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영

김유영 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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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유영 부본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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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8~2025-12-08
칼럼100%
  • [CD금리 담합 의혹… 금융 신뢰가 흔들린다] 의혹의 순간들

    “(조사를 시작한 지)사나흘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이 있었는지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담합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김석동 금융위원장) 20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CD 금리 담합이 있었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대한 김동수 공정위원장과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답변은 CD 금리 담합 의혹을 보는 두 정부 부처의 시각 차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담합 여부를 놓고 정부 부처 간에 ‘진실 공방’이 벌어지다시피 하는 상황을 지켜보는 금융권과 국민은 답답하기만 하다. 더구나 300조 원이 넘는 각종 대출의 이자가 연동되는 CD 금리가 ‘좀비 금리’가 되도록 방치하는 데 금융당국이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에 금융권과 국민은 답답함을 넘어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시장과 동떨어져서 움직이는 CD 금리를 손질할 만한 계기가 최근 몇 달 사이에 3차례나 있었지만 모두 흘려보냈기 때문이다.○ 3번 수정 기회 모두 놓쳐 첫 번째 기회는 지난해 말 미국과 영국 당국이 바클레이스가 리보(런던은행 간 금리)를 조작한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을 때였다. 리보 금리 결정방식은 국내 CD 금리 산정 방식과 비슷하고 지난해 말에는 CD 금리가 시장 금리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본격적으로 나올 때여서 점검해볼 만도 했지만 금융당국은 별다른 문제인식 없이 그냥 넘어갔다. 리보 금리는 20개 대형은행이 제출한 은행 간 차입 금리로 영국은행연합회(BBA)가 수집해 최고 및 최저 금리를 제외하고 평균치를 낸다. CD 금리 역시 국내 7개 시중은행이 발행한 것을 10개 증권사가 평가해 이를 금융투자협회에 제출하면 최고 및 최저 호가를 제외한 8개 금리의 평균으로 고시한다. 지난해 말에는 단기물인 CD 금리가 장기물인 국고채 금리보다 떨어지는 역전 현상이 4개월 이상 지속되던 때였다. 채권은 만기가 길어질수록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장기물이 단기물보다 금리가 높은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8월 9일부터 CD 금리가 국고채 금리보다 높게 유지됐다. 이런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3월 14일까지 219일간 지속됐고 20여 일간 휴지기에 이어 4월 6일∼7월 20일 106일간 다시 반복됐다. 오창섭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위원은 “금리 역전의 가장 큰 요인은 CD 금리가 시세 금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국고채보다 뒤늦게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두 번째 수정 기회는 올해 4월 9일부터 7월 11일까지 CD 금리가 3.54%에서 요지부동이었던 시기였다. 이 기간 만기가 비슷한 은행채 3개월물(AAA) 금리는 6월에는 3.38∼3.34%에서 움직이다 7월 6일 3.31%로 하락했다.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하 이후에는 3%대 아래로 내려왔다. 기준 금리가 고정돼 있기는 했지만 CD 금리가 한 달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면 분명 비정상적인 상황으로 판단해야 했지만 금융 당국에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세 번째는 리보 조작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을 때였다. 리보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던 영국 바클레이스가 4억5000만 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미국과 영국 당국과 합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시점이 지난달 28일이었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리보 조작 사건이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했지만 국내 금융 당국은 CD 금리의 이상 유무를 챙기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은 리보 조작 사태가 생긴 이후 권혁세 금감원장의 지시로 제도적인 측면에서 CD 금리에 문제가 없는지 알아보고 있었다고 밝혔지만 금융시장에서는 ‘면피성 해명’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실제로 CD 금리를 대체할 단기 지표금리를 마련하기 위한 태스크포스(FT)를 6월에 구성한 이후 한 번도 회의를 하지 않다가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한 이틀 뒤인 19일에서야 뒤늦게 회의를 가졌다. CD 금리 왜곡에 대한 지적이 높았지만 “대체 금리를 찾기 힘들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가 공정위가 조사에 나선 이후에야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선 셈이다.○ CD 금리 왜곡에 가계금리 차별 CD 금리가 지표 금리로서의 기능을 사실상 상실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금융 당국이 2009년 12월 은행권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 규제를 발표하면서 CD를 예금에서 제외한 게 계기였다. CD가 주요 자금조달 창구였던 시중은행은 “CD 발행 잔액을 예금 잔액에 편입시켜 달라”고 당국에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은행은 CD 대신 정기예금을 확대하는 쪽으로 자금조달 방식을 선회했고 이후 은행이 시장에서 발행하는 CD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2009년 말 100조 원에 이르던 CD 발행 잔액은 지난해부터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해 올 6월 말 현재 27조 원으로 급감했다. 2010년까지 매달 9조∼10조 원씩 거래됐던 CD는 올해 들어서는 월 평균 발행액이 1조 원을 겨우 넘는 수준으로 축소됐다. 7월 현재 신한, 우리, 하나, 국민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CD 발행 잔액은 ‘0원’이다. CD 유통물량이 줄어들면서 CD 금리는 움직임이 거의 없는 ‘좀비 금리’로 전락했다. 전체 은행권 대출에서 CD 금리 연동 대출이 3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CD 금리가 지표 금리로서의 기능을 상실하면서 가계금리가 차별을 받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시중 금리 하락으로 기업대출 금리는 큰 폭으로 내려갔지만 가계대출 금리는 오히려 올랐기 때문이다. 22일 금융권 및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 금리가 고점을 찍었던 2011년 5월 5.98%였던 신규 기업대출 금리는 올해 5월 5.74%로 떨어졌다. 하락폭은 0.24%포인트나 된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5.46%에서 5.51%로 뛰어올랐다. 가계대출 금리에 시중 금리의 인하 추세가 전혀 반영되지 못한 것이다. 기업대출 금리는 대부분 금융채 등에 연동돼 시장 금리를 제대로 반영한다. 금융채가 이 기간 0.18%포인트, 회사채가 0.47%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반면 CD 금리는 이 기간 3.59%에서 3.54%로 거의 움직이지 않은 데다 대출규제책까지 시행되자 가계대출 금리는 오히려 올랐다. 가계대출 중 CD 금리 연동 대출이 절반에 육박한다. 결국 은행 대출금리가 강한 자(기업)에게는 약하고, 약한 자(가계)에게 강한 왜곡된 구조를 낳은 것이다.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 2012-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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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삼성-현대차 의존도 너무 큰 게 리스크”

