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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총선이 12일 앞으로 다가온 30일 부동층은 30% 안팎에 머물면서 총선 판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들 부동층의 표심이 어디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접전지역 수십 곳의 당락이 결정될 것으로 보여 여야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동아일보와 리서치앤리서치(R&R)의 28일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은 26.8%로 나왔다. 부동층이 30% 안팎에 머무는 이유는 다양하다. 배종찬 R&R 본부장은 “유권자의 정치변혁 요구를 각 정당의 후보자가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후보 선택지가 줄어든 것이 원인”이라며 “유권자들이 후보를 결정했음에도 여론조사에서 속마음을 숨기는 것도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각 정당의 공천 물갈이로 신인 정치인들이 많이 나오면서 유권자들이 제대로 후보를 알지 못하고 있다”며 “주변 유권자들의 평가를 들어본 뒤 유력 후보를 지지하게 되는 ‘밴드왜건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층을 정치 상황과 이슈에 따라 선거 때마다 선택을 달리하는 유권자인 이른바 ‘스윙보터(swing voter)’로 분류하고 있다. 최근 이슈가 된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과 정권심판론, 색깔론, 각 당 공약 등이 이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역대 선거에서 부동층이 대부분 야권에 더 힘을 실어준 경우가 많아 새누리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배 본부장은 “부동층의 표심은 6 대 4 정도로 야권에 유리하다”며 “20∼40대 수도권 부동층의 투표율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단 여야는 경쟁적으로 판세가 불리하다며 엄살 부리기에 나서고 있다. 예상 의석수를 깎아내려 지지층을 결속시키고 30%대에 이르는 부동층이 상대 당으로 흡수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고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여야는 공약 홍보를 통해 부동층 표심 확보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새누리당 당직자는 “교육 보육 주거정책 등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도 “반값등록금 실현 등 생활정책을 집중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4·11총선이 12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10명 중 3명은 아직 지지정당을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부동층의 표심에 따라 여야의 최종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동아일보가 28일 리서치앤리서치(R&R)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총선에서 어느 정당 후보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민주통합당(28.7%)이 새누리당(27.4%)을 미세하게 앞섰다. ‘투표확실층’에서는 새누리당 후보 지지율이 33.3%로 민주당(27.9%)보다 5.4%포인트 높았다. 이는 야권연대에 위기의식을 느낀 새누리당 지지층이 결집에 나선 결과로 보인다. 이번에 처음 적용된 투표확실층 조사는 과거 투표 경험 및 선거 관심도와 향후 투표 의향 등을 종합해 산출한 것으로, 투표 참여 의사를 직접 물어 추산하는 기존의 ‘적극투표층’에 비해 투표 참여 가능성을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57%가 투표확실층으로 분류됐는데 이는 역대 총선의 투표율에 비교적 근접한 수치다. ○ 민주당, 영남에서 선전이번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의 텃밭인 영남의 일부 표심이 민주당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1월 25일 본보-R&R 조사에선 대구-경북에서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율이 41.2%였으나 두 달 만에 37.1%로 떨어졌다. 반면 대구-경북에서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은 13.7%에서 21.2%로 껑충 뛰었다. 부산-울산-경남에선 민주당의 지지율이 21.4%에서 26.7%로, 새누리당이 30.8%에서 36.7%로 동반 상승했다. 양측의 지지층이 결집하는 양상이다. 최대 승부처인 서울 등 수도권에선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에서 새누리당(28.5%)은 민주당(27.7%)과 팽팽했지만 인천-경기에선 민주당(31.1%)이 새누리당(24.6%)보다 6.5%포인트 높았다. 앞으로 수도권은 선거 막판까지 지지율 다툼을 벌이며 안갯속 판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부동층이 여전히 높은 26.8%를 기록하고 있어 막판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층은 역대 선거 결과를 보면 대체로 야권 성향을 띠고 있어 새누리당이 고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정권 심판론을 앞세운 민주당에 맞서 부동층을 잡기 위해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호남에서는 민주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자가 32.0%로 새누리당(10.8%)에 비해 3배 정도 높았다. 대전-충청에선 민주당(28.9%)이 새누리당(25.5%)에 근소하게 앞섰다. 자유선진당은 통합진보당(7.7%)보다 낮은 3.6%의 지지율을 보였다. 그러나 충청권의 경우 역대 여론조사와 선거 결과에 차이가 있었다는 점에서 충청권에 기반을 둔 선진당 후보의 득표율은 여론조사보다 높게 나올 가능성도 있다.연령별로는 20∼40대에서 민주당 지지가 높았고, 새누리당은 50대와 60대 이상에서 우세했다. 30대의 경우 민주당 후보 지지율이 36.0%로 새누리당(14.6%)보다 2배가량 높게 나타났다. ○ 야권연대에는 부정적야권 선거연대가 이번 총선의 주요 변수로 부각됐지만 유권자 10명 중 4명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통합진보당과 후보단일화, 공동정책 발표 등 선거 연대를 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정책 노선이 지나치게 진보적으로 가는 것 같아 부정적’이라는 답변이 43.0%였다. 반면 ‘여당을 견제하고 창출하기 위한 것으로 긍정적’이라는 평가는 38.8%였다. 특히 부동층에서 야권의 선거연대에 대해 부정적(40.8%)이라는 답변이 긍정적(25.6%)이라는 답변보다 높아 야권연대의 부동층 흡수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야 공천 결과는 지지 변화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 공천 과정 및 결과가 지지 후보를 바꾸는 데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별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응답이 74.3%로 높게 나왔다. 여당에서 야당 후보 변경과 야당에서 여당 후보 변경도 각각 7.3%와 6.5%로 공천 결과에 따른 지지층 이반은 크게 일어나지 않았다. 공천에 대한 평가도 ‘새누리당의 후보 공천이 잘됐다’는 답변이 25.9%, ‘민주당의 공천이 잘됐다’는 응답은 22.4%로 큰 차이가 없었다.통합진보당을 종북세력이 장악하고 있다는 여권의 주장은 큰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0.2%는 ‘근거 없는 색깔론으로 본다’고 답했고, 22.2%는 ‘종북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 국회의사당이 있는 서울 영등포을에선 새누리당 사무총장이자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으로 선거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권영세 의원과 민주통합당의 ‘입’인 신경민 대변인의 맞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영등포을은 권 의원 전에는 민주당 김민석 전 의원이 재선을 할 정도로 야당세가 만만치 않았던 곳. 