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 단체 항의 방문에 뉴라이트 교과서 포럼 중단

  • 입력 2006년 11월 30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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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판, 교과서포럼30일 관악구 서울대학교 사범대 교육정보관에서 열린 '교과서포럼 제 6차 심포지엄-한국근현대사 대안 교과서, 이렇게 고쳐 만듭니다'에서 포럼 도중 4.19혁명동지회, 4.19유족회 등 5개 관련단체 회원들이 들어와 포럼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연합]
난장판, 교과서포럼
30일 관악구 서울대학교 사범대 교육정보관에서 열린 '교과서포럼 제 6차 심포지엄-한국근현대사 대안 교과서, 이렇게 고쳐 만듭니다'에서 포럼 도중 4.19혁명동지회, 4.19유족회 등 5개 관련단체 회원들이 들어와 포럼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연합]
4·19혁명을 '4·19학생운동'으로, 5·16군사쿠데타를 '5·16혁명'으로 기술한 한국근현대사 대안교과서의 시안을 공개한 교과서포럼의 심포지엄이 4·19 관련 단체들의 항의 방문으로 중단됐다.

4·19민주혁명회, 4·19혁명공로자회, 4·19혁명희생자유족회 등 세 단체 회원 80여 명은 30일 오후 2시 20분 경 서울대 사범대 교육정보관에서 열리던 심포지엄에 들어와 이중 10여 명이 단상을 점거하고 토론자들의 멱살을 잡고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당시 교과서포럼은 29일 고등학생용 근현대사 대안교과서를 공개한 데 이어 학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한국 근현대사 대안 교과서, 이렇게 고쳐 만듭니다'를 주제로 제6차 학술심포지엄을 열고 있었다.

행사는 오후 1시 50분경부터 시작됐으며 포럼의 상임대표인 박효종 서울대 교수의 개회사와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의 기조발제 연설이 끝난 후 유영익 연세대 석좌교수가 마이크를 잡고 토론자를 소개하던 순간 4·19 관련 단체 회원들이 단상을 향해 우르르 몰려갔다.

이들은 토론자들을 에워싸고 "5·16을 혁명이라고 주장하면서 어떻게 4·19를 학생운동이라고 말할 수 있나", "위대한 4·19혁명 정신을 부정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의자를 던지고 책상을 발로 차며 토론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또 확성기를 들고 단상에 올라와 "숭고한 4·19 혁명정신을 모독한 교과서포럼 즉시 사퇴하고 교직에서 물러나라", "뉴라이트 교과서포럼 관련 교수들은 즉시 사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 과정에서 안병직 명예교수, 유영익 석좌교수, 허동현 경희대 교수, 이영훈 서울대 교수 등이 폭행을 당했다. 이영훈 서울대 교수는 폭행을 당하자 주먹다짐을 벌이기도 했다.

4·19민주혁명회 강재식 회장은 단상 아래에서 기자들을 향해 격앙된 목소리로 "4·19는 헌법에 수록된 혁명이며 군사독재정권도 이를 부정하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학생운동으로 폄하하는 것은 헌법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포럼 측을 규탄했다.

주최 측은 10여 분 간 몸싸움을 벌이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심포지엄을 취소했다. 4·19 관련단체 회원들은 30여분 간 구호를 외치고 연설을 한 후 대절해 온 관광버스 2대를 타고 철수했다.

토론자로 참가하려다 무릎에 타박상을 입은 허동현 경희대 교수는 "다문화 사회에서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는데 아직도 폭력을 동원하는 걸 보면 한국 사회에서 소통 구조가 얼마나 취약한지 알 수 있다"며 비판했다.

교과서포럼은 전상인 서울대 교수, 신지호 서강대 교수, 강규형 명지대 교수,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 등 뉴라이트 계열 교수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단체다.

포럼은 지난해 1월 "한국근현대사 교과서가 자학사관, 친북좌파사관을 바탕으로 한다"며 비판한 데 이어 5차례의 심포지엄을 거쳐 29일 대안 교과서를 공개했다.

장원재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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