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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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8~2025-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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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의 환희]평창 압승 이끈 재계 3人, 그들만의 특별했던 승부수

    《 승부사에게는 그들만의 특별한 무기가 있다. 10년 뒤를 내다보는 폭넓은 시야,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미소, 한 번 결심한 일은 해내고야 마는 뚝심.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라는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에서 자신만의 무기를 한껏 휘두른 3인의 승부사가 화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지를 선정하는 제123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1차 투표에서 66%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이들의 승부수는 무엇이었을까. 》 그의 눈물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자식을 잃는 아픔에도, 모진 특검을 거치는 동안에도 그는 대중 앞에서 눈물을 흘린 적이 없었다.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평창 2018’이라는 종이를 들어 보이는 순간 현장의 한국 관계자들은 약속이나 한 듯 손을 번쩍 들고 환호했다. 단 한 사람만 예외였다. 이건희 회장은 몇 분간 정면을 가만히 응시했다. 그의 눈시울은 촉촉해졌다. 전혀 다른 공간에 혼자 남겨진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그를 지근거리에서 오래 보좌했던 한 인사는 “걸음걸이도 편치 않으신데 일흔 노구를 이끌고 이 나라 저 나라 돌면서 100명이 넘는 IOC 위원을 모조리 찾아다닌 것은 소명감만으로 한 일은 아닐 거다. 마음의 짐이랄까…. 그런 게 컸던 것 같다”고 눈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 회장이 평창에 거는 의미는 남달랐다. 2009년 12월,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를 조건으로 특별사면을 받았다. 이 짐을 벗어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지만 국익이라는 절박함이 컸을 것이다. 삼성 임원들은 “평창이라는 말만 들어도 소화가 안 된다”고 호소할 정도였다. 한 측근은 그를 “독한 분”이라고 표현했다. 지는 걸 참지 못한다. 느리게 말하고 천천히 움직이지만 10년 뒤를 생각한다. 타고난 승부사다. 지난해 2월 캐나다 밴쿠버 올림픽에 참석한 뒤 1년 반 동안 IOC 위원 110명을 모두 만났다. 세 번 이상 만난 위원도 있었다. 11차례 출국해 170일을 해외에 머물면서 21만 km를 이동했다. 지구 다섯 바퀴를 돈 셈이다. 2007년 평창의 두 번째 도전에서 1차 투표에 이기고도 결선 투표에서 러시아 소치에 져 2014년 겨울올림픽 개최권을 내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승부사 기질이 발동했다. 그는 IOC 위원을 식당에서 만날 때면 미리 해당 위원의 이름을 새겨 넣은 냅킨을 준비해 상대를 감동시켰다고 한다. 더반에서는 경쟁국의 집중 견제를 피해 한밤중에 IOC 위원과 만나느라 잠을 거의 못 잤다는 후문이다. 저녁식사를 약속했던 한 위원이 “다른 일정이 생겼다”며 약속을 취소하려 하자 이 회장은 “아무리 늦어도 좋다. 기다리겠다”고 한 뒤 2시간 가까이 기다려 결국 만나 그의 마음을 돌려놓는 집념을 보였다. 이 회장은 겨울올림픽 개최권을 따내기 위해 아들과 사위까지 뛰게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매년 7월 초 미국 아이다호에서 열리는 국제 비즈니스인 ‘앨런&코 콘퍼런스’(일명 선밸리 콘퍼런스)를 포기하고 더반 일정에 합류했다. 2002년 이후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는 행사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을 비롯해 에릭 슈밋 구글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등 거물들이 몰려드는 행사를 포기한 것은 이 회장의 지시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반에서 이 회장의 손을 잡고 보좌해 눈길을 끈 둘째 사위 김재열 대한빙상연맹 회장(제일모직 사장)은 지난해 12월 부사장으로 승진한 지 석 달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회장이 승진 인사를 지시한 것은 김 당시 부사장이 빙상연맹 회장이 된 것 외에 평창 유치운동을 돕는 것까지 고려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앞서 올해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스포츠 어코드 행사에도 이 회장은 이 사장과 김 사장,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총동원해 IOC 위원들과 접촉하도록 했다.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는 7일 평창의 겨울올림픽 유치와 관련해 “이건희 IOC 위원의 외교 파워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PT 개인과외로 ‘무대 울렁증’ 극복 ▼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위원장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좀처럼 화내는 법이 없다. 매사에 느긋하기로 유명하다. 그런 그에게는 남모를 고충이 있었다. 바로 무대 울렁증이다. 2009년 9월 유치위원장을 맡은 뒤 몇 차례 프레젠테이션을 하면서 무대 울렁증이 생겼다는 후문이다. 조 회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영국의 연설 전문가에게 개인 교습을 받았다. 재계 총수 중에서도 영어를 잘하기로 소문난 그이지만 발음을 교정하고 억양을 조절하는 법까지 섬세하게 배웠다. 이번 프레젠테이션에서 여유 있는 면모를 과시할 수 있었던 것은 이 같은 남모를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그의 온화한 면모는 IOC 위원들의 마음을 사는 데 큰 강점이 됐다고 한다. 2월 IOC 실사 평가단이 내한했을 때였다. 위원들이 인천국제공항에서 평창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을 때 함께 버스에 탄 그는 마이크를 잡고 “이 버스의 수석 사무장으로서 여러분을 편히 모시겠다”고 고개를 숙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런 모습을 기억하는 IOC 위원들은 더반에서도 조 위원장이 다가오면 스스럼없이 얘기를 나눴다. 그의 개인적인 면모 외에 그가 회장으로 있는 한진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도 큰 힘을 발휘했다. 한진그룹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추진 사무국’을 마련하고, 영어 프랑스어 등 외국어에 능통한 임직원 20여 명을 배치했다. 유치위에 30억 원의 후원금을 기탁하고, 3월에는 국내 최초로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실업팀을 창단해 겨울올림픽 열기에 불을 지폈다.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이 참여한 항공사 동맹체인 스카이팀을 활용해 IOC 위원과의 친분도 넓혔다는 후문이다. 39개국, 112개 도시에 취항하는 대한항공은 유치위원들에게 전세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좀처럼 접촉하기 어려운 중동의 IOC 위원을 섭외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가 최대 주주인 에쓰오일의 네트워크를 활용하기도 했다. 그룹 비상장 계열사인 한진에너지가 에쓰오일의 2대 주주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 ‘적지’ 獨에 베이스캠프… 유럽표 공략 ▼대한체육회장인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은 재계에서도 알아주는 뚝심의 사나이다. 한 번 마음먹은 일은 끝까지 해결해야 직성이 풀린다. 이런 뚝심은 평창 유치에서도 여실히 발휘됐다. 그는 일찌감치 5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후보 도시였던 독일 뮌헨이 평창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자 독일의 심장부에서 유럽 표 공략에 나선 것이다. 유럽은 물론이고 중동, 아프리카에서 열리는 국제 스포츠행사는 모두 쫓아다니며 IOC 위원들을 만났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라’는 말을 실천한 셈이다. 이에 앞서 3월에는 ‘방사능 피폭 위험이 있다’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일본 도쿄를 찾아가 IOC 위원들을 만났다. 박 회장은 IOC 인맥도 탄탄하다. 2002년부터 2007년까지 국제유도연맹 회장 겸 IOC 위원으로 왕성하게 활동한 덕분이다. IOC 위원 110명 가운데 80명 이상과 오랜 친구처럼 지낸다고 한다. 이런 인맥을 바탕으로 그는 IOC 위원들의 표심(票心)을 사전 점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IOC 위원들의 속내는 알 수가 없다”고 말하는 박 회장은 IOC 위원 본인은 물론이고 그의 지인까지 살펴 각 위원의 표심이 어디로 향해 있는지 수차례 확인했다고 한다.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위원장도 맡고 있는 박 회장은 NOC 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할 수 있는 국제행사도 빠짐없이 챙기며 IOC 위원을 보유한 국가의 NOC 위원장에게까지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더반=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 2011-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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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름값 100원 할인 끝, 시간차 ‘환원’ 작전?

