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은 재계 뺨 때리고… 靑은 달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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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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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승준 “연기금 통해 삼성전자 등 견제”… 청와대 “개인 의견일 뿐”
재계 “연금 사회주의 하자는거냐” 정면반발

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사진)이 삼성전자 포스코 KT 등 대기업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며 “거대권력이 된 대기업을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를 통해 견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기업이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에 미온적이거나 문어발식 확장을 하는 문제에도 연기금을 통해 개입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 A4면 관련기사 곽승준 위원장 ‘연기금 주주권 행사’ 주장 논란


재계는 “‘연금 사회주의’를 하겠다는 것이냐”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는 곽 위원장의 발언에 “개인적 소신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곽 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을 잘 읽는 여권 핵심 인사여서 청와대가 추진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압박하기 위해 총대를 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곽 위원장은 2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및 지배구조 선진화’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는 국민연금이 2대 주주로 지분 5.0%를 보유해 이건희 회장(3.38%)보다도 많은데,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제대로 못했다”며 “(그 결과) 수년 전부터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가 예견됐는데도 기존 휴대전화 시장에 안주해 ‘아이폰 쇼크’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공적 연기금으로 대기업을 견제하겠다는 발상은 연금 사회주의”라며 “연기금 의결권이 정치논리에 따라 악용돼 경영권을 간섭한다면 기업경영의 안정성이 심각하게 침해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청와대와 사전에 논의한 적이 없다”며 “정부 부처와 위원회의 역할에는 차이가 있다. 정부 내에서 정리된 입장이 아니라 위원회 차원의 의견이다”라고 말해 곽 위원장의 개인 의견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곽 위원장은 “정책이나 법을 바꿀 필요가 없기 때문에 먼저 제안을 한 것”이라며 “많은 경제학자, 국회의원도 내 의견과 다르지 않은 만큼 법적으로 보장된 의결권을 행사하기만 하면 되는 문제”라고 밝혀 적극적인 연기금 의결권 행사를 놓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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