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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 시간) 오전 1시 20분경 굳게 닫혀 있던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소의 철문이 열렸다. 곧이어 철문 옆에 서 있는 버스 주변에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 중 일부는 배웅 나온 한국 정부 현장대책반 관계자의 손을 꼭 잡았고, 버스에 탑승해 도로 건너편에 있는 취재진을 보고 손을 흔든 이도 있었다. 일주일 전 이곳에 들어갈 때 이들의 손발을 옥죄었던 손수갑과 쇠사슬은 없었다. 이날 버스에 오른 이들은 한국인 근로자 316명을 포함해 총 330명. 앞서 4일 조지아 엘라벨의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에서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됐던 이들은, 우여곡절 끝에 일주일 만에 버스 8대를 나눠 타고 이곳을 벗어났다. 현장에 있던 정부 관계자는 “버스에 오르시는 한 분, 한 분의 표정에 피곤함과 허탈함, 홀가분함이 다 묻어 있었다”고 전했다. ● “큰 탈 없이 풀려나 다행” “하루가 1년 같았을 것” 근로자들을 태우기 위해 동원된 버스 8대는 전날 오후 10시를 전후해 이미 구금소 정문 앞 왼편에 쭉 대기하고 있었다. 이 버스들은 한미 당국 협의를 거쳐 ICE가 아닌 한국 회사가 준비하는 것으로 결정됐고, 그 역할을 현대엔지니어링이 맡았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은 근로자들을 위해 버스 안에 물과 초콜릿 등 간식을 챙겨뒀다. 자정 무렵, 창문마다 짙게 틴팅(선팅)된 버스들이 정문 쪽으로 줄지어 차례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 등 현장대책반과 구금소 관계자, 경찰 등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어 오전 1시 20분경 근로자들이 마침내 구금소에서 나왔고, 버스에 차례로 탑승했다. 모두 안에서 입던 죄수복이 아닌, 평상복 차림이었다. 일부는 버스 탑승을 기다리면서도 힘겨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들이 나오는 모습을 지켜보던 현대차 협력업체 직원은 “저희도 초조하고 답답했지만 안에 있던 분들은 어땠겠느냐”며 “일단 그래도 큰 탈 없이 풀려났고, 한국으로 갈 수 있어 너무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또 다른 협력사 직원은 전날 한 차례 버스 탑승이 불발됐던 상황을 떠올리며 “저분들에겐 하루가 1년 같았을 것”이라고 했다. 오전 2시 17분 마침내 모두 탑승을 완료했고, 버스들은 구금소 밖 도로로 줄지어 이동했다. 버스 행렬 앞뒤론 경찰차가 붙었다. 구금소에서 전세기가 기다리는 애틀랜타 국제공항까진 차로 5시간 거리지만 8대가 간격을 맞춰야 하는 데다 ICE가 지정한 도로로만 이동해야 했던 탓에 시간은 그보다 몇 시간 더 걸렸다. 이후 이들을 태운 대한항공 전세기는 현지 시간 11일 낮 12시(한국 시간 12일 오전 1시) 무렵 애틀랜타 국제공항을 출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한국 근로자들이 복귀하는 전세기 좌석 중 일등석(2석)과 비즈니스석(48석)을 구금 중 건강 상태가 악화됐거나 의료 처치가 필요한 사람들로 배정했다. 이날 귀국행 전세기에 몸을 실은 한국인 근로자는 미국 잔류를 선택한 1명을 제외한 316명이었다. 외국 국적자 14명(중국 10명, 일본 3명, 인도네시아 1명)도 함께 귀국했다.● 美당국, 韓기업에 기소 가능성도 구금됐던 근로자들은 무사히 귀국길에 올랐지만 한국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단 정부는 적법한 비자를 소지했거나 업무 중 문제가 없었는데 이민당국에 구금됐던 한국인 직원들을 우선 파악하고, 파악이 끝나면 미국 정부에 이와 관련된 항의 및 피해 보상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0일 미 이민당국의 내부 문건을 입수해 요원들이 합법 비자 체류자임을 알면서도 한국 직원을 불법으로 구금한 사실을 공개했다. 미 이민당국의 단속 당시 현장에 있던 기업 관계자들 중에서도 “합법 비자임을 아무리 설명해도 강제로 직원들을 구인해 갔다”는 주장을 하는 이들이 있었다. 구금됐다가 한국으로 돌아온 근로자들이 향후 미국에 재입국할 경우 불이익이 없도록 하고, 새로운 직원들이 비슷한 상황에서 미국을 갈 때 적법한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정부의 과제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로 한국 기업들이 조만간 기소 등 ‘사법 리스크’에 직면해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될 거란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인 근로자들이 체포 및 구금됐을 때 조지아주 수사당국은 “(불법 고용에 대해) 단순히 모기업뿐만 아니라 그 하청업체까지 전체 네트워크를 밝혀내려 한다”며 기소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포크스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이스라엘이 카타르 수도 도하에 머물고 있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지도부를 9일 공습한 뒤 이스라엘과 카타르가 상대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며 강하게 맞서고 있다. 10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번 공습을 ‘9·11테러’ 주모자 오사바 빈라덴 제거 작전에 비유했다. 이스라엘을 상대로 테러 및 전쟁을 벌여온 하마스 관계자들을 제거하기 위한 공습이었던 만큼 정당한 조치였단 주장을 펼친 것. 이에 대해 카타르는 강하게 반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오후 영어로 녹화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카타르는 하마스 지도부를 추방하거나 법정에 세워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가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일은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미국 영토에서 최악의 만행을 저지른 날이다. 9·11 이후 어떤 국가도 테러리스트에게 은신처를 제공할 수 없다는 유엔 안보리 결의가 통과됐다”며 “이스라엘은 미국이 파키스탄에서 빈라덴을 죽인 것과 똑같은 일을 했다”고 말했다. 이슬람 무장 세력 알카다에가 일으킨 9·11테러 24주기를 맞아 이스라엘도 미국처럼 테러범을 제거하기 위해 카타르를 공습했다고 항변한 것이다. 또 카타르가 하마스를 보호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반면,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 사니 카타르 외교부 장관 겸 총리는10일 CNN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전쟁 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사실을 거론하며 “네타냐후 총리는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스라엘의 자국 공습을 ‘국제 테러’라고 비난했다. 카타르는 이번 공습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도하에서 14, 15일에 아랍·이슬람 국가 정상회의를 열기로 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스라엘이 적대국이었던 이란, 예멘, 레바논에 이어 중재국 카타르까지 공격한 건 과도한 조치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카타르는 중동 지역에서 가장 큰 미군기지가 자리 잡고 있는 미국의 우방이다. 또 중동 지역 중재국을 자처하며 하마스와 이스라엘 양측과 교류해 왔다.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카타르 공습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이 이뤄진 9일 네타냐후와의 통화에서 “현명하지 못한 결정”이라며 언성을 높였다고 보도했다. 