새누리당의 수성(守城)이냐, 민주당의 재탈환이냐에 관심이 모아진다. 》 ■ 권영세 새누리당 후보“2004년 탄핵 때보다는 분위기가 괜찮은 것 같긴 하지만….” 28일 오전 9시 서울 영등포구 신길5동 지역구 사무실에서 만난 새누리당 권영세 후보는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2002년 보궐선거 이후 내리 3선을 했지만 이번 총선 전망에 대해 “두고 봐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오전 6시부터 인근 대림역과 구로디지털단지역에서 출근 인사를 마치고 잠시 사무실에 들렀다는 권 후보는 민주통합당 신경민 후보에 대해 “선거조직의 귀재를 얻었다는 말이 있다”며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찾아간 곳은 사무실과 가장 가까운 지하철 7호선 신풍역 인근 골목길. ‘새누리당 권영세’라는 흰색 어깨띠에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점퍼와 운동화를 착용한 그는 오가는 시민들에게 연신 고개를 숙이고 일일이 악수한 뒤 “다시 한번 잘 부탁드린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당 사무총장으로서 공천을 마무리하고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지역을 돌아보기 시작했다는 그는 “세몰이를 하듯 선거운동을 하면 국민이 피곤해한다”면서 “최소한의 인력만 데리고 조용하게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18대 총선 당시 공천을 책임졌던 당의 사무총장이 정작 자신의 총선에선 패했던 사실을 의식한 듯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10년 전 초선에 도전했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교육 주거 보육 등 주민의 삶과 직결된 민생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에선 권 후보가 중앙당에 신경을 쓰다 보니 지역구 관리에 다소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를 봐도 아직 뚜렷하게 표심이 쏠리고 있지 않다. 신길1동 대신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김모 씨(45)는 “지난 10년 동안 여의도만 발전하고 나머지 지역은 개발된 것이 없다”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여의도 삼익아파트 입구에서 만난 이모 씨(53)는 “권 후보가 크게 잘못한 것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 권영세 후보는 ::△서울(53) △서울 배재고, 서울대 법학과,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행정학석사 △16∼18대 의원 △한나라당 최고위원 △국회 정보위원장 △새누리당 사무총장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 신경민 민주통합당 후보캠프 관계자들이 “MBC 개념앵커 출신 신경민을 지지해 달라”고 하자 신 후보가 뒤이어 “제가 그 신경민입니다”라며 인사를 건넸다. 20, 30대 젊은층이 금방 알은체를 하며 밝게 웃고 악수했다.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며 정부에 비판적인 클로징 멘트로 인기를 얻었던 그의 높은 인지도가 느껴졌다. 민주통합당 신경민 후보는 28일 오전 7시경부터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신풍역 앞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국민을 유린한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 ‘엉망 공천’의 핵심인 권영세 후보를 심판해 달라. 영등포가 변해야 정권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어깨띠 문구는 ‘선수교체, 우리들의 대변인’이다. 어떤 상인은 “새누리당이 너무 오래해 바꿔야 한다”고 호응했다. 공천이 늦게 결정되는 바람에 선거운동을 갓 시작한 그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강행군의 연속이다. “(선거운동용) 승합차가 사무실”이라고 했다. 영등포을은 새누리당 권 의원이 내리 3선을 한 곳.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에도 권 의원이 당선됐고 2008년 총선 때는 민주당 후보가 큰 표 차로 졌다. 신 후보는 “보수층이 많은 여의도 주민들은 민주당을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그는 여론조사에서 박빙승부를 하고 있음에도 극도로 신중했다. 그는 “권 후보가 심판 대상인 새누리당 실세임에도 박빙으로 나온 건 정권 심판론이 지역 민심에 먹혀들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신 후보가 ‘주민 소유권을 지나치게 제한한 여의도 전략정비구역 백지화’ 등 지역 현안을 파고들고자 애쓰는 것은 이 때문이다. 회사원 김태진 씨(39)는 “진실하다고 느꼈다. 권력의 억압을 겪어 ‘없는 사람들’의 처지를 잘 이해해 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신 후보가 찾은 대한노인회 영등포구지회 정기총회에서 만난 한 노인은 익명을 요구하며 “처음 본 사람이라 믿을 수 없다. 난 새누리당 지지자”라고 말했다. :: 신경민 후보는 ::△전북 전주(59) △전주고, 서울대 사회학과 △MBC 워싱턴 특파원, 국제부장, 보도국장 직무대행 △민주당 대변인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전·현직 의원들의 무소속 출마가 4·11총선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각 정당 공천에서 고배를 마신 이들은 나름대로 탄탄한 지역 기반을 갖고 있어 이들의 득표력이 여야의 총선 승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후보자 등록을 마친 927명 중 무소속은 257명(27.7%)으로 18대 총선 당시 127명보다 배가량 늘었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경북에는 현역 의원 3명이 무소속으로 나와 친정인 여당 후보들을 압박하고 있다. 대구 중-남에는 새누리당 김희국 전 국토해양부 차관의 공천에 반발해 배영식 의원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무소속으로 나섰다. 이들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합의했다. 김성조 이명규 의원도 각각 경북 구미갑과 대구 북갑에서 무소속으로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이 의원은 배 의원 등 무소속 7명과 함께 ‘무소속 희망연대’를 출범시켰다. 경북 상주에 무소속으로 등록했던 성윤환 의원은 26일 후보직을 사퇴했다. 부산 수영에선 17대 의원을 지낸 박형준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새누리당을 탈당해 유재중 의원과 리턴매치에 나섰다. 경남에서도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 사건에 비서가 연루돼 1월 탈당한 최구식 의원(진주갑)과 당 사무총장을 지낸 이방호 전 의원(사천-남해-하동)이 무소속으로 등록했다. 호남권도 무소속 변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지역이 적지 않다. 모바일투표 선거인단 모집과정에서 투신자살 사건이 발생해 민주통합당이 무공천을 결정한 광주 동구에 박주선 의원이 무소속으로 나섰으며 조배숙 최인기 김재균 의원은 각각 전북 익산을, 전남 나주-화순, 광주 북을에 무소속으로 등록했다. 2000년 16대 총선 이래 무소속 당선자가 1명도 없었던 서울에도 전·현직 의원 출신의 무소속 출마자가 여럿 나왔다. 중랑갑과 중랑을에선 유정현, 진성호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3선 출신의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과 5선 경력의 김덕규 전 국회부의장도 각각 중랑갑과 중랑을에 무소속으로 나와 치열한 선거전을 예고하고 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부산 사상·사진)가 잇단 선거자금 구설에 휘말렸다.자신의 선거 캠페인인 ‘3000만 원으로 선거 뽀개기’ 약속을 포기해 누리꾼들의 비판을 받은 손 후보가 당초 블로그에 “(선거자금 3000만 원의) 출처는 서울에서 자취할 때 살던 집 전세금 3000만 원”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손 후보는 22일 후보 등록을 하면서 부모 재산 등 총 4억6465만 원을 신고했는데 ‘선거 뽀개기’에 쓰고 있다던 전세금이 서울 용산구 남영동 소재에 본인 명의로 고스란히 남아 있었던 것.