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양환

정양환 부장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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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양환 기자입니다.

ray@donga.com

취재분야

2026-01-08~2026-02-07
칼럼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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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3%
국제인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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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승장구하던 남아공 경제 잇단 경고음… 무슨 일이?

    1994년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를 철폐한 뒤 승승장구하던 ‘아프리카의 맹주’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추락하고 있다. 신흥경제대국 브릭스(BRICS)에 가입할 정도로 경제도 성장했으나 역설적이게도 정치 경제적 번영을 이끌었던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부정부패가 발목을 잡고 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최근 남아공엔 ‘입찰사업가(tenderpreneur)’란 신조어가 유행이다. 정부사업 입찰(tender)에 관여해 기업가(entrepreneur)처럼 부를 축적하는 정치인이나 관료를 일컫는다. 과거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이끌었던 ANC는 아파르트헤이트를 없애고 해외자본을 유입해 나라를 발전시켰다. 하지만 1999년 만델라가 물러난 뒤 ‘고인 물은 썩기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보도했다. ANC 1당 집권 체제가 지속되면서 집권당이 너무 많은 권한을 가진 게 독약이 됐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극심한 빈부격차다. 남아공은 백금과 우라늄 등 풍부한 광물자원을 바탕으로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4199억 달러(약 464조 원)에 이를 만큼 성장했다. 인구 4900만 명인 남아공의 1인당 GDP는 지난해 기준으로 8201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소득불평등을 가늠하는 지니계수는 0.63으로 1993년 0.59보다 오히려 악화됐다. 이코노미스트는 “아프리카 제1의 경제대국이란 명성이 무색하게 실업률이 40%를 넘는다”며 “상위 10%는 갈수록 부유해지고 하위 50%는 하루 2달러로 생계를 연명한다”고 지적했다. 빈부격차의 심화는 올해 전국적 파업이란 악순환을 낳았다. 8월 백금 광산 파업시위 도중 34명이 숨진 ‘마리카나 사태’를 비롯해 분야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분규가 이어졌다. 환경미화원과 경찰까지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NYT는 “연쇄파업으로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해외투자자본이 빠져나가는 이중고가 밀어닥쳤다”고 분석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남아공의 신용등급을 A3에서 Baa1으로 한 단계 내린 데 이어 이달 12일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한 단계 낮췄다. 화폐가치도 올해 3월 달러당 7.44랜드에서 현재 8.72랜드로 급락했다. 남아공 중앙은행은 올해 자국 경제성장률이 2.6%에 머물러 아프리카 평균인 5%에도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2-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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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다피 막내아들, 아버지 1주기에 사망”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가 사망한 지 1년째 되는 20일, 카다피 친위부대로 악명 높았던 ‘32여단’을 이끌었던 그의 막내아들 카미스(29세 추정·사진)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리비아 의회의 오마르 함단 대변인이 카미스가 바니왈리드에서 전투 중에 사망했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수도 트리폴리에서 동남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바니왈리드는 카다피 추종세력의 거점. 17일부터 벌어진 정부군과의 교전으로 양측에서 약 13명이 숨지고 120여 명이 다쳤다. 카미스도 이 과정에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카미스는 카다피 자녀 가운데 가장 어렸지만 대표적인 ‘강경파’로 손꼽혔다. 독재 시절 러시아에서 군사교육을 받은 뒤 반대세력을 무자비하게 탄압해 왔다. 리비아 국민은 32여단을 ‘카미스 여단’이라 부르며 두려움에 떨었다. 가디언은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사망설이 흘러나왔으나 확인되지 않았던 만큼 이번 발표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카다피의 자녀 7남 1녀 가운데 나머지는 죽거나 뿔뿔이 흩어져 있다. 장남 무함마드와 5남 한니발, 딸 아이샤는 카다피 부인 사피아 파르카시와 함께 알제리로 도주했다. 3남 알사디는 니제르로 망명했다. 후계자 1순위로 꼽혔던 2남 사이프 알이슬람은 투옥돼 재판 중이다. 4남 무타심과 6남 사이프 알아랍은 지난해 사망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날 “카다피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리비아는 ‘카다피의 망령’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친(親)카다피 세력이 상당수 남아 있기 때문. 이날 ‘카다피의 입’으로 불렸던 무사 이브라힘 전 외교장관도 바니왈리드 인근 검문소에서 체포됐다는 발표가 나왔다가 곧 철회됐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2-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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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의 굴욕… “삼성이 안베꼈다” 광고해야

    영국 항소법원이 18일(현지 시간) 삼성전자 태블릿PC ‘갤럭시탭’이 애플 아이패드의 디자인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고등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이고 애플의 항소를 기각했다. 영국 BBC뉴스는 이날 “항소법원은 고등법원의 판결이 적절했다며 또다시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고 전했다. 항소법원은 “갤럭시탭은 아이패드의 디자인과 혼동될 만큼 세련되지 않다”며 “애플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고등법원은 앞서 7월 애플이 제기한 소송에서 삼성전자 측 주장을 받아들여 디자인 침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애플이 이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이날 기각된 것이다. 한편 애플은 항소마저 기각됨으로써 조만간 “갤럭시탭은 아이패드의 디자인을 도용해 피해를 끼친 적이 없다”는 해명을 담은 광고를 영국 주요 신문과 언론에 게재해야 한다. 또 같은 내용의 공고문도 최소 6개월 동안 영국 본사 홈페이지에 띄워야 한다. 당초 고등법원은 판결과 함께 이 같은 시행을 명령했으나 애플이 항소심 판결 때까지 유예를 요청해 집행이 보류돼 왔다. 삼성전자의 영국 대변인은 “항소법원의 판단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애플 측은 즉각적인 반응은 내놓지 않고 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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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리콘밸리 규제 싫어… ‘칠리콘밸리’ 뜬다