그간 이스라엘에 우호적이었던 영국도 한층 날 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영국 총리실은 키어 스타머 총리와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 간 회동 직후 보도자료에서 “총리는 이스라엘의 도하 공습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고, 이스라엘에 가자지구에 대한 기존 강경노선을 바꿀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이스라엘이 카타르 수도 도하에 머물고 있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지도부를 9일 공습한 뒤 이스라엘과 카타르가 상대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며 강하게 맞서고 있다. 10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번 공습을 ‘9·11 테러’ 주모자 오사바 빈라덴 제거 작전에 비유했다. 이스라엘을 상대로 테러 및 전쟁을 벌여온 하마스 관계자들을 제거하기 위한 공습이었던 만큼 정당한 조치였단 주장을 펼친 것. 이에 대해 카타르는 강하게 반발했다.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오후 영어로 녹화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카타르는 하마스 지도부를 추방하거나 법정에 세워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가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일은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미국 영토에서 최악의 만행을 저지른 날이다. 9·11 이후 어떤 국가도 테러리스트에게 은신처를 제공할 수 없다는 유엔 안보리 결의가 통과됐다”며 “이스라엘은 미국이 파키스탄에서 빈라덴을 죽인 것과 똑같은 일을 했다”고 말했다. 이슬람 무장 세력 알카다에가 일으킨 9·11테러 24주년을 맞아, 이스라엘도 미국처럼 테러범을 제거하기 위해 카타르를 공습했다고 항변한 것이다. 또 카타르가 하마스를 보호했다고 지적한 것이다.반면,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 사니 외교부 장관 겸 총리는10일 CNN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전쟁 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사실을 거론하며 “네타냐후 총리는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스라엘의 자국 공습을 ‘국제 테러’라고 비난했다. 카타르는 이번 공습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도하에서 14, 15일에 아랍·이슬람 국가 정상회의를 열기로 했다.국제사회에서는 이스라엘이 적대국이었던 이란, 예멘, 레바논에 이어 중재국 카타르까지 공격한 건 과도한 조치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카타르는 중동 지역에서 가장 큰 미군기지가 자리 잡고 있는 미국의 우방이다. 또 중동 지역 중재국을 자처하며 하마스와 이스라엘과 양측과 교류해 왔다. 또 하마스의 주 활동 지역인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한 재정 지원에도 적극 나서 왔다.이스라엘의 전격적인 카타르 공습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이 이뤄진 9일 네타냐후와의 통화에서 “현명하지 못한 결정”이라며 언성을 높였다고 보도했다.그간 이스라엘 우호적이었던 영국도 한층 날 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영국 총리실은 키어 스타머 총리와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 회동 직후 보도자료에서 “총리는 이스라엘의 도하 공습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고, 이스라엘에 가자지구에 대한 기존 강경노선을 바꿀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미국에 첨단 공장을 짓기 위해 수백 명의 숙련된 외국 인력을 몇 주나 몇 달간 단기로 들여올 수 있는 비자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다.”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 시간) 미국 이민당국의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건설 현장 단속 및 한국인 근로자 대규모 구금 사태의 원인을 분석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HL-GA에서 300여 명의 한국인 근로자가 체포된 배경에는 미국의 비자 제도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강조하는 제조업 재건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WP는 이날 이민 및 제조업 분야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현재 미국의 비자 제도가 기술력을 갖춘 외국 인력들이 들어와 활동하는 데 제약이 많다고 전했다. 또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조지아 공장에 필요한 숙련된 노동자 확보를 위해 단기 사업 비자(B-1 비자)를 통한 입국과 근로를 암묵적으로 허용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취임 첫해 불법 이민자 100만 명 추방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존 관행을 무너뜨렸다고 꼬집었다. 현재 비자 제도에 문제가 드러난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코노믹이노베이션그룹의 존 레티 최고경영자(CEO)는 WP에 “이번 사건은 전문 외국인 근로자 유입을 위해 이민법을 개정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8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 대법원이 로스앤젤레스(LA) 등 캘리포니아주 남부에서 미 이민당국의 무작위 단속을 허용하는 판결을 내렸다.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이민자 밀집지역을 급습해 무작위로 단속한 뒤 체포하는 방식이 위헌이라는 하급 법원의 판결을 뒤집은 것.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에 힘이 실릴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최근 보스턴과 시카고 같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대도시에서 진행되는 불법 이민자 단속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미 연방 대법원은 재판관 6 대 3 결정으로 ICE의 무작위 이민자 단속에 대한 임시 금지 명령을 해제했다. 앞서 7월 LA 연방법원은 이민자 권리 옹호 단체와 LA시 등이 제기한 소송에서 연방정부의 이민자 단속 방식이 헌법을 위반했다며 임시 금지 명령을 내렸다. 지난달 열린 연방순회 항소법원도 금지 명령을 유지했다. 이날 연방 대법원 판결은 긴급 가처분 명령을 해제하는 결정이며, 본안 소송은 별도로 진행 중이다. 앞서 마스크를 쓰고 중무장한 ICE 요원들이 LA 일대에서 라틴계 외모의 사람들을 무작위로 세워 신분을 확인하는 단속을 벌여 논란이 됐다. 하급심은 이런 단속 방식이 합리적 의심 없이 인종과 민족, 억양 등을 근거로 이뤄져 위헌이라고 판단했지만, 연방 대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연방 대법원 판결은 재판관의 성향에 따라 판결이 엇갈렸다. 