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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미국 뉴욕 페이스북 지사가 입주한 건물 앞에서 50명의 시위대가 ‘페이스북은 부끄러운 줄 알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다음 달 50억 달러(5조6700억 원) 규모의 기업공개를 앞둔 페이스북의 이사회에 여성이 전무한 것을 개선하도록 요구하는 5만3000여 명이 서명한 탄원서를 페이스북 측에 전달했다. 이날 시위는 페이스북의 여성 이사 보강을 요구하는 온라인 캠페인 ‘페이스잇’과 여성단체 ‘울트라바이올렛’ 등이 조직했다. 시위대는 페이스북이 여성 이사를 보강할 때까지 여성 이용자들이 매주 월요일을 ‘페이스북 블랙아웃 데이’로 정해 페이스북 사용을 보이콧하고 페이스북 신상명세란에 ‘여성’ 표시를 ‘남성’으로 바꾸는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현재 페이스북 이사회는 도널드 그레이엄 워싱턴포스트 최고경영자(CEO),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 등 남성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여성단체들은 페이스북의 여성 사용자가 58%로 절반을 넘는데도 이사회에 여성이 한 명도 없는 것은 페이스북의 남성 중심 문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연기금으로 페이스북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캘리포니아교직원 퇴직연금(CalSTRS)도 올 2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에게 여성 이사를 보강하도록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사회에 여성이 없거나 부족한 것은 다른 정보기술(IT)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트위터도 이사회에 여성이 없으며 애플은 8명 이사 중 1명(안드레아 중 에이본 화장품 CEO)만이 여성이다. 구글은 이사 10명 중 3명이 여성으로 그나마 나은 편이다. IT 기업 이사회에 여성이 부족한 것은 이사회가 실리콘밸리의 대형 투자자 위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투자자 서클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여성은 자연히 이사회에 포함될 가능성이 낮아진다. 또 여성 이사를 보강하도록 압력을 넣을 만한 여성 고위 경영진이 부족한 것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수전 스토버그 여성기업이사협회(WCD) 회장은 “페이스북은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는 경영이념과는 달리 이사회를 철저히 ‘보이스 클럽(Boy's Club)’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기업공개를 할 때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압력에도 페이스북이 여성 이사를 보강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해 뉴요커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회사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로 이사회를 구성하지 남녀 비율을 일일이 따져 결정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페이스북은 사무실 벽을 개조해 칠판으로 바꿨다. 직원들이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날 때마다 그림 등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한 것. 직원들은 칠판에 만화를 그리는가 하면 도표를 만들기도 하고 쪽지를 붙여 놓기도 한다. 이 회사의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인 에버릿 카티그백 씨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아무리 편리해도 창의적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데 직접 손으로 그리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말한다.월스트리트저널은 직원의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칠판과 사인펜을 준비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특히 정보기술(IT) 기업 사이에 유행하는 이 같은 시각적인 아이디어 표현 방식을 ‘두들링(Doodling·낙서) 기법’이라고 한다. 낙서 기법이 유행하면서 사무실 벽을 칠판으로 개조해주는 아이디어페인트라는 회사는 2008년 이후 매출이 매년 두 배씩 늘고 있다.아예 별도의 ‘낙서 룸’을 만드는 기업도 있다. 시트릭스라는 IT 기업은 첨단기기에 익숙한 직원들이 손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디자인 협력 룸’을 만들었다. 누구나 이 방에 들어가 자신의 생각을 그림으로 그릴 수 있다. 방에는 칠판과 사인펜, 낙서장은 물론이고 3차원적 아이디어 구현을 위한 스티로폼이나 막대 기구 등이 마련돼 있다. 홈어웨이라는 여행 관련 기업은 직원들이 머릿속에 맴도는 아이디어를 생생하고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그래픽 전문가를 불러 스케치 교육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그래픽 전문가는 도표를 만들 때 각종 도형이나 화살표를 어떻게 이용하면 아이디어의 흐름을 구체화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또 그래픽 기록가(graphic recorder)라는 전문직업도 생겨나고 있다. 기업들은 회의 때 그래픽 기록가를 배석시켜 토론한 내용을 그림이나 도표로 정리하도록 한다.파워포인트 프로그램을 이용하기보다 직접 칠판에 그림을 그려가며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프레젠테이션 방식도 늘고 있다. 파워포인트 프로그램을 만든 마이크로소프트도 새로운 제품 개발을 위한 초기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칠판을 이용한다. 제프리 머리 마이크로소프트 테스트 매니저는 “참석자들이 손으로 그리면서 설명하면 한 장소에서 감정과 경험을 공유한다는 느낌이 커진다”고 말했다.2009년 응용인식 심리학이라는 잡지에 발표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글자로 표현된 정보보다 낙서나 그림으로 표현된 정보가 더 오래 기억되는 것으로 조사됐다.재키 앤드레이드 영국 플리머스대 심리학 교수는 “아이디어를 비주얼하게 표현하는 것은 쉬운 듯하지만 많은 정신적 에너지가 투입되는 작업”이라며 “시각적으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창의성이 더욱 길러질 수 있다”고 말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언론들은 6년 만에 광우병(BSE) 사례가 발견된 점을 들어 일제히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이번에 확인된 광우병 쇠고기가 시중에는 유통되지 않고 동물용 사료, 화학용품 등에 사용됐기 때문에 별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향후 미국산 쇠고기 수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미 언론들은 내다봤다. 뉴욕타임스는 2003년 워싱턴 주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된 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큰 타격을 받았으며, 특히 아시아 국가들은 지금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우려를 접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미 농무부의 광우병 감시 프로그램이 2006년 이후 90% 이상 축소된 것을 들어 시민단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연합의 마이클 한센 박사는 “확인된 사례가 이례적인 경우인지 아니면 미국 소들 중에서 비슷한 사례가 더 많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라면서 “우리 모니터링 시스템은 너무 소규모”라고 말했다. 