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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는 ‘학생을 더 잘 가르치는 대학’, ‘연구를 더 많이 하는 대학’,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봉사해 사랑받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내실 있는 기초교육과 융합체험 교육 활성화를 통해 교육을 혁신하고 있다. 우수 교수도 적극 초빙하는 한편 교수 역량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지역 시민을 위한 강연도 적극 진행하고 있다. 인하대는 2017년 1월 2일 오전 9시부터 4일 오후 6시까지 정시모집 원서를 인터넷으로 접수한다. 모집인원은 1198명(수시 미등록 이월 인원에 따라 변경 가능)이며 가군 나군 다군에서 모두 선발한다. 실기고사를 보는 예체능계열을 제외한 모든 학과는 수능 성적만으로 선발한다. 국어 수학 영어는 표준점수를 반영하고 탐구는 교과목 간 난도를 고려해 백분위를 활용한 자체 변환 표준점수를 반영한다. 인문, 예체능 계열은 제2외국어와 한문을 사탐영역의 1과목으로 대체 인정한다. 제2외국어와 한문 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다군에 전자공학 건축공학 생명공학 국제통상학 전공이 추가됐다. 한국사를 필수로 응시해야 한다. 등급에 따라 가산점이 부여된다. 인문계는 1∼4등급, 자연계는 1∼5등급이 가산점 10점을 받을 수 있다. 인문계열은 국어 30%, 수학(나) 20%, 영어 30%, 사회탐구 20%가 반영된다. 자연계열은 국어 20%, 수학(가) 30%, 영어 25%, 과학탐구 25%가 반영된다. 일부 학과에서는 전공 특성을 고려해 관련 영역을 더 높은 비율로 반영하기도 한다. 인문계열과 자연계열로 분리 모집하는 학과의 수능 반영 비율은 동일 계열의 다른 학과와 다르기 때문에 지원을 희망하는 학과의 수능 반영 비율은 모집요강을 통해 꼼꼼히 확인하는 게 좋다. 체육교육을 제외한 예체능계열 모든 학과는 지난해와 달리 학생부교과가 반영되지 않고, 수능과 실기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아태물류학부 글로벌금융학과 간호학과 의류디자인학과 공간정보학과 건축학과는 인문계열과 자연계열로 분리해 모집한다. 컴퓨터공학과 소비자학과 식품영양학과도 분리 모집을 허용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일반전형과 특별전형 합격자는 1월 16일, 예체능전형 합격자는 2월 2일에 발표된다. 황병복 인하대 입학처장은 “인하대는 취·창업 교육 부문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명문 사학”이라며 “취업률도 종합대학 중에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고, 창업교육 실적 또한 우수하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세계적 스포츠용품 업체 아디다스는 9월부터 독일 안스바흐에서 ‘스피드 팩토리’를 시범 가동 중이다. 1993년 공장을 모두 해외로 이전한 지 23년 만에 다시 독일 내 생산을 시작한 것. 내년부터는 본격 가동에 들어가 연간 50만 켤레의 운동화를 생산할 예정이다. 선진국들은 해외로 나간 자국 기업 공장의 본국 유턴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감세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내걸었고, 한국 정부도 마찬가지다. 공장이 돌아오면 일자리와 세수가 늘어나 경제성장과 복지에 모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일 국민은 아디다스의 유턴을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스피드 팩토리의 상주 인력은 단 10명. 핵심 공정은 컴퓨터와 3차원(3D)프린터, 로봇 12대가 책임진다. 공장은 돌아왔지만 일자리는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 정보통신기술 융합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서 산업은 물론이고 노동시장 구조까지 180도 뒤바뀐 것이다.○ 노동시장 뒤흔드는 4차 산업혁명 스피드 팩토리의 생산 방식은 혁명적이다. 소비자가 세계 어디서든 아디다스 홈페이지에 접속해 디자인과 소재, 색깔, 깔창 등의 취향을 자유롭게 입력하면 스피드 팩토리에 즉각 전송되고, 컴퓨터와 로봇들은 5시간 안에 맞춤형 신발을 제작한다. 기존 공정에서 맞춤형 신발은 약 6주가 걸렸다. 1년 6개월 걸리던 신상품 제작도 스피드 팩토리는 열흘이면 끝낸다. 앞으로는 인공지능으로 고객이 가장 좋아할 만한 디자인을 직접 골라 주는 시스템도 마련된다. 드론을 통한 무인 배송도 곧 시도된다. 동남아시아 공장에서 연간 50만 켤레를 생산하려면 600명 이상의 직공을 써야 했다. 하지만 이제 그렇게 고용하지 않아도 된다. 로봇의 생산성은 인간보다 훨씬 높고 초기 투자 외의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 아디다스는 스피드 팩토리의 생산량을 연간 100만 켤레로 늘리는 한편 모든 공장을 이런 방식으로 전환해 독일로 들여올 계획도 갖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에도 치명타를 입힐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은 노동시장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일단 로봇과 컴퓨터가 근로자를 대체하면서 일자리가 크게 감소한다. 일자리 감소가 ‘일자리 절벽’과 만나면 실업의 양과 폭은 커지고 속도는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가 활성화되면서 근무와 휴식, 직장과 사적 영역의 분리가 희미해진다. 특히 사업주와 근로자가 근로계약이 아닌 일종의 용역계약을 맺고 일을 하는 ‘자영업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이런 변화가 벌써 시작됐다. 독일은 용접공 등 단순 제조업 종사자들이 이미 ‘1인 자영업자’처럼 일을 한다. 고용주와 근로계약을 맺고 출퇴근하는 것이 아니라 일이 있거나 하고 싶을 때마다 몰아서 하고 나머지 시간은 쉰다. 앞으로 이런 현상이 확대되면 공장제 생산 방식에 바탕을 둔 노동법은 쓸모가 없게 되며 같은 공간에서 같은 노동을 한다는 ‘동일성’이 핵심인 노동조합 역시 연대의 토대가 흔들리게 된다.○ 근본 대책 마련에 눈감은 한국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15일 국가인력양성협의회를 열어 내년도 국기훈련(국가의 기간이 되는 산업 분야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훈련비 전액을 국가가 지원하는 훈련) 개편 내용을 확정했다. 기존 114개 직종에서 훈련 성과가 저조한 도금, 주조 등 16개 직종을 제외하고 사물인터넷(IoT), 영상촬영 드론 조종, 증강현실 등 14개 직종을 포함시켰다. 4차 산업혁명으로 수요가 증대될 것으로 보이는 분야를 적극 지원해 전문가를 양성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좀 더 근본적이고 포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올해 하반기가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데 매우 중요한 시점이었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이 마비되면서 무방비 상태로 방치됐다는 분석이다. 네덜란드(1980년대), 독일(2000년대) 등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노동개혁을 추진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했고 미국 일본 등은 관련 산업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경제학)는 “미래 지향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좋은데 우리는 과거와 현재의 숙제도 아직 못 끝낸 상황”이라며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취업 형태에 대비한 법 제도와 사회 안전망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4차 산업혁명::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이 이끄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뜻한다. 인공지능과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사물을 자동적·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가상 물리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산업과 노동시장은 물론이고 개인 생활에도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1차 산업혁명은 1784년 영국의 증기기관이 주도했고, 2차 산업혁명은 1870년부터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으로 시작됐다. 3차 산업혁명은 1969년부터 시작된 정보화와 자동화 생산시스템이 주도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임금피크제를 통해 절감된 재원을 청년고용에 활용한다. 고소득 임직원은 자율적으로 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기업은 이에 상응하는 기여를 통해 청년고용을 확대토록 노력한다.” 