보수 성향의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개별 의견서를 통해 “단속 요원들이 고려하는 요소들을 종합하면, 합리적 의심이 성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은 반대 의견서를 통해 “라틴계 외모에 저임금 일자리에서 일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정부가 누구나 붙잡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8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 대법원이 로스앤젤레스(LA) 등 캘리포니아주 남부에서 미 이민당국의 무작위 단속을 허용하는 판결을 내렸다.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이민자 밀집지역을 급습해 무작위로 단속한 뒤 체포하는 방식이 위헌이라는 하급 법원의 판결을 뒤집은 것.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에 힘이 실릴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최근 보스턴과 시카고 같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대도시에서 진행되는 불법 이민자 단속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미 연방 대법원은 재판관 6 대 3 결정으로 ICE의 무작위 이민자 단속에 대한 임시 금지 명령을 해제했다. 앞서 7월 LA 연방법원은 이민자 권리 옹호 단체와 LA시 등이 제기한 소송에서 연방정부의 이민자 단속 방식이 헌법을 위반했다며 임시 금지 명령을 내렸다. 지난달 열린 연방순회 항소법원도 금지 명령을 유지했다. 이날 연방 대법원 판결은 긴급 가처분 명령을 해제하는 결정이며, 본안 소송은 별도로 진행 중이다.앞서 마스크를 쓰고 중무장한 ICE 요원들이 LA 일대에서 라틴계 외모의 사람들을 무작위로 세워 신분을 확인하는 단속을 벌여 논란이 됐다. 하급심은 이런 단속 방식이 합리적 의심 없이 인종과 민족, 억양 등을 근거로 이뤄져 위헌이라고 판단했지만, 연방 대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연방 대법원 판결은 재판관의 성향에 따라 판결이 엇갈렸다. 보수 성향의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개별 의견서를 통해 “단속 요원들이 고려하는 요소들을 종합하면, 합리적 의심이 성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은 반대 의견서를 통해 “라틴계 외모에 저임금 일자리에서 일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정부가 누구나 붙잡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이스라엘 인질 전원 송환을 요구하는 최후 통첩성 휴전안을 제안했다.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과 유해를 모두 돌려보내는 대신에 이스라엘이 가자시티 진격을 중단하는 조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모두가 인질이 돌아오고 전쟁도 끝나기를 원한다”며 “이스라엘은 내 휴전 조건을 수락했다. 이제 하마스가 수락할 때”라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이를 수락하지 않을 경우 어떤 결과가 빚어질지 모른다. 이번이 마지막 경고다. 다음은 없다”고 했다. 가자지구에서 인도주의 위기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는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황폐화로 존립 기반을 잃게 된 하마스 모두 트럼프의 가자전쟁 휴전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베냐민 네탸냐후 총리의 측근을 인용해 “트럼프의 제안을 매우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하마스도 “협상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됐다”며 “확실한 종전 선언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팔레스타인인으로 구성된 가자지구 운영위원회 창설과 인질을 맞교환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매체 채널12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휴전 첫날 이스라엘 인질 20여 명과 유해 28구를 송환하는 조건으로, 테러 혐의로 구금된 팔레스타인인 2500∼3000명을 석방하는 방안을 하마스와 이스라엘에 각각 제안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반도체 공장에 미국산 장비의 수출을 연간 단위로 승인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지난달 29일 한국 측에 내년 1월부터 미국산 반도체 장비의 중국 공장 반입 시 ‘건별 승인’을 받도록 한 것에서 완화된 조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경영 활동에 여전히 적지 않은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승인 과정에서 중국 내 반도체 공장 운영 계획에 대한 정보를 미국에 일정 부분 제공해야 될 수도 있어 영업 기밀 유출 논란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업황에 따라 달라지는 장비 수요를 1년 단위로 예측하는 것이 무리라는 반응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자국산 반도체 장비를 중국 공장으로 반입할 시 연간 승인을 받도록 하는 ‘사이트 라이선스(site license)’ 제도를 지난주 한국 정부에 제안했다. 즉,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간 필요 장비 목록과 수량을 사전에 정확히 명시한 후 미국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해당 품목을 중국에 들여올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3년 10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Validated End User)’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두 기업은 별도 허가 및 절차 없이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공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 허가를 철회하고 내년 1월부터 개별 허가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업체 외에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 등도 VEU 철회 대상에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외 산업계의 반발이 커지자 이를 다소 완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건별 승인 조치가 시행됐다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AMAT), 램리서치 등 미국 반도체 기업 제품 반입 절차로 인해 연간 1000건의 수출 허가 신청이 추가로 발생하는 상황이었다. 블룸버그는 미국 상무부의 사이트 라이선스 도입 검토가 한국 정부와 산업계에 안도감을 주는 동시에 여전히 부담 또한 지우고 있다고 평가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반도체 공장에 미국산 장비의 수출을 연간 단위로 승인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지난달 29일 한국 측에 내년 1월부터 미국산 반도체 장비의 중국 공장 반입 시 ‘건별 승인’을 받도록 한 것에서 완화된 조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경영 활동에 여전히 적지 않은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승인 과정에서 중국 내 반도체 공장 운영 계획에 대한 정보를 미국에 일정 부분 제공해야 될 수도 있어 영업 기밀 유출 논란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업황에 따라 달라지는 장비 수요를 1년 단위로 예측하는 것이 무리라는 반응도 나온다.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자국산 반도체 장비를 중국 공장으로 반입할 시 연간 승인을 받도록 하는 ‘사이트 라이선스(site license)’ 제도를 지난주 한국 정부에 제안했다. 