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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우경임 논설위원입니다.

woohaha@donga.com

취재분야

2025-11-21~2025-12-21
칼럼100%
  • [기적을 부탁해]“장애아와 병원순례 설움 푸르메병원서 달래주길…”

    “우리가 아니면 누가 장애아 부모의 애타는 마음을 알까요.” 지난달 18일 민준이(12) 엄마 정희경 씨가 서울 종로구 신교동 푸르메재단을 찾아왔다. 정 씨는 가방에서 매달 1만 원씩 정기 기부를 약속하는 신청서 11장을 꺼냈다. 서울 마포구 장애인 부모회 소속 회원들이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힘을 보태기로 한 것. 민준이 역시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다. 본보의 ‘기적을 부탁해’ 시리즈에서 소개된 뇌성마비 장애를 가진 민찬이나 로봇다리 수영선수 세진이 사연에 가슴이 미어졌다고 한다. 기부자 가운데 4명의 엄마를 28일 푸르메재단에서 만났다. 모두 “가까운 동네에 병원이 생긴다는 소식이 정말 꿈만 같았다”고 입을 모았다. 치료받을 병원을 찾아 떠돌거나 오랫동안 대기한 경험이 모두 있었기 때문. 이번 기부를 처음 제안한 정 씨는 “아이가 이상이 있을 때마다 내과, 흉부외과, 재활의학과, 정형외과를 각각 다른 병원에서 다녔다”며 “푸르메 어린이재활병원은 통합치료를 한다고 해서 ‘바로 이거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5번 염색체 이상 때문에 배부름을 느끼지 못해 비만으로 이어지는 희귀병 ‘프래더윌리 증후군’을 앓고 있는 종민이(10)는 태어나고 2년이 지나서야 진단을 받았다. 엄마 장현아 씨 역시 아이를 데리고 매일 왕복 두 시간 거리를 오가며 병원을 다녔다. “장애아는 비장애아보다 이동시간이 훨씬 더 걸릴 수밖에 없죠.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까요. 가까운 곳에 병원이 있어야 합니다.” 자폐 청년 봉준 씨(23) 엄마 김혜숙 씨도 장애인이 동네에서 치료받고 이웃과 어울려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낯선 곳에 가면 집 찾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야 해요. 아이를 잃어버려도 동네 사람들이 알아보고 연락해 주고, 이상한 아이라고 놀리지 않는 곳에서 살아야 해요.” 3년 전 봉준 씨는 사춘기를 겪으며 하루 종일 소리를 질러댔다. 엄마까지 거부했다. 한 주민이 봉준 씨를 고소해 감옥에 집어넣겠다고 할 정도였다. 김 씨는 “그래도 이웃들이 아들 상태를 알고 참아주고, 다독여줘서 그 시기가 지나갔다”고 말했다. 진규(13)는 뇌성마비 장애아다. 11개월 무렵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저산소증으로 뇌에 이상이 왔다. 근육이 경직돼 카시트에 앉힐 수 없는 아이를 엄마 권진영 씨가 매일 안고, 업고 병원에 다녔다. 병원은 뇌성마비라는 진단을 내렸을 뿐 어떤 치료를 받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모두 엄마 몫이었다. 권 씨는 “푸르메 어린이재활병원이 장애아 부모들에게 나침반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하루빨리 푸르메 어린이재활병원이 세워져야 할 이유였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 2011-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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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선생님… 아니네” 간호사 451명 메스 들고 처방전도 써

    《 다섯 살 난 아이가 급성기관지염에 걸려 서울시내 A종합병원에 입원시킨 이모 씨(36·서울 종로구). 회진을 도는 의사가 두 명이라 이상하게 생각했다. 오전에는 진료를 봤던 의사가, 오후와 저녁 시간에는 흰 가운을 입은 다른 의사가 병실을 찾았다. 오후에 들른 의사는 혈액검사 결과를 설명하고 아이 상태에 따라 항생제 양을 조절했다. 이 씨는 “당연히 레지던트인 줄 알고 아이 상태에 대해 묻거나 투약 지시에 따랐다. 나중에야 의사가 아닌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 씨가 오후에 만난 의료진은 의사가 아니라 PA, 우리말로는 진료보조인력이다. 보통 의사 대신 회진을 돌거나 약 처방을 하는 간호사를 말한다. 병원마다 전담간호사 전문간호사 진료보조사로 다르게 불린다. 5년 이상 경력을 가진 간호사 가운데 따로 뽑거나 병원 측이 간호부에서 진료부로 발령을 내기도 한다.본보가 단독 입수한 대한간호협회의 보고서(전담간호사 운영 현황 및 업무 실태 연구)에 따르면 PA는 전국 141개 병원에서 2125명이 근무한다. 2005년 235명에서 6년 만에 9배로 늘었다.○ 의사인지, 간호사인지…보고서에 따르면 PA는 의사 업무의 상당수를 대신한다. PA 704명에게 물었더니 수술 부위 드레싱, 수술 상처 봉합, 카테터(가는 관) 혈관 삽입 등 침습적인 의료행위를 한다는 응답이 49.7%(350명)나 됐다. 처방전을 직접 발행한다는 응답도 42%(296명)였다.현행 의료법상 이런 의료행위는 간호사 혼자서는 할 수 없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환부를 꿰맬 때 실을 당기는 행위, 처방된 약의 용량을 조절하는 일은 의사 업무라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자는 이런 사실을 모르고 PA의 진료를 받는다. PA가 의사 명의로 약을 처방하거나 검사와 처치를 해도 환자가 내는 부담금은 마찬가지라는 것도 문제다. 실제 의료행위의 상당 부분을 PA가 했지만 선택진료비는 10년 이상 된 전문의가 했을 때와 같은 비용을 내야 한다.이번 보고서는 또 업무를 명확히 구분하거나 권한을 위임받지 않은 상태에서 간호사가 의사 업무를 대신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표준화된 업무지침이 있다’는 대답은 45.3%(319명)로 절반이 안 됐다. ‘문서화된 위임장을 받는다’는 응답도 10.7%(75명)에 그쳤다.○ 수술방에서 PA 만날 확률 높아PA가 가장 많이 근무하는 진료과는 외과(16.4%)로 나타났다. 이어 흉부외과(11.5%) 산부인과(10.7%) 신경외과(7.9%) 정형외과(7.7%) 순이었다. 모두 응급수술이 많고 개업이 어려워 전공의가 기피하는 분야다.내년에 배정할 흉부외과 전공의(1∼4년)는 전국에서 101명으로 흉부외과 PA(186명)보다 적다. 환자가 심장 수술을 받는다면 의사보다 PA를 만날 확률이 높은 셈이다. B관절척추병원에서 일했던 의사 정모 씨(45)는 “의사 수에 비해 수술 건수가 많았는데 수술 전후 처치를 PA가 다 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살을 째서 뼈와 근육을 드러내는 과정까지를 PA가 해놓으면 의사가 들어가서 뼈를 맞추는 식이었다. 수술 부위를 봉합하고 소독하는 일도 PA가 했다. ○ 양성화 놓고 찬반 엇갈려복지부는 PA를 양성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PA가 이미 상당수 병원과 진료 분야에서 일하는 만큼 자격을 인정하고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자는 취지에서다.대한의학회는 간호사와 응급구조사가 5년 이상 일하고 의사단체에서 소정의 교육을 받으면 PA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지역단체별로 의견이 많이 다르다.대한의사협회는 “의사의 고유 업무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한다. 김일호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대형병원이 의사 대신 PA를 고용함으로써 인건비를 줄이려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간호협회 조사에서도 500병상 이상 병원에 근무하는 PA가 83.5%(1774명)를 차지했다. 44곳 상급종합병원은 전부 PA제도를 운영한다.대형 병원들은 “전공의 부족이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선 PA를 쓸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대한간호협회는 “불법과 합법의 경계선이 애매하고 의료사고의 책임 소재가 분명하지 않아 PA가 불안을 느낀다. 양성화되면 신분이 보장되고 처우가 개선될 것”이라고 찬성 의견을 밝혔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 진료보조인력(PA) ::의사 업무 중 일부를 위임받아 수행하는 간호사. 영어로 ‘Physician Assistant’의 약자다. 의료법상 의사는 의료와 보건지도, 간호사는 간호 및 진료보조를 해야 한다. 수술, 약물처방, 예진과 회진, 환자 상담은 의사의 의료행위이므로 간호사가 할 수 없다. PA가 의사의 지시 없이 회진을 돌거나 약물을 처방하면 의료행위이므로 문제가 생긴다.}