지난해 9월 15일 17년 만에 이뤄진 노동개혁 노사정(勞使政) 대타협 합의문에 담긴 내용이다. 비록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올해 ‘2대 지침(일반해고, 취업규칙 변경)’ 시행에 반발해 대타협을 파기했지만, 청년고용을 위한 ‘노력’과 ‘정신’까지는 파기하지 않았다. 그동안 30대 기업의 80% 이상이 임금피크제를 시행했고, 정부 뜻대로 2대 지침이 시행된 지도 1년이 흘렀다. 하지만 청년 실업률은 외환위기 이후 사상 최악으로 치달았고, 내년에는 ‘일자리 절벽’까지 닥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도 시급한 노동개혁 4대 입법안은 9일 끝난 정기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여야정이 12월 임시국회에서라도 대타협 정신을 살려 노동개혁 입법 논의에 본격 착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뿌리산업까지 붕괴 위기 행정고시에 낙방하고 뒤늦게 취업 전선에 뛰어든 이모 씨(32). 사립 명문대를 나오고, 4.0대의 학점과 900점대의 토익 점수에도 3년째 취업을 못 하고 있다. 요즘에는 걱정이 더 많아졌다. 내년도 대기업 정규직 채용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378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65.3%만 내년도 정규직 채용 계획이 있다고 답해 올해보다 4.8%포인트 감소했다. 채용방식 역시 수시(61.9%)가 공채(38.1%)보다 많았다. 수도권에서 금형업체를 운영하는 박모 씨는 요즘 직원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관련 기술자가 부족한 데다 제조업은 파견이 금지돼 있어 일감에 따라 탄력적으로 인력을 운용하기가 힘들다. 정부는 6개 뿌리산업을 육성하고 관련 일자리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6개 업종에만 파견을 허용토록 하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야당과 노동계는 제조업 파견 전면 활성화 의도라며 강력히 반대한다. 박 씨는 “국회가 싸우는 내용은 잘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건 사람 구하기가 너무 힘들고, 인건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이렇게 가다간 뿌리산업 전체가 붕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개혁 논의 않는 거대 야당 정부가 근로기준법과 파견법 등 4개 노동개혁 법안을 국회에 처음으로 제출한 것은 지난해 9월 11일이다. 1년 3개월 넘게 흘렀지만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주당 최대 68시간인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여(근로기준법) 15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고 각종 사회안전망을 두껍게 한다는 것은 장밋빛 전망이었을 뿐 전혀 실현되지 않고 있다. 노동 4법 논의가 중단된 것은 정부와 야당 모두에 책임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올해 1월 2대 지침을 야당, 노동계와 협의 없이 전격 시행하면서 야당과 노동계의 반발을 샀고, 급기야 한국노총의 대타협 파기로 이어졌다. 이때만 해도 정부는 내심 자신이 있었다. 4월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하면 노동 4법의 국회 처리도 쉬울 것으로 예상했다. ‘총선 승리 후 국회선진화법 개정, 노동개혁법 처리’라는 장밋빛 시나리오도 이때부터 가동됐다. 하지만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하면서 상황이 뒤집혔다. 소관 상임위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야당 의원(10명)이 여당(6명)보다 더 많아졌다. 야당 협조 없이는 법안 처리 자체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특히 정부는 끝까지 4개 법안의 동시 처리만 고집하면서 협상의 여지를 스스로 좁혔다. 환노위 관계자는 “하나하나씩 처리하면 되는데 정부가 너무 욕심을 부렸다”며 “그래서 여야 간 합의에 근접한 것도 처리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 역시 노동개혁 중단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4월 총선에서 국민들이 여소야대 구도를 만들어줬음에도 12월까지 노동개혁 관련 논의를 전혀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선진국들은 이미 4차 산업혁명에 들어갔는데 우리는 아직 후진적인 노동시장조차 개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노동개혁을 하루빨리 마무리 짓고, 미래지향적인 논의를 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행인 것은 최순실 게이트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로 국정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정부 역시 패키지 처리를 고집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야당도 파견법 이외의 3법에 대해서는 논의에 적극 나설 수 있다는 태도다. 환노위 관계자는 “파견법을 제외한 3법은 국회는 물론이고 학계에서도 오랜 기간 다뤄온 내용이라 마음만 먹으면 빨리 처리할 수도 있지만, 열쇠는 정부가 쥐고 있다”며 “야당도 일단 정부가 ‘한 수’만 접어주면 고용보험법 등 시급한 법률부터 통과에 협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뿌리산업주조 금형 용접 표면처리 소성가공 열처리 등 6개 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하는 업종. 제조업 품질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산업이라는 뜻에서 ‘뿌리산업’이라 불린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14일 ㈜대동이엔지 박정열 대표(50·사진)를 12월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했다. 박 대표는 굴착기 몸체에 부착해 암반을 부수는 진동 해머를 국산화하고, 진동 리퍼(저소음 암반 파쇄 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혁신 기술인이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일찌감치 기술을 배우기로 마음먹은 박 대표는 전남공고 기계과를 졸업한 뒤 서울의 한 자동차정비공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1997년 친구와 함께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주차장 한쪽에 천막을 치고 대동엔지니어링을 창업했고, 각종 암반 분쇄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2012년에는 85dB 이하의 저소음만 내는 진동 리퍼 개발에 성공해 30개국에 특허를 출원했으며 지난해 75대를 수출했다. 현재 세계 50개국에 진동 해머와 진동 리퍼를 수출하고 있으며 연 100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매출의 10%는 늘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직원 자녀 학자금, 기숙사 지원 등 복지 향상에도 힘쓰는 걸로 유명하다. 박 대표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면 불가능한 것은 없다”며 “마음속으로 할 수 있다고 계속 되뇌면 없던 아이디어도 떠오른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노동시장에서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핵심 업종 종사자가 대폭 감소하면서 내년부터 ‘일자리 절벽’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내년 취업자 수 증가 폭도 올해의 20만 명대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여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고용노동부의 10월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국내 음식·주점 사업체 종사자는 총 93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3만 명이나 감소했다.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경기 침체와 일자리 감소가 통계적으로도 이미 현실화한 것이다. 제조업의 일자리 절벽은 진작 가시화됐다. 조선업이 포함된 기타 운송장비업 종사자는 지난해 12월 이후 11개월 연속, 반도체와 휴대전화 등이 포함돼 고용 규모가 가장 큰 통신장비 제조업은 28개월 연속 종사자가 감소했다. 