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심

홍은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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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심 기자입니다. 병원, 바이오, 제약, 헬스케어, 건강 분야를 취재합니다. "인생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 균형을 잡으려면 움직여야 한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말입니다. 균형 잡힌 건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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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7~2024-04-26
건강97%
기타3%
  • 활력 충전해주는 비타민B, 조금만 부족해도 피로감 느껴

    항노화(抗老化)는 노화가 진행되는 것을 억제·완화하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항노화 영양소로 비타민 B가 있다. 그렇다면 비타민 B는 어떻게 우리 몸의 노화를 막을까. 김응석 수지 미래의원 원장(국제미용항노화 학회 회장·사진)과 함께 알아봤다.에너지 만들어내는 핵심 영양소비타민 B군은 어느 하나만 결핍돼도 세포의 생리기능에 장애가 발생한다. 특히 비타민 B1, B2, B3, B5는 에너지 대사에 중요한 영양소다. 에너지가 있어야 음식물을 소화하고 손상된 DNA를 회복할 수 있다. 근육을 만드는 데에도 에너지는 필수적이다. 하다못해, 숨을 쉬는 것도 에너지가 있어야 가능하다. 우리 몸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기관이 미토콘드리아다. 세포 내 에너지 생산 공장인 미토콘드리아를 돌리는 데 필요한 핵심 조효소가 바로 비타민 B군이다. 티아민으로 불리는 비타민 B1은 곡류와 육류를 비롯해 콩류, 견과류, 생선류에 많이 들어 있다. 비타민 B1이 부족하면 근육 안에 피로 유발 물질이 만들어진다. 식욕 부진, 전신 쇠약, 불면증, 심한 피로, 부종 등이 나타나고 감각장애와 운동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결핍의 원인은 정백미 섭취, 알코올 섭취, 소화 흡수 장애, 당뇨병 등이다. 비타민 B1의 하루 권장량은 성인 남자 1.3mg, 여자는 1.0mg이다. 주사를 맞은 후 마늘 향이 난다고 해서 마늘 주사라고 불리는 영양주사는 마늘 속 활성 성분(allicin)과 비타민 B1을 화학적으로 결합해 만든 알리티아민(Allithiamine)이다. 즉 활성을 높인 비타민 B1 주사제인 것. 마늘 주사는 1990년대 초 일본의 히라이시 박사가 운동선수의 피로 해소와 체력 증진을 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비타민 B2는 세포 노화를 억제한다. 일본 고베대 연구팀에 따르면 노화 스트레스를 받은 세포에 비타민 B2를 첨가하면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생산기능이 높아지고,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확인했다. 연구팀은 사람의 세포에 노화 스트레스를 주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비타민 B2를 세포 속에 보내는 단백질 ‘SLC52A1’의 생산량이 많아지면 세포 노화에 저항성을 나타내는 것을 발견했다. 비타민 B2가 미토콘드리아를 활성화하고 AMPK나 p53의 작용을 억제해 세포 노화를 막는 것도 확인했다. 비타민 B2는 우유, 치즈, 달걀, 간장, 육류에 많이 함유돼 있다. 비타민 B2는 자외선을 쬐면 파괴된다. 몸 안에 비타민 B2가 부족하면 구각염, 설염, 지루 피부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성인 남자는 하루 1.5mg, 여자는 1.2mg 섭취를 권장한다.수용성으로 음식을 통해 섭취비타민 B3(니아신)는 식품 내의 비타민 B3 또는 전구물질인 트립토판으로 섭취한다. 60mg의 트립토판은 대사 과정을 거치면서 니아신 1mg으로 바뀐다. 따라서 단백질 섭취가 충분하다면 대부분 필요한 양만큼 비타민 B3를 체내에서 합성할 수 있다. 니아신의 결핍은 ‘펠라그라’를 유발하는데, 펠라그라는 햇빛에 노출된 피부의 염증과 소화관 점막의 염증, 구토, 변비, 설사와 같은 소화관 장애를 말한다. 비타민 B3가 체내에서 활성화된 형태가 NAD와 NADP이다. NAD와 NADP는 체내에서 많은 산화·환원 반응에 관여한다. NAD는 탄수화물 대사, 지방산 대사, 세포 내 호흡, 알코올 대사, 5탄당 인산회로에 필요하고 NADPH는 지방산 합성과 스테로이드 합성에 사용된다. 노화와 유전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자 데이비드 싱클레어 박사는 ‘노화의 종말’이라는 저서에서 니아신과 NAD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비타민 B6, B9(엽산), B12가 부족하면 몸 안에 ‘호모시스테인’이라는 중간 대사 산물이 과도하게 쌓이게 된다. 김 원장은 “호모시스테인 수치가 높은 사람은 혈관 속에 혈전(피떡)이 잘 만들어져서 심각한 부작용인 뇌혈관을 막는 ‘심인성 뇌졸중(뇌경색)’을 겪을 위험이 커진다”라며 “따라서 평소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밖에 항스트레스 비타민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비타민 B5는 뇌와 중추신경계 조직의 발달에 관여하고 만성 피로와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준다. 비타민 B7은 장내 세균에 의해 생성되는 비타민 B군 중 하나다. 지방, 아미노산의 합성과 대사 과정에 관여한다. 건강한 손·발톱과 모발 형성에 필요한 비타민이다. 간, 달걀 노른자, 유제품, 대두, 밀, 견과류, 버섯 등에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김 원장은 “항노화에 필수적인 비타민B군은 수용성 비타민으로 음식을 통한 섭취가 중요하다”며 “평소 술을 자주 마시거나 육류 섭취를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은 에너지 대사를 위해 비타민 B군을 적극적으로 보충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도움: 오라클 건강기능식품 CEO 과정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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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방 양성종양은 수술 필수 아냐… 커지거나 악성일 경우 조직검사”