    • 2011-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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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파일]백내장 등 7종 포괄수가제 의무적용… 환자부담 줄듯

    의료 서비스의 양과 질에 상관없이 미리 정해진 진료비를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포괄수가제도가 이르면 내년 7월부터 7개 질병군에 적용된다. 보건복지부는 26일 제24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포괄수가제 적용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대상 질병군은 백내장 수술, 편도 및 아데노이드 수술, 맹장 수술, 대퇴부 탈장 수술, 항문수술, 자궁 및 자궁부속기 수술, 제왕절개 분만술 등 7개다. 적용 시기는 병의원급 의료기관이 이르면 내년 7월부터, 종합병원급 이상이 2013년 7월부터다. 포괄수가제는 진료비 총액을 미리 정했다는 점에서 지금의 행위별수가제와 구분된다. 행위별수가제는 개별 진료행위에 대한 수가를 모두 합산해 진료비를 산정하는 제도다. 반면 포괄수가제는 의료 서비스 양이나 질에 상관없이 진료 내용이 유사한 입원 환자군에게 사전에 정한 금액을 지불한다. 불필요한 진료행위와 환자의 진료비 부담이 줄어드는 대신, 의료 서비스의 질 저하가 단점으로 지적된다.}

    • 2011-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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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계 단신]강원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 外

    ■ 도박중독을 치료하기 위한 강원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가 전국에서 네 번째로 28일 강릉에 문을 연다. 관동대가 국무총리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서 위탁받아 운영할 도박중독 관련 전문기관이다. 도박중독의 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예방교육 및 홍보활동, 도박중독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심리상담, 재정 및 법률상담, 재활지원, 지역사회연계사업과 조사연구, 전문인력 양성 등의 활동을 한다. 서비스 비용은 무료. 033-822-2011■ 내년 2월부터 장애인용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를 구입하면 가격이 고시된 30개 제품만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의 ‘장애인 전동보장구 제품별 가격 고시제’를 시행한다. 그동안 장애인용 전동휠체어와 스쿠터의 성능 및 품질에 상관없이 동일한 금액을 지원했기 때문에 저가 제품이 고가 제품으로 둔갑하거나 판매금액을 부풀려 급여를 신청하는 문제가 있었다. 고시가는 전동휠체어가 120만∼500만 원, 전동스쿠터는 141만∼252만 원 수준이다. ■ 세종병원은 28일 오후 2시 7층 세종홀에서 건강강좌를 연다. 올바른 당뇨관리법과 식사요법의 중요성을 소개한다. 강의 후에는 건강밥상 쿠킹쇼를 진행한다. 칼로리는 낮고 영양은 풍부한 음식과 조리법을 알려준다. 누구나 예약 없이 참석할 수 있다. 행사장에서는 건강음식 조리법을 소개한 소책자와 스트레칭을 도와주는 운동기구를 선물로 준다. 참가비는 무료. 032-340-1803■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소아청소년클리닉은 겨울방학을 맞아 한방성장프로그램을 개설했다. 병원치료 4단계, 가정치료 4단계로 최대 8주가 걸린다. 병원치료는 △아이의 체질을 판별한 뒤 한약을 처방 △성장을 촉진하는 침술치료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의 흡수에 도움을 주는 뜸치료 △올바른 척추 교정을 돕는 추나치료를 하는 순서다. 02-440-7141∼2}

    • 2011-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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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협 불참 속 보건단체 자정선언

    대한병원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등 13개 보건의약 단체가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리베이트와 관련해 “부당한 금품 거래 행위를 근절하겠다”며 자정선언을 했다. 그러나 이 단체들이 건강보험 수가 현실화, 리베이트 처벌 완화 등도 함께 요구함에 따라 선언 취지가 무색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들 단체는 이날 △공정 경쟁규약 이행 및 법령 준수 △처방과 관련한 부당한 금품 제공 및 수수 근절 △윤리경영 실시 △제약·의료기기 산업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R&D) 적극 투자 △대금 결제 기간 단축과 회계 투명화 등 5개 항목의 자정선언을 발표했다. 단체들은 자정선언과 함께 △건강보험 수가 현실화 △(자정선언) 이전에 적발된 리베이트 행정 처분에 대한 선처 △보험수가 산정 과정의 투명성 제고 △신약 및 의료기기 R&D 지원 확대 △의약품 의료기기 등의 유통 투명화 등 5대 대정부 요구사항도 발표했다. 김구 대한약사회장은 “보건의약 단체가 리베이트 근절을 선언한 만큼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베이트를 받지 않을 테니 건강보험 수가를 인상하고 지금까지 관행에 따라 리베이트를 받은 사람들을 처벌하지 말라는 뜻이다. 이날 선언에는 최대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가 불참했다. 의협은 “의약품 리베이트가 시장경제의 한 거래 형태이며 자정선언 자체가 실효성이 없다”고 불참 이유를 밝혔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1-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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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행정안전부 外

    ◇행정안전부 ▽고위공무원 △소청심사위원회 상임위원 오형국 △의정관 이지헌 ▽부이사관 △행안부 김진수 ◇국토해양부 ▽실장 △교통정책 김한영 △항공정책 여형구 ▽과장급 △동서남해안 및 내륙권 발전기획단 파견 박준영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 이창준 △의료자원정책과장 고득영 ◇MBC △글로벌사업국 부국장 임화민}

    • 2011-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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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 한류’ 본궤도에… 올 외국인 환자 11만명 넘을듯