    벤처 기업인 ‘크웰리아 닷컴’은 최근 부동산을 가진 미국인들의 입소문을 가장 많이 타는 회사다. 인터넷으로 건물 가치를 평가한 뒤 적절한 돈벌이 방법을 상담해 찾아준다. ‘셰프 서핑’은 온라인 요리사 알선업으로 주부들에게 인기다. 3년 전 창업한 ‘케드조’는 휴대전화나 태블릿PC로 직원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각광을 받고 있다. 정보통신(IT) 분야에서 최근 ‘뜨고 있는’ 이 기업들은 소규모 자본으로 출발했지만 남다른 아이디어로 빛을 봤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다른 공통점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작했지만 2011년을 전후해 칠레 산티아고로 거점을 옮겼다. 이들은 최근 주목받는 ‘칠리콘밸리(Chilecon Valley·칠레와 실리콘밸리의 합성어)’ 소속 벤처기업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13일 최신호에서 ‘실리콘밸리를 넘보는 칠리콘밸리의 유혹’을 집중 보도했다. 세금 문제 등으로 실리콘밸리에서의 창업 문이 갈수록 좁아지는 틈을 타 칠리콘밸리가 벤처기업 유치에 성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간 실리콘밸리는 미국이란 큰 무대를 바탕으로 풍부한 산학연계와 창업도전으로 명성을 이어왔다. 해외의 많은 고급인력이 ‘제2의 애플’을 꿈꾸며 몰려들었다. 2005년 창업자 가운데 외국인은 52%로 절반을 넘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에서는 세금과 이민자 문제가 정치 이슈로 떠오르며 외국인 창업 규제가 강화됐다. 인도 출신 아난드 차트파르는 2년 전 세운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로 승승장구했지만 최근 사업을 접고 조국으로 돌아갔다. 미 정부가 세금을 대폭 올린 데다 비자 재발급도 보류했기 때문이다. 실리콘벨리의 올해 외국인 창업비율은 44%로 떨어졌다. 칠리콘밸리는 실리콘밸리에서 곤란을 겪는 이들을 집중적으로 노렸다. 2010년 칠레 정부가 ‘스타트 업(창업) 칠레’라는 프로젝트를 발족한 뒤 온갖 지원으로 신생기업을 유혹했다. 창업제안서만 내도 착수금 4만 달러(약 4500만 원)를 줬다. 상업적 가치가 높은 회사는 칠레 대기업의 돈줄과 연결해 줬다. 비자 문제도 말끔하게 처리했다. 덕분에 칠리콘밸리는 2년 만에 벤처기업 500여 개가 문을 열 정도로 성장했다. 특히 실리콘밸리에 있던 150여 기업이 넘어오며 탄력이 붙었다. 지난해 미국에서 회사를 옮겨온 존 니오쿠 씨는 “요즘 기업 활동은 거의 인터넷 기반이어서 본사가 미국에 있건 칠레에 있건 차이가 없다”며 “미국인에게도 칠레의 세금 제도가 더 나으니 다른 국가 출신들은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칠리콘밸리의 성공을 아직 확신하긴 이르다. 실리콘밸리와 비교하기엔 규모나 수준이 한참 떨어진다. 현 우파정부가 물러나고 좌파가 집권할 경우 지금과 같은 지원을 계속할지 의문이다. ‘남미의 맹주’ 브라질이 최근 칠리콘밸리를 벤치마킹해 창업지원에 나서며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오르고 있다. 파블로 롱게이라 칠레 경제장관은 “칠리콘밸리는 이제 겨우 싹을 틔운 단계”라며 “대학들에 산학연구센터를 세우고 기존 대기업의 벤처육성사업 확대를 독려하겠다”고 말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2-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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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 리히터의 추상화, 생존작가 작품 최고가… 375억원

    독일 현대미술의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 씨(80)의 그림이 생존 작가 작품 가운데 최고가인 2100만 파운드(약 375억 원)에 팔렸다. 영국 BBC방송은 13일(현지 시간) “리히터가 1994년 완성한 추상화(사진)를 전날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한 익명의 입찰자가 낙찰받았다”며 “당초 예상가 1200만 파운드를 훨씬 뛰어넘는 금액”이라고 전했다. 이전까지 생존 작가 작품이 기록한 최고가는 2010년 미국 크리스티 경매에서 미 화가 재스퍼 존스 씨의 ‘깃발’이 기록한 2860만 달러(약 318억 원)였다. 리히터 씨의 대표적 추상화로 꼽히는 이 작품은 “혼돈의 의식을 표현한 걸작”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와 짝을 이루는 또 다른 그림은 영국 테이트모던 미술관과 스코틀랜드 내셔널갤러리가 공동 소유주로 되어 있다. 이번에 팔린 작품은 한때 영국의 기타리스트이자 가수인 에릭 클랩턴이 소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독 드레스덴 태생인 리히터 씨는 현대 회화의 의미를 재해석해 전후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선두주자로 각광받았다. 그의 소품 하나도 수십억 원을 호가해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생존 작가로 손꼽힌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2-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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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대선후보, 대기업과 소모적 전쟁… 황금알 거위 죽이겠다고 위협하는 격”

    “한국 대선주자들은 대기업과의 소모적인 전쟁을 멈춰야 한다.” 라파엘 아미트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사진)는 11일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에 기고한 칼럼에서 “한국의 세 대통령 후보들이 ‘경제민주화’를 명분으로 대기업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며 “이런 대중인기에 영합한 움직임은 한국 경제 기반을 흔드는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미트 교수는 “현재 한국은 여야 성향을 막론하고 정치권은 물론이고 사회 전체에 ‘반(反)재벌 정서’가 들끓고 있다”며 “한때 산업역군으로 칭송받았던 대기업은 심각한 빈부격차와 불평등의 주범으로 몰렸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아미트 교수가 보기에 이는 위험천만한 공격이다. 한국 경제를 지금까지 이끌어왔고 앞으로도 중심이 될 대기업을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건 ‘황금 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겠다고 위협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기 때문이다. 아미트 교수는 “문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재벌 이슈는 한국 경제의 특수성이란 관점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6·25전쟁 이후 한국 정부가 대기업 위주의 경제성장을 추진한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세계 경제가 어려움을 겪으며 어느 때보다 ‘경제적 혁신(innovation)’이 중요한 상황에서 한국에서 이런 혁신을 감당할 수 있는 경제 주체는 대기업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2-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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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정양환]그들이 무대에서 내려온 뒤

