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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부장검사가 건설업자로부터 고소사건 청탁과 함께 그랜저 승용차 대금 등을 받은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해당 뇌물수수액만큼 추징 보전 결정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홍승면)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인균 전 부장검사의 우리은행 계좌 등 3개 예금과 채권 약 4610만 원어치를 추징 보전해 달라는 검찰의 청구를 받아들였다고 15일 밝혔다. 법원 결정에 따라 정 전 부장검사는 확정 판결이 나기 전에 이 예금을 처분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지 못한다. 정 전 부장검사는 건설업체 S사 대표 김모 씨에게서 그랜저 승용차 대금과 현금 등 4610만 원을 받은 혐의로 8일 기소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7부(부장판사 이림)는 고 이광웅 씨의 부인 김문자 씨 등 이른바 ‘오송회(五松會)사건’ 피해자 및 가족 3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위자료와 이자 등 약 207억 원을 배상하도록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오송회사건은 1982년 전북 군산 제일고 전현직 교사들이 학교 뒷산 소나무 아래에서 4·19 기념행사를 치르고 시국토론을 하며 김지하 시인의 ‘오적’을 낭송한 것을 경찰이 이적단체로 몰아 이 씨 등 교사 8명과 조성용 당시 KBS 남원총국 과장이 불법 구금 상태에서 수사를 받고 징역 1∼7년을 선고받은 사건을 말한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서울여대는 올해 6월 교육과학기술부가 선발하는 ‘잘 가르치는 대학’에 선정됐다. 잘 가르치는 대학은 학부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과부가 4년제 대학 중 11곳을 뽑아 4년간 매년 330억 원씩 총 1320억 원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대학 간 경쟁을 교육 수준 향상으로 유도하기 위한 국고 지원 사업이다. 서울여대는 이 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이후 학부 교육을 강화하는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ACE·Advanced of College Education)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잘 가르치는 대학으로 특성화 ACE 프로그램의 기반은 기독교 학교인 서울여대가 1961년 개교 당시부터 시행하고 있는 ‘바롬인성교육’ 프로그램이다. 바롬인성교육은 학생들이 전담 교육시설에서 5주 동안 공동생활을 하면서 진행되는 생활 공동체 기반의 인성교육이다. 학생들은 입학 후 1학년 때 3주, 3학년 때 2주, 총 5주간 바롬인성교육관에서 다른 학과생과 함께 생활하며 인성교육을 받는다. 이 같은 인성교육은 스터디그룹이나 교수들과의 ‘멘터-멘티’제 등 학교 내 다양한 공동체 생활에 기본이 된다. 서울여대는 ACE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이미 제공하던 것보다 더 발전된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다. 바롬교육과 서울여대의 간판 영어교육 프로그램인 ‘스웰(SWELL)’과 연계한 ‘바롬-스웰 교육’은 입학 후 3주간 받는 인성교육을 영어로 집중 교육하는 방식으로 이르면 내년 신입생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일부 전공과목은 바롬인성교육관에서 2, 3주간 집중 교육으로 진행하는 ‘기숙형 전공 집중 교육’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마일리지제도(C-Money) 역시 활성화된다. 이 제도는 학생들 스스로 학습과 취업 활동 등에 동기부여를 할 수 있게 학교에서 주는 통합 포인트 제도다. 참여 정도에 따라 적립된 포인트는 일정 기준을 넘기면 장학금이나 캠퍼스 머니로 환전해 교내에서 화폐처럼 쓸 수 있다. 학생들의 반응이 좋으면 형편이 어려운 학우를 돕는 기부 캠페인 등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교육과정 전반과 강의계획서, 강의록, 참고자료 등을 데이터베이스로 축적한 뒤 다양한 조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인 교과과정 포트폴리오와 학생들이 재학 중 축적한 모든 활동을 저장하는 학생포트폴리오 역시 학부 교육 학사관리에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일 ACE 사업추진팀장은 “학교에서 이미 시행하던 프로그램의 질이 향상되고 새로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참여 기회가 늘면서 더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아이폰, SNS 앱…모바일 캠퍼스 서울여대는 올해 9월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스마트폰인 아이폰4를 지급하기로 결정하면서 화제가 됐다. 스마트폰을 통해 모바일 강의, 도서관 좌석 지정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발전하는 모바일 환경에 맞춰 캠퍼스 안에서도 모바일 시스템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학사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모바일 캠퍼스를 구축하기로 KT와 업무 협약을 맺고 스마트폰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학사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이달에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다음과 서울여대는 SNS ‘요즘’의 인터페이스를 활용해 서울여대 학생들을 위한 아이폰용 SNS 앱을 공동 개발한다. 국내 포털의 SNS가 대학과 연계해 전용 앱을 개발하는 것은 처음이다. 개발될 SNS 앱은 학번, 이름 등 서울여대 재학 정보를 입력해 인증을 받은 뒤 사용할 수 있다. SNS 앱을 통해 전공별, 동아리별로 학생들 사이의 근황을 확인할 수 있고 재학생이나 동문이 실시간으로 교유할 수 있다. 