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마비속 경제위기… 제조업 가동률 외환위기 이후 최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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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는 ‘환란’ 수준 정책은 ‘진공’ 상태
소비 얼어붙어 백화점-식당 매출 뚝
가계-기업 체감경기 최악 치닫는데 정책당국은 컨트롤타워 없이 표류

 제조업 가동률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고 백화점 및 외식업종의 매출이 급감하는 등 한국 경제가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외환보유액 등 경제 펀더멘털은 19년 전보다 튼튼하다. 하지만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체감하는 실물경기는 이미 외환위기 수준이란 지적이 있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에 발목이 잡힌 정부와 정치권이 제대로 된 처방을 내놓지 못하면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경제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0.3%였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69.8%) 이후 10월 기준으로 가장 낮은 수치다.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4% 줄며 지난해 10, 11월 이후 1년 만에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91.7로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 11월 실적치는 91.0으로 지난해 5월부터 19개월 연속 기준선 이하다. 외환위기 이후 최장 기간 기준선을 밑돌고 있는 것이다. 기업이 움츠러들면서 내년도 실업률(3.9%)은 올해보다 0.2%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외환위기를 지난 2001년(4.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내수경제도 싸늘하게 얼어붙고 있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95.8)는 7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외식업계 매출은 ‘부정청탁금지법’이 시행된 9월 말 이후 21% 넘게 줄어들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처방을 내놓아야 할 정부는 컨트롤타워를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 정치권은 대책은커녕 불확실성만 키우고 있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30일 ‘코리안 미러클 4: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어’ 발간 행사에서 “정치적 혼란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경제활동이 큰 차질 없이 살아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손영일 scud2007@donga.com /김현수·유성열 기자
#국정마비#제조업#외환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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