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근로자 6만~7만명 해외 파견… 임금 뜯어 年수십억달러 외화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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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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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6만∼7만 명의 노동자를 해외에 파견해 매년 수억 달러에서 수십억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자가 현지에서 받는 임금의 70∼80%를 북한 당국이 가져가는 착취구조다.

한국 등 외부의 대북지원이 중단되고 무기와 마약 등 불법 거래가 국제사회의 압력 및 감시로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해외인력 송출을 통한 외화벌이가 북한 체제를 지탱하는 가장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해마다 대외적으로 10억 달러 이상의 공식 무역적자를 내고 있다.

○ 단물은 북한 당국이


10일 해외 작업장에서 탈출한 북한 노동자를 지원하는 ‘북한인권개선모임’ 등의 단체와 현지에서 활동하는 관계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현재 전 세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 규모는 6만∼7만 명으로 추산된다.

송출된 북한 노동자가 받는 임금의 대부분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금고로 알려진 노동당 39, 38호실에 곧바로 송금되며 근로자들에겐 전체 임금의 10% 미만만 주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노동자 3500여 명이 파견된 쿠웨이트의 경우 노동자 한 명이 현지 업체에서 받는 월급은 5000달러 정도. 현지에서 일하는 한국 근로자 임금(7000∼9000달러)에 비해 그렇게 적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이 중 48%인 2400달러를 북한에서 떼어간다. 쿠웨이트에서만 연간 1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북한 노동당 금고에 자동으로 송금되는 것이다.

남은 임금 가운데 10%는 방글라데시 송출회사가 뗀다. 이후 현지 북한대사관 노동국에서 25%를, 쿠웨이트 주재 북한 사업소와 각 지역 작업장에서 관리비 운영비 명목으로 각각 30%를 뗀다. 이 돈의 상당 부분도 북한에 보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근로자들이 최종적으로 손에 쥐는 임금은 숙식비 500달러 정도를 제외하고 200∼300달러다. 그나마 여기에서도 김일성 김정일 생일 등 명절마다 ‘충성의 자금’으로 50∼100달러를 낸다. 또 일하다 다친 사람들의 치료비 명목으로 20달러 정도를 매달 갹출한다.

노동자들을 감시하는 보위부 간부 등은 현지에 가족과 함께 나와 있는데 이들 가족은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술과 두부 등을 만들어 팔며 돈을 번다.

▼ 임금 대부분 김정일 사금고 ‘노동당 39호실’로 들어가 ▼

○ 급증하는 해외 파견 노동자




총 6만∼7만 명의 파견 노동자 가운데 러시아에 파견된 인력이 2만∼3만 명으로 가장 많다. 또 중동과 동남아시아 각각 1만5000여 명, 아프리카 7000∼8000명, 동유럽 지역 5000여 명, 몽골 5000여 명, 중국 3000여 명 등이다. 수십 개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종사하는 분야는 벌목 토목 건설 단순임가공 요식업 등으로 다양하다. 러시아에서는 벌목, 중동에서는 건물 정유공장 도로 수로 등의 건설, 아프리카에서는 대통령궁, 각종 기념관, 대형 조형물, 군사시설 건설과 의료 분야에 주로 종사한다. 동유럽에는 단순임가공에 종사하는 여성이 많으며 동남아에서는 건설 분야와 함께 식당 운영도 하고 있다. 중국과 몽골에서도 임가공과 광업 등에 종사한다.

파견 형식도 북한 당국이 직접 보내거나 해외 송출회사와 계약을 해서 보내는 등 다양하다. 아프리카 국가의 대통령궁이나 대형 조형물 공사에 투입된 노동자는 북한 국영회사가 해당 국가와 직접 계약을 체결해 파견했지만 중동지역의 노동자는 방글라데시 등의 송출회사를 통해 파견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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