이광자 총장은 “학교의 공지사항과 취업, 축제 등 학생들이 관심을 갖는 정보의 공유도 가능하다”며 “앱 안에서 다음 지도서비스 ‘로드뷰’와 연동해 서울여대 캠퍼스 및 주변 지리를 살펴볼 수 있다”고 말했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올해 정시모집 어떻게 ▼‘나’군 487명- ‘다’군 280명 선발… 작년과 달리 ‘학과’ 단위로 모집서울여대는 2011학년도 정시모집에서 ‘나’군에서는 487명, ‘다’군에서는 280명을 뽑는다. 전년도와 달리 언론영상학부와 자율전공학부를 제외한 전체 모집 단위를 ‘학과’ 단위로 모집한다. 신입생 시기부터 학과에 대한 소속감과 목표를 뚜렷하게 갖게 하자는 취지에서 바꾼 것이다. ‘나’군에서는 일반학생전형으로 시각디자인학과와 산업디자인학과를 제외한 전 모집단위에서 487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다’군에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 3개 영역 전형과 일반학생전형(시각디자인학과, 산업디자인학과)으로 280명을 뽑는다. 모집인원은 수시모집 등록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최종 모집인원은 이달 16일 입학관리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시모집에서는 수능 반영 방법이나 비율이 모집군과 모집단위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가장 유리한 전형을 찾아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군의 경우 일반학생전형은 학생부(200점)와 수능(600점) 백분위를 반영하며 수능 성적 위주로 선발한다. 수능 반영 시 인문·사회계열과 자연과학대(의류학과, 체육학과)는 △언어영역 30% △외국어영역 30% △수리영역(‘가’, 나’형) 20% △탐구영역 20%를 반영한다. 자연계열은 △수리 ‘가’형 △외국어영역을 필수로 반영하고 △언어와 탐구영역 중 1개 영역을 선택해 3개 영역을 동일한 비율로 반영한다. 학생부는 일반학생전형 체육학과를 제외한 전 모집단위에서 반영하며 교과 성적 80%, 출결 10%, 봉사활동 10%를 반영한다. 교과 성적은 반영 과목의 석차등급을 기준에 따라 점수화하여 반영한다. 예체능계열 중 체육학과는 △수능 600점 △실기고사 300점이 반영되며 미술대는 △학생부 200점 △수능 300점 △실기고사 400점이 반영된다. 예체능계열에서 체육학과, 서양화과, 공예학과는 ‘나’군에서만 모집하며 시각디자인학과, 산업디자인학과는 ‘다’군에서만 모집한다. 미술대의 경우 모집군별로 모집단위가 다르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나’군에서 실시하는 농어촌학생전형은 수능과 서류점수를 합산해 반영하며 전문계고교졸업자전형은 수능 백분위를 100% 반영한다. 정시 원서는 18∼23일 학교 홈페이지(admission.swu.ac.kr)에서 접수한다. 학교 행정관 2층에 입학상담실(02-970-5003∼8)을 운영한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SWELL’ POWER ▼40일 영어 합숙 프로그램… “해외연수 다녀온 효과” 인기서울여대가 자랑하는 영어교육 프로그램 ‘스웰(Swell·Seoul Women’s University English Language License)’은 학생들의 영어 능력을 효율적으로 키우기 위해 실용 영어부터 비즈니스 영어까지 다양한 분야를 다룬다. 외국에 나가서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지 않고 국내에서도 훌륭한 영어능력을 갖추도록 공부할 환경을 마련해 주자는 취지로 개설된 이 프로그램은 15년째 인기를 끌고 있다. 학기 중에 수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매주 14시간씩 12주 수업으로 구성돼 있다.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영어 외에도 프랑스어, 독일어 등 제2외국어 강의도 개설했다. 스웰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방학 중 합숙 프로그램이다. 170여 명의 학생이 40일간 기숙사와 어학원만 오가며 생활하는 합숙 프로그램은 강사와 직원들도 함께 생활해 단기 어학연수를 다녀온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오전 6시 40분에 일어나 회화, 영어 토론, 세미나와 일일 시험이 매일 이어지는 등 일정이 빡빡하다. 휴대전화 사용은 지정된 시간과 장소에서만 허용되고 주중 외출도 제한될 정도로 규율이 엄격하다.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영어 노래 부르기 대회나 바비큐 파티, 현장학습 등 즐기며 영어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이 과정은 다른 대학 학생에게도 개방돼 외부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인기 비결은 수강료가 260만∼280만 원으로 해외 어학연수보다 저렴하고 단기간에 영어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 성적이 우수하면 다양한 장학금 혜택을 누릴 수 있고 서울여대 학생의 경우 스웰 과정을 이수하면 학점으로도 인정된다. 지난해 여름 프로그램에 참가한 중어중문학과 3학년 이지은 씨는 “40일 내내 하루 종일 영어에 노출돼 수료할 때는 친구들과도 자연스럽게 영어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자신감이 생겼다”며 “굳이 외국으로 나가지 않아도 목표한 만큼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이 재판을 통해 피고인이 반성과 후회만으로 그치지 말고 지혜로운 사랑을 꿈꾸며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길 바랍니다.” 14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가수 태진아 씨와 이루 부자에게 임신했다고 속이고 돈을 요구한 혐의(공갈 등)로 법정에 선 작사가 최희진 씨(37·여)는 형사3단독 손병준 판사가 판결문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담담한 표정이었다. 