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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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미경 기자입니다.

mickey@donga.com

취재분야

2025-11-24~2025-12-24
국제정치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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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3%
미국/북미3%
  • “오바마 꺾을 자, 바로 나”… 7人후보 강추위속 강행군

    미국 대통령 선거에 나설 공화당 후보를 가리는 첫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하루 앞둔 2일 아이오와 주의 주도 디모인. 영하 8도의 추위 속에서도 열띤 선거 유세로 후끈 달아올랐다. 각 후보 진영은 유권자의 가정에 일일이 전화를 돌리거나 커피숍에서 소규모 모임을 갖고 있다. 서로 자신이야말로 (민주당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꺾을 적임자라며 유권자 각개 공략을 하고 있다. 3일 아이오와 코커스를 시작으로 미국 대선전이 11개월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아이오와 주는 인구 300만 명의 조그만 주에 불과하지만 다른 주의 코커스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보다 빨리 열리는 데다 표심이 적중한 전례가 많아 미 대선의 풍향계로 통한다. 통상적으로 이곳에서 상위 3, 4위 안에는 들어야 경선 레이스를 계속 이어갈 모멘텀과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결전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공화당 대선주자들은 여전히 혼전 양상이다. 가장 유력한 1위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해온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롬니 진영은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1위를 차지하고 일주일 뒤인 10일 자신의 ‘텃밭’인 뉴햄프셔에서 열리는 프라이머리에서 승리해 조기에 승기를 잡는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강경 보수 당원의 지지가 강한 론 폴 하원의원과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지난해 12월 31일 아이오와 최대 일간지 ‘디모인 레지스터’가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롬니 전 주지사가 24%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폴 의원이 22%를 기록했고 최근 급상승세를 기록 중인 센토럼 전 의원이 15%의 지지를 받아 선두권을 형성했다. 표심이 계속 바뀌고 있기 때문에 최종 순간 누가 웃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무려 41%가 아직 지지 후보를 확실히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다. 롬니 진영은 추위 탓에 밖으로 나오지 않고 집안에서 스포츠를 시청하는 유권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돌려 새해 인사와 함께 투표 참여 부탁을 하는 방법으로 득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롬니 후보는 1일 아이오와 주 애틀랜틱 시의 한 레스토랑에서 지지자들이 가득 찬 가운데 “나는 3일 코커스에서 이기기 위한 에너지로 충만해 있다”고 말했다. 롬니 후보는 4년 전인 2008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수백만 달러를 쏟아 부었지만 마이크 허커비 후보에게 뒤처지며 참담한 패배를 맛봤다. 폴 의원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는 롬니 후보와 양강 구도를 이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 반짝 상승세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폴 의원은 이날 CNN에 출연해 자신이 외교정책 경험이 없어 오바마 대통령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 “나는 공화당의 메인 스트림(주류)”이라고 강조했다. 샌토럼 후보는 수 시티의 한 커피숍에서 “아이오와 주에서 나를 적극 밀어줘 충격의 물결을 미 전역에 퍼뜨리자”면서 아이오와 주가 미국 대선을 이끌어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디모인=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 2012-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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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파워 시프트] 미국

    《 지난해 12월 초 워싱턴에서 미국 국가정보국(DNI) 산하 국가정보자문회의(NIC) 주최로 미국의 위상을 전망하는 ‘글로벌 트렌드 2030’ 회의가 열렸다. 세계 17개국 정부와 유럽연합(EU) 관계자, 유엔, 세계은행, 5개 대학, 9개 싱크탱크 전문가들이 참석한 이 비공개 회의에서 미국의 미래에 대한 비관적 발언들이 쏟아졌다. “미국은 밑으로 떨어지는 미끄럼틀을 탔다. 추락은 막을 수 없는 대세다. 미국은 세계를 이끌 만한 능력도 없고 자제력도 상실했다.” 경제 전문가인 유리 다두시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이사는 미국 경제가 향후 20년간 연평균 1.5%의 저조한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며 이같이 말했다. 》○ 저무는 ‘미국의 세기’1991년 소련 붕괴 후 세계 유일 초강대국으로 등극했던 미국의 리더십이 추락하고 있다. 세계의 단극 권력(Unipolar Power)으로 군림했던 미국의 대외적 슈퍼파워 위상 추락이 국내 정치의 리더십 부재와 맞물리면서 세계는 ‘리더리스(Leaderless)’ 사회가 되고 있다.미국의 위상 추락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한 단계 낮은 AA+로 끌어내린 지난해 8월 5일은 현대경제사(史)에서 ‘팍스 아메리카나’가 마침표를 찍은 날로 기록될지 모른다. 또 미국 칼리지보드 조사에 따르면 한때 최고 수준이던 미국의 대학교육은 현재 12위권으로 밀려났다.미국의 군사 리더십이 위협받는 징후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1월 중국은 미 국방장관 방중에 맞춰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의 첫 시험비행에 나서며 군사력을 과시했다. 미국의 오랜 동맹국인 브라질과 터키는 지난해 8월 미국과 핵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이란과 핵연료 교환협정을 맺었다.브렌트 스코크로프트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과거라면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미국에 대한 군사안보적 도전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외교력도 도마에 올랐다. 아랍의 봄 시위 사태에서 미국이 독재 정권에 힘을 실어주면서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지지하는 이중적 외교를 펼친다는 비난을 들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아랍권 변화는 예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자인했을 정도로 정보력에 중대한 허점을 드러냈다. 민주화 혁명 이후 중동의 권력공백 상태에서 급진 이슬람주의 운동이 세를 확장하는 것도 미국에 중대한 도전이 되고 있다. 10년 전 미국이 슈퍼파워에서 밀려날 것으로 예견한 좌파성향의 사회학자 이매뉴얼 월러스틴은 “문제는 미국이 얼마나 다른 나라에 피해를 덜 주면서 ‘품격 있게(gracefully)’ 무너지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스맨’에서 ‘갓파더’로 변신하는 미국전문가들은 미국의 슈퍼파워 위상이 위협받게 된 결정적 계기로 9·11테러(2001년), 이라크전쟁(2003년), 금융위기(2008년) 등 3대 사건을 꼽는다. 모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대에 일어난 사건들이다. 월터 로저스 전 CNN 애널리스트는 “미국 위상 몰락의 종착점은 도덕적 추락”이라고 분석했다. 정치 군사 경제적 영향력 쇠퇴뿐만 아니라 미국이 자부해온 도덕적 우월성까지 도전 받고 있는 것. 관타나모와 아부그라이브 수용소 고문, 월가 부패 스캔들이 그 배경이다.그런 가운데 미국은 조심스레 리더십 역할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재정적자 등으로 내홍에 시달리지만 수단, 아이티 지진 구호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지역분쟁, 긴급사태, 테러, 자연재해에 신음하는 일반 주민을 지원하는 데 미국의 압도적인 리더 역할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뉴스위크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허시는 “미국의 역할이 ‘폴리스맨’에서 ‘갓파더(대부)’로 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이 부시 시대에 대한 반작용에 따라 고립주의로 회귀할 것이라던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미국의 외교정책은 각국의 세계화가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간접 지원하는 글로벌 긴급대응(SWAT) 팀으로 진화하고 있다.○ 미국 정치 시스템의 기능 정상화미국이 글로벌 리더십을 회복하기 위한 관건은 국내 정치다. 뉴스위크 국제부문 편집장이자 저명 정치평론가인 파리드 자카리아에 따르면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금까지 네 차례의 글로벌 리더십 위기를 맞았다. 1950년대 말 소련의 스푸트니크 위성 발사, 1970년대 초 오일쇼크, 1980년대 중반 일본제품의 미국 공략, 그리고 지금이다. 미국이 예전의 위기를 잘 극복했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고 자카리아 편집장은 분석했다. 국내 정치의 혼란과 뒤섞여 악순환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정치는 정책 도출을 위한 타협보다 극단적인 당파주의가 득세하는 구조다. 2000년대 중반 선거자금법 개혁 후 이익집단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당파주의는 고착화됐다.이익집단의 정치자금 후원을 받은 공화 민주 양당의 당파적 세력은 건강보험, 사회보장제도, 세제 개혁 등 주요 이슈 때마다 이념적 원칙을 고집하며 상대 진영과 사생결단식의 대결을 불사하고 있다. 타협의 리더십을 발휘하면 약한 정치인으로 각인되고 정치자금 모금에 불리하다는 인식이 정치인들 사이에 폭넓게 자리 잡았다.취임 직후 62%를 기록했던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44%까지 떨어졌다. 주요 정책 입안 때마다 의회와 설전을 벌이면서 국가적 에너지를 소모하는 대통령에게 미국인들은 높은 점수를 주지 않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직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대선 후보들과의 가상 대결에서 근소한 접전을 벌여 재선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의회 지지도도 11%까지 떨어지며 바닥권을 맴돌고 있다. 최근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6%는 현직 의원이 모두 재선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할 정도로 의회 불신이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올해 말 대선 승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미국의 슈퍼파워 위상이 변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 경제 문제 등 국내 정치가 다급한 오바마 대통령은 외교정책 변화를 추구할 여유가 없고 공화당 후보들은 과거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주창했던 ‘아메리칸 리더십’만 되풀이해 외치고 있다. 그럼에도 결국은 국내 정치의 리더십이 제대로 작동해야 글로벌 위상 변화에 대처할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새로운 리더십을 도모할지, 과거에 안주하며 파워의 몰락을 지켜봐야 할 것인지. 이제 선택은 미국의 손에 달렸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포스트 아메리칸 시대 파워그룹은? ▼美-中-러 3강 다극체제 구축…日-인도-브라질 입김 세질듯“‘미국의 세기’가 지고 있다면 그 이후의 역학구도는 어떻게 될 것인가.”최근 국제정치학자들이 가장 활발하게 논의하는 주제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독점적 권력을 행사해온 시대에서 다수의 국가가 헤게모니를 분점하는 다극(Multipolar) 체제의 시대로 옮겨갈 것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주요 2개국(G2)에 러시아를 포함한 G3 시대가 예고되기도 했다.‘부시 이후의 미국과 세계’ 저자인 헬레나 커빈은 미-중-러 3강이 다극체제의 1선을 형성하고 2선에서 유럽, 일본, 인도, 브라질 등 준(準)4강이 각축을 벌일 것으로 전망했다. 파리드 자카리아 뉴스위크 국제부문 편집장은 “지난 500년 동안 세계는 거대한 권력 이동을 3번 겪었다”고 밝혔다. 16세기 서양의 부상, 19세기 미국의 부상, 21세기 나머지 국가들의 부상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포스트-아메리칸’ 시대가 개막하는 지금 시점에는 다극체제 속에서 나머지 국가들이 부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포스트-아메리칸 시대에 미국은 어떤 모습을 할 것인가. 글로벌 유일 리더로서의 존재감은 줄어들겠지만 미국은 여전히 다른 나라보다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비아 공격 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측면 지원했듯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개입 수위를 낮췄지만 포기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또 적극 개입을 요구하는 국내 보수파의 압력도 높다. 미국이 리더 역할을 해주길 원하는 나라가 많다는 것도 변수 중 하나다. 존 아이켄베리 프린스턴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 반세기 동안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와 유럽 국가들은 자국의 복지국가 체제와 높은 생활수준을 유지하는 대가로 자국의 군사적 파워를 포기하는 대신 미국과 동맹관계를 구축하고 의존해왔다”며 “다극체제 속에서도 이 같은 미국과 동맹국 간의 ‘그랜드바겐’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 2012-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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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 대한민국, 세계 석학에게 듣는다] 美 제러미 리프킨