    정유 4사의 기름값 L당 100원 할인이 7일 0시로 끝났다. 일선 주유소 공급 가격을 인하했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은 공급가를 조정하고 카드할인 방식을 썼던 SK이노베이션은 카드할인을 중단했다. 정유사들은 내릴 때 100원을 한꺼번에 내렸던 것처럼 한 번에 100원을 올려 ‘원상 환원’할 계획이었지만 정부의 거센 압박에 경쟁사의 눈치를 보느라 단계적 인상을 택했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세도 불리한 변수다. 한꺼번에 100원을 올리면 당장 “국제유가도 하락하는데 기름값을 올리느냐”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유회사들은 2, 3주의 시간을 두고 매주 L당 30원 정도 공급가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기름값은 원점으로 돌아가는 ‘환원’이지만 소비자들은 ‘인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갑작스러운 기름값 인상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정유사에 단계적 환원을 요구해왔다. 여기에 협조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곳은 GS칼텍스뿐이지만 나머지 정유업체들도 따르지 않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정유사 직매점 주유소 등이 모두 경쟁시장에 놓여 있기 때문에 타사의 단계적 환원 움직임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도 “우리는 카드할인 방식을 써 공급가 환원과 무관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우리 공급가도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GS칼텍스는 구체적인 단계적 환원 로드맵을 밝히지 않았지만 정유사들은 3주 정도 시간을 두고 일주일에 몇 십 원씩 공급가를 올리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구체적인 환원 시기와 폭 등을 공표하는 것은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될 소지가 있고 담합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비공개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영업부서에서 시장 상황을 주시하면서 7일 이후에나 공급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타사가 단계적으로 환원한다면 우리만 100% 환원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기름값 인하 종료 하루 전인 6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1921원.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카드할인을 적용하면 1887원 정도로 추산됐다. 기름값 한시 인하에 들어가기 직전인 4월 6일(1970.92원)과 비교하면 80원 남짓 내린 셈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에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15달러 선에서 105달러 선으로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가격인하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유가는 2주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직접 비교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지만 소비자들이 100원 인하의 효과를 온전히 누렸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치다. 한편 기름값 한시 인하 마지막 날인 6일 일선 주유소는 평소보다 많이 붐볐다. 서울 마포구의 한 SK주유소는 출퇴근길 주유 고객이 평소의 2배 정도 됐다. 대기 차량이 많아 주유소 앞 2차로 도로가 막히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GS칼텍스 주유소 종업원은 “보통 5만∼7만 원어치를 주유하는 고객이 제일 많은데 오늘은 ‘가득 넣어 달라’는 고객이 3명 중 2명 정도였다”고 말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

    • 201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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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본무 회장 “LG만의 차별적 고객가치 제공하라”

    구본무 LG그룹 회장(사진)이 모든 사업의 방향을 정하는 기준으로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시했다. LG만이 제공할 수 있는 특별한 상품과 서비스로 고객들을 대하겠다는 뜻이다. 구 회장은 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LG전자에서 계열사 임원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7월 임원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구 회장은 “지난달 각 계열사 경영진과 중장기 전략을 논의한 결과 우리의 사업방향을 정하는 기준이 ‘차별적 고객가치의 제공 여부’가 돼야 한다는 점을 새삼 느꼈다. 우리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는 그린 신사업에서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LG는 매년 6월 구 회장과 최고경영자(CEO), 사업본부장 등이 모여 장기 사업계획을 모색하는 ‘중장기 전략 보고회’를 계열사별로 실시한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올해 하반기에는 세계 경영의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이라며 사업 전반을 다시 한번 점검할 것도 당부했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이 전략 보고회를 통해 고객들에게 철저하게 새롭고 차별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부분을 미래 사업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와 연구개발, 우수 인재 확보가 중요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1-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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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LCD문책에 기업들 충격, “정부지원도 없이 홀로 뛰는데…”

    삼성이 정기인사 관례를 깨고 액정표시장치(LCD)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담당 사장을 교체한 데 대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충격을 받고 있다. 실적이 나쁘면 문책이 뒤따르는 게 당연한 일이지만 이번 인사는 단순히 개별 기업 차원의 인사로 보기 어렵다는 인식 때문이다. 수출 대기업 관계자는 “중국, 일본, 대만 정부는 한국 LCD산업을 따라잡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보호 장벽을 높이고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데 한국은 정부 지원은커녕 정치권의 ‘대기업 때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반(反)기업 정서 속에서 고군분투해온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이 문책을 당했다는 점에서 위기감을 느낀다”고 말했다.LCD는 반도체와 더불어 삼성전자의 부품 사업을 떠받치는 양대 축이라서 삼성그룹 차원에서는 부정기 인사를 통해서라도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어 돌파구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었다. 하지만 LCD 부진은 비단 삼성전자만이 겪는 현상은 아니다. ▼ “LCD 코리아 독주 막아라”… 日-中-대만 정부, IT기업 지원 전쟁 ▼2000년대 호황을 누렸던 LCD는 공급 과잉과 유럽, 북미 시장의 판매 부진이 겹치면서 가격이 정체되는 바람에 대만, 일본의 상위권 기업들도 1년 넘게 적자의 늪에 빠져 있다.대형 LCD 세계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그래도 잘 버텼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1∼3월),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에 적자로 접어들었다. 이들 기업이 무능하거나 방만하게 경영해서 유독 우리만 부진을 겪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글로벌 악재 속에서도 나름대로 선전했다는 얘기다.○ 삼성 인사에 충격 받은 수출 기업들주요 수출 기업들이 삼성의 인사에 충격을 받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경쟁국들은 국가가 조직적으로 지원을 해도 허덕이는 판에 우리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 없이 고군분투했음에도 불구하고 위기를 피할 수 없었다는 점에 불안감과 허탈함을 동시에 느끼는 것이다.글로벌 시장에서 뛰는 대기업들은 ‘삼성 LCD의 위기’가 ‘한국 수출산업의 위기’가 될 수 있다며 절박함을 호소한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가 수출을 주도하는 기업과 업종에 대한 지원에 눈감고 있다는 근본적인 문제 제기인 것이다. 특히 최근 정부와 정치권이 무리하게 가격 할인을 종용하고, 대기업-중소기업 동반성장 압박과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등 전방위적으로 대기업을 몰아붙이는 기세가 계속되면 궁극적으로 한국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지난해 경영에 복귀할 때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한국을 대표하는 사업에도 적용되는 얘기다. 정치인들은 글로벌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여기서 밀리면 국가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위기의식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LCD로 본 경쟁국의 기업지원 ‘전쟁’비교적 산업 구조가 고착화된 미주, 유럽과 달리 동북아시아는 여전히 롤러코스터를 방불케 하는 경제 권역이다. 최대 내수(內需)시장을 가진 중국, ‘잃어버린 10년’을 만회하려고 기업 지원에 팔을 걷어붙인 일본, ‘차이완(차이나+타이완)’ 밀월을 통해 한국 기업을 밀어내고 있는 대만. 이 3국의 공통점은 정부가 주력 업종과 기업을 조직적으로 지원한다는 점이다.LCD 시장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경쟁국들이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기업을 지원하는 현황을 알아차릴 수 있다. 우리나라를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만든 원동력인 LCD를 둘러싸고 일본, 중국, 대만은 한국을 잡기 위해 정부와 경제계가 뭉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일본과 중국 정부는 대형 TV용 LCD 패널은 이미 확고한 우위를 점한 한국 및 대만과 경쟁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휴대전화 등에 쓰이는 중소형 LCD 생산업체들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규모의 경제’를 위해 정부 산하 산업혁신기구를 통해 도시바, 소니, 히타치의 합작법인 설립에 2000억 엔(약 2조6400억 원)을 지원하려 하고 있다.대만 정부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를 집중 육성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예산을 쓰는 한편 대만 기업과 일본 업체의 합병을 유도하고, 중국 기업들의 지분 투자까지 공식 허용했다. 지난해 북미를 제치고 최대 LCD 시장으로 등극한 중국은 외국산 LCD TV에 관세를 물림으로써 외국기업에게 관세를 회피하려면 아예 중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편이 낫다는 신호를 줘 LCD 생산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주변 경쟁국의 동향을 보면 LCD 산업이 기업주도 차원을 넘어서 국가주도형 체제로 바뀌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차·화·정’도 같은 위기 올 수 있다산업계는 다른 수출 업종에도 ‘제2의 LCD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수출을 이끄는 이른바 ‘차·화·정’, 즉 자동차, 석유화학, 정유 업종에서도 LCD와 비슷한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자동차 기술력은 우리나라를 100으로 했을 때 93으로 한참 뒤져 있지만, 전기차 부분만 따지면 105로 오히려 우리를 앞섰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에너지 절약 및 신에너지차 산업 발전계획’을 통해 2020년까지 전기차 보급 500만 대를 목표로 17조 원 정도를 투입한다고 밝혀 기술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2015년까지 국내 브랜드 차량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워 우리 자동차 업체의 수출은 더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시장 변화 속도가 느린 편인 정유, 석유화학 업종도 안심할 수 없다. 우리 정유업체의 수출 경쟁력은 현재로는 아시아권 최고다. 하지만 정유업체들은 정부가 지금처럼 시장 경제 질서를 무시한 가격 하락 압박 등을 가하면 장기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한 정유업체 관계자는 “정유업의 영업이익률은 2∼3% 수준에 불과하지만 정유업체들은 수출 선도 기업이라는 사명감으로 몇조 원이 드는 설비 투자를 이어간다. 정부가 ‘정유사가 폭리를 취한다’는 편견을 갖고 가격 인하를 강요하면 기술 개발이나 자원 확보의 여력이 없어서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산업계에서는 정부가 기업의 경영 지원을 거시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신성장동력 등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는 데 너무 치중하다 보니 ‘이미 우위를 점한 산업’을 홀대한다는 지적이다. 지식경제부는 신성장동력 10대 과제로 신약, 소프트웨어, 신에너지 등 특정 분야를 정해 예산 지원을 집중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 수출 5대 품목인 반도체, 선박, 자동차, LCD, 석유제품에 대한 지원은 거의 없다. 이들 품목은 당장은 유행이 지난 상품처럼 보이지만 수십 년간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원동력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 2011-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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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이 미래다]GS, 올해 투자 2조2000억-매출 55조 목표로 ‘공격적 경영’

