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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기후변화, 貧國-빈곤층에 직격탄… “貧者에 대한 비양심적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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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기후변화, 貧國-빈곤층에 직격탄… “貧者에 대한 비양심적 공격”

조유라 기자 , 이윤태 기자 입력 2019-07-13 03:00수정 2019-07-13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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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기상이변 홍역… 기후변화가 세계 양극화 심화시킨다? 지구촌이 기상 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프랑스 스페인 등은 지난달부터 유례없는 폭염에 신음하고 있다. 이탈리아 동부 페스카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는 한여름에 오렌지만 한 우박이 내렸다. 37도의 폭염이 이어지던 그리스는 11일(현지 시간) 갑자기 불어온 돌풍과 폭우로 7명이 사망하고 23명이 부상을 입었다. 올 4월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는 이례적 추위와 폭우가 휘몰아쳤다.

이런 기후변화가 세계 양극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부국(富國)은 자연재해 등 기후변화로 인한 각종 위협을 경제력을 이용해 벗어날 수 있다. 반면 방파제, 배수시설 등 인프라가 부족한 가난한 나라는 같은 자연재해를 겪어도 그 피해가 훨씬 심각하다. 심지어 같은 나라 안에서도 부자와 빈자의 대응 능력이 판이하게 다르다. 특히 현 기상 이변의 주요 원인이 수십 년간 선진국이 배출한 온실가스란 점에서 기후변화 불평등을 속히 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기후변화가 세계 양극화 주범?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노아 디펜바, 마셜 버크 미 스탠퍼드대 교수의 연구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는 1961년부터 2010년까지 50년간 전 세계 양극화 및 경제적 불평등을 대폭 증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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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간에 세계 주요 빈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7∼30% 정도 감소했다. 2017년 기준 1인당 GDP가 2898달러(약 340만 원)에 불과한 아프리카 수단은 1961년에서 2010년 사이에 1인당 GDP가 3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인도의 1인당 GDP도 31% 줄었다. 반면 북해 유전을 보유한 부자 산유국 노르웨이는 1인당 GDP가 34% 증가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인명 피해 양극화도 극심하다. 이란은 올해 3월 중순부터 2주간 발생한 폭우로 전체 국민 8000만 명의 8분의 1에 달하는 1000만 명이 사망 및 부상, 거주지 파손 등의 피해를 입었다. 지난달 인도에서는 50도가 넘는 폭염으로 100명 이상의 열사병 사망자가 발생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폭염을 겪은 유럽에서는 상대적으로 사망자가 적었다. 이번 폭염으로 인한 유럽 전체 사망자는 아직 100명을 넘지 않았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했을까. 선진국은 기후변화에 대비해 풍력, 태양열 등 에너지원을 다양화했다. 무엇보다 부자 나라에는 병원, 의료보험, 긴급구호 등 사회 서비스도 잘 갖춰져 있다. 자연재해에 대비한 방파제, 배수시설, 각종 대피소 등도 풍부하다. 반면 가난한 나라에서는 이런 사회 인프라를 찾아보기 어렵다.

필립 올스턴 유엔 인권특별보호관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기후변화는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비양심적인 공격”이라며 기후변화가 부자와 빈민에게 미치는 영향의 차이가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후변화로 상당수 개발도상국의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전락했다. 10년 안에 1억2000만 명이 빈곤선 이하의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한 나라 안에서도 불평등 심화


기후변화로 인한 양극화는 국가 대 국가뿐 아니라 한 국가 안에서도 뚜렷하다.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미 최대 도시 뉴욕을 덮쳤을 때 뉴욕 저소득층은 의료 서비스 및 전력 공급 없이 며칠간 방치됐다. 하지만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있는 미 최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 본사는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았다. 건물 안에 침수를 막기 위한 수천 개의 모래주머니와 자가발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2005년 8월 미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로 평가받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남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를 덮쳤을 때도 저소득층이 직격탄을 맞았다. 당시 전체 사망자 1833명 중 54.5%인 1000명이 뉴올리언스 서부의 흑인 밀집지역 로어나인스워드에서 숨졌다. 뉴올리언스 주거지의 80%는 해수면보다 낮은 저지대에 있다. 안전하고 높은 곳에 있는 땅이 부족하다 보니 집값이 비싼 고지대에는 백인 고소득층이, 로어나인스워드 같은 저지대에는 흑인 저소득층이 많았다. 당시 저지대 흑인들은 무방비 상태에서 카트리나를 겪었고, 약 한 달 뒤 또 다른 허리케인 ‘리타’까지 엄습했다. 인명 피해가 클 수밖에 없었다.

