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영

유재영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구독 24

추천

2002년부터 정치, 사건, 검찰, 법원 담당 취재를 해오다 2014년부터 스포츠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에서도 영웅과 야인의 시대를 취재하겠습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스포츠의 위대함을 느끼게 해드리겠습니다.

elegant@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교육58%
경제일반17%
음악7%
기업3%
문화 일반3%
사회일반3%
농구3%
일본3%
국회3%
  • 로봇-AI 체험형 교육… CO-SHOW, ‘첨단 학습 플랫폼’으로 뜬다

    첨단 기술 교육의 최신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2025 CO-SHOW’가 지난달 26∼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최하고 첨단 분야 혁신융합대학사업(COSS) 협의회가 주관한 이번 CO-SHOW는 18개 첨단 기술 분야의 전시, 체험, 교육, 경진 대회를 경험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 첨단 교육 플랫폼이었다. 참여 대학과 학생이 지난해보다 늘어나 미래 교육의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학생 스스로 작동하는 체험형 교육의 장CO-SHOW에서 진행한 프로그램들은 학생들이 직접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다루며 첨단 분야 기술 원리를 체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가상현실(VR) 기기를 활용해 수소 밸류 체인(수소 생산, 저장, 운송, 활용까지의 산업 생태계) 전 과정을 체험하고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강아지 로봇 자동 제작,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명화 및 캐리커처 체험, 블록 코딩(텍스트 대신 그래픽 블록을 쌓아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식)을 이용한 드론 실습 같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AI 컨소시엄(한국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위해 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 AI연구원으로 구성된 협력체)이 마련한 ‘AICOSS 메타버스 캠퍼스’ 부스에서는 학생들이 가상 캠퍼스를 탐사하며 AI 기반 콘텐츠를 실습했다. 광운대를 비롯한 국내 7개 대학으로 구성된 지능형 로봇 컨소시엄의 4족 보행 로봇 제어 체험에서는 센서와 모터를 연결해 로봇을 움직이며 미니 로봇쇼까지 진행했다. 학생들은 기술을 이해하는 동시에 협업 능력도 키울 수 있었다.참여 학생들은 “손으로 만지고 움직이면서 배우니까 이해가 훨씬 빠르고 재미있었다” “친구들과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며 창의력이 늘어나는 걸 실감했다” 같은 소감을 전했다. 체험형 프로그램은 학습 동기를 제공하고 미래 진로 설계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됐다.창의력 겨루기 통해 이론의 실제 적용 체험CO-SHOW 기간 열린 21개 경진대회에서는 학생들이 로봇, 반도체, AI,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에서 아이디어와 실력을 겨뤘다. 출전 팀들은 자신의 작품과 아이디어를 실시간 발표하고 시연했다.전문가들은 경진대회를 통해 학생들의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력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미래자동차 컨소시엄에서 진행한 자율주행 경진대회에서는 학생들이 제작한 자율주행 모델 기기가 실제 코스를 주행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로봇 및 반도체 경진대회에서는 설계, 제작, 발표가 실시간으로 평가돼 학생들에게 높은 성취감을 안겼다.자율주행 경진대회에서 수상한 학생은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실제로 적용해 볼 수 있어 자신감이 생겼다”며 “팀원들과 협력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학생과 일반 참여자들이 즐기면서 학습하는 참여형 이벤트도 풍성했다.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과 연결되는 수험생 대상 특별 이벤트, 스탬프 투어, 보물찾기 이벤트 등이 흥미를 끌었다. 특히 행사장 곳곳에 숨겨진 ‘코스볼’을 찾는 보물찾기 이벤트는 학생들이 각 부스와 경진대회 현장을 꼼꼼히 살펴보며 흥미와 탐구심을 동시에 높일 수 있도록 했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 행사장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살펴보고 체험도 해 볼 수 있도록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공유 및 개방형 교육 중심 플랫폼 추구각 대학 사업단장 및 관계자들은 올해 행사를 통해 CO-SHOW가 첨단 분야 교육을 직접 소개하는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한 수도권 대학 사업단장은 “올해는 대학들이 쌓아온 교육 역량을 국민에게 선보이는 자리였다. 앞으로도 대학 간 협력과 공유 교육 모델이 확산될 수 있도록 기반을 더욱 다져 나가겠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학교에서 접하기 어려운 실습형 첨단 기술 교육을 경험하며 진로 선택에 큰 도움을 받았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올해 CO-SHOW는 질적으로 뿐만 아니라 양적으로도 수준 높은 행사였다는 평가다. 현장 프로그램은 지난해 29개에서 60개로, 경진 대회는 17개에서 21개로 늘었다. 참가 대학도 67개 학교로 지난해 62개교에서 5개 대학이 더 참여했다. 각 대학은 CO-SHOW에서 선보인 첨단 기술 교육 프로그램과 경진대회 성과를 바탕으로 첨단 분야 혁신융합교육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12-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양사이버대, 실용성 중심 디지털 러닝 강화 통해 현장형 인재 배출 박차

    ● 디지털 기반 고등교육 흐름 주도하면서 실용성 교육 모델 구현한양사이버대(총장 이기정)가 2002년 개교 이후 디지털 기반 고등교육의 흐름을 주도하며 온라인 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물리적 제약이 따르는 전통적 고등교육 방식을 벗어나 언제 어디서든 학습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 학문적 깊이와 실용성을 동시에 갖춘 교육 모델을 구현해왔다. 이러한 교육 혁신은 한양사이버대를 국내 사이버대학 가운데 독보적인 위치로 견인했다. 2025년 대학정보공시 기준 취업률 81.2%를 기록했다. 국내 사이버대학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성과다. 산업 밀착형 교과 운영과 실무 중심 교육 시스템, 체계적인 진로·경력 개발 지원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결과다. 2025년 기준 학부 재학생은 총 1만6640명이다. 전국 사이버대학 중 최대 규모이며, 전임교원도 79명으로 가장 많다. 누적 졸업생 또한 5만 명을 넘어섰다. 이들은 각 산업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재로 활약하고 있다.● 산업체 연계, 현장 맞춤 교육으로 실무 인재 배출 한양사이버대는 산업 현장의 수요와 변화에 즉각 대응하는 교육체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2025학년도에는 반도체·스마트배터리·국방기술 등 국가 전략 산업과 연계된 학과 운영을 강화하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 곧바로 활용 가능한 실무형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이중 삼성전자와 협력해 운영 중인 계약학과 ‘반도체공학과’는 고졸 사원을 대상으로 직무 전문성을 높이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국내 사이버대학 최초의 산업체 연계 학과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외부 전문가 초빙도 활발하다. 호텔외식경영학과는 대한민국 대표 중식 요리 전문가인 이연복 셰프를 특임교수로 참여시켰다. 이 셰프는 조리 실습 및 외식 창업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현장 경험 기반의 실질적인 배움을 얻고 있다.● 미래 수요 반영한 AI응용소프트웨어공학, 노인복지요양학 전공 신설 2026학년도부터 한양사이버대는 변화하는 산업 구조와 사회적 요구를 반영해 학과 2개를 신설했다. AI응용소프트웨어공학은 AI 기술과 소프트웨어 역량을 융합한 교육 과정이다. 디지털 전환 환경에서 요구되는 실무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한다. 노인복지요양학은 요양·돌봄 분야의 전문 인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학과다. 요양보호사 대비 교육과 자격 연계 프로그램 등을 제공해 진로 선택 폭을 넓힌다. 한양사이버대는 학부 단계뿐 아니라 대학원 교육에서도 선도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 국내 사이버대학원 중 가장 많은 학생이 재학 중이다. 2026학년도 전기에는 일반대학원 및 경영전문대학원 석·박사 과정 신입생 모집이 진행된다. 모집 기간은 12월 12일까지다. 2026학년도 한양사이버대 학부의 신·편입생 모집은 12월 1일부터 시작된다. 다양한 학습자 특성을 고려해 직장인·전업주부·취업준비생·고교졸업생·어학 우수자 등을 위한 여러 형태의 장학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별전형 지원자에게는 등록금 감면 등 추가 혜택도 제공된다. 입학 상담은 학부·대학원 입학지원센터(학부 02-2290-0082, 대학원 02-2290-0700), 카카오톡 채널 ‘한양사이버대학교’, 또는 학교 방문을 통해 받을 수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11-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국형 첨단교육 플랫폼이 한자리에… ‘2025 CO-SHOW’ 개최

    전공과 관계없이 학생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첨단 분야의 교육을 수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첨단 분야 혁신융합대학 사업(Convergence and Open Sharing System, 이하 COSS)’의 대규모 전시행사인 ‘2025 CO-SHOW(코쇼)’가 오는 11월 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2홀과 3A홀에서 열린다.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최하고, 첨단 분야 혁신융합대학 사업단 협의회가 주관하면서 부산광역시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COSS 사업에 참여하는 대학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육 혁신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다. 지난해 대구에서 열린 첫 행사 이후 한층 확장된 규모로 돌아온 이번 CO-SHOW는 첨단기술 교육의 다양성과 미래 산업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함께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전공 장벽 허문 교육 혁신COSS 사업은 대학 간의 벽을 허물고, 전공에 상관없이 누구나 첨단 분야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개방형 교육 모델이다. 기존에는 특정 학과 학생만 접근할 수 있었던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헬스, 로봇, 미래자동차 등 첨단 분야를 다른 전공 학생에게도 개방함으로써 산업 현장에 필요한 융합형 인재를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현재 전국의 주요 대학이 참여 중이다. 각 대학은 특화된 교육 과정을 운영하며 산학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번 CO-SHOW는 이러한 대학들의 교육 성과를 국민에게 소개하고,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경진 대회와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첨단기술의 실제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됐다.● 개방형 첨단교육 성과 공개, 체험형 전시‘첨단교육, SHOW로 펼쳐지다!’ 라는 메인 메시지와 함께 이번 행사는 교육과 체험이 결합된 복합 전시로 구성된다. 전시장에서는 대학별 교육 콘텐츠 전시와 더불어 학생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경진대회가 진행된다. AI 모델링, 반도체 회로 설계, 스마트 로봇 제어 등 실제 산업 현장을 반영한 문제 해결형 대회들이 열리는데 첨단 분야에 대한 청년 세대의 높은 관심과 역량을 보여줄 예정이다.체험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관람객들은 AI 그림 생성 체험존에서는 AI가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다. 가상 반도체 공정체험존에서는 실제 반도체 생산 단계를 디지털로 재현해 설계부터 제조까지의 과정을 익힐 수 있다. 로봇 제어 체험존과 자율주행 시뮬레이션존에서는 산업 자동화와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다.이외에도 생활 속 과학 원리를 배우는 생활과학교실 프로그램과 대학생 멘토와 함께하는 진로탐색 상담 부스 등이 마련돼 있다. 단순한 전시를 넘어 첨단기술이 교육과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경험의 장이 될 전망이다.● 미래산업 도시 부산과 공동 개최이번 CO-SHOW는 지역 대학과 기업, 지자체가 함께 참여해 지역 혁신의 의미를 더한다. 부산광역시는 최근 AI, 로봇, 반도체 등 첨단 산업 인프라를 확충하면서 미래형 교육·산업 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COSS 사업단 협의회는 이러한 지역의 성장 기반 위에서 첨단교육 혁신을 확산시키고, 지역과 대학이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이번 행사는 초·중·고등학생, 대학생, 일반 시민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행사로 운영돼 첨단 교육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11-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학생이 발굴하는 최고의 선생님은?”… 교보교육재단, ‘전국 우리쌤 자랑대회’ 개최

    ● 웃음·감동·개성까지, 학생들이 전하는 우리쌤 이야기 공모1997년 교보생명의 출연으로 설립된 이후 장학, 인성 교육, 리더십 교육, 생명 교육 등의 공익 사업을 펼치고 있는 교보교육재단이 학생이 교내 선생님을 직접 자랑할 수 있는 ‘2025 우리쌤 자랑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공모전은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교내 긍정적 관계를 사회적으로 확산하고자 기획됐다. 재단은 2023년부터 ‘전국 담임쌤 자랑대회’를 진행해왔다. 올해는 담임교사뿐 아니라 교과, 예체능, 진로, 보건 등 교내 모든 선생님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학생들은 학교 생활에서 긍정적 영향을 받은 다양한 교사들을 자유롭게 자랑할 수 있다.‘전국 우리쌤 자랑대회’ 접수는 30일까지 교보교육재단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자랑하고 싶은 교사의 재미있는 수업, 감동적인 사연, 특별한 재능, 유머, 친절함 등 다양한 모습을 자유롭게 30초 이상 1분 이내의 영상으로 담아 보내면 된다.재단은 수상작 60편을 선정할 계획이다. 학생 참가자에게는 교보문고 기프트카드 10만 원이 제공되며 선정된 교사에게 감사패가 전달된다. 추첨을 통해 100명에게 교보문고 기프트카드 1만 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또한 담임선생님을 자랑해 선정된 경우에는 50만 원 상당의 학급 간식 박스와 축하 현수막이 특별선물로 제공된다. ● 국내 첫 사회정서교육(SEL) 교사 전문성 강화 프로그램 운영한편, 재단은 학생들의 마음 건강 증진을 위해 ‘교사의 사회정서교육 역량’을 강화하는 전문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번 연수는 재단과 서울대 사범대학, 서울시교육청이 공동 설계·운영하는 국내 최초의 협력형 사회정서교육 전문 과정이다. 연수는 이달 8일부터 16일까지 서울대 사범대학에서 진행됐다.최근 정부가 사회정서교육을 핵심 교육 정책으로 확대하고 있으나 교사가 학생의 마음을 돌보기 위한 전문적 역량을 체계적으로 끌어올리는 정규 연수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이에 재단은 서울대 인성교육연구센터와 함께 심리학, 철학, 상담학, 정신의학, 뇌신경과학 등을 학제적으로 통합한 30시간 교사 전문 연수과정을 새롭게 개발했다.이번 프로그램은 기획의 완성도와 교육적 시의성을 인정받아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교원 직무 연수’로 정식 승인을 받았다. 서울시교육청 관내 초·중등 교원을 대상으로 모집을 했다. 정원 40명 모집에 135명이 신청해 3.3대 1의 경쟁률로 조기 마감됐다. 현장 교사들의 높은 참여 의지와 필요성을 확인했다.본 연수에는 조벽(고려대 석좌교수), 김현수(명지병원 의사), 서광 스님(동국대 교수), 엄성우(서울대 교수)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가 13명이 강사진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학생 마음 건강과 SEL’, ‘학급 내 정서적 안전감 조성’, ‘스토아 철학을 통한 교사의 태도 성찰’, ‘명상 및 몸 기반 회복 실습’ 등 교육 현장에 직접 적용 가능한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이외에도 명상 실습, 동료 교사 간 소통, 스스로 성찰하는 글쓰기 등 체험 중심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참여 교사들이 회복의 경험을 교육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확장해 자신과 학생을 이해하고, 교실 속 정서적 신뢰를 형성해 나갈 수 있는 힘을 키워갈 수 있도록 했다. 교보교육재단 최화정 이사장은 “학생의 마음 건강은 교사의 마음에서 출발한다고 본다. 교사의 마음이 건강해야 학생의 마음도 안전하게 자랄 수 있다. 이번 연수는 교사의 전문성 향상을 넘어 교육의 출발점을 마음에서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재단은 이번 연수를 바탕으로 서울대 사범대학,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마음건강 증진 및 사회정서교육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내년에는 연수 성과 분석 및 개선을 거쳐 더 많은 교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정례적 연수 체계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11-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AI시대 창작 역량 발굴한다…서울사이버대, ‘AI 크리에이티브 챌린지’ 개최로 혁신 드라이브

