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대기업 편법증여 과세”]‘일감 몰아주기’ 어떻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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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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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 SK C&C,매출 3분의 2가 계열사간 거래

정치권은 주로 다른 기업의 유지, 보수, 운영을 담당하는 대기업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계열사와 전산시스템을 다루는 시스템통합(SI) 계열사를 문제 삼았다.

대기업들이 2000년을 전후해 계열사에 소모성 자재를 공급하기 위해 만들었던 MRO 회사들은 10년여가 흐르는 동안 외부 납품 대상을 크게 늘려 중소기업의 영역을 크게 잠식했다. MRO 1위 업체인 LG그룹의 서브원은 지난해 MRO와 직결된 매출만 따져도 2조2000억 원이고, 삼성의 아이마켓코리아(IMK)도 1조5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포스코의 엔투비, 코오롱의 코리아이플랫폼 등도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SI 계열사들도 주로 내부거래로 외형을 키웠다. 1위 업체인 삼성SDS와 3위인 SK C&C는 지난해 매출 가운데 3분의 2를 계열사 간 거래에서 거뒀다.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는 중소기업의 일감을 빼앗는다는 1차적인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정치권이 더 심각하다고 여기는 부분은 편법으로 부(富)를 대물림하는 수단으로 악용한다는 점이다.

대체로 비상장인 MRO 및 SI 계열사에 조직적으로 일감을 몰아줘 기업 가치를 키우면 향후 상장할 때 막대한 차익이 생긴다. 이 회사들의 지분은 오너의 2, 3세가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일감을 몰아준 뒤 상장시키면 상속세와 증여세를 내지 않고 거금을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경제시민단체는 일감 몰아주기 가능성이 있는 29개 그룹의 85개 계열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으로 오너 일가 190명이 10조 원 상당의 시세차익 및 배당수익을 얻었다고 한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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