    유방 결절은 유방에 생긴 혹을 말한다. 크게는 단순 섬유 물혹, 섬유선종, 유방염 등 양성 유방질환과 유방암과 같은 악성 유방질환으로 나눌 수 있다. 단순 섬유 물혹은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호르몬 주기에 따라 통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섬유선종과 유방물혹가슴에 멍울이 만져지면 혹시 암이 아닐까 걱정하지만, 여성의 가슴에서 만져지는 대부분의 멍울은 양성 결절이다. 양성 유방 결절 중 가장 흔한 두 가지는 ‘섬유선종’과 ‘유방물혹’. 20, 30대 젊은 여성에게 주로 나타나는 섬유선종은 구슬만 한 덩어리가 손으로 만져지는 것이 특징이다. 여성의 10∼15%는 대개 이런 종양을 여러 개 가지고 있다. 종양의 크기는 지름 2.0∼2.5cm 정도로 경계가 명확하고 단단하면서 둥글고 유동성이 있다. 통증이 없으며 월경주기에 따른 크기 변화도 거의 없다. 섬유선종의 원인은 여성호르몬에 대한 유방의 민감도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섬유선종의 0.9%만이 악성 종양으로 밝혀졌으며 주로 발생하는 위치는 유방 바깥 위쪽이다. 유방물혹은 20∼50대 광범위한 연령층에서 발병한다. 여성호르몬 분비에 변화가 일어나 유방 섬유질과 유선이 비대해지면서 유방이 더 커지고 유방통이 일어나는 것을 섬유낭종성 변화라고 한다. 유방물혹은 유방에서 시작해 어깨나 겨드랑이 쪽으로 통증이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 질환을 앓는 여성 중에는 유방의 변화를 전혀 느끼지 못하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배란기부터 생리 기간 전까지 유방이 약간 부은 듯하며 만지면 아픔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생리 직전에 더욱 심해진다. 사람에 따라서는 지속적이고 심한 통증을 겪기도 한다. 유방을 만지면 경계가 불분명한 덩어리가 주로 겨드랑이에 가까운 부위에서 만져지기도 한다. 이 덩어리는 생리 전에 점점 커지다가 생리가 끝나면 원상 복귀된다. 대부분 유방물혹은 유방암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멍울 있으면 조직검사 후 악성-양성 확인유방에 멍울이 만져진다면 유방촬영술, 유방초음파를 실시해서 유방의 크기와 모양을 파악하고 조직검사를 실시해 악성인지 양성인지를 확인한다. 유방에서 발견한 대부분 양성종양은 유방암처럼 반드시 수술해야 경우는 거의 없지만 △초음파에서 확인하는 양성종양의 크기가 계속 커지거나 성장 속도가 빠른 경우 △유방조직검사는 양성이었지만 초음파 사진에서 악성이 강하게 의심되는 경우 △비정상 유방 결절이 발견된 경우 △유방촬영에서 비정상 미세 석회화 병변이 있는 경우 △병변의 크기가 커지면서 미용상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에는 종양 제거를 고려해볼 수 있다. 종양을 제거하기로 했다면 수술 방법을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서 유방암 수술과 거의 유사한 외과적 수술로 피부를 절개하고 병변을 직접 제거하는 수술 방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방 내부에서 병변을 작게 잘라서 진공 음압으로 밖으로 빼내는 맘모톰 시술이 활용되기도 한다. 유방에 생긴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서 가슴에 또 다른 흉터를 만드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럴 때 사용하는 것이 맘모톰이다. 맘모톰은 날카로운 회전 칼날로 양성종양을 조각조각 잘게 잘라서 병변을 밖으로 꺼내는 시술이다. 3∼4cm 이상으로 종양의 크기가 큰 경우에는 전체 병변을 깔끔하게 제거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거대해지기 전에 조기에 발견해서 깔끔하게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민호균 유미노외과의원 원장은 “무리하게 맘모톰을 사용하기보다는 고해상도 초음파를 수술 과정에 사용하면 병변 주위 박리와 절개가 가능하다”며 “맘모톰 기구를 삽입하는 것과 같이 작은 절개로도 큰 유방 병변을 깨끗하게 제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민 원장은 “유방의 양성종양이 곧바로 암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유방에 멍울이 만져진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라면서 “하지만 숨어 있는 암을 발견하기도 하고 크기가 커지게 되면 통증과 미용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유방 검진을 실시하고 적절한 시기에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유방 결절, 가장 궁금한 4가지 질문에 민호균 유미노외과의원 원장이 답한다① 유방 결절, 꼭 수술해야 할까요?유방에서 발견된 대부분 양성종양은 유방암처럼 반드시 수술해야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초음파에서 확인하는 양성종양의 크기가 계속 커지거나 성장 속도가 빠른 경우, 유방조직검사는 양성이었지만 초음파 이미지에서는 악성이 강하게 의심되는 경우, 비정상 유방 결절이 가슴성형 수술 전 검사에서 발견된 경우, 유학이나 해외 출장으로 장기간 병원에 방문할 수 없는 경우, 병변의 크기가 커지면서 미용상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 유방촬영에서 비정상 미세 석회화 병변이 있는 경우에는 조직검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② 수술하면 결절은 깨끗하게 제거되나요? 흉터도 걱정됩니다.큰 유방 병변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유방암 수술과 거의 유사한 외과적 수술로 피부를 절개하고 병변을 직접 제거하는 수술 방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방법은 흉터가 크게 남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절개가 작은 맘모톰의 수술에 활용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맘모톰은 작은 회전 칼날로 양성종양을 조각조각 잘게 잘라서 종양 덩어리를 밖으로 꺼내는 시술이라 종양의 크기가 매우 큰 경우에는 깔끔하게 제거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종양이 커지기 전에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최근에는 고해상도 초음파를 수술 과정에서 사용하면서 맘모톰 시술 정도의 흉터만 남기고도 말끔하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흉터가 걱정된다면 이러한 수술 방법도 고려해볼 만합니다.③ 수술 시, 전신마취를 해야 하나요?전신마취는 환자의 통증과 의식을 없애고 그 과정에서 근육을 마비시키고 이완시키는 과정이에요. 그런데 유방 수술에는 근육의 이완 과정이 필요 없기 때문에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서 복부 근육이나 호흡근까지 마비시키는 전신마취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수술로 발생하는 통증은 부분마취나 수면마취로도 충분히 조절할 수 있습니다. ④ 유방 결절, 수술로 제거해도 재발하지 않을까요?유방이 남아 있는 한 모든 유방질환은 또 발생할 수 있어요. 그래서 미국의 유명 여배우는 가슴 전체를 제거해버리는 수술을 받기도 했지요. 하지만 정기적인 관찰을 통해서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건강한 유방을 오래 지키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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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몸이 붓는 질환… 심해지면 대인기피증까지[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림프부종은 림프액의 순환에 문제가 생겨 몸이 붓는 질환이다. 팔, 다리가 붓는 경우가 가장 흔하며 회음부, 아랫배, 얼굴이 붓는 경우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지방 조직 섬유화, 피부 궤양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연부조직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연부조직염은 림프액이 정체돼 염증 반응을 일으키면서 발적, 통증, 전신 발열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즉시 입원과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경우로 심하면 한 달에 1∼2회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림프부종은 원인에 따라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뉜다.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이차성 림프부종은 수술, 종양, 방사선치료, 외상 등으로 림프계가 손상돼 발생한다. 그 외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림프부종을 일차성 림프부종이라고 한다. 일차성 림프부종은 발생 시기에 따라 출생 시나 1세 미만에 발생하는 선천성 림프부종, 1∼35세에 발생하는 조발성 림프부종, 35세 이후 발생하는 지연성 림프부종으로 분류한다. 차한규 순천향대 부천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림프부종 환자는 팔다리 굵기 변화로 옷차림에 제한이 생기고 장시간 앉거나 서 있기가 어려워진다”라며 “부종이 있는 부위의 피부가 적색으로 변하고 두꺼워지며 심한 가려움과 각화증을 동반하는 등 외적인 변화도 피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우울감, 대인기피증 등 정신건강의학적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림프부종을 진단하려면 먼저 부종 부위를 눌렀을 때 눌린 자국이 다시 회복되는 데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팔다리 둘레 측정, 생체전기저항 측정 등을 시행해 림프부종이 의심되면 여러 정밀 검사를 해야 한다. 가장 흔한 정밀 검사는 ‘림포신티그래피(Lymphoscintigraphy·섬광조영술)’이다. 손가락과 발가락 사이에 방사성 동위원소인 ‘테크네슘’이 표식된 추적 단백질을 주입하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단백질이 림프 시스템에 흡수되면 감마 카메라로 방출되는 신호를 감지한다. 최근에는 간기능 검사에 사용되던 녹색 형광 시약을 활용한 ‘ICG 림프조영술’도 많이 한다. 손가락이나 발가락 사이 진피에 ICG를 주사하고 이후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해 시약의 흐름을 통해 검사한다. 그 밖에 MR 림프조영술이나 초음파 검사 등이 사용되고 있다. 림프부종 치료는 발병 초기에는 압박, 물리치료, 운동요법 등 비수술적 치료로 상태 유지와 진행 예방에 중점을 두고 증상이 더 심해지면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수술은 주로 림프관-정맥 문합술, 지방흡입술, 림프샘 이식술 등 세 가지가 있다. 림프관-정맥 문합술은 검사 후 림프관 기능이 남아 있을 것으로 생각될 때 고려하는 수술법이다. 팔이나 다리에 2∼3cm 피부를 절개하고 절개창을 통해 림프관과 정맥을 연결함으로써 림프액이 순환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는 수술이다. 림프관-정맥 문합술 후에도 효과가 없다면 몸의 다른 곳에 있는 정상적인 림프샘을 혈관과 함께 채취해 부종이 있는 부위에 이식해 주는 ‘림프샘 이식술’이 있다. 차 교수는 “림프관-정맥 문합술 환자 중 3분의 1이 부종 완화를 경험하고, 나머지 3분의 1은 부종이 좋아지지 않더라도 통증, 단단함, 무거운 느낌이 완화된다”라며 “하지만 효과가 없는 환자는 림프샘 이식술을 고려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림프부종으로 섬유화가 심해지면 다른 수술로 효과가 없으므로 축적된 지방과 섬유조직을 물리적으로 제거해 해당 부위 굵기를 가늘고 가볍게 만들어주는 지방흡입술을 시행한다. 수술 후에도 림프액이 쌓일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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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피해자가 일상 되찾을 수 있게 발생 초기부터 밀착 지원해야

