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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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뮤지컬, 무용 등 공연업계를 취재합니다.

easyhoon@donga.com

취재분야

2024-04-07~2024-05-07
문화 일반64%
인사일반7%
인물/CEO3%
패션3%
음악3%
사회일반3%
기타17%
  • 中 임정청사에 ‘김규식 부조’ 기증… 송혜교-서경덕, 광복 77주년 맞아

    배우 송혜교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광복 77주년을 맞아 중국 충칭의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에 독립운동가 김규식(1881∼1950)의 부조 작품을 기증했다. 가로 80cm, 세로 90cm 크기의 청동으로 제작된 작품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 내 백범 김구 선생의 집무실에 설치됐다. 임정 부주석을 지낸 김규식은 1919년 파리강화회의에 한국 대표로 파견됐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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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수 받겠다는 생각마저 비울때, 가장 진실된 몸짓 나오죠”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30)을 수식하는 말에는 유독 ‘최초’가 많다. 2016년 한국 발레리노 최초로 무용계 아카데미상 ‘브누아 라 당스’ 최고 남자 무용수상을 수상했고 2011년엔 세계 3대 발레단인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에 동양인 최초로 입단해 두 달 만에 주역을 꿰찼다. 그리고 2015년엔 최연소 수석무용수 자리에 올랐다. 팬데믹 여파로 2018년 마린스키발레단 내한공연 ‘돈키호테’ 이후 한국에 오지 못했던 그가 3년 9개월 만에 국내 무대에 선다.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18∼20일 네 차례 공연되는 ‘발레 슈프림 2022’에서다. 멕시코 초청 공연을 마치고 15일 한국에 도착한 그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3년여 만에 한국 오니 우선 부모님과 형(김기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을 볼 수 있어서 가장 기쁩니다.(웃음) 또 고국 무대에서 갈라 공연을 처음으로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대가 큽니다.” 이번 공연은 김기민을 비롯해 해외 유수의 발레단에서 활동하는 무용수 19명이 선보이는 갈라 무대다. 김기민은 영국 로열발레단 수석무용수 마리아넬라 누녜스(40)와 함께 ‘해적’ ‘돈키호테’의 그랑 파드되(2인무)를 춘다. 영국 로열발레단의 전 수석무용수 알리나 코조카루와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수석무용수 프리데만 포겔이 합을 맞춘 ‘오네긴’의 ‘회한의 파드되’와 ‘마농’의 ‘침실 파드되’도 선보인다. “누녜스는 한국 팬들께 보여드리고 싶은 0순위 발레리나입니다. 정확성을 중시하는 영국 발레 특성상 모든 동작을 완벽하게 하려면 힘이 많이 드는데, 누녜스는 그런 와중에도 파트너를 먼저 배려하는 따뜻한 무용수입니다.” 예원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발레를 배운 그에게 마린스키는 선망의 무대였다. 전설적인 무용수 미하일 바리시니코프, 나탈리야 마카로바가 모두 마린스키 출신이기 때문이다. 어엿한 마린스키의 주역이 된 지금, 그는 자신만의 템포를 지키며 무대에 서고 있다. “공연을 하다 보면 사람들이 언제 환호하는지 알게 돼요. 하지만 무대 위에선 관객의 반응을 의식하지 않으려 합니다. 박수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비우고 춤을 출 때야말로 가장 진실한 몸짓이 나오거든요.” 다른 발레리노들에 비해 배로 높이 뛰는 점프력을 가진 그에게 ‘중력을 거스르는 도약’ ‘시간이 멈춘 듯한 점프’와 같은 찬사가 쏟아진다. 김기민의 완벽한 테크닉은 혀를 내두르는 연습의 결과물이다. 수석무용수가 된 지금도 그는 매일 오전 7시면 연습실에 도착해 10시간가량 연습한다. 근력 운동만 매일 5시간씩 할 정도다. “주변에서 ‘좀 심하지 않냐’고 말하긴 해요.(웃음) 신체 조건이 아무래도 서양 무용수에 비해 부족한 만큼 제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하죠. 스트레칭, 근력 운동은 물론이고 섬세한 감정 표현을 위해 요즘은 음악 공부도 많이 해요.” 마린스키에서 올해 상반기 전막 공연만 40회 가까이 소화한 그는 전막 발레 ‘마르가리타와 아르망’ ‘레닌그라드 심포니’로 다음 시즌을 연다. 미공개 신작도 선보일 예정이다. “최대한 많은 작품을 해 보고 싶어요. 저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역할도요. 예를 들면 ‘안나 카레니나’의 브론스키 역요. 러시아 현지 극장에서 동양인 발레리노가 추는 브론스키라니…. 처음이라 낯설게 느껴지겠지만 언젠가는 도전해보려 합니다.” 12만∼22만 원.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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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 비우고 쓴 소설이 대박… 독자 마음 진짜 몰라요”

    “독자에게 최대한 익숙하고 살가운 글을 쓰고 싶어요. ‘현실 밀착형 대중소설’이라 하면 될까요? 하하.” 지난해에 이어 지금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은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나무옆의자)을 쓴 김호연 작가(48)가 말했다. 지난해 4월 출간된 불편한 편의점은 올해 상반기 서점별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지금까지 70만 부 이상 팔렸고, 10일 나온 ‘불편한 편의점2’ 역시 사전 요청이 많아 1쇄만 10만 부를 찍었다. 소설의 배경이 된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한 편의점에서 12일 김 작가를 만났다. 그는 “독자의 마음은 참 예측불가”라며 웃었다. 2013년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받은 ‘망원동 브라더스’ 이후 다섯 번째 소설인 불편한 편의점이 이토록 큰 인기를 얻을 줄 몰랐다. 그는 “출판사와 계약도 안 하고 홀로 인터넷에 연재나 할 마음으로 썼다”며 “심혈을 기울였던 어느 작품보다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며 감사했다. 불편한 편의점2는 1편에서 1년 반이 흐른 어느 여름날, 같은 편의점에서 시작된다. 정체가 불명확한 30대 청년 근배가 이야기를 이끈다. 편의점 사장과 직원, 주요 고객도 모두 바뀌었다. 다만 1편에서 노숙인이었다가 편의점 야간아르바이트생이 된 독고와 사장이었던 염 여사는 여전히 이야기의 중심축으로 등장한다. 김 작가는 “초반에 아무 관련도 없어 보이는 독고와 근배지만, 차츰 연결고리가 드러나고 이야기가 하나로 이어진다”고 귀띔했다. 1편에 이어 2편 역시, 선량하지만 현실에 치이며 사는 평범한 이들이 등장한다. 성실히 취업을 준비하지만 미래를 알 수 없는 20대 소진, 코로나19 등 여파로 폐업 위기에 처한 정육식당 최 사장, 우등생인 형과 비교당하며 위축된 고교생 민규…. 우리 주변 인물들을 똑 닮았다. “예전엔 편의점이 동네 슈퍼에 비해 다소 냉정한 공간으로 여겨졌지만 이젠 누구에게나 친숙한 공간이 됐어요. ‘늦은 밤 위험하면 편의점으로 들어가라’란 말이 있을 정도죠. 할인 행사도 많이 해서 물건도 싸게 팔아요.(웃음) 어느덧 서민의 사랑방이 된 편의점은 따뜻한 얘기가 생길 수밖에 없는 훌륭한 배경입니다.” 1편과 2편에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그의 표현처럼 “빌런(악당)”이 없다. 그는 왜 이런 선택을 한 걸까. “이 소설에도 빌런이 존재합니다. 다만 사람이 아닐 뿐이죠. 등장인물들이 처한 현실이 빌런입니다. 우리의 삶 자체가 그렇고요.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등산가들의 이야기를 쓴다고 생각해보세요. 거기서 빌런은 험준한 산 자체이지 않을까요?” 고려대 국어국문학과를 나온 김 작가는 현재 소설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가 20년 전 처음 세상에 내놓은 글은 시나리오였다. 영화 ‘이중간첩’(2003년)과 ‘태양을 쏴라’(2015년)를 작업했고, 2017년 영화 ‘남한산성’ 기획에도 참여했다. 출판사에서도 일했다. 불편한 편의점이 메가 히트를 기록하자 ‘연적’(2015년), ‘고스트라이터즈’(2017년), ‘파우스터’(2019년)까지 그의 소설 5편은 모두 영화나 드라마 판권 계약을 마쳤다. 불편한 편의점은 ENA에서 드라마로 만들 예정이다. “10년 넘게 ‘연봉 1000만 원’ 생계형 작가로 살았어요. 망원동 브라더스 이후 비로소 제 이야기를 쓸 수 있게 됐네요. 다음 작품이 소설일지 시나리오일지 모르겠지만 목표는 언제나 같아요. 찌르는 이야기, 날이 선 이야기는 아니더라도 보통사람의 삶을 파고드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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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숙인 고용한 ‘불편한 편의점’…“서민들의 사랑방, 따뜻한 이야기 생길 수밖에”

