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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헤게몬'美 “중국은 동반자 아닌 경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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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헤게몬'美 “중국은 동반자 아닌 경쟁자”

입력 2003-07-04 17:14수정 2009-10-1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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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공산당 창당 기념일을 맞아 광둥성 광저우에서 펼쳐진 축하공연. 저자는 중국 무기 체제가 자국 방어에서 미국의 군사력을 파괴하는 데 초점을 맞춰 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동아일보 자료사진

◇헤게몬/스티브 모셔 지음 심재훈 옮김/304쪽 1만5000원 모티브

1895년 독일 황제 빌헬름 2세는 동양인이 서양인을 멸망시킬 것이라는 황화론(黃禍論)을 주장했다. 동양인의 힘이 커지면 칭기즈칸처럼 무자비한 대량학살로 서양인 모두를 죽여 버릴 것이라는 황화론은 독일이 청일전쟁(1894년)의 승리로 급부상한 일본을 견제할 목적으로 만들어낸 것이었다.

100여년이 지난 지금 세계 최강 국가인 미국에서도 ‘신종 황화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단 황화의 주체가 일본에서 중국으로 바뀌었고 인종차별적 용어 대신 ‘중국 위협론’이라는 비교적 완화된 표현이 등장했다.

이 책은 1990년대 중반부터 미국에서 점차 힘을 얻어가는 ‘중국 위협론’의 논리와 주장을 대표한다. 아시아 금융위기 와중에서도 눈부신 경제성장과 함께 국방비를 매년 두 자릿수 이상 늘려온 중국에 대해 미국이 경계경보를 발령한 것.

중국 위협론의 논리는 단순하다. 중국이 경제성장을 위해 자유화를 추진하고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외치고 있지만 중국 공산당의 일당 지배체제를 강화하고 세계적 패권국가가 되고자 하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특히 ‘공산주의적 이념이 퇴조하고 시장의 힘이 커지면 중국이 자유시장 경제체제를 가진 민주주의로 변모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배척해야 할 신화’로 규정하고 있다.

더 나아가 중국의 패권주의가 2000년 전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인 진(秦)제국 이후 일관된 목표라고 분석한다.

법가사상에 기반을 둔 진 제국처럼 마오쩌둥 덩샤오핑 등 중국 공산당의 지도자들도 법가의 전체주의적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

전체주의적 중국이 세계의 패권을 차지하거나 미국과 동등한 힘을 가지게 되면 톈안먼 사태 때 보여준 것처럼 자유 인권 민주주의 등 인류의 보편 가치는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국 위협론의 핵심이다.

즉 미국의 대(對)중국 견제는 ‘인류를 위해 당연한 일’이라는 이념적 외피를 둘러쓰고 있는 셈이다.

중국 위협론은 미 행정부 내 강경파의 외로운 목소리가 아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빌 클린턴 행정부가 중국을 ‘전략적 동반자’로 규정한 것과는 달리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한다.

저자는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김정일 정권이 붕괴할 경우 중국은 군대를 이동시켜 괴뢰 정권을 수립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미국의 신고립주의, 예산감축, 한국 민족주의의 성장 등으로 인해 미군이 철수하면 중국은 한국을 중립지역으로 만들고 점차 전통적인 속국 상태로 복종시키는 등 중국의 일방적인 의도가 관철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결국 미국이 중국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선 미군 철수 등 신고립주의적 경향을 포기하고 한국 대만 필리핀 등을 이용해 중국을 봉쇄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성공회대 이남주 교수(중국학)가 권두의 추천사에서 밝히듯 이 책은 중국의 군사력이 미국과 큰 격차가 있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간과하는 등 이념적 편향과 논리적 결함을 안고 있다.

그럼에도 양국간의 경쟁에서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한국으로서는 이 책을 통해 미국의 대중국 인식과 논리의 일단을 파악할 수 있을 듯하다.

1979년 중국연구를 위해 정부로부터 초청을 받은 최초의 미국인인 저자는 톈안먼 사태의 운동가들과 밀접하게 지내다가 1998년 추방당했다. 지금은 개인연구소를 열고 중국 관련 책을 저술하고 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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