    영국 칼럼니스트 사이먼 쿠퍼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에 흥미로운 글 하나를 게재했다. 내용인즉슨, 몇 년 전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우연히 한 비행기에 탔다. 당시 현직으로 재임하던 두 거물은 정치 성향이 워낙 상극인지라 행여 서로 불편해할까 수행원들은 초긴장 상태였다. 하지만 둘은 인사를 나누자마자 오랜 친구처럼 친해졌다고 한다. 비행 내내 이야기꽃을 피웠는데, 가장 공감했던 주제는 ‘세계의 빈곤’이었다. 이후 양국이 제3세계 에이즈와 결핵 치료제 보급을 위해 파트너십을 맺은 건 그리 머지않은 미래다. 특히 시라크는 룰라의 열정에 큰 감명을 받았던 모양이다. 비행기에서 내린 뒤 곧장 오랜 벗이자 당시 외교장관인 필리프 두스트블라지를 불렀다. “우리가 퇴임 후에도 지속적으로 가난과 싸울 프로젝트를 구상해 보게.” 2006년 출범한 국제 의약품 보급단체 ‘유니타이드(Unitaid)’는 이렇게 탄생했다. 시라크 가 현직에서 물러난 뒤 열정을 쏟은 이 단체는 지금까지 22억 달러(약 2조4400억 원)어치의 약품을 가난한 나라들에 공급했다. 말라리아 치료제의 국제가를 7달러에서 0.33달러로 낮추는 데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퇴임 후 빈곤 퇴치에 앞장선 룰라도 물심양면 지지를 보냈다는 후문이다. 이 훈훈한 미담엔 또 한 명의 전직 대통령이 등장한다. 두스트블라지 전 장관이 정신적 지주로 여기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다. 유니타이드 운영 문제로 고심하던 그에게 ‘마이크로 도네이션(micro-donation)’이란 아이디어를 일러 준 게 클린턴이었다. 마이크로 도네이션은 말 그대로 ‘소액 기부’를 말한다. 자선단체 후원금을 기업이나 부자의 일시적 선행에 기대지 않고 선진국의 경제활동에서 발생하는 세금 일부를 조금씩 모아 충당하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유니타이드는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여행객이 프랑스에서 비행기를 탈 때 내는 공항세 가운데 1유로(약 1440원)를 재원으로 확보했다. 클린턴이 창립한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CGI)’ 역시 이런 방식으로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마련한다. 그는 이달 초 시사주간지 타임에 기고한 글에서 이런 활동이 세상에 얼마나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역설한 바 있다. “정부와 기업, 자선단체는 오랫동안 인류의 질병에 대항해 싸워 왔습니다. 그러나 세 분야를 잇는 혁신적인 협력 관계를 통해 우리는 더 큰 진보를 이뤄 낼 수 있습니다. 이는 각자 별개로 움직여선 도저히 이룰 수 없는 엄청난 성취입니다. 그 때문에 함께 일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물꼬를 트는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전직 대통령들의 활동이 현직 행정수반 업무보다 더 숭고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한 국가를 이끄는 막중한 임무를 폄훼할 생각도 없다. 다만 이젠 한국에서도 일선에서 물러난 뒤 아름다운 행보를 걷는 대통령을 보고 싶다. 잠깐 얘기를 되돌리자면, 쿠퍼의 칼럼 제목은 ‘조용히 지구를 바꾸는 법’이다. 세간의 이목이 시들해져도 묵묵히 인류에 기여하는 이들이 있어 세상은 희망적이다. 역대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때마다 거의 매번 시끄러웠던 이 땅에선 너무 먼 얘기일까. ‘29만 원 쇼’는 이제 사절이다.정양환 국제부 기자 ray@donga.com}

    • 2012-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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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대 불가사의’ 이스터섬의 조용한 혁명

    “이스터 섬이 아닙니다. 라파누이 섬입니다.”‘세계 7대 불가사의’ 모아이 석상으로 유명한 남태평양의 이스터 섬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1888년 칠레령으로 복속된 뒤 124년이 지났지만 뿌리를 찾고 주권을 회복하려는 원주민들의 움직임이 최근 활발하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6일 “조만간 이 조그만 섬에서 사라졌던 왕조가 다시 탄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전했다.섬 인구(5806명)의 60%를 차지하는 폴리네시안 계열 라파누이 원주민들의 요구는 명확하다. ‘우리 땅이니 스스로 통치하며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것. 칠레의 통치 이후 섬이 발전했지만 과실은 대부분 칠레 몫으로 돌아갔고 고유문화는 잠식당했다. 관광사업이 번창해 하룻밤 1100달러(약 120만 원)짜리 특급호텔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들어섰지만 원주민 대부분은 입에 풀칠하기도 벅차다.라파누이는 무엇보다도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섬의 자연과 문화가 훼손되는 게 마음 아프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지만 수많은 관광객이 몰리다 보니 모아이 석상에 미치는 피해도 적지 않다. 칠레계 주민 비율도 급격히 늘고 있다. 칠레계는 지난 10년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재 섬 인구의 약 39%에 이르렀다. 이대로 가면 비원주민의 반대로 독립을 거론하는 일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라파누이가 최근 섬 공항 활주로를 점거하는 시위를 벌인 데는 ‘더 미뤘다간 이런 상황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크게 작용했다.원주민들은 일단 ‘왕정 복원’을 독립의 1차 단계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섬 의회는 마지막 왕의 손자인 발렌티노 투키 씨(81)를 새로운 왕으로 추대했다. 입헌군주제 형식으로 주권을 되찾겠다는 의지다. 투키 씨는 1950년대 칠레 정부가 원주민들의 여행권을 제한할 때 투쟁한 경력이 있어 상징성도 크다. 그는 “뉴질랜드와 자유연합협정을 맺어 외교권은 뉴질랜드에 주고 입법권과 행정권을 획득한 쿡 제도가 우리의 모범 사례”라고 설명했다.칠레 정부 측은 독립은 인정할 수 없지만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카를로스 리앙카케오 이스터 섬 통치 장관은 “어려움에 시달리는 원주민의 불만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섬 의회 권한을 확대하고 일자리와 교육을 보장하도록 애쓰겠다”고 약속했다. 라파누이 내부에서도 독립은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알베르토 오투스 의회 원로회장은 “당장 칠레와 관계가 끊기면 섬이 원시시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2-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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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조세 피난’ 佛 루이뷔통 회장에 기사작위 준다