그는 “계약기간(2011년 11월)이 끝난 이후에도 다음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데다 선거 일정에 쫓겨 전셋집을 처분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논란이 끊이질 않았고 급기야 부산시 선거관리위원회가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선관위는 25일 손 후보의 블로그 등을 면밀히 검토한 끝에 “(전세금을 통한 선거자금 3000만 원은) 자금조달계획을 밝힌 것으로, 이행을 못했다고 해서 공직선거법 250조의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손 후보는 앞서 22, 23일 블로그를 통해 “예비후보 기간에 선거비용을 거의 사용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450여 분이 (정치 후원금) 8000여만 원을 보내줬다”고 후원금 사용을 시사했다. 또 선거기탁금 1500만 원도 새누리당 중앙당의 지원을 받아 제출했다고 밝혔다.손 후보는 25일 트위터를 통해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겠다. 각오하고 있으니 마음껏 때리세요. 진실과 거짓을 제대로 말씀드리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선거자금 논란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나타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검찰이 4·11총선 후보 등록 첫날인 22일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의 핵심 측근인 심모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자 여야 정치권은 총선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에 대해 이날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다만 핵심 당직자는 “심 씨 의혹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며 민주당 및 한 대표와는 무관한 사건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앞서 민주당은 1·15 전당대회에서 한 대표가 선출된 뒤 당 사무부총장에 임명됐던 심 씨의 사표를 16일 수리했다. 심 씨는 주간동아 보도로 금품 수수 의혹이 불거지자 12일 사표를 제출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이번 총선에 영향을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수사 타이밍을 잡은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보내고 있다. 당 관계자는 “보도가 나온 시점은 9일인데 그때는 가만히 있다가 공천 작업이 끝나고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들어서자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또 한명숙 대표냐”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조윤선 중앙선거대책위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금품수수, 비리 의혹에 한명숙 대표의 이름이 거명된 게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며 “매번 법의 심판을 비켜가며 ‘정치 검찰’을 비판해온 한 대표가 이번에는 어떤 말씀을 하실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상일 선대위 대변인은 “돈을 전달한 시기가 민주당의 전당대회를 전후한 시기로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검찰은 한 대표 측근에게 줬다는 2억 원의 진실이 무엇인지 분명히 가려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심 씨 의혹은 개인적인 게 아니라 한 대표와 관련돼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새누리당 일각에선 한 대표가 검찰 수사를 받게 될 경우 정치 탄압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자유선진당 문정림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검찰 수사에서 금품이 한 대표에게로 흘러들어갔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한 대표는 즉각 사퇴하고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아 ‘미스터 쓴소리’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77·사진)이 4·11총선 불출마와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조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제 7선에 이르는 의정생활과 30여 년의 정치인생을 마감하고 초야에 돌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1960년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섰던 고 조병옥 박사의 2세 정치인으로 1981년 11대에 무소속으로 첫 금배지를 달았다. 이후 국민회의와 민주당 등에서 정치를 했으나 노무현 정부와 각을 세우며 민주당을 탈당했고 18대 총선 때는 자유선진당 비례대표로 7선 고지에 올랐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서울 중구에 전략 공천된 그는 새누리당 정진석, 민주통합당 정호준 후보와 3파전을 벌여왔다. 정진석 후보가 고 정석모 전 의원(6선)의 아들이고, 정호준 후보는 8선을 지낸 고 정일형 박사의 손자이자 정대철 민주당 상임고문(5선)의 아들이기도 해 정치 명문가의 격돌장이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조 의원은 “서울의 중심에서 3당 대결구도를 형성해 제3당 진출의 계기로 삼고자 했는데 언론이 정치가문 2세 정치인들의 대결구도가 형성됐다고 보도하면서 3당 대결구도는 변질, 왜곡됐다”고 불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조 의원의 불출마로 중구 판세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동아일보가 14, 15일 리서치앤리서치(R&R)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호준 25.3%, 정진석 21.2%, 조순형 10.2%였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헌정사상 처음으로 탈북자 출신과 결혼이주여성 국회의원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은 20일 4·11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46명을 발표하면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상위권에 탈북자 출신 조명철 통일교육원장(53)과 필리핀 출신 다문화가정 주부 이자스민 씨(35)를 배치했다. 4번에 배정된 조 원장은 김일성종합대 교수를 지낸 엘리트로 1994년 7월 귀순했다. 지난해 탈북자로는 처음으로 고위공직자가 된 그는 19대 국회에서 탈북자 2만1300명 시대를 맞아 대북 정책과 관련한 입법 활동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다문화가정을 다룬 영화 ‘완득이’에서 완득이 엄마로 이름을 알린 이 씨는 다문화가정 21만 가구를 대표해 17번에 이름을 올렸다. 필리핀에서 의대를 다니다가 1995년 한국인 항해사와 결혼한 뒤 1998년 한국으로 귀화했으며, 2010년 사고로 남편을 잃은 뒤 가장 역할을 하며 남매를 키워 왔다. 민주통합당은 고(故) 전태일 열사의 친동생인 전순옥 참여성노동복지터 대표(58)를 1번에 배정했다. 전 대표는 중학교를 마친 뒤 오빠의 사망을 계기로 노동운동에 투신한 인물. 여성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적 기업인 ‘참신나는옷’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해직교사 출신으로 ‘접시꽃 당신’의 시인인 도종환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58)도 상위권인 16번에 이름을 올렸다. 도 부이사장은 민주당의 공천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

