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퓨전센터, 혈세만 낭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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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정보 수집 최상위 조직, 6년간 14억달러 펑펑 쓰며 조잡한 보고서에 인권침해도

테러 정보 수집을 위해 설립된 미국 국토안보부의 ‘퓨전센터(Fusion Center)’가 해마다 수천억 원씩 쓰면서도 내놓는 결과물은 형편없는 데다 인권침해 소지가 다분하다는 상원 보고서가 2일 나왔다.

퓨전센터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내외 테러리스트의 활동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목적 아래 만들어진 정보수집 기관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2006년 창설돼 지금까지 14억 달러(약 1조5560억 원)가 투입됐으나 구체적인 조직 구성이나 활동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다만 국토안보부 주도로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등 미 최고 정보기관이 모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내 테러 정보 수집에 관한 최상위 조직인 셈이다.

하지만 상원의 상설 소위원회가 1년 넘게 검토한 바에 따르면 이 조직의 성과는 조잡한 수준이다. 2009, 2010년 퓨전센터가 내놓은 610편의 보고서는 건질 게 거의 없다. ‘미국 내 이슬람교도들이 즐겨 읽는 책 10’처럼 황당한 것도 상당했다. 지난해 11월 ‘러시아 해커의 일리노이 주 수자원공사 침입’처럼 사실관계가 틀린 보고서도 많았다. 이는 한 직원이 휴가차 러시아에 들렀다가 업무상 접속했던 걸 오해한 해프닝이었다. 게다가 테러를 방지한답시고 일반 시민을 숱하게 도청 및 감청하고 개인정보를 마구잡이로 캐내기도 했다. 소위원회에 참여한 톰 코번 상원의원은 “퓨전센터는 미국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집단”이라고 평가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미국#퓨전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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