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파고에”… 美, 고강도 ‘軍살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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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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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급 최소 50명 줄이고 합동전력사령부 폐지”게이츠 국방 ‘1000억달러 절감’ 구조조정안 발표

미국 국방부가 앞으로 2년 동안 미군 장성과 해군 제독 보직을 최소한 50개 줄이기로 결정했다. 미군 내 7대 사령부의 하나인 버지니아 주 노퍽 소재 미합동전력사령부(USJFCOM)도 없애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5000여 명이 일하는 미합동전력사령부는 1999년 만들어졌으며 전 세계 미군 배치와 훈련, 각 군의 업무 조정을 총괄해 왔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9일(현지 시간) 펜타곤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국방부의 이번 계획은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의회에서 국방예산을 깎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진 데 따른 것이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미 국방예산은 경기와 상관없이 해마다 늘어났다. 예산 편성 과정에서도 펜타곤은 성역으로 간주됐지만 이번에는 경기불황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2009회계연도(2009년 7월∼2010년 6월)의 연방정부 재정적자 규모는 1조4100억 달러나 되고 2010회계연도에는 적자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이츠 장관은 그동안 운영이 방만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유럽 주둔 미군 4성 장군을 포함해 각 군의 장성 수요를 11월까지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앞으로 2년 동안 장성과 해군 제독 보직을 최소한 50개 줄일 계획이다. 또 군 출신으로 민간 부문에서 일하고 있는 고위 직책 150개도 감축하기로 했다. 군 출신인 이들에게 국방부는 급여와 후생복지 혜택을 절반 이상 부담해 오고 있다. 2001년 9월 이후 미군 장성과 해군 제독 직책은 100개 이상 늘어났다.

구조조정의 불똥은 국방부와 계약을 맺고 있는 군수 계약업체들에도 떨어졌다. 향후 3년 동안 국방부는 군수 계약업체와의 군수 서비스 비용을 해마다 10%씩 줄이기로 했다.

국방부는 구조조정으로 절감한 비용을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으로 약화된 군 전력을 보강하고 미래 전투를 대비하는 데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국방예산을 올해 5350억 달러에서 내년에는 5490억 달러(이라크전 및 아프간전 비용 제외한 금액)로 증액해 달라고 의회에 요구했다. 게이츠 장관은 이번 구조조정을 시작으로 앞으로 5년 동안 1000억 달러의 비용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한편 공화당 출신의 밥 맥도널 버지니아 주지사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합동전력사령부를 폐지하면 지역경제를 황폐하게 만들 것”이라고 비난했다. 버지니아 주 출신 의원들도 여야를 막론하고 국방부의 결정을 비판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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