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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25% 수입차 관세가 제너럴모터스(GM) 글로벌 전략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오면서 한국지엠이 전례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GM 본사는 멕시코 생산 기지를 미국으로 이전하고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지만 한국지엠은 자산 매각과 노사 갈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 GM 본사, 대규모 투자로 ‘미국 우선’ 가속화GM은 10일(현지 시간) 향후 2년간 총 40억 달러(약 5조5000억원)를 미국 3개 공장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미시간주 오리온 공장, 캔자스주 페어팩스 공장, 테네시주 스프링힐 공장을 증설해 연간 200만 대 이상의 미국 내 생산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특히 주목할 점은 멕시코 생산 물량의 미국 이전이다. 현재 멕시코에서 생산 중인 쉐보레 블레이저는 2027년부터 테네시주 스프링힐 공장에서, 쉐보레 이쿼녹스는 캔자스주 페어팩스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멕시코 물량 중 약 50만 대가 미국으로 이전되는 것으로 분석된다.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에서 차량을 생산하고 미국 일자리를 지원하겠다는 GM의 지속적인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 자동차와 수입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한 직접적 대응으로 해석된다.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차학과 교수는 “멕시코, 캐나다 등지에 퍼져있는 GM의 생산 역량을 미국으로 결집하면서 관세 대응에 본격적으로 나선 모습”이라며 “본사 차원의 이런 글로벌 생산망 재편 움직임은 국내 총생산량의 약 85%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지엠 임직원으로선 크게 위기감이 들게 하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 한국GM, 자산 매각·노조 갈등으로 ‘이중고’GM 본사의 적극적 투자와 대조적으로 한국지엠은 축소 경영에 나선 모습이다. 지난달 28일 한국지엠은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와 부평공장 유휴 시설·부지 매각 계획을 발표했다. 사측은 “관세 대응 차원의 비용 절감을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노조는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상황은 노조 지부장 해고 통보로 더욱 악화했다. 본보 취재 결과 한국지엠은 11일 금속노조 한국GM지부 안규백 지부장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안 지부장은 2020년 라임 공장 가동 중단 사태로 징계해고 처분을 받았고, 올해 2월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 판결을 받았다.한국지엠 노조는 “사측이 대법원판결 이후에도 구두로 노사 파트너로서의 안 지부장 지위를 인정해 왔는데, 임단협을 앞두고 해고 통보를 한 것은 노조를 압박하려는 의도”라고 반발했다. 이에 노조는 10일부터 릴레이 철야농성에 돌입했으며, 17일 전진 대회와 18~19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예고했다.● 2028년 재협상 카드로 활용되는 위기론업계는 한국지엠의 현 상황을 2028년 정부와의 재협상을 겨냥한 압박 전술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2018년 군산공장 폐쇄 당시 산업은행으로부터 8100억 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으며 10년간 국내 사업 유지를 약속했다. 한국지엠은 현재 생산량의 약 85%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극단적인 구조로 GM 본사의 글로벌 생산망 재편이 직접적인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 생산을 위해서는 2~3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한 만큼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GM이 한국 공장을 유지하기 위해선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시그널을 던지는 것으로도 해석된다”며 “내외부 압박으로 한국GM 내부의 긴장감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미국 NBC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아메리카 갓 탤런트(AGT)’ 무대에 네 발 달린 로봇 다섯 대가 등장했다. 영국 록밴드 퀸의 히트곡 ‘돈트 스톱 미 나우(Don’t Stop Me Now)’가 울려 퍼지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들이 일제히 몸을 흔들며 춤추기 시작했다.공연 도중 스팟 한 대가 갑자기 멈춰 앉았다. 공연이 끝난 뒤 보스턴다이내믹스 연구원이 “보스턴다이내믹스에는 ‘만들고, 부수고, 고친다’라는 말이 있다”고 말하자 공교롭게도 멈췄던 로봇이 다시 일어나 힘차게 춤을 췄고, 관객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11일 아메리카 갓 탤런트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로봇 댄싱으로 역사를 새로 쓰다’는 제목의 영상 속 장면들이다. 네 명의 심사위원 전원이 “예스(Yes)”를 외치며 “지금까지 우리가 본 적 없는 무대”라고 극찬했다.이번 AGT 무대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퍼포먼스를 넘어 현대자동차그룹이 추진하는 지능형 로봇 사업의 현주소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미래 산업현장에서 인간과 협업할 지능형 로봇의 가능성을 미리 엿볼 수 있게 한 전초전으로도 평가받는다. 앞서 현대차그룹이 2021년 미국 로보틱스 기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춤추는 동작에 특화한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매끄럽고 감정적인 동작 구현이 가능했다“며 기술력의 진전을 강조했다.