    ‘영국의 조롱인가 칭찬인가.’ 최근 이중국적 추진으로 조세피난을 도모한다고 비난받았던 프랑스의 최고 부자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 회장(사진)이 조만간 영국으로부터 명예 기사 작위를 받는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아르노 회장이 영국 여왕으로부터 대영제국의 명예 중급 훈작사(Knight Commander)를 수여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 외교부는 “영국 경제와 시민사회에 폭넓게 기여한 공로를 높이 평가받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수여식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410억 달러(약 45조5400억 원)의 재산을 지닌 아르노 회장은 프랑스 1위, 세계 4위 부자에 오른 경제계 거물. 그의 영향력으로 봤을 때 명예 기사 작위를 받는 건 어색한 일이 아니지만 시기가 민감하다. 프랑스에선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슈퍼 과세’를 반대해 온 아르노 회장이 지난달 벨기에 국적을 신청한 이유가 막대한 세금 부담을 피해가려는 의도라며 찬반 논란이 들끓었다. 이 때문에 작위 수여에는 영국이 프랑스 기업을 영국에 유치하려는 속내가 깔렸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영국 정치인들은 프랑스 경제인의 환심을 사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올 상반기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유럽 기업이 높은 세금 부담 탓에 영국으로 본사를 옮긴다면 언제든 적극 도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도 8일(현지 시간) 버밍엄에서 열린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프랑스 정부의 부유층 증세를 두고 “1789년 프랑스 혁명이 일어난 이래 이런 독재는 본 적이 없다”며 “재능 있는 프랑스인의 런던 이주를 환영한다”고 말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2-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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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환갑 열기… 러 정부 자작극?

    ‘환갑 맞은 푸틴, 러시아의 로망인가 환상인가.’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60세 생일을 맞아 러시아에서 다양한 축하행사가 열리고 있다. 대통령 측은 “가족과 조용히 보내겠다”고 밝혔지만 지지층이나 언론이 나서 ‘강한 남자’ 푸틴 찬양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6일 “러시아 남서부 로스토프나도누 시내에는 길이 150야드(약 137m)짜리 생일축하 현수막이 내걸렸다”고 전했다. 친푸틴 청년당원들이 내건 초대형 걸개엔 세계를 호령하는 그의 공적을 칭송하는 내용이 가득하다. 모스크바에서는 ‘대통령, 가장 다정한 영혼을 가진 남자’란 주제로 미술전시회가 개최된다. 푸틴이 생일을 보내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선 시민 거리행진도 열릴 예정이다. TV와 라디오는 지난주부터 푸틴의 생애를 조명하는 프로그램을 수시로 내보내고 있다. 생일맞이 푸틴 영웅화의 백미는 독일통일 시절의 경력 미화다. 당시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으로 동독에 근무했던 푸틴이 사무실로 쳐들어온 군중 앞에 홀로 나서 일갈로 물리쳤다는 내용이다. LAT에 따르면 이 같은 과도한 열기엔 러시아 국민의 모순적인 이중 잣대가 반영됐다. 푸틴 대통령의 인기는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25∼39세 여성의 25%가 “그라면 당장이라도 결혼하겠다”고 할 정도로 높다. 갈수록 정부에 대한 불만은 커지는데 대통령 개인 지지율은 올라가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정치분석가인 릴리야 셉초바 씨는 “러시아인은 생활이 피폐해질수록 ‘결국 기댈 곳은 푸틴’이란 믿음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정부의 배후 조종설도 나오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이런 거창한 이벤트에 정말 시민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었을까”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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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상원 “퓨전센터, 혈세만 낭비”

    테러 정보 수집을 위해 설립된 미국 국토안보부의 ‘퓨전센터(Fusion Center)’가 해마다 수천억 원씩 쓰면서도 내놓는 결과물은 형편없는 데다 인권침해 소지가 다분하다는 상원 보고서가 2일 나왔다. 퓨전센터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내외 테러리스트의 활동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목적 아래 만들어진 정보수집 기관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2006년 창설돼 지금까지 14억 달러(약 1조5560억 원)가 투입됐으나 구체적인 조직 구성이나 활동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다만 국토안보부 주도로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등 미 최고 정보기관이 모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내 테러 정보 수집에 관한 최상위 조직인 셈이다. 하지만 상원의 상설 소위원회가 1년 넘게 검토한 바에 따르면 이 조직의 성과는 조잡한 수준이다. 2009, 2010년 퓨전센터가 내놓은 610편의 보고서는 건질 게 거의 없다. ‘미국 내 이슬람교도들이 즐겨 읽는 책 10’처럼 황당한 것도 상당했다. 지난해 11월 ‘러시아 해커의 일리노이 주 수자원공사 침입’처럼 사실관계가 틀린 보고서도 많았다. 이는 한 직원이 휴가차 러시아에 들렀다가 업무상 접속했던 걸 오해한 해프닝이었다. 게다가 테러를 방지한답시고 일반 시민을 숱하게 도청 및 감청하고 개인정보를 마구잡이로 캐내기도 했다. 소위원회에 참여한 톰 코번 상원의원은 “퓨전센터는 미국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집단”이라고 평가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2-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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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비아 美영사관 습격은 계획된 테러”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리비아 주재 미국대사(사진)를 숨지게 한 11일 벵가지 영사관 습격사건이 반미 시위대의 난동이 아니라 치밀하게 계획된 테러 공격이었던 정황이 드러났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0일 “영사관 공격이 박격포까지 동원한 매복 작전이었다는 현장 증언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당시 영사관 공격은 폭도로 변한 시위대의 우발적 소행처럼 보였다. 하지만 영사관을 빠져나온 관리와 보안요원들이 피신한 안가(安家) 습격은 잘 짜인 군사작전임이 분명했다. 시위대의 흔적이 없던 오전 2시경 영사관에서 800m 떨어진 안가 주위로 무장 괴한들이 총성과 함께 세 방향에서 몰려들었다. 박격포는 안가의 지붕에 이어 사람들이 몰려나오는 입구를 정확히 조준했다. 안가에 있던 리비아 보안요원은 “비공개된 안가를 정확히 겨냥했고 칠흑같이 어두운 밤 일시에 공격한 점 등을 미뤄 명백한 매복 공격”이라고 말했다. 다만 누가 공격을 주도했는지 미 대사가 상주하지 않는 영사관을 목표로 삼은 이유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미 정부는 알카에다 북아프리카 지부인 ‘이슬람 마그레브’가 연계됐다는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직후 우발적 습격이라고 발표했던 미 정부는 입장이 난처해졌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난폭한 테러리스트의 공격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14일 정례브리핑에서 “사전에 계획됐다는 정보는 없다”던 것과 달라졌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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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정양환]1분의 기립박수