    GS그룹은 2015년까지 새로운 중기(中期) 성장전략을 전개하면서 핵심요소형 사업에 집중하고 핵심적인 부가가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 상반기(1∼6월)에 투자와 매출을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쳤으며, 하반기에도 이런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GS그룹의 올해 투자규모는 2010년(2조 원)보다 10% 이상 증가한 2조2000억 원이다. 부문별로는 △GS칼텍스의 제4중질유 분해탈황시설 건설, 신에너지 및 신소재 개발, 유전개발 사업 등 에너지 부문에 1조4000억 원 △GS리테일의 편의점과 미스터도넛 점포 확장 및 GS샵의 브랜드 경쟁력과 해외사업 강화 등 유통 부문에 4000억 원 △GS건설의 해외사업 강화 및 신성장 사업 추진에 4000억 원이 집행되고 있다. GS의 올해 매출 목표는 55조 원, 채용 규모는 지난해(2400명)보다 17% 증가한 2800여 명이다. GS의 공격적인 경영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올해 초 신년모임에서 “핵심적 부분에 포지셔닝하는 소프트 기반의 핵심요소형 사업에 집중하고, 혁신을 통해 신성장동력 발굴 및 근원적 경쟁력 확보를 가속화해 달라”고 당부한 데 따른 것이다. GS의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는 업계 최고의 경쟁력과 수익성 확보, 신사업의 성공과 추가 성장동력 발굴, 창조적 사고와 실행력 중심의 조직역량 구축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GS칼텍스는 5월에 하루 6만 배럴 규모의 제3중질유 분해시설을 준공한 데 이어 2013년 완공을 목표로 하루 5만3000배럴 규모의 제4중질유 분해시설 기공식을 가졌다. 이 시설이 완공되면 GS칼텍스는 하루 26만8000배럴의 국내 최대 고도화능력을 갖추게 되고, 고도화비율 역시 35.3%로 확고한 1위가 된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신에너지와 신소재 개발에도 적극 나서는 한편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연료전지 사업, 차세대 바이오연료, 스마트그리드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자원개발을 위해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등에 진출하고 있는 GS칼텍스는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중동 등 전략지역 진출을 확대해 장기적으로 정제능력의 10%까지 개발 원유로 조달한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GS글로벌은 산업재 트레이딩 확대를 위해 철강 부문 투자사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상반기에 창의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상품개발, 소싱 다변화, 공급채널 개선 등을 이뤄낸 GS리테일은 하반기에는 MD와 물류시스템을 개선해 지난해보다 20% 이상의 성장을 이룰 계획이다. GS샵은 5월 태국에 홈쇼핑 합작사인 ‘트루GS’를 설립한 것을 필두로 해외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GS건설은 영업, 가격, 기술 경쟁력과 프로젝트 수행 및 내실을 위한 리스크 관리 역량 등 전 사업부문에서 고르게 경쟁력 강화를 추진함으로써 성장 드라이브를 가속화하고 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1-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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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그룹 정기인사 관례 깨고 이례적 일부 사장단 교체, 왜?

    삼성그룹이 연말 정기인사 관례를 깨고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표면적으론 액정표시장치(LCD)사업 실적 부진에 대한 문책성이지만 조직의 기강을 확립하고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은 1일 삼성전자 내 반도체, LCD 등 부품사업을 한데 묶어 ‘DS(디바이스 솔루션)사업총괄’ 조직을 신설하고, 권오현 반도체사업부 사장(59)을 총괄사장으로 임명했다. DS사업총괄은 메모리사업부(전동수 사장), 시스템LSI사업부(우남성 사장), LCD사업부(권오현 사장 겸직)를 관장하게 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조직은 최지성 부회장 직속의 DS사업총괄과 완제품 부문인 영상, 무선, 생활가전 등으로 재편됐다. 기존 반도체사업부는 폐지됐고, LCD사업부장이던 장원기 사장은 최고경영자(CEO) 보좌역으로 물러나 사실상 경질됐다. 삼성이 실적 부진을 이유로 정기인사가 아닌 때에 사장을 전격 교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인사는 LCD사업이 올해 1분기(1∼3월) 적자에 이어 2분기에도 대규모 적자를 내자 이 회장이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의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사장 교체라는 강수를 던진 것이다. 또 부서 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전략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부품을 총괄하게 된 권 사장은 위기에 빠진 LCD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리기 위해 LCD사업부장을 겸직하게 돼 상당한 힘이 실리게 됐다. 권 사장은 2008년부터 반도체총괄 사장을 맡아 지난해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는 데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권 사장은 이날 열린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임시총회에서 협회장직을 사임한 뒤 “LCD가 어렵다고 하지만 포기는 없다. 사양산업은 있지만 사양회사는 없다”고 각오를 밝혔다. DS사업총괄은 2009년 이윤우 부회장이 맡았던 부품총괄 조직과 비슷하다. 삼성은 당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윤우(부품)-최지성(세트) 부회장 ‘투 톱’ 체제를 만들었지만 1년여 만에 최 부회장 ‘원 톱’ 체제로 복귀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두 체제의 장점만 뽑아 부품사업의 효율성을 높이되 최 부회장이 세트와 부품 간 시너지를 높일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의 감사실 강화 발언 직후 정현호 부사장이 그룹의 감사업무를 지휘하는 미래전략실 경영전략실장으로 이동하면서 공석이 된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에는 PDP일류화TF장인 한명섭 전무가 임명됐다. 휴대전화 분야에서 탁월한 실적을 낸 신종균 무선사업부 사장은 디지털이미징사업부 업무도 관장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받았다. 신설된 DS사업총괄 경영지원실장에는 김종중 삼성정밀화학 사장(56)이 선임됐다. 삼성정밀화학은 1일 이사회를 열어 성인희 삼성인력개발원 부원장(57)을 후임 사장으로 정하고, 8월에 주주총회를 열어 대표이사로 선임키로 했다. 삼성 측은 이번 인사가 삼성테크윈발(發) 비리 척결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조직 전체가 받아들이는 충격은 매우 크다. 각 계열사는 LCD 사업 책임자의 경질에 대해 비리는 물론이고 무능까지도 ‘즉각 척결’의 대상이 된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삼성의 한 계열사 임원은 “삼성테크윈 사건 이후로 임원 대부분은 비리, 부패 등에만 촉각을 곤두세웠는데 삼성전자의 인사를 보니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계열사 관계자는 “삼성 사장단의 인사에 대해서는 ‘적어도 1년은 기다려 준다’는 불문율이 있었는데 이제는 실적이 나쁘면 언제라도 뒤집힐 수 있다고 받아들여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계열사별 경영진단(감사)이 끝나면 부정부패가 있는 곳뿐만 아니라 실적이 부진한 곳에도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조직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이 회장의 위기감도, 삼성의 개혁 규모도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제계에서는 LCD산업을 놓고 일본 중국 대만 등 경쟁국 정부는 한국을 따라잡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 반면 국내에선 정치권을 중심으로 폭넓게 퍼져나가는 반(反)기업 정서 탓에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LCD 기업들에 따르면 일본은 정부가 직접 ‘메가 기업’ 육성을 주도하고 있다. 정부가 산업혁신기구를 가동해 도시바와 소니, 히타치가 합작법인을 설립하도록 막대한 예산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정부는 대만산 LCD를 우선 수입하도록 해 대만업체를 지원하는 한편 간접적으로 첨단기술을 확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나 장기적 육성방안은 찾아볼 수 없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정치권은 마치 대기업이 외화를 쉽게 쓸어 담는 것처럼 말하지만, 정작 우리는 사활을 걸고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 2011-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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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정 “대기업 편법증여 과세”]‘일감 몰아주기’ 어떻기에