    올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한 소설은 유명 작가나 대형 출판사의 작품이 아니었다. 교보문고와 예스24, 알라딘 집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지난해 4월 출간된 ‘불편한 편의점’(나무옆의자). 2013년 세계문학상 우수상 당선작 ‘망원동 브라더스’를 쓴 김호연 작가(48)의 다섯 번째 소설이다. 최근 출간된 ‘불편한 편의점2’는 전편에서 1년 반이 흐른 어느 여름날, 팬데믹 시기의 같은 편의점을 배경으로 한다. 작품 배경인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있는 한 편의점에서 12일 만난 그는 “출판사와 계약도 하지 않고 인터넷에 연재할 마음으로 쓴 소설이 그간 심혈을 기울였던 어느 작품보다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독자의 마음은 예측불가”라며 웃었다. 작가는 대학선배인 오평석 씨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처음 소설 제목을 떠올렸다고 한다. 대학생 땐 학생운동을, 졸업 후엔 시민운동가로 살았던 오 씨가 4년 전 편의점에서 일한다고 했을 때 무심코 그가 뱉은 농담은 소설 제목이 됐다. “서비스업과는 도통 안 어울릴 것 같은 선배가 편의점에서 일한단 소리에 ‘형이 하는 편의점은 좀 불편할 것 같은데’라며 웃었어요. 근데 ‘불편한 편의점’이란 말엔 아이러니가 있잖아요? 좋은 제목이 될 수 있겠더라고요.” 소설은 노숙인 독고가 염 여사의 소지품을 찾아주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배를 곯는 상황에서도 주인에게 물건을 돌려준 독고를 신뢰하게 된 염 여사는 자신이 운영하는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에 그를 고용한다. 알코올의존증으로 기억을 잃은 데다 언어 능력까지 퇴화한 독고는 편의점에서 사람들과 부딪히며 변화를 경험한다. 독고는 물론이고 그를 만난 사람들까지 모두. 편의점을 오가는 인물들은 각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되어 ‘불편한 편의점’ 속 서사를 얼기설기 메운다. “예전엔 편의점을 동네 슈퍼와 비교해 냉정한 공간으로 일컬어졌지만 이제 편의점은 가장 친숙한 공간이 됐어요. ‘늦은 밤 위험하면 편의점으로 들어가라’고 할 정도죠. 서민들의 사랑방이 된 편의점은 따뜻한 이야기가 생길 수밖에 없는 훌륭한 공간이죠.” 서울역 노숙인을 고용한다는 설정부터 다소 비현실적인 이 소설에는 ‘빌런’(악당)이 없다.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는 차가운 반전도 없다. 현실에 고통 받던 인물들이 정직하게 분투하다, 희망과 낙관의 결말을 맞이한다. “이 소설 속 빌런은 인물들이 처한 현실과 환경, 삶 그 자체예요.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쓴다고 생각해보세요. 빌런은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아니라 에베레스트가 되지 않을까요?” 지금은 소설을 쓰고 있지만 20년 전 그가 처음 세상에 내놓은 글은 영화 시나리오였다. 영화 ‘이중간첩’(2013년), 영화 ‘태양을 쏴라’(2015년)를 작업하고 영화 ‘남한산성’(2017년) 기획에 참여했다. 영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땐 출판사에서도 일했다. 첫 소설 ‘망원동 브라더스’가 수상작이 되면서 그는 비로소 자신만의 이야기를 쓸 수 있게 됐다. “시나리오, 소설…. 형식만 다를 뿐 결국 이야기를 담은 글이에요.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소재라면 시나리오로, 내밀한 묘사가 필요하면 소설로 씁니다. 시나리오 작가나 소설가로 저를 규정하고 싶진 않아요. 어떤 단어보다 ‘이야기꾼’으로 불리고 싶습니다.”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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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포화 속에서 들려오는 그녀들의 목소리

    올 3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150km 떨어진 도시 체르니히우가 러시아의 폭격을 당한 날, 평범한 직장인 나탈리아 쉐레메타는 급하게 가방 하나만 챙겨 영국 런던으로 탈출했다. 2014년 크림반도 위기 때부터 전장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저격수로 활동했던 올레나 빌로제르스카. 10년간 기자로 일한 그는 러시아의 주 타깃이다. 전쟁이 발발한 후 많은 사람들은 일상의 붕괴와 운명의 변화를 겪고 있다. 책은 인터뷰 모음집이다. 인터뷰 대상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전쟁을 직접 겪거나 폴란드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튀르키예(터키) 영국 미국 등 멀리서 전쟁을 겪은 17명의 여성이다. 폭격으로 난민이 된 우크라이나 전직 리듬체조 국가대표와 생판 몰랐던 난민에게 기꺼이 집을 제공한 영국 싱어송라이터, 전쟁을 일으킨 조국에 반대해 반전 시위에 나선 러시아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등의 사연이 담겼다. 전쟁의 비극 앞에 선 여성들은 고통과 슬픔을 느끼는 동시에 극복해낼 의지와 용기, 연대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문답식 혹은 날짜별 일기 형식으로 인터뷰를 기록한 저자는 윤문과 재해석을 최소화하고 전달과 기록에 초점을 맞췄다. 전쟁에 대한 개인의 아주 사적인 이야기들이 굴절 없이 담겼다. 두 저자는 유럽과 중앙아시아 등 여러 국가에 거주한 경험이 있고, 현재 영국에 사는 한국인이다. 서문에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전쟁터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다면 전쟁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을까? 전쟁의 폐해를 머리로, 가슴으로 느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늘어난다면 전쟁을 피할 수 있을까?” 다행히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았다. 전쟁 중에도 기꺼이 인터뷰에 응한 17명의 여성은 공통적으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침묵으로만은 표현할 수 없는, 반드시 글로 남겨야 하는 이야기가 제게 있습니다.”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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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년 간격 美 영부인 3명의 삶 동시에 그려