고용 규모가 큰 이 업종들의 일자리가 줄면서 11월 취업자 수 증가 폭(고용보험 가입자 기준)은 28만3000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9월(27만3000명)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그나마 호황을 유지해 오던 건설업까지 ‘수주 절벽’이 예상되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음식·주점업과 건설업은 그동안 고용률 상승을 견인해 왔던 업종”이라며 “제조업에 이어 이 업종들까지 심각한 위기가 닥치면 노동시장 전체의 일자리 절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서울 시내의 한 음식점에서 10년 넘게 일해 온 50대 여성 A 씨는 최근 “그만 나오라”는 통보를 받았다.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연말 특수가 사라지면서 주인이 종업원 감축에 나선 것이다. 사람을 뽑겠다는 음식점도 거의 없어 당분간 실업자로 지내야 한다. A 씨는 “최저임금만 받았지만 아들 학자금에 큰 보탬이 됐었다”며 “고용보험에도 가입하지 못했고 실업급여 타는 법도 모른다. 막막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제조업, 건설업과 음식·주점업은 한국의 노동시장을 떠받쳐온 주축이다. 대기업들이 공장을 속속 해외로 이전하는 상황에서도 조선과 건설 경기의 호황이 이어졌고, 노동시장에 유입되는 여성과 중장년을 음식업 등 서비스업이 대거 흡수해온 것. 청년실업이 심각한데도 전체 고용률이 증가해온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노동시장 ‘3대 업종’의 일자리 여건이 급속히 악화됨에 따라 일각에선 계층 간 갈등 심화와 사회 불안까지 우려하고 있다. 강력한 대응책이 빠르게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3대 업종 너마저… “일단 다른 기술을 배우거나 공부를 하면서 기다려 보시죠.” 이달 초 전남 영암의 ‘조선업희망센터’(정부가 설치한 조선업 실직자 재취업 알선 기관)를 찾은 40대 남성 B 씨는 담당자에게서 이런 말만 듣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B 씨는 현대삼호중공업 2차 협력업체에서 일하다가 해고됐다. 월급이 줄더라도 조선소 협력업체면 어디서든 일할 생각이었지만 일자리 자체가 없었다. 희망센터 측은 직업훈련을 제안하며 다른 업종 취업을 권유했다. 배 만드는 일만 해온 B 씨에겐 ‘고시’를 보라는 얘기로 들렸다. 고용노동부가 올해 노동시장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A, B 씨처럼 ‘3대 업종’에서도 해고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나면서 ‘일자리 절벽’이 닥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화된 저(低)성장과 구조조정,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우려했던 일자리 낭떠러지가 대통령 탄핵 정국과 맞물려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까지 마비되면서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사이 일자리 절벽의 ‘높이’는 치솟고 ‘속도’는 올라가고 있다. 10월 사업체노동력조사에서 음식·주점업 종사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만 명이나 감소했고 조선업이 포함된 ‘기타운송장비 제조업’도 2만8000명 감소하며 2015년 12월 이후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 업종들은 노동시장에 새로 유입되는 여성(음식업)과 중장년층(조선업) 일자리를 대거 창출해 왔다는 점에서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특히 반도체, 휴대전화가 포함돼 고용 규모가 가장 큰 통신장비 제조업 종사자 수는 28개월 연속 줄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산 공습’을 견디다 못한 업체들이 공장을 해외로 속속 이전하고 있어서다.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받는 금융업도 17개월 연속 감소했다. 만성 인력 과잉에 따른 상시 구조조정에 핀테크(정보기술이 결합된 금융 서비스)까지 활성화되면서 일자리가 대폭 줄고 있는 것이다. 양현수 고용부 노동시장분석과장은 “조선업은 다소 진정 국면이지만 철강업도 건설경기 침체에 따라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엎친 데 덮친 위기의 노동시장 더 큰 문제는 박근혜 정부에서 그나마 호황을 유지해오던 건설업까지 향후 전망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9월 기준 건설 수주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6%나 감소했다. 민간 부문 수주량이 48.7%나 감소한 탓이다. 건설 수주량은 미래 경기를 나타내는 선행지표로 향후 경기 축소 우려가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건설업이 국내 고용시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향후 이 업종의 실업자가 대거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기획재정부의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는 2020년까지 연평균 6.0%씩 감소할 예정이다.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대규모 토목공사가 대거 줄어든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삼성 포스코 대우 한화 등 주요 건설사들은 이미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섰거나 계획 중(현대 대림 GS SK 등)이다. 여기에 대통령 탄핵 여부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및 기준금리 인상 등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일자리 절벽 시점은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16년 만에 최고치(3.9%)가 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 실업률과 경제성장률도 주요 변수다. 한국은행은 내년 성장률을 2.8%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점을 근거로 한국노동연구원은 내년 취업자 증가 폭이 28만4000명으로 올해(29만6000명)에 이어 2년 연속 20만 명대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전망치(2.4%)까지 성장률이 떨어진다면 취업자 수 증가 폭 역시 더 줄어들 수 있다. 특히 경제성장 기여도가 큰 건설업 경기마저 침체 흐름이 이어지면 국내 노동시장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고용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과 같은 불확실성이 빨리 해소되지 않는다면 내년 초부터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올해보다 더 감소할 수 있다”며 “여야정 협의체를 하루빨리 가동하고, 일자리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내년도 실업률(3.9%로 전망)은 16년 만에 사상 최고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업급여 확대 법안(고용보험법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제출한 고용보험법 개정안은 9일 끝난 정기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개정안은 현행 최대 240일인 실업급여 지급 기간을 270일로 한 달 늘리되 수급 요건을 강화(270일 이상 고용보험료 납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 여당은 그동안 노동개혁 4대 입법에 포함해 패키지로 처리해야 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최순실 게이트로 주도권을 잡은 야당은 이에 반발했고, 4개 법안 모두 법안 소위에 상정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아 고용보험법 개정 역시 논의가 중단됐다. 이에 따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실업급여 예산 역시 대폭 삭감됐다. 정부는 당초 개정안 통과를 전제로 6000억 원 정도를 고용보험기금에서 증액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내년도 예산안에는 2800억 원 정도만 반영됐다. 상반기까지는 어느 정도 버틸 수 있겠지만 하반기가 문제다. 조선업에 이어 음식·숙박업, 통신장비 제조업, 건설업 등에서도 실직자가 대거 쏟아져 나오면 ‘실업급여 대란’이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만 실업급여 예산은 ‘고용보험기금 기본계획’을 변경하는 것만으로 증액이 가능하기 때문에 예산안 처리 이후라도 여야가 개정안만 통과시키면 언제든지 조달할 수 있다. 