    《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뒤로하고 새로 맞은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석학 제러미 리프킨(67)은 지금 세계가 인류사에 몇 번밖에 없는 중요한 변곡점에 와 있다고 진단했다. 인류에게 ‘제3차 산업혁명’이 도래하고 있다는 것. 3차 산업혁명은 1, 2차 산업혁명과는 완전히 다른 경제구조와 국제관계, 고용체계, 소통방식 등을 낳게 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지난주 메릴랜드 주 베세즈다에 있는 연구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리프킨은 한국이 3차 산업혁명을 이끌 나라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갖고 있는 핵심 자산으로 정보기술(IT)의 발달, 높은 환경의식, 사회적 유대감을 꼽았다. 》 ―3차 산업혁명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그 같은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을 듯하다.“그건 변화가 서서히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3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정보기술과 에너지 혁명이다. 이 혁명은 사회구조를 집중식에서 분산식, 폐쇄형에서 개방형으로 바꿔놓고 있다. 인류는 인터넷을 통한 거대한 진보를 경험하고 있다. 인터넷은 정보의 수평적 분배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수소전지 등 재생가능 에너지 개발로 에너지 구조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던 건물들이 자체적으로 발전 시설을 갖추고 에너지를 서로 나눠 쓰는 시대가 오고 있다. 정보기술과 에너지 혁명은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발전하고 있다. 에너지-커뮤니케이션 혁명은 새로운 경제체제를 만들고 있다. 새로 등장하는 경제체제는 협업과 분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3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서로 협력하는 개인, 기업, 나라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게임이 아닌 윈윈 전략이 미래사회의 키워드가 될 것이다.” ―경쟁에 익숙한 인간이 서로 잘 협력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공감(empathy)’의 능력을 가졌기에 가능하다. 우리는 인간이 자기중심적이고 자신의 이익과 쾌락만을 추구하는 존재라고 배웠다. 계몽주의 이후 이런 생각이 굳어졌고 시장 자본주의도 이런 사상 위에서 발달했다. 그러나 최근 생물학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다른 사람의 고통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인간의 본성은 적대적 경쟁보다 유대감이라는 고차원적 욕구를 지향한다는 것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19세기의 1차, 20세기의 2차 산업혁명까지만 해도 인간의 공감 능력은 가족, 지역, 국가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유대감은 지구 전체로 확장, 분산되고 있다. 이집트 타흐리르 광장에서 시위대가 올린 트위터 메시지에 수만 마일 떨어진 곳의 젊은이들이 공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3차 산업혁명은 이미 일어나고 있는가. 아니면 앞으로 일어날 것인가. “인터넷 혁명은 이미 일어나고 있다. 아시아에서 먼저 시작됐다. 에너지 혁명은 지금 시작되는 단계다. 유럽, 특히 독일에서 먼저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을 3차 산업혁명을 이끌 나라로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인은 천성적으로 유대감이 강한 민족이다. 다른 사람의 정서적 상태에 공감함으로써 그들의 감정을 자신의 감정에 이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한국인은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가.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는 증거다. 나는 이 같은 한국인의 능력이 한국의 역사에서 길러졌다고 본다. 한국은 다른 나라를 침략하거나 해를 끼치지 않고 평화를 추구하면서 살아왔다. 다른 사람도 유한한 생명을 갖고 잘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는 존재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대결보다는 협력을 택하며 살아온 것이다. 수평적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이 한국에서 유달리 발달한 것도 한국인들의 뛰어난 공감 능력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본다.” ―최근 북한 지도체제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북한에도 ‘아랍의 봄’ 같은 아래로부터의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변혁이 일어나려면 다른 사회의 사람에 대한 정서적 연대감부터 느껴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자아의식(selfhood)이 있어야 한다. 자신에 대한 깨달음이 있어야만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은 자아의식이 심각하게 결여돼 있다. 정권의 조직적인 선전 선동과 세뇌의 결과다. 북한 주민들에게는 ‘나’는 없고 하나의 거대한 ‘우리(We)’만 존재할 뿐이다. ‘우리’ 의식은 ‘위대한 지도자’에게 충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북한 주민들이 자신의 상태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는 한 지도체제에 조직적으로 대항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국가에서 시위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 것은 주민들의 자의식이 충분히 갖춰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계적으로 젊은이들의 불만이 강렬하게 분출됐다. 그들을 분노하게 만든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가.“반월가 시위에 앞서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젊은이들의 대규모 시위가 있었는데 당시 현장에 있었다. 그들의 가장 큰 특징은 인터넷 세대라는 점이다. 젊은이들은 시위를 하는 도중에도 서로 트위터를 하며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일부에서는 시위대의 분노를 자본주의에 대한 반발이라고 보는데 나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인터넷 세대는 주의나 사상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들은 권력의 집중을 원하지 않을 뿐이다. 시위대가 대항하는 것은 집중적, 하향식, 폐쇄적 권력 구조이지 자본주의 체제가 아니다. 시위대는 ‘평행적 권력(collateral power)’이 존재하는 사회를 원한다. 따라서 좀 더 분산적 형태의 권력 구조를 만들어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 ―최근 유럽의 재정위기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큰 진전이 없다. 결국 인류의 공감 부재를 말해주는 것 아닌가. “부재라기보다 아직 준비가 덜 됐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유럽은 유럽연합(EU)이라는 공동체를 구성하고 경제협력 체제를 마련했지만 아직 정신적 유대감과 사회적 신뢰감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세계화도 마찬가지다. 제도적 세계화는 많이 진척됐지만 전체 구성원의 공감대가 부족한 엘리트 주도의 하향식 세계화였기 때문에 큰 성과를 내지 못했고 많은 반발이 따랐다. 나는 모든 사람이 글로벌화를 원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다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재글로벌화(re-globalization)가 이뤄져야 한다. 지금까지는 정부와 기업, 매우 한정된 노동단체들이 참여하는 세계화였다면 앞으로는 비정부기구(NGO)가 폭넓게 참여하는 형태가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동체 의식이 생길 수 없다.” ―저서 ‘노동의 종말’에서 첨단기술 도입으로 인류가 노동으로부터 소외되는 미래를 맞게 될 것으로 경고했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가 고실업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데 대안은 없나.“임금 노동자를 양산하는 시대는 종말을 맞고 있다. 3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이 같은 추세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대학을 졸업하는 수많은 젊은이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들은 ‘시민사회(civil society)’로 눈을 돌려야 한다. NGO들이 활동하는 영역이다. 이 분야의 고용 기회는 지금까지 무시돼왔다. 고용 기회가 별로 많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삶의 질이 중시되고 협업 구조가 자리 잡는 3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시민사회가 지금보다 훨씬 많은 고용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적어도 향후 40년 동안 대규모 고용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점이다. 인터넷과 에너지 혁명에 걸맞은 분산형 인프라가 구축되려면 적어도 40년 정도의 기간이 걸린다. 그동안 인프라 구축에 많은 인력이 소요되고 고용 수요가 급속하게 팽창할 것이다. 물론 지속적인 고용 창출로 이어지기는 힘들지만 이 기간에 고용 기회가 크게 늘어날 것은 분명하다.” ―저술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강연 스케줄도 꽉 짜여 있다. 너무 바쁘게 사는 것 아닌가. “아내가 ‘노동의 종말’을 쓴 사람답지 않게 너무 일에 파묻혀 산다고 말한 적이 있다(웃음). 사실 오늘 오전에 유럽에서 돌아왔다. 20년 전에는 좋아하는 운동도 하며 일과 여가의 균형을 맞추며 살았는데 요즘은 그렇지 못하다. 일주일에 60∼70시간씩 일하고 있다. 지난해 버지니아 블루리지 지역에 농장을 샀다. 곰 사슴 여우들이 여유롭게 뛰노는 곳이다. 그동안 너무 바빠서 거의 못 갔는데 이제는 조금씩 업무량을 줄이고 여유를 즐기고 싶다.”베세즈다=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제러미 리프킨은 누구다양한 학문 넘나들며 인류 미래 집중 연구저서 ‘엔트로피’ ‘노동의 종말’ 세계가 주목제러미 리프킨은 미국 콜로라도 덴버 출신으로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과와 터프츠대 플레처 국제관계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역사 철학 심리 과학기술 정신분석학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인류의 미래를 예견하는 연구에 집중했다. 그는 에너지 낭비가 가져올 인류의 재앙을 경고한 저서 ‘엔트로피(Entropy·1980년)’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어 ‘노동의 종말’(1995년)에서 첨단기술 도입으로 인간이 노동에서 소외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지적함으로써 기술과 자본의 유토피아적 미래관이 가진 위험성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는 그를 가리켜 “크게 생각하고 논쟁적 질문을 던질 줄 아는 사회윤리적 예견가”라고 평했다. 1977년 경제동향연구재단(FOET)을 설립했고 저술과 강연활동을 펼쳐왔다. 또 육류소비 반대, 수소에너지 보급운동 등도 적극 펼쳤다. 최근 유럽위원회와 유럽의회의 자문에 응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엔트로피’ 외에도 ‘육식의 종말’(1992년) ‘바이오테크 시대’(1998년) ‘소유의 종말’(2000년) ‘수소경제’(2002년) ‘유러피언 드림’(2004년) ‘공감의 시대’(2010년) ‘제3차 산업혁명’(2011년) 등이 있다. 그의 저서는 20여 개 언어로 번역됐다.  }