실제 현대차그룹은 향후 수만 대의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을 미국 내 사업장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4월 발표된 210억 달러 미국 투자의 일환으로 혁신 투자 60억 달러 중 일부가 로봇 구매에 사용될 예정이다. 특히 휴머노이드 이족보행 로봇 ‘아틀라스’는 이르면 올해 연말 완성차 생산라인에 투입될 예정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현대자동차가 10일부터 2세대 수소연료전지차 ‘디 올 뉴 넥쏘’(사진) 판매를 시작했다. 2018년 첫 출시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완전 변경 모델로 수소 저장량을 늘려 단 5분 충전으로 최대 72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디 올 뉴 넥쏘의 가격은 익스클루시브 7644만 원,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7928만 원, 프레스티지 8345만 원이다. 기존 단일 트림에서 3개 트림으로 확대됐다. 정부 보조금 2250만 원과 지자체별 보조금(700만∼1500만 원)을 적용받으면 최저 3894만 원부터 구매할 수 있다. 신형 넥쏘는 150kW급 전동모터를 탑재해 7.8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속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동력 성능을 갖췄다. 차체 구조는 전방 다중골격 구조와 핫스탬핑, 고강도 소재를 확대 적용해 충돌 안전 성능을 대폭 향상했다. 편의 사양으로는 디지털 사이드미러, 비전 루프, 현대 인공지능(AI) 어시스턴트, 실내 지문 인증 시스템, 붙박이(빌트인) 캠 2 플러스 등을 탑재했다. 안전 사양으로는 페달 오조작 안전보조, 9 에어백 시스템, 고속도로 주행 보조 2 등 최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적용했다. 현대차는 ‘넥쏘 에브리케어’ 프로그램을 통해 2년간 수소 충전비 최대 55% 지원, 무상점검 서비스, 중고차 잔존 가치 보장 등을 제공한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지난해 7분 만에 완판된 ‘XC40 블랙 에디션’(사진)을 100대 한정으로 재출시한다고 10일 발표했다. XC40은 올해 5월까지 누적 1105대가 판매되며 전체 수입 소형(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볼보의 한정판(에디션) 모델들은 매번 완판 행진을 이어왔다. 2023년 세이지그린 에디션은 3분, 2024년 다크 에디션은 4분, 블랙 에디션은 7분 만에 전량 판매됐다. 이번 블랙 에디션은 ‘오닉스 블랙’ 단일 색상으로 출시된다. 외관에는 전면부 아이언 로고와 후면부 레터링에 크롬 대신 블랙 장식을 적용했다. 20인치 5-스포크 고광택(하이그로시) 휠도 블랙 컬러로 처리해 강렬한 존재감을 연출한다. 실내장식에는 커팅 에지 알루미늄 데코, 블랙 기어노브, 차콜 시트 등 우아한 디자인 요소를 적용했다. 기어노브 소재도 기존 크리스털 대신 가죽으로 바꿔 세련된 느낌을 더했다. XC40 블랙 에디션은 최상위 트림인 울트라 사양을 기반으로 한다. 볼보자동차의 첨단 안전 기술과 고급 편의 사양을 기본 탑재했으며 업계 최고 수준인 5년 또는 10만 km 일반 부품 보증과 소모품 교환 서비스도 제공한다. 판매가는 5610만 원으로 17일 오전 10시부터 볼보자동차 디지털 숍에서 선착순으로 판매를 시작한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중국 전기차 1위 업체 비야디(BYD)가 촉발한 극심한 가격 경쟁에 중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개입했다. 당국까지 나설 정도로 심각해진 ‘치킨게임’이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가격 폭락과 업계 재편을 가속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9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최근 비야디, 지리자동차 등 주요 전기차 제조사 임원들을 베이징으로 소집해 과도한 할인 자제를 촉구했다. 중국 산업정보화부는 1년 넘게 지속하는 중국 내 전기차 가격 경쟁을 ‘내부 소모형 경쟁’이라고 표현하며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해친다”고 지적했다.최근 가격 전쟁의 시발점은 업계 1위 비야디였다. 지난달 23일 비야디는 자사 22개 모델을 최대 34% 할인한다고 발표했다. 인기 모델인 소형 전기차 ‘시걸’은 최저 5만5800위안(약 1050만 원)까지 가격을 낮췄다. 이후 체리자동차(최대 47%)와 지리자동차(18%), 창안자동차(10.5%) 등의 할인 경쟁이 이어졌다. 이를 두고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는 “무질서한 가격 전쟁이 악성 경쟁을 심화시키고 기업 이익률을 압박한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전기차 업계의 과잉 공급 문제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중국 기업들이 전기차 생산 능력을 1700만 대로 18% 확대한 것을 두고 “이는 전 세계 수요량보다 300만 대 많다”고 진단했다.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은 과잉 공급 물량을 해외로 돌리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5% 관세를 부과했지만, 비야디는 올 4월 유럽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순수 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신흥국 시장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 중국은 태국(78.2%), 인도네시아(50.8%) 등 동남아에서 수입 전기차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브라질(85.2%), 멕시코(62.5%) 등 남미에서도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신흥국 전기차 시장 확대는 현대자동차그룹으로선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 내수시장도 올해 비야디 진출 이후 중국 저가 전기차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비야디는 연초 아토3를 3150만 원으로 출시했고, 보조금을 적용하면 이 차의 구매 가격은 2000만 원대로 낮아진다. 중국발 가격 전쟁이 글로벌 전기차 산업의 근본적 변화를 일으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이 2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중국의 저가 전기차 수출이 글로벌 시장 구조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특히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생산의 해외 거점으로 낙점한 인도네시아에서도 비야디의 공세가 무섭다. 