    러시아 하바롭스크 국영기업 회장인 A 씨(44). 대장암 3기 진단을 받고 6월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암 덩어리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가까운 친구로 지내는 의사들이 모두 한국에서 치료받을 것을 권했기 때문이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이후 A 씨는 현지에서 항암치료를 받으라는 권유도 마다하고 매달 세브란스병원을 찾아 항암치료를 받았다. A 씨가 지불한 진료비는 8000만 원 정도. A 씨는 “수술 결과도 만족스럽지만 의사와 간호사가 친절하고 인간적으로 대해주는 데 감동받았다”며 “한국 병원의 의료시스템은 톱니가 완벽히 맞아 돌아가는 스위스 시계처럼 체계적이었다”고 말했다. 24일 마지막 항암치료를 받으면 곧 완치 판정이 내려진다. 이날 A 씨 아버지도 함께 내원해 심장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세브란스병원은 올해 외국인 환자를 가장 많이 유치했다. 9월까지 모두 5581명이 진료를 받았다. 이 공로로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메디컬 코리아 외국인 환자 유치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는다. 시상식에서는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세종병원, JK성형외과,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의원, 환자 유치업체 휴케어가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는다. 주아랍에미리트 한국대사관, 박영관 세종병원 회장이 특별공로상을 받으며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표창은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원진성형외과가 받는다. 2009년 보건복지부는 민간 의료기관과 함께 한국 병원의 우수성을 알리고 해외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메디컬 코리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올해 해외환자는 당초 목표치 11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09년 6만201명의 두 배에 이른다. 진료수익도 1032억 원에 달한다. 류머티즘에 따른 고열로 심장 판막이 손상된 캄보디아의 B 양. 결핵을 앓아 체력도 약해진 상태였다. 현지 병원은 수술이 어렵다고 했다. 6월 B 양은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B 양의 부모는 “어차피 3개월 시한부 인생인데 수술이라도 받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에서 무사히 심장 수술을 받은 뒤 7월 고향으로 돌아간 B 양은 이제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을 만큼 건강을 회복했다. 서울성모병원과 세종병원은 무료수술을 꾸준히 함으로써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2009년부터 선천성 심장질환 어린이 환자 돕기를 통해 국내외 어린이 30∼40명에게 연간 1억 원이 넘는 수술을 무료로 해 주고 있다. 세종병원은 지금까지 중국 러시아 파키스탄 베트남 어린이 심장병 환자 1000여 명에게 무료시술을 했다. 덕분에 심장 전문병원으로 해외에서 먼저 입소문을 탔다. 내년에는 카자흐스탄에 세종병원의 이름을 그대로 쓰는 ‘세종-유라시아 병원’이 세워진다. 병원 브랜드 수출로 연간 50억 원을 벌어들이게 된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1-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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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재필 의학상 신정순 회장

    재단법인 서재필기념회는 신정순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회장(84·사진)을 서재필의학상 수상자로 14일 선정했다. 시상식은 15일 서울 서대문구 종근당빌딩 15층 강당에서 열린다. ‘서재필 의학상’은 한국인 최초의 의사이자 독립운동가인 송재 서재필 선생을 기리기 위해 2004년 제정됐다. 1951년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신 회장은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세브란스병원장을 지내며 한국 재활의학 발전에 기여해 왔다. 한국재활의학회장, 장애인복지단체협의회장을 역임하면서 장애인 복지 향상에도 헌신했다.}

    • 201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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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지부, 장애인시설 155곳 실태조사 해보니

    충북 청원군 S안식원. 정신지체장애인 생활시설로 장애인 17명이 머물고 있다. 지난달 인권실태 조사원이 방문했을 때 장애인 2명의 머리에 5cm 크기의 상처가 나 있었다. 다리에는 찢어진 듯한 흉터가 있었다. 생활지도원인 김모 씨가 자주 폭력을 휘둘렀다는 증언이 나왔다. 시설은 열악했다. 김칫독에서 구더기가 발견됐고 유통기한이 지난 식자재를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시설은 최근까지 ‘따뜻한 시설’이라고 홍보하며 후원금과 쌀을 기부 받았다. 광주 인화학교의 장애인 성폭행 사건(일명 도가니 사건)을 계기로 보건복지부는 10월부터 인권침해 우려가 높은 장애인시설 155곳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였다. 장애인 인권활동가 140명을 포함한 민관합동조사팀이 현장을 방문했다. 9일 복지부는 현재까지 조사를 끝낸 104곳의 실태를 발표했다. 최종 결과는 내년 1월에 발표할 예정이다.이날 발표에 따르면 104곳 중 26곳(25%)에서 인권침해 사례 27건을 적발했다. 시설 종사자에 의한 장애인 폭행 3건, 학대 2건, 체벌 7건을 적발하고 폭행 사례 3건 가운데 2건은 형사고발했다. 성폭력도 만연했다. 남성장애인의 목욕이나 옷을 갈아입히는 것을 여성종사자나 봉사자에게 맡겨 수치심을 유발한 사례도 2건 있었다. 이 밖에 장애인 간 성추행이 6건, 성희롱이 2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위생도 불량했다. 구더기가 있는 김칫독을 방치하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재료를 쓰는 사례가 5건이었다.복지부는 시설 14곳을 폐쇄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4곳은 형사고발했다. 이와 함께 복지부는 장애인 인권 증진 대책도 내놓았다. 우선 장애인시설 내에 ‘인권지킴이단’을 의무적으로 운영하도록 했다. 2013년까지 인권 전문가 및 관련 단체가 참여하는 ‘장애인인권침해예방센터’를 16개 시도에 설치한다. 성폭력 범죄자의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을 금지하고 10년 동안 시설을 운영할 수 없도록 관계 법령도 개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대책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조사에서 드러난 인권 침해 사례가 대부분 정식 신고가 되지 않은 시설에서 일어난 반면 정부 대책은 법적 관리를 받는 시설에 맞춰졌기 때문. 실제 ‘인권 사각지대’는 여전히 방치된다는 얘기다. 차현미 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장은 “미신고 시설을 신고시설로 전환하거나 스스로 폐쇄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1-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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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술감염 추정 iCJD환자 또 발견

    뇌경막 이식 후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의인성(醫因性)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iCJD) 환자가 또 발견됐다. 정신이상과 운동장애를 보이다 7월 사망한 54세 여성에 이어 두 번째다.질병관리본부는 7월 서울시내 병원으로부터 당초 산발성CJD(sCJD)로 진단받은 48세 남성을 조사한 결과 뇌경막 이식 수술 후 발병한 iCJD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이 남성은 현재 식물인간 상태다.이 환자는 1988년 5월 외상을 입고 뇌실질(腦實質) 출혈이 일어나 뇌경막 이식술을 받았다. 이때 뇌경막 대용제인 독일제 ‘라이오듀라’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그동안 보건당국은 1987년 5월 라이오듀라 생산이 중단됐기 때문에 이후 뇌경막 수술을 받은 환자는 CJD 감염 우려가 없다고 설명해 왔다. 하지만 이번 환자는 생산이 중단되고 1년이 지난 1988년 5월 수술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생산 중단 시점 이전의 제품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문제는 국내에 라이오듀라가 얼마나 수입됐고, 어디에 사용됐는지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 iCJD 환자가 추가로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2009년 10월 국제학술지인 신경병리학지에 실린 일본 가나자와의과학대학원 연구에 따르면 일본 내에 라이오듀라 사용으로 인한 CJD 환자는 2008년 2월까지 132명이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1-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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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초생활급여, 4개 부문 나눠 지급을”… 빈곤정책제도개선 공청회