    • 2011-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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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롬니 대세론 굳히나… 美공화 첫 경선 앞두고 깅리치 지지율 급락

    2012년 미국 대선 레이스의 공식 개막을 알리는 아이오와 주 코커스(당원대회)를 엿새 앞두고 그동안 선두를 달리던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의 지지율이 급락했다. CNN, 타임, 조사전문기관 ORC가 아이오와 코커스에 참가하겠다는 공화당원을 대상으로 실시해 28일 발표한 공동 여론조사에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사진)가 25%의 지지율로 1위에 올랐다. 이달 초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 지지율 33%로 1위였던 깅리치 전 의장은 이번 조사에서 14%를 차지해 4위로 추락했다. 2, 3위는 론 폴 하원의원(22%)과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15%)이 각각 차지했다. 깅리치 전 의장의 추락 원인은 최근 이혼 논란이 다시 불거졌고 다른 후보들의 집중 견제를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CNN은 깅리치 전 의장과 첫 번째 부인의 1980년도 이혼서류를 입수해 깅리치 전 의장이 당시 암 투병 중이던 부인의 병상까지 찾아가 이혼을 요구한 것이 맞다고 26일 보도했다. 그동안 깅리치 전 의장은 부인 쪽이 먼저 이혼을 요구했다고 주장해왔다. 전문가들은 깅리치 전 의장의 급락세가 뚜렷해지면서 롬니 대세론이 굳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롬니 전 주지사는 CNN, 타임, ORC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 참여하겠다는 공화당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44%로 1위에 올랐다. 폴 의원(17%)과 깅리치 전 의장(16%)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크리스마스(25일)를 제외한 21∼27일 실시됐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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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은 시간 한달… 췌장암 시각장애 강영우 박사, 지인들에게 마지막 편지