태진아 씨 부자에게 용서를 구하며 눈물을 쏟았던 지난달 25일 결심 공판 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최 씨는 올해 초부터 자신의 인터넷 미니홈피에 “이루와 결별하는 과정에서 태진아에게 폭언과 수모를 당했다”, “이루의 아이를 가졌다가 낙태했다”는 등의 허위 글을 올리고 돈을 요구하는 등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날 선고 공판에서 손 판사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태진아 부자에게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준 점이 인정돼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최 씨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최 씨가 세 번에 걸쳐 재판부에 써낸 반성문을 통해 ‘착하고 아름다운 인간으로 홀로 설 수 있도록 도와 달라’ ‘어릴 적 부모님의 이혼으로 어렵게 살면서 사실상 생계를 부양해 왔다’며 선처를 구하고 있다”면서 검찰이 구형한 징역 5년보다 형량을 낮춘 이유를 설명했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손병준 판사는 15일 인터넷에 가수 태진아, 이루 부자에 대한 허위 글을 올리고 금품을 요구한 혐의(공갈미수 등)로 구속 기소된 작사가 최희진 씨(37·여)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손 판사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태진아 부자에게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준 점이 인정돼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최 씨가 수차례 감정에 의한 실수로 행한 범죄를 반성하며 앞으로 착하고 아름다운 일을 하며 살고 싶다는 뜻을 밝힌 점과 최 씨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했다"며 "반성과 후회만으로 그치지 말고 지혜로운 사랑을 꿈꾸며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 씨는 올해 초부터 자신의 인터넷 미니홈피에 "이루와 결별하는 과정에서 태진아에게 폭언과 수모를 당했다", "이루의 아이를 가졌다가 낙태를 강요당했다"는 등의 허위 글을 올리고 1억 원을 요구하는 등 이들 부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협박 문자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검사라면 폭탄주 열 잔은 마셔야 하지 않냐’란 말을 들어보셨을 거예요. 그런데 폭탄주 못 마시면 일 못하나요?” “남자가 대부분인 조직이라서 그런지 문화가 지나치게 권위적이고 회식도 술 위주예요.” 검찰 내 음주문화의 상징인 폭탄주가 외부 사람도 아닌 내부 여검사들에게 집중포화를 맞았다. 10일 오후 2시 경기 용인시 법무연수원에서는 전국 일선 검찰청의 여검사 1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워크숍을 가졌다. 최근 ‘스폰서 검사’ ‘그랜저 검사’ 사건 등이 연이어 터지면서 여검사의 시각에서 남성 위주 조직의 대표 격인 검찰의 조직문화와 발전적 대안을 짚어보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여검사들은 12개 조로 나뉘어 난상토론을 벌였고, 평소 느꼈던 검찰 내 조직문화에 대한 생생한 얘기가 쏟아져 나왔다. 충주지청 정가진 검사는 “술을 마시고 서로 등을 두들겨 주다 보면 동료애가 싹튼다지만 그런 음주문화 때문에 접대 유혹에도 노출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검사는 “어떤 직업이든 외부 청탁에 대한 유혹이 있는데 일부 사례로 전체 조직이 부패한 것처럼 호도돼 가슴이 아팠다”고 털어놨다. 음주 위주의 회식문화가 결국 여자 검사들과 남자 검사들의 소통 부재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두 시간에 걸친 토론은 접대가 통하지 않는 청렴한 이미지의 여검사들이 검찰문화의 변화를 주도해 나가야 한다는 데 모아졌다. 수원지검 허윤희 검사는 “술이나 골프 등 검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와는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여성 검사들을 활용해 국민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폭탄주가 비리의 근원은 아니겠지만 1999년 한 검찰 간부가 폭탄주를 마신 뒤 ‘조폐공사 파업유도’ 발언을 해 결국 구속되기까지 했던 것을 비롯해 최근의 스폰서 검사 사건까지 폭탄주문화가 검찰 조직에 적지 않은 피해를 준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런 과정에서 폭탄주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많이 확산됐지만 일부 남성 검찰 간부는 ‘끈끈한 상명하복 관계를 위해서’라는 이유로 후배 검사들에게 아직도 폭탄주를 권하고 있다. 전국 1700여 명의 검사 중 여검사는 365명으로 약 20%에 불과하지만 매년 임관하는 검사의 절반이 여성일 정도로 여검사 비율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최초의 여성 검사장 배출도 눈앞에 두고 있다. “술 못 마셔도 수사는 잘할 수 있다”는 여검사들의 각오대로 이들이 올해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에서 꼴찌를 기록한 검찰의 면모를 확 바꾸길 기대해 본다.―용인에서 이서현 사회부 baltika7@donga.com}

민사 재판을 하는 ‘판사 형님’과 만화를 그리는 ‘변호사 아우’가 합심해 민법 판례에 관한 만화책을 펴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5단독 이영창 판사(43·사법시험 38회)와 동생 법무법인 강호 이영욱 변호사(39·사법시험 44회)는 각각 글을 쓰고 만화를 그려 민법을 쉽게 풀어 쓴 만화책 ‘만화로 배우는 민법(채권·친족상속편) 판례 140’을 최근 펴내 법조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책은 민법 중 채권법과 친족상속법 분야의 대법원 판례 가운데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판례만 골라 모았다. 특히 의료사고 소송에서 의사의 설명의무 위반이나 환경소송에서 인과관계 입증, 임대차 계약에서 권리금에 대한 약정 효력 등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민사 분쟁에 대한 판례와 해설을 알기 쉽게 만화로 풀어 담았다. 이 변호사는 판례를 8컷 만화로 재치 있게 표현했고 이 판사는 판결의 핵심을 몇 문장으로 요약해 제시하고 관련 판례나 학설, 소수 의견을 풀어 쓰는 역할을 맡았다.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애니메이션 광고대행사에서 일하기도 했던 이 변호사는 수험생 시절에도 만화를 그려 고시 전문 신문에 연재했으며 현재 대한변호사협회 신문에 ‘변호사 25시’라는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이에 앞서 두 형제는 민법총칙과 물권법의 120여 개 판례를 정리한 ‘만화로 배우는 민법(민총, 물권법) 판례 120’을 펴낸 바 있다. 