NYT는 2일 인도 뭄바이 지역에 내린 폭우로 3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 중 21명은 슬럼가에 거주하던 빈민들이었다. 이들은 슬럼가에 위치한 흙벽이 무너지면서 사망했다. NYT는 몬순 때마다 2000만 명의 뭄바이 인구 중 50%에 가까운 사람들이 거주하는 슬럼가 사람들은 생명의 위협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폭우로 인해 빈약한 건축물이 더 약해지기 때문이다.

유엔은 2017년 발간된 ‘기후변화와 사회적 불평등’에 관한 보고서에서 도시 빈민을 비롯한 저소득층은 집, 가축 등 재산을 한 가지 형태로만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재난의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


○ 책임은 선진국 vs 피해는 개도국


현재 기상 이변을 불러온 지구온난화의 책임은 선진국에 있다. 이들은 산업혁명이 시작된 200여 년 전부터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를 배출해 왔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직격탄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지 불과 50여 년도 되지 않은 제3세계 개도국이 받고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은 지난해 7월 보고서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개도국의 부채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10년간 기후변화에 취약한 개도국들이 1680억 달러의 추가 부채를 부담할 것으로 예측했다.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피지 아이티 등 기후변화에 취약한 20개국은 기후변화로 인해 이미 각각 40억∼60억 달러의 빚을 진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한 기온 변화 등 기후변화를 직접 겪는 쪽도 개도국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네덜란드 바헤닝언대 및 프랑스, 영국 출신 과학자들이 지난해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적도 지역 개도국들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가장 적으면서 기후변화를 가장 많이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 지역은 기온 급등에 따라 토양 내 수분이 쉽게 증발해 가뭄이 자주 찾아온다. 주로 농사와 목축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이 지역 주민들은 생존의 위협을 받는다. 연구는 남미 아마존 지역은 열대우림이 건조해져 나무들이 고사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 온난화 방지 위한 국제협약은 제자리


그럼에도 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협약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은 벌써 5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진다. 로마클럽에 제출된 ‘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가 지구온난화를 처음 경고한 게 1972년이다. 이후 선진국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 규모를 명시한 교토의정서가 1997년 채택돼 2002년 발효됐다. 2015년에는 2020년 효력이 끝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하기 위해 세계 197개국 정상들이 모여 ‘파리기후변화협약(파리협약)’을 체결했다.

파리협약은 개도국에도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과한 최초의 협약이다. 이 협약의 목적은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다. 협약 가입국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스스로 정하고 이를 이행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전망치 대비 37%의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세웠다.

하지만 현재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 2위 국가인 미국은 “파리협정이 미국에 불공평하며 미국민들에게 손해를 준다”며 2017년 파리협약을 탈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심지어 기후변화가 ‘중국이 만들어낸 거짓말’이라고 매도하기도 했다. 포린폴리시(FP)는 “미국이 파리협정을 탈퇴함으로써 중국과 인도 같은 다른 주요 오염 배출국들에 선례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25억 t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분간 미국은 온실가스를 감축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기후변화 관련 파리기후협약의 공동 이행’이라는 문구가 미국의 반대로 빠졌다. 10일 로드 슈노버 미 국무부 정보분석관은 하원 정보위원회에 제출하려던 자신의 서면 증언을 백악관이 차단했다며 항의의 뜻으로 사임했다고 WP와 AP통신 등 다수의 외신이 전했다. 그가 제출하려던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내용이었다. 슈노버가 작성한 서면 증언은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와 법률고문 등에 의해 대폭 삭제됐다.

미국도 온실가스의 위험성을 모르는 게 아니다. 미 국방부도 2014년 기후변화가 국가 안보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한 바 있다. 영국 더타임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정치적 목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지지 기반은 러스트 벨트의 철강 석탄 등 제조업 노동자들과 관련 기업들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당장 기후변화를 막을 수 없다면 임시방편으로 피해를 줄이는 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경자 부산대 기후과학연구소장은 “기후변화에 대한 자료가 충분히 축적돼 있는 선진국들이 개도국에 자료를 제공하고 대응 필요성과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며 “개도국이 실질적으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경제적인 원조도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유라 jyr0101@donga.com·이윤태 기자
#기후변화#세계 양극화#경제 불평등#지구온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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