야당은 수급요건(180일 이상 보험료 납부)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예산 증액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어 1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도 대통령 탄핵안이 의결된 상황에서 패키지 처리를 고집하지는 않을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4개 법안을 동시에 처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실업급여 확대처럼 시급한 법안은 국회가 적극 논의해 먼저 처리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 실업급여(구직급여) ::고용보험 가입 근로자가 실직해 재취업을 준비하는 기간에 지급되는 급여. 해고 등 비자발적 퇴직자 가운데 재취업 의사가 있는 사람에게만 지급되며 자발적 퇴직자라도 사업주 사정으로 부득이하게 퇴직한 경우에는 지급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고용보험을 신고하지 않았다면 근로계약서와 급여통장 등을 근거로 ‘피보험자격 확인 청구’를 내면 구제받을 수 있다. 다만 퇴직일 이전 18개월 동안 피보험단위기간(근무일)이 180일 이상이어야 한다. 실업급여는 주거지 관할 고용지원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역대 최장기 기록을 세우며 장기화됐던 철도노조 파업이 파업 시작 후 71일 만인 7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사의 열차운행 정상화 합의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하지만 파업의 핵심 쟁점이었던 성과연봉제 문제는 합의 사항에서 빠져 여전히 불씨를 남겼다.○ 철도운행 정상화 합의…사실상 파업 종료 7일 코레일은 “6일부터 노사가 집중 교섭을 한 결과 파업사태 해결을 위한 노사합의서 및 2016년도 임금협약(안)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의안에 따르면 노사는 △정상적 노사관계 및 현장 안정화에 최선을 다하고 △열차 운행이 즉시 정상화되도록 하며 △임금은 정부 지침 범위 안에서 조정하기로 했다. 노사 합의에 따라 철도노조는 지부장 회의와 현장 설명회 등 내부 절차를 거쳐 이르면 2, 3일 안에 업무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금협약은 업무 복귀 후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최종적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는 노조가 9월 27일 시작한 철도 파업은 긴 터널에서 빠져나오게 됐다. 전국 철도·지하철 노조의 공동 파업으로 시작한 이번 파업은 서울 지하철노조가 2일 만에, 부산 지하철노조는 3일 만에 전선에서 이탈해 철도노조만의 ‘나 홀로 투쟁’으로 진행됐다. 파업이 장기화됐지만 고속철도(KTX)가 정상 운행되고 최순실 게이트와 탄핵 정국 등이 사회 관심을 빨아들여 철도 파업은 ‘잊혀진 파업’이 됐다. 게다가 임금 손실로 지난달 말부터 파업 현장에서 이탈하는 노조원이 급증하기 시작했고, 기대를 걸었던 정치권의 중재도 실패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노조 지도부가 더 이상 파업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노조가 업무에 복귀한다고 해도 열차 운행이 100% 정상화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 관계자는 “열차 정비, 교육 등 준비 과정이 필요해 노조가 바로 복귀하더라도 빨라야 다음 주는 돼야 정상 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성과연봉제 불씨 여전…파업 재개될 수도 하지만 이번 파업의 핵심 쟁점이었던 성과연봉제 도입 여부는 노사합의안에 명시적으로 담기지 않아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철도노조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미해결된 보충교섭(성과연봉제)은 조합원들과 진지한 토론을 거쳐 쟁의전술 전환 등 성과연봉제가 철회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이다”면서 “가처분 소송의 결과와 향후 노사합의 준수 여부에 따라 언제든 쟁의권은 다시 발동될 수 있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코레일이 노조 동의 없이 이사회 의결만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해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가 제기한 취업규칙 효력중지 가처분 신청은 현재 대전지법에 계류 중이다. 13일 첫 심리가 열린 뒤 이달 말에는 결론이 날 예정이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취업규칙 변경은 효력을 잃게 된다. 노조는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더라도 본안 소송을 통해 취업규칙 변경을 무력화시킬 방침이다. 만약 법원이 코레일 사측의 손을 들어 줄 경우 노조가 다시 파업을 할 가능성도 있다. 노조는 국회가 성과연봉제 재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최순실 게이트로 현 정부의 국정 동력이 떨어진 상황이라 성과연봉제를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내년 1월부터 성과연봉제를 시행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빨리 철도 안전 확보와 열차 운행 정상화에 주력해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김재영 redfoot@donga.com·유성열 기자}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세 차례에 걸쳐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지만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의 강도는 갈수록 더해가고 있다. 세 번째 담화를 발표한 다음 날인 30일에도 “약간의 기대마저 철저히 저버린 내용이었다”는 반응이 더욱 거세졌다. 회사원 박모 씨(30·여)는 “담화 초반 자신의 18년 정치경력을 언급해 (하야 발표를) 기대했지만 결국 변명에 그쳤다. 대통령은 진정 촛불의 민의를 모르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비롯한 온라인에서도 누리꾼들은 대통령 담화문을 “국민에게 보내는 광화문 (촛불집회) 초대장 낭독”이라며 비아냥거렸다. 이날 각 사회단체가 ‘불복종 운동’에 나섰고 대학생들은 동맹휴업을 이어가며 대통령 즉각 퇴진 목소리를 높였다. 주말 촛불집회를 이끄는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대통령 담화 후 “사상 최대의 국민이 집결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퇴진행동의 말대로라면 3일 열리는 6차 촛불집회는 5차 때의 전국 190만 명(주최 측 추산)을 넘어서는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주최 측은 6차 촛불집회의 구호를 ‘박근혜 즉각 퇴진’으로 바꿨다. 박 대통령의 담화가 연거푸 촛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돼 ‘비폭력 저항’을 내걸었던 민심도 6차 집회에서 어떤 식으로 타오를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30일 집회에서 일부 시민단체가 다소 과격한 모습을 보여 지금까지 이어온 ‘평화 집회’가 계속될지 주목된다. 시민사회단체연합회는 이날 청와대 앞 100m 거리인 효자동 삼거리 분수대까지 행진할 계획이었지만 경찰이 제동을 걸고 법원도 오후 8시까지 청와대에서 200m 떨어진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만 행진을 허용해 무산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8시 이후에도 주민센터까지 진출하려 하며 경찰 차벽을 힘으로 밀어붙였다. 법원이 이날 늦게 청와대 200m 앞 행진 시간을 오후 10시 30분까지 허용하면서 시위대와 경찰의 대치는 풀렸지만 자칫 불상사로 이어질 수 있었다. 앞서 민노총은 이날 22만 명 규모(주최 측 추산)로 1995년 창립 이래 첫 ‘정권 퇴진 총파업’을 했다. 대학생과 노점상도 동맹휴업, 자체 휴무로 이에 동조했다. 이날 오후 3시 서울광장에서 주최 측 추산 민노총 조합원 2만여 명(경찰 추산 8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총파업대회에서는 대통령 퇴진과 한상균 위원장 석방,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노동개혁 정책 폐기 등의 요구가 이어졌다. 고용노동부는 민노총 총파업에 46개 사업장에서 6만8350명만 참여한 것으로 발표했다. 전국노점상총연합 소속 노점상 1500여 명도 ‘철시 투쟁’을 벌이며 동참했다. 각지에서 불복종 운동을 이어간 각 단체는 주최 측 추산 3만여 명(경찰 추산 8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오후 6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 불복종 촛불문화제를 열고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 행진한 뒤 오후 9시 30분경 해산했다. 서울대 학생 700여 명은 이날 동맹휴업을 하고 지하철 서울대입구역까지 행진을 벌였다. 서울대생의 동맹휴업은 2011년 법인화 반대 휴업 후 처음이다.서형석 skytree08@donga.com·유성열·차길호 기자}
