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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화석유가스(LPG) 공급업체인 E1이 4시간 반 만에 가격 인상 결정을 철회하는 일이 벌어졌다. LPG 업계에서 ‘정부가 압력을 넣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산업계는 “정부의 시장 왜곡이 도를 넘었다”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E1은 지난달 30일 오후 5시경 “가격 동결에 따른 미반영분이 500억 원가량 누적됐고 국제 LPG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어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5월 1일부터 프로판과 부탄가스 공급가격을 kg당 69원씩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오후 9시 30분경 돌연 태도를 바꿔 “내부 논의를 다시 한 끝에 가격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LPG 업계는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따라 2월부터 석 달간 가격을 동결해 왔다. 한 LPG 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LPG 가격을 올리지 말고, 인상분은 향후에 분산 반영하라’고 지시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 때문에 E1이 이날 가격 인상을 철회한 것도 정부의 압박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E1의 결정에 따라 SK가스도 kg당 75원가량 가격을 인상하려던 방침을 철회했다. SK가스는 올해 1월 프로판 및 부탄가스 공급가를 올린 후 2∼4월은 동결했다.업계에서는 LPG 가격이 kg당 70원 오르면 하루에 150km 정도를 뛰는 개인택시 기준으로 하루 약 1000원 정도 부담이 커지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5월 국내 LPG 공급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4월 LPG 수입 가격이 전달에 비해 프로판은 t당 55달러(약 5만8850원), 부탄은 30달러 올라 LPG 업계는 “이젠 가격을 동결할 여력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E1의 가격 미반영분(국제 가격 인상분 등을 공급가에 반영하지 못한 것)이 지난해 이 회사의 당기순이익인 550억 원과 맞먹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발적으로 가격을 동결했다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다.이에 앞서 국내 4대 정유업체는 정부의 기름값 인하 압박에 따라 4월 7일부터 휘발유와 경유를 L당 100원씩 인하했다. 업체에 따라 1000억∼3000억 원의 손실을 감수한 조치였다. 통신업계도 청소년 요금제를 위시한 일부 요금제의 가격을 내렸고, 추가 인하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런 사태가 이어지자 산업계에서는 “정부가 기업에 지나치게 물가 안정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생필품이나 LPG가 서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고통을 분담하자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기업이 손실을 보면서까지 가격을 동결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는 지적이 많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액화석유가스(LPG) 공급업체인 E1이 4시간 반 만에 가격 인상 결정을 철회하는 일이 벌어졌다. LPG 업계에서 '정부가 압력을 넣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산업계는 "정부의 시장 왜곡이 도를 넘었다"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E1은 30일 오후 5시 경 "가격 동결에 따른 미반영분이 500억 원 가량 누적됐고 국제 LPG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어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5월 1일부터 프로판과 부탄가스 공급가격을 ㎏당 69원 씩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오후 9시 30분 경 돌연 태도를 바꿔 "내부 논의를 다시 한 끝에 가격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LPG 업계는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따라 2월부터 석 달 간 가격을 동결해 왔다. 한 LPG 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 연말부터 'LPG 가격을 올리지 말고, 인상분은 향후에 분산 반영하라'고 지시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 때문에 E1이 이날 가격 인상을 철회한 것도 정부의 압박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E1의 결정에 따라 SK가스도 1일 ㎏당 75원 가량 가격을 인상하려던 방침을 철회했다. 업계에서는 LPG 가격이 ㎏당 70원 오르면 하루에 150㎞ 정도를 뛰는 개인택시 기준으로 하루 약 1000원 정도 부담이 커지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교대를 하는 법인택시는 보조금도 나오기 때문에 이보다 부담이 훨씬 적을 것으로 보인다. 5월 국내 LPG 공급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4월 LPG 수입 가격이 전달에 비해 프로판은 t당 55달러(약 5만8850원), 부탄은 30달러 올라 LPG 업계는 "더 이상 가격을 동결할 여력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E1의 가격 미반영분(국제 가격 인상분 등을 공급가에 반영하지 못한 것)이 지난해 이 회사의 당기순이익인 550억 원과 맞먹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발적으로 가격을 동결했다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앞서 국내 4대 정유업체는 정부의 기름값 인하 압박에 따라 4월 7일부터 휘발유와 경유를 L당 100원 씩 인하했다. 업체에 따라 1000억~3000억 원의 손실을 감수한 조치였다. 통신업계도 청소년 요금제를 위시한 일부 요금제의 가격을 내렸고, 추가 인하책을 마련하고 있다. 2월에는 서울우유가 대량 수요처에 대한 공급가 인상 방침을 밝힌 지 반나절 만에 이를 전격 철회해 정부의 물가 단속 논란을 촉발했다. 이런 사태가 이어지자 산업계에서는 "정부가 기업에 지나치게 물가 안정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생필품이나 LPG가 서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고통을 분담하자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기업이 손실을 보면서까지 가격을 동결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는 지적이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선물(先物)투자로 1000억 원대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진 최태원 SK회장이 선물투자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그는 "이는 개인적인 일"이라고 밝혀 투자자금이 공금이나 비자금일 것이라는 세간의 추측을 부인했다. 최 회장은 해외에 머물다 30일 오후 10시 10분경 전용기 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한 뒤 취재진에게 "걱정과 심려를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건 제 개인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최 회장은 더 이상 답하지 않고 곧바로 수행원들과 함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선물투자 논란 이후 최 회장이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 최 회장이 '개인적인 일'이라고 한 것은 선물투자를 하기 위해 회사의 공금을 사용하거나 비자금을 조성한 것은 아니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선물투자 규모나 이유 등은 여전히 밝혀진 것이 없다. SK 측은 "회장이 개인적인 일이라고 확인한 만큼 더 이상 논란이 될 일은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4월 13일부터 나흘간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에서 열린 보아오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가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출장을 마치고 보름여 만에 한국에 돌아왔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북한이 금강산관광지구에 금강산국제관광특구를 독자적으로 신설한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이달 초 현대그룹의 금강산관광 독점권 효력을 취소한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이날 ‘금강산국제특구를 지정해 공화국 주권을 행사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정령을 발표했다. 