    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이면서 부양의무자가 없는 가구에 일정액을 지급하던 기초생활보장급여를 생계, 주거, 교육, 의료 급여로 나눠 지급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빈곤정책제도개선 기획단’은 5일 이 같은 방안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내놓고 공청회를 가졌다. 올해 1월 출범한 빈곤정책 기획단은 20여 명의 복지, 경제, 노동 전문가가 모여 시행한 지 10년이 넘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재편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 그동안 기초생활보장급여는 생계, 주거, 교육, 의료 급여가 일괄적으로 지급됐다. 만약 최저생계비(143만9413원) 이하 4인 가구라면 매달 118만8496원의 현금 급여 외에 학교 수업료와 병원 진료비를 지원받는다. 이를 빈곤층의 욕구에 맞게 ‘맞춤형’으로 재편하는 것. 현재 현금으로 받는 기초생활보장급여는 생계급여와 주거급여를 포함하고 있다. 여기에 현물로 받는 교육급여와 의료급여가 연동된다. 만약 이를 빈곤층 욕구에 맞춰 지급하면 한두 개 급여만 받을 수도 있다. 집은 있지만 질병으로 근로능력이 없다면 생계급여와 의료급여만 받는다. 월세로 살면서 아이를 키운다면 주거급여와 교육급여만 받는다. 지난해 12월 기준 수급자 규모는 154만9000명, 87만8000가구. 2000년 기초생활보장급여제도가 도입된 이후 전체 인구의 3% 선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수급자 선정 기준이 엄격하다 보니 빈곤 예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최저생계비보다 1만 원만 더 벌어도, 헤어진 가족이 있어도 수급자에서 탈락한다. 이런 이유로 수급자에서 배제된 빈곤층은 4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기초생활보장급여 수급자에게만 정부의 각종 복지 혜택이 집중됨에 따라 근로의욕을 꺾는다는 지적도 있다. 수급자로 선정되면 전기료 수도료가 감면될 뿐만 아니라 임대주택 입주 자격도 생긴다. 출산, 장례비용도 50만 원씩 지원된다. 수급자와 근로빈곤층 간의 소득 역전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일을 하는 대신에 계속 수급자로 머물려는 경향이 있었다. 일률적으로 최저생계비 100% 이하를 대상으로 하는 기준도 손본다. 급여별로 자격 기준을 달리하는 것. 이렇게 되면 부양의무자 기준이 완화되고 장기적으로는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맞춤형 급여가 시행되면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자립 동기를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권덕철 복지정책관은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시행 10년이 넘으면서 현실에 맞게 개선돼야 할 점이 있었다. 빈곤정책의 장기적인 밑그림을 그렸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1-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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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적을 부탁해]천지세무법인 박점식 회장, 모친 장례 부의금 5000만원 기부

    “흑산도 섬 소년이 남을 도울 만큼 성공했습니다. 어머니도 분명 기뻐하실 겁니다.”박점식 천지세무법인 회장(56)은 최근 1000만 원을 푸르메재단에 기부했다. 9월 26일 고인이 된 어머니 장례식 때 받은 부의금이었다. 푸르메재단 외에 사회복지재단, 의료재단 등 4곳에 1000만 원씩 기부했다. 박 회장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기도 하다.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만난 박 회장은 감사노트를 기자에게 보여줬다. 441일째 매일 감사한 일을 생각나는 대로 적고 있다. 첫 장에는 ‘어머니 아들이어서 감사하다’라고 적혀 있었다. 박 회장은 700개의 감사 말을 책으로 만들어 어머니 무덤에 함께 묻었다.그는 유복자다. 행여 ‘아비 없는 후레자식’ 소리 들을까, 어머니는 수시로 매를 들었다. “그런데 중학교에 들어간 후로는 매를 딱 놓으시는 거예요. 아무리 엇나가도 잔소리조차 하지 않으셨죠. 어머니의 무한한 신뢰가 저를 강하게 했습니다.”지독한 가난으로 꿈을 꾸기도 힘들었다. 대학은커녕 고등학교 가기도 힘든 형편이었다. 자포자기 심정으로 샛길로 빠졌다. 중학교 때부터 담배를 피웠고 막걸리에 취해 몸을 못 가눈 적도 많았다. 그래도 어머니는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다. “사실 공부에 굶주렸어요. 누가 대학 갈 방법을 조언해 주고 길이 있다고 알려 줬다면 아르바이트라도 했을 텐데….”주저앉은 그를 뭍의 학교로 보낸 사람 역시 어머니였다. 목포상고를 졸업한 뒤 줄줄이 취업시험에서 미끄러졌다. 성적은 1, 2등을 다퉜지만 홀어머니와 산다는 게 감점 요인이었을까. 면접에서 잇달아 탈락했다. 장갑공장에서 일했고, 백화점에서 포장과 배달을 했다. ‘평생 이렇게 살 수는 없다’며 이를 악물었다.1980년 세무사시험에 합격했다. 6년간 백화점 계단에서 회계학 책을 펴 놓고 주경야독한 결과였다. 합격 소식을 들은 어머니는 “너는 된다고 했지 않았더냐”고 한마디를 던졌을 뿐이다.20년 전 모교인 흑산초등학교 운동장 문을 고치는 데 100만 원을 난생처음 기부했다. 기부의 삶은 그렇게 시작됐다. 근위축병을 앓는 아들 동훈 씨(26)를 키우며 다시 주변을 돌아보게 됐다. 근위축병은 근육이 점점 무기력해지는 병으로 아직 치료 방법이 없다. 그의 감사노트에는 ‘동훈이가 내 아들이어서 감사합니다’라고 씌어 있다.“다행히 동훈이는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다니며 치료받을 수 있었죠. 아예 치료받을 기회가 없는 장애어린이를 위해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이 꼭 세워져야 합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 재활병원 성금 4억4000만원한국압착단자 임직원 1000만원 논산 어린이 9명도 1만원씩본보와 푸르메재단이 함께하는 ‘기적을 부탁해’ 시리즈에는 박 회장처럼 기부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온정이 답지하고 있다. 한국압착단자 황용기 사장은 임직원들과 함께 최근 1000만 원을 내놓았다. 황 사장은 “오래전부터 장애 어린이들의 재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을 찾고 있었는데, 동아일보의 캠페인을 보고 바로 기부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NHN비즈니스플랫폼(NBP) 최휘영 사장도 500만 원을 기부했다. 고사리 성금도 몰려왔다. 충남 논산에서 아이들의 과외 공부를 돕고 있는 장영란 씨는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들 9명의 이름으로 1만 원씩 기부했다. 지난달 29일 현재 어린이재활병원을 돕는 데 써달라며 보내온 성금은 4억4000여 만 원으로 집계됐다.  }