새누리당이 18일 서울 강남갑·을에 각각 심윤조 전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공천했다. 공교롭게도 둘 다 외교관 출신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40명의 공천자를 확정하면서 231명의 공천을 마무리 지었다. 탈당한 무소속 정태근(성북갑) 김성식 의원(관악갑) 지역구와 열세지역인 호남 지역 13곳 등 15곳은 무공천하기로 했다.○ 돈봉투 폭로 고승덕 낙마서울 강남·서초 현역의원인 이종구(강남갑) 이혜훈 의원(서초갑)은 탈락했다. ‘전당대회 돈봉투’ 폭로의 당사자인 고승덕 의원(서초을)도 출마의 길이 막혔다. 대신 서초갑·을에는 김회선 전 국가정보원 2차장,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가 공천을 받았다. 도봉갑은 유경희 유한콘크리트산업 대표이사가 공천을 받아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부인 인재근 씨와 여(女)-여(女) 대결을 벌인다.대구와 경북은 막판 물갈이 폭이 작았다. 그동안 논의 과정에서 여러 번 생사가 바뀌었던 대구 이한구(수성갑) 주호영(수성을) 서상기 의원(북을)은 모두 공천을 받았다. 경선 지역이 많았던 경북은 예상대로 현역 의원들이 대부분 생존했다. 구미갑 김성조, 상주 성윤환 의원만 심학봉 전 지식경제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 김종태 전 국군 기무사령관에게 패했을 뿐 김태환(구미을) 장윤석(영주) 정희수(영천) 이한성(문경-예천) 강석호 의원(영양-영덕-봉화-울진)은 무난하게 경선을 통과했다.돈을 돌린 혐의와 여성 비하 발언으로 각각 논란이 됐던 손동진(경주) 석호익 후보(고령-성주-칠곡)는 공천이 취소됐고 정수성 의원과 이완영 당 환경노동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이 공천 티켓을 거머쥐었다.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아 공천 재배치가 거론되던 조윤선 이두아 의원 등은 낙천이 최종 확정됐다. ○ 지역구 현역 물갈이 41.7%새누리당은 이번 공천에서 지역구 의원 전체 144명 중 60명(41.7%)을 물갈이했다. 비례대표 의원까지 합치면 물갈이 비율은 46%로 높아진다. 17대 36.4%, 18대 39%보다 높은 비율이다. 특히 서울(52.9%) 대구(50%) 부산(52.9%)의 현역 교체율이 높았다. 그러나 강세 지역인 경북과 경남은 각각 현역 15명 중 5명(33.3%), 13명 중 4명(30.8%)이 교체돼 현역 교체율이 평균을 훨씬 밑돌았다. 계파별로 보면 친박(친박근혜)계의 생존율이 훨씬 높았다. 친이(친이명박)계 의원 85명 중 38명이 공천(44.7%)을 받았고, 친박계는 65명 중 40명이 공천(61.5%)을 받았다. ○ 친이도 친박도 불만정몽준 전 당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이 특정인을 위해 당의 권력을 사유화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면서 “‘분열하면 모두 죽는다’는 식으로 압박을 가하며 당내 비판세력을 제거하고 입맛에 맞는 인물들로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친박계인 유승민 의원은 이혜훈 의원의 낙천에 대해 “(이 지역에 출마한)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와 특수관계인 일부 공천위원의 사심(私心)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버릴 수 없다. 이런 것이야말로 친박 역차별”이라며 전혀 다른 맥락에서 공천위를 비난했다.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동영상=정몽준 “박근혜 총선 무한책임져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둘러싼 논쟁이 4·11총선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서울 강남을에서 ‘FTA 결전’이 펼쳐지게 됐다. 민주통합당이 한미 FTA 폐기론자인 정동영 의원을 내세우자 새누리당은 18일 ‘FTA 전도사’로 불리는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맞불작전으로 투입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한미 FTA를 둘러싼 격한 설전으로 이미 1라운드를 치른 바 있다. 당시 정 의원은 김 전 본부장에게 “(외교관) 옷만 입은 이완용”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고, 김 전 본부장은 “(정 의원이) 정부에 계실 때 제가 협상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김 전 본부장은 18일 공천 발표 직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도 ”강남 유권자들이 한미 FTA에 대해 잘 판단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설득할 것“이라고 말해 격렬한 선거전을 예고했다. 서울 서초갑도 관심사다. 친박근혜계인 재선의 이혜훈 의원이 탈락한 자리에 김회선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이 공천장을 받았다. 이곳엔 보수성향 신당인 국민생각의 박세일 대표가 출사표를 던진 상태고 민주당은 금융전문가인 이혁진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 대표를 내세웠다. 보수성향 표 분산이 어떤 결과로 나올지 주목된다. 4선 중진인 정균환 전 민주당 의원과 탤런트 출신의 ‘장군의 손녀’ 새누리당 김을동 의원이 맞붙는 서울 송파병도 격전지로 꼽힌다. 이 지역은 한나라당이 서울을 싹쓸이한 18대 때에도 야당이 승리한 곳으로, 이번에는 대중 인지도가 높은 김 의원이 야당의 벽을 깰 수 있을지 관심사다. 여당의 텃밭인 대구 수성갑에선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의 수성(守城)이냐, 민주당 김부겸 최고위원의 생환이냐’가 관전 포인트. 김 최고위원이 내리 3선을 지낸 경기 군포를 떠나 ‘지역주의를 넘어서겠다’며 뛰어들자 새누리당은 경북고 선배이며 역시 3선인 이한구 의원으로 맞불을 놨다. 김 최고위원은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이 의원 공천은) 무감동, 무개념, 지각 공천에 불과하다”며 “오로지 당에 대한 충성도와 특정 계파의 입맛대로 후보를 내리꽂았을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대구 중-남도 눈길이 가는 지역구다. 야당 성향의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가운데 새누리당에선 김희국 전 국토해양부 차관이 공천을 받았다. 대구가 난공불락의 여당 텃밭이지만 이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 시절 환경부 장관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을 지냈고, 남구에서 무소속으로 구청장에 두 차례 당선된 경력이 있어 경쟁력이 만만치 않다는 평이다. 여당 텃밭인 부산의 경우 사상에선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민주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초반 기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정치 신인인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가 추격하고 있다. 민주당 문성근 최고위원과 새누리당 김도읍 후보가 맞붙은 북-강서을도 낙동강 전투의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지역이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 부산 사상 손수조-문재인 ▼■ 문재인 지지율 16%P 앞서… 손수조 인지도 63%로 올라부산 사상은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을 조금씩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5, 6일 동아일보 1차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더블 스코어(23.8%, 46.1%)의 격차를 보였다. 하지만 약 10일 만에 손 후보의 지지율은 3.7%포인트 오른 27.5%로 나타났고 문 고문의 지지율은 2.6%포인트 떨어진 43.5%를 기록했다. 여전히 문 고문의 지지율이 크게 앞서지만 미묘한 지지율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 투표층에서도 손 후보의 지지율은 3.6%포인트 상승해 문 상임고문과의 격차는 1차 조사의 18.5%포인트에서 10.4%포인트로 줄었다. 손 후보의 인지도는 가파르게 증가했다. 1차 조사 때 34.7%에 불과했지만 이번 조사에선 63.2%로 올라갔다. 문 고문의 인지도도 74.3%에서 88.7%로 높아졌다. 