    “한국은 부동산 가격이 올랐는데 고령화로 부동산 수요가 늘지 않을 겁니다. 부동산 거품(bubble) 위험이 있습니다. 가계부채도 너무 많아 이미 정책을 취하기에 늦은 단계라고 생각됩니다. 적극적인 해외 투자로 경제의 활력을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앤디 시에 전 모건스탠리 수석이코노미스트(사진)는 1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한국은 완만한 성장(moderate growth)을 할 것”이라면서도 “작고 개방된 경제라 세계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버블 예측의 권위자’로 꼽히는 시에 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국금융연구원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그는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와 1999년 닷컴버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등을 예견했다. 그는 “한국이 과잉자본(surplus capital)을 해외 자산에 대한 투자로 돌려 부동산 버블의 형성을 피하고 (자금이 부동산에 쏠려 발생하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화·재정 정책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일본은 과잉자본을 주로 국내에 가둬놓아 엔화 강세와 비용 상승을 유발하는 바람에 경제성장이 지지부진했다”며 “한국은 이런 전철을 밟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활발한 해외 투자로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고 있는 싱가포르투자청(GIC)의 사례를 언급했다. 또 그는 한국은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게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시에 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노키아가 트렌드를 잘못 읽어 핀란드 전체 경제가 휘청거린 것을(faulter) 한국이라고 경험하지 않을 리 없다”며 “한국은 적어도 10개 기업으로 경쟁력(competitiveness)을 분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 회복까지는 2, 3년이 걸릴 것”이라며 “각국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내면서 물가상승 압력은 높아지지만 실물경제는 개선되지 않아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의 버블 붕괴 위험을 경고하면서 “단기적인 해결책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과거 중국이 제조업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지만 2004년부터 중국 정부가 생산에서 투기로 전환했고 막대한 자금이 비생산적인 부동산으로 흐르면서 상당한 버블이 형성됐다”며 “부동산 거래 부진으로 현금 흐름이 막혀 올해 버블 붕괴 조짐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경제의 회복까지 2, 3년은 걸리겠지만 연착륙을 할 것”이라면서도 “연착륙은 좀비기업(한계기업)을 존속시키고 경제 회복을 늦춰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배분하기 때문에 반드시 좋은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제조업 위주의 모델에서 벗어나 공무원 공공 부문 개혁(reform)을 통해 자생적인 성장(self sustaining growth)을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2-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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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출 양극화 심화…저소득층 허리 더 휜다

    #1. 택시 운전을 하는 서모 씨(46)는 지난해 전세금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요구에 저축은행에서 2800만 원을 급하게 빌렸다. 월 200만 원 안팎인 수입에 월이자 30만 원은 무리였지만 꼬박꼬박 상환해왔다. 하지만 올 초 어머니의 수술비가 필요해 추가로 대출을 받았다가 지난달부터 갚지 못하고 있다. 그는 “연체 독촉 문자를 받을 때마다 숨이 턱턱 막힌다”며 “불황으로 수입도 줄어 뾰족한 수가 없다”고 말했다. #2. 대기업 전자계열사에 다니는 최모 부장(49)은 최근 여름휴가비 명목의 성과급을 받았다. 이 덕분에 대출금 1억5000만 원 중 2000만 원을 일시 상환했다. 그는 “수중에 돈이 있어도 마땅한 투자처가 없고 차라리 대출 원금을 갚아서 매월 내는 이자라도 줄이자는 생각에서 돈을 갚았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로 고소득자와 저소득자의 대출 격차가 벌어지는 ‘대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소득층이 ‘경기 침체→수입 감소→대출이자 부담 증가→연체’로 이어지는 덫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가계부채가 1000조 원을 육박하는 가운데 저소득 대출 취약계층이 대거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면 파장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소득층, 소득의 22% 원금-이자로 18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2011년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비율(DSR·Debt Service Ratio)은 22.1%로 2010년 20.0%보다 증가했다. 이는 100만 원을 벌면 22만1000원을 원리금으로 낸다는 뜻이다. 반면 같은 기간 소득 상위 20%인 5분위의 DSR는 9.2%에서 9.0%로 줄었다. 전체 가계대출에서 소득별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커졌다. 총 가계대출에서 연소득 2000만 원 미만 가구가 신규로 가계대출을 받은 금액 비중은 2010년 말 10.7%에서 2011년 말 14.2%로 급등했다. 연소득 2000만 이상∼3000만 원 미만 가구의 대출 비중 역시 같은 기간 19.1%에서 24.4%로 크게 늘었다. 반면 연소득 6000만 원 이상 가구의 대출 비중은 2010년 말 19.7%에서 13.8%로 줄어 고소득자들은 경기침체의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소득이 줄어든 가운데 보험 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등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대출을 받는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결과”라고 말했다.○ 저소득층 연체율, 고소득층의 2배 저소득층은 연체율에도 취약했다. 연체율은 연소득 2000만 원 미만 가구의 경우 2010년 말 0.54%에서 올해 1월 0.84%로 뛰었다. 같은 기간 6000만 원 이상 가구의 연체율은 0.34%에서 0.44%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저소득층은 소득 감소로 대출을 더 많이 받지만 갚을 여력은 없어서 연체율이 급등하는 악순환이 수치로 입증된 셈이다. 가계대출의 불평등도도 높아졌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가처분소득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부채 지니계수는 2006년 0.710에서 2011년 0.801로 급속하게 악화됐다. 대출 양극화의 주요인은 소득수준의 격차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성지출을 뺀 흑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흑자율이 1분위 소득계층은 2010년 ―29.6%에서 2011년 ―31.9%로 떨어졌다. 반면 5분위 소득계층은 2010년 36.3%에서 38.7%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기에 더욱 취약한 저소득층의 대출상환 능력이 보강되지 않으면 가계부채 폭탄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거치 기간 종료로 원금 상환이 시작되는 대출 규모가 늘면서 저소득층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저소득층의 기초체력을 길러주는 동시에 저소득층에 특화한 연착륙 조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2-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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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 CD금리 담합의혹 조사