    서울사이버대(총장 이은주)가 빅데이터·AI센터, AI융합대학, 공과대학, 인공지능학과, 빅데이터·정보보호학과, AI크리에이터학과 공동 주최로 ‘2025 AI 크리에이티브 챌린지(AI콘텐츠전)’를 20일까지 진행했다. AI와 창의적인 사고의 결합으로 가능성을 탐구하는 AI 크리에이티브 챌린지는 AI를 활용한 콘텐츠 개발을 통해 학생들의 기술력과 창의력을 발굴하고, 실무 능력 배양을 목표로 기획됐다. 서울사이버대 재학생과 AI에 관심 있는 교내 관계자가 참여했다. 챌린지 심사는 다음달 1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다. AI 그랜드 마스터상 한 작품(상금 100만 원), AI 이노베이터상 두 작품(상금 50만 원), AI 마에스트로상으로 세 작품(상금 30만 원)을 선정한다. 이 작품들은 서울사이버대 및 협력 기관의 공식 채널을 통해 소개된다.서울사이버대 빅데이터·AI센터는 2020년 설립 이후 재학생들의 AI 역량 개발에 힘쓰고 있다. 빅데이터·AI센터는 앞으로 업무에 즉각 활용 가능한 다양한 최신 AI 기술 소개 및 교직원 역량 강화에도 힘쓸 예정이다. AI크리에이터학과 교육 과정에선 ChatGPT, RunwayML 등 최신 AI 플랫폼을 미디어 콘텐츠 창작에 적용해 타겟 오디언스에게 맞춤형 미디어 경험을 제공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한다.인공지능학과는 AI분야 전문가 양성을 위해 2024년 신규 개편된 학과다. 머신러닝, 딥러닝을 기반으로 자연어 처리, 강화 학습, 생성형 AI 등으로 구성된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다. 빅데이터·정보보호학과는 다수의 데이터 분석 및 AI 모델링 경진대회 수상, 블록체인 연구과제 수주, AI와 정보보호 관련 외부 전문가 특강, 아이디어 공모전 개최 등 의 실적을 내고 있다.한편, 서울사이버대는 2026학년도 학과 신설과 개편을 통해 사회적 수요와 트렌드에 맞춘 교육을 제공한다고 18일 밝혔다. 문화예술대학과 음악대학을 예술대학으로 통합했다. 반려동물산업학과, 스포츠지도학과, 응용수학·통계학과를 신설했다. 드론·로봇공학과와 문예창작학과, AI커머스학과, 국방AI학과 등을 확대 개편하였다.반려동물산업학과는 반려동물의 건강, 행동, 영양, 미용 및 관련 법규와 경영까지 아우르는 체계적인 융복합 교육을 제공한다. 졸업 후 동물보건사, 펫푸드 연구원 등 헬스케어 전문가나 펫테크 기업의 데이터 분석가, 행동지도사·미용사, 펫시터 등 전문 서비스 창업, 공공기관 동물 복지 정책 담당 등으로 진출 가능하다. 스포츠지도학과는 건강·여가·체육 활동 수요에 대응해 인문·사회적 소양을 겸비한 체육전문인을 양성한다. 시도체육회 및 공공스포츠센터 스포츠지도자, 재활트레이닝 센터 운동지도자, 피트니스센터 지도자 및 창업, 재활병원 및 스포츠재활센터 운동전문가, 필라테스 지도자, 스포츠선수 트레이너, 체육대학원으로 진학이 가능하다. 국가자격증인 건강운동관리사, 전문스포츠지도사, 생활스포츠지도사, 유소년스포츠지도사 등과 민간자격증인 퍼스널트레이너, 자세교정운동지도사, 선수트레이너, 필라테스자격증, 그룹 트레이닝지도자 등을 취득할 수 있다. 서울사이버대 대학원은 2026학년도부터 기존 사회복지학과와 상담·임상심리학과에 새롭게 뷰티산업학과, 음악학과, AI융합기술학과 석사·박사과정을 추가해 운영한다. 뷰티산업학과 석사·박사과정에선 화장품산업, 뷰티테크·아트, 메디컬·실버 뷰티 분야에서의 전문성과 창의성을 겸비한 차세대 리더를 양성한다. AI·빅데이터, AR(증강현실)/VR(가상현실)기반의 뷰티테크 연구, 글로벌 브랜드 전략, 메디컬·실버뷰티케어 등 산업 현장과 밀착된 교육을 제공한다. AI융합기술학과 석사·박사과정은 공학 기반 다양한 세부 분야(컴퓨터, 정보보호, 전기전자, 기계제어, 드론, 미디어, 기술창업 등)에 AI를 접목해 ‘문제 정의·모델링·검증·적용’을 할 수 있는 X+AI 인재를 양성한다. 서울사이버대는 12월 1일부터 2026학년도 상반기 학부 신·편입생을 모집한다. 총 11개 단과대학, 49개 학과다. 서울사이버대 입학홈페이지를 통해 지원서를 작성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사이버대 입학지원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학원은 11월 24일부터 12월 26일까지 2026 전기 일반대학원 신입생을 모집한다. 사회복지학과, 상담·임상심리학과, 뷰티산업학과, 음악학과, AI융합기술학과 석사·박사과정을 모집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11-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온 동네가 함께하는 초등돌봄·교육 모델이 한자리에… ‘2025 온동네 교육기부박람회’ 열린다

    2025 온동네 교육기부 박람회가 내달 12∼14일 경기 수원시 메쎄전시장에서 열린다. 올해로 14회를 맞은 이번 박람회의 슬로건은 ‘온동네, 친구들아 함께하자’다. 새 정부 국정 과제인 ‘방과후학교 지원 확대 및 온동네 초등돌봄 도입’과 관련해 학교 안팎서 진행하는 다양한 초등 돌봄·교육 프로그램을 경험하고, 교육기부로 운영하는 초등 돌봄·교육 사례를 살펴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초등 돌봄·교육 체험 부스존, 테마 공간, 방과 후교실, 정책홍보관 등을 운영한다. 뮤지컬 음악 콘서트, 댄스 공연 등 다양한 행사와 OX 퀴즈, 학생 그림 전시회 등 여러 이벤트도 함께 진행한다.초등 돌봄·교육 체험 부스존은 교육, 제작(예술), 신체활동, 디지털·과학 등 크게 4가지 주제에 맞춰 구성할 예정이다. 교육존에선 학생들이 호기심을 갖고 탐구하며 스스로 깨닫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이 펼쳐진다. 제작·예술존에서는 직접 작품을 제작하며 상상력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신체 활동·놀이존에서는 몸으로 체험하며 도전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 디지털·과학존은 아이디어와 창의력을 키우는 여러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학생, 학부모가 아닌 일반 방문객도 초등 돌봄·교육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테마공간을 마련한다. 학교(교실), 도서관, 미술관, 체육관, 문구점, 박물관 콘셉트로 꾸민 부스에서 공간별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학교(교실) 공간에서는 실제 학교와 유사하게 구현한 장소에서 학생들은 방과 후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학부모들은 참관할 수 있다. 총 5종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K-팝 댄스, 블록만들기, 모형 비행기 조립, 놀이(컬링), 고구마 우동 만들기, 전자다트, 펫 티켓 등 학생들의 흥미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미술관 공간은 벽화를 그릴 수 있는 벽면을 마련하고 실제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체육관 공간은 농구, 야구(티볼), 양궁, 스내그골프 등 종목별 스포츠를 상시 체험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 프로그램을 모두 체험한 방문객에게는 박람회장 내 문구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스탬프를 발급할 계획이다. 문구점 공간은 초등 돌봄·교육 프로그램에서 활용하는 교구재와 키트 등을 전시하고, 학생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기념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박물관 공간은 방과후학교, 온동네 돌봄, 교육기부와 관련한 정부의 정책을 소개하고 학교 현장의 우수 사례도 공유할 수 있도록 구성할 계획이다. 박람회 관계자는“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처럼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위해 온 사회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이번 박람회를 통해 지자체, 교육청, 학교가 하나가 돼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을 돕는 초등 돌봄·교육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11-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지속가능한 AI 혁신 생태계 조성해 AI 거점 대학으로 도약하려는 단국대

    단국대(총장 안순철)가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AI)·반도체·미래차·메디바이오·수소에너지 등 첨단산업 분야 인재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AI기반의 첨단 교육 플랫폼을 마련해 ‘AI 캠퍼스’를 조성하고 전교생 대상 SW·AI 교육을 통해 디지털 문해력을 갖춘 융합형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 인공지능학과, AI융합연구원 신설로 AI 거점 대학으로 도약 단국대는 AI시대를 이끌어 갈 융합인재 양성을 위해 인공지능학과를 신설했다. 인공지능학과는 AI 프로그래밍, 인공지능 수학 등 기초 이론부터 최신 알고리즘, 데이터 처리 및 모델링 등의 심화 이론을 체계적으로 교육한다. 시각 지능(Vision AI), 언어 지능(Language AI) 등 다른 대학에서 심화 전공으로 개설하는 교과목을 전공필수로 운영해 창의성과 실무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다. 대학원 인공지능융합학과와 정보융합기술·창업대학원 인공지능공학과를 연계한 학·석·박사 통합 교육체계도 구축했다. AI 분야 연구를 통합적으로 지원할 ‘AI융합연구원’도 설립한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AI 10대 전략에 대응하고, 학제 간 공동 연구와 융합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특히 용인 반도체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판교테크노밸리 등과 협력해 반도체, 미래자동차, 디지털 헬스케어 등 지속가능한 AI혁신 생태계를 조성해 나간다는 목표다. ● 전교생 SW·AI 필수 교육, 에듀테크 기반 교육 과정 운영 단국대는 SW·AI 핵심 인재 양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교생에게 AI·코딩·SW 교과목인 ‘창의적 사고와 코딩’,‘대학 기초 SW·AI입문’을 필수로 수강하도록 하고 있다. 단과대학에는 AI-PD 교수를 배치해 19개 필수 교양교육 과정을 개발한다. 2025년부터 연간 3000명 이상이 SW·AI 교과목을 이수할 수 있도록 100여 개의 강좌를 운영한다. 또한 비전공자를 위한 맞춤형 SW·AI 학위과정인 ‘재능 사다리 4단계’를 신설했다. 자동차 포렌식, 반도체SW, 헬스케어 로봇 분야 리빙랩 등으로 실무 인재 교육시스템을 구축했다. 산업체 현장 교육 시스템인 ‘IDC SW아카데미’와 ‘SW·AI·코딩·클라우드·사이버보안 활용 창의실습존’도 만들었다. 이외에도 국내 대학 최초로 독자 개발한 AI교육지원 서비스인 ‘에듀아이(EduAI)’, 학생용 교육지원 비서인 ‘단아이(Dan.i)’, 교수용 교육지식분석시스템 ‘데스크(D-ESK)’ 등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 캠퍼스별 특성화 교육 인프라 집중 활용 단국대는 경기도·충청남도 RISE사업(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에 선정됐다. 지·산·학·연을 넘어 지역 혁신을 선도하는 초격차 대학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죽전캠퍼스는 2030년까지 경기도가 추진하는 첨단모빌리티, 디지털전환(DX), AI·빅데이터, 반도체 등 미래성장산업(G7/GX) 분야 인재 3만 2000여 명을 양성한다. G유니콘기업 육성, 기술이전, 해외 특허 등 산학협력 R&D 활성화를 노린다. 단국 차세대반도체사업단과 융합반도체공학과(학부), 파운드리공학과(대학원)를 개설해 반도체 분야 특성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대학 최고 수준의 반도체 실습 인프라인 ‘DKU 클린룸 센터’도 구축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도쿄일렉트론코리아 등 국내외 기업들과도 협력하고 있다. 천안캠퍼스는 충청남도 라이즈 사업의 핵심 과제이자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지역취업 보장 충남형 계약학과 운영’과 ‘기초지자체-대학 협약 기반 자율형 지역 현안 해결’ 등 총 10개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스마트도시 조성사업 협력 프로젝트(천안시), 수소 산업 활성화(보령시) 등 지역 맞춤형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안 총장은 “대학 교육의 핵심 방향을 AI를 활용한 융합교육으로 설정했다. 캠퍼스별 특성화된 교육 인프라를 바탕으로 첨단 분야 학문을 집중 육성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대학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10-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방위산업-AI 미래를 묻는다면 눈을 들어 강원대를 보라