손 후보의 지지율은 50대와 60대 이상에서 상승했다. 1차 조사 때는 각각 24.2%와 39.0%로 나왔지만 이번에는 각각 36.9%와 49.1%를 얻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부산 방문 지원 등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문 고문은 50대에선 손 후보와 같은 36.9%의 지지율을 보였고 40대 이하에선 손 후보를 압도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 文8.3%P 앞서… 적극투표층선 2.4%P ▼■ 부산 북-강서을 김도읍-문성근부산 북-강서을은 이른바 ‘문성길’ 트리오 중 하나인 민주통합당 문성근 최고위원이 일단 앞서가는 형국이다. 지난달 일찌감치 공천을 받고 지역을 누벼온 문 최고위원은 지역 연고가 없음에도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이 40.2%, ‘이름 정도만 들어봤다’는 답변이 41.1% 등 인지도가 무려 81.3%에 달했다. 반면 부산지검 검사 출신 새누리당 김도읍 후보는 최근에야 공천이 확정된 탓인지 부산에서 대학교까지 나왔음에도 인지도가 46.8%에 머물렀다. 이 지역은 새누리당의 전통적 텃밭으로 분류돼 왔다. 이번 조사에서도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이 25.2%로 새누리당(33.0%)보다 낮았다. 지지율 조사에서 문 최고위원(36.8%)이 김 후보(28.5%)를 8.3%포인트 앞선 것은 영화배우 출신이라는 점, 낙동강 벨트에 불고 있는 야권 바람 등이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령대별 지지율을 보면 문 최고위원은 20대와 30대, 40대에서 상대적으로 우세했고 김 후보는 50대 이상에서 높았다. 김 후보는 ‘부산 토박이’란 점을 내세워 개인 알리기에 나섰다. 적극 투표층의 경우 문 최고위원(34.9%)과 김 후보(32.5%)의 차이는 2.4%포인트였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 둘로 나뉜 보수층… 정호준 오차내 선두 ▼■ 서울 중 정진석-정호준-조순형 서울 중구는 여야가 거점 지역으로 지목하고도 후보 공천에 시간을 끈 곳이다. 18대 선거에서 46.1% 지지율로 당선된 나경원 전 의원과 자유선진당 후보로 20.6%의 지지를 얻었던 신은경 전 KBS 앵커 모두 새누리당 공천을 못 받았다. 이들 대신 공천을 받은 정진석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3선이지만 충남 공주-연기에서 재선한 뒤 비례대표를 지내 중구에 특별한 연고가 없다. 민주통합당이 신경민 대변인 또는 김한길 전 의원을 투입하려다 경선을 거쳐 공천한 정호준 후보는 중구에서 5선을 한 정대철 민주당 상임고문의 아들이다. 동아일보 여론조사에서 민주당(26.9%)과 새누리당(26.4%)의 정당 지지도가 거의 비슷했음에도 정 후보(25.3%)가 정 전 수석(21.2%)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 것은 이런 상황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적극 투표층에서도 정 후보(27%)는 정 전 수석(24.5%)을 근소하게 앞섰다. 7선의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10.2%)이 보수층 지지를 정 전 수석과 나눠 가진 점도 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 후보는 인지도(50.4%)와 호감도(38.3%)에서도 정 전 수석(46.4%, 33.6%)을 앞섰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4년전 압승했던 洪, 이번엔 오차내 접전 ▼■ 서울 동대문을 홍준표-민병두서울 동대문을은 새누리당 홍준표 전 대표가 16대(2001년·보궐선거) 17대(2004년)와 18대(2008년) 총선에서 내리 당선된 곳이다. 18대 선거에서 홍 전 대표는 56.8%의 지지를 얻어 이번 선거에서도 상대하는 민주통합당 민병두 전 의원을 15.7%포인트라는 큰 차로 눌렀다. 홍 전 대표가 당에 거취를 일임한다며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음에도 새누리당이 논란을 무릅쓰고 홍 전 대표를 공천한 것은 이처럼 경쟁력 면에서 홍 전 대표 외에 대안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동아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상황은 녹록지 않다. 홍 전 대표(35.1%)는 민 전 의원(32.8%)을 불과 2.3%포인트 앞섰다. 오차범위 안이다. 적극 투표층도 홍 전 대표(37.6%)와 민 전 의원(36.9%)의 지지율이 초박빙이다. 두 후보 간의 지지율 차이는 새누리당(30.6%)과 민주당(20.3%) 간 정당 지지도 격차(10.3%포인트)보다 훨씬 작다. 홍 전 대표는 후보 인지도에서 90.5%로 민 전 의원(74.6%)을 앞섰지만 호감도는 40.6%로 민 전 의원(38.1%)과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동대문을이 4·11총선의 대표적 격전지가 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국민생각 박세일 대표는 14일 “자유선진당을 비롯해 모든 범(汎)중도우파 정치세력에 조건 없는 즉각적인 연대와 통합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총선을 통해 신보수 세력과 건강한 개혁적 보수 세력이 반드시 국회 원내교섭단체(20석)를 이룩해야 한다”며 “교섭단체라는 국회 교두보를 확보해야 대한민국에 선진화와 통일로 가는 길이 열린다”고 말했다. 그는 “보수를 망가뜨린 것은 새누리당”이라며 “국민생각은 ‘보수의 분열’이 아니라 ‘보수의 재건’을 추구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유선진당은 “(국민생각 측과) 공식적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밝혀 합당은 사실상 무산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무성 의원의 ‘당 잔류’ 선언을 기점으로 새누리당 4·11총선 공천 탈락자들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 효과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집단 탈당 기류가 완전히 뒤바뀌는 양상이다.서울 종로 공천을 신청했다 탈락한 이동관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13일 “종로 승리와 정권 재창출의 밀알이 되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수석은 “적전 분열로 4년간 이명박 대통령을 모시고 일했던 청와대 앞마당인 종로를 야당에 내줄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당 안팎에선 이 전 수석의 불출마 결심은 이 대통령의 의중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무소속 출마 등의 적전 분열로 총선에서 참패할 경우 향후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하고 새누리당의 재집권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전 수석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과 직접 통화한 일은 없지만 이심전심이다”라면서 “이 대통령이 직접 관여해서가 아니라 청와대 핵심부의 대승적 차원의 공감대가 있다고 봐야 한다. 앞으로 (청와대와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잘 협력해서 정권 재창출을 이뤄가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4일 공천을 받은 홍사덕 의원의 종로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박(非朴·비박근혜) 보수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방안도 한때 검토됐으나 무산되는 분위기다. 자유선진당 국민생각과 함께 기호 3번의 신당을 창당하자는 구상이었으나 구심적 역할을 할 만한 인물을 찾지 못했고, 이 대통령과의 이심전심하에 친이계 좌장 격인 이재오 의원도 만류하면서 당에 남기로 한 것이다. 한 친이계 의원은 “앞으로 당에 남아서 박 위원장의 새누리당 사당화 등을 비판하는 ‘내투 투쟁’에 들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런 기류 속에 다른 공천 탈락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도 줄을 이었다. 친박계 중진인 4선의 이경재 의원(인천 서-강화을)은 “새누리당과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중차대한 갈림길에서 개개인의 기득권과 감정에 연연해 더 큰 일을 그르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된 친박계 3선의 김학송 의원(경남 진해)은 “책임 있는 중진의원으로서 당의 부담을 덜어 주고자 불출마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친박계 초선 정해걸 의원(경북 군위-의성-청송)과 경남 거제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계 초선인 윤영 의원 역시 불출마를 선언했다. 