    정치권은 주로 다른 기업의 유지, 보수, 운영을 담당하는 대기업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계열사와 전산시스템을 다루는 시스템통합(SI) 계열사를 문제 삼았다. 대기업들이 2000년을 전후해 계열사에 소모성 자재를 공급하기 위해 만들었던 MRO 회사들은 10년여가 흐르는 동안 외부 납품 대상을 크게 늘려 중소기업의 영역을 크게 잠식했다. MRO 1위 업체인 LG그룹의 서브원은 지난해 MRO와 직결된 매출만 따져도 2조2000억 원이고, 삼성의 아이마켓코리아(IMK)도 1조5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포스코의 엔투비, 코오롱의 코리아이플랫폼 등도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SI 계열사들도 주로 내부거래로 외형을 키웠다. 1위 업체인 삼성SDS와 3위인 SK C&C는 지난해 매출 가운데 3분의 2를 계열사 간 거래에서 거뒀다.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는 중소기업의 일감을 빼앗는다는 1차적인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정치권이 더 심각하다고 여기는 부분은 편법으로 부(富)를 대물림하는 수단으로 악용한다는 점이다. 대체로 비상장인 MRO 및 SI 계열사에 조직적으로 일감을 몰아줘 기업 가치를 키우면 향후 상장할 때 막대한 차익이 생긴다. 이 회사들의 지분은 오너의 2, 3세가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일감을 몰아준 뒤 상장시키면 상속세와 증여세를 내지 않고 거금을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경제시민단체는 일감 몰아주기 가능성이 있는 29개 그룹의 85개 계열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으로 오너 일가 190명이 10조 원 상당의 시세차익 및 배당수익을 얻었다고 한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1-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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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정 “대기업 편법증여 과세”]당정 고강도 대책에 긴장

    당정이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와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에 대해 강도 높은 대응 방안을 내놓자 대기업들은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기업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세금 부과 방안이다. MRO와 시스템통합(SI) 관련 계열사들을 둔 그룹들은 계열사 간 부당거래에 증여세와 상속세를 물리겠다는 당정의 예고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히 오너 일가가 이들 계열사의 지분을 다수 보유한 4대 그룹은 기획재정부가 주도하는 관련 태크스포스의 논의 진행 과정을 주시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당정이 감세(減稅) 철회로도 부족해 아예 ‘세금폭탄’을 안기려고 하는 것 같다”면서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외치던 정권 초기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 든다”고 말했다.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비상장회사를 잘 키워서 가치를 높인 것에 대해 세금을 매기겠다는 발상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재계는 당정의 이번 조치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걱정했다. 정치권이 여야 가릴 것 없이 ‘대기업 때리기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추가로 옭죄는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특히 한나라당이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기준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기업이 많았다. 한 경제단체 임원은 “오늘 한나라당이 내놓은 당정협의 문구를 보니 아직 세밀한 시행계획이 없는데도 서둘러 발표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대기업을 잡겠다’는 분위기가 정치권에 팽배한 것 아니겠느냐”고 한숨을 쉬었다. 대기업들이 이처럼 코너에 몰리자 일부 기업은 경제단체들이 정치권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공청회에 경제단체장들이 끝내 불참하자 정치권이 ‘괘씸죄’를 더 얹는 것 같다는 해석도 내놓았다. 한 4대 그룹 임원은 “경제단체가 너무 아마추어처럼 대응하고 있다. 민주당은 말할 것도 없고 요즘 한나라당까지 몰아치는 기세를 보면 지금은 납작 엎드려도 부족할 판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MRO 계열사가 없는 다른 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경제단체들이 정부와 정치권에 너무 휘둘리지 않았나. 이제라도 정치권을 겨냥해 ‘포퓰리즘적 행동을 중단하라’고 할 말은 하니까 속이 시원하다”고 사뭇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대기업끼리도 계열사의 성격에 따라 정치권을 향한 대응 방식을 둘러싸고 자중지란이 벌어지는 형국이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1-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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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내수 진작 위해 1000억 푼다

    삼성그룹이 내수 진작과 양극화 해소를 위해 올 여름휴가철과 추석에 걸쳐 1000억 원을 풀기로 했다. 삼성은 29일 “지방, 골목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가 많아 도움이 될 만한 조치를 준비했다”며 4가지 방안을 밝혔다. 삼성은 전 임직원에게 여름휴가를 가급적 국내로 가도록 권장하고 이를 위해 7월에 1인당 20만 원어치의 국민관광상품권을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 임직원이 20만 명인 점을 감안하면 약 400억 원어치의 국민관광상품권이 시중에 풀리게 된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발행하는 국민관광상품권은 국내에서 쇼핑, 외식, 레저, 숙박 등에 쓸 수 있다. 이인용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삼성이 직원들에게 국내 휴가를 권장하거나 이런 형식으로 휴가비를 지원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충남 태안 지역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태안사랑상품권 50억 원어치도 임직원에게 나눠주기로 했다. 삼성은 각 계열사가 자매결연을 맺은 농어촌 마을 430곳의 특산물을 150억 원어치 구매해 양로원과 보육원 등에 기증하기로 했다. 추석에는 임직원 1인당 20만 원어치의 재래시장상품권(총 400억 원어치)을 지급해 제수 용품을 재래시장에서 사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삼성의 조치는 정부와 정치권이 “성장 과실을 독식한다”며 대기업을 옥죄는 국면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양극화로 인해 반(反)대기업 정서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과 민심을 달래려는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의 선제적 대응에 따라 다른 대기업들도 비슷한 조치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삼성이 발표한 규모를 보면 어딘가와 사전에 조율이 된 것 아니겠느냐. 다른 대기업도 성의를 보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대기업 압박에 개별 기업은 유화책을 꺼내는 반면 경제단체들은 연일 강력한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29일 열린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의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공청회에서 경제단체들은 진술인으로 선정된 단체장(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대신 일제히 실무자를 참석시켰다. 참석자들은 정치인들의 질타에 조목조목 반박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동응 경총 전무는 “대부분의 불공정거래는 중소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면서 “기업의 본질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고수익 기업에 대한 근거 없는 반감이 지속되면 대기업 중소기업 모두에 피해가 된다”고 말했다. 이현석 대한상의 전무는 “중소기업 적합 업종을 지정할 때 이미 시장에 진출해 있는 대기업을 퇴출시키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전경련은 27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반값 등록금을 비판하는 자료를 냈고, 한국경제연구소는 29일 ‘금융위기 기간 대기업의 고용 분석’이라는 자료를 통해 대기업이 고용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고 강조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1-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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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CJ, 대한통운 인수갈등 급수습