해외 시장에서 비야디와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적자생존’을 뜻하는 ‘다윈의 바다’에 빠져든 중국 업체들이 촉발한 구조조정이 전 세계로 확산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중국 전기차 1위 비야디(BYD)가 촉발한 극심한 가격 경쟁에 중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개입했다. 당국까지 나설 정도로 심각해진 ‘치킨게임’이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가격 폭락과 업계 재편을 가속화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9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최근 비야디, 지리자동차, 샤오미 등 주요 전기차 제조업체 임원들을 베이징으로 소집해 과도한 할인 자제를 촉구했다. 비야디가 촉발한 가격 인하가 중국의 전기차 생태계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산업정보화부는 이를 ‘내부 소모형 경쟁’이라 표현하며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해친다”고 지적했다.가격전쟁의 시발점은 업계 1위 비야디였다. 비야디는 지난달 23일 22개 모델을 대상으로 최대 34% 할인을 단행했다. 인기 모델인 소형 전기차 ‘시걸’은 최저 5만5800위안(약 1050만 원)까지 가격을 낮췄다. 이런 공격적 가격 정책은 타 업체들의 연쇄 할인을 유발했다. 이에 대해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는 “무질서한 가격전쟁이 악성 경쟁을 심화시키고 기업 이익률을 압박한다”고 경고했다.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의 개입이 전기차 업계의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중국 기업들이 지난해 전기차 생산능력을 18% 확대해 1700만 대로 늘린 데 대해 골드만삭스는 “전 세계 필요량보다 300만 대 많다”고 진단했다. 과잉 공급으로 인해 중국 내 전기차 생산 가동률은 56%까지 떨어진 상태다.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은 해외로 공세를 확대하고 있다. 비야디는 올 4월 유럽 시장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순수 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5% 관세를 부과했지만 중국 업체들의 유럽 진출은 계속되고 있다.현대자동차그룹도 중국의 저가 공세로 신흥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흥국, 중국은 태국(78.2%), 인도네시아(50.8%) 등 동남아에서 수입 전기차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브라질(85.2%), 멕시코(62.5%) 남미에서도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한국 내수시장도 중국산 전기차의 영향권에 들어섰다. 비야디는 올해 1월 아토3를 3150만원부터 출시했다. 보조금을 적용하면 가격이 2000만 원대까지 낮아지는데 출시 첫 주에만 1000건 이상 계약을 체결했다.중국발 가격전쟁이 글로벌 전기차 산업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이 2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면서도 “중국발 가격전쟁이 글로벌 전기차 산업 재편의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적자 생존’을 뜻하는 ‘다윈의 바다’에 빠져든 중국 업체들이 촉발한 구조조정이 전 세계로 확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합산 판매량 720만 대선을 기록한 현대차·기아도 저가 중국산 전기차의 사정권에 들어가면서 판매량 감소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일본이 미국과의 자동차 관세 협상에서 전략을 수정하며 실질적인 합의 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15∼17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전 실무협상 마무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협상 속도에서 뒤처진 한국 자동차 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6일 아사히신문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은 미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기여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관세율을 인하하는 방안을 미국 측에 제시했다. 아카자와 료세이(赤澤亮正) 경제재생상이 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포함한 미국 당국자들과 진행한 5차 협상에서 나온 구상이다. 일본이 제안한 방안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차량 수와 수출 물량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관세율을 차등 적용하는 것이다. 일본 측이 요구해 온 “관세 전면 철폐”에서 한발 물러선 현실적 타협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측은 자동차 관세는 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일 양자 회담에서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자동차 업계는 관세 협상에서 뒤처지면서 경쟁력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차·기아 5월 미국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8.1%, 5.1% 증가한 9만1000대, 7만9000대로 집계되며 아직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기아는 관세로 연간 최대 9조 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 부담을 안게 돼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관세를 자체 흡수하며 가격 경쟁력을 유지해 왔는데, 일본이 먼저 협상을 끝내고 관세가 완화되면 미국 시장에서 구조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일본이 미국과 자동차 관세 협상에서 한 걸음 물러서며 실질적인 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15~17일(현지 시간)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전 실무협상을 마무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협상이 지연된 한국의 자동차 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 일본, 자동차 관세 전면 철폐에서 단계적 인하로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미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기여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관세율을 인하하는 방안을 미국 측에 제안했다. 