    강원대(총장 정재연) 춘천캠퍼스 한빛관 2층 디지털밀리터리학과 교수들 연구실 문은 늘 열려있다. 학생들이 수시로 드나든다. 군복 입은 관계자들도 자주 보인다. 22일 김익현 디지털밀리터리학과 교수 연구실에서도 학생 3명이 육군 정비 전문가와 긴 회의를 했다. 이 학생들은 대학생 안보학술대회 예선을 통과해 다음 달 본선에서 발표할 연구 주제를 논의하러 왔다. 이들의 주제는 군 인력 감소 상황에서 무기 체계 정비 효율성을 개선하는 방법이다. 국방장비정비정보체계(DELIS) 등의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AI) 솔루션을 개발해 더 효율적인 예방 및 정비 의사 결정 프로세스를 제안하려고 한다. 이날 학생들은 육군 전문가에게서 실제 군 장비 정비 체계 등을 들으며 아이디어를 더 구체화할 수 있었다.● 디지털밀리터리학과의 실험 국가 아젠다인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전국 9개 거점 국립대가 각 학교 강점과 지역 특색에 맞는 혁신과 변화를 시도하는 가운데 강원대의 성과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방위산업 생태계 구축 시도가 돋보인다. 대표적인 사례가 차세대 국방 전문 인력 양성을 목표로 2023년 신설한 디지털밀리터리학과다. 강원대는 이 학과를 만든 직후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국방기술품질원 등과 ‘강원도 첨단 방위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미래 국방 기술 연구개발(R&D)을 선도하기 위해 첨단군사과학기술연구소도 설립했다. 이 연구소 소장은 육사 45기 출신 예비역 대령 김익현 교수다. 국방 기술 현황에 밝다. 국방 AI연구센터, 국방로봇·반도체 연구센터, 국방정보보호연구센터, 강원 방위산업육성연구센터로 구성된 연구소에서 교수 24명이 무기 체계 첨단화 등을 연구하고 있다.국방 R&D 기획 사업에 뛰어든 첨단군사과학기술연구소는 올 8월 교육부 글로컬랩(중점연구소) 컨소시엄형 사업의 최종 대상자로 선정돼 고려대(세종) 국민대 관련 연구소와 함께 방산기술보호연구소 기능을 수행하게 됐다. 이 사업을 통해 9년간 연구비 216억 원을 받는 연구소는 국내 대학 최초로 K-RMF(한국형 국방 사이버 위험 관리 제도) 국책 연구를 수행하게 됐다. RMF는 미국 정부가 자국 무기 체계를 외부 사이버 공격에서 보호하기 위해 도입한 프로세스다. 국내 무기 체계 보안 준수 여부를 자동 평가하는 기술 개발 및 K-RMF 기반 평가 기술 인증 체계 구축을 맡게 됐다. 지역 방산기업도 대학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국 11번째로 방위사업청 국방기술연구소 강원국방벤처센터를 유치해 43개 유망 중소 방산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실무형 전문 국방 기술 인재 육성의 폭을 넓히려 한다. 김 교수는 “지역 방위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려면 현장을 이해하는 전문 인력이 있어야 한다. 강원대에서 핵심 인력을 계속 인큐베이팅하겠다”고 말했다. ● 구글이 찾아오다 강원대는 선도적인 ‘AI 거점 대학’이 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올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소프트웨어(SW) 중심 대학 사업’에 2018년에 이어 또 다시 선정됐다. 전공자와 비전공자를 포함해 논리적 사고와 문제 해결력을 기르는 인재 양성 교육이다. 특히 AI가 대세가 된 시점에서 소프트웨어 교육과 AI 교육을 융합할 수밖에 없다. AI 교육의 목표는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과 지능적 판단력,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 향상이다. 컴퓨터와 함께 생각하는 사람을 키운다는 것. 강원대 소프트웨어 중심 대학 사업단장인 임현승 컴퓨터공학과 교수(정보화본부장)는 이 사업이 향후 AI 중심 대학 사업으로 개편될 수 있다면서 “강원대 소프트웨어 교육 과정에 AI가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융합적 AI 교육으로 전환해 ‘AI+X’ 또는 ‘X+AI’ 인력 양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했다. ‘AI+X’는 컴퓨터나 데이터, AI 중심 전공자로서 다양한 분야(X)를 융합할 수 있는 인재다. ‘X+AI’는 타 분야(X)를 중심으로 AI 역량을 더한 현장 기반 융합형 전문가다. 본래 전공 관련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AI 분석 및 AI 도구 활용 능력이 더해진 인재다. 이 같은 인재 양성 플랫폼은 2018년 만든 미래가상융합학과다. 학생은 기존 자신의 전공에 AI 같은 첨단 기술 역량을 더해 새로운 직무 능력을 키울 수 있다. 모든 강원대생이 미래가상융합학과를 복수 또는 부전공할 수 있다. 교육부는 이 같은 AI 교육 능력을 인정해 지난달 강원대를 ‘2025년 AI 분야 첨단 산업 인재 양성 부트캠프’로 선정했다. 부트캠프에선 AI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과 기업이 공동으로 단기 집중 교육 과정을 개발한다. 임 교수는 학생 전공의 미래 문제를 AI 역량으로 해결할 수 있는 X+AI 인재 양성이 거점 국립대 혁신에 적합하다고 본다. AI 핵심 기술을 직접 개발하는 AI 코어를 이해해 두루 활용할 수 있는 인재가 지역 산업계와 연계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카이스트, 디지스트(대구경북과학기술원) 같은 연구 중심 대학은 AI 기술 개발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춰 교수도, 예산도 많다”면서 “강원대는 AI 기술 활용 노하우를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브릿지 같은 실무 인재를 배출하는 방향으로 가야 예비 대학생도 목적의식을 갖고 강원대 미래 비전을 볼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X+AI 인재를 양성하려는 강원대 노력에 글로벌 빅테크 구글이 반응을 보였다. 강원대는 지난달 구글클라우드코리아와 인재 양성 파트너십 협약을 맺고 ‘구글@KNU’ 정규 교육 과정을 개설했다. 구글 현직 엔지니어가 직접 커리큘럼을 짜고 기업과 대학이 보유한 인프라를 활용해 운영한다. 강원 Google Developer Group on Campus(캠퍼스 구글 개발자 그룹)도 가동해 학생 주도적인 AI 역량 개발 활동을 지원한다. ● 산학연 혁신 허브 건설 공정률 70% 강원 지역 혁신의 허브 노릇을 할 캠퍼스 혁신 파크 조성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캠퍼스 혁신 파크는 캠퍼스에서 일하고, 창업해서 돈 벌고, 배우고, 쉬는 한국판 실리콘밸리를 목표로 교육부, 국토교통부, 중소기업벤처부가 공동 추진하는 사업이다. 강원대는 전국 국·공립대 중 유일하게 선정됐다. 1단계 사업으로 대학과 지방자치단체, 기업이 한 공간에서 공용장비로 연구하고 협업, 사업화를 도모하는 산학연 혁신 허브 역할을 할 건물이 내년 6월 1만4765㎡(약 4500평) 터에 8층 규모로 들어선다. 혁신 허브에는 첨단 제조 및 연구 산업 14개 분야 150개 기업을 유치하려 한다. 현재 공정률은 70%다. 남금의 강원대 산학협력단 산학단지기획팀장은 “117개 기업이 입주 의향을 밝혔다. 이들이 요청한 공간이 계획 면적보다 30% 초과하고 있다”고 했다. 업체들이 입주하면 6000명 이상 상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주 조건에 맞추려면 대학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남 팀장은 “100점 만점 중 산학 협력 기여도가 20점이다. 협력 실적과 계획이 분명히 있어야할 것”이라고 했다.산학연 혁신 허브 아래 6만6500㎡(약 2만 평) 터에는 도시첨단산업단지가 조성될 계획이다. 강원대 예산으로 연구시설, 주거 및 의료 시설, 문화·편의·복지 시설이 들어선다. 도시첨단산업단지 아래 컨테이너 40여 개 동으로 구성된 ‘스타트업 큐브’는 현재 창업기업들로 꽉 찼다. 대학과 지역 기업, 주민 협력 활성화, 교수 및 학생 창업, 기업 지원 인프라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컨테이너를 활용한 창업기업 터전은 전국 대학 최초다. 본사 주소지를 이곳으로 옮긴 업체도 있다. 연구와 실험, 테스트 및 실증이 한곳에서 이뤄지는 연구-사업 일체화 단지여서 투자 받기에도 좋다. 서울 모 사립대 교수도 이곳에서 창업을 했다. 강원대생들의 스타트업 큐브 기업 취업도 늘고 있다. 최근 신규 고용 45명 중 10명이 강원대 졸업자였다.춘천=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10-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미래 대학, 지식 전달 공간에서 AI와 함께 배우는 곳으로”

    “인공지능(AI) 시대에서는 대학에서 ‘무엇’과 ‘어떻게’에 대한 접근 방식이 상당히 달라져야 한다. 교수나 교사의 지식이 학생들의 뇌로 바로 입력되는 직접적인 전환을 만들어 내는 상황이 아니다. 교수나 교사는 AI가 갖고 있는 방대한 지식과 상호작용을 관리해야 하고, 학생이 AI 에이전트, 그리고 교수, 교사와 협력하는 방향으로 교육 모델을 재창조해야 한다. 자신이 무엇을 배워야 하고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를 찾게 될 것이다. 교수들이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도 바뀔 것이다.” AI 시대 미래의 대학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세계 대학 총장들의 협력기구인 세계대학총장협의회(IAUP)가 창립 60주년을 맞아 서울사이버대(총장 이은주) 주최로 13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과 서울사이버대 캠퍼스에서 기념 행사 및 세미나를 열고 있다. 14일 열린 세미나에서는 ‘혁신’을 주제로 미래 시대 대학의 모습을 모색했다. △AI 시대의 대학 모델 재구상 △AI+워크숍(Workshop) △연구 및 지속가능한 자금 지원을 통한 혁신 촉진 등을 주제로 강연 및 토론이 진행됐다. 미래시대 대학 모습 예측으로 눈길을 끈 ‘AI 시대의 대학 모델 재구상’과 관련해 중국 저장 웨슈대(ZYU)의 헤밍 영 총장은 ‘AI 시대 글로벌 고등교육 모델의 변화 및 ZYU 사례’에 대한 내용을 발표했다. ZYU의 AI를 활용한 학습 연구사례는 이미 알려져 있다. 이에 따르면 미래 대학에서는 기존의 대량 정보 전달 방식에서 개인별 맞춤형 데이터 기반 학습으로 학습 형태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또 복잡한 행정업무가 간소화돼 교수들이 더 연구에 집중할 수 있게 되고 각종 평가 방식도 지식 재생 중심에서 역량 입증 중심으로 바뀔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대해 패널로 참가한 리처드 통 미국전기전자공학회(IEEE) AI 의장은 새 시대에는 교수와 학생들의 역할이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학생의 경우 자신과 AI 에이전트 및 교수 사이에서 필요한 지식을 찾아가는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모로코 알 아하와인대의 아민 벤사이드 총장 등 세계 각지에서 온 패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학생들의 의사소통, 공감 능력 향상을 위한 예술 교육 시스템 확대, 또 교수들의 스토리텔링 능력과 같은 소프트 스킬의 개발 등이 필요하다. 대학 운영 비용의 효과적인 관리 차원에서 대학이 AI 분야에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IAUP는 전 세계 대학 총장, 학장, 부총장 등 고등교육기관의 최고책임자들로 구성된 비영리 국제기구(NGO)다. 1964년 영국 옥스퍼드에서 설립된 이래 현재 약 21개국 600여 명의 대학 대표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경희대를 비롯해 국내 여러 대학도 참여하고 있다. 이날 열린 기념행사에서 숀 첸 IAUP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IAUP가 60주년을 맞게 돼 기쁘다.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영상 축사를 통해 “세계 교육 리더들의 지혜와 비전이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우리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29대 회장인 양오봉 전북대 총장, 미국 내 1500개 대학총장들이 소속된 미국교육협의회(ACE)의 테드 미첼 회장의 축하말도 이어졌다. 미첼 회장은 “60주년, 이 순간이 새로운 도전의 순간이다. 세계대학의 협력은 AI 도구의 윤리적 활용에 대한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사이버대 이상균 이사장은 “한국 온라인 교육 혁신을 이끌어 온 서울사이버대가 행사를 주최하게 된 점을 무한한 영광으로 여긴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10-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범학은 너의 ‘이대팔’, 박상철은 나의 ‘포크볼’” [유재영의 전국깐부자랑]