    • 2011-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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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K메디컬’이다

    ‘K팝’에 이어 ‘K메디컬’.보건복지부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보건청이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4개 병원과 자국 환자를 보내는 협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외국 정부와 환자 유치 협약을 체결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중동 의료시장 진출의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아부다비를 포함한 UAE 국가들이 해외로 환자를 보내는 것은 의사 간호사 등 의료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연간 UAE 환자 13만 명이 해외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 이 가운데 아부다비 환자는 3000명. 1인당 평균 2000만 원의 진료비를 쓴다. 치료비는 전액 국가가 부담한다. 복지부는 해외에서 치료받는 아부다비 환자의 10% 정도가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중동지역에서 국내로 온 환자는 949명이었다. 아부다비 환자는 2009년 16명에서 2010년 54명으로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진료과목은 가정의학과(24.5%)가 가장 많았고 피부과(8.4%), 소아청소년과(8.3%), 내과(7.4%) 순이었다. 1인당 평균 진료비는 133만 원 수준이다. 이번 환자 유치 협약으로 중증환자가 한국에서 치료받을 가능성이 높아 평균 진료비는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환자 가족의 방문으로 의료 관광도 활성화될 수 있다. 주로 당뇨병, 심혈관계질환, 교통사고 재활 환자가 한국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아부다비는 국민 평균 연령이 22세일 정도로 젊은 국가임에도 당뇨병 발병률은 22%에 달한다. 또 도로에 속도 제한을 두지 않아 교통사고가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한다. 복지부는 3월 UAE 보건부, 두바이 보건청, 아부다비 보건청과 보건의료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8개월 만에 환자 유치 협약이 맺어진 것. 복지부는 “UAE 관계자들이 한국 의료서비스 질이 싱가포르 태국보다 높다고 평가했다. 두 나라를 찾던 환자 상당수가 앞으로 한국으로 올 것이다”고 말했다.12월에 첫 환자가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병원이 환자를 치료한 뒤 6개월 내에 진료비를 청구하면 아부다비 보건청이 45일 내에 원화로 지급한다. 복지부는 아부다비 보건청과 주한 UAE 대사관 내 관련 업무를 담당할 부서를 설치하기 위한 협의를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1-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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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교육 힘쓴 할머니의 꿈 이뤄진것 같아”

    “한국 여권의 발전이 놀랍습니다.” 구한말의 여성전문병원인 보구여관(保救女館)은 1903년 간호사 양성학교를 세웠다. 우리나라 최초의 간호교육기관이었다. 당시 교장은 선교사 겸 간호사로 파견된 미국인 마거릿 에드먼즈 여사였다. 영어 ‘Nurse’에 해당하는 ‘간호사’라는 이름도 직접 지었다. 그의 탄생 1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려고 손녀 수전 브라다리치 씨(60)가 24일 이화여대를 찾았다.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는 브라다리치 씨는 “한국에 와 보니 여성을 교육시키고자 했던 할머니의 꿈이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브라다리치 씨는 “100년 전 한국 사회에서는 여성이 학업을 거의 할 수 없었다. 조혼 풍습으로 간호학교에 입학할 학생이 없어서 주로 남편과 사별한 학생이 많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여성의 활약상을 보니 할머니가 더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할머니 외에도 한국과 깊은 인연이 있다고 했다. 아버지가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미군 장교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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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사회 ‘약사법 저지’ 치밀한 로비 계획… 약사회 회의록서 드러나

    ‘현재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인 이재선 의원의 지역구인 대전시 서을 담당 분회장을 중심으로 지역 약사님들이 뜻을 모아 내년 4월 총선에서 적극적으로 이 위원장을 돕기 위한 모임을 결성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지부에서 이 모임을 물심양면으로 적극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중략) 보안 부탁드립니다.’ 감기약과 해열제 등 가정상비약의 슈퍼판매를 허용하는 약사법 개정안이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않자 “약사의 정치력이 국회를 좌우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대한약사회는 국회의원을 상대로 집요한 로비 계획을 짰던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는 이런 내용을 담은 대한약사회의 ‘의약품 약국외 판매 저지를 위한 비상투쟁위원회’ 16∼18차 회의록을 22일 입수했다. 약사회는 전국 지회 및 분회를 통해 지역구 국회의원 지지모임 구성을 시도했다. 18차 회의록(11월 15일)에서 대전지부 송모 위원은 “이재선 보건복지위원장의 지역구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전 충남지사의 공천이 예상된다. 이 위원장을 적극 돕고 가능하다면 법안 상정을 막아보자는 간절한 마음에서 지지 모임을 결성했다.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겠다”고 발언했다. 지역구별로 지지모임을 만들자는 계획도 세웠다. 16차 회의록(10월 18일)에는 21일 약사법 개정안 국회 상정을 앞두고 ‘상근비상대책팀’을 구성해 대국회 대책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보건복지위 국회의원 지역구에서 20명 내외로 약사회원 지지모임을 만들고 1회원 1국회의원 후원운동을 독려하자는 제안이 보인다. 김대업 박인춘 부회장 등 11명으로 구성된 ‘상근팀’은 각각 보건복지위원, 정당 보건복지 정책조정위원을 맡아 20일 전까지 방문할 예정이었다. 약사 출신 의원들과의 정보 교류도 강화하기로 했다. 원희목 한나라당 의원, 전혜숙 민주당 의원에게 만남을 요청해 정부 및 정당의 움직임을 파악한다는 것. 이 밖에 △해당 국회의원이나 보좌진 초청간담회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실 방문 △일반약 슈퍼 판매의 부당성을 지적한 문서의 팩스 전송 △릴레이 1인 시위 등의 내용이 담겼다. 실제 국회의원 지지 모임을 만들었는지, 만들었다면 어떤 활동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해당 의원과 약사회 모두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재선 자유선진당 의원은 “약사법 개정안이 상정되지 않은 것은 여야 간사 합의에 따른 것이다”며 “올해 대전시 약사회와 직접 만난 적이 없다. 지역구에 약사가 500∼600명에 불과한데 압력을 느낀다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고 말했다. 대전시 약사회도 “이 의원 부인이 지역 약사다. 약사 가족을 돕는다는 마음이지 구체적 지지 활동을 한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약사회는 이날 가정상비약 슈퍼판매에 대해 보건복지부와 전향적 협의를 시작하겠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러나 약사법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에서 정부와 협의하겠다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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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우경임]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약사법 개정안 결국 못올린 국회