즉,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간 필요 장비 목록과 수량을 사전에 정확히 명시한 후 미국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해당 품목을 중국에 들여올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3년 10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Validated End User)’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두 기업은 별도 허가 및 절차 없이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공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2기 행정부는이 허가를 철회하고 내년 1월부터 개별 허가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업체 외에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 등도 VEU 철회 대상에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외 산업계의 반발이 커지자 이를 다소 완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건별 승인 조치가 시행됐다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AMAT), 램리서치 등 미국 반도체 기업 제품 반입 절차로 인해 연간 1000건의 수출 허가 신청이 추가로 발생하는 상황이었다.블룸버그는 미국 상무부의 사이트 라이선스 도입 검토가 한국 정부와 산업계에게 안도감을 주는 동시에 여전히 부담 또한 지우고 있다고 평가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이스라엘 인질 전원 송환을 요구하는 최후 통첩성 휴전안을 제안했다.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과 유해를 모두 돌려보내는 대신, 이스라엘이 가자시티 진격을 중단하는 조건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모두가 인질이 돌아오고, 전쟁도 끝나기를 원한다”며 “이스라엘은 내 휴전 조건을 수락했다. 이제 하마스가 수락할 때”라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이를 수락하지 않을 경우 어떤 결과가 빚어질지 경고했다. 이번이 마지막 경고다. 다음은 없다”고 했다.가자지구에서 인도주의 위기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는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황폐화로 존립 기반을 잃게 된 하마스 모두 트럼프의 가자전쟁 휴전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즈오브이스라엘은 베냐민 네탸냐후 총리의 측근을 인용해 “트럼프의 제안을 매우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하마스도 “협상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됐다”며 “확실한 종전 선언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팔레스타인인으로 구성된 가자지구 운영위원회 창설과 인질을 맞교환하길 원한다”고 밝혔다.이스라엘 매체 채널12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휴전 첫날 이스라엘 인질 20여 명과 유해 28구를 송환하는 조건으로, 테러 혐의로 구금된 팔레스타인인 2500~3000명을 석방하는 방안을 하마스와 이스라엘에 각각 제안했다. 또 휴전 합의 후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 진격 작전을 중단하고, 도시 외곽에 군을 주둔시키며 하마스의 무장 해제를 추진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에 “우리는 아주 이른 시일 안에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유명 음악 전문 저널리스트이자 평론가인 팀 그리빙은 영화 인디아나 존스와 스타워즈 음악을 만든 존 윌리엄스(1932~)를 두고 “영화음악을 고상한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He elevated film music to a high art form)라는 평가를 내린다. 음표 두 개로도 상어가 다가오는 위협을 표현해내고(죠스), 대규모 심포니 오케스트라로 악의 제국의 압도성을 표현한(스타워즈) 거장에 보내는 극찬이다.그런데 막상 그리빙과 만난 윌리엄스는 떨떠름한 반응을 보인다. “저 영화음악 별로 안 좋아해요” 이렇게도 덧붙인다. “영화음악이 좋다면, 그건 향수 어린 기억 때문일 겁니다.” 영화를 재밌게 봤으니 음악도 좋게 들렸을 뿐이라는 것이다. 지난달 영국 매체 가디언이 소개한 일화다. 그리빙은 윌리엄스의 전기(John Williams: A Composer’s Life) 집필하기 위해 그를 인터뷰했다.윌리엄스는 음악이 영화의 감정과 분위기를 고조 시킨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콘서트에서 연주되는 클래식 넘버들과는 달리 따로 떼어놓고 감상할 만한 가치는 없다고 단언한다. 이래서야 윌리엄스 이전까지 단순히 영상을 보조하는 기능음에 불과하던 영화음악을 격상시켰다는 평가가 머쓱해진다.윌리엄스는 클래식 작곡가를 지망했지만, 젊은 시절 돈을 벌기 위해 영화사 오케스트라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다가 영화계로 흘러들어갔다. 영화음악은 생계를 고려한 선택이다. 영화음악을 하면서도 더 좋아하는 건 교향곡과 협주곡 클래식이라고도 수시로 밝혔다. 2020년 뉴요커에 소개된 인터뷰에선 이렇게 말한다. “영화음악을 하지 않고, 콘서트 연주용(클래식) 음악만 계속 했더라면 즐겁고 꽤 잘했을지도 모르죠.” 윌리엄스는 경력 초기엔 음악에 대해서라면 문외한이나 다름없는 영화감독들 때문에 불평했다. 그러나 생계를 보장해주는 업계에 남았다. 아카데미상을 다섯 번이나 받아 이 분야에선 독보적이다. 마음이 가는 클래식 작곡은 계속 시도했고, 바라던 대로 무대에 올렸고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계에서 거둔 명성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전문 영화음악 작곡가가 되겠다는 것도, 40년 동안 스타워즈 아홉 편 음악을 맡는 것도, 뜻한 바 있어 추구한 목표가 아니었습니다. 그저 우연히 그렇게 된 거죠. 이 모든 것은 자비로운 우연(beneficent randomness)의 결과였습니다. 그 우연이 종종 인생에서 최고의 결과를 낳기도 하죠.” (뉴요커 2020년 7월 21일 인터뷰중)더 좋아하는 일을 해야 성공하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말한다. 윌리엄스는 반례다. 명백히 덜 좋아하는 작업에서 더 큰 명성을 얻었다. 좋아하는 일이어야 행복한가? 그럴 가능성이 더 높지만, 모를 일이다. 윌리엄스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영화음악 선택이 최고의 결과로 이어졌다지 않나. 클래식 작곡만을 고수했더라면 받지 못했을 많은 기회도 얻었다. 처음엔 좋아하지 않았더라도, 열정이란 자라나기도 하는 법이다. 윌리엄스는 ‘영혼의 단짝’이자 음악을 아는 스티븐 스필버그(어머니가 음악가였다)를 만나면서 작업에 보다 흥미를 붙인다. 너무 많은 자기 계발서나 유튜브의 자칭 멘토들이 너무 쉽게 “가슴이 뛰는 일을 하라” 식의 조언을 한다. 그러곤 성공한 사례들을 꼽지만, 거장들의 실제 삶도 봐야 한다. 애플 창립자로 이 분야 조언 원조격인 스티브 잡스도 그렇다. 고집불통 자연주의 히피 라이프스타일을 고수하려면 돈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고, 명상원 대신 IT기업을 세웠다. 막상 자기 조언(“열정을 따르라”)대로 하지 않아서 성공한 사례로 해외 매체에서 주기적으로 언급되곤 한다. 영화감독이라는 꿈 대신 게임 개발로 방향을 틀어서 메탈기어 솔리드라는 걸작을 남긴 코지마 히데오는 어떤가. 그들을 보면, 한 분야에서 쌓은 취향이 견고하다면, 어느 분야이든 빛이 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개성이란 늘 묘한 설득력을 지닌다. 