다만 이들은 공천에 대한 쓴소리를 빼놓지는 않았다. 이경재 의원은 “(인천 서-강화을) 공천 결과는 후보 적합도로 내세운 참신성, 도덕성, 잦은 당적 변경 문제 등 어느 것도 맞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의 비박(非朴·비박근혜) 보수신당 창당 움직임이 주춤하고 있다. 4·11총선을 앞두고 자유선진당, 국민생각과 더불어 기호 3번의 신당 창당을 위한 물밑 접촉을 진행해 왔지만 구심적 역할을 해줄 만한 주요 인사들이 손을 내저으면서 힘을 받지 못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친이계 공천 탈락자들이 영입 1순위로 공을 들였던 정운찬 전 국무총리(사진)는 12일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가 추진하는 비박연대에 참가할 생각이 없다. 총선에 출마할 생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전 총리는 최근 박 대표, 김덕룡 전 의원과 회동한 사실을 전하며 “대선까지 바라보고 제3세력화에 참여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지만 완곡하게 거절했다”고 밝혔다. 김무성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백의종군하겠다”며 당 잔류와 불출마를 선택하면서 친이계의 집단행동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친이계는 김 의원을 정 전 총리의 대안으로 고려하면서 10여 명의 동반 탈당 이후 보수신당 창당의 구심점으로 생각해왔다. 게다가 김 의원이 이날 “동료 의원들의 탈당을 막겠다”고 밝히자 친이계는 더욱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의 최측근인 진수희 의원도 이날 탈당을 보류했다. 진 의원은 “며칠 상황을 지켜본 뒤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지만 당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진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보수신당이 만들어질 경우 정권 재창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 등을 설명하며 탈당을 강하게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안팎의 주요 인사들이 비박 보수신당 창당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임에 따라 친이계는 새로운 활로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관건은 친이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대선주자급 인사의 영입인데 아직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친이계는 이날 의원총회 소집 요청서를 황우여 원내대표에게 제출했다. 이번 공천을 ‘친이계 보복학살’이라고 규정하고 현역 의원 하위 ‘25% 컷오프 룰’이 악용됐다는 주장을 펼치기 위해서다. 탈당의 명분을 찾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인 셈이다. 강승규 의원은 법원에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갑 공천무효 확인소송과 효력정치 가처분 신청을 냈고 최병국 의원은 탈당을 선언하고 무소속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이로써 공천에 불복해 새누리당을 탈당한 현역 의원은 이윤성 박종근 전여옥 허천 의원에 이어 5명이 됐다. 현재 전여옥 의원은 국민생각에 합류한 상태이며 국민생각은 이날 전 의원을 공동대변인 겸 최고위원으로 임명했다. 3자 보수신당의 나머지 양대 축인 자유선진당과 국민생각은 친이계의 결단을 기다리겠다는 생각이다. 국민생각의 핵심 관계자는 “며칠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며 “새누리당 공천 결과가 최종적으로 나오면 친이계 의원들은 기호 3번을 얻기 위해 보수신당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도 통화에서 “기본적 생각에는 변화가 없으며 문호는 열어 놓았다”고 밝혔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새누리당이 4·11총선 공천 작업에서 “헌법과도 같다”며 준수해온 현역 의원 하위 ‘25% 컷오프 룰’의 공정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5차 공천자 명단 15명을 추가로 발표한 공천위원회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낙천자들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25% 컷오프 여론조사 대상에서 23명 빠져 공천에서 탈락한 강승규 이화수 의원이 컷오프 룰 논란의 불씨를 댕겼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천위가 93명에 대해서만 컷오프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는 증언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체 지역구 현역 144명 중 불출마자 13명과 공천 신청자가 1명인 단수후보 지역 현역 공천자 15명 등 28명을 제외하면 총 116명이 컷오프 조사 대상이 돼야 하는데 23명이 조사대상에서 빠져 93명에 대해서만 조사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그는 “93명이 (컷오프 여론조사) 대상으로 결정됐다”며 “단수후보 지역, 일부 전략공천 지역, 선거구 분구와 합구 지역, 후보자의 경쟁력이 현저하게 높게 괜찮은 지역 등은 뺐다”고 말했다. 권 총장의 설명에 따르면 서울 종로와 동대문을에서 각각 공천을 받은 홍사덕 홍준표 의원의 경우 당에 거취를 일임했기 때문에 조사대상에서 제외됐고, 공천전략 지역으로 선정된 서초갑 이혜훈 의원은 유일한 공천 신청자이므로 당내 경쟁력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경기 이천-여주의 경우 여주가 양평-가평으로 통합되고 이천은 단독 선거구로 확정되면서 정병국 의원과 이범관 의원이 조사대상에서 제외됐으며, 경남 사천과 통합된 남해-하동이 지역구였던 여상규 의원도 컷오프 조사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 6명 의원을 제외해도 컷오프 조사를 받지 않은 의원은 17명. 일부 전략지역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현역 중 일부가 공천위의 재량권에 따라 일부 현역의원의 지역구가 컷오프 여론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하지만 권 총장은 “당 비상대책위가 공천위에 준 재량을 최소한 적용한 게 10여 명이 되는 것 같다”면서도 “명단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 친박계 4선 박종근 무소속 출마 이날 발표에서는 현역 의원 중 김재경 의원(경남 진주을)만이 경선을 거쳐 살아남았다. 반면 지역구 의원 중 박종근 의원(대구 달서갑)의 공천 탈락이 확정됐다. 친박(친박근혜)계 4선인 박 의원은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확정된 공천자 중 SBS 앵커 출신이 2명이나 됐다. 대구 달서갑의 홍지만 전 앵커는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고 출마했다가 박 의원에게 져 고배를 들었지만 이번에 다시 기회를 얻었다. 신설 지역인 경기 파주갑의 정성근 전 앵커는 송영선 의원과 경합해 승리했다. 역시 SBS 출신인 허원제 의원(부산 부산진갑)의 공천 여부는 이날 확정되지 않았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불출마한 대구 달성에서는 이종진 전 달성군수가 경선에서 승리했다. 대구 달서을에는 윤재옥 전 경기지방경찰청장이 공천을 받아 박종준 전 경찰청 차장에 이어 치안정감 출신 공천 2호를 기록했다. 인천 부평을에서는 김연광 전 대통령정무1비서관이 박선규(서울 영등포갑), 김희정(부산 연제) 전 청와대 대변인에 이어 이명박 청와대 출신 인사 중 세 번째로 공천을 받았다. 충남 서산-태안에서 경선 끝에 공천을 받은 유상곤 전 서산시장은 2010년 6·2지방선거 당시 선거캠프 회계책임자가 자원봉사자에게 현금을 준 혐의로 벌금형이 확정돼 지난해 시장직을 상실했다. 한편 부산 중진 김무성 안경률 의원과 대구의 이한구 서상기 주호영 의원의 공천 여부는 확정하지 않았다. 이들 지역에 대한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의 고민이 그만큼 큰 것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김무성 안경률 의원의 경우 이미 탈락을 확정하고서도 발표를 미뤄 이들의 반발 탈당 시기를 늦춰 보려는 의도 아니냐는 엇갈린 관측도 나온다. 김 의원은 “공천 결론과 상관없이 12일 출마에 대한 공식적 입장을 결정하겠다. 김무성답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일부 참모는 “깨끗이 불출마를 선언하자”는 의견을 개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 새누리당이 11일 발표한 5차 공천자 명단(15명) ::▽대구(4곳): 서(김상훈·전 대구시 경제통상국장) 달서갑(홍지만·전 SBS 앵커) 달서을(윤재옥·전 경기지방경찰청장) 달성(이종진·전 달성군수)▽인천(1곳): 부평을(김연광 전 대통령정무1비서관)▽경기(2곳): 파주갑(정성근·전 SBS 앵커) 이천(유승우 전 이천시장)▽강원(1곳): 원주갑(김기선·전 강원도 정무부지사)▽충북(1곳): 청주 흥덕갑(윤경식·전 당협위원장)▽충남(2곳): 보령-서천(김태흠·전 충남도 정무부지사) 서산-태안(유상곤·전 서산시장)▽경남(4곳): 창원을(강기윤·전 당협위원장) 진주을(김재경·현 의원) 거제(진성진·전 서울지검 검사) 양산(윤영석·아시아도시연맹 이사장)}