    예상대로였다. 21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는 감기약과 해열제 등 가정상비약을 슈퍼에서 판매하도록 허용하는 약사법 개정안이 안건에 오르지 않았다. 국민의 대다수가 찬성하는 개정안을 상정조차 거부하려는 사실이 알려진 뒤 국회의 ‘꼼수’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다. 16일 본보 기사에는 ‘약사가 무서운지 국민들이 무서운지 내년 총선에서 보여주자’ ‘약사 로비에 휘둘리지 마라’ ‘국민 대표 자격이 없다’ 등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이런 비난 여론을 의식했을까. 손숙미 한나라당 의원은 “(일반약 슈퍼 판매를) 노인뿐 아니라 국민의 80%가 원하고 있다. (개정안을) 상정조차 하지 않고 시간만 끌다가 어물쩍 다음 국회로 책임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국회가 되지 않기를 동료 의원들께 간곡히 부탁한다”는 의사 진행 발언을 통해 약사법 개정안 긴급 상정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재선 보건복지위원장(자유선진당)도 “여야 간사 간 합의에 맡기겠다”고 답했다. 재논의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것. 상정조차 하지 않으려던 지금까지 자세에서 한 발짝 물러선 모양새다. 이날 복지위는 안건에 오른 법안 96개를 법안소위에 넘긴 뒤 2시간 만에 산회했다. 국민의 시선이 집중된 데 대해 부담을 느꼈을 터이다. 물론 단지 ‘하는 척’으로만 끝날 수도 있다. 다음 달 2일 국회 본회의 전에 여야 간 합의를 통해 이를 다시 논의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여야 간사들은 아직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 간사인 주승용 의원실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을 재분류하는 작업을 마친 뒤 개정안을 논의하겠다는 당론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간사인 신상진 의원실 역시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정기국회 처리가 무산되자 보건복지부는 해마다 관례적으로 열리던 12월 임시국회를 기대하고 있다. 총선이 임박한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는 로비 압력에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18대 국회에서 개정안이 자동 폐기된다면 19대 국회에서 다시 입법 과정을 밟아야 한다. 이번 개정안은 1년 동안 산고를 겪은 뒤 국회에 제출됐다. 약사들의 조직적인 반발에 정부도, 국회도 선뜻 나서려 하지 않았다. 오직 국민의 힘으로 여기까지 온 셈이다. 국민 대다수가 찬성하는 법안을 국회가 거부한다면 본분을 잊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국회가 국민의 목소리가 아닌 이익단체의 목소리만 들어서는 안 될 일이다. 국회가 지금이라도 약사법 개정안의 재상정 방안을 논의하기 바란다.우경임 교육복지부 woohaha@donga.com}

    • 201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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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적을 부탁해]‘로봇다리 수영선수’ 14세 세진이와 ‘戰士’ 엄마