당신이 어디로 향하든, 무엇을 선택하든, 당신을 위한 무대는 어디에나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일이 안 풀리면 가슴을 따르지 말고, 자비로운 우연이 우리 삶을 어디로 끌고 갈지 지켜보자. 나는 윌리엄스가 그런 조언을 던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 계발서나 자칭 멘토 유튜버들은 보통 잘 안 하는 조언이다. 그런 조언은 대개 각 집안에서 엄마들이 한다. 영감이 떠오를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예술가 지망생 등짝을 때리는 손바닥 소리. 짜짝짜짝짝. 그 리듬이 윌리엄스에 공명한다. 무엇이 두려우랴, 그대여. 거장의 음악을 들어라. [소소칼럼]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소소한 취향을 이야기하는 가벼운 글입니다. 소박하고 다정한 감정이 우리에게서 소실되지 않도록, 마음이 끌리는 작은 일을 기억하면서 기자들이 종종 씁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4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단속에서 불법 체류 혐의 등으로 체포된 한국인 300여 명 대부분은 같은 주에 위치한 포크스턴 구금소(Processing Center)에 구금됐다. 공장에서 약 170km, 차로 약 2시간 떨어진 곳이다. 이 구금소는 과거부터 열악한 환경과 안전 위반 행위로 자주 지적을 받아 왔다. 구금 기간이 길어질 경우 한국인 직원들의 건강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조지아주를 관할하는 주애틀랜타 한국총영사관은 6일부터 구금자들의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하기 위한 영사 면담을 시작했다. 하지만 구금소 측이 일부 구금자의 지병 약 반입을 거절하는 등 협조적이지 않아 현장 대응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생 열악하고, 과거 치료 지연으로 숨진 구금자도 있어해당 시설은 미국의 민간 교도소 운영 기업인 지오(GEO)그룹이 미 전역에서 운영하는 20여 개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 시설 중 하나다. 키를 훌쩍 넘는 높이의 철망 벽이 건물을 둘러치고 있고, 그 위로 가시철조망이 덮고 있어 사실상 교도소 같은 모습이다. 구금소의 수용 인원은 1100여 명이지만 이미 이보다 많은 사람이 구금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금소 밖에서는 이곳에 갇힌 한국인 직원들이 푸른색 수용복 하의를 입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들이 수감된 구역 바로 옆에서는 주황색 죄수복 차림의 수감자 또한 목격됐다. 미국 국토안보부가 2021년 11월 이 구금소에 대한 불시 검사를 실시했을 때 구금자의 건강, 안전, 각종 권리를 훼손하는 위반 행위가 다수 확인됐다. 당시 검사 보고서는 “시설 내 찢어진 매트리스, 누수, 고인 물, 곰팡이, 낡은 샤워 시설, 벌레, 온수 부족, 변기 고장 등이 다수 발견되는 등 심각한 위생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 직원이 수감자를 위한 진료를 적시에 제공하지 않은 상황도 적발됐다. 특히 지난해 4월 불법 입국 혐의로 포크스턴에 수감됐던 인도 국적 이민자가 가슴 통증을 호소했음에도 치료 지연으로 숨졌다. 또 구금자에게 적법하지 않게 수갑을 채운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가디언 또한 최근 비자 기한이 불과 3일이 지났다는 이유로 해당 구금소에 갇혔던 아일랜드 관광객의 사례를 보도했다. 그는 구금 기간 중 가족들과 거의 연락을 주고받을 수 없었고, 야외 활동은 1주일에 단 한 번만 허용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미국 남동부의 조지아주는 현지에서 덥고 습한 곳으로 유명하다. 실제 6일 포크스턴 일대의 최고 기온은 섭씨 33도까지 치솟았다. 구금자들이 습기 및 더위와도 싸워야 하는 셈이다.● 구금소 측은 약 반입도 거절6일 구금자 면담을 시작한 주애틀랜타 한국총영사관 측은 “대부분의 구금자는 별다른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는 편”이라고 밝혔다. 다만 4, 5명의 수감자가 평소 지병 때문에 먹고 있는 약을 가져다달라고 요청했지만 구금소 측이 거부했다. 자체 의료진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 LG 관계자 수십 명 또한 같은 날 직원 면회를 위해 구금소를 찾았지만 허탕을 쳤다. 구금소 측이 대부분 허용해 주지 않은 탓이다. 현재 구금자 가운데 조사를 마친 사람은 ‘A’로 시작되는 번호를 부여받았고, 이들에 한해서만 면회 신청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금소를 찾은 한 기업 관계자는 “만나야 할 직원이 많은데 1인당 1명만 면담을 허용해 누구부터 만나야 할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구금소 내부에선 공용 전화기 사용에 필요한 30달러(약 4만2000원)를 마련하기 위해 영치금을 넣는 방법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기업에서는 여전히 소재 파악이 되지 않는 직원이 있어 불안해하고 있다. 조지아주 인권단체 ‘정의 구현을 위한 아시아계 미국인(AAAJ)’은 5일 성명을 통해 이번 구금을 비판했다. 이어 “포크스턴 구금소는 비인도적인 환경 및 위법 행위와 관련된 많은 기록이 있는 시설”이라며 “구금된 한국인들은 모두 가족을 부양하고, 더 나은 미래를 바라는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했다.포크스턴·서배너=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해외 주요 외신들은 미국 이민 당국의 조지아주 서배너의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건설 현장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과 한국인 직원들의 대규모 체포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불법 이민 단속을 넘어 미국 내 투자 여건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나아가 한미 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 시간) 조지아주 현대차·LG 합작 배터리 공장 이민 단속 뉴스를 전하면서 “한국에 외교적 경각심(diplomatic alarm)을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이번 조치가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 미국에 배터리 제조 분야를 포함해 1500억 달러(약 208조 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한 가운데 나왔다고 지적했다. NYT는 한 경영 컨설턴트를 인용해 “돈은 원하지만 사람은 원하지 않는다는 상충된 메시지를 통해 아시아권 기업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한미 관계에 미칠 파장에 주목했다. WP는 이날 “한국은 관세율을 낮추기 위해 대미 투자를 강조하는 민감한 상황에 놓여 있다”며 “현대·LG 등 한국 대기업이 투자 추진 역할을 맡았으나 이번 단속 조치로 관세 후속 협상과 대미 투자 향방 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이번 체포 사태는 미국의 주요 동맹국이자 투자국인 한국과의 관계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 역시 트럼프 행정부 2기 들어 대규모 대미 투자를 준비해 온 가운데 이번 현대차 공장 단속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수색은 미국 정부의 이민자 단속이 아시아계로도 확대되고, 외국계 기업 공장도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전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4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단속에서 불법 체류 혐의 등으로 체포된 한국인 300여 명 대부분은 같은 주에 위치한 포크스턴 구금소(Processing Center)에 구금됐다. 