이 판사와 이 변호사는 “민사 판례는 사실관계가 복잡하고 법리가 어려워 판례 원문을 읽어도 쟁점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며 “법학도와 수험생, 장래 법률가를 꿈꾸는 중고교생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스폰서 검사’ 의혹을 폭로했던 부산지역 건설업자 정모 씨가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그동안 접대한 (전·현직) 검사가 200여 명이며, 나에게 접대를 받은 검사 가운데 성 접대를 거절한 검사는 5%도 안 된다”고 밝혔다. 정 씨는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우진) 심리로 열린 한승철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에 대한 1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주장하고 올해 4월 언론에 처음 제보했던 전·현직 검사 57명의 명단 외에 추가로 10∼20명의 명단을 민경식 특별검사팀에 제출했었다는 진술도 했다. 정 씨는 ‘(자신이 진정한 사건 담당검사였던) 이모 검사를 대검찰청 진상조사단 조사 때는 얘기하지 않다가 특검에서 진술한 이유가 무엇이냐’라는 특검 측 신문에 “언론 보도 이후 수첩을 다시 보니 제보 내용에 누락된 전·현직 검사가 10∼20명 더 있었다”고 답변했다. 정 씨는 지난해 3월 한 전 부장을 접대했던 정황과 관련해 “호칭을 ‘검사’라고 하지 않고 ‘영감님’이라고 했으며 유흥주점에 단 둘이 남았을 때 ‘차로 못 모셔서 죄송하다. 차비하고 내일 식사라도 하시라’는 말과 함께 탁자에 (100만 원이 든) 봉투를 놓고 밀었다”고 증언했다. 한 전 부장의 변호인이 ‘당시 싼값의 식사를 접대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수백 명의 검사를 접대하면서 안 했으면 안 했지 포장마차에서 서비스로 주는 저가 참치 ‘기름치’를 대접한 적이 없고 그날 1인당 7만 원짜리 메뉴를 주문했다”고 반박했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박창렬 판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코엑스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전화를 걸어 협박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기소된 박모 씨(51)에게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박 씨는 과거에도 다이너마이트 폭파 위협, 112 허위신고 등 여러 번 처벌받은 전력이 있어 재범 위험성이 크다”며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김석우)는 7일 회사 자금을 빼돌려 미국에서 부동산을 매입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로 불구속 기소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 조현준 ㈜효성 사장에게 징역 2년 6개월과 추징금 85만 달러를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조한창) 심리로 열린 이날 1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회사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부동산을 매입했다고 주장하지만 회사 용도 외 목적으로 사용한 것이 객관적으로 입증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 사장은 피고인 신문에서 “회사 용도로 사용할 목적이 아니었다면 (콘도를) 구입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갚을 생각 없이 효성아메리카의 자금을 쓴 것은 아니었다”고 진술했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현 정권의 최고 실세로 꼽히는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67·사진)이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동열)는 7일 이수우 임천공업 대표(54·구속기소)에게서 세무조사 무마와 산업은행 대출금 출자전환 등의 청탁과 함께 45억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로 천 회장을 구속했다. 8일 0시 8분경 서울중앙지검 현관 앞에 모습을 나타낸 천 회장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등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아무 말 없이 승용차에 올라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서울중앙지법 신광렬 영장전담부장판사는 7일 오후 11시 15분경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천 회장은 영장실질심사에서 “내가 다른 사건(탈세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처지에 청탁이 가능했겠느냐”며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에 따르면 천 회장은 지난해 임천공업과 그 계열사들이 세무조사를 받을 때 이 대표에게서 “가벼운 처분을 받도록 해 달라”는 청탁 등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67)이 7일 거액의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현 정권 출범 이후 '정권 실세'로 꼽히는 고위 인사가 금품수수 비리로 구속된 것은 천 회장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동열)는 이날 이수우 임천공업 대표(54·구속기소)에게 세무조사 무마와 산업은행 대출금 출자전환 등의 청탁과 함께 45억여 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로 천 회장을 구속했다. 