    물살을 가르는 모습이 거침없었다. 두 팔만 보였지만. 수영선수 김세진 군(14)은 태어날 때부터 무릎 아래가 없었다. 오른손 손가락은 두 개뿐이다.그런 세진이를 양정숙 씨(43·경기 화성시)가 1999년 입양했다. 보육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다가 생후 18개월이던 세진이와 눈이 마주친 순간 “내 아이구나”라는 운명을 느꼈다. 모자로 맺어진 12년은 세진이의 재활을 위해 고스란히 바친 세월이었다.양 씨는 3일 경기 화성시 유앤아이스포츠센터에서 기자를 만났을 때 스스로를 ‘전사’(戰士)라 불렀다. “한국에서 장애아를 키우려면 엄마는 독해질 수밖에 없어요.”○ 매일 두 시간 반씩 대전∼서울 왕복오전 6시. 눈도 뜨지 못하는 네 살배기 세진이를 차에 앉혔다. 두 시간 반 고속도로를 달려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 도착했다. 9시 진료를 받기 위해서였다.대전과 서울을 매일같이 오갔다. 30분의 물리치료를 위해, 두 달간. 그나마 반년을 기다린 결과였다. 걸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버틸 수 있었다.전국 방방곡곡, 재활병원을 찾아다녔지만 ‘돈 많으면 한 번 걷게 해보라’며 절망적인 이야기만 들었다. 진료실 밖에서 기다리던 휠체어업자가 따라오기도 했다. 그러나 양 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병원을 나와 신발을 한 켤레 사며 다짐했다. 반드시 세진이를 걷게 하리라.마지막으로 세브란스병원을 찾았다. 신지철 세브란스재활병원장은 “한 번 해보자”고 말했다. 울음을 터뜨리는 양 씨에게 “재활치료는 환자가 아니라 보호자가 못 견딘다. 마음을 굳게 먹어라”고 말했다. “오늘 안 된다고 내일도 안 되는 건 아니다. 매일 거울 앞에서 세진이와 하루 치료 과정을 되돌아보며 주문을 외웠어요.”매일 차를 타면서 모자는 탈진 직전까지 갔다. 양 씨는 세진이의 재활치료를 직접 돕기로 결심했다. 고무공에 다리를 올리고 팔로 균형 잡는 모습 등 재활치료 과정을 하나하나 스케치북에 그리거나 사진을 찍었다. 체조선수였던 양 씨는 다행히 동작을 익히기가 남보다 수월했다. 해부학 원서를 구해 근육과 뼈 모양을 공부했다. 병원 왕복 횟수가 일주일에 세 번, 두 번, 한 번으로 줄었다.○ 유아용 의족 없어 사기도 당해팔과 허리의 근력을 키운 뒤 수술을 받았다. 의족을 달기 위해 살과 뼈를 매끄럽게 깎았다. 수술 이후 엄마의 희망대로 세진이는 걸었다. 나중에는 뛰었다. 여덟 살 때 5km 마라톤을 완주했고, 아홉 살 때 로키산맥 3870m 고지를 밟았다.세진이가 ‘로봇다리’ 수영선수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독일산 티타늄 제품을 착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지금처럼 딱 맞는 의족을 구하기까지도 우여곡절이 많았다.“10년 전만 해도 유아용 의족이 없었어요. 맞춤의족을 만들어 준다는 업자에게 800만 원을 건넸어요. 전셋집을 옮겨 가며 마련한 돈인데 세진이가 못 걷는 거예요.”억지로 걷게 하고 혼도 내 봤다. 이상했다. 한 달이 지나도 중심을 잡지 못했다. 의족 덮개를 뜯어봤더니 녹슨 중고품을 다시 조립해 만든 제품이었다. 찢어진 의족을 들고 업자를 찾아갔다. 의족을 다시 받았지만 세진이 다리만 퉁퉁 부을 뿐이었다. 양 씨는 지금도 “일찍 재활치료를 받고 의족에 대한 정보도 얻었다면 저도, 세진이도 덜 힘들었을 것”이라며 가슴을 친다.세진이가 말문이 트일 무렵 처음 배운 말이 ‘미워’ ‘싫어’ ‘안 해’였다. 양 씨가 걸음마를 가르치려고 호되게 연습을 시켰기 때문. 걷기 시작한 순간을 잊지 못할 정도다. 세진이는 “네 살 때 기억이 거의 없는데 처음 걸음마를 뗀 날은 또렷이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장애인 수영선수로 새 삶 찾아“엄마, 왜 난 장애인으로 태어났어요?”“왜, 슬프니?”“슬픈 건 아닌데 불편해요.”불편함을 극복한 세진이는 장애인 수영계의 ‘박태환’으로 불린다. 2006년 일본 장애인 수영대회 번외경기에 나가 6등을 하면서였다. 2007년 독일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에서는 2위에 올랐다. 다음은 2009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 접영 50m, 자유형 150m, 개인혼영 200m에서 금메달로 3관왕에 올랐다. 세진이는 내년 런던 장애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수영은 원래 재활치료의 하나로 생각했다. 안전하면서도 선수 생명이 길 것 같고, 다리를 숨기지 않고 옷을 벗는 게 자신감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듯했다. 세진이는 어릴 적부터 물을 몹시 무서워했다. 양 씨는 벌벌 떠는 세진이를 물속에 집어던졌다. 살기 위해 엄마 손을 잡으면 발차기를 시켰다. 차츰 소질이 보이기 시작했다. 계모라 저렇게 모질게 한다고 동네 아줌마들이 수군댔다.“세진이 답이 걸작이에요. ‘우리 엄마 계모예요, 모르셨어요?’라고 했대요.”혹독하게 수영을 시킨 이유는 ‘절대 집에 가두고 혼자만 살도록 하지는 않겠다’는 다짐 때문이었다.“처음 입양했을 때 세진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스러웠어요. 그때 이 아이가 무엇을 못할 것이라 생각하느냐고 친정아버지가 되물으시더라고요.”양 씨는 그 말을 듣고 스케치북을 사서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적었다. 말을 하니까 선생님도 할 수 있고, 손을 쓰니까 청소부도 할 수 있고…. 할 수 있는 일을 적는 스케치북이 금방 가득 찼다.엄마의 마음을 아이가 이해했을까. 세진이는 ‘엄마는 나무, 나는 새. 엄마 때문에 하늘을 봐서 좋아요’라는 시를 썼다. 세진이는 엄마를 딛고 세상 밖으로 훨훨 날아올랐다.인터뷰를 하는 동안 양 씨의 전화가 수시로 울렸다. 병원에서 만난 엄마들과 하루 몇 통씩 통화를 한다. 사고로 다리를 잃거나 팔을 잃은 아이를 둔 엄마들은 세진이 이야기를 들으며 위로받는다. 양 씨는 앞으로 생길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이 심리적 치료도 맡아줄 것을 당부했다.“엄마들 자조모임을 만들고, 부모 교육도 시켜주세요. 엄마의 마음이 병들지 않아야 아이도 건강해집니다.”▼ “美, 입원하자마자 ‘퇴원이후’ 교육… 한국선 병원 나가면 죽는 줄 알아” ▼한국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는 이상묵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49·사진). 2006년 7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지질조사를 하던 중 비포장도로에서 전복 사고를 당했다. 목 아래 전신이 마비됐지만 6개월 만에 전동휠체어를 타고 서울대 강단에 다시 섰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랜초로스아미고스 국립재활병원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달 26일 만난 이 교수는 “장애인의 사회 복귀를 돕는 것이 진정한 재활”이라고 강조했다.―미국에서 재활치료를 받았다. 한국과 어떻게 달랐는가.“사고 이후 (단기간에) 보조공학기기를 써서 사회로 곧바로 돌아와 일을 했다. 복귀가 빨랐던 것은 사실 비싼 병원비 때문이다. 중환자실 비용이 하루 2500만 원이었다. 병원에 오래 있을 수 없다. 랜초 국립재활병원의 재활치료 프로그램은 3주 코스다. 아무리 장애가 심각해도 3주다. 이곳에서는 입원 직후부터 퇴원 준비를 시킨다. 가족을 불러놓고 ‘퇴원 이후’를 교육한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건강보험 체계가 잘돼 있다. 과장해서 말하면, 장애인이면 평생을 병원에서 보내도 될 정도다. 그러다 보니 장애인은 병원 밖에 나가면 죽는 줄 안다. 아이러니다.”―그렇다면 진정한 재활치료란 무엇인가.“환자에게는 인권이 보류된다. 의사들이 고통스러운 치료과정을 환자에게 진행할 수 있는 것도 그래서다. 그러나 장애인에게는 인권이 있다. 병원은 환자가 평생 병원에 있지 않고 장애인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곳이다. 병원에서도 교육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 작업치료는 손동작 치료가 아니라 명확한 직업재활을 목표로 한 과정이어야 한다.”―장애인의 사회복귀를 강조하는 이유는….“장애인 문제는 의료적 또는 사회적 차원에서 볼 수 있다. 사회적 차원은 교육과 직업재활을 통한 사회 재참여 프로세스를 말한다. 한국은 의료적 차원은 그런대로 있지만, 사회적 차원의 배려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예전에 나 같은 척수손상 환자는 2차 감염 등으로 3개월 안에 죽었다. 얼마 살지 않으니 교육이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교육의 필요성이 커졌다.”―장애인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려면….“장애인을 위한 전문적인 이공계 교육프로그램(지식경제부의 ‘국민편익증진기술개발사업’)을 설치하려고 보니 서울대에 진학하는 장애인 학생의 80%가 인문사회계열이다. 장애인 진출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이공계 교육에도 있었던 것이다. 열쇠는 장애아를 둔 어머니가 쥐고 있다. 대부분의 어머니는 아이가 장애를 얻으면 ‘끝’이라는 생각에 공부까지 신경 쓰지 못한다. 가끔 장애아 부모를 만날 때면 이렇게 말씀드린다. 이왕 고생하시는 거 아이 교육에 더 신경을 써달라고. 장애인에 대한 교육은 병원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병원학교라는 것도 생기지 않나. 병원에서부터 환자와 가족을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또 과학고 같은 데서도 장애인의 이공계 진출을 돕는 교육에 적극 나서야 한다.”정리=임장혁 푸르메재단 간사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 2011-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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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에 치명적인 가습기 살균제 공포… 실내 방향제는 괜찮을까