제조업 가동률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고 백화점 및 외식업종의 매출이 급감하는 등 한국 경제가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외환보유액 등 경제 펀더멘털은 19년 전보다 튼튼하다. 하지만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체감하는 실물경기는 이미 외환위기 수준이란 지적이 있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에 발목이 잡힌 정부와 정치권이 제대로 된 처방을 내놓지 못하면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경제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0.3%였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69.8%) 이후 10월 기준으로 가장 낮은 수치다.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4% 줄며 지난해 10, 11월 이후 1년 만에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91.7로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 11월 실적치는 91.0으로 지난해 5월부터 19개월 연속 기준선 이하다. 외환위기 이후 최장 기간 기준선을 밑돌고 있는 것이다. 기업이 움츠러들면서 내년도 실업률(3.9%)은 올해보다 0.2%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외환위기를 지난 2001년(4.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내수경제도 싸늘하게 얼어붙고 있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95.8)는 7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외식업계 매출은 ‘부정청탁금지법’이 시행된 9월 말 이후 21% 넘게 줄어들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처방을 내놓아야 할 정부는 컨트롤타워를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 정치권은 대책은커녕 불확실성만 키우고 있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30일 ‘코리안 미러클 4: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어’ 발간 행사에서 “정치적 혼란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경제활동이 큰 차질 없이 살아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세종=손영일 scud2007@donga.com /김현수·유성열 기자}

《 잘 가르칠 뿐 아니라 체계적인 진로 지도 역량이 우수해야 명문대학으로 평가받는 시대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는 고용노동부, 한국고용정보원과 공동으로 맞춤형 특화 교육과 직무역량 강화, 해외 인턴십 확대 등을 통해 청년층 취업과 창업 역량을 키워온 우수 대학을 29일 ‘2016 청년드림 베스트 프랙티스 대학’으로 선정했다. 선정된 대학은 아주대 영산대 동의대 한양대 한국외국어대 서강대 순천향대. 이들의 노하우를 듣기 위해 찾아온 다른 대학 관계자들로 시상식장이 가득 찼다. 》 ‘2016 청년드림 베스트 프랙티스 대학’ 시상식에서 아주대(진로 지도) 영산대 동의대(취업 지원) 한양대(창업 지원)가 고용노동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동아일보사장상은 한국외국어대(해외 진출) 서강대(진로 지도) 순천향대(창업 지원)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고용노동부, 한국고용정보원은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이기권 고용부 장관, 유길상 고용정보원장,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사장, 수상 대학 총장과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6 청년드림 베스트 프랙티스 대학’ 시상식을 개최했다. 지난해 처음 실시된 베스트 프랙티스 대학 시상은 청년 친화적인 교육, 연구 인재 육성 역량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아 선정된 청년드림대학 25곳 가운데 다른 대학의 모범이 될 만한 시스템과 사례를 갖춘 대학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에는 대학창조일자리센터 지원대학 41곳을 추가로 심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선정 분야도 지난해 3개(경력 개발, 청년기업가 육성, 산학 연계)에서 4개(해외 진출, 진로 지도, 취업 지원, 창업 지원)로 늘려 더 많은 대학에 응모와 수상 기회가 주어지도록 했다. 이 장관은 축사에서 “대학 저학년 때부터 체계적인 진로 지도를 받았는지에 따라 취업과 창업의 질이 크게 달라진다”며 “청년 취업에 힘을 쏟는 대학의 우수 사례를 공유하는 이번 행사는 전체 대학의 역량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길을 계속 만들고 넓혀나가겠다”면서 “내년도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도 어려울 때일수록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결단을 해 달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도 인사말을 통해 “청년 실업은 경제와 사회 구조 변화를 미리 읽고 대처하지 못한 뼈아픈 결과”라며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의료 문화 관광 같은 서비스 산업에서의 일자리 창출과 창농 지원을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의료 관광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규제를 풀고 각종 사업을 추진한다면 의사 통역사 호텔리어 같은 좋은 일자리가 생겨나는 등 우리 사회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1부 시상식이 끝난 뒤 2부에서는 ‘우수 사례 공유 세미나’가 이어졌다. 이날 행사장에는 전국 여러 대학에서 취업 지원부서 관계자들이 찾아와 객석을 가득 메웠다. 이들은 우수 대학들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발표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세미나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 고용부장관상① 도전과제 상시 컨설팅… 수행결과 학점으로 인정 아주대는 자기 주도적 진로 설계 프로그램인 ‘파란학기제’를 운영한다. 학생이 도전 과제를 설계해 계획서를 제출하면 파란학기 운영위원회가 구체성 등을 심의한 뒤 수행 결과를 학점으로 인정한다. 도전 과제에 대한 지도 교수의 상시 컨설팅은 물론이고 총장이나 외부 전문가의 컨설팅도 이뤄진다. 올해 1학기에는 자동차 등 42개팀 115명이, 2학기에는 신약개발 등 31개팀 86명이 참여했다. ② 직무역량 강화 교육으로 지역기업-학생 ‘윈윈’ 영산대는 △마케팅전문가 양성과정 △정보기술(IT) 엔지니어 전문가과정 △전산회계자격취득과정 등 비이공계 학생과 지역 기업이 ‘윈윈’하는 직무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지역 기업의 요구와 수요를 파악한 뒤 상호 협약을 맺고, 교육과 훈련을 통해 취업까지 이어지는 모델이다. 특히 교수들이 직접 지역의 우량 중견기업을 발굴해 기업이 원하는 능력과 인재상을 파악하고, 학생들을 직접 훈련시키고 있다. ③ CEO-기관장 등 초빙 지역 맞춤형 특화교육 동의대는 지역맞춤형 특화 교육을 위해 3, 4학년 대상 취업 교과목인 ‘지역기업탐색과 취업전략’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이 강의는 부산 지역 기업 협회 및 테크노파크와 연계해 최고경영자(CEO), 기관장, 인사 실무자의 초청 특강으로 진행된다. 취업 전문가로부터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면접 컨설팅도 받을 수 있다. 학생들이 우수 기업을 탐방하고 취업전략 보고서를 만들어 초청 강사가 이를 심사하는 경진대회도 펼쳐진다. ④ 졸업동문 창업 지원… 사무실-네트워킹도 제공 한양대는 ‘한양 스타트업 아카데미’를 통해 졸업 동문 창업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2012년 7월 1기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8기에 걸쳐 509명이 수료했다. 이 가운데 293명이 실제로 창업에 성공했고 총 96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아카데미 수료생에게는 창업 공간, 동문 창업자 네트워킹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특히 동문 기업들이 결성한 ‘한양엔젤펀드’와 제휴 벤처캐피털 등의 투자도 받을 수 있다. ○ 동아일보사장상① 연간 350여명 해외인턴십 과정으로 학점 취득 한국외국어대는 해외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아웃바운드 커리어 패스(Out bound Career Path)’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연간 350여 명의 학생이 해외 인턴십을 통해 재학 중 한 학기 이상을 해외에 체류하며 학점을 취득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어학연수와 인턴십, 취업을 한 번에 연계해 지역 전문가를 양성하는 ‘아너스 프로그램’을 통해 올해 65명의 학생이 해외로 진출했다. ② 맞춤형 현장실습 과목 개설해 학생 진로 도와 서강대는 학생들이 현장실습을 통해 진로 설계를 할 수 있도록 ‘서강 MEP’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사전 조사를 통해 현장실습 요구가 파악되면 특성화 방향을 설정하고 실습과목이 개설된다. 