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하

주성하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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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련 사이트 ‘서울에서 쓰는 평양이야기’(http://nambukstory.com)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zsh75@donga.com

취재분야

2025-11-19~2025-12-19
남북한 관계67%
칼럼23%
사회일반7%
경제일반3%
  • 美배우 케이지, 한국계 아내와 다투다 체포

    할리우드 영화배우 니컬러스 케이지 씨(47)가 16일 한국계 아내 앨리스 김 씨(27)와 다투다 경찰에 체포됐다. 미국 뉴올리언스 경찰은 케이지 씨가 이날 주택가에서 큰소리로 부부싸움을 벌이다 체포됐으며 몇 시간 뒤에 풀려났다고 밝혔다. 사건 당시 만취 상태였던 케이지 씨는 어느 주택 앞에서 자기가 빌린 집이라고 들어가려 했고 아내는 남의 집이니 들어가면 안 된다고 만류했다. 실랑이를 벌이던 중 케이지 씨는 아내의 팔목을 잡아끄는가 하면 주위의 자동차를 주먹으로 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지나가던 택시운전사가 “케이지 씨가 아내를 밀치고 있다”고 신고했다. 김 씨는 경찰에게 케이지 씨의 폭력 혐의를 부인하며 처벌을 원하지 않았다. 케이지 씨는 2004년 한국계 여성과의 결혼으로 화제를 모았으며 둘 사이에 아들이 하나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1-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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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남성, 佛보다 12년 더 일한다

    나라별로 고령화가 진행돼 노동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속도가 너무 빨라 전례 없는 인구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 최신호가 보도했다. 또 나라살림이 넉넉한 나라 남성들은 법정 퇴직연령이 되기도 전에 일을 그만두지만 그렇지 못한 나라의 남성들은 퇴직연령 이후에도 훨씬 더 오래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퇴직인구(65세 이상) 대비 노동인구(20∼64세) 비율은 1950년 7.2명, 1980년 5.1명, 2010년 4.1명으로 줄었고 2050년엔 2.1명으로 줄어든다. 유럽은 2050년 1.8명, 일본은 1.2명에 그친다. 유럽의 경우 지난해 3억500만 명이던 노동인구는 2050년 2억5500만 명으로 줄지만 같은 기간 65세 이상 인구는 8700만 명에서 1억4200만 명으로 증가한다. 이러다 보니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금 액수는 1990년 6.1%, 2007년 7%, 2050년 11.4%로 증가한다. 한국은 평균수명 증가에선 OECD 회원국 중 최고, 출산율은 세계 최저다. 현재 추세대로 가면 2050년 OECD 회원국 국민들의 평균수명은 남성이 3세, 여성이 3.5세 늘어나지만 공식 퇴직연령은 남성이 1.6년, 여성이 2.5년 늦어지는 데 그친다. OECD 회원국 은퇴자들은 노후자금의 약 60%를 국가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재정이 빈약한 나라의 고령자들은 은퇴 이후에도 계속 일하고 있다. 고령화가 가장 빠른 한국에서는 남성은 법정 퇴직연령(60세)이 지난 뒤에도 11.2년을 더 일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멕시코 남성(법정 퇴직연령 65세)들은 8년 더, 일본(63세)은 6.5년 더 일했다. 반면에 복지가 잘돼 있는 유럽에서는 법정 퇴직연령이 되기도 전에 일을 그만두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 나라 역시 연금 지급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은퇴 시기를 늦추는 문제가 재정 고갈을 막기 위한 유일한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잡지는 전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 2011-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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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이번엔 북아프리카 난민 내분

    지난해 남유럽 금융위기로 해체론까지 불거졌던 유럽연합(EU)이 또다시 내분에 휩싸였다. 이번에는 북아프리카에서 넘어오는 난민 때문이다. 민주화 시위로 철권통치가 무너진 튀니지와 이집트는 물론이고 내전 중인 리비아에서 수많은 난민이 배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고 있다. 문제는 그 불똥을 이들 국가에서 가장 가까운 이탈리아 혼자 다 뒤집어쓰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에만 이탈리아에는 2만3000명의 난민이 몰려왔다. 이탈리아는 다른 유럽 국가들에 도움을 호소했지만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다른 국가들은 나라마다 난민 정책이 다른 만큼 이탈리아가 알아서 하라며 팔짱을 끼고 있다. 화가 난 로베르토 마로니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이탈리아만 외톨이가 됐는데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EU 일원으로 남아 있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웃들의 냉대에 불만이 쌓인 이탈리아는 “4월 5일 이후에 온 난민은 본국으로 전원 송환하고 그 이전에 온 난민들에게는 반년짜리 EU 단기체류허가증을 발급해 원하는 곳에 가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프랑스와 독일이 당장 발끈하고 나섰다. 프랑스는 국경경비를 강화하고 이민자가 넘어오면 모두 체포해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프랑스는 최근 몇 주 사이 국경을 넘어온 불법이민자 1000여 명을 이탈리아로 되돌려 보냈다. 독일 정부도 “사전 예고 없이 다른 국가들에 문제를 전가하려는 이탈리아의 놀라운 결정에 불만을 표한다”며 국경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난민들이 수용돼 있는 이탈리아 람페두사 섬에서는 11일 난민들이 폭동까지 일으켰다. 외신들은 난민 문제가 EU 회원국들 간 신뢰를 허물어 갈등과 분열을 심화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1-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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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리아軍, 탱크로 도시봉쇄 무차별 사격