    이달 15일 기성용 선수가 속한 영국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 축구경기에선 인상적인 장면 하나가 눈에 띄었다. 상대팀 ‘애스턴 빌라’의 연고지 버밍엄에서 열렸는데, 전반 19분 경기 도중에 모든 관중이 일어나 박수를 쳤다. 골이나 멋진 패스도 없었는데 홈팀 원정팀 상관없이 있는 힘껏 손바닥을 부딪쳤다. 이유는 전광판에서 찾을 수 있었다. 애스턴 빌라에서 주장으로 뛰던 스틸리안 페트로프의 사진이 내걸렸다. 그는 올해 초 급성백혈병 판정을 받고 갑작스레 팀을 떠났다. 기립박수는 등번호 19번 페트로프의 쾌유를 빌며 관중들이 마련한 1분의 이벤트였다. 경기는 계속됐지만 시간이 멈춘 듯 모두의 마음이 우레처럼 울려 퍼졌다. 영국의 한 축구장이 감동으로 물결치던 지난 주말, 바깥세상도 엄청난 파도가 휘몰아쳤다. 이슬람권에선 종교적 분노가 불을 뿜은 반미(反美)시위가, 중국 대륙에선 영토분쟁이 촉발시킨 반일시위가 잇따랐다. 서구도 잠잠하지 않았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부실한 경제정책을 탓하며, 러시아에서는 푸틴의 독선을 비난하며 군중이 모여들었다. 미국은 반(反)월가 시위 1주년을 맞은 뉴욕과 교원노조가 파업을 일으킨 시카고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대체로 수긍이 간다. 세상 누구도 타인의 믿음을 비하할 자격은 없다. 가뜩이나 열악한 처지인 이슬람 시민들로선 종교를 건드리는 건 울라고 뺨 때려준 격이다. 20세기 초 일본 제국주의에 당한 게 많은 중국인의 분노도 뿌리가 깊다. 경제적 고충, 정부의 구태의연함 등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어지간했으면 거리로 나섰을까 싶다. 하지만 피해가 너무 컸다.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리비아 주재 미국대사를 비롯해 수단과 레바논 등에서 애꿎은 목숨들이 희생됐고 수백 명이 다쳤다. 중국에선 일본인이란 이유로 린치를 당했고, 재산 피해는 수백억 원에 이르렀다. 돌이켜보면 지난해도 세계 곳곳에서 시위가 엄청났다. 아랍의 봄부터 반 월가 시위까지 한해 내내 끊이질 않았다. 오죽하면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11년 올해의 인물이 ‘protester(시위자)’였을까. 성난 민심은 멈출 줄 몰랐고 여러 독재자들이 물러나거나 세상을 떠났다. 그 여파는 지금도 이어져 시리아는 내전을 치르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와 최근 시위는 무게감이 사뭇 다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표현을 빌리자면 “엉뚱하게 남의 집 앞에서 성내는 느낌”이다. 일개 종교인의 편협무지한 촌극을 왜 타국 외교공관에 화풀이하나. 일본 브랜드 가게를 부수면 손해 보는 건 중국 직원들 아닌가. 군중심리가 비이성적으로 흐르기 쉽지만 그래도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이란 게 있다. 억압과 부조리에 맞서 싸웠던 지난해 시위는 ‘사람(protester)’이 중심에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모양새는 그저 ‘시위’만 가득하다. 고개가 끄덕여지던 공감대는 갈수록 옅어지고 눈살만 찌푸려진다. 버밍엄 관중이 기립박수를 칠 때 또 하나 눈여겨볼 대목이 있었다. 선수들은 경기를 멈추진 않았지만, 1분 동안 거친 공격이나 태클은 자제했다. 도를 넘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따른 셈이다. 흔히 스포츠를 인생의 축소판이라 한다. 식상한 소리지만, 뒤집어보면 세상사는 스포츠의 확대판이 될 터. 이번 시위가 축구보다 못하단 소린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정양환 국제부 기자 ray@donga.com}

    • 2012-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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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람 反美시위 ‘反서방’으로 번져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마호메트) 모독 영상으로 촉발된 중동의 반미(反美) 시위가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이슬람권 국가는 물론 유럽까지 번지며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시위대의 공격 대상도 미국뿐 아니라 영국 독일 등의 외교공관으로 확대됐다. 13일(현지 시간) 예멘에서 시위대 4명이 경찰의 발포로 숨진 데 이어 14일 레바논에서도 최소 1명이 목숨을 잃는 등 인명피해가 늘고 있다. 예멘에서는 이슬람 금요예배 뒤 5000여 명이 거리로 나서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했다. 14일 이집트 카이로에서는 4일째 반미 시위가 이어졌다. 이날 ‘아랍의 봄’ 시위의 중심지였던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는 시민 수백 명이 “미국에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집트 당국은 전날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로 250여 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레바논에서는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수도 베이루트를 방문한 것을 계기로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레바논 북부 트리폴리에서 시위대 300여 명은 미국계 체인인 KFC 점포 등을 습격했으며, 최소 1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부상했다. 같은 날 아프리카 수단은 시위대가 미국대사관 진입을 시도하다 가로막히자 독일과 영국 대사관 습격을 시도했다. 시위대 일부가 독일대사관에 진입해 국기를 불태우고 방화를 벌여 소방차가 출동하기도 했다. 튀니지에서는 수백 명이 미국 대사관을 공격해 관사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경찰이 발포해 최소 5명이 다쳤다. 유럽의 영국과 터키에서도 반미 시위대가 거리를 행진했으며, 이란 쿠웨이트 모로코 튀니지 나이지리아 등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아시아도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반미 시위가 열렸고,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보안 경계를 강화했다. 한편 리비아 정부는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주리비아 미국대사 등 4명이 목숨을 잃은 벵가지 미 영사관 습격사건에 연루된 용의자 4명을 체포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2-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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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람 금요예배날 反美 불길 활활… 곳곳서 유혈사태