현실적인 협상안으로 미국과 타협점을 찾으면서 G7 정상회의 전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현재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포함한 미국 당국자들과 5차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의 최신 제안은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가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차량 수와 미국에서 다른 국가로 수출하는 차량 물량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관세율을 차등 적용하는 방식이다.이는 기존 자동차 관세 전면 철폐 요구에서 단계적 인하로 전략을 바꾼 것으로, 실질적인 혜택을 얻겠다는 현실적인 접근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지난 협상에서 미국산 옥수수 수입 확대, 조선 분야 협력 등을 협상 카드로 제시했다. 약 50개 항목의 대책을 담은 제안서를 미국 측에 건네기도 했다.다만 미국은 철강·알루미늄, 자동차 관세는 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일본에 부과하기로 한 24% 상호관세 가운데 모든 국가에 적용하는 10%를 제외한 14% 내에서 조정할 수 있다며 협상 범위를 제한하고 있지만 G7 정상회의를 계기로한 양자회담이나 그 이전에 합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한국 차, 미국서 점유율 확대에도 수익성 악화 우려한국 자동차는 아직까지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5월 미국 판매량은 각각 9만1000대, 7만9000대로 집계됐다. 판매량이 전년 동월대비 각각 8.1%, 5.1% 늘었다. 양사 합산 시장 점유율은 11.5%로 1년 전(11.1%)보다 0.4%포인트 높아졌다. 관세 불확실성에도 제네시스 등 고급차와 세단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현대차·기아는 연간 최대 8조~9조 원의 관세 부담을 떠앉게 되면서 향후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특히 전기차(BEV) 판매 부진이 심각한 고민거리로 양사 합산 BEV 비중은4.3%로 1년 전보다 4.7%포인트나 급감했다.현대차그룹은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지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공장 생산능력을 연간 30만 대에서 50만 대로 늘리는 동시에 판매 비중이 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HEV) 생산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정부도 관세 타격에 신음하는 국내 자동차 산업 지원에 나섰다. 3조 원 규모 긴급 자금 지원과 전기차 보조금 상향 조정 등 지원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먼저 관세 면제를 받을 경우 이런 지원책으로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이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청소년 대상 차량 평가에서 4년 연속 최다 수상 기록을 세웠다. 현대차그룹은 3일(현지 시간) 미국 시사 주간지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주관하는 이번 평가에서 총 12개 부문 중 7개 부문에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자동차그룹 기준 최다 선정 기록으로 현대차그룹은 2022년부터 4년 연속 최다 수상을 이어오고 있다. 신차 부문에서는 8개 중 4개 모델이 뽑혔다. 현대차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가 2만5000∼3만 달러 가격대 최고의 자동차로 인정받았다. 또한 현대차 투싼은 동일 가격대 최고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꼽혔다. 투싼 하이브리드는 3만∼3만5000달러, 기아 쏘울은 2만∼2만5000달러 가격대에서 각각 최고의 SUV로 선정됐다. 중고차 부문에서는 4개 중 3개 차종이 선정됐다. 2022년형 아반떼 하이브리드가 최고의 소형차, 같은 연식 투싼 하이브리드가 최고의 소형 SUV로 뽑혔다. 2022년형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중형 SUV 최우수 모델로 선정됐다. 특히 투싼은 2022년부터 4년 연속 2만5000∼3만 달러 가격대 SUV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번 평가는 신뢰도, 충돌 안전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업계 전문가 평점 등을 종합해 이뤄졌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3일부터 5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전기차 산업 박람회 ‘EV 트렌드 코리아 2025’에 참가해 기존 전기차 개념을 확장한 혁신적인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한다고 2일 발표했다. 환경부 주최로 올해 8회째를 맞는 이번 전시회는 전기차 보급 확대와 새로운 문화 형성을 목표로 한다.현대차는 2월 출시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9’과 2018년 이후 7년 만에 완전 변경된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를 중심으로 전시관을 구성했다. 전기차존에 마련된 ‘EV행운충전소’에서는 전기차 화재 안심 프로그램 등이 포함된 현대차 전기차 고객 서비스 ‘2025 EV 에브리케어’를 재미있는 캐릭터와 기념품으로 소개한다.기아는 목적기반차량(PBV) 전략의 핵심 모델인 ‘PV5 패신저’를 전시한다. 목적에 맞춰 내부 구조를 변경할 수 있어 택시부터 고급 승객 운송까지 폭넓은 활용이 가능한 차량이다. 