조대는 음향과 매몰자 탐지기, 열화상 카메라 등 탐지 장비로 매몰자 위치를 확인한 뒤 철근과 철 구조물을 자르고 땅을 파고 들어가는 방식으로 구조를 시도하고 있다. 붕괴 위험 탓에 구조대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수십 명을 동시에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중앙사고수습본부는 사고가 난 보일러 타워 5호기 양 옆에 있는 4호기와 6호기도 붕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철거공사 담당인 코리아카코는 지난달 26일 사고가 발생한 화력발전소 인근 부지에서 시험 발파를 진행했다. 코리아카코 관계자는 7일 통화에서 “하나당 1kg짜리 6개로 (시험 발파)했다”며 “시험 발파 작업은 해체 계획서대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업체 측은 아직 정확한 붕괴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부 약해진 건물 올라가 상부 작업”이번 사고는 발파 전 취약화 작업을 하던 도중 발생했는데, 전문가들은 사고 원인으로 사전 작업이 부실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취약화 작업은 철거 전 구조물이 쉽게 무너지게끔 지지대 역할을 하는 철근 등을 미리 잘라놓는 공정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안전을 위해선 상부에 먼저 취약화 작업을 진행하고 하부 작업에 들어가지만 이번 현장의 경우 하부 먼저 취약화 작업이 진행됐을 수 있단 설명이다. 최명기 서울디지털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객원교수는 “현장 사진을 보면 하부에 취약화 작업을 진행한 흔적이 보인다”며 “작업 순서가 틀려 위험해진 건물에서 공사가 진행됐다면 문제”라고 분석했다. 손기영 울산대 건축공학과 교수도 “아직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지만 구조물 하중을 분산하는 사전 작업 자체가 덜 이뤄진 게 아닌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보일러 타워가 일반 건축물이 아닌 공작물로 분류돼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였던 점도 드러나 이번 사고가 ‘인재’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축물 관리법상 건물을 철거·해체할 땐 지방자치단체에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공작물은 관련 법령이 없어 허가 의무가 없다. 공작물은 땅 위에 세워졌지만 사람이 상시 머물수 없는 인공 구조물을 의미한다. 이번 사고로 무너진 보일러 건물을 포함해 댐, 담장, 광고판 등이 공작물에 해당된다. 사고 지역을 관할하는 울산 남구 관계자는 “해당 건물이 공작물이다보니 철거 해체 전 허가를 받아야 하는 관련 법령이 없었다”고 말했다.경찰은 사고 원인 등을 파악하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 울산경찰청은 사고와 관련해 형사기동대장을 팀장으로 과학수사계, 디지털포렌식계 등 전문 인력을 포함해 70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구성했다.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과 협업도 진행한다. 전담팀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염두에 두고 철거작업을 맡았던 원·하청업체 간 계약 관계, 구체적인 작업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다. 울산=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 2025-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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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발전소 구조 난항…2명은 위치도 파악 안돼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사망자가 7일 3명으로 늘었다. 사망 추정 상태로 매몰된 2명에 대한 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명은 여전히 매몰 위치조차 파악되지 않았다. 2차 붕괴 위험으로 구조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사고 발생 매몰자 가족들은 기적적인 생환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소방 당국은 사고 이튿날인 이날 오전 9시 6분경 60대 남성이 구조됐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오전 11시 15분경에는 50대 남성이 현장 의료진으로부터 사망 판정을 받은 뒤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전날 붕괴된 구조물과 땅 사이 틈에서 팔 부위가 끼인 채 의식이 있는 채로 발견됐던 40대 남성은 밤샘 구조 작업에도 이날 오전 4시 53분경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작업자 9명 중 2명만 사고 초기에 구조되고 3명은 사망했다. 남은 매몰자 4명 가운데 2명은 사망 추정 상태로 매몰 지점에서 발견돼 구조 중이다. 소방 당국은 현재까지 매몰 위치가 파악되지 않은 2명을 구조 골든타임인 72시간 내에 찾아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선 잔해물 추가 붕괴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로 구조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사고 지점은 철근 등 구조물 잔해와 석면 등이 겹겹이 쌓여 있어 구조대원들이 손으로 잔해를 헤쳐가며 수색에 나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철거 설계 및 시공 과정에서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가 미흡한 점이 붕괴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울산경찰청은 경찰관 70여 명으로 수사전담팀을 꾸리고 철거 설계와 시공 단계에서 문제점은 없었는지 집중 수사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수사한다는 계획이다.