    깐부. ‘같은 편’, 나아가 ‘어떤 경우라도 모든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이’라는 의미의 은어(속어)죠. 제아무리 모두 갖춘 인생이라도 건전하게 교감하는 평생의 벗이 없다면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좋은 인간관계는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깐부들 사이에 피어나는 ‘같이의 가치’를 소개합니다.“이 배지, 정말 멋있는데? 국회의원 배지보다 훨씬 나은 것 같아.”가수 이범학은 1991년 그룹 ‘이색지대’로 데뷔했다. 지금도 국민 감성 발라드로 꼽히는 ‘이별 아닌 이별’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가 2일 서울 여의도 대한가수협회 사무실을 찾았다. 아주 기쁘게 회원 등록을 하고 회원 카드도 발급 받았다. 옷에는 가수협회 배지를 자랑스럽게 달아봤다. 노래 말고도 인생은 바빴다. 꼭 가수협회 회원으로 가입을 해야하는지 의식하지 못했다. 그런데 ‘누구’ 때문에 한걸음에 찾아와 가입했다. ‘무조건’, ‘자옥아’, ‘황진이’를 히트시킨 트로트 스타인 박상철이다. 박상철은 지난 8월 선거를 통해 제8대 대한가수협회 회장에 당선됐다. 이범학은 “연극인협회에는 오래 전에 가입을 했었다. 상철이가 후보로 나왔을 때 정회원으로 등록했다면 힘이 됐을텐데 그러질 못했다. 어찌됐건 상철이 때문에 이제 ‘인증 가수’가 됐다. 가수협회 배지를 매일 꽂고 다닐 것”이라며 웃었다. ● 내 안의 선한 진심을 항상 끌어내는 사람2살 터울인 둘은 짧은 시간에 묶였다. 하지만 결합이 아주 단단한 인생 동반자다. 형 이범학에게 동생 박상철은 ‘이범학’ 본연의 선한 진심을 계속 이끌어내는 사람이다. “쟤 때문에 내가 계속 좋은 사람이 되는 것 같다”고 한다. 자신도 몰랐던, 자신 안의 여러 선한 진심을 알게 했다. 이범학은 박상철 때문에 계속 둥근 사람이 된다고 한다. 유난히 잘해주고 싶고,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을 다양하게 표현하게끔 한다. 박상철과 가깝게 지내면서 사람 이해하고 생각하는 진심의 가짓수가 크게 늘어남을 느낀다. 박상철은 이범학에게 하루에도 몇 번이고 “형님, 너무 고맙습니다. 감동입니다”라는 말을 한다. “의례적으로 하는 가식이 아니다”라며 동생으로부터 진심어린 겸손을 배운다. 박상철은 이범학 때문에 감동을 받는 마음의 그릇 크기가 커졌다. 어릴 때부터 치열하게 살고 버티느라 누가 배려해주는지도, 긍정적 반응을 할 줄도 잘 몰랐다. 이범학을 만나면서 말이 통하는 사람과 공유하는 작은 일상, 그 사람이 주는 배려의 감사함을 알았다. 지금은 이범학의 인간적 배려를 여러 감동의 스펙트럼으로 쪼갤 줄 안다. 새로운 습관도 생겼다. 그런 자신을 ‘이범학’에 매일 얘기하고 보여주는 일이다. 대한가수협회장에 당선되고도 가장 먼저 이범학을 찾았다. ● 앞뒤가 똑같아 반한 우리이범학은 따뜻함과 담담한 감정선을 갖고 노래의 여백과 고요함의 미학을 잘 살렸던 발라드 가수다. 박상철은 산전수전 경험에서 나오는 에너지와 흥으로 서민들의 정서를 신명나게 파고들었던 트로트 가수다. 둘의 만남? 우정? 접점이 많진 않아 의외다. 이범학은 1991~1992년 ‘이별 아닌 이별’, ‘마음의 거리’를 연이어 히트시키며 가요계 최정상을 찍었다. MBC ‘이경규의 몰래카메라’에서는 짜놓은 ‘가짜’ 장학퀴즈에서 인기 연예인 문제 출제자로 나와 속임수에 넘어가는 순수한 인간적 면모를 보여주면서 전국구 사랑을 받았다. 박상철은 이범학과는 세상 반대편에 있었다. 밑바닥 생계를 이어가며 가수의 꿈을 키웠다. 그러다 1993년 ‘전국노래자랑’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가수가 되고픈 꿈에 작은 바늘구멍을 뚫었지만 당장 ‘대박’이 터지진 않았다. 밤낮으로 현장형 가수로 뛰어도 현실은 냉담했다. ‘박상철’ 이라는 이름이 익숙해지기까지 참으로 긴 무명 생활을 보내야 했다. 2000년 ‘부메랑’으로 데뷔했지만 노출이 거의 안 됐다. 가뜩이나 당시 트로트 시장이 침체기여서 전혀 주목받지 못했다. 무명 생활의 간절함, 밑바닥 인생에서 탈출하려는 몸부림을 2005년에 세상이 알아줬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직진형 진심을 담은 ‘무조건’이 대박을 터뜨린 것. 박성철 인생의 기적인 ‘무조건’은 지금도 전국 행사장, 노래방, 방송을 모조리 휩쓰는 국민 가요다. 삶의 여정이 안 닮은 둘이 어떻게 ‘인연의 복’으로 연결됐을까. “2001년쯤으로 기억해요. 사실 저는 1993년부터 하락세였어요. 1992년에 마지막 앨범을 내고 20년 동안 못 내고 있던 때였죠. 그 무렵 상철이를 행사에서 몇 번 본 거예요. 첫 인상이 너무나 겸손했어요. 제 세대는 선배들에게 인사 잘하고 존댓말 잘하면 일단 ‘사람이 됐구나’ 하잖아요. 인사성이 사람 평가의 잣대였잖아요. 그런데 인사성이 너무 밝았어요. 그렇다고 서로 밥 한끼 먹는 사이까진 아니었어요. 얼굴만 아는 정도였죠. 공연에서 가끔 마주치면 인사하는 정도로 지나갔는데, 우연치 않게 가수 홍서범 형이 만든 연예인 야구동아리 ‘공놀이야’에 들어갔더니 상철이가 있는 거예요.”둘의 ‘우정이야’의 시작이다. ‘무조건’으로 최고의 트로트 스타로 올라섰을 때였다.어지간한 사람이면 어깨 힘이 한껏 들어갔을텐데.“아니요. 상철이는 그 때도 막내 같더라고. 선배든 후배든 정말 싹싹하게 대해줬어요. ‘정말 괜찮은 친구네’라고 확신을 했죠. 이 때도 절친이 될 줄은 몰랐어요. 그런데 우리는 정말 거역할 수 없는 인연이었더라고요. 나중에….”6년 전 쯤이다. 한 건물에서 둘이 또 우연히 만났다, 각자의 일로. 이범학이 경기도 일산 식사동에 음식점을 오픈했는데, 같은 건물에 박상철의 작업실이 있었던 것. 서로 몰랐다. ‘우연히’다. 매일 보게 됐다. 자연스럽게 서로 살아온, 살아갈 얘기를 나누게 됐다. 약간의 어색함이 사라졌다. 그게 걷히니 깊은 인품이 보였다. 식당 일에 집중하기 위해 외부 활동을 자제했던 이범학은 박상철과 술 한 잔 기울이면서 사는 얘기하는 것이 낙이 됐다. 당시 박상철은 사생활 논란으로 마음 고생을 적잖이 했던 시기. 답답한 마음이 생기면 식당으로 가져왔다. 이범학 앞에서 하소연으로 풀었다. 이범학은 그 하소연을 ‘요리’했다. 따뜻하게 있는 그대로 흡수해 격려로 돌려줬다. 애매한 지적과 질책은 안 했다. 자신보다 고생을 더 한 동생이었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인생 코치할 자격은 없다고 봤다. 동생 입장에선 형의 요리로 숨을 쉬고 살 수 있었다. “범학 형님이 그 때 유일한 저의 어른이었어요. 저의 고민을 그냥 맑고 깨끗함으로 정화해 돌려주셨어요. 그런 일상이 어떻게 소중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형이 안 계셨다면 작업실에 처 박혀서만 있었겠죠. 하루가 정말 길었을 거예요. 무작정 형님 식당에 내려가서 밥도 먹고 얘기하고, 형님이 툭 건네주는 미소에 한 번 웃고 나면 책도 볼 여유도 생기고, 마음 붙잡고 곡을 쓸 마음도 생겨요. 그러면 밤이 돼요.”동생에게 절대적인 공감대를 형성해주고 하소연을 받아준 이유가 있었다. “제가 누구한테 우리 상철이를 소개할 때 앞뒤가 똑같은 사람, 늘 한결같은 사람이라고 해요. 살면서 부침도 많았을텐데 잘 나갈 때는 건방 떨지 않고, 일이 잘 안 풀릴 때도 오히려 더 살갑게 사람을 대했던 사람입니다. 그런 인품에 제가 반할 수 밖에 없었어요. 동생에게 배려했다고 생각 안 해요. 제가 끌린 거죠.”“저도 마찬가지에요. 형님은 안 따를 수 없는 사람입니다. 어느 누구도 이범학을 만나보면 나쁘게 얘기하는 사람 한 명도 없을 거라는 예요. 상대의 인생으로 들어가서 그 사람의 심정을 알아주는 배려는 정말 어떤 사람에게서도 못 봤습니다.”-형이 받는 마음의 위안도 있을텐데.“저라고 왜 힘들 때가 없었겠어요. 가수로 대중들에게 점점 잊혀지는 두려움은 오히려 없었어요. 일산으로 식당을 옮길 때 상황이 좋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상철이를 만나니까 저도 의지를 하고 있더라고요. 친해진 기간이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우리의 관계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선 것 같아요.” ● 우린 서로 포크볼 같은 존재야구에서 두 손가락에 공을 끼워 던지는 포크볼은 투수가 삼진을 잡기 위해 쓰는 결정구 중 하나다. 직구처럼 오다 타자 눈 앞에서 뚝 떨어지는 구질이다. 직구와 슬라이더가 강한 ‘파워 피처’들이 투구 패턴의 변화를 주고 업그레이드하려 할 때 장착하는 구종이다. 이범학은 2012년 트로트 곡 ‘이대팔(2대 8)’을 냈다. 당시 노래하는 ‘원조 미남 오빠’가 20여 년만에 트로트로 귀환했다고 해서 화제가 됐었다. ‘이대팔’은 촌스러운 헤어 스타일이다. 의미를 확장시켜 촌스럽지만 진정성 있는 사람을 알리려고 했다. 나름 큰 변신이었다.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 가수 이범학에게 주어진 ‘현대적 생존’의 숙제가 주어졌다. 풀고 싶었다. 멀어진 대중과의 거리, 어떻게 좁힐까 고민했다. “직구와 슬라이더만 있었는데 포크볼을 장착하면? 이런 거죠. 트로트 곡을 냈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까 상상을 해봤어요. 느닷없이 장르를 바꾸니 ‘이범학 쟤가 돈이 없나”라고 보시는 분도 있겠죠. 시각이 다양할 수 있겠구나하고 머뭇거리는 상황에서 ‘지금이 아니면 평생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 스스로에게 주입식 교육을 계속 했죠. ‘내가 할 수 있는 장르가 하나 늘었으니 해보자’라고요. 포크볼 장착 잘한 것 같아요. 이제 대중들이 ‘이대팔’을 부르지 않으면 무대에서 내려오지 못하게 해요.”이 얘기를 왜 했을까. 가수 활동을 넘어서 박상철이 이범학 인생에서 포크볼 같은 존재가 됐다는 의미부여를 하고 싶어서다. “아내의 ‘18번’도 ‘무조건’”이라는 이범학은 박상철을 포크볼 같은 옵션으로 자신의 인생 옆에 붙이고 싶다. 내 몸처럼 생각하기에 동생을 너무 잘 안다. 어디가서 사람들이 박상철을 오해하면 ‘쓸데없는 얘기’라고 말해 버린다. 내가 선택한 포크볼이 얼마나 좋은지 자신 있다. 박상철도 같은 생각이다. 형의 선한 영향력을 자신의 캐릭터로 덮고 싶다. 둘이 “서로 계속 스며들고 있다”고 하는 이유다. 이범학은 의정부에서 다시 식당을 할 계획이다. 인생 포크볼 박상철이 곁에 있어 걱정 안 된다고. 트로트 레전드 박상철이 트로트맨이 된 이범학의 또 다른 포크볼이 되어줄 기대도 크다. 박상철 역시 자신의 한결같음이 가수들의 권익 향상을 위한 일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상철이가 대한가수협회장 선거를 나간다고 했을 때 왜 굳이 힘든 길을 갈까 염려도 했었죠. 월급을 받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봉사를 해야 하는 자리잖아요. 회장 활동에 대해 색 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테지만, 잘 할 것이라고 확신해요. ‘박상철’은 앞, 뒤가 똑같아요. 앞에서 순진한 적하고 뒤에서 딴짓하는 친구는 절대 아닙니다. 협회의 어두운 면을 밝은 곳으로 끄집어내는 일은 정말 잘 할 것 같아요.”“형님과 지내면서 배운 철학이 있어요. 현실적으로 해결이 가능한 것, 가능하지 않은 것에 대한 명확한 구분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겁니다. 제가. 실현 가능한 것에 대해 집중할 겁니다. 형님이 옆에 계셔서 힘이 돼요. ‘사람이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주변에 누가 있느냐에 따라 인생이 바뀐다’고 하는데 정말 제가 요즘 그래요.”보고 있자니, 함께 살아온 얘기 듣고 있자니 둘은 정말 욕심없다. 물론 돈벌이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비우고 사는 게 정말 편하다는 걸 안다. 두 사람의 ‘결’이 더 비슷해지는 것 같다.“살아보니 알겠더라고요. 법적 싸움이든, 그냥 진흙탕 싸움이든 이겨도 내가 손해보는 느낌을 받는다고 해요, 사람들이. 싸우는 과정이 너무 힘들거든요. 저도 그래요. 어떤 문제가 생기면 ‘그래 너 먹고 떨어져라. 나는 싸우기 싫다’라고 빠지는 게 마음 편해요.”“맞아요, 형님. 저도 거절을 못해 사기를 많이 당해봤잖아요. 돈 되돌려 받겠다고 해봐야 스트레스만 받더라고요. 정말 저도 ‘너 먹고 떨어져라’는 심정으로 포기를 많이 했었어요.”● “내 뒤는 너가 맡아”그래도 의미가 있는 ‘남 좋은 일’과 ‘손해보는 장사’는 계속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둘 다 같은 생각이다. 천성이 ‘베푸는 것 좋아하는데’ 어찌할 수 없다. “우리가 좋아서 하는 ‘남 좋은 일’은 ‘보람’이 남는, 남는 장사라고 봐요.”“형님과 함께 ‘가수들 좋은 일’ 열심히 해야겠어요.”세련됨보다 정을 택한 ‘우리의’. 조용한 울림으로 서로를 감동시킨 ‘우리에 대한’. 같은 진심으로 인생의 한 곡을 완성하고, 특별한 콘텐츠가 될 ‘우리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다. 답을 듣는다면 서로의 우정이 어떤 수준까지 이르렀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언젠가 이규석(가수) 형이 얘기하더라고. 내가 죽기 전에 내 뒤를 누구에게 맡길 건가에 대해 고민해봤다고. 나에게 물어보면 그 사람이 박상철이 아닌가 싶어. 이범학의 후일, 길을 박상철이 맡아 챙겨준다면 기꺼이 맘놓고 세상을 떠날 수 있다고 봐.”“또 감동의 쓰나미가 몰려옵니다. 형님, 저는 형님을 위해 죽을 수도 있어요.” 서로가 같은 뿌리를 가진 유산(레거시)으로 남길 원하는 것 같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10-06
    • 좋아요
    • 코멘트
  • 동국대, 미래 경쟁력 강화 핵심 거점 ‘로터스관’ 착공… 100년 도약 준비

    동국대(총장 윤재웅)가 2026년 건학 120주년을 맞아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상징적인 건물 ‘로터스관’ 건립에 나섰다. 30일 서울 중구 서울캠퍼스 부지에서 착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이날 착공식에는 윤재웅 총장을 비롯해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장 돈관 스님, 문선배 총동창회장 등 학교 측 인사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 김길성 중구청장 등 불교계 및 지역 사회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경과 보고를 시작으로 식사와 격려사, 치사, 축사에 이어 시삽 및 기념 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윤 총장은 “로터스관은 연면적 8000여 평 규모로 건학 이래 최대 규모의 건축물”이라고 소개하며 “지난 120년의 동국 정신을 계승하는 동시에 미래 100년을 내다보는 ‘첨단 동국’의 산실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사장 돈관 스님은 “로터스관 건립은 동국 발전과 불교 중흥의 발원을 모아 새로운 동국의 미래를 열고 불교 발전에도 기여할 상징적인 사업”이라고 말했다. 로터스관은 2028년까지 총사업비 약 1000억 원을 투입해 지하 6층,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된다. 본관과 별관 두 개 동이 연결된 구조로 설계됐다. 내부에는 강의실과 연구 공간 등 최신 교육·연구 인프라가 들어설 예정이다. 동국대는 이를 기반으로 미래 첨단 분야를 선도할 인재를 양성하고, 국제적 연구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박물관과 선센터도 함께 조성된다. 박물관은 국보급 문화유산을 전시하고 학술 연구를 지원하는 공간으로 운영된다. 선센터는 도심 속에서 참선과 명상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치유 공간으로 마련된다. 외관은 연꽃 문양을 현대적으로 반영한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연꽃은 불교의 진리와 불성을 의미하는 동국대의 상징이다. 대학의 건학 이념과 불교적 가치관을 담았다. 학교 관계자는 “‘로터스(Lotus·연꽃)’라는 명칭에는 동국대의 건학 이념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미래지향적 교육 철학을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며 “대학의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동시에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국대는 11월 ‘동국 120년 로터스관으로 이어가는 미래를 위한 동행의 밤’ 행사를 개최한다. 로터스관 건립 기부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후원 모금도 할 예정이다. 행사를 통해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대학의 비전을 공유하고, 연대와 화합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10-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구교육청이 ‘가족을 이루다 미래를 잇다’로… 탐색하는 저출생 극복의 답