    한국피해자지원협회(KOVA·이하 코바) 김효정 피해자지원심의위원회 부위원장은 “가해자에게 집중된 형사 사법 국가지원 체제에서 피해자들은 항상 소외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평균 발생하는 강력 범죄 건수는 30만 건이다. 그에 비해 피해자 지원 건수는 2만여 건. 강력 범죄 피해자의 정식적, 신체적 후유증의 크기를 생각한다면 현재의 피해자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국가 범죄 피해자 지원 제도 쉽고 빠르게 개편해야성폭행, 강도살인 등 강력 범죄는 피해자에게 강한 트라우마를 남긴다. 김 부위원장은 “실제 피해자 집에 방문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황도 안 되는 사람이 많다”라며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에겐 하루하루가 견디기 어려운 일상”이라고 말했다. 이상욱 코바 이사장은 “범죄 피해자는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며 도와줘야 한다”라며 “대부분은 스스로 도움을 요청할 힘도 정신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법무부에서 범죄피해자 지원 길잡이를 책으로 펴냈지만, 내용이 상당히 많아 공부해야만 지원을 받을 수 있을 정도다. 당장 도움이 필요한 피해자들에게 또 하나의 벽이 있는 셈이다. 이 이사장에 따르면 피해자가 가장 원하는 건 범죄 발생 초기, 신변 보호 요청을 하면서부터 즉각적인 지원이 시작되는 것이다. 또한 범죄 피해자는 경찰에 대한 심리적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따라서 범죄 신고부터 수사, 피해자 지원이 경찰에서 원스톱으로 진행될 수 있다면 피해자 측이 받아들이는 효용이 더욱 클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정부에서 지원하는 생계비, 주거 이전비 등은 검찰청에서 집행하는 사례가 많아 별도로 신청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이사장은 “절차를 보다 간편하게 개편해 범죄 피해자가 신속하게 지원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국가가 범죄 피해자에게 생계비 등을 직접 지원하는 비율도 전체 예산 중 30%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예산을 집행하는 기관이 분산돼 있어 효율적인 집행이 어렵다. 범죄 피해자로선 원스톱으로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없고 직접 발품을 팔고 다녀야 한다. 법무부에 따르면 범죄 피해자 보호 기금 예산은 2015년 824억 원에서 2020년 1033억 원으로 20%가량 늘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구조금, 생계비, 치료비 등 경제적 지원과 국선 변호 등 법률적 지원으로 구성된 피해자 직접 지원 비율은 30%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피해자 보호 관련 법인·시설 등의 인건비와 운영비로 쓰이는 간접 지원 비율은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 지원도 피해자 보호를 위한 기반 시설 유지를 위해 필요한 비용이다. 하지만 피해자의 삶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접 지원 비율을 현재보다 높이는 게 제도적 취지를 살리는 방향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신변 보호부터 법률 지원까지 다양한 서비스범죄피해자지원제도는 국가에서 범죄 피해자의 신변 보호는 물론 경제적, 정신적, 법률적 지원과 형사 절차상 정보 제공 등을 다양하게 지원하는 제도다. 범죄 피해 방지와 범죄피해자 구조 활동으로 피해를 본 사람도 지원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05년 법무부 주도로 피해자 지원이 시작됐다. 처음 시작은 검찰 내 범죄피해자센터를 만들면서부터다. 범죄피해자센터를 신설하고 당시 지자체의 범죄위원회 일부가 센터에서 봉사를 시작했다. 지금은 전국에 있는 59개 범죄피해자센터와 한국피해자지원협회(코바) 1개 등 총 60개가 법무부 산하에서 범죄 피해자들을 돕고 있다. 코바는 2007년 법조인, 기업인, 의료인 등 몇몇이 모여 범죄 피해자를 지원하는 봉사 모임에서 시작됐다. 코바는 2010년 법무부의 정식 승인을 받고 설립된 순수 비영리 민간단체다. 설립 이후 지금까지 뜻하지 않게 범죄로부터 피해를 받은 당사자와 그 가족들을 피해 이전 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심리 상담과 경제적인 지원, 법률 자문 등 피해자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코바피해자포럼’을 통해 피해자에 대한 지원 및 보조는 물론 가해자에게 집중된 기존의 형사사법 국가지원 체제에서 피해자들이 더 이상 잊힌 존재로 남지 않도록 공론화해 정책·학술적으로 피해자의 권리를 회복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박효순 회장의 사회공헌 활동은 2007년 서울동부지방검찰청 피해자지원센터 민·형사 조정위원 시절부터 시작됐다. 피의자는 국선변호사가 배정되는 반면 피해자에게는 지원이 없다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꼈고 피해자의 자립을 돕기 위해 2008년 한식 전문점 ‘광장동 가온’을 오픈했다. 이후 주 52시간 근무제, 코로나 사태 등 사회적 이슈에 발맞춰 범죄 피해자들이 가게를 창업했을 때 조금 더 원활하게 매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컨설팅 등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코바에서 활동하는 피해자 상담사는 1180여 명이다. 피해자의 심리상담뿐만 아니라 당장 필요한 가사 지원, 아이 돌봄 등을 도와준다. 피해자가 경찰서를 가야 할 때 동행을 해주기도 한다. 피해자들은 몇 년이 지나도 상처가 치유되기 어렵다. 피해자들이 심리적으로 의지할 곳을 찾는다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다. 김 부위원장은 “땅에 넘어진 사람은 땅을 짚고 일어난다는 말이 있다”라며 “아무런 대가 없이 도와주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천천히 삶으로의 회복을 돕는 것이 상담자가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가해자가 한 명 있으면 피해자는 가족 등 적어도 두세 명이 발생한다고 봐야 한다”라며 “가해자를 교화해서 사회에 복귀시키는 과정에 1조8000억 원이 쓰이는데 피해자를 위한 예산은 고작 1000억 원 정도”라며 “그나마도 대부분 단체를 지원하는 데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피해자가 범죄 피해를 본 것은 국가 책임이 크다. 국가가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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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색종, 뼈마디 절단없이 병변만 제거

    손발톱 흑색종에서 발생 부위를 절단하지 않고 기능적으로 보존 가능한 수술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정기양 교수·오병호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노미령 교수,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피부과 이솔암 교수 연구팀은 손발톱 흑색종 두께가 0.8mm를 넘지 않으면 발생 부위를 절단하지 않고 보존 수술이 가능하다고 27일 밝혔다.흑색종은 멜라닌 세포에서 생긴 악성 종양으로 피부에 발생하는 암 중에서 가장 치명적이다. 우리나라 흑색종의 발생빈도는 연간 600명 정도로 서양에 비해 낮은 수치이지만 재발하거나 내부장기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아 예측이 어렵다. 특이하게도 동양인에서는 흑색종이 손발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별 증상이 없어 모반(점)으로 간과하고 경우도 있다. 과거 손발톱에 발생한 흑색종은 나쁜 예후를 고려해 발생 부위의 뼈마디 전체를 절단하는 수술적 치료가 주로 이뤄졌다. 최근에는 두께가 깊지 않은 손발톱 흑색종은 절단이 아닌 해당 병변의 피부 부위만을 절제해 손가락, 발가락의 기능을 보존하는 수술법을 시행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두께가 재발위험을 최소화하면서 기능적 보존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었다. 연구팀은 먼저 절단술이나 보존적 수술 치료를 받은 손발톱 흑색종 환자 140명을 대상으로 치료 후 흑색종이 재발하거나 사망한 경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절단술을 받은 33명 중 10명(30.3%·평균관찰기간 3.97년), 보존적 수술을 받은 107명의 환자에서는 23명(21.5%·평균관찰기간 3.8년)이 재발하거나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콕스 비례위험분석을 통해 흑색종 재발인자를 도출했다. 흑색종의 두께, 궤양과 결절의 유무 등이 재발에 영향을 주는 주요인자로 확인됐다. 흑색종의 두께가 1mm 이상인 경우 1mm 이내인 경우와 비교해 전이위험도가 6.5배 높았고 궤양과 결절이 있으면 없는 경우보다 각각 5.49배, 4.05배 높았다.연구팀은 손발톱 흑색종의 재발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두께를 찾기 위해 재발 예측의 민감도와 특이도를 계산하는 수신자 판단 특성곡선(ROC curve)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기존의 수술 기준으로 고려됐던 0.5mm 이상의 두께 중 0.8mm 기준에서 재발과 전이의 민감도와 특이도의 합(Youden index)이 각각 0.287과 0.39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민감도와 특이도는 정확성을 판단하는 지표다. 민감도는 재발하는 환자를 탐지하는 능력을, 특이도는 재발하지 않는 환자를 탐지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분석모형에 의해 재발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때 실제로 재발하지 않을 확률인 ‘음성예측도’에서도 재발과 전이에서 각각 88%, 82%로 가장 높은 결과값을 보였다. 특히 기존 보존적 수술의 기준으로 고려됐던 두께 0.5mm 미만인 경우보다 0.8mm로 기준을 완화하면 재발을 더 높이지 않으면서도 절단술을 19%까지 줄일 수 있었다.오병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손발톱 흑색종 환자의 발생 부위를 절단하지 않고도 재발위험을 낮추고 발생 부위를 기능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 수술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면서 “흑색종 치료에 있어 무분별한 절단이 아닌 수술 가이드라인을 통한 최선의 치료로 환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더모스콥 검사를 통해 흑색종이 두꺼워지기 전에 진단하고 병변 초기에 수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연구는 국제학술지 ‘미국피부과학회지(JAAD, IF 15.487)’ 최신호에 게재됐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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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크로젠-한국수달보호협회, 유전자 분석 통해 서울 한강서 ‘멸종위기’ 수달 15마리 확인

    글로벌 유전체 분석 기업 마크로젠(대표 김창훈)이 유전자 분석을 통해 한국수달보호협회와 한강 일대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 15마리가 서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마크로젠과 한국수달보호협회는 작년 서울시가 수달 서식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한강 수달 서식 현황 및 적정 관리 방안’ 학술용역에 참여했다. 한국수달보호협회가 한강 본류와 탄천, 중랑천, 여의도 샛강 일대에서 수달의 분변을 수집하면 마크로젠은 수집된 분변에서 유전자(DNA)를 추출해 한강 유역에 사는 수달 개체수와 개체들의 가족 근연관계(Relatedness)를 분석했다.마크로젠은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분석을 통해 한강 일대에서 수집된 분변 시료가 수달의 분변임을 확인했으며 PCR 증폭을 거쳐 마이크로새틀라이트(Microsatellite) 분석으로 수달 15마리의 개체를 식별했다. 식별한 수달 15마리 개체 사이에서 엄마, 아빠, 새끼의 세 마리로 구성되는 두 가족(6마리)의 근연관계도 확인할 수 있었다. 마크로젠이 수행한 유전자 분석 결과는 한강 유역에 사는 수달의 건강한 서식과 종 복원에 유용하게 활용될 예정이다.황인욱 마크로젠 신상품개발부 부서장은 “보통 야생에서 수집된 동물 분변의 경우 자외선, 미생물 등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DNA 훼손이 심하다”라며 “이번에 수행한 수달 분변 시료도 손상이 심해 전문적인 노하우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마크로젠은 국내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의 종복원사업에 적극 참여하며 ESG 경영을 실천해오고 있다. 2016년, 2017년에는 창녕 우포늪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198호인 따오기 복원 사업을 위한 유전자 분석도 진행한 바 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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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먹거리]입 안에서 ‘톡’ 터지는 바다향에 미네랄-식이섬유가 듬뿍

