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디지털단지의 힘… 구로, 일자리 증가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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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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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보-전병유 한신대 교수, 서울 25개 자치구 분석

1999∼2009년 10년간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일자리 증가율 1위는 바로 구로구였다. 9만9326개(1999년)에서 16만7461개(2009년)로 무려 68.6%가 늘었다. 금천구(64.1%), 송파구(45.5%), 서초구(41.6%), 마포구(41.1%)가 뒤를 이었다. 2개 구는 오히려 일자리가 줄었다. 용산구는 일자리 수가 11만7148개(1999년)에서 10만7732개(2009년)로 8.04%가 줄었다. 동대문구는 5.63%가 줄어들었다.

본보는 전병유 한신대 교수(평화공공성센터 부소장)와 함께 서울 25개 자치구별 일자리 추이와 특정 일자리 집중도를 보여주는 입지계수를 분석했다. 예를 들어 A산업 입지계수가 1이상인 자치구라면 B산업 일자리의 비중이 서울 평균보다 많다는 의미다. 다른 구와 비교해 특화된 일자리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 구로디지털단지의 힘, 벤처


구로구 일자리가 가파르게 증가한 것은 쇠락해가던 구로공단이 구로디지털단지로 성공적으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줄줄이 늘어선 아파트형 공장에는 중소 정보기술(IT)기업, 벤처회사, 출판영상 업체 등이 1만4000여 개가 입주해 있다. 실제 구로구에서 가장 특화된 산업은 출판영상통신정보업이다. 이 분야는 서울시 평균보다 2.38배 일자리가 많다.

구로구 옆 금천구는 일자리 증가율 2위를 차지했다. 특화된 일자리는 제조업으로 서울시 평균보다 3.58배 많다. 과거 구로 2, 3공단 지역에 6500∼7000개 업체가 입주해 있는데 절반가량은 제조업체다.

반면 일자리가 감소한 용산구는 도소매업(1.46)과 음식숙박업(1.37) 일자리가 많은 곳이다. 이태원 관광특구, 용산 전자상가가 위치해서 도소매업이 발달했다. 용산구는 유일하게 도소매업 일자리가 특화된 곳이지만 고용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 교수는 “서울시에서 일자리 창출이 많이 된 구로구 금천구 마포구 등은 출판영상통신정보산업, 제조업이 발달한 곳”이라며 “IT와 같은 제조업과 연계한 산업이 ‘서울형 일자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강남구가 IT라면 강서구는 어떤 산업?


입지계수가 1 이상인 산업은 자치구 1곳당 평균 6.68개였다. 이들 산업은 지역경제를 뒷받침하는 성장엔진인 셈이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전문과학기술 일자리 입지계수가 각각 1.86, 2.05로 서울시 평균보다 2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는 IT 기업이, 서초구에는 공공과 민간 연구소가 대거 몰려 있기 때문이다.

교육 입지계수가 1위인 곳은 노원구(2.62)이고 성북구(2.52) 관악구(2.06) 순이었다. 노원구는 서울 자치구 가운데 학교가 가장 많은 곳이다. 초중고교가 모두 95개나 된다. 중계동 은행 사거리는 강남 대형학원이 줄줄이 진출하며 ‘강북의 대치동’이라 불릴 정도로 학원들이 밀집해 사교육 종사자도 많다. 관악구에는 국내 최대 규모 대학인 서울대가 있고 성북구에는 고려대 한성대 동덕여대 성신여대가 모여 있다. 교육 일자리 가운데는 대학 고용 규모가 단연 최고다.

운수업 일자리는 강서구(3.61), 도봉구(2.84), 중랑구(2.41), 양천구(2.12) 순으로 많았다. 강서구는 인천공항, 김포공항이 인근에 있어 항공과 선박 관련 물류센터가 집중돼 있다. 또 농수산물유통도매센터, 남부화물터미널이 위치해 있어 화물운수업이 발달했다. 도봉구에는 택시회사가 많다. 25개 업체에 2217대, 개인택시 3047대가 몰려 있다. 임대료가 싸다 보니 버스 차고지도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의 월가’ 영등포구와 중구는 금융보험업 일자리가 많았다. 영등포구에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가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투자협회 회원사 286개 중 여의도동에 139개가 밀집돼 있다.

강동구와 서대문구는 보건복지 일자리, 강북구와 은평구는 공공행정 일자리가 특화돼 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황지현 인턴기자 경희대 행정학과 4학년  
:: 입지계수 ::


자치구의 A업종 취업자 비중을 서울 전체 A업종의 취업자 비중으로 나눈 것. 입지계수가 1보다 크다는 것은 서울 평균 이상으로 A업종의 일자리가 많다는 뜻이다. 이번 서울 자치구별 입지계수 분석은 전국 사업체 수, 종사자 수를 조사한 1999년과 2009년 ‘사업체기초통계’를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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