공장에서 약 170km, 차로 약 2시간 떨어진 곳이다.이 구금소는 현과거부터 열악한 환경과 안전 위반 행위로 자주 지적을 받아 왔다. 구금 기간이 길어질 경우 한국인 직원들의 건강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조지아주를 관할하는 주애틀랜타 한국 총영사관은 6일부터 구금자들의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하기 위한 영사 면담을 시작했다. 하지만 구금소 측이 일부 구금자의 지병약 반입을 거절하는 등 협조적이지 않아 현장 대응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생 열악하고, 과거 치료 지연으로 숨진 구금자도 있어해당 시설은 미국의 민간 교도소 운영 기업인 지오(GEO) 그룹이 미 전역에서 운영하는 20여 개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 시설 중 하나다. 키를 훌쩍 넘는 높이의 철망 벽이 건물을 둘러치고 있고, 그 위로 가시 철조망이 덮고 있어 사실상 교도소 같은 모습이다. 구금소의 수용 인원은 1100여 명이지만 이미 이보다 많은 사람이 구금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구금소 밖에서는 이 곳에 갇힌 한국인 직원들은 푸른색 수용복 하의를 입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실제 이들이 수감된 구역 바로 옆에는 주황색 죄수복 차림의 수감자 또한 목격됐다.미국 국토안보부가 2021년 11월 이 구금소에 대한 불시 검사를 실시했을 때 구금자의 건강, 안전, 각종 권리를 훼손하는 위반 행위가 다수 확인됐다. 당시 검사 보고서는 “시설 내 찢어진 매트리스, 누수, 고인 물, 곰팡이, 낡은 샤워 시설, 벌레, 온수 부족, 변기 고장 등이 다수 발견돼 심각한 위생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의료 직원이 수감자를 위한 진료를 적시에 제공하지 않은 상황도 적발됐다. 특히 지난해 4월 불법 입국 혐의로 포크스턴에 수감됐던 인도 국적 이민자가 가슴 통증을 호소했음에도 치료 지연으로 숨졌다. 또 구금자에게 적법하지 않게 수갑을 채운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영국 가디언 또한 최근 비자 기한이 불과 3일이 지났다는 이유로 해당 구금소에 갇혔던 아일랜드 관광객의 사례를 보도했다. 그는 구금 기간 중 가족들과 거의 연락을 주고받을 수 없었고, 야외 활동은 1주일에 단 한 번만 허용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미국 남동부의 조지아주는 현지에서 덥고 습한 곳으로 유명하다. 실제 6일 포크스턴 일대의 최고 기온은 섭씨 33도까지 치솟았다. 구금자들이 습기 및 더위와도 싸워야 하는 셈이다.● 구금소 측은 약 반입도 거절6일 구금자 면담을 시작한 주애틀란타 한국총영사관 측은 “대부분의 구금자는 별다른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는 편”이라고 밝혔다. 다만 4, 5명의 수감자들이 평소 지병 때문에 먹고 있는 약을 가져다 달라고 요청했지만 구금소 측이 거부했다. 자체 의료진이 있다는 이유에서다.현대차, LG 관계자 수십 명 또한 같은 날 직원 면회를 위해 구금소를 찾았지만 허탕을 쳤다. 구금소 측이 대부분 허용해 주지 않은 탓이다. 현재 구금자 가운데 조사를 마친 사람은 ‘A’로 시작되는 번호를 부여받았고, 이들에 한해서만 면회 신청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금소를 찾은 한 기업 관계자는 “만나야 할 직원이 많은데 1인당 1명만 면담을 허용해 누구부터 만나야 할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구금소 내부에선 공용 전화기 사용에 필요한 30달러(약 4만2000원)를 마련하기 위해 영치금을 넣는 방법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기업에서는 여전히 소재 파악이 되지 않는 직원이 있어 불안해하고 있다.조지아주 인권단체 ‘정의 구현을 위한 아시아계 미국인(AAAJ)’은 5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이번 구금을 비판했다. 이어 “포크스턴 구금소는 비인도적인 환경과 위법 행위와 관련된 많은 기록이 있는 시설”이라며 “구금된 한국인들은 모두 가족을 부양하고, 더 나은 미래를 바라는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했다.포크스턴·서배너=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해외 주요 외신들은 미국 이민 당국의 조지아주 서배너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건설 현장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과 한국인 직원들의 대규모 체포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불법 이민 단속을 넘어 미국 내 투자 여건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나아가 한미 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 시간) 조지아주 현대·LG 합작 배터리 공장 이민 단속 뉴스를 전하면서 “한국에 외교적 경각심(diplomatic alarm)를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이번 조치가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 미국에 배터리 제조 분야를 포함해 1500억 달러(약 208조 원) 규모 투자를 약속한 가운데 나왔다고 지적했다. NYT는 한 경영 컨설턴트를 인용해 “돈은 원하지만 사람은 원하지 않는다는 상충된 메시지를 통해 아시아권 기업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워싱턴포스트(WP)도 한미 관계에 미칠 파장에 주목했다. WP는 이날 “한국은 관세율을 낮추기 위해 대미 투자를 강조하는 민감한 상황에 놓여 있다”며 “현대·LG 등 한국 대기업이 투자 추진 역할을 맡았으나 이번 단속 조치로 관세 후속 협상과 대미 투자 향방 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이번 체포 사태는 미국의 주요 동맹국이자 투자국 한국과의 관계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일본 역시 트럼프 행정부 2기 들어 대규모 대미 투자를 준비해 온 가운데 이번 현대차 공장 단속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수색은 미국 정부의 이민자 단속이 아시아계로도 확대되고, 외국계 기업 공장도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3일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시민과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 관광객이 즐겨 이용하는 명물 전차 ‘푸니쿨라’가 탈선해 건물을 들이받고 전복됐다. 이 사고로 4일 현재 최소 17명이 숨지고 21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에는 40대 한국 여성 1명도 포함됐다고 현지 매체 ‘SIC방송’이 보도했다. 이 여성의 구체적인 부상 상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부상자 중 3명은 중상이어서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사상자의 신원, 국적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부상자 중에는 어린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고는 퇴근길 무렵에 발생해 일대를 지나던 행인마저 숨질 정도로 사상자 수가 많았다. 이로 인해 포르투갈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정부는 4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고 리스본 시내의 다른 전차 운행도 전면 중단했다.● 케이블 파손에 취약… 제동장치 고장 정황이번 사고는 현지 시간 3일 오후 6시(한국 시간 4일 오전 2시) 리스본 중심가 헤스타우라도르스 광장 인근에서 일어났다. 사고 차량은 건물 사이의 가파른 언덕길 궤도에서 갑자기 이탈해 미끄러졌다. 