    톳은 톡 터지는 독특한 식감을 잊지 못하고 계속 찾게 되는 식재료다. 톳은 남해나 제주에서 보릿고개나 기근이 들었을 때 구황음식으로 이용되곤 했다. 열량은 별로 없지만 단백질이나 당질을 비롯한 필수영양소와 여러 가지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으며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톳과 섞어 밥을 지어 먹었다. 과거에는 일부 바닷가에서만 먹던 식재료라 기록이 많지 않다. 자산어보처럼 남해안을 기반으로 기록된 서적에 일부 언급이 된다. 자산어보에는 ‘토의채(土衣菜)’라고 해서 ‘맛은 담백하고 산뜻해 데쳐 먹으면 좋다’고 기록돼 있다. 사슴의 뿔과 꼬리를 닮았다고 해서 ‘녹미채(鹿尾菜)’라고도 한다. 제주도에선 ‘톨’이라고 하고 경남 창원, 거제 등 연안 지역에선 ‘톳나물’이라고 부른다. 톳은 1월에서 4월 사이에 성장하는데 성장기에는 채취하지 않고 기다렸다가 성장이 이뤄졌을 때 채취한다. 톳에는 칼슘, 철, 인, 요소 등의 미네랄과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칼슘은 골격 형성과 뼈 건강에 좋고 철은 빈혈 예방에 좋다. 특히 식이섬유는 체내 나트륨을 체외로 배출하는 것을 촉진해 나트륨 과잉 섭취로 발생할 수 있는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 좋다. 체내 중금속, 발암물질 등과도 결합해 유해 물질을 배출하는 효과를 갖는다. 장내 세균의 균형을 바로잡아 콜레스테롤 흡수를 조절하기도 한다. 톳과 모자반은 모두 갈조류로 후코잔틴이라는 갈색 색소가 함유돼 짙은 황갈색을 띠는 데다 모양도 비슷해 구분하기 어렵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줄기의 경우 톳은 원뿔 형태이며 모자반은 삼각형으로 차이를 보인다. 또 톳 잎이 모자반 잎보다 크고 둥그스름해 자세히 들여다보면 충분히 구별할 수 있다. 크게 자란 톳은 줄기가 억셀 수 있어 잔가지만 훑어낸다. 가지가 자란 반대 방향으로 훑으면 쉽다. 손으로 주물럭거려 보면 질긴 부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줄기라고 해서 다 버리지 말고 억센 부분만 떼어낸다. 손질을 마치면 커다란 냄비에 물을 팔팔 끓여 톳을 데친다. 톳은 끓는 물에 빠지자마자 청록색으로 예쁘게 변한다. 뭉치지 않게 휘휘 저어 골고루 녹색으로 변하면 바로 건져 찬물에 씻는다. 검붉은 물이 빠지며 점점 맑은 물만 남는다. 체에 밭쳐 물기를 빼두면 된다. 톳은 비린내나 짠물 맛이 연하다. 향도 은은하다. 초장에 찍거나 버무려도 좋지만 액젓이나 된장에 무쳐 먹어도 별미다. 톳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물기를 제거한다. 빨간 고추, 청양고추, 대파를 잘게 썰고 마늘을 다져 넣는다. 까나리나 멸치로 만든 맑은 액젓을 조금씩 부어 버무리면서 간을 본다. 설탕을 아주 조금 넣으면 감칠맛이 좋아지고 고춧가루를 살짝 곁들여도 좋다. 마지막으로 통깨를 듬뿍 뿌려 섞는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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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에 손가락이 뻣뻣하고 우울… 폐경기 증상 오해도[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아침이면 이유 없이 관절이 뻣뻣해 움직이기 힘들다가 한 시간 정도 지나면 풀리는 조조강직을 경험한다면 류머티즘 관절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자가면역질환인 류머티즘 관절염은 중년기 여성 환자가 많아 ‘엄마 질환’이라고도 불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여성이 19만5326명, 남성은 6만3391명이었다. 퇴행성 관절염과 혼동하기도 하는데 퇴행성 관절염은 노화로 인해 연골이 닳아 뼈와 뼈가 충돌해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반면 류머티즘 관절염은 여러 관절에 염증이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면역을 담당하는 림프구가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활막을 공격해 염증이 생겨 발생한다. 염증이 시작되면 활막이 부어오르고 주변 조직의 연골과 뼈를 녹이면서 관절이 파괴되고 기능 장애를 일으킨다. 통증, 피로감, 발열, 식욕 감퇴, 체중 감소와 피로감, 우울 증상까지 나타나 삶의 질이 심각하게 낮아진다. 많은 환자가 겨울에 통증이 심해진다고 호소한다. 날씨와 류머티즘 관절염의 통증 변화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밝혀진 것이 없다. 다만 겨울철 온도와 기압, 일조량 변화 등이 통증을 더 악화시키거나 심하게 느끼게 한다는 가설은 있다. 기압의 변화가 힘줄이나 근육 등 조직을 팽창시켜 통증을 악화시키는 데 영향을 주고 겨울철 줄어든 활동량이 통증의 민감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초기 증상이 폐경기에 나타나는 발열이나 우울증, 전신통증 등과 유사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따라 단순히 폐경기 증상이라고 넘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송란 강동경희대병원 류머티즘내과 교수는 “폐경기에 나타나는 호르몬과 골밀도 변화를 좀 더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의심할 수 있는 주요 증상은 △아침에 손가락이 뻣뻣해져서 주먹이 잘 쥐어지지 않고 움직이지 않는 조조강직이 한 시간 이상 지속된다 △손가락, 발가락, 손목, 팔꿈치, 어깨 등의 관절이 양측으로 붓고 아프다 △아픈 관절 주위가 붓고 뜨끈뜨끈한 열감이 느껴진다 등이다. 이 같은 증상을 느꼈다면 심해지기 전에 바로 병원을 찾아 검사받아야 한다. 초기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요법 등 비수술적인 방법으로도 증상 개선이 가능하다.예방을 위해서는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이미 진단받은 환자라면 관절 통증 개선을 위해 규칙적인 스트레칭이나 수영, 걷기, 자전거 타기 등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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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는 코로나 치료제, 바이러스 증식 억제해 사망 가능성 89% 낮춘다”

    20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3만3844명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은 고령층에서 높게 나타난다. 국내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3만3000명 중 60세 이상은 3만1000명으로 93.7%를 차지한다. 세계보건기구는 입원 위험이 큰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치료 옵션으로 먹는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를 권고하고 있다. 국내도 코로나19 먹는 치료제는 팍스로비드를 우선 처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정희진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에게 코로나19 경구 치료제에 관해 물었다. ―대한항균요법학회에서 최근 팍스로비드 사용에 관한 지침을 발표했다. 발표 배경이 있나? “새로운 감염병을 극복할 수 있는 의료적 방법은 ‘백신과 치료제’다. 코로나19 변이가 지속해서 등장하고 있지만 백신과 치료제라는 가장 중요한 무기가 우리에게 이미 있다. 그동안 치료 옵션도 다양해졌다. 코로나19 치료제 중 하나인 팍스로비드는 도입 초기에 병용금기 약물이 있어 많이 사용되지 못했다. 이에 학회는 팍스로비드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알려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의료진이 팍스로비드를 처방할 때 주의가 필요한 환자를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더불어 치료제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 지침을 발표하게 됐다.” ―팍스로비드는 어떤 환자에게 처방되나?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확진자라면 무료로 처방받을 수 있다. 팍스로비드는 코로나19로 확진된 환자 중에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큰 경증과 중등증 성인과 소아(12세 이상·체중 40kg 이상) 환자의 치료에서 긴급 사용승인을 받았다. 구체적으로는 60세 이상, 12세 이상의 기저질환자나 면역저하자라면 모두 처방 대상이다. 다만 코로나19에 감염됐더라도 증상이 없다면 처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감기에 걸렸을 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대증 치료제와 어떻게 다른가? “대증 치료는 열이 나면 해열제를 사용하는 것과 같이 증상에 따라 대응하는 치료법이다. 반면 팍스로비드는 코로나19 치료제다. 코로나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함으로써 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준다. 당연히 사망률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중증화를 막는 것이 일차적인 목적이기 때문에 병이 진행되기 전에 사용해야 한다. 팍스로비드는 5일 동안 하루 2번 복용한다. 증상이 나아졌다고 해서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팍스로비드의 병용금기 약을 먹고 있는 기저질환자에게 치료제 5일 복용은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실제 진료 현장에서 병용금기 성분 때문에 처방하지 못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팍스로비드 병용금기 약은 주로 항혈소판제, 고지혈증 치료제 등이다. 먼저 환자가 이러한 성분의 약을 복용 중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약을 복용 중이라고 해서 모두 팍스로비드를 복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팍스로비드를 복용하는 동안 잠시 중단해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약들이다. 중단이 어려운 약이라면 상대적으로 효과는 낮지만 다른 치료제로 대체할 수 있다.” ―팍스로비드를 복용할 경우 중증으로 진행될 확률을 얼마나 낮출 수 있나? “임상시험 결과 코로나19 확진 이후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큰 18세 이상 성인이 증상이 나타나고 3일 이내에 팍스로비드를 복용하면 위약을 복용한 확진자에 비해 입원 또는 원인과 관계없는 사망 가능성이 8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히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는 새로운 변이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팍스로비드가 이런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을까? “팍스로비드의 임상시험은 코로나 델타 변이가 유행하던 시기에 백신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따라서 백신 접종자와 오미크론 변이에도 같은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현재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1 및 BA. 4.5까지 유행 양상이 변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백신을 접종한 오미크론 유행 시기의 자료를 보면 임상시험과 거의 유사한 결과가 나오고 있어 팍스로비드가 변이에도 중증화율과 사망률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가 더 진행돼야 하겠지만 팍스로비드의 작용 기전을 봐도 바이러스 변이에 크게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팍스로비드 부작용이라고 하면 어떤 것이 있나? “주로 위장장애, 설사 등이 많이 나타나는데 이는 항바이러스제의 공통적인 부작용 중 하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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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선량 방사선 이용한 알츠하이머 임상자 모집