미 농무부의 감시 프로그램은 1년에 4만 마리의 소를 샘플 조사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에 확인된 광우병이 감염된 가축의 사료가 원인이 아닌 ‘이례적 사례’라고 미 농무부가 밝혔음에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4위 국가인 한국의 대형 유통체인 2곳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판매 중지에 나선 점을 지적했다. 반면 일본과 중국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을 바꾸지 않거나 별다른 반응을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쇠고기업계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출의 80%를 차지하는 일본 한국 멕시코 등에 대한 수출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쇠고기 수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와는 별개로 역대 4번째로 광우병 소가 발견된 것 자체에 대한 건강 보건상의 우려는 별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1억 마리가 넘는 소 가운데 만약 광우병 소가 추가로 있다고 해도 사전 샘플 조사, 도축 전 검사 등을 통해 걸러질 수 있다는 게 미국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본 언론도 미국에서 광우병에 감염된 젖소가 확인된 사실을 25일 주요 기사로 전했다. 일본 언론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규제를 강화하지 않겠다”는 정부 반응을 전하면서도 이번 사태가 일본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참여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제한조치 완화를 둘러싼 국내 논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정부는 TPP 협상 참여를 앞두고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쇠고기 수입 대상을 현행 ‘생후 20개월 이하’에서 ‘30개월 이하’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광우병 발생과 관련해 원인이 분명치 않은 ‘비정형’이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는 전문가의 말을 전했다. 광우병이 사료 오염으로 발생한 정형이라면 확산 우려가 크고 미국 축산농가의 관리 실태가 문제가 되면서 규제완화 논의에도 큰 영향이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

《 캐나다 오타와에 사는 알랭 디온 씨(42)는 지난 주말 친구들과 아이스하키 게임을 한 후 술집에 들렀다. 맥주 한 잔을 앞에 두고 이런저런 얘기가 오갔다. 디온 씨가 최근 논란이 된 중국의 탈북자 31명 강제송환 이야기를 꺼냈다. 순간 친구들의 표정이 변했다. 그동안 자주 봐온 ‘또 시작하는구나’ 하는 심드렁한 얼굴이었다. 잠시 ‘그만둘까’ 망설였지만 디온 씨는 굴하지 않고(?) 얘기를 끝냈다. 》그러자 몇몇 질문이 나왔다. “탈북자들이 영어를 배우면 북한으로 돌아가지 않고 캐나다나 미국에 와서 살 수 있지 않느냐”에서부터 “탈북자들이 중국인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어떻게 탈북자인 줄 알고 체포하느냐”는 제법 수준급 질문도 나왔다. 영문으로 번역된 탈북자 수기와 데일리NK 같은 북한 관련 자료를 매일 저녁 열심히 읽고 있는 디온 씨는 중국 공안의 탈북자 체포에 대해 아는 대로 답했다. 그러자 지루함을 못 참겠다는 듯 친구들은 하나둘씩 자리를 떴다. 디온 씨는 “대다수 캐나다 사람은 북한 인권 상황을 모르거나 관심이 있다 해도 기초적인 수준”이라며 “비정하거나 무식해서가 아니라 다만 북한에 대해 모를 뿐”이라고 말한다. 시리아 정부의 민간인 학살이나 과거 르완다의 인종학살 참상은 TV만 켜면 나오지만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김정일이 죽어야 뉴스가 된다. 디온 씨는 북한 핵과 지도체제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현재 수많은 북한 주민이 처한 상황을 널리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북한 인권에 대한 캐나다 사람들의 관심을 높이는 것이 그의 목표다. ○ 낮에는 국세청 직원, 밤엔 인권운동가 디온 씨는 하루 두 가지 삶을 산다. 낮에는 캐나다 국세청(CRA)의 기업 평가처리(CAP) 담당 매니저로 일한다. 190만 개 기업이 납부한 세금신고서 내용을 일일이 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징수 명령서를 발부할지 결정하는 일이다. 1년 중 세금신고가 마감되는 4, 5월에 가장 바쁘다. 하지만 저녁이 되면 넥타이를 풀고 운동화로 바꿔 신고 북한 인권운동가로 변신한다. 그의 직책은 캐나다 북한인권협의회 오타와 지부장. 장(長)이지만 밑에 직원이 없는 1인 행동 체제다. 물론 보수는 없다.그는 2월 중순 동아일보의 집중 보도를 계기로 중국의 탈북자 강제송환 문제가 불거진 후 두 달이 넘게 동분서주했다. 지난달 초 오타와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강제송환 규탄 시위 준비에도 품이 많이 들었다. 시위를 하기 전에 연방경찰과 지역경찰에 몇 명이 참가할지, 어떤 장비를 사용할지, 얼마 동안 할지를 밝혀야 하기 때문이다. 시위에 참가한 100여 명은 폭설을 뚫고 토론토, 몬트리올 등에서 4, 5시간씩 차를 타고 와 대사관 앞에서 30분간 시위를 하고 돌아갔다. 그는 마음이 뭉클했다. 노력하면 많은 사람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얼마 전에는 오타와대 학생회와 연락해 대학 강당에서 영화 ‘크로싱’을 상영하기도 했다. 영화가 끝난 후 학생과 탈북자들이 대화하는 시간도 가졌다. ‘크로싱’은 디온 씨가 가장 감명 깊게 본 북한을 주제로 한 영화였다. 그는 2010년 이 영화를 토론토에서 보고 울고 말았다. 그 전까지만 해도 북한에 대한 책을 읽고 자료를 분석하는 데 그쳤지만 영화를 본 뒤 북한인권협의회를 찾아가 돕고 싶다고 자원했다. 이경복 북한인권협의회 회장은 그에게 오타와 지부장을 맡아 달라고 했다. 2007년 설립된 북한인권협의회는 토론토에 본부를 두고 북한 인권 실태를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그는 앞으로 캐나다 대학을 순례하며 ‘크로싱’을 상영할 계획이다. 북한 인권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영화나 책 같은 대중매체를 통해 이슈를 부각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상점이나 게시판을 찾아다니며 영화 안내 포스터를 붙이는 것이 그의 퇴근 후 일과다. 오타와 한인교회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일도 하고 있는 그는 학생들에게 수업료를 받지 않는 대신 포스터를 몇 장씩 나눠 주고 왕래가 많은 곳에 붙여 달라고 부탁한다.디온 씨는 전시납북자 송환을 촉구하는 물망초 배지를 언제나 달고 다닌다. 지난해 캐나다에 온 박선영 의원이 직접 주고 간 배지다. 지역 방송국들에 ‘서울 트레인’ ‘김정일리아’ 등 북한 관련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도록 요청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한다. 100통을 보내면 100통의 거절 답장이 오지만 계속 보낼 작정이다.○ 年 소득 20% 탈북자 위해 사용디온 씨는 1996∼2002년 한국에서 6년 동안 살았다. 대학 졸업 후 동양을 경험하고 싶어 한국을 갈까, 일본을 갈까 고민하다 한국을 택했다. 김포공항을 거쳐 친구가 있는 부산에 간 뒤 목적지를 찾다가 무작정 시외버스에 올랐는데 전북 고창으로 가는 버스였다. 그는 고창에 체류하는 유일한 외국인으로 1년 동안 영어학원 강사로 일했다. 그곳에서 자녀가 부모를 모시고 조상을 위해 제사를 지내며 개인보다 전체를 중시하는 한국인들의 전통을 보며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할머니들이 모여 김장 담그는 것을 본 적이 있어요. 돌아가며 구슬픈 노래를 한 가락씩 부르셨어요. 