    “‘하마의 참극’이 재연되어선 안 된다.” 반정부 시위가 3주 넘게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에서 군과 경찰이 한 도시를 탱크로 봉쇄하고 무차별 사격을 가하고 있어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시리아 정권은 1982년 2월 하마라는 이름의 도시를 포위한 뒤 시민 4만여 명을 학살한 바 있다. 12일 AFP 등 외신들에 따르면 시리아 군과 경찰은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북쪽으로 280km 떨어진 해안도시 바니아스를 10일부터 포위했다. 바니아스 인근 마을인 바이다와 베이트즈나드 역시 봉쇄돼 군인들로부터 무차별 총격을 받고 있다. 바이다의 한 주민은 “마을을 향해 기관총탄이 비 오듯 날아오고 있다”면서 “전기와 대부분의 전화선이 끊겼고 바깥에 나다닐 수 없다”고 말했다. 군경의 봉쇄로 주민들은 먹을 것이 떨어져 굶주림을 호소하고 있다. 바니아스에서는 여성 5000여 명이 12일 도시 입구 도로에서 전날 체포된 수백 명의 남자들을 풀어줄 것을 요구하며 연좌 농성을 시작했다. 시리아 민주화 운동단체인 ‘다마스쿠스 선언’은 지난 3주간 시위 과정에서 200명 이상이 사망했다며 시리아 정부에 제재를 가하라고 아랍연맹에 촉구했다. 미국 정부와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 등은 성명을 내고 평화적인 시위대를 잔인하게 진압하는 시리아 정부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1982년 하마 시 살육은 바샤르 알아사드 현 대통령의 아버지인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이 자행했다. 당시 200대의 탱크를 앞세운 비밀경찰과 특수부대는 무장봉기를 일으킨 무슬림형제단의 본거지 하마 시를 27일간 포위한 채 폭격기를 동원해 사흘간 무차별 폭격을 퍼부었다. 이어 대포 공격을 한 뒤 기갑부대와 특수부대가 들어가 소수 생존자들을 현장에서 즉결 처형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1-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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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픽 뉴스]한국 남성 집안일 하루 1시간 꼴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 가운데 한국 남성이 집안일을 가장 적게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OECD 발표에 따르면 하루 가사노동 시간을 조사한 결과 한국 남성은 하루에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최하위였다. 한국 여성들은 가사노동에 하루 평균 3시간 30분 정도를 할애해 남성보다는 훨씬 많았지만 29개국 여성들 중에는 두 번째로 적었다. 한국인들이 하루 평균 가사노동을 하는 시간은 2시간 16분으로 조사대상국 평균인 3시간 17분보다 1시간 1분가량 적었다. 세계 평균으로는 여성들이 남성보다 가사노동을 2시간 30분 더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터키 멕시코 인도 여성들은 자국 남성들보다 하루에 5시간 정도 더 가사노동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으로 아시아와 남유럽 남성들이 가사노동을 잘 하지 않는 반면 북유럽 남성들은 가사노동을 적극 분담해 여성과의 시간격차가 1시간도 채 되지 않았다. 한편 평소 자원봉사나 자선단체 기부를 하거나 낯선 사람을 돕는 등 친절을 베푸는지를 묻는 질문에 미국인은 60%가 그렇다고 답했으나 한국인은 35%만 그렇다고 답해 전체의 21위였다. 전체 평균은 39%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1-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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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주성하]北은 탈북자 잡고… 南은 브로커 잡고… 탈북자는 어디로

    북한이 탈북을 막기 위해 요즘처럼 혈안이 된 적은 지금껏 없었다. 경비망을 5겹으로 강화하고 국경 지역의 탈북자 가족을 단체수용소로 강제 이주시키고, 최신형 감시 장비를 수입하고 있다. 국경에 조명지뢰(밟으면 조명탄이 터지는 지뢰)까지 깔아놓는다는 얘기도 들린다. 탈북하다 체포되면 정치범수용소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매년 수천 명씩 사망한다는 악명 높은 교화소로 끌려가 3년 이상 복역해야 한다. 북한의 전선이 군사분계선이 아닌 북-중 국경으로 옮겨간 모양새다. 탈북이 어렵다 보니 탈북에 드는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불과 2, 3년 전까지만 해도 몰래 도강하려면 한국 돈으로 5만 원 미만을 경비대 등에 뇌물로 찔러주면 됐으나 지금은 300만 원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고 한다. 일단 탈북에 성공하면 최대한 빨리 위험한 중국에서 벗어나는 것이 한국행의 관건이다. 여기서부터는 탈북 브로커들에게 의지해야 한다. 이들은 탈북자들을 인도해 제3국으로 안내하는 일을 한다. 이들이 받는 돈은 선불로는 한국 돈 200만 원 미만이나 한국까지 입국시켜 주는 후불은 이보다 두 배 정도 비싸다. 브로커들은 교통비 숙박비 식비 뇌물비 등을 제외한 나머지를 챙긴다. 브로커의 도움 없이 중국에서 탈북자가 홀로 한국에 올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탈북 브로커는 점점 전문화하고 있다. 한 브로커는 “한국 입국 탈북자의 60% 이상이 상위 브로커 20명을 거쳐 온다”고 말했다. 탈북자들은 정착금으로 쓸 돈 중 수백만 원을 브로커 비용으로 쓰면 남는 돈이 거의 없다. 이 때문에 후불금에 관한 약속을 바꾸는 탈북자와 돈을 받아 내려는 브로커의 다툼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폭력과 협박 등 온갖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진다. 하지만 브로커 없이는 탈북에 성공하기 어려우니 브로커를 필요악으로 볼 수 있다. 정부가 지난해 상위 브로커 20명에게 탈북자를 협박할 경우 처벌하겠다는 경고장을 보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브로커는 가족이 한국에 있어 선불이 가능한 탈북자만 데려오려는 경향이 생겼다. 한국에 연고가 없는 탈북자는 한국에 올 길이 막혀버리는 셈이다. 탈북자들에게 물어보면 적정 수준의 브로커 비용은 지불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북에선 필사적으로 탈북자를 막고 있는데 남에서 대책 없이 탈북 브로커만 위축시키면 결국 죽어나는 것은 힘없는 탈북자들뿐이다. 무엇이 진정으로 탈북자들을 돕는 길인지 정부는 현실을 직시하고 유연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주성하 국제부 zsh75@donga.com}

