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미래다]신기술과 새 마음으로… 기업, 풍요로운 세상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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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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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라젠드라 시소디어 미국 벤틀리대 교수는 사랑 받는 기업들(firms of endearment)의 특징과 경쟁력을 설파한 바 있다. 그는 핵심 이해 관계자인 협력사, 투자자, 고객, 직원 등과 올바른 관계를 유지하는 기업이 사랑 받는 기업이라고 했다. 시소디어 교수에 따르면 미국 주요 기업의 최근 10년간 실적을 조사해 보니 사랑 받는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평균 실적의 9배에 달했다고 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열정을 태우며, 사회를 풍요롭게 하기 위해 이윤을 나누는 기업들은 소비자로부터 ‘지속가능한 회사’라는 인정과 함께 사랑을 받는다. 우리 기업들도 지속가능경영, 글로벌시장 개척, 사회공헌 등 ‘사랑 받는 기업의 비결들’을 갖추면서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하는 선봉장이 되고 있다.》
○ 지속가능경영의 힘

일정 수준에 오른 기업이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필수다. 당장 이윤으로 연결되지 않는 투자라도 미래를 위한 밑거름이라고 믿는 혜안이 필요한 것이다.

멀리 보는 투자를 통해 지속가능경영의 잠재력을 키운 기업은 불투명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1969년 하루 생산 6만 배럴의 정유공장으로 출발한 GS칼텍스가 40여 년 만에 76만 배럴의 정제시설을 갖춘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정유업으로 출발한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그린폴과 그린콜이라고 불리는 친환경 첨단 소재 개발 등에 잇달아 성공한 비결도 투자가 차곡차곡 쌓인 결과다.

협력회사에 대한 지원도 지속가능성장의 핵심 열쇠다. 단기적인 이익에 급급하는 회사는 협력업체를 쥐어짜기에 바쁘지만 이는 결국 대·중소기업의 공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2007년 창립 60주년을 맞아 ‘100년을 넘어서는 위대한 기업’이라는 목표를 선언했던 LG그룹은 100년 영속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협력회사와의 동반성장을 중시하고 있다. LG화학은 중소 협력회사에 기술과 자금을 지원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유럽 수출 길을 열어주기도 한다. 2009년 100억 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한 한화그룹도 지난해 300억 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추가해 동반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 신기술, 신시장 개척 역군


한국의 국제 위상이 단기간에 높아지는 데 크게 기여한 것 중 하나가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과시한 일류 기업들이었다.

롯데는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대표 주자다. ‘2010 아시아 톱 10 글로벌 그룹’이라는 비전을 선포한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일 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며 글로벌 경영을 현장에서 지휘한다. 포스코가 ‘제품 생산은 고객이 있는 시장 근처에서, 쇳물 생산은 원료가 있는 광산 근처에서’라는 원칙을 갖고 글로벌 시장을 투트랙으로 확장해 가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포스코는 글로벌 생산기지를 늘려 시장을 선점해 점유율을 높이고, 광산 근처에 제철소를 건립해 자원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을 효율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매출액의 3분의 2 이상을 수출로 거둬들이는 효성은 해외 생산기지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동시에 진출 지역에서는 사회공헌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이미 글로벌 일류 기업이 된 삼성전자는 해외에서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1995년 창단한 사회봉사단에 9개 해외총괄센터를 두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독창적인 자선 행사 프로그램들을 가동해 인기를 끌고 있다.

○ 사회 공헌에도 앞장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소비자 35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2%는 “윤리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일 경우 제품의 가격이 경쟁 제품과 비슷하거나 조금 비싸더라도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소비자들이 점점 기업에도 착하고, 깨끗하고, 따듯한 모습을 원한다는 의미다.

동서식품은 지속적인 문화 공헌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차별화하고 있다. 음악회, 문학상, 문화자산 후원 캠페인을 활발히 벌이는 한편 임직원들이 직접 사회적 약자와 자연 환경을 위한 봉사활동에 뛰어들고 있다.

기업 간 거래(B2B) 업종이라서 일반 고객들에게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기업 중에는 사회공헌과 환경경영을 충실히 이행해 좋은 이미지를 쌓는 곳도 있다. 현대제철은 초등학생을 위한 환경 교실인 ‘초록수비대’, 사업장 인근의 소외계층을 위한 ‘희망의 집수리 사업’ 등을 통해 따뜻한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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