인공지능(AI) 가전이 탑재된 모바일 오피스 콘셉트카 ‘PV5 슈필라움 스튜디오’도 선보인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미국 전기차 1위 업체 테슬라의 판매 부진이 심화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만든 전기차가 테슬라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렉트렉은 최근 테슬라 차량을 대체할 경쟁 전기차로 현대차·기아 모델들을 소개했다. 일렉트렉은 테슬라 모델 3의 대안으로 현대차 아이오닉 6를, 모델 Y의 대안으로 기아 EV6를 각각 추천했다.아이오닉 6는 1회 충전시 최대 338마일(약 544km)의 주행거리(미국 환경보호청 기준)와 350kW 급속충전 기능으로 실용성을 인정받았다. 일렉트렉은 “현대차가 최근 전기차 판매 신기록을 세우고 신차 모델은 자동차 전문 매체로부터 극찬을 받고 있다”며 “이 중 아이오닉 6가 단연 돋보인다”고 전했다.기아 EV6 GT는 테슬라 모델 Y의 가속 성능을 즐기던 운전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평가받았다. EV6 고성능 GT 트림은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 3.5초로 람보르기니와 AMG GT, 포르셰 등을 제치고 레이스 성능까지 입증한 바 있다.일렉트렉은 “테슬라가 올 1분기(1∼3월) 매출이 9.4% 감소하는 등 부진에 빠진 상황”이라며 “중국 업체들이 부상하고 있지만, 현대차·기아가 테슬라를 대체할 가장 유력한 브랜드”라고 설명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철강 제품에 부과 중인 관세를 25%에서 두 배인 50%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달 4일부터 발효되는 이번 조치는 알루미늄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올 3월부터 시행된 25% 관세로 지난달 대미 철강 수출이 전년 대비 20% 넘게 줄어드는 등 이미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한국 철강업계에 추가적인 충격이 예상된다. ● 수출 20% 넘게 줄었는데 ‘2차 폭탄’ 투하 트럼프 행정부는 3월 12일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외국산 철강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당시 한국은 2018년부터 적용받던 연간 263만 t까지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는 쿼터제(수입 물량 할당제)가 폐지되면서 이후 모든 수출 물량에 대해 관세가 적용됐다. 관세 부과 이후 미국 내 철강 가격은 급격히 상승했다. 미국 철강 가공유통업체 피닉스 스틸 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1월 약 700달러 수준이었던 미국 중·서부 열연강판 가격은 4월 초 940달러로 34.3% 급등했다. 미국의 철강 수입량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미국철강협회(AISI)가 집계한 4월 철강 수입량은 207만3000t으로 전월(250만1000t) 대비 17.1% 줄었다. 이는 관세 부과를 앞두고 3월 미국의 수입 물량이 급격히 늘어난 점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한국은 4월 기준 미국의 세 번째 철강 수입국이다. 한국산 수입량이 전월 대비 26.9% 감소했지만 여전히 18만5000t으로 상당한 물량을 한국에서 공급받고 있다. 추가적인 관세 인상은 25% 시나리오로 미국 수출 계획을 세워 가던 한국 기업들에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강관 수출 ‘초비상’… 연쇄 타격 불가피 이미 25% 관세로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는 한국 철강업계는 트럼프 행정부의 ‘2차 관세 폭탄’에 당혹해하고 있다. 특히 강관 분야의 피해가 치명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24년 강종별 전체 출하량 대비 대미 수출에서 강관이 23.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유정용 강관과 송유관의 경우 미국 수출 의존도가 각각 97.9%, 78.2%에 달한다. 국내 1위 철강기업 포스코도 추가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포스코의 직접 대미 수출 비중은 2∼3% 수준이지만 열연강판과 후판 등의 소재를 국내 강관업체에 공급하고 있어 강관업체의 수출 둔화가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하반기(7∼12월) 전망에서 “관세 및 미국의 자동차 수요 부진 영향으로 하반기 수출 물량이 4.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연간 수출액은 전년 대비 2.1% 줄며 3년 연속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4일부터 50% 관세가 적용된다는 것은 이미 지난달 선적한 물량부터 대상이라는 뜻”이라며 “앞으로 계약할 때부터 가격 인상은 물론이고 계약 물량 조절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가 현지 철강 가격 인상만 부추길 뿐 미국 내 제조업을 자국 기업 위주로 바꾸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명예교수는 “미국이 매년 2000만 t 이상 철강을 수입해 온 건 그만큼 현지 생산량이 수요를 뒷받침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관세 조치로 미국 철강사들이 혜택을 볼 순 있겠지만 이들이 단기간에 생산량을 끌어올릴 수 없기 때문에 결국 피해는 소비자들이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차 25% 관세 부과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가격 책정을 둘러싼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눈치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조만간 미국에서 차량 판매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는 당초 “6월 2일(현지 시간)까지 미국에서 차량 가격을 동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 시한이 다가온 것이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한국에서 미리 수입된 차량 재고를 판매해 관세 인상 충격을 흡수해 왔지만 더 이상의 출혈을 감당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많다. 