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18일 서울 강남갑·을에 각각 심윤조 전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공천했다. 공교롭게도 둘 다 외교관 출신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40명의 공천자를 확정하면서 231명의 공천을 마무리 지었다. 탈당한 무소속 정태근(성북갑) 김성식 의원(관악갑) 지역구와 열세지역인 호남 지역 13곳 등 15곳은 무공천하기로 했다. ○ 돈봉투 폭로 고승덕 낙마
서울 강남·서초 현역의원인 이종구(강남갑) 이혜훈 의원(서초갑)은 탈락했다. ‘전당대회 돈봉투’ 폭로의 당사자인 고승덕 의원(서초을)도 출마의 길이 막혔다. 대신 서초갑·을에는 김회선 전 국가정보원 2차장,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가 공천을 받았다. 도봉갑은 유경희 유한콘크리트산업 대표이사가 공천을 받아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부인 인재근 씨와 여(女)-여(女) 대결을 벌인다.
대구와 경북은 막판 물갈이 폭이 작았다. 그동안 논의 과정에서 여러 번 생사가 바뀌었던 대구 이한구(수성갑) 주호영(수성을) 서상기 의원(북을)은 모두 공천을 받았다. 경선 지역이 많았던 경북은 예상대로 현역 의원들이 대부분 생존했다. 구미갑 김성조, 상주 성윤환 의원만 심학봉 전 지식경제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 김종태 전 국군 기무사령관에게 패했을 뿐 김태환(구미을) 장윤석(영주) 정희수(영천) 이한성(문경-예천) 강석호 의원(영양-영덕-봉화-울진)은 무난하게 경선을 통과했다.
돈을 돌린 혐의와 여성 비하 발언으로 각각 논란이 됐던 손동진(경주) 석호익 후보(고령-성주-칠곡)는 공천이 취소됐고 정수성 의원과 이완영 당 환경노동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이 공천 티켓을 거머쥐었다.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아 공천 재배치가 거론되던 조윤선 이두아 의원 등은 낙천이 최종 확정됐다.
새누리당은 이번 공천에서 지역구 의원 전체 144명 중 60명(41.7%)을 물갈이했다. 비례대표 의원까지 합치면 물갈이 비율은 46%로 높아진다. 17대 36.4%, 18대 39%보다 높은 비율이다.
특히 서울(52.9%) 대구(50%) 부산(52.9%)의 현역 교체율이 높았다. 그러나 강세 지역인 경북과 경남은 각각 현역 15명 중 5명(33.3%), 13명 중 4명(30.8%)이 교체돼 현역 교체율이 평균을 훨씬 밑돌았다.
계파별로 보면 친박(친박근혜)계의 생존율이 훨씬 높았다. 친이(친이명박)계 의원 85명 중 38명이 공천(44.7%)을 받았고, 친박계는 65명 중 40명이 공천(61.5%)을 받았다. ○ 친이도 친박도 불만
정몽준 전 당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이 특정인을 위해 당의 권력을 사유화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면서 “‘분열하면 모두 죽는다’는 식으로 압박을 가하며 당내 비판세력을 제거하고 입맛에 맞는 인물들로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친박계인 유승민 의원은 이혜훈 의원의 낙천에 대해 “(이 지역에 출마한)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와 특수관계인 일부 공천위원의 사심(私心)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버릴 수 없다. 이런 것이야말로 친박 역차별”이라며 전혀 다른 맥락에서 공천위를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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