    • 2011-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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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지상군 리비아 파병 고려할수도”

    미군 아프리카사령부의 카터 햄 사령관은 “리비아에 미국의 지상군을 파견하는 것을 고려할 수도 있다”며 “다만 이는 개인적으로 이상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미군의 리비아 군사작전을 지휘해온 햄 사령관은 7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반카다피군이 트리폴리를 공격해 카다피를 권좌에서 끌어내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반군과 정부군 간 리비아 내전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공습에도 불구하고 긴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나온 발언이다.리비아 반군과 나토가 주도하는 다국적군의 밀월관계에도 이상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반군은 나토가 충분한 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불만이고 나토군은 체계적이지 못한 반군에 회의를 나타내고 있다.무아마르 카다피 친위부대와 반군이 1주일 넘게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석유수출항 브레가 외곽에서 7일 나토 소속으로 추정되는 전투기들이 반군 측 차량에 폭탄을 투하해 최소 5명이 사망한 사건은 반군의 불만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나토의 리비아 작전 부사령관인 러셀 하딩 영국 해군 소장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나는 사과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뒤 “지상의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었고, 어제까지 우리는 반군이 탱크를 사용하고 있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나토는 카다피 친위부대원들이 민간인 복장을 하고 있어 정확한 공습에 애를 먹고 있다. 반군과 나토 간 연락채널이 없다는 점도 오폭을 부르는 원인 중 하나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1-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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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국경부근 탈북자가족 수용소 격리

    최근 북한이 국경 일대에 거주하는 탈북자 가족을 통제구역으로 강제 이주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정치범수용소와는 별개로 북한에 ‘탈북자 가족수용소’라는 또 다른 형태의 인권 불모지가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대북소식통은 8일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추방 대상으로 분류된 탈북자 가족들이 7일 함경남도로 떠났다”고 전했다. 이를 시작으로 회령시에서 곧 300여 가구가 추방될 예정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강제 이주될 사람들은 가족이 탈북해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북한 당국에 의해 확인된 사람들이다. 또 북한 당국은 행방불명자가 있는 가구에 대해서도 한국행 여부를 계속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5일 회령시에 노동당, 군, 보위부로 구성된 합동특별조사단이 파견됐다고 한다.회령에서 추방된 이들이 향한 곳은 함남 금야군의 한 협동농장으로 이곳에는 주민들의 왕래를 막기 위해 철조망과 차단초소, 경비막사 등이 지난해에 만들어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은 2005년에도 회령에서 탈북자 가족 200여 가구를 함남 신흥군과 단천시 등 산간오지로 추방했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한국에 있는 가족이 보내준 돈으로 탈북 자금을 마련해 탈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경험한 북한 당국은 이번에는 아예 별도로 추방지역을 만들어 탈북자 가족을 고립시키고 한국과의 연락을 감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회령은 북한에서 탈북자가 많은 도시로 꼽힌다. 인구는 14만 명이지만 가구 수는 무려 8만 가구나 된다. 가족 중 일부가 탈북해 1, 2인 가정이 많은 까닭이다. 북한의 탈북자 가족 추방 움직임은 회령에만 국한되지 않고 북-중 국경 전역에서 포착되고 있다. 대북 매체 데일리NK도 1일 “양강도에서 탈북자 가족 1000가구를 추방 명단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대북소식통은 이번 추방 조치는 내부의 기강을 잡기 위한 김정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7일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2기 4차 회의에서 실세인 국방위원회 행정국장 이명수가 인민보안부장에 임명된 것도 주민들을 강력하게 옥죄겠다는 신호로 보인다.북한이 국경 일대의 탈북자 가족을 추방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풀이된다. 하나는 외부 정보 유입의 창구가 되는 탈북자 가족을 추방해 내부 동요를 막겠다는 것. 또 하나는 대북전단 살포 등 반북 활동을 벌이는 탈북자들에 대한 경고의 의미로 볼 수 있다. 가족들이 피해를 당하니 알아서 그만두라는 신호인 셈이다.다른 주민들의 불만과 동요를 막기 위한 목적도 크다는 분석이다. 한국에 간 사람이 있는 집안엔 무조건 시집을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탈북자 가족들은 한국에서 송금한 돈을 받아 북한에서 상대적으로 부유하게 살고 있다. 이에 북한 사회에서는 “노동당 말을 잘 따르면 거지가 되고 듣지 않아야 부자가 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1-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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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비아戰은 첨단무기 홍보장

    리비아를 공습한 다국적군의 ‘오디세이 새벽’ 작전이 개시된 지난달 19일 리비아에 맨 먼저 날아간 것은 프랑스의 첨단 전투기 ‘라팔’과 ‘미라주’였다. 라팔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2007년 취임 직후 온갖 비난에도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를 자국으로 초대하면서까지 팔려고 했던 바로 그 전투기였다. 미라주가 폭격한 비행장에는 프랑스가 이전에 수출했던 리비아 공군의 미라주 전투기 여러 대가 늘어서 있었다. 영국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가 폭격한 트리폴리 외곽 미티가 공군기지는 다름 아닌 2009년 10월 이 전투기가 에어쇼에 참가해 리비아 지도자들에게 첫선을 보였던 그 장소였다. 당시 영국은 이 전투기를 팔려고 혈안이었다.서방의 최신 무기 수입국이었던 리비아 하늘이 이제는 최신 전투기들의 실전 데뷔 무대이자 무기 홍보장(쇼윈도)으로 바뀌었다. 로이터통신은 5일 이를 아이러니라고 평했다. 전투기 판매에서 ‘실전에서 검증됐다’는 평가는 매우 중요한 평가 척도다. 실제로 현재 군용기 구입을 예정하고 있는 나라들은 리비아를 주시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600억 달러어치의 군용기를 구입할 예정인 사우디아라비아, 100억 달러어치의 전투기를 도입할 예정인 인도를 비롯해 브라질 덴마크 그리스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쿠웨이트 등이 대표적이다. 지금까진 라팔의 홍보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개발에만 340억 유로를 들인 라팔은 지금까지 외국에 단 한 대도 수출하지 못했던 인기 없는 전투기였다. 하지만 브라질의 전투기 36대 수주전(내년 초 결정)에서 최근 라팔이 미국의 FA-18과 스웨덴의 그리펜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1-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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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은 들었지만… 리비아戰, 출구를 잃다