천 회장은 이날 오후 11시15분 경 영장이 발부된 직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서울중앙지법 신광렬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2시간 가량 실질심사를 한 뒤 장시간의 기록 검토를 거쳐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천 회장은 영장 심사를 받은 뒤 법정을 나설 때에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천 회장은 지난해 임천공업과 그 계열사들이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을 당시 이 대표에게서 "세무조사에서 가벼운 처분을 받도록 해 달라"는 청탁 등과 함께 현금 26억 원과 옛돌박물관에 사용된 12억 원어치 철근 등 모두 45억여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천 회장이 받은 금품에는 워크아웃을 받았던 임천공업 계열사였던 동운공업이 2006년 임천공업의 또 다른 계열사인 건화기업에 흡수 합병되는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동운공업에 대출한 130억 원을 회수하는 대신 출자전환해 주식 10만여 주를 취득하도록 힘써 준 사례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천 회장의 구속으로 8월 10일 경남 거제시 임천공업에 대한 압수수색 이후 시작된 검찰 수사가 마무리됐다. 앞서 천 회장은 임천공업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창이던 올 8월 19일 출장 명목으로 해외로 출국한 뒤 일본 등에 머물며 검찰에서 3차례나 출석 통보를 받았지만 불응했다. 지난달에는 귀국을 미루기 위해 일본의 한 병원에 입원해 정밀검진을 받고 그 결과를 검찰에 제출하기도 했지만 건강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명이 나 지난달 30일 귀국길에 올라 이달 1, 2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25일에는 고려대 교우회장직에서도 물러났다.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한번은 가방에 돈을 담는데 가방이 잘 닫히지 않을 정도로 돈 부피가 커서 사장님이 무릎으로 눌러서 겨우 닫은 적이 있어요. 그때 1만 원권 위에 쌓여 있던 달러 다발은 가방 안쪽에 있는 그물망 주머니에 넣기도 했죠.”2007년 민주당 소속 의원 신분이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불법 정치자금 9억여 원을 건넸다는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49·복역 중)의 부하 직원이었던 한신건영 전 경리부장 정모 씨(여)는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우진) 심리로 열린 이 사건 1심 첫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돈 가방을 준비했던 상황을 상세히 증언했다.정 씨는 “한 대표의 지시로 현금과 수표, 달러 등을 인출해 총 9억 원을 마련했다”며 “회사가 부도난 뒤 밀린 월급을 받기 위해 작성한 채권 회수 목록과 회사의 비자금 등을 관리하기 위해 작성한 ‘B 장부’ 사본 등을 근거로 그렇게 기억했다”고 밝혔다. 또 “한 대표가 3억 원을 마련하라고 지시할 당시 ‘의원님(한 전 총리)께 갈 돈이다. 쇠고랑 차지 않게 잘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정 씨는 “장부에는 ‘한’이라고 기재했다. 의원님이라고 해서, ‘한 대표가 아는 의원이 한 전 총리밖에 없어서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날 한신건영의 채권회수 목록과 접대 명세가 기재된 별도 장부인 ‘B 장부’를 제시했다. 채권회수 목록에는 ‘의원’이라고만 기재돼 있었다.정 씨는 “세 번 돈을 담을 때 항상 사장(한 대표)님과 함께 담았다”며 “한 번은 외부에 있던 사장님의 지시로 돈이 담긴 여행용 가방을 지하주차장에 있던 사장님 차 트렁크에 넣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당시 정 씨가 돈을 담기 위해 구입했던 여행용 가방의 영수증을 제시했고, 정 씨는 “내가 산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 2007년 3월 30일 산 가방은 인천 계양구 홈플러스 작전점에서 오후 11시 52분 구입했고, 같은 해 4월 30일 산 것은 홈에버 일산점에서 오전 11시 20분에 구입했다는 시간이 찍혀 있었다. 검찰은 정 씨에게 당시 구입한 것과 똑같은 가방(모델명 처비하드 19)을 법정에 갖고 와 정 씨에게 보여줬다.이날 공판에서 한 전 총리 측은 준비가 덜 됐다는 이유로 다음 공판 때 반대신문을 하기로 했다. 정 씨의 증언에 앞서 한 전 총리는 “이번 사건은 (5만 달러 수수 의혹 사건) 무죄 판결에 대한 검찰의 보복수사”라며 “대낮에 수행비서나 운전기사도 없이 직접 차를 운전해 지역구의 도로변에서 돈 가방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을 보고 아연실색했다”고 혐의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두 번의 부당한 기소를 겪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온몸으로 절감하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이기도 했다.韓씨측 “2차공판서 반대신문” 이에 검찰은 “법정은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곳인 만큼 정치적 발언을 삼가라”고 맞서며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법정에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야권 인사 수십 명이 몰려와 방청했다. 2차 공판은 20일 오후 2시에 열리며, 한 전 총리에게 직접 돈을 건넨 한 전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동영상=한명숙의 고별사}
2008년 4월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왜곡 과장 보도해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MBC PD수첩 제작진 5명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것에 불복해 검찰이 6일 서울중앙지법에 상고장을 냈다. 검찰은 이날 상고장을 제출하면서 “제작진이 정확한 사실관계를 취재해 놓고도 의도적으로 왜곡해 방송하고 올바로 번역된 내용을 허위 내용으로 변경한 사실이 증거에 의해 명백히 확인됐다”며 거듭 유죄를 주장했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법은 2주일 안에 모든 소송기록과 증거물을 대법원에 송부해야 한다.}