    대한통운 인수를 위한 포스코 컨소시엄에 삼성SDS가 참여한 데 대해 입찰 경쟁자인 CJ가 ‘삼성이 CJ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하자, 삼성그룹은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CJ그룹도 삼성그룹을 직접적으로 비판한 홍보실장을 전격 교체했다. 이에 따라 대한통운 인수전으로 급격히 악화된 삼성그룹과 CJ그룹의 관계가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의 한 임원은 28일 기자들과 만나 “일각에서 삼성이 대한통운 인수전을 통해 CJ와 ‘전쟁’을 한다는 표현을 쓰는 것을 보니 기가 막힌다”며 삼성SDS가 대한통운 인수에 뛰어든 것은 새로운 물류 솔루션을 개발한 데 따른 사업적 판단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사안은 그룹에 보고할 만한 일이 아니다”라며 “김순택 미래전략실장이 22일 금융계열사 사장단과 저녁을 먹다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으로부터 ‘삼성증권이 CJ 측 인수 주간사회사로 참여한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을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이 CJ의 주간사회사였기 때문에 CJ의 정보가 삼성 측에 유출됐을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 이 임원은 “계열사 간에는 엄정한 벽이 있다. 더군다나 금융회사는 고객의 정보를 지키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이기 때문에 결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삼성 측은 이번 일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조카인 이재현 CJ 회장 간의 갈등으로 비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한편 CJ그룹은 이날 홍보실장을 신동휘 부사장에서 권인태 부사장(전략지원팀장)으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이번 경질은 대한통운 인수와 관련해 신 부사장이 다소 과도하게 대처한 데 따른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 부사장은 삼성SDS가 포스코와 손잡은 것과 관련해 삼성그룹을 강하게 비난했다. 신 부사장은 1987년 제일제당에 입사한 후 홍보만 담당해 왔다. 권 부사장은 1986년 제일제당에 입사해 CJ푸드빌 경영기획실장, CJ제일제당 식품사업본부 상무 등을 거쳐 2009년 전략지원팀장이 됐으며 대관(對官)업무를 주로 맡았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1-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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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투데이]현대모비스, 150만 단어 인식 내비 출시 外

    현대모비스는 20일 150만 단어를 음성으로 인식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 ‘폰터스 T-3’를 시장에 선보였다. 회사 측은 “현대엠엔소프트의 음성인식 3차원(3D) 맵을 처음으로 적용했다”며 “지금까지의 음성인식 제품에 비해 50%가 더 많은 150만 단어를 인식할 수 있고, 성공률도 뛰어나 운전 중에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120만 원.■ 전경련 ‘기업가정신 탐험대’ 모집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기업가정신 탐험대’를 모집한다. 초등학생 100명, 중고교생 100명을 선발해 삼성 창업자인 고 이병철 회장의 생가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기념관, 삼성중공업 사업장 등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이다. 초등학생은 7월 20∼21일, 중고교생은 8월 10∼11일에 진행된다. 탐험대 홈페이지(www.entreeschool.com)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GS수퍼마켓 ‘위대한 핫도그’ 판매 GS수퍼마켓은 20일부터 전국 134개 매장에서 일반 핫도그보다 두 배가량 큰 ‘위대한 핫도그’를 판다. 위대한 핫도그는 길이가 30cm이고 개당 무게는 400g으로 약 20cm에 180∼200g인 일반 핫도그보다 크지만 값은 3990원으로 유명 브랜드 핫도그에 비해 싸다.}

    • 2011-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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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이 미래다]SK이노베이션, 하이브리드카에 이어 전기 슈퍼카 배터리 공급

    SK이노베이션은 기술에 기반한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미래에너지를 중심으로 신성장축 개발에 한창이다. 그동안 쌓아온 석유공정, 석유화학촉매기술, 윤활유 등에 최고경영자의 녹색에너지에 대한 의지가 더해져 ‘저탄소 성장’이라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2009년 독일 다임러그룹 미쓰비시 후소사의 하이브리드 차에 장착될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된 SK이노베이션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첫 순수 고속전기차로 양산될 블루온 모델과 기아차 기반의 차기 양산모델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돼 배터리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올 2월에는 다임러그룹 메르세데스-AMG의 최고급 사양 첫 전기 슈퍼카 모델의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업체로 공식 선정됐다. SK이노베이션은 하이브리드 차량 및 순수 전기차에 이어 고성능 전기 슈퍼카까지 배터리 공급 범위를 다양화해서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리게 됐다. 이 밖에 현대차그룹의 상용사업 부문에서 개발 중인 전기버스인 ‘일렉시티’ 프로젝트와 미국 전기차 개발 컨소시엄인 USABC의 기술평가 프로그램 등 국내외의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테크놀로지 내에 100MWh 규모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1호 생산라인을 구축했고, 올해 5월 충남 서산에 500MWh급 생산라인 증설에 착공해 내년 말에는 600MWh급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는 순수 전기차를 기준으로 3만 대 이상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은 2005년 독자 개발한 리튬이온전지용 분리막(LiBS) 기술과 고유의 전극기술 등 소재 기술을 기반으로 배터리 성능을 극대화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래 전기차, 정보기술(IT) 기기 등에 사용되는 첨단 정보전자 소재에서도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리튬이온 2차전지용 LiBS는 회사가 자동차용 배터리 개발에 뛰어든 데 한 축을 담당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애경유화와 손잡고 전기차용 배터리음극소재 분야 공동개발에도 나서 배터리 국산화에 한발 다가서고 있다. 지난해 10월 충북 증평 용지에 2011년 말 완공을 목표로 전자 정보통신제품의 첨단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편광필름과 연성회로원판의 생산라인 기공식도 열었다. SK이노베이션은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폴리머 제품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해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생산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2008년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신기술에 대한 특허 이전 및 연구협력 계약을 아주대와 맺어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일명 ‘그린폴’(Green-Pol)로 불리는 이산화탄소 플라스틱은 연소될 때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기 때문에 유해가스가 발생하지 않는다. 분해성, 무독성, 청정 생산공정 등 친환경적 특성을 가지면서도 투명성, 차단성 등 기존 범용수지와 차별화 되는 장점으로 경쟁력을 갖춰 조만간 상업생산될 예정이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1-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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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이 미래다]신기술과 새 마음으로… 기업, 풍요로운 세상을 만듭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라젠드라 시소디어 미국 벤틀리대 교수는 사랑 받는 기업들(firms of endearment)의 특징과 경쟁력을 설파한 바 있다. 그는 핵심 이해 관계자인 협력사, 투자자, 고객, 직원 등과 올바른 관계를 유지하는 기업이 사랑 받는 기업이라고 했다. 시소디어 교수에 따르면 미국 주요 기업의 최근 10년간 실적을 조사해 보니 사랑 받는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평균 실적의 9배에 달했다고 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열정을 태우며, 사회를 풍요롭게 하기 위해 이윤을 나누는 기업들은 소비자로부터 ‘지속가능한 회사’라는 인정과 함께 사랑을 받는다. 우리 기업들도 지속가능경영, 글로벌시장 개척, 사회공헌 등 ‘사랑 받는 기업의 비결들’을 갖추면서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하는 선봉장이 되고 있다.》○ 지속가능경영의 힘 일정 수준에 오른 기업이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필수다. 당장 이윤으로 연결되지 않는 투자라도 미래를 위한 밑거름이라고 믿는 혜안이 필요한 것이다. 멀리 보는 투자를 통해 지속가능경영의 잠재력을 키운 기업은 불투명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1969년 하루 생산 6만 배럴의 정유공장으로 출발한 GS칼텍스가 40여 년 만에 76만 배럴의 정제시설을 갖춘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정유업으로 출발한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그린폴과 그린콜이라고 불리는 친환경 첨단 소재 개발 등에 잇달아 성공한 비결도 투자가 차곡차곡 쌓인 결과다. 협력회사에 대한 지원도 지속가능성장의 핵심 열쇠다. 단기적인 이익에 급급하는 회사는 협력업체를 쥐어짜기에 바쁘지만 이는 결국 대·중소기업의 공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2007년 창립 60주년을 맞아 ‘100년을 넘어서는 위대한 기업’이라는 목표를 선언했던 LG그룹은 100년 영속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협력회사와의 동반성장을 중시하고 있다. LG화학은 중소 협력회사에 기술과 자금을 지원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유럽 수출 길을 열어주기도 한다. 2009년 100억 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한 한화그룹도 지난해 300억 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추가해 동반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 신기술, 신시장 개척 역군 한국의 국제 위상이 단기간에 높아지는 데 크게 기여한 것 중 하나가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과시한 일류 기업들이었다. 롯데는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대표 주자다. ‘2010 아시아 톱 10 글로벌 그룹’이라는 비전을 선포한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일 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며 글로벌 경영을 현장에서 지휘한다. 포스코가 ‘제품 생산은 고객이 있는 시장 근처에서, 쇳물 생산은 원료가 있는 광산 근처에서’라는 원칙을 갖고 글로벌 시장을 투트랙으로 확장해 가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포스코는 글로벌 생산기지를 늘려 시장을 선점해 점유율을 높이고, 광산 근처에 제철소를 건립해 자원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을 효율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매출액의 3분의 2 이상을 수출로 거둬들이는 효성은 해외 생산기지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동시에 진출 지역에서는 사회공헌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이미 글로벌 일류 기업이 된 삼성전자는 해외에서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1995년 창단한 사회봉사단에 9개 해외총괄센터를 두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독창적인 자선 행사 프로그램들을 가동해 인기를 끌고 있다. ○ 사회 공헌에도 앞장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소비자 35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2%는 “윤리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일 경우 제품의 가격이 경쟁 제품과 비슷하거나 조금 비싸더라도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소비자들이 점점 기업에도 착하고, 깨끗하고, 따듯한 모습을 원한다는 의미다. 동서식품은 지속적인 문화 공헌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차별화하고 있다. 음악회, 문학상, 문화자산 후원 캠페인을 활발히 벌이는 한편 임직원들이 직접 사회적 약자와 자연 환경을 위한 봉사활동에 뛰어들고 있다. 기업 간 거래(B2B) 업종이라서 일반 고객들에게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기업 중에는 사회공헌과 환경경영을 충실히 이행해 좋은 이미지를 쌓는 곳도 있다. 현대제철은 초등학생을 위한 환경 교실인 ‘초록수비대’, 사업장 인근의 소외계층을 위한 ‘희망의 집수리 사업’ 등을 통해 따뜻한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1-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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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카스D의 힘… 작년 생산액 1616억중 92% 차지

