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실험 자제 촉구”…한-아세안 정상들, 공동비전 성명 채택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26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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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26일 문재인 대통령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들은 ‘평화, 번영과 동반자 관계를 위한 한-아세안 공동비전 성명’ 및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공동의장 성명’을 채택했다. 정부는 이번 회의를 통해 아세안과의 협력을 실질적으로 증진시키고 정부의 핵심 외교 정책인 신남방정책을 한층 가속화하기로 했다.

●한-아세안 정상들 “북한 추가 미사일 실험 자제 촉구”

문 대통령은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특별정상회의에서 “우리는 보호무역주의와 초국경범죄, 4차 산업혁명 같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21세기는 ‘아시아의 시대’다. 협력과 연대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과 아세안 정상들은 △2022년까지 아세안 장학생 2배 이상 확대 △아세안 회원국 대상 비자발급 간소화 △한-아세안 스타트업 파트너십 구축 △아세안 국가와의 양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추진 등 향후 30년 미래 협력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정상들은 한반도 평화 구축을 통해 경제협력이 역내 평화를 추동하는 ‘한반도와 아시아 평화 공동체’도 만들기로 했다. 정상들은 공동의장 성명에서 “남북, 북-미 정상회담 개최와 남북 정상 간 판문점·평양공동선언, 싱가포르 공동성명 이행으로 이뤄진 한반도의 긍정적 발전을 환영한다”며 “당사자 간 이견 해소를 위한 지속가능한 대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차기 협상의 조기 개최를 희망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또 “북한의 추가적인 미사일 실험 자제를 촉구한다”며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평화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의 중요성과 모든 유엔 회원국의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무 준수,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안정 구축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공동 언론 발표문에서 “아세안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을 활용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며 “우리 정부의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 구상을 지지하고 공동연락사무소와 같은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2000년 ARF에 가입했고 이 회의는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지역 안보협의체다. 또 아세안 10개국 모두 북한과 수교를 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와 베트남 등 아세안 국가에서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됐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들과 처음으로 2시간 여 동안 한반도 문제를 단일 주제로 한 특별 업무 오찬도 주재했다.

●文 “아세안이 가는 스타트업 길에 한국이 동행할 것”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한-아세안 스타트업 서밋’에 참석해 “함께 스타트업을 일으키고 세계 경제를 선도하자”고 제안했다. 전날 ‘한-아세안 CEO(최고경영자) 서밋’에 이어 적극적으로 경제 세일즈 외교를 펼쳐간 것.

문 대통령은 “혁신엔 국경이 없다. 스타트업은 그 자체로 혁신”이라며 “아세안이 가는 스타트업의 길에 한국이 동행하겠다”고 밝혔다.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은 문 대통령이 제시한 공동 비전 달성을 위한 ‘스타트업 파트너십’ 체결에 합의했다. 또 한-아세안 스타트업 엑스포, 컴업(ComeUp) 행사를 연례화하고 한-아세안 스타트업 장관회의도 구성해 협력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 국가들의 혁신 사례를 예시로 들며 공유경제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필리핀 유니콘 기업 ‘레볼루션 프리크래프티드(Rebolution Precrafted)’는 모듈러 주택이라는 혁신적 기술로 부동산 개발을 글로벌 사업화하는 데 성공했고 주택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며 “공유차랑 고젝(Go-Jek)은 유니콘을 넘어 데카콘 기업(기업 가치가 100억 달러 이상인 신생벤처기업)으로 성장했고 인도네시아 국민의 일상생활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선발주자가 경험한 발전단계를 혁신을 통해 훌쩍 뛰어넘어 따라잡고 있다”며 “립프로깅(leapfrogging·개구리 점프식 기술도약)이 아세안의 익숙한 모습이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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