현장실습 연수지원금도 지원되고 지도 교수가 직접 현장을 방문해 지도하기도 한다. 회계법인이나 마케팅 리서치, 언론사, 공공행정 등 인문사회 전공 학생들에게 적합한 일터와 직무를 발굴해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③ 다문화가정 창업 위해 교수들이 현장 멘토링 순천향대는 다문화가정이 많은 아산시의 특성을 살려 ‘소셜벤처 나눔프로젝트’를 통해 다문화가정의 창업과 자립을 지원한다. 순천향대 창업 전문 교수들이 직접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장 멘토링과 컨설팅을 실시하고, 소득이 낮은 다문화가정의 애로 사항을 파악하고 직접 방문해 교육을 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다문화가정 창업자가 두 명 배출됐다. 김철중 tnf@donga.com·유성열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30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총파업에 들어간다. 정부는 불법 정치 파업으로 규정하고 철회를 촉구했다. 민노총은 28일 서울 중구 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0일 정치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정권 퇴진을 목표로 하는 정치 파업은 노동자 대투쟁이 벌어졌던 1987년 이후 처음이다. 민노총은 또 이날을 ‘시민 불복종의 날’로 선언하고 자영업자와 농민은 물론이고 각 대학 학생들과 함께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민노총은 조합원 수 15만 명으로 최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를 비롯해 철도노조가 포함된 공공 부문 등 총 30만 명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민노총은 박 대통령 퇴진 외에도 △박근혜식 노동정책 폐기 △한상균 위원장 석방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하지만 현대차노조 조합원들이 총파업 투표를 부결시킨 것으로 알려져 파업 규모는 민노총의 예상보다 작을 것으로 전망된다. 60일 넘게 파업 중인 철도노조 역시 정치권이 중재안을 제시하고, 사측이 징계를 유보하는 등 파업을 끝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총파업은 하루 동안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고용노동부는 “근로조건과 무관한 정치 파업으로 목적상 정당성을 상실한 불법 파업”이라고 규정했다. 현 시국과 관련한 정치적 의사 표명은 다른 합법적 수단을 통해서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일반 건강검진을 받은 10명 중 6명은 질환이 의심되거나 질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내놓은 ‘2015년 건강검진통계연보’에 따르면 일반건강검진을 받은 사람 가운데 57.2%가 질환이 의심되거나(38.5%) 질환이 있다고(18.7%) 1차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상 판정 비율(42.8%)은 절반에도 못 미쳤고, 정상 판정을 받았어도 식생활 습관과 환경 개선 등 관리와 예방이 필요한 사람의 비율도 38.5%였다. 정상 비율은 2011년보다 6.6%포인트 감소했고, 질환 의심은 3.0%포인트, 유질환자는 3.6%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전반적으로 국민건강이 나빠진 것. 지난해 일반검진 대상자는 1736만 명이었지만 1321만 명만 검진을 받아 수검률도 76.1%에 그쳤다. 20대 이하는 74%가 정상 판정을 받았지만 70대 이상(54%)은 2명 중 1명이 질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전체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검진 대상자가 늘어난 것이 정상 판정 비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1차 검진에서 고혈압, 당뇨병이 의심돼 2차 검진을 받은 사람은 47만9000명이었고, 15만4000명이 고혈압, 9만 명이 당뇨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건강검진에서 암이 의심되거나 암으로 판정받은 사람 중 위암이 9352명으로 가장 많았고, 유방암(4772명) 대장암(3398명) 간암(2352명) 자궁경부암(587명) 순이었다. 흡연율은 21.9%로 2011년보다 3.7%포인트 줄었고, 30대 남성 흡연율이 46.9%로 가장 높았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지난해 한국의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26.5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평균(12명)의 2배 정도에 이르며 10년 이상 OECD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 30대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며 40, 50대에서도 자살은 사망 원인 2위다. 자살률은 삶의 질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다. 국가와 사회가 국민 삶의 질을 높이려면 자살률을 낮추는 정책과 운동을 효과적으로 펼쳐야 한다. 이에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과 한국자살예방협회는 25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자살예방사업 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행복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 분야의 석학 아리타 히데오 일본 도호대 의학부 교수(68)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참여해 다양한 사례를 공유하고 토론했다.○ 자살대책법까지 통과시킨 일본 이날 아리타 교수는 자살과 세로토닌의 연계성, 일본의 자살 예방 노력 등을 소개했다. 일본은 2001년까지만 해도 한국보다 자살률이 높았다. 2000년대 들어서는 우울증 인구가 대폭 늘어 2008년 100만 명을 넘었다. 아리타 교수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너무 많이 쓰면 세로토닌 결핍을 일으켜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2012년을 기점으로 정부 차원의 강력한 자살예방 정책이 성공을 거두면서 자살률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2005년부터 19개 병원에 ‘자살예방종합대책센터’를 설치하고 △자살예방 정보 제공 △자살예방 네트워크 구축 및 지원 △잠재적 자살 위험군과 생존자 대상 상담 및 교육 △관련 학술 연구 및 설문조사 등 중추 역할을 맡기고 있다. 특히 일본 의회는 2006년 ‘누구도 자살로 내몰리지 않는 사회 실현’을 목표로 자살대책기본법도 통과시키고, 지방자치단체별로 자살예방 대책을 의무적으로 만들도록 했다. 일본 정부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전국 각지의 자살자들에 대한 정보를 축적하고 개인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잘 주무셨어요?”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수면 캠페인처럼 정부 주도의 대국민 자살예방 캠페인도 진행된다. 자살을 예방하는 ‘게이트키퍼’를 육성하고 교육하는 캠페인도 있다. 게이트키퍼란 자살위험 대상자가 치료를 받도록 하거나 자살 기도를 하지 않게 관리하는 사람이다. 일본 정부는 가족들이 이 역할을 하도록 교육함으로써 자살 징후를 발견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아리타 교수는 “정부가 주축이 된 강력한 정책 수립과 실행, 대국민을 대상으로 한 게이트키퍼 양성 활동은 일본 사회 전체를 움직이며 자살률 감소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명의 전화부터 게이트키퍼 양성까지 이날 세미나에서는 한국의 자살예방 노력도 소개됐다. 한국은 주로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한국자살예방협회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예방사업이 전개되고 있다. 2011년 서울 마포대교와 한남대교를 시작으로 전국 21개 교량에 79대가 설치된 ‘SOS 생명의 전화기’가 대표적이다. 서울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 달 평균 40.9명이 한강 교량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생명의 전화기에는 5년간 총 5412건의 전화가 걸려왔고, 808건의 119 출동이 이뤄지면서 투신자살 예방에 기여하고 있다. 