    리비아전쟁이 이념적 성격과 전쟁의 목표를 명확히 규정하기 힘든 복잡다단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근현대 들어 국제사회가 개입한 전쟁 가운데 좌우(左右)나 선악의 대치점을 구분하기가 가장 어려운 전쟁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 ‘독재에 맞선 시민의 항쟁’인가, ‘지배부족 對 소외부족의 내전’인가 우선 이번 전쟁의 성격을 규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기본적으로는 민주화를 원하는 시민 대(對) 독재학살세력의 대결구도지만 동시에 부족 간, 지역 간 대립 양상도 띠고 있다. 반카다피군이 승리한다고 해서 리비아가 민주화된다는 보장도 없다. AP통신 등 외신은 반군이 ‘무아마르 카다피를 무력으로 퇴진시키자’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그가 물러난 후 어떤 리비아를 만들지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벵가지에서 반군들에게 물어봐도 일부는 민주주의 국가 건설을 위해, 일부는 이란 같은 이슬람국가 건설을 위해, 또 다른 일부는 카다피 부족이 독점한 석유 이권을 빼앗기 위해 참전했다고 대답하고 있다는 것. 반군의 대표조직인 과도 국가위원회 구성원들은 서방에서 교육받은 인사들이 주축을 이뤘기 때문인지 헌법과 선거를 기반으로 한 자유민주주의를 이상향으로 삼고 있지만 일부는 이란 같은 이슬람국가 건설을 위해 총을 들었다고도 한다. 방학 중에 반군에 가담한 대학생 압델 살람 리가이 씨(23)는 “우리는 꾸란(코란)을 기반으로 한 사회를 원한다”고 했다. 이런 제각각의 지향점 때문에 반군 세력을 민주주의 세력이라고 쉽게 단정짓기 힘들다. 미 상원 외교관계위 소속인 리처드 루거 의원(공화당)은 “카다피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라고 의문을 던졌다. 이번 전쟁을 촉발한 2월 중순의 민주화 시위는 시민들의 순수한 민주화 염원에서 비롯됐지만 내전으로 진행되면서 카다피 체제하에서 박해받던 부족과 지배부족 간의 내전으로 전환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서방은 반군과 정부군의 교착상태를 끝내려면 반군에 대전차용 무기와 대공 미사일 등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무기 지원이 이슬람 급진주의 세력을 키워 나중에 부메랑으로 돌아올까 봐 주저하고 있다. 실제 이라크에서 미국에 대항해 싸웠던 알카에다 전사 중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리비아 동부 출신이 많았다. ○ 좌우 강경파가 동시에 중도파 공격 아프가니스탄전쟁, 이라크전쟁 당시 보수파는 전쟁을 지지하고 진보파는 강력히 비판했던 것과 달리 현재 미국에서는 진보 보수 양측이 중도적 입장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공격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공화당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분명한 목표가 없는 리비아 전략을 비판하는 공개서한까지 띄우며 공격했고, 민주당 하원의원들도 성명을 내고 “출구전략도 없는 상태에서 성급하게 전쟁에 뛰어들었다”고 비판했다. 서방의 반전주의자들이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고 침묵하고 있는 것도 과거엔 보기 힘든 일이다. 미국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어 반미·반전주의자들의 공격 타깃이 흐릿해진 것이다. 서방의 전쟁 개입을 비난하면 “그럼 당신은 시민을 학살하는 카다피 편이냐”는 반박을 살 수 있어 전쟁에 대한 찬반을 택하기도 까다롭다.○ 인도주의 잣대는 정확한가 국제사회의 개입은 카다피군이 시위 초기 비무장 시위대를 공군기까지 동원해 무차별 학살한 데서 논의가 시작됐다. 유엔 헌장의 ‘시민 보호 책임(R2P)’이라는 명분을 충족시킬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시민 보호 책임을 정권 교체로까지 확대 해석할 수 있는지는 논란거리다. 정권 교체가 목표가 아니라면 카다피 원수를 축출하지 않은 채 리비아 사태를 어떻게 끝낼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도 없다. 반군의 일부 병사가 리비아 내 아프리카 난민이나 노동자들을 용병으로 오인 또는 일방적으로 간주해 처형하는 비인도적 일도 벌어졌다. 서방의 참전 명분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다. 전쟁의 명분과 정당성 측면에서 분류하면 카다피 원수 측이 ‘악(惡)’인 건 분명한데 그 반대편에 있는 반군 역시 ‘선(善)’에서 일탈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1-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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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다피 이너서클 급속와해… 정권 시한부?