무슨 노래냐고 여쭈니 자식을 징용으로 떠나보낸 어머니의 슬픈 심정을 그린 노래라고 하더군요. 가슴이 찡했어요.”그는 “나중에 북한인권운동을 하게 되면서 한국의 아름다운 풍습인 가족과 공동체에 대한 유대감을 북한은 그저 지배체제를 유지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더 분노하게 되었다”며 “북한 가정의 방마다 걸려 있는 김일성 일가의 사진 밑에서 수많은 북한 주민이 ‘아버지 수령님’에게 충성하기 위해 노예처럼 살아가는 현실이 떠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디온 씨는 고창 생활을 마치고 서울로 와 학원 3곳과 명지대 어학 프로그램에서 영어를 가르칠 때까지만 해도 북한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서울에서 만난 한 캐나다 친구가 ‘탈북자들을 돕겠다’며 중국으로 떠난다고 했을 때 “무모하다”고 말리기까지 했다. 그러다 기아에 지쳐 북한을 탈출한 주민들의 실상이 외부세계에 점점 알려지기 시작했다. 2002년 캐나다로 돌아온 후 한국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던 그는 자연스럽게 북한 실상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당시 미국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부각되면서 미국 전문가들과 탈북자들이 캐나다로 와 토론회를 했는데 그때도 열심히 행사를 찾아다녔다.그의 열성은 직장 안에서도 소문이 자자하다. 사무실은 북한 관련 포스터와 벽걸이들로 가득하고 북한 인권을 고발한 책 ‘Nothing to Envy’(한국판 제목: 우리가 가장 행복해·바버라 데믹 저)’를 수십 권 사서 동료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책을 읽은 동료들은 그에게 “(책 내용을) 믿을 수 없다”면서 놀랐다. 지금은 가족이나 친구보다 동료들이 그의 활동을 더 이해하고 격려해주는 편이다.디온 씨는 북한 관련 행사가 있는 날이면 아예 휴가를 내고 참석한다. 캐나다 공무원들은 연 24일의 유급휴가를 자신의 일정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 오타와가 캐나다 수도이니 정부와 의회를 대상으로 한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올 하반기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결의안을 추진하기 위해 토론토와 오타와, 몬트리올 교민들을 중심으로 2000명 정도의 서명을 모았다. 1000명을 더 모아 친한파 의원에게 결의안 발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신숙자 모녀 송환 결의안은 최근 상임위를 통과했으며 조만간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4년 전 집을 산 그는 방 4개 중 3개를 탈북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할 생각이었지만 오타와에서는 아직까지 탈북자들을 찾을 수 없었다. 캐나다로 건너온 탈북자들은 대부분 한인 인구가 많은 토론토에 모여 산다. 인구가 3000명 정도로 적은 오타와에서 탈북자를 만나기는 힘든 일. 그는 현재 방을 세놓고 여기서 나오는 임대료로 활동비를 충당하고 있다. 월급을 합쳐 연소득 10만 달러 중 2만 달러 (약 2280만 원)정도를 북한 인권 활동에 쓰고 있다.○ “북한 문제는 인간의 문제”“누가 시키는 것도 아닌데 왜 나서느냐”며 그를 별나게 보는 사람도 많다. 군인 출신인 아버지는 그가 시위에 참여한다고 하면 깜짝 놀라 말리기에 바쁘다. 그는 주변에서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사람들에게 “결혼을 안 해 할 일이 별로 없다”고 농을 던진 뒤 본론으로 들어간다.“제2차 세계대전 후 세계는 나치 강제수용소의 인권 유린에 흥분하며 수십 년간 조사를 하고 관련자를 찾아 응징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지구 저편에서 그에 버금가는 참상이 일어나고 있는데 사람들은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친구들이 ‘다른 곳도 많은데 왜 북한에 매달리느냐’고 묻습니다. 그러면 저는 ‘그러면 너는 르완다를 맡아라. 나는 북한을 맡겠다’고 말합니다. 북한 인권 문제는 북한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보편적인 인간과 인류의 문제라고 봅니다.”북한 인권 활동을 하면서 한인들과도 많이 친해졌다. 지역 한인회는 명절 때마다 그를 초대한다.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그는 오타와 한인 음식점의 단골이기도 하다. 외로울 때도 있다. 캐나다에서 북한 문제를 알리기 위해서는 한인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자신과 같은 캐나다인이 더 열심히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소망이 있느냐고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북한 얘기를 꺼낼 때마다 친구들 얼굴에서 ‘(너를)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보지 않게 되는 것.”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나도 대학 등록금 융자금을 8년 전에야 가까스로 갚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학 학자금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밋 롬니 공화당 후보와의 차별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4일 노스캐롤라이나대와 콜로라도대를 잇달아 방문해 “나와 아내 미셸은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지 않았다. 8년 전에야 학자금 융자금을 다 갚았을 정도”라며 “학생들이 짊어지고 있는 학자금 부담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25일 아이오와대를 방문해서도 비슷한 메시지를 내놓을 예정이다. 노스캐롤라이나, 콜로라도, 아이오와는 모두 이번 대선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접전주(swing state)들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대학 학자금 부담 조정안을 발표하며 6월 말로 만료되는 학자금 대출금리 동결 조치를 연장하도록 의회에 요청한 바 있다. 만약 의회가 이 안을 승인하지 않으면 미 대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스태퍼드’ 연방 학자금 대출 프로그램 금리는 3.4%에서 6.8%로 올라가게 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뉴햄프셔, 네바다에서도 친서민 정책의 하나로 계속 학자금 융자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2008년 대선에서 그에게 표를 몰아준 대학생 표심 잡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롬니 후보는 “열악한 고용시장 상황으로 볼 때 학자금 대출금리 동결이 필요하다는 대통령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학자금 문제를 이슈화하려는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24일 하버드대 정치연구소(HUIP) 조사에 따르면 18∼29세 유권자층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66%의 지지를 얻어 49%의 롬니 후보를 17%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이는 지난 대선에서 동일한 유권자층에서 당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2배 이상 앞섰던 것에 비해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하버드대의 전설적인 동문 한 명을 소개합니다.” 12일 개교 375주년 특별 강연이 열린 미국 하버드대 샌더스홀. 드루 파우스트 총장의 인사말이 끝나자 올해 89세의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천천히 무대로 걸어 나왔다. 그는 감격에 겨운 듯 천천히 객석을 둘러봤다. 43년 만에 다시 밟은 모교 캠퍼스였다. 