    리비아에서 촉발된 지 4일째 접어든 반미(反美) 시위는 14일 이슬람 금요예배와 맞물리며 전 세계 이슬람 국가로 번지고 있다. 특히 예멘 등지에서 끝내 사망자까지 발생하며 무력시위가 유혈사태로 이어졌다. 수단에서는 시위대가 영국과 독일 대사관을 습격했고, 레바논에선 미국계 음식점 체인인 KFC 점포를 파손해 ‘이슬람의 반(反)서구운동’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예멘 레바논 인명 피해 확대 14일 예멘 수도 사나에서는 시위대 5000여 명이 거리로 나서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했다. 전날보다 가담자가 훨씬 늘어난 추세다. 시위대는 성조기를 불태우고 돌을 던지며 미 대사관으로 향했으며 경찰은 물대포를 쏘며 막아섰다. 다만 전날 인명 피해를 고려한 탓인지 공포탄으로 위협을 가할 뿐 실탄 발사는 자제했다. 13일 예멘에서는 시위대와 충돌한 경찰이 실탄을 발사해 최소 4명이 목숨을 잃고 34명이 다쳤다. 시위대는 미 대사관 영내로 들어가 성조기를 불태웠으며 건물 내부 진입도 시도했으나 경찰의 제지로 실패했다. 현재 미 대사관 주변은 보안군까지 나서 주위를 봉쇄했다. 반미 움직임이 적었던 레바논은 14일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방문하며 시위에 기름을 부었다. 교황이 수도 베이루트에 도착한 당일 북부 항구도시 트리폴리에서는 이슬람계 시민 수백 명이 무력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들은 KFC 점포를 습격해 불태웠으며 경찰과 충돌해 최소 1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 교황의 레바논행은 몇 달 전부터 예정됐던 일정으로 사흘 동안 기독교 및 이슬람 지도자들과 접견할 예정이다. 반미 시위로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으나 중동 국가 가운데 드물게 인구의 40%가 기독교도라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당일 트리폴리에서 시위가 발생하면서 레바논 당국은 수도 베이루트에서도 시위가 일어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특급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이집트는 250여 명 부상…주변국·아시아로 시위 확산 이집트 카이로에서는 14일에도 4일째 시위가 계속됐다. 시위대 300여 명은 타흐리르 광장 주위에서 모여 돌을 던지며 시위를 벌였으며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진압했다. 이집트 당국은 전날 시위에서도 경찰 24명, 시위대 22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집트 정치권은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은 “외교공관은 자국에 온 손님인 만큼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며 국민의 냉정을 당부했다. 무슬림형제단도 당초 이슬람 모독 영상에 항의하는 전국 집회를 열자고 촉구했으나 14일 입장을 바꿔 취소했다. AP통신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예상치 못한 강경 발언에 이집트 지도자들이 수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아프리카 수단 역시 갈수록 시위가 거칠어지고 있다. 이슬람 종교 지도자들이 라디오 등을 통해 시위 가담을 독려하며 금요예배를 마친 시민 수천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시위 군중은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며 미 대사관행을 저지하자 인근 영국과 독일 대사관을 에워싸고 진입을 시도했다. 일부 시위대는 독일 대사관 지붕에 올라가 국기를 끌어내리고 방화를 하기도 해 소방차가 출동하여 진화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이란 테헤란에서는 13일 미국의 이익을 대변한다며 스위스 대사관 앞에서 약 500명이 “미국과 할리우드에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쳤다. 쿠웨이트에서도 500여 명이 미 대사관 앞에서 알카에다의 검은 깃발을 흔들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우리 모두 오사마(빈라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자국 주재 미 대사관 외곽에 경호부대와 특수경찰을 배치해 경계를 강화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주재 미 대사관은 미국 시민권자들에게 주변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경고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리비아 “무장단체가 테러 기획” 리비아 당국은 13일 벵가지 미국 영사관을 습격한 용의자 4명을 체포해 범행 동기와 테러조직과의 연관성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무스타파 아부 샤구르 리비아 신임 총리는 “사건 조사에 큰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 와니스 알샤리프 리비아 내무차관은 “이번 사건은 무장단체가 9·11테러 11주년을 겨냥해 기획한 것”이라며 “자신들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반(反)이슬람 영화를 이용해 시위를 촉발시킨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윤양섭 선임기자 lailai@donga.com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 2012-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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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0년 걸린 독립” 감격에 찬 코소보