    《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이너서클(내부 핵심집단)’이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 핵심 측근이던 무사 쿠사 외교장관에 이어 유엔주재 대사 임명자가 해외로 망명했다. 국회의장 같은 핵심 인물들도 리비아를 빠져나왔다는 보도가 잇따르는 등 카다피 정권이 내부로부터 와해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지상전에서는 여전히 카다피 친위대가 반(反)카다피군을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다. 카다피군이 차드 출신 용병을 3600명까지 증원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마이클 멀린 미 합참의장은 “카다피군의 군사력이 20∼25%가량 손실됐지만 와해 상황은 아니다”라며 “아직도 카다피 측 군사력이 반카다피군을 10 대 1 수준으로 압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 ■ 국회의장-유럽담당 외교관 등 핵심측근들 ‘엑소더스’ 가속전현직 외교장관에 이어 압둘 카심 알즈와이 리비아 국민의회 의장, 압델라티 알오바이디 유럽연합 담당 외교관 등 카다피 정권의 핵심 인사들이 줄줄이 망명길에 오르고 있다고 알자지라 방송 등 외신들이 전했다. 영국 신문 ‘데일리메일’도 리비아 핵심 인사 2명이 튀니지에서 영국 및 프랑스와 망명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3월 3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무사 쿠사 외교장관의 뒤를 이어 망명하기 위해 현재 튀니지에 체류하고 있는 리비아 고위 인물은 모두 8명이며 만약 이들의 망명이 모두 현실화되면 영국에 도착하는 리비아 출신 망명객은 12명에 이르게 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신문은 이들의 구체적인 신원은 언급하지 않았다. 알자지라 방송은 망명객 중에는 카다피 정권의 해외정보담당 책임자인 아부제이드 도르다 국장과 쇼크리 가넴 국영석유회사 대표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으나 당사자들은 1일 자신들이 트리폴리에 있다면서 망명설을 부인했다. 정권 핵심 인사들의 이반이 이어지자 카다피 원수는 주요 측근들의 집집마다 경비병을 배치하는 등 감시와 통제를 대폭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카다피 진영에 선 이브라힘 다바시 전 유엔 주재 리비아 부대사는 “많은 리비아 고위층들이 탈출을 꿈꾸지만 감시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유엔주재 대사도 이집트 망명… ‘카다피 외교팀’ 사실상 붕괴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유엔주재 대사 임명계획이 계속 좌절되고 있다. 2월 25일 유엔에서 “카다피는 리비아를 떠나라”며 항명한 무함마드 샬감 대사를 해임한 뒤 지난달 5일 후임자로 임명한 알리 압두살람 트레키 전 외교장관마저 이집트에서 망명 의사를 밝힌 것이다. 전날 무사 쿠사 외교장관이 영국으로 망명한 데 이어 트레키 전 장관까지 등을 돌림에 따라 카다피 정권의 외교팀은 사실상 와해된 상태다. 트레키 전 장관은 3월 31일 야권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유엔주재 대사직이나 다른 자리를 맡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유와 민주주의, 행복한 삶 속에서 사는 것은 우리의 권리”라며 “조국이 알 수 없는 운명의 나락으로 추락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고 망명 이유를 밝혔다. 그는 미국이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해 그동안 이집트 카이로에 머물러 왔다. 카다피가 트레키 대사 임명자의 미국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과도적으로 유엔주재 리비아 대표로 일하라고 내세운 니카라과 외교장관 출신의 미겔 데스코토 브로크만 씨도 유엔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리비아를 대표하려면 현재 소지한 관광비자부터 외교관비자로 바꿔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반카다피군 ‘조건부 정전’ 제의… 카다피군 게릴라전술로 연승반카다피군은 1일 카다피군이 서부의 주요 도시에서 철수하고 시민들에게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면 유엔이 요구하는 정전에 합의할 것이라고 조건부 정전안을 제시했다. 카다피 측과는 어떤 대화도 하지 않겠다던 종전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어서 주목되지만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와 그의 가족들이 리비아를 떠나야 한다는 요구를 철회하지 않아서 실효성은 미지수다. 한편 물밑 퇴로모색설과 별개로 카다피 원수는 3월 31일 국영 TV 자막연설을 통해 “즉각 물러나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공습으로 리비아 군인을 대량 학살한 서방 지도자들”이라고 비난하며 항전의지를 다졌다. 지상전에서는 카다피군이 잇달아 승리를 거두고 있다. 다국적군의 공습으로 상당한 피해를 본 카다피군은 소규모로 병력을 나눠 매복한 뒤 반군을 공격하는 게릴라 전술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한편 그동안 다국적군의 공습을 주도해온 미군은 작전지휘권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로 이양됨에 따라 2일로 전투 임무를 마치겠다고 선언했다. 나토군의 공습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영국 BBC방송은 리비아 의사의 말을 인용해 3월 30일 나토군의 공습을 받은 카다피군의 탄약차량이 폭발하면서 인근 주택 2채에 있던 12∼20세 청소년 7명이 숨지고 25명이 부상했다고 1일 전했다.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

    • 2011-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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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류 첫 우주인 가가린 귀환때 엉뚱한 곳에 낙하산 착륙 쉬쉬”

    4월 12일은 옛 소련의 유리 가가린(사진)이 인류 최초로 우주비행에 성공한 지 꼭 50년이 된다. 이를 기념해 최근 러시아 언론인 안톤 페르부신 씨가 펴낸 ‘세상을 바꾼 108분’에 따르면 1961년 가가린이 역사적인 비행을 마치고 지구로 귀환했을 때 착륙 지점에서 그를 기다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그는 지구에 내리자마자 감격의 포옹 대신 통신수단을 찾기 위해 뛰어다녀야 했다. 당시 소련 과학자들이 가가린의 착륙 위치를 모스크바 남쪽 250마일로 계산했지만 실제론 500마일 떨어진 장소에 착륙했기 때문이다. 소련은 또 가가린이 우주선 캡슐 안에 탄 채 착륙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은 캡슐과 분리돼 낙하산을 타고 착륙했다고 한다.가가린은 비행임무 전에 자신의 죽음에 대비해 아내에게 편지를 써놓았다. ‘사람들은 평평한 땅에서도 미끄러져 목이 부러지기도 한다. 여기서도 무언가 일어날 수 있다.…내가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죽도록 슬퍼하지 않기를 바란다.’그가 이런 편지를 쓴 것은 당시엔 우주비행이 초래할 위험이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크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1957년 소련 과학자들은 집 잃은 개 ‘라이카’를 우주로 보냈는데 이 개는 태양열 열선 등에 노출돼 몇 시간 만에 숨졌다. 가가린은 자신의 편지가 아내에게 전달될 일이 영원히 벌어지지 않기를 바랐으나 1968년 의문의 비행기 추락사고로 짧은 생을 마쳤고 편지는 아내에게 전달됐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1-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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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發 방사능 공포]후쿠시마 원전 지붕 특수천으로 덮는 방안 검토