젊은 학생들은 휘파람까지 불며 ‘46학번 동문’ 키신저를 열렬히 환영했다. 객석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하버드대가 발행하는 ‘하버드 매거진’은 이날 행사를 ‘하버드대와 키신저의 데탕트(긴장완화)’라고 했다. 공산국가와의 데탕트 정책을 개척하며 이름을 날린 키신저 전 장관이 자신과 모교 하버드대의 냉전시대를 약 40년 만에 끝맺는 역사적 순간을 비유한 것. 독일 유대계 이민자 아들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키신저는 종전 후 바로 하버드대에 입학해 1954년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31세 젊은 나이에 모교 교수로 임용돼 외교학 명강사로 이름을 날렸다. 1969년 리처드 닉슨 행정부에 합류해 1977년까지 국가안보보좌관, 국무장관을 지내며 국익을 최우선시하는 현실주의적 외교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당시 미국의 민주주의적 리더십을 강조했던 진보적 학풍이 주류였던 하버드대는 그를 비난했다. 특히 하노이, 캄보디아에 폭격을 가하며 베트남전 개입을 강화하자 교수들이 단체로 그를 찾아가 “우리는 당신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며 비난의 화살을 퍼붓기도 했다. 하버드대는 국무장관을 퇴임한 그에게 다시 교수 자리를 주지 않았고 웬만한 유명 동문에게 주는 졸업연설 기회와 명예박사 학위도 주지 않았다. 키신저 전 장관도 자신을 냉대해온 모교를 약 40년 동안 찾지 않았다. 두 자녀도 예일대로 보내고 예일대에 연구자료를 기증하는 등 예일대와 돈독한 관계를 쌓았다. 이날 강연은 하버드대의 여성 총장 파우스트가 먼저 키신저 전 장관에게 손을 내밀면서 성사됐다. 그는 강의에서 하버드대 입학 후 기숙사가 없어 한동안 체육관에서 숙식을 해결했으며 애완동물 반입 금지에도 불구하고 기숙사에서 개를 키웠다고 회상했다. 처음엔 화학을 전공하려 했으나 교수가 소질이 없다며 말렸다는 등 대학 시절 추억담도 소개했다. 또 “학자는 최상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지만 정책결정자는 한정된 옵션 중에 가장 나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며 현실주의 외교정책을 펼친 이유를 설명했다.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는 “열렬한 환영 속에 이뤄진 키신저의 하버드대 ‘귀향(Homecoming)’에서 이념보다 실리를 추구하는 9·11테러 이후 세대의 사회관을 읽을 수 있다”고 전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독일의 북한 미사일 전문가 마르쿠스 실러 박사와 로베르트 슈무커 박사는 18일 북한이 군사 퍼레이드에서 공개한 미사일 6기가 가짜 모형(mock-up)이라는 것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독일 우주공학 슈무커연구소 소속인 이들은 ‘개와 조랑말의 쇼: 북한의 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북한 미사일을 탄두와 본체 부분으로 나눠 분석하며 기술적으로 봤을 때 총 6가지 측면(탄두 3, 미사일 3)에서 조악한 수준의 모형이라고 했다.이에 앞서 20일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세미나에서 ‘북한 미사일은 가짜’라고 말한 것으로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한 데이비드 라이트 박사는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 미사일이 가짜라는 내용은) 실러 박사와 슈무커 박사의 보고서 내용을 (내가) 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탄두 부분=우선 표면이 매끄럽지 못하고 물결치듯 두둘두둘한 것은 여러 겹의 내부 목재 프레임 위에 얇은 금속판을 입혔기 때문으로 보인다. 진짜 탄두라면 대기 재진입 시 공기저항 등을 고려할 때 표면이 이토록 고르지 못할 수 없다. 둘째, 미사일에서 탄두가 분리되는 선이 보이지 않는다. 3단 연료 탱크 부분에 위치한 흰색 띠 부근에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지 못했다. 셋째, 미사일 6기의 탄두 모양이 각기 다를 뿐 아니라 과거 북한의 스커드, 노동, 대포동, 무수단 미사일과도 모양이 다르다. 탄두는 핵무기를 실을 경우 중력, 온도, 제동 메커니즘 등을 고려해 매우 세밀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한 가지 디자인을 고수하는 게 관례이다.▽미사일 부분=첫째, 북한이 공개한 이동식 미사일은 크기로 봤을 때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것이 적당하다. 그런데 미사일에 액체 연료용 밸브를 나타내는 동그란 표시가 있다. 고체 연료가 필요한 미사일에 액체 연료 주입구가 있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둘째, 이동식 발사대에 미사일을 고정시키는 볼트는 대개 미사일 안쪽으로 연결돼 있는데 북한 미사일은 바깥에 있어 발사대와 미사일이 안정적으로 맞춰져 있지 못하다. 셋째, 미사일 6기의 전선관(케이블 덕트) 위치가 모두 조금씩 다르다. 미사일마다 3개씩 둘러져 있는 흰색 띠는 기능을 알 수 없으며 위치도 제각각이다. 단지 시각적 효과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러 박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실제 ICBM을 개발해놓고 가짜 모형을 공개한 것인지, 실제 미사일이 없는 상태에서 단지 퍼레이드용으로 모형을 만들어 내놓은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도 전시용으로 모형 미사일을 내놓는 경우가 있지만 실제 미사일을 제작해 놓은 상태에서 안전을 위해 매우 비슷한 모형을 만들어 내놓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영화배우 빈 디젤, 가수 크리스 도트리, 프로서퍼 켈리 슬레이터의 공통점은?모두 섹시한 이미지를 가진 남성 유명인인 동시에 반들반들할 정도로 싹 밀어버린 삭발 머리의 소유자들이다. 최근 미국에서 삭발 머리가 남성적인 이미지로 각광받으면서 한 올 한 올 빠지는 머리털 때문에 고민이 많은 대머리 남성들이 삭발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배우 새뮤얼 잭슨, 제이슨 스테이텀, 스포츠스타 마이클 조던, 앤드리 애거시 등도 삭발로 유명한 스타다. 이들 덕분에 과거 범죄인이나 환자의 이미지가 지배적이었던 삭발이 대중적 호감형 헤어스타일로 재탄생하게 됐다. 이에 따라 대머리의 고민을 삭발로 해결하는 남성이 늘고 있으며 삭발은 많은 대머리 남성에게 고민의 원천에 선제공격을 가한다는 심리적 만족감까지 주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전문가들은 삭발은 다른 패션이 받쳐주지 않으면 범죄인 스타일로 보일 수 있으므로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건축가 이미지의 삭발을 원한다면 날렵한 뿔테 안경이, 록 가수 이미지를 원한다면 남성용 귀고리가 적당한 액세서리가 될 수 있다. 운동선수 이미지를 원한다면 헬스클럽에서 열심히 운동해 근육을 키워야 삭발과 어울린다. 여름철에는 삭발로 맨살이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는 만큼 선크림을 바르거나 모자를 써야 한다고 신문은 조언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사상 최대 당첨금이 걸렸던 미국 메가밀리언 잭팟의 마지막 당첨자가 18일 공개됐다. 주인공은 일리노이 주 소도시 레드버드에 사는 은퇴한 컴퓨터분석가 멀 버틀러 씨(65). 그는 부인과 함께 이날 레드버드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TV 발표를 보고 나서 아내를 불러 침착하고 조용하게 당첨 사실을 알렸더니 아내는 농담으로 받아들였다. 마침내 진짜라는 걸 확인한 아내는 4시간 동안 낄낄거리며 웃었다”고 말했다.지난달 한 주유소 편의점에서 기계가 임의로 번호를 뽑아주는 방식으로 복권을 샀다는 그는 “우선 여행을 가고 싶다. 레드버드를 떠날 생각은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버틀러 씨는 ‘26년 분할 2억1860만 달러’ ‘일시불 1억5800만 달러(약 1797억 원)’ 중에 일시불 수령을 택했다. 각종 세금을 제하면 최종적으로 1억1051만 달러(약 1257억 원)를 손에 쥔다. 