    ● “건강한 가정은 광물이고, 자정이에요.”“자, 건강한 가정생활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여러분이 모니터에 있는 단어를 갖고 문장을 만들어서 발표해볼까요?” “저는 건강한 가정생활을 ‘자정’으로 표현했어요. 자정이라는 뜻이 오염된 물 같은 게 생물학적 작용으로 인해 깨끗해지는 현상이잖아요. 제가 가족들과 생활하고 대화하다보면 그것으로 제 마음으로 깨끗해진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와, 선생님은 ‘자정’이 밤 12시를 말하는 줄 알았어요. 멋진 문장이었어요. 다음 학생은 건강한 가정생활을 ‘철’이라고 했다가 ‘광물’이라고 했네요. 어떤 의미인지 말해볼까요?” “철은 무기를 만들 때 사용하잖아요. 만드는 과정에서 망치 같은 것으로 치면 더 단단해지잖아요. 가족들도 곤란한 일을 겪으면서 더 단단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광물은 모양도 다르고, 색깔, 성질도 다르잖아요. 이처럼 가족들도 형태가 다르다고 봐서 광물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좋아요. 모두 박수 한 번 쳐줄까요.” 지난 3일 오전, 대구교육대 대구부설초등학교(이하 대구교대 부설초) 6학년 2반 수업 시간. 학생들과 교사 사이 오고 가는 대화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말로는 선뜻 말하기가 어려울 법한 질문이다. 그런데 초등학생들이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손을 들고 발표하려 한다. 어른이 봐도 기발한 논리적 접근이다. 초등학생들인데 행복한 가정에 대한 뚜렷한 소신을 갖고 있다. 어리지만 인구 감소와 미래 인구 구조 변화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 여기서 형성된 내 가족의 가치관이다. 개념이 긍정적이다. 나중에 자신이 커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긍정적 인식에 큰 영향을 준다. 자식으로 이어지는 지속가능한 선순환이 이뤄지면 국가적으로 엄청난 소득이다. ‘가족, 가정을 만들어라’가 아닌 ‘형성할 수 있다’의 가능성과 ‘형성해도 좋다’는 정서가 깊어진다. 교육의 효과다.● 출산 장려금에 갇힌 저출생 문제, 가족공동체 형성 교육으로 한계 넘다 대구광역시교육청(이하 대구교육청)은 이렇게 미래 가족 형성에 대한 긍정적인 가치관과 태도를 길러주기 위해 ‘지속가능한 가족공동체 형성 교육’을 도입했다. 전국 최초로 지난해부터 추진했다. 국가적 난제인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경제 및 복지적 차원의 접근은 한계가 있다고 봤다. 본질적 교육으로의 접근을 통해 가족 구성원이 다양한 가족 형태를 존중하면서 가족의 변하지 않는 본질적 기능과 가치를 계속 재발견하도록 유도하는 게 장기적으로 낫다고 봤다. 대구교육청 내 5개 선도학교(54학급)에서 ‘가치, 포용, 공존’이라는 가족친화적 교육 원리 기반으로 가족의 기능과 가치에 대한 개념 기반 탐구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7개 실천학교에선 가족과 함께 하는 체험과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교육청과 직속기관, 교육지원청, 도서관 등에서도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158개의 가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은 사회로 나가 사람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태도로 이어진다. 세대와 세대를 잇는 연결 의식과 책임감이 생긴다. 지역 사회가 이를 지지하는 문화가 형성되면 사회의 지속가능성이 열린다. 그래서 슬로건은 ‘가족을 이루다, 미래를 잇다’다. 강은희 대구시 교육감은 “대구교육청의 정책 슬로건은 단지 행정 문서 안에만 머무는 문구가 아니다”라며 “이것은 우리 아이들의 가치와 인식의 변화에서 시작되는 실현 가능한 목표이면서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야할 내일의 약속”이라고 말했다. ● 스스로 가족 행복 온도 진단하고 만들어보는 ‘가족 평화 매뉴얼’담임 정선우 교사는 학생에게 ‘OO 친구’라고 이름을 부르고 존칭을 붙이면서 자기 가족을 다시 기억해볼 수 있게 한다. 수업에는 남녀 학생 2명씩 4명이 책상을 서로 붙이고 마주 보고 앉아 있다. 온도계가 그려진 활동지에 가족의 행복에 대한 나의 감정 온도를 빨갛게 색칠해보고, 그렇게 온도를 매긴 이유와 어떻게 물이 끓는, 완벽한 100도까지 올릴지도 아이디어를 내서 4명이 돌아가면서 토론한다. 다들 친구의 말에 집중한다. 각자 작성한 것을 찍어서 파일로 자신의 테블릿에서 공용 테블릿에 업로드하면, 반 학생 모두가 업로드한 과제 내용이 전자칠판에 뜬다. 다시 발표를 한다. 4명 구성원 중 한 명이 다른 구성원들에게 우리의 인상적인 ‘가족 행복 지수’를 얘기해준다. “옆 친구가 가족 행복 온도를 98도로 칠했는데, 지난 주에 대화를 적게 해서 2도를 뺐다고 해요. 내일부터는 하루에 3번 이상 가족끼리 사랑한다는 얘기를 하고 2도를 늘려보겠다고 해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행복했던 우리 가족의 기억을 떠올려보고, 우리 가족 행복 온도를 측정하고 나서 바로 ‘가족 평화 매뉴얼’을 작성해본다. 이건 4명 구성원 공통 과제다. 식사 시간, 여가 시간, 평일, 주말로 나눠 작성해보고 4명 전체가 나와 나눠 발표를 한다. ‘식사 중엔 스마트기기를 사용하지 않겠다’, ‘주말에 서로의 장점을 칭찬해주기’, ‘다같이 집안 일을 나눠서 해보기’ 등 다양한 실행 의견이 나왔다. 이어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각자 생각하는 건강한 가정생활을 핵심 단어로 ‘깨달음’ 문장을 완성해보면서 마쳤다. “다음 시간에는 가족끼리 갈등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알아볼 거예요.” 대구교대 부설초의 ‘지속가능한 가족 공동체 형성 교육’은 ‘가화만사성’ 주제로 가족 구성원의 다양한 요구에 대해 서로의 배려와 돌봄의 필요함을 이해하는 프로젝트다. 학생들도 지속가능한 가족의 힘을 느꼈다. 고지후 학생은 “내가 만약 어른이 돼 아버지가 되더라도 가족이 협력하며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함께 성장해 우리 사회를 더 빛나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세연 학생도 “여러 가족들의 형태와 가족 공동체가 하는 일을 더 자세히 알게 됐다. 이 수업을 해보니 내가 나중에 자라서도 내 아이에게 이 수업을 받게 해주고 싶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손서율 학생은 “이번 수업을 통해 처음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가족 간의 산책이 당연하지 않다고 느꼈다”는 울림을 전했다. 이어 “지금까지 우리 가족이 100점이었지만 지금은 200점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나중에 크면 우리 가족이 꼭 10만 점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초등학생들의 답변치고 수준이 상당히 높다. 그만큼 감동이 있었다는 것이다. 손세아 학생은 “가족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지속가능한 가족 공동체’라는 말에 익숙해지니 우리 가족이 행복했던 순간을 계속 떠올리게 된다. 가족과 힘든 일이 있어도 함께 나누고, 기쁜 일은 더 크게 웃으면서 살아가고 싶다”라고 했다. 한나희 학생은 “수업하기 전에 ‘가족공동체’라는 키워드를 검색해 봤는데 대구에서 주로 이런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내가 어른이 되도 현재의 내 가족처럼 존중하는 가족공동체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 수업에 가족과 있었던 갈등을 꺼내보고 해결 방법을 또 집중적으로 논의해보는 시간을 가진 이후에 이 학생들이 어떤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지 상상만 해도 벅차다. [INTERVIEW] “좋은 가족을 꾸리는데 필요한 지혜와 기술을 가르치는 미래 행복 설계 교육”-‘지속가능한 가족공동체 형성 교육’은 전국 최초다.“단순히 ‘가족이 소중해’, ‘가족은 이래야 해’ 라고 알려주는 것을 넘어 아이들이 학교에서 실제로 행복한 가족을 꾸려나가는 데 필요한 지혜와 기술을 배우도록 하자는 것이다. 미래 준비를 시키는 행복 설계 교육이다.”-가족의 개념은 많이 달라졌다.“예전에는 마치 도화지에 그린 그림처럼 가족은 혈연 중심으로 이뤄진 공동체 의식이 강했다. 지금은 입양 가족, 한 부모 가족, 다문화 가족도 있고, 재혼 가족이 참 많아졌다. 가족의 형태보다는 가족 구성원 간 사랑과 신뢰, 지지, 돌봄과 같은 본질적 기능과 가치가 훨씬 중요해졌다. 이제 아이들은 가정 안에서 보살핌만 받는 수동적 구성원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고민하고 실천하도록 해 건강한 가족을 만들어갈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나가게끔 해야 한다.”-어떤 효과를 기대하나.“가정을 넘어 지역 사회에 가족 친화적 가치를 확산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 지난해부터 학교에 보급한 교수 학습 자료를 바탕으로 가족의 가치를 탐구하는 수업이 내실 있게 꾸준히 운영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학교 교육을 통한 학생들의 가족 가치 인식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효과성 검증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아이들이 저출생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을 한다던데.“교육청에서 개최하는 ICT 활용 대회에서 아이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가족공동체 형성을 위한 창의적 아이디어를 제시해 놀랐다. 맞벌이 가정 돌봄 공백 해소를 위한 대화형 인공지능 로봇이라든가, 가족 간 갈등 완화를 위한 소통 도구로 감정통역사와 언어 통역 프로그램을 프로젝트 결과로 제시하기도 했다. 정책 제안도 해서 감동을 받았다.”대구=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9-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리더는 가장 먼저 걱정하고 가장 나중에 즐긴다”

    “리더는 늘 ‘선천하지우이우(先天下之 憂而憂) 후천하지락이락(後天下之樂而樂)’ 해야 한다” INI(인사이트넥서스연구원) 하버드 최고 경영자 프로그램 제4기가 출범했다. 윤태근 INI 이사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4기 출범 개막식 개회사에서 ‘리더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정·재계 인사 약 250명이 참석했다. 윤 이사장이 인용한 문구는 중국 북송 때 학자 범중엄이 한 말로 선우후락(先憂後樂)을 강조한 것이다. 권력자나 조직 리더는 사람들이나 직원들이 뭔가를 걱정하기 앞서 그것을 근심하고, 사람들이 즐긴 후에야 즐겨야 한다는 뜻이다. 윤 이사장은 “천하에 근심이 닥치기 전에 미리 어려움을 걱정해 예방하는 건 모든 형태의 리더가 반드시 갖춰야 할 책무”라며 주변의 리스크와 고민을 고민해 보자고 격려했다. 앞서 윤 이사장은 1∼3기 개막식마다 각기 다른 메시지를 던졌다. 1기에는 “작은 경쟁에 집착하기보다 더 큰 포부를 가지고 더 멀리 도약해야 한다”, 2기 때는 “각자 분야에 안주하지 않고 오래 달려온 인생 평행선이 꺾어지는 지점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이를 통해 각자 영역에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3기에는 “배움의 시간을 인생의 방아쇠를 당기는 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INI는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CEO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넥서스는 연결 또는 융합이라는 뜻이다. 기업가들이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 통찰력을 갖고 연결, 연합해야 한다는 의미다. 글로벌 기업 리더와 공공 부문 리더들이 지속 가능한 경영 전략을 공유하고 한국과 세계를 변화시킬 새로운 아이디어와 지식을 창출하는 장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 정운찬 전 총리 “모범답안 아닌 담대한 리더십 훈련”INI 고문단 위원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는 이날 축사에서 “이 과정은 모범 답안이 아니다”라면서 “하버드대 세계적 석학들은 강의와 토론에서 사례 연구를 넘어 리더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끝까지 묻는다. 조직 생존과 직결된 냉혹한 현실 의제를 중심으로 세상을 바꾸는 행동과 미래를 여는 리더십을 촉구하는 학습의 장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지금은 AI(인공지능)가 일의 본질을 바꾸고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가 기업의 생존을 결정하며, 지정학이 거대한 공급망을 흔드는 전방위적 변혁의 시대”라며 “과거 성공 방식이 요구되지 않는다. 글로벌 트렌드의 본질을 꿰뚫어 보면서 불확실한 화두에서 올바른 결단을 내리게 하는 담대한 훈련으로 이 프로그램을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박경애 INI 원우회 수석 부회장(1기)은 “프로그램 1기는 개척의 기수였고 2기가 도약의 기수였다면 3기는 다양한 경험과 성과를 통해 프로그램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린 성숙의 기수였다”며 “4기는 영향력을 더 확장하는 미래의 기수가 됐으면 한다. 경청과 배움, 연결과 협력, 비전과 책임감으로 더 큰 통찰을 얻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2기)은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105년 만에 올림픽을 상징하는 모토가 바뀌었다. 원래 올림픽 모토는 ‘더 빨리, 더 높이, 더 강하게’였는데 코로나19의 아픔을 겪은 세계인이 연대하고 뭉치자는 차원에서 ‘함께(Together)’가 추가됐다. 모든 원우가 소통하고 뭉쳐서 동반 성장했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3기 성적 우수 원우들에 대한 시상도 진행됐다. 이금자 사단법인 경기도 여성단체협의회 회장(1기)은 하버드 경영 대상을 받았다. 3기 조하람 ㈜퓨처피플 대표가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입학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AI 시대 리더십 커리큘럼 14주간 집중 제공4기의 주제는 ‘디지털 변혁 시대 리더십’이다. 커리큘럼은 ‘권력의 기초 이해’ ‘나의 권력 자원 평가하기’ ‘혁신을 위한 팀워크’ ‘ESG를 통해 비즈니스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 ‘수익성 있는 목적 중심 조직을 이끄는 방법’ 등이다. AI 활용 및 ESG 경영 성공 사례, 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 전략 등도 마련돼 있다. 조지 세라핌, 라파엘라 사둔, 줄리 바틸라나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와 미카엘라 케리시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경영학 교수와 하버드대 법학전문대학원 조나단 지트레인 교수 등 6명이 강의한다. 11일 시작한 4기 과정은 12월 4일까지 매주 목요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FKI타워 컨퍼런스센터 3층 에메랄드홀에서 열린다. 1교시에는 국내외 리더들의 스피치 특강이 있고 2교시에는 하버드대 교수들이 원격으로 강의한다. 4기 원우들은 국제 리더스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12월 8∼14일에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캠퍼스에서 최종 강의를 들은 뒤 수료식 및 파티를 진행한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수료증이 주어지며 INI와 하버드 경영대학원 공동 주최 국제회의나 포럼 등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9-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양대 주관, 지능형 로봇 컨소시엄… AI·로봇 융합 인재 양성 거점으로 주목