'산수유, 남자한테 참 좋은데…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라는 광고 문구로 유명한 산수유가 허위광고를 한 것은 아니라는 법원의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전재혁 판사는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천호식품 대표 주모 씨의 공소사실 가운데 산수유 제품의 품질 등을 허위, 과대 광고한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해당 내용은 특정 질병이나 약효를 언급하지 않고 식품으로 좋은 점을 소개한다는 취지로 적고 있어 식품위생법에서 규제하는 허위광고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 제품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는 표현은 과대광고로 인정해 회사와 주 씨에게 각각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 주 씨는 5월 일간지 광고를 통해 '한의학에서도 극찬한 산수유의 힘, 신진대사에 활력을 주며 항산화작용을 한다'는 표현 등을 사용해 허위 과대광고나 의약품과 혼동할 우려가 있는 광고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이서현기자 baltika7@donga.com}

이명박 정부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살리기 사업’ 가운데 한강 살리기 사업이 위법하지 않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김홍도)는 3일 ‘4대강사업 위헌위법심판 국민소송단’의 경모 씨 등 6129명이 “한강 살리기 사업을 취소해 달라”며 국토해양부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을 상대로 낸 하천공사 시행계획 취소청구소송을 기각했다.○ “추진절차, 사업효과 모두 문제없다” 이날 서울행정법원 판결의 핵심은 사업 추진 과정의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본 것은 물론이고 사업 효과에 대해서도 정부 주장대로 긍정적인 판단을 내렸다는 점이다. 우선 국민소송단 측은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했고 보 건설과 준설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아 절차적인 하자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환경영향평가는 다소 내용이 부실했다 해도 사업을 취소할 정도는 아니며 예비타당성 조사도 예산 편성 절차이기 때문에 사업 자체의 하자는 아니다”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강 살리기 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도 소송단과 정부는 1년이 넘는 재판 과정에서 환경전문가들을 증인으로 내세우고 서울 잠실과 경기 여주군 이포보 등의 현장검증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소송단은 “정부는 홍수를 예방하고 수질이 개선될 것이라는 주장을 반복해 왔지만 오히려 생태계가 심각하게 파괴될 것”이라는 주장을 계속 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홍수 피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단정할 수 없고 수질도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오히려 “한강 살리기 사업과 유사한 팔당댐 건설이나 양재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으로 생물의 다양성이 늘어났다”면서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생태하천 조성이나 단양쑥부쟁이 등 희귀생물종 보호 계획 등을 들어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해 6월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을 발표하고 한강과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 ‘4대강 정비 사업’을 추진하자 정당 및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민 소송인단’은 서울행정법원등 4개 법원에 소송을 냈다.○ 남은 소송에 영향 미칠까 이번 판결이 4대강 사업 전체의 타당성을 판단한 것은 아니다. 소송단은 한강 살리기 사업뿐만 아니라 정부가 지난해 9월 수립했다는 ‘4대강 살리기 사업 정부 기본계획’의 취소도 청구해 4대강 사업 전체를 문제 삼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정부 기본계획이 지난해 6월 발표한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을 의미한 것이라면 마스터플랜은 일반 국민의 권리 의무를 규제하는 효과가 없어 행정처분으로 볼 수 없다”고 각하했다. 4대강 사업 전체 계획은 소송 대상이 아니라고 봐서 아예 따져보지 않은 것이다. 그렇지만 이번 판결은 나머지 3건의 소송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강 외에 나머지 소송도 크게 절차적 하자와 사업 효과를 놓고 다투는 등 쟁점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에 이어 10일에는 부산지법에서 낙동강 살리기 사업 취소 청구소송 판결이 내려질 예정이다. ‘낙동강 소송’의 재판장은 법원 내 진보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낸 문형배 부장판사여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강병기 경남도 정무부지사는 “비록 한강과 관련해서는 법률적 판단이 그렇게 내려졌더라도 낙동강은 경남도민의 안전 및 건강, 환경과 직결된 중요한 구간이므로 법원이 현명한 판단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지법(금강 소송)과 전주지법(영산강 소송)도 이달 안에 심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번 판결에 대해 소송인단은 “정책의 타당성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정부 주장만 일방적으로 들어준 판결”이라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내년 말까지 4대강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어서 항소심 진행 도중에 사업의 상당 부분이 완료될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소송의 실익이 없게 돼 내년 초까지 내려질 4건의 1심 판결이 사실상 법원의 최종판단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2008년 전국적인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를 촉발했던 MBC PD수첩의 보도 내용 주요 부분이 허위였다는 사실이 항소심 공판에서 인정됐다. 