    보건복지부가 이르면 8월부터 슈퍼마켓 판매가 가능하도록 한 일반약 44개 품목 가운데 동아제약의 ‘박카스디액’(사진)이 생산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슈퍼마켓 판매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박카스디액이 약국 판매 방침을 고수할 경우 의약외품 전환이 이뤄지더라도 소비자가 체감하는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44개 일반약 품목의 생산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약 1616억 원이지만 이 가운데 박카스디액을 제외한 43개 품목의 생산액은 123억 원(7.6%)에 불과하다. 품목별로는 생산액 1위인 박카스디액(1493억 원)에 이어 삼성제약공업의 ‘까스명수액’(31억 원)이 2위, 광동제약의 ‘생록천액’(19억 원)이 3위를 차지했지만 1위와의 격차가 매우 컸다. 4위는 유한양행의 ‘안티푸라민’(18억 원), 5위는 동화약품의 ‘알프스2000액’(16억 원)이었다.박카스의 슈퍼마켓 판매 여부와 관련해 동아제약의 한 관계자는 “박카스의 기존 약국 판매 전략은 일반 음료 시장과의 차별화를 고려한 것이어서 아직까지도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1-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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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직비리 대대적 감찰, 얼어붙은 관가]기업서 공무원 상대 ‘對官 업무’ 담당자들의 고발

    공무원 부정부패는 기업 접대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혹 민원인이나 피감기관 등이 접대를 하는 때도 있지만 결국 이권(利權)과 직결된 곳은 기업이기 때문이다.기업에서 공무원을 상대하는 대관(對官) 업무 담당자들이 증언하는 공무원의 부정부패 유형은 말 그대로 백태(百態)다. 돈이나 향응을 요구하거나, 혹은 마지못해 받는 것은 고전적인 방법이다. 공적인 출장이나 관공서의 내부 행사에 기업을 동원해 각종 편의를 제공받는 일도 흔하다. 그러다 보니 접대를 하는 경쟁 업체들끼리 아예 부담 비율을 정해 ‘접대비’를 조성하는 웃지 못할 일까지 벌어지기도 한다. ○ “접대를 하도 많이 했더니 룸살롱에서 내게 접대하더라”접대 유형 중 가장 흔한 것은 향응. 관공서 주변에서는 감찰을 의식해 점심 한 끼에도 몸을 사리지만 유흥가로 넘어가면 아예 공무원이 지정하는 고급 음식점과 룸살롱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건설 관련 업종의 한 대기업 인사는 “사흘 걸러 한 번은 접대 자리에 가게 된다. 중앙부처, 산하 기관, 지방자치단체, 심사 기관 등 ‘관리’ 대상이 많다. 공무원 직급이 좀 낮으면 부장이나 과장이 나가고, 서기관 이상 되면 전무나 상무가 나간다”고 말했다. 한 중견기업의 직원은 “상무 이상 임원진이 직접 접대하면 사원 너덧 명이 따라붙는다. 2차 접대에 나갈 아가씨를 차에 태우고 식당 앞에서 대기하다가 호텔에 데려다주는 일도 있다”며 “가끔 아가씨가 마음에 안 든다며 바꿔 달라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호텔방 앞에서 한두 시간 정도는 귀를 대고 분위기를 살피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일명 ‘술 상무’ 역할을 한다는 기업 관계자는 “비밀 유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기업마다 특정 식당이나 유흥업소를 잡아놓고 몇 달씩 고정적으로 이용하는 편이다. 한 달에 매상을 수천만 원씩 올려주니까 강남 유흥가에서 ‘우리 집을 이용해 달라’며 나한테 접대를 할 정도다”라고 말했다. 한 대기업 임원은 “우리 업계에 취향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심사 담당 공무원이 있다. 선물을 어설프게 주면 불이익을 준다고 소문이 자자해서 직원들을 시켜 그 공무원의 부인을 일주일 넘게 미행하기도 했다. 부인이 자주 가는 명품 매장을 알아내서 그 브랜드의 수백만 원짜리 물품 교환권을 줬더니 일이 잘 풀렸다”고 말했다. ○ 부정부패라고 생각지도 않는 관행들공무원 중에는 기업을 상대로 소속 계열사에서 운영하는 업체의 티켓, 숙박권, 여행권 등은 아무렇지도 않게 요구하는 이도 있다고 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계열사에서 관련 사업을 한다고 해도 사실은 다 비용인데 공짜라고 생각하고 요구하는 것 같다”면서 “말이야 ‘부담 없이 알아봐 달라’고 하지만 사실상 강요 아니냐. 산하 기관에서 ‘상급 부처에서 구해달라고 하더라’면서 상품권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런 걸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가 정말 문제다”라고 말했다. 프로야구 구단을 소유한 한 대기업 관계자는 “포스트시즌이 되면 티켓을 꼬박꼬박 챙겨놔야 하고, 경기 당일에 달라는 공무원도 많아서 퀵서비스까지 섭외해 둬야 한다. 나중에 좋은 자리 안 줬다고 욕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에 사업장을 여럿 둔 한 중소기업 오너는 사업장 하나를 늘리기 위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말단 공무원에게 1년 넘게 공을 들였다. “신청이 많이 밀렸다”, “민원이 제기됐다”며 차일피일 일처리를 미루던 공무원은 여름휴가 성수기에 “다음 주에 처가 식구들과 휴가를 가는데 당신이 투자한 리조트의 딜럭스룸 3개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부랴부랴 직원들이 예약한 방을 빼앗아 상납하자 일이 겨우 진척됐다. 이후 1년간 그 공무원 양가 부모의 생일, 자녀의 졸업식, 명절마다 숙박권을 보냈다고 한다. 명절이 되거나 업무 담당자가 바뀌면 노골적으로 인사를 요구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한 대형마트 점포 책임자는 “우리 인사팀의 대관 담당자가 바뀌자 관할 관공서의 한 공무원이 수시로 점검을 나와서 이런저런 트집을 잡더니 상품권 수십만 원어치를 주자 조용히 돌아갔다. 이 공무원은 평소에도 카트에 물건을 가득 담아놓고 담당자에게 전화를 해서 결제를 하게 만드는 일이 잦다”고 말했다. ○ 경쟁 업체끼리 ‘갹출’해 용돈 만들기도공무원끼리 국내외 출장을 갈 때 관련 업체들을 동원해 현지 숙박비, 식사비, 골프비, 유흥비 등을 받는 것도 흔한 일이다. 특히 해외 출장에서는 감사 등에 걸릴 위험이 더 적기 때문에 현지에서 ‘용돈’을 요구하는 일도 많다고 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공무원이 출장을 가려는 나라에 진출한 계열사가 있는 기업들끼리 일종의 ‘컨소시엄’을 꾸려서 공동 접대에 나선다. 현지에서 현금을 갹출하려면 곤란하니까 신용카드를 쓴 뒤에 한국에 돌아와 접대비를 정산해 갹출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 공공기관의 국내 출장에 따라갔다는 중견기업 직원은 “공공연하게 ‘하루에 1인당 20만 원’이라는 식으로 용돈을 정한 뒤 출발한다. 당연히 더 얹어 준다”고 말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 201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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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직비리 대대적 감찰, 얼어붙은 관가]“골프장 부킹 명단중 ‘영일’ ‘호림’은 공무원”