    방사성 물질이 계속 누출되고 있는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건물의 파괴된 지붕을 특수천으로 덮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3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파괴된 건물에 특수천을 덮어 방사성 물질이 공기 중에 확산되는 것을 막고 오염된 물은 유조선으로 회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들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특수천이 덮일 원자로는 수소폭발로 건물 지붕이 파손된 1호기와 3호기, 4호기가 지목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우선 1, 3, 4호기 원자로 건물 내 붙어 있는 방사성 물질에 특수 도료를 뿌려 접착시킨 뒤 파손된 원자로 건물 상부를 특수포로 만든 가설 시설로 덮는다는 것이다. 다만 건물을 밀폐할 경우 다시 수소폭발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필터가 붙은 환기설비도 함께 설치할 예정이다. 터빈 건물 지하에 고인 고농도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대형 유조선에 옮겨 담는 방안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이 방안은 오염수로 인해 냉각기능 복원작업이 방해받고 있고 오염수가 증가해 바다로 흘러넘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총리 관저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 밖에 원자로 건물 내부의 심각한 방사선 환경 속으로 사람이 직접 들어가 작업하는 것이 여의치 않음에 따라 로봇을 이용해 기자재를 원격 조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유키오 장관은 이날 원전 사고 수습시기와 관련해 “원자로 내 연료봉과 사용후연료 온도를 안정적으로 내리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사고 수습시기에 대해 책임을 갖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10km 떨어진 제2원전 1호기에서 30일 연기가 났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48분 제2원전 1호기의 중앙제어실이 있는 터빈 건물 1층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다 20여 분 만에 멈췄다. 당국은 화재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쿄전력은 제2원전의 1∼4호기는 모두 원자로의 온도가 100도 미만으로 안전한 냉온정지 상태여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곳 역시 11일 지진해일(쓰나미)에 잠겼던 곳이라 안전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태다.이날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제1원전 앞바다의 1∼4호기 배수구에서 법적 기준치의 3355배에 이르는 방사성 요오드131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원전 앞바다에서 측정한 수치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조속한 사태 수습을 위해 일본은 프랑스에 이어 미국에도 긴급 도움을 청했으며, 프랑스 원전회사 아레바의 안 로베르종 최고경영자(CEO)가 이날 원전 오염수 제거 전문가 5명과 함께 일본을 방문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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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국가, 종파 따라 시위보도 ‘극과 극’

    재스민 혁명의 여파로 저마다 반정부 시위 열풍에 맞닥뜨려 있는 북아프리카 중동 국가들의 정부와 언론은 이웃 나라의 시위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다들 ‘제 코가 석 자’인 이들은 이웃들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에 대해서 자국과의 외교관계에 근거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국과 사이가 좋은 정권을 위기로 몰아넣은 시위에 대해서는 ‘동병상련’에서 축소 보도를 하고, 앙숙인 나라의 반정부 시위는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이 지역 언론들은 상당수가 국영이거나 정부의 강한 검열과 통제 속에 있기 때문에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경우가 많다. 수니파 국가 맏형 격인 사우디아라비아 언론들은 인접한 수니파 국가인 바레인의 반정부 시위 소식은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 간혹 다룬다 해도 정부가 시위대를 향해 취한 유화적 움직임을 주로 보도한다. 반면 시아파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시리아의 시위 소식은 정부의 강경 탄압과 시위대의 목소리 위주로 신속하게 보도하고 있다. 시리아는 시아파 분파인 알라위파가 인구의 74%를 차지하는 수니파를 오랫동안 다스려 왔기 때문에 사우디로서는 눈에 거슬리는 존재다. 사우디 언론들은 예멘의 반정부 시위도 거의 다루지 않는다. 예멘은 시리아와 비슷하게 30% 정도의 시아파가 70% 수니파를 지배하고 있음에도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오랫동안 사우디 왕가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한편 시리아 언론 보도에선 최근 사우디를 자극하는 대목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우리가 좋게 써주면 저쪽(사우디 언론)도 알아서 좋게 써줄 것”이라는 기대감의 발로라고 볼 수 있지만 사우디의 반응은 시원찮다. 시리아 언론은 리비아를 제외한 인접국 시위 소식은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 시아파 종주국 이란은 시리아 시위는 작게, 바레인과 예멘 시위는 크게 보도하고 있다.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는 외부 개방도가 높아 아라비아 반도에서 언론 통제가 비교적 약한 나라다. 하지만 이들 국가 언론도 민감한 이웃나라 시위 소식보다는 공공의 적인 리비아 관련 소식을 자세히 다루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1-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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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비아 군사작전 나토가 총지휘