인근 건물과 충돌한 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박살난 채 쓰러졌다. 목격자들은 해당 푸니쿨라가 언덕길을 통제 불능 상태로 질주하다 건물에 강하게 충돌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 목격자는 BBC에 “전차가 최고 속도로 내려와 건물을 들이받았다. 마치 골판지 상자처럼 순식간에 박살 났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민은 “전차가 브레이크를 잡지 못하고 통제불능 상태였다. 커브길에서 넘어져 건물을 들이받았다”고 상황을 전했다.현지 소셜미디어에는 노란색 푸니쿨라 한 대가 선로 옆으로 뒤집혀 잔해와 연기에 휩싸인 사진과 동영상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구조대원들이 사고 차량에서 승객들을 구조하고, 선로에 있던 다른 차량에서 승객들이 빠져나오는 장면도 포착됐다. 사고 원인으로는 케이블 파손, 제동장치 이상, 정비 불량 등이 거론된다. 당국은 사고 차량이 정원인 40명을 넘겨 운행했을 가능성 또한 살피고 있다. 마지막 정비 또한 지난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리스본 소방당국을 인용해 “푸니쿨라 구조물의 케이블이 끊어지면서 통제력을 잃었다”고 전했다. 푸니쿨라는 노면 궤도를 따라 언덕을 오르내리는 전차 두 대가 서로 줄로 연결돼 있다. 균형을 맞추면서 오르내리기 때문에 케이블이 부실할 경우 대형 인명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 140년 역사 관광 명물 상징성 커 연간 35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푸니쿨라는 2002년 국가기념물로 지정될 만큼 포르투갈의 자부심으로 꼽힌다. 언덕이 많은 리스본의 지형 특성상 고지대와 저지대를 잇는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자리했다. 사고 푸니쿨라는 1885년 개통된 ‘글로리아’ 노선을 운행했다. 이 노선은 헤스타우라도르스 광장과 바이루알투 언덕의 전망대를 오간다. 푸니쿨라 3개 노선 중 가장 긴 구간(275m)을 약 3분 만에 운행하므로 탑승객 또한 가장 많은 편이다. 이 노선은 2018년에도 바퀴 정비 부실로 탈선 사고를 겪었으나, 당시에는 부상자가 없었다. 마르셀루 헤벨루 드소자 포르투갈 대통령은 “비극적인 사고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당국의 신속한 원인 규명을 촉구했다. 카를루스 모에다스 리스본 시장 또한 “도시 역사상 전례 없는 비극”이라며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도 애도를 표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가 보유한 암호화폐 지분이 1일(현지 시간) 상장 직후 50억 달러(약 6조96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일가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의 가치를 뛰어넘는 규모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이 분석했다. 집권 1기에 암호화폐를 ‘사기’라고 비판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후 대대적인 친(親)암호화폐 정책을 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사익 추구를 위해 암호화폐 규제를 완화한 것이 아니냐. 이해충돌 소지가 크다”고 비판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세 아들 트럼프 주니어, 에릭, 배런이 세운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이 발행한 WLFI 코인은 이날부터 바이낸스 등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됐다. 트럼프 일가는 WLFI 코인 전체 발행량 1000억 개의 약 22.5%(225억 개)를 보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WLF의 명예 공동 창립자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디지털 화폐가 미국 경제를 활성화할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하면서부터 WLF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고 했다. 이날 WLFI 코인 가격은 개당 21∼24센트를 오갔다. 이에 따라 트럼프 일가가 보유한 WLFI 코인 가치는 한때 60억 달러까지 치솟은 후 이날 오후 5시경 50억 달러 선으로 내려왔다. NYT는 올 7월 기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보유한 주식, 채권, 현금 자산 가치가 최소 22억 달러(약 3조600억 원)라고 추산한 바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보유한 트루스소셜 운영사 트럼프미디어의 주식 1억1500만 주를 제외한 숫자다. 트럼프미디어의 지분 가치는 1일 종가 기준 26억3800만 달러(약 3조6600억 원)다. 이 밖에 부동산 자산은 최소 13억 달러(약 1조8000억 원)로 추산된다. 일각에선 트럼프 일가의 부동산 자산 가치를 20억 달러(약 2조7800억 원)에 이른다고 보지만, 여전히 암호화폐 지분 가치엔 미치지 못한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가 보유한 암호화폐 지분이 1일(현지 시간) 상장 직후 50억 달러(약 6조96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일가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의 가치를 뛰어넘는 규모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이 분석했다.집권 1기에 암호화폐를 ‘사기’라고 비판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후 대대적인 친(親)암호화폐 정책을 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사익 추구를 위해 암호화폐 규제를 완화한 것이 아니냐. 이해충돌 소지가 크다”고 비판하고 있다.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세 아들 트럼프 주니어, 에릭, 배런이 세운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이 발행한 WLFI 코인은 이날부터 바이낸스 등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됐다. 트럼프 일가는 WLFI 코인 전체 발행량 1000억 개의 약 22.5%(225억 개)를 보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WLF의 명예 공동 창립자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디지털 화폐가 미국 경제를 활성화할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하면서부터 WLF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고 했다.이날 WLFI 코인 가격은 개당 21~24센트를 오갔다. 이에 따라 트럼프 일가가 보유한 WLFI 코인 가치는 한때 60억 달러까지 치솟은 후 이날 오후 5시경 50억 달러 선으로 내려왔다.NYT는 올 7월 기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보유한 주식, 채권, 현금 자산 가치가 최소 22억 달러(약 3조600억 원)라고 추산한 바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보유한 트루스소셜 운영사 트럼프미디어의 주식 1억1500만 주를 제외한 숫자다. 트럼프미디어 지분 가치는 1일 종가 기준 26억3800만 달러(약 3조6600억 원)다. 이 밖에 부동산 자산은 최소 13억 달러(약 1조8000억 원)로 추산된다. 