    최근 감사원과 국토해양부 등의 비위 사실이 줄줄이 드러나고, 이명박 대통령이 이를 강하게 질타하면서 공무원의 부정부패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동아일보 산업부가 공무원 부정부패의 한 단면인 기업들의 접대 실태를 들여다본 결과 비리는 매우 다양하고 뿌리 깊었다. 한 대기업 임원은 “과거보다는 공직사회가 많이 투명해져서 비리 공무원은 일부에 그치지만 이들이 저지르는 비리의 해악은 크다”고 말했다.기업 접대를 통해 가장 흔히 드러나는 공무원 부정부패의 유형은 리베이트 수수, 가족 등 주변인에 대한 편의 제공 강요, 내부행사 협찬 요구, 일명 ‘속행비’라는 명목의 금품 수수 등이었다. 흔히 감찰이나 수사에 걸리는 공무원의 비리는 금품이나 향응을 받는 게 대부분이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이었다.한 대기업 인사는 “정부가 공직 기강을 잡는다고 해도 공무원을 감시하는 총리실, 감사원 직원들도 남의 차를 타고 가서 가명으로 골프를 친다. 기업이 공무원 골프 부킹을 해줄 때 ‘영일’(01·홀마다 파 아니면 보기를 하겠다는 뜻)이나 ‘호림’(虎林·타이거 우즈)이라는 가명을 많이 쓰는데 그러면 골프장에서도 알아서 VIP 대접을 해준다”고 말했다.대기업들은 중앙부처나 고위공무원의 경우 금품을 요구하는 사례는 많이 줄었고, 출장 수행이나 세미나 지원, 가족휴가 예약 같은 간접적 접대를 선호한다고 털어놓았다. 반면 중소기업들은 승진을 포기한 공무원 가운데 여전히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는 이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지방의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시청, 군청, 환경, 노동, 세무 공무원들을 일일이 챙겨야 한다. 체육대회, 송별회, 송년회, 경조사마다 업체끼리 돈을 걷는다”고 말했다. 다른 중소기업 임원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먹이사슬을 흔히 ‘갑을(甲乙) 관계’라고 하지만 공무원과 기업의 관계는 ‘슈퍼갑과 을’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외국 기업의 국내 진출이 늘어난 상황에서 ‘한국 공무원은 접대를 해야 한다’는 인식이 해외로 퍼지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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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직비리 대대적 감찰, 얼어붙은 관가]접대 담당자 인터뷰

    몇 년간 공무원 담당, 즉 대관 업무를 맡았던 A 씨는 이른바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라는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 입사할 때만 해도 ‘그런 일’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핵심 부서에 발령받아 대관 담당 임원을 수행하게 된 그는 입사 후 첫 명절 이틀간 배달을 했다. A∼D급으로 분류된 공무원 6명의 집을 찾아다니며 상품권, 한우, 와인을 전했다. 그 뒤로 현금가방 배달, 룸살롱 접대, 국내외 출장 수행 등 안 해본 일이 없다. 국내 출장을 따라가서는 현지에서 합류한 공무원 자녀의 운동화까지 빨았다. 그런 그가 접대 받는 공무원을 분류하는 기준은 딱 세 가지다. 바로 ‘좋은 놈, 나쁜 놈, 그저 그런 놈’이다. 돈을 요구한 뒤 기업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려는 척이라도 하면 좋은 놈, 돈만 챙기고 도리어 협박을 하거나 해코지를 하는 경우는 나쁜 놈, 돈을 받고 모른 척하면 그저 그런 놈이라는 것. 가장 많은 유형은 ‘그저 그런 놈’이지만 ‘나쁜 놈’도 적지 않다고 한다. A 씨는 “원했던 것보다 돈이 좀 부족하다 싶으면 ‘요즘 공직기강 점검기간인데 지난번에 준 돈이 문제가 될 것 같다. 내가 징계를 받을 수도 있으니까 더 준비하라’고 말하는 공무원도 종종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여러 업체에서 돈을 받아보고 가장 성의를 보인 곳에 신세를 갚겠다’며 접대 액수를 한껏 올린 뒤 어느 곳에도 대가를 주지 않는 공무원도 있었다고 했다. A 씨는 “내가 하는 짓도 좋은 일이 아니라는 걸 안다. 가족에게도 아직 얘기한 적이 없다. 하지만 내가 만난 일부 공무원이 대다수 공무원을 욕되게 한다는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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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사’직급 상향… 삼성 인적 쇄신 막 올랐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부정부패 척결을 선언한 뒤 삼성그룹이 15일 감사와 인사 담당자를 교체해 인적 쇄신에 시동을 걸었다. 이 회장은 이날 약 1주일 일정으로 일본으로 출국해 이 회장이 돌아오는 다음 주 이후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삼성은 이날 감사업무를 총괄하는 경영진단팀장에 정현호 부사장(51)을, 인사와 조직문화를 총괄하는 인사지원팀장에 정금용 전무(49)를 임명했다.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에서 자리를 옮긴 정 부사장은 하버드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딴 재무전문가로 경영관리에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 인사팀에 몸담았던 정 전무는 15년간 삼성전자, 삼성 비서실, 삼성 구조조정본부 등에서 인사업무를 전담했다.이인용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급)은 “이 회장이 깨끗한 조직문화가 훼손됐다고 질책하자 이를 책임지던 팀장들이 사의를 표명한 데 따른 후속 인사”라고 설명했다. 전임 경영지원팀장인 이영호 전무와 인사지원팀장인 정유성 부사장은 원 소속사인 삼성전자로 복귀할 예정이다. 삼성은 미래전략실 산하인 경영지원팀을 별도 조직으로 강화하는 방안도 곧 마련할 예정이다.삼성 안팎에서는 이날 인사를 삼성테크윈발(發) 인적 쇄신의 서막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이 감사 담당자의 직급을 높이고, 감사 기능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도록 지시한 이후 첫 번째 인선이기 때문이다. 특히 인사 담당자를 교체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후속 인사에 대한 실무 작업이 시작됐다는 신호로 읽힌다.삼성은 보통 인사 총괄자의 직급은 부사장급, 감사 총괄자는 전무급을 임명했다. 그런데 이번 인사에서 감사 직급이 앞선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 회장이 직접 “감사 담당자의 직급을 높이라”고 주문해 막강한 힘이 실린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감사가 앞장서서 사람을 내보내고, 인사팀이 뒤에서 사람을 채워 넣는 형태의 업무 분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두 사람 모두 1960년대생으로, 업무 비중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젊다는 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통상 연말 정기인사 외에는 인사를 꺼리는 삼성이었지만 이번에는 세대교체를 포함한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뒤따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두 사람은 윗분들의 신망이 두텁고 이 회장의 심중을 잘 읽을 수 있는 스타일이다. 이재용 사장을 비롯한 자녀들의 운신의 폭을 넓히는 것까지 고려해 광폭(廣幅) 인사를 주도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는 “경영진단팀에서 각 계열사에 대한 대대적인 경영진단을 벌이고, 계열사별로도 고강도 감사가 계속될 것이다. 일부 계열사는 최고경영자(CEO) 수준까지 물갈이 인사가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한편 이 회장은 이날 오전 김포공항에서 전용기 편으로 일본으로 떠났다. 1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일본행이다. 1주일가량 일본 경제단체 대표들과 전자업계 핵심 인사들을 만나 사업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공항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김순택 미래전략실장을 대동했으나 이 회장은 최근 강조했던 부정부패 일소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메시지를 남기지 않았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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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금 지원 부익부 빈익빈