    “슬퍼하거나 안타까워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오히려) 작별인사를 할 시간을 허락받아 감사합니다.” 시각장애를 극복하고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낸 강영우 박사(67)가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작별을 고하는 e메일을 보냈다. 강 박사는 “이 세상을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싶으나 그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허락된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 의료진의 소견”이라고 밝혔다. 10월 말까지 한국에서 강연을 하며 바쁜 시간을 보낸 그는 미국에 돌아온 후 소화가 안 되는 증상이 있어 병원을 찾았다가 지난달 29일 췌장암으로 살날이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았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평생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며 도전과 극복의 삶을 살아온 사람답게 강 박사는 의연한 모습이다. 워싱턴 근교 스프링필드에 사는 강 박사는 25일 본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암 선고를 받는데 내 자신도 놀랄 만큼 담담했으며 ‘아내가 큰 충격을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아내가 꿋꿋하게 이겨내는 것을 보고 나도 죽음을 대할 용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부부는 죽음에 대한 훈련을 잘 해온 사람들”이라며 “그동안 ‘내가 먼저 가면 당신은 이렇게 살아라’ 하며 많은 대화를 나눈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아내(석은옥·69)와는 50년 전 서울맹학교 학생과 자원봉사자 여대생으로 만나 결혼했다. 미국으로 건너와 산 지 40년이 다 돼 간다”며 “두 아들이 미 주류사회에서 아버지보다 훨씬 훌륭한 지도자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강 박사는 “65세에 은퇴하는 것을 목표로 살았으며 백악관에서 65세 생일날 은퇴를 했다”며 “그 이후에는 내가 살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젊은 세대에게 나눠주는 것을 목표를 삼고 살았다. 되돌아보면 후회 없는 인생을 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e메일에서도 “실명(失明)으로 (오히려) 많은 것을 얻었다. 책도 쓰고 세상을 돌아다니며 아름다운 인연을 맺었으니 누구보다 행복한 삶은 살아온 것 아니냐”며 비관보다 감사를 담았다. 강 박사는 중학시절 축구하다 공에 맞아 실명했으나 연세대를 졸업한 뒤 1972년 미국으로 건너와 피츠버그대에서 교육학박사 학위를 받고 일리노이대 교수로 지내다 백악관에 입성했다. 백내장 전문의인 장남 폴 강 조지타운대 의대 교수(38)는 워싱턴포스트 선정 ‘2011 슈퍼닥터’ 중 한 명에 올랐으며 차남 크리스토퍼 강(34)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선임 법률고문으로 백악관에서 일하고 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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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 앞두고 지인들에게 보낸 이메일 속에는…

    "슬퍼하거나 안타까워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오히려) 작별인사를 할 시간을 허락 받아 감사합니다." 시각장애를 극복하고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낸 강영우 박사(67)가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작별을 고하는 e메일을 보냈다. 강 박사는 "이 세상을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싶으나 그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허락된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 의료진의 소견"이라고 밝혔다. 10월 말까지 한국에서 강연을 하며 바쁜 시간을 보낸 그는 미국에 돌아온 후 소화가 안 되는 증상이 있어 병원을 찾았다가 지난달29일 췌장암으로 살날이 한달여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평생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며 도전과 극복의 삶을 살아온 사람답게 강 박사는 의연한 모습이다. 워싱턴 근교 스프링필드에 사는 강 박사는 25일 본보와 전화인터뷰에서 "암 선고를 받는데 내 자신도 놀랄 만큼 담담했으며 '아내가 큰 충격을 받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아내가 꿋꿋하게 이겨내는 것을 보고 나도 죽음을 대할 용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부부는 죽음에 대한 훈련을 잘 해온 사람들"이라며 "그동안 '내가 먼저 가면 당신은 이렇게 살아라'하며 많은 대화를 나눈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50년 전 아내(석은옥·69)와 서울맹학교 학생과 자원봉사자 여대생으로 만나 결혼해 미국으로 건너와 산지 40년이 다 돼 간다"며 "두 아들이 미 주류사회의 리더로서 아버지보다 훨씬 훌륭한 지도자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강 박사는 "65세에 은퇴하는 것을 목표로 살았으며 백악관에서 65세 생일날 은퇴를 했다"며 "그 이후에는 내가 살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젊은 세대에게 나눠주는 것을 목표를 삼고 살았다. 되돌아보면 후회 없는 인생을 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e메일에서도 "실명(失明)으로 (오히려) 많은 것을 얻었다. 책도 쓰고 세상을 돌아다니며 아름다운 인연을 맺었으니 누구보다 행복한 삶은 살아온 것 아니냐"며 비관보다 감사를 담았다. 강 박사는 중학시절 축구하다 공에 맞아 실명했으나 연세대를 졸업한 뒤 1972년 미국으로 건너와 피츠버그대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고 일리노이대 교수로 지내다 백악관에 입성했다. 백내장 전문의인 장남 폴 강 조지타운대 의대 교수(38)는 워싱턴포스트 선정 '2011 슈퍼닥터' 중 한 명에 올랐으며 차남 크리스토퍼 강(34)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선임 법률고문으로 백악관에서 일하고 있다.워싱턴=정미경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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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셸 여사 엉덩이가 뚱뚱하다고?”

    미국 흑인 여성계가 “미셸 오바마 여사(사진)의 엉덩이가 뚱뚱하다”는 짐 센센브레너 하원의원(공화·위스콘신)의 발언에 발끈하고 나섰다.흑인 여성들은 센센브레너 의원의 발언이 하체 집중 비만이 많은 흑인 여성의 몸매를 겨냥한 것이라며 인종비하적 발언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센센브레너 의원은 21일 워싱턴 공항에서 지인과 통화 중 “뚱뚱한 엉덩이(large posterior)를 가진 주제에 애들에게 건강식을 먹으라고 말할 자격이 없다”며 미셸 여사의 ‘레츠무브’ 비만방지 캠페인을 맹비난했다. 우연히 전화 내용을 들은 민주당 인사가 이를 언론에 알리면서 논란이 커지자 센센브레너 의원은 다음 날 미셸 여사에게 공식 사과했다.그러나 흑인 여성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흑인 여성들은 센센브레너 의원의 발언을 가리켜 “‘게으르고 뚱뚱한 엉덩이를 움직이기 싫어한다’는 흑인 여성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준다”며 “흑인 여성 커뮤니티에도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그동안 일부 극우 인사들은 미셸 여사의 몸매를 놓고 입방아를 찧어왔다. 올 2월 유명 보수파 라디오 진행자 러시 림보 씨는 “유명 잡지에 비키니 모델로 등장하거나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 소속 야구선수)와 데이트할 만한 여성의 몸매는 아니다”라며 햄버거를 즐겨 먹는 미셸 여사의 식습관을 비난했다. 미셸 여사가 자신의 신체 사이즈에 대해 직접 밝힌 적은 없지만 키 180cm(5피트 11인치), 몸무게 68∼73kg(150∼160파운드)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미국인의 기준에서 볼 때 비만이 아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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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일 이후 北, 어디로] 5가지 포인트로 본 해외 전문가들의 전망