울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 2025-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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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 발전소 타워 해체중 붕괴… “매몰 7명 수색-구조중”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내 울산화력발전소에서 60m 높이의 보일러 타워가 해체 작업 중 붕괴돼 작업자 9명이 매몰되거나 다치는 사고가 6일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현장에서 부상자 2명을 구조했으며, 매몰자 중 2명의 위치를 확인해 구출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나머지 5명은 여전히 구조물 아래에 묻힌 것으로 추정돼 수색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분경 울산 남구 남화동 한국동서발전 내 보일러 타워가 무너졌다. 보일러 타워는 석탄이나 천연가스를 태워 물을 끓여 터빈을 돌릴 증기를 생산하는 대형 철골 구조물이다. 소방당국은 “보일러가 붕괴돼 사람이 깔렸다”는 신고를 받고 즉시 출동해 오후 2시 23분경 2명을 구조했다. 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이어 오후 3시 45분경 매몰된 2명을 발견해 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 중 1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매몰자 5명의 생존 신호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번 사고는 사용이 중단된 노후 설비를 철거하던 중 발생했다. 사고 당시 작업자들은 60m 높이 타워의 약 25m 지점에서 발파 전 타워가 한 방향으로 무너지도록 일부 기둥을 절단하는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1981년에 준공된 해당 보일러 타워는 2021년 운전을 중단했고, 지난해 노후화로 철거가 결정됐다. 소방당국은 인력 200여 명과 크레인 5대 등을 동원해 야간에도 수색 및 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대형 구조물인 데다 2차 붕괴 우려까지 있어 구조에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사고를 보고받고 “사고 수습, 특히 인명 구조에 장비·인력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울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 2025-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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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쾅쾅 굉음 뒤 20층 타워 와르르… “또 무너질라” 바닥 파며 구조

    “갑자기 ‘쾅쾅’ 하는 굉음이 3∼4초간 이어졌습니다. 하얀 먼지와 녹가루가 구름처럼 피어오르더라고요.” 6일 울산 남구 남화동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내 울산화력발전소에서 60m 높이의 보일러 타워가 붕괴된 순간, 인근에서 낚시를 하던 한 목격자는 “20층은 되는 거대한 건물이 순식간에 주저앉았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붕괴 충격으로 일부 잔해가 인근 해안도로까지 튀었다”고 말했다. 기자가 찾은 현장은 철골이 엿가락처럼 휘어지고 구조물이 내려앉아 마치 폭격을 맞은 듯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을 전면 통제하고 있었고 대형 크레인과 소방차, 구급차 등 구조 장비가 잇따라 현장으로 들어갔다. 소방관들은 먼지와 철골 더미 속을 바쁘게 오갔다.● 노부부 “우리 아들 어딨나” 발동동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내에서 60m 높이의 보일러 타워가 붕괴된 것은 이날 오후 2시 2분경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작업자 9명 중 사고 직후 이모 씨(44), 양모 씨(64)를 구조했다. 두 사람 모두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차량에 탑승해 있다가 건물이 무너지는 순간 깜짝 놀라 차에서 뛰쳐나와 도망쳤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8명은 25m 높이에서 작업하고 있었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수색을 이어간 소방당국은 오후 3시 45분경 붕괴 현장에 매몰된 2명의 위치를 추가로 확인했고, 오후 11시 현재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중 1명은 의식이 있으나, 다른 1명은 의식이 불분명한 상태다. 나머지 5명은 여전히 구조물 아래에 매몰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위치가 특정되지 않아 수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매몰자들은 30∼60대로 이 중엔 30세 젊은이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사고 현장에서 만난 한 노부부는 기자에게 “아들이 매몰됐다고 들었는데 혹시 사고 현장이 어딘지 아느냐”고 물으며 울먹이기도 했다.● 발파 전 ‘취약화 작업’ 도중 붕괴 무너진 보일러 타워는 1981년에 준공돼 2021년 운전을 중단한 노후 설비다. 지난해 철거가 결정됐고 지난달부터 해체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붕괴된 5호기 타워는 양옆 30m 간격의 4호기, 6호기와 나란히 서 있었다. 소방당국은 발파 전 타워가 원하는 방향으로 쓰러지도록 일부 기둥을 절단하는 ‘취약화 작업’ 도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작업자 1명은 지상에서 차량을 조작했고, 나머지 8명은 약 25m 높이에서 절단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된 근로자들은 “기둥 절단 중 갑자기 철골 구조물이 휘청이며 무너졌다”고 진술했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시공사는 HJ중공업으로, 작업자 9명은 협력 발파 전문업체 소속이다. 이 중 1명은 정직원, 8명은 계약직이다. 일부 방호망과 매트가 설치돼 있었으나 충격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물망과 매트 등 일부 방호 조치는 이뤄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작업자들의 전문성과 숙련도 등 자격 여부, 안전교육 이행 등에서 문제가 없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국가소방동원령 발령… 700t 크레인 등 총력 구조 행정안전부는 오후 3시 13분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인명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가용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소방당국은 인력 200여 명과 장비 62대를 투입했다. 700t급 크레인 1대를 포함해 크레인 5대, 굴착기 등이 투입됐고 구조견과 드론, 야간조명차, 응급헬기도 동원됐다. 