앞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6월 이후 시장 가격이 높아지면 그에 따라 반응할 것”이라며 가격 조정 가능성을 열어 뒀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판매사(딜러사) 도매가를 높이거나 인센티브를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다른 브랜드의 대응을 살피면서 최종 소비자 가격을 조금씩 올리는 게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완성차 업계는 미국발 관세 인상에 저마다의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페라리는 관세 발효 후 미국 판매가를 최대 10% 인상했고, 폭스바겐도 늘어난 관세만큼 수입 수수료를 추가할 계획이다. 닛산 인피니티는 멕시코산 QX50, QX55 모델의 미국 판매를 중단하는 극단적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차학과 교수는 “미국 내에서 차량가를 인상하는 업체들이 하나둘 늘어날수록 거기에 동참하는 업체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올 3월부터 이들 제품에 부과해 온 25%의 관세를 두 배로 올리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미(對美) 수출 비중이 9.8%를 차지하는 한국 철강업계의 피해가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US스틸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관세가 25%일 때는 허점이 있었지만 50%가 되면 더 이상 (미국 시장 진입) 울타리를 넘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및 투자를 기념해 가진 연설에서 밝힌 ‘깜짝 발표’였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4일부터 철강뿐 아니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도 50%로 올리겠다고 했다. 국내 철강업계는 대미 수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미 의존도가 각각 97.9%, 78.2%에 달하는 유정용 강관과 송유관 제조업체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철강 수출액이 전년 대비 2.1% 감소해 3년 연속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미국의 철강 등 관세 인상에 대해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추가 대응에 나서겠다”며 보복을 예고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포스코는 철강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전환해 순환 경제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철강 제품 생산과정에서는 슬래그, 먼지(더스트), 찌꺼기(슬러지) 등 다양한 부산물이 발생한다. 이 중 쇳물을 생산할 때 철광석에서 철을 분리하고 남은 슬래그는 제철소 부산물의 75% 이상을 차지하며 국내에서만 연간 약 2500만 t이 발생한다. 이는 올림픽 규격 수영장 5000개를 채울 수 있는 규모다. 포스코는 제강슬래그를 천연골재 대체재로 활용한 아스팔트 도로포장 기술을 상용화했다. 제강슬래그는 천연골재 대비 높은 강도를 가지며 각진 형상으로 인한 맞물림 효과로 도로 내구성을 일반 아스팔트 포장 대비 최대 2.2배까지 높인다. 각진 제강슬래그가 서로 맞물려서 퍼즐처럼 단단하게 고정되는 원리로 도로의 구조적 강도와 안정성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고속도로 아스팔트 포장 수요는 지속 증가하고 있으나 고품질 포장에 필요한 1등급 천연골재는 부족한 상황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국도 3호선 5개 구간과 올해 2월 광양제철소 내 도로포장에 제강슬래그를 성공적으로 적용했다. 작년 12월에는 도로교통연구원, 한국건설순환자원학회, 현대제철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제강슬래그의 고속도로 활용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협약으로 제강슬래그 골재의 안정적인 품질 확보 및 생산을 통해 향후 신규 고속도로 건설과 도로포장 유지보수에 제강슬래그 활용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 사내벤처 1기인 이옴텍은 제강슬래그와 폐플라스틱을 결합한 복합재 ‘슬래스틱(슬래그+플라스틱)’을 개발해 포항제철소 철도 현장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박영준 대표가 주도한 이 프로젝트는 기존 철도 침목에 사용되는 고가의 유리섬유 소재를 일부 대체해 원가를 절감했다. 슬래스틱으로 만든 철도 침목은 내구성이 우수해 고하중 철도용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가공이 쉬워 다양한 길이와 형상 구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100% 재활용이 가능해 환경적 가치를 더했다. 이옴텍 관계자는 “개발 초기 제철소의 고열·고중량 환경으로 인해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포스코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연구개발을 지속한 결과 포항제철소 철도 현장에 성공적으로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측은 “앞으로도 철강 부산물의 다양한 활용 방안을 모색해 천연자원 절약과 부산물 순환 활용에 이바지하며 철강 부산물의 부가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현대모비스가 국내 1300여 개 협력사의 지속가능경영 역량 강화를 위해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 상생 전략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먼저 현대모비스는 ‘파트너스 데이’와 업종별 간담회를 통해 협력사 최고경영진 대상 ESG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속가능경영의 중요성과 ESG 지표별 대응 전략, 주요 우수 사례 등이 핵심 교육 내용이다. 안전보건 개선을 위해서는 협력사를 대상으로 무상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며 안전 가이드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협력사 자체 안전관리 체계 정립을 위한 세미나도 상시 운영 중이다. 특히 협력사의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회사 특허를 공유하고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점이 눈에 띈다. 