    10일 왓챠에서 독점 공개한 ‘퍼스트레이디’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영부인의 삶을 조명한 드라마다. 각각 1930, 1970, 2010년대 미국 백악관에 살았던 엘리너 루스벨트(질리언 앤더슨), 베티 포드(미셸 파이퍼), 미셸 오바마(비올라 데이비스)가 주인공이다. 시대는 달랐지만 ‘미합중국 영부인’에게 주어진 역할은 비슷했다. ‘최대한 몸을 낮추되 아름답고 인자한 모습만 보여줄 것.’ 때론 문제아처럼 그 같은 요구에 순응하지 않았던 세 사람은 백악관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넓혀나간 인물로 그려진다. 시리즈는 연대순이 아닌 ‘백악관’ ‘청혼’ ‘파멸’ 등 주제별로 3명의 삶을 교차 편집해 10개의 에피소드에 담아냈다. 어린 시절부터 남편과의 첫 만남, 백악관 입성 및 퇴임 후 일상까지, 비슷하면서 다른 이야기를 시대 구분 없이 엮었다.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두지만 인물 간 대화 내용이나 일부 상황은 허구다. 대통령이 ‘백악관의 중심’이라면 영부인은 ‘백악관의 양심’으로 그려진다. 인종차별, 성평등 헌법수정안(ERA), 동성결혼 합법화와 같이 정치적인 이유로 대통령이 주춤할 수밖에 없는 사안에 대해 그녀들은 소신껏 행동과 발언을 이어나간다. 특히 엘리너 루스벨트, 미셸 오바마에 비해 덜 알려진 베티 포드에 대한 조명은 흥미롭다. 유방암 투병 사실을 공개하며 여성 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성평등 헌법수정안 통과를 위해 로비 활동을 한 모습뿐 아니라 우울증과 알코올의존증을 앓았던 개인사도 보여준다. 누구보다 단단했던 베티 포드를 세밀하게 비췄다. 인물별로 다른 색감의 화면을 구현한 섬세한 연출은 영화 ‘인 어 베러 월드’ ‘버드박스’를 만든 덴마크 출신 감독 수잔 비에르의 작품이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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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모니카는 인간의 호흡-감정 가장 잘 표현하는 악기죠”

    “배우는 새로운 무기가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꼭 무대에서 써먹으리라’ 생각하며 어릴 때 어깨너머로 배웠던 하모니카를 5년 전부터 혼자 연주했어요.” 배우 남경읍(64·사진)이 하모니카 연주자로 변신한다. 서울 종로구 드림아트센터 2관에서 24∼28일 열리는 ‘마이 웨이 하모니카 콘서트’를 통해서다. ‘마이웨이…’는 10일 드림아트센터에서 막을 여는 ‘썸머 나이트 라이브 콘서트’의 피날레 공연이다. “하모니카는 다른 관악기와 달리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소리를 내기에 훨씬 섬세한 선율을 내요. 하모니카야말로 인간의 호흡과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악기라고 생각합니다.” 1976년 연극 ‘하멸태자’로 데뷔한 남경읍은 뮤지컬 ‘명성황후’, ‘사랑은 비를 타고’, ‘햄릿’ 등에서 활약한 1세대 뮤지컬 배우다. 무대뿐 아니라 tvN 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 ‘사랑의 불시착’ ‘호텔 델루나’를 비롯해 영화 ‘내편이 없어’(2019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고 있다. 뮤지컬 배우 남경주의 친형이다. 무대에서 잔뼈가 굵었지만 연주자로 서는 건 처음이다. 이번 공연에선 프랭크 시내트라의 ‘My way’를 포함해 나훈아의 ‘테스형’, 톰 존스의 ‘Green, Green Grass of Home’, ‘You raise me up’ 등 총 8곡을 다이어토닉 하모니카(10개의 구멍으로 이뤄진 단음 하모니카) 연주로 선보인다. 기타, 건반, 드럼, 베이스로 구성된 탐블루스 밴드와 6명의 코러스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연주곡은 ‘인생 여행’을 주제로 그가 직접 선곡했다.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직접 하모니카를 연주하며 마음을 달랬다는 그는 톰 존스의 ‘Green, …’을 대표곡으로 꼽았다. “경북 문경에서 태어났는데, 힘든 일이 있으면 요즘도 고향집에 가서 새 힘을 받곤 하거든요.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Green, …’을 첫 곡으로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콘서트가 끝나면 다시 본업인 배우로 돌아간다. 내년 상반기 예정된 드라마와 연극을 연습하느라 여념이 없지만 피아노와 기타 같은 악기 레슨도 받을 계획이다. 그는 배우들 사이에서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계원예고와 단국대, 뮤지컬 아카데미 등에서 4000여 명을 가르쳤다. 배우 조승우 황정민 홍광호 오만석 박건형 소유진 오나라가 그의 제자다. “지금은 훌륭한 배우가 된 제자들에게 입버릇처럼 했던 말이 있어요. ‘가장 중요한 건 인성이다. 그 다음은 열심히, 오래 하는 것이다.’ 배우는 꾸준히 실력을 연마해야 해요. 자기와의 싸움을 계속 하는 거죠. 이 일을 46년 동안 했다는 것 자체가 가끔은 외롭고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무대에 서는 건 언제나 신나고 즐겁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여태껏 버틸 수 있었을까요.” 전석 4만 원.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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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깨 너머로 배운 하모니카, 힘든 마음 달래줘”

