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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면접관, 40분간 질문… 참가자, 예상 못한 물음에 땀 뻘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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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면접관, 40분간 질문… 참가자, 예상 못한 물음에 땀 뻘뻘

김수연기자 입력 2018-05-01 03:00수정 2018-05-0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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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 인턴
인공지능 면접 ‘인에어’ 체험
이주영 청년드림센터 인턴(오른쪽)이 지난달 24일 경기 성남시 ‘마이다스아이티’ 사옥에서 진행된 모의 인공지능(AI) 면접에 참가해 문제를 풀고 있다. 정동진 마이다스아이티 웹솔루션사업기획실장(왼쪽)은 “인에어(inAIR)는 구술면접과 게임을 통해 역량과 직군 적합도를 판별하는 AI 채용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성남=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소개팅에 마음에 드는 상대가 나왔는데 지갑을 놓고 왔네요. 뭐라고 말하실 건가요?”

지난달 24일 경기 성남시 정보기술(IT) 솔루션 기업 ‘마이다스아이티’ 사옥에서 진행된 모의면접 현장. 예상외의 질문에 모의 참가자 이주영 씨(23·청년드림센터 인턴)는 식은땀을 흘렸다. 긴장한 탓에 ‘답변하기’ 버튼을 누르는 것도 잊은 채 답변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전형에 인공지능(AI) 면접을 도입했다. ‘인에어(inAIR)’라고 불리는 AI 시스템을 통해 인·적성 평가와 1차 면접을 진행했다. 최근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LG 하이프라자에서도 이 프로그램을 채용에 활용하기로 했다.


AI 면접은 올 상반기 채용시장에서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다. 기계가 서류심사를 하거나, 면접관을 대신한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이 놀랐다. 과연 인간이 아닌 기계를 신뢰할 수 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공공기관과 금융권 등에서 벌어진 채용비리로 “차라리 기계가 평가하는 게 공정할 것 같다”는 여론도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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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면접은 가벼운 사전 조사부터 시작해 상황극, 인지게임 순서로 진행된다. 초반에는 주로 지원자의 성향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들이다. 예를 들어 ‘나와 철수는 A에 가고 싶은데 영희가 B에 가겠다고 합니다. 영희를 어떻게 설득할까요?’ 같은 질문이다. 인성과 관련된 ‘예, 아니요’ 질문이 60여 개씩 쏟아지기도 한다.

이 단계가 끝나면 도형 맞추기 및 인지 능력을 시험하는 AI 게임이 이어진다. 흡사 지능지수(IQ) 검사를 떠올리게 하는 테스트 방식이다. 고도의 집중력과 논리력, 순발력이 요구된다. ‘인에어’ 개발팀은 “게임 부분에서 당혹스럽더라도 끝까지 풀어야 한다”고 귀띔했다. 약 40분에 걸쳐 AI 면접을 마친 이 씨는 “질문을 예상하는 게 의미 없을 정도로 기존 면접과는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다행히도 이날 그는 ‘마케팅 직무 추천’이란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AI의 평가는 얼마나 정확할까. 회사 측에 따르면 AI는 면접자와의 대화를 통해 정직성, 직무적성 등을 예측한다. 고성과자와 저성과자를 판단할 수 있는 확률이 82% 수준이며 머신러닝을 통해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면접의 결과는 ‘합격’이라는 단정적 표현보다는 ‘우수’ ‘추천’ ‘불합격’ 등으로 제시된다.

일부에선 또 다른 취업 사교육 열풍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한다. 객관식인 인·적성 검사도 사설 교육기관이 있는데, AI 면접도 마찬가지 시장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일부 취업 컨설턴트는 ‘AI 면접 대비’란 주제로 강연을 열기도 한다.

정동진 마이다스아이티 웹솔루션사업기획실장은 “질문 조합 경우의 수가 약 5만4000개에 이르기 때문에 이를 모두 학습할 수 없다”며 “특히 사전조사와 실제 면접질문에서의 일치 여부를 토대로 응답 신뢰성을 판단하기 때문에 꾸며진 답변으로는 좋은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아직 AI 면접은 일부 회사에서만 활용되고 있지만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외국에선 미국 IBM이나 영국 유니레버, 일본 소프트뱅크 등이 AI를 채용 과정에 적용하고 있다. 마이다스아이티 측은 “연내 300개 이상의 기업이 AI 면접을 채용 단계에서 활용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요리부터 젓가락 사용까지… ‘이색 면접’ 기업들▼

식품·정보기술(IT) 업계를 중심으로 이색면접을 실시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학벌이나 스펙이 아닌 색다른 방식으로 직무적성을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샘표식품은 정형화한 스펙을 배제하는 열린 채용을 시행하면서 ‘요리 면접’과 ‘젓가락 면접’을 실시한다. 식문화 기업을 표방하는 만큼 전통 식사법 중 하나인 젓가락 사용법을 얼마나 숙지하고 있느냐를 인재 선발 과정에 반영한다. 2000년부터 요리 면접도 해왔다. 4, 5명이 한 팀을 이뤄 주어진 음식 재료로 요리를 만들고 이를 면접관에게 설명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지원자들이 어떤 대화를 하는지, 갈등을 어떻게 조율하는지가 평가 대상이다. SPC그룹은 ‘관능 평가’로 유명하다. 지원자가 맛과 향을 구별할 수 있는지 보기 위해 특정한 맛(단맛, 신맛, 짠맛)과 향(딸기, 수박향 등)을 골라내야 한다. 식품에 대한 감각과 기본 이해를 갖춘 사람을 뽑기 위한 기초 테스트라고 할 수 있다. 일부 주류 업체에선 음주 면접을, 제과 업계에선 등산 면접을 진행하기도 한다.

지난해 말 NHN엔터테인먼트는 직장 체험형 면접전형을 실시했다. 재직자와 같은 시간에 출근해 배정받은 자리에서 하루 동안 주어진 업무를 수행한다. 이를 통해 지원자가 입사 전 근무환경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미래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성남=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면접#ai#인공지능 면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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