    강동경희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정원규 교수팀이 진행 중인 ‘저선량 방사선 이용 알츠하이머병 치료 유효성 평가를 위한 2상 임상 연구’ 과제가 진행 중이다. 임상시험 등록 환자 모집 목표는 총 60명이며 군 모집은 대조군, 실험군 1, 2로 세 군에 각각 20명이다. 군 배정은 무작위 난수표로 정해진다. 현재 등록된 환자는 20명이며 방사선 치료 후 1개월 이상 추적 외래 관찰 중인 등록자는 17명이다. 현재까지는 이들 중 특별한 부작용을 호소한 참여자는 없다. 임상 연구 대상은 만 60세에서 85세로, 남녀 관계없이 치매 진단을 받고 3개월 이상 치매약을 복용 중인 환자다. 치매 단계는 한국형 인지 기능검사(K-MMSE) 13에서 24점, 임상 치매 척도(CDR) 0.5 또는 1점 구간으로 비교적 치매 초기에 해당한다. 저선량 방사선 치매 치료기전은 ‘뇌 속에만 있는 미세아교세포의 형질을 조절해 신경 재생, 시냅스 가소성 증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감소 등을 유도하여 환자들의 인지 기능을 상승 또는 유지해준다’라는 것이다. 이는 수년에 걸쳐 연구자들이 경험한 전임상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저선량 방사선 치료와 기존 또는 새로운 약물을 병합 치료 시에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뇌를 싸고 있는 혈액뇌장벽(blood-brain barrier·BBB)으로 인해 뇌 안으로 충분한 약의 전달이 어렵지만 저선량 방사선 치료를 동시에 한다면 이 장벽이 열려 뇌 안으로 약물 전달 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임상 연구 결과는 내년 상반기에 나올 예정이다. 연구진이 기대하는 연구 결과는 실제 치료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저선량 방사선 치료를 시행한 실험군에 속한 환자가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인지 기능 상승이나 인지 기능 유지가 확인되는 것. 또한 부작용이 실험군에서 발생했을 때 저선량 방사선 치료에 의한 것이라고 판정되는 경우가 5% 이상 나오지 않는 것이다. 현재까지도 뚜렷한 해법이 없는 치매 치료에서 연구자가 기대하는 결과가 나온다면 치매 치료에 있어 획기적인 치료 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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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감염율 23%… 백신 접종 꼭 해야할까

    최근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연 1, 2회 정기적으로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밝혔다. 향후 엔데믹(풍토병화) 전환 시 코로나19 백신을 독감 백신처럼 맞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신규 확진자는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지만 사망자는 여전히 상당수 발생하고 있다. 2월 한 주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는 213명, 입원자 수는 540명으로 인플루엔자 연평균 사망자 수인 532∼913명보다 높다. 과거 코로나19에 확진된 경험이 있다고 해서 안심할 수도 없다. 재감염 추정 비율은 지속해서 증가해 신규 확진자 중 23.03%가 재감염으로 확인됐다. 재감염 시에는 위험률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재향 군인 시스템에 등록된 530만 명 이상의 건강기록을 토대로 이뤄진 연구 결과, 코로나 재감염 시 사망률 2.17배, 입원율(중증화율)은 3.3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중증화율과 치명률을 낮추기 위해서도 코로나 백신 접종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겨울철 백신 접종에 사용되는 2가 백신의 효과 분석 결과, 접종을 완료하면 확진되더라도 미접종자보다 중증 진행 위험이 92.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가 백신이 특히 고령층에 효과가 있다는 데이터도 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병원에 입원한 65세 이상 환자가 2가 백신을 접종하면 1가 백신 접종에 비해 입원 예방 효과가 73% 높아졌다. 60대 이상 노인층에서는 교차 접종이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도 있다. 한 연구에서는 60세 이상에서 기초접종과 추가 접종을 화이자 백신으로 완료한 군보다 기초 접종을 화이자 백신으로 완료한 후, 모더나 백신으로 접종한 군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유의하게 높은 결합 항체 수준과 면역 글로불린 G, 기억 B세포 반응을 나타냈다. 겨울철 접종에서 사용되는 백신은 코로나19 원형 바이러스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를 추가해 업그레이드한 2가 백신이다. 현재 모더나와 화이자의 BA.1, BA.4/5 대응 백신 등 4종이 있다. 전문가들은 추가 접종을 이미 하였거나 코로나19에 걸렸더라도 수개월이 지나면 항체가 감소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재 겨울철 2가 백신 접종은 코로나19에 걸리거나 기존 백신을 맞은 뒤 3개월이 지났다면 접종이 가능하다. 지 청장은 “백신 접종은 부작용보다 이익이 더 크며 가장 중요한 공중보건 수단”이라며 “고위험군은 추가 접종에 반드시 참여해 일상 회복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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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계 소식]음식 씹기 어려운 노인, 노쇠 위험 약 2.7배 높아

    일반적인 노화보다 급격히 신체 기능이 허약해져 장애나 입원 가능성이 커진 상태를 ‘노쇠’라고 한다. 생활 습관이 불규칙적이거나 질병, 복용이 관리되지 않고 신체 활동이 떨어지면 노쇠 위험이 커진다. 최근 구강 건강도 노쇠와 큰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빛고을 전남대병원 노년내과 강민구 교수팀은 65세 이상 노인 3018명의 노쇠 정도와 음식을 씹는 저작 기능을 분석한 결과 음식을 씹기 어려운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노쇠 비율이 약 2.68배 높은 것을 확인했다. 씹는 기능이 떨어지는 노인은 정상 노인보다 치주질환이 많고 치아 개수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구강 건강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면 노년기 노쇠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65세 이상 노인 3018명을 대상으로 노쇠 정도와 씹는 기능을 조사했다. 씹는 기능은 음식을 씹는 데 어려움이 있는지를 설문 조사를 했다. 노쇠 여부는 노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36가지 항목 중 현재 해당되는 항목의 비율로 계산했다. 노쇠에 영향을 주는 항목으로는 △천식, 당뇨병, 뇌졸중 등 동반질환 △운동 능력, 사회활동 제한, 난청 등 기능적 평가 △우울, 체중 감소, 스트레스 등 노쇠 징후와 증상 등이 포함됐다. 전체 조사 노인 중 노쇠하지 않은 건강한 집단은 1222명, 노쇠 전 집단은 1014명, 노쇠 집단은 782명으로 분류됐다. 집단별 씹는 기능을 확인하면 건강한 집단의 365명(29.9%), 전 노쇠 집단의 426명(42%), 노쇠 집단의 465명(59.5%)이 씹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이를 비교집단 간 나이와 성별, 체질량 지수, 각종 질병 등이 유사하도록 수치를 바로잡아 분석한 결과 저작 어려움을 호소하는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노쇠 집단에서 약 2.68배, 전 노쇠 집단에서 1.4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저작 어려움과 연관된 요인들도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치주질환이 있으면 음식 씹는 어려움이 약 1.29배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사랑니나 충치 치아를 제외한 건강한 영구치가 1개 감소할수록 음식을 씹는 기능이 3%씩 감소했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음식을 씹는 능력이 영양 섭취와 식단 선택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노년기의 전신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라며 “평소 구강 검진을 통해 치아 상태를 건강하게 관리하고 이미 음식을 씹는 데 어려움이 있는 노인의 경우 고령친화 식품이나 보충제 등을 통해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노년임상중재’에 실렸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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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성유전체 시계로 노화 정도 알려주는 ‘KAI’

    후성 유전체 시계(epigenetic clock)를 이용해 노화 정도와 향후 진행될 속도를 예측하는 연구가 한국에서 본격화됐다.유전체 진단 전문기업인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대표 박희경)는 13일 2023 한국바이오칩학회 동계심포지엄에서 ‘정밀의학을 위한 유전체 및 후성 유전체 기반 전략’을 주제로 한국인의 노화 속도와 건강관리 효과를 측정하는 ‘K-AgingIndex™’(KAI™)를 선보였다.KAI는 후성 유전체 시계로 한국인 1만5000개의 생물학적 검체에서 도출한 후성 유전체 정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딥러닝을 통해 노화 정도를 평가하고 생활 습관 변화가 노화 속도 지연과 건강증진에 이바지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 돼 있다.후성 유전체 시계는 게놈의 여러 다른 염색체와 유전자에서 DNA 메틸화(methylation) 수준을 측정해 나이를 예측하는 수학적 모델이다.DNA 메틸화는 메틸기가 DNA 분자에 화학적 공유결합한 것으로 DNA 기저 염기서열을 바꾸지 않고도 유전자의 기능을 수정할 수 있다. DNA 메틸화는 누적된 생활 습관과 환경의 요인에 의해 진행된다. 안정적인 유전자 표현형으로 변화시키기 때문에 암 같은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고 거꾸로 질병 발생을 막을 수도 있다. 후성유전학 시계는 DNA 메틸화를 비롯한 여러 바이오마커를 정상인과 비교·분석해 과거 시점과의 추적 분석을 통해 세포, 조직, 장기의 나이를 추정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박희경 대표는 “시선바이오는 2019년부터 유력한 후성 유전체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라며 “이 과정에서 확립된 진단 기술을 활용해 질병의 조기진단, 치료 예후 예측, 건강 상태, 노화 가속 등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는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KAI가 만들어졌다”라고 말했다.KAI에는 405개의 노화 관련 후성 유전체 바이오마커가 담겨 있다. 이 중 341개는 이미 기존 연구를 통해 확립된 것이다. 64개는 시선바이오가 자체 발굴했다.KAI 바이오마커는 현재의 건강 상태 지표를 말해준다. KAI가 예측한 나이가 법적 나이보다 많게 산출되면 노화 진행 속도가 빠르고 반대로 적게 나오면 건강관리가 잘 돼 노화 진행 속도가 느리다고 판단할 수 있다.시선바이오가 선정한 바이오마커의 다양성과 노화 예측 정확도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해외에서도 개발이 활발하다. 미국의 자이모리서치는 타액 표본을 이용한 DNA 메틸화 분석 기술을 개발해 현재 노화 속도를 예측하는 myDNAge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에벌리웰(EverlyWell)도 비슷한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후성유전학 시계를 활용해 현재의 건강 상태, 질병 발생 가능성, 치료 결과의 예측 등을 확인해주고 개인 맞춤형 운동치료, 식이요법, 명상, 의료서비스, 건강기능식품 등 건강관리 제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NAD 클리닉과 40개국에 1만여명의 의사 회원을 두고 있는 영양유전체학 전문기업인 영국의 뉴트리제노믹스(Nutrigenomix) 등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시선바이오는 DNA를 추출·치환·고정하는 화학물질로 바이 설파이트(Bisulfite)를 쓰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이 물질을 쓰지 않는 전(前) 처리 과정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기존 바이설파이트 전처리는 DNA 가 손상되고 정확도와 재현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독자적으로 개발한 Epi-sPNA는 안정성이 높은 PNA(인조 DNA)에 메틸화된 C(시토신)와 선택적인 소수성 결합을 하는 특수 작용기를 붙인 것으로 가장 흔하게 DNA 메틸레이션이 일어나는 C-G(시토신-구아닌)간 서열에서 얼마나 많은 메틸화가 이뤄졌는지를 확연하게 보여준다. 회사는 작년 5월부터 서울대 의대와 연구협약을 맺고 후성 유전체 기반 정밀 의료 구축을 위한 초기 연구를 진행 중이다. 다중 암 진단 및 약물 반응성 예측 검사법(Epi-TOP MPP Assay Panel)과 린치 증후군 고위험군 선별검사법(Epi-TOP mMLH1 detection kit) 등 후성 유전체 기반 진단법도 한창 개발 중이다. 뇌종양의 일종인 교모세포종에 항암제인 테모졸로미드가 환자에게 적합한지 미리 판단해주는 ‘Epi-TOP mMGMT Detection Kit’는 2021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체외 진단 3등급 허가받았다. 홍은심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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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장암 예후 알 수 있는 새 지표 발견됐다