    “배우는 신(新)무기가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꼭 무대에서 써먹으리라’ 생각하며 어릴 때 어깨 너머 배웠던 하모니카를 5년 전부터 혼자 연주했어요. 하모니카는 다른 관악기와 달리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소리를 내기에 훨씬 섬세한 선율을 내요. 하모니카야말로 인간의 호흡과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악기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로 데뷔 46년차 배우 남경읍(64·사진)이 24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드림아트센터2관에서 열리는 공연 ‘마이 웨이 하모니카 콘서트’에서 하모니카 연주자로 변신한다. ‘마이웨이…’는 10일부터 드림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썸머 나이트 라이브 콘서트’의 피날레 공연이다. 1976년 연극 ‘하멸태자’로 데뷔한 남경읍은 뮤지컬 ‘명성황후’ ‘햄릿’ ‘올드위키드송’ 등에서 활약한 1세대 뮤지컬 배우로 최근엔 드라마, 영화 등 여러 매체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뮤지컬 배우 남경주의 친형이기도 하다. 배우 아닌 연주자로 무대에 서는 건 그에게도 첫 도전이다. 프랭크 시나트라의 ‘My way’를 포함해 나훈아의 ‘테스형’과 톰 존스의 ‘Green, green grass of home’ ‘You raise me up’ 등 8곡을 다이아토닉 하모니카(10개의 구멍으로 이뤄진 단음 하모니카) 연주로 선보일 예정이다. 기타, 건반, 드럼, 베이스로 구성된 탐블루스 밴드와 6명의 코러스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에서 그가 연주하는 재즈, 블루스 풍의 음악 8곡은 ‘인생 여행’을 테마로 그가 직접 골랐다.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직접 하모니카를 연주하며 마음을 달랬다는 그는 톰 존스의 ‘Green, green grass of home’을 대표곡으로 꼽았다. “제가 경북 문경에서 태어났는데, 힘든 일이 있으면 요즘에도 고향집에 가서 새 힘을 받곤 하거든요.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Green…’을 가장 첫 곡으로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40여 년간 공연계 선·후배, 동료들에게 지독한 연습벌레로 통했던 그는 요즘 ‘하모니카 연습 삼매경’에 빠져 있다. “연극할 때는 오전 6시 반에 대학로에 도착해 연습실 문을 처음 열곤 했어요. 콘서트를 앞둔 요즘엔 하루 14시간, 잠자고 밥 먹는 시간을 빼곤 하모니카를 달고 살아요. 사람들 앞에서 연주자로 서는 게 처음이니 솔직히 겁도 나고 긴장도 되거든요. 두려움을 잊으려 더욱 연습에 몰입하고 있습니다.” 콘서트가 끝나면 다시 본업인 배우로 돌아간다. 내년 상반기에 예정된 드라마와 연극 연습에 여념이 없지만 피아노와 기타 같은 다른 악기 레슨 일정도 줄줄이 계획돼 있다. “내년 이맘때쯤엔 ‘남경읍의 하모니카 플러스 알파 콘서트’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스케줄을 쪼개서 피아노와 기타 레슨도 열심히 받고 있거든요. 배우는 ‘총알’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언젠가는 근사한 백발의 연주자 배역도 따낼 수도 있지 않을까요?(웃음)” 24~28일, 전석 4만 원.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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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 북 제작자 윤종국-임선빈 씨, 무형문화재 악기장 보유자 예고

    문화재청은 윤종국 씨(61)와 임선빈 씨(72)를 국가무형문화재 악기장 북 제작 보유자로 9일 인정 예고했다. 4대째 북 제작을 이어온 윤 씨는 국가무형문화재 북 제작 보유자였던 부친 고 윤덕진 씨로부터 기법을 전수받아 40여 년간 ‘북 메우기’(북통에 가죽 씌우는 일) 기술을 연마했다. 60여 년간 북을 만들어온 임 씨는 2018년 평창 겨울 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사용한 대고(大鼓·나무, 금속으로 된 테에 가죽을 메운 북)를 만들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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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80 팝의 요정’ 뉴턴존, 30년 암투병 끝 떠나다

    영화 ‘그리스’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팝스타 올리비아 뉴턴존이 암 투병 끝에 8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73세. 남편 존 이스털링은 이날 뉴턴존의 페이스북에 “올리비아가 오늘 아침 남부 캘리포니아 목장에서 가족과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원히 잠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올리비아는 30년간 유방암 투병을 했다”며 “추모하고 싶은 분들은 꽃 대신 식물 치료와 암을 연구하는 올리비아 뉴턴존 재단에 기부해 달라”고 덧붙였다.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태어난 뉴턴존은 1954년 부모를 따라 호주로 이주했다. 1966년 영국에서 첫 싱글 앨범을 냈으며 1971년 밥 딜런이 만든 ‘If Not for You’를 시작으로 ‘Let Me Be There’ ‘Physical’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1981년 발표한 ‘Physical’은 빌보드 싱글 차트인 핫100에서 10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그래미 어워즈를 4차례 수상했고 음반을 1억 장 이상 판매했다. 배우로도 활동한 뉴턴존은 1978년 배우 존 트래볼타와 함께 찍은 뮤지컬 영화 ‘그리스’로 글로벌 스타덤에 올랐다. 195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고등학생들의 사랑과 꿈을 다룬 이 작품에서 뉴턴존은 풋풋하고 열정이 넘치는 샌디 올슨 역을 연기했다. 이후 두 사람은 영화 ‘환상의 듀엣’(1983년)에서도 호흡을 맞췄다. 트래볼타는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뉴턴존의 젊은 시절 사진과 함께 “당신이 준 충격은 믿기 어려웠다. 당신 덕분에 우리 삶이 더 좋아졌다”는 애도의 글을 올렸다. 1992년 유방암 진단을 받은 뉴턴존은 2008년 호주 멜버른에 자신의 이름을 딴 연구센터 ‘올리비아 뉴턴존 암센터’를 설립해 환자 치료와 암 연구를 꾸준히 지원했다. 2018년엔 척추암으로 투병하는 사실도 공개했다. 당시 뉴턴존은 “난 (암과) 싸우는, 아, 싸운다고 하면 안 되지, (암과의) 여정에 있는 수백만 명 가운데 한 명인데 많은 사람들이 싸움으로 본다”며 “난 이겨낼 것이라고 믿으며 그게 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암 연구와 환자 후원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뉴턴존은 첫 번째 남편과의 사이에 딸 한 명을 뒀다. 고인의 외할아버지는 1954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독일 물리학자 막스 보른으로, 1970년 타계했다.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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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그리스’ 주연 배우 올리비아 뉴튼 존, 암 투병 끝 별세