주로 농민들이 시도하는 농약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잠금장치가 설치된 농약안전보관함 보급 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2011년부터 총 341개 마을에 1만2100개가 보급됐으며 보관함이 전달된 마을에서는 음독자살 사건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생명존중 인성교육 프로그램 △임상미술치료 △연극심리치료 등 자아존중감과 생명윤리의식을 고취시켜 청소년 자살을 예방하는 사업도 적극 전개하고 있다. 특히 ‘내 생명 소중하게 가꾸기’는 서울시내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자살예방 프로그램이다. 올해만 총 128개 학교에서 1만6627명이 이 교육을 받았고, 인성교육 전문강사 과정을 운영해 전문강사 1663명이 배출됐다. 재단은 게이트키퍼 양성 프로그램도 마련해 2013년부터 총 24만7461명을 게이트키퍼로 양성했다. 이시형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이사장은 “정부와 민간단체, 전문가와 주민들이 함께 공감하고 진지하게 노력한 결과 지난해에는 자살률이 감소했다”며 “자살 1등 국가 자리에서 빨리 내려오도록 지속적인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일반 건강검진을 받은 10명 중 6명은 질환이 의심되거나 질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내놓은 '2015년 건강검진통계연보'에 따르면 일반건강검진을 받은 사람 가운데 57.2%가 질환이 의심되거나(38.5%) 질환이 있다고(18.7%) 1차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상 판정 비율(48.2%)은 절반에도 못 미쳤고, 정상 판정을 받았어도 식생활 습관과 환경 개선 등 관리와 예방이 필요한 사람의 비율도 38.5%였다. 정상 비율은 2011년보다 6.6%포인트 감소했고, 질환 의심은 3.0%포인트, 유질환자는 3.6%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전반적으로 국민건강이 나빠진 것. 지난해 일반검진 대상자는 1736만 명이었지만 1321만 명만 검진을 받아 수검률도 76.1%에 그쳤다. 20대 이하는 74%가 정상 판정을 받았지만 70대 이상(54%)은 2명 중 1명이 질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전체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검진 대상자가 늘어난 것이 정상 판정 비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1차 검진에서 고혈압, 당뇨병이 의심돼 2차 검진을 받은 사람은 47만9000명이었고, 15만4000명이 고혈압, 9만 명이 당뇨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건강검진에서 암이 의심되거나 판정 받은 사람은 위암이 9352명으로 가장 많았고, 유방암(4772명), 대장암(3398명), 간암(2352명), 자궁경부암(587명) 순이었다. 흡연율은 21.9%로 2011년보다 3.7%포인트 줄었고, 30대 남성 흡연율이 46.9%로 가장 높았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24일 11월의 기능한국인으로 아진일렉트론 최철수 대표(60·사진)를 선정했다. 최 대표는 한국에서는 불모지였던 전도성 섬유 시장을 끊임없는 신기술 개발로 25년간 개척해 온 숙련기술인이다. 전도성 섬유란 부도체인 섬유 표면에 금, 은, 동, 니켈 등을 얇게 입힌 것으로 전기가 쉽게 통하지만 인체에 유해한 전자파는 배출되지 않는다. 경남공고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반도체 도금업체 등에서 도금 기술을 배웠고, 1991년 아버지가 살던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퇴직금까지 더해 직원 5명의 회사를 차렸다. 창업 첫해 섬유에 금속을 도금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모든 생산설비를 국산화했고,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축적했다. 2010년에는 1000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아진일렉트론의 제품은 현재 삼성 LG 벤츠 등에 납품돼 스마트폰, 의료기기, 자동차, 게임기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최 대표는 “오로지 도금만 생각하다 보니 끊임없이 새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며 “무엇이든 건성으로 하지 않고 깊이 공부하면 반드시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공공기관에서 성추행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환경부 산하 기관인 한국기술교육대(한기대)와 한국환경공단에서 성추행으로 가해자가 징계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특히 한기대 사건의 경우 남성이 자신의 성기 사진까지 피해자에게 전송한 것으로 나타나 직장 내 남성 성추행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본보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보라 새누리당 의원실과 각 부처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한기대 교직원(정규직) A 씨는 올해 2월 같이 일하던 계약직 남성 직원 B 씨를 성추행한 혐의가 인정돼 해임됐다. 조사 결과 A 씨는 B 씨에게 △자위행위 횟수 △아침 발기 상태 △애인과 성관계 횟수 △정자의 활동력 확인 권유 등의 성적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사 후 같이 담배를 피우다가 B 씨의 급소를 툭 치기도 했다. 특히 A 씨는 같은 달 진행된 부서 워크숍에서 B 씨가 잠들자 이불 속으로 들어가 B 씨의 바지를 벗기고 성기 등을 촬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촬영 당시 하의를 입지 않은 상태였다. 잠에서 깬 B 씨가 이에 대해 항의하자 일주일 뒤 오히려 그날 객실에서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자신의 음란 사진을 메신저로 B 씨에게 전송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견디다 못한 B 씨는 학교 감사실에 A 씨를 신고했고, A 씨는 “무의식중에 성적 발언을 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인간의 본능에 대해 표현한 것일 뿐 의도적인 행동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신체적 접촉 역시 부인했다. B 씨에게 사진을 전송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실수였다고 사과했다. 결국 한기대는 성폭력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조사를 진행한 뒤 5월 직원징계위원회를 열었고 “성희롱과 성폭력에 모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린 뒤 A 씨를 해임했다. 환경공단에서는 지난해 성희롱 사건이 총 3건이나 발생해 1명이 해임되고 2명이 각각 정직과 견책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공단의 25년 차 간부 C 씨는 회식 장소에서 계약직 여직원들에게 “얼굴도 예쁘고 어리니 (정규직 공채) 면접에 떨어지면 같이 출장 다니는 남자 직원이 데리고 살면 되지 않느냐” “포르노에 나오는, 시선을 끌려는 여자처럼 옷을 입었다” 등의 성적 발언을 했다. 특히 회식 도중에는 옆자리에 앉아 있던 계약직 여직원의 손을 깍지를 낀 채 잡고 한동안 테이블 아래에 내려놓기도 했다. C 씨는 피해자들이 감사실에 신고해 조사가 진행되자 피해자와 팀원 등 총 6명에게 전화를 걸어 은폐를 시도하고 압박을 가했다. C 씨는 대체로 혐의를 시인했지만 정직 3개월의 징계만 받아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환경공단에서는 이외에도 선배 남성이 후배 여직원의 이마에 입을 맞추거나 가슴 등 신체에 접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사건도 잇달아 발생해 1명이 해임됐지만 다른 1명은 견책 처분만 받았다. 특히 A 씨와 C 씨 사건은 정규직 지위를 이용해 비정규직 직원을 성추행한 전형적인 ‘갑질 성추행’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기대는 직장 내 성희롱 예방 주무 부처인 고용부의 산하 기관이기도 하다. 노동계 관계자는 “비정규직에 대한 성희롱, 성추행 발생 기관에 대해서는 기관 경고를 비롯해 강도 높은 제재를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진료 실상이 드러나는 가운데 청와대가 구입한 여러 의약품 상세 목록이 확인되면서 그 용처를 둘러싼 의혹과 논란이 꼬리를 물고 있다. 23일 본보 취재로 확인된 청와대의 최근 2년간 구입 약품 목록에는 국소 마취용 크림이나 전신마취제, 고령자용 수면제 등이 다량 포함돼 있어 청와대 내 성형 시술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성형 전용 마취크림, 누가 썼나 청와대가 2014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구입한 의약품 전 품목(323종 23만4044개·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가운데 특히 2014년 중순 구입한 ‘엠라5%크림’(개당 5g) 5개가 관심을 끈다. 