    《 북한에 어떤 변화가 닥칠지를 놓고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등 각국의 북한 전문가들이 전망과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동아일보 특파원들 및 연합뉴스 인터뷰, 전문가들의 기고 강연 등을 종합해 ‘포스트 김정일 체제의 북한 정세’를 짚어봤다. 》○ 김정은 체제는 공고할까대다수 전문가는 ‘단기간 안정’ 쪽에 무게를 뒀다. 미 랜드연구소 브루스 베닛 수석안보분석가는 “김정일이 권력기반을 다지는 데 3년이 걸렸다. 그에 비해 김정은은 준비기간이 너무 짧다. 김정은은 일단 군 세력 중에 자신에게 반발하는 그룹을 숙청할 것이다. 장례식 후 몇 달간 1차 숙청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반발이 있다면 엘리트 계층에서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들은 당장 나서지 않고 김정은의 실정으로 일반 주민들에게 불만이 생기기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노동당 간부들과 군부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김정은을 지지할 것이기 때문에 몇 달 안에 북한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은 없다”고 전망했다.베이징 국제관계학원 주펑(朱峰) 교수도 “김정일 사망 소식을 이렇게 빨리 발표한 것은 북한 내부 권력구조가 안정적이라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경제연구소의 게오르기 톨로라야 한국프로그램실장도 “북한 지도부는 (김정일 사망이) 이렇게 빠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겠지만 이 같은 사태에 미리 준비해 왔다”고 덧붙였다. ○ 군부 내 권력투쟁은 없을까하지만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젊은 나이와 경험 부족이라는 틈을 노련한 권력 실세들이 비집고 들어올 가능성을 언급했다. 영국 채텀하우스(왕립국제문제연구소) 아시아 담당 수석 케리 브라운 씨는 “김정은 리더십이 초기에 안착되는 기간에 고모부 장성택이 섭정할 수 있다는 합의가 북한 고위층 사이에 이루어져 있지만 김정일의 장녀 김설송(36)이 국가 선전부문에 요직을 차지하고 있어 경쟁자가 될 수 있고 김정남도 위상 회복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니컬러스 에버스타드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한국 역사에서 친족의 후견을 받던 지도자가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김정은 체제의 미래는 비관적”이라고 전망했다.○ 북은 도발할까전문가들은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지난해 북한은 천안함 폭침 등으로 대남, 대중 관계에서 많은 비용을 치렀다. 도발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앞으로 몇 개월 내에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한미경제연구소·KEI 잭 프리처드 소장), “북한의 새 체제가 단기간 내 강경하게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헤리티지재단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독일 베를린 소재 자유대 한국연구소 에리크 발바흐 연구원도 “김정은 정권은 내부 안정에 주력할 것”이라며 “특히 경제성과를 보여주는 쪽에 집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김정은이 지금 가장 원하는 것은 식량지원과 지도자로서의 국제적 인정인데 이에 대한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과의 협상이 잘 안 될 경우 핵실험을 할 수도 있다”(브루스 베닛)는 의견도 있다. ○ 평양발 ‘아랍의 봄’은 가능할까견해가 엇갈린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빅터 차 한국실장은 “북한에서 갑자기 주민들이 몰려나와 시위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누구도 아랍의 봄을 예견하지 못했듯 북한도 마찬가지”라며 “김 위원장이 남겨놓은 유산은 핵 외에 아이러니하게도 ‘시장(market)’이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시장이 북한의 내부 변화를 촉진하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에 방점을 찍었다. 하지만 프리처드 KEI 소장은 “아랍의 봄은 페이스북, 트위터, 휴대전화 등을 통한 정보의 속도에 기반을 둔 것”이라면서 “북한에서 그런 종류의 움직임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필립 크롤리 전 국무부 차관보도 “북한에는 핵무기가 있다. ‘평양의 봄’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케이토연구소의 더그 밴도 선임연구원은 연구소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일각에서는 ‘북한의 봄(Korean spring)’을 바라고 있으나 그럴 개연성은 높지 않다”며 “북한 인구가 대부분 농촌지역에 몰려 있는 데다 도시지역 엘리트 계층도 개혁은 원하지만 혁명은 바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 중국의 역할은중국 칭화대 당대국제관계연구원 부원장인 류장융(劉江永) 교수는 “북-중 관계는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에게는 체제 유지를 위한 현금 확보가 요구되고 있고 이를 외부로부터 끌어들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중국은 지금 국면에서 아주 중요한 플레이어”라며 “김정은 체제의 지속성은 중국에 달려 있다. 하지만 중국이 티베트 등 서부지역의 정치적 불안이 비등한 상황에서 북한까지 변화로 이끄는 노력을 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한편 빅터 차 실장은 “한국과 미국, 중국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금 상황에서 최대의 적은 3국 사이에 계산착오(miscalculation)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

    • 2011-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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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정미경]유럽 금융위기 커질수록 높아만가는 ‘대처 향수’

    이달 말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연기파 여배우 메릴 스트립이 주연을 맡은 영화의 제목은 대처 전 총리가 재임 시절 불렸던 별명인 ‘철의 여인(The Iron Lady)’. 치매를 앓고 있는 대처 전 총리의 병고(病苦)를 과장하고 희화화했다는 논란으로 더 유명해진 이 영화가 아니어도 대처는 요즘 서방에서 다시 주목받는 이름이다. 최근 유로존 국가들을 휩쓸고 있는 금융위기에서 그가 집권 시절 세상에 지켰던 원칙들 때문이다. 최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보듯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 어느 누구도 위기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과연 대처 전 총리라면 어떤 리더십을 보여줬을지 많은 사람이 궁금해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7일 ‘철의 여인은 어떻게 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유럽이 방향을 잃고 헤매고 있는 지금 ‘대처 노스탤지어(향수)’가 강하게 고개를 들고 있다고 전했다. 대처는 총리 재임 11년 동안 철의 여인으로 군림했지만 언제나 자신이 가정주부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 국가경제가 고도로 복잡하지만 결국 가정경제와 동일한 원칙하에 운영된다는 것이 그의 신조였다. 번 돈보다 쓴 돈이 많아서는 안 되며 ‘비 오는 날(긴급 상황)’에 대비해 비상금을 마련해 둬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 같은 기본적인 가정 재무관리 원칙에 기초해 1970년대 영국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과도한 예산 지출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최근 유럽 위기의 시초가 된 금융기관들의 부실 대출 사태에서 대처 전 총리가 남긴 메시지의 소중함은 더욱 빛난다. 대처 전 총리가 다시금 일깨워주는 또 하나의 메시지는 통합의 효율성에 대한 냉철한 판단이다. 자유시장 신봉자였던 그는 유럽통합 회의론자였다. 그는 재정적 결속이 또 하나의 거대한 규제를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유로존 설립에 반대했다. 최근 EU 정상회의가 아무런 결실을 보지 못하고 27개 회원국에 대한 더 큰 규제만 낳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통합이 가져올 ‘초대형 국가통제주의(mega-statism)’를 우려했던 대처 전 총리의 선견지명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1990년 대처 전 총리가 물러날 당시 그의 주장은 베를린장벽 붕괴와 강력한 유럽 통합 분위기 등에 밀려 큰 빛을 보지 못했지만 지금 유럽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새로운 의미를 갖는 것 같다.정미경 워싱턴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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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無 키워드-無 이슈… 1년 앞둔 美대선 썰렁