대신 2002년 현대아산과의 합의 아래 금강산관광지구를 지정하는 내용을 담았던 과거 정령의 효력을 없앤다고 덧붙였다. 신설되는 특구에는 그동안 현대아산이 관리해온 강원 고성군 고성읍, 온정리 일부와 삼일포, 해금강, 통천군 일부 지역 외에 금강군 내금강지역이 새로 추가됐다. 정령은 “특구개발을 위한 자유로운 투자를 장려하고 투자한 자본과 재산, 기업운영을 통해 얻은 소득을 법적으로 보호한다”며 “특구개발 진척에 따라 새로운 관광 대상지를 늘려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북한은 조만간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 제정 등 후속 절차에 들어가는 한편 해외자본 유치와 외국인 관광객 모집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과거 투자를 설득해왔던 스위스의 켐핀스키그룹 외에 최근에는 이집트의 오라스콤 등에도 매달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명칭에 ‘국제’라는 표현을 추가해 해외 사업자를 받아들이겠다는 취지지만 실제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아 북측의 추가조치를 지켜본 뒤 대응 방안을 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이종혁 아시아태평양평화위 부위원장이 한시적으로 취하는 조치임을 시사한 바 있어 현대의 독점권이 침해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SK이노베이션의 분기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다. SK이노베이션은 29일 1분기(1∼3월) 실적발표회에서 “국제회계기준(IFRS)을 처음 적용한 실적에서 매출 17조841억 원, 영업이익 1조1933억 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 40%, 영업이익은 195% 수직 상승한 것으로, SK이노베이션의 역대 분기별 영업이익 최고치는 2008년 3분기의 7330억 원이었다. 자회사 영업이익은 석유사업의 SK에너지가 7132억 원으로 가장 많고 SK종합화학이 2429억 원, SK루브리컨츠가 890억 원. 이달 초부터 증권가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이 1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2000억 원가량 더 많은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이처럼 좋은 실적을 낸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IFRS 도입으로 재고 평가방식이 바뀌어 장부상 4000억 원 정도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난 것이 꼽힌다. 하지만 과거 회계방식으로도 약 8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는 중동사태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 장세와 동일본 대지진 여파에 힘입은 수출 증가의 힘이라는 분석이다. 매출에서의 수출 비중이 평균 60%이던 이 회사는 올 1분기 67%(11조4000억 원)의 수출 비중을 달성했다. 같은 날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도 매출 6조8188억 원, 영업이익 6467억 원을 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56.6%, 영업이익은 1018% 증가했다. 에쓰오일은 “아시아 지역의 산업용 석유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석유화학과 윤활기유 매출도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정유업계는 좋은 실적에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폭리를 취한다는 오해 때문이다. 한 정유업체 관계자는 “영업이익의 대부분은 수출과 석유화학 부문에서 올린 것”이라며 ‘수출업종’임을 강조했다. 정유업계는 2분기에도 활황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제품 수요가 계속 늘고, 파라자일렌(PX)을 비롯한 석유화학 부문 수출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재벌가(家)가 전통적 부촌(富村)인 서울 강북의 성북동, 평창동에서 강남 도곡동과 청담동으로 이동하고 있다. ‘재벌닷컴’은 “2005년 3월부터 올해 3월 사이 30대 그룹 총수 일가족 391명의 주소지를 조사한 결과 31명이 강북에서 강남으로 주소를 옮겼고, 반대로 강남에서 강북으로 이사한 재벌가 인사는 9명에 그쳤다”고 27일 밝혔다.주소지가 강남인 30대 그룹 총수 일가는 2005년 136명에서 올해 3월 153명. 반면 강북은 225명에서 208명으로 줄어들었다. 강북에 터를 잡은 재벌 1세대의 자녀와 손자녀들이 분가하면서 강남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동별로는 강남구 도곡동으로 전입한 재벌 일가가 가장 많아 2005년 12명에서 올 3월 23명으로 급증했다. 타워팰리스와 아이파크 같은 명품 주거시설이 밀집해 신흥 부촌으로 떴기 때문. 성북구 성북동에 살던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과 종로구 신문로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이곳으로 옮겼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과 정몽진 KCC그룹 회장,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장녀인 임세령 씨 등이 전입한 강남구 청담동은 같은 기간 41명에서 46명으로 늘었다. 강남구 논현동도 최태원 SK그룹 회장, 조현식 한국타이어 사장 등이 전입해 4명이 증가했다.강북에서 재벌 일가가 늘어난 동네는 용산구 한남동이 유일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등이 꿋꿋하게 한남동을 지킨 가운데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새로 전입했다. ‘재벌 동네’로 불렸던 성북구 성북동은 80명에서 69명으로 가장 크게 줄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SK는 사회적 기업을 만들고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동반성장과 저소득층 자립에 기여하는 데 힘쓰고 있다. 단순 기부 형태의 전통적인 사회공헌활동보다 기업 메커니즘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적 기업 모델을 확대하면 일자리와 사회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SK는 2005년 시작한 ‘사회적 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만들기’ 활동으로 지금까지 6000여 개의 사회적 일자리를 만들었다. 국내 대기업 최초로 체계적인 일자리 창출 로드맵을 수립해 사업에 나선 첫해인 2005년에 610개의 일자리를 만든 것에 비춰 보면 10배 가까이 성장한 것이다. 