주로 성형시술에 사용하는 이 크림은 주삿바늘, 레이저가 피부에 닿을 때 발생하는 통증을 막기 위해 얼굴 전면에 바른다. 주름을 펴는 필러, 처진 얼굴 피부를 실로 당겨주는 리프팅 시술에도 사용된다. 시술 15분 전에 이 크림을 바르면 얼굴 피부가 마취된다. A성형외과 원장은 “이 크림이 다른 용도로 쓰이는 일은 거의 없다”며 “이 제품을 구입했으면 99% 미용용으로 활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엠라5%크림’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014년 4월이 아닌 그해 6월 구입됐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관저에서 성형시술을 받았다’ ‘프로포폴을 맞았다’ 등 청와대가 괴담으로 치부해버린 세간의 의혹과 연관되는 의약품이다. 청와대가 지난해 8월 30개를 구입한 ‘대한리도카인염산염수화물2%주’ 역시 시술 부위에 주사로 투입하는 국소마취제다.○ ‘제2의 프로포폴’ 전신마취제도 구입 청와대는 또 2014년 11월, 지난해 11월 2차례에 걸쳐 일명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에토미데이트리푸로주 30개를 구입했다. 이 약은 프로포폴과 비슷한 효능을 가진 전신마취제로 수면내시경 검사 등에 주로 쓰인다.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지만 프로포폴과 달리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되지 않아 관리가 느슨하다. 청와대는 “기도 삽관 시 근육을 이완시키기 위해 쓰는 응급 약품”이라며 “‘제2의 프로포폴’ 운운하는 것은 억측”이라고 해명했다. 반면 한 의료계 관계자는 “청와대 해명대로 쓰기도 하지만 프로포폴 대용으로 더 널리 쓰인다”고 설명했다. 2011년 프로포폴이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지정된 뒤 에토미데이트리푸로주 수입량은 2011년 12만 앰풀에서 지난해 79만 앰풀로 크게 늘었다. 의료계에서는 오남용 문제가 심각해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해 말 55세 이상 불면증환자 수면제인 ‘서카딘서방정’도 600개나 구입했다. 대통령 자문의 A 씨는 “만성피로가 심했던 박 대통령이 숙면을 위해 수면제를 먹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관저에서 잠을 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수술 암시 혈압조절제 한 시기에 몰려 청와대 구매 의약품 목록을 본 의료계 전문가들은 “수술실에서 쓰이는 ‘혈압조절용’ 약물이 한 시기에 집중적으로 처방됐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2014년 8, 9월 두 달 동안의 청와대 의약품 목록을 보면 보스민액(수술 후 출혈방지용), 니트로주사(수술 전 혈압 조절), 염산도파민(수술 후 저혈압용), 아데노코주사(심실성 빈맥보조제) 등이 집중적으로 구매됐다. 이에 한 의료계 관계자는 “모종의 수술이 시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해 12월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60정과 비아그라 복제약 ‘팔팔정’ 304정을 구입했다. 청와대는 “아프리카 순방 시 고산병을 대비하기 위해 구입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는 당시 고산병 치료제인 ‘아세타졸정’ 200개도 함께 사들였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비아그라는 해발 2000∼3000m 정도의 상대적으로 낮은 고산지대에 갈 때 고산병 예방 목적으로 처방하고, 아세타졸정은 이보다 높은 고산지대에 갈 때 주로 복용한다”며 “어떤 약을 처방할지는 의사에 따라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김호경 kimhk@donga.com·유성열·임현석 기자}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 속에서 박근혜 정부의 중점 국정 과제인 노동개혁법의 정기국회 처리도 무산됐다. 반면 청년고용 의무 확대, 생명·안전 업무 정규직 고용 의무화 등 야당이 추진하는 노동 관련 법률안은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1일 전체회의에서 총 94건의 법안을 법안소위에 상정했다. 그러나 파견법과 근로기준법, 산재보험법, 고용보험법 등 노동 개혁 관련 4대 법안은 상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번 정기국회에서 노동 4법 처리가 사실상 무산됐다. 최순실 게이트로 노동 개혁의 순수성마저 의심을 받고 있고, 대통령 탄핵 정국이 조성되면서 정부가 제출한 법안을 심사하지 말자는 주장이 힘을 얻은 결과다. 정부는 의원들을 끝까지 설득하겠다는 자세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12월 임시국회가 열릴 가능성도 높고, 처리가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정 동력이 상실된 상황이라 연내 처리는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환노위는 특히 취업규칙 변경과 일반해고 등 이른바 ‘2대 지침’ 관련 예산도 대폭 삭감했다. 반면 △공공기관 청년 의무 고용 비율(현행 3%) 5%로 상향 △민간기업에도 청년 고용 의무 부여 △정리해고 요건 강화 △최저임금위 공익위원 추천권 국회에 부여 △생명·안전 업무 비정규직 사용 금지 등 야당이 20대 국회에 제출한 개정안들이 대거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됐다. 노동관련법 개정이 야당 주도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 환노위는 야당 의원이 1명 더 많다. 이날 경영계는 특히 생명·안전 업무 정규직 의무 고용 추진에 강력 반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생명·안전 업무라는 이유로 고용 형태와 생산 방식을 법률로 제한하는 입법 사례는 세계적으로 찾기 어렵다”며 “정규직 직접 고용만 허용하면 기업은 최소 인력만 채용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고, 외주 업무를 수행하던 업체들은 폐업 상황에 내몰릴 것”이라고 주장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세월호 7시간’의 박근혜 대통령 행적이 의료행위와 연관됐다는 의혹이 확산되면서 청와대 의무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와 국방부는 17일 “세월호 참사 당일(2014년 4월 16일)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간호장교가 출장을 한 기록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나온 “국군수도병원 간호장교가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청와대에 출입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는 보도를 반박한 것. 그러나 ‘세월호 7시간에 의료행위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최순득 씨(64) 이름으로 처방된 태반주사를 맞는 등 ‘비선 진료’가 이뤄진 상황에서 간호장교 출입 여부만으로 의문점을 해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서는 수도병원 간호장교의 출장이 없었더라도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에서 의료 행위 자체가 없었다고는 장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 건강은 청와대 의무실장-주치의-자문의사단(30여 명) 시스템 속에서 관리된다. 핵심은 24시간 상주하는 ‘의무실장’. 대통령 주치의와 자문의들은 “주치의는 외부용이고 실질적인 대통령 진료의 90%는 청와대 의무실에서 담당한다”고 밝혔다. 세월호 7시간 의혹을 풀 핵심 인물로 청와대 의무실장 이선우 중령(육사 52기)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응급의학과 전공의인 이 중령은 2013년 말 김원호 연세대 의대 소화기내과 교수가 의무실장을 사임한 후 발탁돼 현재까지 의무실장으로 근무 중이다. 또 다른 인물은 당시 의무실 간호장교였던 C 씨. 비선 진료 의혹을 받고 있는 김상만 녹십자 아이메드 원장 역시 15일 보건당국 조사에서 “박 대통령에게 피하주사는 내가, 정맥주사는 간호장교가 놨다”고 밝혔다. 청와대 의무실장과 간호장교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 소재 서울지구병원 소속 군의관들로, 청와대와 이곳을 오가며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근무하는 청와대 의무실은 대통령관저 바로 앞에 붙어 있다. 청와대는 “세월호 7시간 당시 박 대통령이 관저에서 보고를 받았다”고 최근 밝혔다. 이에 청와대 의무실 소속 의료인들이 각종 의혹에 대해 사실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윤종 zozo@donga.com·유성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