총 6억5600만 달러(약 7462억 원)가 걸려 있던 이번 메가밀리언 1등 복권은 캔자스, 메릴랜드, 일리노이 주에서 총 세 사람이 당첨됐다. 캔자스와 메릴랜드 복권 당첨자들은 익명으로 각각 지난달 30일과 이달 10일 당첨금을 찾아 갔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국방부 건물(펜타곤) 복도에는 조지 패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등 과거 이름을 날린 미군들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이 중 C열 복도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해군소위 척 호드, 1898년 해군사관학교 졸업, 1908년 바다에서 순직’이라고 쓰인 명패가 걸린 초상화(사진)가 있었다. 그러나 척 호드라는 인물은 가공의 인물로 밝혀졌다. 7개월 동안이나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7일 보도했다. 그림의 실제 모델은 엘드리지 호드 대령(53). 2000년대 중반 펜타곤에 근무했던 호드 대령은 1982년 해군사관학교 졸업 때 찍은 사진을 유화처럼 포토샵 처리해 사무실에 걸어놓았는데, 동료들이 지난해 7월 장난삼아 근사한 액자에 넣어 ‘척 호드’라는 이름을 붙여 복도에 걸어놓은 것. 2009년 은퇴한 호드 대령은 이를 몰랐다고 한다. 그림이 걸린 복도가 인적이 드문 곳이라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는데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 출입기자가 그림 속 인물의 헤어스타일이 110여 년 전의 것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현대적이어서 국방부에 문의했고 국방부가 전말을 알아내 그림을 떼어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내가 잘못했다는 건 안다. 하지만 (비슷하게 바람을 피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쉽게 용서하면서 왜 나만 이렇게 끔찍한 대접을 받아야 하나.” 불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선거자금을 유용한 혐의로 16일부터 재판을 받는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59)은 요즘 ‘억울하다’는 감정에 휩싸여 있다고 친구인 변호사 글렌 버겐필드 씨가 전했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까지 지내며 한때 미 정치계의 샛별로 떠올랐던 그에게 힘이 되어 줄 만한 정치력 있는 친구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노스캐롤라이나 주 채플힐 교외 저택에서 두 자녀와 함께 외롭게 지내고 있으며, 술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12일 워싱턴포스트가 전한 그의 근황이다. 쓸쓸한 신세이기는 ‘메이저리그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명투수 로저 클레먼스(50·2007년 은퇴)도 마찬가지다. ‘로켓’이라는 별명으로 사이영 상 최다(6회) 수상자이기도 했던 그는 16일부터 약물복용 위증 혐의로 재판을 받는다. 그는 요즘 선수 시절 팀 동료들을 찾아다니며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서지 말도록 요청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미 언론들은 ‘추락한 두 우상의 쓸쓸한 종말’을 전하며 “두 사람이 향후 재판에서 어떤 판결을 받을지 아직 모르지만 여론이라는 재판장에서는 이미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전하고 있다. 모두 자신이 받고 있는 의혹을 부인하며 거짓말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에드워즈 전 의원은 2008년 민주당 대선 경선 중 내연녀와의 불륜 의혹이 불거졌지만 계속 부인하다 불륜녀와의 사이에 아이까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마지못해 시인했다. 불륜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100만 달러에 달하는 선거자금을 유용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그는 “불륜을 저지른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덮기 위해 선거자금을 쓰지는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2010년 유방암으로 사망한 부인의 암 투병 중 불륜을 저질렀고 이를 덮기 위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거짓말을 했던 그는 재판 결과와는 상관없이 정치적 재기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클레먼스는 2007년 메이저리그 약물실태 보고서를 통해 스테로이드, 성장호르몬 등 금지약물을 상습 복용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2008년 하원 청문회에서 “사용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2010년 연방 대배심은 그를 위증 혐의로 기소했고 지난해 열린 첫 재판에서 검찰 측이 법정이 허용하지 않는 영상물을 배심원들에게 제시하는 바람에 무효가 선언된 뒤 이번에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1차 재판 때와 마찬가지로 그는 이번에도 무죄를 주장할 예정이지만 그를 지지하는 사람은 이제 별로 없다고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가능성을 미리 포기해 버리는 냉소주의는 겁쟁이의 마지막 피난처다. 세계에 닥친 어떤 문제 앞에서도 비겁해지지 않고, 겸손함과 진정성을 갖고 낙관적인 정신으로 전진하는 것. 이것은 도덕적 선택이다.”(김용 신임 세계은행 총재·신간 ‘무엇이 되기 위해 살지 마라’ 중) 김용 미국 다트머스대 총장(52)이 제12대 세계은행(WB) 총재로 공식 선출됐다. 세계은행은 1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로버트 졸릭 총재의 후임으로 김 총장을 선출하기로 결의했다. 세계은행은 구체적인 득표 결과를 밝히지 않았지만 25인으로 구성된 이사회 투표에서 김 총장은 18표를 얻었고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은 7표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김 총장은 68년 세계은행 역사상 처음으로 공개경쟁을 통해 총재에 올랐으며 첫 비(非)백인 총재라는 기록도 세우게 됐다. 김 신임 총재는 7월 1일부터 5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김 총재는 25일 발간 예정인 ‘무엇이 되기 위해 살지 마라’(알마)에서 자신이 평생 간직해온 ‘마음습관’과 21세기가 원하는 인재상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저자인 백지연 앵커는 다트머스에서 수차례 김 총재와 만나 진행했던 인터뷰를 정리했다. 김 총재는 이 책에서 “월가의 탐욕으로 상징되는 세계경제의 병폐를 해결하고 인류의 불균형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3M 패러다임’을 오늘의 ‘3E 패러다임’으로 시프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시장(Market)에서 오직 나(Me)의 이익과 돈(Money)만을 좇는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사회적 약속(Engagement)과 윤리(Ethics) 감수성을 갖추고 자신의 탁월한 능력(Excellence)을 발휘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성공이란 ‘누군가가 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라며 “내가 세상을 위해 일을 하기보다는 나의 지위를 지키려고 노력할 때 스스로 이 일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트머스대 학생들에게 늘 “세계의 문제는 곧 나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세상을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라”고 주문해왔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미주기구(OAS) 정상회의 참석차 콜롬비아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호원들이 현지 호텔에서 성매매를 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경호 임무를 지원하는 미군들도 같은 호텔에서 성매매를 한 것으로 추가로 조사됐다.