이 부분은 앞서 농림수산식품부가 PD수첩을 상대로 낸 정정보도 청구 소송의 항소심에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인정된 부분이다. 방송의 주요 내용에서 지나친 과장과 번역 오류, 진행자의 잘못된 발언 등이 있었다는 점이 지적되면서 PD수첩은 정확한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방송을 내보내 과도한 광우병 공포증을 유발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주요 방송내용에 ‘허위’ 판정항소심 재판부가 1심과 판단을 달리한 방송 내용은 크게 세 부분이다. 우선 ‘다우너 소(주저앉는 소)는 광우병에 걸렸을 개연성이 크다’는 방송 내용에 대해 1심 재판부는 다우너 소가 등장하는 휴메인소사이어티의 동영상이 광우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단정할 수 없어 제작진이 ‘광우병 의심소’라고 언급한 것은 허위 사실이 아니라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소가 주저앉는 증상에는 광우병 외에도 대사장애나 골절장애 등 수십 가지 다양한 원인이 있고 1997년 이후 미국에서 출생한 소 가운데 광우병에 걸린 소가 발견되지 않은 점을 들어 이 동영상에 등장하는 소가 광우병에 걸렸을 확률은 크지 않다고 봤다. 그런데도 시청자들에게 동영상에 등장하는 소가 광우병에 걸렸을 개연성이 크다는 인상을 준 보도는 허위라는 의미다. 이 동영상은 당시 시청자들에게 광우병에 대한 공포를 불러일으키며 강한 충격을 줬던 부분이다. 두 번째로 ‘의도적 오역 논란’을 일으켰던 아레사 빈슨 씨의 어머니 로빈 빈슨 씨 인터뷰 등 아레사 빈슨 씨의 사인(死因)에 대한 방송 내용을 놓고 1심은 방송 당시 사인이 명백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라 허위가 아니라고 판단했으나 항소심은 허위라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주치의 A J 바롯 씨는 인간광우병에 대해 일반적인 대답을 했을 뿐 아레사 빈슨 씨에 관한 얘기는 일절 하지 않았고 번역 자막 중 일부는 인간광우병에 걸렸다는 취지로 단정하는 듯 잘못 번역돼 아레사 빈슨 씨의 사인이 인간광우병이 확실하다는 인상을 준다”고 지적했다. 세 번째로 ‘한국인 94.3%의 프리온 유전자가 MM형으로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약 94%다’라는 제작진의 논리도 항소심에서 잘못된 것으로 판명됐다. 이 보도 내용이 사실이려면 △유전자가 MM형인 사람이 광우병 쇠고기를 먹으면 무조건 인간광우병에 걸린다 △한국인의 94.3%는 유전자형이 MM형이라는 두 가지 전제가 충족돼야 하는데, 인간광우병 발병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어 첫 번째 전제가 성립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허위라는 판단이다.이처럼 방송의 주요 내용에 대한 판단이 달라진 것은 1심 때와 달리 항소심에서는 검찰조차 압수수색영장으로도 확보하지 못했던 원본 동영상을 실제 방송된 내용과 비교 검증하는 등 보다 충실한 심리가 이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형사 단독판사 1명이 심리했던 1심과 달리 항소심에서는 판사 경력 20년의 부장판사 등 3명의 판사로 구성된 합의부 재판부가 약 10개월간 준비기일을 포함해 9차례에 걸쳐 사건을 심리했다.○ “허위보도는 인정되나 명예훼손 성립 안해”PD수첩 방송의 주요 내용이 허위로 판명 났음에도 재판부가 제작진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은 공무원인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허위 방송을 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공공적, 사회적 의미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고, 형사적 제재로 표현을 주저하게 해선 안 된다”는 판례를 인용하기도 했다.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를 봐도 잘못된 발언이나 번역 오류 등이 의도적인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방송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과장이 있어도 허위사실을 만들어내려는 의도가 있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방송 내용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에 관한 것이지 피해자인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 협상단의 명예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그러나 일부 허위보도를 인정하면서도 명예훼손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이 부분은 대법원 상고심에서도 계속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2008년 4월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한 MBC PD수첩의 방송 내용 가운데 일부가 허위사실이었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판사 이상훈)는 2일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MBC PD수첩 제작진 5명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방영된 내용 가운데 일부가 지나친 과장과 일부 번역 오류 등으로 결과적으로 허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고의로 허위사실을 만들어내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재판부는 △주저앉는 소(다우너 소) 동영상을 광우병 소로 표현한 부분 △아레사 빈슨 씨가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한 부분 △한국인의 유전자형이 인간광우병에 취약하다고 한 부분 등 3가지 부분에 대해 허위보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저앉는 증상이 광우병에 걸린 소에 나타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소가 주저앉는 증상에는 광우병 외에도 다양한 원인이 있다”고 밝혔다. 