    2012년 미국 대통령 선거전이 공식 시작되는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당원 대회·1월 3일)가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선 열기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내년 미국 대선 투표일은 11월 6일. 예년 같으면 공화 민주 양당 후보들 사이에 치열한 선거전이 전개될 때다. 하지만 이번엔 아직 초반이기는 하지만 유권자들의 분위기가 ‘비열광적(un-enthused)’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15일 보도했다. 대선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것은 양당 후보들의 차별성이 부족하고 눈에 띄는 공약이나 키워드를 내놓는 후보가 없기 때문이다. 14일 NBC-월스트리저널 여론조사에 따르면 7명의 예비 후보가 경쟁하고 있는 공화당의 경우 78%의 응답자가 ‘예년에 비해 후보들이 약하거나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지난달 뉴욕타임스-CBS가 공화당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10명 중 8명은 아직 누구를 뽑을지 정하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로는 정책이 차별화되지 못한 점을 꼽았다. 공화당 예비 후보들은 모두 경제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최대 공약으로 내세우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정책 실패 비판에 주력한다. 하지만 그들이 제시하는 내용도 구체적이지 못하거나 언론의 검증을 통과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았다. 이민 환경 등 쟁점에서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존 헌츠먼 전 유타 주지사 등이 차별화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친민주당적이라며 강경 보수 유권자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바닥권을 헤매면서 재선 가도에 ‘빨간 불’이 켜졌다며 긴장하고 있다. AP통신과 여론조사기관 GfK가 16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52%가 오바마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직을 유지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44%에 불과했으며 응답자의 39%만이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미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26%에 불과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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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가 두 딸에게 페이스북 금지한 까닭은?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두 딸과 페이스북에서 ‘친구’로 사귀기는 힘들 듯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14일 연말을 맞아 연예잡지 피플과 한 인터뷰에서 “우리 부부는 딸들에게 페이스북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왜 우리가 전혀 모르는 사람들한테 우리 일을 알릴 필요가 있느냐.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옆에 앉아 있던 미셸 여사가 “말리아는 열세 살이고 사샤는 이제 겨우 열 살이다”며 ‘페이스북을 하고 싶은 나이’라는 의미에서 의견을 내놓자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4년 후에도 애들이 그렇게 생각할지 두고 보자”며 페이스북 금지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블랙베리 마니아라고 알려졌던 것과는 달리 “평소 스마트폰, 블랙베리 등 첨단 정보통신 기기를 그다지 애용하지 않는다”고 밝힌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 집이 최신식 기기 측면에서 약간 뒤진 것이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그는 “최근에야 백악관 2층에 있는 거실에 (DVD를 볼 수 있는) 디지털비디오리코더(DVR)를 들여놨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밝혔다. 미셸 여사와 두 딸은 ABC 방송의 가족 시트콤 ‘모던 패밀리’를 애청하는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약간 어두운 분위기의 프로그램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미셸 여사는 “맞다. 나와 두 딸은 남편과 함께 TV를 보지 않는다”고 웃으며 응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좋아하는 프로그램으로 케이블 채널 HBO의 1920년대 부패 정치인을 다룬 드라마 ‘보더워크 엠파이어’와 쇼타임의 알카에다 테러리스트 문제를 다룬 드라마 ‘홈랜드’를 꼽았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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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하원, 대북제재 강화법안 418:2 통과

    미국 하원은 14일 북한에 대한 제재를 대폭 강화하는 법안을 가결 처리했다. 하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어 ‘이란, 북한, 시리아 비확산 개혁 및 현대화 법안 2011’(H R 2105)을 418 대 2의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다. 법안은 이들 3개국과 핵, 미사일, 화학, 생물 등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교역금지 물품을 거래하거나 이들 국가에서 광물을 채굴, 구입하는 자들에 대한 정보를 행정부가 의회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과거 180일 동안 북한 등 3개국에 입항했던 선박에 대해 미국 항구 입항을 거부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국가들과 거래하는 제3국도 제재 대상에 포함하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 개념이 추가돼 제재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3자 제재’ 방식은 지금까지 이란에 적용돼 왔던 것으로 이번에 처음으로 북한에까지 적용되는 것이다. 이번 법안은 2000년 제정된 ‘이란 북한 시리아 비확산법(INKSNA)’의 제재 내용을 강화한 것으로 올 6월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하원 외교위원장이 발의해 지난달 하원 외교위를 통과했다. 현재 비슷한 내용의 법안이 상원에도 계류돼 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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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하원, 한국戰 납북자 송환 결의안 채택

    미국 하원은 13일 본회의를 열고 한국전쟁 포로·실종자·납북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결의안 제376호(H. Res. 376)’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한국전 참전용사 출신인 찰스 랭걸 하원의원(민주·뉴욕)이 올 7월 발의한 이 결의안은 북한이 한국전쟁 당시 남한 민간인을 강제로 납치해 억류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들의 생사에 관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또 북한이 제네바 협약에 따라 즉시 가족 상봉과 유해 송환을 허용할 것도 담고 있다. 또 이 결의안은 10월 재개된 미국과 북한의 미군 유해 송환 협상을 계기로 미국 정부가 한국전 미군 포로와 실종자의 북한 내 생존 가능성에 대한 조사 활동을 계속 벌이도록 촉구하고 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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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운 3300달러 돌려주고 인생을 바꾼 노숙인

    지난해 11월 미국 애리조나 템피 기차역. 노숙인 데이브 탤리 씨(49)가 3300달러(약 380만 원)가 든 가방을 우연히 발견했다. ‘이 돈을 주인에게 돌려줄 것인가, 그냥 가질 것인가.’ 그는 고민에 빠졌다. 마약과 알코올 중독으로 6년 전 노숙인으로 전락한 그는 그 돈으로 마약과 술을 살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돌려주기로 결정했다. “내가 번 돈도 아니고 주인은 이 돈이 정말로 필요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는 가방에서 주소를 찾아 주인에게 돌려줬다. 대학생이었던 가방 주인은 “자동차를 사는 데 쓸 돈이었다”며 그에게 연신 고맙다고 했다. 사람들로부터 무시만 당해오던 탤리 씨는 오랜만에 칭찬을 듣자 새로 태어난 듯한 기분이었다. 그에게는 행운의 시작이었다. 유에스에이투데이는 선행 덕분에 노숙인 생활을 접고 건실한 사회인으로 거듭난 탤리 씨의 가슴 훈훈한 스토리를 11일 보도했다. 지역 신문에 실렸던 그의 선행이 미 전역에 알려지면서 각지에서 온정이 답지했다. 1만 달러의 자선기금이 모였고 여기저기서 취업 제의가 들어왔다. ‘이 돈을 가지고 다른 곳으로 가서 새 출발을 할 것인가.’ 그에게 또 한 번 결정의 순간이 찾아왔다. 그는 노숙인으로 힘든 삶을 살았던 곳에서 다시 일어서기로 했다. 취업 제의를 모두 사양하고 자신을 도와준 노숙인센터에서 운영하는 도시 농원의 무보수 관리 인턴으로 취직했다. 쓰레기통에서 먹을 것을 뒤지며 살았던 그에게 노숙인 식사 재료를 공급하는 농원을 관리하는 일은 큰 의미가 있었다. 또 아파트를 얻는 대신 노숙인센터에 그대로 머물면서 취소된 운전면허를 재발급받고 중독 재활 교육을 받는 데 자선금을 사용했다. 그는 올 6월 농원의 정식 관리인으로 승진했다. 노숙인이 된 후 처음으로 캘리포니아에 사는 부모도 찾아갔다. 노숙인이 되기 전 조망관리사와 정원사로 일했던 그는 대학에서 원예를 더 공부하는 게 꿈이다. 그는 돈을 돌려준 자신의 선행에 대해 “생판 알지 못하는 나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기회를 준 사람들의 선행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탤리 씨는 최근 노숙인센터가 바로 마주 보이는 곳에 허름한 아파트를 얻었다. 퇴근 후 아파트 문을 열기 위해 열쇠를 꽂을 때마다 감회에 젖는다고 한다. “내가 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큰 특권입니다. 그리고 그 특권은 반드시 내가 열심히 일해서 얻은 것이어야 하고요.”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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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짠돌이’ 롬니 vs ‘극우파’ 깅리치