    영화 ‘그리스’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팝스타 올리비아 뉴튼 존이 암 투병 끝에 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73세. 남편 존 이스털링은 이날 뉴튼 존의 페이스북에 “올리비아가 오늘 아침 남부 캘리포니아목장에서 가족과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원히 잠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올리비아는 30년간 유방암 투병을 했다”며 “추모하고 싶은 분들은 꽃 대신 식물 치료와 암을 연구하는 올리비아 뉴튼 존 재단에 기부해달라”고 덧붙였다.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태어난 뉴튼 존은 1954년 부모를 따라 호주로 이주했다. 1966년 영국에서 첫 싱글 앨범을 냈으며 1971년 밥 딜런이 만든 ‘If Not for You’를 시작으로 ‘Let Me Be There’ ‘Physical’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1981년 발표한 ‘Physical’은 빌보드 싱글 차트인 핫100에서 10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그래미 어워즈를 4차례 수상했고 음반을 1억 장 이상 판매했다. 배우로도 활동한 뉴튼 존은 1978년 배우 존 트라볼타와 함께 찍은 뮤지컬 영화 ‘그리스’로 글로벌 스타덤에 올랐다. 195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고등학생들의 사랑과 꿈을 다룬 이 작품에서 뉴튼 존은 풋풋하고 열정이 넘치는 샌디 올슨 역을 연기했다. 이후 두 사람은 영화 ‘환상의 듀엣(1983년)’에서도 호흡을 맞췄다. 트라볼타는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뉴튼 존의 젊은 시절 사진과 함께 “당신이 준 충격은 믿기 어려웠다. 당신 덕분에 우리 삶이 더 좋아졌다”는 애도의 글을 올렸다. 1992년 유방암 진단을 받은 뉴튼 존은 2008년 호주 멜버른에 자신의 이름을 딴 연구센터 ‘올리비아 뉴튼 존 암센터’를 설립해 환자 치료와 암 연구를 꾸준히 지원했다. 2018년엔 척추암으로 투병하는 사실도 공개했다. 당시 뉴튼 존은 “난 (암과) 싸우는, 아, 싸운다고 하면 안 되지, (암과의) 여정에 있는 수백만 명 가운데 한 명인데 많은 사람들이 싸움으로 본다”며 “난 이겨낼 것이라고 믿으며 그게 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암 연구와 환자 후원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작위를 받았다. 뉴튼 존은 첫 번째 남편과의 사이에 딸 한 명을 뒀다.'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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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샛별들 “미래는 우리 것” 함박웃음

    “노래 한 소절만 뱉어도 어떤 말을 하려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관객들이 알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에서 8일 열린 제6회 동아뮤지컬콩쿠르 시상식에서 대학·일반부 금상을 수상한 김명지 씨(21·단국대 2학년)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뉴시즈’의 ‘산타페’를 불렀다. 그는 “배우가 되려 노력하지만 잘 안돼 혼자 울곤 했던 제 모습과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노래하는 넘버의 내용이 겹칠 때가 많아 이 곡을 선택했다”며 웃었다. 고등부 금상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산다는 거’를 부른 성수현 양(18·온양용화고 3학년)이 받았다. 뮤지컬 ‘아이다’의 ‘My Strongest Suit’를 불러 중등부 금상을 차지한 이미연 양(15·여주여중 3학년)은 “하루 4시간 넘게 연습한 보람이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초등부 금상은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내 목숨 다 바칠 거야’를 부른 이주은 양(11·감계초 5학년)이 수상했다. 시상식에 앞서 최종 입상자들이 준비한 축하공연도 열렸다. 입상자 23명은 제71회 토니상 최고뮤지컬상을 받은 뮤지컬 ‘디어 에번 핸슨’의 넘버 ‘You Will Be Found’를 불렀다. 이날 공연을 위해 입상자들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벤허’의 음악감독인 이성준 단국대 뮤지컬학과 교수에게 특별 지도를 받았다. 본선 심사는 이유리 서울예술단 이사장과 정소애 신시컴퍼니 본부장, 이성준 음악감독, 윤형렬 이지혜 배우가 맡았다. 이 이사장은 “참가자들 수준이 매우 높았다. 특히 초·중등부 참가자의 실력이 짧은 기간에 빠른 속도로 향상돼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아뮤지컬콩쿠르는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뒤 입장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치러졌다. 본선 채점표와 참가자들에 대한 개별 심사평은 동아뮤지컬콩쿠르 홈페이지(www.donga.com/concours/musical)에 이달 중 게시될 예정이다. 다음은 수상자 명단. ▽대학·일반부 △금상 김명지(단국대 2학년) △은상 양석현(동국대 졸업) △동상 손광혁(홍익대 2학년) △장려상 강수지(단국대 2학년) 최연아(세화여고 졸업) 최홍준(백제예대 2학년) 조혜나(풍문고 졸업) 오시윤(안산공업고 졸업) 고명진(동북고 졸업) 김현진(한예종 3학년) 서원(중앙대 1학년) 박주희(동국대 3학년) 정동하(청운대 3학년) 정이제(울산대 4학년) 이성은(이화여대 졸업) 김다빈(서울예대 3학년) 전찬욱(청운대 졸업) ▽고등부 △금상 성수현(온양용화고 3학년) △은상 김태현(경기예고 3학년) △동상 박정윤(두호고 3학년) 유지현(서울공연예고 3학년) △장려상 이주현(영신여고 2학년) 최현정(서울공연예고 2학년) 오하루(고양예고 3학년) 조준원(인천신현고 3학년) 황민성(인천만수고 3학년) 장민혜(대구여고 3학년) 김도훈(한림연예예고 3학년) 김민서(안산 광덕고 2학년) 이수영(한림연예예고 3학년) ▽중등부 △금상 이미연(여주여중 3학년) △은상 남수경(대방중 2학년) △동상 이송현(국립국악중 3학년) △장려상 천진원(전주예중 3학년) 박에스더(양화중 2학년) 이은채(평내중 2학년) 양라인(국립전통예중 3학년) ▽초등부 △금상 이주은(감계초 5학년) △은상 임로하(천안불당초 2학년) 김소울(갈뫼초 4학년) △장려상 하윤비(한들초 6학년) 이태경(의창초 3학년) 김은우(청원초 6학년) 성나윤(진천상신초 4학년) 김세은(김해 관동초 6학년)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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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곡, 뮤지컬이 되다

    ‘그대를 처음 본 순간이여/설레는 내 마음에 빛을 담았네/말 못해 애타는 시간이여/나 홀로 저민다’(가곡 ‘첫사랑’) 시를 닮은 노랫말에 클래식 음악 선율을 입힌 가곡은 뮤지컬 넘버가 될 수 있을까. 가곡 ‘내 영혼 바람되어’,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첫사랑’을 작곡한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62)가 2012년 발매한 연가곡집 ‘사랑해’ 수록곡이 뮤지컬 넘버로 탄생한다. 다음 달 2∼4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첫사랑’에서 그의 가곡을 뮤지컬 넘버로 각색한 이는 뮤지컬 ‘라흐마니노프’ ‘브라더스 까라마조프’의 음악감독 이진욱(42). 국내 첫 ‘가곡 뮤지컬’을 만든 둘을 지난달 27일 마포아트센터에서 만났다. “설레다 그리워하고, 사랑을 확인한 후 환희에 차고, 그러다 영영 떠나고…. 뮤지컬 ‘첫사랑’의 모티프가 된 연가곡집은 한 사람의 생애에 녹아든 사랑이 주제예요. 오세혁 작가가 수록곡을 관통하는 이야기를 썼어요.”(김효근) 작품은 50대 남성 사진작가인 ‘현재의 태경’(조순창 윤영석)이 우연한 계기로 20대 때인 ‘과거의 태경’(김지훈 변희상)과 첫사랑 선우(양지원)를 만나게 되는 로맨스 판타지다. “원곡의 정서를 살리며 배우들의 감정이 맞아떨어지는 느낌을 찾으려 여러 창법과 연주법을 실험 중이에요.”(이진욱) 김효근은 서울대 경제학과 재학 시절인 1981년 제1회 MBC 대학가곡제에서 작사·작곡한 ‘눈’으로 대상을 받았다. 교수가 된 후에도 가곡을 작곡해온 그의 인생은 뮤지컬의 소재가 됐다. “선우가 대학가곡제에서 ‘눈’으로 대상을 받는 건 실제 제 이야기고, ‘과거의 태경’은 20대 때 저를 보는 것 같았어요.”(김효근) 이들은 1970, 80년대 정취를 담은 음악과 첫사랑의 낭만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한다. “대표 넘버 ‘첫사랑’을 들으면 더 잘해주지 못했던 첫사랑이 떠올라 고해성사 하는 기분이에요.”(이진욱) “무대 조명이 켜지면 40년 전으로 돌아가는 기분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김효근) 6만∼8만 원.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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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를 닮은 노랫말-클래식 선율’…가곡은 어떻게 뮤지컬 넘버가 됐나