또 빈슨 씨의 사인에 대해서도 “부검 전 사인을 확실히 알 수 없는 상태였고 방송 이후 부검 결과 사인이 인간광우병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며 허위로 인정했다.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으면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94%에 달한다”는 방송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했다.다만 소의 특정위험물질(SRM)에 관한 방송 내용은 SRM 분류 기준이 다양하기 때문에 허위라고 볼 수 없으며 정부 협상단이 실상을 은폐했다는 보도 내용은 비판이나 의견을 제시한 것이어서 허위 여부를 판단할 성질이 아니라고 봤다. 이에 대해 검찰은 “취재 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해 방송하고 올바로 번역된 내용을 허위 내용으로 변경한 사실이 증거에 의해 명백히 확인됐는데도 악의적인 언론보도에 면죄부를 준 판결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대법원에 상고할 뜻을 밝혔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북한 주민이 대한민국 법원에 “월남한 아버지의 친자임을 확인해 달라”는 소송을 내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5단독 이현곤 판사는 1일 북한 주민 윤모 씨(68) 등 4남매가 “6·25전쟁 때 월남해 남한에서 1987년 사망한 남성이 친아버지라는 것을 인정해 달라”며 낸 친생자관계존재확인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남한 법원이 북한 주민의 친자확인 소송을 받아들여 승소 판결을 내린 것은 처음이다. 북한 평안남도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하던 윤 씨의 부친은 6·25전쟁이 터지자 큰딸만 데리고 남한으로 내려왔다. 윤 씨 부친이 월남한 후 재혼한 부인과의 사이에 4명의 자녀를 두고 세상을 떠나자 큰딸과 이복형제들 사이에 재산 다툼이 생겼다. 큰딸은 “북한에 있는 가족을 위해 재산을 조금 남겨두자”고 했으나 다른 가족이 동의하지 않자 북한의 친남매와 접촉해 소송까지 내게 된 것. 2005년 큰딸은 일본에 사는 외삼촌을 통해 4명의 친남매가 북한에 살아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북한을 자주 왕래하는 재미동포 선교사를 통해 북한의 가족들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이 선교사는 평양을 방문해 친분이 있는 북한 국가보위부 관계자를 통해 가족을 만났다. 윤 씨 등은 소송위임장과 유전자 검사에 필요한 모발, 손톱 등을 이 선교사를 통해 남한의 큰누나에게 전달했고 2009년 2월 “고인의 친자식임을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서울가정법원에, “선친이 남한의 가족들에게 남긴 100억 원대의 유산을 나눠달라”는 상속회복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각각 냈다. 서울가정법원 재판부는 “윤 씨 등의 손톱과 모발 표본으로 유전자를 감정한 결과 윤 씨의 큰누나, 고인이 재혼한 부인이 낳은 자녀 간에 유전자형이 상당 부분 일치했다”고 밝혔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C&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 검사장)가 박해춘 전 우리은행장의 동생이자 C&중공업 중국법인장(사장급) 등을 지낸 박택춘 씨를 최근 소환조사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은 박 씨를 상대로 임병석 C&그룹 회장이 C&중공업의 중국법인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과 C&중공업이 조선업에 무리하게 진출하고 그 후유증으로 자금난을 겪는 과정에서 금융권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조사했다. 또 계좌추적과 C&그룹 전현직 임직원 조사 등을 통해 박 씨가 C&그룹에 근무하면서 회삿돈 수억 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를 잡았으며,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박 씨는 C&중공업 사장으로 재직하던 2007, 2008년 이 회사가 우리은행에서 2200억 원가량을 대출받는 과정에서 친형인 박해춘 우리은행장과의 관계를 이용해 로비창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사왔다. 검찰은 박 씨 수사를 통해 C&그룹의 금융권 대출로비 의혹을 규명할 계획이다. 한편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4부(부장판사 조한창) 심리로 열린 임 회장에 대한 1심 첫 공판에서 검찰은 연내에 기존 공소사실 외에 새로운 내용을 추가 기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수사를 최대한 빨리 진행하려 했지만 사건 규모가 커서 마무리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혐의 내용이 확인되는 대로 12월 말까지 2, 3차례에 걸쳐 추가기소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임 회장 측은 “검찰이 피고인을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불러 조사하는 바람에 방어권 행사가 어렵다”며 “앞으로 수사하는 사건은 방어권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달 9일 C&해운이 보유한 선박 2척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90억 원을 빼돌리는 등 130여억 원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계열사의 재무제표를 허위로 꾸며 1700억 원가량을 부정대출 받은 혐의 등으로 임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전성철 기자 dawn@donga.com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