    영국 런던의 은행 간 금리인 ‘리보(LIBOR)’ 조작 파문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이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담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공정거래위원회가 전격적으로 조사에 나섰다. CD 금리는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의 이자를 정할 때 기준으로 널리 쓰여 담합이 사실로 드러나면 대형 금융 스캔들과 막대한 손해배상 소송 등으로 번질 개연성이 크다. 5월 말 기준 가계대출의 약 40%인 260조 원가량이 CD 금리 연동대출이다.○ CD 금리 담합 고강도 현장조사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CD 금리 고시에 참여하는 KB투자증권 KTB투자증권 LIG투자증권 등 증권사 10곳에 조사관을 파견해 PC를 압수하고 관련자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였다. 이번 조사는 최근 시중금리가 내리는데도 증권사들이 의도적으로 CD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의혹이 금융권 일각에서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CD 금리는 4월 9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석 달 동안 3.54%로 전혀 변동이 없다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린 12일에 0.27%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3.50%에서 3.19%로 떨어지는 등 대부분의 채권 금리는 꾸준히 하락했다. 공정위가 조사하는 3개월 만기 CD 금리는 금융투자협회가 10개 증권사에서 금리를 보고받아 산술 평균해 고시한다. 최근 조작 사실이 드러난 리보 금리와 비슷한 결정 방식이다. 지난달 영국 금융당국은 영국 3위 은행 바클레이스가 리보 금리에 연동되는 파생상품에서 투자이익을 얻으려고 금리를 실제보다 낮춰 보고한 사실을 밝혀냈다. 바클레이스는 벌금 4억5300만 달러(약 5180억 원)를 부과받았고 고위 경영진은 퇴진했다.○ 한국판 리보 스캔들로 확산되나 금융권에서는 그동안 CD 금리의 투명성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았다. 시장에서 유통되는 CD 발행 잔액이 줄면서 CD 금리가 다른 시중금리와 동떨어진 움직임을 보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2009년에는 일부 증권사가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금리 정보를 교환한 뒤 CD 금리를 임의로 올렸다는 지적이 나와 금융감독원이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공정위는 리보 금리 조작처럼 국내 증권사들이 CD 금리 결정 과정에서 금리 정보를 교환하고 의도적으로 높은 금리를 보고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증권사들이 CD 금리와 연동된 파생상품 거래에서 이득을 냈는지 여부가 핵심이다. 또 공정위는 CD 금리가 높게 유지되면 대출금리를 더 받아 큰 이득을 보는 은행들이 증권사에 압력을 행사했는지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CD 금리 조작이 사실로 드러나면 금융시장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CD 금리가 0.1%포인트 높게 조작되면 전체 가계는 연간 2600억 원의 이자를 더 부담해야 하며, 2억 원을 CD 금리 연동대출을 받은 사람은 매년 20만 원의 이자를 더 내게 된다. 0.5%포인트 높게 조작됐다면 가계 전체로는 연간 1조3000억 원의 손해를 본 셈이다. 금융소비자연맹 강형구 금융국장은 “CD 금리 담합이 사실이면 막대한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 등이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CD 금리 조작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CD 거래를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내기 때문에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수익이 늘어나지 않는데 조작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CD는 은행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무기명 정기예금증서다. 만기는 30일 이상으로 3개월, 6개월 만기가 일반적이다. 수급에 따라 할인율(금리)이 바뀐다. 국내 은행들은 과거 CD 금리에 연동해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을 대부분 결정하다가 2010년부터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개발해 대출 기준금리로 병용하고 있다.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 2012-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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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 미워” 손보사, 작년 영업익↓

    스마트폰 분실에 따른 보험금 지급 등으로 손해보험사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2011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손보사들의 일반 손해보험 영업이익이 1476억 원으로 전년(1550억 원)보다 4.8% 감소했다고 17일 밝혔다. 일반 손해보험은 장기손해보험과 자동차보험을 제외한 화재보험, 해상보험, 종합보험 등을 말한다. 영업이익 감소에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휴대전화 분실보험의 손해율이 급등해 보험금 지급이 늘어난 게 주원인이었다. 휴대전화 분실보험 손해율은 2009 회계연도 35.3%에서 2010 회계연도 88.0%, 2011 회계연도 131.1%로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보험금 지급액도 346억 원에서 629억 원, 2291억 원으로 각각 늘었다. 지난해 일반손해보험의 수입보험료는 5조5065억 원을 나타냈다. 국내 조선사의 외국 플랜트 수주 증가와 기업의 복지수요 확대, 스마트폰 판매 증가 등으로 전년보다 11.9% 늘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2-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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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금융, ING생명 인수전 참여

    KB금융지주가 국내 생명보험업계 5위권인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전에 참여했다. 대한생명은 ING생명 동남아법인(홍콩·말레이시아·태국) 인수에 나섰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ING생명이 이날 한국법인과 동남아법인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KB금융과 대한생명이 각각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ING생명의 한국법인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KB금융의 KB생명보험은 생보업계 15위에 머물러 있다. KB금융은 ING생명 인수로 생보업계 4위로 올라서 은행 창구에서 보험상품 판매 같은 자회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AIA생명도 ING생명 한국법인의 본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확인 요청에 답하지 않고 있다. ING생명 한국법인의 예상 인수 가격은 3조5000억 원에 이른다. 우선협상대상자는 2차 실사 등을 거쳐 이달 말이나 내달 초에 결정된다. 대한생명은 이날 해외사업 강화를 위해 ING생명의 동남아법인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참가했다고 공시했다. 인수가격은 3조 원대로 추산된다. 동남아법인 본입찰에는 AIA생명과 매뉴라이프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2-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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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 “한국 가계-공공부채 신용등급에 위험요인”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의 가계·공공부채와 인구 고령화를 국가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았다. 또 정부 규제와 정책 불확실성은 국내 기업의 신용등급을 끌어내린다고 지적했다. 킴엥탄 S&P 아태지역 정부신용평가 상무는 16일 국제금융센터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한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수년간 올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율이 감소하는 등 노동시장이 더 나빠지면 가계부채 문제가 악화되고 통화정책 여력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8년 이후 공기업 부채가 급증했지만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 억제로 공기업 실적은 악화됐다”며 “정부가 공기업을 재정지원하면 정부 신용등급이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1, 2년 뒤 북한 정권이 확실히 안정됐다고 판단되면 한국 신용등급에 반영할 것”이라며 대북(對北) 리스크는 줄었다고 평가했다. 권재민 S&P 아태지역 기업신용평가 전무는 “정부 규제 및 정책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낮은 것이 한국 기업 특유의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1년간 한국 기업의 등급 하향이 늘었다”며 “정유, 통신, 유통기업이 (정부의) 가격 및 영업 규제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2-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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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F “세계경제 성장률 0.1%P 하향”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이 3.5%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4월에 발표한 전망치도 3.5%였지만 IMF는 “반올림의 영향을 감안하면 이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IMF는 16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수정보고서에서 “세계경제가 1분기에 당초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였으나 2분기 들어 유로존 위기가 다시 커지면서 회복세가 둔화됐다”고 진단했다. 미국 성장률은 당초보다 0.1%포인트 하락한 2.0%, 유로존은 종전과 동일한 ―0.3%를 각각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별도로 언급되지 않았다. 신흥국 그룹은 올해 5.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중국 성장률 전망치가 당초보다 0.2%포인트 하락한 8.0%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IMF는 “유로존 국가의 정책대응이 미뤄지면 위기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역시 감세연장 등에 대한 정치적 합의가 실패해 구조적 재정적자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성장률 둔화가 우려되는 중국에 대해선 “세계경제 둔화 등 대외여건 악화로 신흥국 잠재성장률이 하락할 수 있다”며 “중기적으로 중국 경제 경착륙 가능성이 위험요소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수출입은행이 이날 452개 대·중소 수출기업을 조사한 결과 올해 3분기 수출업황 전망지수는 99로 2분기(112)보다 크게 떨어졌다.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2-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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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수출 ‘머들링 스루’ 증후군