이 일자리는 대부분 장애인, 고령자, 장기 실직자 등에게 돌아가 취약계층 및 청년 실업자의 취업난 해소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는 올해 3월 기준으로 직접 설립한 사회적 기업 3곳을 비롯해 65개의 사회적 기업을 운영 또는 지원하고 있다. SK는 지난해 출연한 사회적 기업 육성기금 500억 원을 들여 직접 설립하는 사회적 기업을 2013년까지 32개로 늘려 일자리 4000여 개를 새로 만들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SK가 만든 사회적 일자리는 총 1만 개 이상으로 늘어난다. SK의 일자리 창출사업은 장애인 무료 IT 교육원, 장애통합교육 보조원 파견사업, 저소득층 보육시설 지원사업, 1318 해피존 해피카스쿨 사업 등이 있다. SK는 장애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통합교육 보조원 2731명을 선발해 운영해왔고, 이 중 663명은 교육당국에 취업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보건복지가족부와 함께 저소득층 여성인력을 전국 지역아동센터에 학습, 체육, 위생교사 등을 파견하는 ‘행복한 일자리 사업’, YMCA와 함께 보육시설을 설립해 저소득층 여성을 취업시키는 ‘영유아 보육지원 사업’ 등을 통해 168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SK는 사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지속가능한 경영 기반을 갖춘 사회적 기업이 확산돼야 한다고 보고 2009년에 ‘사회적 기업 추진계획’을 만들어 2011년까지 총 500억 원을 쓰기로 한 바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행복을 나누는 도시락’, ‘아가야’ 등 사회적 기업 9곳의 설립과 운영을 지원해 1099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행복을 나누는 도시락 사업은 전국 29곳에 급식센터를 설립해 하루 평균 1만3500명의 결식아동과 저소득층 노인에게 무료 급식을 제공하면서 500개가 넘는 일자리를 창출했다. 지난해 1월 서울시, 여성NGO 등과 함께 맞춤식 방과 후 교육을 하는 ‘행복한 학교’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전국에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5년간 교육 분야에 5800여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남상곤 SK그룹 사회공헌사무국장은 “앞으로도 계속 사회적 기업 육성 및 지원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고 사회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LG그룹은 ‘젊은 꿈을 키우는 사랑 LG’로 사회공헌활동의 슬로건을 정립하고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저소득 가정과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난 때문에 꿈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신념으로 청소년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LG의 계열사들이 저소득층 및 다문화 가정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15개나 된다. 특히 과학, 언어, 음악 등 전문적인 분야에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LG가 지난해 본격적으로 시작한 ‘LG 사랑의 다문화 학교’가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이는 다문화 가정 청소년들이 잠재력을 개발해 2개국의 언어와 문화에 능숙한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 중국어와 베트남어 등 이중 언어와 과학 분야에 재능이 있는 다문화 가정 청소년 70명을 선발해 한국외국어대와 KAIST 교수진이 2년간 무료로 지도한다. 과학인재 양성과정에는 필리핀, 몽골, 네덜란드, 일본 등 10여 국가의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고, 이중 언어 인재 양성과정에서는 중국과 베트남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2009년 3월부터는 어려움 속에서도 꿈을 키워나가는 음악영재를 발굴해 국내외 유수 교수진의 체계적인 지도를 받도록 하는 ‘LG 사랑의 음악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매년 15명을 선발해 2년간 실내악 전문교육을 실시한다. LG생활건강도 서울로얄심포니오케스트라, 줄리아드음악원과 협력해 초등 4학년∼고교 1학년 학생들에게 클래식을 가르치는 ‘LG생활건강 뮤직아카데미’를 실시하고 있다. LG CNS의 ‘IT 드림 프로젝트’는 IT 특기 장학생 30명을 선발해 60만 원씩 자격증 취득 비용을 지원하고, 15명을 선발해 10일간 인도의 벵갈루루, 델리 등을 탐방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LG이노텍은 임직원 멘터와 다문화 가정 자녀가 일대일로 만나 가족이나 친구, 학교생활, 진로 등에 대한 멘터링을 해주는 ‘희망 멘터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6개월간의 멘터링 과정을 마치면 장학금을 주고, 우수한 멘티 5명을 선발해 부모의 고국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LG화학은 저소득층 자녀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임직원으로 구성된 사회봉사단이 낙후한 청소년 시설에 대한 개·보수 작업을 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보육시설의 아이들이 첨단 IT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멀티미디어 학습이 가능한 ‘IT룸’ 조성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LG생명과학은 LG복지재단과 함께 16년째 저소득층 저(低)신장 아이들의 키를 키워주고 있다.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비싼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이들을 위해 LG생명과학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성장촉진 호르몬제인 ‘유트로핀’의 매출액 1% 이상을 저신장 아이들의 치료에 쓰고 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대통령 직속기관인 미래기획위원회 곽승준 위원장이 제기한 공적 연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는 주주가치 제고와 공권력의 기업경영 간섭이라는 ‘양날의 칼’을 함축하고 있다. 연기금이 주주가치를 높이고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일조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이지만, 곽 위원장이 언급한 것처럼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를 ‘대기업과 중소기업 동반성장 촉진’을 위해 대기업 압박수단으로 쓰는 사례는 거의 없다. 정치권이나 정부가 특정 목적을 위해 연기금 주주권을 활용할 경우 시장경제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런 우려를 불식하려면 먼저 연기금의 지배구조를 개편해 기금 운용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연기금 주권 행사는 ‘양날의 칼’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를 공론화해 기업 지배구조 선진화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는 대부분의 전문가가 이견을 달지 않는다. 박경서 고려대 교수(경영학)는 “국내 상장기업의 91%에서 개인지배 주주가 절대적 경영권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는 주주로서 정당한 권리이자 수탁자의 의무”라며 “기금 자산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진국에 비해 관치(官治) 우려가 높은 국내 기업경영 환경에서 연기금의 주권 행사는 기업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기업 동반성장을 위해 ‘초과이익 공유제’가 등장하고 정부의 물가안정 압박을 못 이겨 정유사들이 휘발유 가격 인하에 나선 상황에서 정부가 대기업 견제 수단으로 연기금 주권 행사 카드까지 꺼낸다면 기업의 경영 독립권과 경쟁력에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신성환 홍익대 교수(경영학)는 “연기금 주권 행사에 정부 영향력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적극적으로 주권 행사를 하고 있는 선진국 주요 연기금처럼 국내 연기금이 기업경영을 견제할 만한 전문성을 갖췄느냐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민연금의 내부 역량 강화나 국민연금 자체의 지배구조 개편, 기금 운용의 투명성과 독립성 확보 없이는 연기금 주권 행사의 부작용이 더 크다는 것이다. 김우찬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정부 개입 우려를 불식하려면 정부가 이사장을 지정하는 국민연금 자체의 지배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며 “현행 의결권 행사 지침을 보완하고 의결권 행사 명세를 사전에 공시하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작업도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지배구조펀드 등을 활용해 주주권을 간접적으로 행사함으로써 정부 개입 우려를 낮출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 국민연금의 기업지배력은 확장일로 국민연금은 작년 말 기준 기금 적립액 324조 원 가운데 17%인 55조 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했다. 25일 현재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상장기업은 161곳에 이른다. 