    ‘그대를 처음 본 순간이여/설레는 내 마음에 빛을 담았네/말 못해 애타는 시간이여/나 홀로 저민다’(가곡 ‘첫사랑’) 한 편의 시를 닮은 노랫말에 클래식 음악 선율을 입힌 가곡은 뮤지컬 넘버가 될 수 있을까. 가곡 ‘내 영혼 바람되어’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첫사랑’을 작곡한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62)가 2012년 발매한 연가곡집 ‘사랑해’ 수록곡이 뮤지컬 넘버로 탄생한다. 다음달 2~4일 공연하는 뮤지컬 ‘첫사랑’에서 김효근의 가곡을 뮤지컬 넘버로 각색한 이는 뮤지컬 ‘라흐마니노프’ ‘브라더스 까라마조프’의 음악감독 이진욱(42). 국내 최초 ‘가곡 뮤지컬’을 만든 두 사람을 지난달 27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만났다. “설레다 그리워하고, 사랑을 확인한 후 환희에 차고 그러다 영영 떠나고…. 뮤지컬 ‘첫사랑’의 모티프가 된 연가곡집은 한 사람의 생애에 녹아 들어간 사랑을 주제로 한 앨범이에요. 오세혁 작가가 수록곡을 관통하는 스토리를 썼어요. 가사와 음악, 이야기가 잘 어우러지는 작품이라 기대됩니다.”(김효근) 뮤지컬 ‘첫사랑’은 50대 남성이자 사진작가인 ‘현재의 태경’(조순창 윤영석)이 우연한 계기로 20대 때의 ‘과거의 태경’(김지훈 변희상)과 첫사랑 선우(양지원)을 만나 벌어지는 로맨스 판타지다. “원곡의 정서를 그대로 살리려 합니다. 원곡이 가진 분위기와 배우들의 감정이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을 찾기 위해 여러 창법과 연주법을 실험 중이에요.”(이진욱) 김효근은 서울대 경제학과 재학 시절인 1981년 제1회 MBC 대학가곡제에서 작사·작곡한 ‘눈’으로 대상을 받으며 가곡과 인연을 맺었다. 교수가 된 후에도 종종 가곡을 작곡해온 그의 인생 스토리는 뮤지컬 ‘첫사랑’의 소재가 됐다. “선우가 대학가곡제에서 ‘눈’으로 대상을 받는 건 실제 제 이야기고, ‘과거의 태경’은 마치 20대 때 저를 보는 것 같았어요. 그 시절 제 생각과 마음이 대사에 그대로 담겨 있어 신기했습니다.”(김효근) 자극적 스토리와 화려한 음악이 주를 이루는 시대, 그들은 1970, 80년대 정취를 담은 음악과 첫사랑의 낭만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한다. “대표 넘버 ‘첫사랑’을 듣고 있으면 더 잘해주지 못했던 첫사랑이 떠올라요. 마치 고해성사를 하는 기분이에요.”(이진욱) “무대 조명이 켜지고 노래가 시작되는 순간 타임머신을 타고 40년 전으로 돌아가는 기분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김효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 6만~8만 원.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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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음악 선구자’ 나운영 탄생 100주년… 구순의 노제자들이 헌정곡 썼다

    살아있었다면 상수(上壽), 올해 100세가 됐을 스승을 위해 백발의 제자들이 오선지에 선율을 그려 넣었다. 한국 현대음악의 선구자인 작곡가 나운영(1922∼1993·사진)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에서 제자들이 쓴 헌정곡과 스승이 남긴 곡을 선보인다. 나운영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제자들이 후원한 ‘나운영 탄생 100주년 기념 음악회’가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다. 한국과 미국, 독일에서 활동하는 연주자와 성악가로 구성된 ‘이니스 앙상블’이 나운영의 대표곡 10곡을 선보인다. 나운영이 처음 작곡한 현대음악인 ‘현악4중주 제1번 Romantic’(1942년)과 그가 생전 가장 사랑했던 곡이자 김소월의 시에 선율을 입힌 ‘접동새’(1952년) ‘초혼’(1964년)이 포함됐다. 노(老)제자들의 헌정곡도 연주한다. 국내 첫 유학파 여성 작곡가인 이영자 전 이화여대 작곡과 교수(91)가 ‘아름다운 헌정’을, 나운영기념사업회장인 나인용 연세대 명예교수(86)가 ‘달밤 주제에 의한 로망스’를 스승에게 바친다. 나 명예교수는 “선생님께서 ‘선(先) 토착화, 후(後) 현대화’를 말씀하시며 현대음악을 쓰되 먼저 국악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셨다”며 “평생 국악 소재로 현대음악을 썼으니 이만하면 가르침을 잘 따른 제자”라며 웃었다. ‘달밤…’에 대해 “선생님의 가곡 ‘달밤’의 멜로디에 제가 쓴 선율을 결합해 피아노곡 형태로 새로 엮었다”고 했다. 이 전 교수는 “제 음악의 길에 언제나 기둥으로 서 계셨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아름다운 헌정’에 담았다”고 했다. 나운영은 중앙중학교 재학 시절인 17세에 가곡 ‘가려나’가 동아일보 ‘신춘 현상 문예 작곡 부문’에 당선되며 작곡가의 길을 걸었다. 도쿄 제국고등음악학교에서 유학한 후 귀국해 우리 고유 음악에 현대음악을 접목시키는 작곡기법과 이론을 정립했다. 1954년 덕성여대에 한국 최초로 국악과를 창설했고 연세대 서울대 이화여대 목원대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교향곡 13곡과 협주곡 6곡, 오페라와 실내악, 가곡, 찬송가 1105곡 등을 쓰고 10권의 음악이론서를 남겼다. 동아일보 사가(社歌)도 작곡했다. 나운영의 딸인 나효선 동덕여대 명예교수는 “아버지가 좋아하셨던 곡으로 음악회를 구성했다. 한국적 곡조를 살려 곡을 쓰겠다는 아버지의 혼이 담긴 음악을 중심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전석 초대.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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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승 “악역 전문요? 착한 역할 훨씬 좋아해요”