    #1 대형 프레스 등 기계를 제조하는 공작기계 기업들은 최근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국내 공작기계 수출의 50%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다. 올해 1∼4월 공작기계의 대중(對中) 수출액은 2억9100만 달러(약 3347억 원)로 지난해 동기보다 46.7%나 늘었다. 중국에서의 스마트폰과 자동차 생산시설 투자가 늘어나면서 공작기계 수요가 증가했다. 그리스 구제금융 등에 따른 유럽발 재정위기가 가라앉나 싶었다. 하지만 상황은 반전됐다. 5월 중순 이후 각국의 재정위기 해결 방안에 대한 나라 간 이견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중국 내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공작기계업계의 5월 수출액은 전월 대비 17.6% 급감했다.#2 이탈리아 수출을 담당하고 있는 한 가전업계는 올해 수출이 지난해보다 10%가량 줄었다. 유럽 경기가 워낙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소득이 감소한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해진 탓에 업체들의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익이 더 많이 감소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의 수출 전선에 비상등이 켜졌다. 유럽의 재정위기로 촉발된 세계경기의 침체로 각국의 소비심리가 위축되자 한국도 직격탄을 맞을 조짐을 보인다. 특히 국내 수출액의 절반에 육박하는 미국, 중국, 유럽연합(EU)의 경기가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한국 경제가 세계 경기침체라는 진흙탕을 통과하면서 성장동력이 서서히 식는 ‘머들링 스루(muddling through)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우려했다. ○ 달갑지 않은 ‘불황형 흑자’ 15일 관세청이 발표한 ‘6월 및 상반기 수출입 동향’(확정치)에 따르면 6월 무역수지 흑자는 49억1000만 달러(약 5조6500억 원)로 지난해 6월(19억1000만 달러)보다 갑절 이상으로 늘었다. 5개월 연속 흑자 행진이다. 월간 흑자 규모로는 2010년 10월(63억4000만 달러) 이후 최대 규모이며 역대 6번째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다르다. 수출 실적이 좋아서라기보다는 소비 심리 위축으로 수입품 구매 감소 등에 따른 ‘불황형 흑자’이기 때문이다. 6월 수출은 지난해 6월보다 1.1% 증가한 472억5000만 달러, 수입은 5.5% 줄어든 423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6월 수입은 5월(―1.08%)에 이어 두 달째 감소해 부진한 내수 경기를 반영했다. 한은이 발표한 상반기 경상수지 전망치 역시 불황형 흑자 패턴을 보인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를 135억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90억6000만 달러)보다 49%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외국인의 국내여행 증가, 한국인의 해외여행 감소로 인한 서비스수지 흑자의 영향이다. ○ 미·중·유럽 쏠림 현상 특히 수출은 EU, 중국, 미국 등 이른바 ‘삼각 편대’ 지역에서 부진했다. 이들 지역의 수출액은 유럽(9.3%·올해 상반기 금액 기준), 중국(23.0%), 미국(11.1%) 등 43.4%나 된다. EU로의 수출은 4개월째 감소하며 상반기에 16.1%나 줄었다. 대미(對美) 수출은 상반기 10.2% 늘었지만 5월 ―8.4%, 6월 ―0.3%로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중국으로의 수출도 4개월 연속 감소세로 상반기 1.5%나 줄었다. 문제는 이들 지역에서 침체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7.6%)이 3년 만에 7%대로 떨어진 가운데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15일 “중국의 경기회복세가 아직 안정적이지 않으며 중국 경제가 일정 기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제 성장은 1분기 1.9% 성장에 이어 2분기 2% 미만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최근 “미국 경제 성장이 정체 국면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민간 부문 경기가 5개월째 위축세를 보인다. 유로존의 6월 종합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4로 전달(46.0)보다는 개선됐지만 5개월 연속 기준치(50.0)를 밑돈다. 코메르츠방크는 2분기 유로존이 전 분기보다 0.25%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전망했다. 마르틴 블레싱 코메르츠방크 최고경영자는 “유로 위기가 빨리 끝날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머들링 스루 (muddling through) ::유럽 재정위기로 촉발한 경제 침체의 장기화 현상을 말한다. 시간을 끌면서 힘겹게 나아간다는 뜻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대외환경에서 살아남는 것을 헤쳐 나가기 힘든 진흙 속을 통과하는 상황에 비유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

    • 2012-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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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년만에 은행 총파업 ‘먹구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30일 하루 총파업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금융노조의 총파업은 2000년 7월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예정대로 파업이 이뤄지면 은행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노조는 13일 서울 중구 다동 금융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 임금단체협상 결렬에 따른 총파업 찬반투표가 91.3%의 찬성률로 가결됐다”며 “다음 주로 예정된 협상에서 진전이 없으면 30일 하루 총파업을 한다”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8월 1일부터 휴가 동시 사용, 정시 출퇴근 등을 통한 태업도 할 예정이다. 금융노조는 △임금 7% 인상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 채용금지 및 2015년까지 비정규직 폐지 △KDB산업은행 기업공개(IPO) 추진 중단 △우리금융지주 매각 반대 등을 요구사항으로 내걸었다. 이날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현대차 노조)도 2008년 이후 4년 만에 부분파업을 시작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낮 12시 점심시간에 맞춰 울산공장 본관 앞 잔디광장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주간조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파업했고, 야간조는 14일 오전 2시부터 6시까지 4시간 파업할 예정이다. 노조는 이날 주야간 2시간씩 하는 잔업도 하지 않았다. 노조는 “회사가 양보안을 내놓지 않으면 금속노조 지침대로 20일 2차 파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날 파업으로 차량 4300대를 생산하지 못해 880억 원 상당의 매출 손실액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노사는 18일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 2012-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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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 동반침체 위기]中 식어가는 ‘바오바 엔진’… 한국 수출약발 갈수록 떨어져