    보건당국이 가습기 살균제의 위험성을 다시 경고함에 따라 살균 성분이 포함된 생활용품 전반에 대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악취나 세균을 없애기 위해 뿌리거나 바닥에 놓는 방향제는 들이마시는 횟수가 잦기 때문에 안전성을 걱정하는 주부가 많다.최근에는 지하철과 공공 화장실에서도 스프레이형 방향제를 분사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자동차 안에서도 방향제를 쓰는 운전자가 늘었다. 방향제를 집에서 쓰지 않더라도 바깥에서 접촉할 가능성이 커진 것.○ “방향제로도 폐 손상 될 수 있다”2006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의대 존 밤스 박사 연구팀은 “실내 방향제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호흡기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파라디클로로벤젠이라는 물질은 공기와 접촉하면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만들어 내는데 여기에 자주 노출되면 호흡기 질환이 걸리거나 폐가 손상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국내 의료계 전문가들도 이런 연구 결과에 동의한다. 강희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번 가습기 살균제로 사망한 사람들은 특정 성분에 알레르기 반응이 심한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며 “특정 성분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방향제에도 기침이 심해지거나 목이 붓고, 농도가 짙을 경우 폐가 손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방향제 자체가 모두에게 위험한 물질은 아니다. 복숭아 알레르기와 같다고 보면 된다. 복숭아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은 먹고 숨질 수도 있다. 그러나 누구나 복숭아를 먹는다고 사망하는 건 아니다.보건당국이 실험 쥐를 대상으로 가습기 살균제 흡입 실험을 해봤더니 특정 제품을 흡입한 쥐의 허파꽈리 세포가 딱딱해지는 결과가 나왔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가습기 살균제가 모든 사람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는 보지 않는다. 강 교수는 “머리가 아프거나 눈이 가렵고 향기에 불쾌감을 자주 느끼는 사람이라면 되도록 방향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천식환자 가급적 안 쓰는 것이 좋아지난해 여성환경연대와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시중에 판매되는 방향제 9종류, 지하철 화장실에서 쓰이는 방향제 2개 제품을 분석한 결과 세 종류의 프탈레이트가 다량 검출됐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첨가제인데 사람이나 동물의 체내에서 호르몬 작용을 방해하거나 혼란시키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이다. 특히 프탈레이트의 일종인 DBP는 2003년 유럽연합(EU)이 화장품에 넣는 것을 금지하고 우리나라에서도 화장품 원료 배합에 금지한 물질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은 소비자가 유해성분을 확인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방향제의 성분과 함유량 표시는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에탄올과 메탄올, 디알릴프탈레이트 등의 유해물질이 어느 정도 들어 있는지 소비자는 알 길이 없다. 따라서 천식을 앓고 있거나 호흡기 질환이 있는 경우, 기관지가 약한 사람은 실내에 방향제를 두지 않는 편이 낫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성인이라도 오랜 시간 방향제에 노출되는 것은 피하라”고 권한다.○ 프탈레이트 성분은 꼭 확인보건당국은 “방향제 성분에서는 아직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가습기 살균제를 조사하면서 방향제와 플러그형 모기향 등 다양한 제품군도 폭넓게 검토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사용자 설문조사를 했으나 방향제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건당국도 “방향제를 밀폐된 곳에서 농도를 심하게, 지속적으로 사용하지 말고 가급적 신체에 노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꼭 방향제를 쓰고 싶다면 되도록 프탈레이트가 들어있지 않거나 미량이 들어간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프탈레이트는 카드뮴에 비견될 정도의 독성을 갖고 있다. 동물 실험 결과 프탈레이트는 간 신장 심장 허파 등에 악영향을 미치고 여성 불임, 정자 수 감소를 일으키는 등 생식기관에 유해한 독성물질이다. 프탈레이트의 종류에는 DEHP, BBP, DBP, DEP 등이 있다.또 천연 성분, 무독성 같은 표현이 있더라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천연 추출물에도 독성이 있을 수 있다. 진짜 무독성이라면 살균 효과가 떨어진다. 번거롭지만 창문을 열고 자주 청소를 해서 실내공기를 깨끗하게 만드는 편이 좋다.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

    • 2011-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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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증외상센터 설치는 계속 ‘삐걱’

    중증외상센터를 시도별로 세우겠다는 정부의 계획이 계속 삐걱거리고 있다. 석해균 선장의 치료를 계기로 중중외상환자의 치료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지만 예산규모와 운영방향을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외상환자와 인구수를 고려해 15곳 가운데 5곳의 예산을 늘려 지원하는 수정안을 검토 중이다. 환자가 많은 5곳은 146억 원을 지원하고 나머지 10곳은 지원액을 80억 원으로 유지하는 내용. 내년 예산은 당초 정부안보다 64억 원이 더 든다. 복지부 관계자는 4일 “권역별로만 중증외상센터를 세울 경우 지리적으로 먼 곳은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시도별 센터도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정안이 7일 열리는 국회 보건복지위의 예산 심의를 통과할지는 확실치 않다. 민주당은 예산 6000억 원을 들여 6곳에 권역센터를 세우는 처음 방안을 당론으로 밀고 있다. 주승용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현재 정부안은 응급실을 늘리는 수준이다. 한 곳이라도 제대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도 지역별 나눠 먹기는 안 된다는 주장과, 규모가 작더라도 빨리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린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2016년까지 2000억 원을 투입해 중증외상센터 16곳을 세우기로 하고 전국 병원을 대상으로 지난달 공모를 시작했다. 1월 ‘아덴 만 여명작전’을 계기로 열악한 국내 외상환자 치료 수준이 알려지면서 야심 차게 추진했다. 센터별로 80억 원을 들여 시설과 장비를 마련하고 인건비도 해마다 최대 27억 원까지 지원할 예정이었다. 중증외상센터가 모두 설치되면 외상환자 사망률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지원 예산이 적다고 일부 병원이 반발하면서 공모가 무산됐다. 국회도 제동을 걸었다. 9월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이 소규모 분산설치 계획을 재검토하거나 예산을 확대하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에 따라 정부의 네 번째 수정안이 나왔지만 중증외상센터가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의료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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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습기 살균제 쥐실험 폐 굳어지는 증상 확인

    보건당국이 가습기 살균제 사용을 중단하도록 다시 한 번 강력히 권고했다. 동물에게 실험했더니 임산부가 숨졌을 때처럼 허파꽈리(폐포)를 딱딱하게 만든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9월 28일∼10월 26일 독성·안전성평가 연구기관인 안전성평가연구소(KIT)에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하는 가습기 살균제 흡입실험을 의뢰했다. KIT는 실험용 쥐를 4개 집단(각 20마리)으로 나눈 뒤 3개 집단은 각각 가습기 살균제 제품 1종류씩, 나머지 1개 집단은 증류수를 들여 마시도록 했다. 하루 6시간씩 흡입하고 한 달이 지난 지난달 27일 1차 부검을 실시했다. 그 결과 가습기 살균제 흡입 집단 가운데 2개 집단의 쥐에게서 폐포가 딱딱해지는 폐섬유화 증상이 확인됐다. 3개 제품 중 2개 제품이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보건당국은 다음 주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면 전문가 검토를 거친 뒤 가습기 살균제의 위해 여부를 결론지을 방침이다. 제품안전기본법에 따라 강제 수거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 시중에 유통된 가습기 살균제는 모두 13개 제품. 나머지 10개 제품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흡입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보건당국은 4∼5월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던 임산부 중에서 5명이 폐질환으로 숨지자 역학조사를 벌인 뒤 가습기 살균제 사용을 자제하도록 권유했었다. 질병관리본부는 가습기는 세척제 없이도 깨끗이 씻기만 하면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1주일에 한 번 부드러운 솔을 이용해 중성세제로 구석구석 씻어주면 좋다. 물통에 5분의 1 정도 물을 넣고 충분히 흔들어 안을 씻은 뒤 매일 물을 갈아주는 식이다.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들은 4일 동물실험 결과 발표가 성급하다며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A기업 관계자는 “이번 동물실험이 평소 사용 환경보다 흡입량이나 흡입시간이 과도하다”며 “보건당국은 역학조사 결과와 동물실험 과정 모두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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