미 대통령 경호 담당 부서인 재무부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의 폴 모리세이 부국장은 13일 “이번 사건에 연루된 요원 11명을 ‘행정 휴가’ 형태로 직위 해제해 미국에 송환한 후 워싱턴 본부에서 조사하고 있으며 법무부 윤리감사실(OPR)에도 별도 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이번 사건에 연루된 미군 5명도 직위 해제해 콜롬비아 막사에 연금했으며 외부 접촉금지령을 내렸다”고 14일 밝혔다.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회의가 열리는 카르타헤나의 엘 카리베 호텔에 묵고 있던 경호요원들 중 11명이 11일 호텔 바에서 성매매 여성들과 함께 술을 마신 후 호텔 방까지 여성들을 데리고 갔다. 호텔 규정에 따라 프런트에 신분증을 맡긴 여성들 중 한 명이 다음 날 아침까지 신분증을 찾아가지 않아 이를 수상히 여긴 호텔 직원과 경찰이 객실에 올라가 보니 이 여성이 “화대를 지불하지 않는다”며 요원과 다툼을 벌이고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이 사건을 콜롬비아 주재 미 대사관에 통보했다.13일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은 5성급인 엘 카리베 호텔에서 조금 떨어진 힐턴 호텔에 머물고 있다. 엘 카리베 호텔에는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 경호 상황을 미리 점검하기 위해 6일 도착한 요원들과 일부 백악관 직원이 묵고 있다. 호텔 직원들에 따르면 요원들은 도착한 후 계속 술을 많이 마셨으며 사건이 발생한 11일에는 호텔 바에서 너무 소란하게 파티를 벌여 호텔 측으로부터 주의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비밀경호국으로부터 이번 사건을 보고받은 피터 킹 미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은 “콜롬비아에서 매춘은 불법이 아니지만 첩보나 협박 등에 노출될 수 있다는 위험 때문에 비밀경호국 직원으로서의 행동강령에 위반되는 것”이라며 “대통령 보호 임무를 맡은 요원들이 경호 구역 안으로 성매매 여성이든 아니든 누구든 데려갔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말했다.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14일 “대통령이 콜롬비아로 출발하기 전 보고를 받았다. 하지만 대통령이 갖고 있는 비밀경호국에 대한 신뢰는 확고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0.0001%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엄격한 기강 속에서 일하는 대통령 경호원들이 현지에서 술에 취해 성매매 행각을 벌였다는 점에서 미국사회에 던진 충격은 적지 않아 보인다.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보통 미국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는 비밀경호국, 국방부, 백악관 등에서 200여 명이 선발대로 먼저 현지에 도착하며 대통령 도착 시 본대와 기자 등 200여 명이 추가로 도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3일 카르타헤나에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주기구 정상들과의 만찬에 참석했으며 14, 15일 정상들과 회담을 한다.:: 미국 비밀경호국(US Secret Service) ::1865년 재무부 산하 기관으로 설립됐다. 설립 초기위폐 적발, 감독 등이 주요 임무여서 재무부에 소속됐다. 1894년 스티븐 클리블랜드 대통령 경호를 비공식적으로 맡기 시작하면서 대통령 경호 임무를 담당하게 됐다. 1913년 미 의회는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자의 경호 권한을 비밀경호국에 부여했다. 현재 특수요원 3200명과 정복경찰 1300명으로 구성됐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방송은 12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가 알려지자 정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특집 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발사가 실패했다고 밝혀지자 특집 방송 1시간도 안 돼 일제히 정규 프로그램으로 되돌아갔다. 며칠 전부터 평양 취재팀과 연락을 취하며 특집방송을 준비했던 CNN은 발사 30여 분 후부터 긴급뉴스를 내보내며 평양 서울 도쿄 베이징(北京)을 연결하는 특보체제를 가동했다가 발사가 실패하자 곧바로 일반 뉴스로 전환했다. 폭스뉴스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김정일 사망 직후 미 방송들이 거의 하루 종일 특보를 내보낸 것과 대조적이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은 북한이 권력승계를 과시하기 위해 발사한 로켓이 실패하면서 김정은 체제에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대북 전문가 마커스 놀런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 로켓 발사 실패를 ‘커푸트니크(kaputnik)’라고 규정하고 “이보다 더 큰 굴욕은 상상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커푸트니크는 ‘커풋(kaput·실패한)’과 ‘스푸트니크(Sputnik·소련이 인류 최초로 쏘아 올린 위성)’의 합성어로 중대한 사건이 실패로 돌아간 경우를 말한다. 각국의 비난 성명도 이어졌다. 유럽연합(EU) 캐서린 애슈턴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3일 성명을 발표해 “북한의 로켓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을 위반한 ‘위험스럽고 안정을 해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애슈턴 대표는 “북한이 오늘 실행한 위험스럽고 안정을 해치는 행위를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는 “유엔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결의문을 정면으로 위반한 만큼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에 우호적인 국가들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줄기찬 호소에도 강행된 로켓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에 위배됨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성명은 그러면서 “북한이 주장하는 평화적 목적의 우주공간 이용 권리는 유엔 안보리가 북한에 취한 제재들이 취소된 뒤에야 실현될 수 있다고 간주한다”고 덧붙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이날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에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은 당연히 해당 상황에 대한 안보리의 검토를 요구한다”면서 “그러나 안보리의 반응은 균형 잡힌 것이어야 한다. 우리는 새로운 제재를 믿지 않으며 그것은 사태 해결에 아무런 결과도 낳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영화 ‘히트’ ‘하이 크라임’ 등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미모의 할리우드 여배우 애슐리 저드(44)의 ‘부은 얼굴(Puffy Face)’이 미국사회에서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이끌어내고 있다.예전에 비해 확 달라진 자신의 얼굴에 대하여 각종 추측이 난무하자 저드는 미국 사회의 저급한 토론 수준에 비판을 가하고 나섰다. 