포스코 하이닉스 KT KB금융 하나금융 등 5곳은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현대자동차 LG화학 신한금융 등의 지분도 5% 이상 갖고 있다. 삼성전자 지분은 4.99%로 5%에 육박한다. 국민연금 기금 적립액 규모는 2020년 924조 원, 2043년 2500조 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주식투자 비중만 유지해도 수년간 수백조 원 규모의 주식을 더 사들일 수밖에 없어 국민연금의 기업 지배력은 강화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주주로서의 역할은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지는 비율이 지난해 8.1%로 다소 높아졌지만 여전히 ‘거수기 역할을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의결권 행사도 일회성에 그칠 뿐 주주 제안이나 이사 추천 등의 권리는 행사하지 않고 있다. 반면 선진국의 주요 연기금은 이사 선출 방식에까지 관여하며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 대조적이다. 대표적인 곳이 주주 행동주의를 표방하며 2004년 월트디즈니의 마이클 아이스너 회장을 사퇴시킨 미국 캘리포니아주공무원연금(캘퍼스)이다. 캘퍼스가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는 기업 리스트인 ‘포커스 리스트’를 발표하는 6월은 미국 증시가 들썩거릴 정도다. 미국 사학연금 교직원연금보험(TIAA-CREF), 네덜란드 공무원연금(ABP) 등도 캘퍼스처럼 다양한 주주권을 행사한다. 올 2월에는 캘퍼스와 TIAA-CREF가 손잡고 미국 58개 기업에 이사 선임 시 과반수 투표제를 도입하라고 요구해 애플을 비롯한 28곳이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해외 연기금들은 연금 가입자의 자산가치를 높이려고 주권 행사에 나서는 것이지 정부의 정책 목표를 위해 활용되는 경우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연강흠 연세대 교수(경영학)는 “연기금 주주권 강화 문제를 ‘대기업 길들이기’ 차원에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관치가 개입되면 권력의 입맛에 맞게 악용될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삼성전자 아이폰 맞대응 신속했는데▼연기금 간섭땐 빠른 결정 가능하겠나” …재계 심한 불쾌감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로 대기업을 견제해야 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 경제단체와 대기업들은 ‘관치(官治)적 발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기업들은 “연기금도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은 원칙적으로 맞는 얘기지만, 대기업에 대한 곽 위원장의 인식이 왜곡돼 있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연기금을 대기업 통제수단으로 쓰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특히 곽 위원장이 특정 기업의 실명을 거론하며 ‘거대 권력이 된 대기업’ ‘기존 아이템에 안주하려는 경영진’ 등 원색적인 발언으로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도가 지나치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제단체들은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을 활용해 기업을 지배하겠다는 것은 시장경제 체제에 역행하는 ‘연금 사회주의’라고 반박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연기금이 의결권을 행사하는 목적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보다는 ‘기업가치 극대화’여야 한다. 정치적 목적을 갖고 지배구조를 바꾸거나 경영권에 간섭한다면 궁극적으로 기업가치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을 활용하겠다는 것 자체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연기금이 정치에 휘둘리는 것을 막기 위해 국민연금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구체적인 의결권 행사 지침을 만드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공적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가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되면 시장구조를 왜곡해 결국 국민 부담을 가중시킬 개연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특히 경총은 “국민연금 기금의 절반은 기업이 부담해 조성한 것인데, 국민연금을 통해 기업을 압박하는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개별 대기업 역시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누구나 애플의 아이폰을 ‘쇼크’로 받아들이지만 삼성전자는 다른 어느 업체보다 빨리 이를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며 “만약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했다면 그보다 전문적이고 빠른 결정을 내렸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곽 위원장이 실명을 거론한 한 기업 관계자는 “언급된 회사들은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지배구조가 좋다고 평가되는 곳들이며, 방만한 사업 확장이나 주주가치가 침해됐다는 얘기는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곽 위원장이 직접 공격한 삼성전자 측은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일부 계열사에 연기금 지분이 있는 한 대기업 측은 “(곽 위원장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국민연금의 지분을 단순 비교한 것을 보면 경영 현장을 잘 모르는 것 같다. 툭하면 고갈설이 나오는 국민연금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부터 따져보는 것이 순서”라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재계는 곽 위원장이 이 같은 발언을 한 정황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와대가 즉각 “정부 입장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지만, 정부가 여론을 살피기 위해 ‘안테나 띄우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곽승준, 23일 MB 앞에서도 제안했었다 ▼윤증현 재정, 신중론 보여… 靑일각선 “의미있는 제안”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를 통해 대기업의 거대 관료주의를 견제하자는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의 제안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학계에선 이 방안이 10년 전부터 논의돼 왔고 노무현 정부 초기에도 유사한 아이디어가 나왔으나 정부 인사가 공개적으로 이를 추진하겠다고 나선 것은 처음이다. 곽 위원장은 현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국정기획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된 여권의 핵심 인사다. 촛불집회 때문에 4개월 만에 청와대를 떠났지만 2009년 1월 장관급인 미래기획위원장으로 임명됐으며 이명박 대통령과 가끔 따로 만나 국정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는 26일 “위원회 차원의 개인 의견으로 정부 차원의 정리된 입장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곽 위원장은 23일 이 대통령 주재로 열린 ‘2011년 국무위원 재정전략회의’에서도 이 방안을 공개적으로 제안했지만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중요한 지적이나 현실화되려면 여러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과의 아무런 교감 없이 곽 위원장이 독단적으로 이런 방안을 들고 나왔겠느냐는 얘기가 나온다. 