    올해 한국 경제가 2%대 성장으로 주저앉을 위기에 놓였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3.0%는 국내외 주요 기관의 전망치 가운데 가장 비관적인 수준이다. 중국과 유럽, 미국 등 3대 경제권의 장기 침체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가 직격탄을 맞는다면 한은의 전망치조차 달성할 수 없게 된다. 불과 3개월 전인 4월 올해 경기 흐름으로 예상됐던 ‘상저하고(上低下高)’는 ‘상저하저’로 바뀌게 됐다.○ 수출기업 악영향 현실화 한은이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 3.0%는 정부의 3.3%나 국제통화기금(IMF)의 3.25%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신운 한은 조사국장은 이날 “(3% 성장률 전망치는)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며 “중국 및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이 둔화되고, 대외여건 악화로 국내 소비 및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문별로 상품 수출이 주요국 경기 침체로 4월 전망치 4.8%보다 낮은 4.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에서 수출의 기여도(1.3%포인트)는 내수 기여도(1.6%포인트)를 이미 밑돌아 ‘수출 한국’이라는 이름이 무색해졌다. 내수가 좋아졌다기보다는 수출이 상대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수출 둔화의 가장 큰 요인은 수출 비중이 23.2%인 중국과 9.3%인 유럽연합(EU)이다. 특히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밑돈 데다 중국 정부가 수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내수 활성화 정책을 발표한 점이 한국 경제에 악재로 꼽혔다. 2011년 한국의 대중 수출에서 부품 등 중간재 비중이 72.0%나 된다. 중국은 이를 가공해 제3국으로 수출하기 때문에 중국이 수출 위주의 정책을 유지해야 한국 경제에 유리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0.4%포인트 떨어진다”고 말했다.○ 2%대 성장도 배제 못해 한은은 민간소비가 4월 전망치보다 0.6%포인트 떨어진 2.2% 증가하고 설비투자는 0.4%포인트 낮은 5.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둔화가 실물경기에 미치는 악영향으로 볼 수 있다. 또 한은은 올해 상반기 2.7%, 하반기 3.2%로 ‘상저하저’ 성장 구조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신 조사국장은 “수치상 하반기가 나은 걸로 보이지만 정부 재정 효과를 빼면 하반기 역시 분기별 1% 성장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률을 0.2%포인트 올릴 것으로 분석된 하반기 재정투자지출 8조5000억 원이 없다면 사실상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대인 셈이다. 여기에 중국이나 유럽, 미국의 경기가 더 악화된다면 성장률 2%대는 확실시된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3%보다 낮거나 높아질 수 있지만 실제 성장률이 전망치보다 낮게 나올 가능성인 하방 리스크가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 역시 경제성장률 전망치 3.0%를 낙관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김동구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의 불확실성에 따라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인데 유럽 위기가 대책 없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이미 2%대 성장 전망을 내놓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올해 3월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7%로 낮췄고 7월 2.5%로 다시 내렸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

    • 2012-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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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9년간 꿈 좇던 이 남자… 은행 보일러공에서 지점장 됐다

    “지금 생각해도 저 같은 사람이 여기까지 온 것은 기적입니다. 임원 운전사로 운전대를 잡으면서 ‘기사만 해야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임원의 저녁 약속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면서 차에서 불을 켜고 자격증 공부를 했습니다.”서울 중구 신당동에 있는 IBK기업은행 신당동지점 이철희 지점장(53)이 스스로 밝힌 성공신화의 요인이다. 이 지점장은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인생행로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처음에는 기업은행에 운전사로 들어와 보일러공으로 일을 바꿨고 은행에 발을 내디딘 지 29년 만에 12일 마침내 ‘은행원의 꽃’으로 불리는 지점장으로 올라섰다.그는 이날 기업은행 하반기 인사에서 그가 일하는 신당동출장소가 지점으로 승격되면서 지점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그는 올해 1월 부지점장이 된 지 6개월여 만에 지점장으로 승진해 통상 걸리는 4년의 기간을 건너뛰는 초고속 승진의 주인공이 됐다.○ 운전사에서 지점장까지전남 영암군 출신으로 고교만 졸업한 채 상경해 공장과 건설현장 등을 전전하던 그가 기업은행에 입사한 시점은 29년 전인 1983년 9월 30일이었다. 비정규직 운전사로 들어가 7년간 비서실장 등 임원 차를 몰았다. 입사한 지 3년이 되자 정규직 직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고 은행에서 정규직이 되는 가장 빠른 길은 보일러공이 되는 것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보일러 관련 공부를 하면서 술을 마시거나 친구를 만나고 싶은 생각도 굴뚝같았지만 오늘보다 나은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며 꾹 참았다”고 말했다.그는 1990년부터 기업은행 성동지점에서 별정직 보일러공으로 일했다. 별정직은 정규직과 급여는 거의 같지만 그는 ‘화이트칼라’인 은행원이 되고 싶었다. 그때부터 일부러 지점에서 보일러와 관계없는 일을 찾아 하면서 서무 보조일을 많이 도와줬다. 그 사이 인덕전문대를 졸업하고 서울산업대로 편입을 하면서 학력도 쌓아나갔다.입사 15년 만인 1998년 드디어 정규 기능직이 됐다. 그래도 금융 관련 업무를 하고 싶다는 목마름은 가시지 않았다. 주말을 이용해 한국공인재무설계사, 증권투자상담사 등 자격증 9개를 땄다. 과장 승진에 필요한 ‘책임자 시험’도 2000년 통과했다. 그는 “금융 업무를 하고 싶은 생각에 일을 찾아서 하다 보니 지점에서 일을 하나씩 맡겨줬다”고 말했다.○ “상품보다는 나 자신을 먼저 팝니다”그는 2002년 은행 창구에 앉던 날 아침의 설렘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이 설렘을 마음에 품은 채 발로 뛰었다. 고객의 마음을 헤아리며 살갑게, 진심으로 대하다 보니 이곳저곳에 소개해 주는 고객이 늘어났다. 부지런한 사람이라고 소문도 났다.지점장으로 승진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한 고객과의 만남이었다. 그는 “작년에 한 저녁식사 자리에서 한 기업의 부사장이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왜 직급이 그렇게밖에 안 되느냐’며 물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남들이 늦어도 40대 중반이면 되는 차장을 52세까지 달고 있었다. 그는 “내가 살아온 날들을 이야기하자 그 부사장이 ‘당신이 우리 회사를 주거래 고객으로 맡으면 어떻겠느냐’고 제의했다”고 말했다. 단번에 400억 원을 유치해 ‘예금왕’에 올랐고 올해 1월 차장에서 부지점장으로 승진했다.특히 그는 매일 아침마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스스로 감사의 기도를 드리며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것이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그는 “일반 직원들과는 달라야 된다는 생각에서 나도 모르게 열심히 하다 보니까 고객이 나를 키워주었다”라며 “지금도 최고의 은행원이 되기 위해서는 상품보다 나 자신을 먼저 고객에게 팔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활짝 웃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 201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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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이 최고야” 적금의 부활

