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에 자금-무기공급 어려워
헤즈볼라-하마스도 전력 크게 약화
중동 ‘저항의 축’ 사실상 와해 분석
이란이 무기와 자금 지원을 하며 자국의 역내 대리 세력 중 하나로 육성해 온 무장단체인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각각 레바논과 팔레스타인에서 지원해 왔던 무장단체인 헤즈볼라와 하마스 역시 2023년 10월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을 겪으며 고위 관계자들이 대거 사망하는 등 전력이 크게 약화된 상태다. 이란이 중동에서 구축해 왔던 무장단체 연합 전선인 이른바 ‘저항의 축’이 사실상 와해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란 관료들을 인용해 “홍해 국제 해상 운송로에서 정기적으로 (미국과 이스라엘 선박을) 공격해 온 후티 반군이 더 이상 이란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 이란 고위 관리는 이 매체에 “후티뿐 아니라 역시 이란의 지원을 받아 온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에 대한 통제력도 약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간 이란은 미국이 주도한 원유 수출 금지 같은 제재를 겪으며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어 왔다. 특히 올 6월에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집중 공습으로 핵시설을 포함한 주요 군사 인프라가 대거 파괴됐다. 이런 상황에서 친이란, 반미·반이스라엘 성향을 보여온 후티 반군, 하마스, 헤즈볼라,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 등에 대한 이란의 지원 역시 크게 줄어든 것.
결국 자금과 무기 지원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지며 후티 반군을 포함한 이란의 무장단체들에 대한 영향력도 축소된 것이다. 지난해 12월 친이란 성향의 시아파(이란이 시아파 종주국) 정권이었던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전 대통령이 무너진 것 역시 이란엔 큰 악재였다.
바데르 알 사이프 쿠웨이트대 역사학과 교수는 “앞으로 이란과 후티는 각자 이익을 추구하는 가운데 이득이 있을 때만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텔레그래프에 말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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