청와대 일각에서도 “곽 위원장의 제안 자체는 의미가 있다”는 반응이 있다. 곽 위원장의 제안에는 시장경제와 대·중기업 동반성장에 대한 나름대로의 철학이 깔려 있다. 그는 최근 사석에서 안철수 KAIST 석좌교수의 ‘대기업 동물원’ 발언을 인용해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한 적이 있다. 안 교수는 관훈클럽 초청포럼에서 “신생 업체는 삼성이나 LG, SK 등 대기업에 납품하기 위해 불공정 독점 계약을 울며 겨자 먹기로 맺게 되는데 그 순간 삼성 동물원, LG 동물원, SK 동물원에 갇히게 되며 동물원에서 죽어야만 빠져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곽 위원장은 사회주의와의 체제 경쟁 단계에선 이윤 추구가 기업의 최대 목표이지만 자본주의가 진화하는 과정에선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책임 경영, 시장의 공익적 기능, 대기업 지배구조의 선진화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곽 위원장은 ‘관치 논란’에 대해 “과천 공무원들이 하는 게 아니라 여의도의 금융전문가, 미래학자 등이 기업 경영에 부분적으로 참여해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사진)이 삼성전자 포스코 KT 등 대기업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며 “거대권력이 된 대기업을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를 통해 견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기업이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에 미온적이거나 문어발식 확장을 하는 문제에도 연기금을 통해 개입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재계는 “‘연금 사회주의’를 하겠다는 것이냐”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는 곽 위원장의 발언에 “개인적 소신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곽 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을 잘 읽는 여권 핵심 인사여서 청와대가 추진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압박하기 위해 총대를 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곽 위원장은 2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및 지배구조 선진화’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는 국민연금이 2대 주주로 지분 5.0%를 보유해 이건희 회장(3.38%)보다도 많은데,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제대로 못했다”며 “(그 결과) 수년 전부터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가 예견됐는데도 기존 휴대전화 시장에 안주해 ‘아이폰 쇼크’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공적 연기금으로 대기업을 견제하겠다는 발상은 연금 사회주의”라며 “연기금 의결권이 정치논리에 따라 악용돼 경영권을 간섭한다면 기업경영의 안정성이 심각하게 침해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청와대와 사전에 논의한 적이 없다”며 “정부 부처와 위원회의 역할에는 차이가 있다. 정부 내에서 정리된 입장이 아니라 위원회 차원의 의견이다”라고 말해 곽 위원장의 개인 의견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곽 위원장은 “정책이나 법을 바꿀 필요가 없기 때문에 먼저 제안을 한 것”이라며 “많은 경제학자, 국회의원도 내 의견과 다르지 않은 만큼 법적으로 보장된 의결권을 행사하기만 하면 되는 문제”라고 밝혀 적극적인 연기금 의결권 행사를 놓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SK가 그칠 줄 모르는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좋은 일’은 없이 ‘탈 많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외부로는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의 아이러니한 상황과 SK증권 처분 문제가 있다. 29일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이 회사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여느 기업이라면 잔치를 할 상황이지만 SK이노베이션은 딴판이다. 회사 관계자는 “눈부신 실적은 주로 수출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인데도 ‘정유사가 폭리를 취한다’는 오해가 커져 기름값 인하 압박이 거세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SK증권을 둘러싼 고민은 더 복잡하다. 2007년 7월 지주회사로 전환한 SK는 일반지주회사도 금융사를 가질 수 있게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으면 유예기간이 끝나는 7월 2일까지 SK네트웍스와 SKC가 보유한 SK증권 지분(30.4%)을 매각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최대 180억 원의 과징금을 맞을 판이다. 그런데 SK는 공교롭게 최근 최태원 회장과 정진석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서울 강남에서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곤경에 빠졌다. ‘재벌 총수가 공정거래법 통과를 위해 정권 실세에게 손을 쓴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내부 악재도 만만치 않다. 최 회장이 선물거래에 투자했다가 1000억 원이 넘는 손실을 본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자금 조성 또는 공금유용 의혹을 받게 된 것이다. 정부는 최근 SK 계열사에 대한 세무조사 과정에서 이 같은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SK 관계자는 “회삿돈이 빠져나간 일이 없기 때문에 최 회장의 개인적 투자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도 “(최 회장의 투자자금 중) 회사 공금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SK는 이번 일이 자금출처와 탈세 가능성에 대한 조사로 확대될까 우려하고 있다. 한 여권 인사는 “국세청이 소득신고 및 탈세 여부 등을 따져본 뒤 검찰 수사 의뢰 여부를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이 밖에 최 회장과 사촌지간이자 최종건 SK 창업주의 아들인 최신원, 창원 형제와의 계열분리 징후에 따라 ‘SK의 사세가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SK를 힘들게 하고 있다. 최신원 SKC 회장이 올해 들어 부쩍 계열분리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SK가스는 3월 최태원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체제에서 최신원 회장의 동생인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체제로 바뀌었고, SK네트웍스는 그전에 최재원 부회장 직할 체제로 정리됐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구본무 LG그룹 회장(사진)이 ‘기본에서 답을 찾자’는 각오로 1000km의 버스 대장정을 벌였다. 제조업의 근간인 부품·소재사업을 LG의 미래성장 원천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하고 이틀 동안 전국의 부품·소재사업 현장 다섯 곳을 릴레이 방문한 것이다. 구 회장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사장, 허영호 LG이노텍 사장 등 LG그룹 핵심계열사 최고경영자(CEO) 30여 명은 21일 이른 아침 대형버스 두 대에 올랐다. 첫 행선지는 경기 평택시의 LG전자 테크노파크. 이들은 이날 문을 연 ‘LG전자 제품품격연구소’를 둘러본 뒤 경북 구미시의 LG실트론 웨이퍼공장과 LG전자 태양전지공장으로 달려갔다. 온종일 비가 내린 22일엔 LG전자의 사출형성 협력회사인 이코리아산업과 LG전자 컴프레서모터공장을 잇달아 방문하기 위해 경남 김해시와 창원시를 찾았다. 이동거리 950km가 넘는 강행군이었다. 구 회장 일행이 방문한 공장은 모두 부품·소재사업장이다. LG실트론 웨이퍼공장 등 각 사업장을 방문할 때마다 구 회장은 “글로벌 1등 사업의 기반은 부품·소재사업의 경쟁력에서 창출된다. 