    드라마 ‘보이스’(2017년), ‘닥터 프리즈너’(2019년), ‘해피니스’(2021년)…. 배우 이주승(33)의 얼굴을 알린 작품들엔 공통점이 있다. 살인사건을 다룬 스릴러에 이주승이 사이코패스 살인마로 나온다는 것. 소름 끼치는 연기를 선보여 ‘악역 전문 배우’란 타이틀을 얻었지만 최근 서울 종로구 카페에서 만난 그는 “착한 역할을 훨씬 좋아한다”며 손사래를 쳤다. “사이코패스의 내면을 따라가다 보면 가끔은 끝도 없이 내려가서 엄청 힘들어요. 악역으로 기억해 주시지만 착한 역할도 많이 했습니다. 하하.” 이번엔 살인사건의 목격자다. 현재 공연 중인 연극 ‘빈센트 리버’에서 그는 동성애 혐오 살인사건의 유일한 목격자 데이비 역을 맡았다. 배우 김현진 강승호와 번갈아가며 데이비를 연기한다. 피해자 빈센트의 어머니 아니타(남기애 정재은 우미화)와 대화하며 ‘그날’의 진실을 좇는다. 영국 출신 작가 필립 라이들리가 쓴 희곡은 2000년 영국 런던 햄프스테드 극장에서 초연됐다. 국내에선 연극 ‘와이프’ ‘그을린 사랑’ 등으로 많은 상을 받은 연출가 신유청이 지난해 초연부터 함께하고 있다. 등장인물은 단 2명. 살인 사건 피해자의 유족과 사건의 목격자다. ‘쏟아지는 그날의 진실’이란 포스터 속 문구와 시놉시스만 보면 얼핏 추리극 같다. “연극을 보다 보면 누가 범인인지는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살인사건을 다루지만 관객들은 결국 사랑을 떠올리게 될 거예요. 빈센트의 죽음을 겪은 두 사람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용서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요.” 고교 3학년 때 독립 장편영화 ‘청계천의 개’(2008년)의 조연으로 데뷔한 그는 독립·상업영화 20여 편에 출연했다. 감독으로도 데뷔했다. 그가 연출·각본·주연을 맡은 영화 ‘돛대’는 지난해 부산국제단편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했다. “뻔하지 않은! 보고난 후에 옆 사람과 대화하고 싶은! 두고두고 곱씹을 수 있는! 그런 작품이라면 연극과 영화, 가리지 않고 계속 연기하고 싶습니다.” 10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드림아트센터 4관, 전석 5만5000원.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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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투알 첫시즌 고국서 마무리… 佛발레 정수 선뵐것”

    “시즌 막바지에 이르면 체력적, 정신적으로 지치게 돼요. 아이러니하게도 지쳤을 때 가장 좋은 춤이 나오거든요. 에투알(수석무용수)로서의 첫 시즌을 고국에서 마무리하게 돼 행복합니다.” 동양인 최초로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BOP) 에투알에 오른 발레리나 박세은(33)이 동료들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28, 29일 열리는 ‘2022 에투알 갈라’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다. 박세은에게 이번 공연은 지난해 6월 에투알 지명 후 첫 국내 무대다. BOP 무용수들이 한꺼번에 한국을 찾는 것 역시 1993년 이후 29년 만이다.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세은은 “한국 발레리나 최초로 BOP에 입단한 지 10년이 조금 넘었다. 섬세하고 우아한 프랑스 발레를 한국에 소개하고 싶어 오래전부터 갈라 무대를 꿈꿨다”고 말했다. 박세은은 이번 무대에서 에투알 승급 당시 파트너였던 동료 에투알 폴 마르크와 함께 파드되(2인무) 두 장면을 선보인다. 제롬 로빈스가 안무한 ‘인 더 나이트’의 ‘젊은 연인’ 파드되와 루돌프 누레예프의 ‘로미오와 줄리엣’ 발코니 파드되다. ‘인 더 나이트’에선 BOP 전속 피아니스트 엘레나 보네이가 프레데리크 쇼팽의 ‘녹턴’을 직접 연주한다. 박세은은 “‘인 더 나이트’를 가장 인상적인 무대로 꼽고 싶다”며 “심플하면서 세련된 무대와 의상, 쇼팽 음악과 자연스러운 프랑스 발레가 조화로운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폴 마르크는 “박세은은 성격도, 생각도 비슷한 최고의 파트너”라고 칭찬했다. 박세은과 함께 BOP의 에투알로 활동 중인 폴 마르크, 도로테 질베르, 발랑틴 콜라상트, 제르맹 루베를 비롯해 총 10명의 단원이 출연해 발레단 대표작의 주요 장면들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의 특징 중 하나는 ‘발레의 정수’라 손꼽히는 고전·현대 작품이 다수 포함됐다는 점이다. 눈에 띄는 고전 작품은 조지 발란신의 ‘한여름 밤의 꿈’, 롤랑 프티의 ‘랑데부’, 미하일 포킨의 ‘빈사의 백조’, 뱅자맹 밀피에의 ‘아모베오’다. 현대 작품인 알리스테어 메리어트의 ‘달빛’과 크리스토프 윌든의 ‘애프터 더 레인’이 국내에 소개되는 점도 기대감을 높인다. 함께 방한한 발레 마스터 리오넬 델라노에는 “루돌프 누레예프를 비롯해 한 시대를 풍미한 안무가들의 작품을 모은 갈라”라며 “고난도 테크닉을 구사해야 하는 고전부터 세련된 현대 작품까지 다양하게 준비했다”고 했다. 박세은은 “굉장히 어려운 안무를 쉽게 풀어내는 프랑스 발레의 매력을 한국 관객에게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6만∼25만 원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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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세기의 이야기꾼과 함께한 마지막 날들