    한양대 에리카(ERICA)가 주관 기관으로 참여하는 지능형 로봇 혁신융합대학 사업단이 차세대 AI(인공지능)·로봇 분야의 핵심 인재 양성의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능형 로봇 사업단(이하 사업단)은 2021년 5월 교육부가 ‘공유·개방·협력으로 디지털 신기술 핵심인재 양성’을 목표로 추진한 ‘디지털 신기술 인재양성 혁신공유대학’ 사업의 일환으로 출범했다. 현재 한양대 에리카를 비롯해 광운대, 국립부경대, 상명대, 영진전문대, 조선대, 한국공학대학교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다. 사업단에서는 지능형로봇학과, 지능형로봇 융합 전공을 운영한다. △프로그래밍 △로봇기구 △로봇전장 △로봇제어 △로봇지능 등으로 구성된 지능형 로봇 5대 핵심 역량을 두루 갖춘 첨단분야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또한 수업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로봇명사와의 만남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 기술을 적용한 지능형 로봇의 이해 △IC-PBL(Industry-Coupled Problem-Based Learning, 산업연계 문제기반 학습시스템) 기반의 모바일 로봇의 이해 등 다양한 에듀테크를 접목하여 교육의 질을 높이고 있다. 지능형로봇 컨소시엄 대학은 △마이크로디그리(Micro degree) △복수학위제 △전공선택제 △유연학기제 등 다양한 유연 학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중 학생들의 관심이 높은 제도는 ‘마이크로디그리 제도’다. 전공 모듈별로 지정된 최소 기준 학점을 집중적으로 이수하면, 주전공 학사 학위와 별도로 미니 학위(마이크로디그리)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지능형로봇 컨소시엄은 표준화된 표준교육과정을 개발하여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사업단은 취업 연계 방안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중 교육부·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WE(Work Experience)-Meet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WE-Meet 프로젝트는 대학-기업 간 협력을 통해 대학생에게 일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업이 산업현장의 문제 사항을 프로젝트 주제로 제시하면 학생들은 프로젝트를 통해 산업현장 기반의 과제를 직접 해결한다. 이 프로젝트는 일반적인 IC-PBL 수업 방식과는 달리 산업계 전문가를 프로젝트마다 연결해 최소 6주 이상의 기간동안 3회 이상 기업 멘토로부터 멘토링과 피드백까지 제공받으며 산업 현장에서의 실무를 경험함으로써 취업 역량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또 사업단은 지자체와 기업, 대학, 연구소가 협력해 지역 산업을 육성하는 지·산·학·연 협력을 통해 첨단분야 우수 인재를 육성에 힘쓰고 있다. 매년 개최하는 ‘88로봇위크’는 지역사회 대학(원)생 뿐 아니라 지역 주민, 일반인을 위한 지역 내 최대 로봇 축제의 장이자,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차세대 로봇과 미래 로봇 사회를 경험할 수 있는 첨단로봇 교육·체험의 장이다. 88로봇위크는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었던 88서울올림픽과 같이 88로봇위크도 차세대 아이디어를 통해 미래 로봇 사회를 위한 새로운 도약을 염원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사업단은 AI와 로봇 분야의 인재 양성 중심지로서 주목받고 있으며, 산업계 문제해결 역량을 갖춘 인재를 배출해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7개 대학의 지능형로봇 컨소시엄은 ‘산학협력 확대’와 ‘문제해결형 융복합 교육’이라는 공통의 비전과 목표를 두고, 최우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027년 2월까지 총 6년간 운영될 예정이다. 앞으로도 첨단 인재 양성의 선두주자로서 지능형 로봇사업단의 미래가 기대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9-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AI 분야 특화 교육 과정 추가해 경쟁력 강화

    영진전문대(총장 최재영) 컴퓨터정보계열이 국내외 IT(정보통신) 분야에서 탁월한 취업 성과를 거두며 ‘취업 명문 학과’로서 위상을 확고히 굳히고 있다. 취업률은 2025년 교육부 공시 발표 자료 기준으로 81.9%다. 비수도권 모든 컴퓨터 학과(4년제·전문대 포함) 중에서 압도적인 1위다. 특히 해외 취업 부문이 돋보인다. 지난 17년간 총 625명이 해외에 취업했다. 일본의 글로벌 대기업 소프트뱅크, NTT, 라쿠텐 등에도 161명이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 실무 중심의 차별화된 교육과정 컴퓨터정보계열은 실무 맞춤형 교육을 위해 1학년에는 기초과정을 이수한다. 2학년부터는 적성과 진로에 따라 3개 전공 중 하나를 선택해 심화 교육을 받는다. AI소프트웨어과(3년제)는 AI(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반 응용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한다. 2025년부터 RISE사업의 ‘D5 연관산업 현장친화형 전문인력 양성사업’에 참여해 ABB(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 분야의 맞춤형 교육 과정을 운영 중이다. AI게임메타버스과(3년제)는 유니티 게임 엔진을 활용한 2D·3D 게임 개발과 메타버스 콘텐츠 전문가를 양성한다. 2023년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사관 육성사업’에 선정돼 장학금, 특강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AI글로벌(일본) IT과(3년제)는 일본 취업을 목표로 하는 해외 취업 특화 과정이다. 입학 후 일본어 기초 교육을 무료로 제공한다. 2학년에는 일본어·IT 심화교육, 방학 중에는 ‘일본 현지 학기제 연수’를 통해 어학능력을 극대화한다. 3학년에는 면접 일본어, 취업 컨설팅을 통해 일본 현지 기업 채용 면접회를 3주간 진행한다. 일본 클라우드·IT 인프라 전문기업 ISFNET과의 협약으로 104명이 취업했다. - 다양한 국고지원사업… 학과 경쟁력 강화 다양한 국고 사업은 컴퓨터정보계열 학생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마중물이 되고 있다. 혁신융합대학사업(2021∼2026)에는 전국 전문대 중 유일하게 AI 분야에 선정됐다. 연간 11∼12억 원 규모 국비가 지원된다. 반도체 소프트웨어 기술사관 육성사업(2023∼2027)도 대구·경북 지역에서 유일하게 선정됐다. 약 16억 원을 지원 받아 반도체 특화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에 쓰고 있다. 해외취업지원사업(2009∼현재)도 실시하고 있다. 글로벌(일본)IT과 중심의 특강, 면접 연수 등 일본 취업에 특화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9-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17년 만의 꿈이 현실로… 엄홍길휴먼재단, 네팔에 16차 휴먼스쿨 종합 교육 타운 건립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 16좌를 완등한 엄홍길 산악대장(엄홍길휴먼재단 상임이사)이 ‘인생 16좌’로 삼을 만한 사업을 통해 히말라야에 고마움을 돌려주겠다는 꿈을 이뤘다. 엄홍길휴먼재단(이사장 이재후)은 2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 딸께셜 지역에 건립된 제16차 딸께셜 휴먼스쿨 타운-다목적 실내체육관 준공식을 가졌다. 2008년 엄홍길휴먼재단을 설립해 네팔 오지에 학교를 지어온 엄 대장에게 16이라는 숫자, 16번째 학교는 의미가 크다. 그래서 16차 학교는 네팔에서도 전례가 없던 종합 교육 타운으로 세우려고 계획했다. 유치원부터 초중고교는 물론이고 마을회관, 도서관, 컴퓨터실 등이 들어서는 일. 심혈을 기울여 몇 년간 조성을 했고, 현재 학생 1300여 명이 다니고 있다. 학생들이 다양한 체육 활동을 할 수 있는 다목적 실내체육관 건립이 남은 숙제였다. 그동안 재원 여건 등이 갖춰지지 않아 미뤄지다가 이번에 희귀질환·암 환자 플랫폼인 ‘레어노트’와 임신·육아 플랫폼 ‘마미톡’을 운영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휴먼스케이프(대표 장민후)의 공동 창업자 및 초기 임직원들의 후원으로 준공할 수 있게 됐다. 준공식에는 박태영 주네팔 한국대사도 참석해 “휴먼재단이 네팔과 한국의 관계를 더욱 깊이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엄 대장은 “16차 휴먼스쿨 종합 타운의 준공은 내가 살면서 가장 ‘심상사성(心想事成·마음으로 간절히 원하면 일이 이뤄진다)’ 되기를 희망했던 것이었다. 간절히 바라고 생각하면 일이 이뤄질 것이라고 믿었다”며 “이곳에서 노력으로 꿈을 현실로 만드는 진정한 네팔의 영웅들이 나왔으면 한다. 엄홍길 ‘인생 16좌’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감격해했다.엄 대장은 16차 휴먼스쿨의 마무리가 지체되는 와중에도 더 많은 학교를 네팔 오지 지역에 지었다. 팡보체, 타르푸, 룸비니, 비레탄티, 다딩, 산티푸르, 따또바니, 골리, 마칼루, 순디, 네팔건지, 푸룸부, 고르카, 둘리켈, 심파니, 딸께셜, 성카라풀, 테라툼 등에 20개의 휴먼스쿨을 세웠다. 현재 2곳의 휴먼스쿨이 추가로 건립되고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9-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40년 지기 최성수·이치현…지난 추억보다 지금의 웃음이 소중한 기쁜 우리 우정[유재영의 전국깐부자랑]

    깐부. ‘같은 편’, 나아가 ‘어떤 경우라도 모든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이’라는 의미의 은어(속어)죠. 제아무리 모두 갖춘 인생이라도 건전하게 교감하는 평생의 벗이 없다면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좋은 인간관계는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깐부들 사이에 피어나는 ‘같이의 가치’를 소개합니다.“제가 고등학교 때 형을 참 좋아했어요. 흠모했죠. 어떻게 세상에 저렇게 기타를 잘 치고 노래를 잘 할 수 있을까, 푹 빠졌죠.”“야, 같은 가수끼리 팬이 어디 있냐.”“제가 1978년에 데뷔했는데 그 시절 형이, 아 정정할게요. 1983년(그대는 모르시더이다)에 제가 데뷔를 했는데….”“1978년(해변가요제 인기상)에는 내가 데뷔했어. 얘가 참 뻔뻔하네.” “형, 가만 있어봐. 형이 첫 앨범을 냈을 때 제가 고등학교를 다녔었거든요. 서울 천호동에 살았어요. 새벽에 학교가려고 버스를 타고 나서 형 노래가 나오면 너무 좋아했던 기억이 나요.”“동생아. 지금 내 노래 들어보니까 ‘말짱 황’이지? ‘내가 왜 좋아했을까, 저 형을?’, 이런 생각하고 있을거야. 하하.”1980년대 가요사에 획을 그었던 가수 이치현과 최성수가 만나자마자 하는 대화다. 거침없다. 4살 터울로 이치현이 형이다. 형은 늘 동생 약을 올리고, 동생은 형의 도발에 약간 당황하다 평정심을 찾고 다 받아친다. 오묘하게 선을 지킨다. 재밌다. 대화가 끊기지 않는다. 보통 교감은 아니다. 형은 동생을 놀리고, 띄워주기를 반복한다. 그러다 자신의 존재감을 동생 밑에 깐다. 배려다. 동생도 형의 ‘잽’ 에 ‘스트레이트’로 맞불을 놓다가 형 대접을 제대로 한다. 수위 조절이 AI급이다. 죽이 잘 맞는다. 만담 콤비의 대명사인 장소팔-고춘자, 배삼룡-구봉서 선생님 저리가라다. 매일 이런다. 두 사람은 절친하다. 예상 외다. 뭔가 안 맞을 것 같은데 희한하게 오래 잘 섞여 산다. 최성수. 국민 싱어송 라이터다. 귀공자 외모에 감미로운 노래는 폭신한 푸딩 같다. 국민 가요 ‘동행’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잔잔하게 적셔놓고 ‘풀잎사랑’으로 완전히 녹게 했다. ‘남남’, ‘기쁜 우리 사랑’, ‘잊지 말아요’ 등 들으면 저절로 따라부르게 되는 히트곡은 셀 수 없다. 그리고 이치현. 멋들어진 앞머리 웨이브가 가미된 맥가이버 헤어스타일의 ‘끝판왕’이었다. 웬만한 사람 어울리길 거부하는 잠자리 선글라스는 이 사람만을 위해 제작된 듯 했다. 그 맵시는 홍콩 느와르 영화에 등장할 법 했다. 이 스타일로 기타를 치면서 담담하게 ‘사랑의 슬픔’ , ‘집시여인’, ‘당신만이’를 부르니 공전의 히트가 덤으로 오지 않을 수 없었다. 별 힘을 안 들이는데 귀를 파고 드는 묘한 호소력이 있었다.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카타르시스에 빠지게 한다. 그런데 뭔가 가까이하기엔 먼 ‘당신’의 이미지가 있다. 이런 두 사람이? 그래서, 궁금해서 10일 만났다. 단 몇 분만에 알았다. 왜 둘이 지금도 동화(同和)되고 있는지. # 다름이 주는 시너지사람마다 살면서 해매는 경우는 반드시 온다. 살면서 별의별 송사를 겪게 되고, 가정사의 아픔, 생활의 문제, 중견 가수로서 음악적 고뇌도 있을 테다. 삶의 방향 감각을 죄다 흔드는 것들이다. 웬만한 정신력으로는 평정이 잘 안 된다. 혼자 잡긴 무리다. 그런데 옆에서 흔들리는 나를 잡아줄 사람이 있다면. “힘든 일을 겪을 때면 형은 늘 저의 하소연을 받아줬어요. 유일해요. 누군가에게 하소연을 하면 대다수 사람들은 부담을 느끼고 멀어졌거든요. 힘들다는 얘기를 하면 나중에 저의 약점으로 부메랑이 돼서 돌아와요. 막 기뻐서, 좋다고 얘기를 하면 또 시기와 질투로 변해서 와요. 그런데 이 형은 40년 넘게 있는 그대로의 ‘최성수의 하소연’을 신나게 받아줘요. 나이가 들수록 인맥이 정리가 된다고 하잖아요. 저 같은 경우는 딱 한 사람으로 정리가 되는 것 같아요.”이치현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갖고 있는 ‘최성수’가 친구인 게 좋다. 지금. 현 시대, 세상 사람들이 마음 속에 꾹꾹 누르고 있는 감성을 읽고 어떻게든 노래로 소통하고 이해하고, 또 그렇게 실제 삶을 살아가려는 동생이 대단하다. 인간 관계의 깊이, 삶의 무게, 동행과 배려의 철학을 너무 잘 안다. “대중들이 가장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노래, 또 포근한 위로와도 같은 ‘인간 최성수’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려 하잖아요.”“형, 음악이 인생의 전부라서 그래요.”“나는 성수처럼 못하거든요. 그러니까 성수와 계속 접점을 만들려고 하는 거예요.”최성수 역시 ‘날 것의 이치현’ 이 좋다. 가식이 없다. 포장하지 않는, 직설적인 면이 오히려 자신에게 편안함을 준다고 했다. 최성수에게 자주 하는 농담이 있다. ‘니가 부르는 노래는 전부 느끼해.’ 놀리는 것 같지만 세상 사람들의 감성을 잘 어루만지는 최성수의 정체성, 음악의 매력을 인정하는 찬사다. 애정을 담은 이치현의 반어적 표현은 최성수의 음악관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말을 정말 싫어해요. 먹고 살기 위해, 입에 풀칠하기 위해 ‘호구지책(糊口之策)’으로 노래 만들고 부르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서 히트곡도 나왔죠. 형이 없었다면 제 음악에 대한 순수성과 자존심이 많이 흔들렸을 수도 있었을 거예요. 돈벌이, 거래가 아닌 삶의 표현으로 제 노래를 지켜낼 수 있었던 거죠.”# 아무렇게 않게 이어지는 대화는 우정을 지키는 멜로디매일 생사를 확인하는 사이다. 최성수는 ‘이치현’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70대에 접어든 이치현의 생사(?)를 일어나자마자 확인해야 마음이 편하다. “어제 밤은 잘 넘겼는지 아침에 일어나면 형한테 전화를 해요. 그걸 보고 있는 아내가 ‘둘이 사귀냐’고 물어봐요. 하하. 형은 ‘어디가 아프다, 속이 아프네’ 뭐 이래요. 참 손이 많이 가요. 하하.”“성수야. 너 3, 4년만 더 살아봐. 이 형이 얼마나 힘들게 살고 있는가를 니가 느껴봐야 해. 그런데 나보다 젊은 니가 나한테 꼭 감기약이고, 소화제, 진통제 같은 것 얻어 가잖아.”내심 이치현은 건강 걱정이 된다. 겉모습은 정말 1980년대 활동했을 때와 거의 흡사하다. 방부제를 MSG처럼 심하게 뿌린 것 같다. 누가 70살로 볼까 싶다. 굉장히 노력한다. 밤 9시 이후로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그걸 아는 최성수도 따라가려 한다. -골프 드라이버 거리에서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심하게 느낀다고 하는데. “하, 안 나와요. 180m 치기 힘들어요.”“형, 얼마나 골프를 더 하시려고요.”“아이고, 동생이 즐겁게 마음에 상처를 주네. 성수야, 세상 떠나는 건 순서가 없다. 하하. 니가 알다시피 내가 특별히 건강 관리하는 건 없잖아. 그런데 나이가 드니 저절로 입맛이 없어지네. 하루 두 끼 먹어. 27일이 내 생일인데 사위가 호텔 뷔페를 예약한다고 해서 혼을 냈지. 그냥 간단하게 밥만 먹자고. 담배도 끊긴 해야 하는데, 술을 안 하니 기댈 데가 없네.”“형, 나도 술은 안 하잖아. 형 관리하는 것 보고 나도 요즘 6kg을 뺐어요.”이 상황에서 만담이 또 안 터질 수가 없다. “성수야, 나는 ‘보컬’이잖아. 너하고 다르지. 보컬들은 담배를 다 피워요. 아, 예전에 성수 정도의 얘들은 접근을 못했는데 말이죠. 어떤 가수였나고요? 변두리 가수죠. 뭐.”“하하, 형, 나 그래도 명동의 스타였어요. 명동 쉘부르(1970~80년대 포크 문화의 산실이자 가수의 등용문이었던 생음악 다방) 무대 중앙에서…”“명동? 나도 쉘부르에서 노래를 했는데, 이종환 선생님(쉘부르 운영했던 명 DJ)이 ‘너무 잘한다’고 하시면서 일당 1000원을 주겠다고 하시는 거야. 그래서 안 한다고 한 사람이야, 내가. 대신 남산의 고급 레스트랑에서 일당 4000원 받으면서 노래한 사람이라고.” “나도 셀부르에서 그 일당 1000원 받고 노래했는데.”“그러니까 너하고 나는 4배 차이 나는 가수라고요. 하하.”한바탕 동생을 장난삼아 깎아내렸지만 내심 동생을 존경한다. 숨만 쉬어도 눈물이 나게 하는, 감정에 젖게 하는 최성수의 면모가 부럽다. 최성수의 노래에 사람들은 ‘내 얘기를 어떻게 알았지?’라고 한다. 그런 공감 능력이 이치현을 늘 파고 들었다. “성수는 지금 세상의 흐름을 정말 잘 ‘캐치’하고 모두가 무릎을 칠만한 언어로 표현을 해요. 저는 아직 옛날 사랑 노래에 머물러 있거든요. 물론 그 시대의 감정이 좋긴 하지만, 노래만 쓰면 항상 과거의 ‘로맨틱’, ‘수채화풍’으로 가요. 요즘 저의 가장 큰 고민입니다. 옛날의 ‘사랑놀이’가 아니라 지금 세상에 대한 나의 주관적인 생각, 누구나 들으면 ‘아 맞아. 우리 모두가 느끼고 있던 거야’라고 공감할 수 있는 노래를 쓰고 노래하고 싶어요. 이 사람은 어떤 이유로 괴로워하고, 저 사람은 왜 담담한지를 일기처럼 쓰고 싶은데 아직 어려워요. 성수는 노래에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잖아요. 얼마나 좋아요.” “‘최성수’로의 삶은 미약하지만 음악으로 대중들께 위로를 드리는 거라고 봐요. 노래를 만들면 늘 먼저 형한테 들려줍니다. 형이 기타 연주도 해주면서 살펴줘요. 제가 찾아낸 사람들의 인생 감성, 결국 그 안에 세상 사람들과 공감하는 최성수의 감정도 있을텐데, 그것들을 더 다채로운 울림으로 펼쳐주는 것 같아요. 형은 저에게 ‘프리즘’ 같은 존재에요.”● 곁에 있는 사람과 나누는 평범한 하루의 소중함이치현이 말한대로 최성수는 우리가 알고도 지나칠 수 있는 일상의 소중함을 계속 찾는다. 21일은 ‘세계 치매 극복의 날’이다. 이번엔 치매의 주변을 살폈다. 사람을 못 알아보고 기억을 자꾸 잃어가는 사람이 느끼고 생각하는 1초, 1분, 하루를 세상에 알려주고 싶었다. 그는 드라마 ‘눈이 부시게’에서 열연했던 배우 김혜자가 한 시상식에 나와 했던 수상 소감에 감동을 받았다. 김혜자는 20대에서 갑자기 늙어 알츠하이머에 걸린 70대 ‘김혜자’를 연기했다. 수상 소감은 극중 마지막 대사 나레이션이었다. 김혜자와 작가 등 드라마 관계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도움을 받아 그대로 곡으로 만들었다. 희미한 기억으로 어제가 후회되더라도, 또 내일이 불안하더라도 오늘을 잘 사는 게 중요했다. 그 감정으로 한 곡 더 만들었다. ‘만약에 엄마가 나를 모른다고 하면’은 최성수가 장모를 생각해 만든 곡이다. “장모님이 지금 요양원에 계셔요. 더 몸이 힘들어지시기 전에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을 하고 싶었어요. ‘동행’ 다음으로 의미 있는 곡으로 부르고 싶어요.” 세계 치매 극복의 날에 두 음원을 발표할 예정이다. 결국 우정도 현재 진행형이 중요하다. 좋은 건 좋은 거고, 고마운 건 고맙고, 서운한 건 서운한 거다. 가까운 사람일 수록 그런 감정들을 말하고 살아야 한다. 시간 지나면 할 수 없다. 최성수 〈기쁜 우리 사랑은〉 다음 기회라고 말하지 말아요.기다리면은 기회는 오지 않아…..소중하다고 느끼는 사랑은기다리면은 달아날 것 같아우연히 길을 걷다가 친구를 만난 것처럼기쁘게 사랑한다 말하세요우정도 사랑 같다는 최성수다. 그런 면에서 이치현 형은 완벽한 친구다. 내일이 아닌 다음이 아닌, 지금 뭐든지 말하는 사람이다. 최선을 다해 내가 ‘최성수’를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상대에게 느끼게 해준다. 최성수가 내 인생에서 중요하다는 말도 다음 기회로 넘기지 않는다. 물론 컨셉트는 직격이다. “성수야, 그러니까 너 나한테 자꾸 상처주지 마라. 내가 확 죽어버리면 너 어떻게 하려고 그래?”“그런다고 형이 죽지는 않을 것 같아. 하하.”“너 알잖아. 나 유리잔 같은 사람이야. 깨져.”“상처주는 얘기 더 해야겠는데, 그래야 강해지지.”“날 안 깨지는 잔처럼 만들어서 뭐하게. 하하. 정말 요즘 내 주변에 70대들이 많이 떠났어. 너를 안 만나고 있을 때나 무대에서 내려올 때쯤이면 가끔 기분이 묘해.” “그럼 죽었다 살아난 것처럼 사세요, 하하.”정말 아무리 봐도 ‘기쁜 우리 우정’이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9-20
    • 좋아요
    • 코멘트
  • 불임수술이 서울 아파트 청약 1순위 조건이었다고?[브레인 아카데미 플러스]