    대기업 계열사 부장이던 50대 A 씨는 임원 승진에 번번이 실패해 얼마 전 보직을 박탈당했다. 책상도, 할 일도, 식사시간에 부르는 이도 없었다. A 씨는 자존심도 버리고 빈 회의실을 찾아다니며 몇 달을 버텼다. 오로지 대학생인 두 자녀 때문이었다. 신학기가 돌아와 1000만 원에 가까운 등록금을 회사에서 지원받은 그는 비로소 가시방석 같은 회사 문을 나섰다. 대학 등록금이 치솟아 가계에 큰 부담이 되면서 기업의 등록금 지원정책이 사원복지에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 등록금 상승세를 감안하면 4년제 대학에 다니는 자녀 한 명의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는다면 총 3000만∼4000만 원을 추가로 받는 셈이기 때문이다.○ 등록금 지원도 부익부 빈익빈 대기업은 대부분 등록금 지원책을 잘 갖추고 있다. 1970, 80년대부터 자녀의 중고교 학비 지원이 기본적 복지정책으로 자리 잡았고, 자연스레 대학 학자금까지 지원하게 됐다. 해외 유학이 늘어나면서 외국 대학에 진학해도 국내 사립대 수준의 등록금을 지원해 주는 곳도 적지 않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LG전자 등은 모든 임직원에게 전 자녀의 대학 등록금을 100% 지원해 준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은 일정 기간 이상 근속한 직원에게 자녀의 등록금을 준다. 신세계는 현직 임직원 자녀는 물론 근속요건을 갖춘 퇴직자 자녀까지 등록금을 지원한다. 한때 ‘신의 직장’으로 불렸던 공기업은 최근 2, 3년간 등록금 무상 지원이 대부분 대출로 바뀌었다. 2009년 기획재정부에서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예산편성 지침’을 통해 과도한 복리후생에 제동을 거는 바람에 현재 자녀 학자금을 그냥 주는 공공기관은 거의 없다. 한국전력공사, 가스공사 등이 무이자로 대출을 해주는 정도다. 학자금 지원을 꿈도 꿀 수 없는 중소기업 직원들의 사정은 팍팍하다. “정년을 넘겨도 계약직으로 일하게 해주는 것이 학자금 지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경기지역의 한 주물공장에서 일하는 김모 씨는 정년(58세)을 넘겨 올해 환갑을 맞았지만 아들의 대학 등록금 때문에 여전히 하루 10시간 가까이 일하고 있다. 그는 “수백만 원이 하늘에서 떨어지지는 않으니, 아들이 졸업할 때까지 2년만 더 일하고 싶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 중소기업 사장은 “중소기업에서 20년 넘게 일해도 연봉 4000만 원 넘는 사람은 드물다. 학자금을 지원하면 인건비 부담이 30% 가까이 커져 엄두를 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은 대기업 근로자는 대학 등록금까지 무상으로 받고, 저(低)임금 중소기업 근로자는 등록금도 지원받지 못하는 일이 대부분이어서 ‘등록금 부담 양극화’까지 빚어지고 있다.○ 대기업도 실질적 수혜자는 줄어 대기업의 학자금 지원책이 잘 마련돼 있다지만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는 이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결혼과 출산 나이는 늦어지고, 퇴직은 빨라지다 보니 자녀가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근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출산율까지 떨어져 수혜를 보는 자녀 수도 과거보다 훨씬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첫째아이를 낳은 여성의 나이는 평균 30.09세다. 자료가 있는 1993년(26.23세)과 비교해 3.86세나 늦어졌다. 통상 남편이 부인보다 2∼4세 많은 점을 감안하면 첫째가 대학에 입학할 즈음이면 남성은 정년이 바짝 다가온다. 주요 대기업의 실제 퇴직연령이 정년(58세)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까지 계산하면 학자금 혜택은 ‘그림의 떡’일 때가 많다. GS칼텍스의 지난해 평균 퇴직연령은 47.2세, KT는 52세, 포스코는 53세였다. 그나마 여기는 사정이 나은 편이고 전자,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은 30대 퇴직자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대학 학자금 대신 초중고교생 사교육비를 지원하거나, 교육비 관련 총액을 정해 놓고 지원하는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한다. 포스코는 8000만 원 한도 내에서 자녀 3명까지 필요할 때 학자금을 쓸 수 있게 했다. 사무용 가구를 생산하는 퍼시스는 초등학교 입학 전 아동의 2년간 교육비를 지원한다. 살인적인 등록금 문제의 근본적 해법은 85%에 이르는 비정상적인 대학 진학률을 적정 수준으로 낮추고, 대학들이 재정을 건전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당장 가능한 해법을 찾자면 기업의 학자금 지원이 늘어야 한다는 사회적 요청도 있다. 특히 대기업은 대학 졸업자들이 각 기업에 인적자원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수혜자 부담이라는 측면이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의미에서 퇴직자와 외부인을 위한 장학사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임금의 양극화로 등록금 부담 양극화도 커지고 있어 사회와 정부가 중소기업 종사자들에 대한 등록금 지원 확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 2011-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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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산분리 완화 장기표류… 저축銀 사태로 발목잡혀

    최근 부산, 삼화 등 저축은행 비리가 줄줄이 터지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대표적 경제 공약인 ‘금산(금융과 산업)분리 완화’가 흔들리고 있다. 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금산분리 장벽을 낮추면 산업자본이 금융업을 뒤흔드는 사고가 날 수 있다”는 반대론이 힘을 얻게 됐기 때문이다. 현 정부의 금산분리 완화 작업의 핵심인 공정거래법 개정안(비금융 지주회사가 금융 자회사를 가질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도 상당 기간 국회에서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해 4월 임시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저축은행 사태가 금산분리 완화의 발목을 잡으면서 6월 임시국회에서는 논의조차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지주회사로 전환한 대기업 중 금융 자회사를 갖고 있는 SK, CJ, 두산 등은 금융 자회사를 매각하든지 과징금 제재를 받든지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형 금산분리 모델을 만들 때”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가마다 금산분리 유형이 다른 만큼 한국 사정에 맞는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연기금 풀(pool)을 활용한 은행 인수 활성화 △금융회사 간 상호 주식보유 허용 △특별법 제정을 통한 특정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허용 등이 거론되고 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1-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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