    1990년대 세르비아의 무차별 학살로 굴곡진 역사를 걸어온 발칸의 ‘검은 새’ 코소보가 10일 독립 선언 4년 만에 완전한 주권을 획득했다. 유럽연합(EU)과 미국, 터키로 구성돼 2008년부터 코소보의 치안 및 감독을 맡아온 국제조정기구(ISG)의 피터 피스 대표는 이날 “코소보 감독 기간이 드디어 종료됐다”고 선언했다. 하심 타치 코소보 총리는 “코소보 역사의 시금석이 되는 날”이라면서 “코소보가 국제사회로부터 주권국임을 인정받았다”며 기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코소보가 긍정적이고 결단력 있는 국민성을 바탕으로 현대 민주국가의 근간을 마련하는 중요한 진전을 이뤄냈다”고 축하했다. 세르비아어로 ‘검은 새’란 뜻인 코소보는 한국 경남만 한 발칸 반도의 소국이지만 이들의 주권 획득은 유럽 역사에서 엄청나게 큰 의미를 지닌다. 14세기 오스만튀르크제국에 정복당한 이래 베오그라드왕국과 유고슬라비아연방 등 주변 강국의 영토 다툼에 휘말리며 걸어왔던 눈물 어린 피지배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동유럽 공산권 국가들이 무너진 뒤 독립한 세르비아 치하에서 1990년대 겪었던 코소보 사태는 20세기 유럽 최악의 분쟁으로 기록됐다. 무장 독립투쟁을 벌여왔던 알바니아계 코소보 주민 수만 명이 1998년 악명 높은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의 ‘인종청소’ 명령으로 목숨을 잃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개입으로 한숨을 돌렸지만 코소보의 홀로서기를 거부한 세르비아 때문에 크고 작은 유혈사태를 치렀다. 하지만 코소보는 2008년 역사적 전기를 맞이했다. 미국과 영국, 한국 등의 공식 지지에 힘입어 자치 독립을 선언한 것. 러시아, 중국 등의 맹렬한 반대에도 당시 69개국이 지지했으며 현재 90여 개국이 ‘독립국가 코소보’를 인정하고 있다. 코소보는 2010년 유엔 국제사법재판소의 독립 인정을 거쳐 이번 ISG의 감독 종료에까지 이르게 됐다. 이날 선언이 평화 정착으로 이어지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여전히 코소보의 독립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세르비아다. 이날도 이비차 다치치 세르비아 총리는 “그들의 주장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깎아내렸다. 다치치 총리는 전범 밀로셰비치 정권의 대변인 출신이다. 자국 내 소수인종에게 끼칠 영향을 우려해 코소보 독립을 껄끄럽게 여겨온 러시아와 중국, 조지아 등 반(反)코소보 세력도 여전히 많다. 열악한 경제상황도 불안 요소다. 해외 원조가 국내총생산(GDP)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실업률은 50%를 오르내리기 일쑤다. 1인당 GDP는 겨우 300만 원이 넘는 수준이다. 스스로 국경과 치안을 지킬 힘도 미약하다. 세르비아는커녕 코소보 북부에서 활동하는 세르비아계 반군 퇴치도 요원한 실정이다. ISG가 감독 종료를 선언했음에도 NATO 평화유지군 6000여 명이 계속 주둔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영국 BBC 뉴스는 “완전한 독립은 선언으로 얻는 게 아니다. 그걸 지키려는 부단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2-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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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열흘째 오리무중… 암살시도說도

    중국의 차기 최고 지도자로 유력한 시진핑(習近平·사진) 국가 부주석이 열흘 가까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그의 안위를 둘러싼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AP통신은 10일 “시 부주석이 최근 예정된 일정들을 잇달아 취소해 중국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해외 인터넷언론에서 와병설 사고설 등이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시 부주석은 1일 중국공산당 중앙당교 가을학기 개교식에 참석해 강연한 뒤 모습을 감췄다. 9일 반중(反中) 인터넷 사이트 ‘보쉰(博訊)닷컴’이 시 부주석을 겨냥한 암살시도가 있었다고 보도해 논란을 부채질했다. 보쉰닷컴은 4일 베이징 시내에서 보시라이 전 충칭 시 서기를 추종하는 세력이 암살을 노리고 교통사고를 일으켜 시 부주석이 크게 다쳤다고 주장했다. 이 사이트는 10일 해당 기사를 삭제하고 “시 부주석은 제18차 전국대표대회 준비로 시간을 낼 수 없었다”며 말을 바꿨다. 중국식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는 시 부주석이 축구 또는 수영을 하다가 등 부위를 다쳤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루머가 급속도로 퍼진 것은 시 부주석이 취소한 약속들이 ‘정상회담’ 급인 외교적 일정이었기 때문이다. 시 부주석은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5일)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6일)와의 회동을 취소한 데 이어 10일 만나기로 했던 헬레 토르닝슈미트 덴마크 총리도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접견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모든 걸 투명하게 공개해왔으며 시 부주석의 외부 활동 계획이 있으면 바로 전달하겠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미 인디애나대 중국정경연구소의 스콧 케네디 소장은 “정부 측 태도가 불만족스럽지만 고위층의 신변 문제는 보도하지 않는 것이 중국의 오랜 전통”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2-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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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日 무인정찰기 vs 中 해양위성… 亞패권 힘겨루기 정보전

    미국과 일본은 태평양지역에서 중국의 군사력을 견제하기 위해 무인정찰기 배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이 지역의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해양위성 발사 계획을 밝혔다. 일본 교도통신은 6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전략기지인 괌을 미군과 일본 자위대가 공동 이용하며 무인기를 배치해 정찰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미군이 일본과 협력해 괌 기지를 중국의 군사활동을 감시하는 ‘핵심 허브’로 만들려는 전략의 하나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괌에서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 3대를 운용하는 미군은 차세대 무인정찰기 ‘트라이턴’을 증강 배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무인정찰기로 수집한 데이터를 일본과 공동으로 분석해 군사활용도를 높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인공위성으로 분쟁 해역을 집중 감시하기로 했다. 7일 베이징(北京)일보 등에 따르면 국가위성해양응용센터 장싱웨이(蔣興偉) 주임은 5일 톈진(天津)에서 열린 국가해양국디지털해양과학기술중점실험실 현판식과 제3회 중국디지털해양세미나에 참석해 “2020년 이전에 해양위성 8대를 쏘아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계획대로라면 적어도 1년에 위성 1대씩 발사하는 셈이다. 장 주임은 “이번 ‘육해관측위성업무발전계획’은 이미 정부의 비준을 받아 국토자원부가 주관하고 있다”며 “이는 황옌(黃巖·스카버러) 섬과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尖閣 열도), 난사(南沙) 군도 해역의 감시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요미우리신문은 7일 “일본 정부는 10일 각료회의를 열어 센카쿠 열도 국유화 방침을 정식으로 결정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지난(濟南) 군구는 이런 일본의 움직임을 경고하는 차원에서 상륙함과 탱크를 동원한 도서 상륙훈련을 최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이날 댜오위다오 인근 섬을 방문해 “댜오위다오는 대만의 부속 도서”라며 “대만 중국 일본이 협상을 해 주변 해역 자원의 공동개발에 나서자”고 제안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