    한때 낮은 금리 때문에 펀드와 정기예금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적립식예금(적금)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펀드 투자의 인기가 다소 시들해진 데다 정기예금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는 데 따른 현상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KB국민 우리 신한 하나 기업 NH농협은행 등 6개 은행의 적금 잔액은 총 29조6921억 원으로 지난해 12월 말 27조5932억 원보다 2조989억 원(7.6%) 늘었다. 같은 기간 총수신 증가율이 3.5%, 정기예금 증가율이 3.3%에 머무른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적금의 인기몰이는 증시 변동폭이 커지면서 펀드 등 위험자산에 대한 기피 현상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들 6개 은행의 펀드 잔액(원금 기준·MMF 제외)은 지난해 12월 말 46조4703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45조2326억 원으로 2.7% 감소했다. 적금 금리도 예전만큼 낮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가중평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3.77%, 정기적금은 3.74%로 정기예금이 0.03%포인트 높았다. 하지만 이후 정기예금 금리는 하락세를, 정기적금 금리는 상승세를 탔다. 올해 5월에는 정기예금 금리가 평균 3.63%로 내려가고 정기적금 금리가 3.81%로 올라가 적금 금리가 예금 금리를 0.18%포인트 앞질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펀드에 자금이 많이 유입되려면 주가 상승세가 눈에 보여야 하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 보니 고객들이 펀드 가입을 망설이고 있다”며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태여서 고객들이 적금의 장점을 인식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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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 41개월만에 0.25%P 인하… 한은 ‘경기부양-가계빚 해결’ 의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정례회의를 열어 연 3.25%이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연 3.00%로 결정했다. 기준금리 인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2월 이후 41개월 만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브리핑에서 “통화정책을 선제적으로 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했다”고 밝혔다. 세계 경제의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국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나선 셈이다. 하지만 시장은 한은의 금리 인하를 경기 침체를 공식화하는 ‘기습 신호’로 받아들였다. 이날 코스피는 1개월여 만에 1,800 선이 무너지며 급락했고 국고채 값은 급등(국고채 금리는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물가보다 성장에 방점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국내 경기까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진단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금통위원들의 인하 결정이 만장일치는 아니었다. 물가 상승에 대한 염려 등으로 전날 경기 동향보고회의에서 금통위원들은 4시간 가까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2.2%로 4개월 연속 2%대로 표면적으로는 안정세이지만 이는 무상보육 등 정부가 인위적으로 억제한 영향이 크다. 하지만 이날 금통위원들은 가계부채 부담 완화와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리는 쪽으로 뜻을 모았다. 이는 한은이 물가안정보다 성장에 우선순위를 두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김 총재는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 교역 대상국의 경제가 침체되면서 수출과 내수 증가율이 낮아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하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한국의 대(對)유럽연합(EU) 수출은 16.0% 줄었고 대중국 수출 역시 1.2% 감소했다. 특히 한은은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한은은 올해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낮아지면서 ‘국내총생산(GDP) 갭’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점에 주목했다. 잠재성장률은 물가에 부담을 주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능력이다. GDP 갭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확장정책을 통해 총수요를 높여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또 5일 유럽중앙은행(ECB)과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에 이어 브라질도 이날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점도 한은의 금리 인하에 힘을 실었다. 김 총재는 “(시장이 개방됐는데) 한국만 ‘마이 웨이’를 가겠다고 하는 것은 힘들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번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가 GDP 성장률을 올해 0.02%포인트, 내년 0.09%포인트 각각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김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로 이자부담이 낮아져 경제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가계부채 총액은 911조 원에 이른다.○ 허 찔린 금융시장 요동쳐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동결을 예상했던 시장의 허를 찌른 셈이 됐다. 많은 시장 참여자들은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는 41포인트(2.24%) 하락한 1,785.39로 급락한 채 장을 마쳤다.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 침체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 데다 장 막판에 옵션만기 물량까지 쏟아져 하락폭이 커지며 이날 시가총액 23조 원이 사라졌다. 코스피가 1,800 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6월 4일(1,783.13) 이후 처음이다. 또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소식이 전해지자 급락세로 돌아섰다. 전날보다 0.22%포인트나 떨어진 2.97%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연내에 기준금리가 한두 차례 더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자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기준금리 밑으로 떨어지는 역전현상이 벌어지면서 초강세를 나타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201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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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차 베이비부머 55% “은퇴준비 시작 못해”

    전자부품 기업에서 구매 업무를 맡고 있는 김모 차장(42)은 회사 내에서 ‘헬리콥터 파파’로 불린다.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아 주말마다 차로 자녀들을 학원에 실어 나른다. ‘91학번’인 그는 자녀 2명을 보습학원, 피아노학원 등에 보내며 총 110만 원을 쓴다. 소득의 20% 정도를 교육비로 지출하는 셈. 반면 노후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김 차장은 “일단 딸 2명을 좋은 대학에 진학시키는 게 목표”라며 “정년퇴직을 생각하면 불안하지만 아직은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30대 후반∼40대 중반으로 우리 사회 경제활동의 중추를 담당하는 ‘2차 베이비부머’의 절반은 김 차장처럼 은퇴 준비를 시작조차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노후 자금을 교육비에 사용할 정도로 재테크 목적의 최우선 순위로 자녀 교육을 꼽았다. ○ 2차 베이비부머, 절반도 대비 못해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11일 발표한 ‘2차 베이비붐 세대 은퇴 대응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차 베이비부머 중 은퇴 후를 위한 재정적 준비를 시작한 경우는 44.6%에 그쳤다. 올해 4, 5월 2차 베이비부머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다. 응답자들은 은퇴 연령을 63세로 예상했다. 이들 중 ‘은퇴 후 생활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다’는 응답은 62.5%였다. 불안을 느끼는 원인으로는 물가 상승에 따른 생활비 증가(75.9%), 노후 소비 불균형(70.1%), 의료·간병비 증가(69.9%) 등이 많았다. ○ 1차 베이비부머보다 자녀 교육 집착 은퇴 준비를 시작하지 못한 이유로 이들은 빠듯한 소득(65.5%·복수 응답)과 자녀 교육 비용 부담(48.7%)을 들었다. 실제로 2차 베이비부머는 월평균 가계지출의 14.8%를 자녀 교육비에 쏟아 붓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자녀 양육비를 더하면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돈이 가계지출의 20.8%에 이른다. 이들 중 ‘자녀 교육을 위해 은퇴 후 자금을 양보할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55.3%나 된다. 같은 질문에 대한 1차 베이비부머의 응답률(50.5%)보다도 높다. 2차 베이비부머의 재테크 목적 역시 자녀 교육이 1순위였다. 응답자들의 재테크 목적은 교육비가 68.6%(복수응답)로 1위였고, 노후자금 마련(56.7%), 일시적 여유자금 운용(34.3%)이 뒤를 이었다. 1차 베이비부머의 재테크 목적이 노후자금 마련(83.0%)과 자녀 결혼자금(55.0%)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 자산 배분은 부동산 쏠림 현상 극심 2차 베이비부머의 총자산은 평균 3억7000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은퇴 후 필요한 최소생활비의 67.8% 수준이다. 하지만 자산 중 부동산 자산이 83.3%, 금융 자산이 12.9%로 부동산 쏠림이 심했다. 금융 자산은 평균 4800만 원으로 86.4%가 예·적금, 보험 등 안전형 상품이었다. 이는 2차 베이비부머가 외환위기와 2001년 주택가격 폭등, 2003년 카드사태 등과 같은 경제위기 상황을 겪으며 성장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차 베이비붐 세대 :: 1968∼1974년 출생한 606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2% 정도를 차지한다. 이해할 수 없는 세대라는 뜻에서 X세대라고도 불렸다. 6·25전쟁 이후인 1955∼1963년 태어난 1차 베이비붐 세대 714만 명의 바로 다음 세대에 해당한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2-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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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ney&Life]신사임당·한반도·태극 무늬를 찾아라