    리비아 군사작전의 지휘권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로 일원화됐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27일 “리비아에서 전개되는 모든 군사작전의 지휘권을 떠맡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카다피군에 위협받는 민간인과 인구밀집지역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나토는 더도 덜도 아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관련된 모든 작전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비아 작전 사령관으로 임명된 찰스 부처드 중장(캐나다)에게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작전을 즉각 시행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터키도 다국적군 공격 찬성으로 선회 나토는 이날 상주대표부 대사급 북대서양이사회(NAC)를 열어 만장일치로 작전지휘권 인수를 의결했다. 이번 결의안에서 눈에 띄는 국가는 회원국 중 유일한 이슬람 국가인 터키의 입장 변화. 터키는 당초 다국적군의 카다피 지상군 공격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으나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지상군을 타격한다’는 교전규칙을 엄격하게 지키는 것을 조건으로 찬성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27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터키는 리비아 사태를 빨리 휴전으로 이끌기 위해 중재자로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리비아가 제2의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이 될 위험이 있다”며 “인도적 지원 작전을 돕기 위해 반카다피군이 장악한 벵가지 항구와 공항을 터키가 관리하기로 나토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의결에 따라 나토가 이미 시행 중인 무기 수출금지 감시 작전과 비행금지구역 작전 외에 카다피군의 지상 목표물을 타격하는 군사작전 지휘권도 나토가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나토 관계자는 “미국 등으로부터 지휘권을 완전히 넘겨받는 데는 48∼72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카다피 고향 인근까지 진격한 반카다피군 반(反)카다피군은 28일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고향인 수르트 인근까지 진격했다.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360km 떨어진 수르트는 리비아를 동서로 나누는 경계도시로 반카다피군이 트리폴리로 진격하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또 카다피 원수의 고향이라는 상징성도 있다. 반카다피 진영이 내전 초기 트리폴리까지 에워쌌을 때도 수르트 지역을 함락시키진 못했다. 반카다피군은 이날 수르트 동쪽 100km 떨어진 곳까지 진격했지만 카다피군이 기관총을 앞세워 반격하자 일단 퇴각했다. 수르트 인구 15만 명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카다파 부족은 머리와 목에 파란 띠를 두르고 결사항전 의지를 밝혔다. 카다피 원수의 집권 기간 그와 같은 부족인 카다파 부족은 그 어떤 부족보다 큰 혜택을 받아 왔다. 이날 수르트가 반카다피군의 수중에 들어갔다고 부풀려진 채 알려지자 반군 근거지인 벵가지에선 시민들이 거리로 달려 나와 환호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다국적군은 27일과 28일 수르트를 10여 차례 공습해 반카다피군에 힘을 실어주었다. 한편 반카다피군은 이미 장악한 동부지역 유전에서 하루 10만∼13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며 일주일 내로 원유 수출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원유 판로가 개척되면 원유 생산량을 30만 배럴까지 쉽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며 판매는 카타르를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비아의 석유수출량은 하루 평균 170만 배럴 규모였으나 내전이 벌어지면서부터 사실상 수출이 중단됐다.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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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터민 사회적 기업 1호 ‘메자닌아이팩’ 설립 3년만에 매출 30억 돌파

    새터민 사회적 기업 1호인 열매나눔재단의 메자닌아이팩(대표이사 박상덕)이 설립 3년 만에 매출액 30억 원을 돌파하며 새터민 정착의 성공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메자닌아이팩은 종이상자 제조공장으로 SK그룹과 통일부, 열매나눔재단이 협력해 6억4000만 원의 자본금으로 2008년 5월 설립됐다. 전체 직원 34명 중 새터민은 13명이다. 본격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한 2009년 21억3000만 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에는 전년도에 비해 38% 늘어난 3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해외시장 진출까지 계획하고 있는 올해는 매출액 45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내는 과정에서 난관도 적지 않았다. 한국에 온 지 얼마 안돼 시장경제에서의 노동시장과 고용관계 등에 대한 초보적인 지식도 없는 새터민들을 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도록 묶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새터민 사이의 갈등, 새터민과 한국 출신 근로자와의 갈등 등 다양한 갈등을 조정하는 일도 힘들었다. 하지만 회사는 모든 구성원이 한 가족이며 공장 성장이 직원들의 이익과 직결된다는 인식을 꾸준히 심어주면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갔다. 그 결과 가족 같은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고 회사의 생산량은 꾸준히 늘어났다. 열매나눔재단 기획홍보부 김현 과장은 “다양한 거래처를 확보해 회사의 자립기반이 확고해졌다”며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더 많은 새터민을 받아들여 다른 기업들의 본보기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동호 열매나눔재단 이사장(높은뜻연합선교회 담임목사)은 25일 정재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메자닌아이팩의 제2의 도약과 자립을 위한 선포식 행사’를 개최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1-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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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주성하]‘정신적 족쇄’ 끊는 시리아인

    새끼 코끼리 발목에 족쇄를 채워 놓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 코끼리는 묶인 현실을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묶여 있음에 익숙해진 코끼리는 발목의 끈이 살짝 풀려 있어도 멀리 갈 생각을 못한다. 스스로 정신적 감옥을 만들어버린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런 행동이 사람에게도 나타난다고 설명해 왔다. 하지만 정보혁명 시대인 21세기에도 그럴까. 24일 시리아 남부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는 굳건해 보이는 정신적 감옥도 얼마든지 허물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시리아인들은 지금까지 자신들을 ‘철망에 갇힌 코끼리’ 정도로 자조했다. 시리아는 인구 150명 중 한 명꼴로 비밀경찰인 ‘무카바라트’ 요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사정에 밝은 전문가들에 따르면 시리아 당국은 여러 개의 정보조직을 가동하며 주민들을 철저히 감시한다. 그래서 시리아에는 ‘남이 웃을 때 같이 웃고 남이 박수 치면 같이 박수 치라’는 말이 있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에 대해 찬사를 늘어놓기에 바쁘다. 태어나서부터 집권자에 대한 찬양을 세뇌 받은 영향도 크지만 잘못 말했다간 어딘가에서 비밀경찰이 나타나 끌고 가기 십상이다. 시리아에 집단반항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혹독한 피의 대가를 치렀다. 1982년 하마 시에서 일어난 무슬림형제단의 반정부 시위 때는 무려 2만 명이 학살됐다. 2004년의 쿠르드족이 중심이 된 반란도 유혈 진압됐다. 이런 과정을 거쳐 시리아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운명을 체념하고 살아왔다. 하지만 이웃 중동국가들에 들불처럼 번져가는 민주혁명은 시리아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던져 주었을 것이다. 담장에 집권자를 겨냥한 낙서를 한 어린이들을 체포한 것이 도화선이 되면서 18일 남쪽 변경도시 다라에서 주민 시위가 벌어졌고 급기야 24일엔 시위대가 2만 명으로 불어났다. 진압 과정에서 100여 명이 숨졌다고 한다. 이번엔 시리아에서의 피의 대가가 헛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유엔 등 국제사회가 시위대를 학살한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에게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지켜본 시리아 대통령은 24일 48년간 지속된 국가비상사태를 해제했다. 언론의 자유를 비롯한 국민의 정치활동과 정당 정치 참여도 약속했다. 시리아 국민이 이번에도 끈을 완전히 풀어버리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들이 의지와 힘이 있으면 자유를 향해 한걸음씩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은 깨달았을 것이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지구촌이 실시간으로 연결된 21세기엔 아무리 엄혹한 비밀경찰 체제로도 자유를 향한 시민들의 열망을 가둬둘 수 없음을 시리아의 민주화 시위가 실시간으로 증명하고 있다.주성하 국제부 zsh75@donga.com}