그러나 추가 붕괴 우려로 구조는 더딘 상황이다. 소방 관계자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위치가 확인된 구조자도 땅을 파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접한 4호기 역시 구조적 손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돼 구조대는 충분한 거리를 두고 작업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산업재해와의 전쟁’을 선포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또다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서, 정부의 산업안전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본보가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동서발전에서는 최근 5년간 39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했다. 올해 1∼8월에만 6건이 보고됐으며, 대부분 사고·부상 사례였지만 최근에는 사망 사고도 있었다.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울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 2025-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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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m 높이서 작업중 와르르…얽힌 잔해 절단해가며 매몰자 수색

    “갑자기 ‘쾅쾅’ 하는 굉음이 3~4초간 이어졌습니다. 하얀 먼지와 녹가루가 구름처럼 피어오르더라고요.”6일 울산 남구 용잠동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내 울산화력발전소에서 60m 높이의 보일러 타워가 붕괴된 순간, 인근에서 낚시를 하던 한 목격자는 “20층은 되는 거대한 건물이 순식간에 주저앉았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붕괴 충격으로 일부 잔해가 인근 해안도로까지 튀었다”고 말했다.기자가 찾은 현장은 철골이 엿가락처럼 휘어지고 구조물이 내려앉아 마치 폭격을 맞은 듯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을 전면 통제하고 있었고, 대형 크레인과 소방차, 구급차 등 구조 장비가 잇따라 현장으로 들어갔다. 소방관들은 먼지와 철골 더미 속을 바쁘게 오갔다. ● “20층 높이 건물 순식간에”…노부부 “우리 아들 어딨나”울산시 남구 용잠동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내에서 60m 높이의 보일러 타워가 붕괴된 것은 이날 오후 2시 2분경이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작업자 9명 중 사고 직후 2명을 구조했다. 이들은 붕괴 현장과 조금 떨어져 있어 강한 충격을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식이 있는 구조자는 “매몰현장과 약간 떨어진 차량에 탑승해 있다가 건물이 무너지는 순간 깜짝 놀라 차에서 뛰쳐나오다 다쳤다”고 말했다.소방당국은 1시간여 뒤 붕괴현장에 매몰된 2명의 위치를 확인해 오후 8시 현재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중 1명은 의식이 있으나, 다른 1명은 의식이 불분명한 상태다. 나머지 5명은 여전히 구조물 아래에 매몰돼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위치가 특정되지 않아 수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사고 현장 인근에서 만난 한 노부부는 기자에게 “45살 아들이 사고를 당했다고 들었는데, 사고 현장이 어딨는지 아느냐”고 물으며 울먹였다. ● 발파 전 ‘취약화 작업’ 도중 붕괴무너진 보일러 타워는 1981년에 준공돼 2021년 운전을 중단한 노후 설비다. 지난해 철거가 결정됐고 지난달부터 해체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붕괴된 5호기 타워는 양옆 30m 간격의 4호기, 6호기와 나란히 서 있었다.소방당국은 발파 전 타워가 원하는 방향으로 쓰러지도록 일부 기둥을 절단하는 ‘취약화 작업’ 도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작업자 1명은 지상에서 차량을 조작했고, 나머지 8명은 약 25m 높이에서 절단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된 근로자들은 “기둥 절단 중 갑자기 철골 구조물이 휘청이며 무너졌다”고 진술했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시공사는 HJ중공업으로, 작업자 9명은 협력 발파 전문업체 소속이다. 이 중 1명은 정직원, 8명은 계약직이다. 일부 방호망과 매트가 설치돼 있었으나 충격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물망과 매트 등 일부 방호 조치는 이뤄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작업자들의 전문성과 숙련도 등 자격 여부, 안전교육 이행 등에서 문제가 없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 국가소방동원령 발령…700t 크레인 등 총력 구조행정안전부는 오후 3시 13분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인명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가용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소방당국은 인력 200여 명과 장비 62대를 투입했다. 700t급 크레인 1대를 포함해 크레인 5대, 굴삭기 등이 투입됐고, 구조견과 드론, 야간조명차, 응급헬기도 동원됐다. 그러나 추가 붕괴 우려로 구조는 더딘 상황이다. 소방 관계자는 “잔해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한 번에 들어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부분 절단과 해체를 병행하며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인접한 4호기 역시 구조적 손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돼 구조대는 충분한 거리를 두고 작업 중이다.이재명 대통령이 ‘산업재해와의 전쟁’을 선포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또다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서, 정부의 산업안전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본보가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동서발전에서는 최근 5년간 39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했다. 올해 1~8월에만 6건이 보고됐으며, 대부분 사고·부상 사례였지만 최근에는 사망 사고도 있었다.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울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 2025-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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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울산 명장’에 조순남-박영태