    대장암 환자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바이오마커가 제시됐다. 혈액 내 단백질 성분인 알부민과 근지방 지수(SMD)가 낮을수록 대장암 환자의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강남세브란스병원(병원장 송영구) 대장항문외과 강정현 교수팀은 대장암의 새로운 예후인자로 AMG(Albumin-Myosteatosis Guage, 알부민-근지방 지수)를 제시하는 논문을 발표했다.대장암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암에 의한 염증성 반응은 면역 조절 인자인 사이토카인을 분비한다. 이 사이토카인은 근육에 지방이 쌓이는 근지방증을 유발하거나 간내 알부민 생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근지방증과 알부민 수치가 낮을 경우 환자가 정상적인 식사를 하더라도 이를 몸에서 이용하지 못하고 대부분 종양에 뺏기는 ‘악액질’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알부민 수치는 환자의 영양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로 쓰인다.그간 알부민 수치는 대장암의 예후 인자로 거론돼왔다. 근육에 지방이 쌓여 질 좋은 근육의 비율이나 알부민 수치가 낮을 경우 암의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두 가지 인자를 모두 반영해 예후를 살필 수 있는 산술적 지표는 존재하지 않았다.연구팀은 근지방 지수와 알부민 수치를 동시에 반영하는 새로운 지표인 *AMG=혈청 알부민(g/dL) x 골격근 방사선 밀도(SMD)라는 새로운 지표를 고안해냈다. 지표의 실효성을 증명하기 위해 2006년 7월부터 2014년 2월까지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대장암 1기에서 3기로 수술을 시행받은 환자 중 수술 전 CT검사에서 근지방증 및 알부민에 대한 평가가 가능한 환자 90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했다.연구팀은 환자별로 AMG를 산출해 AMG 수치에 따라 남성과 여성을 네 그룹으로 구분했다. 남성의 경우 158.6, 189.9, 218.5를 기준으로 네 그룹으로 나눴고 여성의 경우 138.4, 174,0, 200.5를 기준으로 네 그룹으로 나눴다. 그리고 이것을 합하여 G1-G4의 네가지 그룹으로 설정한 뒤 그룹별 환자 예후를 분석했다.그 결과 AMG 값이 가장 낮은 그룹인 G1의 5년 생존율은 73.4%로 다른 그룹에 비해서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하게 생존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G2와 G3의 생존율은 각각 86.2%, 91.1%였으며 AMG 값이 가장 높은 그룹인 G4의 5년 생존율은 95.5%로 가장 높았다.(P<0.0001)강정현 교수는 “대장암 환자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로서 AMG의 유용성을 확인한 연구”라며 “AMG는 대장암 환자의 악액질 위험과 영양 상태를 반영하는 새로운 예후 바이오마커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술 전 알부민-근 지방 지수를 측정해 환자의 예후를 예측한다면 수술 후 항암치료 여부를 결정하거나 추적관찰 시기를 유연하게 조절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이번 연구는 ‘대장암에서 새로운 예후인자로써 albumin-myosteatosis gauge의 유용성 확인’이라는 제목으로 국제 노인병학 저널인 ‘J Cachexia Sarcopenia Muscle(IF=12.063)’에 게재됐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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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기장 사용하는 ‘경두개 자기 자극’으로 이명 치료한다

    ‘경두개 자기 자극치료(TMS)’는 뇌 질환 치료에 자기장 에너지를 사용하는 치료다. 전전두엽 부위를 자극해 세로토닌과 도파민 분비를 증가시켜 우울증을 개선한다. 수술이나 마취할 필요가 없어 시술 후 일상생활이 바로 가능하다. 대전 좋은날신경과의원은 연간 1300건 이상의 TMS 치료를 하고 있다. 김성보 좋은날신경과의원 대표원장의 도움으로 TMS 치료법에 대해 알아봤다.-TMS는 주로 우울증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는데 신경과에서는 어떤 질환에 사용되나? “TMS 치료는 우울증뿐만 아니라 이명, 불면증, 강박장애, 만성두통, 편두통, 공황장애, 뇌 흐림 등 다양한 뇌 질환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고빈도로 뇌를 자극하면 뇌세포의 흥분도가 증가하고 저빈도의 자극은 뇌세포를 안정시킨다. TMS 치료가 우울증에 효과가 있는 이유는 우울증 환자에서 전전두엽의 기능 이상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TMS를 통해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 다른 뇌 질환도 마찬가지다. 개인별, 증상별로 원인이 되는 뇌의 병소 위치와 정도는 모두 다르다. 정량뇌파검사를 통해 문제가 있는 부분과 뇌 기능 활성도의 이상을 파악하고 개인별 맞춤 TMS 치료를 통해 뇌 기능을 안정시킨다면 다른 뇌 질환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신경과 환자 중에 TMS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이명은 TMS 치료가 꼭 필요한 경우가 많다. 치료 결과도 좋은 편이다. 실제로 이명으로 5년 동안 여러 병원에서 약물치료를 받았지만, 치료가 어려웠던 환자가 주 2회 TMS 치료를 받고 2달 뒤 이상 부위의 완전한 호전을 보였다. 이명은 귀 자체의 문제보다 뇌의 기능적 변화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음식을 먹고 똑같이 생활하는 두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두 사람은 영상 검사, 혈액검사 등이 모두 정상이다. 한 사람은 귀에서 ‘삐’ 소리가 나는 이명이 있고 일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또 멍하게 아무 생각이 없는 시간도 많다. 같은 TV 프로그램을 봐도 한 사람은 즐겁게 봤지만 다른 사람은 우울하고 슬픔을 느낄 수 있다. 이런 개인별 차이는 우리가 살면서 느끼고 접하는 여러 정보를 뇌에서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일의 능률을 떨어트리고 삶에 방해가 된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TMS 치료를 받으면 좋은 환자가 있나? “약물 치료나 다양한 시도에도 치료 효과가 없었던 환자들에게 TMS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 큰 환자나 임산부, 수험생도 TMS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 -TMS는 코일을 머리에 밀착해서 받는 치료 방법이다. 정확하게 자기장이 뇌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은데… “TMS 치료는 코일이 머리에 밀착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기존 TMS 장비는 시술 시 환자가 머리를 살짝만 움직여 코일이 1mm 이상 떨어지게 되면 40%의 치료 효과가 감소하고 4mm 이상 떨어지게 되면 98%의 치료 효과가 감소하는 단점이 있었다. 에너지양이 얼마나 전달됐는지 확인할 수가 없어서 TMS 자기장이 환자에게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뉴로스타 TMS는 특허를 취득한 접촉 센서 센스타 트리트먼트기능으로 환자 머리와 코일의 접촉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다. 코일이 정확한 표적 지점에 있었을 때나 코일의 위치가 조금이라도 벗어났을 때를 알 수 있어 정확한 시술을 하는 데 도움을 준다. 환자에게 전달되는 에너지양을 추적하고 환자의 움직임으로 센서가 떨어질 경우 이탈한 시간이 자동으로 기록돼 놓친 치료량을 추적, 보강할 수 있다.”- TMS 치료 시 주의할 점이 있다면?“TMS 시술은 지속해서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뉴로 스타 TMS는 3가지의 치료 프로토콜을 제공해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 선택폭이 넓은 것이 특징이다. 37분, 19분 치로 프로토콜 외에도 3분 치료 프로토콜이 탑재된 4세대 뉴로스타 TMS는 바쁜 직장인에게도 좋은 치료 대안이 되고 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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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진자 줄었지만 고령층 치명률 여전…WHO, 고위험군 백신 접종 당부