    • 2011-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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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터민 사회적기업, 설립 3년만에 매출 30억 돌파

    새터민 사회적 기업 1호인 열매나눔재단의 메자닌아이팩(대표이사 박상덕)이 설립 3년 만에 매출액 30억 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이뤄내며 한국 내 새터민 정착의 대표적 성공모델로 우뚝 섰다. 올해는 매출액 45억 원을 예상하고 있어 그 급격한 성장세가 놀라움을 자아낸다. 메자닌아이팩은 2008년 5월 경기도 파주시 야동동에 문을 연 종이상자 제조공장으로 SK그룹과 통일부, 열매나눔재단이 협력해 6억4000만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됐다. 현재 전체 직원 34명 중 새터민이 13명이며 이외 저소득계층 10명, 일반인 10명이 일한다. 이 회사는 본격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한 2009년 21억3000만원의 매출을 낸 데 이어 지난해에는 매출을 전년도에 비해 38% 늘리며 30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해외시장 진출까지 계획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우연히 이뤄진 것이 아니다. 한국에 온지 얼마 안돼 시장경제하의 노동시장과 고용관계 등에 대한 초보적인 상식도 없는 새터민들을 한 목표를 향해 묶어세우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초기 사업은 새터민 사이의 갈등, 새터민과 한국 출신 근로자와의 갈등 등 표출되는 다양한 갈등을 조정하는 일이 힘들었다. 하지만 회사는 모든 성원들이 한 가족이며 공장 성장이 곧 자신의 이익과 직결된다는 인식을 꾸준히 심어주었다. 명절이면 외로워할 새터민들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로 다가가 마음을 열게 만드는 세심함은 물론 남한 물정을 몰라 범하는 잘못도 대범하게 넘어가고 다독이는 노력도 꾸준히 기울였다. 이런 정성을 기울인 결과 새터민들은 하루하루 생산량을 함께 헤아리며 공장의 희비와 함께 웃고 울게 되었다. 한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생산량은 꾸준히 늘 수밖에 없었다. 열매나눔재단 기획홍보부 김현 과장은 "이제 공장은 다양한 거래처를 확보해 자립기반이 확고해졌다"면서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더 많은 새터민들을 받아들임으로써 다른 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는 훌륭한 본보기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김동호 열매나눔재단 이사장(높은뜻연합선교회 담임목사)은 25일 사회적기업 메자닌아이팩의 '제2의 도약과 자립을 위한 선포식 행사'를 개최했다. 김지혜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고 엄종식 통일부 차관, 이인재 경기도 파주시장, 황우여 한나라당 국회의원 등 정재계 스포츠계 학계 교계 인사 약 200여명이 참석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1-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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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리자베스 테일러 1932~2011]‘저승에서 보내온’ 부고 기사

    23일자 뉴욕타임스(NYT)에서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부고 기사 ‘할리우드 매력의 빛나는 최절정’이라는 제목의 글을 읽어 내려가던 독자들은 기사 뒤에 붙은 마지막 문장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 기사를 쓴 멜 구소 기자(사진)는 2005년 사망했습니다. 윌리엄 맥도널드 기자 등이 기사를 업데이트했습니다.” 35년간 4000여 건의 기사를 쓴 베테랑 기자였던 멜 구소는 영화 연극 전문기자로 활동하다 71세에 암으로 사망했다. 유명인의 예기치 않은 죽음에 대비해 미리 부고 기사를 써놓는 신문사 관행에 따라 테일러 생전에 부고 기사를 미리 써놓았던 것. NYT 부고면 담당 에디터 빌 맥도널드는 “구소가 생전에 써둔 기사가 너무 훌륭했다. 우리는 독자들이 이 기사를 즐길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기사는 4000단어에 달하는 방대한 양으로 내용의 충실함에서 타 매체를 압도했다는 평을 들었다. NYT에 이미 사망한 기자가 써놓은 부고 기사가 실린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03년 미국 코미디 황제 밥 호프가 100세로 사망했을 때 그의 부고 기사를 쓴 사람은 3년 앞선 2000년 사망한 빈센트 캔비 기자였다. 부고 기사를 미리 써두는 바람에 죽지도 않은 유명인의 부고 기사가 나가는 해프닝도 있었다. 2003년 미국 CNN 방송 홈페이지의 오류로 당시 멀쩡히 살아있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딕 체니 부통령,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밥 호프의 부고 기사가 게재돼 인터넷에 급속히 퍼졌다. 밥 호프의 경우 100세까지 장수하는 동안 생전에 두 번이나 부고 기사가 실렸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1-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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