    어느 소설가와 번역가의 대화를 담은 책이다. ‘모모’ ‘끝없는 이야기’ ‘기관차 대여행’ 등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세계를 창조해낸 독일 소설가 미하일 엔데(1929∼1995)와 그의 문장을 일본어로 옮겨온 번역가 다무라 도시오(70)가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1995년 8월 엔데가 타계하기 하루 전날까지 함께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 죽음을 목전에 둔 노(老)작가는 오랜 친구와 대화를 나눴고, 친구는 그의 말을 충실히 기록했다. 저자는 엔데와의 대화를 통해 ‘쓴다는 것’ ‘소년 시절의 기억’ ‘사색의 시기’ ‘꿈’ ‘죽음’을 주제 삼아 그가 삶에서 건져 올린 생각을 펼쳐낸다. 작품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삶과 죽음, 글쓰기에 대한 보편적인 생각도 담았다. 독일 뮌헨 슈바빙의 예술지구에서 보낸 어린 시절, 나치 지배하의 독일에서 목격한 폭력과 강압, 연극학교에서 배우로 활동했을 때 느꼈던 것들, 이탈리아 팔레르모 광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이야기꾼을 보고 작가로서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는 이야기’를 쓰고자 결심한 순간 등이다. 특히 글쓰기에 관한 엔데의 생각은 인상적이다. 그는 글을 쓰기 위해선 현대사회에서 사라져가는 정신성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와 인간의 바깥 세계보단 인간의 내적 세계에서 비롯된 고민에서 글쓰기의 시작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엔데의 주장이다. 자연과학적 주장을 무조건 진리로 받아들이는 태도 역시 잘못됐다고 말한다. 도식이 그어 놓은 경계 너머에서야말로 모든 인간의 내면에 사는 어린아이를 깨우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엔데를 인터뷰한 다무라는 그의 오랜 친구이자 번역가이자 애독자다. 그렇기에 엔데의 작품을 읽어본 사람이 더 잘 이해할 만한 내용도 다수 담겨 있다. 엔데의 작품을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다무라가 회고하는 엔데의 모습을 통해 그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거장의 경험과 생각이 마구 섞인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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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후 퓰리처상’ 유일한 작가, 美시인 플라스 삶 조명

    “10년에 한 번씩 나를 해방시킬 죽음을….” 그에게 삶은 고통스러웠다. 어린 시절 부모의 손에 이끌려 억지로 올라탔던 기차처럼.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때 그는 ‘하차’를 감행했다. 더 이상 인생이란 기차에 실려 떠밀리 듯 종착역으로 가고 싶지 않을 때, 그는 10년마다 의식처럼 삶을 놓아버리려 했다. 서른한 살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미국 시인 실비아 플라스(1932∼1963). 당시 영미 문단에선 찾아보기 힘들었던 ‘맹렬한 야수’와 같은 문체로 거침없이 고통과 상실, 우울을 토해냈다. 세상은 플라스의 시를 “여성답지 않다”는 이유로 외면했다. 하지만 그가 세상을 떠난 십수 년 뒤 출간된 ‘실비아 플라스 시 전집’(1981년)은 그해 예술성을 인정받아 퓰리처상을 안겼다. 지금껏 사후에 퓰리처상을 수상한 유일한 작가다. 12일 개막한 뮤지컬 ‘실비아, 살다’(사진)는 기차가 감내해야 할 어둡고 긴 터널과도 같던 플라스의 삶을 곱씹었다. 그는 짧은 생애에 3번이나 자살을 시도했다. 하지만 뮤지컬은 그의 삶과는 다른 결말을 마련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낙관과 희망으로 날아오르는 플라스의 생애를 펼쳤다. 대본부터 제작까지 아우른 조윤지 연출가(37)는 “그의 일기를 읽어 보니 실은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싶었다는 걸 느꼈다. 조금 더 뻔뻔하게 살았으면 어떨까 싶은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2013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조 연출가의 성향이 반영된 탓인지, 뮤지컬은 연극적인 향취가 짙다. 시인의 문장을 활용한 대사와 노랫말은 곱씹을수록 아름답다. 클래식과 아프리카 전통음악 등을 버무리고, 독특한 마임을 활용한 춤도 흥미롭다. 다만 따라가야 할 대사가 적지 않아 배우들의 전달력이 매우 중요하다. 쇼처럼 화려한 뮤지컬을 기대한다면 다소 아쉬울 수 있다. 실비아 역 김주연 최태이 주다은, 테드 역 문지수 이규학. 8월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TOM2관, 4만5000∼6만 원.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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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0년 전 황실 마지막 잔치, 황제의 시선으로 본다

    “명년은 바로 우리 부황(父皇·아버지인 황제) 폐하의 성수(聖壽·임금의 나이)가 망륙(望六·60세를 바라봄)이 되시고 보위에 오르신 지 40년이 되는 두 가지 경사가 겹친 경사스러운 해입니다. 이 또한 우리 왕조에 드물게 있는 큰 경사이니 전보다 더욱 성대한 예를 거행해야 합니다.” 1901년 11월, 훗날 대한제국의 순종이 되는 황태자는 아버지 고종에게 이러한 내용의 상소를 올린다. 나라 안팎 어두운 정세 속 황실의 위엄을 세우고 군신의 엄격한 위계질서를 보여주기 위한 수단으로 진연(進宴·궁중 잔치) 개최를 요구한 것. 고종은 “백성들에 대한 일이 황급하니 여유로운 일을 할 겨를이 없다” “잔치를 여는 일은 백성들이 먹고살기 어려운 지금 의논할 일이 전혀 아니다” 등의 이유를 들어 네 차례나 거절했지만, 황태자는 굴하지 않고 다섯 번째 상소를 올려 뜻을 관철시킨다. 고종 즉위 40주년이던 임인년(1902년), 덕수궁 관명전에서 열린 조선왕조의 마지막 궁중 잔치 ‘임인진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120년 전 열린 대한제국 황실의 궁중 잔치가 ‘새로운 임인년’을 맞아 공연 예술로 재탄생한다. 국립국악원은 다음 달 12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임인진연’을 재현한다. 연출은 뮤지컬 ‘명성황후’ ‘영웅’ ‘서편제’의 무대를 만든 박동우 홍익대 교수가 맡았다. 창작을 가미하기보다는 사료를 바탕으로 충실한 재현에 초점을 맞춘다. 궁중 잔치의 절차와 음악, 춤 등을 기록한 진연의궤(進宴儀軌)와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소장 중인 임인진연 도병(圖屛·그림들로 만든 병풍)을 참고했다. 진연의궤는 한글 번역본 800쪽에 달할 정도로 상세하다. 당시 진연은 남성 신하들과 공식 행사로 올린 외진연과 황태자, 황태자비, 좌우명부, 종친 등 황실 가족과 함께한 내진연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이번 공연은 그중 예술성이 강한 내진연을 복원한다. 궁중 예술의 향연이 펼쳐질 무대는 120년 전 잔치가 열렸던 덕수궁을 재현했다. 공연 구성은 황제에게 일곱 차례 술잔을 올린 예법에 따랐으며 무용수들은 악사들의 궁중 음악에 맞춰 궁중 무용을 선보인다. 궁중 무용은 봉래의 헌선도 몽금척 가인전목단 향령무 선유락, 궁중 음악은 보허자 낙양춘 해령 본령 수제천 헌천수가 마련된다. 음악과 무용은 황제의 무병장수,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시공간 제약에 따라 공연 형식에 알맞게 각색한 부분도 있다. 예악당 무대 크기는 실제 임인진연이 열렸던 덕수궁의 절반 정도다. 참여 인원도 4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본래 임인진연은 하루 종일 치러졌지만 이번 공연에선 의례와 음식 올리는 절차 등을 생략해 90분으로 압축한다. 객석은 황제가 앉는 ‘어좌’와 같게 설정해 관객이 황제의 시선에서 진연을 볼 수 있게 했다. 전석 2만∼5만 원.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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