    지난달 30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국제적 공중 보건 비상사태(PHEIC)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패닉에 빠졌다가 시간이 지나면 방임 상태가 돼 버리는 악순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며 코로나19에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각 회원국에 방역에 관한 임시 권고사항을 별도로 내놨다. 3년간 유지해온 경계 태세를 계속 이어간다는 메시지만으로는 이미 느슨해진 각국의 방역 태세를 개선하기 어렵다고 보고 구체적인 주문 사항을 제시한 것이다.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우선 백신 접종률을 높은 수준에서 유지할것을 권고했다. WHO 내 ‘백신 접종을 위한 전문가 자문그룹(SAGE)’이 세워 놓은 기준에 따라 우선순위가 높은 접종 대상자를 100% 접종완료 상태로 만들어놓아야 한다고 했다. SAGE는 진료 현장의 의료 종사자, 고령층, 질병 등으로 사망 위험이 높은 사람 등을 우선순위가 높은 대상자로 꼽는다. 아울러 평생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통합할 계획을 세울 것을 주문했다. 이를 통해 정기적으로 접종 데이터를 수집하고 보고할 것도 요청했다.국내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3일월요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5174명으로 전 주(5850명) 대비 676명줄었다. 하지만 고령층과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의 치명률은 여전히 높다. 코로나19 사망자의 90%는 60세 이상 고령층이다. 요양병원의 재감염률도 53.28%다. 재감염 시 첫 감염 보다 사망 위험은 약 2배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병관리청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최근 4주간 코로나 백신 효과를 분석한 결과, 2가 백신 접종 완료 후확진이 되더라도 미접종자에 비해 중증 진행 위험이 92.7% 감소됐다고 밝혔다. 미접종자 확진군의 중증화율은 2가백신 접종 완료 후 확진군에 비해 13.7배, 4차접종 완료 후 확진군에 비해 8배가 높았다.동절기 백신 접종에 사용되고 있는 2가 백신은 BA.1과 BA.4/5 기반의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이다. 특히 모더나 백신이 면역저하자의 입원율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이식환자나 암환자, 면역결핍환자 등 면역저하자 약 12만 명을 대상으로 mRNA 백신의 효과를 비교한 결과 모더나 백신이화이자 백신에 비해 입원과 외래 방문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입원률 비교에서 모더나 백신을 맞은 경우 천명 당 3.66명, 화이자 백신을 맞은 경우 4.68명이 코로나19로 입원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더나의 오미크론 BA.1과 BA.4/5 기반 2가 백신 임상결과, 기존 모더나 1가 백신 대비 오미크론 하위 변이체BA.4와 BA.5 변이에 대해서는 더욱 강력한 중화항체반응을 만들어냈다. 해당 결과는 65세 이상 참가자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코로나19는 여전히 위험한 질병”이라며 “60대 이상 확진자 1000명 중 3명, 80대 이상 확진자 100명 중 1명은 사망한다”며 “특히 고령자에게는 독감보다 훨씬 더 위험한 병임을 부인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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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 트인 태백산서 스트레스 날리고 물닭갈비로 마음까지 채워요

    2023년 제야의 종소리가 울리고 두 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뤄졌던 겨울 축제와 행사가 순서를 다투며 열렸다. 하지만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다 보니 시간의 흐름도 계절의 변화도 둔감해지기 마련이다. 입춘이 지났는데 눈다운 눈 한 번 못 보고, 여행다운 여행 한 번 하지 못한 사람이 많다. 코로나19로 만끽하지 못했던 겨울왕국이 그리울 만도 하다. 이러다 진짜 봄이라도 오면 낭패다. 더 늦기 전에 이두용 여행작가(사진)와 함께 태백여행을 떠나보자. 여행은 일단 떠나면 절반은 성공한 거니까.도시의 묵은 때, 산의 정기로 씻자 겨울 여행지로 태백시를 추천하는 이유는 단연 태백산에 있다. ‘눈꽃 산행’으로도 부르는 겨울 설 산행지로 태백산만 한 곳이 없다. 덕유산이나 소백산, 설악산 등 설경이 아름다운 산은 여럿이지만 한반도의 척추 역할을 하는 태백산맥의 정기와 청정 강원도의 맑은 공기는 다른 곳에 비할 바가 아니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눈길을 오르다 보면 자연스레 땀이 난다. 이 맛에 겨울에도 산을 찾는 이가 많다. 저질 체력이라면 난이도를 조절해 코스를 선택해도 좋다. 산행할 땐 계절에 맞는 등산복과 등산화는 필수. 겨울 산행 장비인 아이젠이나 스패츠 등도 반드시 챙겨야 한다. 보온병과 행동식도 챙기자. 물은 배낭에 넣어도 얼 수 있다. 등산 경험이 많은 동행도 필요하다. 등산로를 따라 한참 오르다 보면 하늘이 열리면서 사방으로 눈 덮인 능선이 켜켜이 드러난다. 상고대가 감싼 나뭇가지들이 화려한 조각처럼 아름답다. 태백산엔 설경과 어우러진 주목군락이 볼거리다. 살아서 1000년, 죽어서 1000년을 산다는 주목들이 눈에 뒤덮여 비현실적인 풍광을 만들어낸다. 실제로 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절경이다. 회색 빌딩 숲 도시에서 가져온 일상의 스트레스는 태백산 눈밭에 버려두고 오자. 계절과 자연이 선물한 추억은 태백을 떠올릴 때마다 미소 짓게 할 것이다.산양과 뛰어놀며 동심으로 돌아가자 푸른 초원의 언덕을 유유히 걷는 양들의 행렬. 이 정도만 얘기해도 열에 아홉은 ‘대관령 양떼목장’을 떠올릴 것이다. 이래서 이미지가 중요하다. 사실 국내엔 양떼목장이란 이름을 걸고 시설을 운영하는 곳이 의외로 많다. 북슬북슬하고 하얀 털의 양들이 초원을 떼 지어 다니는 모습은 평화로움의 상징과도 같다. 태백에도 양을 볼 수 있는 목장이 있다. 다만 우리가 알고 있는 양이 아니라 털이 없는 염소과 동물이다. 젖 생산을 목적으로 사육된 동물인데 일반 양보다 사람을 잘 따라서 먹이를 주면 멀리 있던 녀석들까지 우르르 몰려든다. 겨울엔 눈으로 덮인 언덕 위를 새하얀 산양들이 뛰어다니는 걸 볼 수 있는데 양떼목장에서 보던 풍경과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산양목장도 국내에 여럿인데 능선이 이어진 언덕에서 양을 방목하는 곳은 이곳이 으뜸이다. 심지어 언덕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태백 시내 풍경도 장쾌하다. 말 그대로 ‘정상뷰 맛집’이다. 목장 입구에서 운영하는 카페에 들르면 산양유도 맛볼 수 있다. 황부자 전설이 깃든 낙동강 발원지 우리나라에서 압록강과 두만강 다음으로 길고 남한에서는 가장 긴 낙동강. 이곳의 발원지가 태백의 중심가에 있다. 바로 황지연못이다. 해발 700m로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연못이기도 한 이곳은 둘레가 100m에 이르는 상지와 그 밑으로 중지, 하지로 연결돼 있는데 인공연못처럼 보일 정도로 정비가 잘돼 있지만 하루에 5000t의 물이 솟아 나오는 대단한 곳이다. 예부터 나라에 가뭄이 와도 절대 물이 마르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태백에서 가장 번화한 곳에 있는 데다 공원으로 조성돼 찾기도 쉽고 쉬어 가기에도 좋지만 이곳을 추천하는 이유는 재미있는 전설도 한몫한다. 먼 옛날 이곳에 살던 황부자가 집으로 시주하러 온 노승에게 쌀 대신 쇠똥을 주었는데 이것을 본 며느리가 쌀 한 되를 시주하고 노승에게 사과했다. 그러자 노승은 황부자의 집은 곧 망할 것이니 자신을 따라오라고 하며 뒤를 절대로 돌아보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하지만 노승을 따르던 며느리는 큰 소리를 듣고 뒤를 돌아보았고 그 자리에서 돌이 됐다고 전해진다. 전설과 관련해 황지연못 광장 가운데 며느리 석상이 세워져 있다. 인근에도 황부자와 며느리에 관한 다양한 그림과 캐릭터가 있어서 돌아보며 이야기와 함께 즐길 수 있다. 연못 최상단인 상지에는 황부자 동상과 쇠똥을 건넨 바가지, 며느리 동상과 쌀을 건넨 바가지가 연못 한가운데 설치돼 다리를 지나다가 바가지 안쪽으로 동전을 던질 수 있게 해놨다. 이곳에서 모인 동전은 매년 태백시가 이웃돕기 성금으로 사용한다. 코로나19 중에도 모금액이 점점 늘어 2022년엔 500여만 원이 모였다고 한다. 태백에 왔으면 ‘물닭갈비’는 먹고 가야지 닭갈비가 흔한 음식이 된 지도 오래다. 그런데 원조 닭갈비에 관해서 물어보면 대부분은 일본식 철판구이로 닭고기와 떡, 양배추와 당면, 깻잎 등을 볶아서 먹는 음식을 얘기한다. 사실 우리가 먹는 닭갈비는 최초와는 다르다. 춘천 닭갈비는 원래 연탄불에 양념에 재운 닭의 갈빗살을 구워 먹는 요리였다. 이후 조리하기도 먹기도 좋게 변화하면서 지금의 닭갈비 요리가 전국으로 퍼지며 더 유명해졌다. 닭갈비는 태백의 명물이기도 하다. 들어는 봤는가. 물닭갈비. 의외로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얼핏 보면 닭볶음탕과 흡사해 먹어봤어도 모를 수 있다. 과거 탄광에서 일하던 광부들이 고기는 먹고 싶은데 소고기는 비싸서 국물과 함께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찾다가 물닭갈비가 생겨났다고 한다. 고추장으로 간을 낸 국물에 닭고기와 떡, 당면 등을 넣어 끓이는데 닭볶음탕과 닮았지만 묘하게 구분되는 맛이 있다. 요즘은 겨울엔 냉이를 듬뿍 넣고 다른 계절엔 깻잎을 넣어 감칠맛을 낸다. 춘천닭갈비와 태백물닭갈비의 공통점이 있는데 다 먹은 뒤엔 밥을 볶아 먹는다는 것이다. 마지막 한 수저까지 맛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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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먹거리]철분과 타우린이 듬뿍…빈혈-심혈관 질환 예방에 탁월한 효과