부품·소재사업을 LG의 미래성장을 이끄는 핵심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회장님의 방침’에 따라 LG는 “2015년까지 부품·소재 관련 매출을 90조 원으로 늘리겠다”고 22일 밝혔다. 지난해 LG의 관련 매출은 49조 원에 그쳤지만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부품, 발광다이오드(LED) 등 그린신사업 분야의 부품·소재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게 LG의 복안이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앞으로 고추장이나 연두부, 재생 타이어 등에서 대기업 상품이 자취를 감출지도 모른다. 동반성장위원회는 22일 공청회를 열고 ‘중소기업 적합 업종·품목 가이드라인’ 초안을 공개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최근 대기업의 무분별한 진출로 중소기업의 경영 여건이 악화됐다는 지적에 따라 중소기업의 사업영역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만든 것으로, 2006년 폐지된 ‘중소기업 고유업종 제도’가 사실상 5년 만에 부활하는 셈이다. 가이드라인은 29일 동반성장위 전체회의에서 확정된다. 이날 동반성장위가 밝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중소기업에 적합한 품목으로 지정될 수 있는 시장규모(출하량 기준)는 1000억∼1조5000억 원으로 정해졌다. 또 참여하는 중소기업 수가 10개 미만인 품목은 보호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를 통해 대상 품목을 1차로 걸러낸 뒤 △해당 품목 전체 종업원 수에서 중소기업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 △대기업이 제외되더라도 품질 등 소비자 만족도가 유지되는지 등을 고려해 적합한 품목을 가려낸다. 중소기업 적합 품목으로 지정되면 기본 3년에, 한 차례 연장해 최대 6년간 보호받을 수 있다. 정부는 세제혜택 등 각종 인센티브와 함께 동반성장지수 점수와 연동하는 방식으로 대기업이 중기 적합 품목에 진입하는 것을 자제하거나 사업을 넘기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아직 가이드라인 초안만 나온 상태지만 산업계는 이 제도가 시행될 때 구체적으로 어떤 업종이나 품목이 규제 대상이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소기업계에서는 200여 개 품목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사업규모로 볼 때 전기전자나 자동차 같은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보다는 고추장, 연두부 등 식품과 유통 분야가 많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식품 및 유통 대기업들은 이날 가이드라인 초안 발표로 비상이 걸렸다. 한 식품 대기업 관계자는 “장류는 이미 우리의 핵심 품목인데 이제 와서 진입을 제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대기업이 장류 수출과 한식 세계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규모가 연간 4000억 원에 이르는 고추장 시장은 CJ제일제당과 대상이 90%를 점유하고 있다. 된장과 간장을 포함한 장류는 시장 규모가 1조 원으로 추정되며 연두부 등 연식품류는 5000억 원 규모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계는 지난해 대기업슈퍼마켓(SSM) 논란에서 볼 수 있듯 2006년 중소기업 고유업종제 폐지 이후 대기업의 무차별적 사업 확장이 심각해졌다는 사실을 내세운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두부산업은 제조업체가 한때 188개에 이르렀으나, 2006년 중기 고유업종제가 폐지된 뒤 본격적으로 대기업들이 진출해 제조업체가 66개로 확 줄었다. 이 때문에 중기중앙회는 이날 “가이드라인 규제 대상을 정부가 제시한 시장규모 1000억∼1조5000억 원보다 확대해 500억∼3조 원으로 넓혀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 중소 금형업체 대표는 “금형이나 주조산업은 대기업 납품에 의존해 온 전형적인 하도급 구조이지만 시장 규모가 1조5000억 원이 넘기 때문에 현 가이드라인대로라면 중기 적합 품목제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가 보호를 주장해온 금형, 주조 등 ‘뿌리산업’도 시장규모가 연간 5조∼6조 원으로, 중소기업 적합 품목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법적 강제성이 없는 동반성장위원회의 규제가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지, 근로자 수 300∼999명인 중견기업을 중소기업에 포함시켜야 할지 등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
GS그룹의 발전(發電) 자회사인 GS EPS가 19일 충남 당진군 송악읍에서 3호기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 착공식을 열었다. 착공식에는 허창수 GS그룹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이완경 GS EPS 사장 등이 참석했다. 3호기는 GS EPS가 가동 중인 1, 2호기(총 1100MW급)에 이어 추가로 건설하는 400MW급 발전소다. 4600억 원을 투입해 2013년 8월경에 준공하면 인구 44만 명 정도의 도시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한다. 이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규모에 해당한다. 3호기에는 국내 최초로 60% 이상의 고효율을 발휘하는 지멘스의 H-Class 가스터빈이 시공돼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GS EPS는 3호기 건설을 비롯해 해외 발전 프로젝트, 신재생에너지사업 등에 2014년까지 8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국내 1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평균 연령이 최근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영 전문 잡지인 ‘월간현대경영’이 100대 기업(2009년 매출액 기준, 금융사 보험사 공기업 제외) CEO 155명의 평균 연령을 조사한 결과 3월 현재 58.9세로 집계됐다. 이 잡지가 1994년에 CEO 신상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다. 100대 기업 CEO의 평균 연령은 1994∼1997년에 54.9∼55.6세이던 것이 외환위기가 시작된 1998년에 56세로 접어들어 2002년 58세까지 올라갔다. 2003∼2007년에는 57세로 낮아졌다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58.4세)부터 다시 58세로 높아졌다. CEO의 고령화 추세에 따라 이들이 소속 기업(그룹 계열사 포함)에 재직한 기간도 28.2년으로 지난해(26.9년)보다 길어졌다. 최고령 CEO는 신격호 롯데쇼핑 회장(89), 최연소 CEO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41)이다. 조석래 효성 회장(76), 손경식 CJ제일제당 회장(74), 정몽구 현대차 회장(73)도 고령 그룹에 들었다. 월간현대경영 측은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처럼 경기가 불확실한 시대에는 연륜이 풍부한 CEO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주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해오던 사업영역에 대기업이 대대적으로 진출하면서 중소기업이 망하리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중소기업 고유업종 제도를 폐지한 2006년 이후 대기업은 주력업종과 무관한 외식업, 상조업, 주류유통, 교육사업 등을 전담하는 계열사를 늘리고 있다. 중소기업은 동반성장위원회가 추진 중인 ‘중소기업 적합업종·품목제도’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대기업은 이 제도가 글로벌시대에 해당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대기업의 영토확장 어디까지 인천에서 10년 넘게 제과점을 운영하던 A 씨는 얼마 전 가게를 정리했다. 최근 3년 사이 반경 500m 내에 베이커리 체인점 두 곳이 들어선 것도 모자라 커피전문점까지 우후죽순 생기면서 하루 매출이 10만 원도 안 되는 날이 허다했다. A 씨는 “그나마 내 건물이라서 버텼지 월세 내던 동네 빵집들은 진작 망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마트피자, 통큰치킨 등 그간 주로 논란이 됐던 품목은 롯데와 신세계 같은 대형 유통업체와 자영업자의 대립 구도였다. 