    《궁금하다 생각했지만 그냥 지나쳤던, 하지만 알아두면 분명 유익한 것들이 있습니다. 역사적 사건일 수도 있고 최신 트렌드일 수도 있죠. 동아일보는 과학, 인문, 예술, 역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오∼ 이런 게 있었어?’라고 무릎을 칠 만한 이야기들을 매 주말 연재합니다. 이번주는 마지막 도시편입니다.》한국 도시를 얘기하려면 서울을 빼놓을 수 없다. 수도이자 933만 명이 사는 유일한 특별시다. 외국인이 방문하고 싶어 하는 세계적인 도시다. 우리 국민에겐 기회의 도시다. 누구에겐 재경(在京), 상경(上京)이 인생 목표다. 전국의 좋다는 생산품 가운데 특급만 서울로 와서 다 팔린다. 사회기반시설이나 교육 환경도 월등하다. 서울은 어떻게 끊임없이 발전하면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게 됐을까.● 최초의 ‘강남’?… 원래는 OO스타일! 서울 변천사에서 강남을 빼놓을 수 없다. 강남(江南)은 한강 남쪽이다. 한강 이남이 서울이 된 것은 불과 90여 년 전이다. 조선 시대 서울인 한양은 북쪽 숙정문, 남쪽 숭례문, 동쪽 흥인지문, 서쪽 돈의문 등 4대문 안쪽만 일컬었다. 현재 종로구와 중구 정도다. 1930년대 서울 인구가 40만 명에 접어들자 지금의 마포구 서대문구 성동구 동대문구 용산구 성북구 일부가 경성부(서울)로 편입됐다. 그래도 감당이 안 되자 한강 이남까지 넓어졌다. 최초의 강남은 영등포다. 1936년 영등포는 경기 시흥군 영등포읍이었다. 당초 여의도와 노량진 등이 편입될 예정이었으나 영등포로 방향을 틀었다. 영등포에는 경인선과 경부선 철도가 지나가는 역이 있어 유동인구가 많고 물적 교류가 활발했다. 자연스럽게 자급자족형 산업지역이 형성됐다. 읍 차원의 도시 발전 계획까지 있었다고 한다.요즘도 서울 강남 지역 상점 등 간판에서 ‘영동’을 흔히 볼 수 있다. 한강 다리 가운데 영동대교도 있고 영동중고교도 있다. 이 영동은 ‘영등포 동쪽’을 뜻한다. 1960년대 들어 농촌에서 서울로 인구가 폭발적으로 유입되면서 서울은 더 넓어져야 했다. 1962년 서울특별시·도·군·구의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경기 광주군 언주면, 중대면, 구천면 일부가 서울로 편입된다. 이 지역이 영동지구이자 최초의 강남이다. 현재 강남구 압구정동은 언주면 압구정리였다. 배나무 과수원이 많았다. 도곡동은 언주면 양재리로 도라지가 특산물이었다. 언주면 포이리는 현재 개포동이다. 여기서 난 과일과 채소는 남대문시장이나 동대문시장에서 유통됐다. 영동지구는 이후 서울 부도심 개발 대상에 포함되면서 천지개벽이 일어났다. 현재 전국에서 부동산값이 가장 비싼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다. 1969년 용산구 한남동과 강남구 신사동을 잇는 한남대교(제3한강교)가 완공되고, 한남대교 남단 도로가 경부고속도로 기점이 되면서 ‘강남 르네상스 시대’에 탄력이 붙게 된다. ● ‘트로트 대모’ 김연자가 잠실을 노래했다? 영동지구에 속했지만 현재 강남구처럼 대표 부도심이 되리라고 기대하지 않던 곳이 송파구다. 올해 7월 기준 송파구 인구는 약 65만 명으로 전국 특별시 및 6개 광역시의 69개 자치구 중 가장 많다. 송파구 잠실(蠶室)동은 실을 얻기 위해 누에를 기르던 곳이다. 조선 시대부터 1950년대까지 잠실은 뽕나무를 심어 뽕잎을 먹는 누에를 키웠다. 서울 동쪽이라고 해서 동(東)잠실로 불렸다. 현재 서대문구 연희동에 서(西)잠실이, 서초구 잠원동에 신(新)잠실이 있었다. 잠실에 가장 먼저 주공아파트(1∼5단지)가 지어졌지만, 1981년 서울이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되기까지 발전했다고 말하기는 애매했다. 이 지역 주민들의 생활필수품 가운데는 장화가 빠지지 않았다. 비만 오면 땅이 질척댔기 때문이다. 지역 유물과 유적도 방치됐다. 1980년대 후반까지도 송파구 석촌동 289-3번지 놀이터에 있던 ‘삼전도비(三田渡碑)’를 학생들이 밟고 올라탔다. 사적 101호인 삼전도비는 조선시대 인조가 병자호란 때 청나라 황제에게 항복했던 자리에 세운 굴욕의 유물이다. 1963년 사적으로 등록됐지만, 2010년 3월에야 고증을 통해 원래 자리인 잠실동 47번로 옮겨졌다.1988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잠실야구장과 서울올림픽주경기장, 잠실체육관 등이 속속 개장했다. 1985년에는 복합쇼핑몰과 테마파크, 호텔 등으로 이뤄진 롯데월드가 석촌호수 옆에 들어설 준비를 시작했다. 그 밑으로는 1980년 10월 개통한 지하철 2호선 잠실역이 있었다. 잠실야구장은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를 통해 ‘스포츠 메카’가 됐다. 한국 야구 최고 명장면이 나왔다. 숙적 일본과의 대결에서 김재박의 ‘개구리 번트’에 이어 TV 중계방송을 하던 김용 캐스터의 ‘쳤습니다. 좌측. 홈런이냐’라는 함성과 함께 한대화의 3점 역전 홈런이 터졌다. 첫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이 잠실벌에서 이뤄졌다. 이날 완투승을 한 고려대 2학년 투수 선동열은 국보급 투수가 됐다. 1985년 가수 김연자는 ‘잠실야구장’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사람들은 ‘잠실’을 흥얼거렸다. 1986년 아시아경기에 이어 서울올림픽 개·폐막식과 주요 경기가 열리면서 잠실은 세계로 알려졌다. 1980년대 보성고 배명고 정신여고 창덕여고 같은 강북의 이름 있는 고교가 송파구 잠실동과 삼전동, 방이동으로 와서 ‘강남 8학군’의 한 축을 형성했다. 순식간에 호재들이 쏠리면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올랐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안내원이 있었다? 서울의 변화를 얘기하면서 아파트가 빠질 수 없다. 수십 년간 재산 가치가 계속 커지면서 입주 경쟁이 여전히 치열하다. 전 세계 어디를 봐도 드문 현상이다. 아파트는 197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서울에 들어섰다. 처음에는 마당도 없고 계단도 올라야 하며, 층간 소음도 있어 여러 모로 불편하다는 인식이 컸다. 초반에는 미분양이 많았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도 그랬다. 특별한 공간이 있는 아파트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장독을 두는 곳이 있는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1971년 정부 주도로 건설된 영등포구 여의도 시범아파트에는 장독대 전용 공간이 추가됐다. 당시 가정집에선 김치와 간장 고추장 된장을 직접 담가 항아리에 보관했기에 장독대가 필수였다. 그런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프리미엄 아파트의 시초다. 한강을 바라보는 12층 건물 24개 동의 1584세대가 사는 대단지였다. 당시 흔하지 않던 현대식 욕조, 양변기, 싱크대가 갖춰졌고 중앙 난방 시스템이었다. 무엇보다 아파트 최초로 엘리베이터가 각 동마다 2대씩 들어왔다. 엘리베이터를 처음 타 보는 입주민이 많아서 초기에는 안내원 98명이 24시간, 3교대로 안내했다. 수요가 폭발했다. 여의도에는 시범아파트에 이어 은하, 삼익, 목화 아파트가 지어졌는데 분양하자마자 완판됐다. ‘아파트 신화’의 시작이다. 아파트 입주 경쟁이 치열해지자 정부는 1977년 주택청약제도를 도입했다. 아파트를 사고 싶어도 돈이 없는 서민을 배려한 제도였다. 청약통장을 가진 무주택자에게 아파트 분양 우선권을 줬다. ‘열심히 살면 내 집 하나 가질 수 있다’ 는 희망이 생겼다. 무주택자 청약 통장을 매매하는 부작용이 생겼다. 정부는 아파트 청약에 까다로운 조건을 붙였다. 1970년대 말 아파트 청약 조건 1, 2순위가 되기 위한 조건 중에는 ‘영구 불임 시술을 한 자’가 들어갔다. 인구가 급증하다 보니 산아 제한을 청약 조건에 넣어 버렸다. 실제로 좋은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불임 시술을 받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1976년 한 해 8만 명 정도였던 영구 불임 시술자는 청약제도 시행 이후인 1977년 8월, 14만 명까지 늘었다. 이 제도는 20년간 유지됐다. 아이러니하게도 2000년대 중반에는 저출산이 문제가 되면서 다자녀 가구 특별 공급 제도가 생겼다. 오랜 기간 무주택이었고 부양가족이 많을 수록 청약 점수를 높게 받는 방향으로 제도는 바뀌었다. ● 단골 ‘침수 동네’가 핫플레이스로 낙후된 지역의 재탄생도 서울만의 경쟁력이다. 마포구 망원동은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6·25전쟁 피난민과 도심 개발에 밀려난 서민들이 모인 속칭 ‘뚝방촌’이었다. 하수도 개발이 덜 돼 비만 많이 오면 둑방을 넘어온 물과 각종 쓰레기에 마을이 잠겼다. 1984년 9월 서울 집중호우 때는 유수지 제방이 무너져 홍수가 나서 5000여 가구 이상이 침수됐다. 주민들은 서울시와 국가를 상대로 한 기나긴 손해배상소송 끝에 이겼다. 이후 마을이 새롭게 변신했다. 현재 망원동 일대는 상습 침수 구역이라는 수식어를 지우고 젊은이와 외국 관광객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망원동 주택 사이사이 자리 잡은 카페와 식당이 상권을 형성한 ‘망리단길’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과거와 현재 풍경이 교묘하게 섞여 있다. 레트로(복고) 감성을 현대적으로 가공해 즐기는 새로운 복고, ‘뉴트로’ 열풍의 도화선이 됐다. 주변 전통시장과 한강으로 이어지는 거리마저 함께 들떴다. 비슷하게 재생된 용산구 경리단길과 해방촌, 이태원 우사단길, 광진구 성수동, 송파구 송리단길 등과 함께 서울의 힙한 거리가 됐다. 언제나 변신 중인 서울의 도시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지난해 말 발표된 ‘세계 도시 종합경쟁력지수(GPCI)’에서 6위에 올랐다. 서울 앞에는 영국 런던, 미국 뉴욕, 일본 도쿄, 프랑스 파리, 도시국가 싱가포르뿐이었다.QR코드를 스캔하면 4일 채널A에서 방송된 브레인 아카데미 ‘법률편’을 볼 수 있습니다. ‘도시편’은 11일 오후 10시 방송됩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9-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취업률·가장 존경받는 전문대학 1위… 영진전문대 2026학년도 수시모집