    바지락은 백합과에 속하는 연체동물이다. ‘바지라기’라고도 불리는 바지락은 특유의 단맛과 깔끔한 담백함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조개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바지락을 ‘포문합(布紋蛤)’으로 기록하고 있다. 뜻을 보면 바지락 패각 표면에 나 있는 방사맥과 성장맥이 교차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다른 이름으로는 ‘반질악(盤質岳)’이다. 단어의 뜻과 바지락의 생김새와는 크게 관련이 없어 보인다. 다만 음으로 보면 반질악이 지금의 바지락 어원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 밖에 반지락, 배도래기, 빤지락, 소합, 바지래기, 개발이, 입조개, 방어조개 등 여러 방언 중에서 바지락과 유사한 음을 지닌 이름이 많아 현재의 바지락은 방언에서 유래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바지락은 살이 통통하게 오르면 쫄깃쫄깃하고 감칠맛을 풍기는데 조개 중 가장 시원한 맛을 지니고 있어 국물 요리에 많이 사용된다. 바지락에 함유된 철분은 헤모글로빈의 구성 성분이 되고 비타민 B12는 헤모글로빈이 합성되는 것을 돕는 조효소 역할을 한다. 따라서 빈혈 예방에 탁월한 식재료다. 간 기능을 강화하는 효능도 있다. 단백질 함량이 100g에 12g으로 계란과 비슷하고 두부(8g)보다 많다. 필수 아미노산인 메사이오닌도 풍부해 근육을 형성하는 단백질이 잘 합성되도록 돕는다. 타우린은 간 기능을 정상화하는 효과와 콜레스테롤, 혈압을 낮추는 효능이 있다. 따라서 동맥경화를 비롯한 심혈관 질환,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타우린은 물에 잘 녹는 수용성이기 때문에 국물 요리(탕,국,찌개)로 끓여 먹는 것이 섭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생식 기능과 성욕을 유지하고 향상시켜 주는 아연도 풍부하다. 100g당 7mg으로 굴(13mg)보단 적지만 소고기(5mg)보다 많다. 이는 남성의 정자 생성을 촉진하고 전립샘염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연은 백혈구 활동을 도와 면역력을 강화시킨다. 항산화 성분인 셀레늄도 100g에 41㎍(마이크로그램)으로 하루 권장량에 맞먹을 정도로 풍부하다. 연구에 따르면 셀레늄의 항산화 기능은 비타민E의 2000배에 이른다. 관절염 예방에 효능이 있다는 임상 연구도 있다. 바지락은 껍데기가 두껍고 볼록한 것이 좋다. 껍데기 색은 갈색에 푸르스름한 빛이 나는 것이 신선한 바지락이다. 해감을 할 때에는 바닥이 평평하고 넓은 그릇에 바지락과 찬 소금물(물 1L에 소금 30g 정도)을 넣고 2∼3시간 놔두면 된다. 해감 전 바지락을 손으로 만졌을 때 입을 벌린 채로 있거나 소금물에 담그거나 익혀도 입을 벌리지 않는 경우에는 죽은 것이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바지락은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평소 체질이 찬 사람은 바지락을 너무 많이 섭취할 경우 복통이나 설사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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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속 미생물 분석해 특정 질환 진단을[바이오헬스케어소식]

    글로벌 유전체 분석 기업 마크로젠(대표 김창훈)이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건강정보 제공 방법 및 분석장치’에 관한 국내 특허를 취득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특허는 몸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과 그 유전체 정보를 의미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해 특정 질환을 진단하거나 위험도 또는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분석장치에 대한 기술이다. 장내 미생물은 비만,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 감염질환, 자기면역질환과 연관된다고 알려져 있다. 마크로젠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의 유전체 정보를 분석해 인간의 복합 형질과의 연관성을 찾기 위해 장내 생태계를 반영하는 미생물 무리의 특성을 기준으로 특정질환과 같은 복합형질을 예측하는 분석장치를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특허를 받은 분석장치는 사용자의 장, 구강, 피부 등에서 채취한 미생물 무리 샘플에서 메타지놈(metagenome·생물 다양성 확인용 군집유전체 분석)으로 미생물 무리의 유전체 데이터를 획득한다. 이를 통해 미생물 무리 샘플에서 각각의 미생물이 어떤 비율로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지 구성정보를 확인한다. 미생물 유전정보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사전 학습된 기계학습모델에 사용자의 나이, 성별, 샘플의 미생물 구성 비율을 입력하면 특정 질환에 대한 정확도 높은 진단과 예측이 가능하다. 마크로젠 연구팀 김인선 박사는 “이번 특허 기술은 미생물 건강정보를 숫자로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사용자들이 자신의 생체 미생물 환경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어 현재 건강 상태 파악은 물론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건강 관리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로젠은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내 유수 의료기관 협업을 통해 신상품을 개발하는 등 마이크로바이옴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김창훈 마크로젠 대표는 “사람의 장과 피부, 구강, 질 등에서 비교적 쉽게 수집할 수 있는 마이크로바이옴은 건강과 관련된 많은 지표를 담고 있다”며 “이번 특허를 기반으로 연내에 맞춤형 솔루션 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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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2가지 건강 상태 분석해 몸에 딱 맞는 영양 조합 알려드려요”[바이오헬스케어로그인]

    그동안 영양제를 포함한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사용자의 건강 상태와 관계없이 기성품을 섭취하는 제품 중심의 시장이었다. 그러니 누구라도 어떤 영양 성분은 과도하게, 어떤 영양 성분은 부족하게 먹을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의약품을 복용하는 사람, 임신을 준비하거나 임신 중인 사람은 몸 상태에 따라 더 섭취하거나 덜 섭취해야 하는 영양 성분이 있어도 적합한 제품을 찾기 힘들었다. 실시간 인공지능 맞춤 영양조합 서비스 알고케어는 사용자의 142가지 건강 상태를 분석하고 그에 맞는 영양 조합을 제공한다. 앓고 있는 질환이나 복용 중인 약을 분석해 맞지 않는 영양 성분은 알아서 제외시켜준다.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의 이력과 포부는 남다르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 그녀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출신으로 촉망받는 변호사였다. 정 대표는 “변호사로서 직업도 의미가 있지만 더 넓은 세상에 울림을 주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세상에 없던 서비스로 사람들이 건강 관리에 소요하던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고 그 시간과 에너지를 더 가치 있는 일에 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헬스케어 AI가 몸 상태에 맞게 영양성분 배합 알고케어 ‘뉴트리션 엔진’은 고도화된 헬스케어 인공지능을 토대로 사용자의 현재 몸 상태를 파악한다. 필요한 영양성분을 실시간으로 배합하고 제공해 주는 사물인터넷(IoT) 영양관리 가전이다. 사용자는 뉴트리션 엔진을 구매·구독하면 모바일 앱에서 기존 건강검진, 질환, 약 복용 히스토리를 연동할 수 있다. 이 데이터를 토대로 인공지능은 추가로 어떤 건강 정보가 필요한지 맞춤 질문을 하는데 식습관, 운동, 수면 등 142개의 항목이 포함돼 있다. 매일 알고케어 인공지능은 사용자의 건강 상태에 맞는 영양 성분 필요량을 도출하고 사용자는 지금의 건강 상태에 맞는 영양 성분을 한 장으로 제공받는 방식이다. 알고케어는 그동안 ‘권장량’으로 모든 사용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던 영양제 용량을 사용자의 질환, 증상,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미세 단위로 조절해 제공한다. 현재 뉴트리션 엔진에서는 숙취, 피로, 스트레스, 생리 등 44가지 몸 상태와 각 상태별 심각도를 선택할 수 있다. 알고케어는 혁신성,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내외 주요 경진대회에서 수상과 투자 유치 등 성과를 만들어왔다. 특히 세계 최대의 정보기술 가전 박람회인 CES에서는 3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하며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사무실에서도 OK…현재 상태에 따라 맞춤 관리 알고케어 앳 워크는 뉴트리션 엔진을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솔루션이다. 직장인이라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에서 간편하게 건강을 챙길 수 있다. 알고케어 앳 워크가 있는 사무실에는 탕비실이나 공용 라운지에 알고케어 뉴트리션 엔진이 설치되고 사용자는 원하는 시간에 몸 상태에 맞는 영양 성분을 제공받을 수 있다. 재택근무나 외근 일정을 고려해 미리 받는 기능도 있어 사용자는 영양 공백 없이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다. 또한 복지·인사 담당자는 매일 구성원의 영양제 복용률이나 건강 상태 추이를 확인하고 알고케어의 전문 연구진과 상담도 할 수 있다. 정 대표는 “현재 알고케어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혁신적이고 유용하지만 새로운 개념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생소할 수 있다”며 “하지만 한번 서비스를 사용해보면 기존 영양제를 소비하던 방식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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