하지만 더 들여다보면 유통업체가 아닌 대기업이 ‘골목상권’이나 영세업종에 진출하는 기세가 더 무섭다. 과거 중소 수입업체가 주도했던 와인이 대표적이다. 2000년대 들어 와인이 인기를 끌면서 LG가 트윈와인, SK가 WS통상, 보광그룹이 아미뒤뱅 등을 세웠다. 막걸리의 인기가 높아지자 기존에 주류사업을 하던 롯데와 진로 외에 CJ와 오리온 등도 앞 다퉈 막걸리 사업을 벌이고 있다. 외식업계는 이미 대기업이 상당 부분 장악했다. SPC그룹의 파리바게트와 CJ의 뚜레쥬르가 출점 경쟁을 벌이면서 동네 빵집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롯데, CJ, 대상, 호텔신라 등이 레스토랑, 베이커리, 커피전문점 등을 공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돈 되는 사업’으로 알려진 상조업에도 대기업 진출설이 파다하다. 대우조선해양이 2008년 대우조선해양상조라는 자회사를 만들어둔 데 이어 삼성이 에스원을 통해 상조업에 진출한다는 소문이 돌자 중소 상조업체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이 주로 지방자치단체와 계약을 해 사업을 유지하던 오폐수처리 업종도 대기업이 휩쓸고 있다. SK, 코오롱, 한화 등이 모두 수처리 사업을 벌이고 있고, LG는 정수기 시장에 뛰어들어 중견업체의 원성을 사고 있다.○ ‘보호’가 ‘약화’로 변질될 수도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동반성장위가 2006년 폐지된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를 중소기업 적합업종·품목제도라는 이름으로 다시 꺼내든 것도 이 때문이다. 동반성장위는 신산업과 전통산업을 나눠 중소기업에 적합한 업종과 품목을 연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6월경이면 해당 업종과 품목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에 대한 대기업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정부가 형식적으로는 ‘자발적으로 진입하지 말라’고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규제가 된다는 이유다. 계열사가 동반성장지수 평가 대상 56개 기업 가운데 포함돼 있는 한 그룹 관계자는 “말로만 자발적이라고 했을 뿐 결국 평가할 때 점수를 깎을 것 아니냐. 이미 시작한 사업을 접을 수도 없고 난감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을 보호하자는 제도가 결과적으로는 중소기업을 영세화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과거 중소기업 고유업종으로 보호받은 업종 가운데 상당수가 중소기업 간의 과당 가격경쟁으로 도태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고유업종제도가 시행될 당시 전체 제조업 대비 고유업종의 각종 지표가 악화되기도 했다. 전체 제조업 가운데 중소기업 고유업종이 차지하는 생산액 비중은 1991년 12.6%에서 2001년 8.3%로 줄었다. 부가가치 비중도 같은 기간 11.6%에서 7.7%로 감소했다. 김필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여러 업종에서 대기업이 품질경쟁을 하면 중소기업이 따라잡는 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대기업이 빠져나간다면 중소기업끼리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은 가격경쟁뿐”이라고 말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오일(Oil)값’ 인하 효과는 ‘오일(5일)천하’일까요? 정유 4사가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L당 100원씩 인하함에 따라 하락세로 돌아섰던 기름값이 불과 닷새 만에 다시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졌습니다. 12일 오후 오피넷(www.opinet.co.kr)에 공시된 전국 평균 기름값은 휘발유가 전날보다 2원 가까이 오른 1945원대, 경유가 3원 이상 오른 1784원대였습니다. 기름값 인하가 발표되면서 무려 179일 만인 6일에 휘발유값이 떨어졌던 ‘약발’이 5일 천하로 끝나는 양상입니다. 소비자들은 불만이 많습니다. 정유사는 기름값을 내렸다는데 왜 주유소 기름값은 제자리냐고 말입니다. 업체에 따라 최대 3000억 원(SK에너지, GS칼텍스)에서 1000억 원(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의 손실을 감수한 정유사들은 속이 타들어갑니다. 이런 괴리가 나타나는 이유는 크게 3가지입니다. 주유소가 가장 많은 SK에너지는 소비자가 카드로 결제하면 결제할 때 100원씩 빼주는 사후할인 방식을 택해서 SK에너지 간판을 단 주유소의 기름값은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국제유가도 계속 오릅니다. 두바이유는 9일째 상승해 11일 배럴당 118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보다 직접적인 이유는 자영 주유소들이 공급가 인하 전에 사둔 재고를 털어내는 시점까지 가격을 안 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복합적인 변수 때문에 소비자들은 당장 기름값 인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압박에 밀려 출혈까지 감수한 정유사들은 “앞날이 더 걱정”이라고 한숨을 쉽니다. 소비자들이 기름값 인하 효과를 체감하려면 결국 유류세가 낮아져야 하는데 정부가 ‘타이밍 타령’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국제유가가 오를 때 유류세를 내려 봐야 생색이 나지 않으니 국제유가가 떨어지는 시점에 유류세를 낮춰 극적인 효과를 거두려 할 겁니다. 그런데 국제유가는 떨어질 조짐이 보이지 않네요. 달력이 넘어가는 것도 공포스럽다고 합니다. 기름값 인하 시한이 3개월이라서 7월 6일이 되면 다시 L당 100원을 올려야 할 테고, 가격이 환원되면서 갑자기 인상된 느낌을 받으면 소비자 원성이 하늘을 찌를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시장 논리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손실을 감수하고서도 좋은 소리를 못 듣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준법지원인 의무채용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이 12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됨에 따라 1년 뒤면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이 준법지원인을 두게 됐다. 민감한 문제인 ‘일정 규모’는 일단 대통령령으로 유보돼 준법지원인제가 기업 경영에 미칠 파장을 정확하게 가늠하기는 어렵다. 이날 기업들은 “‘옥상옥(屋上屋)’의 규제를 새로 만들어 변호사 밥그릇만 챙겨주게 됐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반면 이 제도의 도입을 꾸준히 주장해온 변호사단체들은 “기업의 준법의식과 경영투명성을 높이면 수익성도 높아진다”고 거듭 강조했다. 》○ 기업 규모 따라 골치 아픈 복병 기업들은 준법지원인을 이중 규제로 단정한다. 최고 의결기구인 주주총회에서 선임하는 상근감사와 사외이사가 존재하는데 이사회가 뽑는 준법감시인이 추가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재계는 기업들이 최대 1000개의 ‘변호사 일자리’를 만들어야 할 것으로 추산한다. 반면 대한변호사협회는 매출액 2조 원 이상인 기업을 기준으로 할 때 250개 정도의 일자리만 생긴다고 반박한다. 기업 규모에 따라 우려하는 쟁점은 다르다. 대기업은 대부분 계열사마다 사내 변호사가 있기 때문에 새로 준법지원인을 고용하는 경제적 부담은 덜하지만 경영 절차가 복잡해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준법지원인 채용이 걱정되는 중소기업은 이명박 대통령이 “중소기업에 불필요한 부담이 없어야 한다”고 말한 것에 희망을 걸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아직 커트라인(적용 대상)이 정해지지 않았으니 지켜본 뒤 대응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골치가 아픈 쪽은 중견 기업이다. 사내 변호사가 거의 없기 때문에 새로 변호사를 고용하는 데 따른 비용부담이 클 뿐만 아니라 구인난까지 예상되기 때문이다. 연매출이 1조 원 남짓한 한 중견 기업 관계자는 “몇 년 전 사내 변호사를 한 명 채용했는데 사법연수원을 막 졸업한 신참 변호사들도 대기업을 선호하다 보니 넉 달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견 기업 관계자는 “일 잘하는 영업사원 월급의 몇 배를 줘도 변호사 한 명을 구하기가 힘들다. 솔직히 말해 취직 못하는 변호사들한테 일자리를 주라는 얘기로 들린다”고 말했다.