새누리당 공천 탈락 의원들과 자유선진당, 국민생각이 참여하는 3자 연합체 성격의 ‘비박(비박근혜) 보수신당’ 창당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도보수 성향의 신당인 국민생각은 전여옥 의원에 이어 현역 의원의 추가 입당을 이끌어내기 위해 새누리당 친이계 의원을 대상으로 폭넓게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국민생각은 낙천자 중 최소 5명의 의원을 영입한 뒤 15석의 자유선진당과 합당해 원내교섭단체(의석수 20석)를 구성하고 이번 총선에서 기호 3번으로 제3당의 위상을 확보하는 방안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일 대표는 11일 “거대 여당과 거대 야당이 대한민국을 끌어가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범(汎)중도우파 단결로 가자는 게 큰 방향”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보수 세력 재편의 관건은 선진당이 쥐고 있다. 선진당의 결단에 따라 친이계 의원들의 합류와 국민생각과의 합당 여부가 판가름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심대평 대표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문호를 개방해 놓은 상태이며 생각이 같으면 (친이계 의원들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 “(국민생각과도) 가치를 공유하면 함께 갈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심 대표는 “선거를 의식해서 흥정을 할 생각은 없다”며 “(가치 중심이 아닌) 국민생각과의 합당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친이계도 국민생각 입당과 무소속 출마, 독자세력을 만든 후 자유선진당과 국민생각과의 3자 통합 등을 놓고 막판 저울질을 하고 있다. 이미 이윤성 의원(인천 남동갑)과 허천 의원(강원 춘천)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한 친이계 의원은 “10명 안팎의 세력을 모은 뒤 먼저 선진당과 세력을 합치고, 이어 국민생각과 3자 통합을 이루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방안이 실현되면 비박계 성향 보수연합체가 발족하는 것으로 보수 분열의 원심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친이계 일부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에게 새로운 보수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
4·11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여야 현역 의원들이 정치적 활로를 찾기 위한 각자도생에 나섰다. 탈당과 무소속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고, 새누리당 친이(친이명박)계 일각에선 무소속 연대 또는 국민생각과 함께하는 새로운 신당 창당이 검토되고 있다. 9일 현역 의원 중 처음으로 전여옥 의원(서울 영등포갑)이 보수성향의 중도신당인 국민생각 입당을 전격 선언했다. 이로써 공천 탈락에 불복해 새누리당을 탈당한 의원은 이날 현재 허천(강원 춘천) 이윤성 의원(인천 남동갑) 등 3명이다.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은 보수를 버렸고, 이번 공천은 완벽한 보수학살극”이라며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제주 해군기지가 ‘해적기지’가 되도록 만들 수 없고, 아이들을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인질로 둘 수 없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지킬 것이다”라며 탈당 이유를 설명했다. 전 의원은 국민생각 비례대표로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 의원의 입당으로 친이계 낙천자들의 국민생각 합류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총선을 30여 일 앞두고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게 사실상 어렵다는 현실론 때문이다. 하지만 친이계는 무소속 연대를 우선 고려하고 있다. 18대 총선에서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이 공천 학살을 당했다며 친박연대 또는 무소속으로 출마했듯이 이번에는 친이계가 공천 보복학살을 당했다는 명분을 내세워 출마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생각과의 통합을 거론하는 이들도 있다. 공천 탈락자 10여 명을 규합한 뒤 협상을 통해 국민생각의 당명과 조직을 모두 바꿔 새로운 정당을 만들자는 구상이다. 경선이 치러지는 일부 지역에선 후보들 간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의 구성재 후보와 경북 문경-예천의 신현국 후보는 불공정 경선을 주장하며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도 옛 민주계 인사들의 무소속 출마가 속출하고 있다. 최인기 의원(전남 나주-화순)은 이날 “친노(친노무현) 세력이 호남을 철저히 무시했다”며 공식 탈당했다. 민주당에서 공천 심사에 불복해 탈당한 첫 번째 현역 의원이 됐다. 신건 의원(전북 전주 완산갑)도 공천에서 탈락하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봉균 의원(전북 군산)은 통화에서 “재심까지 기각될 줄 몰랐다. 동반 탈당하는 시도의원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고 있다”며 무소속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비례대표인 김충조 의원도 다음 주초 탈당 선언을 한 뒤 김성곤 의원의 지역구인 전남 여수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할 예정이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엄친딸(엄마 친구 딸)’, ‘정치권의 신데렐라’로 불렸던 새누리당 나경원 전 의원이 8일 눈물 속에서 4·11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10년 동안의 화려했던 정치 인생의 1막을 내렸다.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에서 (나의) 공천을 두고 논란의 여지가 있음을 알고 있다. 이유야 어떻든 논란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것은 제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더 이상 당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당을 위해 물러나서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최근 남편 김재호 판사가 현직 검사에게 자신을 비방한 누리꾼 김모 씨에 대해 기소청탁을 했다는 의혹에 휘말리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공천 탈락 가능성이 점쳐지자 불출마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은 남편의 기소청탁 의혹과 관련해 “당 일각에선 이런 논란에 맞서기는커녕 이를 빌미로 날 끌어내리려 한다”며 “당이 거짓의 힘이 두려워 뒤로 숨기만 한다면, 이것이야말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비겁한 정치가 아니냐”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그는 울먹거리며 “과연 서울시장 선거 패배의 책임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멍에인지 묻고 싶다”며 “제가 먼저 불출마를 하든 공천 결과를 기다리든 똑같은 결과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불과 반년 전만 해도 정치적 절정을 맞은 것으로 보였던 나 전 의원의 갑작스러운 퇴장을 지켜보던 당 관계자들은 “정치 무상이 느껴진다”며 안타까워했다. 