    ‘짠돌이 중의 짠돌이.’ 밋 롬니 미 공화당 대선후보 친구들이 그를 가리켜 하는 말이다. 기업가 출신의 롬니는 2억 달러의 재산을 소유한 상당한 재력가지만 철저한 구두쇠 정신으로 무장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롬니는 유세할 때 일반 비행기 일등석이 아닌 저가 항공 제트블루를 애용한다. 필드에서 친구들이 고가의 유명 골프채를 휘두를 때 그의 손에는 대형할인점 K마트에서 구입한 저렴한 골프채가 들려 있다고 한다. 1983년 그가 세운 사모펀드 회사 베인캐피털은 부동산 투자로 큰돈을 벌었지만 그는 사무실 컴퓨터 앞에서 샌드위치를 먹으며 점심을 해결했다. 다른 중역들이 스포츠카를 몰고 다닐 때 사장인 그는 좌석을 접어 짐을 실을 수 있는 스테이션왜건을 타고 다녔다. 롬니의 짠돌이 기질은 모르몬교의 근검절약 교리와 자수성가한 아버지의 영향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노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라 롬니는 주말마다 공장 경비로 일했다. 그러나 소문난 애처가인 롬니는 부인을 위한 일에는 돈을 쓰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가 뉴햄프셔 캘리포니아 등에 여러 채의 저택을 소유한 것도 다발성경화증을 앓는 부인의 휴양을 위한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 “팔레스타인이란 국가는 없었다”… 깅리치, 중동문제 잇단 강경발언 ▼미국 공화당 대선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극우 성향의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깅리치 전 의장은 9일 유대인 케이블채널과의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이라는 국가는 없었다. 과거 오토만제국의 일부였다”며 독립국가 건립을 지향하는 팔레스타인의 존재를 사실상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국민이라는 것은 만들어진 것으로 사실 그들은 아랍인”이라며 “그들은 (오토만제국 붕괴 후) 여러 곳으로 갈 수 있었지만 여러 정치적 이유 때문에 1940년대 이후 이스라엘과 영토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1일 아이오와 주 디모인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 주자 토론회에서도 “팔레스타인의 영토권 주장은 역사적으로 틀린 얘기”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깅리치 전 의장은 7일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존 볼턴 전 주유엔 미국대사를 국무장관에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네오콘(신보수주의자)’ 세력을 대표해온 볼턴 전 대사는 미국의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강경노선을 옹호해 왔으며 특히 중동문제에서 철저한 친이스라엘 시각을 보여 왔다. 팔레스타인의 살람 파이야드 총리는 “애초부터 우리 팔레스타인 국민은 우리의 땅에 살게 돼 있었다”며 “그의 발언은 역사적 진실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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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세 미만 사후피임약 마음대로 사용 안돼”… 美보건부 ‘FDA 허용 계획’ 제동

    성관계 후 72시간 이내에 복용하면 임신을 막을 수 있는 사후응급피임약을 모든 연령대의 여성이 의사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려던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방침에 급제동이 걸렸다. FDA의 상급기관인 보건부의 캐슬린 시벨리어스 장관은 17세 미만 여성에게 처방전 없이 사후피임약 ‘플랜B 원스텝’ 판매를 허용하려던 FDA의 계획을 철회시키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이로써 17세 이상의 여성은 처방전 없이 사후피임약을 구입할 수 있지만 17세 미만은 처방전이 필요한 현재의 정책이 계속 유지된다. FDA의 결정에 대한 최종 심사권을 가진 보건부가 실제로 FDA의 결정을 뒤집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FDA 대변인은 밝혔다. 앞서 ‘플랜B 원스텝’의 제조사인 이스라엘에 근거를 둔 다국적 제약사 테바는 처방전 없이 사후피임약을 구입하는 데 연령 제한을 없애달라고 FDA에 요청했었다. 이에 대해 FDA는 사후피임약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모든 가임기 여성이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내부 결정을 내리고 최후 통보일인 7일에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다. FDA는 젊은 가임기 여성들이 사후피임약을 남용할 위험이 없으며 의사의 간섭 없이도 적절히 사용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벨리어스 장관은 FDA에 보낸 서한에서 “11세의 여성도 임신이 가능한 상황에서 제조사는 어린 가임기 여성이 이 약물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충분한 연구자료를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반대 이유를 밝혔다. 대다수 의학전문가들은 보건부의 이번 결정을 매우 의외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보수 유권자들을 의식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보수시민단체인 가족연구협회(FRC)는 “사후피임약을 처방 없이 판매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남용 가능성이 높아지고 부모 몰래 복용하는 사례가 생기게 된다”며 보건부 결정을 환영했다. 여성단체와 산부인과 의사들은 “사후피임약이 안전하고 효과적인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연령별 판매 규제를 유지하기로 한 것은 과학적이 아닌 정치적인 결정”이라며 비난했다. 미국에서 ‘플랜B 원스텝’과 같은 사후피임약은 2004년 50만 개에서 지난해 400만 개로 판매량이 급상승했다. 현재 17세 이상의 신분 증명을 하면 약사가 처방전 없이도 약품을 판매하지만 17세 미만인 경우에는 처방전을 제시해야 한다. 사후피임약에는 일반 피임약에 포함된 여성호르몬 프로게스테론의 고농축 합성 성분이 들어있다. 판매 지지자들은 사후피임약이 성관계 후 빨리 복용할수록 효과가 높기 때문에 처방전 없이 편의점, 대형마트 판매대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한국에서 사후피임약은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서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구입할 수 있으며 처방에 연령 제한은 없다. 현재 시판되는 제품은 13종이며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플랜B’는 국내에 수입되지 않는다. 올 8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은 17개 의약품 중 6개 품목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면서 사후피임약에 대해서는 오남용 가능성과 유익성 등에 대한 광범위한 의견 수렴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결정을 보류한 상태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

    • 2011-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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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재선 코드는 ‘루스벨트 新국가’

    “경제 불평등이 미국을 분열시키고 있습니다. 부유층을 위한 공화당의 정책은 민주주의를 왜곡시키고 있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6일 100년 전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주창했던 ‘신국가주의’를 거론하며 “모든 계층을 대변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한 캔자스 주 오사와토미는 1910년 루스벨트가 “정부는 일부 계층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위한 대의기구가 돼야 한다”는 내용의 명연설을 했던 곳이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루스벨트의 신국가주의를 100년 만에 부활시키며 포퓰리즘 코드를 전면에 내세웠다”며 “계층 불평등이 앞으로 오바마 재선 캠페인의 핵심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루스벨트를 부각시킨 것은 100년 전 비슷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공화당 출신의 루스벨트가 자신과 동일한 진보적 정책 노선을 추구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루스벨트 대통령은 자유시장경제 옹호자였지만 자유시장은 공정하고 열려있고 정직한 경쟁이 보장될 때 그 원리가 작동하는 것으로 이해했다”며 “루스벨트는 이곳에서 연설한 후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라는 소리까지 들었지만 당시 그가 주창했던 원칙 때문에 미국은 지금 더욱 부강한 나라, 강력한 민주주의 나라가 됐다”고 역설했다. 그는 “현재 공화당의 정책은 중산층이 아니라 부유층을 위한 것”이라며 일자리법안을 반대하는 공화당을 강력 비판했다. 연설 도중 수차례 “중산층을 위한 경제적 안전장치를 만들어주는 것이 정부와 정치권의 역할”이라며 중산층-부유층 대립구도의 날을 세웠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이 주장하는 지불급여세 추가 감면을 공화당이 반대하는 것에 대해 “지금 중산층은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는데 공화당은 부유층 감세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4500명의 청중을 대상으로 취임 후 가장 긴 55분 동안 진행된 연설은 지금까지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중 공화당에 대한 비판 수위가 가장 높았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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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굴 반을 잃은 모델 “살아서 다행”