게스트 엔지니어링 제도를 통해 연구 공간과 시설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공동 기술 개발 및 공동 특허 출원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약 1500건의 특허를 협력사에 개방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고 최신 기술 정보와 품질 개선 방안을 공유하고 있다. 전문위원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애로 사항을 해소하고 기술 지도 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중소 협력사들이 200억여 원 규모의 원가절감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대모비스는 협력사들의 해외 진출을 위해 자동차 산업 관련 해외 전시회 참가를 지원하고 협력사와 해외 바이어를 매칭해 구매 상담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현대모비스는 2023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5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으며 포천이 선정한 ‘글로벌 존경받는 기업’에도 꾸준히 선정되고 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 기업으로 선정되며 탄소중립 경영의 성과를 인정받았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30일 CDP한국위원회가 주관하는 ‘2024 CDP 코이아 어워즈’ 시상식에서 원자재 부문 ‘탄소경영 섹터 아너스’를 수상했다. 이 상은 각 산업 부문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상위 3개 내외 기업에만 수여하는 상으로 현대제철의 기후변화 대응 역량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성과로 평가된다. CDP는 주요 글로벌 기업의 환경경영정보 공개 플랫폼을 제공하는 국제적 비영리 평가기관이다. CDP한국위원회는 매년 기후변화 대응 및 물 안보 분야에서 기업별 평가를 실시하며 투명한 환경정보 공개를 통해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촉진하고 있다. 이번 평가에서 현대제철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 수립과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 투자를 비롯한 탄소 저감 생산 체계 구축에 대한 노력을 높이 평가받았다. 특히 탄소 저감 공정 및 강판 구축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을 선도하고 환경경영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선 점이 주요 수상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대제철은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글로벌 탄소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중립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시상식에는 윤호준 현대제철 탄소중립추진실장 상무가 참석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수상을 통해 국내외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확보하고 유용한 투자 정보를 제공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탄소중립 로드맵과 연계한 탄소 저감 계획을 실천해 기후변화 대응 역량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25% 관세 도입 이후 제너럴모터스(GM)가 미국과 한국에서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에선 엔진 생산량 확대를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섰지만 한국에서는 서비스센터를 매각하는 등 투자를 줄이기로 했다. 28일(현지 시간) 미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전날 GM은 뉴욕 토나완다 추진시스템 공장에 8억8800만 달러(약 1조2000억 원)를 투자해 6세대 8기통(V8) 엔진 생산을 늘린다고 발표했다. 초대형 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연비 개선 및 성능 향상을 목표로 하는 이번 투자는 해당 공장 역사상 최대 규모다. 예상보다 부진한 전기차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반면 한국지엠은 28일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를 단계적으로 매각하고, 부평공장 내 유휴 자산과 시설 매각을 추진한다고 공지했다. 매각 이후에도 386개 협력 정비센터를 통해 고객 서비스는 지속해서 제공할 예정이다. 헥터 비자레알 한국지엠 사장은 “현재 차량 생산 프로그램이 수년간 지속될 예정인 만큼, 이번 조치는 비즈니스 효율성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지엠 측은 경영 효율화 차원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급변하는 한국 사업환경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지엠은 국내 생산량의 85%가량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수입차에 대해 관세 25%를 부과한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는 한국지엠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한국지엠의 올해 1∼4월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8.3% 줄어든 14만8728대에 그쳤다. 관세 파장은 부품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28일 부산에서 자동차 부품업계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달 3일부터 시행된 25% 부품 관세가 대미 수출 기업들의 영업이익을 크게 감소시켰다고 전했다. 한 업체는 생산하는 300여 종 부품 중 48종이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으로 분류되어 관세 대상이 됐다고 토로했다. 윤진식 무협 회장은 “현장의 피해 상황과 목소리를 면밀히 파악해 정부와 미국 측에 적극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전기 값이 미친 듯이 올라 적자를 봤습니다. 더 오르면 이제 공장 문을 닫을 수밖에 없어요.”27일 인천 서구 경인주물공단에서 자동차 부품 주물업체를 운영하는 장용환 부천주물 대표(54)는 지난해 3억 원의 적자를 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 회사가 경영 악화로 적자를 낸 건 1977년 설립된 이래 47년 만에 처음이라고 했다. 