    이달 9일 5만 원권을 위조해 사용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범인은 박모 씨(19) 등 10대 3명으로 이들은 집에서 레이저 복합기 등을 이용해 5만 원권 위조지폐 80장을 만들어 서울 북부권의 편의점을 돌면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사용한 5만 원권 위조지폐는 원본 지폐를 일반 복사용지에 컬러복사기로 복사한 것으로 일련번호가 같았고 위폐 방지장치인 숨은 그림이 없었다. 또 띠형 홀로그램은 은박지를 테이프로 붙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만 원권 위조지폐가 최근 크게 늘었다. 올해 1분기 5000원권과 1만 원권 위조지폐는 지난해 1분기 대비 각각 34.0%, 13.1% 줄었다. 반면 올해 1분기 5만 원권 위조지폐는 82장이 발견됐다. 이는 2009년 6월 5만 원권을 발행하기 시작한 뒤 가장 많은 규모다. 지난해 1분기에 발견된 5만 원권 위조지폐는 3장에 그쳤다. 한은 당국자는 “5만 원권은 시중에서 다른 지폐보다 비교적 적게 쓰이고 있어 판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위조지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5만 원권의 위조지폐 여부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김성용 한국은행 발권국 차장은 “‘비춰 보고’, ‘기울여 보고’, ‘만져 보고’의 3가지 원칙을 명심하면 간단하게 위조지폐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그래픽 참조). 구체적으로는 신사임당 초상의 앞면 중 초상이 없는 왼쪽 여백을 빛에 ‘비춰 보면’ 신사임당 초상이 나타난다. 또 앞면 왼쪽의 띠형 홀로그램을 ‘기울여 보면’ 각도에 따라 태극과 한반도 지도 등이 나타나고 지폐 뒷면의 숫자도 자홍색에서 녹색으로, 녹색에서 자홍색으로 변한다. 지폐를 ‘만져 보면’ 인물 초상과 문자, 숫자에서 오돌토돌한 감촉을 느낄 수 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2-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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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준금리 동결 12개월째… 이번엔 조정할까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조정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은은 현재 기준금리 3.25%를 12개월째 동결 중이다. 일각에서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009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며 “내수 부진과 수출 약세로 성장세가 더 악화할 수 있어 통화정책 측면에서 한은이 행동(금리 인하)에 나설 때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 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CSI)가 6월 97로 전달의 101보다 4포인트 하락해 한은은 체감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다고 보고 있다. 또 앞으로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를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6월에 전월과 같은 연평균 3.7%로 5개월 만에 하락세를 멈췄다. 전문가들은 금리 동결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이번에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움직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물가가 안정되기는 했지만 기대인플레이션율을 보면 안심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유럽과 중국, 미국의 경제상황을 지켜봐야 하고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금융시장의 혼란이 있을 수 있어 금리인하 카드는 최대한 아껴둘 것”이라고 내다봤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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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lobal Economy]시장은 25.7% 금리 대신 ―0.006%금리 택했다

    ‘지금 1만1유로(약 1400만 원)를 주고 사서 6개월 뒤에 1만 유로만 받는 프랑스 채권(연리 ―0.006%)과 지금 1816유로를 주고 사서 10년 뒤에 1만 유로나 받을 수 있는 그리스 채권(연리 25.7%)이 있다. 당신은 어느 나라 채권을 사고 싶은가?’ 재정위기가 닥치기 전인 2008년 1월만 해도 독일과 그리스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그리스가 0.32%가량만 더 높았다. 하지만 재정위기로 유럽 국가 간 국채 금리 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량 국가와 비우량 국가 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 9일(현지 시간) 프랑스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로 국채를 발행했다. 프랑스 재무부 국고국은 이날 3개월물과 6개월물, 1년물 등 단기 국채 입찰을 통해 77억 유로를 조달했다. 이 중 39억2000만 유로어치의 3개월물이 ―0.005%, 19억9000만 유로어치의 6개월물이 ―0.006%의 금리로 발행된 것. 프랑스의 1년물 17억9000만 유로어치도 0.013%까지 떨어지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독일 정부도 이날 6개월 만기 국채 33억 유로어치를 사상 최저 금리인 ―0.03%의 금리에 매각했다. 독일은 올해 1월 9일에도 6개월 만기 국채 39억 유로어치를 ―0.0122%에 발행한 바 있다. 유럽의 재정위기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전통적인 유럽의 안전한 자산인 독일과 스위스 네덜란드 프랑스 단기 국채에 자금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반면 재정위기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고공으로 치솟았다. 10년 만기 스페인 국채 금리는 7.06%로 마감하며 6월 18일 7.15% 이후 다시 7%대로 올라섰다. 10년 만기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6.11%로 6%대를 기록했다. 이날 그리스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5.7%였다. 프랑스 등 단기 국채에 자금이 몰리는 것에 대해 한국은행 관계자는 “유럽에서 충분한 정책 대응이 있었음에도 발행금리가 마이너스라는 점은 금융시장의 스트레스가 여전히 완화되지 않고 있어 안전자산에 몰리고 있다는 증거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 관계자는 “프랑스가 스페인이나 이탈리아보다는 상황이 좋지만 독일만큼 안전한 국가는 아니다”라며 “프랑스가 국채를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했다는 것은 안전자산 수요와 적절한 투자수익 욕구가 어우러져 발생한 현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독일이나 프랑스처럼 국가 등급이 높으면서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는 영국이나 스위스의 국채는 더 인기다. 스위스의 국채는 현재 4년 만기 국채 금리도 9일 ―0.12%였다. 같은 날 영국의 5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제로’에 가까운 0.6%였다. 국제금융센터 금융시장실 윤인구 채권담당부장은 “프랑스 국채의 단기 금리 첫 마이너스 기록은 유럽이 추진하고 있는 유로안정화기구(ESM)의 재정위기국 국채 매입 계획이나 단일 금융감독기구 설립 등이 시간이 걸리는 사안이어서 당분간은 재정위기가 해소되기 힘들 것이라는 시장의 판단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편 유로존은 스페인 은행권에 이번 달 말까지 300억 유로 규모의 1차 구제금융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10일 유로그룹 의장인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가 말했다. 융커 의장은 9일 유로존 17개 회원국의 재무장관들이 9시간에 걸친 논의 끝에 이같이 합의했다고 말했다.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 201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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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가 하락-경기 불황… 생산자물가 석달째 하락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과 세계 경기 침체로 국내 생산자물가가 3개월째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9일 내놓은 ‘2012년 6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전월 대비 생산자물가는 4월 ―0.1%, 5월 ―0.6%, 6월 ―1.4%로 3개월째 하락했다. 6월 하락폭은 2008년 12월(―1.7%) 이후 가장 크다. 6월 생산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는 0.8% 올라 2009년 11월 (―0.4%) 이후 처음으로 1% 미만으로 내려갔다. 분야별로는 공산품이 유가 하락에 힘입어 석유·화학·1차금속 제품 위주로 전월 대비 1.6% 하락했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는 올해 5월 배럴당 평균 107.32달러에서 6월 94.38달러로 12.1% 떨어졌다. 물가지수(1000)에서 공산품의 가중치는 644.8로 가장 높다. 농림수산품은 겨울철 이상한파로 올랐던 채소류와 과실류의 가격이 떨어진 데 힘입어 전월보다 5.9%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물가가 안정되는 느낌이 있으나 세계적인 불황의 영향을 받은 것이어서 아주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면 물가상승률이 0.24%포인트 낮아지고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떨어진다고 전망했다. 이는 3월 14일 이후 유가가 연간 10.31% 하락한다는 가정에 따라 예측된 수치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2-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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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 갖고 노는 가게 주인은 상대 안해요”