부잣집 딸, 어느 자리에서나 시선을 끄는 미모, 서울대 법대를 나온 부부 판사, 장애를 안고 태어난 딸을 돌보는 엄마…. 이런 ‘스토리’를 안고 2002년 대통령 선거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의 여성 특보로 정치에 입문한 후 나 전 의원의 정치 인생은 탄탄대로를 달렸다. 2004년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온 후 2006년 당 대변인으로 대여 공격의 선봉에 섰다. 각종 TV 토론 프로그램에서 ‘딱 부러지는’ 논리로 상대방을 압도했고, 2008년 총선에서 서울 한복판 중구에서 지역구 의원이 됐다. 그의 당내 존재감은 재선 의원 이상이었다.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서 오세훈 당시 시장과의 맞대결 끝에 패했지만, 그해 7월 전당대회에서 자력으로 당 지도부에 입성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패배로 오 시장이 전격 사퇴한 후 마땅한 당내 후보가 없던 상황에서 시장 후보로 나서 불리한 여건에서 선전했지만 패배했고, 선거 과정에서 ‘연회비 1억 원짜리 피부과를 다녔다’는 허위과대 의혹으로 고전했다. 나 전 의원은 당분간 정치적 휴지기를 가지며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4·11총선 공천에서 ‘시스템 학살’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새누리당의 친이(친이명박)계 리더들이 8일 일제히 ‘박근혜 공천’에 포문을 열었다. 4선의 이윤성 전 국회부의장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등 친이계의 탈당 러시도 시작됐다. 가장 먼저 나선 사람은 이재오 의원이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감정적, 보복적 공천을 하지 말라”며 날을 세웠다. 이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낙천자도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했는데, 그들이 승복할 수 있을 때 그 말은 성립한다”며 “(현역 의원을 낙천시킨) 25% 컷오프 조항을 공정하게 적용했다면 컷오프 탈락자들에게 조사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또 “(컷오프 결과를 공개하지 않으면) 최종 입장은 공천이 마무리된 뒤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에 권영세 사무총장은 “신청자 본인에게는 공개할 생각이지만 어떤 식으로 할지는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현실론’을 내세웠다. 홍 전 대표는 기자들에게 “공천은 고도의 정치행위지 산수가 아니다”라며 “지역 특성과 표의 확장성 등을 고려해 컷오프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천이 보류됐거나 낙천한 진수희 신지호 유정현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들에게 공천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몽준 전 대표도 트위터에 “친이계에는 엄격하고 친박계에는 관대한 공천”이라며 “낙천자도 당의 중요한 자산이라니 위선의 극치”라고 박 위원장을 정조준했다. 정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서울 동작을)에 사는 김영삼 전 대통령을 만나 40여 분간 정치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은 “선거가 어려운 비상상황인데,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독주하고 있다. 박 위원장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왜 저렇게 독단적인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성 전 부의장(인천 남동갑)도 “시스템 공천이란 미명 마래 ‘과거 한풀이 기준’에 따른 보복을 자행하고 있다”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전날 탈당을 선언한 친이계 허천 의원(강원 춘천)에 이어 두 번째다. 공천이 확정된 정두언 의원도 트위터에서 “모처럼 (여의도 당사) 기자실에 들렀더니 공천 얘기로 수군수군. 2000년 이회창 시절로 돌아간 공천이라는 둥, 최재오 권방호가 다 한다는 둥”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이 언급한 ‘최재오’ ‘권방호’는 2008년 공천을 주도한 이재오 의원과 이방호 전 사무총장을 현재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과 권영세 사무총장에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탈당한 친이계가 18대 총선 때의 친박연대와 같은 새로운 정당을 만들지, 무소속 연대로 나설지 주목된다. 하지만 4년 전 친박계 돌풍 때와 달리 파괴력을 가진 대선주자급 인사 영입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친이계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이재오 의원도 이날 ‘공천을 반납하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는 당을 사랑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비박계의 집단행동 가능성에 대해서도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을 하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
서울 동대문을에서는 2007년 대선 당시 ‘BBK 사건’을 둘러싼 수비수와 저격수 간의 2라운드가 치러지게 됐다. BBK 공세를 전면에서 막았던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는 공천 신청을 하지 않고 당에 거취를 일임했으나 공천위원회는 7일 현 지역구에 홍 전 대표를 그대로 투입하기로 했다. 상대는 18대 때 맞붙었던 민주통합당 민병두 전 의원. 민 전 의원은 대선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아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BBK 의혹을 집중 제기했고, 홍 전 대표는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을 맡아 최종 수비수 역할을 했다.18대 총선 때도 이 지역은 BBK ‘창과 방패’ 대결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홍 전 대표는 15.7%포인트 차로 민 전 의원을 눌렀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은 정치 상황이 달라 홍 전 대표가 연승을 거둘지 민 전 의원이 패배를 설욕할지 주목된다.새누리당이 이날 16개 지역 3차 공천자 명단을 발표함에 따라 공천 확정자는 118명으로 늘어났다. 공천 확정자 명단에는 홍 전 대표의 측근인 김정권(경남 김해갑) 김기현(울산 남을) 이범래 의원(서울 구로갑) 등도 포함됐다. 당내에선 “‘이재오 라인’은 죽고 ‘홍준표 라인’은 살아 남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도 126명의 공천을 확정함에 따라 이날까지 58곳의 여야 대진표가 완성됐다. 검사와 판사 출신의 맞대결도 펼쳐지게 됐다. 서울 광진을에서는 정준길 전 대검 중수부 검사가 새누리당 공천을 받고 광주고법 판사 출신인 민주당 추미애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강원 강릉에선 인천지검 특수부 부장검사 출신인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과 춘천지법 영월지원 판사였던 송영철 민주통합당 후보가 대결을 벌인다. 경남 사천-남해-하동에서는 3파전이 예상된다. 남해-하동 출신의 여상규 의원이 새누리당 공천을 받자 사천 출신의 이방호 전 사무총장은 이날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통합진보당 강기갑 의원도 야권단일화에 따른 지역구 수성을 노리고 있어 혼전이 예상된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