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D-29]정운찬도 “신당 안가”… 비 맞은 非朴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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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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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성-정운찬 영입 무산에 ‘보수신당 창당’ 멈칫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의 비박(非朴·비박근혜) 보수신당 창당 움직임이 주춤하고 있다. 4·11총선을 앞두고 자유선진당, 국민생각과 더불어 기호 3번의 신당 창당을 위한 물밑 접촉을 진행해 왔지만 구심적 역할을 해줄 만한 주요 인사들이 손을 내저으면서 힘을 받지 못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친이계 공천 탈락자들이 영입 1순위로 공을 들였던 정운찬 전 국무총리(사진)는 12일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가 추진하는 비박연대에 참가할 생각이 없다. 총선에 출마할 생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전 총리는 최근 박 대표, 김덕룡 전 의원과 회동한 사실을 전하며 “대선까지 바라보고 제3세력화에 참여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지만 완곡하게 거절했다”고 밝혔다.

김무성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백의종군하겠다”며 당 잔류와 불출마를 선택하면서 친이계의 집단행동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친이계는 김 의원을 정 전 총리의 대안으로 고려하면서 10여 명의 동반 탈당 이후 보수신당 창당의 구심점으로 생각해왔다. 게다가 김 의원이 이날 “동료 의원들의 탈당을 막겠다”고 밝히자 친이계는 더욱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의 최측근인 진수희 의원도 이날 탈당을 보류했다. 진 의원은 “며칠 상황을 지켜본 뒤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지만 당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진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보수신당이 만들어질 경우 정권 재창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 등을 설명하며 탈당을 강하게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안팎의 주요 인사들이 비박 보수신당 창당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임에 따라 친이계는 새로운 활로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관건은 친이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대선주자급 인사의 영입인데 아직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친이계는 이날 의원총회 소집 요청서를 황우여 원내대표에게 제출했다. 이번 공천을 ‘친이계 보복학살’이라고 규정하고 현역 의원 하위 ‘25% 컷오프 룰’이 악용됐다는 주장을 펼치기 위해서다. 탈당의 명분을 찾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인 셈이다.

강승규 의원은 법원에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갑 공천무효 확인소송과 효력정치 가처분 신청을 냈고 최병국 의원은 탈당을 선언하고 무소속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이로써 공천에 불복해 새누리당을 탈당한 현역 의원은 이윤성 박종근 전여옥 허천 의원에 이어 5명이 됐다. 현재 전여옥 의원은 국민생각에 합류한 상태이며 국민생각은 이날 전 의원을 공동대변인 겸 최고위원으로 임명했다.

3자 보수신당의 나머지 양대 축인 자유선진당과 국민생각은 친이계의 결단을 기다리겠다는 생각이다. 국민생각의 핵심 관계자는 “며칠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며 “새누리당 공천 결과가 최종적으로 나오면 친이계 의원들은 기호 3번을 얻기 위해 보수신당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도 통화에서 “기본적 생각에는 변화가 없으며 문호는 열어 놓았다”고 밝혔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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