부천주물이 납부하는 전기요금은 2021년 kWh당 129원이었지만 지난해 202원으로 56.6% 올랐다. 상대적으로 값싼 심야 시간대나 주말 등 전기요금도 112.0%나 급등한 탓에 야간, 주말 조업도 부담이 된다고 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전력비 인상분만 3억 원으로 적자 규모와 맞아떨어진다”며 “우리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가 전기요금 때문에 신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기업도 비슷한 처지다. 국내 2위 철근업체 동국제강은 7월 22일부터 한 달간 인천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철강업계 불황이 지속되는 와중에 평시 대비 전기료가 20% 할증되는 하절기(6∼8월)가 다가오면서 창립 53년 만에 처음으로 공장 셧다운에 들어가는 것이다. ● 막 내린 염가(廉價) 전력 시대낮은 전기료는 오랜 기간 국내 산업 경쟁력의 생명선이었다. 1960년대 중화학공업 육성 차원에서 비롯된 저렴한 전기요금 정책은 포스코, LG화학 등 국내 제조업이 세계 일류 수준으로 성장하는 토대가 됐다. 그러나 역대 정권의 ‘에너지 포퓰리즘’으로 인해 주택용 전기료 인상이 상당 기간 정체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한국전력의 누적 적자와 부채가 천문학적으로 불어나자 당국이 이를 메우기 위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대신 빠르게 인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전에 따르면 국내 산업용 전기료는 2021년 kWh당 105.5원에서 2024년 168.2원으로 59.4% 급등했다. 반면 같은 기간 주택용은 109.2원에서 156.9원으로 산업용보다 15.7%포인트 낮은 43.7% 상승했다. 이에 따라 2023년부터는 산업용 전기료가 주택용보다 비싸지는 역전 현상까지 나타났다. 한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원료비 인상 등의 영향으로 누적 적자가 커지면서 전기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며 “가정용(주택용)보단 인상 여력이 있다고 판단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올렸다”고 설명했다.이런 급격한 산업용 전기료 인상은 국내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산업용 전기료는 190.4원으로 중국(129.4원), 미국(121.5원)보다 높았다. 국내 제조사 300곳 가운데 70% 이상이 전기료 상승으로 심각한 악영향을 호소했다. ● 산업 경쟁력 갉아먹는 전기료 폭탄비싼 전기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들의 해외 이전도 늘고 있다. 동박 제조사 SK넥실리스는 국내보다 전기료가 더 싼 말레이시아에 신규 공장을 구축했다.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국내 설비투자 대비 해외직접투자(FDI) 비중은 2015년 21.8%에서 2024년 39.1%로 높아졌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원가주의 채택 방침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한국 산업용 전기료가 미국과 중국보다 더 비싸졌다”며 “주력 산업의 해외 이전이 우려된다”고 했다.산업용이 아닌 일반용 전기료가 적용되지만, 전력 사용량이 많은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도 높은 전기료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AI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엘리스그룹의 김재원 대표는 “일반용 전기요금도 2년 만에 40% 넘게 올랐다”며 “400억 원 넘게 투자해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마련했는데 정작 급등한 전기료 때문에 AI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전기요금 인상이 한국의 산업 경쟁력에 주는 충격은 미국 대비 2배 이상, 독일과 일본 대비 1.5배 수준이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국은 철강, 화학, 시멘트 등 전력 다소비 업종 비중이 높아 경쟁력 저하가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인천=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한종호 기자 hjh@donga.com}
동국제강이 국내 최대 규모 철근 생산 거점인 인천공장의 가동을 한 달간 완전 중단한다고 26일 밝혔다. 만성적 공급 과잉과 건설업 불황이 맞물린 상황에서 나온 이번 조치는 국내 철강업계가 처한 위기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날 동국제강은 “7월 22일부터 8월 15일까지 인천공장 전체 공정을 모두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전기로 2기와 압연 설비 2기를 갖춘 인천공장은 단일 공장 기준 국내 최대 규모로 연간 220만 t의 철근을 생산할 수 있다. 회사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거점이 한 달간 ‘셧다운’되면서 약 20만 t의 공급 감소가 예상된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수요 침체, 원가 부담 등 삼중고로 인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동국제강의 설명이다. 국내 철근 시장은 건설시장 침체로 전체 수요가 공급능력(최대 1300만 t) 대비 절반 수준인 600만 t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하절기(4∼9월) 전기료 할증과 원료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업계는 최악의 경영난에 직면했다. 동국제강은 위기 극복을 위해 단계적 감산 조치를 이어왔다. 지난해 6월 업계 최초로 야간 제한 조업을 도입해 가동률을 60%로 낮췄고, 올해 초 50%까지 추가 감축했다. 3월에는 일정 기간 생산과 출하를 중단하는 등 수급 안정화에 나섰다. 이번 한 달간 완전 가동 중단은 이러한 조치의 연장선상에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철근 가격이 한계 원가 이하로 형성된 상황에서 출혈 경쟁을 지속하면 업계 전체가 공멸할 것을 우려해 책임감을 갖고 결정했다”며 “8월 시장 상황을 지켜본 후 공급 과잉이 개선되지 않으면 중단 기간 연장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