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 3인 “北미사일, 군부에 김정은 파워 과시하려는 내부용”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 美 전문가 3인이 보는 ‘北로켓 실체’
“무게 10t 증가한 3단 추진체, 이란 기술 채용한듯”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8일 공개한 장거리로켓 은하3호와 인공위성 광명성 3호에 대한 분석을 쏟아냈다. 매사추세츠에 있는 핵미사일 연구소 ‘걱정하는 과학자연맹(UCS)’의 데이비드 라이트 국제안보 국장은 9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공개된 은하3호는 1·2·3단 길이와 직경이 2009년 4월 발사한 은하2호와 거의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광명성3호가 위성궤도 진입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북한은 이번 발사를 통해 상당한 미사일 기술력을 시험할 수 있으며 그것이 바로 북한의 목적”이라고 했다.

평안북도 동창리 기지에서 미사일이 발사되는 예상경로를 제시하는 보고서를 지난해 2월 발표해 주목받았던 라이트 국장은 “은하3호는 은하2호와 외관적으로 흡사하지만 내부적으로 기술이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3단의 연료능력이 크게 보강됐고 10t 정도 늘어난 중량도 모두 3단에 집중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3단의 모양이 이란의 ‘샤합 3(Shahab 3)’ 미사일과 매우 흡사한 것으로 봐서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기술 거래가 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무거워진 3단 때문에 1단과 2단 추진체 연료소모 속도가 빨라져 낙하 지점도 2호 때보다 빨라질 것”이라며 “1단 낙하 지점은 큰 차이가 없지만 2단은 2호 때보다 1000km 이상 줄어든 지점에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임스 월시 매사추세츠공대(MIT) 안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CNN 인터뷰에서 “미사일 발사 후 국제사회의 반발을 빌미로 핵실험에 나서는 것이 북한의 그동안 정해진 패턴으로 봤을 때 이번에도 핵실험이 필연적으로 따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이트 국장은 “미국이 올해 대선의 해이기 때문에 미사일 발사에 대해 반발의 목소리도 높아질 것”이라며 “북한은 이를 이용해 핵실험 시기도 앞당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시점은 미사일 발사 후 1개월 이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차례 방북을 통해 북한에 유화적 태도를 보여온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도 이날 CNN 인터뷰에서 로켓 발사의 목적을 “미사일(It's missile)”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에 대해 “국제사회 과시용도 있지만 군부에 대한 김정은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강화하려는 내부용 목적이 더 크다”고 밝혔다.

월시 연구원은 “받아낼 것을 모두 받아낸 후 합의를 어기는 것이 북한의 관례인데 이번에는 2·29합의에 따른 미국 식량지원도 성사되지 못한 상황에서 미사일 발사에 나서는 것으로 매우 이례적”이라며 “2·29합의 내용에 대한 북한 지도부 내 의견 충돌이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북한#北로켓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