일각에선 트럼프 일가의 부동산 자산 가치를 20억 달러(약 2조7800억 원)에 이른다고 보지만, 여전히 암호화폐 지분 가치엔 미치지 못한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최소 10년간 신탁 통치하고 약 230만 명의 가자지구 주민을 다른 국가로 이주시키거나 가자 내부의 제한 구역으로 이전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WP는 ‘그레이트 트러스트(The GREAT Trust)’라는 이름이 붙은 38쪽 분량의 ‘전후(戰後) 가자지구 관리 계획’ 문서를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앞서 올 2월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를 미국이 ‘점령(take over)’한 후 지중해의 유명 휴양지 리비에라 같은 곳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번 문서에는 ‘돈’으로 이 구상을 한층 구체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주를 선택하는 가자 주민에게는 현금 5000달러(약 700만 원), 4년간 이주한 곳에서의 임차료 보조금, 1년 치 식량 등이 제공된다. 또 가자 내 토지 소유자는 토지 재개발권에 해당하는 ‘디지털 토큰’을 받는다. 다만 이슬람권은 트럼프 대통령의 2월 발언 때와 마찬가지로 “가자 주민이 원치 않는 강제 이주는 전쟁 범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구상이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자발적 이주 위해 현금 지급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 내에서 회람된 이 보고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원을 받는 ‘가자인도주의재단(GHF)’ 관계자들이 기획했다. GHF는 현재 가자 내에서 식량 등을 배급하고 있다. 미국의 유명 컨설팅사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재무 분석 등을 담당했다. ‘GREAT’는 ‘가자 재건, 경제 가속, 전환(Gaza Reconstitution, Economic Acceleration and Transformation)’의 영어 앞 글자를 땄다. 또 ‘위대한’을 의미하는 영어와 동의어다. 가자 주민의 이주 구상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번 문건의 핵심은 이주를 거부하고 있는 가자 주민에게 ‘돈’을 줘서 이주를 독려한다는 것이다. 현금 등을 받은 가자 주민 1명이 이주할 때마다 2만3000달러(약 3220만 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가자 내 토지 소유자가 받을 ‘디지털 토큰’은 향후 가자에 들어설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시티 내 아파트 분양권으로 교환 가능하다. 이주를 택한 주민을 일시 수용하기 위한 이른바 ‘인도적 환승 구역(Humanitarian Transit Areas)’ 또한 가자 안팎에 설치될 예정이다.● 사우디 살만 왕세자 등의 투자 기대 WP에 따르면 이번 보고서의 기획자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같은 거물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가자 내에 건설될 고속도로에 그의 이름 영문 대문자를 딴 ‘MBS 고속도로’라는 이름도 붙였다. 또 가자지구 최남단에는 이집트, 사우디, 이스라엘 등과 연결되는 항구와 공항도 건설할 방침이다. 또 테슬라와 아마존 같은 미국 빅테크가 참여하는 스마트시티, 미국 유명 호텔 체인 등이 관여하는 초호화 리조트 건설 계획도 포함됐다. BCG는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의 전쟁 발발 후 폐허로 변해 현재 가치가 ‘제로(0)’인 가자지구의 가치가 제대로 개발되면 최소 3240억 달러(약 453조6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미국이 가자지구 일대의 에너지 자원, 중요 광물 등에도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WP는 이번 제안이 ‘가자지구를 중동의 리비에라로 만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특별히 만들어졌다고 진단했다. 또 가자지구 재건 과정에서 미국의 자금 지원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점 또한 미국 내에서 호의적인 여론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강제 이주-팔 비자 거부에 대한 비판 고조 다만 가자 주민들이 원하지 않는 이주를 시킨다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은 여전하다. 미국 럿거스대의 분쟁법 전문가인 아딜 하크 교수는 “설령 가자 주민에게 현금을 지급한다 해도 이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거나 식량, 의료, 거처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모든 계획은 불법”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지난달 31일 팔레스타인 여권 소지자에 대한 거의 모든 종류의 방문 비자 발급 또한 중단했다. 미국 국무부는 앞서 같은 달 16일 가자 주민의 방문 비자 승인 절차를 일시 중단했고, 29일에는 요르단강 서안을 통치하는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과 PA 관계자들의 비자 발급 또한 거부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31일 안보 내각 회의를 열고 요르단강 서안에 대한 병합 방안을 논의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이어 서안마저 병합하면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은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 국제사회가 추구해 온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두 국가 해법이 벽에 부닥칠 수 있는 것이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날 네타냐후 내각은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가자지구 공세 확대와 서안 병합을 논의했다. 프랑스,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이스라엘이 대응책으로 서안 병합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분석된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담당장관이 프랑스 고위 관리를 만난 자리에서 국제사회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경우 서안 지역의 60%에 해당하는 C구역 전체를 합병할 거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서안은 1995년 2차 오슬로 협정에 따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치안 등을 책임지는 A·B구역과, PA 자치는 인정하되 치안은 이스라엘이 맡는 C구역으로 나뉜다. 이스라엘이 C구역을 병합하면 다른 구역으로의 통행도 사실상 차단돼 팔레스타인이 실질적 자치권을 행사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액시오스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의 서안 병합 수준을 얼마나 용인할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이날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이스라엘 생존 인질 중 10명을 먼저 석방하는 내용의 임시 휴전 협상안을 회의 의제에서 제외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30일 가자지구 가자시티 아파트 표적 공습으로 하마스 대변인 아부 오베이다를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오베이다는 2000년대 초반부터 하마스의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 대변인으로 활동해 왔다. 복면을 쓰고 영상 연설을 발표하는 등 하마스 심리전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