    불황기는 대부분의 보험설계사에게는 시련의 계절이다. 고객들에게 보험 가입을 권유해도 ‘형편이 안 돼서’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등의 이유로 손사래 치기 일쑤다.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져 그나마 있는 보험을 해약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연간 수입 보험료 40억 원을 올려 웬만한 중소기업의 규모를 능가하는 보험설계사가 있다. 주인공은 장순애 대한생명 종로지역단 명예상무(53)이다. 그는 1998년부터 서울 동대문시장과 남대문시장 상인을 대상으로 영업해 보험 여왕상을 네 차례 수상했다. 최근 10년간 대한생명 보험설계사 2만1000명 중 실적 10위권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그는 5일 보험설계사의 꽃인 명예상무로 등극했다. 대한생명은 명예상무에게 전용사무실을 제공하는 등 임원에 준하는 대우를 한다. 그에게 극심한 불황에도 통하는 영업 노하우를 듣고 이를 경영학적으로 분석했다.○ 될 성 부른 떡잎을 눈여겨보라 그는 모든 사람을 무턱대고 영업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시장에서 장사가 잘될 것 같은 상인을 선별적으로 공략한다. 상인의 태도를 보고 가게 매출 규모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이 생겼다. 상인이 게임을 하거나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접촉하지 않는다. 그 대신 손님이 없어도 옷을 정리하거나 행인의 움직임을 계속 눈으로 좇는 상인만 골라 영업한다. 일에 대한 열정이 점포 매출의 척도이고 결국 돈 잘 버는 점포는 보험도 많이 가입할 것이라는 판단에서 나온 요령이다. →장 명예상무는 “경기가 어렵다고 하지만 장사가 잘되는 상인은 여전히 장사가 잘된다”며 “매출이 높은 가게를 위주로 공략한 덕택에 올해 상반기 수입 보험료가 전년 동기보다 두 배로 올랐다”고 말했다. 경영학에서 몰입(engagement)은 종업원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척도로 쓰인다. 업무몰입도가 높은 직원은 대체적으로 업무 성과가 높다.○ 매일 오전 6시 반에 나와 하루 200명 만난다 그는 오전 6시 반에 출근해 오후 10시에 퇴근한다. 잠은 하루에 서너 시간 잔다. 새벽 상인들의 일과 시간에 맞춰 일찍 나와서 일을 하기 때문이다. 1998년 보험 영업을 시작한 뒤로 15년째 이런 일정을 지키고 있다. 올해 그에게 월 보험료 2000만 원인 연금보험을 가입한 한 상인 고객이 있다. 그 상인은 “장 명예상무가 상가에 7, 8년간 같은 시간에 나타나는 것을 보고 신뢰를 갖고 거액의 보험에 가입하기로 했다”고 했다. 장기간 한결 같은 모습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평판 관리(reputation management)는 장시간 일관된 행동을 보여줘야 형성된다. 고객들이 진정성을 단번에 알아차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장순애=매일 새벽같이 우리 상가에 찾아오는 사람’이라는 개인 브랜드(personal brand)는 보이지 않는 자산이 됐다.○ 내가 없으면 고객은 안 된다 그는 자신의 일을 돈벌이 수단이 아닌 고객을 위해 책임감을 실천하려는 삶의 목적으로 여긴다. 고객의 고민을 흘려듣지 않고 직접 나서서 해결하는 이유다. 최근 2, 3년 사이 동대문시장에는 새 건물이 들어서면서 활력이 생겨났지만 남대문시장은 이렇다 할 리노베이션이 없었다. 그러던 중 낙후된 상가를 동대문시장처럼 세련되게 바꿨으면 좋겠다는 상인 고객들의 불만을 접했다. 그는 고객들의 이런 불만을 해결해 주려 상인회장을 끈질기게 설득했고 결국 상인회는 인테리어 공사에 착수했다. 남대문시장 상인들은 그에게 호감을 갖지 않을 수 없었고 신뢰도가 높아져 영업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 또 그는 고객들의 다른 고민에도 귀를 기울인다. 재테크 등의 상담을 위해 세무서적 등을 한 달에 7, 8권씩 독파하고 절세 강의가 있으면 꼬박꼬박 듣는다. 나이가 찬 자녀를 둔 고객을 위해 중매도 나선다. 그는 “당장은 계약이 성사되지 않아도 먼 길을 보고 영업하면 고객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명(mission)은 일에 대한 관점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스타벅스 종업원은 쾌적하고 친절한 응대를 통해 고객에게 단순한 커피가 아니라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하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여긴다. 그도 자신을 보험 판매자가 아니라 고객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사람으로 여기고 실천하려 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2-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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