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아동 연속 기고/김아리]기후변화대응교육, 충분히 유용한가?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30일 09시 00분


김제 덕암중학교/월드비전 아동권리대표단 김아리

‘기후 위기’, 이제 우리 삶에서 뗄 수 없는 문제다. 정부는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제정과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 조정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상기후와 자연재해에 대한 소식은 매년 끊이질 않는다. 특히 작년 여름은 사상 최악의 더위로 손꼽히며 온열 질환자가 2680명으로 작년보다 80% 증가했다. 사망자는 32명이나 발생했다. 청소년들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교육을 받는 등 일상에서 실천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노력이 만드는 변화는 미비한 듯 보인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기후변화대응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 교육이 실제로 유용한지는 의문이 제기된다. 2023년 월드비전이 전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후변화가 아동 권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77.9%의 학생들이 기후변화대응 교육을 받고 있지만, 그중 39.7%만이 이를 유용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기후변화 관련 정보를 습득하는 채널에 대해 ‘학교가 아닌 다른 곳에서 접한다’라는 응답이 전체의 70.4%를 차지했으며, 교육받은 학생 중 단 22.6%만이 ‘기후변화와 아동 권리’를 주제로 한 메시지를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주변 친구들에게 기후 위기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물어봤을 때, 그들은 기후변화가 ‘지구 온난화’, ‘자연재해’와 같은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고, 기후 위기가 아동 권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대답했다. 많은 학교에서 기후변화대응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청소년들에게 충분히 와닿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기후 위기를 우리 삶 가까이 느낄수록 더 잘 대응할 수 있다. 이에 기후변화대응 교육에 기후 위기가 아동 권리에 미치는 영향이 언급되는 것이 필요하다. 기후변화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미래 세대인 우리 아동이며,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살 권리, 교육받을 권리 등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동 권리 관점을 토대로 기후 위기 대응 방법을 일상 속 실천뿐만 아니라, 관련 법안 제정 시 목소리를 내는 법 등 참여권을 실현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 아동이 직접 참여하며 배우는 교육을 통해 기후 위기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도와야 한다.

즉,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이 아닌, 우리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배울 수 있는 교육, 가령 기후변화로 인한 문제가 심각한 지역에 직접 방문하는 교외 체험학습이나 기후 위기 대응에 관한 의견을 나누고 들을 수 있는 토론회 등의 형식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편, 기후 위기와 관련된 직업에 대한 진로 탐색 활동도 많은 청소년이 기후 위기를 자기 삶과 연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평범한 청소년으로서 기후변화대응 교육의 변화를 요청하고 싶다. 기후변화 주제에 대한민국 아동의 알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며, 우리가 기후 위기에 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전하고 싶다. 교육을 통해 우리 청소년들이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정확히 인식하고, 우리 사회와 미래 세대가 더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 청소년의 이해와 참여를 높일 수 있는 교육 방식으로의 전환을 호소하고 싶다.

김제 덕암중학교/월드비전 아동권리대표단 김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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