    • 2012-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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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年 3조원 천연가스 때문에… 남-북 키프로스 ‘으르렁’

    셰익스피어 비극 ‘오셀로’의 무대로 유명한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가 천연가스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40년 가까이 남북으로 갈려 대치해온 이 나라에 터키와 그리스 미국 이스라엘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군사 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30일 “경제위기가 휩쓸고 간 남유럽에 키프로스 사태라는 새로운 격동의 불씨가 타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키프로스를 지지하는 터키가 “남키프로스가 단독으로 천연가스 개발을 계속할 경우 동맹국을 위해 해군 파견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위협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터키와 북키프로스가 발끈하고 나선 것은 섬 남부 연안에 122조 ft³(약 3조4550억 m³)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다는 미 지질조사국의 발표가 한몫을 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는 전 세계가 1년 동안 사용하는 천연가스의 양에 육박한다. 아직 개발 단계로 2020년경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금 시세로 연간 최대 31억 달러(약 3조5150억 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양이라는 것. 하지만 현 상황에서 북키프로스는 땡전 한 푼 손에 쥐기 힘들다. 남키프로스는 그리스와 미국, 이스라엘 업체들과 단독으로 개발 계약을 맺으며 북키프로스를 철저히 배제해 왔다. 국제사회에서 ‘키프로스공화국’으로 섬 내 유일 국가로 대접받는 남키프로스는 “수익을 나눌 이유가 없다”는 태도다. 자국 이익이 걸린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지도 남키프로스의 입장을 두둔하고 있다. 남북 키프로스 완충지대에 평화유지군을 배치한 유엔은 천연가스 개발이 통합의 초석이 되기는커녕 되레 분쟁거리가 되자 난처한 상황이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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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정양환]꼬마 ‘고래잡이’ 어떻게…

    아이가 커가니 병원 갈 일이 잦다. 딱히 아픈 데가 없어도 예방접종이 상당하다. 하지만 애 몸에 주사바늘 꽂는 건 영 익숙해지질 않는다. 하긴 아파하는 자식 모습을 뉘라서 좋아할까. 근데 최근 병원에서 아기를 어르다 살짝 고민이 생겼다. 이 녀석, 더 센 게 있는데…. 포경(包莖) 수술은 어떡하나. 의학용어로 환상 절제술인 포경수술은 고래잡이(포경·捕鯨)와 발음이 같아 흔히 ‘고래잡이 수술’로 통한다. 이 수술이 최근 독일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말 쾰른 지방법정에서 14세 이하에 대한 포경수술을 전면 금지했기 때문이다. 부모가 원해도 아이는 자신의 ‘신체적 고통’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그러니 어느 정도 나이가 찼을 때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판결의 요지다. 소송을 제기한 시민단체들은 “어린이 인권 역사의 새로운 도약”이라며 기뻐했다. 유대계와 무슬림은 난리가 났다. 수천 년 이어온 종교적 전통인 ‘할례(割禮)’를 부정당했으니 그럴 만하다. 유대교는 출생 8일째 날, 이슬람교는 보통 여섯 살 전에 의식을 치른다. 독일 랍비 대표인 요나 메츠거는 “인간이 신의 영역을 침범했다”며 분노했다. 비난이 들끓자 독일 정부는 “의사가 할례를 참관하는 방식 등 협상 여지가 있다”며 반발 여론을 달랬다. 사건은 독일에서 터졌지만 파장은 미국이 더 컸다. 유럽은 종교적 이유가 아니면 포경수술을 많이 하지 않는다. 영국에선 성인남성 가운데 8%만 아픔을 겪는다. 그러나 미국에선 약 75%가 포경수술을 받을 정도로 대중적이다. BBC뉴스에 따르면 나이지리아(95%) 필리핀(90%)에 이어 가장 많다. 참고로 한국은 60% 정도로 5위권을 형성한다. 미국에선 워낙 당연시했던 일이라 논란 자체가 당혹스럽다. 독일 판결 직후 미 소아과연합은 “통계적으로 포경수술을 받으면 에이즈 감염률이 낮다”는 상당히 주관에 치우친 듯한 논평을 내놓았다. 특이한 건 아버지들의 반발이 훨씬 거셌다는 점. 아들의 신체가 자신과 다르길 원치 않는 심정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미국도 포경수술 문화가 그리 길진 않다. 책 ‘세상에서 가장 논쟁적인 수술의 역사’에 따르면 겨우 140년 전 미국의학협회 창립자인 루이스 세이어 박사가 주창하며 인기를 얻었다. 책엔 한국에선 6·25전쟁 전후 미군이 전파했다고 나와 있다. 미국에서도 어린이 수술 금지를 요구하는 진영은 “포경수술이 매독 간질을 막는다던 논리는 현재 거짓으로 밝혀졌다”며 “합리적 근거 없이 아이에게 고통을 주는 악습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미국 부모들이 이 수술을 애써 고집하는 덴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대다수 남자아이가 포경을 제거하는 사회에서 그렇지 않은 아이는 따돌림을 당할 확률이 높다. 실제로 그런 사례가 여럿 보고 되기도 했다. 더글러스 디케마 워싱턴주립대 교수는 “정체성 형성기에 아이들은 자신과 신체가 다른 대상에게 적대감을 품는다”고 말했다. 논박은 끝이 없다. 어린이 인권은 소중하다. 위생이나 왕따 방지도 필요하다. 다만 하나, 포경수술 찬반으로 뜨거운 서구사회가 아프리카의 여성 할례를 얼마나 공격해왔는지 떠올려보자. 개인적으로도 지양할 관습이라 보지만, 타인의 허물엔 앞뒤 재지 않고 열을 올리는 자신들부터 되돌아보란 소리다. 그나저나, 우리 애는 어쩌나. 남 걱정할 때가 아니다.정양환 국제부기자 ray@donga.com}

    • 2012-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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