    울산시는 올해 ‘울산광역시명장’으로 미용 분야 조순남 씨와 제과·제빵 분야 박영태 씨를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조 명장은 중구 옥교동에서 48년간 미용실을 운영해왔다. 울산·전국 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과 미용기술 강사로서 후진 양성에 기여했고, 각종 미용대회 지도와 재능기부, 봉사활동도 꾸준히 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박 명장은 48년간 천연 발효종과 지역 먹거리를 활용한 건강한 빵 생산에 앞장섰다. 제빵 개량제와 방부제를 배제한 제조방식, 쌀과 누룩을 활용한 신규 균주 개발 등 다수 특허로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사회공헌과 후진 양성 활동도 적극 이어왔다. 이들 명장은 명장 증서, 명장패와 함께 1인당 연 200만 원의 기술장려금을 5년간 받게 된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 2025-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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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경제자유구역에 국제학교 설립 추진

    울산경제자유구역에 국제학교 설립이 추진된다. 울산경제자유구역청은 5일 청사 3층 대회의실에서 ‘경제자유구역 내 국제학교 설립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이경식 울산경제자유구역청장과 관련 전문가 등이 참석해 △국내 국제학교 운영 현황 △울산 지역 설립 타당성 △다른 지역 국제학교와의 차별화 전략 등을 논의했다. 울산경자청은 이를 통해 국제학교 설립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외국인 친화적인 교육환경 조성 방안을 모색한다. 이 청장은 “외국인을 위한 정주 여건과 교육 환경 개선은 울산경제자유구역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핵심 요소”라며 “간담회를 통해 국제학교 설립에 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경제자유구역은 지난해 KTX 울산역 복합특화지구(1.5㎢) 추가 지정으로 구역 면적이 기존 4.8㎢에서 6.3㎢로 늘면서 전국 9개 경제자유구역청 가운데 면적 기준 5위 규모로 도약했다. 핵심 전략산업과 연계한 미래 신산업 육성을 위한 물리적, 공간적 한계가 극복되면서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도 받는다.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 2025-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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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시, 미용 조순남·제과제빵 박영태 명장 선정

    울산시는 올해 ‘울산광역시명장’으로 미용 분야 조순남 씨와 제과·제빵 분야 박영태 씨를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조 명장은 중구 옥교동에서 48년간 미용실을 운영하며 지역 미용 산업 발전에 힘써왔다. 울산·전국 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과 미용기술 강사로 활동하며 후진 양성에 기여했고, 각종 미용대회 지도와 재능기부, 봉사활동도 꾸준히 이어온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박 명장은 48년간 제과·제빵 분야에 종사하며 천연 발효종과 지역 먹거리를 활용한 건강한 빵 생산에 앞장섰다. 제빵 개량제와 방부제를 배제한 제조방식, 쌀과 누룩을 활용한 신규 균주 개발 등 다수 특허로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사회공헌과 후진 양성 활동도 적극 이어왔다.이들 명장은 명장 증서, 명장패와 함께 1인당 연 200만 원의 기술장려금을 5년간 받게 된다. 울산시 노동자종합복지회관 2층 ‘울산광역시명장 명예의 전당’에 명패도 등재된다. 울산시명장은 숙련 기술인의 사회적 위상과 기술 가치를 높이기 위해 2015년부터 매년 선정하고 있다.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 2025-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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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 진입하는 주요 도로에 ‘공업탑’ 모형 설치

    울산시는 주요 관문 도로 7곳에 ‘공업탑’을 모티브로 한 홍보 조형물을 설치한다고 3일 밝혔다. 설치 대상지는 이예로(양산 경계), 반구대로(양산 경계), 해맞이로(부산 경계), 남창로(부산 경계), 반구대로(경주 경계), 매곡로(경주 경계), 울밀로(밀양 경계) 등이다. 조형물은 지난해 국도 31호선(북구 신명동)에 시범 설치한 조형물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시인성 등을 개선한 디자인으로 추진된다. 산업·문화·생태를 상징하는 세 개의 기둥과 산업수도 울산을 강조한 공업탑 모형으로 울산시의 도시브랜드와 비전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또 ‘그래! 역시! 울산’이라는 시정 구호를 반영해 시민에게는 자긍심을, 방문객에게는 울산의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예정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교통량이 가장 많은 이예로 구간에는 높이 7m, 너비 3m 규모로, 이 외 구간은 높이 5.4m, 너비 2.1m의 동일한 표준형으로 내년 2월까지 준공될 예정이다.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 2025-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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