    움직이는 경비행기 프로펠러에 몸이 빨려 들어가는 끔찍한 사고를 당한 댈러스 출신의 23세 모델 로렌 스트럭스 씨(사진)가 들려주는 희망의 메시지가 미국인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3일 저녁 2011년형 애비에이트 허스키 경비행기를 타고 두 시간 동안 크리스마스 야경을 둘러본 스트럭스 씨는 댈러스 인근 사설비행장에 착륙했다. 가족의 친구인 조종사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비행기에서 내려 앞으로 걸어가다 돌고 있는 프로펠러를 미처 발견하지 못해 몸 왼쪽이 빨려 들어가는 사고를 당했다. 어두운 밤중이라 프로펠러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것. 왼손은 절단됐고 얼굴 왼쪽은 완전히 망가졌으며 왼쪽 어깨뼈는 부러지고 왼쪽 뇌를 다쳤다. 왼쪽 눈도 실명 위기에 처했다. 빼어난 외모를 바탕으로 모델과 인기 TV 드라마 ‘가십걸’의 스타일리스트, 패션 블로그 ‘로로’ 운영자 등으로 다방면에서 활동해온 그였지만 사고 후 절망하지 않았다. 여러 차례 긴급수술을 마친 그는 5일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후 가족들이 몸 상태에 대해 얘기해주자 잡고 있던 손을 꼭 쥐며 오른쪽 눈으로 ‘괜찮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힘들게 입을 떼며 가족들에게 건넨 첫마디는 “사랑해요. 살아서 다행이에요”였다.당시 비행장에 딸을 마중하러 나갔던 부모는 사고 순간을 고스란히 목격했다. 그러나 그들은 ABC,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딸이 죽을 수도 있었는데 살아있는 것이 큰 축복”이라며 “적극적인 성격의 딸이 건강히 회복할 것으로 믿는다”고 의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절망을 딛고 삶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스트럭스 씨 가족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미 전역에서 격려의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스트럭스 씨 가족과 친구들은 “격려에 감사한다”며 치료와 재활 과정을 알리기 위한 웹사이트(CaringBridge.org)를 개설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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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공화당 대선후보 깅리치 지지율 급부상… 태풍일까 미풍일까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사진)이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내년 첫 공화당 당원대회(코커스)가 열리는 아이오와 주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여론조사 전문업체 ‘폴포지션’이 5일 전국 공화당 유권자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37%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공화당 내에서는 깅리치 대세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지만 회의론도 적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은 5일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맞서는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될 수 있는 이유와 되기 힘든 이유를 세 가지씩 제시했다. 1995∼99년 하원의장을 지낸 깅리치의 최대 강점은 정책 이해도가 높다는 것. 다른 공화당 후보들이 외교 등의 분야에서 확고한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말실수를 연발하는 것과는 달리 30년 정치경력으로 무장돼 일관되고 노련하게 정치적 견해를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강점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처럼 정치 쟁점을 유권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간단명료하게 제시하는 정치적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유권자들에게 친숙하다는 것도 플러스로 작용하고 있다. 하원의장 시절 예산안 처리를 보류해 연방정부 폐쇄를 유발한 전력 등이 부담이 되고는 있지만 이미 널리 알려진 것들이어서 더는 논란거리가 되지 못 한다는 평이 있다. 반면 캠페인 유세를 위한 탄탄한 조직력과 자금력이 뒷받침되지 못 한다는 것이 약점이다. 정치 이슈에 대한 지적 이해도가 높다는 자부심으로 줄기세포, 지구온난화, 건강보험 개혁 등에 대해 종종 공화당 노선에서 벗어나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는 지적이 있다. 오바마 진영은 깅리치 전 하원의장의 여러 약점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상승 곡선을 그리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당초 릭 페리와 허먼 케인 후보 뒤를 잇는 ‘반짝 스타’로 여겼으나 깅리치 전 하원의장의 경쟁력이 만만치 않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 것. 특히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내년 대선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을 겨냥해 불법이민 문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유연한 입장을 보이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히스패닉 유권자 표의 40%를 얻는다면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5일 분석했다. 민주당은 깅리치 전 하원의장의 윤리 문제를 겨냥한 본격적인 공세에 나섰다.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하원의장 시절인 1997년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알리기 위한 대학 특별강좌를 개설하면서 지지자들로부터 비과세 헌금을 받은 것에 대해 탈세 혐의가 적용돼 윤리위에 회부돼 조사를 받았으며 30만 달러의 벌금을 물고 의회의 견책 결정을 받은 바 있다. 세 번의 이혼 과정도 논란거리다. 깅리치는 첫 번째 부인과 결혼 중에 두 번째 부인과 만나 불륜을 저질러 이혼했다. 특히 두 번째 부인과 결혼하기 위해 첫 번째 부인이 암 투병 중일 때 이혼을 요구했다. 또 두 번째 부인과 이혼도 하기 전에 당시 자신의 보좌관이었던 현재 부인을 따로 만났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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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정미경]‘통영의 딸’ 구하기, 加의회도 나선다

    미국 워싱턴 근교 게인스빌에 사는 박인영 씨는 주말이 되면 바빠진다. 그는 2개월 전부터 재미한인 모임을 찾아다니며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갇힌 ‘통영의 딸’ 신숙자 씨와 두 딸 구명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소아마비로 한쪽 다리가 불편한 그는 목발을 짚고 서명을 받으러 다닌다. “별로 힘든 줄 모르겠습니다. 다만 다리가 불편하다 보니 하루에 모임 한 곳밖에 갈 수 없는 게 안타깝죠. 생각 같아서는 서너 곳을 찾아다니고 싶은데….” 정작 그를 힘들게 하는 것은 일부 교민의 무관심이다. 한국에서 구명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지만 재미한인 사회에서는 아직 ‘통영의 딸’ 사연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설사 안다고 해도 “납북자가 많은데 왜 신 씨 구명운동만 벌여야 하느냐” “(신 씨의 남편) 오길남 박사는 자신이 좋아서 북한에 갔던 사람인데 왜 그런 사람의 가족을 구출해야 하느냐”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일일이 상황을 설명해가며 그는 2개월여 동안 1300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 그는 온라인 서명운동도 벌이고 있다. 9월 말 청원전문 사이트(change.org)에 신숙자 씨 송환 촉구 서명 코너를 만들었다. 현재까지 340여 명의 온라인 서명을 받았다. 미국뿐 아니라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도 서명을 한 사람들이 있다. 그는 “온·오프라인 10만 명의 서명을 받아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달할 계획”이라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박 씨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1970년대 미국에 건너 와 30년 넘게 신장전문의로 일하다 2009년 은퇴했다. 1990년대 초 오 박사가 쓴 ‘잃어버린 딸들 오! 혜원 규원’을 읽고 이들 가족의 사연을 접하게 됐다. 그는 14일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자유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IPCNKR)’ 총회에서 오 박사를 처음 만났다. 오 박사는 그의 손을 잡고 “먼 미국 땅에서 이렇게 나서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오 박사에게 “사람 구하는 데 한국, 미국이 어디 있냐”며 “더 열심히 뛰겠으니 지켜봐 달라”고 약속했다. 캐나다에서도 신 씨 구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연방의회까지 나섰다. 자유당 중진으로 법무장관까지 지낸 어윈 코틀러 의원은 이르면 이달 안에 신 씨 구명 촉구 결의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외교위를 거쳐 올해 안에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결의안이 통과될 경우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신숙자 결의안이 채택되는 것이다. 한국 국회에서 올9월 신숙자 결의안이 발의됐지만 아직 상임위 상정도 못하고 있는데 캐나다 의회가 먼저 나서고 있는 것이다. 캐나다 의회의 신숙자 결의안 채택에는 캐나다 북한인권협의회가 적극 나섰다. 이 단체의 이경복 회장은 최근 신 씨 송환을 촉구하는 캐나다 교민 1500명의 서명을 받아 코틀러 의원에게 전달했다. 그는 “신 씨 사연을 들은 코틀러 의원이 ‘내가 나서서 결의안을 발의하겠다’고 했다”며 “신 씨 구명뿐만 아니라 북한 정치범수용소 해체와 수감자 석방 등 북한 인권에 대한 광범위한 내용을 결의안에 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박사는 14일 IPCNKR 증언에서 “신숙자 모녀 구명에 국제사회가 나서 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그는 “가족을 구하는 일이 나에게는 전부”라며 “그렇지 않으면 내가 살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호소했다. 가족을 살리려는 그의 절박한 노력이 재외 교민들의 마음을 울리면서 속속 동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정미경 워싱턴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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