할리우드 여배우에 대한 선입견을 일시에 깨버리는 저드의 날카로운 문제의식에 “역시 하버드대 석사 출신 여배우는 다르다”는 칭찬도 쏟아지고 있다.지난달 15일 시작된 ‘실종(Missing)’이라는 TV 드라마에 출연 중인 저드는 과거보다 퉁퉁하고 푸석해진 얼굴로 등장한다. 몇 년 전 한 남성잡지가 ‘세계 최고의 섹시 여성 스타’로 꼽을 정도로 매력적인 여배우의 급격히 달라진 모습에 인터넷에서는 ‘저드의 전과 후’ 사진이 올려지면서 화제를 모았다. CNN 등 주요 언론까지 나서 전문가들을 동원해 이유 분석에 매달렸다. ‘몸매 관리에 실패해 살이 찐 것’이거나 ‘주름 제거 성형수술의 후유증’의 두 가지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결론이었다.이에 저드는 9일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 기고를 통해 축농증 치료를 위해 복용하는 스테로이드성 약물 부작용으로 얼굴이 붓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여배우의 얼굴을 둘러싸고 추측과, 채워지지 않을 호기심 충족 경쟁만이 횡행하는 세태를 질타했다.저드는 지난달 20일자 신문, 방송, 인터넷 매체에 실린 자신의 부은 얼굴에 대한 5가지 글을 제시한 후 “모두 나에 대한 글이지만 이 중에서 정작 나에게 사전에 설명을 요청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고 비판했다.저드는 “사회가 외모를 기준으로 여성을 평가하고 이 기준에 맞지 않는 여성에 대해서는 가차 없는 비판의 칼날을 들이댄다”며 “여성의 외모에 대한 사회적 집착으로 인해 여성의 능력에 대한 진지한 평가와 일터에서 여성이 처한 불평등한 조건에 대한 고민은 설 자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남성 중심적 사고는 오히려 여성들 사이에서 더 팽배해 있다”며 “나의 외모에 대한 각종 루머의 생산자가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라는 사실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저드는 “드라마 내용과는 무관하게 나에게 획일적인 미의 기준이 강요된다는 점이 가장 가슴 아프다”며 “드라마 속 나는 평범한 여성의 역할인데 날씬하고 주름 하나 없는 여성의 이미지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이탈리아 유학 중 실종된 17세 아들을 찾아 유럽을 헤매는 어머니로 등장한다. 저드는 “내 얼굴이 논란거리가 되는 것 자체가 미국의 토론 수준이 얼마나 낮은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내 얼굴을 가십거리로 다루지 말고 이를 계기로 외모지상주의에 대해 정식 토론을 벌여 보자”고 제안했다. 미 언론들은 저드의 글 이후 여성의 미의 기준에 대한 각종 분석을 제시하며 현대사회에서 미디어의 영향으로 날씬한 여성이 각광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저드의 탁월한 필력도 주목을 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기자들을 무색하게 할 명문(名文)”이라고 평가했다. 저드는 켄터키대 불문학과를 우등으로 졸업했으며 2010년 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에서 외교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지난해 5월 1일(미국 시간) 오사마 빈라덴 사살작전이 전개될 때 미 백악관 상황실에서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안보 관련 핵심 각료들의 사진이 공개된 바 있다. 사진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건 놀란 표정으로 한 손으로 입을 가린 힐러리 클린턴 장관의 모습이었다.클린턴 장관은 11일 미 해군사관학교 연설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해 달라는 질문을 받고 “당시 35분 동안 그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은 아무도 숨도 쉬지 못했다. 피를 말리는 상황의 연속이었다”고 회상했다.그는 “처음 맞은 긴박한 순간은 네이비실 요원들을 태우고 빈라덴 거처에 침투한 헬리콥터 중 한 대의 후미가 어딘가에 박혀 꼼짝달싹 못하던 때”라고 밝혔다. 당시 헬리콥터와 본부의 통신 두절로 요원들의 움직임에 대해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깜깜한 화면이 몇 분간 지속돼 모두 숨도 못 쉴 지경이었다는 것. 클린턴 장관은 자신의 놀란 모습도 아마 이 순간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잠시 후 통신이 재개되고 “빈라덴을 사살했다”는 메시지가 들리자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고 했다. 이후 위험하게 박혀 있는 헬리콥터를 폭파하기 위해 거처에서 파키스탄 여성과 아이들을 대피시키고, 빈라덴 시신을 수습해 나오고, 후속 헬리콥터가 현장에 도착하는 등 여러 상황이 한꺼번에 돌아갔다. 결정적으로 피를 말린 긴장의 순간은 빈라덴의 시신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 요원들이 DNA 조사를 하고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던 때였다. “맞다”는 얘기가 들려온 순간 오바마 대통령은 벌떡 일어나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상황실을 떠났다고 클린턴 장관은 전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뉴욕에 있는 한인유권자센터를 이끄는 김동석 상임이사(54·사진)가 올해 ‘엘리스 아일랜드상’ 수상자로 10일 선정됐다. 김 이사는 미국 내에서 한국 관련 주요 정치현안이 생길 때마다 한인 유권자들을 조직해 풀뿌리 로비 운동을 펼치며 한인사회의 정치력을 신장시켜 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한인유권자센터는 이날 “김 이사가 한인들을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 활동을 통해 미국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수상자 명단에 포함되는 영예를 안았다”고 밝혔다. 전미소수민족연대협의회가 1986년 제정한 이 상은 이민자 또는 이민자 가정 출신의 미국 시민으로 사회 각 분야 발전에 공헌한 인물에게 수여된다. 유권자센터는 “지금까지 수상자 가운데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등 유명 정치인을 비롯해 노벨상 수상자, 사회활동가, 기업인 등이 포함돼 있으며 수상자 이름은 미 연방의회 상하원의 기록에 남게 된다”고 밝혔다. 성균관대를 졸업한 김 이사는 1975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그는 한인 유권자들의 정치력 확대를 위해 1992년 한인유권자센터를 설립하고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그는 교민들이 직접 의원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하는 풀뿌리 시민로비 운동을 통해 2007년 미 하원에서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지난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미 의회를 통과하는 데도 큰 기여를 했다. 시상식은 다음 달 12일 엘리스아일랜드 역사박물관에서 열린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북한 정치범수용소에서 탈출한 신동혁 씨(31) 이야기를 담은 책 ‘14호 수용소 탈출(Escape from Camp 14)’이 지난달 29일 출간 후 10여 일 만에 비소설 부문 뉴욕타임스 30위, 아마존 26위, 아이북스 17위에 올랐다. 북한 관련 책이 베스트셀러 상위에 랭크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저자 블레인 하든 전 워싱턴포스트 기자(60)는 10일 미국 북한인권인원회(HRNK) 주최 북한 정치범 수용소 토론회 참석 후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얼떨떨하다”며 “제발 실패작만 되지 않게 해달라고 빌었는데 이렇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게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사 등에서 밀려드는 인터뷰 요청 전화를 받느라 바빴다.