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광나루 안전체험관 가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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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캐한 연기에 콜록콜록 오리걸음으로 탈출 진땀

아파트 화재 등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재난 상황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설들이 인기다. 16일 서울 광진구 광나루안전체험관에서 초등학생이 각각 완강기와 경사면구조대, 방화셔터(위 사진부터)를 이용해 탈출 훈련을 하고 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아파트 화재 등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재난 상황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설들이 인기다. 16일 서울 광진구 광나루안전체험관에서 초등학생이 각각 완강기와 경사면구조대, 방화셔터(위 사진부터)를 이용해 탈출 훈련을 하고 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지난해 세월호 참사 등 각종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데 이어 새해에도 크고 작은 화재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평소 재난 대처 방법을 틈틈이 익혀 몸에 배도록 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소방재난본부가 운영하는 광진구 능동로 ‘광나루안전체험관’은 화재 지진 태풍 같은 재난 상황을 체험하고 소화기 사용, 응급처치 등 대처법을 배울 수 있다.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와 함께 나들이하듯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16일 오후 기자도 열한 살 아들과 함께 광나루안전체험관을 찾았다.

○ 실제 상황 방불케 하는 체험현장

“알린다. 대피한다. 전화한다.” 아이들의 낭랑한 목소리가 체험관 안에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체험에 앞서 화재 발생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교육을 받는 모습이 사뭇 진지했다. 체험관 안에는 참가자 200여 명으로 북적였다. 방학을 맞아 부모와 함께 온 초등학생이 대부분이었다. 교육과 체험은 시간대별로 30여 명씩 6, 7개조로 나눠 진행된다. 1시간 반 동안 크고 작은 재난 상황을 겪어볼 수 있다.

처음 들른 곳은 화재체험관. 불이 난 뒤 연기로 가득 찬 실내에서 신속하게 대피하는 요령을 배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매캐한 연기 때문에 한 치 앞도 볼 수 없었다. 뜨거운 공기와 연기를 피해 자세를 낮췄다.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았지만 기침이 멈추지 않았다. 불안감과 공포감이 몰려왔다. 한쪽 벽면에 ‘비상구’라고 적힌 희미한 불빛을 의지한 채 오리걸음으로 앞 사람을 따라갔다.

5분쯤 지났을까. 한 줄기 희미한 빛이 보였다. 침착하게 출구를 찾아 대피공간으로 간신히 빠져 나왔다. 여기저기서 기침 소리와 함께 ‘휴∼’ 하는 안도의 한숨이 들려왔다.

이어 가정집 모형(15m²)에서 지진 체험이 진행됐다. 리히터 규모 6.0 수준이었다. 집에 있는 가재도구가 바닥에 떨어지는 정도의 흔들림이다. “지진이다”라고 외친 후 서둘러 집 안의 가스와 전기를 모두 차단했다. 신속하게 머리를 보호하며 식탁 아래로 몸을 숨겼다. 30초 동안 계속된 지진은 생각보다 위력적이었다. 이 밖에 3층 높이의 경사면 구조대(12m), 완강기 같은 피난 기구를 이용한 탈출, 소화기를 이용한 화재 진압, 초속 30m의 태풍 체험, 응급처치 실습 등이 차례로 진행됐다.

○ 안전에 관심 높아져 예약 폭주

서울에서 이런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은 광나루 외에 동작구 여의대방로 보라매안전체험관이 있다. 광나루체험관은 48개월 이상 유아와 초등학생에게 적합하다. 오전 9시 반부터 오후 5시 반까지 하루 3회(600명) 운영한다. 보라매체험관은 지하철이나 교통사고 체험도 가능하다. 만 13세 이상 청소년과 성인이 주로 이용한다. 초등학생과 장애인은 보호자를 동반해야 한다. 운영 시간은 광나루와 같지만 하루 4회(240명) 진행된다. 모두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며 홈페이지(safe119.seoul.go.kr)에 신청하면 된다. 매주 수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야간에도 1회(150명) 교육한다. 최근 안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4주 정도 예약이 찼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광나루 안전체험관#안전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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