○ 대책 마련 나서는 재계 재계는 상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상 이미 엎질러진 물이므로 반발만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보고 대통령령에서라도 부작용을 줄이자는 분위기다. 한 재계 인사는 “기업들이 손놓고 있다가 당했다”며 재계 분위기를 전했다. 변호사단체가 2년 넘게 입법에 공들이는 동안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의 분위기도 이와 같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대통령령에 정해질 ‘일정 규모’를 최소화하는 것이 당면 과제다. 적용 대상 기업이나 준법지원인의 자격 등이 불합리하게 정해지지 않도록 논의 과정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견 기업들은 변호사를 새로 영입해야 하는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한 유통기업 관계자는 “기존 법무팀에는 변호사가 없고 로펌과 계약해 자문을 해왔다. 준법지원인을 신규 채용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의 준법 경영 현황을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움직임도 있다. 삼성그룹은 상반기에 전 계열사가 준법경영 선포식을 열고 대내외에 적극 홍보할 예정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변호사를 추가 채용하는 데 따른 비용은 큰 부담이 아니다. 국민이 ‘기업이 문제가 많아서 이런 제도를 시행한다’고 오해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변협 “상장사에 필수적인 제도” 변호사업계에서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정준길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은 “이제 제도의 취지를 잘 살려 기업들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도록 시행령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대주주의 횡령, 배임으로 부도가 나거나 주주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많은 코스닥 상장사는 준법지원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변협은 준법지원인 제도의 적용대상 기업 범위를 △회계감사에서 부정이 발견된 기업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기업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된 기업 등 3가지 기준에 따라 정하자는 주장이다. 특히 코스닥 기업에 비리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코스닥 상장사에는 반드시 준법지원인을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욱환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감사처럼) 준법지원인의 독립적인 감시활동을 보장하는 것에 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준법지원인을 기업 조직 내에 두는 식으로 시행령을 유연하게 만들거나 준법지원인의 보수를 회사의 형편에 맞춰 자율적으로 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내년 초 제1기 졸업생으로 1500명의 법조인을 한꺼번에 배출할 예정인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들도 준법지원인 제도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법률전문가가 기업의 법적 위험을 진단하고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면 기업에 부담이 되기보다는 수익을 늘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오일(Oil)값' 인하 효과는 '오일(5일)천하'일까요? 정유 4사가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L당 100원 씩 인하함에 따라 하락세로 돌아섰던 기름값이 불과 닷새 만에 다시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졌습니다. 12일 오후 오피넷(www.opinet.co.kr)에 공시된 전국 평균 기름값은 휘발유가 전날보다 2원 가까이 오른 1945원 대, 경유가 3원 이상 오른 1784원 대였습니다. 기름값 인하가 발표되면서 무려 179일 만인 6일에 휘발유값이 떨어졌던 '약발'이 5일 천하로 끝나는 양상입니다. 소비자들은 불만이 많습니다. 정유사는 기름값을 내렸다는데 왜 주유소 기름값은 제자리냐고 말입니다. 업체에 따라 최대 3000억 원(SK에너지, GS칼텍스)에서 1000억 원(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의 손실을 감수한 정유사들은 속이 타들어갑니다. 이런 괴리가 나타나는 이유는 크게 3가지입니다. 주유소가 가장 많은 SK에너지는 소비자가 카드로 결제하면 결제할 때 100원 씩 빼주는 사후할인 방식을 택해서 SK에너지 간판을 단 주유소의 기름값은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국제유가도 계속 오릅니다. 두바이유는 9일째 상승해 11일 배럴 당 118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보다 직접적인 이유는 자영 주유소들이 공급가 인하 전에 사둔 재고를 털어내는 시점까지 가격을 안 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복합적인 변수 때문에 소비자들은 당장 기름값 인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압박에 밀려 출혈까지 감수한 정유사들은 "앞날이 더 걱정"이라고 한숨을 쉽니다. 소비자들이 기름값 인하 효과를 체감하려면 결국 유류세가 낮아져야 하는데 정부가 '타이밍 타령'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국제유가가 오를 때 유류세를 내려봐야 생색이 나지 않으니 국제유가가 떨어지는 시점에 유류세를 낮춰 극적인 효과를 거두려 할 겁니다. 그런데 국제유가는 떨어질 조짐이 보이지 않네요. 달력이 넘어가는 것도 공포스럽다고 합니다. 기름값 인하 시한이 3개월이라서 7월 6일이 되면 다시 L당 100원을 올려야할 테고, 가격이 환원되면서 갑자기 인상된 느낌을 받으면 소비자 원성이 하늘을 찌를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시장 논리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손실을 감수하고서도 좋은 소리를 못 듣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고개가 끄덕여집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국내 주유소 휘발유값이 179일 만에 떨어졌다. 정유회사들이 주유소 공급가를 내린 데다 정부도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고 있어 앞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6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격은 L당 1970.92원으로 전날보다 0.45원 내렸다. 지난해 10월 10일 이후 처음으로 상승세가 꺾인 것이다. 경유 평균가격도 전날보다 0.22원 떨어진 L당 1801.62원이었다.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가 공급가격을 L당 100원 내린 첫날인 7일 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www.opinet.co.kr)에 집계된 주유소 휘발유값과 경유값은 수시로 바뀌긴 했지만 전날보다 4∼5원 내렸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7일 한반도선진화재단이 개최한 포럼에서 “정부가 유류세 인하 논의를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건 아니다. 세수(稅收)와 에너지 전략 등 여러 방향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의 이런 발언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를 넘었던 2008년 수준까지 오르지 않는 한 유류세를 내리지 않겠다’던 과거 재정부의 태도와는 사뭇 다른 것이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7일 최근 유가 상승과 관련해 “정유회사와 주유소에서도 국민이 고통받을 때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농협 하나로클럽에서 열린 제82차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정부가 강제로 해서 될 것은 없고, 석유 값의 유통과정 등 여러 측면에서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