하든 씨는 책의 성공 요인에 대해 “북한이 체제 유지를 위해 가족까지 서로 적으로 만드는 잔인한 짓을 한다는 것이 충격을 준 것 같다”고 했다. 신 씨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 6곳 중에서도 혹독하기로 소문난 평안남도 개천 소재 14호 수용소에서 태어나 자랐다. 모범수였던 신 씨의 부모는 ‘표창 결혼(모범수 남녀를 합방시키는 것)’으로 수용소에서 형과 그를 낳았다. 신 씨 아버지는 형제가 6·25전쟁 때 남한으로 넘어갔다는 이유로 수용소에 갇혀 살았다.하든 씨는 책에서 신 씨의 모친과 형의 사망에 대한 진실도 소개했다. 신 씨는 평소 “13세 때 수용소에서 어머니와 형이 탈출을 시도하는 바람에 고문을 당했다”고 했지만 하든 씨에게 “탈출 시도를 간수에게 밀고한 것은 나이고 그 때문에 어머니와 형이 내가 보는 앞에서 각각 교수형과 총살형을 당했다”고 고백한 것. 태어나서부터 정치범수용소에선 모두 신고해야 한다고 세뇌 교육을 받은 영향으로 혈육을 신고한 것이다. 책에는 수용소에서 감정 없는 기계처럼 자란 신 씨가 23세 때 동료의 시체를 밟고 수용소 담을 넘어 탈출한 후 남한과 미국에서 주변의 도움을 받으며 인간애를 느껴가는 과정이 펼쳐진다.하든 씨는 “2007년 워싱턴포스트 아시아 특파원으로 도쿄지국에 파견되면서 북한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1년 동안 북핵에서부터 미사일, 군사, 농업, 탈북자들의 탈북 경로까지 다양한 북한 기사를 썼는데 그중 서울에서 만난 신 씨의 정치범수용소와 탈북 경험기사가 2008년 12월 워싱턴포스트 1면에 실릴 정도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도널드 그레이엄 워싱턴포스트 회장이 직접 ‘와우(Wow·놀랍다)’라는 단 한마디가 적힌 e메일을 보냈을 정도였다고 한다. 하든 씨는 “수용소 경험을 떠올리는 것이 괴롭다”는 신 씨를 9개월간 설득해 2009년 말부터 수개월 동안 통역의 도움을 받아 인터뷰했다. 그동안 신 씨는 한국에서 미국 캘리포니아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하든 씨는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번역본 출간에 맞춰 이달 말부터 유럽에서 사인회를 가질 예정이다. 그의 책은 중국, 일본, 인도판을 포함해 총 11개 언어로 번역 중이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8일 공개한 장거리로켓 은하3호와 인공위성 광명성 3호에 대한 분석을 쏟아냈다. 매사추세츠에 있는 핵미사일 연구소 ‘걱정하는 과학자연맹(UCS)’의 데이비드 라이트 국제안보 국장은 9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공개된 은하3호는 1·2·3단 길이와 직경이 2009년 4월 발사한 은하2호와 거의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광명성3호가 위성궤도 진입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북한은 이번 발사를 통해 상당한 미사일 기술력을 시험할 수 있으며 그것이 바로 북한의 목적”이라고 했다.평안북도 동창리 기지에서 미사일이 발사되는 예상경로를 제시하는 보고서를 지난해 2월 발표해 주목받았던 라이트 국장은 “은하3호는 은하2호와 외관적으로 흡사하지만 내부적으로 기술이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3단의 연료능력이 크게 보강됐고 10t 정도 늘어난 중량도 모두 3단에 집중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그는 “3단의 모양이 이란의 ‘샤합 3(Shahab 3)’ 미사일과 매우 흡사한 것으로 봐서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기술 거래가 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무거워진 3단 때문에 1단과 2단 추진체 연료소모 속도가 빨라져 낙하 지점도 2호 때보다 빨라질 것”이라며 “1단 낙하 지점은 큰 차이가 없지만 2단은 2호 때보다 1000km 이상 줄어든 지점에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제임스 월시 매사추세츠공대(MIT) 안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CNN 인터뷰에서 “미사일 발사 후 국제사회의 반발을 빌미로 핵실험에 나서는 것이 북한의 그동안 정해진 패턴으로 봤을 때 이번에도 핵실험이 필연적으로 따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이트 국장은 “미국이 올해 대선의 해이기 때문에 미사일 발사에 대해 반발의 목소리도 높아질 것”이라며 “북한은 이를 이용해 핵실험 시기도 앞당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시점은 미사일 발사 후 1개월 이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수차례 방북을 통해 북한에 유화적 태도를 보여온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도 이날 CNN 인터뷰에서 로켓 발사의 목적을 “미사일(It's missile)”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에 대해 “국제사회 과시용도 있지만 군부에 대한 김정은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강화하려는 내부용 목적이 더 크다”고 밝혔다.월시 연구원은 “받아낼 것을 모두 받아낸 후 합의를 어기는 것이 북한의 관례인데 이번에는 2·29합의에 따른 미국 식량지원도 성사되지 못한 상황에서 미사일 발사에 나서는 것으로 매우 이례적”이라며 “2·29합의 내용에 대한 북한 지도부 내 의견 충돌이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심문자(interrogator)’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인터뷰 상대에게 날카롭고 도발적인 질문을 던져 유명했던 미국 CBS 시사 프로그램 ‘60분(60 Minutes)’의 진행자 마이크 월리스(사진)가 7일 9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968년부터 ‘60분’을 진행해온 그는 1979년 주이란 미국대사관 인질사태 때에는 테헤란으로 날아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에게 “이집트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 같은 사람들은 당신을 ‘정신이상자(lunatic)’라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통역조차 얼굴이 파래질 정도의 직설적인 질문이었다. 2009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에게는 “이슬람 과격단체 헤즈볼라의 테러를 지원하느냐”고 물었고 이에 화가 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당신은 이스라엘 대변인이냐, 저널리스트냐”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2000년대 초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는 러시아의 심각한 부패 상황을 지적하며 “이런 걸 진짜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겠느냐”는 질책성 질문을 던졌다.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 푸틴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이므로 정책은 내가 결정한다”는 화난 말로 답했다. 1990년대 초 자존심 세기로 유명한 미국 여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에게 “젊은 시절 당신은 자아도취적 인물이었다. 정말 마음에 안 들었다”고 대놓고 말해 상처를 받은 스트라이샌드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2006년 은퇴한 후에도 종종 ‘60분’에 출연해 유명인들을 인터뷰했던 월리스는 2008년 야구선수 로저 클레먼스와의 인터뷰를 끝으로 방송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에미상 인터뷰 부문을 21차례나 수상한 것을 비롯해 듀폰-컬럼비아 언론상, 피바디상 등을 받았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