    영진전문대(총장 최재영)는 디지털 신기술에 대응한 교육과정 혁신과 현장 맞춤형 주문식 교육을 바탕으로 전문대 교육의 혁신 모델로 자리매김했다.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주관한 ‘2025년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조사에서 전문대학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취업률 역시 전국 톱 클래스다. 79.2%(2024년 정보공시)로 3000명 이상의 대규모 졸업자를 배출한 대학교 중 전국 1위다. 최근 6년간 삼성그룹 240명, LG그룹 380명, SK그룹 325명, 한화그룹 91명, 포스코그룹 67명, 현대그룹 73명 등 총 2168명이 국내 주요 대기업에 입사했다. 취업 명문으로서의 위상을 굳혔다. 해외 취업 부문에서도 전국 2년제·4년제 대학 전체를 통틀어 1위를 차지했다.● 신산업 분야 등 일괄 교육체계 완성일괄 교육체계로 ‘뿌리산업’ 고도화와 신산업 분야 인재 양성을 선도하고 있다. 대구시와 협력해 대구인적자원개발위원회, 대구테크노파크(TP), 대구기계부품연구원,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 등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2022년 교육부의 ‘마이스터대 시범운영 사업’에 선정돼 고숙련 전문기술인재 양성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또 교육부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 사업에서 인공지능(AI)·지능형로봇 분야에도 동시 선정됐다.국제 교류 협력 프로그램 운영 성과도 눈에 띈다. 2025학년도 현재 31개국 출신 850여 명의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고 있다. 2025학년도부터는 외국인 유학생의 ‘졸업 후 취업을 연계’하는 IT·기계·전자·전기·경영·관광 분야 ‘국제주문식협약반’을 신설해 실질적인 취업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최재영 총장은 “‘글로벌 리더’ 대학으로서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전문대 교육의 품격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26학년도 수시모집 2336명 선발영진전문대는 2026학년도에 공학계열 12개, 인문사회 5개, 자연과학 6개, 예체능 7개 등 총 30개 학과에서 2450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이 중 수시모집에선 2336명(95.3%)을 선발한다. 산업계와 사회 현장의 수요를 반영해 AI컴퓨터 보안 계열과 스포츠경영과를 신설한다.특성화고 출신 학생들의 일과 학습 병행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취업처와 온라인 수업을 제공한다. 평생학습자 전형은 만학도와 직장인을 위해 주간·주말·야간 전일제, 대면·비대면 병행, 주중 저녁반, 계절학기 등 학과별 맞춤형 수업 방식을 운영한다. 이지훈 입학지원처장은 “신입생의 등록금 부담을 줄이고 교육 기회를 넓히기 위해 모든 신입생에게 다양한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원 내 최초 합격자에게 입학 학기 등록금 50% 감면, 추가 합격자에게 100만원을 감면한다. 정원 외 최초 합격자 90만원, 정원 외 추가합격자 50만원 감면 혜택을 마련했다.수시 1차 모집은 9월 8일부터 30일까지며, 영진전문대 입학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원서 접수가 가능하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8-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문학 언어로 운동 경험 표현하고, 자신의 몸을 통해 과학을 익히며, 수학 개념으로 경기 전략을 짠다

    ● 학업 고민하는 학생 선수 맞춤 교과 융합 수업 캠프 개최“공부를 많이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생각했는데, 고정관념이 바뀐 것 같아요.” 서울 고척중 레슬링 학생 선수 이기범 군은 14일 다시 태어난 기분으로 하루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 군은 엘리트 체육 선수다. 운동과 공부를 병행한다. 아무래도 교과 공부는 모자라다고 느낀다. 진도를 따라가기 어렵다. 이 군과 같은 학생 선수들은 훈련도 하고 대회도 참가해야 한다. 일반 학생에 비해 공부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학교든 주변에서든 운동선수도 공부해야 한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늘 부담감이 있다. 학생 선수 맞춤 교과 수업을 받고 평가받을 수 있는 여건은 안 된다. 출석 일수를 채우고 최저학력제 기준도 맞춰야 한다. 중학생 선수는 35일 내에서 대회나 훈련 참가가 허용된다. 이를 넘으면 e-school 시스템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고 출석을 인정받아야 한다. 전체 학생 평균 성적의 40% 미만 성적을 받아도 안 된다. 압박이 꽤 크다. 이날 학교에서 ‘학생 선수 미래 핵심 역량 성장 캠프’ 이틀째가 열렸다. 고척중 레슬링 학생 선수 15명이 참가한 캠프에서 이 군은 스포츠와 연관된 국어 수학 과학 사회 등 수업을 받으며 ‘공부할 줄 아는 나’를 봤다고 했다.사단법인 한국체육진로교육협회가 주관하고 대한레슬링협회가 지원한 이번 캠프는 훈련과 대회 출전에 따른 교과 학습 결손, 학업적 자존감 저하 그리고 진로 선택의 폭 제한이라는 학생 선수의 문제를 해결해 보자는 차원에서 기획됐다. 한국체육진로교육협회 관계자는 “학생 선수들이 운동 선수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학업에 대한 긍정적 동기를 얻으면서 넓고 다양한 미래를 그릴 수 있는 힘을 얻게 하자는 취지로 실시했다”고 말했다. ● 레슬링으로 수학 개념 이해, 내 몸 데이터로 과학 배워 캠프는 체육 교사와 타 과목 교사가 협업하는 스포츠 기반 교과 융합 수업으로 진행됐다.국어 융합 수업에서는 학생 선수들이 스포츠 규칙을 읽고 재구성해 봤다. 운동 선수라도 자기 종목 규칙을 제대로 읽어 본 경우는 드물다. 국어 교사가 규칙의 의미를 상세히 설명했다. 특정 스포츠 스타 선수를 가정해 그를 인터뷰하는 기사도 써 봤다. 국가대표나 프로 선수도 인터뷰를 어려워는 경우가 있다. 자신의 현재 기량 수준, 경기 상황별 대응, 팀 분위기 등을 조리있게 기자들에게 말한다는 게 쉽지 않다. 인터뷰 기사를 쓰면서 ‘나’를 어떻게 홍보해야하는지 생각하는 기회가 됐다.또 시와 소설을 읽고 중요한 단어, 눈에 들어온 단어, 마음에 드는 단어 등을 골라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써 보고 줄거리도 요약해 봤다. 시와 소설에 나온 문학 언어로 레슬링을 표현해 보기도 했다. 레슬링 경기 영상을 보면서 스스로 해설위원이 됐다고 가정하고 2분 분량의 해설문을 쓰기도 했다.사회 주제 토론 수업에선 자신의 생각과 감정, 행동을 관찰하고 친구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모아 자기 인식을 해 봤다. 이를 통해 자신의 레슬링 기술, 훈련 과제, 성공 인식, 도전 태도, 피드백 수용, 태도 변화 같은 마인드셋 체크리스트를 작성했다. 체크리스트를 토대로 성장 마인드 실천 계획을 세우고, 친구에게 보내는 응원 메시지도 적어 봤다. 이렇게 찾은 자신의 보완점을 바탕으로 STAR(Specific 구체적, Time 시기별, Area 영역별, Reflect 성찰) 원칙의 30일 계획을 구체적으로 짜 봤다. 세계적인 야구 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고교 시절 만들어 실천한 ‘만다라트’ 기법 계획표를 참고해 ‘나의 목표 달성표’를 작성했다. 오타니는 특급 프로 선수가 되기 위해 1개의 핵심 목표와 8개 세부 목표, 64개 실천 과제를 세워 행동으로 옮겼다. 오타니는 쓰레기 줍기, 청소하기 등도 반드시 실천해야 할 과제에 넣었다.학생 선수들은 국가별로 경쟁력이 강한 스포츠 종목을 비교해 보고, 역대 올림픽 개최지를 퀴즈로 풀었다. 공정한 경기 문화에 대한 토론도 했다. 수학 융합 수업에선 스포츠에 담긴 수, 비율, 속도, 도형, 좌표의 원리를 배웠다. 100m 육상 선수들의 속도를 계산하고, 경기장 설계를 보면서 도형을 이해했다. 자신의 경기 전적으로 승률도 구해 봤다.과학 융합 수업 시간에는 심박수 실험, 근육 작용 체험, 던지기 등을 하면서 운동과 에너지, 인체 구조를 알아봤다. 운동하면서 자주 접한 인바디 기기의 작동 원리와 장점을 파악하고, 그 결과지에 나오는 주요 항목의 의미도 배웠다. 골격근량, 체지방량, BIA(인체에 흐르는 전류의 저항을 측정해 체성분을 분석하는 것) 기술 등 모르고 지나친 개념을 자신의 인바디 측정 결과를 통해 익혔다. 이 개념들을 활용해 자신의 체중 조절 시뮬레이션 보고서도 만들었다.과학과 체육 교사는 공동으로 학생 선수들이 익힌 개념을 다시 확인하는 문제도 흥미롭게 접근하도록 만들었다. 두 사람이 몸무게는 같은데 몸매는 차이가 나는 이유를 물으면서 근육과 지방의 밀도, 부피, 색, 기능, 대사 영향 등을 알게 했다. 과학을 담당한 전해지 교사(오주중)는 “운동선수의 무기인 몸을 해석하는 과학으로 접근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통합 미션 수업에 학생선수들은 레슬링을 홍보하는 다큐 영상을 만들고, 자신의 꿈과 길을 찾는 ‘오리엔티어링’경기도 해 봤다.● “내가 공부 관련 질문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아”… ‘학업은 세상을 보는 프리즘’이번 캠프에 대한 만족도가 10점 만점에 9.2점이 나올 정도로 학생 선수들의 반응이 좋았다. 이들은 설문조사에서 ‘학습 동기 부여 및 목표 설정 부분에서 가장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자기 관리 능력이 향상’됐고 ‘수업이나 공부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공부 스트레스 관리 면에서 도움이 됐다’는 의견도 많았다. 15명 중 11명은 ‘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고 답했다. ‘다음 캠프에도 참여하고 싶거나 친구에게 권유하고 싶냐’는 물음에는 전원이 ‘그렇다’고 답했다. ‘캠프에 바라고 싶은 것’에 대해서는 ‘친구끼리 서로 이해하는 레크리에이션 시간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를 더 알려 달라’는 의견이 나왔다. 캠프에 참가한 김규리 학생은 “나에겐 새로운 시작이었다. 캠프 수업에서 배운 대로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고 싶다. 마음가짐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송휘문, 손예준 학생도 “공부를 해야 운동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만족해 했다. 나혜윤 학생도 “앞으로 공부를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내가 공부에 대해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람인 줄 처음 알았다”는 반응도 나왔다. 앞서 캠프 실시 이전에 한 설문조사에서 학생 선수들은 ‘공부가 중요한 건 알지만 본인이 공부를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은 상당히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부에 대한 자신감’이 5점 만점에 1.9점이었다. 대다수는 진로에 대해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운동선수 이후의 삶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었다. 한국체육진로교육협회는 캠프를 통해 학생 선수들의 학업과 진로에 대한 인식을 파악할 수 있었고 학습 동기 지속성 등에서 변화 가능성을 봤다고 평가했다. 한국체육진로교육협회 관계자는 “학생 선수들은 공부를 선수 생활 이후의 보험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 인식은 운동과 학업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프레임에 갇혀 있다는 증거”라며 “스포츠 기반 교과 융합 수업을 통해 교과 개념을 익히고 이를 자신의 몸과 삶에 적용해 보면서 학업이 ‘인생 플랜 B’가 아니라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삶을 확장하는 프리즘 역할을 한다는 인식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정훈 구룡중 교장(대한체육회 학교체육위원회 위원장)은 “학생 선수와 일반 학생을 구분하지 않는 공평성과 선수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는 공정성의 관점에서 학생 선수의 학습 동기를 끌어올리는 접근을 해야 한다”며 “최저학력제 대안으로 ‘기본 학력 보장제’(가칭) 도입의 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8-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